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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종전안을 압박하는 등 러시아에 경도된 모습을 보이자 유럽 주요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미국과의 정보 공유를 축소하기로 했고,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협의나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유럽 각국은 러시아에만 유리한 휴전이 체결될 때를 대비해 우크라이나 국경 보호를 위한 대규모 파병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20일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의 없이) 일방적인 휴전에 합의하면 몇주 안에 유럽 군대를 우크라이나로 파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네덜란드 일간 폴크스크란트 등도 미국의 오랜 ‘첩보 동맹’이었던 네덜란드가 미국과의 기밀 공유를 축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에릭 아케르봄 종합정보보안국(AIVD) 최고 책임자와 피터르 레이싱크 군사정보보안국(MIVD) 국장 등은 “친(親)러시아 성향으로 돌아선 미국과 기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더 이상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우리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를 돕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네덜란드는 국제 사회의 제재에도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대했던 이란의 핵 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해 2010년 악성 컴퓨터 코드 ‘스턱스넷(stuxnet)’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다른 정보 동맹국들 역시 네덜란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 공유를 중단하면 미국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의 동결자산 1400억 유로(약 232조 원)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럽 각국은 자국 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해 왔는데 이 돈을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친러시아 성향이 강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가까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이번 회의에 불참하기로 함에 따라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러시아 동결자산으로 우크라이나가 최소 3년간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러시아의 반발을 의식해 이 자산을 활용하는 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와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럽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실제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종전안을 압박하는 등 러시아에 경도된 모습을 보이자 유럽 주요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미국과의 정보 공유를 축소하기로 했고,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협의나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유럽 각국은 러시아에만 유리한 휴전이 체결될 때를 대비해 우크라이나 국경 보호를 위한 대규모 파병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역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20일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의 없이) 일방적인 휴전에 합의하면 몇주 안에 유럽 군대를 우크라이나로 파병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네덜란드 일간 폴크스크란트 등도 미국의 오랜 ‘첩보 동맹’이었던 네덜란드가 미국과의 기밀 공유를 축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에릭 아케르봄 종합정보보안국(AIVD) 최고 책임자와 피터르 레이싱크 군사정보보안국(MIVD) 국장 등은 “친(親)러시아 성향으로 돌아선 미국과 기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더 이상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우리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를 돕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네덜란드는 국제 사회의 제재에도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대해썬 이란의 핵 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해 2010년 악성 컴퓨터 코드 ‘스턱스넷(stuxnet)’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다른 정보 동맹국들 역시 네덜란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 공유를 중단하면 미국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의 동결자산 1400억 유로(약 232조 원)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럽 각국은 자국 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해 왔는데 이 돈을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의미다.특히 친러시아 성향이 강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가까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이번 회의에 불참하기로 함에 따라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러시아 동결 자산으로 우크라이나가 최소 3년간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다만 미국이 러시아의 반발을 의식해 이 자산을 활용하는 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와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럽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실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19일(현지 시간) 괴한들이 침입해 왕실 보석 8점을 훔쳐 달아났다. 루브르 박물관은 19일에 이어 20일도 전격 휴관을 결정했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범인들은 이날 개장 30분 후인 오전 9시30분경 사다리를 타고 박물관에 침입해 프랑스 왕실 보석류가 전시된 ‘아폴론 갤러리’에서 보석류를 훔쳐서 달아났다.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범인 4명은 박물관의 센강 쪽 외벽에 사다리차를 대고 올라가 보석류 9점을 훔쳐냈고, 그 중 1점은 현장 인근에서 회수됐다”고 밝혔다.프랑스 문화부에 따르면 도난 물품에는 나폴레옹 1세가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목걸이,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과 브로치, 18세기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와 관련된 사파이어 목걸이 등이 포함됐다.범인들이 떨어뜨리고 간 보석은 나폴레옹 3세 황제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으로 부서진 채로 발견됐다. 루브르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 왕관은 다이아몬드 1354개와 에메랄드 56개로 장식됐다. 