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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20일 국내 인권정책의 목표와 추진과제를 제시한 ‘제2기(2012∼2016년)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National Action Plans) 권고안’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NAP는 인권 관련 법 제도 관행의 개선을 목표로 하는 범국가적 인권정책 종합계획으로 국가 인권정책의 청사진 역할을 한다. 이에 앞서 인권위는 2006년 제1기(2007∼2011년) NAP 권고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2기 권고안의 경우 새터민(탈북자)만 언급했던 1기 권고안과 달리 북한인권 관련 내용을 대폭 강화했다. 인권위는 새터민과 관련한 현행 제도의 지속과 보완을 촉구하는 한편 아직 북한에 남아 있는 주민, 제3국가에 체류 중인 북한 이탈주민, 국군포로, 납북자, 이산가족 등 1기 권고안에서 누락된 주요 보호 대상자들을 새 권고안에 추가했다. 또 북한 인권에 관한 범국민적 교육 및 홍보의 제도화, 북한인권법 제정 등 북한 인권 정책 인프라 구축, 유엔 등 국제기구와의 교류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지정했다. 1기 권고안에서 핵심 쟁점이 됐던 사형제 폐지와 대체복무제 도입, 비정규직법 개선 등의 의견은 2기 권고안에 다시 포함됐다. 차별금지법 제정 등 인권단체의 요구사항도 추가로 반영됐다. 하지만 1기 권고안에서 논란이 됐던 국가보안법 폐지 의견은 이번에 삭제하고 대신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07년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가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를 상대로 일으켰던 ‘석궁 테러’ 사건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이 해당 사건의 진실 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김 전 교수와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석궁 테러 사건의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내렸던 신태길 변호사(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를 인터뷰해 양측이 주장하는 사건의 전말을 들어봤다. 》19일 개봉한 영화 ‘부러진 화살’은 2007년 1월 김명호 전 성균관대 조교수(55)가 박홍우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60·현재 의정부지법원장)의 집을 찾아가 석궁을 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전말과 재판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김 전 교수는 1996년 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하자 소송을 냈다. 법원 측에 따르면 1, 2심에서 연달아 패소한 그는 2심 재판장이던 박 법원장의 집을 수차례 답사한 뒤 찾아가 기다렸다. 두 달 전 산 석궁을 매주 60∼70발씩 쏘는 연습을 한 뒤였다. 미리 안전장치를 풀고 기다리던 김 전 교수는 박 법원장을 향해 석궁을 발사했다. 하지만 영화는 이와 크게 다르다. 영화는 “김 전 교수가 박 법원장을 위협하려고 석궁을 들고 갔을 뿐 고의로 화살을 쏜 적은 없다. 당시 우발적으로 발사된 화살은 사라져 버렸고 박 법원장의 와이셔츠에는 피가 묻어 있지 않았다. 사법부가 김 전 교수를 범죄자로 몰아간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교수는 2008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라는 원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 김명호 前성균관대 조교수 “조작된 증거로 판결했다”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안성기 분·사진)는 20일 “진실은 이미 드러나 있지만 국민이 알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김 전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달 말 발간하는 책을 통해 사법부가 양아치 조폭 집단이라는 것을 법리적 논리적으로 설명할 생각”이라며 “증거 조작 등 위법을 일삼는 판사들과 법원 판결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을 비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에 등장하는 인물의 98%는 실명을 밝힐 것이며 내가 재판을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판사들이 쓰는 속임수 10여 가지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판사 니들이 뭔데?’라는 제목으로 설 이후 출간되는 이 책은 500쪽 안팎 분량이라고 한다.김 교수는 사법부를 ‘양아치 조폭’이라고 부른 데 이어 헌법재판소를 ‘법사기 전문 국민 기본권 침해 및 방조본부’라고 지칭하는 등 사법질서 전반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법에 따라 판단할 것을 국민 앞에 맹세하고 재판권을 위임받은 ‘국민의 머슴’이어야 할 판사들이 증거 조작을 통해 판결을 내리고 있다”며 “헌법을 개정해 판사도 선거를 통해 뽑아야 한다. 석궁테러 사건은 국민 저항권을 발동한 것”이라고 했다.김 전 교수는 인터뷰 내내 석궁테러 사건에서 논란이 됐던 부러진 화살과 피 묻은 와이셔츠를 거론하며 “내 말은 ‘주장’이 아니라 명백한 근거를 가진 ‘사실’”이라며 “판사의 자유재량 안에서의 판단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인 위법 행위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석궁을 가져간 것은 판사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었을 뿐 발사는 몸싸움 중 우발적인 것이었다”며 “재판부가 증거를 조작해 고의적인 발사로 몰고 갔다”고 말했다.그는 이달 초 대법원이 각 법원에 당시 재판부의 판단 및 근거를 담은 설명 자료를 배포한 것에 대해 “그렇게 떳떳하다면 양승태 대법원장이나 (당시 김 전 교수의 교수지위 확인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았던)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43·일명 ‘가카새끼’ 판사)가 나와 직접 공개 법리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신태길 前부장판사 “당시 판결 부끄럽지 않다”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신경질적으로 피고 측 요청을 무시하는 신재열 부장판사(문성근 분). 1심 당시 서울동부지법 형사1부 부장판사로 재판장이었던 신태길 변호사(사진)를 19일 오후 동부지법 앞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에는 동부지법 부장판사 재직 당시 법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그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이제 와서 무슨 얘기를 더 하겠느냐. 사법부를 떠난 입장에서 5년 전 판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대화를 거부했다. 