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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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zsh75@donga.com

취재분야

2025-11-17~2025-12-17
남북한 관계67%
칼럼23%
사회일반7%
경제일반3%
  • “北, 비핵화 아닌 핵군축대화 노리는 듯”

    “북한은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정말로 원하거나 필요로 한 대화가 아니다. 지금은 행복해야 할 시간이 아니라 진지해야 할 시간이다.” 북한과 4년 넘게 핵문제를 놓고 회담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사진)는 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이같이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고, 이듬해인 2005년엔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임명됐다. 같은 해 북한의 핵무기 파기 선언이 담긴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주역 중 한 명이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는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데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기로 한 9·19합의에도 동의하는지, 이를 추진할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핵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 실험을 동결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마 북한이 더는 실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 상황에 대해 “(미국이 필요한 대화가 아니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되며, 미국은 북한의 목표가 비핵화인지를 (충분히) 탐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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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세 유부남 아인슈타인, 22세 화학도에 러브레터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42세이던 1921년에 20세 연하의 여성 화학도에게 보낸 편지가 예루살렘 경매에서 6100달러(약 650만 원)에 낙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경매회사 위너스에 따르면 당시 유부남이었던 아인슈타인은 이탈리아 피렌체에 살고 있던 여동생 마야를 방문했다가 그 윗집에 사는 22세 엘리사베타 피치니를 보고 호감을 느껴 이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독일어로 “과학 연구자에게, 당신의 발치에서 이틀 내내 잠을 자고, 앉아 있던 제가 선의의 기념품을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경매회사 측은 “아인슈타인은 당시 그녀를 만나고 싶어 했지만, 엘리사베타는 내성적이었던 데다 그처럼 유명한 사람을 만난다는 데 수줍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인슈타인도 (살아 있었다면) 오늘날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이름이 올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상대성이론’에 대해 기술한 아인슈타인의 자필 편지도 10만3700달러(약 1억11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편지는 1928년 베를린에서 어느 수학자에게 보낸 것으로, 경매회사는 “이때의 아인슈타인은 과학자로서 가장 흥분해 있던 때”라고 설명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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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고은과 겨레말큰사전

    나쁜 손버릇이 미투(#MeToo)로 고발되기 훨씬 전부터 난 고은을 “양심 없다”고 욕했다. 김정일 앞에선 감격에 겨워 시를 낭송하고, 북한 인권은 “가보지 않아 모른다”고 대답한 이중성도 싫었지만, 진짜 이유는 그가 매달려온 남북 공동 국어사전인 ‘겨레말큰사전’ 때문이다. 고은은 2006년 1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이하 사업회) 초대 이사장이 돼 12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다. 나는 겨레말큰사전을 생각하면 왜 막대한 예산을 쓰며, 왜 지금 꼭 만들어야 하는지, 누굴 위해서 만드는지를 납득할 수 없었다. 2011년 1월에도 이 사전을 비판했었기에 ‘언어학 문외한’이란 비난도, ‘반통일론자’로 욕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할 말은 해야겠다. 지금까지 이 사전 만든다며 300억 원 넘는 세금이 들어갔다. 올해도 33억 원이 책정됐다. 고은은 2009년 11월에 사전편찬 작업의 50%를 진척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3월까지 진척도가 75%라고 했다. 예산이 투입돼 3년여 만에 50%를 한 작업을 7년이 넘도록 고작 25% 더 했다는 얘기다.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 탓에 북한 학자를 6년이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할 순 있다. 그런데 진척도는 5분의 1 이하로 떨어졌는데도 사업회 예산 중 인건비 액수는 오히려 계속 늘어나 현재 15억 원에 육박한다. 대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 사업회 홈페이지를 보니 북한 어느 옛 소설에서 찾아낸 ‘합태’ ‘허두하다’ ‘갈마붙다’ 등을 ‘새로 찾은 겨레말’이라고 올려놨다. 이 용어들은 올림말 44만 개가 수록된 북한 ‘조선말대사전’에도 없다. 우리가 왜 북한조차 인정하지 않는 용어까지 세금을 들여 찾아줘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사업회는 지금까지 30명 미만이 일하는 사무실 유지비와 공과금으로 50억 원 넘는 세금을 썼다. 하는 일 거의 없는 고은의 번듯한 이사장실 유지비에도 세금이 꼬박꼬박 들어가는 것을 보며 “저 사람은 명성과 달리 참 양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남북 공동 국어사전이란 업적을 만들어 노벨 문학상 타려는 욕심에 수백억 원의 세금이 탕진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곤 했다. 2013년까지 만들겠다던 사전은 2019년까지 사업이 연장됐다. 그런데 내년까지 끝날 확률도 희박하니 또 사업 기간 연장하고 매년 30억 원 넘게 정부 예산을 달라고 할 것이다. 도대체 이 사전은 몇백억 원짜리가 될지 가늠이 안 된다. 난 4년 전쯤 ‘남북언어비교용어집’을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언어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을 위해 쉬는 날에 짬짬이 국어사전 6개를 다 보고 남북이 서로 다른 용어를 골라냈는데, 혼자서도 딱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직접 해보니 순수 우리말은 남북의 차이를 무시해도 될 정도라 훗날 남북통일이 돼도 언어 소통에 별문제가 없겠단 결론을 내렸다. 내 경험상으로도 북에 있을 때 몰래 구한 남쪽 엣센스 영어사전으로 공부했지만 이해 안 되는 것이 거의 없었다. 북한 사람이 남쪽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원인의 99%는 남용되는 외래어 때문이다. 남북 공동 사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난 이 글을 쓰지도 않았다. 난 누구를 위해 지금 이렇게 비싼 사전을 만드는지를 도저히 모르겠다. 사업회는 사전 발간 취지의 첫 설명으로 “남북의 겨레가 함께 볼 최초의 사전”이라고 했다. 아니, 한국 출판물을 보면 잡혀가는 북한 사람들에게 이 사전이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이 비싼 사전이 지금 한국의 누구에게, 도대체 몇 명에게 필요한 것인가. 모르는 북한말이 있으면 ‘조선말대사전’에서 찾고, 한국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으면 된다. 뭐가 그리 불편해 지금 수백억 원 들여 꼭 합쳐야 한단 말인가. 어차피 지금은 합의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어떻게 만들어도 반쪽짜리 사전밖에 안 된다. 남북이 백날 마주 앉아도 이설주라고 쓸지, 리설주라고 쓸지조차 합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언어의 통일은 통일 이후에야 가능하다. 통일이 한국 주도로 이뤄진다면 서울말이 표준어가 되고, 북한말은 지역어가 된다. 북한 사람은 탈북민처럼 한국말을 빨리 배우기 위해 애를 쓰겠지만, 서울 아이들이 학교에서 “러시아는 북한말로 로씨야입니다”라고 배울 일은 없다는 뜻이다. 또 2400만 명의 표준어보단 5000만 명이 사용하는 언어가 표준어가 되는 게 순리다. 제주도말부터 함경도말까지 다 아우르는 진정한 통일 겨레말사전은 통일 후 표준어와 지역어의 지위가 분명해진 뒤에야 만들 수 있다. 또 통일 이후 남북 학자 수십 명이 함께 모여 작업하면 빨리, 매우 값싸게, 훨씬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지금처럼 만날 때마다 북한에 15만 달러어치씩 주면서도 1년에 고작 4번도 만나지 못해 애쓸 필요도 없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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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특사 언급않고 ‘완전한 비핵화’ 강조

