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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비밀 요리법이 담긴 ‘치킨 스튜’가 먹고 싶은 노년의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전화를 걸어 묻는다. 그러자 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AI) 비서 ‘익시오 프로(ixi-O Pro)’가 휴대전화에 저장된 통화 내역을 뒤져 단숨에 요리법을 찾아낸다. 익시오 프로가 아내의 생전 목소리로 “진짜 비밀 요리법을 준비했다”며 전화를 걸어오고, 이윽고 온 가족이 식탁에 모인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남편이 다음 날 출장을 가야 한다며 전화를 걸어오자, 이를 듣던 익시오 프로가 통화 맥락을 파악해 집안의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여행 물품을 챙기도록 지시한다.● 단순 망 사업자 넘어 ‘소프트웨어 AI 기업’으로 도약2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6(MWC26)’ LG유플러스 부스의 ‘익시오 프로’ 시연 풍경이다. 올해 MWC의 최대 화두는 단연 사용자의 명령 없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실행형 AI(에이전틱 AI)’다. 단순한 데이터 전송 통로, 이른바 ‘파이프라인’ 역할에 머물던 통신망이 인간의 삶과 산업 현장에 직접 개입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거대한 ‘두뇌’로 진화한 것이다. 익시오 프로의 현재 버전(익시오)은 LG AI 연구원의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4.0’을 경량화한 ‘익시젠’을 뼈대로, 구글 제미나이(검색)·오픈AI(음성) 등을 결합한 멀티모달 방식으로 AI 고객센터(AICC) 등에 쓰이고 있다. 이를 고도화한 익시오 프로는 단순히 대화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로까지 확장, ‘능동형 에이전트’로 구현될 예정이다. 로봇의 눈과 뇌가 될 차세대 AI 모델 공개도 임박했다. 임우형 LG AI 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시각과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는 비전언어모델(VLM) ‘엑사원 4.5’를 상반기(1∼6월) 내 선보여 피지컬 AI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엑사원 4.5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개발 중인 한국형 휴머노이드 ‘케이팩스(KAPEX)’의 두뇌 역할도 맡게 될 전망이다. LG가 이렇듯 ‘AI 원팀’으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상엽 LG유플러스 CTO(최고기술책임자)는 “계획과 실행, 평가와 수정이 반복되는 순환 고리를 통해 스스로 진화하는 에이전틱 아키텍처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두뇌 뒷받침할 ‘인프라 확장’이처럼 통신사들의 AI 전략은 단순한 챗봇을 넘어, 방대한 통신 데이터를 무기로 ‘통신업 특화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결국 똑똑한 에이전틱 AI라는 ‘소프트웨어 두뇌’를 지연 없이 구동하기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 확장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피지컬 AI가 실시간으로 맞물려 돌아가면 천문학적인 데이터 통신량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망을 용도별로 잘게 쪼개 품질을 보장하는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전격 도입한다. 동시에 그래픽처리장치(GPU) 12만 장을 수용할 수 있는 200메가와트(MW) 규모 파주 AI 전용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한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 등과 연합해 클라우드와 기기 자체 연산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방식도 준비 중이다. 경쟁사들도 저마다 AI로 승부수를 띄웠다. SK텔레콤은 5190억 개 규모 초거대 언어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을 MWC26에서 처음 공개하며 가상 환경에서 로봇이 감각을 익히는 ‘로봇 트레이닝 플랫폼’도 함께 선보인다. KT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겨냥한 기업용 AI 운영체제 ‘에이전틱 패브릭’을 내놓는다. AI를 핵심 업무 주체로 격상시킨 것이 핵심이다. 특정 지역의 통신 품질 저하가 감지되면 오케스트레이터 AI가 진단·분석·최적화 전문 AI에 역할을 배분하고 해결 보고서까지 작성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공식 매체 모바일월드라이브(MWL)는 MWC26 개막을 앞두고 발간한 특별 보고서를 통해 “챗GPT 시대를 지나 AI가 스스로 행동하는 ‘에이전틱 시대’에 진입했다”며 “방대한 데이터와 통신·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갖춘 통신사들이 핵심 주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바르셀로나=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6(MWC26)’ 개막 하루 전인 1일(현지 시간) 스페인 그랜드 하얏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이) 과거에 안주하며 고객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겼다”며 “업(業)의 본질을 되물은 끝에 마주한 답은 초심, 그리고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정 CEO는 취임 4개월 만에 MWC26 현장에 참여했다. 그동안은 지난해 터진 대규모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와 국내 통신시장 점유율 40% 붕괴 등으로 인해 흔들린 SK텔레콤 내부 수습에 몰두했다. 정 CEO는 이날 취임 후 첫 공식 석상에 나서 “AI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통신업 전 영역을 AI 기반으로 개편하겠다는 경영 계획을 내놨다.정 CEO는 우선 영업전산·회선관리·과금시스템 등 핵심 통합전산을 AI 최적화 설계로 재구축하고, ‘제로 트러스트(누구도 신뢰하지 않고 계속 검증하는 보안 철학)’ 체계를 도입해 보안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네트워크 영역에서는 무선환경을 스스로 학습·최적화하는 ‘AI 기지국(RAN)’을 도입해 사람 중심이던 망 운영을 AI 자율 제어 구조로 전환한다.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뜻도 밝혔다. 정 CEO는 “통신 사업의 본질을 단단히 다지기 위해 변화와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투자 규모는 조 단위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GW(기가와트) 이상 전력을 공급하는 초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 ‘해인’과 오픈AI 협력 서남권 데이터센터를 묶어 ‘AI 인프라 벨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 공동 개발 중인 제조 특화 AI 솔루션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도 공략한다.SK텔레콤 내부에선 모든 구성원이 업무용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쓰는 ‘1인 1AI’ 제도를 도입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정 CEO는 “고객을 업의 본질로 삼아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는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바르셀로나=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세계 200여 개국 모바일·통신 분야 글로벌 리더 11만 명이 모이는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6(MWC26)’이 2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다. 