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56

추천

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71wook@donga.com

취재분야

2025-11-17~2025-12-17
미국/북미29%
국제일반21%
국제정세14%
인사일반10%
유럽/EU7%
아시아5%
중남미5%
일본5%
국제정치2%
러시아2%
  • 美 “이스라엘에 사드-병력 파견”… 이란 “레드라인은 없다” 반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처음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고, 이를 운용할 미군 약 100명도 파견하기로 했다. 전쟁 발발 후 1년간 이스라엘 간접 지원에만 치중했던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하겠다며 ‘첫 미군 파병, 사드 추가 배치’ 등을 단행해 사실상 중동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2019년 이스라엘에 사드를 처음 배치했고 이번에 배치되면 두 번째다.이란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란 외교부는 “이스라엘에 기록적인 양의 무기를 공급한 미국이 사드 추가 배치를 통해 미군의 생명마저 위험에 빠트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란 국민과 국익을 지키는 데 ‘레드라인(한계선)’은 없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도 높은 ‘재보복’도 예고했다.●美 “첫 미군 파견” vs 이란 “전쟁 대비”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사드 추가 배치, 중동전쟁 발발 후 첫 미군 파병 결정을 공개하며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의지를 보여 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이란은 올 4월과 이달 1일 이스라엘 본토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4월에는 ‘아이언돔’ ‘애로’ ‘다윗의 돌팔매’ 등으로 구성된 이스라엘의 다층 미사일 방공체계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1일에는 최소 32기의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 등에 떨어져 방어 능력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다.비싼 아이언돔 운용 비용 또한 이스라엘에 부담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언돔 10개 포대를 운용하려면 최소 5억 달러(약 6800억 원)가 필요하다. 미국의 사드 추가 배치는 이런 이스라엘을 돕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정치매체 액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쟁 발발 후 첫 미군 배치가 미국 군인이 이스라엘 영토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사드 및 운용 병력이 이스라엘에 도착하는 데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일각에서는 사드 배치가 끝나는 대로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한다. 다만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약 3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분쟁에 추가로 개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 또한 동시에 나온다.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13일 소셜미디어 ‘X’에 “우리 국민과 국익을 지키는 데 레드라인은 없다”고 맞섰다. 같은 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교장관과 만난 후 “전쟁 상황에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14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관계자와도 만나는 등 중동의 친이란 세력과 연대를 강화했다.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오만을 통해 미국과의 간접 협상을 이어갈 근거가 없다”고도 했다. 그간 후티 등 이란 대리세력의 홍해 일대 공격 중단, 하마스와 이스라엘 등의 휴전을 미국과 비밀리에 협상해 왔지만 이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헤즈볼라 자폭 드론에 이스라엘 군인 최소 4명 사망레바논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상전도 격화했다. 13일 헤즈볼라의 ‘자살 폭탄’ 무인기(드론) 최소 두 대가 레바논 국경에 인접한 이스라엘 북부 비냐미나 육군 기지를 공격해 최소 4명의 군인이 숨지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 무인기 한 대는 지상에 가까울 정도의 ‘저공 비행’을 하며 이스라엘군의 레이더망을 피했다.이날 이스라엘군 탱크 두 대가 레바논 남부의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에 강제로 진입한 것도 비판받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평화유지군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며 “평화유지군은 헤즈볼라와의 전투 지역에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을 피하려 후퇴하다 해당 탱크가 잠시 평화유지군 기지에 진입했을 뿐이란 주장이다.유엔 측은 평화유지군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한 전쟁범죄에 가깝다며 분노했다. AP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의 재건을 막기 위해 일부 주민의 아사(餓死)가 예상되는 구호품 지급 중단 계획을 검토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13일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10-14
    • 좋아요
    • 코멘트
  • 은은한 미소 ‘한강 노벨상 초상화’는 스웨덴 화가 작품

    소설가 한강(54)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10일(현지 시간) 노벨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한강의 초상화를 그린 스웨덴 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사진)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란 황금빛이 감도는 얼굴, 알듯 말듯 은은한 미소, 단발머리 등 그의 그림은 한강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엘메헤드의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그는 2012년부터 노벨위원회의 아트 디렉터로 고용됐고 이후 매해 모든 노벨상 수상자의 초상화를 그려 왔다. 이는 대부분의 수상자가 평생 연구에 매진하느라 공개된 양질의 고화질 사진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또 사진이 있다 해도 젊은 시절 혹은 수년 전 사진인 경우가 많아, 현재 모습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도 많았다. 엘메헤드 역시 2019년 국제 과학매체 ‘파퓰러사이언스’ 인터뷰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의 사진은 저화질 카메라로 찍어 해상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해당 인물의 초상화가 게시되므로 엘메헤드는 언론이나 대중보다 수상자를 먼저 알 수 있다. 다만 그는 노벨위원회가 자신에게 언제 수상자를 알려주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꺼렸다. 대신 그는 “몇 시간 만에 초상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일례로 201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우크라이나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초상화는 단 40분 만에 완성했다고 밝혔다. 당초 그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이용해 초상화를 그렸다. 검은색과 황금색으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였다. 이때부터 노벨상 수상자 공식 색상이 금색으로 정해졌기 때문. 엘메헤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양한 금색 페인트로 많은 실험을 했고, 특수 접착제로 그림 위에 붙일 수 있는 초박형 금박에 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상자로부터 (초상화에 대한) 어떤 피드백도 받은 적이 없다”며 “노벨상 수상 후보들은 너무 바쁜 것 같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10-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스라엘 보복, 이란 군사-에너지 시설로 목표 좁혀”

