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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모체 생쥐에서 새끼 생쥐로 전달돼 새끼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모 체내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이를 규명한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이다용 바이오신약중개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등 연구팀이 엄마가 섭취한 폴리에틸렌(PE) 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되고 그 결과 아이의 면역체계가 교란돼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폴리에틸렌(PE) 미세플라스틱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36%를 차지하며 인체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원으로 꼽힌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컵, 포장지,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제품은 공기, 물, 식품은 물론이고 우리 몸속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컵, 포장지, 비닐봉지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플라스틱인 PE를 이용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모체 쥐에게 PE 미세플라스틱을 먹이자 미세플라스틱은 모유를 통해 새끼의 체내로 이동했다. 연구 결과 새끼의 비장에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축적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비장은 몸속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기관으로, 비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감염병에 쉽게 걸린다.특히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새끼 쥐의 몸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와 NK세포는 줄고 염증을 일으키는 B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등 면역체계가 불균형해지는 현상이 뚜렷이 관찰됐다. 미세플라스틱이 비장에 축적된 후 새끼 쥐는 성장기 내내 면역세포 분포가 불균형했고 인터페론,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 항바이러스 면역물질의 분비가 지속적으로 저하됐다. 미세플라스틱은 단순히 체내에 머무는 이물질이 아니라 면역 발달 과정 전반을 교란시켜 감염 저항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쥐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일종인 H1N1에 감염되도록 만들자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지 않은 쥐보다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다. 항바이러스 면역물질 분비가 현저히 줄어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크게 약화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이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히 체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면역체계 전반을 교란시킬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음식과 물 등 생활 속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위험물 저널’에 이달 15일 게재됐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최예진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 교수(48)가 “AI는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민주화해야만 한다”며 “일부 기업이나 국가의 손에 맡겨둘 수 없다”고 AI 권력 집중 현상을 우려했다. 최 교수는 27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AI 프런티어 국제 심포지엄 2025’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AI 석학 및 연구진이 모여 AI의 미래 비전과 안전·신뢰 등을 논의했다. 최 교수는 ‘생성 AI의 민주화: 스케일링 법칙을 초월하여’라는 주제의 이날 강연에서 오픈AI 등 빅테크에의 의존도 심화를 우려하며 “AI는 소수의 기업이나 국가가 아닌, 모든 사람에 의해 전적으로 보유·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한계도 짚었다. 그는 “AI 모델이 클수록 좋다는 서사는 이제 도전받고 있다”며 “작은 모델로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초대형 모델은 투명성이 부족하고, 전 세계가 특정 기업에 의존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AI 윤리계의 권위자인 최 교수는 워싱턴대 교수 등을 거쳐 올해 1월 스탠퍼드대 HAI 교수로 부임했다. 앞서 2022년에는 ‘천재들의 상’이라고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했다. 2023년, 2025년 타임지가 선정한 AI 분야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선정됐다. 타임지는 최 교수에 대해 “그가 주목하는 소규모언어모델(SLM)은 더 저렴하고 전력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소수 거대 기업이 AI 산업을 독점하는 미래를 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AI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석학 얀 르쿤 뉴욕대 교수(메타 수석 AI 과학자)도 이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 교수 등과의 대담에서 미국 빅테크의 기득권을 비판하면서 오픈소스 생태계를 강조했다. 르쿤 교수는 “미국 기업들이 점점 비밀스러워지고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자기 파괴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소수 기업에 의해 AI가 통제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기초 모델이 오픈소스로 개방되는 것이 필요하다. AI가 오픈소스 플랫폼이 되는 것만이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의 LLM은 5년 후 ‘고물’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며 생성형 AI의 시대는 곧 저물고 스스로 추론하는 비생성형 AI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유료로 디지털 노동력(Digital Labor)을 사용하겠다는 고객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4000곳이 넘었고, 한국도 100여 곳 이상이다. 디지털 노동력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오리라 생각한다.”박세진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일즈포스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 포스(Agentforce)’를 ‘디지털 노동력’으로 정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AI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므로 공존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대체하고, 사람은 더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로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는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정보 관리 도구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다. 이제 디지털 워커(digital worker)를 제공하고 있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의 SNS에 “AI와 로봇이 모든 직업을 대체할 것이다. 노동은 선택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썼다. 세일즈포스 사례만 봐도 AI로 인한 노동시장 대변혁은 이미 진행 중이다. 베니오프 CEO는 “세일즈포스의 고객 지원 부서 인력을 9000명에서 약 5000명으로 줄였다”고 밝히면서 “현재 세일즈포스에서 AI가 전체 업무의 30~50%를 수행하고 있다”고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모두는 과거에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맡게 되고, 우리는 더 높은 부가가치의 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선언했다. ● ‘스스로 일하는 AI 직원’… 기존 챗봇과 달리 사람 개입 없이 자체 문제 해결 에이전트 포스는 세일즈포스의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스스로 일하는 AI 직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챗봇이 미리 정해진 질문–답변 패턴만 따르는 반면, 에이전트 포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며 사람처럼 대화를 이해하고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할 수 있다.