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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논이고 과수원이고 마을이 제 색깔을 잃어 버렸어예. 어디 성한 데가 있어야지예. 이게 어디 감나뭅니꺼. 우리 동네 가을이 얼마나 예뻤는데…. 살기가 싫어지고 그래예.” 9월 27일 발생한 경북 구미시 산동면 불산(弗酸·불화수소산) 가스 누출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봉산마을. 사고가 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곳은 심각한 사고 후유증에 여전히 신음하고 있었다. 3일 만난 주민들은 “마을이 독가스를 뒤집어썼는데 이렇게 살아도 되느냐”며 애절한 표정으로 기자의 손을 잡았다. 노인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마을에는 담장 위에 뻗은 호박 줄기 이외에는 ‘녹색’이 보이지 않았다. 집 안 감나무, 비닐하우스 안의 포도 멜론 고추 대추나무 등 식물은 모두 바싹 말라 오그라들었다. 포도는 살짝만 건드려도 부스러졌다. 넓고 푸른 잎을 자랑하던 바나나 나무도 완전히 시들었다. 황금빛이어야 할 들판은 회색빛으로 바뀌었다. 한 주민은 “제초제를 여러 번 뿌려도 없어지지 않던 억새가 하루 만에 말라 버렸다”고 했다. 마을회관 앞에 모여 있던 주민들은 1991년 발생한 구미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의 악몽을 떠올리기도 했다. 불산 가스는 사라졌다고 하지만 농작물이 말라 죽는 장면을 확인한 주민들의 마음에는 공포가 가득 차 있었다. 몇몇 주민은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친척집으로 떠났다. 주민들은 마을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이 오염됐을 것이라며 손대기조차 꺼린다. 기자가 과수원의 마른 잎을 만지려 하자 “혹시 모르니 만지지 마라”라고 말릴 정도다. 주민들은 소가 잘 먹지 않아도, 개가 잘 짖지 않아도 ‘불산 가스 때문인가…’ 하며 불안에 떨었다. 사고가 난 공장과 거의 맞붙은 곳에서 포도과수원을 하는 김정준 씨(51)는 “주위가 온통 말라 버렸는데 사람이라고 괜찮겠느냐”고 했다. 사고 공장에서 반경 700여 m 안 봉산리 마을 논밭도 성한 곳이 없었다. 이삭과 잎, 열매가 말라 있었다. 고구마 배추 무 콩 같은 밭작물도 대부분 말라 죽어 수확할 것도 없지만 주민들은 내년과 그 이후를 더 걱정하며 발을 굴렀다. 땅이 오염됐을 텐데 씨를 뿌린들 제대로 자라겠느냐는 것이다. 김영호 씨(58)는 “수확을 해도 독가스를 뒤집어쓴 쌀을 누가 먹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주민도 늘고 있다. 속이 메스껍다거나 두통에 시달린다는 주민이 상당수다. 사고 발생 후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다가 추석 연휴가 지나 약국을 찾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노인들은 사고 이후 소화불량으로 신음하고 있다. 150여 가구 250여 명이 살고 있는 이 마을에는 60∼80대가 70%를 넘어 건강이 나빠지는 주민이 더 생길 우려가 크다.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구미소방서 대원 중에서는 피부 발진 증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주민들은 농작물 상황과 건강 상태에 대한 정밀조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산업단지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를 상대로 피해 보상 소송도 낼 예정이다. 사고대책위원장인 박명석 이장(49)은 “피해 조사를 과수원이나 가축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 마을 전체의 생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3일부터 봉산마을 등 사고 공장 주변 마을을 대상으로 대기와 수질, 농작물 오염 등 역학조사(건강장애 원인조사)와 가구별 피해 조사를 하고 있다. 불산은 염화칼슘이나 석회 같은 화학물질로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오래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동식물에게 직접 닿았을 경우 증세가 더 심각할 수 있다. 봉산마을 농작물이 말라 죽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제독(除毒)하지 않은 불산이 직접 닿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인체나 땅에 오래 축적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곧 사라지지도 않는 위험물질이다. 하기룡 계명대 교수(화학공학과)는 “적은 양의 불산에 노출됐을 때 건강 이상 증세가 금방 나타나지 않다가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배출된 불산의 양을 파악해 정밀 조사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산 ::무색의 자극적 냄새가 나는 휘발성 액체. 독성과 침투력이 매우 강해 유리와 금속을 녹이는 성질을 갖고 있다. 녹물을 제거하는 데 주로 쓰인다. 공기와 결합하면 기체로 변한다. 체내로 흡수되면 호흡기 점막을 해치고 뼈를 손상하거나 신경계를 교란한다.