    미국 국무부는 1일 “한반도 비핵화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런 입장을 전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관여할 용의는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케이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려는 한국의 계획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은 전 행정부들이 저지른 것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관여한다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1일 통화 이후 한미 양국이 내놓은 보도자료에도 입장 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시 논의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대북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 발표문에는 청와대 발표의 핵심인 ‘대북특사’ 부분이 빠져 있다. “문 대통령이 북한 및 남북 대화와 관련된 진전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만 돼 있다. 또 청와대 발표문에는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한반도의 비핵화로 이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지만 백악관 발표문은 “북한과의 어떤 대화도 CVID라는 분명하고 확고한 목표를 갖고 진행돼야만 한다는 굳건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돼 있다. CVID은 ‘완전하고(complete) 검증 가능하며(verifiable)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핵폐기(denuclearization)’를 의미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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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엑소 만난 이방카 “우리 애들이 팬… 믿어지지 않아”

    “한국에 와서 너무 기쁘다. 어제(24일) 밤 한국이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보고 너무 흥분됐다. 한국에서 우리(미국)의 동맹국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3박 4일(23∼26일)간 한국에 머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25일 백악관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입국 직후 밝힌 대로 한미동맹 강화와 자국 대표팀 경기 응원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를 찾아 미국팀을 응원했다. 붉은색 미국 대표팀 패딩 점퍼 차림으로 ‘USA’ 글자가 박힌 흰 모자에 선글라스를 쓴 채 관중석에 서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응원 도중 대표팀 선수 네이선 웨버의 딸에게 다정한 표정으로 인사하며 배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또 여자 봅슬레이 은메달리스트 로런 깁스와 포옹한 뒤 함께 휴대전화 셀피를 촬영하기도 했다. 특히 깁스가 메달을 걸어보라고 넘겨주자 “다른 사람의 결혼반지를 껴보는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 은메달을 목에 건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관중석 가까운 곳에 앉은 한국인이 사진을 찍으려 할 때는 카메라를 마주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을 관람하던 중에는 장내 스피커를 통해 울려나온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리듬에 맞춰 가볍게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25일 저녁 올림픽 폐회식에서 공연을 펼친 케이팝 아이돌인 엑소, 씨엘을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만나기도 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엑소에게 “우리 애들이 당신들 팬이다. 이렇게 만나 믿어지지 않는다(incredible)”이라고 말했다. 엑소가 이방카 보좌관의 자녀들에게 향초와 방향제 등을 선물하면서 “우리가 미국에서도 공연을 할 예정인데 초대하고 싶다”고 하자 이방카 보좌관은 “언제 하느냐”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만남은 이방카 보좌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방카 보좌관은 한국 언론 최초로 동아일보-채널A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큰딸 아라벨라(7)는 케이팝 영상을 보는 걸 너무나 좋아해 (케이팝 음악에 맞춰) 춤추고, 남동생 조지프(5)는 DJ 역할을 하고, 시어도어(2)는 손전등 ‘불빛 쇼’를 벌인다”고 소개했었다. 한편 김 여사는 23일 청와대 만찬에서 이방카 보좌관에게 비단 실내화를 선물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우리 문화를 불편하게 여길 것을 염려해 직접 실내화를 디자인했다. 만찬이 끝난 후 김 여사가 “실내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이방카 보좌관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주성하 zsh75@donga.com·문병기 기자}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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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카의 조용한 행보 눈길…애초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23일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조용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이 대북 해상교역 차단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북 제재를 발표하고, 뒤이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숨 가쁜 물밑 외교전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이방카 보좌관은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앞서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천안함과 탈북자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북 압박 행보를 이어간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3박 4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이방카 보좌관은 도착 당일인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40분 정도의 비공개 회담을 한 것을 빼고는 3일 동안 평창에서 경기를 관전하며 자국팀을 응원했다. 하지만 이방카 보좌관이 애초에 한국 방문 스케줄을 잡을 때부터 이러한 조용한 행보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이방카 보좌관 측은 미국을 떠나기 전 동아일보·채널A와의 서면 단독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등 한국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확실히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그는 이번 방한 때 탈북 여성들과의 만남도 적극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시간상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미국 대사관이 9명 정도의 탈북 여성을 미리 선발했지만 해당 일정이 국내 언론에 미리 노출되자 이에 부담을 느껴 급작스럽게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방카 보좌관은 ‘여성탈북자들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본보의 서면 질문에도 “이 질문은 제외(strike this question)”라고 적으며 답변하지 않았다. 