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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보다 더 극적인 야구 드라마의 각본을 쓸 수 있을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했던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에 웃은 것은 삼성이었다. 두 팀은 13일 대구에서 열린 최종 5차전에서도 막판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혈전을 벌였다. 9회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에 들어갔고 11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박석민의 유격수 앞 안타로 삼성이 가까스로 이겼다. 5차전이 6-5로 끝나며 플레이오프 5경기가 모두 1점 차로 마무리되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2006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정규시즌 2위 삼성은 15일부터 1위 SK와 대망의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을 치른다.○ 5점 차 뒤집기 초반 두산에 5점을 내줬을 때만 해도 승부의 추는 두산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은 4회 최형우의 2점 홈런과 김상수의 2타점 적시타로 4점을 추격하며 승부를 안갯속으로 끌고 갔다. 6회 무사 1루에서는 이영욱이 좌익수 김현수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5-5 동점이던 운명의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박석민은 상대 마무리 임태훈의 구위에 눌려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공을 커트하기에 바빴다. 7구째 가까스로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힘없이 유격수 쪽으로 굴러갔다. 그러나 급하게 전진하던 손시헌은 이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옆으로 떨어뜨렸고 끝내기 내야안타를 만들어줬다. 시원한 한 방이 아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내야안타가 최종 5차전, 그것도 연장전까지 이어진 양 팀의 대혈투를 끝낸 것이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는 1차전 역전 결승 3점 홈런에 이어 4차전 결승 희생플라이를 때린 박한이가 선정됐다. 박한이는 5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연장 11회 고의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 잘 싸운 두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두산 선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뜻밖의 변수를 넘지 못했다. 2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기록하던 선발 켈빈 히메네스는 3회 1사 1, 3루에서 조동찬을 상대하다 오른손 엄지의 굳은살이 벗겨지는 부상을 당했다. 히메네스는 조동찬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으나 부상 여파는 다음 이닝에 나타났다. 4회말 선두타자 신명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1사 1루에서 최형우 타석 때 2스트라이크 2볼에서 한가운데 스트라이크를 던지다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우월 2점 홈런을 맞았다. 히메네스는 후속 조영훈에게도 가운데 펜스까지 날아가는 2루타를 맞은 뒤 레스 왈론드와 교체됐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장원삼 기대했지만 너무 잘 던져▽선동열 삼성 감독=다섯 경기가 모두 1점 차 승부가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었다. 장원삼이 오늘 잘해줄 거라 기대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삼성의 팀 컬러가 젊은 선수 위주로 바뀐 이후 분위기가 아주 좋다. SK와는 포스트시즌 첫 격돌인데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 엔트리에 새로 넣은 오승환이 잘해줄 거라 기대한다.똘똘 뭉쳐 최선 다한 선수들 고마워 ▽김경문 두산 감독=준플레이오프 5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수들이 뭉쳐 있는 모습에 가슴이 찡했다. 전체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 오늘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였던 켈빈 히메네스가 손가락 물집이 잡히면서 갑자기 빠진 게 너무 아쉽다. 그 때문에 투수 로테이션이 예상치 못하게 바뀌어 버렸다. 아쉽지만 내년이 기대된다.삼성이 흐름을 타서 좋은 경기 예상 ▽김성근 SK 감독=상대가 결정되니까 마음이 놓인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삼성이 흐름을 타서 좋은 시합이 예상된다. 한국시리즈라고 특별한 훈련을 하지는 않았다. 시즌 때 부족한 부분을 꼼꼼하게 준비했으며 컨디션은 70∼80% 올라왔다. 많은 전문가들이 SK의 우세를 예상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얘기는 믿을 게 하나도 없다. 흐름의 문제다.}
‘심장 약하신 분이나 임산부, 노약자는 관람을 삼가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야 하지 않을까.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매 경기 피를 말리는 접전이다. 4차전까지 모두 1점 차 승부로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기가 이어졌다. ‘혈압 야구’, ‘똥줄 야구’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팬들이 진이 빠질 지경인데 직접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어떨까. 플레이오프가 최종 5차전까지 이어지자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삼성 박진만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정규시즌 3경기 정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한다. 특히나 이번처럼 1점 차 승부가 이어질 때는 피로도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3차전에 2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그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속에 무릎에 무리가 와 4차전은 출전하지 못했다. 4차전 결승타의 주인공인 삼성 박한이는 “9차전까지 갔던 2004년 한국시리즈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 두산 김동주 역시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말할 힘도 없다”고 했고, 3차전에서 11회까지 마스크를 썼던 두산 포수 양의지는 “허리, 무릎 등 안 아픈 곳이 없다. 삭신이 쑤신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했다. 3, 4차전 연속 16명(두산 9명, 삼성 7명)이 나온 투수들의 피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던진 공의 수를 감안하면 이제 더 내보낼 투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상쇄해 주는 힘이 있다. 바로 승리다. 3차전 혈투에서 승리한 후 두산 이성열은 “경기 내내 죽을 것 같은 심정이었지만 이기고 나니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무한한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반면 이날 진 삼성의 한 선수는 “야구가 이렇게 잔인한 스포츠인 줄 미처 몰랐다”고 말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최종 5차전이 벌어지는 13일 이긴 쪽은 천당을, 진 쪽은 지옥을 맛보게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인환 씨(53)가 스포츠동아와 골프버디코리아가 공동 주최한 제4회 골프버디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 씨는 12일 경기 여주 스카이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결승 2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3언더파 141타로 탁동진, 장흥수, 박영응, 김양권 씨(이상 2언더파 142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 씨는 15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며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1, 2위로 출발한 김양권, 박영응 씨가 오버파로 무너진 틈을 타 역전에 성공했다. 