구미=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11일 대구에서 개막하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를 밝힐 성화가 3일 강화도 마니산에서 채화돼 대구로 출발했다. ‘민족 화합의 불’로 이름 붙은 성화는 2박 3일 동안 자전거와 차량으로 269km를 달려 대구까지 봉송한다. 3일 경기 여주군 이포보에서는 자전거퍼레이드와 전국체전 퀴즈, 가수 공연이 열렸다. 4일 경북 상주보에서는 민속놀이 한마당과 타악기 공연, 남성중창단 공연이 열린다. 마니산 성화는 대구 팔공산에서 채화한 ‘달구벌의 불’,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채화한 ‘달구벌 정신의 불’과 만나 5일 대구시청 광장에 안치된다. 다음 날 김범일 대구시장이 시청에서 성화 출발을 알리는 북을 치면 성화는 5박 6일간 대구시내 93개 구간(230km)을 달린다. 93회 대회를 기념해 93개 구간으로 나눴다. 대구시와 8개 구군은 전국체전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는 요트로, 동구 입석네거리∼불로네거리는 오토바이로 봉송한다. 봉송 주자로 참여한 대구시민 820명은 자전거 봉송도 할 예정이다. 성화는 11일 오후 6시 전국체전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수성구 대흥동)에 점화된다. 올해 전국체전은 11∼17일 대구 68개 경기장에서 열리며 선수단 2만8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정하진 대구시 전국체전기획단장은 “성화 봉송이 시민들의 축제가 되도록 해 전국체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0)이 9월 17일 탈주 전에도 두 차례나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방경찰청은 2일 최의 탈주 전 한 달간 유치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최가 지난달 14, 15일 2차례 탈주 연습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최는 14일 오전 6시 18분경 머리를 유치장 배식구에 갖다 댄 뒤 약 3분 후 귀 부분까지 밀어 넣었다. 이어 약 5분간 머리를 좌우로 움직여 배식구 밖으로 머리를 빼낸 뒤 다시 들어갔다. 이어 15일 오전 5시 27분경에는 상체를 배꼽 부근까지 완전히 빼냈다가 다시 유치장으로 들어갔다. 최가 연이어 탈주 연습을 한 14, 15일 유치장 내에는 근무자 2명씩 총 4명이 있었지만 모두 잠을 자느라 최의 연습을 알아채지 못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전시장이 커진 뒤 편의시설도 늘어나고 볼거리도 풍성해져 주말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입니다.” 대구 엑스코가 전시장 확장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일 엑스코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전시장 사용 면적은 203만4000m²(약 61만5000평)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6만3000m²(약 47만28000평)보다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 전시장 면적을 1만1600m²(약 3500평)에서 2만2700m²(약 6800평)로 늘린 데 따른 것. 전시 공간이 늘어나면서 국제회의와 대형 전시회를 한꺼번에 개최하고 체험 행사도 훨씬 다양하게 유치할 수 있게 됐다. 행사 내용도 관람객 중심이어서 반응이 좋다. 지난해에는 임신출산 육아교육 용품전과 대구영어교육박람회, 대구국제차문화박람회, 음식박람회, 건강의료산업박람회 등이 호평을 받았다. 전시 부스와 관람객은 예년보다 20∼30%씩 늘어났다. 국제행사 유치가 쉬워진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엔 세계곤충학회, 세계생명공학대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디자인코리아 등이 열렸다. 내년에는 국제상하수도전시회와 세계에너지총회 등 엑스코 전시장 전체를 활용하는 대형 전시회가 마련된다. 국제 기준의 다용도 회의실 34개와 극장식 대형 스크린을 갖춘 1600석 규모의 회의실을 갖춘 것도 강점. 그 덕분에 세계 200여 개국 3만여 명이 참가하는 물 올림픽인 2015년 세계 물포럼도 유치했다. 이에 따라 엑스코는 행사 유치 목표를 늘려 잡았다. 올해 예상 전시장 사용 면적인 400만 m²(약 121만 평)도 2014년에는 500만 m²(약 151만 평)로 확대할 계획. 또 대표 전시회인 그린에너지엑스포와 대구국제섬유박람회, 국제소방안전박람회, 국제광학전을 글로벌 전시회로 키우기 위해 지원도 확대한다. 박종만 엑스코 대표이사는 “엑스코가 국제 수준으로 발돋움하면서 중소기업 판로 개척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며 “볼거리가 풍성한 전시장으로 거듭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을 팔면 불법인 거 아시죠?” 9일 오후 2시경 부산 해운대구 한 약국. 약사 임모 씨(32)는 종업원에게 점심을 먹고 오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손님 2명이 들어와 소화제와 박카스를 요구했다. 배모 씨(33)는 “외삼촌이 체한 것 같다. 빨리 약을 달라”고 보챘다. 