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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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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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30~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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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라쿠텐, 한국선수들의 새 둥지?

    스토브리그가 조용한 한국과는 달리 일본 프로야구는 뜨거운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중심에는 2005년 창단한 퍼시픽리그 신생 구단 라쿠텐이 있다. 라쿠텐은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익숙한 팀이 아니다. 창단 후 줄곧 하위권에 머무르다 작년에 퍼시픽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올해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라쿠텐이 스토브리그를 주도하기 시작한 것은 시즌 직후 ‘열혈남아’ 호시노 센이치 감독(63)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선언한 호시노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내야수 이와무라 아키노리(전 오클랜드)를 붙잡는 데 성공했고, 콜로라도에서 뛰던 내야수 마쓰이 가즈오의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애틀랜타에서 더블A로 떨어진 투수 가와카미 겐신에게도 관심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던 에이스 이와쿠마 히사시도 우선 협상권을 가진 오클랜드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팀 잔류가 유력한 상황이다. 라쿠텐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승엽(전 요미우리)과 김병현(전 샌프란시스코) 등 한국 선수들에게도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호시노 감독은 대표적인 지한파로 통한다. 주니치 감독 시절이던 1999년 호시노 감독의 휘하에는 선동열(현 삼성 감독), 이상훈(전 LG), 이종범(KIA) 등 한국인 삼총사가 뛰고 있었다. 그해 주니치는 한국 선수들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호시노 감독은 최근 이승엽과 김병현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승엽에 대해서는 “아직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김병현을 일본으로 불러들여 테스트까지 했다. 이틀에 걸친 테스트 끝에 합격 통보를 주진 않았지만 “김병현이 테스트에서 좋은 공을 던진 것 같다. 본인이 원한다면 우리 팀 스프링캠프에 불러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호시노 감독의 뜻대로 전력 보강이 이뤄진다면 내년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만도 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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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 포인트]한국 양궁 훈련부터 다르네

    한국 양궁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눈높이부터 다르다. 70m 거리에서 지름 12.2cm의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넣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10점을 쏘는 데 만족한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점수 계산법은 한 발 더 나간다. 10점 동그라미 안에는 희미한 선으로 그려진 지름 6.1cm의 동그라미가 하나 더 있다. 일명 엑스골드존(X10)이다. 한국 궁사들의 목표는 바로 여기다. 대표선발전 등에서는 이 엑스골드존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동점을 쐈다면 엑스골드존을 더 많이 맞힌 선수가 승리한다. 연습 때도 마찬가지. 양궁에는 소수점 점수가 없지만 한국 대표팀 코치들은 같은 10점을 쏘더라도 엑스골드존에서 떨어진 거리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엑스골드존에 바짝 붙어 있다면 10.9점, 멀리 떨어져 10점 라인에 붙어있다면 10.1점을 주는 식이다. 21일 열린 한국과 중국의 여자 단체 결승전 2차 슛오프(연장전)에서 주현정(모비스), 기보배(광주시청), 윤옥희(예천군청)가 연속으로 10, 10, 10점을 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훈련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임동현(청주시청), 김우진(충북체고), 오진혁(농수산홈쇼핑)으로 구성된 남자팀도 22일 단체전 8연패에 성공했다. 양궁 대표 선수들은 기상천외한 정신력 훈련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대회에 앞서서는 야구장과 경륜장에서 소음 대비 훈련을 했고, 제주 서귀포에서는 바람 대비 훈련을 했다. 또 전방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철책 근무를 섰다. 22일 중국 일간지 차이나데일리는 기보배의 말을 인용해 “한국 여자 양궁 팀은 살아 있는 뱀을 다루는 담력훈련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오래 전 얘기다. 1990년대 초반 특수부대 입소 훈련에서 뱀을 쓴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하지 않는다. 20년 넘게 세계 최강을 지키는 한국 양궁의 이면에는 뼈를 깎는 노력이 숨어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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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양궁에는 특별한 게 있다

    한국 양궁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눈높이부터 다르다. 70m 거리에서 지름 12.2cm의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넣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10점을 쏘는 데 만족한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점수 계산법은 한 발 더 나간다. 10점 동그라미 안에는 희미한 선으로 그려진 지름 6.1cm의 동그라미가 하나 더 있다. 일명 엑스골드존(X10)이다. 한국 궁사들의 목표는 바로 여기다.대표선발전 등에서는 이 엑스골드존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동점을 쐈다면 엑스골드존을 더 많이 맞힌 선수가 승리한다. 연습 때도 마찬가지. 양궁에는 소수점 점수가 없지만 한국 대표팀 코치들은 같은 10점을 쏘더라도 엑스골드 존에서 떨어진 거리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엑스골드 존에 바짝 붙어 있다면 10.9점, 멀리 떨어져 10점 라인에 붙어있다면 10.1점을 주는 식이다. 21일 열린 한국과 중국의 여자 단체전 결승전 2차 슛오프(연장전)에서 주현정(모비스), 기보배(광주시청), 윤옥희(예천군청)가 연속으로 10, 10, 10점을 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훈련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임동현(청주시청), 김우진(충북체고), 오진혁(농수산홈쇼핑)으로 구성된 남자팀도 22일 단체전 8연패에 성공했다.양궁 대표 선수들은 기상천외한 정신력 훈련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대회에 앞서서는 야구장과 경륜장에서 소음 대비 훈련을 했고, 제주 서귀포에서는 바람 대비 훈련을 했다. 또 전방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철책 근무를 섰다. 22일 중국 일간지 차이나데일리는 기보배의 말을 인용해 "한국 여자 양궁 팀은 살아있는 뱀을 다루는 담력훈련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오래 전 얘기다. 1990년 대 초반 특수부대 입소 훈련에서 뱀을 쓴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하지 않는다. 20년 넘게 세계 최강을 지키는 한국 양궁의 이면에는 뼈를 깎는 노력이 숨어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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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아시아경기]“수능 성적표 대신 金 땄어요”

