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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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zsh75@donga.com

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남북한 관계64%
칼럼23%
경제일반10%
사회일반3%
  • 오바마 “인류 이끌 젊은 버락-미셸 오바마 100만명 키울것”

    “인류 진보의 바통을 넘겨받을 100만 명의 젊은 버락 오바마들과 미셸 오바마들을 키우겠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25일(현지 시간)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일은 차세대의 발전을 돕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을 방문한 그는 이날 비정부기구 주최로 도쿄(東京)에서 열린 ‘세계 오피니언 리더스 서밋’ 연설에서 차세대 리더 양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각 분야의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대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도록 비영리단체 ‘오바마 재단’이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가족의 ‘클린턴 재단’을 본뜬 ‘오바마 재단’을 2014년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다. ‘오바마 재단’은 도시 빈민층 젊은이들의 교육 지원 활동에 주력해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일이 효과적으로 진행된다면 아마도 수백 명 혹은 수천 명, 나아가 100만 명의 젊은 버락과 미셸들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며 “차세대 그룹이 바통을 이어가는 과정이 곧 인류의 진보”라고 강조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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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격화땐 한국 中수출 30兆 타격”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매년 약 30조 원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미국이 중국 상품의 수입을 줄이면 중국에 중간재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에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 수출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한국 중국 미국의 무역통계를 분석해 앞으로 일어날 상황의 여파를 추정했다.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약 10%에 해당하는 500억 달러(약 54조 원)어치의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해당 상품의 교역이 중단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미국이 중국 수입의 10%를 줄여 버리면 ‘나비효과’로 한국의 중국 수출 규모가 약 282억6000만 달러(약 30조5800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부품들이 중국에서 가공돼 다시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국-미국’ 수출이 끊기면 연쇄 타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의 19.9%, 한국 전체 수출액의 4.9%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구원은 특히 전자장비, 정보기술(IT), 석유화학 산업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자장비는 한국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제품이다. 미국이 중국에서 관련 상품 교역을 중단하면 한국에서는 약 109억2000만 달러(약 11조8000억 원) 규모의 수출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 다음으로는 IT(―56억 달러), 석유화학(―35억2000만 달러), 기계(―27억2000만 달러), 경공업(―23억6000만 달러) 순으로 수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한국 기업의 피해는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태국 등 5개국에서 수입된 페놀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을 겨냥한 반덤핑 조사에 한국도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놀은 석유에서 추출하는 화합물로, 살균제 제조에 주로 사용된다. 조사 대상이 된 한국 기업은 LG화학, 금호피앤비화학이다. 상무부는 “중국 기업들은 이들 5개국의 기업들이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국에 제품을 수출했고, 중국 기업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가 미국, 중국의 시장 동향이나 정책에 관련된 정보를 기업과 공유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국 다변화 등의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은택 nabi@donga.com·주성하 기자}

    •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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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주도 ‘목숨을 위한 행진’… 베트남 反戰 이후 최대 인파

    총기 난사에 친구들을 잃은 미국 10대들의 분노가 1970년대 베트남 반전 시위 이후 최대 규모의 인파를 거리에 불러 모았다. 24일(현지 시간) 10대들이 주도한 ‘총기 규제 강화 시위’가 미 전역 800여 도시에서 열렸으며, 특히 수도 워싱턴에 주최 측 추산으로 80만 명이 운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영국 스페인 스위스 프랑스 등 해외 각국에서도 이날 동조 시위가 열렸다. ‘우리의 목숨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날 시위는 지난달 14일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주 더글러스고교 총기 난사 사건의 생존 학생들이 주도했다. 10대들의 호소에 미 국민들이 화답했다. 워싱턴에서만 주최 측 추산으로 80만 명이 쏟아져 나와 의회의사당과 2.5km가량 떨어진 백악관까지 도로를 가득 메웠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도 동참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USA투데이는 “역사상 하루 기준 수도에서 일어난 집회로는 최대 규모”라며 “지난해 50만 명이 모였던 ‘위민스 마치(여성 행진)’보다도 큰 규모”라고 분석했다. AP통신도 이번 행진이 1960, 70년대 베트남 반전 시위 이후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청년 시위라고 전했다. 의회의사당 인근에 만들어진 연단에는 20여 명의 청소년이 연이어 올라 총기 규제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지난달 참사 직후 “전미총기협회로부터 돈을 받는 정치인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규탄해 주목받았던 더글러스고교의 생존 학생 에마 곤잘러스의 ‘눈물의 연설’은 세계의 심금을 울렸다. “6분 20초. 그 시간에 내 친구 17명이 죽었고, 15명이 부상을 입었고, 더글러스 공동체 모두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곤잘러스는 참사로 숨진 친구들의 이름과 이들이 잃어버린 작은 일상과 기회를 하나씩 언급한 뒤 총기 난사가 진행된 시간인 6분 20초가 될 때까지 약 4분간 침묵하며 연단 위에 가만히 서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그 시간 동안 공포 속에서 쓰러져 갔을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슬픔과 분노를 공유했다. 올해 9세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손녀 욜란다 르네 킹도 연단에 올랐다. 1968년 암살자의 총격에 쓰러진 킹 목사의 서거 50주기를 2주가량 앞둔 이날 욜란다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말로 유명한 할아버지의 연설을 빌려 “나에게는 총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해 대중의 박수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에 “미셸과 나는 오늘 행진이 있게 한 젊은이들에게 큰 영감을 받았다. 계속해라. 여러분은 우리를 앞으로 이끌고 있으며, 변화를 외치는 수백만 명의 목소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응원의 글을 남겼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도 잇달아 응원 글을 올렸으나, 공화당 인사들은 말을 아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 휴양지인 마러라고 리조트로 향해 워싱턴에 있지 않았다. 백악관은 24일 성명을 통해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 보장)를 행사하는 용감한 젊은 미국 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대통령은 범죄경력조회시스템(NICS) 강화 법안과 학교폭력방지법의 의회 통과를 촉구해 왔다”고 발표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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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민 아이들에 음악의 구원 주고 떠나다