다만 아폴론 갤러리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품으로 꼽히는 140캐럿짜리 레장 다이아몬드는 도난되지 않았다.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범행이 단 7분 동안 일어났으며 도난당한 보석이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품”이라며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범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범행이 일어난 아폴론 갤러리는 프랑스 왕실 보석류가 있는 화려한 전시실로 센강 쪽에 위치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불과 250m 떨어진 곳이다.도난 여파로 박물관은 19일에 이어 20일도 휴관했다. 20일 오전 9시 전부터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섰던 관광객들은 한시간 이상 줄을 서다 돌아가야 했다.루브르 박물관 도난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11년 모나리자가 이탈리아인 빈센조 페루자에 의해 도난됐다 2년여 만에 루브르로 돌아온 바 있다.프랑스 정치권에선 루브르 박물관의 부실 보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극우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루브르는 우리 문화의 세계적 상징이며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국가의 부패가 어디까지 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도난 사건은 우리가 아끼는 역사적 유산에 대한 공격으로, 범인을 반드시 잡고 유물을 되찾겠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군이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 공습을 감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가자지구 1단계 휴전이 10일 발효된지 9일 만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AFP통신, 로이터,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 남부 라파를 공격했다. 외신들은 이번 공격을 ‘공습’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의 이유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AFP에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여러 차례 공격을 감행해 해당 지역의 휴전을 위반했다. 하마스가 ‘옐로 라인’으로 불리는 경계선 너머에 있는 우리 군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반면 하마스는 “라파 지역 충돌이 우리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이스라엘은 17일 ‘테러리스트(하마스)’들이 라파 지역 자국 군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군 주둔 지역에 접근하던 다른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했으며, 위협을 즉각 제거하는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가자지구 1단계 휴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13일부터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조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서로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사망자 시신 반환을 두고도 갈등을 겪고 있다.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을 모두 돌려보냈지만 사망한 인질 시신을 일부만 송환했다.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완전 철군, 가자지구 통치에 하마스 배제 등 2단계 휴전 협상을 두고도 이견을 표출해왔다.하마스 정치국 위원인 무함마드 나잘은 17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무장해제 여부에 대해 “간단히 ‘예’ 또는 ‘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무장해제’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느냐, 누구에게 무기를 넘기란 말이냐”고 반박했다.이어 나잘 위원은 “휴전 협정에 따라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3~4년의 과도기 동안에는 현장 치안 유지는 하마스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구상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하마스가 최근 가자시티에서 공개 처형을 벌인 것에 대해 나잘 위원은 “처형당한 이들은 살인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라고 주장했다.미국은 하마스의 공개 처형 등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미 국무부는 18일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를 받았다며 “이 공격은 휴전 합의의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반에 해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가자에서 사람들을 계속 죽인다면, 우리가 들어가서 그들을 죽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트럼프 폭풍에 유럽 경제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지금, ‘신 스틸러’로 주목받는 나라가 있다. 2010년대까지 부채에 허덕이며 ‘유로존의 시한폭탄’으로 치부되던 그리스다. 그리스 경제는 ‘기적의 리바운드(miraculous rebound)’를 보여주고 있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12%까지 치솟은 국가부채는 지난해 150% 수준까지 줄었다. 경제성장률, 실업률, 신용등급 등 경제 지표들도 덩달아 개선되고 있다. “유럽 어느 곳에서도 그리스만큼 빠르게 부채를 줄인 곳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퇴학 위기에 처했던 문제아가 우등생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부도 맞고서야 개혁 나선 그리스 인접 국가들의 태도도 180도 달라졌다. 독일 정치권은 과거 “조기 은퇴를 즐기는 게으른 그리스인(faule Grieche)”이라며 유독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엔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나서 “그리스가 독일이 꿈도 꿀 수 없는 성장을 보여줬다”며 극찬했다. 독일 매체 타게스슈피겔은 ‘독일이 그리스에 배울 수 있는 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를 마냥 부러운 눈으로 보는 것만은 아니다. 그리스에 대한 주목 안에는 일종의 ‘불안함’이 숨어 있다. 그리스의 반전기는 역설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뒤에야 개혁이 가능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출구 없는 터널’로 빠져들고 있는 프랑스 재정 위기가 그렇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급증하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직을 걸고 긴축에 나섰다.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래 세대를 위해 할 일을 하겠다’며 밀어붙였다. 국회 표결 없이 헌법 49조3항을 발동해 대통령 직권으로 연금개혁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마크롱의 결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프랑스인은 많지 않다. 프랑스 여론조사업체 이포프(Ifo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집권 후 최저 수준인 21%까지 떨어졌다. 