바르셀로나 개최 20주년을 맞은 올해 화두는 ‘지능화 시대(The IQ Era)’다. 기가비트(초고속 데이터 전송) 속도전을 펼쳐온 글로벌 통신사들의 경쟁 판도가 올해를 기점으로 완전히 뒤바뀌는 양상이다. 통신망 자체가 스스로 판단·최적화하는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로 패러다임이 대전환하면서다. MWC26은 단순한 데이터 전달 통로를 넘어 통신망이 거대한 ‘AI 두뇌’로 진화하는 현장이 됐다.● AI발 대전환, 통신 판도 뒤흔든다산업계 대전환의 촉매제로 부상한 AI는 통신업계도 비껴가지 않고 있다. 투자, 경쟁 구도, 기술 개발 방향 모두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당하려면 5조2000억 달러(7524조4000억 원)가 필요하다고 봤다. 천문학적 자금이 AI 인프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시에 통신 인프라의 무게중심도 철탑·안테나 같은 물리 장비에서 AI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사람 개입 없이 트래픽 분산, 장애 진단, 망 분할을 스스로 처리하는 실행형(에이전틱) AI 네트워크가 본격화한 것이다. 통신사뿐 아니라 빅테크와 항공우주 업계까지 뛰어들며 경쟁 구도도 다변화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망 장애를 AI가 스스로 찾아 고치는 자율 진단 체계 ‘마인더(MINDR)’를 공개한다. 지상망 사각지대를 메우는 비지상네트워크(NTN)도 핵심 의제다.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통신(LEO) 기업이 물리적 제약 없는 커버리지를 앞세워 네트워크 산업에 새 축을 만들고 있다.● AI 기술 주도권 사수 나선 K-이통사들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도 이번 MWC26에서 대규모 부스를 꾸리고 AI 기반 콜 에이전트 서비스,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 차세대 기술의 향방을 집중 조명한다.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LG유플러스다. 사용자 일상 데이터로 대화 맥락을 파악해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미래형 AI 콜 에이전트 ‘익시오 프로(ixi-O Pro)’를 공개하고, AI를 내재화한 자율형 네트워크 솔루션 ‘오토노머스 NW’와 보안 솔루션 ‘익시가디언 2.0’ 등의 기술도 선보인다. 홍범식 최고경영자(CEO)는 메인 기조연설 무대에 직접 올라 ‘사람 중심 AI’ 비전을 알린다. LG그룹 경영자가 MWC 메인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인프라 구축부터 서비스 제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풀스택(Full-Stack)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3홀 전시관에 대형 투명 발광다이오드(LED) ‘무한의 관문’으로 AI 비전을 시각화했다.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엑스 케이원(A.X K1)’ 시연 등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KT는 4홀에 광화문광장을 주제로 한 전시관을 꾸리고, ‘K컬처’와 AI를 접목한 6개 테마 공간을 통해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문화를 전 세계 관람객에게 알린다. 로봇·설비·정보기술(IT) 시스템을 하나의 지능형 생태계로 잇는 ‘피지컬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로봇 플랫폼 ‘K RaaS’도 이곳에서 처음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 S26 시리즈’ 등 신형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 운영을 AI로 자동화하는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을 함께 공개하며 통신장비 명가의 저력을 입증한다. AI 중심 재편의 흐름은 기조연설 무대에서 한층 선명해진다.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 존 스탱키 AT&T CEO, 저스틴 호타드 노키아 CEO 등이 ‘AI 네이티브 네트워크’ 대전환을 역설한다. 또 그윈 샷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COO)은 위성 초연결 청사진을 내놓으며 주도권 경쟁에 불을 지핀다.바르셀로나=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새해 첫 임직원 소통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전환(AX) 속도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에 이어 액화천연가스(LNG) 기반의 에너지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핵심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포스코그룹은 6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장 회장과 임직원 70여 명이 참석한 첫 소통 행사 ‘CEO 공감토크’를 열었다. 전 그룹사에 유튜브로 생중계된 행사는 경영전략과 AX 추진 방향, 조직문화를 주제로 약 90분간 진행됐다. 소통과 경청을 최우선에 둔 장 회장의 방침에 따라 시간 대부분은 질의응답에 할애됐으며 사내 채널 ‘포스코투데이’를 통해 사전 접수된 질문도 폭넓게 다뤄졌다. 행사의 핵심 주제는 그룹 차원의 AX 전략과 AI 활용 방안이었다. 장 회장은 “이제 AI는 사회적 인프라이며 AX로 전환을 빨리하는 회사가 이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앞으로는 지능형 자율 제조와 최고 수준의 업무수행 역량, 새로운 가치 창출을 축으로 하는 목표 지향적인 ‘미션 오리엔티드 AX’ 전략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핵심 과제에 집중하고 신속한 적용을 위한 외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율공정 도입의 핵심인 임직원의 AI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교육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룹 핵심 경쟁력을 묻는 말에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은 단단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날개가 있는 회사”라며 “LNG 중심의 에너지 사업을 철강 및 이차전지소재와 함께 그룹의 ‘넥스트 코어’로 보고 향후 핵심 수익원의 역할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전과 전략 실행의 토대로는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꼽았다. 장 회장은 “도전 정신으로 본질에 몰입할 때 압도적 성과가 창출되며 이 변화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공감’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또한 직원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해 변화가 현장에서 체감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장 회장은 “모두 변화의 주역이 돼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경영 목표를 달성하고 자신과 동료의 안전을 주체적으로 지키는 한 해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행사 참석 직원은 진솔한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고 전했다. 