이 씨는 “우승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선두와 워낙 타수 차가 벌어져 편안하게 경기하자는 마음으로 나왔다. 버디 기회가 많았지만 성공시키지 못해 불안했는데 16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우승 예감이 들었다.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씨는 우승 상품으로 받은 제네시스 BH330 승용차를 “소속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에 전달해 불우이웃돕기 등 좋은 일에 쓰겠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선 김정숙 씨가 합계 1오버파 145타를 쳐 1라운드 선두였던 차선희 씨(2오버파 146타)를 1타 차로 꺾었다. 신페리오 부문에선 전인우 씨가 우승해 YF쏘나타의 주인공이 됐다. 1언더파 71타를 친 전 씨는 핸디캡 2.40을 적용받아 네트스코어 68.60타로 1위에 올랐다.여주=주영로 스포츠동아 기자 na1872@donga.com}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삼성은 8-7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말 2사 3루의 위기를 맞았다. 선동열 삼성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2차전 선발 투수였던 배영수. 1승 2패로 몰린 상황이라 지면 끝이었기에 선 감독은 경기 전 “엔트리에 오른 11명의 투수를 모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무리 그래도 5차전 선발 투수로 쓸 수 있는 배영수마저 투입할까 싶었다. 전격 출격한 배영수는 8회 최준석을 내야 땅볼로 처리한 데 이어 9회에도 안타 없이 세 타자를 잡으며 임무를 완수했다. 경기 초반 삼성은 두산의 결정적 실책에 편승해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두산 선수들은 피로 누적 탓인지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2회까지 안타 1개만을 허용하며 잘 버티던 두산 선발 투수 홍상삼은 3회 무사 1, 2루에서 김상수가 댄 번트를 잡아 3루로 던졌다. 타이밍상 선행 주자 아웃을 노려볼 만했지만 홍상삼의 손을 떠난 공은 3루수 키를 훌쩍 넘겨 버렸다.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삼성은 4-2로 앞선 5회에도 두산 투수 김선우와 포수 양의지가 사인 미스로 패스트볼과 폭투를 남발하는 실수를 틈타 3점을 추가하며 앞서갔다. 두산에도 대역전의 기회는 있었다. 극적일 뻔했던 드라마의 주인공은 김현수였다. 2-7로 뒤진 채 7회말을 맞은 두산은 2사 후 연속 3안타로 1점을 추격했고 볼넷 1개를 얻어내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선 감독은 가장 믿는 불펜 투수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렸다. 안지만이 몸을 푸는 사이 김경문 두산 감독은 김현수를 대타로 냈다. 전날까지 포스트시즌 타율 0.091에 플레이오프 5타수 무안타의 고장 난 타격 기계였다. 김현수는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3구째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맞혔다. 2타점 적시타. 이어 양의지, 이원석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한 두산은 7-7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동점을 허용한 삼성은 8회초 이영욱의 볼넷에 이어 김상수가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조동찬의 희생 번트로 이어진 1사 2, 3루에서 박한이는 왼쪽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케네디 스코어(8-7)의 결승점이 된 점수였다. 내일은 생각할 겨를 없이 온 힘을 쏟아 붓고 있는 삼성과 두산의 마지막 5차전은 13일 오후 6시 대구에서 벌어진다.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배영수 믿고 과감히 기용”▽선동열 삼성 감독=오늘이 마지막이다 보니까 선수들이 타석에서 몸쪽 공도 피하지 않고 집중력 있게 잘해 줬다. 배영수는 5차전 선발 예정이었는데 오늘 지면 모레가 없기 때문에 8회 위기 상황에서 썼다. 안지만의 구위가 나쁘진 않았지만 배영수가 시즌 말부터 상당히 좋았고 오늘도 훌륭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5차전에는 차우찬을 선발로 낼 예정이다. “홍상삼 조기 강판 아쉬워”▽김경문 두산 감독=선발 홍상삼이 5회까지 던져 주길 바랐는데 번트 수비 미숙으로 일찍 내려온 게 아쉽다. 많은 점수를 주고도 끝까지 따라간 점은 칭찬하고 싶다. 포스트시즌 9경기를 하는 동안 정규 시즌 때 못 느꼈던 선수들의 좋은 점을 보게 돼 기쁘다. 최종 5차전에서는 원 없이 잘하고 끝내겠다. 선발은 히메네스 차례다.}
6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사회자는 양 팀 감독 및 선수들에게 “시리즈가 몇 차전에서 끝날지 손가락을 펴서 예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이종욱과 임재철 등 두산 선수들은 모두 손가락 4개를 폈다. 4차전에서 끝날 것 같다는 의미. 삼성 진갑용과 강봉규는 각각 3개와 4개를 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모두 틀렸다. 당시 유일하게 손가락 5개를 편 사람은 선동열 삼성 감독이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전날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8-9로 져 시리즈 전적에서 1승 2패로 뒤졌지만 선 감독의 표정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5차전까지 갈 것 같으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럴 확률이 많을 것 같은데요”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선 감독의 말대로 이날 삼성은 두산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최종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플레이오프 들어 선 감독의 예언은 마치 신들린 것처럼 들어맞고 있다. “펄펄 날 것 같아 톱타자로 기용하겠다”던 박한이는 1차전에서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치는 등 3차전까지 타율 0.429(14타수 6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날도 박한이는 8회 결승타가 된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차전을 앞두고는 “5, 6점 승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날 경기 스코어는 정확하게 6-5로 끝났다. 그런 선 감독이기에 자신의 예언이 두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10일 3차전에 앞서 “사실상 오늘이 결승전이다. 3차전에서 이기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갈 것 같다”고 여러 차례 말했기 때문.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에서 두산이 이기면 선 감독은 명실상부한 ‘족집게 도사’가 될 수 있다. 물론 예언이 빗나가 대망의 한국시리즈 티켓을 손에 쥐는 게 더욱 기쁘겠지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프로야구 롯데 김태균(28)이 퍼시픽리그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는다. 