옆에 있던 김모 씨(45)는 배를 움켜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종업원은 별다른 생각 없이 소화제 1통(12개)과 박카스를 건네고 2000원을 받았다. 손님들은 음흉한 웃음을 남긴 채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이 장면은 김 씨가 안경테에 숨긴 초소형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며칠 뒤 약국에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배 씨는 “종업원이 약을 파는 불법행위를 촬영했다. 100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모든 게 계획된 일이라는 걸 알았지만 영업정지 한 달 처분을 받으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는 수 없이 600만 원을 건넸다. 배 씨 등의 범죄 행각은 대구 수성구 한 약국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 수사결과 6월부터 최근까지 약국 7곳이 이들로부터 이런 방식으로 2700만 원을 뜯겼으며, 대구 부산 등지의 약국 27곳은 협박을 받고 있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28일 배 씨 등을 공갈 혐의로 구속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7일 오후 3시 40분경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국가산업 4단지 내 화학제품 제조사인 휴브글로벌 생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이모 씨(40) 등 4명이 숨지고, 구모 씨(21·여) 등 근로자와 주민 8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포함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 중 인근 공장 직원 2명과 주민 1명은 폭발로 새어나온 유독가스를 마셔 중독된 상태다. 또 이 사고로 유독가스가 인근 지역으로 퍼져 주민 800여 명이 인근 지역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경찰과 공장 측에 따르면 이날 폭발은 작업자들이 20t짜리 탱크로리에 든 불화수소산을 공장 작업장으로 공급하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던 중 발생했다. 경찰은 “녹물 제거 등 세정에 쓰는 불화수소산은 자극적인 냄새에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라며 “불화수소산이 든 탱크로리가 폭발하는 바람에 근로자들이 폭발과 유독가스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화수소산은 일반적인 산보다 훨씬 빠르게 피부에 침투하고, 적은 양도 피부에 닿으면 살을 태우는 성질이 있다. 또 호흡 등으로 인체에 유입될 경우 신경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이 안개 형태로 변한 것은 불화수소산이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해 농도가 진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탱크로리에서 새어나온 유독가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봉산리, 적림리, 인덕리 등 폭발 현장 인근 마을 주민 800여 명을 마을 회관과 구미시 자원화 시설 등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또 인근 동사무소에 보관 중인 방독면 700개를 주변 공장 근무자와 주민들에게 지급했다. 이 사고로 인근 공장들도 현재 문을 닫고 직원들이 대피한 상태다. 현재 휴브글로벌 주변은 유독가스가 계속 퍼져 방독면을 쓰지 않고는 접근할 수 없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와 경찰 등은 사고현장 반경 700m를 전면 통제하고, 반경 1.5km 이내 마을에는 대피 방송을 내보냈다. 인근 간선도로는 제한 통제에 들어갔다. 구미소방서는 사고가 나자 119구급차 4대, 소방차 3대, 소방대원 20명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소방서는 군 제독부대 등에도 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살수차를 동원해 유독가스 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고 현장의 유독성 잔여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제작업도 벌이고 있다. 사고 현장은 낙동강 지류인 한천과 1km, 본류와는 6.5km 떨어져 있다. 하기룡 계명대 교수(화학공학과)는 “불화수소산은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하는 화학제품으로 유리병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부식성이 강하다”며 “탄산칼슘이나 알칼리 성분이 있는 화학물질과 반응시켜 없애야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설립된 이 공장은 화장품 연료와 전자용 화학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도의 위험물질인 불화수소산에 대한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구미=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1년 내내 한가위처럼 풍성했으면 하는 마음이죠.” 26일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2지구 신축 상가 3층. 