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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론알프 지역의 안시는 알프스산맥과 호수가 조화를 이룬 호젓한 풍경이 아름답다. 중세 석조건물과 운하가 어우러진 구시가는 ‘프랑스의 베네치아’라 불린다. 운하 중앙에는 배 모양의 석조건물 ‘섬의 궁전’이 있다. 12세기 이후로 행정관청, 법원청사, 조폐국, 감옥, 박물관으로 사용돼 왔다.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평창에 고배를 마셨지만 아웃도어 밀레, 주방기구 테팔 등이 탄생한 저력 있는 도시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스테인리스 스틸은 차갑지만 구리는 따뜻한 것 같아요.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거든요. 구리는 그런 면에서 다른 금속들보다 훨씬 인간적이죠.” 구리 파이프와 철사 등을 활용해 소나무 등을 조각,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해온 이길래 작가가 10일부터 4월7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 BK 이태원’에서 개인전 ‘Re-Vitality’을 갖는다. 이 작가의 ‘소나무 조형물’ 앞에 서면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면서도 까칠한 나무의 질감과 형태를 비롯 실제 소나무를 쏙 빼닮은 형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마치 겸재 정선의 진경 산수화 속 소나무를 무생(無生)의 동(銅) 파이프를 이용해 철필 드로잉을 하듯이 정교하게 재현해낸다. 자연의 벌집 같은 형상을 작업에 녹여내는 작가의 작업 방식은 유기체적 생명력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는 파이프의 단면을 세포 단위로 생각하여 선이나 고리 모양으로 자르고 용접 작업을 통해 높이 2m에서 크게는 3m에 이르는, 전체적인 소나무 형태를 완성한다. 그리고 그 위에 세심한 붓터치를 더해 나무 표피의 중첩된 거친 마티에르까지 묘사한다. 소나무 표피는 동파이프로, 솔잎은 구리 철사로 만든다. 이 작가는 “자유분방한 형태를 지닌 소나무는 여러 가지 색감, 세월의 풍화를 머금고 있는 듯한 표피 껍질 등 많은 조형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소나무 한 그루의 형태에서 자연 생태의 모든 작품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하 전시장과 지상 3개 층까지 총 4개의 전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는 벽과 바닥, 천장까지 입체적으로 활용된다. 작가가 땀과 불꽃을 주고 받으며 용접을 통해 빚어낸 소나무와 바위의 울퉁불퉁한 생명의 기운과 아우라가 전시장 곳곳에 묵직하게 뿜어져 나온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2020년 초 화재로 문을 닫았던 서울 중구 장충동 앰배서더서울풀만 호텔이 2년간의 리뉴얼을 끝내고 1월 말 새롭게 개장했다. 앰배서더서울풀만은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민영 호텔이다. 1955년 문을 연 서양식 여관인 ‘금수장’이 모태(母胎)다. 1965년 호텔 이름을 앰배서더호텔로 바꿨다. 이후 여러 차례 증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2008년 413실 규모의 특1급 호텔로 탄생했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앰배서더서울풀만 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대형 아트월 ‘금강의 빛’ 작품이다. 겸재 정선이 72세 때인 1747년에 그린 ‘금강내산(金剛內山)’을 바탕으로 10분 8초 동안 금강산의 사계절 변화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봄이 와서 나비가 날고, 가을 풍악산에는 단발령과 금강내산이 케이블카로 연결된다. 겨울 개골산 설경에는 도시 야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림 속 금강산의 산세 곳곳에는 금수장 여관부터 앰배서더호텔그룹의 역사가 담긴 호텔들이 깨알처럼 숨어 있다. 화재를 계기로 뼈대만 남기고 모든 시설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앰배서더서울풀만은 객실을 269개로 줄이는 대신 49개의 레지던스 객실을 새롭게 만들었다. 19층에 남산과 북한산, 북악산 등 서울 시내 전망이 훤히 내다보이는 연회장도 새롭게 꾸며졌다. 피트니스센터, 실내수영장을 고급화하고, 특히 4층에 포토존이 될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을 신설해 젊은층을 불러들이고 있다. 신라호텔에서 42년 동안 근무하며 ‘불도장의 원조’로 불리는 허우더주(侯德竹) 마스터 셰프가 운영하는 중식당 ‘호빈’ 등 다양한 세대를 겨냥한 레스토랑도 눈길을 끈다. 서정호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69·사진)은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1987년 프랑스 계열 호텔체인 아코르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앰배서더아코르 호텔 체인은 현재 국내에서 25개 호텔을 운영 중이다. 최근 장충동에서 서 회장을 만났다. ―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화재로 문을 닫고 리모델링을 진행했던 2년간을 뒤돌아본다면…. “전화위복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장충동 앰배서더서울풀만 호텔만 보면 이 기회에 뼈대만 남기고, 모든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그룹 내 다른 호텔들까지 생각하면 무척 힘든 시기였다.” ―리모델링 콘셉트는…. “호텔은 이제 잠자고 먹는 곳만은 아니다. MZ세대들은 호텔에서 나만의 체험을 하기를 원한다. 휴식하고, 즐기고, 재밌게 놀고, 웰니스를 경험할 수 있는 세련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반복되는 팬데믹 속에서도 호텔업의 지속성을 위해 레지던스 객실을 늘렸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됨에 따라 호텔에서도 5세대(5G), 6세대(6G) 초고속 인터넷을 갖춘 친환경 스마트시스템을 갖췄다.” ―앰배서더 호텔 이름은 어떤 뜻인가.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일본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몰려왔다. 당시 금수장을 운영했던 아버님이 ‘한국을 홍보하는 민간대사’라는 뜻에서 앰배서더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현재 해외 호텔업 관계자들 이야기로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중단된 2년간 패션, 음식, 영화(기생충), 드라마(오징어게임), 케이팝 등 문화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다는 점을 한국 사람들만 모른다고 한다. 코로나가 끝나면 한국에 오고 싶었던 해외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호텔과 관광업계가 본격 준비해야 할 시기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2020년 연초에 화재로 문을 닫았던 서울 중구 장충동 앰배서더서울풀만 호텔이 2년간의 리뉴얼을 끝내고 지난 1월 말 새롭게 개장했다. 67년 역사를 가진 앰배서더서울풀만은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민영호텔이다. 1955년 문을 연 서양식 여관인 ‘금수장’이 모태다. 1965년 호텔 이름을 앰배서더호텔로 바꿨으며, 이후 여러 차례 증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2008년 413실 규모의 특1급 호텔(5성급)로 탄생했다. 새 단장한 앰배서더서울풀만 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대형 아트월 ‘금강의 빛’ 작품이다. 겸재 정선이 72세 때인 1747년에 그린 ‘금강내산(金剛內山)’을 바탕으로 10분8초 동안 금강산의 사계절의 변화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봄이 와서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여름의 봉래산과 가을의 풍악산에는 단발령과 금강내산이 케이블카로 연결되고, 겨울의 개골산의 설경에는 도시의 야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림 속을 잘 살펴보면 금강산의 산세 곳곳에 금수장부터 앰배서더 호텔그룹의 역사가 담긴 호텔들이 깨알처럼 숨어 있다. 화재를 계기로 뼈대만 남기고 첨단 IT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앰배서더서울풀만은 객실을 269개로 줄이는 대신 49개의 레지던스 객실을 새롭게 만들었다. 19층에 남산과 북한산, 북악산 등 서울시내의 전망이 훤히 내다보이는 연회장도 새롭게 꾸며졌다. 피트니스 센터, 사우나, 실내수영장을 고급화하고, 특히 4층에 포토존이 될 수 있는 야외수영장을 신설해 젊은층과 가족단위 투숙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호텔에서 42년 근무하며 ‘불도장의 원조’로 불리는 후덕죽(侯德竹) 마스터 셰프가 운영하는 중식당 ‘호빈’ 등 다양한 세대를 겨냥한 레스토랑도 눈길을 끈다. 서정호(69)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7년 프랑스 계열 호텔체인 아코르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앰배서더 아코르 호텔 체인은 현재 국내에서 23개 호텔을 운영 중이다. 다음은 최근 장충동에서 만난 그와의 일문일답. ―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최악의 상황에서 화재로 문을 닫고 리모델링을 진행했던 2년간을 뒤돌아 본다면.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 문을 닫고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으니 전화위복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장충동 앰배서더서울풀만 호텔만 보면 이 기회에 뼈대만 남기고, 모든 시스템을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그룹 내의 17개 직영호텔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호텔들까지 생각하면 무척 힘든 시기였다.”―리모델링의 컨셉은. “더 이상 호텔은 잠만 자고, 먹는 곳이 아니다. 