    빈곤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 교육 시스템 ‘엘시스테마’(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의 창립자인 베네수엘라 출신의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25일(현지 시간) 타계했다. 향년 79세. 아브레우 박사는 1939년 베네수엘라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 피아노, 파이프오르간 등을 연주했고, 작곡과 지휘하는 법을 익혔다. 한때는 대학에서 경제 및 법학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지만 이내 베네수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성장 환경에 눈을 돌렸다. 1970년대 중반 베네수엘라에선 음악이 상류층의 전유물로 돼 있었다. 빈민가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뛰어난 음악적 재능에도 꿈을 이루지 못해 방황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36세였던 1975년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가 차고에서 청소년 11명을 모아 악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관현악 합주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엘시스테마의 첫걸음이었다. 마약과 폭력의 위험에 노출돼 있던 아이들은 클래식 교육을 통해 점차 협동과 이해를 배우게 됐고, 방황을 접고 삶의 목표도 생겼다. 2년 뒤 아브레우 박사는 이렇게 키운 최초의 청소년 악단 ‘호세 란다에타 국립 청소년 관현악단’을 이끌고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공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때마침 베네수엘라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돼 국가 예산이 급증하게 되었고, 정부도 엘시스테마의 긍정적 면에 주목해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엘시스테마는 오늘날 베네수엘라에서만 30만∼4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음악 교육을 하고 있다. 또 남미 이웃 국가들은 물론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엘시스테마 시스템을 받아들여 빈곤층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무상으로 악기를 나눠주고 무료로 음악 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한국판 엘시스테마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아브레우 박사는 2010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방한했을 당시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협동과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할 수 있는 것을 가르치고 싶었다”고 엘시스테마 창립 목적을 밝혔다. 그는 엘시스테마에 대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까지 참여해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마약과 폭력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인 사례는 없다”고 평가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베네수엘라 문화장관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음악인들과 모국 베네수엘라는 선생님을 잃은 걸 깊이 슬퍼한다”고 추모했다. 훌리오 보르헤스 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도 “베네수엘라는 40여 년에 걸쳐 걸출한 음악인들을 길러낸 오케스트라 시스템 창설이라는 그의 특별한 업적에 빚지고 있다”고 애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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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정찰총국으로 黨-軍조직 통합… 김정은 정권 장악후 다시 경쟁체제로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2009년 이후 북한의 정보기관도 대대적 변화를 겪고 있다. 북한은 2009년 초 노동당과 군에서 운영하던 대남·해외 공작기구를 통합해 정찰총국을 창설했다. 당에 소속돼 있던 노동당 작전부와 35호실(일명 대외정보조사부)이 군 소속 정찰국에 통합됐다. 정찰총국은 대남공작은 물론이고 해외공작 권한까지 모두 장악했을 뿐 아니라 특수전 부대들까지 산하에 두어 정보 수집, 테러, 사이버 공격 등이 모두 가능한 기관으로 비대화됐다. 정찰총국 창설은 정보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단행됐다기보다는 후계 이양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쿠데타 움직임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작전부는 다른 모든 정보기관을 합친 것 이상의 작전 능력과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소왕국’은 20년 동안 작전부장으로 군림해온 오극렬 한 사람의 손에 좌우됐다. 오극렬을 믿기 어려웠던 김정일은 2009년 그를 허울뿐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형식상 승격시키고, 작전부와 기타 모든 공작기관의 지휘권을 김정은에게 넘겨줬던 것. 이런 방식으로 대남·해외 공작기관의 정예요원과 자금을 모두 틀어쥐고 쿠데타 걱정에서 벗어난 김정은은 김영철을 내세워 정찰총국을 관리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통합의 부작용도 컸다. 과거 하찮게 보던 군 정찰국에 흡수 통합된 작전부와 35호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고, 부처별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2016년 6월 새 국가기구인 ‘국무위원회’를 발표하기에 앞서 대남·해외 공작기구들을 다시 원상 복구시켰다는 정보도 있다.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군 소속 정찰총국은 다시 쪼그라들어 무장 침투, 전투정찰 및 폭파, 후방 교란, 사이버 테러 등 종래의 임무만 맡았다고 한다. 다만 김정은은 정찰총국장이던 김영철에게 변함없는 신임을 부여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대남담당 부위원장으로 과거처럼 모든 정보기관을 통솔하게 했다. 김영철은 과거 정찰총국 소속에 들어오지 않았던 당 통일전선부와 문화교류국(옛 225국)까지 지휘하게 됐다. 이는 확실하게 정권을 장악했다고 생각한 김정은이 김영철을 ‘정보 총사령탑’으로 내세우고 정보기관을 다시 경쟁 체제로 재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북한의 특성상 정보기관의 개편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라 북한의 정보기관도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해 북한의 해외 최대 공작 거점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칠보산호텔과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소재 류경호텔을 폐쇄하면서 해외에 파견됐던 정보요원들이 대거 귀국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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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EU-난민들과 싸워 헝가리 지키자”… ‘동유럽 트럼프’ 압도적 지지로 4선 유력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55)는 유럽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국민의 선택을 받는 장기 집권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오르반 총리는 다음 달 8일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4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르반 총리는 1998년 불과 35세에 총리 자리에 올랐을 때만 해도 서구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열렬한 신봉자였다. 당시 그는 헝가리를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주도했다. 2002년 선거에서 패배해 8년 동안 절치부심했던 오르반 총리는 2010년 기존의 친서방 자유주의 노선에서 민족주의 우파 성향으로 180도 변신해 다시 집권했다. 그는 자신이 도입했던 자유화, 탈규제화, 민영화 정책을 되돌렸고 민족과 국가를 강조했다. 20대 청년 시절 ‘유럽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쳤던 오르반은 재집권 이후 “헝가리의 가치와 전통을 수호하고 발전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헝가리가 서방의 진보 민주주의를 좇은 결과 국가 자산을 지키지 못하고, 공동체가 무시되고, 빚더미에 앉았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책에서 그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다. 헝가리는 2008년 금융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상황에 몰렸지만 오르반 총리 집권 이후 3년 만에 빚을 다 갚았다. 경제성장률은 오르고 실업률은 떨어지고 물가는 안정됐다. 국민은 “다국적 기업과 은행들, EU 관리들이 헝가리를 공격하려 한다. 탐욕스러운 저들이 이득을 얻지 못하게 하겠다”며 EU와 IMF에 맞서 싸운 오르반 총리에게 열광했다. 그가 공공연하게 “헝가리는 서방이 추구하는 가치 대신 러시아나 중국 같은 국가를 모델로 삼아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유권자들은 기꺼이 표를 던졌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 골칫거리인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배타적이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헝가리는 유럽의 이슬람화에 맞서 싸울 마지막 요새”라고 강조하는 그는 난민을 ‘테러리즘의 트로이 목마’ ‘무슬림 침략자’ ‘독극물’로 불렀다. 난민이 밀려오자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남쪽 국경 전체에 장벽을 쌓아 국경을 차단했다. 2015년 EU가 시작한 난민 강제할당제에 반기를 들어 단 한 명의 난민도 받지 않았다. 난민을 대거 받아들인 프랑스와 독일에서 난민과 관련된 테러가 벌어질 때마다 오르반 총리의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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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강한 나라’ 내세워 선거로 장기집권… 스트롱맨들 新독재시대