이번 주말 개점을 앞둔 옷감 전문매장인 부성상회 대표 서정훈 씨(64)는 “쾌적한 쇼핑 환경을 보니 정말 흐뭇하다”며 “처음 장사를 시작했던 초심을 살려 새롭게 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장사를 한 그는 2005년 12월 서문시장을 덮친 화재로 재산을 모두 잃었다. 그는 “처음에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훌훌 털고 일어서야 한다는 오기가 생겼다”며 “새 터전을 마련해 다시 뛰는 만큼 이곳이 상인들의 새 희망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서 씨는 여성의류 판매도 해볼 계획이다. 17일 준공한 서문시장 2지구 상가는 때마침 돌아온 추석 분위기 덕분에 활기가 넘쳤다. 20일부터 서구 비산동 임시상가(옛 롯데마트)에서 이사 온 상인들은 1∼4층 빈 공간을 기대감으로 하나둘 채우고 있다. 추석 명절 특수를 잡으려는 마음에 가게를 산뜻하게 꾸미는 데 정신이 없다. 새 보금자리에서 장사할 생각에 상인들은 “이제 잘될 일만 남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상가 1층에 아내와 함께 속옷매장을 연 정규태 씨(51)도 신바람이 났다. 수년 전 의류업체에서 퇴직한 그는 “첫 가게를 새로 지은 2지구에 마련해 행복하다”며 “회사 경험을 잘 살려 1년 안에 번듯한 가게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백화점보다 30%가량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좋은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일 생각이다. 부인 이해숙 씨(50)는 “전통시장 분위기에 멋지고 편리한 시설을 갖춘 새 상가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장사가 잘돼 수입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서문시장 2지구 상가에는 1494개 점포가 들어선다. 추석 동안 일부가, 나머지는 다음 달 초 입주한다. 에스컬레이터 등 편의시설과 대형화재에도 대처할 수 있는 최신 화재 예방 시스템도 완벽하게 갖췄다. 층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화재 때 유독가스를 밖으로 빼내고 바깥 공기를 안으로 빨아들이는 환기시설, 화재 대피를 위한 레이저 유도등도 설치했다. 2지구 상가는 섬유원단을 주로 취급하던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다. 옷감부터 의류 이불 커튼 같은 홈패션에 이르기까지 종합패션센터로 변신한다. 서울의 동대문상가처럼 섬유에 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상가 준공으로 서문시장 전체에도 희망이 퍼지고 있다. 건물 입구 앞에도 상점 10여 곳이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수산물을 파는 김정수 씨(43)는 “시장 중심에 자리한 새 건물을 보면 든든한 가족을 둔 기분”이라며 “2지구가 번창하면 서문시장 전체가 쑥쑥 자라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59)은 “신축 건물이 생긴 것만으로 추석 손님이 늘고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며 “서문시장 전체가 새롭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상인들의 머리와 마음을 모으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에 수소에너지 생산시설이 건립된다. 대구시는 27일 ㈜이엠코리아와 수소콤플렉스 설립 협약을 맺었다. 콤플렉스는 무공해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소 제조 플랜트’와 차량용 수소연료를 충전하는 ‘수소스테이션’을 결합한 것. 북구 서변동 태양열발전소 옆에 80여억 원을 들여 4000m²(약 1200평) 규모로 짓는다. 내년 12월부터 가동된다. 낮에는 태양광발전, 밤에는 심야전기를 사용해 가동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생산한 수소는 성서산업단지와 구미공단, 병원 등에 공급한다. 경남 창원과 함안에 에너지사업부가 있는 이엠코리아는 수소 제조 분야의 기술수준이 높아 대구경북 광역경제권 선도 산업인 연료전지 분야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에너지 고갈 문제가 대두되면서 수소차량 등 수소에너지를 활용하는 분야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수소콤플렉스와 태양열발전소, 신천하수처리장 태양광발전소를 중심으로 대구가 신재생에너지 도시로 주목받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추석 연휴에 대구시내와 낙동강변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경상감영공원에서는 29일 북을 이용해 시간을 알려주는 경점시보 의식, 관찰사가 군사를 모아놓고 훈련과 사격시험을 실시해 상벌을 주는 교열의식이 열린다. 