미 정부를 대표해 온 이방카 보좌관이 워싱턴에서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이에 동조해 강경한 대북 강경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는 것은 북미 접촉까지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를 통해 김영철 통전부장이 가지고 온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뒤 북미 회담도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는 것이다. 앞서 김여정과 펜스 부통령의 만남이 불발된 요인 중에는 펜스 부통령의 탈북자 면담이 북한을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북한을 더 자극하면 북미 접촉이 무산될 수 있음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 이방카 보좌관은 25일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짤막한 성명에서도 외교에 관한 내용은 일절 언급하지 않고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너무 기쁘다. 어제 밤 한국이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보고 너무 흥분됐다. 한국에서 우리의 동맹국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은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썼다. 이방카 보좌관은 전날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도 관람했다. 전날 청와대 상춘재 만찬에 이어 이방카 보좌관을 다시 만난 김 여사는 “긴 비행시간으로 피곤한 데다 미국에 두고 온 아이들 걱정에 잠을 설칠까 봐 도리어 제가 더 잠을 설쳤다”라고 안부를 물었다. 이방카 보좌관은 “저는 스키는 타는데 스노보드는 잘 못한다. 하지만 직접 와서 경기를 보니 무척 흥미롭다”고 말했다. 김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자 즐거워하며 어깨를 들썩이고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김 여사는 전날 만찬에서 이방카 보좌관에게 비단 실내화를 선물했다. 이방카가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우리 문화를 불편하게 여길 것을 염려해 직접 실내화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화는 갈색과 붉은색 비단 천으로 만들었으며, 금색 실로 꽃무늬 수를 놓았다. 상춘재에 들어서기 전 김 여사가 이방카 보좌관에게 미리 준비한 실내화로 갈아 신을 것을 권하자 깜짝 놀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만찬이 끝난 후 김 여사가 “실내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이방카 보좌관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방한했을 때도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위해 굽이 높은 실내화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경기 시작 전 이방카 보좌관과 함께 온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의 손이 차가운 것을 알고 핫팩도 제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김정안 채널A기자 jkim@donga.com}

    • 201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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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에는 총… 트럼프, 총기규제 요청 유족에 ‘교사 무장’ 제안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과거 총기 참사를 겪은 학생과 부모 40여 명을 백악관에 초청해 면담했다. 미국 대통령이 총기 피해자들과 총기 대책 공청회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플로리다 파클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14일 발생한 총기 난사로 17명이 숨진 뒤 관련 대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 매우 진지한 태도로 피해자들의 말을 경청했고, 70분 정도 이어진 면담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진지한 트럼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백악관 만찬장에서 열린 면담에서 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차례로 50분 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머리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경청했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독설과 직설을 퍼붓는 평소의 트럼프가 아니었다. 총기 참사로 딸을 잃은 앤드루 폴락은 이렇게 절규했다. “여객기에는 물 한 병도 들고 들어가지 못하고, 워싱턴에 있는 교육부는 엘리베이터에도 경비원이 있는데 왜 학교엔 범죄자들이 버젓이 돌아다닙니까. 얼마나 많은 학교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총에 맞아야 합니까.” 학교 총기사고의 생존자 새뮤얼 자이프는 울먹이며 말했다. “18세인 제가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전쟁에서나 사용될 법한 무기를 살 수 있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명의 이야기를 다 들은 뒤 5분 정도만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총격범 니컬러스 크루즈에 대해 “아픈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이런 이들을 보낼 만한 정신보호시설이 얼마 없다. 총기 구매자에 대해 매우 강력한 신원 조사를 하고, 정신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직원도 (방어용) 무기를 소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끈 참석자를 향해 “학교와 같은 총기 금지구역은 미친 사람에겐 날아오는 총알이 없어 들어가 공격해도 되는 곳으로 인식된다. 더 이상 총기 금지구역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총기 난사 당시 학생들을 보호하다가 숨진 풋볼팀 코치를 예로 들며 “그에게 총이 있었다면 도망칠 필요 없이 총을 쐈을 것이고 그러면 상황이 끝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총기 범죄는 보통 3분 안에 끝나는데 경찰이 도착하려면 5∼8분이 걸린다. 학교 교사들 중 20% 정도 자원자를 뽑아 훈련시켜 총기를 휴대하면 어떻겠느냐”는 등의 구체적인 제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이 있나?”라고 물었을 때 참석자 여럿이 손을 들자 “논란의 여지가 있다. 양쪽을 다 이해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을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마음을 터놓고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직후 트위터에도 “항상 오늘 만남을 기억할 것이다. 고통의 한복판에 있는 이들에게 사랑을. 그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진지한’ 글을 올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바닥에 흘렸다가 안주머니에 넣은 질문지가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는데 여기엔 ‘당신의 경험 중 내게 가장 알리고 싶은 게 무엇이냐?’ 등 5개의 문장이 적혀 있었다. 마지막 문장은 ‘나는 당신의 말을 듣는다(I hear you)’였다. ○ 효력 있는 총기 대책으로 이어질까 이 이례적인 생중계 공청회가 미국 내 총기 범죄를 줄이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교사의 총기 휴대가 이뤄질지, 이뤄진다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도 주요한 논쟁거리 중 하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이 총기 난사 근절을 촉구하는 고교생 주도의 전국적 시위를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선 만큼 일련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당장 ‘범프스톡(Bump-Stock·반자동소총을 자동소총으로 개조하는 장치)’ 규제와 자동소총 구입 가능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높이는 방안 등이 도입 가능한 대책으로 꼽힌다. 이날 공청회에서 자이프 학생은 1996년 이후 대형 총격 사건이 없어진 호주 등 다른 나라의 좋은 선례를 따라 배울 것을 촉구했다. 