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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회복력(Cyber Resilience)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민주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것이다.” 지능지수(IQ) 180의 천재 해커이자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여성, 최종 학력은 중학교 중퇴, 35세에 파격 발탁된 대만 역대 최연소 장관. 이 같은 이력을 가진 오드리 탕 전 대만 디지털장관(44)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AI 시대의 사이버 보안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민주주의를 AI에 아웃소싱할 수 없어” 탕 전 장관은 스스로를 디지털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시빅 해커(civic hacker)’로 소개했다. 동시에 AI 기술이 가져온 위험성을 경고했다. AI 발전이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는 방어자의 능력을 강하게 하기보다 공격자의 능력을 훨씬 더 향상시킨다”며 “AI를 활용해 취약점을 찾는 것은 쉽지만, 취약점 없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또 “AI 능력 경쟁보다 안전성 경쟁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2300만 명의 소규모 인구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강국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한국과 공통점이 많다. 대만에는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인 TSMC가 있고, 한국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굴지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있다. 탕 전 장관은 “한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지배력은 글로벌 AI 가치 사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탕 전 장관은 대만 정부의 사이버 특사로 해외 각국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AI 시대 시민들의 역할과 관련해 “우리가 직면한 민주주의 과제를 AI에 아웃소싱할 수 없다”며 “사람들이 AI를 다루는 글로벌 규범을 스스로 만드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고리즘으로 정치 양극화… ‘기생 AI’ 벗어나야 2022∼2024년 대만 초대 디지털장관을 지낸 탕 전 장관은 자신이 이룬 성과로 ‘투명한 정부’를 꼽았다. 그는 “정부 예산과 정책 조언, 심지어 회의 녹취록까지 공개해 시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탕 전 장관은 2014년 당시 집권당인 대만 국민당의 친중 기조에 반발한 청년 중심 반정부 시위인 ‘해바라기 운동’이 일어났을 때 시민 해커 단체인 ‘g0v(거브 제로)’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실시간 시위 중계 등으로 힘을 받은 해바라기 운동은 국민당이 다음 선거 때 패해 진보 정당인 민진당에 정권을 내준 결정적 계기로 평가된다. 부모님이 모두 언론인이라는 탕 전 장관은 지난해 말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만드는 극단적인 정치 양극화를 짚었다. 그는 “알고리즘은 우리에게 더 극단적인 것을 밀어넣고 중독시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미워하게 만든다”며 “마치 햄스터가 더 빠르게 쳇바퀴를 돌면서 방향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기생(parasitic) AI’라는 표현도 내놨다. 사용자들을 콘텐츠에 강제로 노출시키는 AI 기반 알고리즘과 중독 메커니즘, 양극화 유발 등이 마치 기생충과 같은 사회악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치적 양극화를 치유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며 “기생 AI에서 벗어나 집단 지성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내 한 대기업의 인사 담당 부서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인재를 최대한 빨리 스카우트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이 기업은 처음엔 해외에 있는 한국계 AI 경력자 등을 접촉하려 시도했지만 이내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기업 관계자는 “연봉 제안을 높일 대로 높여봤지만 워낙 간극이 커서 해외 인력의 영입이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며 “국내 대학 전공자들을 중심으로 신입을 뽑아 처음부터 직무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확보한 엔비디아의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이 우리나라 제조업의 AI 대전환의 교두보가 될 것이란 기대가 뜨겁다.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GPU 선물을 ‘게임 체인저’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GPU를 활용할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반도체 칩을 구동할 전력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3일 국내 석박사급 이공계 근무 인력 2700명을 설문조사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42.9%가 3년 이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AI와 연관성이 깊은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통신 관련 이공계로 한정하면 44.9%로 더 비율이 높았다.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연봉과 연구 환경 차이가 컸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최종 학위를 따고 10년 후 국내 이공계 인력이 받는 평균 연봉(약 8500만 원)은 미국 등 해외 인력(약 3억4200만 원)의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엔비디아는 최신형 GPU 26만 장을 삼성과 SK, 현대차,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할 AI 인력의 수급이 사실상 막혀 있고 오히려 기존 인재의 유출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보니 향후 AI 산업 발전에 큰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력 인프라 확충도 숙제다. 26만 장을 가동하려면 방대한 양의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원전 건설 등 국가 차원의 전력 수급 방안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은 “서울대 공대에 매년 850∼900명이 입학하는데 1학년 때 결국 의대 등에 가기 위해 100명 이상이 자퇴한다”며 “AI 등 인재 육성을 위해선 보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AI인재 유출 남아공-멕시코보다 심각… 美-中은 블랙홀처럼 흡수[엔비디아칩 오는데, AI 인프라는 부실] 〈상〉 한국 떠나는 이공계 인력AI인재 몸값 뛰며 글로벌 유치전… 韓 인구비례 순유출 멕시코의 3배“엔비디아 GPU 26만장 들어오면, 국내 관련 전문가 최대 수십배 필요처우-인식 개선으로 인재풀 늘려야”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전공으로 박사를 마친 김모 씨(42).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의 대량 해고가 이어진 지난해 실직의 아픔을 겪었다. 실직 후 지인들을 통해 한국 회사들에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그는 몇 달간 백수 생활을 거치더라도 미국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임금 등 보상체계도 워낙 차이가 큰 데다 한국의 경직적인 기업문화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의 또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이직한 김 씨는 “주변의 한국 출신 인력들도 나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한국은 AI 산업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실탄’을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실제 국내 제조업의 ‘AI 대전환’을 이끌 인재 부족이 계속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기존 인력의 유출을 막아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과 중국이 자본력을 앞세워 전 세계 AI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IT 인재에 대한 처우 및 사회적 인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인재 유출 남아공·멕시코보다 심각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의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AI 인재 순유입’ 지수는 1만 명당 ―0.36명이었다. 인구 1만 명당 0.36명의 AI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이다. 