    이스라엘이 1일 200여 발의 탄도미사일로 본토를 공격한 이란에 대해 군사 및 에너지 관련 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의 보복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NBC가 12일 보도했다. 당초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시설 타격과 고위 인사 암살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전 우려와 국제사회의 반발이 커지면서 보복 수위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상전이 벌어지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서는 최소 5명의 유엔평화유지군(UNIFIL)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대부분 이스라엘군의 공격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유엔평화유지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유엔평화유지군에 자국군을 파병한 한국 중국 프랑스 등 세계 40개국도 12일 공동성명을 내고 “평화유지군에 대한 일련의 이스라엘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NBC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및 에너지 인프라 시설로 보복 목표를 좁혔다”고 밝혔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또한 이스라엘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았기에 이스라엘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대응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보복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지만 보복 개시 명령이 떨어지면 이스라엘군은 언제든 수행할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지상전도 한창이다. 이스라엘군은 12일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전투원 5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또한 11일 일몰 이후부터 12일 일몰까지 이스라엘에 로켓 320기를 발사하며 맞섰다. 한편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선제공격을 단행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당초 2001년 9·11테러에 맞먹는 대규모 기습 공격을 준비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12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올 1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지하 하마스 지휘소에서 발견한 59쪽 분량의 비밀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하마스는 당초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의 최고층 빌딩인 ‘아즈리엘리 센터(49층)’와 텔아비브 인근 라마트간의 ‘모셰 아비브 타워(68층)’를 공격할 계획이었다. 다만 건물을 어떻게 파괴할지 정확한 방법을 찾지 못해 이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다. 또 하마스는 2022년 가을에도 이스라엘 공격을 검토했지만 헤즈볼라, 이란 등을 공격에 끌어들이기 위해 실행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10-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노벨상 수상자 가장 먼저 아는 이는? 초상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

    소설가 한강(54)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10일(현지 시간) 노벨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한강의 초상화를 그린 스웨덴 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란 황금빛이 감도는 얼굴, 알듯 말듯 은은한 미소, 단발 머리 등 그의 그림은 한강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엘메헤드의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그는 2012년부터 노벨위원회의 아트 디렉터로 고용됐고 이후 매해 모든 노벨상 수상자의 초상화를 그려 왔다. 이는 대부분의 수상자가 평생 연구에 매진하느라 공개된 양질의 고화질 사진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또 사진이 있다 해도 젊은 시절 혹은 수년 전 사진인 경우가 많아, 현재 모습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도 많았다. 엘메헤드 역시 2019년 국제 과학매체 ‘파퓰러사이언스’ 인터뷰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의 사진은 저화질 카메라로 찍은 해상도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해당 인물의 초상화가 게시되므로 엘메헤드는 언론이나 대중보다 수상자를 먼저 알 수 있다. 다만 그는 노벨위원회가 자신에게 언제 수상자를 알려주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꺼렸다. 대신 그는 “몇 시간 만에 초상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일례로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우크라이나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초상화는 단 40분 만에 완성했다고 밝혔다. 당초 그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이용해 초상화를 그렸다. 검정색과 황금색으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였다. 이때부터 노벨상 수상자 공식 색상이 금색으로 정해졌기 때문. 엘메헤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양한 금색 페인트로 많은 실험을 했고, 특수 접착제로 그림 위에 붙일 수 있는 초박형 금박에 반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수상자로부터 (초상화에 대한) 어떤 피드백도 받은 적이 없다”며 “노벨상 수상 후 그들은 너무 바쁜 것 같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10-13
    • 좋아요
    • 코멘트
  • 실각 땐 처벌 위기 네타냐후… 전쟁으로 ‘최장수 총리’ 이어가[글로벌 포커스]

