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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는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과 손잡고 ‘새로운 피’(신산업) 수혈에 나선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회관에서 신산업 육성 전국토론회의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지자체, 기업, 청년, 국회의원 등 각계 분야 200여 명이 참석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현재 위기를 극복하려면 재정과 통화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어렵다”며 “새로운 산업을 키워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경기부양 대책보다는 신산업 공급정책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전경련은 △규제에 막혀 있지만 성공하기 쉬운 ‘하이 찬스’ 산업(산지비즈니스, 스마트 의료, 자동차 개조) △공급이 부족한 과소공급 산업(시니어산업, 농식품 , 해양레저) △청년·지자체 등이 추진하기 어려운 분야에서의 국가창업(항공기 개조, 바이오제약) 등을 3대 신산업 전략 방안으로 제시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재계가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는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과 손잡고 ‘새로운 피’(신산업) 수혈에 나선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회관에서 신산업육성 전국토론회의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지자체, 기업, 청년, 국회의원 등 각계 분야 200여명이 참석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현재 위기를 극복하려면 재정과 통화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어렵다”며 “새로운 산업을 키워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경기부양 대책보다는 신산업 공급정책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전경련은 △규제에 막혀 있지만 성공이 쉬운 ‘하이 찬스’ 산업(산지비즈니스, 스마트 의료, 자동차 개조) △공급이 부족한 과소공급 산업(시니어산업, 농식품 , 해양레저) △청년·지자체 등이 추진하기 어려운 분야에서의 국가창업(항공기 개조, 바이오제약) 등을 3대 신산업 전략 방안으로 제시했다. 5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항공기 개조 산업’ 관련 토론회를 열었던 전경련은 9월까지 대구, 인천, 충남북, 전남북 등에서 추가로 6번의 신산업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지방 명문고와 명문대를 졸업한 뒤 공직 생활을 하다가 사업가로 변신한 A 씨는 출신 지역 및 동창회와 관련된 온갖 모임에 빠지지 않는다. 특유의 사교성을 바탕으로 동문들의 경조사를 앞장서서 챙기는 건 물론이고 정기적으로 자리를 만들어 식사를 대접한다. 그가 관리하는 인맥 가운데는 자신의 사업 분야와 무관한 공직자도 숱하다. 후배들은 그를 “사업가로 성공하고 선후배 경조사도 두루 챙기며 아낌없이 베푸는 존경스러운 분”이라며 극찬한다. 하지만 A 씨의 속내는 다르다. ‘장차 힘 있는 기관의 간부 자리에 오르거나, 유력 정치인의 측근이 될 수 있는 사람들과 오랜 기간 ‘보험’처럼 쌓아올린 인맥이 언젠가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돼도 이런 ‘보험용 관리’는 법 그물망에서 빠져나가기 쉽다. 직무 관련성이 없다면 1회 100만 원 이하, 연간 300만 원 이하의 식사 대접, 선물, 경조사비는 허용되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은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만 식사비 3만 원, 선물 값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을 초과해 제공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따라서 김영란법의 허술하고 과잉 규제적인 대목을 보완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직무 관련성 없음’이라는 구멍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는 ‘권력형 비리’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규정 강화와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력형 부정부패에 대한 대책 없이 ‘곁가지’만 건드리는 것으로는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거악 비리 뿌리 뽑으려면 많은 국민은 김영란법이 권력층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하지만 9월 28일 김영란법이 시행돼도 정작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는 ‘거악(巨惡)’들의 은밀한 부정부패 토양은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권력 유착형 비리는 ‘3만 원짜리 식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공을 들이며 작업해 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세간을 뒤흔들었던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의 정관계 로비나 ‘박연차 게이트’ 등은 모두 관련자들이 전현직 대통령 친인척을 비롯한 다양한 정관계 인사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쌓으며 ‘대가성 없이’ 금품을 건넨 사건들이다. 상습 도박 혐의로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역시 재판 과정에서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인맥을 활용하려 한 점이 논란이 됐다. 물론 대가성 없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김영란법의 규정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직무 관련성 없음’이라는 대목은 구멍으로 남을 수 있다. ‘동향, 동문 선후배’식의 외피로 포장한 만남을 통해 1회 100만 원 이내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접대할 경우 법망을 벗어난 ‘스폰서’ 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직무 관련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직무 관련성이 없는 접대의 허용 기준을 현행(100만 원 이하)보다 훨씬 낮춰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법학)는 “현재로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하며, 이는 헌법에 나와 있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김영란법이) 일부에 대한 표적 수사나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김영란법으로 부정부패가 일소될 것’이라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면서 정작 권력형 비리 척결을 위한 숙원 대책들을 어물쩍 외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비롯해 대통령 친인척, 고위공직자,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부패 방지 대책들은 김영란법 시행과 상관없이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자를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적용 대상자를 명확히 해 ‘화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정부패가 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 보니 일부는 ‘부정부패=정부’라고 생각할 정도”라며 “정부의 확고한 실행 의지가 일반인의 신뢰를 얻는 첩경”이라고 말했다.○ 민간의 자정 노력 동반돼야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민간에 만연한 비리나 ‘갑(甲)질’ 관행에 대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 간 구매나 납품, 하청 등의 과정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리베이트나 뇌물 상납 같은 행태는 김영란법의 ‘그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민간의 접대 및 상납은 더욱 은밀해지는 추세다. 