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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일로 예정된 전국 진보·노동단체들의 ‘5차 희망버스’ 행사 강행 방침에 대해 부산 시민단체가 원천봉쇄를 공언해 충돌이 우려된다. 부산지역 10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사태 외부세력 개입 반대 부산범시민연합’ 회원 500여 명은 5일 오후 3시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궐기대회를 열고 강력 저지 의사를 밝혔다. 범시민연합은 이날 “부산국제영화제를 짓밟고 부산시민을 농락하는 희망버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부산시민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절망버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8일 오후 6시 부산역 광장 집회부터 5000여 명의 회원을 동원해 물리적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또 올 7월 3차 행사를 막기 위해 부산 원정집회에 나섰던 ‘어버이연합’ 회원과 영도구 주민들도 합세할 예정이다. 앞서 희망버스기획단도 이날 오전 범시민연합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일 오후 부산역 광장 집회를 시작으로 중구 남포동 거리행진, 영도구 한진중공업 주변 집회 등 5차 희망버스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소설가 황석영 씨와 고은 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명진 스님 등 시민사회원로 96명도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김진숙·희망버스 탄압 규탄 사회원로 선언’을 발표했다.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5일 오후 3시 오길남 박사(69)가 서울 중구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8층 회의실 연단에 올랐다. 그는 북한에 억류 중인 ‘통영의 딸’ 신숙자 씨(69)의 남편이자 혜원(35) 규원 씨(33) 자매의 아버지다. 한숨을 내쉬며 어렵게 오른 자리였지만 그는 말을 길게 잇지 못했다.“매일 밤 아내와 사랑하는 두 딸의 호곡성(號哭聲)이 귓가에 맴돕니다. 북한행을 결정했던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이 없지만 부디 가련한 제 아내와 두 딸의 운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십시오.” 이 말을 끝으로 연단에서 내려와 자리에 앉은 오 박사는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다.인권위는 이날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인권시민연합 정치범수용소해체운동본부와 함께 ‘신숙자 모녀 구출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역할-정부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정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시민단체와 함께 신 씨 모녀 구출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이날 세미나에는 북한 요덕수용소에서 신 씨 모녀를 알고 지냈던 탈북자 3명이 참석해 기억을 밝혔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던 김태진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대표는 신 씨를 ‘연약하지만 친절한 여인’으로 기억했다. 그는 “신 씨 모녀가 조속히 한국 땅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하루는 신 씨 집에 땔감을 가져다 줬는데 신 씨가 특식으로 받아서 아껴둔 옥수숫가루로 빵을 만들어줬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빵이 와플이었다”고 회고했다.신분노출 위험 때문에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한 채 등장한 탈북자들도 기억을 털어놨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신 씨 모녀를 알고 지냈다는 탈북자 A 씨는 “신 씨 모녀는 대인기피증이 의심될 정도로 늘 말이 없었고 고개를 숙인 채 걸어 다녔다”며 “그나마 큰딸이 말을 좀 하는 편이었는데 세뇌교육 탓이었는지 ‘아버지가 와야 우리 가족이 나갈 수 있다, 아버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1991년부터 1994년까지 수용소생활을 함께한 탈북자 B 씨는 “당시 아홉 살이던 규원이가 키 높이만큼 쌓인 눈을 헤치고 산에서 나무를 하는 게 마음이 아팠다”며 “미국과 일본은 대통령, 총리가 나서 북한에 잡혀 있는 자국민을 구하던데 대한민국은 왜 아무도 나서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전문가들도 중앙정부가 나서 신 씨 모녀 구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는 “신 씨 모녀 문제는 북한정권 차원의 범죄이자 인권침해”라며 “정부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현진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원은 “신 씨 모녀의 생사 파악이 급선무”라며 “정확한 사실관계와 구체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국제인권 비정부기구(NGO)와 국제기구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날 세미나에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선영 자유선진당 정책위의장도 참석했다. 피오나 브루스 영국 하원의원은 ‘신 씨 모녀의 사연을 영국 하원에 알렸다. 북한 수용소 내 인권유린 수사를 담당할 유엔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서명안도 최근 하원에 제출했다’는 내용의 격려사를 보내왔다. 셸 망네 보네비크 전 노르웨이 총리도 이날 인권위로 ‘신 씨 모녀 구출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서신을 보내왔다.한편 이날 통일부는 전후 납북자 생사 확인과 송환 문제를 전담할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범정부 차원의 TF 구성은 신 씨 모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정감사 등에서 줄곧 제기됐던 내용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납북자 문제를 전담할 TF를 통일부 내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TF에는 통일부를 비롯해 외교통상부와 국가정보원, 경찰 등 관계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희망의 나눔 걷기대회: WALK & SHARE’가 열렸다. 동아일보와 (사)나눔국민운동본부가 일상 속 작은 기부를 실천하자는 취지로 개최한 이번 대회의 참가비(1인당 5000원)는 전액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됐다. 이기욱 기자 p35mm@donga.com}