    세계에 ‘장기 집권 시대’가 도래했다. 중국 러시아 독일 일본과 같은 영향력이 큰 강대국들에서 속속 장기 집권이 현실화되면서 민주주의 퇴조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장기 집권자들은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선거를 통해 권력을 유지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국민의 반대를 무자비한 피의 숙청을 통해 진압하던 20세기 독재자들과는 뚜렷이 비교가 된다. 일본과 독일처럼 민주주의적 선거제도가 잘 작동하는 나라들에서도 국민들이 통치자의 장기 집권에 찬성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나라들조차 장기 집권이 가능한 이유를 단순히 정적 제거나 언론 탄압 때문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다. 장기 집권자들은 대개 다른 국가보다 나은 경제 성과 및 정치적 안정을 내세우며 자신들이야말로 외부의 위험에 맞서 국가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적임자임을 국민에게 설득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이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으며, 국민이 이들을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① “국민의 밥그릇부터 지켜라”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제외한다면 오늘날 장기 집권에 성공한 통치자들은 대개 확실한 경제 성과를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민은 언제든지 다른 나라와 자국의 경제성장을 비교할 수 있다. 인터넷 덕분이다. 세계 평균보다 밑도는 경제 성과를 낸 지도자가 장기 집권에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3∼2016년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2%를 달성했다. 세계 평균 성장률 2.6%를 크게 웃돈 수치다. 중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는 평균 30% 내외로, 미국과 유로존 및 일본의 기여도를 합한 것을 뛰어넘는 세계 1위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아베노믹스’를 강하게 밀어붙여 일본 경제를 ‘잃어버린 20년’에서 탈출시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집권 10년간 연평균 4.5%의 경제성장을 이뤘으며 터키를 제조업 및 수출 강국으로 키워냈다. 2001년 터키의 경제성장률이 ―5.7%였음을 감안하면 대단한 반전이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서 헝가리를 조기 졸업시켰으며 성장률을 크게 높이고 실업률을 크게 낮춰 호평을 받았다.② 공포와 두려움이 ‘스트롱맨’을 부른다 “중동은 보다 급진적이고 폭력적인 2차 ‘아랍의 봄’을 앞두고 있으며 이슬람국가(IS)의 새로운 형태가 등장할 것이다.” 이달 초 요르단 외교장관 출신인 마르완 무아셰르 카네기국제평화기금 부총재가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 혁명 이후를 정의한 말이다. 독재자가 사라진 후 누구도 손을 댈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혼란에 빠진 아랍의 현실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혁명이 능사가 아님을 일깨워줬다. 통치자들은 이 틈을 파고들어 자신을 국가의 안정을 지킬 ‘스트롱맨’으로 포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나 같은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시진핑 주석은 “2050년까지 세계 최강국이 되려면 강력한 1인 통치가 필수다”라고 주장한다.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미국의 헤게모니에 대항해 유럽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대항마 이미지로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도 국민에게 중국과 북한을 외부 위협으로 주지시키며 ‘강한 국가’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다.③ 흔들리는 민주주의를 파고드는 신(新)독재 20세기 후반 세계에는 거대한 민주주의 바람이 불었다. 미국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 교수(1927∼2008)가 정의한 ‘민주주의 제3의 물결’ 시대다. 2000년 기준으로 189개 독립국 중 121개가 민주국가로 분류됐는데, 이 중 60∼80개국이 직전 25년 안에 민주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들은 최근 각종 위기에 노출됐다. 민주주의 이론의 세계적 석학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퍼드대 교수는 “경제 불평등이 심화되고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포퓰리즘이 부상해 민주주의가 2006년경부터 급격히 퇴보했다. 이제는 모든 학자가 민주주의에 문제가 생겼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조차 2011년 부를 독점하는 1%에 대항해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이 벌어졌다.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믿음도 동시에 흔들렸다. 이런 가운데 독재에 대한 반감은 과거보다 희석되고 있다. 독재 국가라는 비판을 받는 중국과 러시아에서조차 대규모 피의 숙청이나 정치수용소 같은 강압적 통치는 사라지고 지도자에 대한 비판이 용인된다. 중국처럼 세계 패권을 노리는 국가는 오히려 자신들의 정치체제가 우월하다며 세계에 끊임없이 설파한다. 대표적으로 왕샤오링(王曉玲) 중국 사회과학원 부연구원은 신화통신 등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이상적 지도자를 선출하지 못하는 서구식 선거 제도의 폐단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지방에서부터 능력을 쌓아 최고 지도자가 되는 중국식 정치 제도는 안정적으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자화자찬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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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북한인권법이 죽여 버린 북한인권단체