이는 인구 1만 명당 순유입이 가장 많은 룩셈부르크(8.92명)나 아랍에미리트(UAE·4.13명), 독일(2.13명), 미국(1.07명)은 물론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0.22명), 그리스(―0.25명), 멕시코(―0.10명)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한국은 기존 AI 인재가 유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체적으로 길러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인 매크로폴로의 ‘글로벌 AI 인재 추적’ 연구를 보면, 전 세계 상위 20% 수준의 AI 연구자(학사 학위 기준) 중 중국 소재 대학 출신이 47%에 달한 반면 한국 대학 출신은 2% 수준에 그쳤다.이런 상황은 의대 쏠림 현상이 보여주듯 과학기술 인재 처우가 열악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연봉 등 처우 문제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 정책 불안정성으로 인한 연구 환경 악화, 단기 성과에 급급한 연구비 제도 등도 국내 과학기술 인재를 해외로 떠나게 만든다는 것이다.실제로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발간한 자료에서도 AI 분야 논문 피인용 수 상위 25%의 핵심 인재들이 한국의 경우 대학 학부 졸업 후 32.9%가 미국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비율은 61.4%로, 미국(93.7%)과 유럽(81.4%)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6만 장 들어오면 관련 전문가 최대 수십 배 필요”이 같은 인재 품귀 현상에 26만 장의 GPU를 손에 쥐게 될 기업들도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 재계 관계자는 “AI 전문가들이 시장에 많이 없는 상태”라며 “가뜩이나 사람이 없는데 기업들의 인재 쟁탈전이 시작되면 인재 품귀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AI 반도체 칩이 신규로 26만 장 국내로 들어올 경우 관련 전문가가 최소 몇 배에서 수십 배까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이 치열한 인재 유치 경쟁을 하는 가운데 인도, 중동 국가 등도 참전했다. 해외 인력의 몸값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민간에서는 자체적으로 AI 인재 육성에 나서기도 한다. LG는 그룹의 AI 인재를 키우기 위해 올 8월 국내 기업 최초로 교육부 공식 인가를 받은 LG AI 대학원을 출범시켰다. 정부는 국내 과학자들의 처우 개선 및 일자리 확보 등의 계획을 담은 종합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에는 중국의 원사 제도를 벤치마킹한 ‘석학 지원 제도’, 청년 연구자에 대한 안정적 연구비 지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고액 연봉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R&D 예산의 효율적인 운용과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인재 풀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다음 달 반려견과 함께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윤재이 씨는 카카오톡 가족 단톡방에서 여행 계획을 짜며 반려견 동반 가능한 숙소를 찾고 예약까지 한번에 끝마쳤다. 카카오톡 안에 들어온 ‘챗GPT 포 카카오’로 숙소를 고르고 해당 서비스에 연결된 ‘카카오톡 예약하기’를 통해 펜션 예약까지 한번에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28일 오픈AI와의 전략적 협업 결과물인 ‘챗GPT 포 카카오’를 선보였다. 카카오톡 이용자라면 누구나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채팅탭 상단의 ‘챗GPT’를 눌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챗GPT 포 카카오’로 주고받은 대화와 생성된 콘텐츠는 기존 대화방에 바로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톡 대화 중 손쉽고 빠르게 전환해 챗GPT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5를 적용해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 및 고도화된 콘텍스트 인지 능력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카카오의 예약, 지도, 선물하기 등과 연결한 ‘카카오 에이전트’도 선보였다. 가령 “5만 원대 괜찮은 선물 뭐가 있을지 추천해 줘”와 같은 이용자 요청을 인식해 이에 맞는 서비스를 직접 호출하고 실행해준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별도의 앱 전환이나 메뉴 탐색 없이도 선물하기, 카카오맵, 예약하기, 멜론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유용하 AI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챗GPT를 안전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챗GPT 안에 카카오와 외부의 서비스를 연결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한국에 물이 들어왔다.” 대통령 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 임문영 상근부위원장(59)은 21일 서울 중구 위원회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방한해 삼성 및 SK그룹과 협약을 맺고 미국이 추진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 한국 AI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임 부위원장은 최근 올트먼 CEO의 이재명 대통령 접견 조율을 위해 오픈AI의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만난 일화를 꺼냈다. 임 부위원장은 “권 CSO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없이 글로벌 AI 협력 체계를 짜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며 “오픈AI도 우리나라가 국가 주도로 성장한 성공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AI 시대에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PC통신 하이텔 출신인 임 부위원장은 2017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시절 정책보좌관으로 정치적 인연을 맺었다.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엔 AI·디지털 산업 육성 전략을 주도하는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을 맡았다. 대선 캠프에서는 디지털특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임 부위원장은 한국의 AI 성장이 미국, 중국에 비해 느리다는 지적에 대해 “정보화 강국을 이뤄낸 성공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해외에 종속되지 않은 국내 기술로 포털, 모바일 메신저 등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 같은 성과가 과거엔 디딤돌이었지만 지금은 이러한 ‘레거시’가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표 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으로는 정치적 불안과 자본시장 취약성을 지목했다. 그는 “두 차례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기업 투자가 위축됐고 가뜩이나 약한 민간 펀딩 시장이 작동하지 못했다”고 봤다. 미국에선 민간 펀딩을 통해 오픈AI, 앤트로픽 등 AI 스타트업들이 탄생한 바 있다. 임 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1호 국정과제인 ‘AI 3대 강국’ 목표와 관련해 “우리 스스로 안 된다는 비관론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부위원장은 한국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AI 3위 그룹에 속해 있다며 “프랑스는 ‘미스트랄AI’ 하나로도 자부심을 가지는 반면 우리는 네이버, LG, 업스테이지 등 다양한 기업에서 AI 모델을 개발하는데도 비관론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임 부위원장은 정부의 AI 핵심 전략인 ‘소버린(sovereign·주권) AI’ 확보와 관련해서는 “소버린 AI는 주권을 갖겠다는 것이지 고립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모체 생쥐에서 새끼 생쥐로 전달돼 새끼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모 체내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이를 규명한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이다용 바이오신약중개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등 연구팀이 엄마가 섭취한 폴리에틸렌(PE) 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되고 그 결과 아이의 면역체계가 교란돼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폴리에틸렌(PE) 미세플라스틱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36%를 차지하며 인체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원으로 꼽힌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컵, 포장지,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제품은 공기, 물, 식품은 물론이고 우리 몸속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컵, 포장지, 비닐봉지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플라스틱인 PE를 이용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모체 쥐에게 PE 미세플라스틱을 먹이자 미세플라스틱은 모유를 통해 새끼의 체내로 이동했다. 