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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세계 석유업계는 술렁였다. 한국석유공사가 영국의 석유탐사기업인 다나 페트롤리움 인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나는 영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이집트를 비롯해 기니, 세네갈, 모로코 등 36곳에 개발·생산·탐사용 석유 광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다나사가 보유한 광구의 총원유매장량은 약 2억4400만 배럴로 일일 생산량은 4만8000배럴에 달한다. 인수금액은 지분 100% 기준 18억700만 파운드(약 3조4400억 원) 규모로 공기업 최초의 해외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첫 사례였다. 앞서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비스트 에너지를 4조6000억 원에 인수하는 또 다른 초대형 M&A를 체결했다. 두 건 모두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규모로 1, 2위다. 이처럼 두 건의 굵직한 M&A로 석유공사는 9%인 국가 석유 자주개발률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달라진 ‘공룡기업’ 석유공사 상대적으로 ‘의사 결정이 더디고, 굼뜬’ 것으로 평가받는 공기업인 석유공사가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경영 선진화 정책의 일환이다. 석유공사는 “현재의 경영 환경은 석유공사가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지역 석유기업으로 우물 안 개구리로 주저앉게 될 것이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기존의 기업 체질 파괴를 통한 새로운 경영 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경영 선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원 업계에서는 석유공사의 이 같은 행보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적대적 M&A 방식으로 다나를 인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 민간업체 관계자는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통상적인 광구 확보전에서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중국을 제칠 재간이 없다”며 “향후 중국을 제치고 각종 자원광구를 확보하는 데 이번과 같은 적대적 M&A 방식을 더욱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의 달라진 모습은 비단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3월 석유공사는 로버트 데이비드 엘리엇 박사를 인사고문으로, 휴 이턴 롤렛 박사를 석유개발원장으로 각각 영입했다.국내 공기업 가운데 외국인 임원을 영입한 곳은 석유공사가 처음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공기업 최초로 외국인을 정식직제상의 상근직 임원급으로 영입해 탐사 및 시추성공률을 높이고, 메이저 석유회사 수준의 석유개발 인력 양성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며 “비단 국내에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원기업 목표 ‘철밥통’이라는 인식도 석유공사는 깼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4월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통해 ‘민간기업형 퇴출 및 성과보상제도’를 도입했다. 고·저 성과자 간 연봉에 차이를 두고, 저성과자와 무임승차자에 대한 퇴출 유도를 뼈대로 하는 이 제도의 도입은 공기업에서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석유공사는 “연공서열식 진급, 나눠먹기 보수체계 등 공기업의 고질적인 보수체계의 틀을 깨뜨리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성과관리제를 도입하면서도 조직원의 업무효율성 확대를 위한 복지정책 확대에도 주력했다. 석유공사는 직장 보육시설인 ‘돌고래 어린이집’ 개원과 함께 시차출퇴근제, 집중근무제 등의 제도를 속속 도입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정부의 여성 고용 증대와 저출산 문제 해소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와 함께 유연 근무제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석유공사는 내부적인 조직 개편과 함께 기술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기술력 향상을 위해 지난해 11월 캐나다 캘거리에 ‘한국석유공사 글로벌 기술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자원개발 분야 기술연구소로는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다. 석유공사는 기술연구센터를 통해 자원 개발 및 기술 평가 능력을 높이고, 공사 기술인력에 대한 전문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해외 우수 석유개발 전문인력 확보와 함께 미래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이 같은 다양한 노력을 통해 국내가 아닌 해외를 무대로 하는 글로벌 자원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대형화와 선진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다양한 노력을 통해 국내 자원개발의 명실상부한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자동차의 날 35명 포상 제8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이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자동차 산업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동희정공의 이동호 회장이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35명이 상을 받았다. 자동차의 날은 자동차 수출 누계 1000만 대를 돌파한 1999년 5월 12일을 기념해 2004년부터 시작됐다.