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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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dew@donga.com

취재분야

2024-05-12~2024-06-11
칼럼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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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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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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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객 버리고 탈출한 이탈리아 선장, 징역 16년 선고

    2012년 1월 이탈리아의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의 침몰 당시 승객과 배를 버리고 먼저 달아나 ‘이탈리아판 세월호 선장’으로 불렸던 프란체스코 셰티노 씨(55)에게 징역 16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다만 지난달 말 검찰이 구형한 26년 3개월이나 사고 직후 검찰이 주장했던 2697년 형에 비하면 지나치게 가벼운 형량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탈리아 법원은 11일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셰티노 선장에게 16년 형을 선고했다. 과실치사 혐의에 10년, 유람선 좌초를 초래한 혐의에 5년, 승객을 버리고 달아난 혐의에 1년이 부과됐다. 승객 3206명과 선원 1013명 등 총 4229명을 태운 콩코르디아 호는 2012년 1월 13일 중부 토스카나 지방의 질리오 섬 인근에서 암초와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32명의 승객이 숨졌다. 셰티노 선장은 좌초 30분 만에 아직 300여 명의 승객이 남아있는 배를 버리고 먼저 탈출했고 이후 줄곧 과오를 뉘우치지 않는 뻔뻔한 태도를 보여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다. 사고 직후 이탈리아 검찰은 그에게 2697년 형을 구형하기를 원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검찰 측은 그가 버린 승객 300여 명에 대해 각 1명 당 8년 형을 부과하고 직무유기 등 기타 죄목을 추가하면 충분히 2697년 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형이었지만 들끓는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이었다. 2013년 7월부터 시작된 재판에서 셰티노 선장은 승무원들이 자신에게 암초의 위험을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며 줄곧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해왔다. 그는 이날 선고 직전 최후진술에서도 “나는 이 사건의 희생양이며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하정민기자 dew@donga.com}

    • 20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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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戰 무용담’ 거짓말 들통… 美 NBC 간판 앵커 중도하차

    “그는 NBC 뉴스에 대해 수백만 미국인이 갖고 있었던 신뢰를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그의 거짓말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그에게 오늘 아침 이 순간부터 무급 정직 6개월 조치를 내립니다. 이번 징계는 가혹하지만 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3대 지상파 방송국 중 하나인 NBC 스티브 버크 최고경영자(CEO)는 10일 동시간대 뉴스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자사 메인 뉴스 진행자 브라이언 윌리엄스(55·사진)에게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간판 앵커의 추락이 알려지자 방송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라크전 취재 경험이 있는 윌리엄스는 그동안 방송에서 수차례 무용담을 이야기했었다. 지난달 30일 방송에서도 ‘이슬람국가(IS)’와 중동 상황을 보도하면서 “2003년 3월 내가 탄 헬기가 이라크군에 피격됐지만 미군이 극적으로 우리를 구출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이 방송을 탄 직후 당시 헬기에 동승했던 승무원들로부터 “윌리엄스는 사고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고 피격된 헬기는 다른 헬기였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급기야 윌리엄스가 7일 “내가 착각했다. 순간적으로 미쳤던 것 같다”고 사과하면서 “며칠간 물러나 있겠다”고 밝혔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윌리엄스가 2006년 방송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 취재 당시 홍수 속 피해자 시신을 봤다”고 주장한 내용도 거짓이라는 설이 제기돼 그의 거짓말이 ‘상습’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데버러 터네스 NBC뉴스 사장은 10일 “윌리엄스의 발언을 조사하는 내부 조사단을 만들어 사실 관계를 엄중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 방송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대학 중퇴 학력으로 방송계의 대표적 간판스타가 된 윌리엄스는 그 자체로 입지전적 인물. 1993년부터 NBC에서 일하면서 저녁 메인 뉴스와 탐사보도 프로그램 ‘록센터’ 등을 진행하며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5월에는 러시아로 날아가 당시 러시아에 망명 중이던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 국가안보국(NSA) 직원과의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켜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2011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혔고 지난해 말 5년 재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가 진행해온 메인 뉴스 시청자는 약 1000만 명대로 알려져 있으며 연봉도 무려 1000만 달러(약 109억 원)에 이른다. 미 언론계는 이번 기회에 기자들의 취재 및 보도윤리에 대해 심각한 자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징계는 미국 방송뉴스 업계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 경우처럼 앵커에 대한 신뢰도와 진실성이 의심받은 적이 없었다”고 경영진의 징계 조치를 지지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류 언론도 비판에 동참했다. 마크 펠드스타인 메릴랜드대 언론학 교수는 “윌리엄스가 그런 거짓말을 하고 어떻게 시청자 얼굴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6개월 정직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NBC는 위기에 빠졌다. 저녁 메인 뉴스는 물론이고 다른 대표 프로그램들까지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 이번 파문이 길어져 시청자와 광고주의 발길이 끊어지면 NBC가 아예 윌리엄스를 파면할지 모른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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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미 분쟁전문PD “IS, 선전선동 능란… 화형보다 더한 동영상 공개할수도”

    2001년부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분쟁 지역을 수십 차례 방문한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45·사진)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능수능란한 선전 선동술을 가진 ‘이슬람국가(IS)’는 더 충격적이고 더 끔찍한 방법을 쓸수록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여성 인질 처형 등 더 끔찍한 참수 동영상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그들이 사실상 겨냥하는 나라는 미국”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미군 공습에 의해 수많은 아랍인들이 죽었기 때문에 자신들도 서양의 인질들을 붙잡아 처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대응을 하려면 미국 본토를 공격해 미국인을 죽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꾸 죄 없는 인질들을 붙잡아 처형하고 있다.” 그는 IS가 인질들에게 주황색 옷을 입혀 처형하는 것도 “미국이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테러범들을 수용할 때 입혔던 옷이 주황색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미국 본토 공격은 할 수 없지만 서방 인질들에게 주황색 옷을 입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효과를 보려는 시도이다. 이처럼 세세한 것까지 신경 써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테러단체는 여태까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전쟁이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과의 싸움’”이라면서 “IS야말로 지금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는 점에서 지구촌은 미증유의 적과 싸우는 상황”이라며 “설사 미국과 다국적군이 IS와 싸워 승리해 그들을 궤멸시키더라도 자신들은 순교자로 희생됐다고 포장하면 그만”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IS의 이런 방식은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는 ‘악수(惡手)’가 될 것이란 것이 김 PD의 분석이다. “죄 없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IS의 끔찍한 처형이 반복되면서 미국의 지상군 투입 명분도 커졌다. 미국이 언제까지 이 상황을 외면하긴 힘들 것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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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동주 시인 70주기… 후쿠오카 형무소에 詩碑건립 추진 니시오카 교수

