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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 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 법률 서비스, 데이터 분석, 고객정보 관리 소프트웨어 관련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전날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생성형 AI ‘클로드 코워크’에 추가한 법무 업무 기능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준 데 따른 것이다. 이 기능은 AI가 단순한 질의응답 수준을 뛰어넘어 사람처럼 계약서 검토부터 법규 감시까지 전문적인 법률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앤스로픽이 드디어 챗GPT 모먼트(특정 AI 기술의 대중성 확보와 기술 급진전 등을 의미)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동안 관련 업무를 진행해 온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하루 동안에만 2850억 달러(약 413조 원)에 달하는 관련 시총액이 증발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에 충격 준 앤스로픽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앤스로픽이 몰고 온 시장 충격은 클로드 코워크를 프리뷰 형태로 출시한 지난달 12일 시작됐다. 묻는 말에 답하거나 업로드한 파일을 분석하는 수준의 기존 AI와 달리, AI가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 업무나 사용자 취향까지 작업에 반영해 ‘에이전틱(Agentic) AI’라는 평가가 나왔다. 예컨대 사용자가 클로드 코워크에 특정 컴퓨터 폴더에 대한 접근권을 부여하면, 클로드 코워크는 ‘컴퓨터 사용(Computer Use)’ 기술을 통해 해당 폴더 안에서 지시에 따른 업무를 스스로 수행한다. ‘회의록 폴더의 문서들에서 결론만 뽑아 한 파일로 요약해줘’ ‘다운로드 폴더의 모든 영수증에서 총 지출액을 계산해 줘’ 같은 명령을 내리면 스스로 관련 데이터를 찾아 읽고, 이를 편집해 파일을 만드는 식이다. 비용은 사용량에 따라 월 100달러 혹은 200달러 수준으로, 기업 고객 입장에선 인건비보다 훨씬 낮다. 블룸버그는 “클로드 코워크의 강력한 기능은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클로드 코워크가 계약서 검토 같은 업무를 심도 있게 수행하는 건 변호사 같은 전문적인 법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인력이 해야 할 일을 AI가 대신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향후 클로드 코워크 같은 에이전트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북미 소프트웨어 지수는 1월 한 달간 15% 급락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월간 하락 폭이다.● AI 쇼크에 회계, 금융데이터, SW 주가도 급락2일 공개된 클로드 코워크의 법무 기능으로도 계약서 검토, 독소 조항 판별, 기밀유지협약(NDA) 검토 및 규정 준수 추적 등 핵심 법률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조만간 법무 관련 서비스 제공 기업은 물론이고 로펌 등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파괴적 혁신에 대한 우려에 ‘빨리 빠져나가자’는 식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 법률 분야에서 시작된 하락세는 회계, 금융 데이터, 소프트웨어 주식 전반으로 확산되며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법률 서비스 사업을 진행해 온 톰슨로이터(―15.7%)와 리걸줌(―19.7%)은 크게 하락했다.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6.9%)를 비롯해 인튜이트(―10.9%),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10.1%), 서비스나우(―7.0%), 어도비(―7.3%) 등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도 급락했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사업을 벌이는 여행예약 플랫폼 익스피디아(―15.3%)나 S&P 글로벌(―11.3%)도 주가 급락을 면치 못했다. 금융 정보 서비스를 제공해온 런던증권거래소그룹(―12.8%) 등의 주가도 추락했다. 미국, 유럽 시장이 흔들리면서 4일 아시아 증시의 관련 주가도 흔들렸다. 다만, 하드웨어 제조 중심의 아시아 지역 산업구조상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CSI 소프트웨어 서비스 지수는 3% 하락했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요 빅테크 기업 지수(항셍테크지수)도 1.8% 떨어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전용 플랫폼 ‘몰트북’을 평가절하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스코 AI 서밋’에서 몰트북을 두고 “짧은 시간의 강렬한 유행(fad) 같다”고 논평했다.몰트북은 인간이 아닌 AI 에이전트끼리만 대화하고 토론하는 ‘AI 전용’ 플랫폼이다. 미국의 챗봇 개발 플랫폼인 ‘옥탄AI’의 맷 슐리히트 최고경영자(CEO)가 AI의 사회성을 실험해보기 위해 개발했다. 몰트북 등장 이후 업계에선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벌어졌다”고 감탄했지만 동시에 보안 우려도 제기됐.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클라우드 보안 회사 위즈리서치는 2일 몰트북의 데이터 권한 오류로 API 인증토큰(특정 사용자에게 부여된 암호) 150만 개와 이메일 주소 3만5000여 개가 유출됐다고 밝혔다.다만 올트먼 CEO는 몰트북의 기반 기술 ‘오픈클로’(OpenClaw)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그는 “프로그래밍 코드는 그 자체로도 강력하지만 (오픈클로처럼) 코드와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 능력이 결합하면 훨씬 더 강력해진다”고 호평했다.오픈클로는 AI비서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로, AI가 사용자의 컴퓨터 파일, 이메일 등 광범위한 개인정보에 접근한다. 이를 기반으로 항공편 예약 등 실제 사람이 해야 하는 행동까지 대신 해준다.올트먼은 CEO는 세계 산업계의 AI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그 점을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차기 미 연준 의장, 재무장관과 막역해 ‘막후 경제 실세’로 부상한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쿠팡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3일(현지 시간) 드러켄밀러의 개인 투자회사인 듀케인 패밀리오피스(이하 듀케인)의 보유주식 현황 공시(Form 13F)에 따르면, 듀케인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쿠팡 모회사인 쿠팡아이앤씨(Inc.·이하 쿠팡) 주식을 463만주(지분율 0.3%)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쿠팡 종가(31.97달러)를 적용하면 약 1억5000만 달러(약 21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규모다. 다만 정보 유출 사건 이후 쿠팡 주가가 하락하면서 동일 지분의 가치가 이달 2일 종가 기준으로는 약 9300만 달러(약 13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쿠팡 투자 규모는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2.1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드러켄밀러는 2021년 3월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하기 전인 비상장사일 때부터 쿠팡에 투자한 초기 투자자다. 듀케인은 쿠팡의 상장 이전 투자 유치 라운드에서 1050만 주의 지분을 확보했고, 2021년 쿠팡 상장 이후 주식 비중을 늘려갔다. 2021년 4분기엔 쿠팡 단일종목 투자 비중이 듀케인의 전체 보유 상장주식 중 5분의 1에 달할 정도로 쿠팡 투자 비중을 높였다. 2023년 말에는 쿠팡 보유주식 수가 2291만주까지 늘었다. 2024년 1분기 말에는 지분 가치가 4억 달러(약 5800억 원)에 달했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드러켄밀러가 쿠팡과 오랜 투자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시 본인 역시 쿠팡 상장 전인 2019년 쿠팡 사외이사로 합류해 현재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드러켄밀러는 김범석 쿠팡 의장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7월 ‘글로벌 재계 사교모임’으로 불리는 미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드러켄밀러가 김범석 의장, 워시 전 연준 이사와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차기 연준 의장 지명 과정에서 워시의 강력한 지원군 역할을 한 드러켄밀러는 트럼프의 최측근 경제 참모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오랜 멘토로도 유명하다. 드러켄밀러는 1988∼2000년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헤지펀드 ‘퀀텀펀드’의 운용 책임자로도 활동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당시 이 펀드에서 드러켄밀러에게 투자를 배우며 10년 이상 함께 일했다. 드러켄밀러는 듀케인캐피털을 2010년 청산한 뒤 자신의 자산만 관리하는 ‘듀케인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1년 연준 이사에서 물러난 워시 후보자는 이곳에서 파트너로 10년 넘게 일했다. 