원청업체(대기업) 직원들이 하도급업체(중소기업) 직원의 개인 신용카드를 빌려다가 자신들의 회식 비용을 결제하거나 ‘납품 계약’을 무기로 각종 향응을 제공받는 일은 요즘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경찰 수사로 드러난 제약회사들의 리베이트 행태 중에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감성 영업’이라는 명목으로 의사의 자녀를 학원에 태워주거나 가족들을 데리러 공항에 나가는 ‘픽업 서비스’까지 들어가 있다. 김용철 한국반부패정책학회장은 “처벌은 단기적 처방일 뿐이므로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국민 전체의 가치관과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박창규 기자 kyu@donga.com·김민·김창덕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대 국회가 개원한 첫 달 서울 여의도에 수시로 출근 도장을 찍었다. 지난달 20∼29일에만 다섯 차례나 국회를 찾았다. “경제활성화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켜 달라”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박 회장은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5월 12일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향후 몇 달간은 정치권과 경제계가 팀워크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개원 한 달여가 지난 20대 국회는 경제계의 이 같은 바람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대 국회가 폐기했던 경제민주화 법안들은 개원과 동시에 대거 ‘부활’했고 대기업들을 정조준한 법안도 다수 발의를 앞두고 있다. 경제활동과 관련한 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면서까지 입법부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법안들도 앞다퉈 발의되고 있다.○ 경제민주화 법안 10건 중 6건은 ‘재활용’ 동아일보가 5월 30일∼7월 6일 국회의원들이 입법 발의한 592개 법안 중 경제민주화 법안 67건과 19대 때 발의된 비슷한 법안들을 비교한 결과 40건(59.7%)은 표현만 살짝 바꾸거나 2, 3개 법안 내용을 묶어 발의한 ‘재활용’ 법안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점포의 개설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대규모 점포가 주변 소상공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데서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도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다시 등장했다. 삼성 등 대기업 지배구조를 타깃으로 삼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역시 개원과 동시에 살아난 대표적 법안이다. 의원들의 재활용 사랑은 경제민주화 법안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경제활성화 법안도 총 40건 중 20건(50.0%)이 재탕 법안이었다. 경제민주화나 경제활성화로 구분할 수 없는 기타 법안들까지 합하면 경제 분야의 전체 의원 발의 법안 286건 중 재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법안이 162건(56.6%)이나 됐다.○ 정부 권한 축소하려는 법안도 잇달아 발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핵심은 최저임금의 결정을 국회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현재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심의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노사정 3자가 각각 9명씩 추천해 구성한다. 정부 산하 위원회의 역할을 국회로 가져오겠다는 것은 입법부의 지나친 행정권 간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재계가 더 걱정하는 것은 국민의당의 행보다. 국민의당은 최근 당 홈페이지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하청업체와 개인 프랜차이즈 점포에 지게 하지 말고 대기업 본사에 일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돼 국회를 통과한다면 재계는 당장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미 발의된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개정안(초과이익공유제 확산) 등과 맞물려 ‘기업 생태계’ 전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 횡포를 근절하려면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등 현재 있는 법안을 보다 철저히 집행하면 된다”며 “시장경제 자체를 흔드는 법안들을 고민 없이 내놓는 것은 국가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최운열 더민주당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아예 폐지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 5개 법에 대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불공정거래나 담합 등에 대한 고발권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19대 국회에서 감사원, 조달청, 중소기업청에 ‘고발요청권’을 부여하는 선에서 법안 개정이 이뤄졌지만 그에 만족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고발로 이어지기 전 ‘정부 조사’라는 최소한의 장치도 없을 경우 경쟁 관계에 있는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무분별한 투서가 날아들어 기업 생태계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일부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해 전체 대기업의 경제활동에 제약을 걸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역대 최악이었던 19대보다는 나은 20대가 돼야 전문가들은 20대 국회가 최악의 입법 효율성을 보였던 19대 국회와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19대 국회의 의원 발의 법안 가결률은 39.6%로 집계됐다. 4·19혁명과 5·16군사정변으로 일찍 해산한 4대(1958∼1960년·30.1%), 5대(1960∼1961년·20.3%) 국회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40%에도 미달했다. 의원 발의 법안 건수는 17대 6387건, 18대 1만2220건, 19대 1만6728건으로 매년 폭증하고 있지만 가결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의원 발의 법안 중 부결(2건)되거나 철회(172건) 및 폐기(9928건)된 법안이 1만 건을 넘어섰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기 시작하면서 발의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입법의 질’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각 정당 내 연구소가 법안이 시행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이나 경제·사회적 영향에 대해 검토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개혁’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부터 각종 규제를 양산하는 법안 발의에 신중을 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임직원이 대략 10만 명인 삼성전자는 매년 3000∼5000명씩, 약 6만7000명이 근무하는 현대자동차는 매년 2000∼3400명을 ‘청년’으로만 선발해야 한다면 어떨까.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솔깃하게 들릴 만한 얘기지만 경영실적에 상관없이 무조건 정원의 5%라는 할당량을 지켜야 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몸집을 줄이려는 기업의 경우 정원 5%의 청년을 신규 고용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4명(박남춘·노웅래·박주선·김삼화)은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고용 촉진 특별법’ 개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했다.