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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철강과 기계장비 등 도내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장 소통을 확대한다고 9일 밝혔다. 도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7일 창원상공회의소에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도내 중부권 수출기업 및 창원·함안상공회의소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어 13일에는 동부권(김해·밀양·양산·거제), 18일에는 서부권(진주·통영·사천)을 방문해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7일 열린 간담회에는 김명주 경남도 경제부지사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남지역본부, KOTRA 경남지역본부 등 7개 관계기관 관계자, 그리고 철강 및 기계장비 등 주요 수출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경남도는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을 종합해 수출기업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 부지사는 “철강 등은 경남 주력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라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도내 기업이 수출 장벽 강화에 따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구조되기만 가슴 졸이며 기다렸는데.” 9일 울산 동강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 김모 씨(44)의 아버지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 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 5분경 수습됐다. 사고 직후 매몰된 그는 의식이 있었고 팔이 철재에 낀 채 발견돼 소방 당국이 구조를 시도했다. 하지만 추가 붕괴 위험으로 작업이 지연되던 중 다음 날 오전 4시 53분 숨졌다. 현장 관계자는 “애끊는 가족들을 생각해 시신만이라도 수습하려 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김 씨까지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아직 4명이 더 매몰된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무너진 5호기 인근 4·6호기의 붕괴 우려로 취약화(철거) 작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사고 원인으로 과도한 취약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돈 벌며 대학 다닌 성실한 아들” 빈소엔 어린 두 딸김 씨의 시신은 사고 나흘 만에 수습됐다. 사고 발생 69시간 만이고, 매몰된 채 사망 판정을 받은 지 약 54시간 만이다. 이날 김 씨의 시신을 수습한 소방관들은 구급차에 탄 시신을 향해 단체 묵념을 했다. 병원에서 만난 김 씨의 부친은 “어릴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스스로 벌어서 대학도 다닌 성실한 아들이었다”며 “사고 날에도 오전 4시 15분쯤 혼자 아침밥을 챙겨 먹고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고 했다. 이날 빈소엔 김 씨 아내와 어린 두 딸도 있었다. 현장에는 여전히 4명(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이 매몰돼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기적을 기다리고 있지만, 9일 오후 2시 사고 발생 72시간이 지나면서 생존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두껍고 무거운 철판과 철근이 겹겹이 뒤엉켜 대형 장비 없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는 등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내부 진입을 일시 중단하고 신속한 수습을 위해 양쪽 타워의 취약화 작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사고가 난 5호기 양옆의 4·6호기는 이미 해체를 위한 사전 취약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추가 붕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건축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상층부 흔들림은 수십 cm 수준이지만, 이번 현장의 4호기 상층부는 2m 가까이 흔들리고 있어 사람의 접근 자체가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에 ‘과도한 취약화’ 의혹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철거 과정에서 ‘사전 취약화’ 작업이 과도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공사 HJ중공업의 전 직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3월 서천화력발전소 철거 실패 이후 이번 현장에서는 계획보다 더 많은 부재를 절단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전 실패를 의식해 구조 계산서 기준보다 더 많이 자른 부분이 있다”며 “과도한 취약화로 작은 충격에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공사가 애초에 정한 철거 공법에서도 문제의 정황이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실이 확보한 ‘울산기력 4·5·6호기 안전계획서’에는 ‘구조물 발파 취약화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돼 있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울산 보일러 타워처럼 철골 구조물이 많은 구조물엔 다른 공법을 써야 한다”며 “처음 잘못된 방식을 계획한 탓에 이후 철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취약화 작업을 지나치게 많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문서에 구조물 상부가 아닌 하부를 먼저 약화시키는 ‘하부 우선 취약화’ 정황도 적시돼 있다. 이를 두고도 최 교수는 “취약화 대상과 순서가 구체적으로 기술되지 않아 안전관리의 허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울산경찰청·울산지검·부산고용노동청은 각각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발주처와 원·하청 간 계약 관계, 공사 지휘 체계, 취약화 및 발파 과정의 적정성 등을 전면 조사할 방침이다.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구조되기만 가슴 졸이며 기다렸는데.”9일 울산 동강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 김모 씨(44)의 아버지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 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 5분경 수습됐다. 사고 직후 매몰된 그는 의식이 있었고 팔이 철재에 낀 채 발견돼 소방 당국이 구조를 시도했다. 하지만 추가 붕괴 위험으로 작업이 지연되던 중 다음 날 오전 4시 53분 숨졌다. 현장 관계자는 “애끊는 가족들을 생각해 시신 만이라도 수습하려 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김 씨까지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아직 4명이 더 매몰된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무너진 5호기 인근 4·6호기의 붕괴 우려로 취약화(철거) 작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사고 원인으로 과도한 취약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돈 벌며 대학 다닌 성실한 아들” 빈소엔 어린 두 딸김 씨의 시신은 사고 나흘 만에 수습됐다. 사고 발생 69시간 만이고, 매몰된 채 사망 판정을 받은 지 약 54시간 만이다. 이날 김 씨의 시신을 수습한 소방관들은 구급차에 탄 시신을 향해 단체 묵념을 했다. 병원에서 만난 김 씨의 부친은 “어릴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스스로 벌어서 대학도 다닌 성실한 아들이었다”며 “사고 날에도 오전 4시 15분쯤 혼자 아침밥을 챙겨 먹고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고 했다. 이날 빈소엔 김 씨 아내와 어린 두 딸도 있었다.현장에는 여전히 4명(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이 매몰돼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기적을 기다리고 있지만, 9일 오후 2시 사고 발생 72시간이 지나면서 생존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두껍고 무거운 철판과 철근이 겹겹이 뒤엉켜 대형 장비 없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는 등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설명했다.