이곳은 조선시대 마지막 경상도 감영(관찰사가 근무하는 관청)으로 1601년부터 310년간 253명의 경상도 관찰사가 근무했다. 관찰사 집무실인 선화당과 숙소인 징청각 등이 남아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2·28기념중앙공원, 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서도 다양한 민속놀이와 한방 족욕체험 등이 열린다. 전시회도 풍성하다. 20여 개국 작가 200여 명이 참가한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다음 달 28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중구 수창동)와 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진다. 이인성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전은 대구미술관에서 다음 달 7일까지 열린다. 30일, 다음 달 1일 오후 4시 문화예술회관 야외무대에서는 명품국악공연이 예정돼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북본부는 낙동강 상주보와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달성보 등에서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널뛰기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한마당을 연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도는 2017년까지 1600억 원을 들여 영양 청도 울릉군을 중심으로 국가산채식품 클러스터(집적단지)를 조성한다. 송이 대추 감 호두 오미자 등 경북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산업화하는 것. 이에 따라 경북도는 내년부터 산림자원의 생산 유통 연구를 위한 기반시설을 조성한다. 영양에는 일월산 산나물의 효능을 분석하고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국립산채식품개발원과 우수품종 관리를 위한 종자은행을 건립할 예정이다. 청도와 울릉에는 산채건강마을을 조성해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세 곳에는 산채 및 약초 재배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 사업계획을 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달서구가 1인 가구를 돌보는 ‘행복지킴이 사업’을 펴고 있다.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혼자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중증장애인 등 4600여 명이다. 방문간호, 안부 확인, 생필품 및 외출차량 지원 등을 해준다. 구청 직원 70여 명과 사회복지도우미, 자원봉사자, 공익근무요원 등 220여 명으로 주 2, 3회 해당 가정을 방문한다.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달서구 21만6000여 가구 중 1인 가구는 24%(5만2000여 가구)이다. 053-667-2525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경북지역 대학들이 ‘캠퍼스 확대’ 경쟁에 나섰다. 교육경쟁력과 인지도를 높여 학생 유치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북대는 대구테크노폴리스(대구 달성군 현풍면)에 추진하는 ‘경북대 미래융복합 캠퍼스(가칭) 조성’에 관한 협약을 달성군과 최근 맺었다. 캠퍼스 조성에 필요한 예산 지원과 학술 연구사업 발굴, 전문 인력 양성 같은 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달성군은 터 매입에 필요한 3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캠퍼스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4700여억 원을 들여 29만3518m²(약 8만8000평)에 융복합대학 및 대학원을 비롯해 연구소, 기업지원센터, 체육시설, 기숙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책사업인 3차원 기술지원센터와 레이저응용기술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경북대는 이 캠퍼스를 로봇 개발 및 스마트센서 사업 같은 다양한 국가지원사업을 이끄는 연구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 등 달성지역 산업체와 산학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계명대는 대구테크노폴리스에 ‘현풍캠퍼스’(가칭)를 추진하고 있다. 2009년 18만4689m²(약 5만5000평)의 터를 300억여 원에 매입했다. 올해 말까지 28억여 원을 들여 연구시설과 체육시설을 위한 기초공사를 한다. 이곳에 지능형 자동차대학원과 저공해 자동차 부품기술개발센터, 전자화 자동차부품 지역혁신센터를 집중 배치해 자동차 연구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경북 경산에 있는 경일대는 대구 수성구와 달서구에 교육관 2곳을 최근 열었다.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최고위과정(1년)과 시민교양프로그램 10여 개를 운영한다. 