높은 세금과 복지 축소 움직임에 분노한 서민들은 거리로 나서고 있다. 2027년 대선을 앞둔 야권은 극좌부터 극우까지 반(反)마크롱 전선으로 뭉치고 있다.재정 위기 佛, 총리 나흘만 재임명 ‘촌극’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총리 교체를 다섯 번째 겪고 있다. 최근에는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임명된 지 27일 만에 사임했다가 나흘 만에 또다시 임명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공화국의 전례가 없는 부조리”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젊은층에선 “너 시간 돼? 그럼 네가 총리 좀 해”, “총리 이름을 5명이나 외워야 하는 아이들은 무슨 죄”라는 농담이 밈처럼 돌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자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적 생명을 걸고 관철시켰던 연금개혁을 중단할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재정 위기가 정권의 위기로 번지는 프랑스를 보면 한번 늘어난 복지를 줄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하게 된다. 정치적 손실을 감내할 지도자가 나오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국민을 설득해 내는 건 더 어렵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채권단의 압박 속에 강제로 수술대에 올랐듯, 개혁은 파산 직전에서야 비로소 가능할 때가 많다. ‘한번 시작하면 망할 때까지 못 멈춘다’는 마약 경고 문구처럼 인공호흡기를 달기 전까진 복지병을 고치기 쉽지 않다. 유럽 핵심 국가들이 국가 부도 후에야 개과천선(改過遷善)의 길로 들어선 ‘변방 나라’ 그리스를 참고하고, 나아가 은근히 부러워도 하는 아이러니의 시대다. 우리에게도 지속 가능한 재정 정책을 위한 진중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유근형 파리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평화구상 2단계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1단계 합의 사항이던 이스라엘 인질 사망자 시신 송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를 두고 양측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시신 송환과 무장해제를 이행하지 않으면 전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5일 평화협상 2단계 이행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1단계 합의가 군사작전 중단,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등 기본적인 사안이었다면 2단계에선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재건 및 통치 방식, 국제안정화군 배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군 같은 보다 민감한 사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하지만 2단계 협상 시작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사망 인질 시신 송환을 두고 난타전을 펼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약속한 사망 인질 28명의 시신 중 9구만 이스라엘에 인계했다. 나머지 19구는 하마스가 시신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약속한 시신을 모두 송환하고, 무장해제 등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시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츠 장관은 군 지휘관들에게 휴전이 깨질 것에 대비하기 위해 “하마스를 패배시키기 위한 포괄적 계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10일 발표된 1단계 합의가 효력이 발생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균열 조짐을 보이자 미국이 다시 개입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 사망 인질의 시신 위치를 찾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 뒤 가자지구로 송환한 팔레스타인인 시신 90구 중 일부에서 고문이나 처형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14일(현지 시간) 의회(하원)에서 부결됐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야권이 발의한 2건의 르코르뉘 총리 불신임안이 14일 모두 의회에서 부결됐다. 두 번의 불신임 투표에서 찬성이 각각 271표와 144표에 그쳐 과반(289표)에 미치지 못했다. 르코르뉘 총리가 야당과의 협상을 위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혁안 중단을 공식 제안한 게 불신임 여론을 무마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극좌, 극우 정당들이 불신임을 강행했지만, 연금개혁 중단에 찬성한 사회당이 불신임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프랑스와 바이루 총기가 의회 불신임으로 퇴진한 뒤 임명된 르코르뉘 총리는 임명 27일 만에 사임했다가 나흘 만에 재임명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다만 르코르뉘 총리는 새 긴축 예산안을 의회에 통과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회당이 내년도 부자 과세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보리스 발로 사회당 원내대표는 “예산안에 뭐가 들어갈지 보겠다. 예산안에 찬성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평화구상 2단계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1단계 합의 사항이던 이스라엘 인질 사망자 시신 송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를 두고 양측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시신 송환과 무장해제를 이행하지 않으면 전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5일 평화협상 2단계 이행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1단계 합의가 군사작전 중단,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등 기본적인 사안이었다면, 2단계에선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재건 및 통치 방식, 국제안정화군 배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군 같은 보다 민감한 사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하지만 2단계 협상 시작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사망 인질 시신 송환을 두고 난타전을 펼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약속한 사망 인질 28명의 시신 중 9구만 이스라엘에 인계했다. 나머지 19구 중에는 하마스가 시신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약속한 시신을 모두 송환하고, 무장해제 등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시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츠 장관은 군 지휘관들에게 휴전이 깨질 것에 대비하기 위해 “하마스를 패배시키기 위한 포괄적 계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10일 발표된 1단계 합의가 효력을 발생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균열 조짐을 보이자 미국이 다시 개입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 사망 인질의 시신 위치를 찾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 뒤 가자지구로 송환한 팔레스타인인 시신 90구 중 일부에서 고문이나 처형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교착 상태인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14일 야권에 연금개혁 중단을 공식 제안했다. 