결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내부 진입을 일시 중단하고 신속한 수습을 위해 양쪽 타워의 취약화 작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사고가 난 5호기 양옆의 4·6호기는 이미 해체를 위한 사전 취약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추가 붕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건축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상층부 흔들림은 수십 ㎝ 수준이지만, 이번 현장의 4호기 상층부는 2m 가까이 흔들리고 있어 사람의 접근 자체가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에 ‘과도한 취약화’ 의혹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철거 과정에서 ‘사전 취약화’ 작업이 과도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시공사 HJ중공업의 전 직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3월 서천화력발전소 철거 실패 이후 이번 현장에서는 계획보다 더 많은 부재를 절단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전 실패를 의식해 구조 계산서 기준보다 더 많이 자른 부분이 있다”며 “과도한 취약화로 작은 충격에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시공사가 애초에 정한 철거 공법에서도 문제의 정황이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실이 확보한 ‘울산기력 4·5·6호기 안전계획서’에는 ‘구조물 발파 취약화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돼 있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울산 보일러 타워처럼 철골 구조물이 많은 구조물엔 다른 공법을 써야 한다”며 “처음 잘못된 방식을 계획한 탓에 이후 철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취약화 작업을 지나치게 많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같은 문서에 구조물 상부가 아닌 하부를 먼저 약화시키는 ‘하부 우선 취약화’ 정황도 적시돼 있다. 이를 두고도 최 교수는 “취약화 대상과 순서가 구체적으로 기술되지 않아 안전관리의 허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울산경찰청·울산지검·부산고용노동청은 각각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발주처와 원·하청 간 계약 관계, 공사 지휘 체계, 취약화 및 발파 과정의 적정성 등을 전면 조사할 방침이다.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가 7일 3명으로 늘었다.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된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으며 2명은 여전히 매몰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2차 붕괴 위험으로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매몰자 가족들은 기적적인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소방 당국은 사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9시 6분경 60대 남성이 구조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15분경에는 50대 남성이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전날 붕괴된 구조물과 땅 사이 틈에서 팔 부위가 끼인 채 의식이 있는 채로 발견됐던 40대 남성은 밤샘 구조 작업에도 이날 오전 4시 53분경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작업자 9명 중 2명만 사고 초기에 구조되고 3명은 사망했다. 남은 매몰자 4명 가운데 2명은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 지점에서 발견돼 구조 중이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매몰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2명을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 내에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잔해물 추가 붕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철근 등 구조물 잔해와 석면 등이 겹겹이 쌓여 있어 구조대원들이 손으로 잔해를 헤쳐가며 수색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철거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미흡한 점이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경찰관 70여 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철거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위에서 아래로 철거’ 안지켜진 듯… 해체 신고 의무도 없어[울산발전소 붕괴 사고] 울산발전소 7명 매몰, 3명 사망2차 붕괴 위험탓에 중장비 못써… 손으로 철근더미 헤쳐가며 수색보일러 타워, 건축물 아닌 ‘공작물’관리사각 지적… 경찰 전담팀 구성“곧 구조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조금만 힘내세요.” 6일 오후 3시 30분경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 구조대원들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모 씨(44)를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붕괴 위험 때문에 5인 1조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2차 붕괴 사고를 막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구조물을 들어올리며 구조를 시도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바닥의 흙과 자갈을 손으로 파내며 김 씨와 계속 대화하면서 의식을 잃지 않게끔 노력했다. 김 씨에게 진통제와 물도 건네가며 13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지면 새벽이 되면서 기온이 낮아지자 김 씨의 의식이 흐려져 갔다. 결국 7일 오전 4시경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의료진은 끝내 53분 뒤 사망 판정을 내려야 했다. 소방 관계자는 “김 씨는 의식을 잃으려고 할 때마다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어떻게든 버텨내려 했다”며 “결국 눈앞에서 구조자를 살려내지 못했다”며 황망해했다. ● ‘거미줄’ 철근 더미 손으로 파헤쳐 가며 수색 잘게 부서진 유리섬유가 바람에 날려 노란 가루가 뿌옇게 흩날리는 사고 현장에선 유압 절단기가 금속 구조물을 자르는 소리와 수색을 위해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론 소리가 울려 퍼졌다. 2차 붕괴 위험 탓에 대형 중장비 대신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다 보니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매몰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여전히 실종자 2명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이날 시신만 2구 수습됐다. 나머지 1명은 현장 의료진이 사망 판정을 내렸지만 접근이 어려워 아직 수습하지 못했고, 결국 이날까지 사망자만 3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실종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구조 골든타임인 사고 발생 72시간이 경과되는 9일 오후 2시경까지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에서 “철근, 돌, 다른 물건들을 헤쳐서 매몰자를 구조해야 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음향과 매몰자 탐지기, 열화상 카메라 등 탐지 장비로 매몰자 위치를 확인한 뒤 철근과 철 구조물을 자르고 땅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 붕괴 위험 탓에 구조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명을 동시에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 5호기 양옆에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 공사 담당인 코리아카코는 지난달 26일 사고가 발생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에서 시험 발파를 진행했다. 