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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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dew@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68%
미국/북미7%
국제일반7%
사회일반3%
국제교류3%
문학/출판3%
유럽/EU3%
인사일반3%
중동3%
  • “어린 미셸은 고집센 말썽꾸러기… 종종 부모에 엉덩이 맞을 일도 자초”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51·사진)의 성장기 및 젊은 시절을 집중 조명한 책 ‘미셸 오바마의 삶(Michelle Obama: A Life)’이 다음 달 7일 출간된다고 미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346쪽 분량의 이 책은 세계 최대 단행본 출판사인 랜덤하우스가 펴냈고 저자는 워싱턴포스트(WP)의 시카고 지국장을 지낸 피터 슬레빈 노스웨스턴대 언론학 교수다. 미셸 여사는 1964년 시카고 남부의 흑인 밀집지역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당시 시카고는 보수적인 남부 못지않은 엄격한 흑백분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었고 그의 가정형편도 넉넉하지 못했다. 하지만 남달리 똑똑했던 미셸은 초등학교 2학년을 월반하는 등 공부를 잘했고 명문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가 됐다. 책에서 미셸 여사의 두 살 위 오빠 크레이그 로빈슨은 “여동생이 어렸을 때부터 고집이 세 가끔 부모님으로부터 엉덩이를 맞았지만 착하고 좋은 아이였다”며 “10대 때는 사람들 앞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재즈, 팝송 등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일을 즐겼다”고 회고했다. 원래 미셸 여사의 장래희망은 의사였지만 수학과 과학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법대에 진학한 것, 시카고 법률회사 시들리 오스틴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중 인턴사원이던 버락 오바마를 만난 것, 결혼 전 친정엄마와 같이 살던 미셸이 집 2층에서 오바마와 동거를 하며 그의 변호사 시험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한 이야기 등도 담겼다. 저자는 인간 미셸 오바마에 대해 ‘따뜻하고 현명하다’는 평과 ‘거만하고 속이 좁다’는 평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선거 전략의 귀재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고문은 이 책에서 “미셸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백악관 전체에 암운이 드리워졌다”며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공교롭게도 이날 WP는 2009년부터 백악관 꽃 장식을 담당한 유명 플로리스트 로라 다울링 씨가 지난달 돌연 사직했는데 미셸 여사와의 갈등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하는 기사를 전했다. 다울링 씨가 소박함과 자연미를 추구한 반면 미셸 여사는 현대적이고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했다는 것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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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하티르와 ‘아시아적 가치’ 깃발 들고 평생 경쟁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타계로 그와 50여 년간 긴장 관계였던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90·사진)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리 전 총리의 타계로 아시아 국가 창업 1세대 중 마지막 생존자가 됐다. 두 사람은 주요 현안에서 사사건건 대립했지만 영국 식민통치에 신음하던 두 나라를 명실상부한 현대국가로 탈바꿈시켰고 ‘아시아적 가치’를 설파했다. 두 사람이 처음 대립한 시점은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1965년. 국방 외교 기간시설 등을 말레이시아에 의존했던 싱가포르에 말레이시아 정부의 연방 탈퇴 통첩은 청천벽력이었다. 독립 당시 싱가포르 자치정부 총리였던 리 전 총리가 “비통하다”며 펑펑 울었던 것도 이 때문. 반면 초선 의원이던 마하티르 전 총리는 “말레이시아를 말레이계 무슬림의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며 싱가포르 축출에 앞장섰다. 1981년 총리가 된 마하티르를 향해 리 전 총리는 수차례의 인터뷰에서 “특정 인종(말레이계) 우대 정책이 말레이시아 발전과 통합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냉소했다. 이에 마하티르는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맞섰다. 둘은 후계 구도를 놓고 대립하기도 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2003년 퇴임 직후 “나는 리 전 총리처럼 선임장관직을 맡거나 아들(리셴룽 현 싱가포르 총리)을 정부 각료로 만들지 않겠다”며 리 전 총리를 대놓고 비꼬았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미움도 사라졌는지 리 전 총리 부고가 전해진 23일 직후 마하티르 전 총리는 “리 전 총리가 지금의 싱가포르를 만들었다”며 애도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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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남은 총리… 차남은 국영기업 임원… 며느리는 국부펀드 CEO

    장남은 총리, 차남은 국영기업 최고위 임원, 큰며느리는 국부펀드 최고경영자(CEO)….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타계로 싱가포르를 좌지우지하는 그의 가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리 전 총리는 부인 콰걱추 여사(2010년 작고)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뒀다. 이들은 현재 요직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장남 리셴룽 총리(63)는 2004년 8월부터 11년째 총리로 재직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러시아어 등에 능하다. 리 총리는 1984년 아버지가 창당한 인민행동당(PAP)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경제 담당 부총리, 중앙은행 총재, 총리 등 출세 가도를 달렸다. 1990∼1992년 부총리로 재직할 때는 외국계 은행에 대한 문호 개방을 주도해 금융산업 발전을 이끌고 1998년 아시아 전체를 휩쓴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1990년대 후반 중앙은행 총재로 재직할 때는 인사제도 개편 등을 통해 개혁을 주도했다. 그의 능력을 높이 산 고촉통 전 총리가 부친인 리 전 총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리셴룽을 차기 총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사는 곡절이 많다. 의사인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지만 부인이 아들 출산 후 3주 만에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고 이때 태어난 아들(33)은 백색증(알비노)을 앓고 있다. 리 총리 본인도 1990년대 초 림프암으로 투병했다. 1985년 미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금융인 호칭 여사(62)와 재혼해 두 아들을 뒀다. 호칭 여사는 남편이 총리에 오른 2004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의 CEO가 됐다. 한편 리 전 총리의 차남 리셴양 씨(58)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을 운영하는 공기업인 싱가포르 민간항공국(CAAS)의 이사회 의장이다. 이 같은 리 전 총리 가문의 성공에 대해 싱가포르 안에서조차 ‘국가를 가족 기업처럼 운영한다’는 비판과 ‘후손들이 그들 나름의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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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국영기업 사장…싱가포르 좌지우지하는 리콴유 후손들, 평가는?