■ LG전자, 협력사 R&D 5년간 400억 지원 LG전자는 12일 협력회사와 공동 연구개발(R&D)에 5년간 400억 원을 지원하는 등의 동반성장 방안을 내놓았다. LG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초R&D센터에서 구본준 부회장과 1, 2차 협력업체 대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LG전자 캠프 동반성장 결의식’을 열었다. LG전자는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등 중장기 신사업 분야에서 협력사들의 사업 제안 등을 심사한 뒤 매년 80억 원씩 5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대홍기획 광고, 뉴욕 페스티벌서 수상 대홍기획이 제작한 광고 ‘롯데칠성음료 2% 부족할 때’가 세계 3대 광고제인 뉴욕 페스티벌에서 마케팅 효과 및 통합 마케팅 부문에서 각각 은상과 동상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디자인 부문에서는 파이널 리스트에 올랐다.■ 이랜드, 중국 학생 5000명 장학금12일 중국 베이징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이랜드 장학기금 설립 협약식에서 최종양 이랜드 중국법인장(오른쪽)이 판바오쥔 중화자선총회 회장에게 장학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총 65억 원의 기금으로 2015년까지 중국 고등학생 5000명에게 입학에서 졸업까지 3년간의 학비를 전액 지급한다. 이랜드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베이징현대 우수 딜러 40여 명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이들에게 “한국 방문 기간에 현대차의 품질과 브랜드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중국 시장에 현대차를 널리 알리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연간 3000대 이상의 현대차를 판매한 중국인 우수 딜러 40여 명은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현대제철 당진공장 견학, 한국 전통문화 체험 등을 하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도종록 SK브로드밴드 법무팀장 경록(사업) 진화 씨 모친상=12일 대구가톨릭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53-657-4503}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47)와의 인터뷰는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강남YMCA 체육관에서 이뤄졌다. 체육관 대관 시간 때문에 촉박하게 사진 촬영을 마친 벅월터 대표는 “내 농구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올해로 한국 생활 21년째를 맞은 벅월터 대표는 유창한 한국말로 “다시 만난다면 그땐 꼭 코트에서 제대로 농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쳤다. 지난해 보안업계 최고경영자(CEO)가 된 그는 바쁜 와중에도 매주 한 차례 코트를 찾아 땀을 흘린다. 그가 말하는 ‘농구와 경영’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구는 나의 삶 “언제부터 농구를 시작했느냐”는 질문 자체가 실수였다. 벅월터 대표는 “언제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농구공을 가까이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학교 대표선수로도 뛰었다”며 끝없이 농구 얘길 했다. 그는 지금도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동호회 멤버들과 농구를 한다. 3년 전 지인의 권유로 가입했는데,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이 시간만큼은 빠지지 않으려 한다. 벅월터 대표는 “회원들끼리 3팀을 구성해 번갈아 가면서 게임을 한다”면서 “지는 팀이 저녁식사를 사야 하기 때문에 몸싸움도 아주 치열하다”라며 웃었다.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동호회 회원 중 유일한 외국인인 그는 “농구를 통해 한국문화를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광란의 3월(March Madness)’이라 불리는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대학농구 토너먼트 얘기가 나오자 말이 빨라졌다. 그의 모교인 브리검영대(BYU)는 올해 안타깝게 16강에서 탈락했다. 벅월터 대표는 “BYU의 경기를 당연히 TV로 지켜봤다”며 “지긴 했지만 가드 지머 프레뎃의 실력은 대단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프로농구(NBA) 전통의 라이벌인 보스턴 셀틱스와 LA 레이커스가 대화의 주제로 오르자 손짓까지 커졌다. “솔직히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뛰는 건 재미없지만, 오로지 농구를 더 잘하기 위해 꾹 참고 뛴다”고 할 정도로 그가 농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5명이 한 팀을 이루는 농구는 한 명이라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게 매력적”이라며 “또 두 팀 선수들의 실력이 비슷해도 작전에 따라 승패가 완전히 갈릴 수 있다는 점도 묘미”라고 말했다. 농구 얘기만 하다 끝날까 싶어 마음을 졸이다 “회사 경영과 비슷한 면이 있는 듯하다”고 하자 그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당연히 그렇다. 승리를 위해 5명 모두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것처럼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뛰어야 한다. 여기에 코치 격인 대표의 성공적인 전략도 필수다.” 그는 “좋은 코치는 앉아서 지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 때에도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같이 전략을 짜고 설명한다”라며 “나 스스로도 그런 CEO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스킨십 경영으로 직원, 고객 만족 이 같은 ‘스킨십’을 위해 벅월터 대표는 지난해 취임 이후 지방의 지사와 영업소 방문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주에도 경남 통영에 다녀왔다. 