    《네타냐후, 전쟁 멈추지 않는 이유는‘가자 전쟁’이 개전 1년을 넘겼다. 막대한 인명 피해 속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전쟁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네타냐후는 이스라엘과 자신을 구분하지 않는다. ‘짐은 곧 국가’로 여기는 단계에 이르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75)를 다룬 다큐멘터리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 파일’을 만든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알렉시스 블룸 감독이 최근 프랑스24 방송에 한 말이다.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 이 영화는 네타냐후 총리가 프랑스 절대 왕정을 대표하는 ‘태양왕’ 루이 14세 못지않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역대 최장수 이스라엘 총리다. 1996년 6월∼1999년 7월 첫 집권, 2009년 3월∼2021년 6월 두 번째 집권, 2022년 12월부터 세 번째 집권 중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76년간 네타냐후 한 사람이 17년 1개월간 총리를 지낸 것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창립 편집자인 데이비드 호로비츠는 “네타냐후 총리의 오랜 집권으로 많은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네타냐후의 동의어가 ‘총리’라고 여긴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랜 집권 기간 동안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반대파 및 팔레스타인에 대한 가혹한 탄압은 물론 두 번째 집권 중인 2019년 11월 비리, 배임, 뇌물수수 혐의로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로 형사 기소된 현직 총리’라는 오명도 얻었다. 그의 부인 사라(66), 아들 야이르(33) 등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7일에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숨지고 전쟁까지 발발했다. 1년을 넘긴 이 전쟁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그는 여전히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에도 나섰다. 한때 크게 떨어졌던 지지율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러 논란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는 왜 굳건한 걸까. 국제사회의 거듭된 만류에도 그가 폭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는 어떤 성장 배경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팔레스타인 테러범에 형 잃고 ‘극우’ 성향 강해져네타냐후 총리는 1949년 ‘시온주의(유대인의 국가 건설을 위한 운동)’ 활동가 겸 역사학자 벤지온 네타냐후의 3남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벤지온은 세 아들에게 “이스라엘이 주권 국가가 되려면 강한 군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세 살 위 형 요나탄을 무척 따랐다. 그가 이스라엘군의 최정예 대테러 특수부대 ‘사예레트 마트칼’에 입대한 것도 먼저 이 부대에 입대했던 형의 영향이 컸다. 1976년 7월 ‘정치인 네타냐후’의 행보를 결정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항공기가 중간 기착지인 그리스 아테네에서 납치됐다.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 독일 적군파 소속인 테러범은 비행기를 아프리카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에 강제 착륙시킨 후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동료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인질 구출을 위해 ‘사예레트 마트칼’ 대원들을 우간다로 급파했다. 이들은 테러범 7명 전원을 사살했고 인질 대부분을 구출했다. 하지만 작전 중 1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숨졌다. 바로 작전을 지휘했던 당시 30세의 젊은 장교 요나탄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형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 팔레스타인은 ‘절대 화해할 수 없는 적’이라는 생각도 확고해졌다. 당시 하버드대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그는 학업을 중단했고, 형의 이름을 딴 테러 연구소를 운영하고 관련 책을 여러 권 집필했다. 이때부터 미국 언론과도 활발히 접촉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10대 시절을 보냈고,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했고, 하버드대 대학원에도 다녔던 그는 유창한 영어로 미국 언론에 자신의 생각을 알렸다. 1978년 6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보스턴의 공영방송국 WGBH의 TV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지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 모습은 아직도 회자된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은 ‘미사여구’에 불과하며 “그들의 진짜 의도는 자신들의 국가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강경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그는 총리가 됐고, 총리직을 유지했다. 그는 “요르단강 서안(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유대인 정착촌(이스라엘 국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며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거주하게 만드는 정책)을 확대하겠다” “하마스를 붕괴시키겠다” 등 강경한 안보 공약을 내내 앞세웠다. 또 이를 바탕으로 적잖은 성과를 냈다. 많은 이스라엘 국민들이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을 강하게 만들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최장수 총리’의 ‘안보 성과 내기’ 욕심 하마스와의 전쟁이 발발한 뒤에도 ‘안보는 네타냐후’란 인식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전쟁 초기에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컸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올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를 암살하고, 지난달부터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서면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군이 보인 성과는 상당하다.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암살했고, 3일에는 나스랄라의 사촌 겸 후계자인 하솀 사피엣딘도 살해했다. 나스랄라 암살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이스라엘 채널12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75세라는 고령에, 지난해 심장병 응급 수술까지 받아 언제 퇴임해도 이상하지 않은 네타냐후 총리는 이 기세를 몰아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킨 총리’, ‘주적 이란에 승리한 총리’로 남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하아레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전쟁 1주년을 맞아 최근 열린 내각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현 전쟁을 부르는 명칭 ‘철의 검(Swords of Iron)’을 히브리어로 ‘굳게 서서’라는 뜻의 ‘코메미유트(Komemiyut) 전쟁’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코메미유트 전쟁은 1948년 건국 당시 독립전쟁을 가리키는 말로 이스라엘 사회에서 특별한 상징성을 지닌다. 이번 전쟁에서의 승리를 건국에 비유한 셈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킨다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특별한 총리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개인적 차원에서 모두 큰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하마스와 헤즈볼라 무력화, 나아가 이란의 영향력 확장 전략을 저지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전쟁을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바이든 레임덕도 폭주 원인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 행보를 계속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배경으로는 올 7월 21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레임덕(권력 누수)’ 상태라는 점이 꼽힌다.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제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인 미국의 목소리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바이든 대통령은 레임덕 상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미국 측에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지지한다는 식으로 밝혔지만, 유엔 총회가 열리는 기간에 나스랄라 암살을 감행했다. 미국이 휴전을 선호하고, 확전을 우려한다고 강조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강경 정책을 유지한 것이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새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의 확전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먼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올 7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해리스 후보는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에 불참했다. 당시 CNN은 “해리스 후보의 불참은 바이든 행정부와 네타냐후 총리 간의 긴장된 관계를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외교 경험이 부족해 네타냐후 총리를 쉽게 제어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오랜 기간 총리로 재임했고 다양한 미국 대통령과 협상하면서 미 정치인들보다 ‘워싱턴 게임(미 정치권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전략)’에 더 능숙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기조에는 더 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후보는 집권 1기 네타냐후 총리와 내내 친밀한 관계였다. 이란 핵합의 탈퇴, 주이스라엘 미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의 외교관계 정상화 지원 등 철저히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다. 또 트럼프 후보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유대계이며 맏딸 이방카는 쿠슈너와 결혼하며 유대교로 개종했다. 트럼프 후보는 7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대한 질문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자격이 있다”고 밝히는 등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을 지지해 왔다.● 감옥행 피하려 집권 연장 매진안보적 이유뿐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는 개인적인 이유로도 전쟁을 지속하는 게 유리한 상황이다. 그는 현재 뇌물수수, 사기,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3년 말∼2014년 봄 친분이 두터운 이스라엘 부호 아르논 밀한의 미국 비자 연장을 위해 존 케리 당시 미 국무장관과 세 차례 통화를 가졌다. 그리고 밀한은 미국 비자 연장에 성공했다. 그 대가로 네타냐후 총리는 밀한에게서 20만 달러 상당의 샴페인·시가·보석 등을 받았다. 2014년에는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 소유주 아르논 모제스와의 막후 거래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싣는 대가로 경쟁지 ‘이스라엘하욤’의 판매 부수를 제한하려는 시도를 했다. 또 2012∼2017년 대형 통신사 베제크에 5억 달러의 규제 완화 혜택을 주는 대가로 베제크 소유 언론사에 정적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된 재판은 2020년 5월 시작됐지만 지난해 10월 하마스와의 전쟁이 발발한 후 사실상 중단됐다. 올 12월 2일 이후 재개된다지만 언제 1심 판결이 나올지조차 알 수 없다. 그가 전쟁을 지속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재판을 최대한 지연하고 구속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2022년 12월 세 번째 집권 후 아예 ‘사법부 무력화’를 시도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라도 국회 과반(61석)의 동의가 있으면 뒤집을 수 있고, 대법관 추천위원회의 인사 또한 대거 친정부 인사로 채우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한 것. 재판에서 최종 유죄가 나올 것에 대비해 미리 ‘셀프 방탄용’ 입법을 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전국적 반대 시위가 벌어졌지만 법안은 지난해 7월 의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올 1월 대법원이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의 기본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파기 결정을 내리면서 법안은 무효화됐다.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결국엔 검찰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여론의 도움도 받기 위해 최대한 안보 성과를 만들어내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스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끝낸 네타냐후 총리가 정계 은퇴를 약속하는 대가로 징역형을 피하는 거래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네타냐후 총리의 가족 또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부인 사라 여사는 공금으로 사치를 부리다 벌금형을 받았다. 그는 총리 관저 요리사가 있는데도 2010∼2014년 예루살렘의 한 식당에서 연회 음식 35만 셰켈(약 1억2450만 원)어치를 부당하게 주문한 혐의로 2018년 기소됐다. 관저 직원들을 함부로 대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아들인 야이르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뒤 해외에 거주하는 많은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귀국했다. 하지만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야이르는 현지에서 여전히 호화 생활을 즐기고 있다.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그는 현재 월세가 5000달러인 마이애미의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야이르는 자신을 ‘이스라엘의 해리 왕자’라고 표현했을 만큼 응석이 심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텔아비브대 중동학 박사인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전쟁 중인 상태에서도 이스라엘에선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비리와 가족 문제가 계속 부각되고 있다”며 “하마스, 헤즈볼라와의 전쟁이 마무리되면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10-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K팝 이어 K문학… 한국문화 영향력 커져”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놀라운 일이다.” 10일(현지 시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발표 전까지만 해도 출판업자들이 올해 수상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한 사람은 장르를 뛰어넘는 소설을 쓰는 중국의 전위적 작가 찬쉐였다”며 이번 결과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공영 방송사 NPR도 “영국 래드브로크스 등 유명 베팅사이트에선 중국 작가 찬쉐에 (노벨 문학상 수상의) 가장 높은 우승 배당률을 제시했다”며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스 작가 에르시 소티로풀로스 등의 순으로 배당률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한강 작가가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되지 못한 이유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한국 출신이며, 노벨 문학상에서 주목을 못 받아온 비(非)백인 여성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일간 웨스트프랑스는 “노벨 문학상은 서구적이고 남성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며 “그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중 한강보다 먼저 수상한 여성은 17명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소수인 여성 수상자들마저 주로 서구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었다. K드라마, K팝에 이어 ‘K문학’이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AP통신은 “한강 작가의 수상은 최근 오스카상(아카데미상)을 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서바이벌 드라마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 및 블랙핑크 같은 K팝 그룹처럼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문학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MLB구장 지붕 날려버린 ‘괴물 허리케인’