김태균은 10일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클라이맥스시리즈 제1스테이지 2차전에서 7번 타자 1루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김태균은 이날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정규 시즌 3위 롯데는 이틀 연속 2위 세이부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2연승으로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2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김태균은 5회 선두 타자로 나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후속 타자의 병살타로 득점을 하진 못했다. 2-4로 뒤지던 6회 2사 2, 3루 찬스에서는 1루 땅볼로 물러났다. 8회에는 삼진, 연장 10회에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롯데는 9회 사도자키 도모야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연장 11회 이구치 다다히토의 적시타로 5-4의 역전승을 거뒀다. 김태균은 전날 1차전에서는 1-5로 뒤진 9회말 2타점 적시타를 치며 6-5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늘 이기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간다. 사실상 결승전이다”라는 경기 전 양 감독의 말처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혈투였다.손시헌 극적 끝내기 안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는 양 팀 합쳐 16명의 투수(두산 9명, 삼성 7명)가 나왔다, 31개의 안타(두산 18개, 삼성 13개)가 터졌으며 19개의 4사구(두산 8개, 삼성 11개)가 쏟아졌다. 9회로도 모자라 연장 11회까지 이어진 4시간 58분간의 혈전에서 마지막에 웃은 것은 두산이었다. 11회말 끝내기 안타로 9-8로 승리한 두산은 2승 1패로 앞서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 미러클 두산 2회초까지 4점을 내주며 승리는 일찌감치 삼성으로 기우는 듯했다. 믿었던 에이스 김선우는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 1, 2차전까지 불펜 투수들을 풀가동한 두산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친 것 같던 두산 불펜은 오히려 위기를 맞아 힘을 냈다. 2회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레스 왈론드는 3이닝 동안 점수를 주지 않았다. 타선도 뒤를 받쳤다. 2-4로 뒤지던 4회 1사 1, 2루에서 정수빈이 좌중간을 꿰뚫는 3루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고, 이종욱이 2루 앞 내야 안타를 쳐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 PO 1패 뒤 2연승 불펜진의 선전 속에 6-4로 앞서던 두산은 8회 정재훈이 대타 조영훈에게 솔로 홈런을 내준 데 이어 2사 1루에서 고창성이 박한이에게 2루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은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9회말 1사 만루의 황금 찬스마저 무산시켜 분위기는 다시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연장 11회가 되자 지난해까지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지 못했던 성영훈과 김창훈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9번째 투수 김성배까지 등판하자 2차전 선발 켈빈 히메네스와 다음 날 선발 홍상삼을 빼고는 등판할 투수가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성배는 채상병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에 이어 김상수에게 번트 안타를 맞으며 2점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두산의 뚝심은 11회말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이종욱의 안타와 김동주, 고영민의 연속 볼넷으로 맞은 무사 만루 찬스에서 임재철이 삼성의 7번째 투수 정인욱을 상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동점 2루타를 쳐낸 것. 후속 손시헌은 계속된 무사 2, 3루 찬스에서 정인욱의 직구를 받아쳐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AGAIN 2001(?) 두산 선수들은 환호했다.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승리한 듯한 분위기였다. 선수들은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9년 전인 2001년에도 그랬다. 당시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했고,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내준 뒤 내리 3판을 이겼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을 4승 2패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까지만 보면 당시와 상황이 흡사하다. ‘Again 2001’을 향한 첫 번째 시험 무대는 11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4차전이다. 두산은 홍상삼을, 삼성은 팀 레딩을 선발 예고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PO 3차전서 쏟아진 포스트시즌 신기록::▷김동주: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안타(77), 최다 타점(37), 최다 루타(110)▷박한이: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득점(37), 한 경기 최다 2루타(3개)▷한 경기 최다 4사구 19개(삼성 11, 두산 8), 한 경기 최다 사구 6개(삼성 5, 두산 1), 한 경기 팀 최다 사구(삼성 5)▷박진만: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경기 출장(77경기) ▼선수들 어려운 상황 잘 이겨내▼▽두산 김경문 감독= 8, 9회 점수를 낼 기회를 못 살려 경기가 넘어가나 싶었고 11회에 2점을 주면서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낸 것 같다. 11회 무사 1, 2루에서 강공을 택한 것은 동점은 소용없으니까 지려면 이번에 지자는 생각으로 밀어붙였다. 정재훈은 홈런을 또 맞았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심 타자들, 제 역할 못해 아쉬워 ▽삼성 선동열 감독= 정인욱은 11회초에 우리가 2점을 낸 뒤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거다. 어린 선수인 만큼 본인에게도 큰 약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프란시스코 크루세타가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정인욱이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선수라 낫겠다고 판단해 맡겼다. 중심 타자들이 제 역할을 못해준 게 아쉽다.}
농협중앙회 한 지점의 직원이 80여억원을 횡령한 사고가 발생했다.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A지점의 직원 B씨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3년6개월에 걸쳐 타점권 입금시 금액을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80억여원을 횡령했다.타점권이란 다른 은행이 발행한 수표나 어음 등을 뜻하는데 서류에는 실제 자신이 받은 타점권보다 금액을 부풀려 기재한 뒤 그 차액을 챙기는 수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일로 인해 7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이 같은 보고를 받고 농협이 자체 감사를 실시토록 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18일 예정된 농협 종합검사 때도 이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이라며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살펴보고 잘못한 부분이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인터넷 뉴스팀}

