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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구형 반도체 중심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인 중국이 첨단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반도체 장비 자립 등 미국 제재를 뚫기 위한 독자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투자 나서는 中 최대 반도체 펀드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3440억 위안(약 65조4500억 원) 규모로 조성한 이른바 ‘빅펀드3’는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이 취약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첫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연내 투자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빅펀드3는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펀드”라며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투자 대상을 선별하기 위한 하위 펀드 3개도 조성했다”고 보도했다.빅펀드3는 지난해 출범한 제3차 국가직접회로 사업투자펀드(ICF)로 중국 정부가 조성한 세 번째 반도체 육성 기금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5년 단위로 빅펀드1(2014∼2018년), 빅펀드2(2019∼2023년)를 만들어 운영했다. 각각 1390억 위안, 2000억 위안으로 3차 펀드는 기존의 두 펀드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빅펀드3가 가장 우선 순위에 둔 투자 대상은 현재 중국이 ‘병목 현상’을 겪는 기술 분야다. 대표적인 것이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다.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회로를 그릴 때 쓰는 핵심 장비로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첨단 공정에서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ASML이 독점 공급하는 이 장비는 미국의 대중 제재로 중국 반입이 막혔다. 대규모 기술 투자로 장비 대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반도체 장비 시장부터 지각변동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펀드를 통해 삼성전자, TSMC와 맞먹는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선 중국의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 분야 기술을 한국, 대만의 약 5년 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그 격차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빅펀드3가 본격 투자를 집행하면 미국, 일본, 네덜란드가 장악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8대 공정 중 식각, 증착에 강점을 갖는 중국 나우라는 2023년 매출액 기준 글로벌 8위로 처음 10대 장비사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는 6위로 상승했다. ASML 대항마로는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SMEE)가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특허당국에 EUV 노광장비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미국의 대중 제재가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굴기’ 원동력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자 짐 켈러는 최근 일본 정보기술(IT) 매체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중국에 대한 제재 덕분에 중국의 기술 개발 속도가 5년은 빨라졌다고 본다”며 “반도체 싸움은 규제가 아니라 혁신을 통해 이기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첨단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기판 기술이 함께 진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같은 기판에 전자회로를 더 빽빽하게 담으면서도 내구성까지 강화하는 기술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LG이노텍 “세계 첫 코퍼 포스트 개발”LG이노텍은 모바일 반도체 기판에 활용하는 ‘코퍼 포스트’(구리 기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칩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시키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LG이노텍은 “코퍼 포스트 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안에 더 작은 기판을 탑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전자회사들은 반도체 기판을 메인보드와 연결할 때 ‘솔더볼(solder ball)’이란 납땜용 구슬을 활용했다. 기판 사이사이를 깎고 틈을 만들어, 그 안에 동그란 솔더볼을 주입한 뒤 메인보드에 부착시키는 방식이다. 문제는 솔더볼이 구 형태여서 공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또 기판이 소형화되고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솔더볼 간의 간격이 좁아지는데, 이때 납땜 과정에서 솔더볼이 서로 달라붙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회로 집적도를 높이는 데 있어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LG이노텍은 기존 솔더볼이 들어갔던 틈에 구리를 대신 주입했다. 기판 틈을 직각 기둥 형태의 구리가 채우자 공간 효율이 올랐다. 이러한 코퍼 포스트 기술을 통해 솔더볼 간의 간격을 좁혀 같은 성능 기준 최대 20% 작은 반도체 기판을 만들 수 있게 됐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설계 자유도를 높이고 얇은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용화 코앞에 둔 유리 기판최근 혁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다른 반도체 기판 기술로는 유리 기판이 꼽힌다. 유리 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열에 강하고 휘어짐 현상이 적어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유리 기판이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이유다. 유리 기판을 쓰면 같은 성능의 플라스틱 기판 대비 4분의 1 두께로 반도체를 만들 수 있고, 이는 공정을 두 세대 앞당기는 효과를 볼 수 있다.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도 훨씬 미세한 3나노 칩과 같은 성능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반도체 미세 공정은 7나노에서 5나노를 거쳐 3나노로 발전했는데, 보통 다음 세대의 회로 면적이 이전 세대보다 50%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정이 두 세대 발전하면 면적은 25%가 되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유리 기판 출시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달부터 세종사업장에서 유리 기판 시범 생산에 나서기 시작하며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있다.