코리아카코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하나당 1kg짜리 6개로 (시험 발파)했다”며 “시험 발파 작업은 해체 계획서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아직 정확한 붕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부 약해진 건물 올라가 상부 작업”이번 사고는 발파 전 취약화 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사전 작업이 부실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취약화 작업은 철거 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지게끔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공정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안전을 위해선 상부에 먼저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하부 작업에 들어가지만 이번 현장의 경우 하부 먼저 취약화 작업이 진행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현장 사진을 보면 하부에 취약화 작업을 진행한 흔적이 보인다”며 “작업 순서가 틀려 위험해진 건물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면 문제”라고 분석했다. 손기영 울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구조물 하중을 분산하는 사전 작업 자체가 덜 이뤄진 게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가 일반 건축물이 아닌 공작물로 분류돼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였던 점도 드러나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축물 관리법상 건물을 철거·해체할 땐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공작물은 관련 법령이 없어 허가 의무가 없다. 공작물은 땅 위에 세워졌지만 사람이 상시 머물 수 없는 인공 구조물을 의미한다. 사고 지역을 관할하는 울산 남구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공작물이다 보니 철거 해체 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관련 법령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은 사고와 관련해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과학수사계, 디지털포렌식계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도 진행한다. 전담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염두에 두고 철거 작업을 맡았던 원·하청 업체 간 계약 관계,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아내는 끝내 주저앉았다. 사진 속 남편은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진을 한동안 바라보던 아내는 이내 고개를 떨군 뒤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적막만 흐르던 빈소는 금세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7일 오후 3시경 울산 남구 울산병원 장례식장. 전날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매몰돼 숨진 전모 씨(49)의 아내는 “사고 당일 ‘점심 뭐 먹었냐’는 연락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일하는 걸 뿌듯해했던 사람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전 씨의 사고 소식에 아내는 충격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전 씨 동생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 밖을 오갔다. 전 씨는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뒤 사망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전 씨는 서울에서 정육점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로 폐업한 뒤 경남 거제시로 이사했다. 올해 초 조선소에서 일했던 전 씨는 반도체 관련 새 일자리를 구했지만 입사가 계속 미뤄졌다. 그러던 중 전 씨는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벌어 보려고 과거 건설 현장 근무 경험을 살린 일용직을 택했다. 전 씨의 친척은 “배우자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못 했을 만큼 일에 치여 살았다”며 “늘 쉬지 않고 부지런하게 일만 하던 조카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피해자 가족들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사망자 이모 씨(64)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된 남구 중앙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후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그러다 결국 애써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이 씨의 처형은 “TV에서만 보던 일이 우리한테 일어나다니 거짓말인 것 같다”며 “(이 씨는) 60대였지만 비교적 건강하고 일도 잘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사 발주를 맡았던 HJ중공업 관계자 10여 명도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를 찾았다. 이번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은 HJ중공업의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여전히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한 유족은 “뉴스에서 이런 사고를 볼 때마다 ‘앞으론 사고 안 나겠지’ 싶었는데 매번 반복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고 현장에선 구조 작업이 길어지자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과 상황실을 오가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는 구조대원들에게 “빨리 구해 달라”며 간절히 호소하기도 했다.울산=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아내는 끝내 주저앉았다. 사진 속 남편은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진을 한동안 바라보던 아내는 이내 고개를 떨군 뒤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적막만 흐르던 빈소는 금세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7일 오후 3시경 울산 남구 울산병원 장례식장. 전날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매몰돼 숨진 전모 씨(49)의 아내는 “사고 당일 ‘점심 뭐 먹었냐’는 연락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일하는 걸 뿌듯해했던 사람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전 씨의 사고 소식에 아내는 충격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전 씨 동생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 밖을 오갔다.전 씨는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뒤 사망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전 씨는 서울에서 정육점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로 폐업한 뒤 경남 거제시로 이사했다. 올해 초 조선소에서 일했던 전 씨는 반도체 관련 새 일자리를 구했지만 입사가 계속 미뤄졌다. 그러던 중 전 씨는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벌어보려고 과거 건설 현장 근무 경험을 살린 일용직을 택했다. 