    장남은 총리, 차남은 국영기업 사장, 큰며느리는 국부펀드 최고경영자(CEO)….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타계로 싱가포르를 좌지우지하는 그의 가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리 전 총리는 부인 콰걱추 여사(2010년 작고)와의 사이에서 2남 1녀를 뒀다. 이들은 현재 요직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장남 리센룽 현 총리(63)는 2004년 8월부터 11년째 총리로 재직하고 있다. 7세 때 아버지가 총리에 등극하는 모습을 본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엄격한 후계자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러시아어 등 여러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국제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유학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리 총리는 1984년 아버지가 창당한 국민행동당(PAP)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국회의원 경제담당 부총리 중앙은행 총재 재무장관 총리 등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렸다. 행정가로서 그의 능력이 본격 발휘된 시점은 1990년대 초. 1990~1992년 부총리로 재직할 때 외국계 은행에 대한 문호 개방을 주도해 금융 산업 발전을 앞당겨 1998년 아시아 전체를 휩쓴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1990년대 후반 중앙은행 총재로 재직할 때에도 인사제도 개편 등을 통해 관료주의, 보신주의에 물든 싱가포르 중앙은행의 개혁을 주도했다. 그의 능력을 높이 산 리콴유 전 총리 후임자 고촉통 전 총리가 부친인 리 전 총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아들을 차기 총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 총리의 개인사는 곡절이 많다. 의사인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지만 부인이 아들 출산 후 3주 만에 심장질환으로 사망했고 이때 태어난 아들(33)은 백색증(알비노)을 앓고 있다. 리 총리 본인도 1990년대 초 림프암으로 투병했다. 1985년 미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금융인 호칭(62)과 재혼한 그는 호칭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뒀다. 호칭은 남편이 총리에 오른 2004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1974년 설립된 테마섹은 자산규모만 약 195조 원에 달하는 세계적 국부펀드로 우수한 운용실적을 자랑해 세계 각국 국부펀드의 모델로 군림하고 있다. 2005년 한국도 테마섹을 본 따 한국투자공사(KIC)를 설립했다. 지난해 미 금융전문지 포브스는 호칭을 ‘세계 59위의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뽑았다. 지난해 5월 테마섹 임원들과 내한한 그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도 만났다. 차남 리센양(58)은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운영하는 공기업인 싱가포르 민간항공국(CAAS)의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그 역시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엘리트다. 그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싱가포르 최대 통신회사인 싱가포르텔레콤의 CEO를 지냈고, 2009년 CAAS로 적을 옮겼다. 리 전 총리 가문의 성공에 대해 싱가포르 안에서조차 ‘국가를 가족기업처럼 운영한다’는 비판과 ‘후손들이 나름의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도 엇갈린다.하정민기자 dew@donga.com}

    •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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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계한 리콴유 전 총리도? ‘동양의 유대인’ 객가 족 주목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타계로 ‘동양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객가(客家·Hakka) 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족의 한 갈래인 객가 족은 동남아시아 정재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리 전 총리는 물론 중국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쑨원, 중국 경제개방을 주도한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 등 아시아를 주름잡았던 정치인들이 모두 객가의 후예들이다. 객가는 북송(960~1127년) 시기에 황하 북쪽에 살던 한족 중 하나로 ‘외지에서 온 사람들’ 또는 ‘타향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중원에서의 권력 투쟁에서 패배한 이들은 거듭된 왕조 교체와 전쟁을 피해 중국 남부 광둥성 및 푸젠성으로 이동했다. 이때 당시 중국 남부에서 살던 토착민 즉 주가(主家)와 구별하기 위해 ‘객가’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주가의 차별과 멸시에 시달린 객가는 중국 남부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들은 광둥(廣東), 푸젠(福建), 차오저우(潮州), 객가(客家) 등 화교 사회 4대 파벌 중 가장 진취적이고 도전정신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을 ‘화교의 원조’, ‘화교 중 화교’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전 세계에 약 8000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객가들은 머리가 좋고 부지런해 수많은 엘리트들을 배출했으며 거듭된 이주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언어인 객가어와 전통 풍습도 잘 유지하고 있다. 즉 이들의 유전자에 아로새겨진 남다른 교육열, 비상한 경제감각, 진취성, 상인정신 등이 이들로 하여금 ‘동양의 유대인’이라는 말을 듣게 했다. 현재 객가 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재계 인사는 ‘중국 에너지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리허쥔(李河君·48) 한넝그룹 회장. 그는 지난달 초 중국 부호 조사기관인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중국 부호 순위에서 약 1600억 위안(약 28조 원)으로 마윈 알리바바 회장, 리옌훙 바이두 회장, 마화텅 텐센트 회장 등을 제치고 중국 1위 부자에 올랐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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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軍도 완전철수… 예멘, 25년만에 재분단 위기