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도 미국 조지아주 유리 기판 공장 시운전에 들어가 샘플 제품을 만들고 있다. LG이노텍은 연내 시제품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올 하반기(7∼12월) 폴더블폰 시장 주도권을 노린 스마트폰 업계의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5’ 초대장을 발송했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잇따라 삼성에 앞서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폴더블폰 경쟁도 누가 더 얇고 더 가볍게 만드는지 ‘슬림화’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더 얇게’ 갤럭시 언팩 초대장 삼성전자는 최신폰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 2025가 다음 달 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다고 24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사들에 초대장을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7·폴드7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초대장 영상을 보면 스마트폰이 두 갈래로 나뉘어 더 얇아지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신제품이 전작(갤럭시Z플립6·폴드6)보다 훨씬 얇아질 것이라고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갤럭시 디바이스는 구조 단계부터 새롭게 정의돼 더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업계는 갤럭시Z폴드7 등 신제품이 삼성전자의 역대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지 및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7 기준 두께가 접었을 때 9mm, 펼쳤을 때 4mm 안팎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작 두께는 접었을 때 12.1mm, 폈을 때 5.6mm였는데 이보다 20∼30% 더 얇아지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더 얇고 가벼워지는 것은 최근 삼성전자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기능은 인공지능(AI)으로 고도화하고, 디자인은 슬림화 경량화로 세련되게 만들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5월 출시한 갤럭시S25 엣지도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얇게 제작됐다. 두께 5.8mm로 1월 내놨던 갤럭시S25 울트라(8.2mm)보다 2.4mm(29%) 얇아졌다. 무게도 218g에서 163g으로 55g(2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얇아지려면 단순히 디스플레이만 얇아져선 안 되고 카메라, 배터리, 칩 등 각종 부품들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갈수록 스마트폰의 성능은 올라가는데 두께와 무게는 더 줄여야 해서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보다 먼저” 중국도 폴더블폰 공개 중국 업체들도 더 얇아진 폴더블폰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갤럭시 언팩을 의식한 듯 이보다 먼저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 아너는 다음 달 2일 폴더블폰 매직 V5를 출시할 예정이다. 매직 V5의 두께는 접었을 때 8.8mm, 펼쳤을 때 4.15mm로 알려졌는데 삼성전자와 0.1mm 단위 차이로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샤오미도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폴더블폰 신작 ‘믹스 플립2’ 출시를 예고했다. 샤오미는 아직 구체적인 스펙은 밝히지 않았으나 독일 카메라 회사 라이카와 공동 개발했다며 26일 믹스 플립2를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한편 아직까지 폴더블폰 제품을 내놓지 않은 애플은 내년을 목표로 생산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폰에 탑재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사로 삼성디스플레이를 낙점하고 협력하고 있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궈밍지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이 올 3분기(7∼9월) 후반 또는 4분기(10∼12월) 초부터 접는 아이폰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올 하반기(7~12월) 폴더블폰 시장 주도권을 노린 스마트폰 업계의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열리는 갤럭시 언팩 초대장을 발송했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삼성에 앞서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폴더블폰 경쟁은 누가 더 얇고 가볍게 만드는지 ‘슬림화’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24일 삼성전자는 최신폰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 2025’가 다음달 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다고 공식 발표하고 초대장을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사들에 발송했다.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7·폴드7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초대장 영상을 보면 스마트폰이 두 갈래로 나뉘어 더 얇아지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신제품이 전작(갤럭시Z플립6·폴드6) 대비 훨씬 얇아질 것이라고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갤럭시 디바이스는 구조 단계부터 새롭게 정의돼 더 깊이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업계는 갤럭시Z폴드7 등 신제품이 삼성전자 역대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지 및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7 기준 두께가 접었을 때 9mm, 펼쳤을 때 4mm 안팎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작 두께는 접었을 때 12.1mm, 폈을 때 5.6mm였는데 이보다 20~30%가량 얇아지는 것이다.스마트폰이 더 얇고 가벼워지는 슬림화, 경량화는 최근 삼성전자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올 5월 출시한 갤럭시S25 엣지도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얇게 제작됐다. 두께 5.8mm로 1월 내놨던 갤럭시S25 울트라(8.2mm)보다 2.4mm(29%) 얇아졌다. 무게도 218g에서 163g으로 55g(2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얇아지려면 단순히 디스플레이만 얇아져선 안되고 카메라, 배터리, 칩 등 각종 부품들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갈수록 스마트폰의 성능은 올라가는데 두께와 무게는 더 줄여야 해서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중국 업체들도 더 얇아진 폴더블폰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당장 코앞에 다가온 갤럭시 언팩을 의식한 듯 언팩보다 근소한 차이로 먼저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톱5 업체 중 하나인 아너는 다음달 2일 폴더블폰 매직 V5를 출시할 예정이다. 매직 V5의 두께는 접었을 때 8.8mm, 펼쳤을 때 4.15mm로 알려졌는데 삼성전자와 1mm 차이로 우열을 오갈 전망이다. 중국 샤오미도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폴더블폰 신작 ‘믹스 플립2’ 출시를 예고했다. 샤오미는 아직 구체적인 공개 시점과 스펙은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 달에 만나요”라고 공지했다.아직까지 폴더블폰 제품이 없는 애플은 올해 출시는 아니지만 내년을 목표로 본격 생산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폰에 탑재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사로 삼성디스플레이를 낙점하고 현재 협력하고 있다. 