    윤동주 시인(1917∼1945)의 타계 70주기를 맞아 일본 지식인들이 그가 숨진 일본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 형무소에 시비(詩碑)를 세우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시비는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뉘우치고 반성하자는 취지로 세워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비 건립을 주도하는 니시오카 겐지(西岡健治·70·사진) 후쿠오카현립대 명예교수와 3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1945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난 그는 도쿄 호세이대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한 뒤 1981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연세대에서 한국 고전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숭실대 교수 등을 역임하며 약 10년간 한국 생활을 한 지한파로 유창한 한국어로 인터뷰에 응했다. ―왜 시비 건립을 추진하나. “식민지배의 가해자인 일본인들이 윤동주 시인을 기려야만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이뤄진다. 1943년 독립운동을 한 죄로 체포돼 강제 노역을 하며 비참하게 살다 간 윤 시인은 제국주의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 받았는지를 알려주는 상징적 존재다.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이후 여러 기념비나 박물관을 만들어 잘못을 반성하는 독일과 달리 일본에는 이런 움직임 자체가 거의 없어 안타깝다.” ―구체적인 건립 일정은…. “윤 시인이 타계한 날인 이달 16일에 시비건립위원회를 발족해 후원금 모금, 홍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행정 허가를 얻는 일이 쉽지 않아 자세한 일정을 말하기 힘들다. 지금은 미결수 구치소로 바뀐 옛 후쿠오카 형무소 안에 시비를 세우고 싶은데 당국에서 여론 반대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형무소 내 건립이 불가능할 것에 대비해 5, 6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일본에선 반대 여론이 심하지 않은가. “최근 한 후쿠오카 지역 언론에 시비 건립 추진 기사를 실었더니 ‘한국 시인의 시비를 한국에 세워야지 왜 일본에 세우느냐’ ‘식민지배는 조작이다’ 같은 항의가 쏟아졌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인종차별이 담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도 있었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잘 모른다. 이렇게 반대 여론이 높다는 점이야말로 반드시 시비를 건립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윤동주 시인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는…. “대학 때 만난 재일교포 친구가 한국어를 가르쳐줬다. 어머니는 ‘취업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한국어를 왜 배우느냐’며 말리셨지만 개의치 않았다. 한 한국 잡지에서 윤 시인의 시가 담긴 기사를 봤고 곧 빠져들었다. 윤 시인의 시는 처음에는 쉽게 와 닿는 듯하지만 읽고 나면 후두부를 가격하는 듯한 강렬한 여운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서시’의 마지막 구절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는 어떻게 이런 표현이 가능한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모든 시가 투명하고 아름답다.” ―한일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은데…. “최근에만 나쁜 것이 아니라 항상 좋지 않았다. 한일 정상회담, 한류 바람으로 2000년대 초중반 잠시 좋아진 듯 느껴졌지만 그때도 표면적으로만 그랬을 뿐 일본인들의 깊은 곳에는 항상 반한 정서가 있었다. 최근 혐한 정서가 부쩍 심해진 이유는 열등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인들은 항상 일본이 아시아의 최고라고 여겼는데 중국이 강대국이 되고 한국도 부상하자 이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크다. 과거사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사과가 없는 한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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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첫 여성 연준의장 옐런 취임 1년… 감성리더십 3대 키워드