에어비앤비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MZ세대들은 호텔에서 나만의 색다른 체험을 하기를 원한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호텔은 양극화됐다. 해외에서 온 손님이 없으니 비즈니스호텔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5성급 호텔은 더욱 호황을 누렸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호텔은 휴식하고, 즐기고, 재밌게 놀고, 웰니스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MZ세대는 사고방식이 다르다. 호텔의 개념을 젊은층에 맞춰 새롭게 리포지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호텔에 첨단 IT시스템을 구축한 이유는. “재택근무가 일상화됨에 따라 업무공간으로서의 호텔이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5G, 6G 초고속 인터넷을 갖춘 친환경 스마트시스템이 필수적이다. 객실에서 리모컨이 필요없이 내가 가진 휴대폰만으로 TV, 커튼, 전등 등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IT시스템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전체 객실 중에 30% 가량을 레지던스 객실로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반복되는 팬데믹 속에서 관광호텔만으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텔의 개념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객실 상품도 다변화를 해야한다.” ―앰배서더 호텔 이름은 어떤 뜻인가. “아버지가 6.25전쟁이 끝나고 1955년 장충동 언덕에 서양식 여관인 금수장을 처음으로 열었다. 그런데 1965년 한일협정 이후 한일간의 국교가 정상화되자 일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몰려왔다. 당시 금수장을 운영했던 아버님이 ‘한국을 홍보하는 민간대사’라는 뜻에서 앰배서더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당시 민간이 갖고 있는 큰 호텔은 앰배서더가 유일했다. 앰배서더가 가장 크고, 역사도 오래됐다. 조선호텔, 반도호텔, 워커힐호텔은 전부 정부나 관광공사가 갖고 있는 호텔이었는데, 나중에 삼성(신세계), 롯데, SK 등 재벌그룹의 손으로 들어갔다. 아버지께서 ‘앰버서더 호텔’ 이름을 알리려고 공항의 택시운전 기사들을 모시고 대접하면서 홍보했던 에피소드도 기억이 난다. ‘앰배서더 호텔’이란 이름을 외우기 어려워하자 ‘안비싸다 호텔’로 기억하도록 선전했다. 택시기사들의 입소문을 활용한 놀라운 홍보 마케팅 기업이었다.” ―프랑스 체인인 아코르 그룹과 35년간 협력하면서 성장해왔는데.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외국 호텔 체인들이 어마어마하게 국내로 입성했다. 미국의 유명 글로벌 브랜드 호텔 체인은 국내 재벌그룹의 호텔들이 전부 제휴했다. 앰배서더도 해외 호텔체인을 찾던 중에 프랑스의 아코르 그룹을 만났다. 1977년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만난 두 명의 설립자가 미국의 홀리데이인의 성공을 보고, 프랑스 파리 근교에 노보텔이란 브랜드를 처음 만든게 아코르 호텔체인의 시작이었다. 1987년부터 앰버서더호텔과 아코르그룹은 장충동 소피텔, 강남 노보텔부터 시작해 35년 넘도록 함께 성장해왔다. 아코르그룹은 제일 후발주자였지만 유럽 최대의 호텔체인이 됐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5대 호텔체인 중의 하나로 성장했다. 미국의 호텔체인이 대부분인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유럽 호텔체인과 손을 잡았다.” ―향후 호텔업의 전망은. “해외 호텔업 관계자들 이야기로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중단된 2년 간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패션, 음식, 영화(기생충), 드라마(오징어게임), K팝(BTS) 등으로 한국의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는데, 해외에 나가보지 않은 한국인들만 모르는 현실이다. 현재도 해외에서 한국음식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한류를 간접 체험하는 열풍이 대단한데, 코로나가 끝나면 한국에 오고 싶었던 해외 관광객들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호텔과 관광업계가 본격적으로 준비해야할 시기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영국 런던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타워브리지’. 1894년 빅토리아 양식으로 지어진 다리로, 대형 선박이 지나갈 때 도개교가 들어 올려진다. 2019년에는 타워브리지 앞 보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상영됐다. 런던아시아영화제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벤트. 영화 속 괴물이 나타났던 한강과 다리를 대신할 수 있는 런던의 장소에서 상영돼 호응이 컸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겨울의 끝자락. 설악산 깊은 숲 속엔 아직도 흰 눈과 얼음이 덮여 있다. 강원 인제군 백담사에서 오세암으로 오르는 길에는 수렴동 계곡이 펼쳐진다. 흰 눈 위로는 따스한 햇살에 비친 나무 그림자가 드리우고,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는 졸졸졸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늦추위에 계곡의 얼음은 쩌렁쩌렁 갈라지지만, 봄이 오는 소리는 막을 수 없다. 백담사 입구 인제 용대리 마을 황태 덕장에는 매서운 바람 속에서 황태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오세암 만경대 백담사는 설악산 대청봉에서 절까지 작은 담(潭)이 100개가 있는 곳에 사찰을 세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백담사에서 영시암까지 평탄하게 이어지는 길은 수렴동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수많은 담과 소,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수렴동 계곡은 외설악의 천불동 계곡과 더불어 대표적인 설악의 계곡이다. ‘수렴(水簾)’은 ‘물로 된 발’이라는 뜻으로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다. “산이 한번 돌면 물도 한번 구비치고, 돌은 기묘함을 보여준다. 물은 수렴이 되기도 하고, 뿜어내는 폭포가 되기도 하며, 누워서 흐르는 폭포가 되기도 한다.” (홍태유 ‘내재집’·1730년) 조선 중기의 문신 홍태유(1672~1715)는 ‘유설악기(遊雪嶽記)’에서 “금강산의 명성은 중국까지 퍼졌으나 설악산의 승경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도 아는 사람이 적으니, 산 가운데 은자”라고 했다. 그는 특히 수렴동 계곡의 폭포가 발처럼 흘러내리고, 뿜어내기도 하고, 누워서 흐르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노래했다. 겨울의 수렴동 계곡에도 얼어붙은 물살의 무늬와 모양은 그대로였다. 수렴동 계곡길을 따라 걸은지 6km. 영시암을 거쳐 오세암(五歲庵)이 나타난다. 1444년 매월당 김시습이 사육신의 죽음을 목격한 뒤 머리깎고 출가했던 암자다. 오세암의 대웅전에는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어 이 절의 이름은 원래 관음암이었다. 그런데 대웅전 뒤편에 ‘동자전(童子殿)’이라는 자그마한 건물이 눈에 띄어 들어가본다. 문을 여니 밤톨처럼 파리라니 깎은 머리가 예쁜 동자가 모셔져 있다. 동자의 뒤편에 있는 나한들도 모두 올망졸망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라 귀엽기 그지 없다. 오세암 설화에 따르면 스님이 다섯 살짜리 동자를 데려다 절에서 키우고 있었는데, 추운 겨울에 장터에 갔다가 큰 눈이 내린 바람에 절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스님은 이듬해 봄이 돼서야 눈이 녹아 돌아올 수 있었는데, 혼자 굶어 죽었을 줄 알았던 동자가 대웅전에서 관세음보살을 외우며 목탁을 치고 있었다는 것. 소년은 엄마라고 생각한 관음보살이 밥을 해주고, 자신을 돌봐주었다고 한다. 오세암 이야기는 정채봉 시인에 의해 성불한 소년 길손이와 눈 먼 누나 감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오세암 바로 옆 봉우리인 만경대에서 바라본 내설악의 풍경은 잊을 수 없다. 공룡능선과 용아장성, 소청봉, 중청봉 등 설악산의 웅장한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져진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金剛全圖)를 보듯, 흰 눈이 쌓이 봉우리와 골짜기가 병풍처럼 첩첩이 쌓여 있다. ● 겨울의 맛, 황태 산행을 마친 후 백담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오면 ‘황태 덕장’으로 유명한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마을이 나온다. 진부령과 미시령이 만나는 용대리 삼거리는 겨울 내내 고개를 넘어온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곳이다. 용대리 삼거리엔 인공폭포가 얼어붙어 있는 매바위가 있어 빙벽 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황태 마을 뒷산에는 풍력발전소의 바람개비가 쌩쌩 돌아가고 있고, 수백만 마리의 황태를 나무에 걸어 말리는 덕장들이 즐비하다. 국내산 황태의 70% 이상을 건조하는 용대리 황태마을은 주민 80%가 황태 덕장과 판매점, 황태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 12월말부터 3월 중순까지 한 겨울 용대리 덕장에서 말려지는 황태는 4000만 마리 수준.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이 한 마리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명태는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밤새 얼었다가, 영상으로 올라가는 낮에 녹는 것을 반복하면서 통통하게 부풀면서 포슬포슬한 황금색 속살과 향을 갖는 황태로 변신한다. “명태는 춥지 않은 속초와 같은 동해안 바닷가에서 말리면 붉은 색을 띠고 딱딱한 ‘북어’가 됩니다. 동결건조 기계를 이용해서 사흘만에 말리면 호프집에서 안주로 즐겨 먹는 ‘먹태’가 되지요. 황태로 해장국을 끓이면 깊은 감칠맛이 느껴지는데, 기계로 말린 먹태로는 해장국을 끓일 수가 없습니다.” 