포스코그룹은 2∼3분기 광양과 포항을 중심으로 공감토크를 이어가며 직원 초청 및 현장 방문을 통해 성과 창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내년 창립 130주년을 앞둔 두산그룹이 ‘변화 DNA’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에너지·반도체 핵심 파트너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AI 수요 폭증으로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발전 주기기 부문과 반도체 필수 소재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지난해 470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가량 폭증할 전망이다. 기존 전력망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데이터센터의 자체 전력 확보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건설 기간이 짧고 공급 안정성이 높은 가스터빈이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부터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2019년 세계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과 첫 해외 수출 계약을 맺으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8년까지 누적 수주 100기 이상 달성이 목표다. 소형모듈원전(SMR)과 해상풍력 포트폴리오도 탄탄하다. 글로벌 ‘SMR 파운드리’를 지향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SMR 설계사들과 잇달아 주기기 제작·공급권 협약을 맺으며 협력 관계를 넓히고 있다. 2005년부터 매진해 온 풍력 부문에서도 성과가 이어진다. 2025년 8메가와트(㎿)급 시스템 국제 인증을 취득했으며 지멘스가메사와 함께 창원공장 내 14㎿급 해상풍력발전기 제조공장 구축 설계에 착수했다. 동박적층판(CCL)을 제조하는 두산 전자BG는 AI 반도체 붐의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고 있다. CCL은 AI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핵심 소재로 현재 세계 GPU 1위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납품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용 CCL 수요 급증에 힘입어 두산 전자BG의 수익성 개선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두산은 2022년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1위 기업 두산테스나를 인수하고 2024년 이미지센서 후공정 전문기업 엔지온을 합병하며 반도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코오롱그룹이 기존 섬유산업을 넘어 바이오, 첨단 복합소재, 수소 등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에 적극 투자하며 경영 불확실성을 돌파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의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모습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전자소재 투자를 늘리며 인공지능(AI) 반도체와 6G 통신기기용 고성능 절연 소재 ‘m-PPO(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 생산에 34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 2분기 김천 공장 시설이 완공되면 시장 선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타이어 뼈대 역할을 하는 타이어코드 역시 2027년까지 베트남 공장의 생산량을 연 5만7000t 규모로 확대해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 코오롱ENP 등과의 합병으로 조직 경쟁력을 다지는 한편 지난해 7월 그룹 내 복합소재 역량을 집결한 코오롱스페이스웍스를 출범시켰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현대자동차·기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수소 저장 용기 등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바이오와 신재생에너지 분야 성과도 뚜렷하다. 코오롱티슈진은 25년간 연구한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TG-C’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 환자 투여를 작년 7월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국 현지 1066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으로 7월 핵심 데이터를 선공개하고 2027년 1분기(1∼3월) 내 품목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업을 넘어 풍력발전 시장점유율 1위 경쟁력을 앞세워 민간 전력구매계약(PPA)을 맺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건물일체형태양광 패널(BIPV) 특허 등록과 유기성 폐기물 기반 바이오 그린수소 생산 기술 고도화로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유통·패션 부문의 외연 확장도 활발하다. 2023년 분할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기존 BMW, 볼보 딜러십에 폴스타, 로터스 유통권을 추가하고 인증 중고차 플랫폼을 론칭해 오프라인 지점과 시너지를 높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럭셔리 골프웨어 지포어와 왁을 필두로 해외 진출을 가속하며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 웨어를 발매해 유통 채널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다음 달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MWC 2026’에서 인공지능(AI)을 융합한 차세대 통신 청사진을 일제히 공개한다. SK텔레콤은 이번 전시회에서 차세대 기지국 솔루션 ‘AI-RAN’ 성과를 공개한다고 26일 밝혔다. 기존에 분리됐던 망 운영과 AI 서비스를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단일 장비에서 동시 처리하는 방식으로, 전파 송수신에 머물던 기지국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는 자율 처리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노키아와 실제 통신망 시연을 마쳤고, 인텔과는 AI가 서버 부하를 실시간 분석해 무선망 자원을 자동 재배치하는 기술도 검증했다. KT는 기업 환경에 최적화한 자체 AI 모델 ‘믿:음 K 2.5 Pro’의 기술 성과를 공개한다. 매개변수를 320억(32B) 개로 확장해 지식 밀도와 추론 성능을 크게 높였다. ‘에이전틱 AI’ 역량을 앞세워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AI 고도화로 진화하는 사이버 위협에 맞선 차세대 보안 기술을 내세운다. AI가 사용자 행동 패턴과 접속 기록을 학습해 비정상 접근을 즉각 탐지·차단하는 초개인화 계정관리 솔루션 ‘알파키’가 대표적이다. AI 통화앱 ‘익시오’는 데이터를 암호화한 채 저장하는 기술이 적용, 기기가 해킹되더라도 유출 정보를 해석할 수 없도록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극복할 무기로 집요한 성실함을 뜻하는 ‘엉덩이의 힘’을 꼽았다.