최근 애플 소식에 정통한 궈밍지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폭스콘이 3분기(7~9월) 후반 또는 4분기(10~12월) 초 접은 아이폰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폭스콘은 아이폰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대만 제조사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도 계속 새로운 걸 보여주는 데 한계가 오며 결국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후발주자인 만큼 얼마나 경쟁사들보다 가볍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고속 성장을 했는데, 지금 시중에서 쓰는 말로 깔딱고개를 넘는 중”이라며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저력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준희 삼성SDS 대표 등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지방에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것이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제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여기 온 이유는 (이번 센터 유치가) 지방 경제와 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주는 일인 것 같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대한민국 첨단기술산업이 수도권에서만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산업 현장, 지방 행보로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을 찾았다.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7조 원을 투자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부지에 100MW(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2029년 2월까지 만들 계획이다. 李 “경부고속道처럼 AI시대 고속도로 구축”울산 AI데이터센터“글로벌 AI 3대 강국 위한 첫 행보”SK 투자에 “崔회장님 애쓰셨다”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를 찾아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머물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와 AI 제품 시연회,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실은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첫 번째 행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출범식 격려사에서 “오늘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허브 대한민국, 글로벌 AI 3대 강국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딛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 산업화 성공을 이끌었던 것처럼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시작으로 과감한 세제 혜택, 규제 혁신을 통해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겠다. 대한민국 AI 대전환의 성공을 이끌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저력으로 이 위기를 다 이겨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맞이할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 국민들의 위대함 속에 우리 기업인들의 위대함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아마존과 함께 7조 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건설하기로 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겐 “우리 SK 회장님 애쓰셨다”고 인사했다. 최 회장은 간담회에서 “정부가 AI 수요자가 돼 주도적으로 시장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최 회장은 “정부의 지원 가운데 가장 요긴한 것이 정부 부처가 사용할 AI 애플리케이션(앱)을 발주해 AI 정부가 되는 것”이라며 “공공 수요가 상당히 나오면 5년간 5조 원의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인의 정책 제안을 메모하고, 직접 답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챗GPT가 있는데 소버린 AI를 왜 개발하냐, 낭비다’ 이런 얘기는 베트남에 쌀 많이 생산되는데 뭘 농사를 짓냐, 사 먹으면 되지 이런 얘기와 똑같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스타트업 펀드 조성으로 10조 원 단위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모태펀드 형태로 만들면 정부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첫 지역 행보로 택한 울산에 대해선 “울산은 한국 산업화의 첫 출발지”라며 “울산이 살아야 대한민국 지방경제 전체가 살아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경북 안동 사람인데 고향 사람들도 울산에 많이 온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예고 없이 울산 언양알프스시장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이 너무 어려우니 도와 달라’는 한 상인의 호소에 “재래시장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으로 소비쿠폰 13조 원을 쓰게 했으니 앞으로 더 잘될 것”이라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전날 정부는 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를 열어 20조2000억 원 규모의 ‘새 정부 추경’을 의결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부가 AI 수요자가 돼 주도적으로 시장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최 회장은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정부의 지원 가운데 가장 요긴한 것이 정부 부처가 사용할 AI 애플리케이션(앱)을 발주해 AI 정부가 되는 것”이라며 “공공 수요가 상당히 나오면 5년간 5조 원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 스타트업, 연구기관, 소상공인이 AI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바우처 사업도 확대해 달라”고 했다.최 회장은 또 AI 스타트업 2만 개 육성과 초중고 AI 교육 의무화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정부 계획에 발맞춰 펀드를 통해 5년 내 2만 개의 AI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SK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스타트업과 전방위적으로 협력할 방안을 마련하자”고 했다.SK는 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을 결집해 전력 등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인프라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의 통신 네트워크 기술과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SK이노베이션의 전력 발전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그동안 쌓은 첨단기술 경쟁력으로 울산 데이터센터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 솔루엠은 20일 32인치 전자잉크 사이니지를 출시한다고 밝혔다.