하지만 기자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 지금도 그때의 판결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인터뷰 내내 “고향 집과 같이 생각하는 사법부에 해가 갈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당시 재판부는 ‘부러진 화살’이 사라졌어도 아홉 개의 화살과 석궁은 남아 있고 김 교수가 수십 발씩 화살 쏘는 연습을 하며 피해자 집 근처를 사전답사한 점 등을 들어 유죄를 선고했다. ‘단순히 겁만 주려 들고 간 석궁이 우발적으로 발사됐다’는 김 교수의 주장도 ‘안전장치 구조를 보면 직접 시위를 당겼다고 짐작할 수 있다’는 논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동료 판사의 피해에 감정적으로 대응해 판결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그는 “‘합리’ 하나를 20년 넘게 추구해온 길에 부끄럽지 않은 판결이었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석궁 판사’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답답해했다. “한 지인이 얼마 전 ‘알고 보니 석궁 판사더라. 지금 어떻게 고개를 들고 변호사를 하고 있느냐’고 묻더군요. 석궁 판사라는 거 자체가 불명예스럽죠.”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수십 개의 비판 글이 불쾌해 검색 결과 순서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해 볼까 고민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지 않겠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담배 3대를 연이어 피우던 그는 “오늘이 내 음력 생일이라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추후에 제가 다시 일어설 날이 있겠죠. 그때 다시 봅시다.”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동영상=영화 ‘부러진 화살’ 예고편}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소속 김선우 선수(35·투수)가 18일 모교인 고려대에 발전기금 1억5000만 원을 기부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96학번 출신인 김 선수는 “나도 대학 시절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으로 운동하고 공부했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물려주고 싶다”고 기부 동기를 밝혔다. 김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입단 다음 해인 1998년에도 고려대에 25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3억 원)를 기부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지난해 발생한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e메일 계정에 대한 해킹 시도는 대만에 서버를 두고 있는 북한 계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북한 소행으로 추정돼 오던 것이 처음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16일 고려대 관계자는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에서 사전에 파악하고 있던 북한의 해외 계정 중 한 군데서 문제의 e메일이 최초 발신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건 발생 직후 우려했던 대로 북한이 정보를 빼내기 위해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은 지난해 11월 대학원 내부 e메일 계정을 이용해 악성코드가 담긴 e메일이 졸업생 50여 명에게 집단 유포된 사실을 확인하고 국정원, 국방부와 함께 합동 조사를 벌여왔다. 발신지를 역추적한 결과 문제의 e메일은 북한이 평소 사용하던 대만 내 서버에서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중국 대만 홍콩 러시아 등 해외 국가에 수백 개의 서버를 점령하고 있으며 주로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 내 해킹부대원들이 추적이 어렵도록 이 서버들을 수차례 경유하는 방식으로 해킹을 시도해 오고 있다.특히 이번 해킹 시도는 지난해 5월 육군사관학교 동기들에게 집단 해킹 e메일을 보냈던 조직과 같은 조직에서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육사 출신 장교 60여 명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e메일이 집단 전송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국방부는 발신지를 역추적한 결과 “지난해 3·4 디도스 공격 당시 북한에서 사용한 중국 소재 IP와 같다”고 밝혔다.대학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버전이 낮은 ‘한글 2002’를 이용해 악성코드가 제작된 점, 다음 한메일 계정을 이용해 e메일이 전송된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동일 조직의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문제의 악성코드는 PC를 감염시켜 사용자가 e메일로 주고받은 자료를 빼낼 수 있지만, 다행히 당시 e메일을 받은 졸업생 모두 파일을 열어보지 않은 데다 악성코드 자체에도 제작 결함이 있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감염에 따른 2차 피해는 없었다. 당시 악성코드를 분석했던 대학원 관계자는 “악성코드가 한글 2002 버전을 기준으로 제작돼 호환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북한 해킹 세력도 한국 정부기관이 한글 2002 버전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일부러 한글 2002를 이용해 악성코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학교 측은 별도로 사용하던 대학원 e메일 서버는 폐쇄하고 상대적으로 방화벽 및 보안관리가 잘돼 있는 고려대 계정으로 통합한 상태다. 해킹 시도가 발생한 뒤로 서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내부 인력을 대상으로 한 보안교육도 늘렸다.국내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최근 북한 해킹부대에서 제작하는 방식의 악성코드 샘플들이 국내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며 “북한의 조직적인 해킹에 맞설 사이버 공격 및 방어 수단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가의 담배 제조 수입 판매를 허용하는 담배사업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11일 시민들이 헌법소원을 냈다. 박재갑 전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시민 9명은 “담배사업법은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국가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합법적으로 제조 수입 판매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으로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 청구인은 박 전 원장과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흡연자, 간접흡연의 폐해를 우려한 임신부, 청소년 등이다. 청구 대리인은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맡았다. 