전날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지만 김경문 두산 감독은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했다.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김 감독은 고졸 2년차 신예 정수빈(20)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수빈이는 내년 우리 팀의 1번 타자감”이라며 “마무리 훈련부터 잘 키운다면 내년엔 아마 대형 스타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나이는 어리지만 플레이가 다이내믹하다. 올해도 잘했지만 내년엔 더 많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김 감독의 무한 신뢰 속에 정수빈은 1차전에 이어 이날도 톱타자로 출전했다. 김 감독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내년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정수빈을 위한 무대였다.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그는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맘껏 뽐냈다. 두산은 0-0 동점이던 3회 1사 2, 3루에서 정수빈이 상대 선발 배영수를 상대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소중한 선취점을 얻었다. 김 감독이 말한 다이내믹한 플레이는 6회 초에 나왔다. 선두 타자로 나선 정수빈은 배영수의 2구째 공에 2루수 앞까지 굴러가는 강한 기습 번트를 성공해 상대의 허를 찔렀다. 이전까지 안타 2개만 허용하며 호투하던 배영수는 후속 오재원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계속된 무사만루에서 김동주의 2타점 적시타와 이성열의 유격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더 달아났다. 좌익수로 나선 정수빈은 6회 말 수비 때는 좌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잡은 뒤 정확한 2루 송구로 타자 현재윤을 아웃시키는 장면을 연출했으며 7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에는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 켈빈 히메네스의 호투가 빛났다. 히메네스는 비로 2차례나 경기가 중단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7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져 불펜이 붕괴된 팀을 구했다. 두산은 9회 초까지 4-1로 앞서 낙승이 예상됐지만 9회 말 뜻밖의 변수에 고전했다. 국가대표 2루수 고영민과 유격수 손시헌이 연속으로 실책을 저지르며 1점 차까지 쫓긴 것. 게다가 주자 상황은 1사 2, 3루로 안타 하나면 역전이 되는 상황이었다. 위기에서 두산을 구한 것은 임태훈이었다. 임태훈은 채상병을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마지막 타자 김상수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역시 삼진으로 돌려세워 승리를 지켰다. 천신만고 끝에 4-3으로 승리한 두산은 적지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홈에서 3, 4차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3차전은 10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양 팀 사령탑의 표정은 극과 극이었다. ‘태양(Sun)’은 여유로웠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어차피 4강이 목표였다. 포스트시즌은 보너스니 선수들에게도 지면 감독 책임이니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즐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감독 생활 6년 동안 가장 편한 포스트시즌”이라고도 했다. 반면 ‘달(Moon)’은 결연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신들린 용병술로 대역전승을 일군 김경문 감독은 이날 중심타자 김현수를 라인업에서 빼버렸다. 김 감독은 “타격감이 좋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수비할 때 모습을 보니 혼이 실려 있지 않았다. 큰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프로 2년차 신예 정수빈을 톱타자로 내세웠다.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파격적인 선수 기용이었다. 경기 중반까지 주도권은 두산이 쥐었다. 0-2로 뒤진 4회 김동주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2-2 동점이던 5회 무사 만루에서는 이종욱의 희생플라이와 최준석의 2타점 적시타로 5-2로 앞서 나갔다. 투수 교체도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한 박자 빨랐다. 2-2 동점이던 4회 1사 1루 왼손 타자 이영욱 타석이 되자 잘 버티던 선발 투수 홍상삼을 내리고 왼손 투수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현승은 선 감독이 “아마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올 것 같다”고 예상한 투수다. 이현승이 5회 선두 타자 조동찬에게 안타를 맞자 곧바로 임태훈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6회 2사 1루 이영욱 타석에서는 또다시 왼손 투수 레스 왈론드가 마운드에 올랐다. 7회에는 고창성, 8회에는 정재훈까지 등판시켰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것은 삼성이었다. 선 감독이 하루 전 미디어데이에서 “아무래도 한 건 해줄 것 같다”고 했던 박한이가 주인공이었다. 선 감독은 이날 박한이를 톱타자로 내세우며 “시즌 막판 타격감이 워낙 좋았다. 멍하게 있다가 주루사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며 농담을 던졌다. 박한이는 3-5로 추격한 8회 2사 1, 2루에서 두산의 마무리 투수 정재훈의 높은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쳐내며 6-5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한이는 1회에는 1사 2, 3루에서 두산 최준석의 뜬공 때 멋진 홈 송구로 3루 주자 정수빈을 잡는 호수비를 하기도 했다. 두산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 투수 권혁의 보크로 1사 2, 3루의 찬스를 맞았으나 이종욱과 양의지가 범타에 그치며 결국 무릎을 꿇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각각 전준우와 이대호에게 패배를 자초하는 홈런을 맞았던 정재훈은 이날도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하며 포스트시즌 ‘홈런 악몽’을 지우지 못했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선동열“젊은 선수들에 몇승 이상 의미”▼▽선동열 삼성 감독=선발 차우찬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몇 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 좋은 경험을 했다. 첫 경기 부담감 탓에 7회까지 찬스는 많았는데 득점타가 안 터져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결국 8회 박한이가 해줘서 경기가 잘 풀렸다. 불펜 중에는 정인욱이 가장 좋고 내일은 더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김경문“졌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아” ▽김경문 두산 감독=3시간 반 가까이 이기다 졌다. 졌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 선발 홍상삼을 일찍 내리고 불펜을 일찍 가동해 연투하게 한 것이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재훈이가 준플레이오프부터 공을 많이 던졌다. 타순 바꾼 것은 나쁘지 않았다. 아깝지만 빨리 잊고 2차전 준비하겠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서로 친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삼성 선동열 감독과 두산 김경문 감독의 경우는 좀 특별하다. 고려대 3년 선배인 김 감독이 ‘방장’일 때 선 감독은 ‘방졸’이었다. 대학 시절 여드름 때문에 걱정이 많았던 둘은 나란히 같은 피부과에 다니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둘은 평소에도 무척 가깝게 지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라운드 밖에서의 얘기다. 경기가 시작되면 둘의 머리싸움은 불꽃을 튀긴다. 사령탑으로서 둘은 이전까지 두 차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었다.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선 감독이 4전 전승으로 이겼고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는 김 감독이 4승 2패로 빚을 갚았다. 7일 시작되는 이번 플레이오프는 태양(Sun)과 달(Moon)의 3라운드다.》