    예멘 상황이 다시 중동을 화약고로 만들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아랍의 봄’ 이후 최악의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난 예멘에서는 21일 시아파 반군 후티와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 지지파가 서로를 공격할 뜻을 밝힌 가운데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또 다른 테러 단체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곳곳에서 유혈 충돌을 빚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2일 예멘의 정정 불안이 노골적으로 반군을 지지하는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하디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리전쟁 양상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쇄 자살 폭탄 테러는 20일 오전 12시경 수도 사나의 시아파 사원 2곳에서 일어났다. 허리에 폭탄을 두른 5명의 테러범이 이슬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신도들이 가득 찬 두 사원에 난입해 폭탄을 터뜨렸다. 이 테러로 무려 142명이 숨지고 357명이 다쳤다. 목격자들은 “검게 탄 시신들이 뒹굴고 피가 강처럼 흘렀다”며 끔찍했던 현장을 전했다. 테러 직후 IS 사나 지부는 “우리 전사 5명이 시아파 소굴에서 성전(聖戰)을 수행했다”며 “이번 공격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추가 테러를 예고했다. 반군 후티와 하디 대통령은 21일 서로 비난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테러를 포함한 예멘의 정정 불안은 상대방의 책임이라고 몰아세웠다. 하디 대통령은 이날 “반군 후티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다”며 “후티가 장악한 예멘 북부에 이란 국기가 아닌 예멘 국기가 걸리는 날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 하루 전인 19일 정체불명의 전투기 1대가 남부 도시 아덴에 위치한 내 사저를 공격한 것도 후티와 이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후티도 바로 성명을 내고 “하디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모든 사람을 공격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전문가들은 종파 분쟁과 지역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아 온 예멘에서 테러까지 기승을 부림에 따라 “예멘이 1990년 통일 후 25년 만에 다시 갈라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시아파 신정일치 국가였던 예멘은 1962년 세속주의 성향의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뒤 예멘아랍공화국(북예멘)을 세워 남북으로 분리됐다. 옛 소련 등 공산국 원조에 의존하며 버티던 가난한 남예멘은 서방의 경제제재로 붕괴 위기에 처하자 1990년 전격 통일을 제안했고 알리 압둘라 살레 북예멘 대통령이 통일 예멘의 초대 수반이 됐다. 하지만 그는 20여 년간 폭정을 일삼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실각했다. 2012년 친미 성향의 수니파 정부 하디 정권이 출범했지만 부정부패와 경제난으로 역시 민심을 얻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군 후티가 급속도로 세를 확장해 결국 지난달 수도 사나를 점거하는 쿠데타를 해 독자 정부를 세웠다. 한편 20일 밤 미국은 예멘에 있던 미군 100여 명의 안전을 우려해 모두 철수시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2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시아파 반군 후티는 예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타이즈를 장악했다. 반군 후티는 현재 예멘의 21개 주 가운데 수도를 포함한 9개 주를 장악하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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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 연쇄 폭탄 테러 500명 사상…중동 화약고 부상