연구 결과 새끼의 비장에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축적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비장은 몸속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기관으로, 비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감염병에 쉽게 걸린다.특히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새끼 쥐의 몸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와 NK세포는 줄고 염증을 일으키는 B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등 면역체계가 불균형해지는 현상이 뚜렷이 관찰됐다. 미세플라스틱이 비장에 축적된 후 새끼 쥐는 성장기 내내 면역세포 분포가 불균형했고 인터페론,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 항바이러스 면역물질의 분비가 지속적으로 저하됐다. 미세플라스틱은 단순히 체내에 머무는 이물질이 아니라 면역 발달 과정 전반을 교란시켜 감염 저항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쥐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일종인 H1N1에 감염되도록 만들자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지 않은 쥐보다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다. 항바이러스 면역물질 분비가 현저히 줄어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크게 약화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이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히 체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면역체계 전반을 교란시킬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음식과 물 등 생활 속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위험물 저널’에 이달 15일 게재됐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최예진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 교수(48)가 “AI는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민주화해야만 한다”며 “일부 기업이나 국가의 손에 맡겨둘 수 없다”고 AI 권력 집중 현상을 우려했다. 최 교수는 27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AI 프런티어 국제 심포지엄 2025’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AI 석학 및 연구진이 모여 AI의 미래 비전과 안전·신뢰 등을 논의했다. 최 교수는 ‘생성 AI의 민주화: 스케일링 법칙을 초월하여’라는 주제의 이날 강연에서 오픈AI 등 빅테크에의 의존도 심화를 우려하며 “AI는 소수의 기업이나 국가가 아닌, 모든 사람에 의해 전적으로 보유·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한계도 짚었다. 그는 “AI 모델이 클수록 좋다는 서사는 이제 도전받고 있다”며 “작은 모델로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초대형 모델은 투명성이 부족하고, 전 세계가 특정 기업에 의존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AI 윤리계의 권위자인 최 교수는 워싱턴대 교수 등을 거쳐 올해 1월 스탠퍼드대 HAI 교수로 부임했다. 앞서 2022년에는 ‘천재들의 상’이라고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했다. 2023년, 2025년 타임지가 선정한 AI 분야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선정됐다. 타임지는 최 교수에 대해 “그가 주목하는 소규모언어모델(SLM)은 더 저렴하고 전력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소수 거대 기업이 AI 산업을 독점하는 미래를 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AI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석학 얀 르쿤 뉴욕대 교수(메타 수석 AI 과학자)도 이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 교수 등과의 대담에서 미국 빅테크의 기득권을 비판하면서 오픈소스 생태계를 강조했다. 르쿤 교수는 “미국 기업들이 점점 비밀스러워지고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자기 파괴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소수 기업에 의해 AI가 통제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기초 모델이 오픈소스로 개방되는 것이 필요하다. AI가 오픈소스 플랫폼이 되는 것만이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의 LLM은 5년 후 ‘고물’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며 생성형 AI의 시대는 곧 저물고 스스로 추론하는 비생성형 AI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유료로 디지털 노동력(Digital Labor)을 사용하겠다는 고객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4000곳이 넘었고, 한국도 100여 곳 이상이다. 디지털 노동력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오리라 생각한다.”박세진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일즈포스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 포스(Agentforce)’를 ‘디지털 노동력’으로 정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AI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므로 공존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대체하고, 사람은 더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로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는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정보 관리 도구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다. 이제 디지털 워커(digital worker)를 제공하고 있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의 SNS에 “AI와 로봇이 모든 직업을 대체할 것이다. 노동은 선택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썼다. 세일즈포스 사례만 봐도 AI로 인한 노동시장 대변혁은 이미 진행 중이다. 베니오프 CEO는 “세일즈포스의 고객 지원 부서 인력을 9000명에서 약 5000명으로 줄였다”고 밝히면서 “현재 세일즈포스에서 AI가 전체 업무의 30~50%를 수행하고 있다”고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모두는 과거에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맡게 되고, 우리는 더 높은 부가가치의 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선언했다. ● ‘스스로 일하는 AI 직원’… 기존 챗봇과 달리 사람 개입 없이 자체 문제 해결 에이전트 포스는 세일즈포스의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스스로 일하는 AI 직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챗봇이 미리 정해진 질문–답변 패턴만 따르는 반면, 에이전트 포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며 사람처럼 대화를 이해하고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할 수 있다.예를 들어 기존 챗봇이 ‘로그인이 안 돼요’라는 문의에 준비된 답변만 제공한다면, 에이전트 포스는 고객 계정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문제 원인을 파악하며, 필요 시 담당 부서 실무자에게 바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과정에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중무휴로 다수의 요청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고, 구조화된 데이터를 정확하게 다루는 것이 강점이다. 예를 들어 호텔 예약의 경우 사람이 응대하면 10~20번의 대화가 오가야 하지만, 에이전트는 고객의 의도와 조건을 한 번에 파악해 처리할 수 있다.에이전트 포스는 출시 1년 만에 전 세계 8000개 기업이 도입했으며, 이 중 절반인 4000개 기업이 개념증명(PoC)을 넘어 유료로 사용 중이다. 국내에서도 카페24, 라인페이플러스, 현대인프라코어 등이 실제 적용에 나섰고, 현재 100여 개 기업이 도입을 검토 중이다.