    미국 최초의 여성 중앙은행 수장에 오른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3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취임 직후 파이낸셜타임스가 “옐런 의장을 아는 모든 사람이 한 가지 동의하는 것은 그가 특이할 정도로 상냥하고 품위 있다는 점”이라고 평한 대로 그는 학창 시절부터 남보다 뛰어났지만 자신을 드러내거나 과시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게 중평. ‘부드럽고 상냥한’ 옐런 스타일은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현지 언론들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칫 사분오열될 수 있는 연준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옐런 리더십을 키워드로 뽑으면 ‘내부소통’ ‘포용인사’ ‘약자배려’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그는 업무를 볼 때 일대일 전화나 대면 보고를 선호했다. 그의 첫 6개월(지난해 2월 3일∼7월 31일) 근무일지를 분석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옐런 의장은 업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직원회의(184시간)에 썼다”고 전했다. 행사 참석(63시간), 민간 금융인들과의 만남(8시간)보다 훨씬 높은 비중이다. 이런 행보는 재임 중 ‘제왕적 리더십’이란 평을 들었던 앨런 그린스펀 전전 의장이나 내부보다 ‘시장(市場)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벤 버냉키 전 의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옐런 의장이 내부 스킨십에 주력한 것은 나름대로 배경이 있다. 미 경제 호황기에 19년간 의장을 지낸 그린스펀과 금융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겪은 버냉키는 외부 상황이 너무 좋거나 너무 나빠서 의사결정에 별 장애물이 없었지만 옐런이 취임했을 때는 달랐다. 경제가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이 천차만별이었던 것은 물론이고 ‘돈 풀기’(양적완화) 정책을 언제 끝내야 할지, 금리 인상은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연준 산하 금리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 중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와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준 총재는 통화 긴축과 물가 안정을 주장하는 대표적 매파(강경파)여서 비둘기파(온건파) 옐런을 포함한 여타 임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옐런은 이런 상황을 파격적인 인사로 뚫고 나갔다.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 수도 있는 거물을 삼고초려해 모신 것. 지난해 6월 연준 부의장에 지명된 스탠리 피셔(72)였다. 그는 옐런보다 세 살이 많고 한때 연준 의장 후보였으며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씨티그룹 부회장,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지낸 국제 금융계의 거물이었다. 옐런 의장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는 사람을 2인자 자리에 앉힘으로써 학계와 연준 경력으로만 한정된 스스로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평을 듣는다. 당초 부의장 자리에 난색을 표했던 피셔도 옐런의 거듭된 설득에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두 사람은 지난 반년간 ‘드림팀’의 면모를 보였다”며 “피셔가 옐런에게 부족한 민간 금융회사 경험 및 국제 감각을 잘 보완했다”고 평가했다. 옐런 의장이 빈부격차 문제에 관심을 표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는 취임 직후였던 지난해 3월 기자회견에서 “저소득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빈부격차가 100년 만에 최악으로 벌어져 ‘기회의 평등’이란 미국의 전통적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며 정치적인 발언까지 했다. 그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UC버클리) 시절 노동시장과 실업 문제를 연구하면서 소득 불평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나 연준 의장이 ‘양극화’ 문제를 꺼내든 것은 이례적인 행보였다. 여기에는 시대 상황에 맞춰 중앙은행도 변해야 한다는 옐런 의장의 철학이 담겨 있기도 하다. 과거 수장들은 ‘물가 안정’에만 매달렸지만 이제는 중앙은행도 행정부처럼 성장과 고용을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게다가 금융위기 극복 방법으로 중앙은행들이 내놓은 ‘돈 풀기’ 정책이 부자와 대기업에만 쏠려 오히려 양극화를 조장했다는 비판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현 민주당 정권은 양극화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계층이 저소득 여성이라는 점을 들어 여성 연준 의장이 양극화 해소에 적극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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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리비아 총리 묵던 호텔 테러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번에는 리비아에서 총리가 묵고 있는 호텔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5명 등 최소 10명이 숨졌다. 27일 CNN에 따르면 IS 대원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수도 트리폴리의 5성급 호텔 코린시아에 침입해 총기 난사와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 1명(사설 보안업체 직원), 프랑스인 1명, 타지키스탄인 3명과 호텔 경비로 일하던 리비아인 5명 등 10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2년 리비아 2대 도시 벵가지의 미 영사관 테러로 미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진 후 서방인을 겨냥한 최악의 테러라고 외신은 전했다. 에삼 알 나스 트리폴리 보안당국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경 괴한 4, 5명이 폭탄이 실린 차량으로 호텔 정문을 공격했다. 차에서 내려 건물로 진입한 괴한들은 로비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주차장에서도 차량 여러 대를 불태웠다. 약 4시간 호텔을 점령했던 괴한들은 출동한 군경이 호텔을 포위하자 건물 24층에서 폭발물 조끼의 점화 스위치를 눌러 자폭했다. 이로 인해 호텔 곳곳의 유리창이 깨졌고 각종 폭발물 잔해 등이 처참하게 나뒹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직후 IS 리비아지부는 트위터를 통해 최근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아나스 알 리비(50)가 미국 감옥에서 숨진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알 리비는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대사관 폭탄 테러를 지휘한 혐의로 2013년 트리폴리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생포됐다. 미국 뉴욕으로 이송돼 재판을 받던 그는 2일 간암으로 사망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에 기반을 뒀던 IS가 북아프리카에서도 본격 작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가 IS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BBC는 오마르 알 하시 리비아 총리가 테러 직전까지 코린시아 호텔 22층에 있었다는 점을 들어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추종 세력이 라이벌 관계인 총리를 노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카다피가 축출된 뒤 이슬람 세력과 비(非)이슬람 세력의 대립, 1700여 개에 이르는 무장단체의 난립을 겪으며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이슬람 세력은 지난해 6월 총선에서 패하고도 군사력을 앞세워 트리폴리에 별도의 행정부와 의회를 구성해놓고 있다. 비이슬람 세력은 선거에서 이기고도 이집트 국경의 동부 해안도시 토브루크로 피신해 있는 상태다. 양측이 서로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어 사회 혼란과 불안감이 극도로 가중되는 상황이다. 한편 테러 직후 일부 외신이 한국인 사망설을 제기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1년 리비아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고 현재 약 45명의 한국 교민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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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과 요르단호텔 자폭테러 38명 사망… 폭탄 불발로 체포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와 맞교환 대상으로 떠오른 사지다 알 리샤위(50)는 이번 인질 협상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이슬람국가(IS)의 상징적인 여성 테러리스트인 그는 2005년 11월 요르단에서 남편과 함께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하다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1965년 이라크에서 태어난 뒤 평범한 주부로 살아왔던 그가 극단적 테러리스트로 변신한 이유는 미군에 의해 숨진 가족 때문이다. 리샤위의 남자 형제 3명은 2004년 이라크전쟁 당시 팔루자에서 미군 폭격으로 사망했다. 이 중 한 명은 IS의 전신인 이라크 알카에다를 이끈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로 신임을 얻는 부하였다. 현재 IS를 이끌고 있는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또한 바로 이 자르카위의 부하다. 가족의 사망 후 리샤위는 IS에 가담했다. 리샤위는 2005년 11월 남편 후세인알리 알 샤마리, 동지들과 함께 이라크 국경을 넘어 요르단 수도 암만에 잠입했다. 이들은 래디슨, 그랜드하이엇 등 암만 시내 대형 호텔 3곳에서 연쇄 자살폭탄 테러를 벌였다. 리샤위는 남편과 함께 래디슨 호텔 테러를 저질러 이 호텔에서만 38명이 숨졌다. 그의 남편은 현장에서 즉사했지만 리샤위의 몸에 두른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잡혀 재판에 회부된 리샤위는 2006년 9월 사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0년간 잊혀졌던 그는 지난해 11월 요르단 정부가 조만간 사형을 집행할 뜻을 밝히면서 다시 관심 인물로 떠올랐다. IS는 집요하게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 IS 지도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리샤위를 구출해야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대원들의 사기 진작을 부를 수 있다는 노림수 때문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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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이슬람반군 기습공격… 경찰 49명 숨져