그동안 담배의 유해성과 관련한 소송은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있었지만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청구인 측은 “보건권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으로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소극적으로 침해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국민 보건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책무가 있다”며 “국가가 담배의 유해성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담배사업법을 앞세워 담배제조업자와 수입업자를 보호하는 것은 위헌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헌재 결정 전에라도 담배사업법을 폐지하고 니코틴을 전달하는 물질인 담배를 엄격한 마약류로 관리해 국민의 건강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저는 일본 사람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단지 일본이 과거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것에 분노할 뿐입니다.”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 4개를 던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중국인 류창 씨(38)는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일 외할머니 생일을 기념해 화염병을 던졌다”며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했다.중국 광저우(廣州) 출신의 한족인 류 씨는 외할머니가 작고하기 2년 전인 1984년부터 위안부 시절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외할머니는 대구에서 살다가 1942년 전후 중국으로 강제 동원됐다고 한다.이날 그는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영어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고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분노하게 됐다”며 “지난해 12월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회피하려는 일본 측의 성의 없는 태도가 불쾌해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불을 질렀고 이번 일도 저질렀다”고 했다.지난해 12월 26일 신사에 불을 낼 때는 일본인 여자친구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 여자친구는 심리치료사인 류 씨가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봉사활동을 갔다가 만난 우울증 환자로 알려졌다.경찰에 따르면 류 씨는 지난해 야스쿠니신사 범행 전날 후쿠시마에서 휘발유 5L를 구입한 뒤 신사를 찾아 사전 답사를 마치고 다음 날 오전 2시 유리 막걸리병을 이용해 만든 화염병으로 불을 냈다고 했다. 화염병 제조법은 온라인 백과사전 사이트인 위키피디아를 검색해 알아냈다. 류 씨는 “여자친구 역시 일본 역사 문제에 관심이 많아 함께 일을 준비했다”고 했다. 류 씨의 여자친구는 주한 일본대사관 화염병 투척을 준비하는 과정도 도왔다고 했다. 그러나 류 씨는 ‘무얼 도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경찰은 “일본 여성이 동행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1월 1일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야스쿠니신사에 불을 내고 5시간 뒤 한국으로 도망쳐 온 류 씨는 할머니의 고향인 대구와 할머니가 중국으로 끌려간 장소인 목포를 찾은 데 이어 이달 3일에는 외증조부가 독립운동 중 투옥돼 사망했다고 전해들은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둘러봤다. 서대문형무소를 다녀온 뒤 류 씨는 주한 일본대사관으로 직접 현장 답사를 나갔다가 지난해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 세워진 위안부 평화비를 보고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국민대 총동문회는 9일 ‘2012 자랑스러운 국민인의 상’ 수상자로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김진한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김엽 서희건설 부회장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11일 오후 6시 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로얄프라자에서 신년하례식과 함께 열린다.}

한국인 외할머니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됐다고 주장하는 중국인 남성이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졌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한족인 이 중국인은 자신이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내에도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서울 종로경찰서는 8일 오전 8시 18분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을 향해 화염병 4개를 던진 류모 씨(38)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廣州) 출신인 류 씨는 지난해 12월 26일 관광비자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뒤 31일부터 서대문구의 한 모텔에 머물며 범행을 준비해 왔다. 그는 8일 오전 7시 25분경 소주병에 휘발유를 넣어 만든 화염병 11개를 들고 숙소를 떠나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평화비 인근에서 화염병 4개를 차례로 던졌다. 2개는 30m가량을 날아 대사관 2층 발코니로 떨어졌지만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고 나머지는 대사관 담장과 인근 도로에 떨어져 그을음만 남겼다.박석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이날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성환 외교부 장관의 ‘유감의 뜻’을 전했다. 무토 대사는 박 제1차관에게 유감의 뜻을 밝히며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고 전했다.범행 직후 현장을 순찰하던 경찰 기동대원들에게 붙잡힌 류 씨는 외할머니가 강제 동원돼 중국 광저우로 끌려갔으며, 그곳에서 광복을 맞아 중국인 남자와 결혼했다고 밝혔다. 검거 당시 그는 붉은색으로 한자 ‘사죄(謝罪)’가 세로로 적힌 흰 옷을 입고 있었다. 류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12월 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총리가 논의 자체를 거부해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류 씨는 중국에서 토플강사와 심리치료의사로 일하다 지난해 10월 일본 지진해일(쓰나미) 피해자를 돕겠다며 일본으로 건너간 지 2개월 후 한국으로 오기 직전 야스쿠니 신사 내부 목재 문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신사에서는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4시 10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사건 다음 날 한 중국인이 국내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외할머니 일을 일본 정부가 사과하지 않는 데 항의하려고 불을 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류 씨가 머물던 모텔을 압수수색했을 때 벽에는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었고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지른 내용의 피켓도 발견됐다.