잠깐 들르는 것이 아니라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까지 함께 한다. “소주 한두 잔 걸쳐야 속에 있던, 하고 싶었던 말을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그는 오랫동안 엘리베이터 분야에 몸담았다. 보안업계가 생소하지는 않을까. 그러나 벅월터 대표는 “빌딩 등 건설경기의 영향을 받고,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출동해야 하고, 무엇보다 고객 만족을 우선으로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보안시장은 ADT캡스를 포함한 3개 회사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ADT캡스 측은 “과거 공장, 빌딩 등 법인고객 중심이었던 시장이 개인고객 위주로 이동 중”이라며 “특히 한국시장은 최근 6개월 동안 전 세계 ADT 법인 가운데 가입자 수가 두 번째로 많이 늘어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벅월터 대표는 “일하는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워킹맘 패키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영상감시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한 덕분”이라며 “깐깐한 한국 소비자가 만족하는 상품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ADT캡스는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ADT캡스 챔피언십 골프대회, 프로야구 후원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벅월터 대표는 “여러 마케팅 수단 중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가 가장 크고, 가장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며 “프로야구에서는 ADT캡스의 ‘철통 보안’을 연상시키는 동영상 광고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마케팅과 적극적인 신상품 개발로 ADT캡스는 올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계획이다. 그는 “지속적으로 현장을 방문해 8000여 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사기를 높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고객 만족이라는 최대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는―1987년 미국 브리검영대 국제관계학 학사―1990년 미국 브리검영대 경영학 석사―1990년 오티스 싱가포르법인 입사―1994년 오티스 한국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2006년 오티스 한국법인 대표이사―2010년∼ ADT캡스 대표이사 }

프로는 물론이고 아마추어 레이서도 참여하는 대규모 모터스포츠 대회 ‘2011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Korea Speed Festival)’ 공동주최 조인식이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렸다. 동아일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쉘석유 한국타이어 현대모비스가 공동주최하고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주관하는 KSF는 6월 4일 경기 안산시 안산스피드웨이에서 첫 경기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10월까지 6개월간의 장기 레이스를 펼친다. 이번 대회는 제네시스 쿠페(프로 클래스), 아반떼, 포르테쿱(이상 아마추어 클래스) 등 총 3개 차종으로 나눠 진행한다. 프로는 6라운드, 아마추어는 4라운드 경기를 벌여 챔피언을 가린다. KSF에는 국내 최고 수준인 1억8000만 원(아마추어 5840만 원 포함)의 총상금이 책정됐다.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뿐 아니라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노션은 레이스가 열릴 때마다 실제 경기용 자동차를 직접 타볼 수 있는 ‘택시 드라이빙’ 행사와 차량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조인식에 참가한 김성환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상무는 “한국은 자동차 생산 세계 4위권의 자동차 강국이지만 모터스포츠는 미약한 상황”이라며 “KSF를 통해 한국의 모터스포츠가 한 단계 도약하고,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채널A, 스포츠동아, 동아닷컴 등 동아미디어그룹의 계열사와 함께 KSF와 관련된 내용을 다양한 형태로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1차 계열분리를 한 대기업 집단 중 일부는 업종 전문화와 책임경영 강화를 통해 분리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그룹 위상도 높였다. 신세계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1차 계열분리 후 더욱 성장한 회사로 꼽힌다. ○신세계, 분리 직후보다 356.4% 성장 신세계그룹은 1997년 삼성가에서 분리된 그룹사 중 가장 규모가 작았다. 8개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 매출액은 2조 원(2010년 가치 기준 3조320억 원)에 머물렀다. CJ그룹이 13개 계열사에 총 2조366억 원, 한솔그룹이 21개 계열사에 총 2조59억 원이었다. 하지만 2010년 말 신세계그룹의 매출액은 13조8370억 원으로 뛰었다. 그룹 매출 254조 원인 삼성그룹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CJ그룹(10조9840억 원), 한솔그룹(5조8405억 원)보다 많다. 현대중공업은 현대 일가 가운데 가장 비약적 성장을 한 회사로 꼽힌다. 2002년 계열 분리 후 그룹 매출액은 10조2365억 원(2010년 가치 기준 13조925억 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매출액은 49조7690억 원으로 280.1% 증가했다. 그룹 대표인 현대중공업은 세계 조선업계 부동의 1위다. 