앞서 세일즈포스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가 북미·유럽·아시아 지역의 전문가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AI 기반 ‘디지털 노동력(Digital Labor)’은 2030년까지 약 13조 달러(약 1경 8600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조사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직원 업무의 22%를 자동화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전트 to 에이전트(A2A)’ 협업 시대 본격화박 대표는 “고객사 반응을 보면 현재 100명의 직원이 처리하던 고객 응대를 디지털 노동력을 통해 단번에 1000명의 직원이 일하는 것처럼 확대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다 ”고 전했다. 포뮬러원(F1)은 에이전트 포스를 도입해 평균 응답 시간을 80% 단축하고, 콜 처리 시간은 50% 줄인 대표 사례로 꼽힌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레이싱 영화 ‘F1 더 무비’의 글로벌 흥행 이후 팬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F1은 팬 관리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기존 팬뿐 아니라 경기에 관심 없던 일반 대중까지 새로운 팬층이 급속도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F1의 전체 팬 중 35세 이하 비율은 3분의 1을 차지하며, 여성 팬 비율은 2018년 32%에서 2023년 42%로 증가했다. SNS 팔로워는 9600만 명을 넘어섰다. 실제 그랑프리 경기를 직관하는 팬은 전체의 1% 미만이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F1 TV, 게임, 굿즈 구매 등 디지털·간접 경험을 통해 경기를 접한다. 그 과정에서 100여 개 이상의 내부·외부 데이터가 생성된다. F1은 이같은 대규모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팬 맞춤형 경험을 설계하고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F1을 위한 에이전트 포스의 첫 상담 문제 해결률은 95% 이상이며, AI 기반 콘텐츠 추천 클릭률은 22% 증가했다. F1은 100여 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2400만 명의 팬 프로필을 구축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연간 팬 만족도는 90%에 달했다. 이에 2027년까지 팬 수를 4300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F1 관계자는 “에이전트 포스를 통해 팬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모든 접점에서 팬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세일즈포스는 단일 에이전트를 넘어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도 추진 중이다. 이 생태계에서는 목표가 서로 다른 복수의 에이전트가 협력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한다.예를 들어 자동차 거래에서는 판매자 측 에이전트는 최대 가격을, 구매자 측 에이전트는 최소 가격을 목표로 하지만, 서로 목표를 인식하고 조율하며 거래를 성사시킨다. 이러한 ‘혼합 목표 시나리오(Mixed Objective Scenario)’에서 오류 없이 수행하는 것이 A2A 기술의 핵심 과제다. 유통업에 접목한다면 소매 유통업체의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반품 요청을 접수하면, 제조사의 에이전트가 물건 손상 여부를 판단하며, 물류 파트너사 에이전트가 배송 절차를 결정하는 식이다. ● 글로벌 AI 준비지수 평가…한국의 AI 준비도는 세계 상위권세일즈포스가 2024년 7월 발표한 ‘글로벌 AI 준비 지수(Global AI Readiness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AI 규제 프레임워크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9점을 기록하며 싱가포르, 영국과 함께 상위권에 올랐다. 국가 차원의 AI 전략과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산업 및 정부 기관의 AI 도입 수준은 6.7점으로, 제조업·스마트시티·물류 등 핵심 산업에서 AI 적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박 대표는 “한국은 규제가 다소 강한 편이지만, 인적 자본과 기술 수준이 글로벌 표준 대비 매우 높게 평가됐다”며 “대부분의 지표가 글로벌 평균을 상회했고,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AI 준비 지수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 AI를 수용하는 속도가 빠르고 반응도 민첩하다”며 “본사에서도 반도체 등 제조 인프라와 K-컬처 확산으로 주목받는 시장이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소버린 AI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에도 본사가 긍정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한국이 인공지능(AI) 강대국으로 올라서려면 ‘소버린 AI’ 구축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통적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인프라적 강점을 토대로 오픈AI와 같은 선두 기업과 협력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픈AI는 23일 ‘한국에서의 AI: 오픈AI의 경제 청사진(AI in South Korea: OpenAI’s Economic Blueprint)’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韓 AI 모델 산업 전반 확장 제한적”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사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은 반도체, 디지털 인프라, 인재, 정부 지원이라는 4대 강점을 바탕으로 역사적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이용자에 대해서도 “한국의 주간활동사용자(WAU)는 약 17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했고, 인구 대비 구독률은 전 세계 1위 수준”이라며 “또한 서울은 오픈AI의 영상 생성 AI ‘소라’ 사용 인구도 1위”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한국형 소버린 AI 구현에 협조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오픈AI는 한국을 ‘AI 인프라 허브’ 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의 소버린 AI, 즉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AI’를 현지 데이터와 인프라 안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부의 AI 3대 강국 목표를 위해선 소버린 AI뿐만 아니라 오픈AI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란 입장이다. 한국의 대규모 AI 모델은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산업 전반에 대한 확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현재 강력한 정부의 의지와 산업계의 준비 태세를 바탕으로 세계 주요 AI 강국 반열에 올라섰다”면서도 “AI 활용 확대, 기술 격차 해소, 데이터 상호운용성 개선 등에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AI 전환의 모든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램 공급 등 글로벌 협력 강조 특히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AI 인프라 구축은 전기망·철도·도로 같은 거대 산업으로, 글로벌 인프라 확대 속에서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전 세계 공급망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오픈AI는 이번 한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대표적 글로벌 협력 사례로 꼽았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D램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내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책적 제안도 내놓았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기술·금융·정책 지원이 결합된 AI 국가 패키지를 발전시켜 한국형 ‘K-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날 오후 리헤인 최고책임자를 만나 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있어 한국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최우선 순위로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앤스로픽도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기대되는 AI 시장 중 하나로 꼽았다. 벤저민 맨 앤스로픽 공동 창업자는 이날 SK텔레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기술 인프라, 실행 속도, 품질 기준이 결합한 독특한 혁신 환경을 갖췄다”며” 정부의 AI 강국 목표 아래 민관 협력이 강화되면서 혁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한국이 명실상부한 AI 강대국으로 올라서려면 ‘소버린 AI’ 구축 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통적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인프라적 강점을 토대로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선두기업과 협력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잡고 있다. 