수성구 두산동 수성관광호텔 별관을 활용하는 수성교육관은 교육문화전시관과 휴식공간으로도 활용한다. 달서구 월암동 성서교육관은 소방기사와 최고위과정, 사진 강좌를 시작했다. 사진 전공 교수들이 참여하는 ‘사진앨범 추억 만들기’ 강좌는 사진의 기초와 편집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점찬 경일대 사회교육원장(디자인학부 교수)은 “대학의 사회교육에 대한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해 대구 진출이 대학 경쟁력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 안동의 가을은 탈춤축제와 함께 무르익는다. 운흥동 낙동강변 탈춤공원을 중심으로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 등 곳곳에서 탈춤이 넘친다. 28일 개막해 다음 달 7일까지 이어지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15회째를 맞아 새롭게 업그레이드했다. ‘귀여운 악(樂)마들의 난장’이라는 주제에도 변화가 느껴진다. 신명 나는 즐거움으로 누구나 탈춤에 빠져 보자는 뜻에서 주제도 ‘귀여운 악(樂)마들의 난장’으로 했다. 전통과 미래를 탈 속에 녹여 내는 올해 축제에는 외국 11개 공연단과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12개 공연단이 참가해 100여 개의 탈춤세상을 펼친다. 개성 넘치는 각국의 탈춤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겹다. 남미의 열정적인 힘을 보여 주는 멕시코, 탈 축제가 활발한 이탈리아, 젊은이의 호응이 높은 러시아 등 11개 나라 공연단이 무대에 오른다. 현대탈춤공연은 지난해보다 횟수가 크게 늘었다. 탈을 쓰고 펼치는 발레와 민속무용, 패션쇼, 뮤지컬 같은 새로운 기획공연도 마련한다. 관람객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탈춤을 즐길 수 있다. 설화에 나오는 도깨비부터 현대 영화 주인공 뱀파이어까지 다양한 탈 주인공을 만나는 것도 이색 경험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탈을 만들어 탈춤 퍼레이드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8회째인 세계탈놀이경연대회에서는 전국의 탈춤꾼이 펼치는 기량이 볼 만하다. 탈을 쓰고 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대에 오를 수 있다. 가요댄스와 스포츠댄스, 전통무용 및 현대무용, 마당극 등 다양한 분야가 마련된다. 올해는 대학 댄스 동아리와 읍면동 부녀회가 색다른 무대를 장식할 예정이다. 외국 10여 개 팀도 참여한다. 홈페이지(www.maskdance.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단체 대상은 1000만 원, 개인 대상은 400만 원 등 총상금 5400만 원을 준다. 안동탈춤축제는 하회탈놀이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1997년부터 시작됐다. 매년 100만 명가량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의 탈 잔치다. 권두현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사무처장(46)은 “탈은 얼굴을 가리지만 내면은 오히려 솔직하게 드러내는 독특한 역할을 해 묘한 해방감을 준다”며 “탈춤과 함께 마음껏 가을을 느끼는 큰 마당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시가 전통시장 8곳과 대형할인점 8곳을 대상으로 추석 주요 물품 15개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평균 18%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물품의 합산 평균가격은 전통시장이 33만8860원, 대형할인점은 41만363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농산물 가격의 경우 전통시장이 대형할인점보다 평균 27.4% 싼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대추 54%, 사과 36%, 배 22% 순이다. 축산물도 전통시장이 쇠고기 33%, 닭고기 31%, 달걀 27% 등 평균 30% 저렴했다. 배추(49%) 무(4%) 등 채소는 대형할인점이 쌌다. 수산물의 경우 조기만 전통시장이 15% 저렴했고 명태 고등어 갈치 오징어 등은 대형할인점이 평균 7% 싼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할인점이 원양어선을 통해 수산물을 구입해 냉동상태인 반면 전통시장은 비싼 대신 신선한 편이었다. 팔달시장은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모두 대형할인점보다 저렴했다. 합산 가격이 대형할인점보다 10만 원 정도 낮았다. 서문시장은 농산물이 대형할인점에 비해 40%가량 싼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시장은 쇠고기와 닭고기 가격이 가장 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시가 주부 물가모니터 요원을 파견해 매주 두 차례씩 가격을 조사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daegu.go.kr) 생활정보에서 볼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전통시장은 산지 직거래를 통해 물류비용을 아끼고 인건비 임대료가 대형할인점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내성적 성격이나 수줍음이 많은 사람도 탈을 쓰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것이 안동탈춤축제의 큰 매력이죠.” 