최 대표는 25일 모교인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제80회 전기 학위수여식에 축사자로 나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맞설 수 있는 무기는 바로 엉덩이의 힘”이라고 밝혔다. 그가 정의한 엉덩이의 힘이란 “(남들이 지루해하고 불안해하며) 포기하고 싶을 때 기어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한 성실함”이다.최 대표는 “세상은 요란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지루함을 견디는 미련한 사람들을 무엇보다 필요로 한다”며 “깊이 몰입하다 보면 넘어지더라도 앞으로 넘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정보기술(IT) 산업이 급변하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이 격화하는 환경일수록, 묵묵히 본질에 집중하는 우직한 끈기가 곧 경쟁력이라는 뜻으로 읽힌다.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2000학번’인 최 대표는 2005년 네이버에 입사해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와 미국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변호사로 일하다 2022년 3월부터 네이버를 이끌고 있다. 탄탄대로처럼 보이는 이력이지만, 그의 삶 역시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공대에 입학했으나 적성이 맞지 않아 다른 전공을 기웃거렸고, 원하던 직장 면접에서 탈락했다. 네이버 입사 후 첫 부서인 홍보실에서도 잦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했다.최 대표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기에 상상하지 못했던 더 많은 기회를 만났다”며 “정해진 트랙이 없다는 건 역설적으로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청년들을 격려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엔씨소프트가 199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 이름을 ‘엔씨(NC)’로 바꾼다. 24일 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 이 같은 안건이 포함된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냈다. 그간 약칭과 로고에 ‘NC’를 써온 엔씨소프트의 사명 변경은 계열사 간 통일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엔씨문화재단을 비롯해 자회사 NC AI, NC QA, NC IDS, 해외 법인 NC 아메리카 등이 이미 ‘NC’를 사용하고 있어, 모회사도 동일한 브랜드 체계로 일체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안건은 다음 달 26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상법 개정을 반영한 정관 변경, 주당 1150원의 현금배당 승인도 주요 안건으로 상정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LG유플러스가 다음 달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MWC 2026’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략을 공개한다. 계열사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를 바탕으로 전력·냉각·운영 전 영역을 아우르는 차세대 AIDC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수도권 최대 규모로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파주 AIDC’에 적용될 최신 기술과 차세대 운영 전략을 MWC 2026에서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파주 AIDC를 기점으로 AI 연산을 처리하는 AI 컴퓨팅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으로 여기에는 그룹사 기술과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구상이다. 우선 AIDC 발열 문제 해결을 위해 LG전자와 협업한 ‘D2C(Direct to Chip)’ 액체 냉각 솔루션을 선보인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에 금속판을 부착하고 액체를 순환시켜 열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으로, 자체 실증 결과 기존 공기 냉각 대비 에너지 효율이 약 24% 개선됐다. 액체 냉각에 필요한 냉각수는 외부 찬 공기를 활용해 전력 소모를 10% 수준으로 줄인 LG전자의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로 생산한다. 여기에 화재·열폭주 위험을 최소화한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비상전원장치(UPS) 배터리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SK텔레콤과 KT는 MWC 2026 부대행사인 ‘4YFN’에 참가해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4YFN은 4년 뒤 MWC 본 전시에 참여할 잠재력을 가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박람회다. SK텔레콤은 단독 전시관을 마련해 AI·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유망 스타트업 15개사와의 협업 사례를 소개하고, 유럽 주요 벤처캐피털(VC) 관계자를 초청한 투자유치 설명회도 연다. KT도 ‘상생협력관’을 조성해 12개 중소벤처기업의 유럽 진출을 돕는다. 현지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공식 세션 발표 기회를 제공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스타트업과 국가 중요기술 분야 기업을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제도 개편 자문안을 내놨다. 획일적 노동 규제에서 벗어나 기술 인력의 업무 몰입권을 보장해 국가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침체한 벤처 생태계의 역동성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24일 과기자문회의가 최근 의결한 ‘과학기술 스타트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 방안’에는 자율과 유연성을 축으로 한 이러한 규제 패러다임 전환 방안이 담겼다. 과기자문회의는 근로 시간 규제 완화와 관련해 창업 5년 이내 기업이나 전략기술 분야 인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 예외 기준을 신설하도록 제안했다. 또 프로젝트 특성에 따라 주 단위가 아닌 분기·반기 단위로 근로자 동의하에 근무를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혁신 생태계를 총괄할 대통령 직속 가칭 ‘국가혁신전략원’ 신설도 제안됐다. 혁신원장에게 10년 임기와 강력한 예산·인사 권한을 부여해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아울러 이해충돌방지법 등에 가로막혀 있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학 소속 핵심 연구 인력의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최고기술책임자(CTO) 겸직을 창업 후 5년 이내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모험자본 활성화 방안도 거론됐다. 펀드 운용사가 적극적인 투자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성과 연계형 성과급 구조로 개편하고, 주식 보상·직무발명보상금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대기업의 스타트업 인수합병(M&A)에 대한 세제 지원과 글로벌 펀드 출자 체계 개선도 함께 제안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LG유플러스가 다음 달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MWC 2026’에서 초개인화 인공지능(AI) 비서(에이전트) ‘익시오 프로’를 공개한다. 