예를 들어 기존 챗봇이 ‘로그인이 안 돼요’라는 문의에 준비된 답변만 제공한다면, 에이전트 포스는 고객 계정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문제 원인을 파악하며, 필요 시 담당 부서 실무자에게 바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과정에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중무휴로 다수의 요청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고, 구조화된 데이터를 정확하게 다루는 것이 강점이다. 예를 들어 호텔 예약의 경우 사람이 응대하면 10~20번의 대화가 오가야 하지만, 에이전트는 고객의 의도와 조건을 한 번에 파악해 처리할 수 있다.에이전트 포스는 출시 1년 만에 전 세계 8000개 기업이 도입했으며, 이 중 절반인 4000개 기업이 개념증명(PoC)을 넘어 유료로 사용 중이다. 국내에서도 카페24, 라인페이플러스, 현대인프라코어 등이 실제 적용에 나섰고, 현재 100여 개 기업이 도입을 검토 중이다.앞서 세일즈포스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가 북미·유럽·아시아 지역의 전문가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AI 기반 ‘디지털 노동력(Digital Labor)’은 2030년까지 약 13조 달러(약 1경 8600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조사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직원 업무의 22%를 자동화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전트 to 에이전트(A2A)’ 협업 시대 본격화박 대표는 “고객사 반응을 보면 현재 100명의 직원이 처리하던 고객 응대를 디지털 노동력을 통해 단번에 1000명의 직원이 일하는 것처럼 확대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다 ”고 전했다. 포뮬러원(F1)은 에이전트 포스를 도입해 평균 응답 시간을 80% 단축하고, 콜 처리 시간은 50% 줄인 대표 사례로 꼽힌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레이싱 영화 ‘F1 더 무비’의 글로벌 흥행 이후 팬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F1은 팬 관리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기존 팬뿐 아니라 경기에 관심 없던 일반 대중까지 새로운 팬층이 급속도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F1의 전체 팬 중 35세 이하 비율은 3분의 1을 차지하며, 여성 팬 비율은 2018년 32%에서 2023년 42%로 증가했다. SNS 팔로워는 9600만 명을 넘어섰다. 실제 그랑프리 경기를 직관하는 팬은 전체의 1% 미만이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F1 TV, 게임, 굿즈 구매 등 디지털·간접 경험을 통해 경기를 접한다. 그 과정에서 100여 개 이상의 내부·외부 데이터가 생성된다. F1은 이같은 대규모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팬 맞춤형 경험을 설계하고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F1을 위한 에이전트 포스의 첫 상담 문제 해결률은 95% 이상이며, AI 기반 콘텐츠 추천 클릭률은 22% 증가했다. F1은 100여 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2400만 명의 팬 프로필을 구축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연간 팬 만족도는 90%에 달했다. 이에 2027년까지 팬 수를 4300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F1 관계자는 “에이전트 포스를 통해 팬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모든 접점에서 팬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세일즈포스는 단일 에이전트를 넘어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도 추진 중이다. 이 생태계에서는 목표가 서로 다른 복수의 에이전트가 협력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한다.예를 들어 자동차 거래에서는 판매자 측 에이전트는 최대 가격을, 구매자 측 에이전트는 최소 가격을 목표로 하지만, 서로 목표를 인식하고 조율하며 거래를 성사시킨다. 이러한 ‘혼합 목표 시나리오(Mixed Objective Scenario)’에서 오류 없이 수행하는 것이 A2A 기술의 핵심 과제다. 유통업에 접목한다면 소매 유통업체의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반품 요청을 접수하면, 제조사의 에이전트가 물건 손상 여부를 판단하며, 물류 파트너사 에이전트가 배송 절차를 결정하는 식이다. ● 글로벌 AI 준비지수 평가…한국의 AI 준비도는 세계 상위권세일즈포스가 2024년 7월 발표한 ‘글로벌 AI 준비 지수(Global AI Readiness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AI 규제 프레임워크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9점을 기록하며 싱가포르, 영국과 함께 상위권에 올랐다. 국가 차원의 AI 전략과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산업 및 정부 기관의 AI 도입 수준은 6.7점으로, 제조업·스마트시티·물류 등 핵심 산업에서 AI 적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박 대표는 “한국은 규제가 다소 강한 편이지만, 인적 자본과 기술 수준이 글로벌 표준 대비 매우 높게 평가됐다”며 “대부분의 지표가 글로벌 평균을 상회했고,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AI 준비 지수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 AI를 수용하는 속도가 빠르고 반응도 민첩하다”며 “본사에서도 반도체 등 제조 인프라와 K-컬처 확산으로 주목받는 시장이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소버린 AI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에도 본사가 긍정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한국이 인공지능(AI) 강대국으로 올라서려면 ‘소버린 AI’ 구축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통적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인프라적 강점을 토대로 오픈AI와 같은 선두 기업과 협력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픈AI는 23일 ‘한국에서의 AI: 오픈AI의 경제 청사진(AI in South Korea: OpenAI’s Economic Blueprint)’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韓 AI 모델 산업 전반 확장 제한적”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사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은 반도체, 디지털 인프라, 인재, 정부 지원이라는 4대 강점을 바탕으로 역사적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이용자에 대해서도 “한국의 주간활동사용자(WAU)는 약 17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했고, 인구 대비 구독률은 전 세계 1위 수준”이라며 “또한 서울은 오픈AI의 영상 생성 AI ‘소라’ 사용 인구도 1위”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한국형 소버린 AI 구현에 협조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오픈AI는 한국을 ‘AI 인프라 허브’ 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의 소버린 AI, 즉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AI’를 현지 데이터와 인프라 안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부의 AI 3대 강국 목표를 위해선 소버린 AI뿐만 아니라 오픈AI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란 입장이다. 한국의 대규모 AI 모델은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산업 전반에 대한 확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현재 강력한 정부의 의지와 산업계의 준비 태세를 바탕으로 세계 주요 AI 강국 반열에 올라섰다”면서도 “AI 활용 확대, 기술 격차 해소, 데이터 상호운용성 개선 등에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AI 전환의 모든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램 공급 등 글로벌 협력 강조 특히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AI 인프라 구축은 전기망·철도·도로 같은 거대 산업으로, 글로벌 인프라 확대 속에서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전 세계 공급망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오픈AI는 이번 한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대표적 글로벌 협력 사례로 꼽았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D램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내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책적 제안도 내놓았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기술·금융·정책 지원이 결합된 AI 국가 패키지를 발전시켜 한국형 ‘K-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날 오후 리헤인 최고책임자를 만나 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있어 한국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최우선 순위로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앤스로픽도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기대되는 AI 시장 중 하나로 꼽았다. 