진부령 덕장 대표 최종국 씨(53)는 “맛좋은 황태를 말리려면 공기가 맑고, 바람이 많이 불고, 일교차가 커야 한다”며 “용대리는 ‘풍대리’라고 불릴 정도로 바람이 무지무지하게 불고, 다른 곳엔 비가 와도 여긴 눈이 올 정도로 항상 춤기 때문에 황태를 말리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60년 전통의 진부령 덕장은 그의 아버지 최귀철 씨(82)가 용대리에서 가장 처음으로 시작한 황태 덕장이다. 그의 덕장에는 올해도 150만 마리의 황태가 걸려 겨울 바람에 잘 말려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원래 용대리에서 겨울에 얼음을 만들어 속초 어시장 냉동창고에 파는 얼음공장을 했었어요. 그런데 6.25 전쟁 당시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의 권유로 황태 덕장을 시작했다고 해요. 북한에서 황태를 말리셨던 분인데 속초에서 말려도 그 맛이 안나고 하다가, 진부령 고개를 넘어서 용대리에서 황태 말리기 좋은 곳을 발견하셨던거죠.” 최귀철 씨는 처음에는 동해안에서 잡힌 생태를 가져다 용대리 개울가에 담궈 꽁꽁 얼렸다가, 한겨울에 얼음을 깨고 파내 지게로 날라서 덕장에서 말렸다고 한다. 지금은 냉동상태로 온 러시아산 명태를 곧바로 덕장에 거는 것에 비해 엄청난 수고를 해야하는 작업이었다. 3월 초까지 말린 황태는 섭씨 10도 가량의 저온창고에 보관돼 1년 내내 판매를 한다. 가공공장에서 배를 갈라 포를 뜨고, 채를 뜯고, 뼈를 발라내 고품질의 황태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명태는 정말 하나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명태를 처음에 배를 가르면 창란(내장), 명란(알)으로 젓을 담고, 서거리(아가미)는 깍두기를 담습니다. 머리는 머리대로, 뼈는 뼈대로 팔려 국물내기용이나 찜으로 먹습니다. 콜라겐 덩어리로 유명한 껍데기는 ‘황태 껍질 부각’으로 만들어져 없어서 못 팔 정도예요. 내피하고 지느러미까지 갈아서 애완견 사료로 활용됩니다.” 용대리 황태길에는 황태덕장과 황태판매점, 식당이 즐비하다. 설악산을 배경으로 겨울철 수백만 마리의 황태가 걸려 있는 덕장은 인증샷 촬영지로도 인기다. 인근 황태요리 전문점에서 정식 메뉴를 시키면 다양한 황태요리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황태구이, 더덕구이는 물론 황태해장국, 황태껍질 무침, 황태채 볶음, 각종 산나물까지 정갈한 솜씨로 만든 15가지 반찬이 함께 나온다. 부흥식당 주인 이필자 씨는 “황태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식용유와 들기름을 넣고, 양념을 발라서 만드는 황태구이”라며 “황태가 덜 말랐을 때 코다리로도 먹는데, 용대리 코다리는 시중의 코다리와 맛이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겨울의 끝자락. 설악산 깊은 숲속엔 아직도 흰 눈과 얼음이 덮여 있다. 강원 인제군 백담사에서 오세암으로 오르는 길에는 수렴동 계곡이 펼쳐진다. 흰 눈 위로는 따스한 햇살에 비친 나무 그림자가 드리우고,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는 졸졸졸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늦추위에 계곡의 얼음은 쩌렁쩌렁 갈라지지만, 봄이 오는 소리는 막을 수 없다. 백담사 입구 인제 용대리 마을 황태 덕장에는 매서운 바람 속에서 황태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오세암 만경대 백담사는 설악산 대청봉에서 절까지 작은 담(潭·연못)이 100개가 있는 곳에 사찰을 세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백담사에서 영시암까지 평탄하게 이어지는 길은 수렴동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수많은 담과 소,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수렴동 계곡은 외설악의 천불동 계곡과 더불어 대표적인 설악의 계곡이다. ‘수렴(水簾)’은 ‘물로 된 발’이라는 뜻으로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다. “산이 한번 돌면 물도 한번 구비치고, 돌은 기묘함을 보여준다. 물은 수렴이 되기도 하고, 뿜어내는 폭포가 되기도 하며, 누워서 흐르는 폭포가 되기도 한다.”(홍태유 ‘내재집’ 1730년) 조선 중기의 문신 홍태유(1672∼1715)는 ‘유설악기(遊雪嶽記)’에서 “금강산의 명성은 중국까지 퍼졌으나 설악산의 승경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도 아는 사람이 적으니, 산 가운데 은자”라고 했다. 그는 특히 수렴동 계곡의 폭포가 발처럼 흘러내리고, 뿜어내기도 하고, 누워서 흐르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노래했다. 겨울의 수렴동 계곡에도 얼어붙은 물살의 무늬와 모양은 그대로였다. 수렴동 계곡길을 따라 걸은 지 6km. 영시암을 거쳐 오세암(五歲庵)이 나타난다. 1444년 매월당 김시습이 사육신의 죽음을 목격한 뒤 머리 깎고 출가했던 암자다. 오세암의 대웅전에는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어 이 절의 이름은 원래 관음암이었다. 그런데 대웅전 뒤편에 ‘동자전(童子殿)’이라는 자그마한 건물이 눈에 띄어 들어가 본다. 문을 여니 밤톨처럼 파르라니 깎은 머리가 예쁜 동자가 모셔져 있다. 동자의 뒤편에 있는 나한들도 모두 올망졸망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라 귀엽기 그지없다. 오세암 설화에 따르면 스님이 다섯 살짜리 동자를 데려다 절에서 키우고 있었는데, 추운 겨울에 장터에 갔다가 큰 눈이 내리는 바람에 절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스님은 이듬해 봄이 돼서야 눈이 녹아 돌아올 수 있었는데, 혼자 굶어 죽었을 줄 알았던 동자가 대웅전에서 관세음보살을 외우며 목탁을 치고 있었다는 것. 소년은 엄마라고 생각한 관음보살이 밥을 해주고, 자신을 돌봐주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세암 이야기는 정채봉 시인에 의해 성불한 소년 길손이와 눈먼 누나 감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오세암 바로 옆 봉우리인 만경대에서 바라본 내설악의 풍경은 잊을 수 없다. 공룡능선과 용아장성, 소청봉, 중청봉 등 설악산의 웅장한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金剛全圖)를 보듯, 흰 눈이 쌓인 봉우리와 골짜기가 병풍처럼 첩첩이 싸여 있다. ○겨울의 맛, 황태 산행을 마친 후 백담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오면 ‘황태덕장’으로 유명한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마을이 나온다. 진부령과 미시령이 만나는 용대리 삼거리는 겨우내 고개를 넘어온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곳이다. 용대리 삼거리엔 인공폭포가 얼어붙어 있는 매바위가 있어 빙벽 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황태마을 뒷산에는 풍력발전소의 바람개비가 쌩쌩 돌아가고 있고, 수백만 마리의 황태를 나무에 걸어 말리는 덕장들이 즐비하다. 국내산 황태의 70% 이상을 건조하는 용대리 황태마을은 주민 80%가 황태덕장과 판매점, 황태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 12월 말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한겨울 용대리 덕장에서 말려지는 황태는 4000여만 마리 수준.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이 한 마리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명태는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밤새 얼었다가, 영상으로 올라가는 낮에 녹는 것을 반복하면서 통통하게 부풀면서 포슬포슬한 황금색 속살과 향을 갖는 황태로 변신한다. “명태는 춥지 않은 속초와 같은 동해안 바닷가에서 말리면 붉은색을 띠고 딱딱한 ‘북어’가 됩니다. 동결건조 기계를 이용해서 사흘 만에 말리면 호프집에서 안주로 즐겨 먹는 ‘먹태’가 되지요. 황태로 해장국을 끓이면 깊은 감칠맛이 느껴지는데, 기계로 말린 먹태로는 해장국을 끓일 수가 없습니다.” 진부령 덕장 대표 최종국 씨(53)는 “맛좋은 황태를 말리려면 공기가 맑고, 바람이 많이 불고, 일교차가 커야 한다”며 “용대리는 ‘풍대리’라고 불릴 정도로 바람이 무지무지하게 불고, 다른 곳엔 비가 와도 여긴 눈이 올 정도로 항상 춥기 때문에 황태를 말리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60년 전통의 진부령 덕장은 그의 아버지 최귀철 씨(82)가 용대리에서 제일 먼저 시작한 황태 덕장이다. 그의 덕장에는 올해도 150만 마리의 황태가 걸려 겨울바람에 잘 말려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원래 용대리에서 겨울에 얼음을 만들어 속초 어시장 냉동창고에 파는 얼음공장을 했었어요. 그런데 6·25전쟁 당시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의 권유로 황태덕장을 시작했다고 해요. 북한에서 황태를 말리셨던 분인데 속초에서 말려도 그 맛이 안 나고 하다가, 진부령 고개를 넘어서 용대리에서 황태 말리기 좋은 곳을 발견하셨던 거죠.” 최귀철 씨는 처음에는 동해안에서 잡힌 생태를 가져다 용대리 개울가에 담가 꽁꽁 얼렸다가, 한겨울에 얼음을 깨고 파내 지게로 날라서 덕장에서 말렸다고 한다. 요즘 냉동상태로 온 러시아산 명태를 곧바로 덕장에 거는 것에 비해 엄청난 수고를 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3월 초까지 말린 황태는 섭씨 10도가량의 저온창고에 보관돼 1년 내내 판매를 한다. 가공공장에서 배를 갈라 포를 뜨고, 채를 뜯고, 뼈를 발라내 고품질의 황태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명태는 정말 하나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처음에 명태 배를 가르면 창난(내장), 명란(알)으로 젓을 담고, 서거리(아가미)는 깍두기를 담급니다. 머리는 머리대로, 뼈는 뼈대로 팔려 국물내기용이나 찜으로 먹습니다. 콜라겐 덩어리로 유명한 껍질은 ‘황태 껍질 부각’으로 만들어 없어서 못 팔 정도예요. 내피하고 지느러미까지 갈아서 반려견 사료로 활용됩니다.” 용대리 황태길에는 황태덕장과 황태판매점, 식당이 즐비하다. 설악산을 배경으로 겨울철 수백만 마리의 황태가 걸려 있는 덕장은 인증샷 촬영지로도 인기다. 30년 전통의 황태요리 전문식당인 부흥식당에서 ‘황태더덕구이 정식’(1만2000원)을 시키면 다양한 황태요리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황태구이, 더덕구이는 물론이고 황태해장국, 황태껍질 무침, 황태채 볶음, 각종 산나물까지 정갈한 솜씨로 만든 15가지 반찬이 함께 나온다. 