야권의 거센 반발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역점 정책 중 하나인 연금 개혁을 일단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연금개혁을 2027년 대선 이후로 연기할 것을 의회에 제안하겠다. 2028년 1월까지 정년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대선은 2027년 4, 5월에 치러지는데 이때 선출된 새 정부에 연금 개혁의 키를 넘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정권은 치솟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정년 연령을 기존 62세에서 매년 3개월씩 늘려 2030년 64세까지 늦추겠다는 방안을 2023년 9월 도입했다. 또 연금을 100% 받기 위한 최대 가입 기간도 2027년부터 43년으로 1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보험료를 더 내고 지급 시기 또한 더 늦어지는 ‘마크롱표 연금 개혁’에 대한 야권과 국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연금 개혁을 중단하면 2026년 4억 유로(약 6630억 원), 2027년 18억 유로(약 2조986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이에 르코르뉘 총리는 “우리는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다른 곳에서 아껴야 한다”며 재정적자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인 르코르뉘 총리는 전임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가 의회(하원) 불신임으로 실각한 뒤 임명됐다. 하지만 그 역시도 야당의 반발 속에 임명 27일 만에 사임했다가 나흘 만에 재임명된 상황. 현재 마크롱 대통령과 르코르뉘 총리는 내년도 정부 지출을 300억 유로(약 50조 원) 절감하는 긴축 재정안을 통과시켜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5.8%인 재정적자 비율을 4.7%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연금개혁 중단 카드에도 야권이 마크롱 정부의 내년도 긴축 재정안에 대한 거센 반발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야권에서 온건 좌파 성향인 사회당은 연금개혁 중단 계획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극우, 극좌 성향의 정당들은 15일 르코르뉘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 발의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프랑스 인근 벨기에에서도 연금 개혁과 긴축 재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이 14일 발생했다. 벨기에 주요 노조는 이날 수도 브뤼셀 북역과 남역 사이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최소 8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파로 브뤼셀 공항, 샤를루아 공항의 항공편과 시내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대부분 중단됐다. 벨기에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5.5%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높다. 이에 벨기에 정부는 은퇴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2030년까지 67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내용의 연금 개혁을 추진 중이다. 또 프랑스처럼 재정 적자 줄이기에도 관심이 많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大豆) 수입 중단에 대응해 중국산 식용유 수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구매하지 않고, 우리 대두 농민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 적대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과의 식용유 및 다른 무역 관련 거래를 종료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식용유를 충분히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그것을 중국으로부터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9일 발표한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겨냥해 보복 조치를 예고한 것이다. 미국의 대두 생산지는 주로 공화당 강세 지역들로,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이 지속되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선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때론 신경전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을 조심해야 한다. 그들이 우리를 이용하게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부위원장은 전날 EU 통상장관 회의 뒤 “유럽은 중국의 투자에 열려 있지만 적절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며 “(중국 등) EU 역외 기업들이 EU 시장에 투자하려면 기술 노하우를 유럽 사업자들에게 이전하도록 강제하는 새 규정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U에 투자하려는 중국 기업 등에 대해 기술 이전을 사실상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SCMP는 EU가 이번 조치를 구상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 정책 등에 맞서 미국과 연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교착 상태인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14일 야권에 연금개혁 중단을 공식 제안했다. 야권과 진보 진영의 거센 반발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역점 정책 중 하나인 연금 개혁을 일단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연금개혁을 2027년 대선 이후로 연기할 것을 의회에 제안하겠다. 2028년 1월까지 정년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대선은 2027년 4, 5월에 치러지는데 이 때 선출된 새 정부에 연금 개혁의 키를 넘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마크롱 정권은 치솟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정년 연령을 기존 62세에서 매년 3개월씩 늘려 2030년 64세까지 늦추겠다는 방안을 2023년 9월 도입했다. 또 연금을 100% 받기 위한 최대 가입 기간도 2027년부터 43년으로 1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보험료를 더 내고 지급 시기 또한 더 늦어지는 ‘마크롱표 연금 개혁’에 대한 야권과 국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연금 개혁을 중단하면 2026년 4억 유로(약 6630억 원), 2027년 18억 유로(약 2조986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이에 르코르뉘 총리는 “우리는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다른 곳에서 아껴야 한다”며 재정적자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인 르코르뉘 총리는 전임 프랑스와 바이루 전 총리가 의회(하원) 불신임으로 실각한 뒤 임명됐다. 하지만 그 역시도 야당의 반발 속에 임명 27일 만에 사임했다가 나흘 만에 재임명된 상황. 