오픈AI는 23일 ‘한국에서의 AI : OpenAI의 경제 청사진(AI in South Korea: OpenAI’s Economic Blueprint)’를 발표하고 파운데이션 모델, 인프라,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등 소버린 AI 구축을 진행하면서 프런티어 개발사와의 협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는 이날 오전 열린 미디어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은 반도체, 디지털 인프라, 인재, 정부 지원이라는 4대 강점을 바탕으로 역사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며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한국 이용자에 대해선 “한국의 주간활동사용자(WAU)는 약 17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했고, 인구 대비 구독률은 전 세계 1위 수준”이라며 “또한 서울은 오픈AI의 영상 생성 AI ‘소라’ 사용 인구도 1위”라고 설명했다.오픈AI는 한국 정부의 AI 3대 강국 목표를 위해선 오픈AI의 협력이 필수적이란 입장이다. 한국의 대규모 AI 모델은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산업 전반에 대한 확장은 제한적일 수 있어 오픈AI와 같은 프런티어 개발자들이 축적한 대규모 배포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오픈AI는 한국을 ‘AI 인프라 허브’ 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한국의 소버린 AI, 즉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AI’를 현지 데이터와 인프라 안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구축은 전기망·철도·도로 같은 거대 산업으로, 글로벌 인프라 확대 속에서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전 세계 공급망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한국은 전자, 조선, 크리에이터 산업 등 도메인 강점이 뚜렷해 AI를 이 분야에 결합해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번 한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대표적 글로벌 협력 사례로 꼽았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D램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과기정통부와 국내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같은 국가 단위 협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 나온 사례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이 같은 글로벌 협력을 통해 오픈AI가 이끄는 대규모 AI 생태계의 핵심 참여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인프라 개발·운영 역량·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긍정적 파급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소버린 AI 생태계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둘 모두를 동시에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와의 협력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은 직접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다면 언제나 열려 있다”며 “AI 데이터 구축은 다양한 버전으로 논의 중으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스타게이트 코리아’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 스타트업, 대학, 공공기관이 고성능 컴퓨팅 자원에 접근하는 공공 컴퓨팅 구조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보고서는 또 산업, 중소기업(SME), 의료, 교육 등 단기 파급효과가 큰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기술·금융·정책 지원이 결합된 AI 국가 패키지로 발전시켜, 한국형 ‘‘K-AI 생태계’로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헤인 최고책임자는 “AI 경쟁은 곧 에너지, 칩, 데이터, 인재 경쟁”이라며 “이 4가지 전략 자산을 정책과 법제, 규제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국가 차원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한국이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면 2026년에는 의료와 과학, 2027년에는 로보틱스 분야로 AI의 물리적 확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픈AI가 인공지능(AI) 기반 웹 브라우저를 정식 출시하며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 ‘크롬’에 도전장을 던졌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전 세계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이 ‘대화형’으로 급변한 가운데, AI 기반 웹 브라우저는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오픈AI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퍼플렉시티 등 다른 빅테크들도 AI 브라우저를 속속 내놓고 있다. 오픈AI는 21일(현지 시간)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웹 브라우저 ‘챗GPT 아틀라스(ChatGPT Atlas)’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아틀라스 브라우저를 통해 검색을 하며 화면 옆에 활성화된 ‘챗GPT에게 물어보기’를 클릭해 챗GPT에 웹 페이지 요약을 요청하거나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다. 브라우저 안에서 챗GPT와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메일 작성, 일정 관리, 예약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AI 브라우저는 무엇보다 ‘개인화’와 ‘단순화’가 핵심이다. 기존 브라우저에선 검색해서 찾은 웹사이트를 일일이 들어가 정보를 찾아야 했다. 반면 아틀라스에선 AI가 검색 결과를 찾아내고, 이를 요약해 답까지 해주는 식이다. 또한 ‘커서 채팅’ 기능을 사용하면 드래그 한 번으로 원하는 문장을 곧바로 편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작성하다가 문장 일부를 선택해 ‘좀 더 정중하게 바꿔줘’라고 입력하면 해당 페이지 안에서 문장이 다듬어진다.에이전트 모드를 통해선 식료품 주문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예컨대 저녁 요리 레시피를 찾은 뒤 필요한 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싶을 경우 챗GPT에 요청하면 페이지를 벗어나지 않고도 주문까지 완료할 수 있다. 이용자의 맥락을 기억하는 것도 특징이다. 단순히 질문에 적절한 정보를 요약해 제공할 뿐 아니라, 이용자 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것. 이를 위해 이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나 과거 작업 기록을 활용한다. 다만 브라우저 메모리는 전적으로 이용자의 선택 사항이며, 설정에서 원하는 대로 제어하고 기록을 삭제할 수 있다고 오픈AI는 설명했다. 챗GPT 아틀라스는 이날부터 맥(Mac)OS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조만간 윈도와 iOS,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으로도 확대된다. AI의 등장으로 웹 브라우저 시장도 대격변기를 맞았다. 정보 검색 패턴이 AI와의 대화형으로 바뀌면서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 등 기존 브라우저의 아성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뉴욕 증시에서 구글 알파벳 주가는 이날 오전 장중 4% 넘게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줄이며 1%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구글 대항마’로 평가받는 미국 퍼플렉시티도 올 7월 AI 브라우저 ‘코멧(Comet)’을 유료로 출시한 뒤 최근 무료로 확대했다. 이에 맞서 구글은 자사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크롬 브라우저에 통합했으며, MS도 기존 ‘엣지’ 브라우저에 자체 AI인 ‘코파일럿’을 탑재하며 고도화하고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59·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핵심 증인을 별건 수사로 압박해 허위 진술을 이끌어 냈다고 판단하며 “그런 수사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약 석 달간 구속 수감까지 됐던 김 센터장이 무죄를 받으면서 3년여간 카카오그룹의 발목을 잡아 온 사법 리스크가 당분간 해소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法 “검찰의 별건 수사, 진실 왜곡”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법인인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김 센터장은 2023년 2월 하이브가 에스엠 공개매수를 추진하던 시기, 2400억 원을 투입해 주가를 높게 끌어올려 인수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된 뒤 8월 재판에 넘겨졌다.