한편 경찰은 류 씨가 위험행동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해 입국 직후부터 행적을 쫓아오고도 범행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6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류 씨는 인천에서 3일간 머물다가 외할머니의 행적을 따라 29일 전남 목포, 30일 대구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자신을 담당하는 경찰과 만나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지른 사실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류 씨가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외국인을 24시간 감시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류 씨에 대해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범죄가 확정될 경우 중국 측으로 신병이 넘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日언론도 ‘긴급 기사’ 민감일본은 이 사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교도통신은 이날 오전 주한 일본대사관의 화염병 투척 사실을 긴급 기사로 타전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 집단따돌림과 학교폭력 문제는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가 속한 가정과 학교, 또래집단 내에서 예방책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동아일보는 청소년 심리상담 전문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계부처 및 일선 교사의 조언을 받아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5(예방)·7(징후 파악)·5(대처)’ 법칙을 제안한다. 학교 가정 또래집단별로 각 주체가 학교폭력 예방, 징후 파악, 대처를 위해 힘을 합쳐야 실현 가능하다. 》○ 예방 5원칙해병대 기수열외 문화나 대학과 직장의 왕따처럼 집단따돌림이나 집단괴롭힘은 나이와 성별에 무관하게 경쟁사회에선 늘 발생하는 사회 문제다. 다만 초중고교생은 아직 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떨어져 가정과 학교에서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첫째, 학교는 최소 한 학기에 한 차례 이상 따돌림 방지 교육을 해야 한다. 집단따돌림이 자살이나 총기 난사 등 극단적 사고로 이어졌던 과거 사례를 설명해 장난으로 한 일이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아울러 학교폭력은 법적 처벌을 받는 범죄라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학교의 두 번째 역할은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는 것이다. 교과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교사용 학교폭력 처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학교폭력 신고서를 첨부한 신고안내 e메일을 전교생에게 보내거나 학교폭력을 신고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을 학교 홈페이지에 개설하고 학교폭력 신고 전용 e메일을 신설하는 것도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할 수 있다.반마다 ‘왕따 파수꾼’을 지정해 또래집단의 감시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학생 다수의 여론을 좌우할 수 있는 ‘분위기 메이커’가 이 역할의 적임자이다. 이사라 교과부 교육연구관은 “최근 자살한 대구 중학생도 부모형제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피해 사실을 친구에게는 털어놨다”며 “친구를 활용한 섬세한 상담이 문제 해결에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가정에서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핵심이다. 먼저 자녀와 부모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와 부모 간 상시 소통도 매우 필요하다. 도현영 서울 인수중 생활지도 담당교사(50)는 “한국은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거리감이 큰 편”이라며 “부모와 교사가 거리낌 없이 통화하고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문제의 조기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징후 파악 7원칙교사, 부모보다 같은 반 친구들이 왕따 문제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친구가 있다면 급격히 안색이 나빠지거나 ‘죽고 싶다’는 말을 꺼내지는 않는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교과서나 공책에 자살을 암시하는 문구를 써놓는지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교사는 △수업시간 중 다른 학생들로부터 야유나 험담을 받는 학생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심부름 및 청소 당번을 도맡아 하는 학생 △갑작스레 전학 상담을 하는 학생이 생기면 왕따 문제를 의심해 봐야 한다. 가정에서는 △갑작스레 성적이 하락하거나 △용돈을 달라는 횟수가 늘었을 때 △꾀병으로 인한 결석 및 지각이 늘 때 자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대처 5원칙왕따 문제를 인지한 학생은 문제가 커지기 전에 즉시 학교나 가정에 알려야 한다. 다만 학생들 사이에 ‘학교가 신변은 확실히 보호해 줄 것’이라는 신뢰감이 바탕에 깔려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학내 왕따 문제를 교사에게 제보했다가 고자질이나 하는 사람으로 몰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여중생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예방 단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미흡한 대처로 오히려 큰 일이 될 수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위기지원팀 상담사는 “제보 학생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철저하게 익명으로 운영되는 신고전화나 e메일 계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제보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공적을 기록해 주는 등 구체적인 보상 제도도 고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보호조치도 중요하다. 교사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함께 앉혀 놓고 삼자 대면을 하거나 가해 학생에게 사과편지를 쓰도록 지시하는 일이다. 이 경우 용기를 내 어렵게 말을 꺼낸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청예단 측은 “피해자와 가해자는 무조건 따로 상담해야 하고 필요할 경우 접근금지 명령도 내려야 한다”고 했다.2010년 학교폭력 전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했다’는 피해자가 전체의 33.9%로 가장 높았다. 