현대자동차 역시 2000년 계열 분리 당시 삼성 현대그룹 LG SK에 이어 5위였던 위상을 2010년 말 2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이뤘다. 해외시장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글로벌 톱4’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분리할 때보다 160% 늘어난 129조6430억 원에 달했다. ○ ‘문어발식 확장’으로 구태 답습 하지만 각 그룹은 비슷비슷한 계열사를 마구 만들어 선대의 ‘문어발식 확장’ 전략을 답습하는 구태도 보여줬다. 정보기술(IT) 서비스, 레저·호텔, 건설, 물류, 외식업, 광고가 대표적인 중복 계열사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1차 계열분리 때 쪼개진 23개 그룹 중 절반이 넘는 14개 그룹이 IT서비스 회사를 계열사로 뒀다. 13개 그룹이 레저·호텔 계열사가 있었고 12개 그룹이 건설, 10개 그룹이 물류, 7개 그룹이 외식업 계열사를 갖고 있었다. IT서비스의 경우 소규모 자본으로 회사를 설립할 수 있고 그룹 계열사의 보안시스템 등 물량을 몰아줘 손쉽게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비슷비슷한 계열사 양산은 내수시장에서 과당경쟁을 부추기고 해외시장에서 허약 체질이 되게 하는 폐단을 초래했다. IT서비스 국내 1, 2위인 삼성SDS와 LGCNS가 지난해 거둔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각각 19%, 7.9%에 불과하다. IBM, 엑센추어, BT(브리티시텔레콤), 후지쓰 등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IT서비스 회사의 해외 비중은 70% 이상이다. 한 외국계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그룹 울타리 안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이는 일이 드물다”며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수 서비스 사업 중기 영역 침해 최근 유통업계 및 소상공인들의 눈길은 삼성·롯데·신세계 등 재벌가 딸들이 벌이는 ‘베이커리형 카페 전쟁’에 쏠리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베이커리형 커피 전문점 ‘아티제’를, 신세계 정유경 부사장은 미국의 프라미엄 식품점 ‘딘앤델루카’를 시작했다. 삼성에서 갈라져 나온 두 집안 딸들이 식품사업에서 맞붙은 셈이다. 여기에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블리스 대표도 가세했다. 장 대표는 프랑스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 ‘포숑’의 사업권을 따내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중소상인으로 구성된 창업계는 이들의 행보로 인해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대기업이 외국 브랜드를 갖고 들어와 손쉽게 창업을 한다”며 “이는 중소상인도 죽이고 창업 아이템의 글로벌화도 막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광고업계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광고 계열사들은 모기업의 지원 아래 성장세를 높여가는 한편 중소기업의 영역으로도 사세 확대를 꾀한다. 한 중소형 독립 광고대행사 대표는 “최근 대기업 계열사가 대학광고, 정부기관의 저가 단발성 프로젝트에도 뛰어들면서 중소형 광고사는 설 자리가 줄었다”고 하소연했다.○해외선 가족형 기업 분화 찾기 힘들어 해외에서는 한국 같은 ‘자녀를 위한 기업 쪼개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 우물 파기’로 업종 전문화에 집중했기 때문에 나눠 가질 계열사도 없는 데다 자녀에게 회사를 대물림 해주기보다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창업 일가는 이사회 참여를 통해 후선에서 지원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업체인 BMW는 전체 주식의 46%가량을 퀀트가(家)가 보유하고 있다. 퀀트가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소유만 한다. 일본의 도요타 역시 창업주와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 가면서 다른 업종으로 외도하지 않은 자동차 제조 전문회사다. 연혁이 150년 넘는 미국 코닝은 유리에 집중해 성과를 거뒀다. 한눈팔지 않고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 스마트폰에 쓰이는 신제품을 내놓아 성공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너의 자녀라는 이유로 아들은 A회사를, 딸은 B회사를 나눠가지는 식의 계열 분리는 한국 경제의 전근대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분리된 기업들도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보다는 전문화, 특화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다시 부는 ‘계열사 분리’ 바람 ▼1990년대 이후 국내 대기업의 역사는 계열분리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한다. 창업 1세대에서 2세대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활발한 분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1993년 고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씨의 한솔그룹을 시작으로 CJ와 신세계가 차례로 삼성에서 떨어져 나왔다. 1998년부터 시작된 현대그룹의 계열분리는 2000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가의 적통을 두고 싸운 ‘왕자의 난’을 거쳐 2003년 일단락됐다. 2002∼2003년에는 대표적인 계열분리 모범 사례로 꼽히는 LG와 GS, LS의 계열분리가 있었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한진중공업과 메리츠화재가 분리된 이후 비교적 잠잠하던 대기업의 계열분리는 이제 제2기를 맞고 있다. 1993∼2005년 일어났던 계열분리가 1차 분리였다면 최근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계열분리는 2차 핵분열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이다. 