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의 경우 청년 미취업자 고용 비율을 매년 정원의 3% 이상에서 5% 이상으로 올리고 민간 기업에도 적용(법안에 따라 적게는 3%, 많게는 5%)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불황에 정치리스크까지 지게 된 재계 20대 국회가 개원 한 달여 만에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낸 경제민주화 법안들 중 상당수는 대기업의 영향력을 축소하거나 기업의 물적, 인적 부담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야당은 경제민주화 법안을 집중적으로 발의하면서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등 긍정적 요인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 △내수 위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복병을 만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재계가 정치리스크까지 떠안게 되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대기업 관계자들은 “발의된 법안의 입법 여부에 따라 경영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며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계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법안 중 하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다. 더민주당의 윤호중, 박주민 의원은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22%인 법인세를 과세표준이 500억 원 이상인 기업의 경우 25%로 올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과세표준 200억 원 이상 기업에 법인세 25%를 물리겠다고 발의했다. 사업주가 매년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공시하고 근로시간이 기준을 초과하는 사업주에게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고용정책 기본법 개정안, 직원의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가 군대에 갈 때 입영 동행 휴가를 유급으로 보내주는 병역법 개정안 등은 19대 때 폐기됐다가 다시 부활했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여소야대 국회인 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재계에 부담이 되는 법안이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지배구조까지 조준 박용진, 박영선 더민주당 의원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내 공익법인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경우(100% 보유한 경우 제외) 의결권 행사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냈다. 자산 10조 원 이상의 국내 대기업집단 28곳 중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 20곳이 40개 공익법인을 통해 다수의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다. 사실상 국내 모든 주요 그룹의 경영권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 있는 법인 셈이다. 박용진 의원실은 “재벌기업 공익법인들이 공익사업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전부터 있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잉·중복 규제는 공익재단을 통한 대기업들의 사회사업 확대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더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국민의당은 7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 대책으로 규제 대상 대기업 오너 일가 지분 요건을 현행 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20%에서 모두 20%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많은 그룹이 상당수의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큰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에 이어 대기업들이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이 발의돼 통과될 경우 계열사 지분 정리가 불가피해 재계에서는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권석창 새누리당 의원이 총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결함 신차의 교환·환불 의무화’ 법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을 위한 법을 만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고가의 승용차에 대해 교환·환불을 의무화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창덕 기자}
최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내 기업 임직원의 최고 연봉이 최저 임금의 30배(약 4억5000만 원)를 넘지 못하게 하는 ‘최고임금법’을 발의했다. 이 법이 통과되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야 할 국내 기업들이 국내외 우수 인력을 끌어올 유인책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임원 연봉 수준까지 국회가 직접 정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20대 국회가 개원 후 한 달여 동안 이처럼 ‘기업을 옥죄는’ 법안을 하루에 2건가량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2건씩 발의된 법안 가운데 절반이 경제 관련 법안이었는데 학계 및 재계 전문가에게 자문한 결과 이 중 4건당 1건은 이른바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분류될 만한 것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산업 구조조정이 한창이지만 정치권 행보는 경제 활성화보다 ‘기업 옥죄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7일 동아일보가 20대 국회가 개원한 5월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의원발의법안 592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경제 관련 법안은 286건(48.3%)으로 집계됐다. 경제 법안 중에는 경제민주화 법안(67건)이 경제활성화 법안(40건)의 1.7배나 됐다. 그나마 경제활성화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을 재탕한 게 대부분이었다.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정당별 경제민주화 법안 발의 건수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39건(58.2%), 18건(26.9%)이었다. 정의당도 7건(10.4%)이었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경제민주화 법안은 3건(4.5%)이었다. 반대로 경제활성화 법안은 전체 40건 중 29건(72.5%)을 새누리당이 발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인기영합적인 법안 발의를 통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자칫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들에는 큰 부담이 된다”고 우려했다. 20대 국회가 개원 직후부터 지나치게 많은 법안을 쏟아내면서 ‘입법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의원발의 규제입법’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기업이나 경제 활동에 대한 획일화와 평준화를 지향하는 경제 규제는 창의성을 말살하는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김지현 기자}