그만큼 가정이 가장 큰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학부모가 자녀의 고통에 충분한 공감을 보내주되 스스로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교 다닐 때는 다 싸우면서 크는 거야’라며 문제를 축소하려 하거나 ‘너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자녀에게 화살을 돌릴 경우 아이는 또 한 차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민주화운동의 대부’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추모미사와 문화제가 영결식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미사를 집전한 김병상 신부는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본인의 고통을 감추면서 민주화와 남북통일을 위해 헌신했다”며 “김 고문이 품었던 희망과 꿈을 공유하자”고 강조했다. 강론을 맡은 함세웅 신부는 “고인은 평화를 위해 살았고 정의를 위해 싸웠다”며 “이런 삶이 지혜로운 삶”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의 ‘평생동지’인 부인 인재근 여사에 대해서는 “인권 운동을 하실 땐 투사였다”며 “절망 속에서 (투병 중인) 남편에게 끝까지 희망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고인은 임종 전날인 지난해 12월 29일 함 신부에게서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받고 ‘즈카리아’라는 세례명을 얻었다. 추모미사에 이어 오후 7시부터는 성당 내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민주통합당 원혜영 공동대표와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 등 정치권 인사를 비롯해 1000명이 넘는 추모객이 참석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을 비롯해 하금열 대통령실장,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이 다녀갔다. 영결식은 3일 오전 8시 명동성당에서 민주사회장으로 진행된다. 김 고문의 시신은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 대원들의 목에 가다(안전을 기원하는 흰 천)를 걸어주는 미망인의 모습을 차마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커다란 두 눈만 껌벅이고 있는 그녀의 15개월 된 아들 펨바에게 남은 네팔 돈을 모두 쥐여주고 나도 눈물을 숨기려 먼 산을 바라보았다.’1995년 히말라야 산맥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서 불의의 사고로 현지 셰르파를 잃은 고려대 산악회 등반대장 김종호 씨(56·토목공학과 73학번)가 귀국 후 쓴 수기 중 일부다.김 씨를 포함한 고대산악회 원정대원 8명은 개교 90주년을 기념해 1995년 8월부터 10월까지 63일간 에베레스트를 올랐다. 장부 셰르파를 비롯해 현지에서 고용한 젊고 유능한 셰르파 6명이 원정대와 함께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험난한 고산 등반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인 10월 14일 오후 2시 마침내 조용일 대원(43·건축공학 88학번)과 장부 셰르파가 정상에 도착했다. 하지만 축제의 분위기도 잠시. 불과 한 시간여 만인 오후 3시 30분 베이스캠프에서 망원경으로 두 사람의 하산길을 지켜보던 대원들의 입에서 잇따라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 사람이 3000m가 넘는 북쪽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있었던 것. 15개월 된 아들 ‘펨바’와 20대 초반의 젊은 부인을 남긴 장부 셰르파였다.워낙 위험한 지대라 원정대는 장부 셰르파의 시신도 찾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하산해야 했다.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는 기쁨보다도 미안함만 가득 안은 채 귀국길에 오른 원정대원들에게 장부 셰르파의 부인은 말없이 흰 천을 목에 걸어줬다. 네팔에서는 길 떠나는 사람에게 안전을 기원하는 뜻에서 흰 천을 목에 걸어주는 풍습이 있다. 당시 부인의 품에 안겨 있던 큰 눈망울의 아이를 바라보며 김 씨는 “너를 생각해서라도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귀국 후에도 펨바의 눈망울을 쉽사리 잊지 못했던 김 씨는 이후로도 2, 3년 동안 꼬박꼬박 옷가지와 돈을 보냈다. 하지만 현지 통신사정이 여의치 않은 데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과의 연락도 자연스럽게 끊겼다.김 씨와 원정대원들은 마음 한구석에 빚처럼 남아 있던 약속을 17년 만인 2012년 1월 마침내 지킬 수 있게 됐다. 이전부터 선배들로부터 펨바 이야기를 전해 들어왔던 고대산악회 재학생 후배들이 새해를 맞아 히말라야를 다시 찾아가자고 제안한 것. 재학생들은 대부분 해외 원정 등반 경험이 없는 새내기 ‘산사람’이지만 의지와 열정만은 대단했다.이들은 1995년 장부 셰르파를 소개해준 현지 대행사의 도움을 받아 한 달 넘게 수소문한 끝에 펨바의 연락처와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18세의 청년이 된 펨바는 카트만두에서 작은 식당을 하는 어머니와 떨어져 산골에서 홀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했다. 펨바의 소식을 전해 들은 선배들은 원정비용과 펨바를 위한 장학금을 십시일반으로 걷었다.이번 등반에는 김 씨 외에 박용일 대장(42·생물학 88학번)과 재학생 8명이 참여한다. 고려대 대학원 체육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오은선 대장도 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합류했다. 이들 원정대는 2012년 1월 2일 출국해 카트만두에서 펨바를 만난 뒤 임자체(6189m) 등반에 나설 계획이다.원정대는 등반을 준비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주말마다 북한산 등 인근 산을 찾아 훈련을 했다. 부대장을 맡은 천성인 씨(24·식품공학 4년)는 “1학년 새내기들부터 4학년 졸업반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히말라야 등반을 준비했다”며 “고산지대에 적응하기 위해 기초 체력을 강화했고 눈 위에서 걷는 연습을 하려고 얼음이 언 계곡에서 등반 훈련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출국을 앞둔 김 씨는 “펨바가 벌써 열여덟 살이 됐다는 생각을 하니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실감이 났다”며 “어서 찾아가 늘 밝고 잘 웃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작지만 금전적 도움도 주고 싶다”고 했다.펨바를 위한 장학금은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 씨는 “펨바가 공부에 뜻이 있다면 한국으로, 가능하면 고려대로 유학을 올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0.466%. 1%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이 비율은 지난해 학교폭력을 저지른 1만9949명의 가해학생 중 퇴학생(93명)의 비율이다. 강제전학 조치된 학생은 17.7%인 1129명이었다. 나머지는 교내봉사활동, 서면사과, 접촉금지, 특별교육 등 경미한 처벌만 받았다.일만 터지면 보신(保身)을 위해 무조건 쉬쉬하는 학교의 비밀주의와 무사안일주의가 학교폭력의 그늘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피해학생과 학부모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는다.