전 씨의 친척은 “배우자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못 했을 만큼 일에 치여 살았다”며 “늘 쉬지 않고 부지런하게 일만 하던 조카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다른 피해자 가족들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사망자 이모 씨(64)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된 남구 중앙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후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그러다 결국 애써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이 씨의 처형은 “TV에서만 보던 일이 우리한테 일어나다니 거짓말인 것 같다”며 “(이 씨는) 60대였지만 비교적 건강하고 일도 잘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공사 발주를 맡았던 HJ중공업 관계자 10여 명도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를 찾았다. 이번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은 HJ중공업의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여전히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게 믿을 수 없다”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한 유족은 “뉴스에서 이런 사고를 볼 때마다 ‘앞으론 사고 안 나겠지’ 싶었는데 매번 반복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사고 현장에선 구조 작업이 길어지자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과 상황실을 오가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는 구조대원들에게 “빨리 구해 달라”며 간절히 호소하기도 했다.울산=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가 7일 3명으로 늘었다.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된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명은 여전히 매몰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2차 붕괴 위험으로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매몰자 가족들은 기적적인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소방 당국은 사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9시 6분경 60대 남성이 구조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15분경에는 50대 남성이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전날 붕괴된 구조물과 땅 사이 틈에서 팔 부위가 끼인 채 의식이 있는 채로 발견됐던 40대 남성은 밤샘 구조 작업에도 이날 오전 4시 53분경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작업자 9명 중 2명만 사고 초기에 구조되고 3명은 사망했다. 남은 매몰자 4명 가운데 2명은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 지점에서 발견돼 구조 중이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매몰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2명을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 내에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잔해물 추가 붕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철근 등 구조물 잔해와 석면 등이 겹겹이 쌓여 있어 구조대원들이 손으로 잔해를 헤쳐가며 수색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철거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미흡한 점이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경찰관 70여 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철거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AI(인공지능)가 전복의 ‘바다 주치의’입니다.” 5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대신항에서 1km가량 떨어진 가두리 전복양식장에서 만난 어민 이현구 씨(47)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AI가 바다의 변화를 미리 알려준다”며 “AI 수산양식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고수온으로 인한 전복 폐사율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했다. 이 씨의 양식장 880칸 중 한 칸에는 ‘관측소’가 설치돼 있다. 수온, 용존산소, 염분농도 등 해양 환경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파도·바람 같은 해상 상황과 전복의 먹이 활동을 감시하는 센서와 카메라가 달려 있다. 그는 “휴대전화로 언제든 양식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AI가 수온 알려 폐사율 절반 아래로 ‘뚝’ 청정 해역을 품은 완도는 전국 전복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수산 일번지’다. 2000년대 초 산업화된 완도의 전복 양식은 2010년 양식 면적이 6921ha(헥타르·1ha는 1만 ㎡), 생산량이 8578t이었으나, 최근에는 양식 면적 3615ha, 생산량 1만6341t으로 집계됐다. 면적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그 배경엔 AI 등을 활용한 스마트 어업이 있다. 완도군은 올해부터 기후변화 대응과 홍수출하 예방을 위해 ‘치유바다 AI 수산양식 플랫폼’을 본격 가동했다. 완도읍, 노화도, 금일도 등 전복·광어 양식장 8곳에 관측소를 설치해 수온·염분·산소량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다. 수집된 정보는 어민의 휴대전화와 완도군청 전산실로 동시에 전송된다. 이 씨의 양식장도 그중 하나다. 완도읍과 노화도, 해남 달마산, 땅끝마을로 둘러싸인 해역에 자리 잡은 이곳은 수심 7∼12m로 완만해 양식에 적합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수온 상승으로 폐사가 잦았다. 그는 “전복은 수온 15∼17도에서 활발히 움직이지만 23도를 넘으면 먹이 섭취가 줄고, 27도를 넘으면 먹이를 끊어야 살아남는다”며 “올해는 관측소가 수온 변화를 실시간으로 알려줘 먹이량을 조절할 수 있었고, 폐사율이 지난해 5%에서 올해 2%로 줄었다”고 말했다. 기존 수산 당국의 데이터가 완도 전체 해역의 평균 수온 정보 등에 그쳤다면, AI 관측소는 양식장 단위의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한다. 황철웅 완도군 정보통신팀장은 “AI 플랫폼이 3∼4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양식장별 최적 사육 기준을 도출할 수 있다”며 “바다의 경험을 데이터로 체계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AI 기술은 전복 양식의 최대 위협인 고수온에 맞서는 해법이자 지속 가능한 수산업으로 가는 출발점”이라고 했다. 경남 통영시도 AI를 활용한 ‘스마트양식 고도화’에 나섰다. 통영시는 매년 반복되는 폭염과 해양환경 이상 현상으로 인한 양식 피해를 줄이기 위해 ‘AI 예측 모델’을 개발해 다음 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10년간 축적한 연안환경 및 양식업 데이터를 공공데이터와 융합해 활용 가치가 높은 신규 데이터셋을 만들고, 민간 클라우드와 협업해 예측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이 시스템은 바다의 변동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양식장별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고, 어민에게 경보를 제공한다. 양화자 통영시 스마트도시정보팀장은 “AI가 재난 위험을 미리 예측해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AI 기술이 어민의 생계를 지키는 새로운 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시는 내년부터 이 시스템을 지역 주요 양식장 20여 곳으로 확대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교육기관과 공공기관에 개방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어업 패러다임 변화, 도시민 귀어로 이어져 기술혁신이 어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도시민들의 귀어(歸漁) 열기도 함께 높아졌다. 2020년 강릉에 문을 연 ‘강원귀어학교’에는 올해도 수강 희망자가 몰리고 있다. 해양수산부 공모 사업으로 선정된 이 학교는 귀어를 꿈꾸는 도시민에게 어업 실무와 어촌 정착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만 18∼64세를 대상으로 한 5주 과정 실무교육은 2주간 이론과 현장견학, 제한무선통신사 자격증 취득을 마친 뒤 3주 동안 어선에 승선해 연승·통발·자망 어업을 직접 실습한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지금까지 19회의 교육과정을 통해 399명의 수료생이 배출됐고, 2020∼2023년 수료생 281명 중 114명이 귀어해 40.5%의 귀어율을 기록했다. 