고령사회(2018년) 진입을 앞두고 정보기술(IT) 및 가전제품에 대한 사회적 약자 층의 차별적 접근성 문제가 재계에서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장애인 및 고령자 비율이 국민 6명 중 1명꼴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전·IT 업계부터라도 사용편리성을 높인 제품 개발과 함께 국제 표준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7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2%로 고령화사회가 된 데 이어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2026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20.8%로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을 기준으로 보면 등록 장애인 252만 명, 65세 이상 고령자는 609만 명에 이른다. 첨단 IT 기기나 가전제품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수백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권리 및 지원에 관한 법과 제도를 잘 갖추고 있다. 1990년에 제정된 미국의 ‘장애인법’을 시작으로 호주(1992년), 영국(1995년), 스웨덴(1999년), 독일(2000년) 등이 유사한 법률을 제정했다. 모든 공공서비스, 통신 및 교통시설, 편의시설 이용 등에 관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차별을 금지하는 게 골자다. 국내에서도 2008년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만들어졌지만 공공시설물의 보도블록과 주차장, 점자책, 금융(ATM) 등을 제외하면 산업계 전반의 참여와 일반인의 관심은 아직 저조하다는 지적이 많다. 가전·IT 업계도 이런 사회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핵심은 표준이다. 이지용 LG전자 제품시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내외 장애인 단체, 접근성 관련 연구기관 등과 긴밀하게 협업해 보다 고객지향적인 제품을 개발 중”이라면서 “정부, 단체, 업체 간의 지속적인 기술표준화 논의가 이뤄져야 취약계층의 사용편리성을 보다 빨리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그동안 장애인용 보조기구와 의지(義肢)·보조기 등 고령자 및 장애인용 제품에 대한 KS 표준 95종을 제정했고, 올해 9종을 추가 제정할 계획이다. KS 규격인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가전제품 설계 가이드라인’을 11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국제표준으로 제안하기로 하는 등 국내 기술의 국제표준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제대식 국가기술표준원장은 “고령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품 및 서비스는 사용상 안전과 품질 성능이 보장돼야 해 표준과의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회적 배려계층에 대한 삶의 질 향상과 신성장 산업 확보를 위해 글로벌 표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일차전지 제조업체 비츠로셀은 지난달 15일과 21일 방위사업청과 각각 115억 원, 93억 원의 리튬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비츠로셀은 이에 힘입어 2016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매출 1000억 원에 도전한다. 비츠로셀은 2012년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돼 올해가 마지막인 5년 차다. 월드클래스 300은 정부가 세계적 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비츠로셀은 2011∼2015년 설비 확장과 연구개발(R&D)에 연평균 1000만 달러(약 116억 원)씩을 쏟아 부었다. 이 회사가 2014 회계연도에 영업이익 108억 원으로 처음 100억 원을 넘긴 것을 감안하면 번 돈보다 투자한 돈이 더 많았던 셈이다. 비츠로셀은 인도와 러시아 리튬일차전지 시장에서 각각 시장점유율 80%, 70%로 압도적 1위에 올라 있다. 이탈리아와 터키에서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숨은 강자’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3위인 리튬일차전지 사업을 3, 4년 후에는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특히 현재는 스마트미터기용 리튬일차전지로 매출의 절반을 올리지만 향후 납품 대상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 올 상반기(1∼6월)에만 인도 바라트전자와 인도 국방부에 납품할 중형 앰플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터키 유력 방산업체 로켓산과도 열전지 공급 계약을 맺었다. 비츠로셀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연평균 55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장승국 비츠로셀 사장(54)은 “현재는 스마트미터기용 배터리가 회사의 주력 제품이지만 점차 각국 군 장비, 석유가스 시추장비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은 15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200억 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월드클래스 300 기업인 신흥에스이씨도 전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삼성SDI를 주요 고객으로 둔 이 회사는 연간 매출액이 2012년 417억 원, 2013년 663억 원, 2014년 782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임직원도 같은 기간 302명에서 426명으로 크게 늘렸다. 지난해에는 시장 상황이 악화돼 659억 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전망은 밝다. 신흥에스이씨는 매출액 대부분이 삼성SDI에 납품하는 휴대전화 배터리에 들어가는 일부 부품으로 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개발에 성공한 폴리머전극 등 독자 제품을 기반으로 중국, 일본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황만용 신흥에스이씨 사장(51)은 “최근 독자 개발한 제품들이 해외 전시회 등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부품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부품 산업에 진출해 ‘신에너지 시대’를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불허한 데 대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우선 공정위가 최선의 결정을 내린 것인지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과도하게 시간을 끈 공정위로서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자초한 셈이다. 공정위는 어쨌든 결론을 냈고 공은 이제 시장에 넘겨졌다. 당장 케이블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업계 구조조정의 물꼬를 터 줄 것으로 기대했던 CJ헬로비전 매각이 결국 무산된 탓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임원은 “사실 케이블사업자를 인수할 수 있는 곳은 통신사업자가 유일했지만 이젠 물 건너갔다”라며 “남은 인수 후보는 사모펀드(PE)밖에 없는데 가능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했다. SK그룹으로서도 ‘실패의 충격’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복귀 후 이어진 ‘공격 앞으로’ 전략도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려되는 부분은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전체가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침 SK와 함께 가장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치던 롯데그룹이 전방위적 검찰 수사에 꼼짝달싹 못 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특히 국내외 M&A를 통한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을 롯데 수사의 주요 타깃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롯데그룹이 탈법을 저질렀는지 아닌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질 일이다. 그러나 수사 결과가 나오고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재계에서는 “섣부른 M&A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한 해외 로펌의 한국 대표는 “특정 기업의 M&A가 대외적 요인에 의해 좌절될 경우 다른 기업들까지도 M&A 협상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M&A 구설수가 산업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금은 조선업, 해운업이 1차 구조조정 타깃이지만 철강, 건설 등으로 삽시간에 번질 가능성이 크다.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이나 이 기회를 틈타 새로운 성장전략을 마련하려는 기업들로선 가장 빠른 방법이 M&A다. 막연한 ‘M&A 포비아(공포심)’ 확산이 각 산업 구조조정에 급브레이크를 걸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2014년의 삼성과 한화, 지난해의 삼성과 롯데 간 ‘빅딜’은 M&A를 통한 선제적 구조조정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 간 사업 재편이 지지부진하면 결국은 해외 자본의 힘을 빌리는 수순을 밟게 된다. 유력한 후보는 5년 전부터 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자본이다. 중국 기업의 지난해 국내 기업 M&A 거래 건수는 33건으로, 금액으로 보면 총 20억 달러나 된다. 전년과 비교하면 거래 건수는 3배, 금액은 2.3배로 늘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헐값에 매물로 나온 알짜 사업들이 중국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기에 기업들의 ‘제자리걸음’은 퇴보나 마찬가지다. M&A 포비아란 말이 그저 스쳐가는 우려에 그치길 바란다. 김창덕 산업부 기자 drake007@donga.com}