    ‘100년 만의 초강력 허리케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허리케인 ‘밀턴’이 9일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 일대에 상륙했다. 당초 가장 강력한 ‘5등급’이었다가 상륙 당시 ‘3등급’으로 위력이 약해졌지만 폭우, 강풍, 해일 등을 동반한 밀턴으로 인해 최소 200만 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세인트루시카운티 등 주내 일부 지역에서는 사망자도 나온 것으로 추정되나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지난달 26일 역시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헐린’의 상흔이 가시기도 전에 밀턴까지 몰아치면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와 충격이 다음 달 5일 진행되는 미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밀턴은 9일 플로리다주 서부 시에스타키 해안에 상륙했다. 최대 시속 195km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해 곳곳에서 정전, 도로 침수, 주택 파괴 등이 보고됐다. 밀턴의 상륙 전후로 주 전역에서 토네이도만 최소 16개 발생했다. 또 주택 100채 이상이 부서지고 약 300만 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최대 시속 185km의 강풍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 탬파베이 레이스의 안방구장 ‘트로피카나 필드’ 지붕도 찢겨나갔다. 일부 지역에선 타워크레인이 쓰러지면서 인근 건물을 덮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의 랜드마크인 시월드, 디즈니월드,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유명 테마파크는 물론이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네디우주센터도 폐쇄됐다. 상당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고 육상 교통도 차질을 빚고 있다.특히 서부 세인트피터즈버그에는 9일 당일 약 3시간 만에 228.6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 지역 3개월 평균 강우량과 맞먹는 규모다. CNN은 10일까지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약 400mm의 비가 쏟아졌다며 “10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비의 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로선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10월의 이변)’ 변수 중 허리케인보다 큰 변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또 허리케인 피해가 큰 곳에서의 투표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 대선일은 한국과 달리 법정 공휴일이 아니다. 피해 복구가 시급한 지역의 주민들은 복구를 뒤로하고 투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허리케인 피해가 커지면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에 불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K팝 이어 K문학… 한국문화 영향력 커져”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놀라운 일이다.”10일(현지 시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발표 전까지만 해도 출판업자들이 올해 수상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한 사람은 장르를 뛰어넘는 소설을 쓰는 중국의 전위적 작가 찬쉐(Can Xue)였다”며 이번 결과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공영 방송사 NPR도 “영국 래드브로크스 등 유명 베팅사이트에선 중국 작가 찬쉐에 (노벨문학상 수상의) 가장 높은 우승 배당률을 제시했다”며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스 작가 에르시 소티로풀로스 등의 순으로 배당률이 높았다”고 보도했다.한강 작가가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되지 못한 이유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한국 출신이며, 노벨문학상에서 주목을 못 받아온 비(非)백인 여성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프랑스 일간 웨스트프랑스는 “노벨문학상은 서구적이고 남성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며 “그간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 한강보다 먼저 수상한 여성은 17명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소수인 여성 수상자들마저 주로 서구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었다. K드라마, K팝에 이어 ‘K문학’이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AP통신은 “한강 작가의 수상은 최근 오스카상(아카데미상)을 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서바이벌 드라마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 및 블랙핑크 같은 K팝그룹처럼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문학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10-10
    • 좋아요
    • 코멘트
  • 궁지 몰린 헤즈볼라 ‘조건 없는 휴전’ 첫 시사… 이는 지상전 강화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2인자인 나임 카셈 사무차장이 8일(현지 시간)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이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뒤 줄곧 ‘하마스와의 전쟁 중단’을 이스라엘과의 교전 중단 조건으로 내걸었던 헤즈볼라가 처음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무선호출기(삐삐) 동시 폭발 테러,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습, 지상군 투입 등 최근 3주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으로 코너에 몰린 헤즈볼라가 사실상 이스라엘에 굴복한 모양새란 평가가 나온다. 이미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 수장 하산 나스랄라, 차기 수장 하솀 사피엣딘 등 주요 지휘관들이 대부분 사망한 상태다. 또 미사일과 로켓 발사대, 침투용 땅굴, 무기고 등 군사시설도 대거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마스와 헤즈볼라 무력화’를 강조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 일변도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1일 이스라엘 본토를 미사일로 타격한 이란에 대한 보복 수위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 “헤즈볼라, 이스라엘 ‘힘’에 굴복” 8일 CNN에 따르면 카셈 사무차장은 비공개 장소에서 녹화된 영상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과의) 휴전이 성사되고 외교의 장이 열리면 다른 세부 사항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 발언을 두고 카셈 사무차장이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후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편에 서겠다”고 했지만 이제 그 연결고리를 끊었다고 평가했다. 무선호출기 테러, 헤즈볼라 고위 인사 암살 등에 나선 이스라엘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는 의미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최근 1년간 전 세계가 요구한 휴전에 동의하지 않던 헤즈볼라가 갑자기 말을 바꿔 휴전을 원한다”며 “헤즈볼라의 입장이 불리해졌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미국과 아랍 주요국이 중동의 휴전을 위해 헤즈볼라,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과 비밀 회담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휴전 조건으로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레바논 남부가 근거지인 헤즈볼라를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시키고, 국경 일대에 있는 헤즈볼라의 주요 군사 기지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력을 사실상 제거하는 조치로 이란이나 헤즈볼라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란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강경 노선 고수 이스라엘은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회담하기로 했던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방미 일정이 8일 전격 취소된 것은 네타냐후 총리의 반대 때문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보도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귀환 등을 위해 조속한 휴전 등을 강조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줄곧 대립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한 보복을 미국과 합의하기 전 갈란트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다른 목소리를 낼까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속속 추가 배치하는 등 지상전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레바논에 배치된 이스라엘군은 최소 2만 명으로 추산된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연설에서 “헤즈볼라의 새 수장 하솀 사피엣딘이 3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10-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헤즈볼라, 조건 없이 “휴전 지지”…이, 레바논에 지상군 추가배치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2인자인 나임 카셈 사무차장이 8일(현지 시간)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이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뒤 줄곧 ‘하마스와의 전쟁 중단’을 이스라엘과의 교전 중단 조건으로 내걸었던 헤즈볼라가 처음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무선호출기(삐삐) 동시 폭발 테러,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습, 지상군 투입 등 최근 3주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으로 코너에 몰린 헤즈볼라가 사실상 이스라엘에 굴복한 모양새란 평가가 나온다. 이미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 수장 하산 나스랄라, 차기 수장 하솀 사피엣딘 등 주요 지휘관들이 대부분 사망한 상태다. 또 미사일과 로켓 발사대, 침투용 땅굴, 무기고 등 군사시설도 대거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하마스와 헤즈볼라 무력화’를 강조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 일변도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1일 이스라엘 본토를 미사일로 타격한 이란에 대한 보복 수위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에 돌입하면 중동 정세는 더욱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헤즈볼라, 이스라엘 ‘힘’에 굴복”8일 CNN에 따르면 카셈 사무차장은 비공개 장소에서 녹화된 영상 연설에서 “(이스라엘과의) 휴전이 성사되고 외교의 장이 열리면 다른 세부 사항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 발언을 두고 카셈 사무차장이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후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편에 서겠다”고 했지만 이제 그 연결고리를 끊었다고 평가했다. 무선호출기 테러, 헤즈볼라 고위 인사 암살 등에 나선 이스라엘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는 의미다.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최근 1년간 전 세계가 요구한 휴전에 동의하지 않던 헤즈볼라가 갑자기 말을 바꿔 휴전을 원한다”며 “헤즈볼라의 입장이 불리해졌음을 보여 준다”고 평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미국과 아랍 주요국이 중동의 휴전을 위해 헤즈볼라,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과 비밀 회담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휴전 조건으로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레바논 남부가 근거지인 헤즈볼라를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시키고, 국경 일대에 있는 헤즈볼라의 주요 군사 기지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력을 사실상 제거하는 조치로 이란이나 헤즈볼라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란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강경 노선 고수 이스라엘은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회담하기로 했던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방미 일정이 8일 전격 취소된 것은 네타냐후 총리의 반대 때문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보도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귀환 등을 위해 조속한 휴전 등을 강조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줄곧 대립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한 보복을 미국과 합의하기 전 갈란트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다른 목소리를 낼까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속속 추가 배치하는 등 지상전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레바논에 배치된 이스라엘군은 최소 2만 명으로 추산된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연설에서 “헤즈볼라의 새 수장 하솀 사피엣딘이 3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밝혔다.이스라엘군이 무인기(드론)와 저격수 등을 이용해 피란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마스 공격을 위해 6일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를 다시 포위 중인 이스라엘군이 자신들의 대피 명령에 따라 인도주의 구역으로 가던 피란민에게 발포했다는 것이다. 자발리야 주민 이타프 하마드 씨는 CNN에 “이스라엘군이 움직이는 건 모두 다 쏜다”며 “6일 숨진 조카의 시신을 수습하고 싶지만 외출은커녕 창문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10-09
    • 좋아요
    • 코멘트
  • 이스라엘 국방 “헤즈볼라 후계자 제거됐을 가능성 높아”