    25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경찰과 이슬람 반군이 충돌해 경찰 49명을 포함해 최소 55명이 숨졌다. 필리핀 경찰이 반군 검거 작전에 나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 단체가 현지인과 외국인을 상대로 납치와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25일 이 지역에 특별여행경보를 내린 상태다. 이날 충돌은 민다나오 섬 서부 마긴다나오 지역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테러 용의자로 수배 중이던 반군 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간부 1명을 체포하려고 반군 점령지에 들어갔다가 반군의 기습 공격을 당하면서 다수가 사망했다. 사카리아 구마 MILF 사령관은 “경찰이 합의를 어겼다.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비난했다. 교전 현장에서 시신 수습이 계속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도 마닐라에서 약 700km 떨어진 민다나오 섬은 마닐라가 위치한 루손 섬에 이어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크다. 필리핀 국민 1억 명의 대부분은 가톨릭을 믿지만 민다나오 섬에서는 전체 인구 2200만 명의 약 25%인 400만 명이 무슬림이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14세기부터 이슬람교를 받아들였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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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어학연수 한국 대학생 1명… 기숙사 앞서 무장괴한 총 맞고 중상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한국 대학생 1명이 무장괴한의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26일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중부 바콜로드의 한 대학 부설 어학원에서 연수 중이던 박모 씨(22)는 전날 오전 어학원 기숙사 정문 앞에서 괴한 1명으로부터 총격을 당했다. 주말을 맞아 동료 학생들과 외출했던 박 씨는 한인 학생들의 가방을 빼앗으려던 괴한을 제지하다 갈비뼈 부위에 총을 맞았다. 괴한은 범행 직후 미리 대기시켜 놓은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박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총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홍덕기 영사는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고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조만간 통원 치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콜로드는 필리핀에서 7번째로 큰 네그로스 섬에 위치한 네그로스옥시덴탈 주의 주도다. 해당 어학원 기숙사에는 한국 대학생 300여 명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총기 사건 이후 현지 유학생들이 불안감을 느끼자 바콜로드 시장이 직접 해당 어학원을 찾아와 재발 방지 및 보안 강화를 약속했다. 일부 학생들은 신변 안전을 우려해 조기 귀국하기도 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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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일본인 남성 2명 살인 협박…몸값 2억 달러 요구”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남성 2명을 인질로 잡고 “72시간 안에 2억 달러(약 2160억 원)를 보내지 않으면 이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동영상을 유포했다고 주요 외신이 20일 보도했다. IS가 일본인을 인질로 붙잡고 협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S는 이날 유포한 동영상을 통해 프리랜서 언론인 켄지 고토 조고 씨(48)와 지난해 8월 억류된 하루나 야카와 씨(42) 등 일본인 인질의 실명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영국 억양을 쓰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주황색 죄수복 차림의 동양인 2명과 함께 등장해 “일본 정부가 서방을 돕는 어리석은 결정을 했기 때문에 일본인 인질을 잡았다. 몸값 요구를 거절하면 악몽이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이 담겼다. IS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미국 기자 제임스 폴리 씨를 비롯해 지금까지 서방인 5명을 참수했다. AP통신은 20일 동영상에 나오는 남성이 과거 배포된 인질 참수 동영상에서도 등장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사무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긴급 대책 본부를 설치했다.하정민기자 dew@donga.com}

    • 20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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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스키에 주한 프랑스 대사 “파리 테러는 이민정책 실패 탓 아니다”