    한성고 3학년 이대훈(18)은 18일 실시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고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12명의 태권도 국가대표로 선발돼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체육특기자 특별전형으로 이미 용인대 태권도학과에 합격한 상태라 수능을 볼 이유도 없었다. 이대훈은 수능 다음 날인 19일 아시아경기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대훈은 이날 중국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63kg급 결승에서 나차뿐통(태국)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10-9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182cm의 큰 키에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외모를 갖춘 이대훈은 평소에는 조용한 성격이다. 하지만 코트에만 서면 맹수처럼 상대방을 몰아친다. 하체가 긴 데다 유연성이 좋아 얼굴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일품이다. 이대훈은 이날도 첫판에서 무바라크 알샤리프(사우디아라비아)에게 29-0, 16강전에서 아바디 무아드(예멘)에게 21-1로 앞선 가운데 가볍게 RSC(주심 직권 판정승) 승리를 따냈다. 8강에서도 추위안츠(대만)를 24-4로 가볍게 제쳤다. 준결승에서 만난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은메달리스트 고촘리(필리핀)에게 연장 접전 끝에 5-4로 이긴 게 가장 적은 점수를 뽑은 경기였다. 어린 나이지만 이대훈은 올해 4월 대표선발전에서 남자 태권도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6명의 대학, 실업선수들을 상대해 평균 13.7점이라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며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 덕분에 그는 최연소 태권도 국가대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그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첫 성인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이대훈은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만 해도 기쁜데 금메달까지 따 너무 좋다”며 “주특기인 상단 공격이 상대에게 잘 알려져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번 대회에 잘 먹혔다”고 말했다. 여자 62kg급 결승에서는 노은실(21·경희대)이 라헤레 아세마니(이란)를 14-2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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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아시아경기]‘한국 사격의 전설’ 박병택, 은퇴무대 金과 함께 떠나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는 광고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한국 사격의 맏형 박병택(44·울산시청)만큼 이 문구가 어울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1985년 부산 성지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특전사에 입대한 박병택은 군대에서 인생이 바뀌었다. 육참총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 부대 대표로 출전했다가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게 계기가 돼 본격적인 사격 선수가 된 것. 상무로 부대를 옮겨 1987년 2월 권총 선수로 데뷔한 그의 앞길에는 거칠 게 없었다. 쏘면 신기록이었고, 나가면 금메달이었다. 이렇게 20년 넘게 ‘살아있는 전설’로 군림했다. 그는 1990년 베이징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광저우 대회까지 6회 연속 아시아경기에 출전했다. 한국 선수단을 통틀어 최다 출전이다. 성적도 훌륭했다. 베이징 대회 2관왕을 시작으로 1998년 방콕 대회와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하 대회까지 5번의 아시아경기 대회 출전에서 그가 수집한 메달만 무려 17개(금메달 4개, 은메달 7개, 동메달 6개)에 이른다. 이번 광저우 대회는 그에게 의미가 각별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22년간 단 태극마크를 후배에게 물려주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10년간 몸담았던 KT를 떠나 지난해부터 울산시청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며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18일 광저우 아오티 사격관에서 열린 남자 25m 센터파이어 권총에서 그는 586점을 쏴 중국의 류야둥(585점)과 인도의 쿠마르 비제이(583점)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단체전에서는 홍성환, 장대규(이상 서산시청)와 힘을 합쳐 은메달도 땄다.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사격은 남자 50m 소총3자세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석권하며 이날 3개의 금메달을 보태 총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1986년 복싱과 2002년 태권도가 기록한 한 대회 단일 종목 최다 금메달 기록(12개)을 경신한 것이다. 남자 소총의 에이스 한진섭(29·충남체육회)은 50m 소총3자세 개인전에서 1269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김종현(25·창원시청) 이현태(33·KT)와 조를 이룬 단체전에서도 합계 3489점으로 금메달을 땄다. 한진섭은 15일 50m 복사 단체전까지 합쳐 3관왕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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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아시아경기]‘아시아 무적’ 외인부대 총잡이들