재판부는 “공개매수 기간 중 카카오가 대규모 장내 매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주가 조작으로 볼 수 없다”며 “주문 시점과 간격, 물량 등을 보면 인위적으로 주가를 고정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의 ‘지분 확보 목적’ 주장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법원은 특히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문장이 별건으로 수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심리적 압박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검찰의 의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별건을 강도 높게 수사하면서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 수사 주체가 어디든 이제 그런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이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일부는 구속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별건’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이 전 부문장의 부인 윤정희 씨가 소유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의혹이었다. 검찰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 전 부문장에 대해 수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회사 및 관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이 전 부문장은 김 센터장의 ‘주가 조작 공모’를 진술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한 것이다.● 檢 “항소 검토” 카카오 “AI 전략 속도” 검찰과 금융당국은 이 사건을 강도 높게 수사해 왔다.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금융감독원은 직접 조사에 착수했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법인 처벌까지 검토 중”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김 센터장을 구속 기소했고, 그는 지난해 10월 보석되기 전까지 약 3개월간 수감되기도 했다. 검찰은 2270건의 증거를 제출하며 김 센터장에 대해 징역 15년에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검찰은 “진술 압박 등 판결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대표는 펀드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 센터장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 조작과 시세 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금고형 이상 판결 시 처하는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과 스테이블코인 사업 차질 우려도 벗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 내에선 김 센터장이 추진해 온 인공지능(AI)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 등 미래 성장 어젠다에 힘이 실릴 거란 기대가 높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국내 주요 보안기업인 SK쉴더스가 해킹당한 내역에 SK텔레콤, KB금융그룹, 금융보안원 등 고객사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돼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다크웹 기반 해커그룹 블랙 슈란탁은 SK쉴더스 데이터 24GB(기가바이트)가량을 해킹했다고 주장하면서 증거 사진 42건을 제시했다. 해당 자료에는 SK쉴더스 고객사의 정보도 대거 포함돼 있었다. SK쉴더스가 고객사 SK텔레콤에 제공한 서비스 설명자료, KB금융그룹의 경우 통합보안관제시스템 구축 기술 자료, SK하이닉스는 VEN(보안 분야) 상태 검증 자료와 장애 발생 시 대응 솔루션 자료가 다크웹에 올라왔다. 금융보안원은 소프트웨어(SW) 구성도 등이, HD한국조선해양은 검증 테스트(PoC) 등 자료가 유출됐다. 앞서 SK쉴더스는 해킹당한 자료가 허니팟(해커 유인용 가상 환경)을 기반으로 해커를 유인하기 위한 가짜 정보였다고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직원이 쓰는 개인 G메일 계정이 허니팟과 연결되며 회사 내부 자료가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커 조직이 10일과 13일 두 차례 해킹 관련 정보를 보냈음에도 SK쉴더스는 자체 시스템의 문제가 없다고 오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유출된 정보를 파악하고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59·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핵심 증인을 별건 수사로 압박해 허위 진술을 이끌어냈다고 판단하며 “그런 수사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센터장의 무죄로 3년여간 카카오그룹의 발목을 잡아온 사법 리스크는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法 “검찰의 별건수사, 진실 왜곡”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법인인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 중 카카오가 대규모 장내 매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주가 조작으로 볼 수 없다”며 “주문 시점과 간격, 물량 등을 보면 인위적으로 주가를 고정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시장에서는 하이브 공개매수 종료 후에도 주가 상승 전망이 있었고, 피고인들의 ‘지분 확보 목적’ 주장은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법원은 특히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문장은 별건으로 조사받으면서 수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의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 혜택을 받은 만큼, 허위 진술의 동기와 이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법원은 선고 직후에도 이례적으로 검찰의 수사 방식을 직접 거론했다. “본건과 별다른 관련이 없는 별건을 강도 높게 수사하면서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며 “수사 주체가 어디든 이제 그런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이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일부는 구속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별건’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이 전 부문장의 부인 윤정희 씨가 소유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의혹이었다. 검찰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 대표와 이 전 부문장에 대해 수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회사 및 관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이 전 부문장은 김 센터장의 ‘주가 조작 공모’를 진술했으나, 법원은 이 진술이 별건 압박 속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해 배척한 것이다.● 檢 “항소 검토”… 카카오 “AI·글로벌 전략에 속도”이번 사건은 2023년 2월 하이브가 에스엠 공개매수를 추진하던 시기, 카카오가 2400억 원을 투입해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12만 원)보다 높게 끌어올려 경영권 인수를 방해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이 직접 조사에 착수했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법인에 대한 처벌까지 검토 중”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이후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으로 넘어가 김 센터장 등이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2270건의 증거를 제출하며 김 센터장에 대해 징역 15년에 벌금 5억 원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함께 기소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대표는 펀드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 센터장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김 센터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며 금고형 이상 판결로 인한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과 스테이블코인 사업 차질 우려도 사라졌다. 카카오 내부에선 김 센터장이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추진해온 인공지능(AI)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 등 미래 성장 아젠다에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가 높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3년여간 카카오그룹의 발목을 잡아온 사법리스크가 일단 해소됐다.