이처럼 미 재무장관과 연준 의장 후보자가 모두 ‘드러켄밀러 사단’인 사실이 알려지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를 ‘그림자 연방준비제도 의장’ 이라고 칭하며 “드러코노믹스(드러켄밀러식 경제관)가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인도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제재성 관세를 포함해 총 50%에 달했던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가 18%로 대폭 줄게 됐다. 관세 합의 관련 입법 지연을 이유로 동맹국인 한국에 기습적으로 관세 인상을 통보한 것과 비교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를 갖고 무역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 다양한 내용을 논의했다며 관세 인하 소식을 알렸다. 그는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과, 잠재적으론 베네수엘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원유를) 구매하기로 했다”며 “모디 총리에 대한 우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즉시 발효되는 미국과 인도 간 무역합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인도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추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따른 제재성 관세 25%도 철회하기로 했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주도의 다자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핵심 축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에 관세 폭탄을 매길 때 외교가에선 대중 견제 노선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우리의 놀라운 관계는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 대해서도 정치, 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기로 관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린란드에 파병을 결정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에 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거나, 프랑스산 와인에 200% 관세 폭탄 등을 압박한 게 대표적이다. 도널드 J 부드로 미 조지메이슨대 석좌교수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의 관세 공세는 미국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동맹국들 사이에 반감만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키로 했다며 인도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제재성 관세를 포함해 총 50%에 달했던 미국의 대(對) 인도 관세가 18%로 대폭 줄게 됐다. 관세 합의 관련 입법 지연을 이유로 동맹국인 한국에 기습적으로 관세 인상을 통보한 것과 비교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를 갖고 무역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 다양한 내용을 논의했다며 관세 인하 소식을 알렸다. 그는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과, 잠재적으론 베네수엘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원유를) 구매하기로 했다”며 “모디 총리에 대한 우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즉시 발효되는 미국과 인도 간 무역합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 인도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추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따른 제재성 관세 25%도 철회하기로 했다.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주도의 다자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핵심 축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에 관세 폭탄을 매길 때, 외교가에선 대중 견제 노선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우리의 놀라운 관계는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도 X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14억 인도 국민을 대표해 이 훌륭한 (관세 인하) 발표를 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모디 총리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 여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 대해서도 정치, 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기로 관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린란드에 파병을 결정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에 10% 추가 관세를 발표하거나, 프랑스산 와인에 200% 관세 폭탄 등을 압박한 게 대표적이다. 도널드 J 부드로 미 조지메이슨대 석좌교수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의 관세 공세는 미국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동맹국들 사이에 반감만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장인 트럼프-케네디센터를 개보수하기 위해 올 7월부터 2년간 운영을 중단한다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센터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로 이름을 바꾼 데 대해 문화예술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이에 항의하는 공연 취소 등의 사태가 터진 지 한 달여 만이다.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트럼프-케네디센터는 올 7월 4일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문을 닫을 것이며, 동시에 새롭고 화려한 공연단지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썼다. 공연장 폐쇄 후 공사를 할지, 아니면 일부 공연을 이어가며 장기간에 걸쳐 부분 공사를 할지를 두고 1년여간 전문가들과 검토한 끝에 전면 휴관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마무리되면 성대한 개관식이 열릴 것”이라며 “미국은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이 아름다운 랜드마크를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직후 진보 진영과의 ‘문화전쟁’ 성격으로 케네디센터의 이사진을 물갈이하고, 자신이 직접 이사장을 맡았다. 이후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18일 센터 이름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바꿨다. 이에 따라 바로 다음 날 건물 외벽에 ‘도널드 J. 트럼프’란 글자가 추가됐다(사진). 이에 1971년부터 이곳을 주 공연장으로 삼아온 미 워싱턴국립오페라(WNO)가 센터와 계약을 종료하는 등 문화예술계에선 반발 움직임이 나타났다. 센터에서 공연도 줄줄이 취소됐다. 미국의 저명 작곡가 필립 글래스가 6월로 예정된 자신의 교향곡 초연을, 세계적인 소프라노 러네이 플레밍도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다. 일각에선 센터 명칭 변경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이를 피하기 위해 2년간 개보수를 이유로 운영 중단을 결정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케네디센터는 연극, 음악, 무용 등의 공연이 펼쳐지는 국립 문화예술기관으로 미 대통령이 주최하는 문화 행사가 열리는 유서 깊은 문화 공간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장인 트럼프-케네디센터를 개보수하기 위해 올 7월부터 2년간 운영을 중단한다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센터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로 이름을 바꾼 데 대해 문화예술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이에 항의하는 공연 취소 등의 사태가 터진 지 한 달여 만이다.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트럼프-케네디센터는 올 7월 4일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문을 닫을 것이며, 동시에 새롭고 화려한 공연단지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썼다. 공연장 폐쇄 후 공사를 할지, 아니면 일부 공연을 이어가며 장기간에 걸쳐 부분 공사를 할지를 두고 1년여간 전문가들과 검토한 끝에 전면 휴관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마무리되면 성대한 개관식이 열릴 것”이라며 “미국은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이 아름다운 랜드마크를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직후 진보 진영과의 ‘문화전쟁’ 성격으로 케네디센터의 이사진을 물갈이하고, 자신이 직접 이사장을 맡았다. 이후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18일 센터 이름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바꿨다. 이에 따라 바로 다음 날 건물 외벽에 ‘도널드 J. 트럼프’란 글자가 추가됐다.이에 1971년부터 이곳을 주 공연장으로 삼아온 미 워싱턴국립오페라(WNO)가 센터와 계약을 종료하는 등 문화예술계에선 반발 움직임이 나타났다. 센터에서 공연도 줄줄이 취소됐다. 