    2년 전 3월 북한인권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11년 가까이 여야가 옥신각신 싸운 끝에 가까스로 통과되긴 했지만, 법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법은 두 가지 핵심 이행사항을 담고 있다. 하나는 통일부에 북한 인권침해 사례들을 기록하는 북한인권기록센터를 설치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북한인권재단을 출범시키는 것이었다. 기록센터는 법안 통과 직후 통일부 산하에 만들어졌지만, 인권재단은 아직도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재단 이사 5명씩을 추천하게 됐지만, 아직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사가 무슨 대단한 벼슬도 아닌데, 그걸 2년씩이나 방치하는 이유가 뭘까. 국회의 위선이다. 북한인권법은 선거 때 활용하는 소재였을 뿐이다. 법안이 통과돼 볼 장 다 봤으니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 스스로가 “북한인권법은 북한 인권 개선에 별 영향이 없다”고 생각해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도 북한인권법의 실효성엔 의문이 든다. 2012년 6월 ‘누구를 위한 북한인권법인가’라는 칼럼을 통해 “미국과 일본에서도 떠들썩하게 북한인권법이 통과됐지만, 상징적 차원에 머물러 있을 뿐 실질적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난 칼럼에서 북한인권법을 이왕 만들겠다면, 딴 건 몰라도 북한 인권 침해 기록 하나만은 성실히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것만 제대로 해도 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에 부담을 주고 가해자들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어 결과적으로 북한 인권 개선에 큰 영향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통일되면 이런 기록은 대한민국이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정의의 무기가 된다. 내 판단으론 북한인권법 통과 이전에 북한 인권 조사 및 기록을 그나마 제대로 해온 곳은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라는 민간단체뿐이다. 나는 6년 전 칼럼에서 “북한 인권침해 사례를 최초로 기록하기 시작한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연구원들은 9년째 박봉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엄청난 자료를 축적해 놓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6년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뒤 나는 슬픈 광경을 보게 됐다. 북한인권법 통과의 최대 수혜자가 되길 바랐던 NKDB가 오히려 최대 피해자가 된 것이다. 북한인권법으로 북한인권기록센터라는 산하 기관 하나를 더 갖게 된 통일부는 탈북자 조사를 독점하고 NKDB의 탈북자 면담 조사는 거의 막아버렸다. 15년 동안 사명감 하나로 버텼던 NKDB는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 현재 북한 인권 조사는 정부가 급히 공모해 뽑은 신입 조사원들이 맡고 있고,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NKDB 조사원들은 하나둘 센터를 떠나 새 일자리를 찾아 헤매게 됐다. 북한 인권 조사는 몇 년만 공백이 생겨도 나중에 메우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나원을 졸업하고 전국에 흩어진 탈북자들을 다시 찾아다닐 수 없기 때문이다. NKDB는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해왔다. 그런데 통일부는 아직 백서조차 발급하지 않으니 얼마나 성실히 조사하는지도 알 수 없다. 잘할 것이라 믿고 싶지만, 정작 눈에 보이는 건 그렇지 못한 사례들뿐이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만들어진 국정원개혁위원회는 탈북자동지회 지원금부터 잘라버렸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탈북자동지회를 만든 이후 역대 정부는 이 단체의 상징성 때문에 사무실 월세와 일부 인건비를 지원했다. 19년째 이어지던 지원은 현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완전히 끊겼고, 탈북자동지회는 일개 민간단체로 전락해 유명무실하게 됐다. 정부는 평창 올림픽에 북한 인사들이 내려오자 태영호 전 공사 등 탈북 인사들을 ‘압박해’ 언론에 등장하지 못하게 했다. 통일부가 발간한 통일 교육 교재도 올해부터 북한 인권 관련 부분을 대폭 축소하고, ‘독재’ ‘세습’ ‘공개처형’ ‘정치범수용소’ 등의 단어와 설명이 모두 삭제됐다. 이런 정부가 북한 인권 기록만큼은 성실히 하고 있을까. 솔직히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북한 인권 조사 기관이 남북대화에 나서는 통일부에 있는 것 자체가 문제다. 앞으로 북한은 북한인권기록센터를 없애라며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과거 동독도 서독 정부가 운영하는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의 폐지를 양국 관계 진전과 연계시켰다. 북한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서독은 끝내 버텼다. 하지만 통일부는 버틸 것 같지 않다. 그러니 남북대화가 본격화되기 전에 미리 북한 인권 업무를 법무부에 넘기는 게 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 인권 조사와 기록은 반드시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태만해도 민간이 커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정부는 NKDB의 하나원 접근을 전면 허용해 주길 바란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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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매스터 경질설, 백악관은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격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하기로 결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이 15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WP는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맥매스터 보좌관을 내보내고 싶다.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인사 물색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만 3성 장군 출신인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굴욕감을 주지 않고 후임자 후보군을 정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교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맥매스터 보좌관의 ‘설교하는 듯한’ 보고 스타일을 싫어하는데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처럼 이란 핵협상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호해 ‘13일 트위터로 경질된 틸러슨 다음은 맥매스터 차례’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후임으로는 초강경파로 통하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 대사와 키스 켈로그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보도와는 달리 그들(트럼프와 맥매스터)은 훌륭한 업무 관계를 맺고 있고, NSC에도 변동이 없다”는 반박문을 올려 해임설을 일축했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 20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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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한국에 무역-군사 모두 돈 잃어”, WP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한 것”

    미국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1000억 달러(약 107조 원) 감축을 목표로 중국을 압박하고, 이에 반발한 중국이 보복을 거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시작한 보호무역 전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미 중국산 철강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 미국은 중국의 무역흑자가 줄지 않으면 가전제품, 신발, 의류 등에 추가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트위터에 올린 ‘중국이 무역흑자를 10억 달러 줄이기를 원한다’는 글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10억 달러가 아니라) 1000억 달러를 잘못 쓴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미 행정부 관리들이 이달 초 워싱턴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게도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를 상대로 만연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눈감아 줄 수 없다”는 글을 올려 무역전쟁을 계속할 것임을 천명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3752억 달러(약 401조 원)로 2016년 3470억 달러에 비해 8% 늘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발생한 7087억 달러의 무역적자 이후 최대 적자 규모다. 미국의 압박에 중국도 격앙되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어떠한 국가가 일방적으로 자국의 행동 준칙을 부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만약 서로 원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은 자신의 권익을 수호할 의지가 있다”고 말해 보복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도 이날 “중국은 미국과 대등하게, 과도하지는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 등에 고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발맞춰 일본도 한국과 중국에서 수입하는 일부 철강 제품에 반(反)덤핑 관세를 매기며 보호무역 전쟁에 가세했다. 아사히신문은 15일 “재무성이 전날 심의회를 열고 ‘한국과 중국 기업이 일본 기업에 손해를 주고 있는 것이 인정된다’며 5년간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미주리주의 한 정치자금 모금 행사장 연설에서 “우리는 (한국과) 매우 큰 규모의 무역적자가 있는데도 그들을 보호해주고 있다”며 “우리는 무역에서 돈을 잃고, 군대(주한미군)에서도 돈을 잃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동맹들은 자기 자신만을 걱정하고 우리(미국)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과 북한 사이에 3만2000명의 미군 병사가 주둔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발언에 대해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해왔다.주성하 zsh75@donga.com·한기재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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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큐 틸러슨” 트윗 경질… 반발한 차관 바로 해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자신의 경질 소식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알았다. 트위터에 글이 오른 지 3시간이 지나서야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10일(현지 시간) 새벽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머지않아 경질될 것임을 짐작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일정을 하루 앞당겨 13일 오전 4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이때만 해도 틸러슨 장관은 자신이 몇 시간 뒤 갑작스럽게 경질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가 공항에 도착하고 4시간여 지난 오전 8시 44분,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새 국무장관이 된다. 그는 환상적으로 일할 것이다. 틸러슨 그동안 고마웠어!”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경질 사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이런 전례 없는 해고 통지에 분노한 스티브 골드스타인 공공외교정책 차관은 30분 뒤 “이야기도 없었고, 경질 이유조차 알지 못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그러자 10분 뒤 상기된 얼굴로 백악관 기자들 앞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과는 사이가 좋았지만 여러 사안에서 의견이 달랐다”고 설명한 뒤, 이 자리에서 골드스타인 차관마저 해임한다고 선언했다. 오후 2시 10분경 틸러슨 장관은 국무부 브리핑룸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착잡한 목소리로 국무부와 국방부, 미국민 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감사를 표하지 않았고 대통령의 이름도 딱 한 번만 거론했다. “낮 12시가 좀 넘은 시점에 트럼프의 전화를 받았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 이름이 거론됐다. 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세계 외교를 주무르던 국무장관이 트위터로 해고되는 어이없는 방식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의 순간까지 틸러슨 장관에게 모욕을 준 것”이라며 “트위터로 해고를 통보한 것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했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서 남긴 유행어 “넌 해고야(You‘re fired)” 방식의 해임이 현실에서 실제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국무부 서열 3위 톰 섀넌 정무차관이 지난달 사의를 표한 데 이어 서열 1위 틸러슨 장관과 4위 골드스타인 차관이 경질돼 현재 국무부 고위직엔 존 설리번 부장관 1명만 남게 됐다. 틸러슨 장관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국무장관을 지낸 인물 중 재임기간이 세 번째로 짧다(13일 기준 405일). 하지만 그는 사실상 전후 최단명 국무장관이나 다름없다. 틸러슨보다 재임기간이 더 짧았던 전후 국무장관인 에드먼드 머스키(257일)와 로런스 이글버거(43일)는 현직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새 행정부가 출범하자 어쩔 수 없이 물러난 경우다. 백악관 ‘파워게임’에서 밀려 일방적 해고를 당한 틸러슨과는 경우가 다르다.주성하 zsh75@donga.com·한기재 기자}