4일 오전 전국 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해 2시간 40분 동안 관련 업무가 마비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1시 10분까지 전산시스템 장애로 전국 26개 면허시험장에서 필기와 실기시험 및 운전면허 갱신, 면허증 재교부 업무가 중단됐다. 경찰청은 “지난 주말 면허시험장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교체했는데 뒤늦게 전산망에 문제가 생겼다”며 “긴급 복구작업을 통해 현재는 전국 면허시험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운전면허시험장 전산 마비는 올해 3월 직원의 실수로 30분 가량 발생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갑작스러운 업무 마비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낮 12시 20분경 서울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는 650여 명이 손에 번호표를 쥔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1시경 전산이 복구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산망이 불안해 그 이상도 걸릴 수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곳곳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면허를 갱신하려고 찾아왔다는 이인수 씨(47)는 “금방 끝날 줄 알고 가게를 비우고 왔는데 두 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일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아 답답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시간 서울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민원안내실에도 대기자 수십 명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다. 시험장 관계자는 “평소보다 3배 많은 민원인이 몰려 일처리가 더 지연됐다”며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다 지쳐 돌아간 시민도 적지 않다”고 했다. 장애가 발생하자 각 면허시험장은 장내기능시험과 도로주행시험은 수기로 접수했고 면허증 재발급은 신청만 받아 우편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이날 전산 마비 문제로 기간 내에 면허를 갱신하지 못한 경우 관련 증빙서류를 내고 구제를 요청하면 심사를 거쳐 일정을 연기해줄 방침이다. 이날 전국의 면허시험장엔 항의 전화와 함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원인의 요구가 쇄도했다. 면허시험장 관리 주체인 도로교통공단은 이날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리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따로 배상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해킹 의혹에 대해 경찰청은 “면허시험장 네트워크는 자체망이어서 외부 해커의 잠입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복지병원에 차려진 ‘철가방 기부천사’ 김우수 씨의 빈소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섰다. 개그맨 이홍렬 씨(57)였다. 이 씨는 1986년 2명의 아동과 후원 결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 100명의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이 씨는 국내에 90명, 스리랑카에 10명의 아이에게 매달 1만 원씩 총 100만 원을 보내준다. 그는 김 씨가 후원했던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를 13년째 맡고 있기도 하다. 2007년부터는 전국을 돌며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무료 기부특강 ‘이홍렬의 펀 도네이션 기부교육’도 하고 있다. 벌써 49회째다. 지금까지 1만3740명이 이 교육을 받았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어린이재단 사무실에서 이 씨를 만났다. 그는 김 씨가 뿌린 사랑의 씨앗이 우리 사회 전반에 큰 결실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한 달에 70만 원 벌던 그분도 매달 5만 원 안팎의 후원금을 보냈잖아요. 그분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은 기부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줬다는 거예요.” 실제 김 씨의 기부 소식이 알려진 뒤 뜻을 잇고 싶다는 새로운 후원자가 어린이재단에만 1000명 가까이 연락해 왔다. 이 씨는 “철가방 천사가 지피고 간 기부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활활 타오르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강조했다.이 씨 역시 형편이 그다지 넉넉지 않았을 때 처음 기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1986년 어린이재단에서 주최한 소년소녀가장 관련 행사를 진행한 뒤 수고비로 10만 원을 받은 것이 부끄러웠던 게 계기가 됐다.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 새벽 신문배달을 하며 어렵게 자랐거든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고 그 돈을 덜컥 받아버린 거예요. 너무 미안해서 그날로 어린이재단에 연락해 강원도와 제주도에 사는 어린이 두 명을 추천받아 후원을 시작했어요.”개그맨으로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인기가 생기면서 그는 매달 후원아동 수를 늘려갔다. 형편이 좋은 달엔 한 번에 열 명까지 늘리기도 했다. 그가 후원한 어린이 중에는 벌써 40대가 된 주부도 있다. 원하던 대학에 진학해 꿈을 이룬 소녀도 있다. 어떤 이는 미안했는지 끝내 이 씨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아이는 그가 다니는 행사에 출연해 후원의 필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후원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삶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꿈을 심어주게 된다”며 “대기업의 기부 못지않게 개인의 소액기부가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씨 자신도 후원 아동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늘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그는 김 씨의 빈소를 찾은 많은 일반 조문객을 보고 우리 사회의 저변을 지탱하는 게 사랑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생판 모르는 사람의 장례식장에 찾아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교복 입은 학생부터 젊은 연인까지 줄을 이어 헌화하고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우리 사회가 많이 따뜻한 곳이라고 느꼈어요.”그는 이날 시민들과 둘러앉아 세 시간 넘게 기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 시민이 “어찌된 게 어려운 사람들이 더 기부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하자 이 씨는 “여유가 있는 저도 노후 생활비를 계산하며 기부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했다.인터뷰 말미에 그는 기부를 하려면 마음부터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여유가 생기면 기부를 하겠다고 하면 10년이 돼도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기부는 마음먹은 그 순간 행동으로 옮겨야 현실이 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기부에 대한 책임감도 강조했다. 무턱대고 후원을 시작했다가 형편이 어려워지면 후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처음엔 한 달에 1만 원씩, 한 명의 아이만 책임진다고 생각하고 시작합시다. 