최근 자살한 대구 중학생 A 군도 학교가 교내 폭력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문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7월 이 학교 2학년 D 양이 집단따돌림 문제를 지적했다가 교사와 친구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고민하다 자살했지만 이 학교가 취한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숨진 D 양의 연습장에 가해 학생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학교 측은 아무런 조치도 안 했다. 문제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쉬쉬하며 몸만 사렸다. 한 학부모는 “이 사건 이후 학교가 집단괴롭힘 신고 시스템만 제대로 갖췄어도 A 군 자살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숨진 A 군도 유서에 ‘보복이 두려워 폭행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했다.수십 년 전부터 학교는 폭력으로 물들어갔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교장 교감 담임교사 교육청을 포함한 교육 당국과 가해학생 학부모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데만 몰두해온 결과다. 교사들은 문제를 인지하고도 안일하게 대처하는가 하면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증거가 없다’며 덮었다. 피해학생에게 합의나 전학을 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렁이가 담을 넘는’ 사이 한국의 교실은 더욱 폭력으로 물들어 간 것이다.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생 356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학교폭력의 75.2%가 교실 복도 화장실 등 교내에서 벌어졌지만 가해학생의 41%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펴낸 인권상담사례집에 따르면 고교생 B 군도 전학 직후 체육과 학생들에게 맞아 턱뼈가 부러졌지만 교장은 피해학생 학부모에게 “아들 교육을 잘못 시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폭력사건 은폐의 담합 구조’를 근본적 문제로 지적한다. 학교 이미지 실추와 교장 징계 등이 걸려 있어 은폐하려 든다는 것이다. 교사들이 행정적인 부담을 져야 하는 것도 쉬쉬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부처님의 자비?’ 석가탄신일(음력 4월 8일)이 내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으로 주말과 이어지는 공휴일이라는 사실이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석탄일은 2012년에는 양력으로 월요일인 5월 28일, 2013년에는 금요일인 5월 17일로 주말과 앞뒤로 이어진다. 2014년엔 화요일인 5월 6일로, 월요일인 5월 5일 어린이날에 이어 주말부터 나흘 동안 이어지는 황금연휴다. 2015년도 월요일인 5월 25일이다. 이를 두고 누리꾼은 ‘부처님의 자비다’ ‘중생을 위해 주신 연휴’라며 즐거워하고 있다. 특히 내년은 주말과 이어지는 공휴일이 석탄일뿐이라 더 ‘귀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이에 반해 크리스마스는 지난해엔 토요일이었고 올해에도 일요일이어서 누리꾼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내년 크리스마스는 화요일이고 2013년과 2014년엔 각각 수요일과 목요일이어서 연휴가 되지 않는다. 일부 누리꾼은 “크리스마스도 연휴가 됐으면 좋은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대전 여고생 자살 사건과 관련해 누리꾼들의 과도한 신상 털기에 제2, 제3의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해당 여고생이 자살하도록 방치했던 담임교사’라며 떠돌고 있는 사진의 경우 해당 학교 교사가 아닌 대전 지역에서 초등교사로 일하다 현재 육아휴직 상태인 동명이인의 A 씨 사진이다. A 씨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아침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전해 듣고 설마 했는데 정말 내 사진이 각종 블로그와 게시판마다 올라가 있었다”며 “예전 한 시민단체 연수 당시 단체 관계자가 찍어준 것으로 나조차 잊고 있던 사진”이라고 했다. A 씨는 포털 사이트 측에 요구해 게시글 삭제를 요청하고 자신의 얼굴을 공개한 블로거들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할 계획이다. A 씨는 “단지 같은 지역에 근무하는 동명이인의 교사라는 이유로 내 사진이 인터넷에 마구 떠돌고 있다니 끔찍하다”고 했다. 가해자로 잘못 몰린 학생들도 있다. 누리꾼들이 작성한 이른바 ‘가해자 학생 신상명세서’ 중 일부는 자살한 학생과 전혀 관계없는 학생들의 연락처와 미니홈피 주소라는 것.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죽은 아이와 같은 반도 아닌데 갑자기 연락처가 인터넷에 올라갔고 하루 만에 1100통의 욕설 문자를 받았다”며 “아이가 너무 놀란 나머지 죽고 싶다고 한다”고 했다. 학교 측은 “친구를 잃어 비통한 분위기 속에 신상털기 피해자까지 나오면서 학생들이 두 배의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온라인상에 11명의 학생 신원이 공개됐는데 이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저희가 원하는 건 이런 불상사가 다시는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관련 아이들의 신상은 거론 안 했으면 좋겠네요. 그것 또한 아이가 원하지 않을 거예요.’왕따 문제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 D여고 A 양(17)의 어머니가 A 양의 미니홈피에 21일 밤 남긴 글이다.A 양은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이달 2일 대전 자신의 아파트 14층에서 투신자살했다. A 양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살을 고민하는 순간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이 21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 공개되면서 자살 사실은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괴로워하는 A 양의 마지막 모습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A 양과 싸운 것으로 알려진 같은 반 여학생 4명과 담임교사의 신상을 털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대전 여고생 자살’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몇 시간 만에 관련자 4명과 담임교사의 실명, 휴대전화번호, 미니홈피 주소, 중학교 졸업 사진이 모두 공개됐다.한번 털린 신상은 21일 밤 A 양 어머니의 만류에도 계속 퍼져 나갔다. 특히 트위터를 타고 퍼지기 시작한 신상정보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전파됐다. 신상이 털린 여학생들은 누리꾼들이 남긴 수천 건의 악플과 욕설에 충격을 받고 결국 미니홈피를 폐쇄했다. 이 중 한 명은 신상이 털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자신도 죽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제자를 잃은 충격에 더해 신상까지 털린 담당 교사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보도한 동아일보 호외를 읽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정오 한국 사회는 전체적으로 술렁였지만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보다 크게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사재기도 없었다. 