현재 마크롱 대통령과 르코르뉘 총리는 내년도 정부 지출을 300억 유로(약 50조 원) 절감하는 긴축 재정안을 통과시켜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5.8%인 재정적자 비율을 4.7%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다만 연금개혁 중단 카드에도 야권이 마크롱 정부에와 내년도 긴축 재정안에 대한 거센 반발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야권에서 온건 좌파 성향인 사회당은 연금개혁 중단 계획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극우, 극좌 성향의 정당들은 15일 르코르뉘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 발의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한편 프랑스 인근 벨기에에서도 연금 개혁과 긴축 재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이 14일 발생했다. 벨기에 주요 노조는 이날 수도 브뤼셀 북역과 남역 사이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최소 8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파로 브뤼셀 공항, 샤를루아 공항의 항공편과 시내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대부분 중단됐다. 벨기에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5.5%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높다. 이에 벨기에 정부는 은퇴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2030년까지 67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내용의 연금 개혁을 추진 중이다. 또 프랑스처럼 재정 적자 줄이기에도 관심이 많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大豆) 수입 중단에 대응해 중국산 식용유 수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구매하지 않고, 우리 대두 농민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 적대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과의 식용유 및 다른 무역 관련 거래를 종료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식용유를 충분히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그것을 중국으로부터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앞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9일 발표한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겨냥해 보복 조치를 예고한 것이다.미국의 대두 생산지는 주로 공화당 강세 지역들로,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이 지속되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선 “나는 시진핑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때론 신경전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을 조심해야 한다. 그들이 우리를 이용하게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미중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부위원장은 전날 EU 통상장관 회의 뒤 “유럽은 중국의 투자에 열려 있지만 적절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며 “(중국 등) EU 역외 기업들이 EU 시장에 투자하려면 기술 노하우를 유럽 사업자들에게 이전하도록 강제하는 새 규정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U에 투자하려는 중국 기업 등에 대해 기술 이전을 사실상 강제하겠다는 것이다.SCMP는 EU가 이번 조치를 구상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 정책 등에 맞서 미국과 연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60여 년 동안 이역만리 바다에서 원양 어업을 한 한인 어부들을 기념하기 위한 조각상이 14일(현지 시간) 서아프리카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라스팔마스에 세워졌다. 주스페인 대사관 라스팔마스분관은 한국과 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이날 라스팔마스 라루스항에서 유영호 작가의 ‘그리팅맨(greeting man·사진)’ 기념조각상 제막식을 열었다. 라스팔마스는 1966년 3월 한국수산개발공사 소속 ‘강화 601호’가 처음 닻을 내린 이래 60년 가까이 한국 원양어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 1970년대에는 한국 어선 250여 척이 북적거렸고 상주하는 선원만 4000여 명에 달했다.1966∼1987년 원양어업으로 벌어들인 외화는 약 8억70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1971년에는 원양어업이 총수출의 5%를 차지했다. 당시 독일 파견 광부 및 간호사보다 더 많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지만 어부들의 헌신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유 작가 또한 어부들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이 작품을 기증했다.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대사는 “파견 선원들이 조국의 경제 발전과 근대화를 위해 피와 땀을 아끼지 않았다”고 치하했다.‘그리팅맨’은 2012년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브라질 멕시코 미국 베트남 등 해외 7개국에 설치됐다. 국내에는 경기 연천, 강원 양구, 제주 서귀포 등에서 관람할 수 있다.라스팔마스 교포들의 감회 또한 남다르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의 축하 서한을 받은 1세대 원양 어부 출신의 박덕 전 라스팔마스 한인회장은 “외화 벌이를 위해 바다에서 헌신하다 사고 등으로 유명을 달리한 한국 어부들의 넋이 이번 제막식으로 위로받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달성했다. 드디어 중동에 평화를 가져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서 자신의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휴전의 의미를 연신 강조했다. 그는 가자 휴전을 “가장 위대한 합의”라며 “신의 도움과 함께 아름다운 중동 전체를 위한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의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독무대’였다. 협상을 중재한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뿐 아니라 요르단,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과 중동 30여개국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 뒤에 병풍처럼 자리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왜 이렇게 서기로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농담한 뒤 “가장 위대한 리더들, 가장 강력한 리더들, 가장 부유한 리더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며 자신의 치적을 거듭 강조했다. 그가 참석한 각국 정상을 일일이 호명하는 과정에서 연설이 길어져 전체 일정이 3시간가량 지연됐다. 또 이날 정상회의에는 휴전 협정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집트에 앞서 방문한 이스라엘에서도 큰 환영을 받았다. 