    파리 테러를 보는 프랑스 정부의 공식 입장이 듣고 싶어 제롬 파스키에 주한 프랑스대사(58)를 16일 만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보나. “이슬람과 반(反)이슬람의 대립, 이민정책의 실패 등으로 보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종교를 내세우는 극단주의자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거짓 주장을 펼치기 위해 소외계층을 선동하고 호도한다. 테러 방지에 ‘제로(0) 리스크’란 없다. 아무리 철저히 대비해도 테러리스트의 발현 자체를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다. 이번 일로 경찰관 3명이 순직했다. 수사당국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만큼 타 종교에 대한 존중도 중요하다는 여론이 있다. “‘표현의 자유’는 이번 일의 본질이 아니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만평은 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조롱한 것이 아니라 세속 언론이 특정 종교를 풍자한 것이다. 가톨릭과 교황에 대해서는 더 센 풍자도 했었다. 지금 시리아, 파키스탄, 니제르 등에서는 같은 무슬림이면서도 자신들과 종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무슬림을 죽이는 이들이 넘쳐난다. 이번 테러에서도 무슬림 경관이 숨졌다. 이슬람에 대한 박해와 차별을 없앤다며 테러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무슬림이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나. 비무장 민간인, 그것도 언론에 총을 겨누면서 박해와 차별을 운운할 수 있나.” ―프랑스 정부가 히잡(무슬림 여성이 머리카락과 목을 가리기 위해 두르는 스카프) 착용을 금지한 것에 대한 반발도 크다. “히잡뿐 아니라 유대계 남성이 쓰는 모자 키파, 마스크, 헬멧 등도 포함된다. 이 조치가 있기 전 특정 종교 복장을 한 급우를 따돌리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한 학생들이 있었다. 종교를 빙자해 다른 사람에 대한 증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번 일로 극우주의 정당이 더 득세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어떠한 극단주의에도 반대한다. 언어 문화 생김새가 다른 민족을 받아들이고 이들을 사회에 융화시키는 일이 쉽지 않지만 적극적 이민정책은 프랑스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헝가리), 마뉘엘 발스 총리(스페인),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알제리)은 모두 이민자 후손이다.” ―이번 사태의 재발을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교육이다. 역설적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민주주의 공화주의 세속주의라는 프랑스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것이 사라졌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가 증명됐다고 본다. 이를 더 널리 알리고 체득하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 테러 방지 공조가 매우 중요해졌다. “과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몇몇 한국인들이 희생된 적이 있다. 한국 사회도 이번 일을 남의 일이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테러 후 여러 한국인이 위로해 주신 것에 감사한다. 프랑스 정부는 북한 핵 등 각종 안보 문제에 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7일 프랑스 법원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 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결정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며 실제 인도가 이뤄질 때까지 전폭 지원하겠다.” 2012년 12월 부임한 파스키에 대사는 1981년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이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 파리정치학교 교수 등을 배출한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고 외교관이 됐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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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이슬람 vs 포용…두쪽 난 유럽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이후 전 유럽이 이슬람 찬반 시위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 테러가 표현의 자유라는 ‘서구적 가치’를 정면 공격했다는 점에서 종교적 철학적 사회적 정체성을 둘러싼 ‘문화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고 12일 분석했다. 12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반이슬람 시위인 페기다(PEGIDA·유럽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 월요 집회에는 역대 최다인 2만5000명이 참가했다. 첫 시위(지난해 10월)가 불과 350명으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석 달 만에 유럽을 들썩이게 하는 대형 집회로 변모한 것이다. 40, 50대 남성이 대부분이었던 12일 시위 참가자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독일 국기와 이민자에게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루츠 바흐만 페기다 설립자(42)는 “이번 테러로 페기다가 존재할 이유가 입증됐다”며 이민 규제 강화를 외쳤다. 드레스덴 출신인 그는 광고회사를 운영하다 지난해 10월 페기다를 설립했다. 슈피겔은 대도시와 달리 드레스덴이 시골 마을이 많은 작센 주 주도인 데다 옛 동독 지역으로 경제개발에서 소외됐다는 주민 불만이 커 독일 반이슬람의 근거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주변국도 들썩였다. 네덜란드 언론은 11일 이슬람을 파시스트 종교라 부르는 극우 선동가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의 지지율이 최근 1년간 2배 늘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연일 ‘반이민, 사형제 부활’을 외친다. 하지만 ‘관용’과 ‘포용’을 강조하는 반페기다 집회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동독 민주화운동과 평화통일 월요기도회의 산실이었던 라이프치히에서는 12일 약 3만 명이 관용의 가치를 촉구하는 시위를 했으며 뮌헨 2만 명, 하노버 1만7000명, 베를린 5000명 등 하루 동안 독일 전역에서 10만 명의 시민이 반페기다 집회에 참여했다고 dpa는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날 페기다를 강력히 비판하며 “무슬림도 독일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 주요 각료, 기독교 지도자들은 13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열리는 이슬람 관용 집회에 참석한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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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뜨는 정치지도자들]러 ‘30대 기수’ 알렉세이 나발니

    ‘현대판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라 불릴 정도로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맞짱을 뜨는 젊은 재야 민주화 인사가 있으니 바로 알렉세이 나발니(39·사진)이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2008년부터 ‘러시아의 위키리크스’로 불리는 부정부패 고발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며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국영 정유회사 로스네프트 등 거대 에너지기업의 부패와 이에 관여한 사람들의 리스트를 공개해 러시아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재야 운동가였던 그가 제도권 정치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3년 모스크바 시장선거였다. 선거일을 불과 한 달 반 앞둔 상태에서 출마한 그는 경쟁자였던 세르게이 소뱌닌 당시 시장(52%)과 맞붙어 27% 지지를 얻었다. 패했지만 지지율 70%에 푸틴의 공개 지지를 받은 거물과 붙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러시아 야권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현재 러시아 언론은 그를 2018년 대선의 유력한 야권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CNN 등 서방 언론도 그와의 단독 인터뷰를 계속 내보내는 등 주목하고 있다. 당초 반부패 운동에 주력했던 나발니의 목표는 차츰 푸틴을 정조준하는 쪽으로 옮겨갔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푸틴 정권의 부패 의혹을 제기하는 동영상을 부지런히 올리더니 2011년부터 아예 거리로 나와 시위를 주도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푸틴 정권은 존재 가치가 없다. 모두 거리로 나와 정부를 무너뜨리자”, “푸틴이 속한 통합러시아당은 사기꾼과 도둑들의 모임이다”라고 거침없는 독설을 날렸다. 그의 군중 동원 비결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각종 소셜 미디어다. 광속으로 움직이는 인터넷 공간에 시위 일정과 장소를 올리면 순식간에 군중이 모여드는 식이다. 정권의 탄압이 시작된 것은 당연지사. 푸틴 정권은 나발니의 모스크바 시장 출마 직전이던 2013년 7월 그가 러시아 중부 키로프 주의 무보수 고문으로 활동할 때 국영 목재소의 거래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금을 횡령했다며 그를 구속한 뒤 5년형을 선고했다. 판사의 판결문이 검사의 공소장과 조사 하나도 틀리지 않아 정치 재판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더 황당한 사실은 구속 하루 만에 법원이 그를 풀어준 것. 지난해 2월에는 나발니와 동생 올레크를 한꺼번에 구속하고 나발니를 가택연금에 처했다. 검찰은 형제가 그들이 운영하는 물류회사를 통해 54만 달러(약 5억9000만 원)를 횡령했다며 각각 10년, 8년형을 구형했다. 나발니는 “푸틴이 평생 정치와 거리를 두고 산 동생까지 괴롭히며 나를 죽이려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러시아 및 해외 언론들도 야권 인사 탄압이라며 푸틴을 비난했다. 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30일 나발니에게 최종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실형을 선고받은 동생 올레크는 바로 수감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지지자들이 영하 20도를 오가는 혹한에도 거리로 뛰어나와 ‘자유’, ‘푸틴 없는 러시아’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가택연금 상태를 이어가게 된 나발니는 모바일 메신저에 “몸은 구금 상태지만 푸틴이 나의 정신까지 꺾진 못할 것”이라는 글을 띄웠다. 그는 이달 5일 가택연금에 반발하며 감시용 전자 팔찌를 끊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계 아버지와 러시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전형적인 슬라브계 백인 외모를 지녔다. 반대자들은 그가 인종 우월주의 성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 피부색이 짙은 코카서스계 군인을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사람은 총으로 죽여야 하지만 바퀴벌레는 슬리퍼로 밟아 죽여야 한다”고 말해 큰 논란을 빚기도 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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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언론사 테러]佛태생 무슬림 형제, 母國에 총 겨눠… ‘토종 테러범’ 공포