부흥식당 주인 이필자 씨는 “황태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식용유와 들기름을 넣고, 양념을 발라서 만드는 황태구이”라며 “황태가 덜 말랐을 때 코다리로도 먹는데, 용대리 코다리는 시중의 코다리와 맛이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인제=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겨울철 대화구 인덕션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추운 날씨에 전골류 등 국물 요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화구를 동시에 쓰거나 넓은 용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전기레인지의 인기가 급증한 탓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집콕 문화 확산으로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화구가 넓은 대화구 인덕션 수요가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 문제와 실외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를 꺼리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인덕션 판매량이 증가한다.프리미엄 주방가전기업 ㈜쿠첸이 선보인 ‘3구 인덕션 3.0’(모델명 CIR-O2IH33FLBIA)은 다양한 크기의 용기 사용이 가능해 한국식 요리에 제격이다. 3개 화구 모두 208mm 대화구 인덕션으로 넓은 냄비와 대용량 조리도구 등 다양한 크기의 용기를 사용할 수 있어 여러 가지 요리를 빠른 시간 내에 조리 가능하다.또 최대 3400W 고화력 제품으로 화구마다 총 10단계까지 섬세한 화력 제어가 가능하다. 3구를 동시에 쓸 경우에는 소비자 사용 안전을 위해 제품 스스로 최대 출력범위(3400W) 내에서 화구별 출력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스마트함도 갖췄다.세심한 안전장치도 돋보인다. 쿠첸 ‘3구 인덕션 3.0’은 어린이와 반려동물 오작동 방지를 위해 ‘차일드 락 플러스 시스템’을 탑재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으며 잔열 표시, 타이머 기능, 출력 제어, 상판열 차단, 화구 자동 꺼짐 등 총 27종의 안전장치를 구현했다.인덕션을 처음 접하는 고객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1¤9단계까지 용기 효율을 알려주는 ‘용기 알림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오른쪽 상단 인덕션 화구에 용기를 올린 뒤 타이머 감소와 터보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1¤9단계로 인덕션 사용 적합도를 알려준다. 숫자가 높을수록 인덕션에 적합한 용기를 의미하며 터치 몇 번이면 간단히 적합도를 확인할 수 있다.쿠첸 관계자는 “쿠첸 ‘3구 인덕션 3.0’은 쿠첸만의 IH 기술력으로 100%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기레인지로 IH 발열체 10년 무상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며 “여러 용기를 사용하는 한국 스타일에 최적화된 3구 인덕션으로 앞으로도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최고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쿠첸은 2013년 국내 최초로 한국형 전기레인지인 하이브리드 레인지를 선보이며 소규모 외산 중심이던 시장을 재편했다. 이후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서울 반포, 논현 등 강남 및 부산 지역 아파트에 본격적으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6년에는 국내 최초로 인덕션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메이저 건설사와 함께 재개발, 재건축 시장을 겨냥해 빌트인 시장 전기레인지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전기레인지 제조사 중 ‘최초’ 수식어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쿠첸은 지난해에도 B2B 수주 시장에서 확고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에어비앤비는 22일 서울 도심 한가운데 코리빙 공간을 활용하는 ‘을지로에서 살아보기’ 이벤트를 연다.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코리빙 공간인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에서 하루 살아볼 수 있도록 추첨을 통해 에어비앤비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이곳에 살고 있는 크리에이터들과의 교류는 물론 로컬 셰프가 요리하는 레스토랑과 카페, 필라테스 수업, 외부 손님과 미팅을 할 수 있는 회의실 등을 이용할 수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네덜란드 쾨켄호프에서는 매년 3∼5월 세계적인 꽃 축제가 펼쳐진다. 쾨켄호프에서 꽃이 피면 ‘유럽의 봄’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2006년 ‘렘브란트’를 시작으로 매해 주제도 있다. 2013년 주제는 영국이었는데 6만 그루의 구근식물로 모양을 낸 빅벤과 타워브리지가 눈길을 끌었다. 3월 24일∼5월 15일 열리는 2022년 쾨켄호프 축제의 주제는 ‘플라워 클래식(Flower Classics)’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영국 런던 템스 강변에 있는 시계탑 빅벤(Big Ben)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다. 국회의사당이 있는 웨스트민스터 궁전의 한쪽 타워에서 울리는 빅벤의 종소리는 민주주의를 일깨우는 상징이기도 했다. 1859년 세워진 빅벤은 노후화로 6초가 빨라져 2017년 타종을 멈췄다. 4년 4개월간의 수리 끝에 올해 1월 1일 0시에 다시 종소리를 울렸다. 빅벤의 종소리로 영국인은 새 희망의 한 해를 열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제주 한림읍 중산간에 있는 성이시돌 목장은 유기농 우유카페 ‘우유부단’으로 유명하다. 목장의 신선한 우유를 이용해 만든 수제 유기농 아이스크림, 유기농 밀크티를 맛보려는 여행자들이 연간 10만 명이나 찾을 정도다. 주변에는 이시돌 성인을 묵상하며 걸을 수 있는 순례길도 조성돼 있다. 성 이시돌(1110~1170)은 스페인 마드리드 출신 농부로 로마 가톨릭교회가 정한 전세계 농민들의 주보성인이다. 16만5000㎡에 이르는 광활한 대지에 말과 양, 소가 뛰어노는 모습은 한가롭기 그지없다. 이시돌 목장은 개발의 광풍이 몰아닥치고 있는 한라산 중산간 지대의 자연을 보존하는 완충지대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시돌 목장 내에 성이시돌센터 카페에서는 ‘한림수직, 되살아난 제주의 기억’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1959~2005년 존재했던 ‘한림수직’은 제주 이시돌 목장의 양모로 짠 프리미엄 니트 브랜드. ‘아일랜드 수녀 기술 지도하에 손으로 짠 100% 순모 고급 담요’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스위스의 산 중턱에 풀을 뜯고 있는 양떼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풍경과 아일랜드의 전통 문양으로 짠 스웨터가 제주의 특산품이었다니, 흥미로운 스토리가 아닐 수 없었다. ● 한림수직을 아시나요“일본에서 빈티지 의류를 떼러가는 사람에게 우연히 ‘한림수직’이라는 브랜드를 듣게 됐어요. 일본 빈티지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림수직’이 전설적인 니트 브랜드로 수집가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서울 사람이라 제주에 그런 브랜드가 있었는지 전혀 몰랐는데 흥미로웠습니다.” 10년 전 제주로 내려와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고, 예술가들과 협업해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는 ‘재주상회’의 고선영 대표(46). 그는 과거 한림수직에서 일했던 제주 할망(할머니)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전국에서 옛 ‘한림수직’의 스웨터, 양모 이불, 목도리 등을 기증받아 전시회를 열었다.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스웨터, 친정어머니가 혼수품으로 사주신 카디건, 성이시돌요양원에서 근무하던 선생님이 소장해 오던 머플러 등 사연을 담은 양모 제품들은 50년이 넘은 세월에도 변색이나 변형 없이 여전히 세련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림수직은 1954년 아일랜드 출신으로 한국으로 부임해 온 패트릭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1928~2018) 신부가 가난했던 제주 여성들이 일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맥그린치 신부는 당시 가난한 집의 17세 소녀 신자가 돈을 벌려고 부산공장에 갔다가 사고로 숨진 일을 겪은 뒤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한림수직을 설립했다. 맥그린치 신부가 35마리의 양을 사 오며 성이시돌 목장이 시작됐다. 아일랜드에서 온 수녀들이 제주 여성들에게 양모를 이용한 뜨개질을 가르쳐줘 핸드메이드 방식 제품들을 제작했다. 아일랜드의 아란섬 전통 꽈배기 문양인 ‘아란 무늬’로 짜인 스웨터는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가장 호황을 누렸던 1970, 80년대에는 근무자만 1300여 명에 이를 정도였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과 제주 칼호텔에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고급 혼수품으로도 사랑받았다. 성이시돌 목장의 양떼목장 부근에 있는 사무실에서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리어던(한국명 이어돈·68) 신부를 만났다. 텁수룩한 수염에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도 아일랜드 태생이다. 그는 1978년 1월부터 1980년 여름까지 수의사로 한림수직에 머물다 1986년 사제품을 받고 신부가 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월급을 받지 않는 봉사자 자격으로 제주의 이시돌 목장에 오게 됐어요. 자격증을 갖고 있었기에 수의사 업무를 봤죠. 그때 키우던 가축은 돼지 1만4000~1만5000마리, 양 800마리, 소 2000마리 정도였어요. 한림수직이 가장 번창했을 때지요.” 한림수직의 ‘수직(手織)’은 손으로 직물을 짠다는 뜻이다. 맥그린치 신부는 아일랜드에서 어머니가 쓰던 물레를 가져와 양털에서 실을 뽑았다. 