    •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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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트럼프, 즉각적 이익에만 열정… 실적 안나오면 “넌 해고야”

    미국 민주당 빌 클린턴 행정부와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거쳐 다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까지, 대통령 취임 선서가 여섯 번 낭독된 24년(1993∼2017년)간 미국의 국무장관은 정확히 6명 존재했다. 워런 크리스토퍼가 클린턴 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이었고 존 케리가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외교사령탑이었다. 이들은 대통령이 첫 임기를 시작하거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해의 1, 2월에 국무장관직을 맡아 1400일 이상 세계 최강 미국의 외교를 진두지휘한 뒤 워싱턴을 떠났다. 이처럼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임기 4년을 함께 보내며 국정 안정과 연속성을 책임지는 건 일종의 전통으로 굳어져 왔다. 하지만 부동산 재벌 출신의 ‘워싱턴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종의 ‘국정 안전핀’ 역할을 해온 이 전통을 아무렇지도 않게 깨버렸다. 약 1년 2개월간 외교사령탑을 맡아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13일 전격 경질한 것이다. 그것도 트위터를 통해 핵폭탄급 뉴스를 터뜨렸다. 전통을 낡은 관행으로 치부하고, 전임 행정부를 철저히 부인하는 데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는 트럼프다운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개구리’ 근성의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가족을 백악관 참모로 등용하고 장관들을 공개적으로 면박하는 데 익숙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 크게 놀랍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트럼프가 마냥 딴지만 거는 청개구리가 아닐 수 있다. 일부 정치평론가는 북-미 정상회담 등 중요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로지 결과물 하나만을 바라보며 걸림돌을 치우는 ‘극실용주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한다. 갑작스러운 국무장관 경질은 ‘혼란왕(King chaos)’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국무장관의 교체가 전체적인 팀워크를 위해 필요했다는 시각이다.○ “자신의 즉각적인 이익에만 열정 갖는 사람” “트럼프는 깊이 있는 사상적 신념은 전혀 없었고, 자신의 즉각적인 이익을 제외하면 그 무엇에도 열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 트럼프 자서전 ‘거래의 기술’을 공저한 작가 토니 슈워츠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를 분석한 글을 모아 최근에 출간된 저서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쉽게 분노하며 자기 파괴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폭발적인 성격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는 데 쓰일 때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틸러슨 경질에는 트럼프의 최고경영자(CEO)적 성향이 잘 드러나 있다. 틸러슨에게 제대로 된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트럼프의 귀에 꾸준히 들려왔다. 트럼프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강경 메시지를 주문했지만 틸러슨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유화 메시지를 발신했다. 틸러슨은 또 과도한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국무부 내부에서 신망을 잃기도 했다. 결국 사면초가에 몰린 틸러슨 장관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 같은 중요한 현안을 처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기업의 대주주가 실적이 부진한 CEO를 교체하듯이 틸러슨에게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 휴 휴잇은 13일 워싱턴포스트(WP) 칼럼에서 “갑작스럽고 다소 혼란스러운 변화였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틸러슨 해고는 필요했다”고 평가했다. 전통과 관행을 깨는 파격 행보이지만 원활한 일처리를 위해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은 참모와 작별하는 건 오히려 국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적대적 인수’ 완료 신호? 감세와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극단적인 국수주의 성향을 자극하는 극우 포퓰리스트를 경계해온 공화당이 완전히 ‘트럼프화’됐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모나 채런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에 올해 보수주의연맹(ACU) 연차총회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차기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는 마리옹 마레샬르펜이 초대된 것을 거론하며 “보수주의자들이 유럽의 국수주의자들에게 문을 열어줬다”고 비판했다. 틸러슨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시한 포퓰리스트들의 공화당 ‘적대적 인수’의 연장선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틸러슨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주류 세력 사이에 이뤄진 ‘보기 드문 합의’가 낳은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와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가 트럼프에게 국무장관 후보로 적극 추천했던 인물이 바로 틸러슨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충성파’ 마이크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직을 차지하면서 공화당 주류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는 더 줄어들게 됐다.○ 다음 경질 1순위는? 취임 1년을 갓 넘긴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히 국정을 장악하겠다며 참모진 교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다음번엔 어떤 각료가 해고 통지서를 받을지가 큰 관심사다. CNN은 13일 1순위 경질 대상자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꼽았다. 세션스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특검 수사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이미 트럼프의 눈 밖에 난 지 오래다. 최근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미스터 마구(Mr. magoo)’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미스터 마구는 나이가 많고 근시안적이며 도박에 빠진 만화 주인공이다. 2순위는 데이비드 셜킨 보훈장관이다. 셜킨 장관은 지난해 영국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교체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올해 들어 경질되거나 사임한 사람은 10명이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에 “미 상원의 민주당 때문에 수백 명의 좋은 사람이 (인선에서) 차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이런 방해 탓에 정부의 많은 요직이 공석으로 남은 것이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일이다”라고 말했다.한기재 record@donga.com·주성하 기자}