    프랑스 파리 언론사 총기 테러 범인들의 윤곽이 잡혔다. 용의자는 사이드 쿠아시(35), 셰리프 쿠아시(33), 하미드 무라드(19) 등 3명이다. 무라드는 자신의 이름이 트위터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7일 오후 11시경 경찰에 자수해 수감됐으나 쿠아시 형제는 도주했다. 이들의 국적이 모두 프랑스이고 피해자를 사살할 때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자국민에 의한 ‘홈그론 테러(homegrown terror)’라는 지적이 많다. 외부 이슬람 무장단체가 프랑스에 침투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국민이 자국민을 공격한 셈이다. ○ 피자 배달하던 평범한 프랑스 형제 AFP통신은 용의자 3명이 모두 가족 사이라고 보도했다. 무라드는 쿠아시 형제의 이부동생 또는 셰리프의 처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아시 형제는 파리에서 태어난 알제리계 프랑스인이다. 어릴 적 부모를 잃었고 피자 배달, 스포츠 강사 등을 하며 살았다. 간혹 이슬람 사원 모스크를 찾았지만 술 담배 연애를 즐기던 평범한 프랑스 청년들이었다고 외신은 전한다. 두 사람이 극단주의자로 변한 시점은 미군이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잔혹하게 학대한 사실이 알려진 2005년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생 셰리프가 적극적이었다. 그는 미국에 맞서 이슬람 성전(지하드)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들과 가깝게 지내며 극단주의에 심취했다. 2008년에는 이라크 내 반군에 가담할 무장대원을 보내는 일을 돕다 3년형을 선고받고 18개월간 복역했다. 선고 당시 법정에서도 “아부그라이브 학대 행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무라드는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약 2시간 떨어진 소도시 랭스 출신으로 랭스 외곽 샤를빌메지에르 소재 고등학교를 다녔다. 시사잡지 르푸앵은 쿠아시 형제가 지난해 여름 시리아를 방문하고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 보도와 목격자 증언을 종합하면 이 3명의 용의자는 시리아 알카에다로부터 테러 훈련을 받고 돌아와 이번 사건을 모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사건 현장에서 “우리를 ‘예멘의 알카에다’라고 언론에 전하라”고 외쳤다. 괴한에게 협박당해 사무실 문을 열어준 만화가도 “범인들이 자신들을 알카에다 소속이라고 칭했다”고 전했다. 알카에다는 트위터에서 이번 사건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매우 고무적 공격”이라 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테러범들이 예멘알카에다가 아니라 아라비아반도알카에다(AQAP)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멘이 근거지인 AQAP는 2009년 1월 알카에다 예멘지부와 사우디지부의 통합 조직으로 출범했다. 지난해 AQAP가 발행하는 인터넷 잡지 ‘인스파이어’의 수배자 목록에 이번 공격으로 숨진 샤를리 에브도의 편집장 겸 만화가 스테판 샤르보니에 씨(47)가 포함됐다. 프랑스 경찰이 초비상 경계를 펴고 있고 있던 8일 오전 파리 남부 몽루주에서 경찰에게 총격을 가한 괴한도 테러범 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8일 총격이 전날 테러와 관련 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검은색 옷을 입은 괴한은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총을 쏠 정도로 대담한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났다. ○ 테러리스트는 이웃에 있다? 프랑스 국적자인 이 3명이 수도 파리 한복판에서 자국민을 상대로 홈그론 테러를 저지른 점은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2005년 영국 런던 지하철 테러,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연쇄 테러 등 최근 10년간 서구 사회에서 일어난 대형 테러도 모두 이 홈그론 테러리스트의 소행이었다. 홈그론(homegrown)은 원래 집 ‘텃밭’에서 키운 먹거리를 뜻한다. 즉, 서방에서 태어나 서구식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소수 민족으로 겪는 문화적 소외감, 경제적 격차 등에 분노해 극단주의에 빠진 후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다. 대표적 예가 서구의 무슬림이다. 게다가 프랑스는 유럽 내 반(反)이슬람 정서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이 나라 무슬림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0%인 약 600만 명. AFP는 1200명 정도의 프랑스 국적자가 직간접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홈그론 테러가 두려운 이유는 웃고 인사하며 지내던 이웃이 어느 날 갑자기 총부리를 겨누는 적으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2005년 10월 파리 외곽에서 무슬림들이 두 10대 이민자의 죽음에 항의하며 유혈 폭동을 일으켰는데 다른 유럽 국가에선 이런 대규모 시위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국민전선 등 반무슬림 정책을 외치는 극우정당의 득세로 프랑스의 인종차별이 다른 나라보다 심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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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달러 때문에… 美 최상류층의 어이없는 ‘부친 살해’