단 평생 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어때요, 별로 어렵지 않겠죠?”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30일 오전 1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인적이 끊긴 도심에서 갑자기 민중가요가 울려 퍼졌다. 전날 오후부터 이 광장에서 반값 등록금 집회를 벌여 온 대학생 100여 명이 갑자기 앰프를 켜고 음악을 튼 것. 경찰이 순간 측정한 최대 소음지수는 89dB. 보통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굴착기 소리가 90dB 정도다. 소음진동규제법상 야간에 허용되는 최대 소음지수는 70dB이다. “소음 허용지수를 넘어섰다”는 경찰의 경고방송에도 학생들은 공연을 강행했다. 오전 1시 50분경 ‘시끄러우니 볼륨을 줄이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공연은 30분 동안 더 진행됐다. 공연이 끝나고도 학생들은 광장에서 춤을 추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인근 도보에서는 소주병이 오가는 술판도 벌어졌다. 전날 집회에 참여한 학생 2500여 명 중 일부가 서울 한복판의 광장을 ‘도심 MT장’으로 만든 것이다.○ 밤새 이어진 ‘놀자판’ 시위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반값 등록금 도입과 대학교육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대학생 총회와 촛불집회를 지난달 29일 오후 7시 20분부터 진행했다. 수도권 대학생과 시민 2500여 명(경찰 추산·주최 측 추산 3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등록금 인하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등록금 문제와 관련한 대학생들의 요구안 선언과 퍼포먼스, 기성 세대와 함께 벌이는 ‘토크 콘서트’ 등의 순서로 진행되던 집회는 오후 10시 20분경 별 충돌 없이 무사히 끝났다. 하지만 행사가 종료되자마자 집회 참가자 중 700여 명이 도로로 뛰어나왔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사거리까지 거리행진을 강행한 이들은 왕복 8차로를 순식간에 점거했다. 경찰은 78개 중대 6000여 명을 배치하고 청계광장 주위를 차벽으로 둘러싸고도 도로 점거를 막지 못해 명동과 광화문 등 도심 일대에서 시위대와 격한 충돌을 벌였고 도심 교통은 두 시간 넘게 마비됐다. 마지막까지 남은 집회 참가자들은 명동 롯데백화점 앞으로 이동해 왕복 8차로 일부를 점거하고 늦은 밤까지 농성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참가자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수차례 사용했다. 반값 등록금 관련 집회에서 물대포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의 거듭된 해산명령에 불복한 대학생 49명은 결국 현장에서 연행돼 성북경찰서와 강북경찰서 유치장 등에서 밤을 보내고 30일 저녁까지 조사를 받았다.경찰과의 충돌 끝에 청계광장으로 돌아온 학생 300여 명은 광장에 남아 있던 다른 학생들과 합류해 밤새 ‘촛불 야간자율학습’ 행사를 이어갔다. 이들은 광장과 인근 보도에 텐트 30여 동을 설치했다. 일부는 텐트에서 잠을 청했지만 일부는 술을 마시며 공연을 이어갔다. 학생들은 오전 5시가 돼서야 텐트를 걷어냈다. 텐트와 쓰레기를 모두 치운 뒤에는 ‘2MB(이명박 대통령) OUT’ ‘등록금 반값 넘어 무상’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철수했다.○ 피해는 시민 몫밤새 이어진 집회와 공연에 인근 상가와 호텔은 큰 불편을 겪었다. 청계광장 인근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묵는 관광호텔이 많은 지역. 인근 K호텔 로비에는 새벽까지 ‘저게 대체 무슨 행사냐’고 묻는 외국인 투숙객의 항의 전화가 이어졌다. 24시간 문을 여는 인근 커피숍 관계자는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얼굴과 몸을 씻는 등 마음대로 행동해 다른 손님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집회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술 마시고 놀려고 집회를 하는 것 같다”며 “시끄럽고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112신고센터로도 ‘도대체 무슨 일로 이렇게 시끄러운 것이냐’고 묻는 민원 전화가 폭주했다.사실상 유명무실한 소음 기준 때문에 새벽까지 스피커를 틀어놓고 공연을 하는 상황에서도 특별한 제재 조치는 없었다. 특히 밤 12시 이후부터는 집회가 아닌 문화제로 적용됐기 때문에 경찰 단속이 사실상 무의미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가 아닌 문화제이다 보니 집회 시위에 관한법을 경찰이 직접 적용할 수가 없었다”며 “구나 피해를 당한 상가에서 소음 규정 위반으로 고소나 고발을 하면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목요일 저녁을 맞아 ‘특수(特需)’를 기대했던 택시 운전사들도 울상이었다. 한 콜택시 업체 관계자는 “청계광장 인근에서 콜택시를 요청하는 승객이 많았는데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돌아 나온 택시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날 도로에서 만난 한 택시운전사는 “을지로입구역 사거리가 모두 통제돼 길에서 두 시간을 허비했다”고 하소연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지적장애 2급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전직 노숙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남편이 있는 장애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정모 씨(40)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과거 노숙 전력이 있어 평소에도 자주 서울역광장을 드나들던 정 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0시경 서울역 앞 계단에 앉아있던 피해자 배모 씨(39·여)에게 ‘오토바이를 태워주겠다’며 접근해 납치했다. 자신의 임대아파트로 배 씨를 데려간 정 씨는 15일간 배 씨를 감금하고 16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조사 결과 정 씨는 지적장애 3급인 자신의 아들이 평소 조금만 겁을 줘도 항거 불능 상태가 된다는 점과 매달 통장으로 장애수급비가 지원된다는 사실을 알고 배 씨를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는 실제 이달 1일 배 씨의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내 통장에 들어있던 5만 원을 빼앗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가 이전에도 서울역에서 왕초 노릇을 하며 노숙 여성이나 장애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제보가 있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서울 성북경찰서 지하 2층 기관실. 대낮에도 어둡고 습한 이곳에 또 한 명의 ‘기부천사’가 숨어 있다. 기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김영식 씨(48)다. 김 씨는 왼손 손가락이 하나도 없다. 남들보다 부족한 다섯 손가락 대신 그에겐 사랑으로 후원해 온 다섯 명의 장애아동이 있다. 29일 기관실에서 만난 그는 “너무 적은 돈을 기부해 부끄럽다”면서도 기부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1983년 김 씨는 지긋지긋한 가난을 피해 강원 홍천군에서 상경했다. 남부럽지 않게 살아보고 싶어 스물한 살 되던 해 서울의 한 플라스틱 공장에 취업하고 방송통신대에도 입학했다. 