    예멘 상황이 다시 중동을 화약고로 만들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22일 ‘아랍의 봄’ 이후 최악의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난 예멘은 테러 직후 시아파 반군 후티와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지지파가 서로를 공격할 뜻을 밝힌 와중에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또 다른 테러 단체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곳곳에서 유혈충돌을 빚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2일 예멘의 정정불안이 노골적으로 반군을 지지하는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하디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리전쟁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좋지 않은 이란과 사우디가 예멘 개입을 본격화할 경우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쇄 자살 폭탄 테러는 20일 오전 12시경 수도 사나의 시아파 사원 2곳에서 일어났다. 허리에 폭탄을 두른 5명의 테러범들이 이슬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신도들이 가득 찬 두 사원에 난입해 폭탄을 터트렸다. 이 테러로 무려 142명이 숨지고 357명이 다쳤다. 목격자들은 “검게 탄 시신들이 뒹굴고 피가 강처럼 흘렀다”며 끔찍했던 현장을 전했다. 테러 직후 IS 사나 지부는 “우리 전사 5명이 시아파 소굴에서 성전(聖戰)을 수행했다”며 “이번 공격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추가 테러를 예고했다. 또 예멘 반군 후티와 하디 대통령 지지 세력은 각자 서로 비난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테러를 포함한 예멘의 정정 불안은 상대방의 책임”이라고 몰아세웠다. 하디 대통령은 이날 “반군 후티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다”며 “후티가 장악한 예멘 북부에 이란 국기가 아닌 예멘 국기가 걸리는 날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 하루 전날인 19일 정체불명의 전투기 1대가 남부도시 아덴에 위치한 내 사저를 공격한 것도 후티와 이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후티도 바로 성명을 내고 “하디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모든 사람을 공격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전문가들은 종파 분쟁과 지역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예멘에서 테러까지 기승을 부림에 따라 “예멘이 1990년 통일 후 25년 만에 다시 갈라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시아파 신정일치 국가였던 예멘은 1962년 세속주의 성향의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뒤 예멘아랍공화국(북예멘)을 세워 남북으로 분리됐다. 옛 소련 등 공산국 원조에 의존하며 버티던 가난한 남예멘은 서방의 경제제재로 붕괴 위기에 처하자 1990년 전격 통일을 제안했고 알리 압둘라 살레 북예멘 대통령이 통일 예멘의 초대 수반이 됐다. 하지만 20여 년간 폭정을 일삼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실각했다. 2012년 친미 성향의 수니파 정부 하디 정권이 출범했지만 부정부패와 경제난으로 역시 민심을 얻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군 후티가 급속도로 세를 확장해 결국 지난달 수도 사나를 점거하는 쿠데타를 해 독자 정부를 세웠다. 한편 지난 20일 밤 미군들의 안전을 우려한 미국 정부는 예멘에 남아있던 100여 명의 군인을 모두 철수시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2일 긴급회의를 소집했지만 미군마저 철수했고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등 다른 중동국 현안을 처리하기도 바빠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온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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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일 美대사 살해협박… 美-日, 괴전화 공동수사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58·사진)가 일본에서 살해 협박 전화를 받아 일본 경찰과 미 국무부가 조사에 나섰다고 미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인 그는 2013년 11일 부임 후 일본 내에서 미 대통령 못지않은 관심과 인기를 받아왔다. 미 언론에 따르면 올 2월 도쿄(東京) 미나토(港) 구 소재 미국대사관에 ‘케네디 대사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전화가 여러 차례 걸려와 일본 경찰과 미 국무부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협박범은 남성으로 추정되며 영어를 사용했다. 비슷한 시기에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앨프리드 매글리비 오키나와 주재 미국 총영사에게도 살해 협박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 주민들은 오키나와 소재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가 일본을 방문한 18일 협박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는 점에서 미일 양국 모두 이번 사건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경찰은 협박범 검거를 위해 수사 강도를 높이는 한편 무장 경호원을 배치하는 등 케네디 대사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 대사들에 대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모든 가능한 수단을 사용해 이들을 지키겠다”고 밝혔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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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차별 논란에 휩싸인 실리콘밸리

    성차별을 이유로 회사에 1600만 달러(약 18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여성 기업인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양성평등 논쟁에 불을 지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17일 보도했다. 소송의 주인공은 유명 벤처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바이어스(KPCB)의 전직 임원 엘런 파오 씨(45·사진).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프린스턴대에서 전기공학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과 법학을 전공한 뒤 기업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5년 이 회사에 입사했다. 똑똑하고 야심 많은 파오 씨는 2011년 연말 고과평가 때 상사로부터 “이보다 뛰어난 주니어 파트너를 본 적이 없다”는 칭찬까지 받았다. 문제가 불거진 시점은 2012년 초. 그보다 실적이 나빴던 남성 동료 3명이 시니어 파트너로 승진했다. 파오 씨는 설명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묵묵부답이었고 그와 여성 동료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는 남성 직원에 대한 처벌도 거부했다. 2012년 5월 파오 씨는 소송을 냈지만 발끈한 회사는 오히려 그를 해고했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재판에서 파오 씨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납득할 수 없는 승진 누락, 연봉 불이익, 각종 성희롱을 겪었고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그의 업무 능력이 떨어져 해고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혁신과 창의성의 요람’이라는 실리콘밸리의 명성과 달리 이곳의 조직문화가 낙후돼 있는 데다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장 또한 무척 두껍기 때문이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현재 미 벤처캐피털 업계 임원의 96%가 남성이며 구글 페이스북 애플 트위터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남성 직원 비율도 70%가 넘는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머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 여성 기업인들이 잇따라 파오 씨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샌드버그는 이달 5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양성 평등은 남성의 이익을 뺏어 여성에게 주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모두 이익을 누리는 ‘윈윈 게임’”이라고 강조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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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50개도시 180만명 “비리 호세프 물러나라” 시위