시민들은 우려와 동시에 기대를 표시했다. 일부 시민은 남북 충돌 내지 관계 경색을 우려했지만 일부에선 “평화 모드가 시작될 수 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우려와 기대 교차서울역 대합실은 놀란 시민으로 술렁였다. 역사 1층에 설치된 TV 6대 앞에는 많게는 수백 명씩 몰렸다. 대부분의 시민은 “김정일이 이렇게 갑자기 사망할 줄 몰랐다”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북한 내부의 권력 투쟁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역에서 TV를 지켜보던 한 40대 남성은 “북한 내에서 내부 권력 쟁탈전이 벌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북한 내부 권력 간 충돌이 남북 갈등 상황을 몰고올 수도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김 위원장의 사망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적지 않았다. 강원 홍천군에 사는 강창석 씨(62)는 “북한 내 최고 강경세력인 김정일이 죽었으니 남북 간 평화 모드가 시작될 수 있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김일성 사망 때보다 차분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 7월과 비교하면 김정일의 사망 소식은 비교적 빠르고 차분하게 퍼졌다. 1994년에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뉴스 특보 외에 정보 전달 창구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되면서 불필요한 불안감이나 루머가 확산되지 않은 것.이날 정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김정일 사망’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트위터 등 SNS도 이 소식으로 도배됐다. 특히 사망 사실이 공식 발표되기 전인 오전 11시부터 트위터에는 ‘북한이 예고한 특별방송은 김정일 사망 소식일 것’이라는 예언성 글들이 올라왔다. 한 트위터리안은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는 길거리에서 만세를 부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캐럴만 들린다”고 했다.사재기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마트 측은 “전국 매장 중 어느 곳에서도 사재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소장은 “1994년보다 남북한 경제적 격차가 커지면서 자신감이 생겨 전쟁에 대한 불안감도 크지 않고 탈북자를 통해 북한 내부 사정이 상세히 알려져 불안감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접경지역도 큰 동요 없어접경지역도 비교적 차분한 표정이었다. 다만 위험지역 활동이 제한되고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등 긴장감은 돌았다. 비무장지대(DMZ)에 자리한 최북단 경기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마을에는 이날 오후 관할 군부대로부터 휴전선 근처에서의 농사 등 모든 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전해졌다. 또 야외행사도 가급적 열지 말아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그 바람에 20일 마을 교회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성탄절 행사가 취소됐다.인천 옹진군 서해5도 주민들도 동요하지 않았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 주민 박성현 씨(78)는 “북한이 무력도발을 감행하지 않는다면 주민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법보다는 국민감정을 최우선시해 보존하겠다.”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비(사진)가 ‘무허가 건축물이니 철거해 달라’는 일본 측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관할 구청인 종로구가 19일 보인 반응이다.평화비는 도로법상 관할 기관인 종로구의 허가 없이 세워진 건축물이다. 평화비를 건립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올해 3월 평화비 건립 계획을 종로구에 전달했으나 구청은 “정부기관이 아니면 도로 등에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며 불허 공문을 보냈다. 구청의 비협조적 태도에도 정대협은 평화비 설치를 강행해 수요집회 1000회를 맞은 14일 평화비 제막식을 가졌다. 제막식 후 구청은 기존 불허 방침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구청 관계자는 “허가 여부를 떠나 이미 세워진 건축물의 경우 공익에 해가 되지 않는다면 구에서 강제로 철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내 유일한 일본인 교회인 서울 성수동 ‘서울일본인교회’ 요시다 고조 목사는 최근 노다 요시히코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평화비를 철거하라고 말하는가. 당신들(일본 위정자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인가”라고 비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낮 12시 서울역 대합실은 놀란 시민들로 크게 술렁였다.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일제히 TV 앞으로 몰려들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뉴스속보를 지켜봤다. 역사 1층에 설치된 6대의 TV 앞에는 많게는 수백 명씩 몰렸다. 역사 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사람들도 숟가락을 내려놓고 심각한 표정으로 속보에 집중했다. 대부분의 시민은 “김정일이 이렇게 갑자기 죽을 줄은 몰랐다” “전쟁나면 어떡하냐”며 불안한 모습을 내비쳤다. ○ 시민들 불안 역시 전쟁에 대한 공포가 가장 컸다. 이날 휴가를 받아 서울역에 도착하자마자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는 서준혁 일병(21)은 “부대 복귀 명령이 떨어질지 몰라 일단 대기하려고 한다”며 “정말 전쟁이 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TV를 지켜보던 한 40대 남성은 “앞으로 북한 내에서 내부 권력 쟁탈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북한 내 충돌이 남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종필 씨(29)는 “북한이 붕괴되면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예비군인 회사 동료들도 다시 군복을 꺼내야 하는 건 아니냐며 일손을 놓은 채 뉴스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적지 않았다. 강원 홍천군에 사는 강창석 씨(62)는 “북한 내 최고 강경세력인 김정일이 죽었으니 어쩌면 남북이 평화모드에 돌입할 수도 있다”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비쳤다. 가정주부인 황금숙 씨(53·여)는 “예전에 김일성이 죽었을 때도 온 나라가 난리 났지만 결국 큰 탈 없이 잘 넘어갔으니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며 “지금은 너무 흥분하지 말고 잘 지켜볼 때”라고 말했다. 