    대한사격연맹에 등록된 일반부 사격 선수는 267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저변이 얕은 한국 사격이 아시아경기가 열리고 있는 광저우에서 기적을 만들고 있다. 한국은 17일 남자 25m 스탠더드 권총에서 개인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금메달 2개를 보태 벌써 10개의 금메달을 땄다. 세계적 사격 강국인 중국 관계자들조차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기적의 주역은 서산시청 사격팀이다. 39개 실업팀 중 하나인 서산시청은 이번 광저우 대회에 5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그리고 5명의 선수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거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날 열린 25m 스탠더드 권총 단체전에서 1708점을 합작해 금메달을 딴 홍성환(27·사진), 황윤삼(27), 장대규(34)는 모두 서산시청 소속이다. 홍성환은 개인전에서도 575점을 쏴 북한의 김정수(573점)를 제치고 2관왕에 올랐다. 14일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여자 10m 공기권총 2관왕에 오른 김윤미(28)와 단체전 금메달에 힘을 보탠 김병희(28)도 같은 팀이다. 효자 종목 사격의 효자 팀은 단연 서산시청이라고 할 만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서산시청은 국내에서조차 변변히 성적을 내지 못한 약체 중의 약체였다. 이번에 금메달을 딴 선수들도 국제대회에선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이들이 대거 서산시청으로 팀을 옮긴 뒤 팀도 살고 개인도 발전하는 윈윈이 이뤄졌다. 선수들은 “새로운 기분으로 한번 해보자”며 똘똘 뭉쳤고, 팀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들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려 애썼다. 박신영 서산시청 감독은 “양궁처럼 사격은 심리적인 부분이 실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경험이 있는 선수들인 만큼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더 살려주려 했다”고 말했다. 최고참 장대규는 “지난 1년간 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힘든 훈련 과정을 버틸 수 있었다. 동생들과 노력해온 대가를 함께 누리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대한사격연맹을 후원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전폭적인 후원과 외인부대 서산시청 선수들의 맹활약 속에 한국 사격은 중흥기를 맞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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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엽 결국… 5년만에 요미우리와 결별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34·사진)이 결국 요미우리와 결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요미우리가 내야수 이승엽과 에드가 곤살레스, 마무리 투수 마크 크룬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2006년부터 5년간 요미우리에서 뛴 이승엽은 이로써 일본 내 다른 구단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2005년 롯데의 우승을 이끈 뒤 2006년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승엽은 첫해 타율 0.323에 41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이듬해부터 4년간 총액 30억 엔(추정)의 대형 계약을 했다. 2007년에도 30홈런을 치며 선전했지만 2008년부터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는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3, 5홈런에 그쳤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고 말해온 터라 내년 시즌 국내 복귀보다는 몸값을 낮춰 일본 내 다른 팀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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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환 400m도 金 ‘2관왕’]‘절친 누나’ 장미란도 부활의 바벨 든다

    “너, 보라돌이(유아 프로그램 꼬꼬마 텔레토비에 나오는 캐릭터 중 하나)야?” 장미란(27·고양시청)의 이 한마디에 박태환(21·단국대)이 빵∼ 터졌다. 9일 열린 아시아경기 대회 결단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빨갛게 물들인 머리로 나타난 박태환은 장난스럽게 그의 바뀐 헤어스타일을 평가하는 장미란 앞에서 웃음을 그치질 못했다. 종목은 달라도 둘은 무척 친한 누나 동생 사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남자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은 휴대전화 끝 번호를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2012가 들어간 번호로 바꿨다.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에게도 같은 번호를 쓸 것을 권해 장미란도 끝자리가 2012인 번호를 쓰고 있다. 공교롭게도 둘은 이번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전까지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박태환은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한 3종목(남자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모두 결선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장미란도 올해 9월 터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을 코앞에 두고 허리 부상이 도져 종합 3위에 그쳤다.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5연패에 도전했던 터라 아픔은 더욱 컸다. 하지만 한국 아마 스포츠를 대표하는 둘은 아시아경기 결단식에서 나란히 선전을 다짐했고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 박태환은 14일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우승한 데 이어 16일 자유형 4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이제 19일 역도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급)에 출전하는 장미란의 차례다. 요즘은 아프긴 해도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광저우로 떠나기 전 연습 기록에서 장미란은 인상 130kg과 용상 175kg을 들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용상 세계기록(187kg)과 자신의 인상 기록(140kg)에 크게 못 미치지만 현지에서 서서히 중량을 늘려가고 있다. 라이벌인 멍수핑(중국)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합계 310kg을 들었다. 멍수핑과의 대결을 묻는 질문에 장미란은 “누가 나오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눈앞에 있는 바벨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미란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탕궁훙,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무솽솽(이상 중국)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3번째 도전하는 아시아경기에서 그는 명예회복과 함께 아시아경기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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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쌍둥이 아빠 김학만 “첫돌 선물은 금메달 2개”