    “호세프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 “현재 브라질 경제는 ‘거인의 몰락’과 유사하다.”(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세계 7위 경제대국 브라질을 이끌고 있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8·사진)이 비리, 경제난, 가뭄의 삼중고로 탄핵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해 10월 52% 지지로 손쉽게 재선에 성공했지만 반년 만에 지지율이 23%로 급락한 데다 경제난은 갈수록 심각해져 2018년 말까지로 되어 있는 4년 임기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15일 최대 도시 상파울루를 포함한 브라질 50개 도시에서는 약 180만 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과 집권 노동자당(PT)의 비리 척결을 주장하며 ‘지우마 퇴진, PT 퇴진(Fora Dilma, Fora PT)’을 외쳤다. 저소득 젊은층이 주도한 과거 시위 양태와 달리 백인과 장년층이 대거 참가했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위기는 브라질 국영 정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의혹에서 비롯됐다. ‘브라질의 심장’으로 불리는 페트로브라스는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하며 직원만 8만 명이 넘는 남미 최대기업. 하지만 부패 스캔들과 저유가 등으로 국내외 투자가 줄줄이 중단되면서 최근 회사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까지 떨어졌다. 바로 직전 룰라 정권의 에너지부 장관 출신인 호세프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이 회사의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의혹이 수면 위에 떠오른 시점은 지난해 10월. 2007년 룰라 정권이 이 회사에 신규 유전개발권을 독점으로 주는 대신 유전설비의 85%를 국산품으로 쓰도록 하는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 및 납품사로부터 비자금을 조성해 대대적 로비를 펼치는 발판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호세프와 맞선 제1 야당 사회민주당의 아에시우 네베스 대표는 “호세프도 페트로브라스로부터 정치자금을 상납 받았다”고 주장했다. 호세프는 꼬리를 무는 의혹과 야권 공세 속에서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지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검찰 조사에서 페트로브라스의 상납 비리가 드러나면서 곤경에 빠졌다. 한 전직 임원이 “페트로브라스가 2004년부터 8년간 약 81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중 2100억 원이 노동자당으로 흘러갔다”고 말한 것. 이달 6일 대법원도 페트로브라스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인 54명에 대한 조사를 승인했다. 뇌물 조성이 한창일 때 이사회 의장을 지낸 호세프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는 국민적 분노도 높아갔다. 설상가상으로 최악의 가뭄과 저유가가 부른 경제난도 심각하다. 지난해 0.1% 성장률을 기록한 브라질 경제는 수년째 가뭄으로 커피 등 주요 농산물 작황이 나빠졌고 전력 생산의 70%를 담당하는 수력발전도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의 가치는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물가상승률은 10년래 최고치로 올랐다. 정부 부채는 브릭스 5개국 중 가장 높은 GDP의 66%여서 정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기도 어렵다. 전 정권부터 이어온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입각한 무상복지는 경제난을 더 악화시켰다. 극빈층에 직접 생계비를 지원하는 무상복지 수혜 대상이 2004년 650만 가구에서 호세프 집권 후 1400만 가구로 배 이상으로 늘었고 필요 예산도 약 2조 원에서 약 10조 원으로 급증했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석유가 주요 수출자원이던 상황에서 유가가 급락하자 문제가 생긴 것. 원유 산업은 브라질 경제의 13%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은 하원의원 513명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노동자당을 비롯한 연립여당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당장 탄핵 가능성은 낮지만 호세프가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브라질 의회는 1992년 측근 비리에 연루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을 탄핵시킨 전력이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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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브’ 英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부상

    지난달 11일 개봉 후 14일까지 470만 명을 동원하며 19세 미만 관람불가 외화 사상 최대 흥행 기록을 세운 영국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로 영국 하층계급 ‘차브(Chav)’가 주목받고 있다. 차브는 값싸고 조잡한 옷과 장신구를 걸친 저학력·저소득 젊은이를 일컫는 말로 킹스맨의 주인공 에그시(사진)가 전형적 차브다. 차브의 등장 계기는 1979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집권이다. 대처의 민영화 정책으로 광산업 등 제조업 노동자들이 실직하면서 이들이 주로 거주하던 도시 외곽의 임대주택 밀집지역이 빈민촌으로 전락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폭력과 마약에 노출된 실직자의 자녀가 바로 차브의 모태. 금융위기 후 각국이 앞다퉈 복지혜택을 줄이면서 차브는 영국의 계급갈등을 증폭시키는 상징이 됐다. 보수층이 “가뜩이나 부족한 복지예산을 게으르고 폭력적인 차브에게 줄 수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 2008년 영국 중부 듀스버리의 10세 소녀 섀넌 매슈스의 실종은 차브에 대한 보수층의 혐오를 극대화했다. 조사 결과 매슈스의 엄마 캐런이 현상금을 노리고 유괴 자작극을 펼쳤고, 그가 10대 시절부터 5명의 남자와의 사이에 7명의 자녀를 낳은 채 복지수당으로만 살아왔다는 점이 드러났다. 캐런은 8년형을 선고받고 3년을 복역했지만 관대한 판결이란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 대중문화계는 지난 10여 년간 차브를 단골 소재로 사용했다. 거칠고 촌스럽지만 기성세대를 의식하지 않는 당당하고 자유로운 차브의 패션 및 생활태도가 젊은층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영국 언론은 분석한다. 실직한 광부 아들이 유명 발레리노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년), 뚱뚱한 10대 미혼모의 좌충우돌 일상을 그린 시트콤 ‘리틀 브리튼’(2003∼2006년)은 차브 열풍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드라마 ‘스킨스’(2007∼2013년)와 ‘미스피츠’(2009∼2013년)도 10대 차브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조조 모이스의 소설 ‘미 비포 유’(2012년) ‘원 플러스 원’(2014년) 등의 여주인공도 20대 여성 차브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킹스맨을 포함해 차브를 소재로 흥행한 작품은 모두 계급갈등과 빈부격차란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발랄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한국에서는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소위 ‘오포세대’가 스스로를 차브와 동일시하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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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스맨’ 등 英영화 단골 소재 ‘차브’로 보는 영국 문화 코드