○ 삼성이 이긴다… 마운드 더 높고 휴식 충분 객관적인 전력이나 상황으로 볼 때 삼성이 유리하다. 삼성은 정규 시즌에서 각각 13승과 10승을 거둔 장원삼-차우찬의 왼손 원투펀치가 강력하고 정현욱-권혁-안지만으로 이어지는 불펜은 거의 역전을 허용한 적이 없다.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10승 9패의 우위를 보였다. 두산 선수들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혈투를 치르느라 피로가 쌓인 반면 삼성 선수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상대 전력을 분석한 것도 강점이다. 이전과 비교해 두 팀의 컬러도 다소 바뀌었다. 한때 ‘발야구’로 불렸던 두산은 5명의 20홈런 타자를 보유한 장타력 군단으로 거듭난 데 반해 거포가 즐비했던 삼성은 기동력의 팀으로 재탄생했다. 30개 이상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3명(조동찬 김상수 이영욱)이나 된다.○ 두산이 이긴다… PS경험 풍부, 분위기 상승세 피로가 쌓인 것은 사실이지만 두산이 상승 분위기인 것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처음 두 경기를 내준 뒤 내리 세 경기를 이긴 게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가져다줬다. 침체됐던 타선은 김현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페이스를 회복했다. 삼성이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맞선다면 두산 선수들은 경험이 풍부하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4년 이후 올해까지 두산은 6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젊고 어린 선수들조차 큰 경기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은 무시 못할 자산이다. 김 감독은 “롯데에 처음 두 경기를 내줬을 때도 선수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한두 번 져본 게 아니기 때문이다. 롯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경험이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1차전 선발… 삼성 차우찬, 두산 홍상삼 맞대결 준플레이오프에서 확인되었듯 정규 시즌과 단기전은 차원이 다른 싸움이다.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집중력과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 선 감독이 올 시즌 두산전에서 4승을 거둔 장원삼 대신 1승에 불과한 차우찬을 1차전 선발로 내세운 것도 현재의 컨디션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또 속칭 ‘미친 선수’는 집중력 속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백업 포수였던 용덕한이 9타수 6안타 4타점으로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걸 누가 예상했을까. 6일 미디어데이에서 두산 임재철은 “내가 가장 미치고 싶다”고 했고, 삼성 주장 강봉규는 “진갑용 선배와 우찬이가 잘해줄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은 1차전 선발로 올 시즌 삼성전에 부진했던 홍상삼을 내세운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서로 친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삼성 선동열 감독과 두산 김경문 감독의 경우는 좀 특별하다. 고려대 3년 선배인 김 감독이 '방장'일 때 선 감독은 '방졸'이었다. 대학 시절 여드름 때문에 걱정이 많았던 둘은 나란히 같은 피부과에 다니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둘은 평소에도 무척 가깝게 지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라운드 밖에서의 얘기다. 경기가 시작되면 둘의 머리싸움은 불꽃을 튀긴다. 사령탑으로서 둘은 이전까지 2차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었다.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선 감독이 4전 전승으로 이겼고,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는 김 감독이 4승 2패로 빚을 갚았다. 7일 시작되는 이번 플레이오프는 태양(Sun)과 달(Moon)의 3라운드다. ● 삼성이 이긴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상황으로 볼 때 삼성이 유리하다. 삼성은 정규 시즌에서 각각 13승과 10승을 거둔 장원삼-차우찬의 왼손 원투펀치가 강력하고 정현욱-권혁-안지만으로 이어지는 불펜은 거의 역전을 허용한 적이 없다.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10승 9패의 우위를 보였다. 두산 선수들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혈투를 치르느라 피로가 쌓인 반면 삼성 선수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상대 전력을 분석한 것도 강점이다. 이전과 비교해 두 팀의 컬러도 다소 바뀌었다. 한 때 '발야구'로 불렸던 두산은 5명의 20홈런 타자를 보유한 장타력 군단으로 거듭난 데 반해 거포가 즐비했던 삼성은 기동력의 팀으로 재탄생했다. 30개 이상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3명(조동찬, 김상수, 이영욱)이나 된다. ● 두산이 이긴다 피로가 쌓인 것은 사실이지만 두산이 상승 분위기인 것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처음 2경기를 내준 뒤 내리 3경기를 이긴 게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가져다줬다. 침체됐던 타선은 김현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페이스를 회복했다. 삼성이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맞선다면 두산 선수들은 경험이 풍부하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4년 이후 올해까지 두산은 6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젊고 어린 선수들조차 큰 경기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은 무시 못 할 자산이다. 김 감독은 "롯데에 처음 2경기를 내줬을 때도 선수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한두 번 져본 게 아니기 때문이다. 롯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경험이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 아무도 모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확인되었듯 정규 시즌과 단기전은 차원이 다른 싸움이다.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집중력과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 선 감독이 올 시즌 두산전에서 4승을 거둔 장원삼 대신 1승에 불과한 차우찬을 1차전 선발로 내세운 것도 현재의 컨디션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또 속칭 '미친 선수'는 집중력 속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백업 포수였던 용덕한이 9타수 6안타 4타점으로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걸 누가 예상했을까. 6일 미디어데이에서 두산 임재철은 "내가 가장 미치고 싶다"고 했고, 삼성 주장 강봉규는 "진갑용 선배와 우찬이가 잘해줄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은 1차전 선발로 올 시즌 삼성전에 부진했던 홍상삼을 내세운다. 그런 홍상삼이 미친 선수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 2차전을 힘없이 내줬을 때만 해도 플레이오프행은 물 건너간 것 같았다. 하지만 ‘뚝심의 두산’이란 말은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두산이 2연패 후 3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 역사를 새로 쓰며 플레이오프에서 삼성과 상대하게 됐다. 4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 진출. 