    중국 광저우에서 연일 금빛 총성이 들려오고 있다. 한국 사격 대표팀은 15일에도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한진섭(29·충남체육회), 김종현(25·창원시청)과 팀을 이룬 김학만(34·상무)은 남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서 1785점을 합작해 금메달을 딴 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합계 698.3점으로 유리 멜시토프(카자흐스탄·679.9점)를 꺾고 우승했다. 2관왕이 된 김학만은 금메달 말고도 행복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다. 첫돌을 맞은 세쌍둥이에게 최고의 생일 선물을 해줬기 때문이다. 김정미(35·인천남구청)와 이윤채(28·우리은행), 권나라(23·인천남구청)는 여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서 합계 1775점을 쏴 1위를 차지했다. 3일 동안 금메달만 8개.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6개는 이미 넘어섰고, 역대 아시아경기 최다 금메달인 7개(1986년 서울, 1994년 히로시마) 기록도 경신했다.사격 금메달 44개… 亞경기 3대 종목○ 수영-육상 이어 3번째 사격은 아시아경기의 대표적인 메달밭이다. 금메달이 44개나 걸려 있다. 기초 종목인 수영(51개), 육상(45개)에 이어 3번째로 많다. 43명의 사격 대표팀(남자 26명, 여자 17명)은 두 자릿수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연속 종합 2위를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사격의 선전이 반갑기만 하다. 올림픽에서 사격에 걸린 금메달은 15개다. 하지만 아시아경기에는 러닝타깃 3종목과 남자 25m 스탠더드 권총 및 센터파이어 권총, 여자 50m 소총 복사, 여자 더블트랩이 추가된다. 개인전밖에 없는 올림픽에 비해 아시아경기는 전 종목에 단체전까지 있다. ○ 알고 보면 쉬운 사격 종목이 워낙 많아 복잡해 보이지만 사격은 크게 소총과 권총, 엽총을 쓰는 클레이, 러닝타깃 등 4개로 나뉜다. 소총에는 남녀 10m 공기소총과 50m 소총 복사, 50m 소총 3자세가 있다. 복사는 엎드려 쏜다는 의미다. 3자세는 서서, 무릎앉아서, 엎드려 쏘는 등 3자세로 쏜다는 뜻이다. 권총은 남자 종목만 구분하면 크게 어려울 게 없다. 남자 25m 속사 권총은 빠르게 쏘는 것, 센터파이어 권총은 보통 화약총에서 사용되는 둘레 0.22인치의 탄환 대신 0.32인치의 탄환을 쓴다. 클레이는 엽총이다. 표적지를 사용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피존이라 불리는 플라스틱 접시를 표적으로 쓴다. 러닝타깃은 말 그대로 움직이는 표적지를 쏘는데 소총에 스나이퍼들이 사용하는 망원경이 달려 있는 게 특징이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0.01m 차로 승부를 가리는 사격은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 광저우 대회의 선전은 초반의 분위기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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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아시아경기]사격! “배 속의 아기야, 금메달 2개야”-‘차세대’ 이대명, 3관왕 탕탕탕

    한국 사격의 날이었다. 남녀 10m 공기권총 경기가 열린 14일 광저우 아오티 사격관에선 연방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배 속에 품은 ‘오복이’와 함께 여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한 예비 엄마 김윤미(28·서산시청)가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한국 남자 사격의 차세대 대들보 이대명(22·한국체대)은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전날 50m 공기권총 단체전 금메달을 포함해 3관왕에 올랐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아시아경기 출전을 강행한 김윤미는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00.3점을 쏴 본선 383점을 더해 합계 483.3점으로 중국의 순치(481.7점)를 제치고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만삭의 몸으로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첫 한국 선수라는 진기록을 남긴 김윤미는 “한 발 한 발에 충실했다. 특히 아기와 금메달을 같이 따게 돼서 너무 기쁘다”며 “아기와 함께했기 때문인지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라고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윤미는 앞서 열린 단체전에선 김병희(서산시청), 이호림(한국체대)과 함께 1141점을 합작해 인도(1140점)와 중국(1139점)을 2, 3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대명은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첫발에 7.9점을 쏘며 흔들렸지만 이후 꾸준히 10점대를 쏴 탄쭝량(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대명과 진종오(KT), 이상도(창원시청)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1746점을 합작해 중국(1743점)과 북한(1725점)을 눌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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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보다는 명예” 삼성 박진만 FA 선언

    삼성 유격수 박진만(34·사진)이 내년에 보장된 6억 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삼성은 박진만의 요청에 따라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그를 내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박진만은 나머지 7개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김재박-유중일-이종범으로 이어지는 한국 프로야구 명유격수 계보를 이은 선수로 평가받는 박진만은 수비에 있어서는 역대 최고라는 찬사를 받은 ‘국민 유격수’였다. 그의 수비가 가장 빛났던 것은 삼성과 한화가 맞붙었던 2006년 한국시리즈. 박진만은 매 경기 빼어난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타자가 공격이 아닌 수비로 MVP를 받은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두 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올림픽, 아시아경기에서도 주전 유격수는 그의 차지였다. 하지만 2008년 찾아온 어깨 부상에 천하의 박진만도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7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올해는 신예 김상수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박진만은 “돈보다는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 그동안 쌓아놨던 명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싶은 바람”이라며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진 만큼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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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나도야 간다]양궁 막내 김우진-기보배