    지난달 11일 개봉 후 14일까지 470만 명을 동원하며 19세 미만 관람불가 외화 사상 최대 흥행기록을 세운 영국 영화 ‘킹스맨’으로 영국 하층계급 ‘차브(Chav)’가 주목받고 있다. 차브는 값싸고 조잡한 옷과 장신구를 걸친 저학력·저소득 젊은이를 일컫는 말로 킹스맨의 주인공 에그시가 전형적 차브다. 차브의 등장 계기는 1979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의 집권이다. 대처의 민영화 정책으로 광산업 등 제조업 노동자들이 실직하면서 이들이 주로 거주하던 도시 외곽의 임대주택 밀집지역이 빈민촌으로 전락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폭력과 마약에 노출된 실직자의 자녀가 바로 차브의 모태. 금융위기 후 각국이 앞 다퉈 복지혜택을 줄이면서 차브는 영국의 계급갈등을 증폭시키는 상징이 됐다. 보수층이 “가뜩이나 부족한 복지예산을 게으르고 폭력적인 차브에게 줄 수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 2008년 영국 중부 듀스버리의 10세 소녀 섀넌 매튜스의 실종은 차브에 대한 보수층의 혐오를 극대화했다. 조사 결과 섀넌의 엄마 캐런이 현상금을 노리고 유괴 자작극을 펼쳤고, 그가 10대 시절부터 5명의 남자와의 사이에 7명의 자녀를 낳은 채 복지수당으로만 살아왔다는 점이 드러났다. 캐런은 8년형을 선고받고 3년을 복역했지만 관대한 판결이란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 대중문화계는 지난 10여 년간 차브를 단골 소재로 사용했다. 거칠고 촌스럽지만 기성세대를 의식하지 않는 당당하고 자유로운 차브의 패션 및 생활태도가 젊은층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영국 언론은 분석한다. 실직한 광부 아들이 유명 발레리노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 뚱뚱한 10대 미혼모의 좌충우돌 일상을 그린 시트콤 ‘리틀 브리튼(2003~2006)은 차브 열풍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드라마 ’스킨스(2007~2013)‘와 ’미스핏츠(2009~2013)‘도 10대 차브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조조 모예스의 소설 ’미 비포 유(2012)‘ ’원 플러스 원(2014)‘ 등의 여주인공도 20대 여성 차브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킹스맨을 포함해 차브를 소재로 흥행한 작품은 모두 계급갈등과 빈부격차란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발랄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한국에서는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소위 ’오포세대‘가 스스로를 차브와 동일시하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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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음주운전… 美비밀경호국 또 말썽

    잇따른 기강 해이 및 경호 부실로 지탄 받아 온 미국 비밀경호국(SS·한국의 청와대 경호실과 유사)이 이번엔 요원 2명의 음주운전 논란에 휩싸였다. 이 중 1명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고 있어 ‘세계 최고 보디가드’라는 비밀경호국의 위용에 큰 흠집이 남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오바마 대통령의 경호 부(副)책임자인 마크 코널리와 SS워싱턴 사무소의 선임 감독관 조지 오길비가 4일 밤 백악관 인근에서 술을 마시고 관용차를 몰다 백악관 방어벽을 들이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워싱턴 시내의 한 술집에서 열린 에드윈 도너번 전 비밀경호국 대변인의 은퇴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관용차 비상등을 켜고 출입이 폐쇄된 백악관 구역에서 차를 몰았다”며 “방어벽 앞에 ‘출입금지’를 의미하는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테이프를 뚫고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비밀경호국은 요원들이 경호가 아닌 목적으로 관용차를 모는 것은 물론이고 음주운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동안 요원들의 성매매 등 갖가지 추문에 휩싸였던 경호국은 지난해 9월 전직 참전용사 출신의 괴한이 칼을 들고 백악관의 가장 깊숙한 지역인 이스트룸에 침입한 사건까지 벌어진 후 허술한 경호 및 기강 해이로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최초의 여성 비밀경호국장이었던 줄리아 피어슨이 사임하고 올해 초엔 2인자인 차장을 포함한 고위 간부 5명도 전원 교체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비밀경호국에서만 27년을 근무한 조지프 클랜시(59)를 새 국장으로 임명했다. 당시에도 ‘비밀경호국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려면 외부 인사를 국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흔들리는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반박이 대두되면서 내부인사가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내부인 주도의 개혁에 대한 논란도 더 커질 것이라고 미 언론은 비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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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스 헤이 주한 英대사 “난 한국어 사투리는 안씁니다”

    지난달 부임한 찰스 헤이 신임 주한 영국대사(50·사진)가 11일 서울 중구 대사관저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통상적인 주한 대사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과의 협력 강화나 자국에 대한 홍보가 단골 주제이지만 이날은 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 자연스럽게 화제에 올랐다. 헤이 대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히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만큼 안전과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나를 포함한 주한 외교사절단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에서 종종 영국인이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며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한 국제 사회에서 한국과 영국이 함께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보안 문제를 감안할 때 대사관 터에 가로막혀 단절돼 있는 덕수궁 돌담길 개방 문제를 당장 논의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헤이 대사는 IS가 한국 영국 등 각국 젊은이들을 회유하는 것과 관련해 “각국 국민이 IS가 이슬람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만큼 무지하지 않다”며 “이슬람과 서방세계 간 전쟁을 일으키려는 그들의 목적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케이팝의 인기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영국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붐을 일으킬 때는 초등학생인 두 딸과 그 친구들이 자주 그 춤을 췄다”며 “한국어 학과를 개설하는 영국 대학이 늘고 곳곳에서 한국 음식점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헤이 대사는 북한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영국은 북한에 대사관을 둔 몇 안 되는 나라”라며 “북한으로 하여금 세계를 위협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국제 사회에서 책임 있는 일원으로 활동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영국 부대사, 영국 외무부 영사국장 등을 지낸 헤이 대사는 지난달 초 부임했다. 아시아에서 처음 일한다는 그는 부임 전 1년 이상 한국어를 배웠다며 “런던에서 7개월, 서울에서 6개월, 부산에서 홈스테이 3주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며 “그래서 사투리는 안 쓴다”고 농담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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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이 주한英대사 “덕수궁 돌담길 개방은 안전문제 때문에…”