일차전지 제조업체 비츠로셀은 지난달 15일과 21일 방위사업청과 각각 115억 원, 93억 원의 리튬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비츠로셀은 이에 힘입어 2016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매출 1000억 원에 도전한다. 비츠로셀은 2012년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돼 올해가 마지막인 5년차다. 월드클래스 300은 정부가 세계적 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성장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비츠로셀은 2011~2015년 설비 확장과 연구개발(R&D)에 연 평균 1000만 달러(116억 원)씩 을 쏟아 부었다. 이 회사가 2014 회계연도에 영업이익 108억 원으로 처음 100억 원을 넘긴 것을 감안하면 번 돈보다 투자한 돈이 더 많았던 셈이다. 비츠로셀은 인도와 러시아 리튬일차전지 시장에서 각각 시장점유율 80%, 70%로 압도적 1위에 올라 있다. 이탈리아와 터키에서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숨은 강자’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3위인 리튬일차전지 사업을 3, 4년 후에는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특히 현재는 스마트미터기용 리튬일차전지로 매출의 절반을 올리지만 향후 납품 대상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올 상반기(1~6월)에만 인도 바라트전자와 인도 국방부에 납품할 중형 앰플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터키 유력 방산업체 로켓산과도 열전지 공급 계약을 맺었다. 비츠로셀은 사업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5년 간 연평균 55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장승국 비츠로셀 사장(54)은 “현재는 스마트미터기용 배터리가 회사의 주력 제품이지만 점차 각국 군 장비, 석유가스 시추장비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은 15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200억 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월드클래스 300 기업인 신흥에스이씨도 전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삼성SDI를 주요 고객으로 둔 이 회사는 연간 매출액이 2012년 417억 원, 2013년 663억 원, 2014년 782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임직원도 같은 기간 302명에서 426명으로 크게 늘렸다. 지난해에는 시장 상황 악화에 따라 659억 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전망은 밝다. 신흥에스이씨는 매출액 대부분이 삼성SDI에 납품하는 휴대전화 배터리에 들어가는 일부 부품으로 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개발에 성공한 폴리머전극 등 독자 제품을 기반으로 중국, 일본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황만용 신흥에스이씨 사장(51)은 “최근 독자 개발한 제품들이 해외 전시회 등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부품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부품 산업에 진출해 ‘신 에너지 시대’를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젼 인수를 불허한 데 대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우선 공정위가 최선의 결정을 내린 것인지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과도하게 시간을 끈 공정위로서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스스로 자초한 셈이다. 공정위는 어쨌든 결론을 냈고 공은 이제 시장에 넘겨졌다. 당장 케이블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업계 구조조정의 물꼬를 터 줄 것으로 기대했던 CJ헬로비젼 매각이 결국 무산된 탓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임원은 “사실 케이블사업자를 인수할 수 있는 곳은 통신사업자가 유일했지만 이젠 물 건너갔다”이라며 “남은 인수 후보는 사모펀드(PE)밖에 없는데 가능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했다. SK그룹으로서도 ‘실패의 충격’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복귀 후 이어진 ‘공격 앞으로’ 전략도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전체가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침 SK와 함께 가장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치던 롯데그룹이 전방위적 검찰 수사에 꼼짝달싹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특히 국내외 M&A를 통한 오너일가의 비자금 조성을 롯데 수사의 주요 타깃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롯데그룹이 탈법을 저질렀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질 일이다. 그러나 수사 결과가 나오고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재계에서는 “섣부른 M&A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한 해외 로펌의 한국대표는 “해외에서도 특정 기업의 M&A가 대외적 요인에 의해 좌절될 경우 다른 기업들까지도 M&A 협상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M&A가 잇달아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막 정규시즌에 돌입한 산업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금은 조선업, 해운업이 1차 구조조정 타깃이지만 철강, 건설 등으로 삽시간에 번질 가능성이 크다.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이나 이 기회를 틈타 새로운 성장전략을 마련하려는 기업들로선 가장 빠른 방법이 M&A다. 막연한 ‘M&A-포비아’(phobia·공포심) 확산이 각 산업 구조조정에 급브레이크를 걸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2014년의 삼성과 한화, 지난해의 삼성과 롯데 간 ‘빅딜’은 M&A를 통한 선제적 구조조정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 간 사업재편이 지지부진하면 결국은 해외 자본의 힘을 빌리는 수순을 밟게 된다. 유력한 후보는 5년 전부터 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자본이다. 중국 기업의 지난해 국내기업 M&A 거래 건수는 33건으로, 금액으로 보면 총 20억 달러나 된다. 전년과 비교하면 거래건수는 3배, 금액은 2.3배로 늘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헐값에 매물로 나온 알짜 사업들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기에 기업들의 ‘제자리걸음’은 퇴보나 마찬가지다. M&A-포비아란 말이 그저 스쳐가는 우려에 그치길 바래본다. 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
