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상회담을 열며 악수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높은 관세와 무역적자를 지적하자 모디 총리는 미국산 석유, 가스, 무기 수입을 늘리겠다고 했다. 워싱턴=AP 뉴시스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무역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인도의 고관세를 정면으로 비판하자 모디 총리는 미국산 무기, 석유, 가스 수입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모디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도는 많은 상품에 대해 30∼70% 관세를 부과하고 어떤 경우에는 그보다 더 높은 관세를 매긴다”며 “높은 관세로 인도에서 자동차를 파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와의 무역적자는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가 관세를 얼마를 부과하든 우리도 똑같이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수지 숫자를 부풀리긴 했지만, 미 무역대표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인도와의 무역에서 457억 달러 적자를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차이(무역적자)를 미국의 석유와 가스를 팔아서 메울 수 있다”며 “모디 총리와 나는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디 총리는 “인도는 미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5년 내 양국 교역량을 500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미국-인도 간 무역액(129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관심사 중 하나인 불법 이민자 차단과 관련해 “불법적으로 미국에 있는 모든 인도인들을 인도로 송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와 맞물려 인도에 대한 무기 수출을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모디 총리와 나는 쿼드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는 데 정말 중요하다는 걸 확인했다”며 “인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수십억 달러 늘릴 것이다. 인도에 F-35 전투기를 판매하기 위한 길을 닦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인도어로 기자회견을 하던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언급하며 “인도의 선진적 비전은 미가(MIGA·Make India Great Again)다. 미국과 인도가 협력할 때 마가와 미가가 더해질 것이고, 이는 번영을 위한 메가(Mega·거대)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모디 총리를 “관세 왕(tariff king)”이라고 비판했다. 모디 총리는 이번 회담에 앞서 미국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50%에서 40%로 낮췄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전략 자산인 F-35를 인도에 판매키로 한 데 대해 “신뢰의 제스처”라고 평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