반면 롯데는 지난해 첫 승을 거두고도 3연패한 데 이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8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전 전패에 이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불운이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2연패한 뒤 3연승을 한 경우는 플레이오프에서 두 번 있었다. 1996년 현대가 쌍방울에 2연패한 뒤 세 번을 내리 이겼고, 지난해 SK가 두산을 상대로 역전극을 연출했다. ○ 벤치 멤버의 승리 1, 2차전을 패한 뒤 두산은 3차전부터 백업 멤버인 용덕한(포수), 이원석(내야수), 정수빈(외야수) 등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투입된 이들은 주전 선수 이상의 활약으로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특히 주전 포수 양의지를 대신해 마스크를 쓴 용덕한의 활약이 빛났다. 용덕한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5일 최종 5차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2회 1사 1, 2루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내는 등 3타수 3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차전에서는 6회 결승타 등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6안타(타율 0.667)에 4타점을 기록한 용덕한은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중 45표를 얻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번트 작전의 승리 4차전 작전의 백미는 두산이 3-2로 앞선 9회초 무사 1, 2루에서 나온 중심타자 김현수의 번트였다. 그는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희생번트에 성공했고, 이 작전은 대량 득점의 발판이 됐다. 5차전에서도 팽팽하던 승부를 결정짓는 절묘한 번트 작전이 나왔다. 2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두산 임재철이 투수 앞 기습 번트로 출루에 성공한 것이다. 투수 송승준은 이 공을 잡으려다 그라운드에 넘어졌고 그 여파는 손시헌과 용덕한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것으로 이어졌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2점을 선취한 두산은 초반 경기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경험의 승리 4차전까지 타율 0.133(15타수 2안타)에 불과하던 김현수는 5차전을 앞두고 밝은 얼굴이었다. 포스트시즌 무대가 낯설지 않은 두산 선수들은 이처럼 평상심으로 경기에 나섰다. 반면 2연승으로 잘나가던 롯데 선수들은 3차전부터 고질적인 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자초했다. 3차전에서는 이대호가 2-1로 앞선 무사만루에서 실책을 범해 대량 실점했고, 5차전에서는 6회 포수 강민호의 2루 송구 때 아무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지 않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김경문“용덕한, 개천에서 용 났다”▼▽김경문 두산 감독=2회 임재철이 상대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를 대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재철이와 포수 (용)덕한이가 너무 잘해줬다. 역시 큰 경기에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 덕한이는 지난해 개천절인 10월 3일에도 잘해서 ‘개천에서 용 났다’고 농담을 했는데 올해도 용 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을 잘 정비해 플레이오프에 임하겠다. 로이스터“우승 도전 끝나 많이 아쉬워”▽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우승 도전이 끝났다는 게 많이 아쉽다. 두산 김선우는 베테랑답게 두 번의 등판 모두 롯데 타자들을 제압했다. 3, 4차전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할 기회가 있었는데 못했다. 오늘은 두산이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다. 재계약에 대해서는 구단이 생각하는 게 있을 것이다. 구단이 알아서 할 문제다. 동열“처음부터 두산 승리 예상”▽선동열 삼성 감독=처음부터 두산이 올라올 걸로 예상했다. 우리도 10여 일간 컨디션 조절을 잘했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줄 것이다.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기동력과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펼칠 것이다. 1차전 선발 투수는 6일 미디어데이 때 발표하겠다.}
2008년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해 2년 계약이 끝난 후 1년 재계약을 맺었다. ‘재계약’은 수년째 하위권에 맴돌던 팀을 2년 연속(2008, 2009년) 가을 잔치의 첫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업적에 대한 신뢰를 의미했다. 감독 계약으로는 어색한 ‘1년’이라는 숫자에는 준플레이오프 이상의 성적을 내라는 요구가 담겼다. 롯데는 올해 4위를 차지하며 다시 준플레이오프 시험대에 올랐다. 롯데 홍성흔은 5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이번 경기가 로이스터 감독님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이나 롯데 구단 모두 정규 시즌 종료 후 재계약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통과 여부가 로이스터 감독의 운명과 직결돼 있음을. 결국 롯데는 또다시 졌다. 적지에서 치른 1, 2차전을 싹쓸이하며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손에 쥔 듯했다. 하지만 이어진 결과는 충격의 3연패였다. 로이스터식 자율 야구는 대다수 다른 구단들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르다. SK가 엄청난 훈련량을 바탕으로 최강이 된 이후 현재 국내 프로야구의 주류는 ‘혹독한 훈련’이 됐다. 구단들의 SK 따라잡기는 정규 시즌 종료 직후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챔피언에서 올해 5위로 떨어진 KIA는 이미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다. 국내와 일본을 오가며 3개월가량 진행될 훈련은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실시된다. LG도 진주와 남해, 미야자키 교육리그 등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11월부터는 플로리다로 마무리 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겨울 전지훈련이 아닌 마무리 훈련을 미국까지 가서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롯데는 로이스터가 부임한 이후 페넌트레이스를 마치면 겨울 전지훈련까지는 별다른 팀 훈련을 하지 않았고 선수들 자율에 맡겼다. 시즌 중 훈련 분위기도 다른 팀에 비해 자유롭다. 롯데의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탈락은 자율 야구의 한계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목표가 분명하고 소망이 간절하면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이뤄지는군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통산 124승째를 따내며 아시아 출신 최다승 투수로 자리매김한 박찬호(37·피츠버그)는 3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대기록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나눴다. 박찬호는 2일 플로리다와의 방문경기에서 3-1로 앞선 5회 등판해 3이닝 동안 안타는 1개도 맞지 않고 삼진 6개를 잡는 퍼펙트 피칭으로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그는 LA 다저스 시절 동료였던 노모 히데오(일본·은퇴)가 거둔 123승을 넘어섰다. 아시아 투수 최다승은 그가 오랫동안 간절히 원했던 기록이었다. 미국으로 건너간 1994년부터 17년간 수많은 난관 속에 이뤄낸 기록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박찬호의 야구인생을 그와 함께했던 구질로 되짚어본다. ○ 승승장구: 포심패스트볼 공주고와 한양대 시절 박찬호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다. 