서울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다 귀어학교를 수료한 권세만 씨(42)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2021년 과정을 마친 뒤 강릉으로 귀어해 4.6t급 어선을 사 선주 겸 선장이 됐다. 권 씨는 “컴퓨터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새로운 길을 찾았다. 지금은 진짜 어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며 웃었다. 귀어학교는 최근 양식·가공·유통 등으로 교육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AI와 스마트 양식 확산으로 어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며 “첨단 기술을 이해하는 도시형 어부들이 어촌의 새로운 주력 세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통영=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해체 작업 중 붕괴돼 작업자 9명이 매몰되거나 다치는 사고가 6일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부상자 2명을 구조했으며, 매몰자 중 2명의 위치를 확인해 구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나머지 5명은 여전히 구조물 아래에 묻힌 것으로 추정돼 수색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분경 울산 남구 남화동 한국동서발전 내 보일러 타워가 무너졌다. 보일러 타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태워 물을 끓여 터빈을 돌릴 증기를 생산하는 대형 철골 구조물이다. 소방당국은 “보일러가 붕괴돼 사람이 깔렸다”는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해 오후 2시 23분경 2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어 오후 3시 45분경 매몰된 2명을 발견해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중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매몰자 5명의 생존 신호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사용이 중단된 노후 설비를 철거하던 중 발생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60m 높이 타워의 약 25m 지점에서 발파 전 타워가 한 방향으로 무너지도록 일부 기둥을 절단하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1981년에 준공된 해당 보일러 타워는 2021년 운전을 중단했고, 지난해 노후화로 철거가 결정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200여 명과 크레인 5대 등을 동원해 야간에도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형 구조물인 데다 2차 붕괴 우려까지 있어 구조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사고를 보고받고 “사고 수습, 특히 인명 구조에 장비·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갑자기 ‘쾅쾅’ 하는 굉음이 3∼4초간 이어졌습니다. 하얀 먼지와 녹가루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더라고요.” 6일 울산 남구 남화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순간,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한 목격자는 “20층은 되는 거대한 건물이 순식간에 주저앉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붕괴 충격으로 일부 잔해가 인근 해안도로까지 튀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현장은 철골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구조물이 내려앉아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전면 통제하고 있었고 대형 크레인과 소방차, 구급차 등 구조 장비가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갔다. 소방관들은 먼지와 철골 더미 속을 바쁘게 오갔다.● 노부부 “우리 아들 어딨나” 발동동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것은 이날 오후 2시 2분경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작업자 9명 중 사고 직후 이모 씨(44), 양모 씨(64)를 구조했다.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차량에 탑승해 있다가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 깜짝 놀라 차에서 뛰쳐나와 도망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8명은 25m 높이에서 작업하고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수색을 이어간 소방당국은 오후 3시 45분경 붕괴 현장에 매몰된 2명의 위치를 추가로 확인했고, 오후 11시 현재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중 1명은 의식이 있으나, 다른 1명은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다. 나머지 5명은 여전히 구조물 아래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치가 특정되지 않아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몰자들은 30∼60대로 이 중엔 30세 젊은이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만난 한 노부부는 기자에게 “아들이 매몰됐다고 들었는데 혹시 사고 현장이 어딘지 아느냐”고 물으며 울먹이기도 했다.● 발파 전 ‘취약화 작업’ 도중 붕괴 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1981년에 준공돼 2021년 운전을 중단한 노후 설비다. 지난해 철거가 결정됐고 지난달부터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붕괴된 5호기 타워는 양옆 30m 간격의 4호기, 6호기와 나란히 서 있었다. 소방당국은 발파 전 타워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러지도록 일부 기둥을 절단하는 ‘취약화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작업자 1명은 지상에서 차량을 조작했고, 나머지 8명은 약 25m 높이에서 절단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근로자들은 “기둥 절단 중 갑자기 철골 구조물이 휘청이며 무너졌다”고 진술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시공사는 HJ중공업으로, 작업자 9명은 협력 발파 전문업체 소속이다. 이 중 1명은 정직원, 8명은 계약직이다. 일부 방호망과 매트가 설치돼 있었으나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물망과 매트 등 일부 방호 조치는 이뤄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작업자들의 전문성과 숙련도 등 자격 여부, 안전교육 이행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700t 크레인 등 총력 구조 행정안전부는 오후 3시 13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200여 명과 장비 62대를 투입했다. 700t급 크레인 1대를 포함해 크레인 5대, 굴착기 등이 투입됐고 구조견과 드론, 야간조명차, 응급헬기도 동원됐다. 그러나 추가 붕괴 우려로 구조는 더딘 상황이다. 소방 관계자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위치가 확인된 구조자도 땅을 파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접한 4호기 역시 구조적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돼 구조대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작업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산업안전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본보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에서는 최근 5년간 39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올해 1∼8월에만 6건이 보고됐으며, 대부분 사고·부상 사례였지만 최근에는 사망 사고도 있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갑자기 ‘쾅쾅’ 하는 굉음이 3~4초간 이어졌습니다. 