    지난달 27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거론돼 온 하솀 사피엣딘(60·사진)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스라엘 당국이 8일 밝혔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는 지도자가 없는 조직”이라며 “나스랄라가 제거됐으며, 그의 대체자 역시 제거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3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 지하 벙커에 사피엣딘이 있다는 정보를 얻고 대규모 공습에 나섰다. 사피엣딘은 그 이후로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갈란트 장관은 “(헤즈볼라에는) 결정을 내릴 사람도, 행동을 취할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사피엣딘은 나스랄라의 사촌으로 1992년 나스랄라에 이어 헤즈볼라 집행위원장에 올랐다. 또 1994년부터 유력한 후계자 후보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특히 2008년 이스라엘의 나스랄라에 대한 암살 시도가 발생한 뒤로는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사피엣딘은 이란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그의 아들은 2020년 1월 미국에 암살당한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딸과 결혼했다.한편 이스라엘군은 7일 성명을 통해 “전투기 100대가 레바논 남부에 있는 목표물 120곳을 집중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베이루트 지역에 대한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고위급 지휘관 겸 병참 책임자였던 수하일 후세인 후세이니가 숨졌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전했다.이에 맞서 헤즈볼라도 7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일대, 북부 거점 도시 하이파 등에 로켓 약 200발을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8일에도 하이파 인근에 10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10-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스라엘, 이란 직접 때릴 준비 끝냈다”