카카오 그룹 내부에선 김 창업자가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구상해온 AI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 등 미래 성장 아젠다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고형 이상 판결로 인한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이나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장 차질 우려 등도 해소됐다. 김 창업자는 이날 무죄 선고 직후 “오랜시간 꼼꼼히 자료를 챙겨봐주시고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해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8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던 중 지난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올 3월 암 투병 사실을 밝히며 최고의사결정기구인 CA협의체 공동의장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CA협의체는 정신아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됐다. 다만 회사 미래 비전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감안해 김 창업자는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직은 계속 맡아 투자를 챙겨왔다.카카오는 쇄신을 위한 체질 개선과 AI, 스테이블코인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카카오는 다음주 중 카카오톡 내에서 카카오맵·선물하기·멜론 등 주요 서비스를 연동해 실행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챗GPT 포 카카오’ 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출시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검색과 요약 등 신기능을 추가한 에이전트(비서) 서비스 ‘익시오 2.0’을 20일 공개했다. 통화 녹음과 보이스피싱 등 위·변조 목소리 탐지를 지원했던 1.0 버전에서 AI 스스로 통화 내용을 검색해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비서 서비스로 진화한 것이다. 익시오 2.0에는 ‘AI 대화 검색’과 ‘AI 스마트 요약’, ‘디스커버 2.0’ 기능이 추가됐다. AI 대화 검색은 기존 통화에서 기억나지 않는 내용을 직접 찾을 필요 없이 AI에게 질문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가령 ‘지난주에 이 친구가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다고 했지?’라고 질문하면 AI가 통화 내용 속에서 답변을 찾아준다. ‘엄마와 언제 만나기로 했지?’라고 물어보면 알아서 지난 통화내역을 찾아 알려준다.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대화 방식, 대화 속 감정 등을 분석해 긍정적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형 인사이트도 답변으로 제공한다. AI 스마트 요약은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기능이다. 통화 1건을 △메모 △토론 △문의 △할 일 △영업 △부동산 중개 등 6개 종류로 정리할 수 있다. 영업과 부동산 중개 관련 통화 정리 기능은 해당 업종 종사자라면 업무용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요약된 통화 내용은 간단하게 수정하거나 복사, 공유할 수 있다. 디스커버 2.0은 통화와 문자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필요한 AI 기능을 추천하는 안내 페이지다. 사용 패턴에 따른 AI 통화 내용 정리, 문자메시지 분석을 통한 일정 관리, 통화에서 언급된 장소 검색 등 AI가 추천하는 필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통화와 문자에서 언급된 건강검진이나 가족 모임 등 일정을 알려주는 식이다. 안드로이드 버전에는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에 포함된 피싱 위험 인터넷주소(URL)로 접속할 때 주의 알림을 해 주는 ‘위험 URL 탐지’와 문자로 받은 쿠폰이나 예약 일정을 알아서 감지하고 날짜가 가까워지면 알림을 제공하는 ‘AI 문자 리마인더’가 추가됐다. 아이폰용 ‘iOS’ 버전에도 순차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검색과 요약 등 신기능을 추가한 에이전트(비서) 서비스 ‘익시오 2.0’을 20일 공개했다. 통화 녹음과 보이스피싱 등 위·변조 목소리 탐지를 지원했던 1.0 버전에서 AI 스스로 통화 내용을 검색해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비서 서비스로 진화한 것이다. 익시오 2.0에는 ‘AI 대화 검색’과 ‘AI 스마트 요약’, ‘디스커버 2.0’ 기능이 추가됐다. AI 대화 검색은 기존 통화에서 기억나지 않는 내용을 직접 찾을 필요 없이 AI에게 질문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가령 ‘지난주에 이 친구가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다고 했지?’라고 질문하면 AI가 통화 내용 속에서 답변을 찾아준다. ‘엄마와 언제 만나기로 했지?’라고 물어보면 알아서 지난 통화내역을 찾아 알려준다.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대화 방식, 대화 속 감정 등을 분석해 긍정적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형 인사이트도 답변으로 제공한다.AI 스마트 요약은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기능이다. 통화 1건을 △메모 △토론 △문의 △할 일 △영업 △부동산 중개 등 6개 종류로 정리할 수 있다. 영업과 부동산 중개 관련 통화 정리 기능은 해당 업종 종사자라면 업무용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요약된 통화 내용은 간단하게 수정하거나 복사, 공유할 수 있다. 디스커버 2.0은 통화와 문자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필요한 AI 기능을 추천하는 안내 페이지다. 사용 패턴에 따른 AI 통화 내용 정리, 문자메시지 분석을 통한 일정 관리, 통화에서 언급된 장소 검색 등 AI가 추천하는 필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통화와 문자에서 언급된 건강검진이나 가족 모임 등 일정을 알려주는 식이다.안드로이드 버전에는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에 포함된 피싱 위험 인터넷주소(URL)로 접속할 때 주의 알림을 해 주는 ‘위험 URL 탐지’와 문자로 받은 쿠폰이나 예약 일정을 알아서 감지하고 날짜가 가까워지면 알림을 제공하는 ‘AI 문자 리마인더’가 추가됐다. 아이폰용 ‘iOS’ 버전에도 순차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K쉴더스가 해커 조직에 의해 내부 문서 일부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18일 오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사이버 침해 사고를 신고했다. 국내 대표 보안기업마저도 해킹 공격에 뚫려버린 셈이다. 19일 SK쉴더스 측은 “17일 해커 유인용 가상 환경인 ‘허니팟’에 로그인되어 있던 직원 개인 이메일 계정(G메일)에서 내부 문서 유출을 확인해 18일 오전 10시 3분 KISA에 신고했으며,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한 점검과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쉴더스 측은 유출 경위에 대해 “문제가 된 허니팟 계정은 크롬 브라우저로 연결되는데 크롬 브라우저에 자동 로그인이 돼 있었다”며 “해당 메일함에 있던 일부 내부 문서가 유출된 상황이라 유출 범위를 전수 조사 중”이라고 했다. 해커 유인을 위한 ‘가짜 시스템’ 안에 ‘진짜 개인 이메일’ 계정이 로그인돼 해커가 실제 내부 자료에 접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격은 미국 소재 해커 그룹 ‘블랙 슈란탁(Black Shrantac)’의 주장에서 시작됐다. 이 해커 그룹은 17일 다크웹 게시글을 통해 ‘고객 정보 등 SK쉴더스의 내부 데이터를 총 24GB 규모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SK쉴더스는 처음에는 이를 “해커 분석을 위한 유인용 가짜 시스템인 ‘허니팟’에 올려진 가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조사 과정에서 실제 내부 문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가 피해 여부에 대해선 “직원의 개인 G메일 계정이어서 SK그룹 내부망 등과 연결돼 있지 않다”며 “혹시 모를 고객사들 피해가 있을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K쉴더스가 SK그룹 계열사들의 보안 관제를 맡아온 만큼 그룹 전체에 영향이 있을지 유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보안 전문 기업인 SK쉴더스가 초반 ‘허니팟 계정에 올린 가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라는 식으로 잘못된 대응을 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내 주요 보안기업인 SK쉴더스가 해커 조직에 의해 내부 문서 일부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18일 오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사이버 침해 사고를 공식 신고했다. 19일 SK쉴더스 측은 “17일 해커 유인용 가상 환경인 ‘허니팟’에 로그인되어 있던 직원 개인 이메일 계정(G메일)에서 내부 문서를 확인해 18일 오전 10시 3분 KISA에 신고했으며, 고객 정보보호를 위한 점검과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는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안내하겠다”고 했다. 