주경야독하던 그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대학 강의 테이프를 들으며 작업하다가 그만 사출기(射出機)에 왼손을 넣었다. 그 순간 손가락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병원에서는 갈고리 손조차 끼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다니던 공장마저 부도가 났다. 갈 곳이 없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1997년 종로경찰서에서 보일러 난방을 관리하는 임시 기능직으로 일을 시작했다. 평소 늘 웃는 밝은 성격이지만 장애로 인한 스트레스는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다. 한동안 스스로에 대한 분노를 이기지 못해 좌절했던 그에게 ‘새로운 삶’의 문을 여는 계기가 찾아왔다. 손의 통증을 참기 위해 담배를 끊기로 결심한 2000년 어느 날이었다. 김 씨는 “담뱃값을 허튼 데 쓰기보다는 나처럼 마음고생할 장애아들을 돕는 데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했다. 이날로 김 씨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천사보육원에서 근무하던 처제에게 장애아 2명을 추천받아 후원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한 달 월급은 120만 원 남짓. 부인과 두 아들을 부양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돈이지만 지금까지 아이 한 명당 한 달에 1만 원씩 11년을 꼬박꼬박 보내주고 있다. 돈이 적다고 사랑까지 작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 봐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후원아동들은 아직도 그의 얼굴과 이름을 모른다. 넉넉하게 후원해 주지 못해 미안했던 그는 후원아동들에게 본보기라도 돼야겠다는 생각에 ‘정규직 공무원’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일하면서 틈틈이 보일러취급사와 가스기능사, 방화관리자, 위험물 관리 자격증을 땄다. 손을 다친 이후 덮었던 책도 다시 펼쳐 2004년 18년 만에 방송통신대 졸업장도 받았다. 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았다. 2008년 경기지방경찰청의 장애인 공채에서 그는 27 대 1의 경쟁을 뚫고 정규직 공무원이 됐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무엇보다 매년 월급이 4만7000원씩 오르는 점이 가장 설렜다. 더 많은 아동을 후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두 명을 후원해 오던 그는 2009년에는 3명, 2010년에는 4명, 올해에는 5명으로 후원아동을 매년 한 명씩 늘렸다. 천사보육원 외에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의 ‘그루터기 장애인학교’, 안산 상록구 월피동의 ‘들꽃 피는 마을’ 등에서 지내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시각장애부터 소아마비까지 아픈 곳도 각각 다르다. 그는 앞으로도 매년 한 명씩 후원아동을 늘릴 예정이다. 김 씨의 기부활동은 가족의 마음에도 온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처음에는 적은 월급에 기부까지 하는 게 미안해 가족에게 기부 사실을 숨겼다”며 “다행히 가족들이 내 뜻을 이해하고 따라줬다”고 말했다. 그의 휴대전화 단축번호 1번에 ‘천사’라고 저장돼 있는 부인 이경희 씨(46)는 매일 오전 4시에 출근해 12시간씩 빌딩 청소 일을 하며 10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 이 씨도 매달 1만5000원의 후원금을 복지재단에 보내고 있다. 장애가 생긴 이후 마음을 다스리려고 시를 써왔다는 김 씨는 다음 달 자신의 첫 시집을 출간한다. 그는 “책이 잘 팔려서 인세를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원아동 수를 늘리고 싶어서다. 꿈과 함께 이웃사랑이 커지는 김 씨의 마음은 ‘사랑의 화수분’이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들이 없었다면 여리고 말 못하는 아이들은 여전히 눈물로 학교를 다녀야 했을 것이다. 도저히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여전히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을 것이다. 음침하고 추악한 사건을 용감하게 세상에 드러낸 사람들. 조규남(48·당시 인화학교 학생 어머니), 전응섭 씨(49·인화원 교사), 김용목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 대표(49·목사). 그들의 용기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장 소외받고 약한 이들의 아픔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2005년 6월 중순 조 씨는 광주 인화학교에 다니는 딸(당시 13세)에게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을 들었다. 학교 안에 ‘또래 친구인 A 양이 행정실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 조 씨는 처음에는 학생들 장난으로 치부했지만 너무 진지하고 간곡한 딸의 말에 사실 확인을 해보기로 했다. 확인 결과 학생들의 말은 모두 같았다.조 씨는 직접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화학교 기숙사인 인화원에서 A 양을 빼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A 양의 할머니와 기숙사 보육교사이자 청각장애인인 전응섭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교직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A 양은 모든 사람을 두려워했고 처음에는 신고는 물론이고 상담 자체를 기피했다. 하지만 조 씨는 A 양의 손을 굳게 잡고 “죄를 지은 자들이 반드시 처벌받게 하겠다”고 약속해 승낙을 얻었다. 조 씨와 A 양은 같은 달 22일 학교 밖에서 전 교사를 만나 광주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를 찾아 신고했다. 추악한 사건이 외부에 처음 드러난 것이다.신고 이후 충격적인 교직원들의 장애아동 성폭행 사건에 광주지역 전체가 들끓었다. ▼ “가해교사-재단 뉘우침 없어… 피해학생 보면 가슴 미어져” ▼같은 해 7월에는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26곳이 참여한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가 결성돼 공동 대응에 나섰다. 김용목 대표는 “조 씨와 전 교사의 용기 있는 행동이 없었다면 진실이 영원히 묻혔을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조 씨 등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화학교 김모 교장(2009년 9월 사망), 행정실장 김모 씨(63), 교사 전모 씨 등 6명은 청각·지체장애 학생 9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최종 형량은 실형 2명, 집행유예 2명, 공소시효 소멸에 따른 공소기각과 불기소 2명 등이었다. 판결이 나오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들끓었다. 사건에 연루된 교사 1명은 학교로 복직까지 했다.김 대표는 “가해자들의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양심의 시효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며 “가해 교사나 재단 측은 아직도 뉘우치지 않고 ‘뒤늦게 왜 이러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조 씨를 도운 전 교사의 고통도 컸다. 