    지난해 10월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발발 1년을 맞은 가운데, 레바논과 예멘 등으로도 전선이 확대되는 이른바 ‘다중 전선 전쟁(multifront war)’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1일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은 물론 핵 시설 공습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원유 가격 주간 상승률은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인 수도 베이루트 남부를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 하솀 사피엣딘은 4일부터 연락이 끊기며 사망설이 제기됐다. 헤즈볼라는 5일 “교전으로 이스라엘군 25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혔고, 가자지구에선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26명이 목숨을 잃었다.한편 가자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약 4만2000명, 이스라엘에선 약 1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 레바논에선 약 2000명이 숨졌다.이란 핵시설 겨누는 이스라엘… 바이든 제지 안듣는 네타냐후[가자전쟁 1년, 중동 확전]이, 하마스-헤즈볼라 무력화 성공에… 이란 핵시설 공격 자신감 커져前총리 등 “당장 파괴” 여론 부채질… “탄도미사일 이용해 타격 가능성”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 전쟁’ 1주년을 앞둔 6일(현지 시간)에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 갔다.특히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일 진행됐던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뿐 아니라 핵시설 타격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그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 같은 중동 내 친이란·반이스라엘 무장단체와 더불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핵심 안보 리스크로 여겨 왔다. 최근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무력화시키며 자신감을 얻은 이스라엘이 사실상 ‘레임덕(권력 누수)’ 상태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등의 반대와 확전 우려에도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스라엘에서 힘 얻는 “이란 핵시설 공격” 여론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4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선 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공격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다”며 “아마도 관련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2일 X에 “지금 당장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력 정치인들이 나서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스라엘에서 이란 핵시설 공격 여론이 부각되는 이유는 최근 대규모 공습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군사력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도 치명적인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핵 전문가인 그레고리 코블렌츠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헤즈볼라의 방대한 로켓과 미사일은)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공격할 것에 대비한 이란의 보험 정책이었다”고 전했다.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우려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졌고, 미 정부 관계자들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완전히 억제하기보다 제한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4일 “이란의 핵시설이야말로 당신(바이든)이 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힘을 실어줬다. 이스라엘이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미국의 정치권 상황을 이용해 더욱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군 또는 탄도미사일 공격 시나리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은 공군이나 미사일을 이용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공군을 이용할 경우 이스라엘 군용기들은 최소 1600km를 비행해야 한다. 이란의 방공망이 레바논이나 예멘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달 29일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을 공격할 때보다 훨씬 많은 전투기, 정찰기, 공중급유기 등이 필요할 수 있다.이에 따라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거리가 3200km와 6400km에 이르는 탄도미사일 ‘제리코2’와 ‘제리코3’을 보유하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때 공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핵시설 타격 때 미사일이 이용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10-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란 직접 때릴 준비 끝났다”…이란 핵시설 겨누는 이스라엘

    지난해 10월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발발 1년을 맞은 가운데, 레바논과 예멘 등으로도 전선이 확대되는 이른바 ‘다중 전선 전쟁(multifront war)’ 양상을 보이고 있다.특히 1일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은 물론 핵 시설 공습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원유 가격 주간 상승률은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인 수도 베이루트 남부를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 하솀 사피엣딘은 4일부터 연락이 끊기며 사망설이 제기됐다. 헤즈볼라는 6일 “교전으로 이스라엘군 25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혔고, 가자지구에선 이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한편 가자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약 4만2000명, 이스라엘에선 약 1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부터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공습이 시작된 레바논에선 약 2000명이 숨졌다.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 전쟁’ 1주년을 앞둔 6일(현지 시간)에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 갔다.특히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일 진행됐던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뿐 아니라 핵 시설 타격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그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 같은 중동내 친이란‧반이스라엘 무장단체와 더불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핵심 안보 리스크로 여겨 왔다. 최근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무력화시키며 자신감을 얻은 이스라엘이 사실상 ‘레임덕(권력 누수)’ 상태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등의 반대와 확전 우려에도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이스라엘에서 힘 얻는 “이란 핵시설 공격” 여론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4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선 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공격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다”며 “아마도 관련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2일 X에 “지금 당장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력 정치인들이 나서서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스라엘에서 이란 핵 시설 공격 여론이 부각되는 이유는 최근 대규모 공습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군사력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해도 치명적인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핵 전문가인 그레고리 코블렌츠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헤즈볼라의 방대한 로켓과 미사일은) 이스라엘이 핵 시설을 공격할 것에 대비한 이란의 보험 정책이었다”고 전했다.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우려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을 자제시키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졌고, 미 정부 관계자들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완전히 억제하기보다 제한하는데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4일 “이란의 핵시설이야말로 당신(바이든)이 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힘을 실어 줬다. 이스라엘이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미국의 정치권 상황을 이용해 더욱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론 핑카스 전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정치인들보다 워싱턴 게임(미 정치권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전략)에 더 능숙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공군 또는 탄도미사일 공격 시나리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은 공군이나 미사일을 이용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공군을 이용할 경우 이스라엘 군용기들은 최소 1600㎞를 비행해야 한다. 이란의 방공망이 레바논이나 예멘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달 29일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을 공격할 때보다 훨씬 많은 전투기, 정찰기, 공중급유기 등이 필요할 수 있다.이에 따라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정거리가 3200㎞와 6400㎞에 이르는 탄도미사일 ‘제리코2’와 ‘제리코3’을 보유하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때 공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핵 시설 타격 때 미사일이 이용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10-06
    • 좋아요
    • 코멘트
  • “이란내 석유시설 공습”에 “핵시설 타격”까지… 이스라엘 강경 폭주