쉴더스 측은 유출 경위에 대해 “문제가 된 허니팟 계정은 크롬 브라우저로 연결되는데 크롬 브라우저에 자동로그인이 돼 있었다”며 “해당 메일함에 있던 일부 내부 문서가 유출된 상황이라 유출 범위를 전수 조사 중”이라고 했다. 해커 유인을 위한 ‘가짜 시스템’ 안에 ‘진짜 개인 이메일’ 계정이 로그인돼 해커가 실제 내부 자료에 접근하게 된 것이다. 고객사 피해 여부에 대해선 “직원의 개인 G메일 계정이어서 SK그룹 내부망과 연결돼 있지 않아 그룹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혹시 모를 고객사들 피해가 있을지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은 해커그룹 ‘블랙 슈란탁(Black Shrantac)’의 주장에서 시작됐다. 이 해커그룹은 17일 다크웹 게시글을 통해 ‘SK쉴더스의 내부 데이터를 총 24GB 규모로 확보했다며 밝혔다. 이들은 유출된 자료에 △고객의 정보 및 요구사항△내부 네트워크 구성 관련 문서와 시스템 구조도 이미지△인사·결제 및 기업 운영 자료, 보안 솔루션과 기술 문서△외부 시스템 접근이 가능한 API 키와 환경 설정 파일△대형 통신사 및 반도체사의 PoC(Proof of Concept) 테스트 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SK쉴더스는 처음에는 이를 “해커 분석을 위한 유인용 가짜 시스템인 허니팟에 올려진 가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 조사 과정에서 실제 내부 문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SK쉴더스는 공공기관, 금융권, 의료기관, 통신사, 반도체기업 등 핵심 인프라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보안 기업은 고객사의 시스템 구조와 네트워크 인프라 구성, 침해사고 대응 프로세스, API 인증 및 연동 구조, 취약점 리포트 결과 등 민감한 보안 데이터를 대량으로 보유하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복수 고객사를 겨냥한 2차·3차 공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K쉴더스가 SK그룹 계열사들의 보안 관제를 맡아온 만큼 그룹 전체에 영향이 있을지 유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 전문 기업인 SK쉴더스가 허니팟 계정에 올린 가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라는 식으로 잘못된 대응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KT 무단 소액결제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팸토셀) 아이디가 추가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에 따르면 KT가 파악한 기지국 아이디 4개 외에도 추가 불법 아이디가 발견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모두 20개가량의 ID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명 이내의 추가 피해자도 파악됐다. 불법 기지국 접속 인원 수도 기존 2만30명에서 2000여 명 늘어난 2만2000여 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불법 기지국에 접속된 가입자들의 휴대전화 번호, 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IMSI), 국제단말기식별번호(IMEI)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던 것으로 미뤄 볼 때 추가된 접속 인원 2000여 명의 개인정보 역시 유출됐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KT가 해당 가입자들에게 불법 기지국 접속 여부를 고지했는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추가로 신고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KT는 무단 소액결제 사건 피해자를 362명으로 밝힌 바 있다. 경찰이 집계한 피해 규모는 13일 기준 220명, 1억4000만 원 상당이다. 앞서 이달 14일 KT 이현석 부사장은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황 의원의 추가 피해자 관련 질의에 “(추가 피해자가) 그렇게 나온 것 같지 않다”, “의원님이 알고 있는 데이터와 틀림없이 다를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황 의원은 “추가 피해가 없다는 식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던 KT의 거짓말이 결국 드러났다”면서 “국감장에서의 KT 측 위증에 대해선 형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고, KT의 반복적이고 악의적인 축소, 은폐 행태에 대해서도 징벌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직 추가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KT 측은 17일 브리핑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경찰청으로부터 KT가 무단 소액결제 및 해킹 사태와 관련해 정부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 사건을 배당받아 내사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과기부가 수사를 의뢰한 지 14일 만이다. 과기부에 따르면 KT는 서버 폐기 시점을 8월 1일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같은 달 13일까지 폐기 작업을 진행하는 등 허위로 답변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반(反)이민 정책을 강화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취업 비자(H-1B)의 발급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약 140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100배 올리면서 미국 테크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들은 H-1B 비자의 큰 이용자 중 하나다. 실제로 미국 테크업계에서도 해당 수수료 인상이 채용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우려가 크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가 지난달 24∼30일 7일간 미국 가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725명 가운데 50%가 ‘H-1B 비자 소지자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중에서도 ‘심각하게 줄어들 것(33%)’이라는 응답이 ‘다소 줄어들 것(17%)’이란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응답은 22%에 그쳤다. 응답을 정치 성향이나 비자 상태로 분류해도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란 응답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정책을 반대하는 응답군에서 59%였고, 찬성하는 응답군에서도 52%였다. 또한 미국인의 경우 57%, H-1B 비자 소지자인 경우 60%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규 채용이 줄더라도 미국 자국민 채용이 늘어날 것이란 응답은 22%에 그쳤다.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각 기업이 선택할 대안으로는 ‘해외 채용을 확대할 것(52%)’이라는 응답이 가장 우세했다. 앞서 블라인드가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9일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3265명 가운데 69%가 ‘H-1B 비자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를 국적별로 쪼개 보면 응답자가 미국인인 경우 49%만이 ‘H-1B 비자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외국인인 경우 같은 응답이 88%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63%는 ‘미국 기업이 후보자의 국적이나 비자 상태와 상관 없이 최적격자를 채용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답변에 대해서는 △ H-1B를 비롯한 워킹 비자 소지자 89% △영주권자 65% △미국인 40%의 응답률을 나타내는 등 인식 격차가 극심했다. ‘H-1B 비자 소지자는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며 미국인들의 직업을 빼앗아 간다’는 응답도 △H-1B를 비롯한 워킹 비자 소지자인 경우 9% △영주권자 27% △미국인 57%로 차이가 컸다. 비자 수수료 인상 등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테크업계 거물의 반발도 부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대만계 미국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62)다. 그는 이달 8일(현지 시간) “현재 미국 행정부의 정책으로는 우리 가족의 이민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 CEO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이 10만 달러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민은 ‘아메리칸드림’의 토대다. 누구나 미국에 와서 열심히 일하고 재능을 발휘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직원들에게 약 1400건의 H-1B 비자 발급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황 CEO는 “모든 직원에게 이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