하얀 먼지와 녹가루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더라고요.”6일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순간,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한 목격자는 “20층은 되는 거대한 건물이 순식간에 주저앉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붕괴 충격으로 일부 잔해가 인근 해안도로까지 튀었다”고 말했다.기자가 찾은 현장은 철골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구조물이 내려앉아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전면 통제하고 있었고, 대형 크레인과 소방차, 구급차 등 구조 장비가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갔다. 소방관들은 먼지와 철골 더미 속을 바쁘게 오갔다. ● “20층 높이 건물 순식간에”…노부부 “우리 아들 어딨나”울산시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것은 이날 오후 2시 2분경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작업자 9명 중 사고 직후 2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붕괴 현장과 조금 떨어져 있어 강한 충격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식이 있는 구조자는 “매몰현장과 약간 떨어진 차량에 탑승해 있다가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 깜짝 놀라 차에서 뛰쳐나오다 다쳤다”고 말했다.소방당국은 1시간여 뒤 붕괴현장에 매몰된 2명의 위치를 확인해 오후 8시 현재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중 1명은 의식이 있으나, 다른 1명은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다. 나머지 5명은 여전히 구조물 아래에 매몰돼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치가 특정되지 않아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노부부는 기자에게 “45살 아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는데, 사고 현장이 어딨는지 아느냐”고 물으며 울먹였다. ● 발파 전 ‘취약화 작업’ 도중 붕괴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1981년에 준공돼 2021년 운전을 중단한 노후 설비다. 지난해 철거가 결정됐고 지난달부터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붕괴된 5호기 타워는 양옆 30m 간격의 4호기, 6호기와 나란히 서 있었다.소방당국은 발파 전 타워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러지도록 일부 기둥을 절단하는 ‘취약화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작업자 1명은 지상에서 차량을 조작했고, 나머지 8명은 약 25m 높이에서 절단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근로자들은 “기둥 절단 중 갑자기 철골 구조물이 휘청이며 무너졌다”고 진술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시공사는 HJ중공업으로, 작업자 9명은 협력 발파 전문업체 소속이다. 이 중 1명은 정직원, 8명은 계약직이다. 일부 방호망과 매트가 설치돼 있었으나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물망과 매트 등 일부 방호 조치는 이뤄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작업자들의 전문성과 숙련도 등 자격 여부, 안전교육 이행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 국가소방동원령 발령…700t 크레인 등 총력 구조행정안전부는 오후 3시 13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200여 명과 장비 62대를 투입했다. 700t급 크레인 1대를 포함해 크레인 5대, 굴삭기 등이 투입됐고, 구조견과 드론, 야간조명차, 응급헬기도 동원됐다. 그러나 추가 붕괴 우려로 구조는 더딘 상황이다. 소방 관계자는 “잔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번에 들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분 절단과 해체를 병행하며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접한 4호기 역시 구조적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돼 구조대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작업 중이다.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산업안전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본보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에서는 최근 5년간 39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올해 1~8월에만 6건이 보고됐으며, 대부분 사고·부상 사례였지만 최근에는 사망 사고도 있었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분청사기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축제가 분청사기의 본고장인 경남 김해시에서 엿새간 열린다. 김해시는 4일부터 9일까지 진례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과 김해분청도자박물관 일원에서 ‘제30회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올해 축제는 ‘분청의 시간, 세종을 만나다’를 주제로, 30년의 역사와 전통에 걸맞은 다양한 전시·공연·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분청사기는 회색 또는 회흑색의 태토 위에 백토로 표면을 분장한 뒤 유약을 입혀 구운 고려 말∼조선 전기의 도자기를 말한다. 고려 청자가 쇠퇴하고 조선 백자가 본격적으로 성행하기 이전 시기의 도자기로, 소박하고 실용적인 형태가 특징이다. 김해 지역 도예가들은 분청사기의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96년부터 축제를 열어왔다. 김해시 진례면 일대에는 120여 개의 도예공방이 밀집해 있으며, 시는 2009년 국내 유일의 분청도자박물관을 건립했다. 올해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은 ‘세종대왕자(子) 태(胎) 항아리’ 특별전이다. 태항아리는 왕자나 공주가 태어났을 때 태반과 탯줄을 담은 항아리로, 아기의 건강과 복, 나라의 번영을 기원하는 조선 왕실의 독특한 출산 문화로 알려져 있다. 국립대구박물관이 소장한 세종의 여섯째 아들 화의군의 태항아리와 분청사기 사발, 세종의 손자인 단종의 태항아리 뚜껑 등 4점이 전시된다. 이 밖에도 △분청도자기 특별전 △제16회 대한민국분청도자대전 △제17회 경남찻사발공모전 수상작 전시 등 국내 도예 예술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도예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개막식에서는 축제의 주역인 도예인들이 참여하는 ‘사기장(沙器匠) 퍼레이드’가 열리며, 지역 도예인 120여 명 중 4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역 작가 5명에게는 공로패가 수여된다. 또한 조선 유랑극단 퍼포먼스, 어린이 공연, 버스킹 공연 ‘분청어게인’ 등 다채로운 공연도 이어진다. 도자 문화의 흥미를 높일 체험 프로그램도 강화됐다. ‘태항아리 만들기 체험’ ‘전통가마 소떡소떡 만들기 체험’ ‘가족도자기 만들기 대회’ 등 가족 단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외에도 ‘도자기 발걸음 산책 & 사운드 테라피’ ‘나도 김해 도공’ 등 이색 체험과 월드바리스타챔피언 로스터리 브랜드 2곳, 김해 청년 도예 작가들의 협업 매장 등 다양한 교류 행사도 마련됐다. 김해시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전통 도자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디지털 요소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꾸몄다”며 “시민과 도예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남 동부권 내륙도시인 김해시와 밀양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신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양 지역이 일제히 환영했다. 