도톰한 털실로는 제주 전역에서 재택근무하는 여성들에게 뜨개질을 맡겨 스웨터와 모자, 장갑, 머플러 등을 만들었고, 한림항 근처에 있던 공장에서는 베틀을 이용해 얇고 촘촘한 실로 담요, 숄, 스카프 등을 짰다고 한다. 그러나 한림수직은 값싼 중국산 양모와 합성수지 제품에 밀려 2005년 결국 문을 닫았다. 제주의 유일한 제조업 브랜드인 한림수직을 17년 만에 부활시키려는 프로젝트가 최근 시작됐다. 성이시돌 목장과 재주상회, 아트임팩트 등이 힘을 합쳐 이시돌 목장 양떼의 양모를 활용하고, 시그니처 ‘아란 무늬’를 되살린 스웨터, 목도리, 가방 등이 개발됐다. 지난해 텀블벅 펀딩을 통해 1000여 개의 제품(약 1억 원)이 완판됐다. 제주 성이시돌센터에서 20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옛 한림수직 제품과 새롭게 생산한 제품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재주상회 고 대표는 “현재는 이시돌 목장에서 키우는 양의 수가 충분치 않아 양모를 대량 생산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향후 제주 여성들이 직접 손으로 짜는 명품 로컬 브랜드로서 한림수직을 다시 되살리는 것이 꼭 이루고 싶은 꿈”이라고 말했다. ● 동백과 유채꽃, 제주의 봄소식성이시돌 목장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내려온 서귀포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 일대에는 노란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 제주에선 탐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입춘굿 행사와 함께 입춘 국수를 나눠 먹으며 새로운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를 연다. 성산읍 성산일출봉 앞에도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어 입춘이 지난 제주의 봄을 만끽하려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보통 남해안의 동백꽃은 2, 3월에 절정을 이루지만, 제주도는 벌써 동백꽃이 지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제주동백수목원, 휴애리, 안덕면 카멜리아힐 등 동백꽃 명소에는 나무 밑에 뚝뚝 떨어진 동백꽃과 나무에 피어 있는 동백꽃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제주의 겨울을 알리는 분홍빛 애기동백꽃은 12월에 절정을 이루고, 1월부터 꽃을 피우는 토종 동백꽃은 3월 즈음 송이째 떨어지며 진다. 서귀포 산방산에서 가까운 ‘사계(沙溪)해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형제섬과 등대가 바라보이는 바닷가에 용머리 해안처럼 퇴적층이 드러나 유려한 곡선 형태의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모래와 자갈들이 오랜 세월 동안 다져지면서 암석화 작용이 진행된 마린 포트홀로, 마치 아이슬란드나 화성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바위 위에는 크고 작은 둥그런 구멍들이 나 있는데, 젊은이들이 구멍 틈마다 들어가 사진을 찍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맛집=제주 조천읍 교래리 산굼부리 옆에 있는 ‘우동 카덴’은 정호영 셰프가 운영하는 우동집이다. 굵고 통통한 면발이 특징인 온우동, 냉우동이 커다란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오며, 산처럼 쌓여 있는 양파&우엉 튀김, 제주산 광어 프라이 등 튀김도 비주얼과 맛이 일품이다. 사전 예약 필수.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제주 한림읍 중산간에 있는 성이시돌 목장은 유기농 우유카페 ‘우유부단’으로 유명하다. 목장의 신선한 우유를 이용해 만든 수제 유기농 아이스크림, 유기농 밀크티를 맛보려는 여행자들이 연간 10만 명이나 찾을 정도다. 주변에는 이시돌 성인(1110~1170)을 묵상하며 걸을 수 있는 순례길도 조성돼 있다. 스페인 출신 농부였던 성 이시돌은 로마 가톨릭교회가 정한 전 세계 농민들의 주보성인이다.16만5000m²에 이르는 광활한 대지에 말과 양, 소가 뛰어노는 모습은 한가롭기 그지없다. 이시돌 목장은 개발의 광풍이 몰아닥치고 있는 한라산 중산간 지대의 자연을 보존하는 완충지대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시돌 목장 내에 성이시돌센터 카페에서는 ‘한림수직, 되살아난 제주의 기억’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1959∼2005년 존재했던 ‘한림수직’은 제주 이시돌 목장의 양모로 짠 프리미엄 니트 브랜드. ‘아일랜드 수녀 기술 지도하에 손으로 짠 100% 순모 고급 담요’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스위스의 산 중턱에 풀을 뜯고 있는 양떼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풍경과 아일랜드의 전통 문양으로 짠 스웨터가 제주의 특산품이었다니, 흥미로운 스토리가 아닐 수 없었다.》 ○ 한림수직을 아시나요 “일본에서 빈티지 의류를 떼러 가는 사람에게 우연히 ‘한림수직’이라는 브랜드를 듣게 됐어요. 일본 빈티지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림수직’은 전설적인 니트 브랜드로 수집가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서울 사람이라 전혀 몰랐는데 흥미로웠습니다.” 10년 전 제주로 내려와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고, 예술가들과 협업해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는 ‘재주상회’의 고선영 대표(46). 그는 과거 한림수직에서 일했던 제주 할망(할머니)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전국에서 옛 ‘한림수직’의 스웨터, 양모 이불, 목도리 등을 기증받아 전시회를 열었다.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스웨터, 친정어머니가 혼수품으로 사주신 카디건, 성이시돌요양원에서 근무하던 선생님이 소장해 오던 머플러 등 사연을 담은 양모 제품들은 50년이 넘은 세월에도 변색이나 변형 없이 여전히 세련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림수직은 1954년 아일랜드 출신으로 한국으로 부임해 온 패트릭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1928∼2018) 신부가 가난했던 제주 여성들이 일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맥그린치 신부는 당시 가난한 집의 17세 소녀 신자가 돈을 벌려고 부산공장에 갔다가 사고로 숨진 일을 겪은 뒤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한림수직을 설립했다. 맥그린치 신부가 35마리의 양을 사 오며 성이시돌 목장이 시작됐다. 아일랜드에서 온 수녀들이 제주 여성들에게 양모를 이용한 뜨개질을 가르쳐줘 핸드메이드 방식 제품들을 제작했다. 아일랜드의 아란섬 전통 꽈배기 문양인 ‘아란 무늬’로 짜인 스웨터는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가장 호황을 누렸던 1970, 80년대에는 근무자만 1300여 명에 이를 정도였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과 제주 칼호텔에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고급 혼수품으로도 사랑받았다. 성이시돌 목장의 양떼목장 부근에 있는 사무실에서 마이클 리어던(한국명 이어돈·68)을 만났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도 아일랜드 태생이다. 그는 1978년 1월부터 1980년 여름까지 수의사로 한림수직에 머물다 1986년 사제품을 받고 신부가 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월급을 받지 않는 봉사자 자격으로 제주의 이시돌 목장에 오게 됐어요. 자격증을 갖고 있었기에 수의사 업무를 봤죠. 그때 키우던 가축은 돼지 1만4000∼1만5000마리, 양 800마리, 소 2000마리 정도였어요. 한림수직이 가장 번창했을 때지요.” 한림수직의 ‘수직(手織)’은 손으로 직물을 짠다는 뜻이다. 맥그린치 신부는 아일랜드에서 어머니가 쓰던 물레를 가져와 양털에서 실을 뽑았다. 도톰한 털실로는 제주 전역에서 재택근무하는 여성들에게 뜨개질을 맡겨 스웨터와 모자, 장갑, 머플러 등을 만들었고, 한림항 근처에 있던 공장에서는 베틀을 이용해 얇고 촘촘한 실로 담요, 숄, 스카프 등을 짰다고 한다. 그러나 한림수직은 값싼 중국산 양모와 합성수지 제품에 밀려 2005년 결국 문을 닫았다. 제주의 유일한 제조업 브랜드인 한림수직을 되살리려는 프로젝트가 최근 다시 이뤄지고 있다. 성이시돌 목장과 재주상회, 아트임팩트 등이 힘을 합쳐 이시돌 목장 양떼의 양모를 활용하고, 시그니처 ‘아란 무늬’를 되살린 스웨터, 목도리, 가방 등이 개발됐다. 지난해 텀블벅 펀딩을 통해 1000여 개의 제품(약 1억 원)이 완판됐다. 제주 성이시돌센터에서 20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옛 한림수직 제품과 새롭게 생산한 제품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재주상회 고 대표는 “현재는 이시돌 목장에서 키우는 양의 수가 충분치 않아 양모를 대량 생산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향후 제주 여성들이 직접 손으로 짜는 명품 로컬 브랜드로서 한림수직을 되살리는 것이 꼭 이루고 싶은 꿈”이라고 말했다. ○동백과 유채꽃, 제주의 봄소식 성이시돌 목장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내려온 서귀포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 일대에는 노란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 제주에선 탐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입춘굿 행사와 함께 입춘 국수를 나눠 먹으며 새로운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를 연다. 성산읍 성산일출봉 앞에도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어 입춘이 지난 제주의 봄을 만끽하려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보통 남해안의 동백꽃은 2, 3월에 절정을 이루지만, 제주도는 벌써 동백꽃이 지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제주동백수목원, 휴애리, 안덕면 카멜리아힐 등 동백꽃 명소에는 나무 밑에 뚝뚝 떨어진 동백꽃과 나무에 피어 있는 동백꽃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제주의 겨울을 알리는 분홍빛 애기동백꽃은 12월에 절정을 이루고, 1월부터 꽃을 피우는 토종 동백꽃은 3월 즈음 송이째 떨어지며 진다. 