한솥밥을 먹던 가해 교직원들과 재판정에서 얼굴을 맞대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 지속된 것. 인화학교는 결국 전 교사를 2006년 해직했고 전 교사는 성폭행 사건 외에 자신의 복직 소송도 진행해야 했다. 복직 소송에서 이긴 그는 현재 인화근로시설 지도교사로 일하고 있다. 전 교사는 동아일보의 인터뷰 요청을 끝내 고사했다.1960년 설립된 인화학교는 성폭력 사건 발생 직전 장애우 78명이 생활했지만 현재는 22명만 있다. A 양 등 당시 인화학교 재학생 18명은 사건 신고 후 가해 교직원 처벌을 요구하다 학교에서 쫓겨나 다른 시설로 흩어졌다. 또 당시 양심선언을 한 인화학교 교사 15명 가운데 11명도 교직을 떠났다.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조 씨는 지난달 광주 모 방송국에서 열린 청각장애인 후원행사에서 오랜만에 A 양을 만났다. 조 씨는 “A 양에게 약속한 가해교사 처벌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A 양이 해맑게 웃어 가슴이 더욱 미어졌다”며 눈시울을 붉혔다.한편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 원생 성폭력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전격 재수사에 착수했다.경찰청은 28일 “본청 지능범죄수사팀 요원 5명 등 15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관련 의혹을 모두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인화학교 행정실장 김 씨 등 사법 처리를 받은 4명과 가해자로 지목됐지만 처벌을 받지 않은 교직원 6명의 혐의를 다시 수사해 여죄를 캐기로 했다. 또 경찰은 인화학교 원생들 사이에서도 성폭행이 있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피해 사례를 추가로 찾고 있다.경찰은 교내 성폭행이 5년 넘게 드러나지 않았고 사건이 불거진 후에도 학교 측이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등 사건을 축소한 의혹이 있어 당시 조사 경찰관과 학교 측의 유착 여부, 교육청 등 관계 당국의 감독 소홀 문제도 파헤칠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기숙사가 설치된 전국 41개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다음 달 장애 학생 생활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한편 이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이한주 서울고법 부장판사(55·사법시험 25회)는 28일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법률적 판단의 정당성을 떠나 이 판결로 소수 약자가 큰 고통을 받은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가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고법과 광주지검은 보도자료를 내고 “영화에서 가해자를 감싼 것으로 그려진 것 등 실제와 다른 내용이 많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인화학교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1960년 광주 광산구에 세운 청각장애 특수학교. 한때 학생 수가 100명을 넘었을 정도로 광주 최대의 장애인 교육시설로 손꼽혔다. 2000년부터 5년간 이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도가니’가 최근 흥행하면서 가해자들이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었던 사법 시스템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동영상=아동 성폭력 고발...영화 ‘도가니’}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수동 서울극장 인근 상가에 있는 트로피 제작업체에서 불이 나 이 일대 상점 14곳을 태우고 40여 분 만에 꺼졌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북한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숙자 씨(69) 모녀에 대한 구명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도 ‘통영의 딸’ 구출 작업에 팔을 걷고 나섰다. 이달 초 국제사회와 비정부기구(NGO)에 신 씨 모녀 송환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데 이어 다음 달엔 공개세미나를 열어 국내외 관심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다음 달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인권위 8층 회의실에서 신 씨 모녀 구출 문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그동안의 구명 작업이 경남 통영 지역사회와 교회 등 민간 위주로 이뤄져 왔다면 이제 정부 차원에서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인권위 김태훈 북한인권특별위원장은 본보 첫 보도(8월 3일자 2면 참조) 이후 직접 신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사진)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 사례를 접수했다. 김 위원장은 “오 박사가 처음 전화를 받고는 ‘국가기관에서 나서줄 줄은 몰랐다’며 고마워하다가도 ‘아직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불안해하기도 했다”며 “다행히 오 박사가 마음의 문을 열고 피해 내용을 증언해준 덕에 인권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일종의 폭로 방식인 ‘네이밍&셰이밍(naming&shaming)’ 전략으로 신 씨 모녀 구명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들의 사연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려 북한 주민 인권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북한 정권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비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권위는 세미나에 앞서 국제앰네스티 등 글로벌 NGO와 해외 국가들에도 지지를 당부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대해 영국 보수당의 피오나 브루스 하원의원은 “영국 의회에서도 신 씨 모녀 송환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겠다”며 “영국 정부가 앞으로 북한과 교섭할 때 신 씨 모녀 문제를 제기하도록 권고할 생각”이라는 내용의 지지 성명을 21일 인권위에 보내왔다. 세미나에는 북한 수용소에서 도망친 탈북자들이 참석해 자신들이 기억하는 신 씨 모녀에 대한 증언을 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이들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선글라스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모두 가린 채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선영 자유선진당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신 씨의 마산대 후배 및 지역 주민들도 참석해 국내외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3.3m²(약 1평) 남짓한 경비실에서 24시간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머리 위로 돌아가는 폐쇄회로(CC)TV를 볼 때마다 늘 부담스럽다. 아파트 관리소장이 CCTV 화면을 통해 늘 지켜보고 있기 때문. 