강원 양구군 해안면에 사는 김지일 씨(55·건축노무업)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모두 죽었으니 이제 북한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된다”며 “김정은은 신세대니까 좀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경기 파주 등 접경지역에는 더 긴박한 긴장감이 흘렀다. 일단 임진각 등 출입이 개방된 안보관광지에는 평소처럼 관광객이 찾았지만 곳곳에서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화두였다. 마침 이날은 제3땅굴 등 민간인출입통제선 내 안보관광이 쉬는 날이어서 평소처럼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다만 내일부터 예정된 안보관광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접경지역 주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단 차분히 지켜보자는 의견이다. 김동훈 씨(56·파주시 적성면 답곡리)는 “아직까지는 큰 동요가 없는 편”이라며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큰일이야 있겠느냐”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 “포스트 김정일 시대 준비해야”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앞으로 정치권과 학계, 전문가가 모두 힘을 합쳐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는 이날 성명에서 “북한 동포 수백만 명을 굶어죽게 하고도 독재체제 유지를 위해 군사력 강화에만 급급하던 독재자가 드디어 종말을 맞았다”며 “이제 북한주민들이 일제히 궐기해서 민주화의 물결을 이루면서 자유를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북한 내부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고 총선, 대선이 맞물려 있는 남한에도 큰 영향을 미칠 문제”라며 “정치권, 학계, 전문가,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 북한 내부의 변화에 대해서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사회부 종합}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은데 후원금을 우표로 낼 수 있나요?” 지난달 말 아동보호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이런 질문이 담긴 편지 한 통이 왔다. 몇 달 전부터 재단에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한 20대 재소자 정모 씨가 보낸 편지였다. 그는 편지에서 “감옥에 있는 동료들이 아이들을 돕고 싶어 하는데 이곳에선 현금을 쓸 수가 없다”며 “우표나 수입인지로라도 후원금을 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정 씨는 동료 수감자들에게 ‘나눔 바이러스’를 전염시킨 주인공. 그의 마음을 움직인 사람은 중국집 배달원 김우수 씨(사진)였다. 김 씨는 월급 70만 원을 쪼개 다섯 어린이를 도와오다 9월 23일 배달 중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정 씨는 “김 씨도 감옥에 있을 때 기부를 시작했다는 기사를 보고 저와 동료들이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걸 느꼈다”고 했다. 철가방 기부 천사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석 달. 그가 뿌리고 간 나눔의 씨앗은 곳곳에서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교도소에서 온 편지 서울 중구 무교동 어린이재단 사무실에 교도소 직인이 찍힌 편지가 처음 도착한 건 10월 3일. 스스로를 ‘28세 정모 씨’로 소개한 편지의 작성자는 “9월 27일 동아일보에 실린 고 김우수 씨 사연을 접했다”며 “주위 이웃에게 피해만 끼치며 살아온 지난 28년간의 내 인생을 돌이켜보니 너무 부끄러워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썼다. 2014년 6월 출소 예정이라는 그는 “나도 나눔을 실천하며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돼 지금까지의 잘못을 사죄하고 싶다”며 “처음에는 아직 교도소에 있는 상황이라 후원을 시작하는 게 망설여지기도 했는데 10월 1일자에 실린 개그맨 이홍렬 씨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결심하게 됐다”고 적었다. 어린이재단 홍보이사이자 매달 100명의 국내외 어린이를 후원하는 이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더 여유가 생기면 기부를 하겠다고 하면 10년이 돼도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기부는 마음먹은 그 순간 행동으로 옮겨야 현실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재단 측 안내를 받아 10월부터 두 달째 작업상여금으로 모은 돈으로 12세 남자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매달 2만 원씩 정기 후원을 하기로 했지만 지난달에는 5만 원 많은 7만 원을 보내왔다. 그는 “나눔에 동참하는 게 처음이라 아직은 어색하긴 하지만 사회로 복귀하면 조금씩 후원 액수를 늘려가겠다”며 “후원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약속했다. ○ 이전선 씨와 1004명의 천사 전남 순천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전선 씨(46)도 김 씨의 사연을 접하면서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최근 그의 주변에 1004명의 천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두 딸이 각각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들어가던 2008년 12월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어린이재단에 기부를 시작했다. 월 5000원으로 시작했던 후원 규모는 어느덧 30만 원으로 커졌다. 아빠를 따라 용돈을 쪼개 기부를 시작한 두 딸도 1년에 1000원씩 늘려 지금은 매달 1만1000원씩을 기부한다. 그는 후원을 처음 시작하면서 주변 친구와 가족에게도 기부의 중요성을 알려야겠다고 다짐하며 목표를 1004명으로 잡았다. 이 좋은 걸 어찌 나 혼자만 즐길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최근 4년간 어머니와 장모님 등 가족은 물론이고 이웃, 친구 등을 찾아다니며 일대일로 설득했다. ‘나중에 시의원이라도 하려고 하느냐’는 싸늘한 시선도 종종 느껴졌지만 크게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 씨의 사연을 접한 뒤로는 더욱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 씨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돌아가신 김우수 씨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수월하게 살아왔던 만큼 더 치열하게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수십 번도 넘게 했다”고 했다. 그 덕분에 10월 초 그의 추천을 받아 어린이재단에 후원을 시작한 사람이 1004명을 넘어섰다. 그는 “주변에 천사 같은 사람이 워낙 많았다”고 공을 돌렸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4만1976명이던 후원자는 올해 11월 17만3213명으로 늘었다. 1년 만에 무려 22%가 증가했다. 어린이재단은 김 씨의 뜻을 기리기 위해 내년 초 어린이재단 사무실에 그의 유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