서귀포 산방산에서 가까운 ‘사계(沙溪)해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형제섬과 등대가 바라보이는 바닷가에 용머리 해안처럼 퇴적층이 드러나 유려한 곡선 형태의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모래와 자갈들이 오랜 세월 동안 다져지면서 암석화 작용이 진행된 마린 포트홀로, 마치 아이슬란드나 화성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바위 위에는 크고 작은 둥그런 구멍들이 나 있는데, 젊은이들이 구멍 틈마다 들어가 사진을 찍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맛집: 제주 조천읍 교래리 산굼부리 옆에 있는 ‘우동 카덴’은 정호영 셰프가 운영하는 우동집이다. 굵고 통통한 면발이 특징인 온우동, 냉우동이 커다란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오며, 산처럼 쌓여 있는 양파&우엉 튀김, 제주산 광어 프라이 등 튀김도 비주얼과 맛이 일품이다. 사전 예약 필수. 글·사진 제주=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주경기장은 ‘사커시티’였다. 아프리카 전통 도자기인 ‘칼라바시’(조롱박) 형태로 지어졌다. 이곳은 남아공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1990년 석방돼 첫 대중집회를 연 곳이다. 2013년 그의 서거 후 국가 추도식도 여기서 열렸다. 당시 현장을 찾았던 기자에게 한 추모객이 “우리는 슬퍼하러 온 게 아니라 만델라의 승리의 삶을 축하하러 왔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이를 사랑하는 동네 경찰로 나오는 주인공 강하늘은 충청도 사투리를 쓴다. 그래서 흰 구름과 코발트색이 어우러진 바닷가 풍경이 충청도 서해안 어디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경북 포항시 구룡포항이었다.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도 빨간색, 흰색 등대가 있는 예쁜 항구가 등장한다. 경제 개발을 이끌어 온 포스코의 제철산업 단지로만 알고 있던 포항에 이렇게 한적하고 아름다운 갯마을 풍경이 그대로 살아 있다니…. 포항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를 닮은 지형 때문에 임인년 새해 일출맞이로 더욱 각광받는 곳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로맨틱 드라마의 촬영지이자, 포스코가 만든 아트 체험시설로 연인들의 ‘핫플레이스’ 여행지로 떠오른 포항을 찾았다. ●영일만 뷰 맛집 ‘스페이스 워크’ 포항 시내 영일만에서 북쪽으로 차로 10여 분 거리의 환호공원.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포스코 야경과 바다 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선 ‘스페이스 워크(Space Walk)’는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무중력 상태의 우주를 유영하는 듯, 롤러코스터 레일 위를 걸어 다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아트시설 작품이다. 개장한 지 두 달이 채 안 돼 11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을 정도로 포항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독일 작가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츠 부부가 디자인한 스페이스 워크는 트랙 길이 333m, 총 717개의 나선형 계단으로 이뤄진 작품. 포스코가 2년 7개월에 걸쳐 건립한 후 포항 시민들에게 기증했다. 100% 포스코 강재로 만든 구조물로 중앙의 360도로 돌아가는 루프 구간만 빼고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작가는 “중앙의 루프 구간은 미학적으로 전체적인 형상의 중심이자 개념적으로는 닿고 싶지만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를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환호공원 언덕에서 만난 ‘스페이스 워크’의 첫인상은 하늘 위에 멋지게 휘갈겨 쓴 사인(sign)처럼 보였다. 각도에 따라 하트, 오메가 모양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는데, 에어쇼에서 곡예비행의 구름처럼 자유로운 곡선의 향연을 펼친다. 롤러코스터의 레일 위를 걸을 때는 포항의 거센 바닷바람에 철제 구조물이 살짝 흔들린다. 아찔함을 느끼며 난간을 꼭 잡는다. 추운 날씨에 장갑은 필수다. 포스코에 따르면 동시 수용 인원은 최대 150명. 순간 풍속은 초당 80m까지 끄떡없고, 약 6.4~6.5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포스코의 집약된 기술로 붕괴되지 않는 구조라고 하니, 난간을 꼭 잡고 한 계단 또 한 계단 오른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다. 순간 고개를 들어 보니 탁 트인 전망! 포항의 푸른 바다, 은빛으로 부서지는 영일만의 파도, 포항제철소 굴뚝의 하얀 연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스름한 저녁에 스페이스 워크를 다시 찾았다. 호미곶 너머로 해가 지는 붉은 노을빛을 배경으로 가장 멋진 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얀색 조명으로 빛나는 모습을 보니 왜 이름이 ‘스카이 워크’가 아니라 ‘스페이스 워크’인지 알 수 있었다. 불시착한 UFO 우주선이나 외계 생명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휘황찬란한 야경이 멋진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스페이스 워크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밤에 멀리서 보면 포항의 특산물인 대게나 문어가 산등성이에 올라탄 모습처럼 보인다. 스페이스 워크는 별도의 예약이 필요 없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강우 강풍 등 기상 악화 시엔 출입이 자동 차단된다. 주말에는 1시간 이상 줄을 서기도 한다. ●동백꽃 피는 갯마을 차차자 해돋이와 과메기로 유명한 포항 여행은 요즘 새로운 트렌드를 맞고 있다. 바로 ‘K드라마의 성지’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갯마을 차차차’(tvN), ‘동백꽃 필 무렵’(KBS2)에 나오는 아름다운 항구마을 촬영지가 바로 포항이기 때문이다. 둘 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 젊은 연인들이 자그마한 포구의 등대와 시장 골목을 찾아다니며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는 여행을 즐긴다. 조용했던 어촌마을인 포항의 북구 청하리는 ‘갯마을 차차자’를 본 국내외 팬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청하 오일장에는 드라마에 나오는 공진반점, 보라수퍼, 청호철물점, 오윤카페가 있고, 사방기념공원 정상에 놓여 있는 두식의 고깃배, 활공장이 있는 흥해읍 곤륜산, 구룡포읍 석병리 빨간등대 등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남자 주인공인 홍두식이 서핑을 한 월포해수욕장은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이 서핑이라는 게, 인생이랑 비슷해. 좋은 파도가 오면 올라타고, 또 잘 내려가고 파도가 너무 높거나 없는 날에는 겸허히 받아들이고.”(홍두식의 대사) 과메기로 유명한 구룡포항의 일본인가옥 거리는 요즘 ‘동백이 마을’로 더 유명하다. 강하늘과 공효진이 앉아 있던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계단,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여주인공 동백이(공효진)가 운영하던 ‘까멜리아’, 산동네 골목길에 있던 ‘동백이 집’에는 커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드라마 속에서 ‘옹산 게장골목’으로 나왔던 이 거리를 특히 밤에 걸어보면 어디선가 주인공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일본인가옥 거리’는 1923년 일제강점기 시절 동해 최대의 어업 전진기지였던 구룡포항이 생기면서 일본인이 몰려들어서 형성된 거리였다. ‘카멜리아’도 일본식 가옥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드라마 속에서는 두루치기 전문 식당이자 술집이었지만 지금은 커피숍으로 운영 중이다. 커피를 시켜서 ‘동백빵’(치즈맛, 고구마맛)과 함께 먹으면 좋다. 까멜리아 안에는 동백서점, 동백오락실 등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배경까지 재현해 놓았다. 들어오는 손님마다 “안녕하세요 동백 씨, 용식 씨~” 하는 사장님의 인사가 낯설면서도 정겨운 느낌을 준다. ● 호미곶 해돋이와 구룡소 산책 포항은 빛과 철의 도시다. ‘영일(迎日)’이란 이름처럼 해돋이로 유명한 명소다. 그중에서도 호미곶은 대한민국 본토 최동단으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이다. 호미곶(虎尾串)은 조선 중기 풍수가 남사고(南師古·1509~1571)가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이며, 백두산은 코, 호미곶은 꼬리에 해당하는 명당’이라 설명한 후 호랑이 꼬리로 불렸다.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가 시작되는 설을 앞두고 호미곶 해돋이 광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바닷속에 설치된 조각 작품 ‘상생의 손’을 마치 내 손인 것처럼 각도를 조절해 사진을 찍는 것도 여행의 즐거운 추억이 된다. 월포해변에 있는 ‘이가리 닻 전망대’는 해송 숲과 기암괴석에 부딪치는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하늘 위에서 보면 닻 모양을 하고 있다. 닻의 끝 부분에 있는 빨간 화살표는 252km 떨어진 독도를 가리키고 있다고 한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동배리 해안길에는 아홉 마리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 오는 구룡소(九龍沼)가 있다. 바닷물이 끊임없이 들이치는 거대한 바위 바닥에는 9개의 작은 웅덩이와 굴이 있다고 한다. 용이 승천했다는 하늘로 뻐끔하게 뚫린 굴의 아래로 흰 물보라가 거세게 밀고 들어오더니 왈칵 쏟아져 나간다. 용의 입에서 거친 연기를 뿜어내는 ‘용트림’이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이를 사랑하는 동네 경찰로 나오는 주인공 강하늘은 충청도 사투리를 쓴다. 