김해시는 동남권 내륙 교통망 확충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해∼밀양 고속도로는 김해시 진례면에서 밀양시 상남면을 연결하는 총연장 19.8km 왕복 4차로를 신설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1조6139억 원 규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김해∼밀양 고속도로 사업 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대상 사업 선정 등을 심의·의결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이 노선은 남해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연계하는 핵심 구간”이라며 “완공 시 부산과 경남 내륙권 간 통행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물류 흐름의 효율성이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밀양시는 동남권 산업벨트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균형발전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기존 부산 울산 창원 중심의 해안 교통축을 내륙으로 확장해 부산신항, 김해공항, 밀양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등 주요 산업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됐다”며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밀양의 생존이자 대한민국 동남권의 미래를 잇는 생명선”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대한민국 상업 국화 첫 재배지인 경남 창원에서 전국 최대 국화축제가 9일간 열린다. 경남 창원특례시는 지역 대표 가을축제인 ‘제25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를 다음 달 1일부터 9일까지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과 합포수변공원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축제는 ‘국화에 이끌려 가을을 만나다’를 주제로 펼쳐진다. 국화 17만 본이 어우러진 대규모 국화 작품 전시는 물론 드론라이트쇼와 불꽃축제, 국향가요제, 국화 시네마, 인디뮤직 페스타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제1축제장인 3·15해양누리공원은 ‘여행의 시작’을 테마로 레트로(복고풍) 감성의 국화 작품을 집중적으로 전시한다. 비행기·탑승구 등 공항을 상징하는 국화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신규 야간 프로그램인 ‘바다빛 국화시네마’를 오후 5시부터 3·15해양누리공원 데크 로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제2축제장인 합포수변공원에서는 ‘홍콩빠 감성포차’가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지역 청년 창작자들이 힘을 보태 마련한 이 공간에선 마산 앞바다 밤 풍경과 함께 이색적인 먹거리, 소규모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축제 기간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도 펼쳐진다. 개막식은 다음 달 1일 오후 7시 3·15해양누리공원에서 열린다. 700대의 드론을 동원한 라이트쇼와 가수 공연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에는 군악대와 로봇랜드 공연팀이 참여하는 퍼레이드 등도 열린다. 가고파 마산항 밤바다축제, 창동라면축제, 눈 내리는 창동거리축제 등 지역 상인회가 마련한 다양한 행사도 국화축제와 함께 개최된다. 창원시 관계자는 “내실 있는 콘텐츠 준비는 물론 안전 관리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30일 방한한 가운데 개최지인 경북 경주시 도심에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사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푸바오 애호가들로 구성된 ‘푸바오와 푸덕이’ 회원 15명은 이날 낮 12시경 황남동 내남사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동물보호법이 지켜야 할 멸종동물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 열악한 환경 속에 살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급 동물원으로 옮기거나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APEC 정상회의가 개막하는 31일까지 이틀 동안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 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귀여운 모습으로 인해 국내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사랑받았다. 지난해 4월 멸종위기종 보전협약에 따라 중국으로 돌아가 쓰촨성 워룽 선수핑 판다보호연구기지에서 살고 있는데, 체중이 감소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인해 많은 애호가가 우려하는 상황이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인근에서는 60대 남성 보수 성향 유튜버 등 3명이 반중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오전 9시 55분경 강서구 공항파출소 인근 도로에서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차량에 성조기를 걸고 확성기로 중국을 규탄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이 제지하자 이들은 욕설과 함께 주먹을 휘두르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경주=김화영 기자 run@donga.com부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30일 방한한 가운데 개최지인 경북 경주시 도심에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사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푸바오 애호가들로 구성된 ‘푸바오와 푸덕이’ 회원 15명은 이날 낮 12시경 황남동 내남사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동물보호법이 지켜야 할 멸종동물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 열악한 환경 속에 살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급 동물원으로 옮기거나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APEC 정상회의가 개막하는 31일까지 이틀 동안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경주를 찾는 것을 감안해 집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집회가 반중 집회로 번질 것을 우려해 경력 5명을 주변에 배치해 지켜보기도 했다.푸바오는 2016년 3월 시 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귀여운 모습으로 인해 국내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사랑받았다. 지난해 4월 멸종위기종 보전협약에 따라 중국으로 돌아가 쓰촨성 워룽 선수핑 판다보호연구기지에서 살고 있는데, 체중이 감소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인해 많은 애호가가 우려하는 상황이다.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인근에서는 60대 남성 보수 성향 유튜버 등 3명이 반중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오전 9시 55분경 강서구 공항파출소 인근 도로에서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차량에 성조기를 걸고 확성기로 중국을 규탄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이 제지하자 이들은 욕설과 함께 주먹을 휘두르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경주=김화영 기자 run@donga.com부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부산진해경자청)은 2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상남도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경남도, 창원시, 현대글로비스와 18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 기관들은 △기업의 원활한 투자 추진 △지역경제 활성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공동 이익 증진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진해 웅동배후단지 2단계 구역 내 9만4938m²(약 2만8719평) 부지에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물류센터는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센터에는 최신식 물류 설비와 시스템을 갖춰 화물 집하, 분류, 라벨링, 포장 등 고부가가치 