    •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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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비핵화 아닌 핵군축대화 노리는 듯”

    “북한은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정말로 원하거나 필요로 한 대화가 아니다. 지금은 행복해야 할 시간이 아니라 진지해야 할 시간이다.” 북한과 4년 넘게 핵문제를 놓고 회담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사진)는 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이같이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고, 이듬해인 2005년엔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임명됐다. 같은 해 북한의 핵무기 파기 선언이 담긴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주역 중 한 명이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는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데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기로 한 9·19합의에도 동의하는지, 이를 추진할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핵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 실험을 동결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마 북한이 더는 실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현 상황에 대해 “(미국이 필요한 대화가 아니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되며, 미국은 북한의 목표가 비핵화인지를 (충분히) 탐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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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세 유부남 아인슈타인, 22세 화학도에 러브레터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42세이던 1921년에 20세 연하의 여성 화학도에게 보낸 편지가 예루살렘 경매에서 6100달러(약 650만 원)에 낙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경매회사 위너스에 따르면 당시 유부남이었던 아인슈타인은 이탈리아 피렌체에 살고 있던 여동생 마야를 방문했다가 그 윗집에 사는 22세 엘리사베타 피치니를 보고 호감을 느껴 이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독일어로 “과학 연구자에게, 당신의 발치에서 이틀 내내 잠을 자고, 앉아 있던 제가 선의의 기념품을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경매회사 측은 “아인슈타인은 당시 그녀를 만나고 싶어 했지만, 엘리사베타는 내성적이었던 데다 그처럼 유명한 사람을 만난다는 데 수줍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인슈타인도 (살아 있었다면) 오늘날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이름이 올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상대성이론’에 대해 기술한 아인슈타인의 자필 편지도 10만3700달러(약 1억11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편지는 1928년 베를린에서 어느 수학자에게 보낸 것으로, 경매회사는 “이때의 아인슈타인은 과학자로서 가장 흥분해 있던 때”라고 설명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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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고은과 겨레말큰사전

    나쁜 손버릇이 미투(#MeToo)로 고발되기 훨씬 전부터 난 고은을 “양심 없다”고 욕했다. 김정일 앞에선 감격에 겨워 시를 낭송하고, 북한 인권은 “가보지 않아 모른다”고 대답한 이중성도 싫었지만, 진짜 이유는 그가 매달려온 남북 공동 국어사전인 ‘겨레말큰사전’ 때문이다. 고은은 2006년 1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이하 사업회) 초대 이사장이 돼 12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다. 나는 겨레말큰사전을 생각하면 왜 막대한 예산을 쓰며, 왜 지금 꼭 만들어야 하는지, 누굴 위해서 만드는지를 납득할 수 없었다. 2011년 1월에도 이 사전을 비판했었기에 ‘언어학 문외한’이란 비난도, ‘반통일론자’로 욕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할 말은 해야겠다. 지금까지 이 사전 만든다며 300억 원 넘는 세금이 들어갔다. 올해도 33억 원이 책정됐다. 고은은 2009년 11월에 사전편찬 작업의 50%를 진척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3월까지 진척도가 75%라고 했다. 예산이 투입돼 3년여 만에 50%를 한 작업을 7년이 넘도록 고작 25% 더 했다는 얘기다.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 탓에 북한 학자를 6년이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할 순 있다. 그런데 진척도는 5분의 1 이하로 떨어졌는데도 사업회 예산 중 인건비 액수는 오히려 계속 늘어나 현재 15억 원에 육박한다. 대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 사업회 홈페이지를 보니 북한 어느 옛 소설에서 찾아낸 ‘합태’ ‘허두하다’ ‘갈마붙다’ 등을 ‘새로 찾은 겨레말’이라고 올려놨다. 이 용어들은 올림말 44만 개가 수록된 북한 ‘조선말대사전’에도 없다. 우리가 왜 북한조차 인정하지 않는 용어까지 세금을 들여 찾아줘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사업회는 지금까지 30명 미만이 일하는 사무실 유지비와 공과금으로 50억 원 넘는 세금을 썼다. 하는 일 거의 없는 고은의 번듯한 이사장실 유지비에도 세금이 꼬박꼬박 들어가는 것을 보며 “저 사람은 명성과 달리 참 양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남북 공동 국어사전이란 업적을 만들어 노벨 문학상 타려는 욕심에 수백억 원의 세금이 탕진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곤 했다. 2013년까지 만들겠다던 사전은 2019년까지 사업이 연장됐다. 그런데 내년까지 끝날 확률도 희박하니 또 사업 기간 연장하고 매년 30억 원 넘게 정부 예산을 달라고 할 것이다. 도대체 이 사전은 몇백억 원짜리가 될지 가늠이 안 된다. 난 4년 전쯤 ‘남북언어비교용어집’을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언어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을 위해 쉬는 날에 짬짬이 국어사전 6개를 다 보고 남북이 서로 다른 용어를 골라냈는데, 혼자서도 딱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직접 해보니 순수 우리말은 남북의 차이를 무시해도 될 정도라 훗날 남북통일이 돼도 언어 소통에 별문제가 없겠단 결론을 내렸다. 내 경험상으로도 북에 있을 때 몰래 구한 남쪽 엣센스 영어사전으로 공부했지만 이해 안 되는 것이 거의 없었다. 북한 사람이 남쪽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원인의 99%는 남용되는 외래어 때문이다. 남북 공동 사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난 이 글을 쓰지도 않았다. 난 누구를 위해 지금 이렇게 비싼 사전을 만드는지를 도저히 모르겠다. 사업회는 사전 발간 취지의 첫 설명으로 “남북의 겨레가 함께 볼 최초의 사전”이라고 했다. 아니, 한국 출판물을 보면 잡혀가는 북한 사람들에게 이 사전이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이 비싼 사전이 지금 한국의 누구에게, 도대체 몇 명에게 필요한 것인가. 모르는 북한말이 있으면 ‘조선말대사전’에서 찾고, 한국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으면 된다. 뭐가 그리 불편해 지금 수백억 원 들여 꼭 합쳐야 한단 말인가. 어차피 지금은 합의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어떻게 만들어도 반쪽짜리 사전밖에 안 된다. 남북이 백날 마주 앉아도 이설주라고 쓸지, 리설주라고 쓸지조차 합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언어의 통일은 통일 이후에야 가능하다. 통일이 한국 주도로 이뤄진다면 서울말이 표준어가 되고, 북한말은 지역어가 된다. 북한 사람은 탈북민처럼 한국말을 빨리 배우기 위해 애를 쓰겠지만, 서울 아이들이 학교에서 “러시아는 북한말로 로씨야입니다”라고 배울 일은 없다는 뜻이다. 또 2400만 명의 표준어보단 5000만 명이 사용하는 언어가 표준어가 되는 게 순리다. 제주도말부터 함경도말까지 다 아우르는 진정한 통일 겨레말사전은 통일 후 표준어와 지역어의 지위가 분명해진 뒤에야 만들 수 있다. 또 통일 이후 남북 학자 수십 명이 함께 모여 작업하면 빨리, 매우 값싸게, 훨씬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지금처럼 만날 때마다 북한에 15만 달러어치씩 주면서도 1년에 고작 4번도 만나지 못해 애쓸 필요도 없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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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특사 언급않고 ‘완전한 비핵화’ 강조