그래서 흰 구름과 코발트색이 어우러진 바닷가 풍경이 충청도 서해안 어디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경북 포항시 구룡포항이었다.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도 빨간색, 흰색 등대가 예쁜 항구가 등장한다. 경제 개발을 이끌어 온 포스코의 제철산업 단지로만 알고 있던 포항에 이렇게 한적하고 아름다운 갯마을 풍경이 그대로 살아 있다니…. 포항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를 닮은 지형 때문에 임인년 새해 일출맞이로 더욱 각광받는 곳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로맨틱 드라마의 촬영지이자, 포스코가 만든 아트 체험시설로 연인들의 ‘핫플레이스’ 여행지로 떠오른 포항을 찾았다. ● 영일만 뷰 맛집 ‘스페이스 워크’ 포항 시내 영일만에서 북쪽으로 차로 10여 분 거리의 환호공원.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포스코 야경과 바다 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선 ‘스페이스 워크(Space Walk)’는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무중력 상태의 우주를 유영하는 듯, 롤러코스터 레일 위를 걸어 다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아트시설 작품이다. 개장한 지 두 달이 채 안 돼 11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을 정도로 포항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독일 작가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츠 부부가 디자인한 스페이스 워크는 트랙 길이 333m, 총 717개의 나선형 계단으로 이뤄진 작품. 포스코가 2년 7개월에 걸쳐 건립한 후 포항 시민들에게 기증했다. 100% 포스코 강재로 만든 구조물로 중앙의 360도로 돌아가는 루프 구간만 빼고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작가는 “중앙의 루프 구간은 미학적으로 전체적인 형상의 중심이자 개념적으로는 닿고 싶지만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를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환호공원 언덕에서 만난 ‘스페이스 워크’의 첫인상은 하늘 위에 멋지게 휘갈겨 쓴 사인(sign)처럼 보였다. 각도에 따라 하트, 오메가 모양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는데, 에어쇼에서 곡예비행의 구름처럼 자유로운 곡선의 향연을 펼친다. 롤러코스터의 레일 위를 걸을 때는 포항의 거센 바닷바람에 철제 구조물이 살짝 흔들린다. 아찔함을 느끼며 난간을 꼭 잡는다. 추운 날씨에 장갑은 필수다. 포스코에 따르면 동시 수용 인원은 최대 150명. 순간 풍속은 초당 80m까지 끄떡없고, 약 6.4∼6.5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포스코의 집약된 기술로 붕괴되지 않는 구조라고 하니, 난간을 꼭 잡고 한 계단 또 한 계단 오른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다. 순간 고개를 들어 보니 탁 트인 전망! 포항의 푸른 바다, 은빛으로 부서지는 영일만의 파도, 포항제철소 굴뚝의 하얀 연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스름한 저녁에 스페이스 워크를 다시 찾았다. 호미곶 너머로 해가 지는 붉은 노을빛을 배경으로 가장 멋진 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얀색 조명으로 빛나는 모습을 보니 왜 이름이 ‘스카이 워크’가 아니라 ‘스페이스 워크’인지 알 수 있었다. 불시착한 UFO 우주선이나 외계 생명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휘황찬란한 야경이 멋진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스페이스 워크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밤에 멀리서 보면 포항의 특산물인 대게나 문어가 산등성이에 올라탄 모습처럼 보인다. 스페이스 워크는 별도의 예약이 필요 없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강우 강풍 등 기상 악화 시엔 출입이 자동 차단된다. 주말에는 1시간 이상 줄을 서기도 한다. ● 동백꽃 피는 갯마을 차차차 해돋이와 과메기로 유명한 포항 여행은 요즘 새로운 트렌드를 맞고 있다. 바로 ‘K드라마의 성지’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갯마을 차차차’(tvN), ‘동백꽃 필 무렵’(KBS2)에 나오는 아름다운 항구마을 촬영지가 바로 포항이기 때문이다. 둘 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 젊은 연인들이 자그마한 포구의 등대와 시장 골목을 찾아다니며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는 여행을 즐긴다. 조용했던 어촌마을인 포항의 북구 청하리는 ‘갯마을 차차자’를 본 국내외 팬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청하 오일장에는 드라마에 나오는 공진반점, 보라수퍼, 청호철물점, 오윤카페가 있고, 사방기념공원 정상에 놓여 있는 두식의 고깃배, 활공장이 있는 흥해읍 곤륜산, 구룡포읍 석병리 빨간등대 등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남자 주인공인 홍두식이 서핑을 한 월포해수욕장은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이 서핑이라는 게, 인생이랑 비슷해. 좋은 파도가 오면 올라타고, 또 잘 내려가고 파도가 너무 높거나 없는 날에는 겸허히 받아들이고.”(홍두식의 대사) 과메기로 유명한 구룡포항의 일본인 가옥거리는 요즘 ‘동백이 마을’로 더 유명하다. 강하늘과 공효진이 앉아 있던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계단,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여주인공 동백이(공효진)가 운영하던 ‘까멜리아’, 산동네 골목길에 있던 ‘동백이 집’에는 커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드라마 속에서 ‘옹산 게장골목’으로 나왔던 이 거리를 특히 밤에 걸어보면 어디선가 주인공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일본인 가옥거리’는 1923년 일제강점기 시절 동해 최대의 어업 전진기지였던 구룡포항이 생기면서 일본인이 몰려들어서 형성된 거리였다. ‘까멜리아’도 일본식 가옥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드라마 속에서는 두루치기 전문 식당이자 술집이었지만 지금은 커피숍으로 운영 중이다. 커피를 시켜서 ‘동백빵’(치즈맛, 고구마맛)과 함께 먹으면 좋다. 까멜리아 안에는 동백서점, 동백오락실 등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배경까지 재현해 놓았다. 들어오는 손님마다 “안녕하세요 동백 씨, 용식 씨∼” 하는 사장님의 인사가 낯설면서도 정겨운 느낌을 준다. ● 호미곶 해돋이와 구룡소 산책 포항은 빛과 철의 도시다. ‘영일(迎日)’이란 이름처럼 해돋이로 유명한 명소다. 그중에서도 호미곶은 대한민국 본토 최동단으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이다. 호미곶(虎尾串)은 조선 중기 풍수가 남사고(南師古·1509∼1571)가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이며, 백두산은 코, 호미곶은 꼬리에 해당하는 명당’이라 설명한 후 호랑이 꼬리로 불렸다.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가 시작되는 설을 앞두고 호미곶 해돋이 광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바닷속에 설치된 조각 작품 ‘상생의 손’을 마치 내 손인 것처럼 각도를 조절해 사진을 찍는 것도 여행의 즐거운 추억이 된다. 월포해변에 있는 ‘이가리 닻 전망대’는 해송 숲과 기암괴석에 부딪치는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하늘 위에서 보면 닻 모양을 하고 있다. 닻의 끝 부분에 있는 빨간 화살표는 252km 떨어진 독도를 가리키고 있다고 한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동배리 해안길에는 아홉 마리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 오는 구룡소(九龍沼)가 있다. 바닷물이 끊임없이 들이치는 거대한 바위 바닥에는 9개의 작은 웅덩이와 굴이 있다고 한다. 용이 승천했다는 하늘로 뻐끔하게 뚫린 굴의 아래로 흰 물보라가 거세게 밀고 들어오더니 왈칵 쏟아져 나간다. 용의 입에서 거친 연기를 뿜어내는 ‘용트림’이다.포항=글·사진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독일 베를린에 있는 브란덴부르크 문은 1791년 완공한 프로이센 왕국의 개선문이었다. 1961년 독일이 동서독으로 분단되고, 베를린장벽이 세워지면서 브란덴부르크 문을 통한 왕래도 금지됐다. 1989년 독일이 통일되고,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가 동독의 한스 모드로 총리와 만나 역사적인 악수를 나누면서 이 문은 통일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역대 한국 대통령이 찾았던 장소이기도 하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석가모니의 생애는 숲 및 나무와 매우 밀접하다. 태어날 때는 무우수(無憂樹), 깨달음을 얻을 때는 보리수(菩提樹), 열반에 들 때는 사라수(沙羅樹) 나무가 사방에 있었다고 한다. 부처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탄생, 정각, 열반의 순간에 함께한 성스러운 나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의 이연숙 대표는 “무우수는 근심이 없고, 어리석음이 없는 깨달음의 나무”라고 설명했다. 숲과 나무를 좋아하는 이 대표는 2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무우수갤러리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우리 산하의 숲과 나무를 표현한 작품을 선보이는 ‘무우수 특별전’을 연다. “우리 선조들은 오래전부터 땅이나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산이나 언덕을 당산이라고 하는데 이는 가장 원시적인 신앙의 한 형태로 산 전체가 신성시되었죠. 당산에 있는 신수는 당나무, 당산나무, 서낭나무, 당산목, 성황목 등으로 불렸습니다. 