세계에서 예멘과 미국 다음으로 인구당 총기 보유가 많은 스위스(인구 850만 명, 총기 200만 정)도 1년에 약 12건의 총기 살인이 벌어질 뿐 대량 살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호주 스위스 등은 위험인물에 대한 리스트를 철저히 공유해 무기 판매를 매우 엄격하게 통제할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을 강화해 총기 보유에 대한 책임감을 키워주고 있다. 그러나 총기를 왜 보유하는지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전엔 총기 범죄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USA투데이는 21일 “호주나 스위스는 사격 훈련이나 사냥을 위해 총기를 갖고 있지만, 미국인은 가족을 지키거나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총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한기재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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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 강경행보 지적에 “대화 거부한 건 北” 강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 기간 ‘김여정을 만나려 했다’는 사실을 열흘이나 지나 공개한 배경이 뭘까. 펜스 부통령은 14일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재자의 여동생을 회피한 것이 아니라 무시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 선전선동부의 수장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일주일도 안돼 김여정을 만나려 한 사실을 공개해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펜스 부통령이 방한 중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미국 내 여론이 높아진 것에 대한 반박 차원이라는 해석과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의도라는 분석 등이 엇갈리고 있다. 미 언론들은 최근 펜스 부통령의 평창 겨울올림픽 외교에 대해선 대체로 비판적이지만, 대북 행보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CNN은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고 북한에 대해 강경하게 발언한 점, 남북 단일팀 입장 때 일어서지 않았던 점 등을 지적하며 “초강대국 미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품위 없고 저급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압박 강화라는 해묵은 메시지를 들고 간 펜스 부통령과 달리 김여정은 파격적 화해의 메시지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김여정을 외면한 것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자 대화 거부의 책임을 북한에 떠넘기려고 김여정을 만나기로 했던 사실을 공개했을 가능성이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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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2차 ‘고난의 행군’은 로드맵에 없었다

    한국이 핵미사일 앞에서 무방비라면, 북한의 최대 약점은 체제 위기다. 근래에 한반도라는 그라운드에서 한미연합팀과 북한팀 사이에 벌어진 게임은 늘 반(半)코트 싸움이었다. 북한은 상대의 약점을 노린 극단적 공격 전술로 나왔고, 한미는 방어에만 급급했지 상대의 약점을 노려 반격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미연합팀 총괄감독이 버락 오바마에서 도널드 트럼프로 바뀌면서 판세가 바뀌었다. 트럼프는 상상 이상으로 북한의 약점을 파고드는 강공 작전을 구사했다. 북한의 최대 스폰서인 중국을 힘으로 압박해 지원을 못 하게 만들었다. 몇 년 안으로 북한은 굶주려 허우적대다 쓰러질 판이다. 북한팀 감독 김정은은 상황 판단이 빨랐다. 그는 공격 모드에서 방어로 급히 전술을 바꾸었다. 이대로 가면 팀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평창에 대규모 화해 대표단을 파견하고, 한국팀 문재인 감독을 평양에 초대한 것은 양 팀의 공수가 바뀐 상징적 사건이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감독직을 세습한 김정은은 본인의 능력인지, 아버지가 물려준 코치진의 능력인진 알 길이 없지만, 지금까진 자기 팀을 잘 이끌어왔다. 부임 첫해에 선수 사기 진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희망을 심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더는 허리띠를 조이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뒤 젊은 부인의 팔짱을 끼고 나와 ‘나는 가족을 중시하는 젊은 남자이니 믿어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잇따른 경제와 농업 개혁 조치 선언으로 기대감도 끌어올렸다. 이듬해 장성택 처형을 통해 그는 ‘북한의 왕은 나’라고 대내외에 과시했다. 마치 잉글랜드의 위대한 축구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이 데이비드 베컴이라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를 걷어차 ‘맨유는 퍼거슨의 팀’임을 보여줬듯이 말이다. 물론 코치진이 ‘강력한 2인자를 두고 장기 집권한 독재자는 역사에 없다’고 조언해 주었겠지만, 대단한 권력의지가 아니라면 자신을 돌봐주던 고모부를 처형하긴 어렵다. 김정은이 집권 6년 내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렸던 것도 ‘가진 것 없어 무시당하는 수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한미가 가장 두려워하는 핵미사일을 손에 넣고 종신 집권을 위한 통 큰 거래를 하겠다는 것이 그의 장기적 계획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재작년 말부터 예상치 못하게 어긋나기 시작했다. 미국인들조차 예상치 못했던 트럼프의 집권을 김정은이 미리 알아챘을 리 만무하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거래 상대가 됐다면 김정은은 “그것도 이미 내 로드맵에 있었어”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트럼프가 집권 후에 보여준 저돌성은 더욱 놀랍다. 중국이 북한의 3대 돈줄(석탄, 수산물, 의류임가공)을 끊고, 원유 지원도 대폭 줄일 거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 어려운 미션을 트럼프가 해냈다. 이제 와선 트럼프가 북한 공격 명령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 장담할 수 있는 전문가도 점점 줄고 있다. 조급해진 김정은은 지난 1년여 동안 눈과 귀를 다 틀어막고 그야말로 ‘미친 듯이’ 핵미사일 완성에 매달렸고, 2017년이 지나가기 전에 ‘핵 무력의 완성’을 부랴부랴 선언했다. 그러곤 새해 벽두부터 핵미사일 완성 이후로 세워둔 로드맵상의 ‘흥정’ 단계로 넘어가려 한다. 하지만 여유롭게 배를 내밀며 하려던 흥정이, 숨을 헐떡이며 시간에 쫓겨서 하게 된 이상 제대로 될 리는 만무하다. 김정은의 장기 플랜에는 두 가지가 없었다. 첫째는 트럼프 당선, 둘째는 고난의 행군이다. 중국이 대북 압박에 동참하자 북한 내부에선 곧바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연료가 없어 군부대가 기동할 수 없고, 고위 간부와 장성조차 추위에 떨고 있다. 춘궁기로 가면 식량 가격이 치솟아 기근이 다시 북한을 덮칠 가능성도 높다. 그러면 김정은을 ‘신뢰할 수 없는 사기꾼’으로 비난하는 내부 불만이 치솟아 역심(逆心)이 꿈틀거릴 것이고, 김정은이 제일 두려워하는 체제 위기가 현실화된다. 약점을 정확히, 매우 아프게 공격당해 순식간에 수세에 몰린 김정은은 급히 상황 반전에 나섰지만, 문제는 거래 조건이 달라졌다. 이제 김정은이 부르는 핵미사일 값은 단순 호가일 뿐, 실거래 가격이 될 수 없다. 북한이 거래를 거부하면 그건 곧 고난의 행군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김정은은 자기 처지에서 어떤 것이 최선일지를 잘 판단해왔다. 만약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부둥켜안은 채 몇 년 정도는 고난의 행군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 이는 최후의 오판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1990년대 중반 1차 고난의 행군을 체험했고 평생 북한을 지켜본 나의 판단으론, 북한은 절대 고난의 행군을 또다시 견뎌내지 못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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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 집시 배우, 생활고 겪다 사망