두께 16.44mm, 무게 2.4kg으로 회사는 시중의 동급 전자잉크 디스플레이 중 가장 얇다고 강조했다. 색 표현력이 강화돼 음식 질감 묘사도 가능하다. 솔루엠은 이러한 강점을 내세워 유통 매장, 레스토랑, 카페, 오피스 등 다양한 분야를 노리겠다고 했다.솔루엠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정식 출시에 앞서 국내외 주요 유통사를 중심으로 수 천대 규모의 선주문을 받았다. 일부 고객사와는 콘텐츠 연동 테스트와 같은 시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솔루엠의 32인치 전자잉크 사이니지를 활용하면 같은 크기의 종이 포스터를 썼을 때보다 약 1.5t의 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저전력 기술이 접목된 배터리는 완충 1회로 최대 3년간 사용할 수 있다. 매일 화면에 뜨는 이미지를 교체해도 1년 간 쓸 수 있다.솔루엠은 신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주력 사업인 전자가격표시기(ESL) 시장에서 구축한 영업망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영국 테크 전문지 테크레이더프로(TechRadar Pro)는 앞서 솔루엠의 전자잉크 사이니지에 대해 “디테일과 명암 표현이 인쇄물에 버금간다”며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상원에서 한국 배터리 업계에 유리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안이 나왔다. 기존 IRA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는 수준이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사업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마이크 크레이포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공화당)이 16일(현지 시간) 공개한 법안에 따르면 배터리 제조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조항은 현행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 판매하는 배터리에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45달러를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3사가 수령한 AMPC 보조금은 합계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현행 IRA법은 2032년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일몰할 예정이었다.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IRA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AMPC도 조기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지난달 미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AMPC 폐지 시점이 2028년으로 당겨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2031년으로 단축되는 데 그쳐 국내 기업들은 한숨을 돌린 바 있다.이번에 공화당이 내놓은 상원안은 여기서 더 나아가 지금처럼 AMPC 지급을 2032년까지 유지하기로 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유리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양당 합의와 대통령 서명이 남아 있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하지만 상황이 나빠지지 않은 건 맞다”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캐즘(수요정체)’의 돌파구로 삼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속도가 붙고 있다. 인공지능(AI), 탈탄소 시장을 겨냥해 그동안 준비해 온 제조, 기술 역량이 궤도에 오르며 주문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탈중국’ 기조 유지와 국내 재생에너지 육성책이 ESS 사업의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년 만에 2배 된 ESS 수주18일 배터리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ESS 수주 규모는 지난해의 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태양광 전문 한화큐셀(4.8GWh),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8GWh), 미국 재생에너지 전문 투자사 엑셀시오에너지캐피탈(7.5GWh) 등으로부터 조 단위 수주를 잇달아 따냈다. 이들 세 계약만 해도 액수로 5조 원이 넘는다.올해도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1GWh), 대만 델타 일렉트로닉스(1GWh) 등과 굵직한 계약을 성사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미국에서 올 6월 대규모 양산에 돌입하며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북미 현지 생산을 하고 있다.삼성SDI와 SK온도 ESS 시장에서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연 생산 능력의 90%에 달하는 수주를 확보했다. 올해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 독일 테스볼트와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단행해 ESS사업실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재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연내 ESS 사업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수요 급증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시스템이다. ESS가 특히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AI 데이터센터다.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많게는 10배 이상의 전력을 써야 하는데 잠깐이라도 전력 공급이 막히면 서버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때 ESS에 미리 저장해 둔 전기를 보내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대응하는 것이다.같은 맥락에서 ESS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핵심 보완재로 각광받고 있다.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날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 배터리 기반의 ESS 시장 규모는 2023년 185GWh(기가와트시)에서 2035년 1232GWh로 6.7배가 될 전망이다.미국이 ‘탈중국’ 공급망을 가속화하는 상황도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는 기회다. ESS는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각종 제조, 상업, 주거시설에 도입되는데 이는 안보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 기업이 판매에 나서기 어려워진다.