중국 기업이 수익성과 성장성, 평균 자산 규모 등에서 모두 한국 기업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과거가 된 셈이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의 ‘한중 양국의 기업경쟁력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국 전체 상장기업(2288개)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7.66%였다. 국내 상장기업(1453개)의 매출액 증가율 3.39%의 2배가 훨씬 넘는 수치다. 중국 기업들은 총 8개 지표 중 영업이익률(7.28%), 평균 자산 규모(15억700만 달러), 평균 특허 출원 건수(107.3건), 평균 해외 인수합병(M&A) 규모(700만 달러) 등 5개 지표에서 국내 기업들을 앞섰다. 특히 평균 자산 규모의 경우 중국 기업은 2007년 6억3992만 달러에서 7년 만에 2.4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기업들은 11억5348만 달러에서 14억6328만 달러로 26.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비해 나은 지표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 해외 매출 비중, 노동생산성 등 3개뿐이었다. 김산월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 기업이 이처럼 급속도로 성장한 배경에는 정부의 재정 지원 및 기술개발형 펀드 조성, 기술력과 브랜드를 흡수하기 위한 해외 M&A 추진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조선 산업이 올 들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역대 최악의 수주 성적표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각 사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서 조선업 전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4일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조사기관 클라크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상선 발주량 632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국내 조선소가 수주한 양은 83만 CGT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량 685만 CGT에서 88%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클라크슨이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20년을 통틀어 최저 실적이다. 전 세계 발주량이 전년 대비 3분의 1로 줄어든 게 결정적이지만 국가 간 경쟁에서도 중국(242만 CGT)과 이탈리아(89만 CGT)에 밀렸다. 우울한 소식은 또 있다. 산업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근로자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노조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 투표 시행 여부를 논의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1일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11일경 찬반 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4일 ‘준법 투쟁’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식 근무 시간인 8시에 30분 앞서 출근해 조업을 준비하던 것을 거부하고 8시까지 출근하기 시작한 것. 이날 오후에는 노동부 통영지청에 사측이 노사 합의를 어겼다며 고소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하순 경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파업 신청을 반려당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쟁의 이유를 ‘구조조정 반대’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결렬’로 바꿔 파업 절차를 다시 밟을 예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날로 고꾸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에 기력을 낭비한다면 국내 조선 산업은 희망이 없다”며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조선 산업이 올 들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역대 최악의 수주 성적표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각 사별 노사갈등이 심화하면서 조선업 전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4일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상선 발주량 632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국내 조선소가 수주한 량은 83만 CGT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량 685만 CGT에서 88%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클락슨이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한 1996년 이래 20년을 통틀어 최저 실적이다. 전 세계 발주량이 전년 대비 3분의 1로 줄어든 게 결정적이었지만 국가 간 경쟁에서도 중국(242만 CGT)과 이탈리아(89만 CGT)에 밀렸다. 우울한 소식은 또 있다. 산업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근로자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노조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 투표를 시행 여부를 논의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1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11일경 찬반 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4일 ‘준법투쟁’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식 근무시간인 8시에 30분 앞서 출근한 뒤 조업을 준비하던 것을 거부하고 8시까지 출근하기 시작한 것. 이날 오후에는 노동부 통영지청에 사측이 노사합의를 어겼다며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지난달 하순 경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파업 신청을 반려당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쟁의 이유를 ‘구조조정 반대’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결렬’로 바꿔 파업절차를 다시 밟을 예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날로 고꾸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갈등에 기력을 낭비한다면 국내 조선 산업은 희망이 없다”며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재계가 손을 잡는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회관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 및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양측은 7일 열리는 전경련 관광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업무협약의 핵심은 국내 관광자원을 적극 개발해 올 여름철 및 가을철 여행 성수기에 해외 여행객 중 상당수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면 침체된 내수경기를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문체부와 함께 각 기업 임직원이 휴가를 적극 사용하고 가능하면 국내 여행을 가도록 권장하는 공동 캠페인을 벌일 방침이다. 김 장관은 “이번 협약이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경련은 회원사에 임직원들의 국내 휴가를 권장하는 공문을 내려보내기로 했다. 현재 전경련 회원사들은 국내에서 쓸 수 있는 전통시장 상품권을 대거 구매해 임직원의 여름 휴가비로 나눠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6월 말부터 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와 함께 ‘우리 집부터 경제 살리기: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캠페인을 전개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악재까지 겹쳐 내수산업이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던 시기였다. 동아일보 캠페인이 시작되자 삼성, SK, LG, 현대중공업, KT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들과 15만 명의 경찰들까지 참여하면서 국내 휴가 열기가 전국으로 확산된 바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로 기업들은 국외와 국내 모두에서 올 하반기(7∼12월)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 해외법인 25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글로벌 및 교역대상국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하반기 글로벌 BSI는 88.5로 ‘경기가 상반기(1∼6월)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업이 많았다. BSI가 100보다 크면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글로벌 BSI는 해외법인의 현지 경기 전망이다. 