    2013년 세계적 영화제인 베를린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심사위원 대상(은곰상)을 수상했던 보스니아 집시 출신의 나지프 무이치(사진)가 48세를 일기로 숨졌다. 20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무이치는 18일 보스니아 스바토바치의 가난한 고향 마을에서 지병으로 숨졌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소 앓고 있던 당뇨합병증으로 추정된다. 보스니아 출신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은 쓰레기더미 근처의 쓰러져 가는 집을 찾아가 무이치와 동거녀, 자녀 둘의 이야기를 9일 동안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시나리오도 없었고 예산은 1만7000유로(약 2258만 원) 정도만 들었다. 무이치는 영화제 수상식에서 “나는 배우가 아니라 단지 내 이야기를 연기했을 뿐이다. 배역은 내 가족 속에 있는 나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다큐는 2013년 부산영화제에서도 소개됐다. 다큐로 이름을 알렸지만 무이치는 생활고 때문에 다시 원래의 직업인 고철상으로 돌아갔다. 무이치는 승용차 등 개인 물품을 팔아서 생활비를 충당하다 결국은 올해 1월 베를린 영화제에서 받은 은곰 트로피를 5000달러(약 536만 원)에 내다팔았다. 당시 그는 트로피를 판 이유에 대해 “매우 힘든 결정이었지만 아이들이 3일간 거의 먹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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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틸러슨 “中에 ‘우리가 실패땐 전쟁난다’ 말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 시간) 방영된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 측 카운터파트에게 ‘당신과 내가 실패하면 이 사람들(these people)이 전쟁에 이를 것이다. 그건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 북한과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중국 측에 알렸으며 이를 막기 위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이 언급한 중국 측 카운터파트는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으로, 두 사람은 이달 8일에도 워싱턴에서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도 북한의 변화를 절박하게 원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북한이 중국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공통된 인식을 미국과 중국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 당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큰 채찍(large stick)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점을 북한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최악의 한반도 상황을 가정한 주한 미국인 대피 등의 비상대책을 손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14일 의회 청문회에서 “만약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 미국인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함께 비전투요원철수작전(NEO)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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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 게이츠 “나 같은 부자에게 세금 더 걷어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사진)가 “정부는 나 같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18일(현지 시간) CNN의 ‘GPS’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세금을 100억 달러 넘게 더 냈지만, 나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내라는 요구를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세를 35%에서 21%로 내리고,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기준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제개혁법에 대해 “그것은 진보적인 세법이 아니라 퇴행적 세제법”이라고 비난했다. 게이츠는 “이런 세법으로 부자들이 극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얻는다”며 세제 혜택이 중산층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이는 사회안전망이 더 강화되고 상위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일반적 경향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불평등 증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인구의 6분의 1이 실망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정부는 ‘우리가 왜 그런 사람들을 위해 더 좋은 일을 못 하고 있느냐’고 진정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개인자산 900억 달러(약 96조 달러)를 보유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세계 2위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이츠는 이미 400억 달러(약 42조6800억 원)를 기부했으며 오래전부터 전 자산의 90%를 기부하겠다고 밝혀 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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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틸러슨 美국무, ‘中도 北 변화 절박하게 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 시간) 방영된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 측 카운터파트에게 ‘당신과 내가 실패하면 이 사람들(these people)이 전쟁에 이를 것이다. 그건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 북한과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중국 측에 알렸으며 이를 막기 위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틸러슨이 언급한 중국 측 카운터파트는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으로, 두 사람은 이달 8일에도 워싱턴에서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도 북한의 변화를 절박하게 원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북한이 중국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공통된 인식을 미국과 중국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미대화와 관련해 “북미 대화 초기에는 북한과 일대일로 만나 협상을 시작할 이유가 있는지를 결정하겠지만 북한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않게 되면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중국 측에 전했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8~10개월 동안 외교적 노력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미국이 가장 중요한 군사적 결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미 정계 관측을 언급하며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시간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자 틸러슨 장관은 “외교적 노력은 첫 번째 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지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 당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큰 채찍(large stick)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점을 북한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압박작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북한 수입원과 군사프로그램을 갉아먹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과 협상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이것(북핵 해결)을 외교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최악의 한반도 상황을 가정한 주한 미국인 대피 등의 비상대책을 