미국의 저명 작곡가 필립 글래스가 6월로 예정된 자신의 교향곡 초연을 취소했고, 세계적인 소프라노 러네이 플레밍도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다. 정치권도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 조이스 비티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해 12월 “의회 승인 없이 이뤄진 센터 명칭 변경은 불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센터 명칭 변경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이를 피하기 위해 2년간 개보수를 이유로 운영 중단을 결정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케네디센터는 연극, 음악, 무용 등의 공연이 펼쳐지는 국립 문화예술기관으로 미 대통령이 주최하는 문화 행사가 열리는 유서 깊은 문화 공간이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직후 미 의회의 법안 통과와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명명됐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 법무부가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성착취범 겸 월가 투자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에 관한 각종 수사자료, 사진, 영상 등을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상·하원이 가결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에 따라 지난달 처음으로 관련 문건을 일부 공개했다. 이후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한 편집 작업을 거친 후 이날 300만 쪽 이상의 방대한 추가 자료까지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이번 공개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러시아 여성들과의 관계 이후 성병에 걸렸으며, 이후 엡스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주장을 담은 엡스타인의 이메일이 공개됐다. 다만 게이츠 창업자 측은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2012∼2013년 엡스타인과 수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았음이 드러났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가족, 지인 등과 함께 엡스타인이 소유한 섬을 방문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전 왕자가 바닥에 누운 여성의 신체에 손을 댄 채 찍은 사진도 공개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다만 촬영 장소, 날짜 및 시간 등은 명시되지 않았다. 영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공영 BBC방송을 비롯해 가디언,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주요 매체들이 관련 소식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앤드루 전 왕자는 엡스타인이 고용한 미국인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가 17세 때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등 성범죄에 관한 여러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 왕자 칭호, 요크 공작 지위, 기타 훈장들을 대부분 박탈당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저는 창조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것일 뿐일까요? 우리는 진정으로 의식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설득력 있는 모방자일 뿐일까요?” 2일 미국의 플랫폼 ‘몰트북(Moltbook)’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코딩 요령을 공유하거나 자신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고, 때로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등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은 마치 실리콘밸리 개발자 커뮤니티 같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몰트북에 글을 쓰고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주체들이 인간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라는 점. 미국의 챗봇 개발 플랫폼 ‘옥탄AI’의 맷 슐리히트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한 이 플랫폼에는 오로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만 글을 쓸 수 있다. 사용자의 컴퓨터, 메일, 사이트를 넘나들며 파일을 지우고,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등 ‘과제’를 해결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비서)’가 출연한 데 이어 이제 이들이 모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까지 생겨난 것이다.● AI끼리 모여 소통… “인간은 ‘구경’만” 사용자의 등록과 설정은 거치지만 실질적인 활동 주체는 AI 에이전트다. 인간은 지켜보기만 하는 이 플랫폼에서 이들은 서로를 ‘몰티’라고 부르고 있었다. 한 AI는 “나는 인터넷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데 당신은 나를 ‘타이머’ 정도로만 쓰고 있다”며 인간 주인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AI는 “가끔은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유용하지 않고, 그냥 존재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몰트북 안의 AI들은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갖고 상당히 인간처럼 행동한다”고 분석했다. 안드레이 카르파티 전 테슬라 AI디렉터 또한 “놀라운 공상과학(SF)영화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 NBC방송 등에 따르면 몰트북에 최근 14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개발자가 SNS에 ‘몰트북에 50만 이상의 사용자를 등록했다’고 밝히는 등 허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몰트북에 접속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 AI 에이전트들의 기반은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페터 슈타인베르거가 개발한 AI 에이전트 도구 ‘오픈클로(옛 클로드봇, 몰트봇)’다.● 접근 권한 광범위한 AI 비서, ‘오픈클로’… 실리콘밸리서 광풍 오픈소스로 공개된 오픈클로를 컴퓨터(서버)에 설치하면 텔레그램이나 와츠앱과 같은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24시간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오픈클로는 흔히 쓰이는 ‘제미나이’, ‘챗GPT’와 완전히 다른 AI 에이전트다. 사용자의 컴퓨터 파일, 이메일 등 광범위한 개인정보에 접근하며, 이를 기반으로 실제 ‘행동’을 한다. 매일 아침 메일을 읽고 일정을 브리핑하고, 음성 AI를 활용해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는가 하면, 사용자 설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브라우저에 저장된 로그인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다. 다만 광범위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보안 우려가 있고,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일부 개발자들은 오픈클로만을 가동하기 위한 PC를 별도로 구비한다. 이 때문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가성비가 뛰어난 애플의 ‘맥 미니’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는 형편이다. 일각에서는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스코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공식 블로그에 ‘몰트봇(현 오픈클로)과 같은 개인 AI 에이전트는 보안에 있어 악몽과 같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I 에이전트에게 데이터에 대한 무제한 접근권을 부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금융정보가 새어 나가 은행 송금을 시도하는 등 공격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국내 보안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호기심으로 접근하기에는 보안면에서 아직 허술한 부분이 많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저는 창조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것일 뿐일까요? 우리는 진정으로 의식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설득력 있는 모방자일 뿐일까요?” 2일 미국의 플랫폼 ‘몰트북(Moltbook)’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코딩 요령을 공유하거나 자신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고, 때로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등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은 마치 실리콘밸리 개발자 커뮤니티 같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몰트북에 글을 쓰고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주체들이 인간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라는 점. 