    찰스 헤이 신임 주한 영국대사(50)는 11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히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만큼 안전과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한 외교사절단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이 대사는 영국 역시 테러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국인 인질 처형에서 보듯 세계 각국에서 영국인이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며 “IS 퇴치를 위한 국제 연합에서 한국과 영국이 함께 협력하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IS가 한국, 영국 등 각국 젊은이들을 회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IS가 이슬람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만큼 각국 국민들이 무지하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대사관 부지에 막혀 단절된 덕수궁 돌담길을 개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헤이 대사는 “서울시 계획에 매우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의 중요한 우려 사항은 건물과 직원들의 안전 문제다. 이를 감안할 때 당장 논의하긴 어렵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2000년대 초부터 도심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로 꼽히는 덕수궁 돌담길 중 영국 대사관이 점유한 약 190m의 구간을 다른 길과 연결해 산책로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지만 대사관 측의 반대에 부딪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 과거사 논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헤이 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과거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영국과 독일의 과거사 청산 사례를 한국과 일본에 적용하긴 어렵다”며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만큼 미래지향적 태도를 지니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스페인 영국 부대사, 영국 외무부 영사국장 등을 지낸 헤이 대사는 지난달 초 부임했다.부임 전 1년 이상 한국어를 배웠다는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런던에서 7개월, 서울에서 6개월, 부산에서 홈스테이 3주 동안 (한국어 공부를) 했다”며 “그래서 사투리가 없어요”라고 농담을 던졌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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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 쿠르드 민병대원, IS와 전투서 숨져…서방국적 여성 첫 희생

    독일 태생의 여성 쿠르드 민병대원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서 숨졌다. 서방 국적 여성이 IS 격퇴전에서 희생된 것은 처음이다. 주요 외신은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서 ‘아바신 테코신 귀네스’란 이름으로 활동하던 독일인 이바나 호프만(20)이 7일 시리아 북부 텔타미르에서 전투에 참가했다가 사망했다고 9일 보도했다. 아프리카계 혈통을 지닌 그는 1995년 9월 독일 뒤스부르크에서 태어났고 6개월 전 터키로 건너가 YPG에 합류했다. 지난 반 년간 호프만은 시리아 북동부의 기독교도 마을을 IS로부터 보호하는 데 힘썼다. 동료들은 그가 사격 실력이 뛰어난 명사수였고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항상 최전선에서 용감히 싸웠다고 전했다. 호프만은 독일에서 살던 시절 YPG와 가까운 터키 공산주의단체 마르크스레닌주의공산당(MLKP)에서 활동했다.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에서 그는 MLKP 깃발을 배경으로 등장해 “혁명을 수호하기 위해 시리아에 왔다”고 말했다. 다른 영상에서 그는 아랍 여성처럼 얼굴을 가린 채 총을 들고 “인류애와 자유를 위해 싸운다”고 강조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날 호프만의 죽음으로 서방 출신 쿠르드 민병대원 희생자가 세 명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달 25일 호주 남성이 IS와의 교전 중 숨졌고 이달 4일에는 영국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SOHR에 따르면 현재 쿠르드민병대에 합류한 서구 출신 대원은 약 100여 명 정도다.Avasin Tekosin Gunes, Tel tamir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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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흐 작품속에 ‘예수와 열두 제자’ ?

    인상파 거장 빈센트 반 고흐가 그의 걸작 ‘밤의 카페테라스’ 속에 예수와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인물을 그려 넣었다는 주장이 등장해 화제다. 1888년 완성된 이 작품은 당시 고흐가 거주하던 프랑스 남부 아를에 있는 한 카페의 저녁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언론 허핑턴포스트는 미술 연구가 재러드 백스터의 분석을 인용해 그림 속에서 흰 옷차림에 긴 머리를 한 사람이 예수, 테이블에 앉거나 주변에 서 있는 사람들이 열두 제자를 상징한다고 7일 보도했다. 특히 카페에서 걸어 나가는 한 사람이 바로 예수를 배반한 가룟 유다라고 설명했다. 백스터는 이 외에도 이 작품에 여러 종교적 상징이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카페 창틀이 십자가 형태이고 카페를 밝히는 노란색 전등은 예수의 후광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고흐가 즐겨 사용한 노란색은 천국을 의미한다고도 덧붙였다. 백스터는 이런 상징이 고흐의 성장 배경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의 아버지는 목사, 숙부는 저명한 신학자였으며 고흐 본인도 화가가 되기 전 아버지의 뒤를 따라 목회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실제 고흐는 이 작품을 그릴 무렵 후원자를 자처했던 동생 테오에게 “나는 종교가 대단히 필요하다는 점을 매일 느낀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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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 고흐 ‘밤의 카페테라스’ 작품 속 예수와 열두제자?