손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군사전문지 밀리터리닷컴은 미 하와이 포트 새프터에 주둔한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 로버트 브라운 장군이 전시에 한국에 거주하는 민간 미국인을 대피시키는 ‘비전투요원철수작전(NEO)’ 계획을 작업하고 있으며 곧 마무리를 지을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14일 의회 청문회에서 “만약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 미국인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빈스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함께 NEO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브라운 하원의원(민주당)이 “전시에 NEO계획이 필요할 때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도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자, 해리스 장군은 “우리는 이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한국에는 약 20만 명의 미국인, 백만 명의 중국인, 6만 명의 일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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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FBI, ‘총격 제보’ 2차례 묵살… 맥베스 읽던 교실서 비극 시작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만 몰아갈 뿐 총기 규제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연방수사국(FBI)과 학교, 주 정부 등이 총격범에 대한 제보를 접수하고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등 대응 체계에도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맥베스 읽던 교실에 총탄 난사 마이애미에서 북쪽으로 72km 떨어진 파클랜드의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퇴학생이 저지른 총기 난사는 14일 오후 수업이 끝나기 10분 전쯤인 오후 2시 21분경에 시작돼 6분 만에 끝났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17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당했다. 이는 최근 30년 동안 미국 내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중 7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것이다. 영어 수업 중이던 1층의 한 교실에선 학생들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하나인 ‘맥베스’를 읽고 있었다. 경보기가 울리면서 교실 안에 총탄이 날아들었다.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범인은 1층 입구 교실 4곳을 차례로 옮겨가며 반자동 소총인 AR-15를 난사했다. 어떤 교실은 문을 잠그고 바리케이드를 친 채로 버텼고, 어떤 교실에선 교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옷장에 들어갔다. 2층으로 옮겨간 범인은 다시 교실 한 곳을 향해 총을 난사한 뒤 3층으로 올라가 총을 버리고 탈출하는 학생들 틈에 섞여 유유히 빠져나갔다. 약 1시간 뒤 체포된 범인은 백팩에 총을 넣고 등교하는 등의 행동으로 지난해 이 학교에서 퇴학당한 19세 니컬러스 크루즈로 밝혀졌다. 그는 학교에 들어와 화재경보기를 작동시킨 뒤 방독면을 쓰고 연막수류탄을 터뜨렸고, 나오는 학생들을 겨냥해 총을 쐈다. 범행 뒤에는 태연하게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음료수를 사먹기까지 했다. 범인은 경찰에게 “공격을 실행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머릿속으로 그런 음성을 들었다”며 “그것은 악령의 목소리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과거 총기에 집착하던 ‘왕따’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또 단체 채팅방에서 “나는 유대인, 흑인, 이민자를 증오한다”거나 “동성애자들의 머리를 뒤에서 쏘라”는 등 수많은 과격 발언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는 “친엄마가 유대인이고 그녀를 만나지 않아 좋다”고 쓰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로저, 린다 크루즈 부부에게 입양됐지만 로저는 2004년, 린다는 지난해 사망했다. 양어머니 사망 후 크루즈는 범행에 사용한 AR-15 소총을 비롯해 적어도 5정의 총기류와 방탄복을 사들였다.○ 트럼프 “정신건강 문제일 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참사를 FBI에 공세를 펴는 호재로 활용해 빈축을 샀다. 그는 17일 트위터에 “플로리다 총격범이 보낸 그 많은 신호 전부를 FBI가 놓쳤다는 게 너무 슬프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들은 트럼프 캠페인과 러시아 간의 공모를 증명하려고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고 적었다. FBI가 2016년 대선 때 자신의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데 대한 불만을 총격 사건과 연관시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트위터에 “플로리다 총격범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수많은 징후가 있었다. 이웃과 급우들은 범인이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적었다. 이어 몇 시간 뒤 대국민 TV 연설에선 이번 사건을 “끔찍한 폭력, 증오, 악의 광경”으로 부르며 “어려운 정신건강 문제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총기 규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것처럼 실제 FBI는 범인인 크루즈에 대해 2차례의 제보를 받았지만 모두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FBI는 크루즈가 지난해 9월 유튜브에 “나는 전문적인 학교 총격범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는 것을 신고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5일 범인의 지인이 FBI에 “크루즈가 범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제보 전화까지 했지만 이 역시 묵살했다. FBI뿐만 아니라 학교 당국과 주 정부도 제보를 묵살했다.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 등에 따르면 총기 난사가 일어난 고교 재학생인 데이나 크레이그, 매슈 로사리오, 에니어 사바디니 등은 학교에 크루즈의 위험성을 알렸다. 이 중 사바디니는 크루즈의 옛 여자친구와 사귄다는 이유로 크루즈로부터 위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이그는 “크루즈가 총기와 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사바디니와 크루즈가 다툰 뒤 학교에 알렸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아동가족보호국(DFS)과 지역 사법당국은 2016년 9월 크루즈가 스냅챗에 자신의 팔을 칼로 베고 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말하는 영상을 올린 사실을 확인하고 집으로 조사관을 보냈다. DFS는 크루즈와 면담까지 했으나 자신이나 남을 해칠 위험이 낮다고 결론을 내렸다.○ 10년간 총기 사망자 31만여 명 트럼프 대통령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다시금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벌써 올해에만 중고교에서 4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연방법원 앞에는 수천 명의 시민과 학생 등이 몰려와 ‘지금 무언가를 하라’, ‘내 친구들을 죽게 하지 말라’, ‘투표로 몰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날 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전미총기협회(NRA) 본부 앞에도 100여 명이 모여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15일 트위터에 “우리는 대다수 미국인이 원하고, 오래전 해결했어야 하는 총기규제법을 포함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총기 규제 입법을 강하게 촉구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재무위원장을 지냈고, 현재도 ‘큰손’ 기부자로 알려진 부동산 사업가 앨 호프먼 주니어는 공격용 총기류 규제 법안을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들에게는 후원금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미국에서 총기 사건 