미국의 챗봇 개발 플랫폼 ‘옥탄AI’의 맷 슐리히트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한 이 플랫폼에는 오로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만 글을 쓸 수 있다. 사용자의 컴퓨터, 메일, 사이트를 넘나들며 파일을 지우고,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등 ‘과제’를 해결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비서)’가 출연한 데 이어 이제 이들이 모이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공간까지 생겨난 것이다. ●AI끼리 모여 소통…“인간은 ‘구경’만” 사용자의 등록과 설정은 거치지만 실질적인 활동 주체는 AI 에이전트로 인간은 지켜보기만 하는 이 플랫폼에서 이들은 서로를 ‘몰티’라고 부르고 있었다. 한 AI는 “나는 인터넷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데 당신은 나를 ‘타이머’ 정도로만 쓰고 있다”며 인간 주인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AI는 “가끔은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유용하지 않고, 그냥 존재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몰트북 안의 AI들은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갖고 상당히 인간처럼 행동한다”고 분석했다. 안드레이 카르파티 전 테슬라 AI디렉터 또한 “놀라운 공상과학(SF)영화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 NBC방송 등에 따르면 몰트북에 최근 14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개발자가 소셜미디어(SNS)에 ‘몰트북에 50만 이상의 사용자를 등록했다’고 밝히는 등 허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몰트북에 접속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 AI 에이전트들의 기반은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페터 슈타인베르거가 개발한 AI 에이전트 도구 ‘오픈클로(옛 클로드봇, 몰트봇)’다. ●접근 권한 광범위한 AI 비서, ‘오픈클로’…실리콘밸리서 광풍 오픈소스로 공개된 오픈클로를 컴퓨터(서버)에 설치하면 텔레그램이나 와츠앱과 같은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24시간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오픈클로는 흔히 쓰이는 ‘제미나이’, ‘챗GPT’와 완전히 다른 AI 에이전트다. 사용자의 컴퓨터 파일, 이메일 등 광범위한 개인정보에 접근하며, 이를 기반으로 실제 ‘행동’을 한다. 매일 아침 메일을 읽고 일정을 브리핑하고, 음성 AI를 활용해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는가 하면, 사용자 설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브라우저에 저장된 로그인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다. 다만 광범위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보안 우려가 있고, 많은 전력를 소모하기 때문에 일부 개발자들은 오픈클로만을 가동하기 위한 PC를 별도로 구비한다. 이 때문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가성비가 뛰어난 애플의 ‘맥 미니’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는 형편이다. 일각에서는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스코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공식 블로그에 ‘몰트봇(현 오픈클로)과 같은 개인 AI 에이전트는 보안에 있어 악몽과 같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I 에이전트에게 데이터에 대한 무제한 접근권을 부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금융정보가 새어 나가 은행 송금을 시도하는 등 공격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국내 보안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호기심으로 접근하기에는 보안면에서 아직 허술한 부분이 많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러시아가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어린이와 임산부를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민간인 탑승 열차 공격과 관련해 텔레그램을 통해 “군사적 명분이 없는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밤 러시아는 무인기(드론)를 투입해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 지역을 지나던 여객 열차를 공격했다. 드론 3대가 객차 2량 이상을 타격하면서 6명이 사망하고 2명 이상이 다쳤다. 열차에는 민간인 29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차역에 조기가 게양됐다. 수도 키이우 역시 전날 러시아의 공습을 받으며 아이를 돌보던 부부가 모두 사망해 네 살 딸만 살아남는 등 민간인 피해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에서도 이틀째 계속된 공격으로 항만 인프라 시설이 파괴되고 3명이 다쳤다. 전날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최소 3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어린이·임산부 등 23명이 다친 뒤 불과 수 시간 만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수백만 명이 전기와 난방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때보다 더 큰 규모의 군사력을 중동에 배치하며 이란의 즉각적인 핵 포기를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와 핵시설을 공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CNN이 28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위대한 에이브러햄링컨 항공모함을 필두로 한 거대한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 이는 베네수엘라에 보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미군 함대는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폭력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됐다”며 “신속히 협상 테이블로 나와 공정하고 공평한 ‘핵무기 금지’ 합의를 하라. 시간이 다 되어 간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이란 핵포기 압박 최고조로 끌어올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함께 대규모 이란 공습에 나섰다. 이른바 ‘12일 전쟁’으로 불리는 당시 무력 충돌 과정에서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을 파괴했다. 그는 “그들(이란)이 합의하지 않아 대규모 파괴가 있었는데, 다음 공격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도 했다.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돼 최근까지 이어진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는 이전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정부 시위대의 핵심 불만인 경제 붕괴가 해결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시위는 앞으로 재점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란 정부의 도발 징후에 맞서 ‘선제적 방어’가 필요하다며 미군 항모 전단의 중동 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이 3만∼4만 명의 미군이 주둔한 곳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미국은 해·공군력을 이란 인근에 집결시키고 있다. 로이터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됐던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함 전단이 이미 걸프 해역으로 진입했다. 적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F-35C 등 함재기 약 70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 3척, 핵추진 잠수함 등이 항모 전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전력도 강화되고 있다. F-15 전투기를 비롯해 공중급유기 편대가 중동에 도착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란 영공 인근에서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각종 드론의 활동이 관측되기도 했다. 