삼성그룹은 3세대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이 경영 전반에 나서며 셋으로 분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이재용 사장을 중심으로 그룹을 운영한다는 방침 외에는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당장 분리하기에는 지분 구조도 복잡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분리 절차에 들어갔다고 본다. 이들의 사장·부사장 승진과 이부진 사장의 신라호텔 등기이사 선임이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또 고 이병철 회장 때부터 내려오는 ‘분가(分家)’ 원칙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경영권을 승계한 이건희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들은 분가 방식으로 분리가 됐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올 초 최신원 SKC 회장이 “뿌리 찾기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SK그룹도 이제는 사촌 간 계열분리를 할 시기가 됐다”고 언급하면서 계열분리 이슈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 SK그룹의 계열분리설은 1998년 최종현 명예회장 사망 이후부터 잊을 만하면 불거졌던 이슈로 재계는 SK그룹이 계열분리 된다면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두 아들인 최신원 최창원 형제가 SKC, SK케미칼 등 화학산업을, 고 최종현 명예회장의 두 아들 최태원 최재원 형제가 에너지와 통신을 맡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년 전까지 ‘형제 경영’을 표방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가 시작된 이후 박삼구 그룹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계열분리가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 회장이 아직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2월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계열분리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이달 1일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분리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경영하고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백화점과 조선호텔 경영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주조(주물), 금형, 용접, 열처리, 소성가공, 표면처리(도금) 등 6개 분야는 흔히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Dirty, Difficult, Dangerous)라 홀대받지만 없어서는 안 될 ‘뿌리산업’이다. 말 그대로 모든 제조업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 분야에 매진해 한국 제조업을 지탱해 온 뿌리산업의 대표 기업들을 여섯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주물은 정해진 형틀을 만들고, 쇳물을 부어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주물 기업의 생산량은 연간 220만∼250만 t가량, 금액으로는 4조∼5조 원 선이다. 생산 금액이 적을 뿐 아니라 국내 500여 주물 기업의 82%가 종업원 50명 미만인 영세한 산업이다. 그러나 주물은 제조업의 기본 장비인 공작기계는 기본이고 자동차·중장비 부품, 조선 기자재 등을 만들어내는 핵심 산업이다. 1988년 창업 이후 20여 년간 주물 한길을 걸어 온 최용섭 ‘아이엘공업’ 대표(58)는 “주물 없이는 자르고 붙일 수도 없고, 부품을 생산할 수도 없으니 최첨단 전자장비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35명이 일하는 이 회사의 매출은 40억 원 선, 올해 목표는 45억 원이다. 주물은 크게 용해-조형-합형-주입-응고-탈사-사상-도색의 8개 과정을 거친다. 쇳물을 끓인 뒤(용해), 틀을 만들고(조형), 내·외부의 틀을 합쳐(합형) 틀에 쇳물을 붓는다(주입). 이후 굳히기(응고)를 거쳐 형틀을 떼어내고(탈사), 표면을 매끄럽게 한 뒤(사상), 도색 작업을 끝으로 제품을 출고한다. 주물 공장에 가면 항상 매캐한 연기와 분진이 날린다. 쇳물을 끓여 붓고, 형틀을 떼어내고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다 보면 어쩔 수 없다. 주물조합 관계자는 “주물의 핵심은 적정 온도에서 쇳물을 붓고, 얼마나 매끄럽게 탈사와 사상을 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기계화를 한다 해도 마무리는 결국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이나 독일이 주물 분야의 강국으로 평가받는 것도 ‘결정적 마무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주물의 가장 큰 어려움은 완전히 식기 전에는 제품을 자를 수 없어 불량품을 걸러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를 ‘맨 파워’로 극복하고 있지만 선진국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결과를 예측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일본과 독일 등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첨단 시스템 도입과 신제품 연구개발(R&D)을 위해 정부가 정책금융 등을 통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엘공업은 자체적으로 R&D를 해왔다. 영업이익률이 채 3%가 안 되는 현실에서도 아이엘공업은 2005년 2억 원이 넘는 돈을 R&D에 투입해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검사장비 받침대 국산화에 성공했다. 