벤저민 맨 앤스로픽 공동 창업자는 이날 SK텔레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기술 인프라, 실행 속도, 품질 기준이 결합한 독특한 혁신 환경을 갖췄다”며” 정부의 AI 강국 목표 아래 민관 협력이 강화되면서 혁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한국이 명실상부한 AI 강대국으로 올라서려면 ‘소버린 AI’ 구축 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통적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인프라적 강점을 토대로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선두기업과 협력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잡고 있다. 오픈AI는 23일 ‘한국에서의 AI : OpenAI의 경제 청사진(AI in South Korea: OpenAI’s Economic Blueprint)’를 발표하고 파운데이션 모델, 인프라,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등 소버린 AI 구축을 진행하면서 프런티어 개발사와의 협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는 이날 오전 열린 미디어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은 반도체, 디지털 인프라, 인재, 정부 지원이라는 4대 강점을 바탕으로 역사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며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한국 이용자에 대해선 “한국의 주간활동사용자(WAU)는 약 17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했고, 인구 대비 구독률은 전 세계 1위 수준”이라며 “또한 서울은 오픈AI의 영상 생성 AI ‘소라’ 사용 인구도 1위”라고 설명했다.오픈AI는 한국 정부의 AI 3대 강국 목표를 위해선 오픈AI의 협력이 필수적이란 입장이다. 한국의 대규모 AI 모델은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산업 전반에 대한 확장은 제한적일 수 있어 오픈AI와 같은 프런티어 개발자들이 축적한 대규모 배포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오픈AI는 한국을 ‘AI 인프라 허브’ 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한국의 소버린 AI, 즉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AI’를 현지 데이터와 인프라 안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구축은 전기망·철도·도로 같은 거대 산업으로, 글로벌 인프라 확대 속에서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전 세계 공급망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한국은 전자, 조선, 크리에이터 산업 등 도메인 강점이 뚜렷해 AI를 이 분야에 결합해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번 한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대표적 글로벌 협력 사례로 꼽았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D램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과기정통부와 국내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같은 국가 단위 협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 나온 사례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이 같은 글로벌 협력을 통해 오픈AI가 이끄는 대규모 AI 생태계의 핵심 참여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인프라 개발·운영 역량·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긍정적 파급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소버린 AI 생태계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둘 모두를 동시에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와의 협력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은 직접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다면 언제나 열려 있다”며 “AI 데이터 구축은 다양한 버전으로 논의 중으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스타게이트 코리아’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 스타트업, 대학, 공공기관이 고성능 컴퓨팅 자원에 접근하는 공공 컴퓨팅 구조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보고서는 또 산업, 중소기업(SME), 의료, 교육 등 단기 파급효과가 큰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기술·금융·정책 지원이 결합된 AI 국가 패키지로 발전시켜, 한국형 ‘‘K-AI 생태계’로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AI 경쟁은 곧 에너지, 칩, 데이터, 인재 경쟁”이라며 “이 4가지 전략 자산을 정책과 법제, 규제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국가 차원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한국이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면 2026년에는 의료와 과학, 2027년에는 로보틱스 분야로 AI의 물리적 확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인공지능(AI) 기반 웹 브라우저를 정식 출시하며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 ‘크롬’에 도전장을 던졌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전 세계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이 ‘대화형’으로 급변한 가운데, AI 기반 웹 브라우저는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오픈AI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퍼플렉시티 등 다른 빅테크들도 AI 브라우저를 속속 내놓고 있다. 오픈AI는 21일(현지 시간)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웹 브라우저 ‘챗GPT 아틀라스(ChatGPT Atlas)’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아틀라스 브라우저를 통해 검색을 하며 화면 옆에 활성화된 ‘챗GPT에게 물어보기’를 클릭해 챗GPT에 웹 페이지 요약을 요청하거나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다. 브라우저 안에서 챗GPT와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메일 작성, 일정 관리, 예약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AI 브라우저는 무엇보다 ‘개인화’와 ‘단순화’가 핵심이다. 기존 브라우저에선 검색해서 찾은 웹사이트를 일일이 들어가 정보를 찾아야 했다. 반면 아틀라스에선 AI가 검색 결과를 찾아내고, 이를 요약해 답까지 해주는 식이다. 또한 ‘커서 채팅’ 기능을 사용하면 드래그 한 번으로 원하는 문장을 곧바로 편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작성하다가 문장 일부를 선택해 ‘좀 더 정중하게 바꿔줘’라고 입력하면 해당 페이지 안에서 문장이 다듬어진다.에이전트 모드를 통해선 식료품 주문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예컨대 저녁 요리 레시피를 찾은 뒤 필요한 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싶을 경우 챗GPT에 요청하면 페이지를 벗어나지 않고도 주문까지 완료할 수 있다. 이용자의 맥락을 기억하는 것도 특징이다. 단순히 질문에 적절한 정보를 요약해 제공할 뿐 아니라, 이용자 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것. 이를 위해 이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나 과거 작업 기록을 활용한다. 다만 브라우저 메모리는 전적으로 이용자의 선택 사항이며, 설정에서 원하는 대로 제어하고 기록을 삭제할 수 있다고 오픈AI는 설명했다. 