단순 통화 녹음을 넘어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먼저 정보를 제안하는 미래형 AI 통화 비서로,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AI 시장은 챗봇이 아닌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행동하는 ‘자율형 에이전트’의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일을 찾아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게 경쟁의 핵심이 됐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번 MWC 2026을 기점으로 익시오를 스마트폰뿐 아니라 집, 차량, 로봇 등으로 확장해 고객과 언제나 연결되는 보이스 기반 ‘슈퍼 에이전트’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익시오 프로의 핵심 무기는 선제적 제안과 안심 기능에 있다. 기존 AI 비서가 고객의 요청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면, 익시오 프로는 사용자의 통화·문자·일정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먼저 안내한다. 예를 들어 이전 통화에서 언급된 일정이나 할 일을 사용자가 묻기 전에 먼저 정리해 알려주고, 통화 중 궁금한 사항도 실시간으로 확인해 소통을 원활하게 돕는다. 익시오 프로는 통신·금융 융합 안전망도 갖출 예정이다. KB국민은행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익시오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로 통신 단계에서 의심 패턴이나 악성 앱 설치 여부를 포착하고, KB국민은행의 이상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과 실시간 연계해 금융 피해를 선제 차단하는 구조다. 다만 이번 MWC에서 선보이는 익시오 프로는 미래 상용화 청사진을 담은 개발 단계 모델로, LG유플러스는 추후 기술 고도화를 거쳐 정식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사업그룹장(상무)은 “익시오는 고객의 맥락을 이해하고 먼저 도움을 주는 초개인화 AI 비서로 진화 중”이라며 “고객이 안심하고 AI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내달 3일 정월대보름에 36년 만에 개기월식이 겹치며 달이 붉은빛을 띠는 ‘블러드문(Blood Moon)’이 뜰 전망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이를 기념해 경기 과천시 천문대와 천체투영관 일대에서 특별 관측회를 열고 과학과 전통이 어우러진 우주쇼를 마련한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개기월식은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이 오후 8시 4분 시작되며, 오후 10시 17분 부분식 종료와 함께 마무리된다. 전국 어디서든 개기식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 정월대보름에 개기월식이 발생하는 것은 1990년 새벽 이후 36년 만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내달 3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천문대와 야외무대 일대에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천체망원경을 통한 달 관측은 물론 겨울철 대표 별자리와 성단도 확인할 수 있다.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천문 강연과 전통 악기 연주회도 함께 마련된다. 빛으로 쥐불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쥐불놀이 라이트페인팅’과 달 분화구 생성 체험 등 참여형 부스도 운영된다. 관람객이 직접 만든 달 풍선으로 하나의 조형물을 완성하는 ‘N개의 달’ 전시도 이뤄진다. 한형주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은 “1990년 이후 36년 만에 정월대보름과 겹친 뜻깊은 개기월식인 만큼 전통의 의미를 되새기며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켠 채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주행하는 영상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2단계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국산 차나 유럽 수입차는 같은 조건에서 약 15초 만에 경고음과 함께 기능이 해제된다. 이 격차를 두고 단순한 기술력 차이가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낳은 ‘제도적 비대칭’의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실제로 18일 한미 FTA 개정 의정서와 안전기준 조항을 분석한 결과, 안전 기준부터 부품 인증까지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미국 측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로 볼 수 있는 대목이 적잖다. 자율주행 규제 비대칭이 가장 두드러진다. 테슬라 등 미국산 차량은 ‘한미 FTA 안전기준 동등성 인정’ 조항에 따라 미국 안전기준(FMVSS)만 통과하면 연간 5만 대에 한해서 국내 판매가 가능하다. 미국 기준은 자율주행 시 운전대 파지(Hands-on) 의무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여기에 최근 한미 관세 협상으로 기존 연간 5만 대였던 쿼터 제한마저 폐지되면서, 수량 제한 없이 미국 기준만으로 국내 진입이 가능해졌다.국내 완성차는 국토부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성능과 기준 규칙’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레벨 2~3 주행 시 일정 시간 운전대를 놓으면 즉시 경고음이 울린다. 국내 기업이 규제에 묶여 기능을 제한하는 사이, 미국산 차량은 예외를 활용해 한국 도로에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하드웨어 무역 장벽은 더 직접적이다. 미국은 픽업트럭 시장 보호를 위해 한국산 화물차(HS 8704) 관세(25%) 철폐를 2019년 개정 의정서로 2041년까지 유예했다.이는 한국산 픽업트럭의 대미 수출을 사실상 봉쇄한 조치다. 실제로 기아는 지난 2024년 10월 브랜드 최초의 픽업트럭 ‘타스만’을 세계 무대에 공개하고, 올해 초부터 호주와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정작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미국은 진출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할 경우 25%의 관세 폭탄을 맞게 되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산 픽업트럭은 한국 시장 진입 시 관세 장벽이 낮아, 양국 간 무역 조건의 불균형이 뚜렷하다.부품 시장에서도 불균형 조건이 제기된다. 미국산 교체 부품은 자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한국 인증(KC) 없이 수입된다. 미국 내 안전기준이 없는 부품도 성능 동등성만 인정받으면 들어온다. 반면, 한국산 부품은 상호주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미국 애프터마켓 진출 시 별도 인증을 거쳐야 하는 비관세 장벽에 막힌다.