소장은 A 씨나 동료 경비원들이 주민으로부터 별것 아닌 작은 선물을 받거나 무료신문을 받아 읽는 모습이 포착되면 그 즉시 찾아와 빼앗아가곤 했다. A 씨는 “CCTV가 주민 안전이 아닌 경비원 감시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간에서 설치해 운영하는 CCTV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사생활 및 인권 침해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민간 CCTV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제기된 진정이 5년 만에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27일 밝혔다. 인권위에 접수된 CCTV 관련 진정은 2005년 80건에서 지난해 326건으로 4배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상담 건수도 119건에서 520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진정과 상담, 민원, 안내를 모두 합해 모두 1132건이 접수됐다. 인권위는 “목욕탕이나 택시, 버스와 같은 공공장소에 설치된 CCTV 때문에 생긴 사생활 침해 사례와 함께 특히 사업장에서 노동 감시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하는 데 따른 피해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 구두 제조공장의 경우 사업장에 설치한 CCTV로 직원 간의 사소한 대화까지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푸르메재단은 서울 마포구와 손잡고 장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재활병원을 세운다고 27일 밝혔다. 푸르메재단은 28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청 중회의실에서 마포구와 ‘푸르메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마포구는 MOU에 따라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인근 3300여 m²(약 1000평)의 터를 무상대부 형식으로 재단에 제공하고 재단은 해당 터에 320억 원을 들여 지상 4층, 지하 2층, 총면적 1만4000m²(약 4200평) 규모의 병원과 재활센터 등을 지어 운영한다. 이 병원은 민간이 주도해 건립하는 국내 첫 어린이 재활병원. 지적장애 뇌병변장애 지체장애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하루 500명, 연간 15만 명 이상을 진료하게 된다. 장애 청소년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직업재활센터도 함께 건립해 맞춤형 직업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5월 착공에 들어가는 병원은 완공까지 2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공과 설계 작업은 건축사무소 ‘간삼파트너스’와 건축관리업체 ‘한미글로벌’에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무상 제공한다. 재단은 시민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건립기금 모금 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강지원 재단 공동대표는 “저소득층 장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익 의료기관이 될 것”이라며 “나눔의 힘으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집회는 자유라도 피해를 주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소리 안 내고 어떻게 집회를 하나요.”여성가족부가 입주해 있는 서울 청계광장 앞 프리미어플레이스 빌딩이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을 퇴거불응 및 주거침입죄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 이 빌딩에 함께 입주한 탐앤탐스와 배스킨라빈스, 한미리, 세븐일레븐 등 입주업체 6곳이 “시위대가 (빌딩 앞 보도에) 텐트를 치고 24시간 상주하며 소음을 유발하고 불법현수막으로 상가 입구를 가려 점포 매출이 하락했다”는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한 것. 금속노조는 성희롱 피해를 입고 해고당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여성노동자와 함께 6월 21일부터 이 빌딩에 입주한 여성부를 상대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청계광장, 서울광장 등 서울 도심 광장 인근의 노른자위 건물에 입주한 업체들이 일상처럼 이어지는 집회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야간옥외집회가 허용된 데다 최근 문화제 형태로 1박 2일간 이어지는 집회들이 늘면서 밤에도 소음에 시달려 매출 하락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피해로까지 이어지기 때문.탐앤탐스 청계광장점은 집회가 시작된 6월 이후 매출이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점 관계자는 “커피숍은 여름이 성수기라 매출이 늘어야 하는데 6월 이전보다 오히려 줄었다”며 “시위대가 손님을 위해 비치해 둔 물통을 가지고 나가는가 하면 전기까지 매장에서 끌어 사용했다”고 말했다.2층에 있는 한정식집 한미리 광화문점 역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0%가량 줄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업무계약을 맺거나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이 많은데 시위대의 고성에 놀라 나가거나 가격 할인을 요구하는 일이 잦다는 것. 매장 측은 “시위 목적만 전달하면 좋을 텐데 늘 마이크를 이용해 장시간 집회를 하니까 영업에 지장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건물 관리회사는 집회 주최 측에 피해보상 청구 및 접근금지 가처분신청도 고려 중이다. 성희롱 피해자를 대리해 집회를 열고 있는 금속노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싶지만 용역직원들이 교대로 집회신고를 내버리는 탓에 할 수 없이 여성부 앞에서 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복직될 때까지는 시위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24시간 소규모 인원이 상주하고 있지만 소음을 유발하는 집회는 일주일에 한두차례에 불과하다”며 “커피숍에 비치된 물통을 가져가거나 매장 전기를 끌어 사용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서울광장 앞에 위치한 호텔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플라자호텔은 지난달 27일 1박 2일간 열린 4차 희망버스 행사 때 20개 이상 객실을 바꿔줘야 했다. 호텔 관계자는 “상당수 외국인 투숙객들이 소음에 잠을 자지 못해 항의했지만 방이 모자라 모두 바꿔주지 못했다”며 “대다수 외국인들이 도심에서 시위하면서 이렇게 큰 소리를 내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호텔은 수억 원을 들여 방음커튼 및 이중창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많이 묵는 인근 프레지던트호텔도 비슷한 상황이다.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접수된 집회 및 시위 관련 민원 324건 중 273건이 소음 피해였다. 이 때문에 경찰은 최근 환경부와 함께 집회 및 시위 소음 측정 방식을 바꾸는 안을 협의 중이다. 현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5분간 2번씩 잰 평균소음이 주간 80dB 이상, 야간 70dB 이상인 경우에만 제재를 받는다. 