챗GPT 아틀라스는 이날부터 맥(Mac)OS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조만간 윈도와 iOS,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으로도 확대된다. AI의 등장으로 웹 브라우저 시장도 대격변기를 맞았다. 정보 검색 패턴이 AI와의 대화형으로 바뀌면서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 등 기존 브라우저의 아성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뉴욕 증시에서 구글 알파벳 주가는 이날 오전 장중 4% 넘게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줄이며 1%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구글 대항마’로 평가받는 미국 퍼플렉시티도 올 7월 AI 브라우저 ‘코멧(Comet)’을 유료로 출시한 뒤 최근 무료로 확대했다. 이에 맞서 구글은 자사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크롬 브라우저에 통합했으며, MS도 기존 ‘엣지’ 브라우저에 자체 AI인 ‘코파일럿’을 탑재하며 고도화하고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59·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핵심 증인을 별건 수사로 압박해 허위 진술을 이끌어 냈다고 판단하며 “그런 수사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약 석 달간 구속 수감까지 됐던 김 센터장이 무죄를 받으면서 3년여간 카카오그룹의 발목을 잡아 온 사법 리스크가 당분간 해소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法 “검찰의 별건 수사, 진실 왜곡”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법인인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김 센터장은 2023년 2월 하이브가 에스엠 공개매수를 추진하던 시기, 2400억 원을 투입해 주가를 높게 끌어올려 인수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된 뒤 8월 재판에 넘겨졌다.재판부는 “공개매수 기간 중 카카오가 대규모 장내 매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주가 조작으로 볼 수 없다”며 “주문 시점과 간격, 물량 등을 보면 인위적으로 주가를 고정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의 ‘지분 확보 목적’ 주장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법원은 특히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문장이 별건으로 수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심리적 압박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검찰의 의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별건을 강도 높게 수사하면서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 수사 주체가 어디든 이제 그런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이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일부는 구속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별건’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이 전 부문장의 부인 윤정희 씨가 소유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의혹이었다. 검찰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 전 부문장에 대해 수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회사 및 관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이 전 부문장은 김 센터장의 ‘주가 조작 공모’를 진술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한 것이다.● 檢 “항소 검토” 카카오 “AI 전략 속도” 검찰과 금융당국은 이 사건을 강도 높게 수사해 왔다.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금융감독원은 직접 조사에 착수했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법인 처벌까지 검토 중”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김 센터장을 구속 기소했고, 그는 지난해 10월 보석되기 전까지 약 3개월간 수감되기도 했다. 검찰은 2270건의 증거를 제출하며 김 센터장에 대해 징역 15년에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검찰은 “진술 압박 등 판결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대표는 펀드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 센터장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 조작과 시세 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금고형 이상 판결 시 처하는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과 스테이블코인 사업 차질 우려도 벗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 내에선 김 센터장이 추진해 온 인공지능(AI)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 등 미래 성장 어젠다에 힘이 실릴 거란 기대가 높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국내 주요 보안기업인 SK쉴더스가 해킹당한 내역에 SK텔레콤, KB금융그룹, 금융보안원 등 고객사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돼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다크웹 기반 해커그룹 블랙 슈란탁은 SK쉴더스 데이터 24GB(기가바이트)가량을 해킹했다고 주장하면서 증거 사진 42건을 제시했다. 해당 자료에는 SK쉴더스 고객사의 정보도 대거 포함돼 있었다. SK쉴더스가 고객사 SK텔레콤에 제공한 서비스 설명자료, KB금융그룹의 경우 통합보안관제시스템 구축 기술 자료, SK하이닉스는 VEN(보안 분야) 상태 검증 자료와 장애 발생 시 대응 솔루션 자료가 다크웹에 올라왔다. 금융보안원은 소프트웨어(SW) 구성도 등이, HD한국조선해양은 검증 테스트(PoC) 등 자료가 유출됐다. 앞서 SK쉴더스는 해킹당한 자료가 허니팟(해커 유인용 가상 환경)을 기반으로 해커를 유인하기 위한 가짜 정보였다고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직원이 쓰는 개인 G메일 계정이 허니팟과 연결되며 회사 내부 자료가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커 조직이 10일과 13일 두 차례 해킹 관련 정보를 보냈음에도 SK쉴더스는 자체 시스템의 문제가 없다고 오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유출된 정보를 파악하고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59·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핵심 증인을 별건 수사로 압박해 허위 진술을 이끌어냈다고 판단하며 “그런 수사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센터장의 무죄로 3년여간 카카오그룹의 발목을 잡아온 사법 리스크는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法 “검찰의 별건수사, 진실 왜곡”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법인인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 중 카카오가 대규모 장내 매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주가 조작으로 볼 수 없다”며 “주문 시점과 간격, 물량 등을 보면 인위적으로 주가를 고정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시장에서는 하이브 공개매수 종료 후에도 주가 상승 전망이 있었고, 피고인들의 ‘지분 확보 목적’ 주장은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법원은 특히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문장은 별건으로 조사받으면서 수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의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 혜택을 받은 만큼, 허위 진술의 동기와 이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법원은 선고 직후에도 이례적으로 검찰의 수사 방식을 직접 거론했다. “본건과 별다른 관련이 없는 별건을 강도 높게 수사하면서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며 “수사 주체가 어디든 이제 그런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이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일부는 구속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별건’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이 전 부문장의 부인 윤정희 씨가 소유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의혹이었다. 검찰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 대표와 이 전 부문장에 대해 수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회사 및 관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이 전 부문장은 김 센터장의 ‘주가 조작 공모’를 진술했으나, 법원은 이 진술이 별건 압박 속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해 배척한 것이다.