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아왔지만, 실제로는 소프트웨어부터 픽업트럭 관세, 부품 인증까지 자동차 무역에 있어 미국 측에 유리한 비대칭 구조가 들어있다”며 “자동차 업계에선 특히 자율주행차 전환 시점에 관련 역차별 요소는 없는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앱트로닉이 메르세데스벤츠, 구글 등으로부터 70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자동차 제조 강자와 인공지능(AI) 선도 기업이 동시에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테슬라도 주력 전기차 라인을 로봇 생산 기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뜨거워지는 로봇 투자 열풍 11일(현지 시간) 앱트로닉은 5억2000만 달러(약 7530억 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벤츠·구글 외에 B캐피털, 카타르투자청(QIA)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기업가치는 약 50억 달러(약 7조2100억 원)로 평가받아 글로벌 로봇 시장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 후보로 부상했다.대규모 투자를 받은 앱트로닉의 로봇 ‘아폴로’는 창업자들이 과거 개발에 참여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 탐사·재난 구조용 로봇 발키리의 핵심 기술을 계승했다. 극한 환경을 상정한 발키리의 내구성과 정밀 제어 능력에 이족 보행·바퀴 주행 겸용 하이브리드 구조를 더해 공장 내 이동 효율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구글 딥마인드와 공동 개발한 제미나이 기반 로봇 특화 지능이 탑재된다. 사람처럼 두 다리로 걷다가 상황에 따라 바퀴로 전환해 복잡한 공장 바닥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인다. 아폴로는 현재 벤츠 헝가리 공장에서 부품 분류와 물류 이송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앱트로닉의 투자 유치는 빅테크와 전통 자동차 기업들의 피지컬 AI 투자 열풍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 행보도 거세다. 로봇 기업 피규어AI는 2025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 등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를 390억 달러(약 54조 원)까지 끌어올렸다. 피규어AI는 앞서 2024년 1월 BMW와 상용화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의 실제 생산 라인에 로봇을 투입해 지난해 상용화 테스트를 마쳤다. 오픈AI가 지원하는 1X테크놀로지스도 투자를 받아 가정용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제조 현장에 부는 ‘아이폰 모멘텀’ 글로벌 자본이 로봇을 비롯한 피지컬 AI에 몰려드는 이유는 폭발적인 시장 성장 전망에 기인한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2024년 “AI 기술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시점이 크게 앞당겨졌다”며 2035년 세계 시장 규모를 기존 전망치인 60억 달러에서 약 380억 달러로 6배 이상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테슬라는 2분기(4∼6월) 중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S·X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전용 양산 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차체를 통째로 찍어내는 기가캐스팅으로 완성차 공정 혁신을 이끈 테슬라가 고수익 프리미엄 전기차 생산까지 멈추고 로봇에 올인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달 CES 2026에서 공개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배치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제조 현장의 변화를 스마트폰 등장 초기의 충격에 비유한다.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디지털 세계를 평정했다면, 2026년은 그 지능이 물리적 신체를 얻어 현실로 내려온 원년”이라며 “자동차 공장발 로봇 도입 경쟁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기업 생존을 결정짓는 ‘아이폰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HD현대가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 특수까지 맞물리며 사상 첫 영업이익 6조 원 시대를 열었다.HD현대는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6조996억 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5.2% 늘어난 71조2594억 원을 기록했으며,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영업이익은 104.5% 급증했다.실적 견인의 일등 공신은 조선·해양 부문이다. 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전년보다 172.3% 폭증한 3조9045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과거 수주한 고선가 선박의 매출 비중이 본격 확대된 데다, 생산 공정 효율화를 통한 건조 물량 증대가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2조375억 원)과 HD현대삼호(1조3628억 원)도 나란히 호실적을 거두며 그룹 전체를 견인했다.전력기기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글로벌 AI 산업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과 고전력 인프라 투자 수요를 선점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8% 증가한 4조795억 원, 영업이익은 48.8% 늘어난 9953억 원을 기록했다. 고부가 프로젝트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이 빛을 발하며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여타 사업 부문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감소에도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83.7% 증가한 4740억 원을 기록하며 내실을 챙겼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신흥 시장과 선진 시장의 고른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8.1% 성장한 46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HD현대는 앞으로도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대외 환경의 변동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통해 실적 안정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조선과 전력기기의 고마진 수주 기조를 유지하고 정유와 건설기계의 운영 효율을 제고해 실적 극대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앱트로닉이 메르세데스-벤츠, 구글 등으로부터 70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자동차 제조 강자와 인공지능(AI) 선도 기업이 동시에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테슬라도 주력 전기차 라인을 로봇 생산 기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뜨거워지는 로봇 투자 열풍11일(현지시간) 앱트로닉은 5억2000만 달러(약 7530억 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벤츠·구글 외에 B 캐피털, 카타르투자청(QIA)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기업가치는 약 50억 달러(7조2100억원)로 평가받아 글로벌 로봇 시장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 후보로 부상했다.