물류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부산진해경자청은 복합물류기업이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에 본격적으로 진출함에 따라 고부가가치형 복합물류 허브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부산항 신항의 지리적 강점과 진해신항, 가덕도신공항 개발 계획을 연계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협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자청장은 “현대글로비스의 투자를 계기로 국내외 물류기업의 후속 투자를 유도해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물류 혁신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북 경주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상 압박 등에 대한 찬반 집회가 이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진입을 시도하다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오후 2시 10분경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린 국립경주박물관에서 100여 m 떨어진 동궁과월지 인근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긴급행동 참가자 70여 명이 기습적으로 회담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 제지에 막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회담장에 들어간 뒤였던 만큼 미국 측 경호 인력과의 직접 충돌은 없었다. 오후 5시 40분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숙박 중인 경주 힐튼호텔 앞 도로에서 자주독립대학생시국농성단 소속 회원 20여 명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No king, No Trump(트럼프는 왕이 아니다’ ‘우리 국민 불법 체포·구금 사과하라’ ‘트럼프의 3500억 달러 투자 강요 규탄한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쳤고, 경찰은 경력 100여 명을 투입해 강제 해산시켰다. 오전 동천동에서는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과 시민단체 회원 30여 명이 “1%만을 위한 APEC 반대한다” “트럼프 방한 용납할 수 없다”고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3시경 경주역 앞에서는 ‘대미 투자 전면 재검토 촉구 집회’가 열려 3000여 명이 운집했다.보수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했다. 오후 1시 황남동에서는 ‘트럼프 방한 환영 국민대회’가 열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500여 명이 “트럼프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오후 4시경 보수 성향 단체 ‘자유대학’은 노동동 신라대종에서 황리단길까지 행진하며 “한미 동맹 강화”를 외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한 부산 김해국제공항 앞에서도 환영 구호가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경주에서는 모두 8건의 찬반 집회가 열렸고 참가 인원은 약 5300명이었다. APEC 정상회의가 폐막하는 다음 달 1일까지 경주 일대에서 신고된 집회는 총 27건이다.경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부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북 경주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상 압박 등에 대한 찬반 집회가 이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진입을 시도하다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오후 2시 10분경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린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약 100여 m 떨어진 동궁과월지 인근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긴급행동 참가자 70여 명이 기습적으로 회담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 제지에 막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회담장에 들어간 뒤였던 만큼 미국 측 경호 인력과의 직접 충돌은 없었다.오후 5시 40분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숙박 중인 경주 힐튼호텔 앞 도로에서 자주독립대학생시국농성단 소속 회원 20여 명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No king, No Trump(트럼프는 왕이 아니다’ ‘우리 국민 불법 체포·구금 사과하라’, ‘트럼프의 3500억 달러 투자 강요 규탄한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쳤고, 경찰은 경력 100여 명을 투입해 강제 해산시켰다.오전 동천동에서는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과 시민단체 회원 30여 명이 “1%만을 위한 APEC 반대한다”, “트럼프 방한 용납할 수 없다”고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3시경 경주역 앞에서는 ‘대미투자 전면 재검토 촉구 집회’가 열려 3000여 명이 운집했다.보수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했다. 오후 1시 황남동에서는 ‘트럼프 방한 환영 국민대회’가 열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500여 명이 “트럼프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오후 4시경 보수 성향 단체 ‘자유대학’은 경주 노동동 신라대종에서 황리단길까지 행진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외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한 김해국제공항 앞에서도 환영 구호가 이어졌다.경찰에 따르면 이날 경주에서는 모두 8건의 찬반 집회가 열렸고 참가 인원은 약 5300명이었다. APEC 정상회의가 폐막하는 다음 달 1일까지 경주 일대에서 신고된 집회는 총 27건이다.경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부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29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전용기를 타고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부터 공항과 공군기지 주변은 삼엄한 경계 속에 긴장감이 감돌았다.이날 오전 김해공항 일대에는 경찰 버스 10여 대가 주요 길목마다 배치돼 있었고, 수백 명의 경력이 공항 진입로와 인근 도로 곳곳을 지켰다. 여러 명이 짝을 이룬 순찰팀이 공항 주변과 공군부대 앞을 수시로 순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왕복 6차선 공항 진입로는 물론, 인근 골목길까지 철제 펜스가 설치돼 일반 차량과 시민의 접근이 전면 통제됐다.공군 역시 경호·경비 작전을 강화했다. 항공기 운항 통제를 맡은 공군은 기지 정문 앞에 군사경찰을 배치해 비인가 차량과 인원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했다. 김해공항 일대는 이날 0시부터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돼 민간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됐으며, 경찰특공대의 장갑차가 공항 입구에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용기는 이날 오전 9시 15분쯤 김해공항 군 전용구역에 착륙했다. 미 측 경호팀이 먼저 도착해 공항 내부 경로와 동선을 점검했으며, 한국 경찰특공대와 합동 경호 인력이 비행기에서 차량 이동까지의 구간을 전담했다. 부산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동 경로와 숙소 주변의 교통 통제를 예고하며 시민들에게 불편 최소화를 당부했다.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중요한 날인 만큼 경호 실패가 없도록 모든 인력을 투입해 초긴장 상태로 대응하고 있다”며 “행사 종료 때까지 24시간 밀착 경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APEC 정상회의에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캐나다 등 21개국 정상단이 참석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정상회의와 양자 회담 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부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