이스라엘 의회에 입장하자 환호와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스라엘 의회에선 한 의원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폭압적 행태를 비판하는 의견을 냈다 퇴장당하자 “매우 효과적(very efficient)”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 정지(샷다운)로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휴전에 대한 이스라엘과 국제 사회의 찬사를 즐겼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가자지구의 전후 재건 계획, 팔레스타인의 정식 국가 인정 등 중동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13일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아랍·무슬림 세계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위한 미래를 찾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가망이 없다”며 “항구적 평화를 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의 해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상황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60여 년 동안 이역만리 바다에서 원양 어업을 한 한인 어부들을 기념하기 위한 조각상이 14일(현지 시간) 서아프리카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의 라스팔마스에 세워졌다.주스페인대사관 라스팔마스분관은 한국과 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이날 라스팔마스 라루스항에서 유영호 작가의 ‘그리팅맨(greeting man)’ 기념조각상 제막식을 열었다. 라스팔마스는 1966년 3월 한국수산개발공사 소속 ‘강화 601호’가 처음 닻을 내린 이래 60년 가까이 한국 원양어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 1970년대에는 한국어선 250여 척이 북적거렸고 상주하는 선원만 4000여 명에 달했다. 1966~1987년 원양어업으로 벌어들인 외화는 약 8억70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1971년에는 원양어업이 총 수출의 5%를 차지했다. 당시 독일 파견 광부 및 간호사보다 더 많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지만 어부들의 헌신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유 작가 또한 어부들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이 작품을 기증했다.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 대사는 “파견 선원들이 조국의 경제 발전과 근대화를 위해 피와 땀을 아끼지 않았다”고 치하했다.‘그리팅맨’은 2012년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브라질 멕시코 미국 베트남 등 해외 7개국에 설치됐다. 국내에는 경기 연천, 강원 양구, 제주 서귀포 등에서 관람할 수 있다. 라스팔마스 교포들의 감회 또한 남다르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의 축하 서한을 받은 1세대 원양 어부 출신의 박덕 전 라스팔마스 한인회장은 “외화벌이를 위해 바다에서 헌신하다 사고 등으로 유명을 달리한 한국 어부들의 넋이 이번 제막식으로 위로받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했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 전원을 13일(현지 시간) 석방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 발발 후 737일 만이다. 이날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구상에 따라 10일 발효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합의안이 순조롭게 이행된 것.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연이어 방문해 “전쟁은 끝났다(War is over)”고 선언했다. 다만 하마스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 완전 철군 등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2단계 합의까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이집트 순방길에 오르며 ‘휴전이 지속될 것으로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휴전은 유지될 것이고, 국제안정화군이 훌륭하고 강력한 지원 역할을 일부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가자 휴전 합의가 내가 관여한 일 중 가장 큰 성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해 인질 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개되자 약 40초간의 박수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것(1단계 합의)은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여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날의 만행으로 삶이 영원히 바뀐 모든 유가족과 이스라엘 국민에게 미국은 두 가지 영원한 맹세를 나눌 것”이라며 “‘결코 잊지 않겠다(Never Forget)’와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Never Again)’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트럼프만큼) 이스라엘을 위해 이보다 더 많은 일을 한 적이 없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날 휴전안 이행의 하이라이트는 이스라엘 생존 인질 석방이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이던 인질 48명(시신 포함) 중 생존자 20명 전원이 석방된 것. 영국 BBC에 따르면 석방된 인질 중에는 쌍둥이 갈리 베르만, 지브 베르만 형제와 3월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 출연했던 마탄 앙그레스트, 피아니스트 알론 오헬 등이 포함됐다. 남은 28구의 인질 시신도 곧 이스라엘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종신형을 받은 250명을 포함해 1966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했다고 이스라엘 국방부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로 이동해 자신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20여 개국 정상들이 회의를 열고 가자 휴전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하마스 무장 해제, 이스라엘 철군 등 난항 예상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전쟁 종식 선언에도 불구하고 평화까진 아직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 전날인 12일 방송 성명을 통해 “군사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앞으로 직면할 중대한 안보 도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번 1단계 합의가 상호 인질 교환과 충돌 중단 등 제한적 의미만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전문가들은 하마스 무장 해제, 가자지구 재건 등 2단계 평화 협상이 1단계보다 훨씬 험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제시한 평화계획 20개 조항엔 하마스 무장 해제와 국제안정화군 배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등이 담겼다. 이후 팔레스타인인 기술 관료가 주도하는 민간 정부를 가자지구에 수립하는 게 최종 목표다. 그러나 하마스는 무장 해제 거부 의사를 밝힌 채 가자지구에서 영향력 회복을 꾀하고 있다. 현재 하마스는 가자전쟁으로 지도부가 붕괴되고, 병력의 70∼80%가 궤멸된 상태다. 하지만 1단계 휴전 합의 발표 직후 가자지구에서 대원 7000명 모집에 나서는 등 재결집을 노리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1단계 합의 발효 직후에도 반(反)하마스 민병대와 총격전을 벌이고, 이스라엘군 협력 혐의자들을 폭행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흘 전 사임한 자신의 최측근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를 총리직에 다시 임명했다. 