경찰은 “평균치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수치를 잘 조절하면 얼마든지 처벌을 피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2004년 이후 소음 규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람이 29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도쿄(東京)는 소음장치로부터 10m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평균치가 아닌 순간소음을 측정해 85dB 이상일 경우 처벌한다. 확성기도 사용할 수 없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미국 시카고의 규제 기준은 국내보다 낮은 55∼61dB이고 독일 역시 야간에는 최고 59dB로 제한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전·의경 급식비가 초등학생 급식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문학진 의원이 22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의경 한 끼당 식자재 비용은 1940원이었다. 서울 공립초등학교 한 끼 식자재 비용인 2457원의 80%에 불과한 밥을 먹으며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해에도 한 끼 비용으로 1883원을 책정했다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올 들어 비용을 3%만 올린 것이다. 경찰청 경비과 관계자는 “1인당 급식비가 군과 비슷한 수준인데 전·의경만 문제가 제기되는 것 같다”며 “기획재정부에 협조 요청도 했지만 군과의 형평성 문제로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의원 측은 “전·의경 부대에 비해 규모가 큰 군부대는 같은 비용으로도 좀 더 나은 양과 질의 식자재를 납품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로 매입하면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논리다. 또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집단급식소 운영자는 영양사를 둬야 하지만 현재 영양사가 배치된 전·의경 부대는 전국 134개 기동대 중 11곳에 불과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길러준 은혜를 도둑질로 되갚은 배은망덕한 양자가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성북경찰서는 22일 금용(金蓉) 김일섭, 만봉(萬奉) 이치호 스님과 더불어 ‘국내 불교미술의 3대 산맥’ 중 한 명인 고 월주(月洲) 원덕문 스님(사진)의 유작 등 12점을 성북구 돈암동 신흥사에서 훔친 양아들 원모 씨(3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흥사 주지를 지낸 월주 스님은 무형문화재 단청장으로, 경주 불국사 관음전의 천수관음탱화 등의 작품을 남겼다.원 씨는 갓난아기 때 신흥사 대문 앞에 버려진 채 스님에게 발견됐다. 스님은 원 씨를 데려다 자신의 호적에 올렸고 속세 성도 물려줬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스님의 사랑과는 달리 원 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신이 고아라는 사실을 알면서 점점 삐뚤어졌다는 것. 스님 지갑에서 돈 훔치기를 반복하다 결국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절에서 나왔다. 원 씨는 이후 각종 일용직을 전전하며 떠돌이 생활을 했고 그사이 1992년 월주 스님은 입적했다. 눈을 감기 직전까지 양아들을 걱정하던 스님은 원 씨 앞으로 얼마 되지 않는 유산을 남겨놓기도 했다.하지만 철없는 양자의 비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두 달 전 첫아이를 얻은 원 씨는 빚 때문에 생계가 막막해지자 올 4월 20여 년 만에 절로 돌아와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결국 돈이 급했던 원 씨는 예전에 스님이 그림을 그리던 것을 기억하고 4월 중순 몰래 절에 침입해 스님이 남긴 금장화와 산수화 8폭 병풍 등 유작 12점을 훔쳤다.신고를 받고 절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한 경찰은 원 씨가 범인임을 확인하고 5개월 만인 21일 원 씨를 충남 공주시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림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원 씨는 장물업자들에게 속아 그림 한 점당 10만∼20만 원의 헐값에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스님의 작품은 작은 스케치북 크기의 금장화의 경우 약 500만 원, 8폭 병풍은 1000만 원 선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원 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림을 훔치기는 했지만 계속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원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원 씨로부터 그림을 산 백모 씨(47)와 김모 씨(51)도 불구속 입건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11 인문주간’ 개막식에서 어린이들이 ‘희망’과 ‘꿈’ ‘사랑’ 등의 단어가 적힌 블록으로 ‘지혜의 탑’을 쌓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인문주간은 ‘삶의 지혜와 행복 찾기’를 주제로 다양한 공연과 문화 체험이 25일까지 진행된다. 자세한 일정은 인문주간 홈페이지(hweek.nrf.re.kr)를 참고하면 된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노가리는 대가리가 제맛(?) 18일 오후 등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김모 씨(58)는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러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호프집을 찾았다. 그가 맥주와 함께 시킨 안주는 평소 즐겨 먹던 노가리. 하지만 주인 김모 씨(59)가 내온 노가리에는 김 씨가 좋아하는 대가리가 없었다. 주인과 손님의 설전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손님 김 씨가 “노가리는 대가리가 제맛인데 왜 대가리가 없느냐”고 항의하자 주인은 “대가리를 즐겨 먹는 손님이 별로 없는 데다 손님들이 대부분 버리기 때문에 일부러 먹기 편하라고 떼서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씨는 “나는 노가리 대가리가 제일 맛있다”며 “대가리가 있는 노가리로 다시 가져다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 이에 심기가 불편해진 주인 김 씨는 “대가리가 있는 걸 주든 없는 걸 주든 내 마음”이라며 “그냥 주는 대로 먹어라”라고 말했다. 결국 말싸움이 벌어졌고 격분한 손님 김 씨는 급기야 가게 주인 얼굴을 주먹으로 네 차례나 때려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9일 김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손님 김 씨가 조사 과정 내내 ‘내가 시킨 노가리 값 6000원에는 대가리 값도 포함돼 있다’며 ‘어두육미(魚頭肉尾·물고기는 머리 쪽이 맛있고, 짐승 고기는 꼬리 쪽이 맛있다는 말)’를 수차례 외치기도 했다”고 전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이가 갈립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수군거리는 것 같아 이제 교복을 입고 밖을 나갈 자신이 없어요.”경기지역의 평범한 여고생인 A 양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인터넷 게시글 하나를 클릭했다가 큰 충격에 빠졌다. 