대규모 투자를 받은 앱트로닉의 로봇 ‘아폴로’는 창업자들이 과거 개발에 참여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 탐사·재난 구조용 로봇 발키리의 핵심 기술을 계승했다. 극한 환경을 상정한 발키리의 내구성과 정밀 제어 능력에 이족 보행·바퀴 주행 겸용 하이브리드 구조를 더해 공장 내 이동 효율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구글 딥마인드와 공동 개발한 제미나이 기반 로봇 특화 지능이 탑재된다. 사람처럼 두 다리로 걷다가 상황에 따라 바퀴로 전환해 복잡한 공장 바닥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인다. 아폴로는 현재 벤츠 헝가리 공장에서 부품 분류와 물류 이송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앱트로닉의 투자유치는 빅테크와 전통 자동차 기업들의 피지컬AI 투자 열풍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경쟁사 행보도 거세다. 로봇 기업 피규어 AI는 2025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엔비디아·아마존 등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를 390억 달러(약 54조 원)까지 끌어올렸다. 피큐어 AI는 앞서 2024년 1월 BMW와 상용화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 실제 생산 라인에 로봇을 투입해 지난해 상용화 테스트를 마쳤다. 오픈AI가 지원하는 1X 테크놀로지스도 투자를 받아 가정용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제조 현장에 부는 ‘아이폰 모멘텀’글로벌 자본이 로봇을 비롯한 피지컬AI에 몰려드는 이유는 폭발적인 시장 성장 전망에 기인한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2024년 “AI 기술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시점이 크게 앞당겨졌다”며 2035년 세계 시장 규모를 기존 전망치인 60억 달러에서 약 380억 달러로 6배 이상으로 대폭 상향했다.이러한 흐름 속에 테슬라는 2분기(4~6월) 중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S·X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전용 양산 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차체를 통째로 찍어내는 기가캐스팅으로 완성차 공정 혁신을 이끈 테슬라가 고수익 프리미엄 전기차 생산까지 멈추고 로봇에 올인한 것이다.현대차그룹 역시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달 CES 2026에서 공개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배치될 예정이다.전문가들은 제조 현장의 변화를 스마트폰 등장 초기의 충격에 비유한다.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디지털 세계를 평정했다면, 2026년은 그 지능이 물리적 신체를 얻어 현실로 내려온 원년”이라며 “자동차 공장발 로봇 도입 경쟁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기업 생존을 결정짓는 ‘아이폰 모멘텀’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정부가 조선업계의 외국인 숙련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직접 고용을 제한하는 등 E-7(숙련기능인력) 비자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불과 4년 전 극심한 구인난 속에 ‘구원투수’로 불리며 대거 도입된 외국 인력이 이제는 규제 대상이 된 셈이다. 조선업계의 우려가 커져 가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한국 제조업이 처한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금을 높여 한국 청년을 고용하자니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게 되고, 외국인 고용에 의존하자니 지역경제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울산, 경남 거제 자영업자들이 ‘호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중국이 추격하는데 그렇다고 외국인 고용을 멈추기도 어렵고, 조선업 다운사이클이 또 찾아올 수 있어 인건비를 마냥 늘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구원투수’서 ‘잠식 우려’로… 외국인 고용 딜레마조선업 E-7 비자, 특히 용접·도장 등 일반기능인력(E-7-3) 확대는 수주 랠리가 시작된 2022년 무렵 본격화됐다. 긴 불황기 구조조정으로 현장을 떠난 내국인 숙련공이 호황기에도 돌아오지 않자, 정부가 내놓은 긴급 처방이었다.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는 내국인이 3D 업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매년 외국인 근로자들을 늘리며 부족한 인력을 메꿔 왔다. 그러나 정부 기류가 급변했다. 외국 인력이 처우 좋은 원청 정규직 자리까지 차지하면 내국인 청년 유입이 막히고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고착된다는 우려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1월 “(내국인이) 고용 기회를 뺏기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데 이어 9일 타운홀 미팅에서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숙련기능인력 제도 축소 기조를 잇달아 시사했다. 김 의원은 “(법무부가) 연구용역으로 적정 규모를 산출한 뒤 (E-7 비자를) 연말부터 순차 축소할 계획으로 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산업 수요에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반면 조선업계 현장의 목소리는 절박하다. E-7 직고용 폐지가 현실화하면 현장 혼선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조선 3사의 E-7 직고용 인력은 3333명으로, 전체 E-7 근로자(6282명)의 약 53.1%에 달한다. 이는 올해 들어 4000명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인력은 하청이 쓴다’는 통념과 달리 원청 직고용 비중이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고난도 공정이 많은 조선업 특성상 원청이 직접 채용·관리해 온 데 따른 결과다. 한 업계 임원은 “정부는 내국인을 고용하라 하지만 조선소 인근 지역 고령화가 심각해 생산직은커녕 대졸 인력조차 구하기 어렵다”며 “‘3D 업종’ 기피 문화와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까지 고려하면 외국인 직고용 축소가 내국인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항변했다.● 규제보다 ‘체계적 해법’ 필요해 긴 불황기에 숙련공들이 시급이 더 높은 배달·건설업 등으로 이탈한 데다 인구 절벽으로 지방 조선소는 청년 기피 대상이 됐다. 그사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이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선까지 턱밑 추격에 나섰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 글로벌 LNG선 발주 22척 중 중국이 13척(59.1%)을 가져가며 한국(9척)을 앞질렀다. 