최 대표는 “고열에도 뒤틀림 없이 견딜 수 있는 기술이 핵심인데, 이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면서도 “R&D에 더 박차를 가하고 싶지만 여력이 없다”고 말끝을 흐렸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장래 목표를 묻자 최 대표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우리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니 굳이 앓는 소리를 할 생각도 없다”며 “아이엘공업을 작지만 오래가는, 100년 가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엘공업 매출의 60%는 선박용 엔진 부품에서, 40%는 공작기계에서 발생한다. 선박 경기가 살아나면서 선박용 엔진 부품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지만 생산량을 늘릴 계획은 없다. 최 대표는 “매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기술력으로 남다른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조만간 경기 평택시 고덕면에 있는 공장을 이웃 청북지구로 옮겨 심기일전하기로 했다. 낡은 생산설비도 바꾸고, R&D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직원 중 한 명에게 회사를 맡길 계획이다.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고 기술력과 꿈이 있는 직원에게 회사를 맡기고 싶습니다. 그것이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대로 “20여 년 동안 마음 편히 잠을 자본 날이 얼마 안 되고, 3D 중 3D인 일이지만, 그가 평생을 매진한 이유는 하나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내가 힘들다고 안 하면 누가 하겠느냐”며 “이름난 큰 기업은 아니지만 우리 같은 사람이 한국 제조업의 기반을 다졌다고 자부하고, 앞으로도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평택=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두산인프라코어 △엔진BG장 이종대 △재무관리부문 Treasurer 고석범 ◇두산건설 △재무관리부문 Treasurer 김진설 ◇한국애보트 ▽상무 △진단의학사업부 고객지원 총괄 김봉호 △〃 세일즈 총괄 박철빈}

현대중공업은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물류 박람회 ‘CeMAT 2011’에서 인양능력 25t급 지게차를 선보였다고 9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박람회에 선보인 국내 최대인 25t급 지게차와 친환경 지게차 등 25개 모델을 통해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지난해 3조 원의 매출을 올린 건설장비 분야에서 올해는 유럽과 러시아, 인도시장의 판매 확대를 통해 매출 4조 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홈플러스, 지름 21cm 초대형버거 판매홈플러스는 11일까지 전국 123개 점포에서 지름 21cm의 초대형 버거인 ‘메가 버거’(사진)를 판매한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과 공동 기획해 만든 이 제품은 스테이크버거와 피자버거 2종으로 두께가 7∼8cm이며 중량은 620g에 이른다. 성인 5, 6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으로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의 4배 정도 크기이다. 가격은 개당 9900원이며 오전 10시∼낮 12시에는 3000원 할인한 69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상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9일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41년 한국 최초의 타이어 전문기업으로 설립된 한국타이어는 현재 세계 186개국에 타이어를 수출하고 있으며 타이어업계에서 매출액 기준 세계 7위, 생산량 기준 세계 5위로 성장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은 마치 파티를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정해진 좌석 없이 참석자 전원이 선 채로 자유롭게 준비된 다과와 음료를 즐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고 ‘나와 한국타이어의 미래상’을 담은 행운카드를 작성하기도 했다. 또 포토타임, 장기 근속자 표창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열렸다. 서승화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70년 동안 수많은 위기와 도전 속에서도 한국타이어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타이어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쓴 선후배 임직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통해 100년, 나아가 300년 영속하는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올해 초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사진)가 중·대형차 시장을 빠르게 평정해 나가고 있다. 그랜저가 독주하면서 국내 동급 경쟁 차종은 물론이고 일본 수입차 브랜드의 경쟁 모델까지도 판매가 주춤한 상황이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1만1265대가 팔려 전체 차종별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월간 판매 1위를 준중형이나 소형이 아닌 준대형 차종이 차지한 것은 그랜저가 처음이다. 최근까지는 월간 판매 1위 자리를 놓고 준중형인 현대차의 ‘아반떼’와 소형인 기아자동차의 ‘모닝’이 치열한 경쟁을 펼쳐 왔다. 그랜저는 1월 시판 직후 6632대가 팔린 것을 시작으로 2월 1만1755대, 3월 1만1089대, 4월 1만1265대가 나가는 등 3개월 연속 1만 대 이상 판매됐다. 그랜저가 돌풍을 일으키는 사이 경쟁 차종인 기아차의 ‘K7’과 한국GM의 ‘알페온’ 판매량은 하락했다. K7과 알페온은 지난달 3월에 비해 각각 15%, 22.9% 줄어든 2649대, 1005대가 판매됐다. 