    이란이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0∼200여 발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의 보복 방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은 이미 보복을 선언했고, 일각에선 “이란 핵시설을 타격해야 한다”는 강경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정치매체 액시오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주요 산유국이며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란의 원유 시설을 공습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위 인사를 표적 암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지도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물론 ‘이란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명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등 여러 고위 인사를 암살했다. NYT는 어떤 방식이 됐든 이달 2∼4일의 유대교 명절 ‘로시 하샤나’가 끝나면 구체적인 보복 방안과 수위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격추에 도움을 준 만큼 이스라엘이 미국의 반응에 따라 보복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란 석유시설 공격 유력 포브스 등에 따르면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이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회원국으로 하루 최대 4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처음 제기된 후 서방의 경제 제재가 거듭되면서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이란의 의존도는 이전보다 훨씬 커진 상태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정유 공장을 공격한다면 이미 취약한 이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액시오스 역시 이스라엘 내부에서 이란 원유시설 공습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 석유시설 공격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미국 대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제 유가가 오른다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게 악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 2일 연속 상승했다. 미 에너지기업 ‘래피던에너지’의 밥 맥널리 사장은 CNBC에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유가가 배럴당 최소 5달러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유시설을 공격당한 이란이 이스라엘에 ‘맞보복’을 가하면 10달러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FT도 이란 석유시설 공격은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바이든 행정부의 호의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란 지도부 암살 가능성 이스라엘이 이란 고위급 인사를 표적 암살할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나스랄라와 하니야 암살로 이스라엘이 “누구든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만큼 표적 공습의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고위 인사,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이 암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 안보보좌관인 퇴역 장성 출신의 야코브 아미드로르 등은 아예 이란 핵시설 타격을 주장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은 최근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격으로 이란 대리 세력의 위협이 줄어든 만큼 지금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적기라고 주장했다. 다만 앞의 두 방법보다 보복 수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이란과의 전면전이 발발할 위험이 크고 국제 사회의 반발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올 4월 이란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영토를 사상 처음 공격했을 때 이란의 주요 핵시설이 있는 중부 이스파한주를 공습했다. 다만 당시 핵시설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실상 ‘레임덕’ 바이든, 휴전협상 중재 실패-지상전도 못막아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줄곧 최대 후원자를 자처했던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후 휴전 협상을 중재하지 못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충돌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하루 전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이란에 대해 “이스라엘이 대응할 권리가 있다”며 이스라엘의 보복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이 보복 차원에서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한다면 지지하겠나’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상황은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올 7월 21일 민주당의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사실상의 ‘권력누수(레임덕)’ 상태다. 또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선 미 대선 승자가 결정된 후 차기 미 행정부와 현 상황을 논의하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네타냐후 정권이 미국의 거듭된 만류에도 최근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것도 바이든 행정부의 레임덕 상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이스라엘에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레바논 지상군 투입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무시하고 공격을 이어간 결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사태까지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에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까지 공격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이 핵 시설을 공격당하는 상황에선 사실상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선 넓힌 이스라엘, 헤즈볼라와 지상전 격화

    1일(현지 시간)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보복을 천명한 가운데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레바논 내 지상전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은 2일 헤즈볼라와 본격적인 교전에 들어갔다. 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 기존 공습 지역에 대한 폭격도 이어갔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지상전이 격화되고 있고 이스라엘군이 최소 8명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뒤 헤즈볼라와의 교전에서 가장 많은 이스라엘군 전사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베이루트에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석유 시설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석유 시설이 공격당하면 그간 잠잠하던 국제유가가 들썩일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대응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상대의 공격에) 비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핵 시설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란, 미사일 200발 공격… 이스라엘 “대가 치를 것”

    이란이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본토의 군사기지 3곳에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을 포함해 180∼2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진실의 약속(True Promise) 2’ 작전을 단행했다. 올 4월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진실의 약속 1’ 작전을 감행한 지 6개월 만이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2일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과 몇몇 유럽 국가는 중동에서 나가라”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라”고 명령해 중동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우리 국민의 철수를 위해 현지에 “군 수송기를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주도한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지난달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숨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 올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숨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번 공격을 놓고 혁명수비대는 “미사일의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대부분 요격됐다고 맞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등에서 최소 4명이 부상당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선 1명이 숨졌다. 양측의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 및 원자재 시장도 요동쳤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3.5% 오르는 등 급등 출발했다. 1일에도 장중 한때 5% 올랐다가 2.44% 상승 마감했다. 다만 2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폭 하락 출발했다.‘저항의 축’ 붕괴위기에 이란 나서… 이스라엘 내부 “석유시설 보복”이란, 이스라엘에 미사일 200발 발사강경파, 하메네이 설득해 공격… 이스라엘, 다층 방어망으로 요격이란 “추가보복 안하면 공격 종료”… 이스라엘 “핵시설 등 파괴” 별러“이란이 강하게 보이는 방법은 이스라엘 직접 공격뿐이다.”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180∼200여 발의 탄도미사일로 직접 공격을 가한 배후에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설득한 이란 내 강경파가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영국 더타임스 등이 분석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을 때부터 ‘강경 대응’을 주장했다. 경제난 해결과 서방과의 ‘핵 협상’ 재개 등을 강조하는 유화파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반대했지만 하메네이가 최종적으로 강경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강경파들은 최근 이스라엘의 맹공으로 중동 내 친이란, 반(反)이스라엘·반미국 무장세력을 의미하는 ‘저항의 축’에서 핵심 격인 헤즈볼라가 무력화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 저항의 축 결집과 유지를 위해선 직접적이면서도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스라엘은 단거리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돔’, 중거리미사일 방어체계 ‘다윗의 돌팔매’,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애로’로 구성된 ‘다층 방공망’을 가동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했다. 중동에 배치된 미군 구축함 2척도 12기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 방어를 도왔고, 영국도 이 작전에 동참했다. 다만 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서부 헤르츨리야의 글릴로트 기지 인근에 최소 2발이 떨어졌다. 이곳은 모사드 본부로부터 1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양측 모두 ‘강 대 강’ 전략을 고수하면서 중동의 전운이 고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경파, 하메네이 자택서 “이 공격” 주장 NYT 등에 따르면 나스랄라 사망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하메네이 자택에서는 강경파와 유화파의 격론이 벌어졌다. 사이드 잘릴리 전 외교차관,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이란 혁명수비대 수뇌부 등 강경파는 “이스라엘 즉각 공격”을 주장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는 공격의 효과, 경제난 등을 우려해 반대했다. 온건파는 “네타냐후 총리가 광범위한 전쟁을 유발하기 위해 파놓은 함정에 말려드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격렬한 토론이 오가는 과정에서 일부 온건파조차 “나스랄라와 같은 장소에서 숨진 아바스 닐포루샨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사망에 대응을 하지 않은 건 잘못”이라고 주장하자 결국 하메네이의 마음도 돌아섰다는 것이다. 하메네이는 4일 테헤란에서 예배도 직접 주관하기로 했다고 NYT는 전했다. 금요일인 이날은 이슬람의 안식일이다. 하메네이는 국가 안보에 관한 특별한 상황에서만 금요 예배를 집도한다. 다만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차관은 소셜미디어 X에 “이스라엘이 추가 보복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도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이 ‘제한적 보복’이며 확전 의사는 없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이란 석유시설 등 보복” 하지만 이스라엘은 강경 대응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를 공격하면 누구라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건파로 꼽히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도 X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 공격, 주요 인사 표적 암살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군은 현지에서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2일 레바논 남부 오다이시 일대에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벌어져 최소 2명의 이스라엘군이 숨졌다. 이날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에 ‘쿠드스5’ 로켓을 발사하며 이란을 지원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10-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軍, ‘블루라인’ 넘어 레바논 진격… 美 “이란, 미사일 공격 임박”