그의 잠재성을 간파한 LA 다저스는 120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계약금으로 그를 붙잡았다. 공만 빨랐던 그는 첫해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지만 호된 신고식을 치른 뒤 2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96년부터. 시속 150km 중후반의 강속구를 씽씽 뿌려대며 리그 최고 수준의 파워 피처로 떠올랐다. 당시 그가 던진 포심패스트볼은 볼 끝이 떠오르는 착시현상까지 일으키는 ‘라이징패스트볼’이었다. 강속구와 함께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 앞에 덩치 큰 타자들의 방망이는 헛돌기 일쑤였다. 다저스 시절 그가 즐겨 던진 또 하나의 구질은 슬러브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특징을 합친 이 구질은 슬라이더처럼 빠르면서 동시에 커브처럼 날카롭게 떨어져 박찬호의 주무기가 됐다. 1997년 14승을 시작으로 2001년까지 5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텍사스와 5년간 6500만 달러짜리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톰 힉스 당시 텍사스 구단주가 전용기를 제공했을 정도로 그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다. ○ 재기의 발판: 투심패스트볼 부푼 기대처럼 텍사스는 약속의 땅이 아니었다. 갑자기 허리 부상이 찾아왔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겹쳐 위력적인 공을 던지지 못했다. 이적 첫해인 2002년 9승으로 그럭저럭 활약했지만 2003년 1승, 2004년 4승에 그치며 ‘먹튀’ 소리를 들어야 했다. 결국 2005년 시즌 중반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어느덧 나이는 30대에 접어들었다. 강속구를 잃어버린 그는 변화를 꾀해야 했다. 2003년경부터 여기서 눈에 띄는 구종이 바로 커터, 즉 컷패스트볼이다. 커터는 직구처럼 빠른 슬라이더로 보면 된다. 뉴욕 양키스의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주무기로 타자 앞에서 날카롭게 꺾이는 공이다. 박찬호는 “올 초 몸담았던 양키스에서 리베라가 던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고 그로부터 커터 던지는 그립을 배웠다”며 “1년 내내 연마했지만 자신감이 없다가 신기록을 세운 날에야 제대로 뿌렸다. 위력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여전히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고 변화구 제구도 안정적이다. 여기에 커터까지 갖췄다면 롱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 된다. 송재우 OBS 해설위원은 “구위는 물론이고 베테랑으로서의 경기운영 능력까지 박찬호는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도 “그라운드 위에서는 성적으로, 밖에서는 리더십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수다. 공식적인 제안을 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문은 열려 있다”고 칭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의 간판타자 추신수(28)가 팀에서 100년 넘게 나오지 않은 대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2년 연속 3할 타율과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 달성이다. 클리블랜드 홈페이지는 3일 추신수가 이와 함께 10년 만의 팀 외야수 4할 출루율에 도전한다고 소개했다. 추신수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시즌 22호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치면서 타율을 0.300으로 끌어 올렸고 3일에도 3타수 1안타를 쳐 0.300을 유지했다. 22홈런과 22도루로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한 추신수는 이로써 2년 연속 3할 타율과 20홈런-20도루 달성을 눈앞에 뒀다. 매니 액타 클리블랜드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추신수가 3일 경기까지 3할 타율을 유지한다면 4일 벌어지는 시즌 최종전에는 라인업에서 제외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현재 출루율 0.401을 기록 중인 추신수는 또 2000년 매니 라미레스(시카고 화이트삭스) 이후 10년 만에 클리블랜드 외야수로서 4할 출루율을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액타 감독은 “나는 출루율을 더 높게 평가한다. 추신수는 동료 타선의 지원 없이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받아가며 이를 달성했다. 4할 출루율은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나 조 마우어(미네소타) 등 소수의 선수만이 할 수 있는 기록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 시즌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가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2010 라이더컵에서 1번 주자 자리를 다른 선수에게 내줬다. 1일 웨일스 뉴포트의 셀틱매너 골프장에서 열린 개막 행사에서 발표된 첫날 포볼(2인 1조로 각자 플레이해 좋은 스코어로 승패를 가리는 것) 조 편성에서 우즈는 스티브 스트리커와 세 번째 경기에 배치됐다. 우즈가 첫 날 미국 팀의 1번 주자로 나서지 않은 것은 1999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미국 대표팀의 첫 번째 주자는 필 미켈슨과 더스틴 존슨으로 결정됐다. 미국팀의 코리 페이빈 단장은 “미켈슨과 존슨은 최근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고 함께 경기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지만 우즈를 세 번째 경기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 대신 “우즈가 와일드카드로 참가할 때 ‘단장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럽팀 단장을 맡은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우즈가 첫 번째 또는 마지막 경기에 나설 줄 알았는데 미국 팀이 우즈를 숨기려고 하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한편 “우즈와 일대일로 맞대결을 벌이고 싶다”고 선언했던 유럽의 ‘신성’ 로리 매킬로이는 그레임 맥도웰(이상 북아일랜드)과 함께 2조에 편성됐다. 한편 우즈의 내연녀 중 한 명인 포르노 배우 데이븐 제임스는 이날 우즈와의 성 관계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혀 또 한 번의 파문을 예고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월 발렌타인오픈에서 우승하며 한국프로골프투어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김비오(20·넥슨)에게 올 추석은 슬픈 명절이었다. 추석 연휴 기간 쓰러진 할아버지가 지난달 26일 운명한 것이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그는 한 번도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기 몸살까지 찾아왔다. 지난달 30일 막을 올린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 그는 몸도 마음도 정상이 아니었다. 대회 시작 하루 전 연습 라운드도 겨우 소화해냈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하늘에서도 그를 돌봐주신 것일까. 1일 용인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김비오는 보기 없기 버디 7개를 쓸어 담으며 7언더파 65타를 쳐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장타자인 김대현(22·하이트) 배상문(24·키움증권)과 함께 조를 이뤘지만 파워와 쇼트 게임 모두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특히 4개의 파5홀에서 3번이나 투온을 시켜 이글 기회를 만들었고 4홀 모두 버디를 기록하며 스코어를 줄였다. 한편 전날에 이어 이날도 짙은 안개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많은 선수들이 2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오후 조로 출발한 최경주(40)는 9홀을 돌면서 1타를 잃어 4언더파를 기록 중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결전의 날이 밝았다.