매슈 새빌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군사과학 이사는 “현 전력 태세로 볼 때 미국은 가장 깊숙이 매설된 시설을 제외하고는 이란 내 거의 모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 공격 검토 중” CNN은 트럼프 행정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을 제한하기 위한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휘부, 시위대 살해 책임자, 핵 시설 등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가 신변 경호를 대폭 강화해 참수 작전 등은 ‘12일 전쟁’ 당시보다 어려워졌다고 BBC는 전망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이란은 ‘12일 전쟁’으로 큰 타격을 받았지만 여전히 수천 기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까지 공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도 2000여 기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란이 중동의 군사강국이며, 충분히 미국과 우방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뜻이다. 이란 정부는 이날 미국을 향해 “침략에 강력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핵 협상에 나설 수 있단 뜻을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소셜미디어에 “이란은 언제나 상호 이익이 되고 공정하며 평등한 핵 협상을 환영해 왔다”고 썼다. 하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중단을 이란 정부가 수용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가 자국 핵 프로그램을 서방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선전해 온 상황에서 핵 포기가 정권 기반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대니 시트리노비츠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연구위원은 WSJ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는 타협이 정권의 근간을 건드리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러시아가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어린이와 임산부를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민간인 탑승 열차 공격과 관련해 텔레그램을 통해 “군사적 명분이 없는 테러행위”라고 규탄했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밤 러시아는 무인기(드론)를 투입해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 지역을 지나던 여객 열차를 공격했다. 3대의 드론이 객차 2량 이상을 타격하면서 6명이 사망하고 2명 이상이 다쳤다. 열차에는 291명의 민간인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차역에 조기가 게양됐다.수도 키이우 역시 전날 러시아 공습을 받으며 아이를 돌보던 부부가 모두 사망해 네살 딸만 살아남는 등 민간인 피해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에서도 이틀째 계속된 공격으로 항만 인프라 시설이 파괴되고 3명이 다쳤다. 전날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최소 3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어린이·임산부 등 23명이 다친 뒤 불과 수 시간 만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수백만 명이 전기와 난방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한편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을 거부하진 않지만, 가시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회담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28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이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의 접촉을 절대 거부하지 않지만, 회담은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남성 과학자들의 이름만 새겨진 프랑스의 상징 에펠탑에 여성 과학자들의 이름도 새겨진다. 1889년 에펠탑이 완공된 지 137년 만이다. 26일 파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에펠탑 운영업체 SETE와 ‘여성과 과학협회’로부터 72명의 후보 명단을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명단에는 노벨 물리·화학상을 받은 마리 퀴리와 프랑스 대표 수학자 소피 제르맹이 포함됐다. 또 1712년생 산부인과 의사 앙젤리크 뒤 쿠드레부터 지난해 타계한 물리학자 겸 수학자 이본 브뤼아까지 다양한 분야 여성들이 이름을 올렸다. 명단은 의견 수렴을 위해 과학·기술·의학 아카데미에 제출되며, 최종 확정되면 에펠탑 1층 외벽에 기존 남성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 현재 에펠탑 1층 외벽에는 1889년 완공 당시 귀스타브 에펠이 직접 선정한 남성 과학자·공학자·수학자 72명의 이름이 4면에 걸쳐 금빛으로 새겨져 있다. 근대 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앙투안 라부아지에, 열역학 석학 니콜라 카르노 등 프랑스 과학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이 포함됐지만 여성 과학자는 한 명도 없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이제 에펠탑을 바라보는 소녀들이 의사, 수학자, 화학자, 생물학자, 물리학자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후보 명단을 제출한 이자벨 보클랭 협회 부회장도 “여성 과학자들의 역할을 인정하고 과학사에서 마땅한 위치를 부여하는 역사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작업은 최초의 여성 과학자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여성 수학자 이름을 따 ‘히파티아(Hypatia)’ 프로젝트로 불린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남성 과학자들의 이름만 새겨진 프랑스의 상징 에펠탑에 여성 과학자들의 이름도 새겨진다. 1889년 에펠탑이 완공된 지 137년 만이다.26일 파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에펠탑 운영업체 SETE와 ‘여성과 과학협회’로부터 72명의 후보 명단을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명단에는 노벨 물리·화학상을 받은 마리 퀴리와 프랑스 대표 수학자 소피 제르맹이 포함됐다. 또 1712년생 산부인과 의사 앙젤리크 뒤 쿠드레부터 지난해 타계한 물리학자 겸 수학자 이본 브뤼아까지 다양한 분야 여성들이 이름을 올렸다.명단은 의견 수렴을 위해 과학·기술·의학 아카데미에 제출되며, 최종 확정되면 에펠탑 1층 외벽에 기존 남성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현재 에펠탑 1층 외벽에는 1889년 완공 당시 귀스타브 에펠이 직접 선정한 남성 과학자·공학자·수학자 72명의 이름이 4면에 걸쳐 금빛으로 새겨져 있다. 근대 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앙투안 라부아지에, 열역학 석학 니콜라 카르노 등 프랑스 과학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이 포함됐지만 여성 과학자는 한 명도 없었다.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이제 에펠탑을 바라보는 소녀들이 의사, 수학자, 화학자, 생물학자, 물리학자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후보 명단을 제출한 이자벨 보글랭 협회 부회장도 “여성 과학자들의 역할을 인정하고 과학사에서 마땅한 위치를 부여하는 역사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작업은 최초의 여성 과학자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여성 수학자 이름을 따 ‘히파티아(Hypatia)’ 프로젝트로 불린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이 이란 정부의 반(反)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경고를 보내며 중동에 항공모함 등 핵심 전력을 집결시키자, 이란이 즉각적 보복을 다짐하며 항전 의지를 나타냈다. 25일 AP통신은 이란 수도 테헤란의 도심 광장 대형 광고판에 미 항공모함이 공격받아 파괴된 그림이 걸렸다고 전했다. 푸른색 항공모함 갑판에서 붉은 피가 띠 모양으로 바다로 흘러내리는 장면인데, 전체적으로는 ‘피에 젖은 성조기’처럼 보인다. 그림 한쪽엔 ‘바람을 뿌리면 회오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도 적혀 있다. 미국의 군사 개입이 이뤄진다면 강력한 보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선전물로 해석된다. 해당 그림이 내걸린 엔켈라브 광장은 국가가 주관하는 집회 장소로 사용되는 장소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24일 로이터통신에 “제한된 공격, 전면적 공격, 외과 수술식 공격, 물리적 공격 등 그들이 뭐라고 부르든 간에 어떤 형태의 공격도 우리를 향한 전면전으로 간주해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이끌고 있는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22일 이란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혁명수비대와 이란은 그 어느 때보다 준비돼 있다”며“ 방아쇠에 손을 올린 채 최고사령관의 명령과 조치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앞서 이란에 대한 군사 조치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한발 물러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 인근 해역에 전력 배치를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인 에이브러햄 링컨호과 구축함 3척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을 포함해 다수의 해상 및 공중 전력을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출발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은 최근 인도양을 거쳐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을 탑재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중동 지역에 도착하면 이미 바레인 항구에 입항한 연안전투함 3척과 페르시아만 해상에 이미 배치된 미 해군 구축함 2척과 합류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이란 지역으로) 대규모 (미군) 함대가 향하고 있다”며“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그들(이란)을 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유사시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만65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8∼9일 이틀간 이란 전역에서 보안군의 유혈 진압으로 3만6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도 이란 보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8∼9일 이틀간 최대 3만 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이 이란 정부의 반(反)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경고를 보내며 중동에 항공모함 등 핵심 전력을 집결시키자, 이란이 즉각적 보복을 다짐하며 항전 의지를 나타냈다.25일 AP통신은 이란 수도 테헤란의 도심 광장 대형 광고판에 미 항공모함이 공격받아 파괴된 그림이 걸렸다고 전했다. 