긴축 재정안을 추진하다 야당의 거센 반발로 물러난 인물이 재기용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프랑스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엘리제궁)은 10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르코르뉘를 총리로 임명하고 정부 구성 임무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의 한 측근은 일간 르몽드에 “대통령이 총리에게 전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가 긴축 재정을 추진하다 야권의 불신임에 사임하자 지난달 9일 르코르뉘 총리를 새 내각 수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하지만 르코르뉘 총리는 야권과 내각 구성 및 긴축 예산안 통과를 두고 협상을 벌이다 한계에 봉착하자 임명 27일 만인 6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사의를 수리하고 후임자를 물색했다. 그는 또 야당 대표들과 중립 성향의 총리 임명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수일간의 고민 끝에 다시 르코르뉘 총리를 기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르코르뉘 총리는 엘리제궁 발표 뒤 X를 통해 “의무감에 대통령이 맡겨 준 임무를 수락한다”고 밝혔다. 또 “재정 건전성 회복은 우리 미래와 주권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르코르뉘 총리가 연금개혁 중단 등을 앞세워 야당과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극좌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마뉘엘 봉파르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권력에 취한 무책임한 자의 프랑스 국민에 대한 새로운 모욕”이라며 탄핵안 재발의를 경고했다. 극우 국민연합(RN) 마린 르펜 의원도 “술책은 계속되고 있으며, 따라서 불신임 표결은 불가피하고 (의회) 해산도 그 어느 때보다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이웃 이집트로 건너가 자신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에 대한 서명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같은 날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후 현재까지 억류 중인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할 예정이다. 이번 서명식에는 트럼프 대통령,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해 휴전에 대한 지지를 보낼 예정이다. 다만 하마스의 무장 해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에 대한 양측 대립이 여전해 서명식과 별개로 휴전 과정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된다.● 트럼프, 13일 이스라엘-이집트 동시 방문11일 이집트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확인하며 ‘가자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가 13일 홍해 연안의 유명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다고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가 “가자지구의 전쟁을 끝내고 중동의 평화와 안정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 하마스 지도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참석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하마스는 13일 오전까지 그간 억류해 온 이스라엘 인질을 모두 풀어주기로 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감옥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대거 석방할 예정이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의 군사 활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을 떠났던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도 대거 귀환 행렬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최근까지도 북부의 거점도시 가자시티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전면 봉쇄했다. 하지만 1단계 휴전 합의가 성사된 후 봉쇄를 풀었고 현재 수십만 명의 주민이 가자지구 북부로 귀환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인질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1일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 도심의 ‘인질 광장’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인질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다. 상당수 시민은 휴전 합의를 중재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치하하며 그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성조기를 흔들었다.이날 광장에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이번 합의에 관여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며 유대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대통령의 장녀이며 쿠슈너의 부인인 이방카 등이 총출동했다. 윗코프 특사는 “인질이 돌아오고 있다.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군중 또한 “생큐 트럼프”를 외쳤다.●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관련 합의는 난항 다만 하마스 무장 해제,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둘러싼 양측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또 양측이 실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마스 고위 관리 호삼 바드란은 11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유한 무기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또 공격하면 여지없이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가자 주민들을 이웃 나라로 이주시키고 이곳을 호화 리조트로 개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서도 “영토를 떠날 뜻이 없다”고 일축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하마스는 휴전 합의 1단계 발효 다음 날인 11일 이스라엘군이 떠난 가자시티로 복귀해 대원 약 7000명을 소집하는 등 가자지구 통제에 나섰다. 대원을 소집하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가자지구를 무법자와 이스라엘 협력자로부터 정화하는 국가적, 종교적 의무의 소명에 응해 총동원을 선언한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하마스를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마스 측이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하마스 이전에 가자지구를 통치했고, 요르단강 서안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관계자는 “하마스는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무기’와 ‘폭력’만이 생존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이웃 이집트로 건너가 자신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에 대한 서명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같은 날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후 현재까지 억류 중인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할 예정이다.