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개막을 하루 앞두고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은 상대를 향해 날 선 말들을 쏟아내며 서로 승리를 장담했다. 많은 프로야구 해설위원들은 롯데의 승리에 손을 들었다. 그러나 과거 준플레이오프 결과와 올 정규 시즌을 바탕으로 한 기록은 두산의 승리를 예측했다. 전문가 예상이 맞을까, 통계 숫자가 맞을까.》 두산이 이긴다!-기록으로 본 승부투수→두산, 타격→롯데 종합전력은 두산 앞서과거의 데이터와 올 시즌 기록을 바탕으로 단기전의 결과를 예상한다.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측정평가실이 이런 작업을 했다. 경기력만으로 예측했을 때는 준플레이오프 승자는 두산이다. 연구는 ‘단기전 경기력의 특징은 정규 시즌과 다를 것이다’라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1989년부터 열린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를 분석해 통계적 모형을 만들었고 이를 판별분석, 로지스틱회귀분석, 인공신경망분석 등 3가지 통계적 방식으로 검증했다. 측정평가실은 과거 준플레이오프의 경우 로지스틱회귀분석과 인공신경망분석에서 100%의 적중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에 사용된 경기력은 투수력, 타력, 득점력 및 집중력, 수비력, 기동력, 선구능력의 6개 기술영역 상대평가지수로 구성됐다. 투수력을 예로 들면 평균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등 투수와 관련된 10여 가지 측정변인을 표준화한 후 가중치를 적용, 종합해 상대평가지수로 바꿨고 타력 등도 같은 방법으로 산출됐다. 두산과 롯데의 올 정규 시즌 기록을 이에 맞춰 재구성한 결과 투수력은 두산, 타력은 롯데가 우위였고 6개 지수를 합한 종합 전력은 두산이 앞섰다(그래픽 참조). 그러나 변인별로 가중치가 달라 종합 전력 수치가 커서 승리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최종 결과는 6가지 상대평가지수를 과거의 데이터(1989∼2009년)를 근거로 만든 3가지 통계적 모형에 적용한 뒤 예측률을 도출해 나온 것이다. 측정평가실 채진석 연구원은 “판별분석으로는 두산과 롯데의 우위를 가리지 못했지만 다른 2가지 분석은 두산의 승리를 예측했다”며 “코칭스태프의 역량이나 정신력 등은 계량화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숫자로 본 경기력은 두산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롯데가 이긴다!-전문가 5명에게 물어보니▼상대 전적 우위 자신감, 막판 상승세 무시못해야구 전문가 5명에게 “무조건 한 팀에만 베팅을 해야 한다면 어떤 팀에 걸겠는가”라고 물었더니 3명이 롯데의 우세를 점쳤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과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은 “4차전까지 간다면 두산, 최종 5차전까지 가면 롯데가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두 해설위원의 승리 예상 팀은 달랐다. 허 위원은 “발목 부상을 당한 이대호의 상태가 관건이다. 이대호가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홍성흔과 카림 가르시아가 초반에 감을 잡지 못하면 4차전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두산의 우세를 점쳤다. 반면 하 위원은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의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두산으로서는 신예 포수 양의지가 김주찬으로 대표되는 롯데의 발을 어떻게 잡을지가 관건”이라며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이용철 KBSN 해설위원도 “현재 분위기로 보면 롯데가 우세하다. 지난 2년간 봤던 롯데가 아니다. 결정적일 때 범하던 실수가 줄어들고 정규 시즌에서 두산에 우세(12승 7패)했다는 점이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역시 “시즌 중 보여줬던 장점을 살린다면 롯데가 조금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순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단기전은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두산 선수들의 경험과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 꼭 한 팀만 꼽으라면 두산”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우세하다는 전문가 평가에 두산 손시헌은 “두산은 전문가 예상을 즐겨 깨는 팀”이라고 했다. 롯데 홍성흔은 “시헌이가 전문가 분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는데 내가 보기엔 전문가들이 제대로 짚으셨다”고 설전을 벌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9일 막을 올리는 두산과 롯데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는 창과 창의 대결로 요약된다. 롯데는 올 시즌 팀 타율(0.288)과 홈런(185개)에서 8개 구단 중 1위를 차지했다. 두산은 타율 0.281에 149홈런으로 바로 그 뒤를 이었다. 롯데는 사상 최초로 타자 부문 7관왕에 오른 이대호(타율 0.364)를 필두로 홍성흔(0.350), 조성환(0.336), 손아섭(0.306), 강민호(0.305) 등 5명의 3할 타자가 포진하고 있다. 상대 투수의 처지에서는 좀처럼 쉬어 갈 곳이 없는 라인업이다. 두산 역시 김현수와 이성열(이상 24개), 최준석(22개), 김동주 양의지(이상 20개) 등 5명의 20홈런 타자가 버티고 있다. 반면 희생번트는 54개(두산)와 60개(롯데)로 최소 순위 1,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화력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팀은 지난해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는데 두산은 첫 경기를 내주고도 내리 3판을 따내며 승리했다. 당시 롯데가 무너진 가장 큰 요인은 실책이었다.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선 실책 하나가 승패의 분수령이 된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롯데 수비진은 8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롯데는 102개의 실책을 해 8개 구단 중 가장 수비가 불안했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 짜임새에서는 두산이 앞선다. 롯데는 주전 유격수 박기혁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3루수나 1루수로 출전하는 이대호의 수비에 허점이 있다. 홀드 1, 2위를 달리는 정재훈(23개)과 고창성(22개)이 지키는 중간계투진도 두산의 우위. 하지만 선발투수는 송승준, 라이언 사도스키, 장원준, 이재곤이 나서는 롯데가 다소 앞선다. 신예 이재곤은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3승 무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롯데는 분위기를 타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팀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시즌 막판 “지금처럼 하면 한국시리즈 우승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키 플레이어로는 롯데는 이대호, 두산은 이성열을 꼽을 수 있다. 이대호는 올해 두산을 제물로 0.412의 타율에 10개의 홈런과 28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타자 중에는 이성열이 롯데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90에 9홈런을 쳤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는 양 팀 사령탑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도 하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시즌 전 “우승에 다걸기 하겠다”는 출사표를 밝힌 바 있다. 롯데는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로이스터 감독에 대해 “포스트시즌 성적에 따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