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강조했던 공약 중 하나가 재생에너지 확대인 만큼 앞으로 국내 ESS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업계는 지난달 정부가 입찰 공고를 낸 3GWh 규모의 ESS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정부가 제주 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ESS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낙찰자는 7월 선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새 정부의 핵심 공약인 만큼 ESS 시장 선점을 위해 여러 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며 재생에너지업계의 발전 인프라 구축도 본격화되고 있다. LS전선은 글로벌 친환경에너지 투자개발사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가 총괄하는 ‘해송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해송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총 1GW(기가와트)급 규모로 추진되는 국내 최대 해상풍력 개발 사업이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 해상에 504MW(메가와트)급 해상풍력 단지 2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LS전선의 자회사 LS마린솔루션도 같은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시공 부문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LS전선에서 개발 및 생산한 해저케이블을 LS마린솔루션이 설치하며 모든 공정을 통합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CIP는 환경영향평가 및 고정거래가격 입찰 등을 거쳐 본격 시공에 나설 예정이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가 구축되면 여기에 보내는 주요 전력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는 서해안에 총 620km 길이의 해저 송전망을 구축해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프로젝트다. 사업 규모는 11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2036년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했으나 이 대통령은 203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의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전남해상풍력 1단지’가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E&S와 CIP가 진행한 사업으로 신안군에 9.6MW 규모 풍력발전기 10기가 설치됐다. 양사는 2031년까지 각 399MW 규모의 2단지와 3단지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전력망 부재로 보급에 어려움을 겪던 태양광업계도 기대가 크다. 그동안 호남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던 태양광 발전 사업은 전력망 확충이 더딘 탓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전력계통이 신규 발전원을 더 이상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며 추가 사업 허가가 나지 않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통해 전력망 부족이 해소된다면 국내 풍력, 태양광 사업도 본격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에서 생산되는 애플,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25%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정계에서는 트럼프 일가 기업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두고 이해 충돌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16일(현지 시간) 499달러(약 67만원) 가격의 T1 폰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기반에 황금색 외관을 띤 제품으로 올 8월 출시될 예정이다. T1 폰 광고 이미지에는 휴대폰 전면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표시됐고 후면에는 성조기가 새겨졌다.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또 ‘트럼프 모바일’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한다. 미국 3대 주요 통신사의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MVNO) 서비스 업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47대 대통령이라는 상징을 따 47플랜 요금제도 내놓는다. 월 47.45달러에 무제한 통화·문자·데이터 사용,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 원격의료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수석부사장은 “트럼프 모바일은 판도를 바꿀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우선주의 운동을 기반으로 최고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T1이 미국에서 설계, 생산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1의 가격대나 스펙을 봤을 때 샤오미나 오포와 같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갖추고 있어 처음에는 중국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 케리 경영대학원의 팅롱 다이 교수는 WSJ에 “미국에서는 화면, 메모리, 카메라, 배터리 등 모든 것을 생산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며 “미국산 스마트폰을 현실로 만드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적어도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삼성전자 갤럭시 등 미국으로 수입되는 스마트폰 전 제품에 최소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현재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57.6%, 삼성 23.0%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구조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완성차 업체인 체리자동차에 약 1조 원 규모의 원통형 46시리즈(지름 46mm) 배터리를 공급한다. 국내 배터리 회사가 중국 완성차 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체리자동차와 6년 동안 총 8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8GWh는 전기차 약 12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로 금액으로 약 1조 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체리자동차에 내년 초부터 46시리즈를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업계의 핵심 경쟁 품목인 46시리즈 시장에서 북미, 유럽 완성차 업체에 이어 중국 업체 수주까지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부터 북미,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46시리즈 공급을 잇달아 따냈다. 먼저 지난해 10월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2028년부터 10년간 50.5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주 제품이 46시리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1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67GWh 규모로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테슬라에도 46시리즈 공급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체리자동차와의 이번 공급 계약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시장에서 46시리즈 수주를 늘려 시장 우위를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997년 설립된 체리자동차는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등 연간 240만 대(2024년 기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로는 체리, 오모다 등이 있다.성능 5배 높인 원통형 46배터리… 전기차 캐즘 이겨낼 해법 주목LG엔솔, 中에 배터리 공급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21시리즈(지름 21mm)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5배 이상 높다. 