    양궁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못 따면 죄인이 되는 종목이다. ‘세계 최강’이란 수식어는 뿌듯한 훈장인 동시에 엄청난 중압감이기도 하다. 그래도 한국 양궁이 20년 넘게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끝없는 내부 경쟁으로 항상 신선한 피가 수혈됐기 때문이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태극마크 달기가 더 어렵다’는 양궁 대표팀에는 항상 새 얼굴이 등장한다. 이번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양궁 대표팀에는 남녀 통틀어 막내인 김우진(18·충북체고)과 기보배(22·광주시청)가 새로운 활력소로 나선다. ○ 한양미와 보배 대표팀의 마지막 준비가 한창인 9일 태릉선수촌 양궁장. 차가운 날씨 속에서 활시위를 놓는 소리와 화살이 과녁에 명중하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훈련 도중 종종 ‘한양미’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한국 양궁의 미래’라는 뜻으로 선배들이 김우진에게 지어준 별명이다. 김우진은 8월 미국 오그던에서 열린 제3차 월드컵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남자 개인부 1위를 차지했다. 김성훈 남자 대표팀 감독은 “우진이는 2% 부족한 게 매력이다. 이미 세계 톱클래스 수준인데 여기에 2%까지 더해지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보배는 여자 대표팀의 보배 같은 존재다.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빼어난 실력을 갖췄으면서도 번번이 대표 선발전에서는 탈락했다. 그러다 올해 4∼6월 열린 대표 선발전을 당당히 1위로 통과했다. 여고생 신궁이 곧잘 나오는 여자 양궁계에서는 대기만성인 셈이다. 힘 있는 슈팅이 장점인 기보배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4차 월드컵에서 여자 개인 1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번 광저우 대회에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보배는 “목표는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이다. 하지만 (3명만 출전하는) 단체전을 못 뛴다고 해도 막내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제2의 김진호, 김수녕을 향해 양궁 대표는 되는 것도 힘들지만 유지하는 것이 더욱 힘들다. 김우진만 해도 지난해 1월 대표로 뽑혔다가 선발전에서 탈락해 태릉선수촌에서 방을 뺀 아픈 기억이 있다. 어찌 보면 살벌하기조차 한 대표팀 생활에 대해 둘은 “방법이 없다. 그저 열심히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우진은 “대표팀에서는 누구나 하루에 300발 이상 활을 쏜다. 연습 때도 경쟁의 연속이다. 누가 더 한 발 한 발에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기보배도 “쌀쌀했던 4월에 다른 선수들이 실내에서 연습할 때 나는 외부 환경과 바람에 적응하기 위해 밖에서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양궁계에서는 김진호나 김수녕처럼 일반인의 뇌리에 남아있는 대스타가 점점 사라져 가는 추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관왕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땄던 박성현도 이번 대표팀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김우진과 기보배는 “김진호나 김수녕처럼 영원히 기억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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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아시아경기]‘빨간 머리’ 박태환… 금메달 자신감?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의 결단식이 열린 8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내 오륜관. 22개 종목 45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취재진과 동료 선수들의 시선은 한 선수에게 쏠렸다. 와인 빛이 도는 빨간색으로 머리카락을 물들인 선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주인공은 ‘마린보이’ 박태환(21)이었다. “그냥 해 봤다”고 답하던 그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언젠가 한 번은 꼭 해 보고 싶은 머리였다. 그래서 며칠 전에 염색을 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향한 결연한 의지 또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기호에 따랐다는 것.안 그래도 소녀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그이지만 빨간 머리 박태환은 동료 여성 선수들에게 인기 폭발이었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함께 사진을 찍자는 요청이 폭주했다. 특히 체스 국가대표팀의 여자 초등생 삼인방(김태경 임하경 변성원)과 바둑 얼짱 이슬아 등은 차례를 기다렸다가 사인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박태환은 시종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무엇보다 무척 여유로워 보였다.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종목인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서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고개를 숙였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박태환은 “올해 호주 전지훈련 동안 마이클 볼 코치와 함께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현재 컨디션도 좋다. 장린(중국) 등과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어차피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의 빨간 머리는 이 같은 자신감에 나온 것이었다.이번 대회 41개 종목에 1013명의 선수를 파견하는 한국은 65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 일본을 제치고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4회 연속 종합 2위 자리를 지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기흥 선수단장은 “전통적인 메달 종목인 태권도 양궁 레슬링은 물론이고 이세돌 이창호를 앞세운 바둑, 댄스스포츠, 당구, 볼링 등도 메달 사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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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째날… 둘째날… 셋째날도 신지애