이 같은 추세는 일본 수입차 브랜드의 경쟁 모델들도 비슷했다. 1월 216대가 판매된 렉서스의 ‘ES350’은 4월 31대로 급락했고, 혼다의 ‘어코드’ 역시 2.4모델과 3.5모델 모두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업체 관계자는 “일본 수입차가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받은 데다 상품성이 높아진 그랜저로 고객이 몰린 것 같다”며 “하반기에 나올 르노삼성자동차의 신형 ‘SM7’과 그랜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점은 그랜저가 경쟁 차종은 물론이고 한 단계 낮은 중형과 한 단계 높은 대형차 시장도 잠식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형인 현대차의 ‘YF쏘나타’와 기아차의 ‘K5’, 르노삼성차의 ‘SM5’ 모두 지난달 판매량이 3월에 비해 5∼8%가량 줄었다. 대형인 현대차의 ‘제네시스’ 역시 4월 판매량이 3월에 비해 9%가량 줄어 그랜저의 약진에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의 빼어난 디자인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고급 편의사양이 소비자들을 끌어당겼다”며 “그랜저의 신차 효과도 아직 남아 있어 판매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르노삼성자동차의 겨울잠은 언제쯤 끝이 날까.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량 3위를 기록한 르노삼성차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시장 판매 순위는 현대자동차(6만73대), 기아자동차(4만2502대), 한국GM(1만3006대), 르노삼성차(6709대), 쌍용자동차(3908대)의 순이었다. 순위도 순위지만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56%가량 줄었다. 5개 업체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준 곳은 르노삼성차밖에 없다.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것도 판매를 위축시켰다.여기에 중고차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해온 르노삼성차 SM 시리즈의 인기도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고차 거래 사이트인 ‘카즈’에 따르면 지난주 구형 SM5의 검색량이 전주에 비해 12% 떨어진 8위에 랭크됐다. 구형 SM5가 출시 이후 검색 순위에서 4위 바깥으로 밀려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하락이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차가 오랜 기간 신차를 선보이지 못한 것을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한국GM의 경우 올해 총 8종의 신차를 출시하며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M 시리즈가 전반적으로 인기가 많긴 하지만 경쟁사가 속속 신차를 내세우고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르노삼성차는 하반기 내놓을 ‘뉴 SM7’이 상황을 반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7 콘셉트’를 기반으로 새롭게 디자인된 SM7 모델의 판매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며 “SM 시리즈의 인기가 높기 때문에 신차가 출시되면 판매량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인피니티가 2008년 ‘EX’ 모델을 처음 내놓은 지 3년 만에 변화를 준 2011년형 모델(사진)을 내놨다. EX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섞은 럭셔리 크로스오버 모델인데 2011년형으로 바뀌면서 가장 달라진 것은 바로 자동변속기다. 기존 5단에서 7단으로 업그레이드됐다. 7단으로 늘어나 속도에 따라 최적화된 가장 낮은 엔진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게 됐으니 당연히 연료소비효율(연비)은 높아졌다. 가속감도 더 부드러워졌지만 운전자가 힘을 원할 때는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인피니티 측은 “기존 모델에 비해 연비가 9.6%가량 높아진 L당 9.1km”라고 설명했다. 엔진은 V형 6기통 3.5L급을 넣어 최고출력 302마력, 최대토크는 34.8kg·m이다. 실제 도로에 나가 보면 부드럽고 조용하다. 변속기를 드라이브(D) 상태로 유지하면 도심 주행에는 고급세단 같은 느낌을 준다. 신호대기 등 정지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힘은 2% 아쉽지만, 일단 주행을 시작한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더 밟으면 주저 없이 속도계가 올라간다. 운전하는 재미를 더 느껴보기 위해 S(스포츠) 상태로 바꾸면 제법 민첩하게 변한다. 2011년형 EX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여성 운전자를 위한 배려다. 꼭 부드러운 곡선의 디자인이 아니더라도, 낮은 차체만 봐도 이 점이 눈에 띈다. SUV이지만 지면에서 차체 바닥까지의 높이가 150mm에 불과하다. 세단과 비슷한 높이이기 때문에 치마를 입은 여성도 별 어려움 없이 차에 탈 수 있다. 스티어링 휠도 부드럽게 작동해 여성 운전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 법하다. 또 차 주변의 상황을 360도 보여 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주차를 어려워하는 운전자라면 반색할 만한 시스템이다. 차량의 앞뒤, 좌우에 탑재된 4개의 카메라가 담아낸 영상을 7인치 컬러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 여기에 후진은 물론이고 시속 10km 이하로 전진할 때도 작동하기 때문에 전면 주차 시에도 도움이 된다. 다양한 편의 장치와 부드러운 주행 성능을 갖춰 세단과 SUV의 결합이라는 목표는 확실히 달성했다. 쏟아지는 여러 SUV 경쟁모델과 차별화하기 위해 타깃 층을 확실히 정한 ‘맞춤형 SUV’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다만 SUV의 활용성과 세단의 부드러움을 함께 느끼고 싶은 운전자인지, SUV 특유의 힘과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고 싶은 운전자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 3년 만에 새로운 자동변속기와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추고 등장했지만 가격은 바뀌지 않았다. 부가세 포함해 5680만 원.