그만큼 충전 후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것이다. 또 주요 배터리 형태(폼팩터)인 각형, 파우치형보다 생산 효율이 높다. 높은 경제성 덕분에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을 극복할 해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46시리즈가 새로운 제품 폼팩터인 만큼 체리자동차가 자국 기업 대신 검증된 기술력과 양산 역량을 우선시해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채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46시리즈는 대부분 e스쿠터 등 소형전기차(LEV)용에 그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 등 전통 완성차 업체로부터 46시리즈 수주를 따내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은 로컬 배터리 기업들이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외국 배터리 업체가 진입하기 매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체리자동차 배터리 공급은 중국이란 ‘철옹성’을 뚫을 수 있을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합(CABIA)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중국 전기차 시장 배터리 점유율은 CATL(45.9%), BYD(22.5%), CALB(7.5%) 등 중국 업체들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 AI연구원은 단편 다큐멘터리 ‘기계가 되다’(Being the Machine)가 제46회 텔리 어워즈에서 ‘과학&기술’ 부문 은상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1979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텔리 어워즈는 TV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상업용 콘텐츠 등을 대상으로 창의성, 메시지 전달력, 연출 완성도가 우수한 작품에 상을 수여한다. 이번에 LG AI연구원의 수상작 ‘기계가 되다’는 LG와 세계 3대 디자인 스쿨인 파슨스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파슨스 학생이 AI에게 질문을 던지면 AI의 답변이 마주 앉은 다른 학생의 말을 통해 제공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AI의 답변이 모니터나 스피커가 아닌 마주 앉은 실제 인간의 말로 표현되면 서로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대만 정부가 중국 반도체업계의 양대산맥인 화웨이와 SMIC를 상대로 첨단기술 수출 통제에 나섰다. 중국 첨단 반도체가 갈수록 고도화되며 대만 안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와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만 국제무역국(ITA)에 따르면 14일 갱신한 전략적 첨단기술 품목 거래제한 기업 목록(SHTC entity list)에 화웨이와 SMIC가 새롭게 등재됐다. 이 목록에 오르면 대만에서 해당 기업에 제품 또는 기술을 내보낼 때 일일이 대만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블룸버그는 “대만의 조치로 화웨이와 SMIC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대만의 공장 건설 기술과 소재·장비에 대한 접근이 차단될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TSMC 등 개별 기업이 별도로 대(對)중국 거래를 일부 중단한 경우는 있었지만 대만 정부 차원에서 주요 기업을 콕 집어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대만 기업들은 중국이 반도체 팹(공장) 건설을 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해 온 것으로 유명했다. 클린룸 등 반도체 시설 전문 시공사나 소재·장비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대만 기업이 펑신웨이, 펜선 등 화웨이와 협력관계에 있는 중국 기술사에 제품과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엔무역통계에 따르면 대만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반도체 장비 규모는 지난해 14억959만 달러(약 1조9300억 원)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2019년(2억6407만 달러)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불었다. 반도체업계는 대만 정부가 갈수록 발전하는 중국 반도체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보고 이번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대체 불가 기술로 이른바 ‘실리콘 방패’라 불리던 대만 반도체의 독점적 지위가 약해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첨단 반도체를 활용한 중국군의 무기 개발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앞서 대만 타이난 국립성공대의 리정셴 전기공학과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기업의 도움으로 건설된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된 칩은 결국 대만을 겨냥한 중국 미사일에 사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로 첨단 공정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오랜 시행착오 끝에 최근 첨단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 대만의 약 5년 전 수준인 5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7나노 공정으로 만든 반도체는 중국 내 AI 가속기나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탑재되기 시작했다. 또 중국 현지 언론 및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제 내년 출시를 목표로 3나노 칩 개발에도 착수했다. 기술 격차를 5년에서 2∼3년 수준으로 좁혀 가는 것이다. 이들 중국 기업은 화웨이가 반도체를 설계하면 SMIC가 생산해 상용화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 SMIC의 부상으로 경쟁구도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등 SMIC의 올 1분기(1∼3월) 점유율은 6.0%로 2등 삼성전자(7.7%)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지난해 동기만 해도 양사 격차는 5.3%포인트였는데 1.7%포인트로 좁혀졌다. 1등 TSMC의 점유율은 67.6%다. 업계 관계자는 “SMIC가 TSMC와는 여전히 격차가 압도적으로 크지만 5나노 상용화에 이어 3나노 진입까지 나선 것 자체가 위협적”이라며 “한국도 더 이상 따라잡히지 않기 위한 기술 고도화와 정부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삼성,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핵심 먹거리로 삼고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AI가 고도화될수록 데이터센터 관리에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만큼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SK이노베이션은 11일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BDC(Bridge Data Centres)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BDC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BDC가 말레이시아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해 인도, 태국 등 다른 지역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DC의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는 약 400MW(메가와트) 규모로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인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각 세종’(270MW)의 1.5배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관리 시스템과 저장장치, 발열 제어 등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 곳곳에서 신호를 상시 감시해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즉각 예비 발전기나 보조 전원을 가동한다. 