하반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주요 이유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영국의 EU 탈퇴 결정이다. 중국에서는 철강 등 주요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경기 경착륙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글로벌 소비경기 위축은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여겨졌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도 기업 경영을 더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해외법인 4곳 중 1곳이 “외국 기업에 대한 현지 규제가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국내 한 화장품업체는 “중국에 법인이 없는 화장품업체는 보따리상을 통해 수출을 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화장품산업 보호 명목으로 이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신(新)고립주의 같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 확산되면 세계 교역량 감소로 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의 국내 기업 24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3분기 BSI 조사’에서도 3분기(7∼9월) BSI는 85에 그쳤다. 분기별 BSI가 1분기(1∼3월) 81에서 2분기(4∼6월) 91까지 올랐지만 다시 하락세로 꺾인 것이다. 광역자치단체별로는 대구(73), 울산(76), 인천(77), 광주(78)에서 특히 부정적 전망이 강했다. 대외 여건이 악화된 데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격이 국내 경기 전반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BSI가 100을 넘은 곳은 16개 광역지자체(세종 제외) 중 강원(117), 제주(110), 전남(107) 등 3곳에 불과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의 자구적 노력과 함께 정부와 국회의 발 빠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두 달 전 미국 테슬라의 모델S가 자율주행 도중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말 공식 조사에 나섰다. 1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테슬라에 모델S의 자율주행 성능에 대한 예비조사를 시작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번 조사는 5월 7일에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모델S가 플로리다 주 윌리스턴에서 대형 트레일러와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에 관한 것이다. 사고 당시 모델S 앞에 있던 트레일러는 고속도로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했다. 트레일러의 옆면을 인지하지 못한 모델S는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고 충돌했다. 모델S 정면은 트레일러 측면 바닥으로 끼어 들어갔다. 테슬라 측은 마침 하늘이 너무 맑아 자율주행 센서가 트레일러의 하얀색 옆면을 구분해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중 일어난 첫 사망사고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을 계기로 안전성이 논란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사고 발생 전 자사 자동차들의 무사고 자율주행 운행거리가 총 2억900만 km에 달한다는 게 테슬라 측 주장의 근거다. 미국의 모든 자동차를 놓고 보면 주행거리 1억5100만 km마다 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는데 이에 비하면 안전하다는 것이다. 테슬라와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도 올해 접촉사고를 낸 적이 있다. 2월 14일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은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서 도로 위 모래주머니를 피해 왼쪽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하지만 옆 차선에서 달려오던 도시버스의 옆면을 들이받았다. 속도를 늦출 것이란 자율주행 차량의 판단과 달리 버스가 주행속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은 지난 6년간 20건 가까이 사고가 났지만 스스로 사고를 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특히 구글이 지난해 사람의 운전습관을 따라하도록 자율주행 기능 알고리즘을 바꾼 뒤 나타난 사고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은 도로교통법을 너무 엄격하게 지키는 바람에 도로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구글과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의 잇따른 사고는 안전성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 운전자 판단이 아니라 온전히 기계에 안전을 맡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은 훨씬 높은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어서다.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기계 오작동이나 알고리즘 오류로 생기는 사고는 똑같은 상황에서 재연될 수밖에 없다”며 “제조 단계부터 모든 상황을 고려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나치게 높은 안전 기준은 산업 발전 자체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케빈 애슈턴 전 벨킨 청정기술사업 총책임자는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포럼’의 기조연설에서 “사람이 자동차 사고를 내 10명이 죽으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자율주행 차량이 같은 사고를 내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된다”며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 차량 산업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나란히 내수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 덕에 웃었고 수출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울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각각 35만1124대, 27만6750대를 팔았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14.1%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현대차는1.8%, 기아차는 8.2%가 줄어 대조를 이뤘다. 한국GM은 지난달 국내외에서 5만5077대를 팔아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6월 기준으로는 최대 판매실적을 냈다. 상반기 누적 판매는 30만75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0.1% 줄었지만 국내만 놓고 보면 21.6%나 늘어났다.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도 각각 SM6와 티볼리를 앞세워 올 상반기 좋은 실적을 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두 달 전 미국 테슬라의 모델S가 자율주행 중에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자율주행차량 안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말 공식 조사에 나섰다. 1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테슬라에 모델S의 자율주행 성능에 대한 예비조사를 시작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7일에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모델S가 플로리다주 윌리스턴에서 대형 트레일러와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에 관한 것이다. 사고 당시 모델S 앞에 있던 트레일러는 고속도로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했다. 트레일러의 옆면을 인지하지 못한 모델S는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고 충돌했다. 모델S 정면은 트레일러 측면 바닥으로 끼어들어갔다. 