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1979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세계적으로 960만 대가 판매된 폴크스바겐의 대표 준중형 세단 ‘제타’의 신형 모델이 국내에 판매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일 6세대 신형 제타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5세대에 비해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과 성능에다 차체도 더 커져 신형 제타가 자사(自社) 인기 모델인 ‘골프’와 함께 국내 시장 공략의 쌍두마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신형 제타는 과거와 달리 ‘골프’와 완전히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개발돼 디자인과 성능이 세단으로 특화돼 있다”며 “모던한 디자인에 다이내믹한 성능까지 갖춰 동급 세그먼트와 대비해 우수하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 모델은 1.6TDI 블루모션과 2.0TDI 두 종류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1.6TDI가 105마력, 25.5kg·m이고 2.0TDI는 140마력, 32.6kg·m이다. 특히 1.6TDI는 연비는 L당 22.2km로 국내에서 팔리는 자동변속기 차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은 각각 3190만 원, 3490만 원.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완전히 달라진 신형 제타는 이미 400여 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졌을 정도”라며 “해치백은 골프가, 세단은 제타가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두산중공업은 1일 기존 발전(發電) BG(Business Group)의 EPC(설계·조달·시공) 부문과 건설 BG를 통합해 EPC BG로 재편하고 보일러, 터빈 등 기자재 부문을 담당할 파워 BG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했다. EPC BG장에는 김헌탁 건설 BG 해외플랜트총괄(부사장)이, 파워 BG장에는 서동수 발전 BG장(부사장)이 임명됐다. ◇두산중공업 △관리부문장 김명우 △파워 BG 파워관리총괄 이상규 △EPC BG 플랜트·건설영업 김용묵 △COO 직할 통합구매 이동윤 △COO 직할 VINA 법인장 류항하 △상무 정영칠 심재현 송상원 최진산 임명호 엄지붕 나운학 배현수 강성태 김복윤 ◇㈜두산 △상무 김희중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김석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소유할 때의 이점은 많다. 서울시내 남산 1·3호 터널을 지날 때 혼잡통행료 2000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은 반값이고, 연료소비효율이 높아 기름값도 적게 든다.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적은 것은 덤이다. 그동안 가격이 비싸서, 또는 실내가 좁아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사는 것을 망설였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가 됐다. 2000만 원대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차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 운행 중 엔진에 의해 충전되는 배터리를 갖추고 있는 자동차다. 엔진과 전기모터 중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동력으로 움직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2일부터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판매한다. 이미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기아 포르테 하이브리드가 판매되고 있지만 둘 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어서 실적은 저조했다. 이제 중형이면서 값도 비교적 싼 쏘나타와 K5가 나오면 국내 하이브리드 차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달아 엔진 출력 150마력, 전기모터 출력 41마력으로 최대 191마력의 힘을 낼 수 있다. 연비는 중형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좋은 L당 21.0km. 현대차는 이 차량에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종전 복합형에 비해 구조는 간단하지만 작은 모터 용량으로 구동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성능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때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아 보행자가 차량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다. 또 4.2인치 컬러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계기반, 버튼 시동, 자외선 차단 전면유리 등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K5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로, 엔진과 전기모터 등의 사양이 같다. 쏘나타나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입하면 저공해 차에 적용되는 각종 법적 세제혜택으로 개별소비세와 교육세(최대 130만 원) 및 취득세(최대 140만 원) 감면, 채권 및 공채매입 면제(최대 200만 원) 등의 이점이 있다. 원래 차량 값이 비싼 하이브리드지만 각종 세제 혜택을 더하면 비교적 싸게 살 수 있는 셈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자동으로 걸리며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로, 고속에서는 가솔린 엔진으로 구동해 불필요한 가스배출과 연료소비를 줄인다. K5 하이브리드의 CO₂ 배출량은 12만 km 주행 시 18.0t으로, 같은 배기량인 K5 2.0 가솔린엔진 수동변속기 모델보다 27% 적다. 이렇게 줄인 이산화탄소량은 30년생 소나무 1100여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것과 같은 양이다.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