권영세 안동시장(사진)은 “안동탈춤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시민과 관객 중심의 프로그램 덕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축제조직위원회가 개발한 ‘탈랄라’ 춤은 축제 때마다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 800년 전통의 하회별신굿탈놀이 동작 가운데 따라하기 쉬운 6가지를 뽑아 만들었으며 배우기도 쉽고 재미있어 춤이라면 등을 돌리는 사람도 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권 시장은 “낙동강의 가을과 함께하는 이번 축제를 한가위처럼 풍성하게 만들었다”며 “모두가 탈춤의 흥겨움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장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은행이 다음 달 7일 창립 45주년을 맞아 11월까지 고객 사은행사를 연다. 행사 기간 동안 예금 가입자와 지방세 자동이체 및 신규 신용대출 이용자 중 110명을 추첨해 가족여행상품권(100만 원)과 레스토랑 식사권(5만 원) 등을 선물한다. 또 개인 신용정보 동의서를 작성한 고객 5명을 선정해 디지털카메라를, 인터넷뱅킹 및 스마트뱅킹으로 3회 이상 송금한 고객 210명에게 스마트TV와 원두커피 제조기, 백화점 상품권 등을 준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시와 경북도는 ‘쉬메릭 및 실라리안’(대구 경북 중소기업제품 공동브랜드) 추석 특별판매 행사를 연다. 25, 26일 대구시청 주차장에서는 쉬메릭 업체 23곳과 실라리안 업체 19곳이 공동 참여해 양말세트와 와이셔츠, 넥타이, 스포츠 의류, 천연염색 한복 등 명절 선물로 호응을 받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한다. 시중가보다 40%가량 저렴하다. 쉬메릭 전시판매장(달서구 두류동)과 실라리안 전시판매장(수성구 범어동)에서는 28일까지 감 와인과 홍삼, 곶감, 오미자, 꿀, 기능성 화장품, 한복 등 200여 개 제품을 10∼30% 할인 판매한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도와 영천시가 추진하는 영천경마공원 사업이 확정됐다. 경북도는 24일 “농림수산식품부가 영천경마공원 조성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2016년 12월까지 경마공원을 개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9년 12월 경마장 후보지로 결정된 지 3년 만이다. 말(馬)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영천시는 이번 사업으로 말 산업 중심지로 발전할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영천경마공원은 영천시 금호읍 성천리 148만 m²(약 44만8000평)에 3657억 원을 들여 경마장과 부대시설, 시민공원 등으로 조성한다. 면적은 서울경마공원 115만 m²(약 35만 평), 부산경남경마공원 125만 m²(약 38만 평), 제주경마공원 72만 m²(약 22만 평) 등 기존 경마공원보다 넓다. 주요시설은 관람대와 경주로, 마사, 조교시설 등이다. 관람대는 총면적 3만 m²(약 9000평)에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경주로는 국제경기가 가능한 잔디경주장(길이 1.9km, 폭 30m)과 일반 경주장(길이 1.5km, 폭 20m), 조교용(길이 1.3km, 폭 20m) 등 3개를 만들 계획이다. 마사는 총면적 2만9000m²(약 8700평)에 운영사무실과 마방(말을 전문적으로 훈련시키는 곳) 1100여 칸을 짓는다. 부대시설로 시민공원과 승마배움터, 주차장, 마권발매소, 말 치료시설 등이 들어선다. 마권 구매한도를 정한 전자카드제를 도입하고 도박 치유 재활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2014년 6월까지 도시계획 인허가 등 행정 절차와 용지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는 내년 12월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늦어도 2014년 7월 착공해 2016년 11월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영천경마공원은 개장 5년째인 2020년이면 연간 1800억 원의 지방세 수입이 예상돼 경북도의 재정확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직접고용 640명, 간접고용 510명 등 1150명의 신규 일자리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경마공원 건설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말 산업의 발전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도록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영천시는 경마공원 연계 사업을 통해 시너지효과도 창출하기로 했다. 