    우산 장수와 나막신 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정.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코리안 군단을 이끌고 있는 신지애(22·미래에셋)와 최나연(23·SK텔레콤)을 바라보는 국내 팬들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 지난주 인천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최나연을 위한 무대였다면 7일 끝난 미즈노 클래식의 주인공은 신지애였다. ‘지존’ 신지애가 7일 일본 미에 현 시마의 긴테쓰 가시코지마CC(파72)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몰아치며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7월 에비앙 마스터스 이후 3개월여 만의 승리이자 통산 8승째다. 지난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위에 복귀했던 신지애는 이날 승리로 세계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아울러 우승 상금으로 18만 달러를 더해 올해 상금 177만9768달러로 2년 연속 상금왕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금 랭킹 1위인 최나연(178만3302달러)과는 불과 3534달러 차이. 최나연은 공동 5위(11언더파 205타)에 올라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따라 남은 2개 대회에서 절친한 친구 사이인 둘의 상금왕 쟁탈전은 더욱 불꽃을 튀길 것으로 전망된다. 신지애는 다음 주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은 불참하고 12월 LPGA 챔피언십에 집중하기로 했고, 최나연은 두 대회 모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같은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신지애는 1라운드부터 선두에 오르더니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키는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최종 3라운드에서는 11번홀까지 무려 6타를 줄인 청야니(대만)에게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13번홀과 16번홀(이상 파5)에서 연이어 버디를 잡아내며 2타 차 승리를 거뒀다. 신지애는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170점을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청야니(188점)와 미야자토 아이(174점·일본)를 바짝 추격했다. 신지애는 “공동 선두를 허용하면서 크게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청야니는 드라이브 비거리가 길어 쉽게 버디를 잡는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파5 홀에서 청야니가 실수를 하는 사이 내가 버디를 잡아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인비(SK텔레콤)는 마지막 날 7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강지민, 김영 등과 공동 8위에 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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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균 우승 꿈 이뤘다

    일본 프로야구 롯데 김태균(28)이 평생의 소원이던 첫 우승의 꿈을 일본에서 이뤘다. 김태균은 7일 나고야 돔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6-6 동점이던 7회 2사 3루에서 막시모 넬슨을 상대로 천금같은 중전 역전 적시타를 날리는 등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려 8-7 승리에 기여했다. 연장 12회 접전 끝에 승리한 롯데는 시리즈 전적 4승 1무 2패로 이승엽이 뛰던 2005년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01년 한화에서 데뷔한 김태균은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타율 0.310에 188홈런, 701타점을 기록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6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삼성에 1승 1무 4패로 무릎을 꿇었다. 정규 시즌에 주로 4번 타자로 활약한 김태균은 일본시리즈 7경기에서 1차전에서만 무안타에 그쳤을 뿐 나머지 6경기에서 매 경기 안타를 치며 우승에 일조했다. 일본시리즈 타율은 0.345(29타수 10안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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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용진, 美프로볼링 아시아인 첫 제패

    미국 프로볼링(PBA)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구용진(47·제네시스·사진)이 한국 선수로 처음으로 PBA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구용진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우스포인트 호텔 볼링센터에서 열린 PBA 2010 월드시리즈 스콜피언 챔피언십 TV파이널 결승전에서 톱시드로 파이널에 출전한 한국 아마추어 김준영(30·인천교통공사)에 236-224로 승리했다. 구용진은 한국인은 물론 PBA 대회 타이틀을 따낸 첫 아시아선수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 252명이 참가한 올해 월드시리즈에 도전장을 내민 구용진은 5개 대회 중 4번째인 스콜피언 챔피언십에서 상위 5명이 진출하는 파이널에 4위로 진출해 결승까지 4연승을 달린 끝에 1위로 파이널에 오른 김준영을 누르고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 1만5000달러를 받게 된 그는 최종전 성격의 월드시리즈 챔피언십 출전 자격도 얻었다. 1997년 프로볼러 4기로 프로에 입문한 왼손 볼러 구용진은 한국 프로볼링(KPBA) 통산 4승을 기록 중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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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지애, 역시 파이널 퀸… 미즈노 클래식 우승

    우산 장수와 나막신 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정.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코리안 군단을 이끌고 있는 신지애(22·미래에셋)와 최나연(23·SK텔레콤)을 바라보는 국내 팬들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 지난 주 인천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최나연을 위한 무대였다면 7일 끝난 미즈노 클래식의 주인공은 신지애였다. '지존' 신지애가 7일 일본 미에 현 시마의 긴데쓰 가시코지마CC(파72)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몰아치며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7월 에비앙 마스터스 이후 3개월여 만의 승리이자 통산 8승째다. 지난 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위에 복귀했던 신지애는 이날 승리로 세계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아울러 우승 상금으로 18만 달러를 더해 올해 상금 177만9768달러로 2년 연속 상금왕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금 랭킹 1위인 최나연(178만3302달러)과는 불과 3534달러 차이. 최나연은 공동 5위(11언더파 205타)에 올라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따라 남은 2개 대회에서 절친한 친구 사이인 둘의 상금왕 쟁탈전은 더욱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신지애는 다음 주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은 불참하고 12월 LPGA 챔피언십에 집중하기로 했고, 최나연은 두 대회 모두 출전할 전망이다. 2년 전 같은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신지애는 1라운드부터 선두에 오르더니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키는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최종 3라운드에서는 11번 홀까지 무려 6타를 줄인 청야니(대만)에게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13번 홀과 16번 홀(이상 파5)에서 연이어 버디를 잡아내며 2타 차 승리를 거뒀다. 신지애는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170점을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청야니(188점)와 미야자토 아이(174점·일본)를 바짝 추격했다. 신지애는 "공동 선두를 허용하면서 크게 부담됐던 게 사실이다. 청야니는 드라이브 비거리가 길어 쉽게 버디를 잡는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파5 홀에서 청야니가 실수를 하는 사이 내가 버디를 잡아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인비(SK텔레콤)는 마지막 날 7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강지민, 김영 등과 공동 8위에 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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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ST DO IT/기자체험시리즈] 프로야구 선수 직구 치기