대개 돌무더기에 둘러싸여 있는 당산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이고, 조상신이며, 사람들이 신과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대표는 “당산나무의 근원은 단군신화의 신단수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것이 후에 솟대 장승 등으로 분화 발전되었다고 전해진다”며 “이러한 나무를 학술적인 명칭으로는 ‘우주목’ 또는 ‘세계수’라고 한다”고 말했다. ‘무우수 특별전’에는 정영환, Koni(이고은), 강동현 작가의 회화와 조각작품이 전시된다. Koni(이고은) 작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겹쳐지는 나무의 견고하고 거친 결의 질감을 표현한다. 금속 공예가인 강 작가는 나뭇가지나 그물망처럼 만든 금속 조형으로 변화하는 숲의 모습을 표현해 장엄한 생명감을 자아낸다. 정 작가는 푸른색을 사용해 초현실적인 숲 풍경을 그린다. 희망과 슬픔이 교차하고, 낯설면서도 신비롭고 서늘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정 작가는 “파란색은 어떤 색과 조우하느냐에 따라 속성을 달리하는 변화무쌍한 색”이라며 “푸른 숲 그림을 통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휴식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갤러리 외에도 무우수아카데미, 덕주출판사도 운영하고 있다. 무우수아카데미에서는 장천 김성태 작가(한국캘리그라피협회장)의 캘리그래피 수업, 전통재료기법(문활람), 전통불화(이철승), 불상조각(이재윤), 고려불화(현승조), 전통자수(윤정숙), 고전전각(김내혜) 수업 등이 진행된다. “마야부인이 무우수를 잡고 석가를 출산했다고 합니다. 석가의 탄생 순간과 무우수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죠. 신성한 생명이 이 나무를 통해 전해졌다는 의미에서 무우수는 아쇼카(Ashoka) 나무라고도 불립니다. 새해에는 숲과 나무처럼 생명이 충만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 파리는 고풍스러운 석조 건축물이 인상적이지만, 가끔씩 파격적인 현대 건축물로 단조로움을 깨뜨린다. 324m 높이의 에펠탑, 라데팡스의 신개선문, 프랑수아 미테랑 도서관…. 그중 ‘퐁피두센터’는 압권이다. 배관과 환기구, 각종 배선들을 건물 외부로 드러내 빨강, 파랑, 노랑의 원색으로 칠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내장이 튀어나온 건물’이란 혹평을 받았지만 지금은 연간 700만 명이 방문하는 현대미술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겨울산의 최대 묘미는 눈꽃여행이다. 영화 ‘겨울왕국’처럼 하얗게 피어난 ‘설화(雪花) 터널’을 만나는 순간 평생 잊을 수 없는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강원 평창과 홍천의 경계에 선 계방산은 겨울철 눈꽃을 잘 볼 수 있는 설화 명산으로 유명하다. 백두대간의 서편에 우뚝 서서 시베리아 북서풍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계방산은 높이도 높을뿐더러 눈꽃이 만들어지기 좋은 여러 조건을 갖춘 산이기 때문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피켓 요정의 추억 강원 평창군 계방산(해발 1577m)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그러나 산행은 의외로 쉽다. 구름도 쉬어간다는 운두령 정상(해발 1089m)까지 차로 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계방산 정상까지 표고차는 488m도 되지 않아 5, 6시간 정도면 왕복 산행을 마칠 수가 있다. 간밤에 약간의 눈이 내린 다음 날 새벽. 서울에서 차를 몰고 오전 8시 반쯤 운두령 쉼터에 도착했다. 차를 세우고 맞은편 계방산 탐방로 계단을 올라 숲 속에 들어서자마자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순식간에 요정의 나라에 발을 들여놓은 듯했다. 영화 ‘겨울왕국’처럼 온 산의 나뭇가지에 은빛 구슬이 맺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어! 이 장면 어디에선가 본 듯한데?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서 피켓 요원들이 입고 있던 의상이 떠올랐다. 흰색 와이어에 반짝이는 구슬을 엮은 드레스와 손에 든 나뭇가지는 흡사 겨울나라에 사는 공주와 같은 우아함과 화려함으로 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금기숙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가 디자인했던 ‘눈꽃 요정’ 의상은 평창 계방산의 눈꽃터널에서 영감을 얻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눈이 쌓인 산속에서는 아이젠을 끼운 등산화로 걸을 때마다 들리는 ‘뽀드득’ 소리만이 적막을 깨운다. 등산로 중간쯤에서 만나는 물푸레나무 군락지에서는 몸통까지 하얗게 얼어붙은 나무들이 반갑게 손을 내민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설악산과 오대산, 태기산, 가칠봉 등 백두대간의 연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해가 떠오르고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순백의 눈꽃터널 사이로 코발트색 하늘이 비친다. 겨울 계방산을 더욱 청초하고 오묘하게 하는 시그니처 풍경이다. 상고대를 두툼한 솜옷처럼 입고 있는 나뭇가지들은 영락없이 푸른 바닷물 속에서 춤추고 있는 하얀 산호의 모습니다. 지난해 여름 울릉도에서 스킨스쿠버다이빙을 하며 수심 45m 바닷속에 본 은빛 해송(海松·천연기념물 456호)을 산속에서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계방산의 ‘상고대’는 눈꽃이 아니다. 나뭇가지에 눈이 쌓여 생기는 눈꽃과 달리 상고대는 공기 중에 수증기가 얼어붙은 서리꽃이다. 그래서 눈이 내리지 않는 날에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해가 떠오르면 상고대는 녹아서 사라진다. 상고대가 녹으면서 나뭇가지에 얼어 있던 얼음조각들이 눈 위로 떨어진다. 부스러지는 얼음조각이 흰 눈에 떨어진 모습은 시루에서 막 꺼낸 백설기 떡 같다. “상고대는 습도와 기온, 바람이 만들어내는 예술작품입니다. 기본적으로 산에 눈이 쌓여 있고, 눈이 녹았다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공기 중의 수증기가 나뭇가지나 잎에 엉겨 붙어 상고대가 생기지요. 눈이 온 다음 날 눈꽃과 상고대가 함께 피어나는 게 최고입니다. 일기예보를 잘 보고 산행 날짜를 고르면 돼요.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면 정상 부근에서 최고의 절경을 볼 수 있습니다.”(‘커피볶는 계방산장’ 박대원 대표) 정상에서 계방산으로 내려오는 길은 세 개의 갈림길로 나뉜다. 다시 운두령으로 돌아가는 길과 계방산 삼거리 방면, 그리고 계방산 오토캠핑장 쪽으로 하산 길을 잡을 수 있다. 오토캠핑장 방면으로 내려오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 군락지를 볼 수 있고, 노동계곡과 이승복 생가를 볼 수 있다. ●밀브릿지 방아다리 약수터 계방산 입구에서 차로 20여 분 만에 갈 수 있는 방아다리 약수터는 조선 숙종 때부터 약수의 효험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한국관광공사의 7대 약수에 선정된 곳으로 위장병과 빈혈증, 신경통,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로 폐쇄돼 마셔볼 수는 없다. 방아다리 약수터 일대는 6·25전쟁을 겪으며 황폐화됐는데 고(故) 김익로 선생이 1950년대부터 숲을 조성하기 시작해 지난 60여 년간 가꾼 끝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전나무, 낙엽송 등 10만 그루 넘는 나무가 이곳에 인공으로 심어졌다. 밀브릿지 입구부터 약수터까지 이어진 300m가량의 전나무 숲길이 그 결실이다. 방아다리 약수터는 주변 지형이 디딜방아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들어선 ‘밀브릿지(Mill Bridge)’도 ‘방아다리’의 영문명이다. 이곳에는 숙박시설, 산책로, 약수 체험장, 명상원, 미술관, 카페,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밀브릿지는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평창 여행’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명소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전나무 숲길과 갤러리를 닮은 모던한 숙소가 관광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전나무 숲과 어우러지는 차분한 톤의 건물들은 건축가 승효상이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총 18개 객실로 이뤄진 숙박시설은 몇 달 전부터 미리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넓은 창에는 전나무 숲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담긴다. 커플 여행객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창밖 숲속 풍경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 인스타그램에서 핫하다. 평창군 진부면 방아다리로 1011-26. ●평창 송어 맛집 평창은 송어 양식을 국내에서 최초로 시작한 곳이다. 송어는 12도 이하 맑은 물과 조용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냉수성 어종으로 1급수가 아니면 살지 못하기 때문에 양식이 쉽지 않다. 소나무 색깔처럼 분홍빛을 띠기에 송어(松魚)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살색이 연어와 비슷하지만 고소한 맛이 나며 훨씬 탄력이 있다. 평창 송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살이 찰지고 맛이 뛰어나다. 힘이 세서 손맛도 좋다. 해마다 진부면 오대천에서는 얼음을 깨고 송어를 낚시로 잡는 평창송어축제가 펼쳐졌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속사 나들목에서 이승복기념관을 지나 계방산 가는 길에는 송어를 맛볼 수 있는 횟집이 몇 군데 있다. 그중 한 곳인 남우수산은 1980년 무렵부터 송어 양식장과 송어횟집을 연 노포다. 가게 앞 계곡에 설치된 송어 양식장에는 여름에는 송어가 헤엄을 치지만, 현재는 얼어 있어 송어를 볼 수는 없다. 잘게 썬 양배추 더미에 콩가루, 초장, 들깨가루, 들기름을 살살 섞어 입맛에 맞는 꾸미를 만든 다음, 주홍빛이 선연한 송어 한 점을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 채소와 함께 먹는다. 적당히 회를 남겨 튀김으로 먹어도 별미고, 매운탕으로도 끓여준다. 머루주, 오디주, 더덕주 등 평창산 민속주도 판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