    아버지가 대형 헤지펀드 설립자 겸 억만장자인 미국 최상류층 자제가 용돈 200달러(약 22만 원)를 줄이겠다는 부친의 말에 격분해 총으로 쏴 죽이는 패륜을 저질렀다. 아버지와 아들 모두 아이비리그 명문대를 졸업한 남부러울 것 없는 재력가 집안의 비극이라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 첼시 지역에 사는 토머스 길버트 주니어 씨(30)는 4일 오후 3시경 뉴욕 미드타운 지역에 사는 아버지 토머스 길버트 시니어 씨(70)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이날 밤 체포됐다. 뉴욕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아들 길버트 씨는 2009년 프린스턴대를 졸업했지만 별다른 직업 없이 허송세월하며 살았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생활비 조로 매달 2400달러(약 264만 원)가량의 집세와 600달러(약 66만 원)를 받았다. 이날 범행은 용돈을 400달러로 줄이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격분해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지인들은 부자(父子)가 평소에도 돈 문제로 자주 다툼을 벌였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전했다.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어머니 셸리 길버트 씨(67). 아들로부터 샌드위치를 사다 달라는 부탁을 받고 외출했던 셸리 씨가 불길한 느낌이 들어 발걸음을 돌려 15분 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이 머리에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다는 것. 그는 “남편의 왼손에 권총이 쥐여 있었고 아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경찰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아들의 아파트에서 범행에 사용된 권총과 동일한 탄창 및 총알을 발견했고 그를 체포했다. 이 사건이 충격적인 이유는 부자가 모두 미국 최고 엘리트인 데다 30대가 된 아들이 수년째 경제적 자립을 못 하고 부모에게서 집세와 용돈까지 타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아들 길버트 씨는 명문고인 디어필드 아카데미를 거쳐 프린스턴대를 나왔지만 졸업 후 일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미녀들을 데리고 뉴욕 사교 파티에 참석하기 바빴다고 한다. 지난해 5월 “아버지의 뒤를 따르겠다”며 매멀루크캐피털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하겠다고 주변에 알리고 다녔으나 실제 운용 기록은 없다. 아들의 대학 동문들은 그를 “뒤틀리고 불안정하며 기이할 정도로 과묵했다”고 평했다. 아버지 길버트 씨는 엘리트 출신의 재력가. 명문 사립고이자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가 졸업한 학교로 유명한 필립스 아카데미를 나왔으며 프린스턴대를 거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월가 증권회사와 사모펀드 등에서 40년간 근무한 후 2011년 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헤지펀드 웨인스콧캐피털을 설립해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의 자산은 2억 달러(약 2200억 원). 그의 개인 재산은 1500만 달러(약 165억 원)이며 뉴욕 상류층의 여름 휴양지인 햄프턴스에 1000만 달러의 별장도 소유하고 있다. 아버지 길버트 씨의 프린스턴대 동문인 래리 존스 씨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운동 신경이 뛰어났고 겸손했다. 사망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주민도 “늘 예의 바르고 품위가 넘쳤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사건을 담당하는 로버트 보이스 형사는 “아들이 범행을 자살로 위장하려 한 흔적이 보이며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 검사 크레이그 애셔 씨는 “잔인하게 아버지를 살해했기에 보석을 불허하고 구류했다. 그의 유죄를 확신한다”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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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돈 줄인다”는 말에 권총으로 아버지 살해한 美 ‘엄친아’

    대형 헤지펀드 설립자를 아버지로 둔 미국 부유층 자제가 자신에게 주는 용돈을 200달러(약 22만 원) 줄이겠다고 통보한 갑부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권총으로 살해하는 패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토머스 길버트 주니어(30)는 4일 아버지인 토머스 길버트 시니어(70)의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아버지를 권총으로 살해하고 도망친 혐의로 이날 전격 체포됐다. 2009년 명문 프린스턴대를 졸업했지만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온 그는 평소 아버지로부터 2400달러(약 264만 원) 가량의 집세와 600달러 가량의 용돈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날 아버지가 용돈을 200달러 줄인 400달러만 주겠다고 통보하자 격분해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인 끝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두 부자의 화려한 학력 또한 충격을 더한다. 숨진 토머스 길버트는 아이비리그 예비학교로 평가받는 명문 사립고교 필립스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 학사,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월가에서 40년간 이상 근무한 그는 2011년에는 바이오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헤지펀드 ‘웨인스콧 캐피털 파트너’를 설립했다. 이 헤지펀드의 자산 규모만 2억 달러(약 2200억 원)에 달한다. 아들 길버트 주니어 또한 명문 사립고교 디어필드 아카데미를 거쳐 아버지가 졸업한 프린스턴대 졸업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 졸업 후 5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직업 없이 지냈으며 종종 미인들을 대동하고 뉴욕의 여러 사교 행사에 출몰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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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아시아機, 폭풍속 결빙현상 생긴듯”

    인도네시아 벨리퉁 섬 남동쪽 해역에서 추락한 에어아시아 QZ8501 편의 사고 원인이 악천후에 따른 결빙 현상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3일 잠정 보고서를 통해 “사고 당시 기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고기가 폭풍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때 기계장치가 얼어붙는 결빙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문가들은 산 모양의 짙은 적란운의 상층부를 사고기가 지나갔으며 이 과정에서 사고기가 빙정(수증기가 얼어붙은 것)을 만나 기계가 고장 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수색팀은 사고기 동체로 추정되는 5개의 대형 물체를 해저 약 30m 지점에서 발견했다.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길이는 약 18m, 폭은 5.4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4일 오전까지 시신 34구가 수습됐다고 보도했다. 수색팀 관계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약 130명의 탑승객은 사고기 동체 내부 의자에 안전벨트로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인도네시아 교통부가 승객 부족 때문에 매일 운항하던 수라바야∼싱가포르 노선을 지난해 10월부터 주 4일로 줄였지만 에어아시아 측이 이를 어기고 일요일에도 허가 없이 운항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일부터 에어아시아의 해당 노선 운항을 금지했고 에어아시아의 사업 허가 취소도 검토할 뜻을 밝혔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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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 에어아시아機 동체, 수심 30m 해저서 발견”