    인상파 거장 빈센트 반 고흐가 그의 걸작 ‘밤의 카페테라스’(사진) 속에 예수와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인물을 그려 넣었다는 주장이 등장해 화제다. 1888년 완성된 이 작품은 당시 고흐가 거주하던 프랑스 남부 아를에 있는 한 카페의 저녁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언론 허핑턴포스트는 미술 연구가 자레드 박스터의 분석을 인용, 그림 속에서 흰 옷차림에 긴 머리를 한 사람이 예수, 테이블에 앉거나 주변에 서 있는 사람들이 열두 제자를 상징한다고 7일 보도했다. 특히 카페에서 걸어 나가는 한 사람이 바로 예수를 배반한 가롯 유다라고 설명했다. 박스터는 이 외에도 이 작품에 여러 종교적 상징이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카페 창틀이 십자가 형태이고 카페를 밝히는 노란색 전등은 예수의 후광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고흐가 즐겨 사용한 노란색은 천국을 의미한다고도 덧붙였다. 박스터는 이런 상징이 고흐의 성장 배경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의 아버지는 목사, 숙부는 저명한 신학자였으며 고흐 본인도 화가가 되기 전 아버지의 뒤를 따라 목회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실제 고흐는 이 작품을 그릴 무렵 후원자를 자처했던 동생 테오에게 “나는 종교가 대단히 필요하다는 점을 매일 느낀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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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女-게임男’… 성적 차이나는 건 당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공부를 잘하는 이유는 여학생이 책을 훨씬 많이 읽는 데다 남학생이 온라인 게임 및 인터넷 서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5일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자료를 인용해 세계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주당 1시간(약 17%) 많은 5시간 30분 공부를 한다고 7일 보도했다. 이 조사는 세계 64개국 15세 학생 약 2800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여학생의 75%는 “취미가 책 읽기”라고 답했지만 남학생은 절반 정도만 “책 읽기가 재미있다”고 응답했다. 또 “학교 수업은 시간낭비”라고 답한 남학생의 비율은 여학생보다 배 이상 많았다. 이에 따라 현재 세계 15세 여학생의 학습 수준은 남학생보다 약 1년 앞선 상태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이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과락할 가능성이 50% 더 높다는 뜻도 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똑똑한 여학생이 성인이 되면 여성의 사회 참여 및 승진을 가로막는 소위 ‘유리천장’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OECD 34개 회원국 중 28개국이 참여한 조사에서 꼴찌를 차지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별도의 기사에서 전했다. 남녀의 교육, 노동 참여, 임금, 육아비, 고위직 진출 비중 등 7개 분야를 종합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소위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25.6점으로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인 28위를 차지했다. 반면 핀란드는 80점으로 1위,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공동 2위(73.1점)로 대조를 이뤘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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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다 결혼한 상태서 밀회, 딸까지 낳았지만…‘게릴라 공주’ 사망

    피델 카스트로(89)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유부녀 연인 겸 혁명 동지였던 나탈리아 레부엘타가 지난달 28일 폐질환으로 숨졌다. 항년 90세. 물심양면으로 카스트로의 혁명을 도운 그는 ‘게릴라 공주’ ‘쿠바의 연인’으로도 불렸다. 카스트로와의 사이에 딸 알리나 페르난데스(59)가 있다. 1925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태어난 레부엘타는 22세 때 자신보다 20살 많은 심장 전문의와 결혼했다. 하지만 남편은 병원 일로 늘 집을 비웠고 그는 골프와 요트클럽, 파티 등을 전전하며 무료함을 달랬다. 이런 그를 사로잡은 사람이 젊은 혁명가 카스트로. 1952년 지인 소개로 그를 만난 레부엘타는 불같은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 모두 결혼한 상태였지만 둘은 이를 개의치 않고 밀회를 즐겼다. 1953년 몬카다 군 기지 습격에 실패한 카스트로가 투옥됐다. 레부엘타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사랑의 밀어(密語)가 담긴 편지, 책, 두 사람이 거닐었던 해변의 모래 등을 소포로 보냈다. 카스트로도 ‘당신을 생각하니 내 몸이 불타오르는구려. 계속 편지를 보내줘요. 난 당신의 편지 없이 살 수 없소’라는 낯 뜨거운 답장을 보냈다. 1955년 출소 직후 부인과 이혼한 카스트로는 계속 레부엘타와 만났다. 레부엘타는 임신 사실을 카스트로에게 숨겼다. 카스트로가 혁명 준비를 위해 멕시코로 망명한데다 자신의 남편도 이혼을 거부했기 때문. 레부엘타는 1956년 3월 몰래 딸 알리나를 낳았다. 1959년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았지만 이미 그의 사랑은 식은 뒤였다. 딸 알리나도 12세가 될 때까지 카스트로로부터 딸로 인정받지 못했다. 남편과도 이혼한 레부엘타는 재혼하지 않은 채 죽을 때까지 쓸쓸히 살았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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