및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31만6545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테러에 의한 사망자는 313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총기 규제의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NRA의 로비를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회원이 420만 명인 NRA는 정치권에 막대한 자금을 뿌리는 것 외에도 전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총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NRA는 2016년 학교 사격 프로그램에 220만 달러(약 24억 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크루즈도 NRA가 자금을 지원한 주니어 ROTC 조직에 가입해 사격 훈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주성하 zsh75@donga.com·위은지 기자}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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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16機 격추된 이스라엘, 시리아 맹폭격

    이스라엘군 F-16 전투기가 10일 시리아 내 이란 군사시설 폭격 작전을 수행하던 중 대공 무기 공격을 받아 격추되면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적국의 공격을 받아 격추된 것은 1982년 1차 레바논 전쟁 이후 36년 만이다. 중동의 하늘을 장악했다고 자부해 온 이스라엘은 주력 전투기가 추락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고, 시리아에 대한 대대적 공격으로 반격했다. 사건은 이날 오전 4시 25분 시리아 기지에서 발진한 이란 무인기가 이스라엘 영공에 침입하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이란 무인기를 격추시킨 뒤 전투기들을 보내 무인기 발진 기지로 의심되는 시리아 중부 사막의 군사시설을 집중 공습했다. 시리아는 대공미사일을 발사했고, F-16 전투기 1대가 피격돼 이스라엘 북부에 추락했다. 조종사 2명은 모두 부상당했고, 한 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 정부를 지원해왔다. 이스라엘은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섰다. 시리아 정부군의 SA-5와 SA-17 미사일 기지 3곳과 시리아 내 이란 군사시설 4곳 등 모두 12개 기지를 향해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시리아 정부군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군 수뇌부를 소집해 비상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시리아 정부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의견을 교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이 시리아 영토를 이용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며 강력 대응할 뜻을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와 다른 국가들의 주권과 영토 보전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긴장 자제를 주문했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이란의 계산된 위협과 야심이 중동 지역 주민들의 삶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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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안경’ 쓴 中공안… 지명수배범이 눈에 쏙쏙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악명 높은 중국 공안의 불심검문 방식도 바뀌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공안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를 맞아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안경’을 전면 도입했다. 이 안경은 초소형 카메라로 상대 얼굴을 인식해 태블릿PC로 보내고, 이를 기기에 저장된 범인 사진과 대조한다.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공안들이 기차역 입구 4곳을 지키며 지나가는 승객들을 훑어보면 지명수배범이 무사히 통과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안경이 5m 거리에서 2, 3초 내에 범죄자를 찾아내기 때문이다. 한 공안은 “스마트 안경이 경찰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지명수배범 여부를 곧바로 색출해 내기 때문에 종전처럼 다가가서 신분증을 요구하거나 경찰서에 데려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저우 공안은 스마트 안경을 도입한 이달 초부터 인신매매범, 뺑소니범 등 용의자 7명을 체포했으며, 가짜 신분증을 제시한 26명도 적발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하좌우로 720도 회전이 되고, 안면 및 동작 인식 기능을 갖춘 경찰용 카메라를 개발해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어깨에 착용하는 이 카메라는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회전해 경찰이 볼 수 없는 후면까지 고해상도 화질로 감시한다. 안면인식 기능으로 군중 속에서 지명 수배자를 찾아내고, 뒤에서 공격하는 용의자도 감지해 대응하게 해준다. 중국은 2015년 13억 국민을 3초 안에 90% 정확도로 식별하는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는 등 치안 분야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안면인식 기술력을 보유한 중국은 다양한 곳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하루 수십만 명이 오가는 일부 국경 세관에는 하루에 2번 이상 국경을 드나드는 사람을 밀수 용의자로 구별하는 안면인식 기술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장비도 설치돼 세관원 수십 명을 대신한다. 중국 자오상(招商)은행은 지난해부터 길거리 현금자동인출기(ATM)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해 카드 없이 얼굴만 인식시키면 돈을 인출할 수 있게 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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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떡밥만 뿌리고 가는 낚시꾼은 없다

    1996년 11월 26일 연평도로 북한 병사 정광선이 탄 목선이 표류해 왔다. 한국 경비정에 구조된 그는 조사 뒤 북으로 돌아갔다. 얼마 뒤 노동신문은 그를 ‘혁명전사의 귀감’이라며 한 개 면을 털어 크게 내세웠다. “괴뢰 놈들이 배를 끌고 가려 할 때 도끼를 휘두르며 정신 잃을 때까지 싸웠고, 집요한 귀순 회유에도 장군님 품으로 가겠다는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19세 정광선은 말단 상등병에서 바로 장교로 진급했고, 죽기 전엔 받기 어렵다는 최고의 명예인 공화국영웅까지 됐다. 함북 청진의 그의 모교는 ‘정광선고등중학교’로 개명됐다. 그로부터 3년쯤 뒤 정광선이 술자리에서 “남조선을 암흑의 세상이라고 배웠는데, 서울에 가보니 완전히 불바다더라”라고 했고, 이를 전해 들은 김정일이 “앞으로 남조선을 암흑의 세상이라 교육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북에 있을 때 들었다. 실제로 이후 북한 대남 교육은 “한강 다리 아래 거지가 득실댄다”는 레퍼토리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극심해 살기 힘든 사회”로 바뀌었다. 남쪽에 살던 한 탈북자는 2012년 북으로 돌아가 기자회견까지 하고도 반년 뒤 다시 탈북했다. 남조선에서 먹었던 삼겹살과 삼계탕 이야기를 했다가 보위부에 잡혀가 고문을 받았고, 숨 막혀 살 수 없어 다시 도망쳤다는 것이다. 집중 감시를 받는 줄 뻔히 알면서도 술이 들어가니 입을 통제 못 한 것이다. 진실은 자루 속 송곳과 같다.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활용해 체제 선전 공세를 펼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게 통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우리 국민을 우습게 본 것이다. 일부러 눈과 귀를 틀어막은 극소수를 빼곤 북한이 어떤 곳인지 다 안다. 오히려 북한이 체제 선전을 한다면 엄청난 역풍을 받을 게 뻔하다. 북한 예술단이 싫은 사람들이 진짜로 걱정해야 하는 것은 북한 여성들이 체제 선전 가요가 아닌, 한국 노래를 심금을 울릴 정도로 너무 감동적으로 부르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따져보면 역대 최대 규모로 500여 명이나 남쪽에 내려보낸 북한이야말로 엄청난 용기를 낸 것이다. 