    “아빠. 제발 돌아와요….” 지난해 12월 28일 인도네시아 자바 해에 추락한 에어아시아 QZ8501기의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31일 자바 해 해저에서 음파탐지기에 포착됐다. 해상 추락으로 탑승객 162명 전원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전날 시신 3구에 이어 이날 4구를 추가 수습함에 따라 탑승객 가족의 절망도 깊어졌다. 이날 발견된 시신에는 여성 승무원 카이루니사 하이다르 파우지 씨(20)도 포함됐다. 승무원 복장으로 수습된 그는 2년 전 에어아시아에 입사했다. 아버지 하이다르 파우지 씨는 “예쁘고 똑똑했던 딸이 승무원으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도 1구 발견됐다.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사고 여객기가 추락하기 전 대비할 시간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주안다 국제공항에 모여 있던 탑승자 가족 120여 명은 사고 현장과 가까운 도시 팡칼란분으로 떠나 시신의 신원 확인에 나섰다. 실종 조종사 카프텐 이리안토 씨의 딸 안젤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빠. 집으로 돌아와요. 난 아직 아빠가 필요해요”라고 써 심금을 울렸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늘 ‘운항 중 비행기에 문제가 생기면 비상착륙할 수 있다’고 말했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됨에 따라 수색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음파탐지기가 동체를 감지한 곳이 전날 항공기 잔해 발견 해상에서 약 3.2∼3.5km 떨어졌고 수심은 24∼30m 지점이라고 전했다. 동체의 훼손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색의 초점은 추락 원인을 규명해 줄 블랙박스 회수 여부. 블랙박스는 비행경로, 엔진 상황, 사고 당시 속도 및 고도 등이 담긴 비행자료분석장치(FDR), 조종실 대화나 관제기관과의 교신 내용을 기록한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세계 각국도 속속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미국은 이날 싱가포르에 있던 해군 연안전투함 포트워스를 파견하기로 했고 중국도 미사일 호위함 ‘황산(黃山)’을 현장에 투입했다. 일본은 자위대 호위함 2척과 헬기 3대를 파견한다. 일본인 탑승객이 없는데도 자위대 함정을 파견한 것은 국제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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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고릴라를 보자

    에드거 앨런 포의 유명 추리 소설 ‘도둑맞은 편지’의 줄거리다. 유럽 어느 나라의 냉혹한 정치가인 D 장관이 왕비의 과거 연애사가 담긴 편지를 훔친 후 협박을 가한다. 왕비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편지를 되찾으려 하지만 번번이 허탕만 친다. 사건을 의뢰받은 명탐정 뒤팽은 비밀 금고만 찾으려던 자신의 전임자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결국 편지가 누구나 볼 수 있는 장관의 편지꽂이에 허술하게 꽂혀 있음을 밝혀낸다. 1999년 미국 인지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가 독특한 실험을 했다. 학생 6명을 두 팀으로 나눠 흰 옷과 검은 옷을 입힌 뒤 농구공을 주고받으라고 했고 이를 동영상에 담았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준 뒤 흰 옷을 입은 사람들끼리 공을 주고받은 횟수를 세라고 주문했다. 어렵지 않은 문제였고 대다수가 답을 맞혔다. 이때 두 교수는 참가자들에게 고릴라를 봤느냐고 질문했다. 절반이 못 봤다고 답했다. 그러나 동영상에는 고릴라 탈을 쓴 학생이 가슴을 두드리며 킹콩 흉내를 내는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인간의 인지 능력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엎은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다. 사람들이 바로 눈앞의 편지와 고릴라를 못 본 이유는 뭘까. 심리학에서는 그 이유를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특정 사물을 지켜보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곳에 한눈을 팔아 시야에 있는 대상을 알아채지 못하는 현상이다.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뜻이다. 차브리스와 사이먼스 교수는 인간이 주의력, 기억력, 자신감, 지식, 원인, 잠재력 등 6개 분야에서 종종 착각을 일으킨다고 진단한다. 주의력 착각 때문에 바로 앞을 지나가는 차를 보고도 교통사고를 내고, 기억력 착각으로 무고한 사람을 강간범으로 몰아세우며, 지적 착각으로 회사를 파산으로 몰아넣으면서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불완전한 존재가 바로 우리라는 것. 세월호 참사, 잇단 병영 사고, 땅콩 회항, 정윤회 문건…. 올해 우리 사회를 뒤흔든 사건에도 ‘무주의 맹시’가 있었다. ‘6835t의 거대한 배는 침몰하지 않을 것이다’ ‘군대 내 폭력은 일부에 불과하다’ ‘재벌 3세는 회사 직원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다룰 수 있는 존재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 난맥상을 보여준 문건이 근거 없는 찌라시에 불과하다’는 착각이 엄청난 사태로 번졌다. 많은 사람이 떠나갔고 남은 사람들은 무력하고 고통스럽다. 우리는 세상을 속속들이 보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사실 관심 있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세상은 인지하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가슴을 힘껏 두들기는 고릴라를 보지 말고, 흰 옷을 입은 사람들끼리 공을 주고받는 횟수만 보라고 꾀는 사람도 도처에 넘쳐난다. 이 때문에 농구공 패스 횟수 대신 고릴라를 지켜볼 수 있는 안목, 이 사람이 고릴라를 보라는 사람인지 농구공을 보라는 사람인지를 가려낼 지혜를 갖춰야 한다. 내년에는 우리 모두 착각의 이면에 자리 잡은 교만, 아집, 이기심을 버리고 더 많은 고릴라를 발견했으면 한다.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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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30대 男, 연매단 스키타고 남극점 첫 도달

    30대 캐나다 남성이 연(鳶)을 매단 스키를 타고 사상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했다. 캐나다 언론들은 퀘벡 주에 거주하는 프레데리크 디옹 씨(37)가 바람으로 운항하는 연 스키를 이용해 11월 9일부터 약 3000km를 달린 끝에 이달 24일 남극점에 도달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디옹 씨는 시속 150km가 넘는 강풍과 영하 50도의 혹한에도 불구하고 45일간의 강행군을 펼쳤다. 숙박 도중 불이 나 텐트를 소실하고 타고 있던 썰매가 파손되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굴하지 않았다. 그는 이 극한 경험을 기록한 블로그에서 “때로는 공포에 시달렸고 아내와 딸들이 그리웠지만 연을 통한 남극점 여행의 첫 기록을 세우고 싶었다”고 모험 이유를 밝혔다. 디옹 씨는 남극점을 통과한 이후 반대편인 허큘리스 만을 향해 계속 남극 대륙을 횡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그가 있는 곳으로부터 허큘리스 만까지 남은 거리는 1130km. 그는 “상황이 순조로우면 기존 최단 기간 남극 횡단 기록인 82일을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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