● 檢 “항소 검토”… 카카오 “AI·글로벌 전략에 속도”이번 사건은 2023년 2월 하이브가 에스엠 공개매수를 추진하던 시기, 카카오가 2400억 원을 투입해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12만 원)보다 높게 끌어올려 경영권 인수를 방해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이 직접 조사에 착수했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법인에 대한 처벌까지 검토 중”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이후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으로 넘어가 김 센터장 등이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2270건의 증거를 제출하며 김 센터장에 대해 징역 15년에 벌금 5억 원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함께 기소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대표는 펀드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 센터장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김 센터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며 금고형 이상 판결로 인한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과 스테이블코인 사업 차질 우려도 사라졌다. 카카오 내부에선 김 센터장이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추진해온 인공지능(AI)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 등 미래 성장 아젠다에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가 높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3년여간 카카오그룹의 발목을 잡아온 사법리스크가 일단 해소됐다.카카오 그룹 내부에선 김 창업자가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구상해온 AI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 등 미래 성장 아젠다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고형 이상 판결로 인한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이나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장 차질 우려 등도 해소됐다. 김 창업자는 이날 무죄 선고 직후 “오랜시간 꼼꼼히 자료를 챙겨봐주시고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해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8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던 중 지난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올 3월 암 투병 사실을 밝히며 최고의사결정기구인 CA협의체 공동의장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CA협의체는 정신아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됐다. 다만 회사 미래 비전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감안해 김 창업자는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직은 계속 맡아 투자를 챙겨왔다.카카오는 쇄신을 위한 체질 개선과 AI, 스테이블코인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카카오는 다음주 중 카카오톡 내에서 카카오맵·선물하기·멜론 등 주요 서비스를 연동해 실행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챗GPT 포 카카오’ 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출시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검색과 요약 등 신기능을 추가한 에이전트(비서) 서비스 ‘익시오 2.0’을 20일 공개했다. 통화 녹음과 보이스피싱 등 위·변조 목소리 탐지를 지원했던 1.0 버전에서 AI 스스로 통화 내용을 검색해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비서 서비스로 진화한 것이다. 익시오 2.0에는 ‘AI 대화 검색’과 ‘AI 스마트 요약’, ‘디스커버 2.0’ 기능이 추가됐다. AI 대화 검색은 기존 통화에서 기억나지 않는 내용을 직접 찾을 필요 없이 AI에게 질문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가령 ‘지난주에 이 친구가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다고 했지?’라고 질문하면 AI가 통화 내용 속에서 답변을 찾아준다. ‘엄마와 언제 만나기로 했지?’라고 물어보면 알아서 지난 통화내역을 찾아 알려준다.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대화 방식, 대화 속 감정 등을 분석해 긍정적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형 인사이트도 답변으로 제공한다. AI 스마트 요약은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기능이다. 통화 1건을 △메모 △토론 △문의 △할 일 △영업 △부동산 중개 등 6개 종류로 정리할 수 있다. 영업과 부동산 중개 관련 통화 정리 기능은 해당 업종 종사자라면 업무용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요약된 통화 내용은 간단하게 수정하거나 복사, 공유할 수 있다. 디스커버 2.0은 통화와 문자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필요한 AI 기능을 추천하는 안내 페이지다. 사용 패턴에 따른 AI 통화 내용 정리, 문자메시지 분석을 통한 일정 관리, 통화에서 언급된 장소 검색 등 AI가 추천하는 필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통화와 문자에서 언급된 건강검진이나 가족 모임 등 일정을 알려주는 식이다. 안드로이드 버전에는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에 포함된 피싱 위험 인터넷주소(URL)로 접속할 때 주의 알림을 해 주는 ‘위험 URL 탐지’와 문자로 받은 쿠폰이나 예약 일정을 알아서 감지하고 날짜가 가까워지면 알림을 제공하는 ‘AI 문자 리마인더’가 추가됐다. 아이폰용 ‘iOS’ 버전에도 순차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검색과 요약 등 신기능을 추가한 에이전트(비서) 서비스 ‘익시오 2.0’을 20일 공개했다. 통화 녹음과 보이스피싱 등 위·변조 목소리 탐지를 지원했던 1.0 버전에서 AI 스스로 통화 내용을 검색해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비서 서비스로 진화한 것이다. 익시오 2.0에는 ‘AI 대화 검색’과 ‘AI 스마트 요약’, ‘디스커버 2.0’ 기능이 추가됐다. AI 대화 검색은 기존 통화에서 기억나지 않는 내용을 직접 찾을 필요 없이 AI에게 질문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가령 ‘지난주에 이 친구가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다고 했지?’라고 질문하면 AI가 통화 내용 속에서 답변을 찾아준다. ‘엄마와 언제 만나기로 했지?’라고 물어보면 알아서 지난 통화내역을 찾아 알려준다.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대화 방식, 대화 속 감정 등을 분석해 긍정적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형 인사이트도 답변으로 제공한다.AI 스마트 요약은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기능이다. 통화 1건을 △메모 △토론 △문의 △할 일 △영업 △부동산 중개 등 6개 종류로 정리할 수 있다. 영업과 부동산 중개 관련 통화 정리 기능은 해당 업종 종사자라면 업무용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요약된 통화 내용은 간단하게 수정하거나 복사, 공유할 수 있다. 디스커버 2.0은 통화와 문자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필요한 AI 기능을 추천하는 안내 페이지다. 사용 패턴에 따른 AI 통화 내용 정리, 문자메시지 분석을 통한 일정 관리, 통화에서 언급된 장소 검색 등 AI가 추천하는 필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통화와 문자에서 언급된 건강검진이나 가족 모임 등 일정을 알려주는 식이다.안드로이드 버전에는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에 포함된 피싱 위험 인터넷주소(URL)로 접속할 때 주의 알림을 해 주는 ‘위험 URL 탐지’와 문자로 받은 쿠폰이나 예약 일정을 알아서 감지하고 날짜가 가까워지면 알림을 제공하는 ‘AI 문자 리마인더’가 추가됐다. 아이폰용 ‘iOS’ 버전에도 순차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K쉴더스가 해커 조직에 의해 내부 문서 일부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18일 오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사이버 침해 사고를 신고했다. 