    《“어휴 저 ××, 맞고라도 나가야지.” 타자가 몸쪽 공을 피하기라도 하면 벤치에선 곧잘 이런 말이 들립니다.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그 입을 때려주고 싶습니다.야구공은 돌덩이입니다. 프로 선수가 던지는 공은 ‘슈슈슉∼’ 하는 위협적인 소리가 납니다. 날아오면서 흔들리기까지 합니다. 맞으면 아플 것 같습니다. 아니 잘못 맞으면 구급차에 실려 갈지도 모릅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던지는 직구 치기.제가 맡은 미션입니다.실전 피칭이 아니라 불펜 피칭도 옆에서 보면 무섭습니다.그런데 타석에 서라니요. 어릴 때 야구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요즘도 타격 연습장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만 공포감이 엄습합니다.그래서 제대로 몸을 좀 푼 뒤 타석에 서기로 합니다.두산의 마무리 훈련이 열린 3일 잠실구장에서 일일 선수가 됐습니다.》 ○ 선수가 되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김경문 두산 감독에게 인사를 합니다. “열심히 해 보라”며 격려해 줍니다. 훈련 개시 시간은 오후 1시. 시간에 맞춰 운동장에 나갑니다. “1시 시작이라고 정각에 나오면 어떡하느냐”는 핀잔이 날아옵니다. 선수들도 째려봅니다. 스트레칭이 시작됩니다. 잔디에 누워 파란 가을 하늘을 쳐다보는 여유를 즐깁니다. 10분도 안 돼 땀이 납니다. 그런데 끝날 기색이 없습니다. 트레이닝 코치는 별의별 자세를 다 시킵니다. 몸 푸는 데만 40분이 걸립니다.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숨이 가빠집니다. 임재철, 이성열, 정수빈, 최승환, 정진호, 안동현 선수와 함께 야수 1조에 포함됩니다. 김 감독은 “몸이 약해 보이니 살살 하라”고 했지만 선수들 생각은 다릅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송재박 타격코치가 외야 펑고를 쳐 줍니다. 한 명씩 외야 뜬공을 잡습니다. 저도 해 봅니다. 신기하게도 글러브에 쏙쏙 공이 꽂힙니다. 선수들이 “잘한다”고 칭찬해 줍니다. 우쭐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날아온 직선 타구에 ‘만세’를 부릅니다. 선수들의 야유가 쏟아집니다. ○ 기계 볼을 치다 타격 훈련이 시작됩니다. 2개의 배팅 케이지가 설치됩니다. 한 기계에선 직구, 또 한 기계에선 커브가 나옵니다. 헬멧을 쓰고 타석에 섭니다. 딱, 딱, 딱. 공이 제대로 방망이에 맞아 나갑니다. 처음 상대해 본 커브도 칠 만합니다. 선수들이 놀란 표정입니다. 다시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알고 보니 착각이었습니다. 몸 풀기용의 시속 100km 직구라고 합니다. 두 번째 직구가 나옵니다. 좀 전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연방 헛스윙입니다. 공이 몰라보게 빨라졌습니다. 옆의 선수가 “130km 정도 된다”고 말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가 뒤로 빠집니다. “공을 무서워하면 절대 칠 수 없다.”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용기를 내 다시 타석에 바짝 붙습니다. 딱∼. 드디어 맞혔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묘합니다. 곧바로 오른쪽 손바닥에 참기 힘든 통증이 엄습합니다. 빗맞은 것입니다. 딱∼. 좀 전보다 두 배의 통증이 느껴집니다. 맞은 데 또 맞았기 때문입니다. 손바닥이 찢어질 듯 얼얼합니다. “많이 아프시죠?” 이성열 선수가 묻습니다. “정말 아프다”고 하자 “선수들도 물집이 잡혀요. 그래도 계속 치면 피와 고름이 나와요. 그게 섞여 굳은살이 되는 거예요. 이후엔 까지고 굳기를 계속 반복하는 거죠”라고 합니다. 선수들 손바닥이 왜 그렇게 울퉁불퉁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안타를 치다 드디어 프로 선수 직구 치기에 도전합니다. 몇 년 전까지 선수로 활약했던 야수 출신의 장원진 전력분석팀 코치가 등판을 자원합니다. 요즘도 곧잘 배팅 볼을 던지는 장 코치는 “120∼130km는 무난히 던진다”며 자신만만해 합니다. 슈슈슉∼. 빠르게 날아온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힙니다. 100km에서 시작된 공이 110km, 115km로 점점 빨라집니다. 내기가 걸립니다. 3아웃이 되기 전 안타성 타구를 한 개라도 치면 밥을 사준다는 것입니다. 안타를 못 치면 제가 사는 것이고요. 1구째 110km 낮은 직구를 잘 골라냅니다. 장 코치가 반칙을 합니다. 2구째에 슬라이더를 던집니다. 어떤 공을 노려 쳐야 하나 머리가 혼란스럽습니다. 3구째 다시 직구입니다. 한가운데 높은 공입니다. 냅다 방망이를 돌립니다. 딱∼. 이날 친 공 중 가장 잘 맞았습니다. 쭉쭉 뻗어간 타구는 중견수 앞쪽에 떨어집니다. 중전 안타입니다. 장 코치가 당황한 듯 보입니다. 아니 열을 좀 받은 것 같습니다. 강속구를 던집니다. 120km입니다. 헛스윙입니다. 이번엔 난생 처음 보는 공이 들어옵니다. 공이 회전을 하지 않습니다. 포크볼입니다. ‘딱’ 소리에 이어 ‘쩍∼’ 소리가 납니다. 손잡이 쪽에 맞은 공이 쪼르르 구릅니다. 방망이는 두 동강이 났습니다. 내기엔 이겼지만 돈이 더 들게 생겼습니다. 정수빈 선수가 빌려준 방망이를 부러뜨렸으니까요. 방망이 가격은 15만∼20만 원이나 한다니 배보다 배꼽이 크게 됐습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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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vs 양궁, 누가 정확할까