자회사 SK엔무브가 전문성을 가진 액침냉각 기술을 활용해 서버에 과열이 생기면 즉각 식혀 준다. 액침냉각은 서버 장비를 특수 개발된 냉각액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기존의 찬 공기를 활용한 공냉식보다 냉각 효율이 뛰어나다. 삼성전자가 9년 만에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에 나선 분야 역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련 분야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유럽 최대 중앙공조(空調)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조는 냉난방과 습도 등 공기 질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플랙트가 AI 데이터센터 공조에 전문성을 갖고 있어 이번 M&A를 결정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플랙트는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식히는 액체 냉각 방식에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부터 같은 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자체 개발한 액체 냉각 솔루션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 검증을 시작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인 평촌2센터에 액체 냉각 장치를 공급하고 성능 테스트에 들어간 것이다. LG전자는 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을 겨냥해 최근 경기 평택시 공장에 전용 테스트베드를 마련했다. 다양한 AI 서버 환경을 재현해 냉각 솔루션의 실제 성능이 어떤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AI용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과열로 인한 서버 성능 저하, 고장이 골칫거리가 되면서 센터 관리를 하는 기술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42억 달러(약 5조7000억 원) 규모였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 시장 규모는 연평균 22.6% 성장해 2034년 334억 달러(약 45조3000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마이크론이 올해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예고된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HBM4) 제품 샘플 공급에 나섰다. 이미 3월 샘플을 공급한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앞으로 제품 양산에 이르기까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은 10일(현지 시간) 자사 뉴스룸을 통해 HBM4 12단 샘플을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HBM4가 이전 세대와 비교해 성능은 60%, 전력 효율은 20%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HBM4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3사가 누가 먼저 양산할지를 두고 다투는 최첨단 메모리다.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가 만드는 최신 AI 가속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보다 3개월 앞서 HBM4 샘플을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공급했다. 조기에 제품 검증을 마치고 올 하반기(7∼12월) 양산 준비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연내 HBM4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D램 3등 업체인 마이크론이 HBM 분야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2월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HBM 5세대(HBM3E) 8단 제품을 양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HBM3E 12단 양산은 SK하이닉스보다 6개월 뒤처졌지만 주문량을 상당 수준까지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글로벌 D램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점유율 36.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 34.4%, 마이크론 25.0% 순이다. 마이크론은 HBM 실적 호조에 점유율이 전 분기 대비 3%포인트 높아졌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하이닉스가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주관 ‘초고집적회로(VLSI) 심포지엄 2025’에서 ‘4F² VG 플랫폼’ 기술 등 차세대 D램 기술 로드맵을 공식 발표했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CTO)은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IEEE VLSI 심포지엄 2025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10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 생산을 겨냥한 4F² VG 플랫폼 기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식적으로 개발된 최신 D램은 11∼12나노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이보다 더욱 미세 공정이 요구되는 10나노 이하 D램을 위해 한 차원 높은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4F² VG 플랫폼은 D램의 저장(셀) 면적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통상 D램은 ‘F²’이라는 수치로 셀 면적을 표현한다. 해당 기술이 개발되면 기존 6F²보다 집적도가 높고 전력 효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 CTO는 이와 함께 3D D램도 차세대 D램 기술의 핵심 중 하나로 꼽았다. 3D D램은 셀을 수직으로 쌓아 용량 효율을 키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차 CTO는 “미세 공정이 점차 성능과 용량을 개선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4F² VG 플랫폼과 3D D램 기술로 10나노 이하에서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5일 충북 청주시 SK하이닉스 신공장 ‘M15X’ 건설 현장. 축구장 약 10개 규모인 6만 ㎡ 부지에 하늘 높이 솟은 크레인 10여 대와 인부 수천 명이 부산하게 움직이며 작업에 한창이었다. D램 생산기지가 될 팹(fab·반도체 공장)동은 외골격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저층부 마감재 처리까지 끝나가는 상태였다. 현장에서 만난 시공사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11월 준공을 어떻게든 맞추려고 24시간 교대근무 체제로 밤낮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전진기지가 될 M15X 가동이 가까워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3년가량 신규 팹이 들어서지 않아 장비업계에선 M15X 준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준공 직후 대량 생산체제에 돌입하기 위해 장비 반입도 1, 2개월 앞당긴 것으로 나타났다.