국내 대표 보안기업마저도 해킹 공격에 뚫려버린 셈이다. 19일 SK쉴더스 측은 “17일 해커 유인용 가상 환경인 ‘허니팟’에 로그인되어 있던 직원 개인 이메일 계정(G메일)에서 내부 문서 유출을 확인해 18일 오전 10시 3분 KISA에 신고했으며,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한 점검과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쉴더스 측은 유출 경위에 대해 “문제가 된 허니팟 계정은 크롬 브라우저로 연결되는데 크롬 브라우저에 자동 로그인이 돼 있었다”며 “해당 메일함에 있던 일부 내부 문서가 유출된 상황이라 유출 범위를 전수 조사 중”이라고 했다. 해커 유인을 위한 ‘가짜 시스템’ 안에 ‘진짜 개인 이메일’ 계정이 로그인돼 해커가 실제 내부 자료에 접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격은 미국 소재 해커 그룹 ‘블랙 슈란탁(Black Shrantac)’의 주장에서 시작됐다. 이 해커 그룹은 17일 다크웹 게시글을 통해 ‘고객 정보 등 SK쉴더스의 내부 데이터를 총 24GB 규모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SK쉴더스는 처음에는 이를 “해커 분석을 위한 유인용 가짜 시스템인 ‘허니팟’에 올려진 가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조사 과정에서 실제 내부 문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가 피해 여부에 대해선 “직원의 개인 G메일 계정이어서 SK그룹 내부망 등과 연결돼 있지 않다”며 “혹시 모를 고객사들 피해가 있을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K쉴더스가 SK그룹 계열사들의 보안 관제를 맡아온 만큼 그룹 전체에 영향이 있을지 유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보안 전문 기업인 SK쉴더스가 초반 ‘허니팟 계정에 올린 가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라는 식으로 잘못된 대응을 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내 주요 보안기업인 SK쉴더스가 해커 조직에 의해 내부 문서 일부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18일 오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사이버 침해 사고를 공식 신고했다. 19일 SK쉴더스 측은 “17일 해커 유인용 가상 환경인 ‘허니팟’에 로그인되어 있던 직원 개인 이메일 계정(G메일)에서 내부 문서를 확인해 18일 오전 10시 3분 KISA에 신고했으며, 고객 정보보호를 위한 점검과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는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안내하겠다”고 했다. 쉴더스 측은 유출 경위에 대해 “문제가 된 허니팟 계정은 크롬 브라우저로 연결되는데 크롬 브라우저에 자동로그인이 돼 있었다”며 “해당 메일함에 있던 일부 내부 문서가 유출된 상황이라 유출 범위를 전수 조사 중”이라고 했다. 해커 유인을 위한 ‘가짜 시스템’ 안에 ‘진짜 개인 이메일’ 계정이 로그인돼 해커가 실제 내부 자료에 접근하게 된 것이다. 고객사 피해 여부에 대해선 “직원의 개인 G메일 계정이어서 SK그룹 내부망과 연결돼 있지 않아 그룹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혹시 모를 고객사들 피해가 있을지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은 해커그룹 ‘블랙 슈란탁(Black Shrantac)’의 주장에서 시작됐다. 이 해커그룹은 17일 다크웹 게시글을 통해 ‘SK쉴더스의 내부 데이터를 총 24GB 규모로 확보했다며 밝혔다. 이들은 유출된 자료에 △고객의 정보 및 요구사항△내부 네트워크 구성 관련 문서와 시스템 구조도 이미지△인사·결제 및 기업 운영 자료, 보안 솔루션과 기술 문서△외부 시스템 접근이 가능한 API 키와 환경 설정 파일△대형 통신사 및 반도체사의 PoC(Proof of Concept) 테스트 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SK쉴더스는 처음에는 이를 “해커 분석을 위한 유인용 가짜 시스템인 허니팟에 올려진 가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 조사 과정에서 실제 내부 문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SK쉴더스는 공공기관, 금융권, 의료기관, 통신사, 반도체기업 등 핵심 인프라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보안 기업은 고객사의 시스템 구조와 네트워크 인프라 구성, 침해사고 대응 프로세스, API 인증 및 연동 구조, 취약점 리포트 결과 등 민감한 보안 데이터를 대량으로 보유하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복수 고객사를 겨냥한 2차·3차 공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K쉴더스가 SK그룹 계열사들의 보안 관제를 맡아온 만큼 그룹 전체에 영향이 있을지 유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 전문 기업인 SK쉴더스가 허니팟 계정에 올린 가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라는 식으로 잘못된 대응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KT 무단 소액결제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팸토셀) 아이디가 추가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에 따르면 KT가 파악한 기지국 아이디 4개 외에도 추가 불법 아이디가 발견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모두 20개가량의 ID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명 이내의 추가 피해자도 파악됐다. 불법 기지국 접속 인원 수도 기존 2만30명에서 2000여 명 늘어난 2만2000여 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불법 기지국에 접속된 가입자들의 휴대전화 번호, 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IMSI), 국제단말기식별번호(IMEI)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던 것으로 미뤄 볼 때 추가된 접속 인원 2000여 명의 개인정보 역시 유출됐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KT가 해당 가입자들에게 불법 기지국 접속 여부를 고지했는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추가로 신고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KT는 무단 소액결제 사건 피해자를 362명으로 밝힌 바 있다. 경찰이 집계한 피해 규모는 13일 기준 220명, 1억4000만 원 상당이다. 앞서 이달 14일 KT 이현석 부사장은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황 의원의 추가 피해자 관련 질의에 “(추가 피해자가) 그렇게 나온 것 같지 않다”, “의원님이 알고 있는 데이터와 틀림없이 다를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황 의원은 “추가 피해가 없다는 식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던 KT의 거짓말이 결국 드러났다”면서 “국감장에서의 KT 측 위증에 대해선 형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고, KT의 반복적이고 악의적인 축소, 은폐 행태에 대해서도 징벌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직 추가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KT 측은 17일 브리핑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경찰청으로부터 KT가 무단 소액결제 및 해킹 사태와 관련해 정부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 사건을 배당받아 내사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과기부가 수사를 의뢰한 지 14일 만이다. 과기부에 따르면 KT는 서버 폐기 시점을 8월 1일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같은 달 13일까지 폐기 작업을 진행하는 등 허위로 답변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반(反)이민 정책을 강화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취업 비자(H-1B)의 발급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약 140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100배 올리면서 미국 테크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들은 H-1B 비자의 큰 이용자 중 하나다. 실제로 미국 테크업계에서도 해당 수수료 인상이 채용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우려가 크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가 지난달 24∼30일 7일간 미국 가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725명 가운데 50%가 ‘H-1B 비자 소지자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중에서도 ‘심각하게 줄어들 것(33%)’이라는 응답이 ‘다소 줄어들 것(17%)’이란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응답은 22%에 그쳤다. 응답을 정치 성향이나 비자 상태로 분류해도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란 응답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정책을 반대하는 응답군에서 59%였고, 찬성하는 응답군에서도 52%였다. 