영천은 말 산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09년 문을 연 운주산 승마장(임고면)은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로 연간 1만2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말과 관련한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영천이 말 산업 중심도시가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찰이 24일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0)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의혹과 불신만 더 키우고 있다. 17일 탈주 이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탈주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을 공개하지 않는 데다 탈주 후에도 경찰과 관련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검증조차 안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현행법상 탈주 모습이 담긴 CCTV 장면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이 근거로 든 ‘공공기관의 개인정보에 관한 법’은 ‘정보 내용이 공개되면 수사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배식구를 통해 빠져나간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해당 장면의 공개가 어떻게 수사에 지장을 준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모방범죄가 벌어질 수 있어 장면을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도 대고 있다. 하지만 세로 15cm에 불과한 배식구로 빠져나가는 모방범죄가 사실상 얼마나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현장검증도 그렇다. 경찰은 최갑복이 17일 탈주 후 11시간 동안 대구 동부경찰서 주변을 돌아다닌 부분과, 경찰 포위망을 뚫고 이동한 18∼19일 행적에 대해 수사 발표는 물론이고 현장검증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최갑복이 실제로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빠져나갔는지조차 경찰의 설명과 본인의 진술 이외에는 누구도 확인한 바 없다. 혹시 더 심각한 경찰의 치부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경찰은 스스로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장영훈 대구=사회부 기자 jang@donga.com}

“올해도 어김없이 키다리아저씨가 오셨어요.” 대구 수성구에서 해마다 추석을 앞두고 이뤄지는 한 노신사의 ‘보이지 않는 선행’이 화제다. 90대의 이 노신사는 2003년부터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쌀을 기부해왔다. 그의 조건은 단 하나. ‘수혜자를 밝히거나 언론에 공개하면 안 된다’는 것. 10년 동안 기증한 쌀은 2억여 원어치로 구청 직원들은 미국 여류작가 진 웹스터가 1912년 발표한 아동문학 작품 이름(원제 ‘다리긴 거미’)을 따 그에게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였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보름 이상 늦은 19일 연락이 왔다. 아흔을 넘긴 고령이라 ‘혹시나’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그는 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수성구민운동장 주차장에서 10kg들이 쌀 2000포대(4000만 원 상당)를 내려놓고 사라졌다. 그는 “이번 추석에는 북한에서 온 저소득 가정에게 쌀을 전달해 달라”며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과 아픔을 나누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평안남도가 고향인 그는 6·25전쟁 때 월남해 대구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복 도매상을 하며 모은 돈으로 매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10여 년 전 부인과 사별한 뒤 홀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는 여러 번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려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2005년 연말에는 당시 구청 복지행정과장이 주민을 대신해 인사를 전하려 현장에 나갔다가 “여기 나올 시간에 다른 이웃을 돌보라”고 호통을 치는 바람에 혼쭐이 났다. 당시 구청장 역시 그에게 감사패를 보내려 했지만 한사코 거부해 결국 감사 편지로 대신했다. 김태동 수성구 희망복지단장은 “그의 조용한 선행이 이제는 희망 나눔의 대명사가 됐다”며 “언제까지나 건강하셔서 어려운 이웃과 오래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