국내 음란사이트 ‘소라넷’에 여성들을 불법 ‘도촬’(도둑촬영)한 노출 사진 및 동영상이 공유되고 있다는 고발성 글이었다. 혀를 차며 화면을 내리던 그의 눈에 낯익은 교복과 가방, 머리 스타일이 눈에 들어왔다. A 양 자신이었다. 얼굴은 물론이고 교복에 달린 명찰 이름까지도 알아볼 수 있는 사진과 함께 치마 속 사진이 노골적으로 찍혀 있었다.순간 손이 떨리고 겁이 나기 시작한 A 양은 사태 파악을 위해 소라넷 사이트를 방문했다. 사진은 이미 1만4000명이 본 뒤였다. ‘어느 학교 교복이냐’ ‘참하게 생겼다’는 댓글도 여러 개 달려 있었다. A 양은 게시자에게 삭제를 요구하는 쪽지를 보냈지만 ‘사진 속 인물이 어떻게 본인이라고 확신하느냐’는 적반하장식 답만 돌아왔다. A 양은 “주변 사람들도 알아보고 연락을 해와 결국 휴대전화를 꺼놓아야 했다”며 “내 교복 치마가 너무 짧았던 건 아닌지, 내 모습에 문제가 있는 건지 스스로를 원망하게 됐다”고 한 온라인 게시판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불법 도촬이 도를 넘어 성행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깜빡 조는 동안, 계단을 오르는 도중 심지어 자신의 집 욕실에서 씻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사진이 찍혀 음란사이트에 올라갈 수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이 같은 사진 및 영상 수만 건을 공유하는 소라넷. 경찰청은 최근 소라넷 운영자 및 게시글 작성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누리꾼의 집단 민원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소라넷은 1999년 개설돼 음란물 유포 및 중개로 이름을 알린 사이트로 경찰 수사와 정부의 차단 조치를 피해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최근 이 사이트 회원들이 올리는 음란물은 단순 ‘야동’(야한 동영상) 수준을 넘어 심각한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이 우려되는 내용이다. 해당 홈페이지 ‘훔쳐보기’ 게시판에는 지하철이나 버스, 직장, 학교 등에서 몰래 찍은 여성들의 노출 사진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온다. 주로 여성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휴대전화로 몰래 찍은 것들이다. 최근에는 ‘찰칵’ 소리가 나지 않는 ‘도촬 전용 애플리케이션’까지 나와 여성들은 자신이 찍힌다는 사실도 알기 어렵다.일부는 아예 볼펜이나 안경, 시계 모양으로 제작된 초소형 카메라를 스토킹하는 여성의 집 창틀에 설치해두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실제 이달 14일 올라온 사진 중에는 집에서 샤워하는 여성의 알몸과 얼굴까지 그대로 드러난 것도 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샤워하는 소리가 나 찍었다. 창문 먼지 때문에 화질이 별로 좋지는 않다’는 설명글도 함께 올렸다. 이 밖에도 호프집이나 커피숍 여자 화장실에 몰래 웹캠을 달아두고 동영상으로 녹화하거나 망원 렌즈를 이용해 남의 집 안방이나 거실을 찍어 올리는 경우도 많다. 여성들은 “밖에선 화장실 가기도 겁난다”고 호소할 정도다.경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소라넷을 꾸준히 추적해 왔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2004년 사이트 운영자 등을 무더기로 검거한 후 사라진 듯했지만 2009년 6월 트위터 계정과 함께 부활했다. 소라넷 운영진은 사이트 차단에 대비해 일주일마다 바뀌는 사이트 주소를 트위터로 공지한다. 팔로어만 18일 기준 23만6765명.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4월 국내 PC로는 소라넷 트위터 계정에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 조치했지만 소라넷이 트위터 계정을 교묘하게 바꿔 헛수고가 됐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새로 바꾼 트위터 계정도 바로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운영자가 호주 영주권을 가진 한국계 장애인이고, 서버 역시 호주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본다. 경찰 관계자는 “호주에선 음란물 제공이 불법이 아니다 보니 인터폴의 공조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불법시위를 주도하거나 불법시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방조했다면 시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불법시위를 부추겨온 일부 시민단체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불법시위를 배후에서 조종하거나 지지 성명 등으로 불법을 부채질해온 일부 시민단체에 형사책임은 물론이고 민사책임까지도 물을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부장판사 염원섭)는 16일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하나인 경기 여주군 이포보 시공사인 상일토건과 BNG컨설턴트가 공사 현장에서 40여 일간 반대농성을 벌여 공사를 지연시킨 염모 씨 등 지역 환경운동연합 간부 3명과 이를 지지한 환경운동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연대해서 모두 146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7월 22일 염 씨 등이 공사 현장을 점거했을 때 성명서를 내고 점거농성을 옹호했다. 농성이 끝난 지난해 8월 31일에는 시위 경과와 현황, 지원단체와 모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하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재판부는 “환경운동연합은 시위 가담자들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직접 전달하고 그 행위를 소상히 알려 이들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돕는 등 불법시위를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민법상 ‘방조 행위’는 ‘불법 행위자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조’의 의미보다 적극적인 성격을 띤다. 민법 제760조는 방조자도 공동 불법행위자로 보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연대해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재판부는 “반대 활동이 정당하더라도 개인 재산권에 대한 침해까지 정당화할 수 없고 적법한 집회를 통해 정치적인 견해를 피력할 수 있었던 만큼 공사 현장에 침입해 농성을 벌인 것을 최후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며 개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불법시위는 정당화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16일 논평을 내고 “시위에 대해 지지 성명을 내고 농성 상황을 대외적으로 알렸다는 것을 방조 행위로 보고 손해배상까지 하라는 것은 시민단체의 정책 활동에 족쇄를 채우려는 것”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방조 행위’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 환경운동연합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위 경과를 상세히 알린 것이 시위 가담자들이 점거농성을 벌이는 데 도움이 됐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