    골프와 양궁의 이색 대결이 9일 오후 1시 반 경기 이천시 관고동에 있는 국궁장인 설봉정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골프용품 업체 캘러웨이가 신제품 아이언 ‘레이저(RAZR) X’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했다. 골프 선수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보미(22·하이마트)와 신인왕 후보 조윤지(19·한솔), 국가대표 배희경(18·남성여고) 등 3명이 나선다. 양궁은 현대모비스 양궁팀의 최미나와 이가람 등이 출전한다. 경기는 과녁과 홀을 바꿔서 진행된다. 골프 선수들은 100m와 140m 거리에서 비스듬하게 세워진 지름 120cm 정도의 과녁을 향해 샷을 한다. 양궁 선수들은 같은 거리에서 활을 쏴 지름 20cm의 홀에 화살을 꽂아 넣어야 한다. 한 명당 3번씩 기회가 있으며 성공한 숫자가 많은 팀이 승리한다. 골프 스윙과 가장 흡사한 동작은 필드하키나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슛 동작에서 찾을 수 있다. 한라 아이스하키단의 양승준 부장은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가운데 골프를 어렵다고 하는 사람을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골프공과 비슷한 크기의 공을 다루는 탁구 선수 출신들은 퍼트 등 쇼트 게임에 특히 강하다고 한다. 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삼성 야구단 권오택 홍보팀장은 “작은 공을 다루는 감각이 일반인들보다 확실히 뛰어난 편”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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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볼’ 두산 ‘스몰볼’ 7구단… 누가 웃을까

    올해 프로야구를 두고 ‘SK와 일곱 난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SK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내년에도 1 대 7 싸움이다. 1인자 SK를 따라잡기 위한 나머지 7개 팀의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화두는 역시 SK 따라하기다. 혹독한 훈련과 정신력 강화를 앞세운 SK를 배우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02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올라본 적이 없는 LG는 남해와 진주 캠프에 이어 이달 초 미국 플로리다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다. 한국시리즈에서 SK에 4전패했던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지난해 우승팀 KIA는 남해에 이어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다. 한화와 넥센 등 하위권 팀들도 약한 전력을 보강하는 방법은 훈련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떠난 롯데 역시 양승호 신임 감독 체제에서 많은 훈련을 예고하고 있다. 모두 SK ‘이기는 야구’의 벤치마킹이다. 하지만 단 한 팀 두산만은 또 다른 1 대 7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이기는 야구에 앞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야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팬들에게 통 큰 야구를 선보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도 우승이라는 정점을 찍지 못한 게 아쉽다. 더 치밀하게 준비해 내년에는 재미있는 야구로 SK를 넘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점점 스몰볼 경향이 짙어지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SK의 대척점에 섰던 두 팀은 두산과 롯데였다. 두 팀은 올해 희생번트에서 최소 1,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던 로이스터 감독이 떠나면서 이제 빅 볼을 구사하는 팀은 두산만 남게 됐다. 10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 마무리 캠프를 차리는 김 감독은 “다른 팀처럼 강 훈련을 실시하기보다는 시즌 중 지친 선수들에게 휴식과 체력 보충 위주의 훈련을 주로 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산의 1 대 7 싸움은 내년에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스몰볼, 빅볼::스몰볼(Small Ball)은 홈런이나 안타 등 강공에 의존하는 대신 번트와 도루, 희생타, 히트앤드런 등 세밀한 작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빅볼(Big Ball)은 그 반대다. 올 시즌 SK가 번트와 작전 구사가 많은 스몰볼을 활용한 반면 두산과 롯데는 홈런 등을 앞세운 공격적인 야구를 했다.}

    • 201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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