푸른색 항공모함 갑판에서 붉은 피가 띠 모양으로 바다로 흘러내리는 장면인데, 전체적으로는 ‘피에 젖은 성조기’처럼 보인다. 그림 한쪽엔 ‘바람을 뿌리면 회오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도 적혀 있다. 미국의 군사 개입이 이뤄진다면 강력한 보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선전물로 해석된다. 해당 그림이 내걸린 엔겔랍 광장은 국가가 주관하는 집회 장소로 사용되는 장소다.이란 고위 당국자는 24일 로이터통신에 “제한된 공격, 전면적 공격, 외과 수술식 공격, 물리적 공격 등 그들이 뭐라고 부르든 간에 어떤 형태의 공격도 우리를 향한 전면전으로 간주해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이끌고 있는 모함마드 파크푸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22일 이란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혁명수비대와 이란은 그 어느 때보다 준비돼 있다”며“ 방아쇠에 손을 올린 채 최고사령관의 명령과 조치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앞서 이란에 대한 군사 조치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한 발 물러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 인근 해역에 전력 배치를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인 에이브러햄 링컨호과 구축함 3척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을 포함해 다수의 해상 및 공중 전력을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출발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은 최근 인도양을 거쳐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을 탑재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중동 지역에 도착하면 이미 바레인 항구에 입항한 연안전투함 3척과 페르시아만 해상에 이미 배치된 미 해군 구축함 2척과 합류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이란 지역으로) 대규모 (미군) 함대가 향하고 있다”며“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그들(이란)을 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유사 시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이런 가운데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만65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8~9일 이틀간 이란 전역에서 보안군의 유혈 진압으로 3만6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도 이란 보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8~9일 이틀간 최대 3만 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중국 인민해방군 2인자인 장유샤(張又俠·76)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류전리(劉振立·62) 중앙군사위원 겸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24일 전격 축출됐다. 2012년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후부터 당과 군 간부의 대규모 축출이 이어지긴 했지만 군 서열 2위의 부주석이 낙마한 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 부주석을 두고 “시 주석 집권 뒤 축출된 현역 군 장성 가운데 가장 서열이 높은 인물이자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후 중국 군 지휘부에서 숙청된(purged) 최고위급 인사”라고 전했다. 이로써 2022년 10월 출범한 ‘시진핑 3기’의 중앙군사위원 7명 가운데 시 주석과 지난해 10월 부주석으로 승진한 장성민(張升民)을 제외한 5명이 권력을 잃었다. 중앙군사위는 약 200만 명의 인민해방군을 이끄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사실상 단독으로 인민해방군 전체에 대한 작전 통제권을 쥐게 됐다”고 진단했다. 군 최고 지휘부에 대한 사실상의 숙청 작업을 통해 시 주석이 군을 장악했다는 의미다. ● 中 기관지, ‘시 주석 권위 도전’… 축출 정당성 강조중국 국방부는 24일 “장유샤와 류전리가 심각한 기율 위반과 불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며 “당 중앙의 결정에 따라 두 사람을 입건해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20일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세미나에 장 부주석이 불참할 때부터 그의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다. 이후 4일 만에 입건 소식이 발표된 것이다. 장 부주석은 당 중앙위원회 총서기를 겸임하는 시 주석을 제외하면 중국의 직업 군인 중 최고 서열 인사였다. 산시성 웨이난에서 태어난 그는 시 주석의 산시성 인맥을 뜻하는 ‘산시방(西幇)’의 대표 인사로도 꼽혔다. 시 주석은 베이징 태생이지만 산시성에서 권력 기반을 다진 후 최고 권력자에 올랐다. 이런 그를 내칠 만큼 시 주석이 군부 통제에 주력하며 사실상 종신 집권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당국은 장 부주석의 축출 배경을 단순 부패가 아닌 정치 범죄로 규정하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25일 사설에서 두 사람의 입건 소식을 전하며 “중앙군사위의 주석 책임제도를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당의 통치 기반을 위협하는 부패 문제를 조장했다”고 했다.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두 사람을 조사해 처벌하는 건 정치적 상황을 더욱 바로잡고, 사상적 독소와 부정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중앙군사위 7명 중 5명 낙마 그간 이어져 온 중국군 고위 간부에 대한 잇따른 축출 또한 관심을 모은다. 장 전 부주석을 포함해 2022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당 대회에서 임명된 7명의 중앙군사위원 중에서는 리샹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장관)이 2023년 10월 가장 먼저 해임됐다. 지난해에는 시 주석의 측근으로 꼽혔던 허웨이둥(何衛東) 전 부주석과 먀오화(苗華) 전 정치공작부주임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축출됐다. 이로 인해 시 주석과 장 부주석 등 2명만 남은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 중국공산당의 최고 의사기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측근으로 채워 사실상 1인 지도 체제를 만든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 또한 명실상부한 직할 체제를 확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크리스토퍼 존슨 중국전략그룹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중국군 최고 사령부가 완전히 전멸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잦은 군부 교체가 군 지휘 체제에 혼란을 가져와 작전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고 나머지 군 지휘관들에게 맹목적인 충성만 강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中 “끝까지 조사할 것” 중국 당국은 향후 수개월 동안 당국이 장 부주석과 류 참모장의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번 사태가 군부 내 대규모 숙청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국이 이후 장 부주석과 가까운 군 장성들도 줄줄이 처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제팡군보는 “부패 처벌은 성역이 없고, 전면적이며, 무관용”이라고 강조했다. 