조선업이 사이클을 타는 산업인 만큼 ‘수주 절벽’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클라크슨리서치의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LNG선 발주 호황은 카타르 북부가스전 증설 등이 마무리되는 2028년부터 꺾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E-7은 숙련 인력인 만큼 줄이기보다 이민·정착 경로를 열어 산업 토대를 다져야 한다”며 “내국인 위주로 전환하더라도 청년들이 조선소에서 일하고 싶은 비전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정부가 조선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줄이기로 하고, 비자 제도를 대폭 손본다. 조선업계는 10년 만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했는데 외국인 없이는 인력난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9일 울산에서 열린 ‘조선업 르네상스, 함께 만드는 좋은 일자리’ 타운홀 미팅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E-7 비자(전문가 등 특정활동)가 무한 확대돼 원청 일자리까지 잠식해 들어가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그런 차원에서 법무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동)도 “법무부가 E-7-3 비자(용접공 및 도장공 등)를 이번 정부에서 최대한 멈추려 한다”고 전했다. 앞서 2022년 정부는 조선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E-7 비자 한도(쿼터)를 폐지하고 외국인 용접공 등을 대폭 고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업의 외국인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져 청년 일자리를 위협하고 조선업 호황의 온기가 지역경제에 확산되지 않자 이재명 정부에선 다시 규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원청의 외국인 직고용 금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주 사이클을 타는 조선업에선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을 외국인 없이 버티기 어렵다”며 우려했다.K조선, 외국인 숙련공 끊길 위기… “인건비 뛰면 中과 경쟁 못해”[조선업 외국인 고용 비상]‘외국인 노동자 E7비자’ 축소 가닥4년전 외국인 근로자 ‘모셔온’ 정부… 내국인 기회 박탈 지적에 정책 전환업계 “고령화 심각해 구인 어렵고 수주절벽 우려, 인건비 마냥 못올려”정부가 조선업계의 외국인 숙련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직접 고용을 제한하는 등 E-7(숙련기능인력) 비자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불과 4년 전 극심한 구인난 속에 ‘구원투수’로 불리며 대거 도입된 외국 인력이 이제는 규제 대상이 된 셈이다.조선업계의 우려가 커져 가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한국 제조업이 처한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금을 높여 한국 청년을 고용하자니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게 되고, 외국인 고용에 의존하자니 지역경제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울산, 경남 거제 자영업자들이 ‘호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중국이 추격하는데 그렇다고 외국인 고용을 멈추기도 어렵고, 조선업 다운사이클이 또 찾아올 수 있어 인건비를 마냥 늘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구원투수’서 ‘잠식 우려’로… 외국인 고용 딜레마조선업 E-7 비자, 특히 용접·도장 등 일반기능인력(E-7-3) 확대는 수주 랠리가 시작된 2022년 무렵 본격화됐다. 긴 불황기 구조조정으로 현장을 떠난 내국인 숙련공이 호황기에도 돌아오지 않자, 정부가 내놓은 긴급 처방이었다.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는 내국인이 3D 업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매년 외국인 근로자들을 늘리며 부족한 인력을 메꿔 왔다.그러나 정부 기류가 급변했다. 외국 인력이 처우 좋은 원청 정규직 자리까지 차지하면 내국인 청년 유입이 막히고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고착된다는 우려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1월 “(내국인이) 고용 기회를 뺏기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데 이어 9일 타운홀 미팅에서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숙련기능인력 제도 축소 기조를 잇달아 시사했다. 김 의원은 “(법무부가) 연구용역으로 적정 규모를 산출한 뒤 (E-7 비자를) 연말부터 순차 축소할 계획으로 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산업 수요에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반면 조선업계 현장의 목소리는 절박하다. E-7 직고용 폐지가 현실화하면 현장 혼선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조선 3사의 E-7 직고용 인력은 3333명으로, 전체 E-7 근로자(6282명)의 약 53.1%에 달한다. 이는 올해 들어 4000명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인력은 하청이 쓴다’는 통념과 달리 원청 직고용 비중이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고난도 공정이 많은 조선업 특성상 원청이 직접 채용·관리해 온 데 따른 결과다.한 업계 임원은 “정부는 내국인을 고용하라 하지만 조선소 인근 지역 고령화가 심각해 생산직은커녕 대졸 인력조차 구하기 어렵다”며 “‘3D 업종’ 기피 문화와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까지 고려하면 외국인 직고용 축소가 내국인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항변했다.● 규제보다 ‘체계적 해법’ 필요해긴 불황기에 숙련공들이 시급이 더 높은 배달·건설업 등으로 이탈한 데다 인구 절벽으로 지방 조선소는 청년 기피 대상이 됐다. 그사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이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선까지 턱밑 추격에 나섰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 글로벌 LNG선 발주 22척 중 중국이 13척(59.1%)을 가져가며 한국(9척)을 앞질렀다.조선업이 사이클을 타는 산업인 만큼 ‘수주 절벽’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클라크슨리서치의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LNG선 발주 호황은 카타르 북부가스전 증설 등이 마무리되는 2028년부터 꺾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E-7은 숙련 인력인 만큼 줄이기보다 이민·정착 경로를 열어 산업 토대를 다져야 한다”며 “내국인 위주로 전환하더라도 청년들이 조선소에서 일하고 싶은 비전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두산퓨얼셀과 LG전자가 수소연료전지 폐열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 극대화 신사업에 협력한다. 양사는 9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두산의 수소연료전지 주기기에 LG전자의 히트펌프 및 냉난방공조(HVAC) 기술을 결합한 융복합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으로 수소연료전지 가동 시 발생하는 열을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시설의 냉난방에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