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M15X의 골격을 잡는 외부 마감을 끝내고 이르면 7월부터 배관, 전선 등 공장 내부 인프라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를 비롯해 제조업 업황이 나빠 국내 주요 신공장 준공 시점이 미뤄지기 일쑤인데 M15X는 오히려 앞당기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M15X는 SK하이닉스가 20조 원을 투자해 짓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시설이다. 2022년 10월 착공했다가 업황 악화로 2023년 4월 공사를 중단했고, 2024년 4월 HBM 붐과 맞물려 공사를 재개했다. 이곳에서 생산할 제품 역시 기존 낸드 메모리 라인에서 D램 라인으로 변경했다.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인 HBM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M15X가 바로 옆에 있는 기존 ‘M15’ 팹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15에는 HBM 생산에 필요한 실리콘관통전극(TSV) 라인이 대거 깔려 있다. TSV는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기술로 HBM의 핵심 공정이다. M15X에서 최신 D램을 생산해 보내면 M15에서 TSV 공정을 통해 HBM을 만드는 밸류체인이 구축돼 생산 효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M15X 가동을 앞두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21년 초 SK하이닉스 경기 이천시 M16, 2022년 말 삼성전자 경기 평택시 P3 준공을 끝으로 국내에선 대규모 반도체 신규 공장이 들어서지 않았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업황에 따라 증설이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 수주가 있긴 했지만 신공장 설립과 비교하면 ‘가뭄’이나 다를 게 없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들의 HBM 주문 쇄도에 따라 M15X 양산체제 돌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 장비업체 엔지니어는 “당초 준공 이후인 12월에 반도체 생산 장비를 보낼 예정이었으나 11월로 앞당겨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 역시 “우리는 생산장비 반입 시점을 2개월 앞당겨 9월로 예정하고 있다”며 “시스템 설치 등 최적화 작업을 거쳐 이르면 10월 시운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7조 원으로 지난해 대비 5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신규 라인 설치는 모든 공정 장비를 새롭게 구매해야 하는 만큼 장비업체들의 수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청주=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5일 충북 청주시 SK하이닉스 신공장 ‘M15X’ 건설 현장. 축구장 약 10개 규모인 6만㎡ 부지에 하늘 높이 솟은 크레인 10여 대와 인부 수천 명이 부산하게 움직이며 작업에 한창이었다. D램 생산기지가 될 팹(fab·반도체 공장)동은 외골격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저층부 마감재 처리까지 끝나가는 상태였다. 현장에서 만난 시공사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11월 준공을 어떻게든 맞추려 24시간 교대근무 체제로 밤낮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전진기지가 될 M15X 가동이 가까워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3년 가량 신규 팹이 들어서지 않아 장비업계에선 M15X 준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준공 직후 대량 생산체제에 돌입하기 위해 장비 반입도 1, 2개월 앞당긴 것으로 나타났다.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중에 M15X 골격을 잡는 외부 마감을 끝내고 이르면 7월부터 배관, 전선 등 공장 내부 인프라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를 비롯해 제조업 업황이 나빠 국내 주요 신공장 준공 시점이 미뤄지기 일쑤인데 M15X는 오히려 앞당기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M15X는 SK하이닉스가 20조 원을 투자해 짓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시설이다. 2022년 10월 착공했다가 업황 악화로 2023년 4월 공사를 중단했다가 2024년 4월 HBM 붐과 맞물려 공사를 재개했다. 이 곳에서 생산할 제품 역시 기존 낸드 메모리 라인에서 D램 라인으로 변경했다.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인 HBM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SK하이닉스는 M15X가 바로 옆에 있는 기존 ‘M15’ 팹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15에는 HBM 생산에 필요한 실리콘관통전극(TSV) 라인이 대거 깔려 있다. TSV는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기술로 HBM 핵심 공정이다. M15X에서 최신 D램을 생산해 보내면 M15에서 TSV 공정을 통해 HBM을 만드는 밸류체인이 구축돼 생산 효율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M15X 가동을 앞두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21년 초 SK하이닉스 경기 이천시 M16, 2022년 말 삼성전자 경기 평택시 P3 준공을 끝으로 국내에선 대규모 반도체 신규 공장이 들어서지 않았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업황에 따라 증설이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 수주가 있긴 했지만 신공장 설립과 비교하면 ‘가뭄’이나 다를 게 없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들의 HBM 주문 쇄도에 따라 M15X 양산체제 돌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 장비업체 엔지니어는 “당초 준공 이후인 12월에 반도체 생산 장비를 보낼 예정이었으나 11월로 앞당겨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 역시 “우리는 생산장비 반입 시점을 2개월 앞당겨 9월로 예정하고 있다”며 “시스템 설치 등 최적화 작업을 거쳐 이르면 10월 시운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7조 원으로 지난해 대비 50% 늘어날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신규 라인 설치는 모든 공정 장비를 새롭게 구매해야 하는 만큼 장비 업체들의 수혜 규모가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청주=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3일(현지 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최신 비스포크 인공지능(AI) 가전을 소개하는 ‘2025 중남미 테크 세미나’(사진)를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테크 세미나는 현지 미디어와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다. 이번 중남미 테크 세미나에는 멕시코,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 13개국에서 온 6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형 비스포크 AI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무풍 에어컨 등을 전시했다. 참석자들은 AI 기반 가전의 에너지 절약, 음성 제어와 ‘AI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가전 연동 등 최신 기술을 체험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