이번 서명식에는 트럼프 대통령,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해 휴전에 대한 지지를 보낼 예정이다.다만 하마스의 무장 해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에 대한 양측 대립이 여전해 서명식과 별개로 휴전 과정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된다.● 트럼프, 13일 이스라엘-이집트 동시 방문11일 이집트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확인하며 ‘가자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가 13일 홍해 연안의 유명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다고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가 “가자지구의 전쟁을 끝내고 중동의 평화와 안정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다만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 하마스 지도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참석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하마스는 13일 오전까지 그간 억류해온 이스라엘 인질을 모두 풀어주기로 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감옥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대거 석방할 예정이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의 군사 활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을 떠났던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도 대거 귀환 행렬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최근까지도 북부의 거점도시 가자시티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전면 봉쇄했다. 하지만 1단계 휴전 합의가 성사된 후 봉쇄를 풀었고 현재 수십만 명의 주민이 가자지구 북부로 귀환하고 있다.이스라엘 역시 인질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1일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 도심의 ‘인질 광장’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인질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다. 상당수 시민은 휴전 합의를 중재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치하하며 그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성조기를 흔들었다.이날 광장에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이번 합의에 관여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며 유대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대통령의 장녀이며 쿠슈너의 부인인 이방카 등이 총출동했다. 윗코프 특사는 “인질이 돌아오고 있다.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군중 또한 “땡큐 트럼프”를 외쳤다.● 하마스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관련 합의는 난항다만 하마스 무장 해제,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둘러싼 양측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또 양측이 실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하마스 고위 관리 호삼 바드란은 11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유한 무기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또 공격하면 여지 없이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가자 주민들을 이웃 나라로 이주시키고 이곳을 호화 리조트로 개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서도 “영토를 떠날 뜻이 없다”고 일축했다.영국 BBC에 따르면 하마스는 휴전 합의 1단계 발효 다음 날인 11일 이스라엘군이 떠난 가자시티로 복귀해 대원 약 7000명을 소집하는 등 가자지구 통제에 나섰다. 대원을 소집하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가자지구를 무법자와 이스라엘 협력자로부터 정화하는 국가적, 종교적 의무의 소명에 응해 총동원을 선언한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하마스를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마스 측이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하마스 이전에 가자지구를 통치했고, 요르단강 서안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관계자는 “하마스는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무기’와 ‘폭력’만이 생존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유럽연합(EU)이 수입 철강에 대한 고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와 중국발 저가 철강 공급에 더해 EU 관세 리스크까지 발생하며 한국 철강업체들 사이에서는 ‘삼중고’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수입 철강 제품의 관세율을 25%에서 50%로 2배로 올리고 무관세로 수입하는 할당량을 기존 3053만 t에서 1830만 t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의 유럽 철강업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EU의 이번 대책은 내년 6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종료를 앞두고 나왔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늘어 자국 산업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다. EU는 “(관세 인상 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히며 세이프가드 종료 이전에 관세 인상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U의 이번 조치는 중국 철강업계의 저가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집행위원은 올 7월 기자회견에서 “(EU와 미국이) 과도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금속 동맹’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한국 철강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양대 수출시장인 EU와 미국이 모두 50%의 상호관세를 책정한 데다 중국의 저가 공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8월 국내 철강 수출은 1년 만에 15.4% 감소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수출 다변화를 위한 대체 시장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 철강업을 살리기 위한 ‘K스틸법’은 여야 이견이 없지만 국정감사 일정으로 빨라야 다음 달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철강업 보조금 지원과 세금 감면, 생산비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