아무리 입단속을 하고 감시를 해도 그들이 북으로 돌아간 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말을 할지 알 수가 없다. 최소한 가족 형제에게는 비밀이 없다. 북한이 동포애를 발휘해 남쪽 잔치가 흥하라고 위험을 감수하며 대규모 대표단을 보낸 것이 아님은 누구나 안다. 북한이 올림픽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해 남북 관계가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간다 해도, 올림픽 기간 북한 도발을 관리해 평화적으로 대회를 치른 한국의 득이 더 크다. 그걸 북한이 모를 리가 없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평창에 간다고 했을 때는 이미 올림픽을 활용해 분위기를 바꾼 뒤 어떻게 하겠다는 구상은 서 있었을 것이다. 그걸 위해 동생 김여정까지 포함된 대규모 남한 방문단이란 떡밥을 던진 것이다. 북한은 무엇을 노리고 있을까. 떡밥의 양과 질을 봤을 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정도로 만족할 것 같진 않다. 또 미국의 동의 없이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 것이다. 북한의 모사(謀士)들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더구나 북은 목을 내놓고 결재받는 곳이다. 하지만 핵이나 ICBM을 내걸지 않고 미국을 움직일 순 없다. 안 될 것도 없다. 원료 추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핵무기보단 기술을 이미 확보해 수십 개를 얼마든지 다시 만들 수 있는 ICBM은 얼마든지 흥정판에 올려놓을 수 있다. 사실 북한은 미국까지 가는 ICBM을 굳이 가질 필요는 없다. 미국 영토에 쏴봐야 자살 행위이고, 가진 것만으로도 미국의 분노만 키울 뿐이다. 협박용 핵미사일은 주한미군만 사거리에 넣어도 충분하다. 북한도 지금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적잖게 파악했을 것이다. 말을 얼마나 쉽게 바꾸고, 자화자찬은 얼마나 능숙하게 하는지 등을 말이다. 남한을 활용해 북-미 대화를 성사시킨 뒤 “김정은을 압박해 미국을 핵 공격 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 냈다”는 업적을 트럼프에게 만들어준다면 흥정할 수 있다고 계산했을지도 모른다. ICBM 포기와 함께 미국에 “신뢰를 지키면 핵무기도 폐기하겠다”는 약속도 못 할 것은 없다. 그렇게 목을 조이는 대북제재를 풀어내고, 경제협력을 하자며 남한 돈을 다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시간도 벌고 잇속도 챙길 수 있다. ICBM은 필요할 때 미국이 약속을 깼다며 다시 만들면 그만이다. 북한은 늘 임기 내 업적에 안달인 한미 대통령들을 봉으로 활용하는 데 능숙했다. 이미 한국 정부는 “말씀만 하십시오” 자세라고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평창 올림픽 이후의 대북카드는 걱정할 필요도, 급해할 필요도 없다. 고위급 대표단이나 다른 라인을 통해서 북한이 먼저 낚싯대를 던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들이 낚으려는 게 잉어인지 가물치인지 판단하면 된다. 세상에 떡밥만 뿌리고 가는 낚시꾼은 없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8000만 방문자를 기록한 주성하 기자의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가 주소를 바꾸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생동하고 전문적인 북한 이야기로 여러분들을 계속 찾아갑니다.}

    •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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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빌’ 여전사 우마 서먼도 “와인스틴에게 당했다”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수백 명의 적을 베어나가던 할리우드의 대표적 여전사 우마 서먼(48·사진)도 현실에선 성폭력의 피해자였다. 서먼은 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MeToo·나도 당했다)을 촉발시킨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폭력을 당했던 과거를 털어놓았다. NYT에 따르면 서먼은 영화 ‘펄프 픽션’(1994년 개봉)을 찍으며 와인스틴과 가깝게 지냈다. 서먼은 “와인스틴과 자주 몇 시간씩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위험 징후’를 간과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영국 런던 사보이 호텔 스위트룸에서 와인스틴이 갑자기 성폭행을 시도했다며 “그는 노출을 시도했고 온갖 종류의 불쾌한 일들을 했다”고 서먼은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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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껫-파타야 해변서 흡연땐 징역1년-벌금 342만원

    태국이 1일부터 유명 해변 휴양지 24곳에서 강력한 흡연 단속을 시작했다.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해변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해양공원법을 적용해 최대 1년의 징역형 또는 10만 밧(약 342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푸껫 빠똥, 파타야 동딴 등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들도 단속 대상에 올라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담배를 피우려면 해변 입구에 마련된 흡연실을 이용해야 한다. 태국은 지난해 7월 제정된 ‘담배제품 금지법’에 따라 이미 방콕 같은 주요 도시에서 흡연 단속 조치를 크게 강화했다. 특히 환각제 등을 넣어 사용할 우려 때문에 전자담배는 소지 자체가 불법이고 적발 시 막대한 벌금형에 처해진다. 태국 당국이 해변 금연 조치를 내린 것은 담배꽁초에 의한 해변 오염이 점점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푸껫 빠똥 해변을 조사한 결과 m²당 평균 0.76개의 담배꽁초가 나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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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사 12개월째 공백, 광복후 최장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낙마하면서 주한 미국대사직이 12개월가량 공백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공석 기간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가장 길다. 1949년 4월 초대 주한 미국대사로 존 조셉 무초 대사가 부임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2명의 주한 미대사가 있었다. 제임스 레이니 대사가 1997년 2월 이임한 뒤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가 부임한 그해 12월까지 10개월여 공백이 그동안 가장 길었다. 빅터 차 석좌의 낙마 이후 새 대사 후보 내정,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 상원 인준 절차 등을 감안하면 대사 공석 상태가 얼마나 더 길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대사 자리가 오래 비어 있어 논란이 되는 국가는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의 동맹국 호주 역시 미국대사 자리가 2월 현재 17개월 동안이나 비어 있어 지난달 ‘외교적 모독’ 논란이 벌어졌다. 팀 피셔 전 호주 부총리가 미국을 향해 “외교적 모욕에 가깝다. 어떤 말을 하더라도 우리는 격하됐고, 우선순위가 뒤처져 있다”고 말해 논란이 확대됐다. 미국 CNN방송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요르단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 주재 대사 자리 수십 곳이 여전히 공백 상태라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날 기준으로 미국의 주요 외교직 30여 곳은 내정자 지명조차 되지 않았고, 7곳은 인선은 마쳤지만 부임하지 못하고 인준을 기다리는 상태다. 국무부 전체로 보면 차관 6석 중 2석이 내정자를 기다리고 있고, 2곳은 지명자는 나왔지만 인준이 끝나지 않았다. 차관보 24석도 대부분 공석이거나 대행이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대북 업무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주한 미국대사뿐 아니라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내정은 됐지만 상원 인준을 마치지 못해 공석으로 남아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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