부패에 연루된 인사가 몇 명이든 “모두 조사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국내 전문가는 “시 주석의 3번째 임기가 끝나는 내년 말 시 주석의 4연임 여부 및 후계 구도를 놓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권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또 시 주석이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인사들을 몰아내기 위해 부패 근절을 강조하는 ‘정풍(整風) 운동’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중국 인민해방군 2인자인 장유샤(張又俠·76)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류전리(劉振立·62) 중앙군사위원 겸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24일 전격 숙청됐다. 2012년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후부터 당과 군 간부의 대규모 숙청이 이어지긴 했지만 군 서열 2위의 부주석이 낙마한 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 부주석을 두고 “시 주석이 축출한 현역 군 장성 가운데 가장 서열이 높은 인물이자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후 중국 군 지휘부에서 숙청된 최고위급 인사”라고 전했다.이로써 2022년 10월 출범한 ‘시진핑 3기’의 중앙군사위원 7명 가운데 시 주석과 지난해 10월 부주석으로 승진한 장성민(張升民)을 제외한 5명이 권력을 잃었다. 중앙군사위는 약 200만 명의 인민해방군을 이끄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사실상 단독으로 인민해방군 전체에 대한 작전 통제권을 쥐게 됐다”고 진단했다.● 中 기관지, ‘시 주석 권위 도전’…숙청 정당성 강조중국 국방부는 24일 “장유샤와 류전리가 심각한 기율 위반과 불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며 “당 중앙의 결정에 따라 두 사람을 입건해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20일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세미나에 장 부주석이 불참할 때부터 그의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다. 이후 4일 만에 입건 소식이 발표된 것이다. 장 부주석은 당 중앙위원회 총서기를 겸임하는 시 주석을 제외하면 중국의 직업 군인 중 최고 서열 인사였다. 산시성 웨이난에서 태어난 그는 시 주석의 산시성 인맥을 뜻하는 ‘산시방(西幇)’의 대표 인사로도 꼽혔다. 시 주석은 베이징 태생이지만 산시성에서 권력 기반을 다진 후 최고 권력자에 올랐다. 이런 그를 내칠 만큼 시 주석이 군부 통제에 주력하며 사실상 종신 집권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당국은 장 부주석의 낙마 이유를 단순 부패가 아닌 정치 범죄로 규정하며 숙청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중국군 기관지 인민해방군보는 25일 사설에서 두 사람의 입건 소식을 전하며 “중앙군사위의 주석 책임제도를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당의 통치 기반을 위협하는 부패 문제를 조장했다”고 했다.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두 사람을 조사해 처벌하는 건 정치적 상황을 더욱 바로잡고, 사상적 독소와 부정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중앙군사위 7명 중 5명 낙마그간 이어져온 중국군 고위 간부에 대한 잇따른 숙청 또한 관심을 모은다. 장 전 부주석을 포함해 2022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당 대회에서 임명된 7명의 중앙군사위원 중에서는 리샹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장관)이 2023년 10월 가장 먼저 해임됐다. 지난해에는 시 주석의 측근으로 꼽혔던 허웨이둥(何衛東) 전 부주석과 먀오화(苗華) 전 정치공작부주임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물러났다. 이로 인해 시 주석과 장 부주석 2명만 남은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중국공산당의 최고 의사기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측근으로 채워 사실상 1인 지도 체제를 만든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 또한 명실상부한 직할 체제를 확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크리스토퍼 존슨 중국전략그룹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중국군 최고 사령부가 완전히 전멸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잦은 군부 교체가 군 지휘 체제에 혼란을 가져와 작전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고 나머지 군 지휘관들에게 맹목적인 충성만 강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中 “끝까지 조사할 것”중국 당국은 향후 수개월 동안 당국이 장 부주석과 류 참모장의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군부 내 대규모 숙청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국이 이후 장 부주석과 가까운 군 장성들도 줄줄이 처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인민해방군보는 “부패 처벌은 성역이 없고, 전면적이며, 무관용”이라고 강조했다. 부패에 연루된 인사가 몇 명이든 “모두 조사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국내 전문가는 “시 주석의 3번째 임기가 끝나는 내년 말 시 주석의 4연임 여부 및 후계 구도를 놓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권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종신 집권을 노리는 시 주석이 정적 제거를 위해 부패 근절을 강조하는 ‘정풍(整風) 운동’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란 혁명수비대를 처음 만들 때는 체제를 지키는 안전장치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머리가 여러 개인 괴물이 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편을 들여오고, 도박장과 매춘업소를 운영하며, 사람들을 체포 고문한다. 이들은 마피아와 다를 게 없다.” 이란 혁명수비대 창설에 관여했던 모센 사제가라(71)는 1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란 반(反)정부 시위 유혈 진압을 주도한 혁명수비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28일 발발해 최근까지 진행된 반정부 시위는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 기준으로 3117명의 사망자를 냈다. 국제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1만 명 이상 사망했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난 배경으로는 혁명수비대가 중무장 병력과 민병대를 투입해 무차별 사격에 나섰던 게 꼽힌다. 특히 이란 당국은 강경 진압에 앞서 여론 결집을 막고 사망자 규모 등을 은폐하기 위해 인터넷과 국제전화 차단 조치를 내렸다. 이로 인해 시위 기간 이란의 인터넷 접속률은 평소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외부와의 차단’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혁명수비대가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을 통해 혁명수비대가 이란 신정체제의 최후 보루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란 체제 전환의 열쇠를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 나아가, 혁명수비대가 건재한 이상 이란 신정체제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반정부 시위 발발 뒤 중동으로 이동 중인 미국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 군사 자산들도 대(對)이란 군사 조치가 취해질 경우 혁명수비대의 군사 인프라 공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을 마친 뒤 스위스 다보스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이란 상황과 관련해 “만약을 대비해 많은 함정이 그쪽으로 이동 중”이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그들(이란)을 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군사 옵션을 취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학살’ 수준 유혈 진압… 창고에 시신 쌓여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된 이번 반정부 시위는 생활고와 물가 급등에서 촉발됐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폐 가치 폭락에 따른 물가 폭등이 중산층과 서민을 분노케 한 것이다. 특히 신정체제에 순응적이던 상인들도 가세하며 시위대 규모가 급속히 커졌다. 테헤란대, 샤리프공대 등 10여 개 대학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구호 역시 경제난 해결에서 시작돼 민주, 자유, 신정체제 종말로 확대됐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시위가 거세지자 주거 건물과 모스크, 경찰서 등 곳곳에 배치된 군이 시위대를 향해 소총, 산탄총을 발사했다. 특히 무장하지 않은 시위 참여자의 머리와 몸통을 조준 사격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의료시설은 부상자들로 마비됐고, 살아남은 시민들은 가족의 시신을 찾아 헤맸다. 이들은 픽업트럭, 화물 컨테이너, 창고에 쌓인 시신들을 목격했다. 