    미국 국무부는 1일 “한반도 비핵화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런 입장을 전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관여할 용의는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케이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려는 한국의 계획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은 전 행정부들이 저지른 것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관여한다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1일 통화 이후 한미 양국이 내놓은 보도자료에도 입장 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시 논의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대북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 발표문에는 청와대 발표의 핵심인 ‘대북특사’ 부분이 빠져 있다. “문 대통령이 북한 및 남북 대화와 관련된 진전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만 돼 있다. 또 청와대 발표문에는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한반도의 비핵화로 이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지만 백악관 발표문은 “북한과의 어떤 대화도 CVID라는 분명하고 확고한 목표를 갖고 진행돼야만 한다는 굳건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돼 있다. CVID은 ‘완전하고(complete) 검증 가능하며(verifiable)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핵폐기(denuclearization)’를 의미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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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엑소 만난 이방카 “우리 애들이 팬… 믿어지지 않아”

    “한국에 와서 너무 기쁘다. 어제(24일) 밤 한국이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보고 너무 흥분됐다. 한국에서 우리(미국)의 동맹국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3박 4일(23∼26일)간 한국에 머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25일 백악관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입국 직후 밝힌 대로 한미동맹 강화와 자국 대표팀 경기 응원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를 찾아 미국팀을 응원했다. 붉은색 미국 대표팀 패딩 점퍼 차림으로 ‘USA’ 글자가 박힌 흰 모자에 선글라스를 쓴 채 관중석에 서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응원 도중 대표팀 선수 네이선 웨버의 딸에게 다정한 표정으로 인사하며 배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또 여자 봅슬레이 은메달리스트 로런 깁스와 포옹한 뒤 함께 휴대전화 셀피를 촬영하기도 했다. 특히 깁스가 메달을 걸어보라고 넘겨주자 “다른 사람의 결혼반지를 껴보는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 은메달을 목에 건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관중석 가까운 곳에 앉은 한국인이 사진을 찍으려 할 때는 카메라를 마주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을 관람하던 중에는 장내 스피커를 통해 울려나온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리듬에 맞춰 가볍게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25일 저녁 올림픽 폐회식에서 공연을 펼친 케이팝 아이돌인 엑소, 씨엘을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만나기도 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엑소에게 “우리 애들이 당신들 팬이다. 이렇게 만나 믿어지지 않는다(incredible)”이라고 말했다. 엑소가 이방카 보좌관의 자녀들에게 향초와 방향제 등을 선물하면서 “우리가 미국에서도 공연을 할 예정인데 초대하고 싶다”고 하자 이방카 보좌관은 “언제 하느냐”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만남은 이방카 보좌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방카 보좌관은 한국 언론 최초로 동아일보-채널A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큰딸 아라벨라(7)는 케이팝 영상을 보는 걸 너무나 좋아해 (케이팝 음악에 맞춰) 춤추고, 남동생 조지프(5)는 DJ 역할을 하고, 시어도어(2)는 손전등 ‘불빛 쇼’를 벌인다”고 소개했었다. 한편 김 여사는 23일 청와대 만찬에서 이방카 보좌관에게 비단 실내화를 선물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우리 문화를 불편하게 여길 것을 염려해 직접 실내화를 디자인했다. 만찬이 끝난 후 김 여사가 “실내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이방카 보좌관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주성하 zsh75@donga.com·문병기 기자}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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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카의 조용한 행보 눈길…애초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23일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조용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이 대북 해상교역 차단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북 제재를 발표하고, 뒤이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숨 가쁜 물밑 외교전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이방카 보좌관은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앞서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천안함과 탈북자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북 압박 행보를 이어간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3박 4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이방카 보좌관은 도착 당일인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40분 정도의 비공개 회담을 한 것을 빼고는 3일 동안 평창에서 경기를 관전하며 자국팀을 응원했다. 하지만 이방카 보좌관이 애초에 한국 방문 스케줄을 잡을 때부터 이러한 조용한 행보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이방카 보좌관 측은 미국을 떠나기 전 동아일보·채널A와의 서면 단독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등 한국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확실히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그는 이번 방한 때 탈북 여성들과의 만남도 적극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시간상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미국 대사관이 9명 정도의 탈북 여성을 미리 선발했지만 해당 일정이 국내 언론에 미리 노출되자 이에 부담을 느껴 급작스럽게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방카 보좌관은 ‘여성탈북자들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본보의 서면 질문에도 “이 질문은 제외(strike this question)”라고 적으며 답변하지 않았다. 미 정부를 대표해 온 이방카 보좌관이 워싱턴에서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이에 동조해 강경한 대북 강경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는 것은 북미 접촉까지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를 통해 김영철 통전부장이 가지고 온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뒤 북미 회담도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는 것이다. 앞서 김여정과 펜스 부통령의 만남이 불발된 요인 중에는 펜스 부통령의 탈북자 면담이 북한을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북한을 더 자극하면 북미 접촉이 무산될 수 있음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 이방카 보좌관은 25일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짤막한 성명에서도 외교에 관한 내용은 일절 언급하지 않고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너무 기쁘다. 어제 밤 한국이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보고 너무 흥분됐다. 한국에서 우리의 동맹국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은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썼다. 이방카 보좌관은 전날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도 관람했다. 전날 청와대 상춘재 만찬에 이어 이방카 보좌관을 다시 만난 김 여사는 “긴 비행시간으로 피곤한 데다 미국에 두고 온 아이들 걱정에 잠을 설칠까 봐 도리어 제가 더 잠을 설쳤다”라고 안부를 물었다. 이방카 보좌관은 “저는 스키는 타는데 스노보드는 잘 못한다. 하지만 직접 와서 경기를 보니 무척 흥미롭다”고 말했다. 김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자 즐거워하며 어깨를 들썩이고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김 여사는 전날 만찬에서 이방카 보좌관에게 비단 실내화를 선물했다. 이방카가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우리 문화를 불편하게 여길 것을 염려해 직접 실내화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화는 갈색과 붉은색 비단 천으로 만들었으며, 금색 실로 꽃무늬 수를 놓았다. 상춘재에 들어서기 전 김 여사가 이방카 보좌관에게 미리 준비한 실내화로 갈아 신을 것을 권하자 깜짝 놀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만찬이 끝난 후 김 여사가 “실내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이방카 보좌관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방한했을 때도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위해 굽이 높은 실내화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경기 시작 전 이방카 보좌관과 함께 온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의 손이 차가운 것을 알고 핫팩도 제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김정안 채널A기자 jkim@donga.com}