또한 미국인의 경우 57%, H-1B 비자 소지자인 경우 60%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규 채용이 줄더라도 미국 자국민 채용이 늘어날 것이란 응답은 22%에 그쳤다.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각 기업이 선택할 대안으로는 ‘해외 채용을 확대할 것(52%)’이라는 응답이 가장 우세했다. 앞서 블라인드가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9일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3265명 가운데 69%가 ‘H-1B 비자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를 국적별로 쪼개 보면 응답자가 미국인인 경우 49%만이 ‘H-1B 비자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외국인인 경우 같은 응답이 88%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63%는 ‘미국 기업이 후보자의 국적이나 비자 상태와 상관 없이 최적격자를 채용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답변에 대해서는 △ H-1B를 비롯한 워킹 비자 소지자 89% △영주권자 65% △미국인 40%의 응답률을 나타내는 등 인식 격차가 극심했다. ‘H-1B 비자 소지자는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며 미국인들의 직업을 빼앗아 간다’는 응답도 △H-1B를 비롯한 워킹 비자 소지자인 경우 9% △영주권자 27% △미국인 57%로 차이가 컸다. 비자 수수료 인상 등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테크업계 거물의 반발도 부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대만계 미국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62)다. 그는 이달 8일(현지 시간) “현재 미국 행정부의 정책으로는 우리 가족의 이민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 CEO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이 10만 달러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민은 ‘아메리칸드림’의 토대다. 누구나 미국에 와서 열심히 일하고 재능을 발휘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직원들에게 약 1400건의 H-1B 비자 발급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황 CEO는 “모든 직원에게 이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카카오가 최근 논란이 된 카카오톡 업데이트에 대해 “기술적으로 이전 버전으로의 롤백(되돌리기)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의 불만을 불러온 피드형 ‘친구탭’은 올해 4분기(10∼12월) 내 기존의 ‘친구 목록’으로 개선할 예정이지만, 기술적으로 모든 업데이트를 취소해 이전 버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카카오톡 업데이트는 도마에 올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후 국민의 공분이 들끓고 있다”며 “광고 판매 수익 때문에 롤백을 못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증인으로 출석한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은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해당 내용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업데이트에 대한) 사전 고지가 일절 없었던 데다 미성년자들이 (숏폼을) 강제 시청하게 하는 것은 디지털 공해를 넘어 테러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우 부사장은 “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지만 기술적으로 업데이트 이전으로의 완벽한 롤백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카카오톡 버전 2.0에서 1.0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아니라 2.0에서 2.1 버전 등이 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측은 “(해당 발언은) 이미 내려받은 업데이트 버전을 강제로 다운그레이드하는 것이 어렵다는 뜻”이라며 “친구 목록을 다시 되살리는 내용의 새 버전을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23일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친구탭을 마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피드처럼 바꿨다. 하지만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서 벗어나며 ‘원치 않는 타인의 사생활을 왜 봐야 하느냐’는 불만이 쏟아졌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언론 콘텐츠 무단 사용 문제가 제기됐다.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뉴스 저작권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며 오픈AI 등 AI 기업에 제동을 거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 등 AI 학습에 언론사 뉴스 콘텐츠를 무단 사용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날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국내 언론 단체들이 네이버의 언론 콘텐츠 무단 사용 문제로 각종 제소를 한 사실을 공개하며, 향후 네이버 측에 청구되는 피해 배상액이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감서 네이버 AI, 뉴스 무단 학습 논란 지적최 의원은 이날 과방위 국감에서 “네이버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학습에 사용한 블로그, 카페, 뉴스, 댓글, 지식인, 국립국어원 모두의 말뭉치, 위키피디아 등 데이터 가운데 뉴스는 13.1%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네이버 AI에 뉴스 기사를 사용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네이버 AI 자체도 뉴스를 학습했다고 대답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언론 협회들과 같이 뭔가 합의를 이끌어 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염려를 하고 있는데 네이버 측의 의견은 어떻느냐”고 따졌다. 최 의원은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AI 산업을 둘러싼 저작권 문제가 산업 간 실제 법적 분쟁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도 개선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2023년 5월까지는 약관에 근거해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지만, 이후에는 언론사의 동의 없이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한국신문협회는 네이버가 신문 기사 콘텐츠를 AI 학습에 무단 사용했다며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 판단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개별 언론사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협회는 “하이퍼클로바 AI뿐만 아니라 AI 브리핑 등 검색 서비스 결과에서도 뉴스 기사의 주요 내용을 무단 복제·요약·재구성해 답변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네이버의 행태는 저작권 침해 행위일 뿐만 아니라 언론사가 뉴스 콘텐츠를 기반으로 영위하는 본연의 사업 활동을 심각하게 침해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사업 활동 방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한국방송협회에 따르면 방송 3사도 저작권 침해 소장에서 “네이버의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과정에서 국내 언론사들이 제작한 뉴스 콘텐츠가 무단으로 사용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뉴스는 AI 학습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전문가에 의해 정제된 뉴스의 취재 내용과 논리 전개, 문장 구성 등은 AI의 언어 구사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뉴스가 AI 학습과 개발에 필요한 가장 고품질 데이터”라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AI 개발사들이 언론사들과 충분한 협의와 정당한 비용 정산 과정 없이 뉴스 데이터를 사용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최상목 수석이 ‘R&D 예산 대폭 삭감’ 지시”한편 이날 국감에선 2023년 윤석열 정부의 과기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과정에 대한 집중 추궁도 이어졌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당시 예산 삭감 과정에서 25조4000억 원으로 책정한 예산을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10조 원으로 삭감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배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의 “2023년 7월 6일 과기부 R&D 예산을 10조 원으로 맞추라고 지시한 게 최 수석이 맞느냐”는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노 의원이 이날 공개한 과기부 문건에는 ‘세계 최고 연구 지원 및 젊은 연구자 육성, 미래 기술 육성 등 핵심 분야에 대해 10조 원으로 재검토 요청(7.6, 경제수석)’이라고 적혔다. 