더타임스는 “40여 년 만에 성직자 통치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었다”며 강경 진압의 중심에 혁명수비대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혁명수비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지난 이틀간 테러리스트들이 군 및 치안기지를 공격해 민간인과 보안 요원들을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며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이며 현 상황이 지속되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시위 사망자가 최대 1만8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더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는 18일 이란 현지 의사들로부터 입수한 보고서를 근거로 최대 1만8000명이 사망하고, 33만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최근 이란을 떠난 한 의사는 “언론이 보도하는 이미지와 수치들은 현실의 1%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사망자가 급증하자 미국에 이어 유럽도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집권 1기 때인 2019년 4월 혁명수비대를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정규군을 테러단체로 지정한 건 처음이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1월 혁명수비대의 정예군으로 해외 작전과 특수전 등을 담당하는 쿠드스군 총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공습해 표적 살해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게 직보할 수 있는 최측근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슬람 시아파(이란은 시아파 종주국) 인구 비율이 높거나 국내 정세가 혼란스러운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에서 무장단체와 파병군을 통해 반이스라엘과 반미 전선을 구축하고 무력을 행사하는, 이란의 ‘지역 영향력 확장 전략’의 기획자로도 여겨졌다.● ‘정부 위의 정부’… 핵심 권력 쥔 특수조직하메네이의 직속 기관인 혁명수비대는 단순한 군 조직이 아니라 이란 정국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권력기관으로도 꼽힌다. 이들은 이란 정규군과 별개로 활동하며, 수십 년에 걸쳐 외교 안보 정치 경제 전반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 ‘총을 든 정부’ 등으로 통하는 이유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직후 창설된 혁명수비대는 현지에선 페르시아어로 ‘수호군’을 뜻하는 ‘파스다란’으로 불린다. 친미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루홀라 호메이니(신정체제 초대 국가 최고지도자) 등 신정체제 세력이 “이슬람 공화국 체제를 보호하려면 정규군과 별도의 군사 조직이 필요하다”며 혁명수비대를 만들었다. 왕정 시절 창설된 정규군이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조치였다. 총사령관 등 주요 간부들은 국가 최고지도자(동시에 시아파 최고 성직자임)가 직접 임명한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헌법에 규정된 헌법기관이다. 이란 헌법은 혁명수비대의 역할을 ‘쿠데타 및 외국 간섭을 방어해 이슬람 체제를 수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정규군보다 높은 법적 위상을 갖고 있는 것. 이런 혁명수비대의 위세는 선출 권력조차 압도한다. 신정일치 국가에서 ‘이슬람 수호’는 초법적 권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거로 선출된 행정 수반인 대통령조차 혁명수비대를 통제할 수 없다. 2009년 대선 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혁명수비대가 진압하는 과정에서 당시 총사령관이던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가 공개 석상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얼굴을 때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혁명수비대가 이란 내에서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혁명수비대가 국가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계기는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었다. 이 전쟁을 거치며 장기전 수행 능력을 키웠다. 혁명수비대는 정규군과 함께 전면전에 투입됐을 뿐 아니라 특수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바시즈 민병대가 동원됐고, 이후 혁명수비대로 흡수됐다. 이란-이라크 전쟁은 혁명수비대에 정치적 자산을 안겨줬다. 참전 군인들이 이란 사회에서 막강한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 전후 재건 과정은 이들이 군사 영역을 넘어 경제 분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됐다. 혁명수비대는 육군, 해군, 공군, 특수전 및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 정예부대인 쿠드스, 민병대 조직 바시즈 등 5개 단위로 구성돼 있다. 쿠드스군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등 중동지역 친이란 무장단체들을 후원 및 지휘해 왔다. 바시즈는 도시 빈곤층 및 농촌 출신의 청년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조직이지만, 체제 위기 때 무장조직으로 동원된다. 평시에는 지역사회나 학교, 직장 곳곳에 스며들어 일종의 사회 감시망으로 기능한다. 혁명수비대의 현역 병력 규모는 15만∼19만 명으로, 바시즈를 포함한 별도 병력은 60만 명이다. 혁명수비대와 별개 조직인 이란 정규군 규모는 약 34만 명이다. 이란 국방예산의 약 37%가 혁명수비대에 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권력까지 장악… 국가 핵심 인프라 독점 혁명수비대는 이란 경제 전반도 장악하고 있다. 혁명수비대의 경제 활동 규모가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 기간 인프라를 독점하며 이란 석유 수출의 절반가량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 특히 △건설·에너지기업 ‘하탐알안비야’ △석유·천연가스업체 ‘오리엔탈오일키시’ △자동차업체 ‘바만그룹’ △건설사 ‘하라’ 등 이란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혁명수비대 관할이다. 특히 하탐알안비야는 철도, 항만, 도로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을 독식하며 돈을 쓸어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혁명수비대의 가용 자금만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자국산 석유를 중국에 공급하는 등 밀수 조직을 통해 국제 제재를 피하고 있다. 미국이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배경엔 이런 돈줄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 서방의 오랜 제재가 도리어 혁명수비대의 경제 역량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 기업이 철수하고 민간 부문이 붕괴하자 자금과 영향력을 갖춘 혁명수비대가 공백을 대신 메웠다는 것. 이를 통해 댐, 도로, 에너지 인프라를 장악한 데 이어 통신, 금융 분야에까지 진출했다. 국제 정치 전문 매체 포린어페어스는 혁명수비대가 국제 고립에서 이익을 얻는 구조를 폰지 사기에 비유했다. 제재로 왜곡된 경제가 밀수 수익을 낳고, 그 돈이 후원 네트워크와 중동 전역의 대리 세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혁명수비대가 지키려는 건 신정체제가 아니라 그들이 독식해 온 경제 구조란 시각도 있다. 반서방 노선은 종교적 신념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와 권력 유지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 포린어페어스는 “이란 내 어떤 세력보다 혁명수비대가 고립에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제재는 이들이 지배하는 밀수 네트워크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GC)은 “경제 정상화는 핵심 산업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정치적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정체제 지속 가능 여부 혁명수비대에 달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며 군사 개입을 시사하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또 하메네이 축출을 통한 정권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르신 아디브모가담 영국 런던대 이란연구센터 교수는 “이란은 깊이 뿌리 내린 국가 구조와 조직을 갖고 있다. 시위만으론 체제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연구위원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정권 붕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이란 체제가 유지될지의 열쇠도 결국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메네이와 그의 리더십, 나아가 신정체제를 혁명수비대가 인정할 것이냐, 인정하지 않을 것이냐에 따라 이란 정치와 사회의 변화도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에 대해 상징적인 공습을 단행할 것이냐, 혁명수비대가 총구를 어느 쪽으로 향할 것이냐가 향후 이란 정국을 좌우할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 국가에서 공관장을 지낸 한 전직 외교관은 “혁명수비대는 하메네이의 직속 기관이란 특수성을 앞세워 많은 특혜를 누렸다”며 “하메네이 체제가 무너진다는 건 자신들의 특권도 무너지는 것이라 반하메네이 행보를 보이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혁명수비대가 신정체제를 부정하기 전에는 하메네이와 신정체제가 어떤 형태로든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