    • 201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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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에는 총… 트럼프, 총기규제 요청 유족에 ‘교사 무장’ 제안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과거 총기 참사를 겪은 학생과 부모 40여 명을 백악관에 초청해 면담했다. 미국 대통령이 총기 피해자들과 총기 대책 공청회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플로리다 파클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14일 발생한 총기 난사로 17명이 숨진 뒤 관련 대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 매우 진지한 태도로 피해자들의 말을 경청했고, 70분 정도 이어진 면담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진지한 트럼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백악관 만찬장에서 열린 면담에서 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차례로 50분 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머리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경청했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독설과 직설을 퍼붓는 평소의 트럼프가 아니었다. 총기 참사로 딸을 잃은 앤드루 폴락은 이렇게 절규했다. “여객기에는 물 한 병도 들고 들어가지 못하고, 워싱턴에 있는 교육부는 엘리베이터에도 경비원이 있는데 왜 학교엔 범죄자들이 버젓이 돌아다닙니까. 얼마나 많은 학교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총에 맞아야 합니까.” 학교 총기사고의 생존자 새뮤얼 자이프는 울먹이며 말했다. “18세인 제가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전쟁에서나 사용될 법한 무기를 살 수 있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명의 이야기를 다 들은 뒤 5분 정도만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총격범 니컬러스 크루즈에 대해 “아픈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이런 이들을 보낼 만한 정신보호시설이 얼마 없다. 총기 구매자에 대해 매우 강력한 신원 조사를 하고, 정신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직원도 (방어용) 무기를 소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끈 참석자를 향해 “학교와 같은 총기 금지구역은 미친 사람에겐 날아오는 총알이 없어 들어가 공격해도 되는 곳으로 인식된다. 더 이상 총기 금지구역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총기 난사 당시 학생들을 보호하다가 숨진 풋볼팀 코치를 예로 들며 “그에게 총이 있었다면 도망칠 필요 없이 총을 쐈을 것이고 그러면 상황이 끝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총기 범죄는 보통 3분 안에 끝나는데 경찰이 도착하려면 5∼8분이 걸린다. 학교 교사들 중 20% 정도 자원자를 뽑아 훈련시켜 총기를 휴대하면 어떻겠느냐”는 등의 구체적인 제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이 있나?”라고 물었을 때 참석자 여럿이 손을 들자 “논란의 여지가 있다. 양쪽을 다 이해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을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마음을 터놓고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직후 트위터에도 “항상 오늘 만남을 기억할 것이다. 고통의 한복판에 있는 이들에게 사랑을. 그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진지한’ 글을 올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바닥에 흘렸다가 안주머니에 넣은 질문지가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는데 여기엔 ‘당신의 경험 중 내게 가장 알리고 싶은 게 무엇이냐?’ 등 5개의 문장이 적혀 있었다. 마지막 문장은 ‘나는 당신의 말을 듣는다(I hear you)’였다. ○ 효력 있는 총기 대책으로 이어질까 이 이례적인 생중계 공청회가 미국 내 총기 범죄를 줄이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교사의 총기 휴대가 이뤄질지, 이뤄진다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도 주요한 논쟁거리 중 하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이 총기 난사 근절을 촉구하는 고교생 주도의 전국적 시위를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선 만큼 일련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당장 ‘범프스톡(Bump-Stock·반자동소총을 자동소총으로 개조하는 장치)’ 규제와 자동소총 구입 가능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높이는 방안 등이 도입 가능한 대책으로 꼽힌다. 이날 공청회에서 자이프 학생은 1996년 이후 대형 총격 사건이 없어진 호주 등 다른 나라의 좋은 선례를 따라 배울 것을 촉구했다. 세계에서 예멘과 미국 다음으로 인구당 총기 보유가 많은 스위스(인구 850만 명, 총기 200만 정)도 1년에 약 12건의 총기 살인이 벌어질 뿐 대량 살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호주 스위스 등은 위험인물에 대한 리스트를 철저히 공유해 무기 판매를 매우 엄격하게 통제할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을 강화해 총기 보유에 대한 책임감을 키워주고 있다. 그러나 총기를 왜 보유하는지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전엔 총기 범죄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USA투데이는 21일 “호주나 스위스는 사격 훈련이나 사냥을 위해 총기를 갖고 있지만, 미국인은 가족을 지키거나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총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한기재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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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 강경행보 지적에 “대화 거부한 건 北” 강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 기간 ‘김여정을 만나려 했다’는 사실을 열흘이나 지나 공개한 배경이 뭘까. 펜스 부통령은 14일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재자의 여동생을 회피한 것이 아니라 무시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 선전선동부의 수장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일주일도 안돼 김여정을 만나려 한 사실을 공개해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펜스 부통령이 방한 중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미국 내 여론이 높아진 것에 대한 반박 차원이라는 해석과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의도라는 분석 등이 엇갈리고 있다. 미 언론들은 최근 펜스 부통령의 평창 겨울올림픽 외교에 대해선 대체로 비판적이지만, 대북 행보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CNN은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고 북한에 대해 강경하게 발언한 점, 남북 단일팀 입장 때 일어서지 않았던 점 등을 지적하며 “초강대국 미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품위 없고 저급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압박 강화라는 해묵은 메시지를 들고 간 펜스 부통령과 달리 김여정은 파격적 화해의 메시지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김여정을 외면한 것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자 대화 거부의 책임을 북한에 떠넘기려고 김여정을 만나기로 했던 사실을 공개했을 가능성이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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