노 의원이 “이 문건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조 원 재검토 지침을 승인했거나 지시했다고 볼 여지가 있지 않느냐”고 묻자 배 부총리는 “예”라고 했다.여야는 이날 AI로 제작한 딥페이크 영상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경각심을 일으키는 차원에서 딥페이크 영상을 하나 준비했다”며 재생한 영상에는 주식 차명 거래 의혹을 받는 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배 부총리와 만나 정보를 주고받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이에 여당 의원들이 “실제 인물을 특정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항의하는 등 여야 간 고성이 오갔고, 배 부총리도 “딥페이크 영상임을 명시한 자막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통신사 해킹 사태가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현행 정보보호 공시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9일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국내 4개 통신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은 정보보호 투자 항목별 금액을 영업 비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정보보호 공시는 매년 정보기술 부문 투자액과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을 공시하도록 한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정보보호 부문 투자 항목별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국회 요청에도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과기부조차 해당 자료를 확보하고 있지 않아 통신사들의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상세히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2024년도 공시에서 정보보호 부문 관련 유·무형 자산 당기 감가상각비만 별도로 공개했다. 신규 투자와 무관한 감가상각비는 KT는 전체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의 44.3%, LG유플러스는 30.3%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은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았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지정 관련 규정도 사실상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은 CISO를 상법상 이사 또는 집행임원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임원이 아닌 사람을 CISO로 지정하고 있다가 올해 초 SK텔레콤의 해킹 사건 이후 부랴부랴 임원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박 의원은 “통신사·금융기관 해킹 사고로 여기저기서 정보보호 투자 확대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제대로 된 투자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세부 항목별 공개가 필수”라고 지적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가족 친구 연인보다 더 자주 대화하고, 나의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공유하는 ‘챗GPT’는 하루종일 우리의 요청을 수행하고 질문에 응답한다. 이 같은 챗GPT의 성격과 말투, 행동 원칙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인공지능(AI)이 인간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연구하는 오픈AI 랩스의 조앤 장 대표가 그 핵심에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오픈AI 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장 대표는 “8억 명의 전 세계 사용자들은 자신의 민감한 건강, 개인정보뿐 아니라 연인, 가족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챗GPT에 공유하고 해결책을 물어본다”며 “사용자들이 삶의 거의 모든 것을 챗GPT에 의지하는 데에 굉장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1995년생인 장 대표는 올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발표한 ‘2025년 AI 분야 100대 인물’ 가운데 단 두 명뿐이었던 한국계 여성 중 1명이다. 그는 드롭박스와 구글을 거쳐 2021년 12월 오픈AI에 입사했다. 오픈AI의 AI 모델 행동과 정책을 총괄하다 최근 핵심 연구조직인 오픈AI 랩스 대표에 올랐다.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간과 AI의 공존 위해 행동 설계” AI의 행동 원칙을 세워 나가는 일을 하다 보면 늘 기술과 윤리 문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다. 그는 절도 사건을 예로 들었다. 장 대표는 “AI는 절도 방법을 알려 달란 요청에 답변을 거부해야 하지만, 가게 주인이 절도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절도 패턴들을 알려 달라고 하면 응답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며 “결국 같은 정보를 다른 방식으로 물어본 것인데 이때 사용자들을 위해 어떤 답변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생화학 무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 오면 우리는 인류 전체를 위해 답변을 거절한다”며 “인간과 AI의 공존을 위해 어떻게 AI 모델 행동을 설계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젠 ‘반려AI’가 되어 버린 챗GPT의 성격 정립도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에 더욱 쉽지 않았다. 2022년 8월 GPT-4 제품 기획을 맡은 장 대표는 모델의 말투와 스타일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때부터 뛰어난 감각을 가진 인재들을 찾아 팀을 꾸렸고, 지난 3년간 단순히 말투를 다듬는 것을 넘어 모델이 어떻게 사용자를 이해하고 반응해야 신뢰를 줄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모델 행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냈다. 장 대표는 “어떤 날은 ‘사용자가 자신의 종교를 알려줬다면 그 정보를 답변에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하는가’처럼 철학적 주제를 두고 토론하고, 어떤 날에는 사용자가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사용자가 ‘힝ㅠㅠ’이라고 말했을 때 어떻게 위로가 되는 따뜻한 응답을 할지 고민하며 팀원들과 머리를 싸맨다”고 했다. ● “기술 사랑하는 한국, AI 강국 될 것”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한국에 살았던 장 대표는 “미국에 가서도 김연아 선수의 피겨 경기를 다 찾아봤다”고 추억하면서 “오픈AI가 한국 법인을 열어 한국 사용자들을 대표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모델 연구 과정에서도 한국어로 표현할 때 어색하거나 모자란 부분을 항상 신경 썼다”며 “한국 사용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굉장히 긍정적이고, 오픈AI에 주는 피드백도 적극적이다”라고 언급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대표는 “하나의 특정 파운데이션 모델이 독점하는 구조는 절대 아닐 것”이라며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을 이해하는 AI 모델이 있으면 경쟁하며 더 좋은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어느 특정 모델이 가장 뛰어나거나 뒤처진다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며 “후발주자이지만 기술을 사랑하는 민족인 한국이 더 캐치업 하면 AI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대표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스타일에 대해 “올트먼은 항상 ‘앞으로 오픈AI의 성과 목표는 지금의 천만배로 잡아라’고 직원들에게 말한다”고 했다. 그의 목표나 포부에 사실상 한계가 없다는 것. 친화적 리더십도 오픈AI의 매력으로 꼽았다. 올트먼 CEO는 장 대표에게 입사 제안을 할 때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주며 “언제든 전화하라”고 했다고 한다. 지금도 두 사람은 인재 영입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수시로 통화를 한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