테슬라 측은 마침 하늘이 너무 맑아 자율주행 센서가 트레일러의 하얀 색 옆면을 구분해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중 일어난 첫 사망사고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을 계기로 안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사고 발생 전 자사 자동차들의 자율주행 모드 운행 누적거리가 총 2억900만 ㎞에 달한다는 게 테슬라 측 주장의 근거다. 미국의 모든 자동차를 놓고 보면 주행거리 1억5100만 ㎞마다 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테슬라와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도 올해 접촉사고를 낸 적이 있다. 2월 14일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도로 위 모래주머니를 피해 왼쪽으로 차선변경을 시도했다. 하지만 옆 차선에서 달려오던 도시버스의 옆면을 들이받았다. 속도를 늦출 것이란 자율주행차의 판단과 달리 버스가 주행속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지난 6년 간 20건 가까이 사고가 났지만 스스로 사고를 낸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특히 구글이 지난해 사람의 운전습관을 따라하도록 자율주행 기능 알고리즘을 바꾼 뒤 나타난 사고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도로교통법을 너무 엄격히 지키는 바람에 도로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구글과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잇따른 사고는 안전성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 운전자 판단이 아니라 온전히 기계에 안전을 맡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은 훨씬 높은 기준을 가질 수밖에 없어서다.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기계 오작동이나 알고리즘 오류로 생기는 사고는 누적 주행거리가 얼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언제든 똑같은 상황에서는 재연될 수밖에 없다”며 “제조 단계에서부터 모든 상황을 고려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나치게 높은 안전 기준은 산업발전 자체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케빈 애슈턴 전 벨킨 청정기술사업 총책임자는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포럼’의 기조연설에서 “사람이 자동차 사고를 내 10명이 죽으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자율주행차가 같은 사고를 내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된다”며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차 산업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정부는 30일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면서 구조조정의 새 원칙을 선보였다. 자구 노력이 가능한 대형 3사 같은 대기업보다 절벽에 몰려 있는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것. 이날 나온 지원책도 대부분 협력업체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형 3사가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3사 노조가 파업을 하면 국민들에 대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며 “임금체계 개편 등 자구 노력 의지 등을 지켜본 뒤 다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파업을 철회하고 구조조정에 노조가 적극 참여하면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선 3사의 동참과 희생이 뒤따라야 하도급으로 얽혀진 조선업 노동시장을 살리고 개혁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조선업이 지닌 기술경쟁력을 활용한 신산업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협력업체에 정부 지원 집중 이날 나온 지원책에 따르면 경영난에 빠진 협력업체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에 휴업 휴직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면 1인당 하루 6만 원까지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준다. 이른바 ‘물량팀’(외부 하청업체) 등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의 체당금(사업주의 체불 임금을 정부가 대신해 지급하는 제도)도 지급된다. 물량팀 특성상 여러 작업장을 옮겨 다니며 일해도 각 작업장 근무기간이 모두 합쳐 6개월 이상이면 체당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특별연장급여(실업급여 6개월 연장)는 아직 급하지 않다고 보고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사업 등 해당 지역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의 대체 일감을 적극 발굴해 조선업 실직자들을 우선 채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공공 일자리를 대거 만들어 실직자들을 흡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울산 거제 영암 진해에는 조선업 희망센터를 설치해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지원한다. 대형 3사는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협력업체들이 혜택을 보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반응했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제도 자체가 중소업체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기도 하고, 조선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협력업체가 안정돼야 대형 업체가 잘될 수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일시적 정책으로는 조선업 노동시장의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궁극적으로는 조선업의 핵심인 빅3 노사의 동참과 희생이 있어야 조선업 노동시장을 개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별 희망센터로는 실직자 직업훈련을 내실 있게 하기가 힘들다”며 “조선 3사의 건물과 훈련센터를 적극 활용해 여기서 직업훈련을 시키고, 각종 비용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세질 노동계의 반발도 변수다. 양대 노총은 이날 “노조의 힘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정리해고를 받아들여야만 지원하겠다는 정부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은 올여름 총파업 등 강력 투쟁을 공언한 상황이라 구조조정의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기술력 활용 신산업 발굴 조선업종 종사자들이 가진 높은 기술력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일자리를 다수 창출할 수 있는 신산업 발굴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월 말 중소 조선소들의 유휴 설비를 고부가가치 레저선박 제조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해양 관광 자원을 적극 개발해 ‘해양레저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002년 도산한 중소 조선사 세크를 레저선박 제조단지로 탈바꿈시킨 이탈리아 비아레조 시나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신흥 레저선박 제조업 강국으로 떠오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다. 조선업체가 밀집한 도시들을 새로운 ‘창조경제타운’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핀란드에서도 한때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였던 노키아가 몰락한 후 일자리를 잃은 고급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1000여 개의 벤처기업을 세워 핀란드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광형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은 “조선업은 바다 위에 집을 짓는 복합 건설업이라 거의 모든 기술 분야가 포함돼 있다”며 “거제도에 창조경제타운을 만들어 창업을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김창덕·김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