    이스라엘이 1일 오전(현지 시간)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본토를 공격하는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은 건 2006년 헤즈볼라 공격으로 병사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납치돼 발발한 이른바 ‘34일 전쟁’ 뒤 18년 만이다. 그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사실상의 국경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지속되자 이를 막기 위해 2000년 유엔이 설정했던 경계선으로 ‘블루라인(Blue Line)’으로 불렸다. 블루라인이 또다시 무너지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1시 50분경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향해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지상전을 개시했다”며 “이들은 이스라엘 북부 지역사회에 즉각적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상전이 제한적이며 신속하게 진행될 것임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반(反)이스라엘, 반미국 행보를 보여온 중동 내 무장세력인 이른바 ‘저항의 축’ 곳곳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반이스라엘 성향 국가이며 친이란 무장단체의 활동이 활발한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습이 발생했다.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 왔던 이란의 참전 가능성도 제기됐다. CNN은 1일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은 이란에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이, 지상전 이유로 헤즈볼라의 ‘갈릴리 정복’ 지목이날 이스라엘은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지상군을 투입해 이 지역에 마련된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에 들어갔다. 또 다른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지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약 8건의 공습이 있었고, 건물 4채가 무너졌다. 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다우디야를 폭격해 10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국영통신 NNA가 전했다. 아비차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X를 통해 “레바논 남부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헤즈볼라는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 남부로 이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 근처의 레바논 마을을 군사기지로 탈바꿈하고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형태의 ‘갈릴리 정복’ 작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상전이 선제 대응 의도도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구체적인 지상군의 작전 기간과 성과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바논 남부에 설치돼 있는 헤즈볼라의 땅굴, 무기고, 미사일 및 로켓 발사대 등을 공격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지상전이 제한적이며, 국지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헤즈볼라의 공격을 피해 이주한 레바논 국경지역 거주 자국민들의 복귀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시리아 언론 “이 전투기-드론 공습”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강조하고 있지만 저항의 축에 속하는 다른 무장단체들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골란 방향에서 전투기와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여러 지점을 공습했다”며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습으로 시리아 국영방송 진행자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중부 헤르즐리야 인근에 위치한 군사정보부대인 8200부대와 모사드 본부가 있는 글릴로트 기지를 향해 ‘파디-4’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도 이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인근 군사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10-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제한적 지상전’ 용인… 확전 가능성엔 우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하기 위해 레바논 남부로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이 작전 시행 전 미국에 “이번 지상전은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당초 반대 의사를 표했지만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소규모 표적만 공격하겠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확전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 수천 명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작전을 통보했고, 그중에는 지상 작전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며 “이스라엘은 현 단계에서 그것(지상전)이 국경 근처의 헤즈볼라 인프라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인 작전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그 권리에는 레바논 내부의 테러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는 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사실상 미국이 제한적인 소규모 지상전을 용인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지상전 징후를 미리 포착해 이스라엘과의 접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 마을을 공격한 전투 진지만 제거하겠다”며 미국을 설득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NYT에 “작전이 끝나면 이스라엘 지상군이 빠르게 철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제한적 지상전에 대한 질문에 “지금 당장 휴전을 해야 한다”고 말해 여전히 지상전이 시작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 국방부는 이날 수천 명의 미군 병력과 F-22와 F-16, F-15E 전투기 등 공군 전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확전을 포함해 사태가 심각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10-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軍, ‘블루라인’ 넘어 레바논 진격…美 “이란, 미사일 공격 임박”

    이스라엘이 1일 오전(현지 시간)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본토를 공격하는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은 건 2006년 헤즈볼라 공격으로 병사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납치돼 발발한 이른바 ‘34일 전쟁’ 뒤 18년 만이다.그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사실상의 국경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지속되자 이를 막기 위해 2000년 유엔이 설정했던 경계선으로 ‘블루라인(Blue Line)’으로 불렸다. 블루라인이 또다시 무너지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1시 50분경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향해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지상전을 개시했다”며 “이들은 이스라엘 북부 지역사회에 즉각적 위협”이라고 밝혔다.이스라엘은 지상전이 제한적이며, 신속하게 진행될 것임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반(反)이스라엘, 반미국 행보를 보여온 중동 내 무장세력인 이른바 ‘저항의 축’ 곳곳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반이스라엘 성향 국가이며 친이란 무장단체의 활동이 활발한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습이 발생했다.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왔던 이란의 참전 가능성도 제기됐다. CNN은 1일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 대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올 4월에도 탄도미사일 120여기를 포함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대거 이스라엘로 발사한바 있다.● 이, 지상전 이유로 헤즈볼라의 ‘갈릴리 정복’ 지목이날 이스라엘은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지상군을 투입해 이 지역에 마련된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에 들어갔다. 또 다른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지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약 8건의 공습이 있었고, 건물 4채가 무너졌다. 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다우디야를 폭격해 10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국영통신 NNA가 전했다.아비차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X를 통해 “레바논 남부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헤즈볼라는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 남부로 이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 근처의 레바논 마을을 군사기지로 탈바꿈하고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형태의 ‘갈릴리 정복’ 작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상전이 선제 대응 의도도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구체적인 지상군의 작전 기간과 성과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바논 남부에 설치돼 있는 헤즈볼라의 지하 땅굴, 무기고, 미사일 및 로켓 발사대 등을 공격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지상전이 제한적이며, 국지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헤즈볼라의 공격을 피해 이주한 레바논 국경지역 거주 자국민들의 복귀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아 언론 “이 전투기-드론 공습”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강조하고 있지만 저항의 축에 속하는 다른 무장단체들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골란 방향에서 전투기와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여러 지점을 공습했다”며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습으로 시리아 국영 방송 진행자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중부 헤르즐리야 인근에 위치한 군사정보부대인 8200부대와 모사드 본부가 있는 글릴롯 기지를 향해 ‘파디-4’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도 이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인근 군사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10-01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