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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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dew@donga.com

취재분야

2024-04-15~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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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軍, 이슬람복장 여대생 조준 사살

    이스라엘군이 비무장 상태인 10대 팔레스타인 여대생을 총으로 사살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23일 보도했다. 22일 오전 8시경 요르단 강 서안 헤브론 시내 슈하다 거리 인근 검문소에서 이스라엘군이 이슬람 전통복장 니깝으로 얼굴과 몸을 가린 여대생 하딜 살라 하슐라문 양(18)에게 여러 차례 총격을 가했다. 그는 과다 출혈로 숨졌다. 외신은 그가 헤브론 출신인 것 외에 자세한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슐라문 양이 군인 1명을 칼로 찌르려 했다. 테러범 대응 차원에서 실탄을 발사했고 곧바로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십 명의 목격자는 완전히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해당 군인이 아무 부상을 입지 않았고 총알이 하슐라문 양의 가슴을 정통으로 관통한 점으로 볼 때 군인이 그를 고의로 겨눴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목격자는 “군인들이 출혈이 심한 하슐라문 양을 병원으로 바로 옮기지 않고 약 30분간 도로변에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마침 현장에 있던 한 유럽 출신 인권운동가가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하슐라문 양은 단지 자신의 가방을 열어 그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데 돌연 군인이 ‘멈춰! 움직이지 말라고!’라고 소리치며 여러 발의 총탄을 발사했다”고 증언해 충격을 안겼다. 실제 공개된 여러 장의 사진에서는 하슐라문 양이 총격을 당하기 직전 총구를 겨눈 군인들 앞에서 흉기를 꺼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또 총격을 받은 그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의 선제공격 의사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데다 희생자가 비무장 소녀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의 아버지 살레 알 하슐라문 씨는 “군인들이 무고한 내 딸을 죽였다”고 절규했다. 이날 밤 서안지구 남부 쿠르사에서도 팔레스타인 남성 디야 압둘랄림 탈라마 씨(21)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숨졌다. 이스라엘은 “그가 군인들을 향해 폭발물을 던지려 했다”고 주장했으나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군이 비무장 상태의 그에게 총을 쐈다고 반박했다. 두 사건은 13일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모스크에 이스라엘 경찰이 진입하자 격분한 팔레스타인인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지 9일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특히 22일이 유대교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속죄의 날)’, 23일은 이슬람 주요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메카 성지순례가 끝난 후 시작되는 희생제)여서 양측 극단주의자에 의한 유혈사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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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고조

    미국 기준금리 동결로 진정되는 듯 했던 신흥국 화폐가치 하락세가 재연되면서 낙폭이 큰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외환위기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3일 보도했다. 22일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전일대비 1.89% 떨어진 달러당 4.0604헤알을 나타냈다. 1994년 헤알화 도입 후 사상최저치로 올해 들어서만 31.2%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 도 전일대비 0.69% 낮은 달러 당 4.3013링깃을 나타내 1998년 1월 당시 사상최저치 4.7700링깃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인도네시아 루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터키 리라화, 태국 바트화,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일제히 큰 폭 하락했다. 이들 나라의 CDS 가산금리도 연일 상승세다. CDS 가산금리는 국가나 기업이 부도날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CDS에 추가로 붙는 금리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브라질의 CDS 가산금리는 올해 초 대비 181bp(1bp=0.0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자국 정치 불안, 중국 경기둔화, 미 금리인상 불확실성을 신흥국 경제 불안 3대 요인으로 꼽는다. 대표적 예가 브라질이다. 지난해 말 재선에 성공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68)은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연루 의혹에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경제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의 국정운영에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71%에 달했다. 포브스는 “브라질이 그리스를 닮아가고 있다”며 “호세프 대통령이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를 못 채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퇴진 요구에 직면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62)는 미 법무부의 조사까지 받고 있다. NYT 등 미 언론은 21일 미 당국이 나집 총리의 의붓아들 리자 아지즈가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매하는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이로 인해 얻은 불법 차익이 나집 총리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권당의 연정 구성 실패, 쿠르드족 및 이슬람국가(IS)와의 유혈 분쟁을 겪는 터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63)의 15년 장기집권 피로 및 서방 경제제재로 국민 분열이 심한 러시아, 8월 수도 방콕 한복판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로 뒤숭숭한 태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한때 세계의 성장엔진이었으나 이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의 주 요인이 된 중국 경제도 좋지 않다. 중국 정부는 23일 9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7.0으로 집계돼 2009년 3월 이후 6년 6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제조업 경기의 바로미터인 차이신 지수가 50 이하이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중국 성장둔화는 예상보다 큰 위험”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중국 경제둔화를 이유로 22일 아시아 전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월보다 0.3%포인트 낮은 5.8%로 예상했다. 이는 2001년 4.9% 이후 14년 최저치다. 미국이 9월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여전히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신흥국에 악재다. 블룸버그는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만으로도 신흥국 통화가 급락하는데 실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 투자됐던 투자금이 고금리를 보장하는 미국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다수 신흥국의 경제구조 자체가 취약한 것도 문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흥국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규모는 167%에 달해 금융위기가 휘몰아친 2009년 1분기(115%)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신흥국 중앙은행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경기를 살리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이미 화폐가치 하락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통화가치 추가 하락만 부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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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와 가상전쟁 16戰16敗”

    미국 국방부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와 싸우는 전쟁 시나리오를 짰으며 이 시나리오에는 핵전쟁까지 포함됐다고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18일 보도했다.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한 지 넉 달 후인 지난해 6월 각각 미 공군과 육군의 의뢰를 받은 전쟁전략전문가 두 팀이 총 16개 시나리오를 수립해 ‘미-러 가상전쟁’을 실시한 결과, 미군이 포함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이 단 한 번도 러시아군을 이길 수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과정에 참여했던 데이브 오치마네크 전 미 국방부 전력개발담당 부차관보는 “나토 회원국의 국방예산 축소 및 이 지역에서의 미군 감축 등으로 나토군이 러시아군으로부터 발트 해 연안국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며 “현재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과 나토군 병력 전부를 발트 해 연안국에 파견하고 미 본토 기지에서 24시간 내 출동태세를 갖춘 제82공수 사단까지 동원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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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델 카스트로 前 의장, 남다른 아디다스 사랑 왜?

    피델 카스트로(89)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0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회동에서 입은 파란색 아디다스 운동복이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공식석상에서도 독일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 운동복을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나이키, 필라 등 다른 스포츠 브랜드 의상도 착용한 적이 있으나 2006년 장 출혈 수술 직후부터는 아디다스 옷만 입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카스트로 전 의장은 올해 5월 아바나를 찾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날 때는 검은색 아디다스 운동복을, 올해 4월 베네수엘라 대표단을 만날 때는 짙은 파란색 아디다스 운동복을 입고 등장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아바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때는 흰색 운동복을 입었다. 2013년 7월 파나마 운하에서 북한 선박에 실린 쿠바 무기가 압수당했을 때도 역시 흰색 옷을 입고 TV 카메라 앞에 서서 “이 사건은 조작됐다”고 외친 바 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의 남다른 아디다스 사랑은 그가 소문난 야구광인 것과 무관치 않다. 아디다스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 쿠바 대표팀을 후원했기 때문. 또 미국과 오랫동안 대립해온 쿠바의 상황 또한 미국 브랜드 나이키보다 독일 브랜드 아디다스를 선호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한편 가디언은 서민적인 카스트로 전 의장의 의상과 달리 이날 교황이 집전한 미사에 참관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62)의 패션은 지나치게 화려해 위화감을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교황의 출신국인 아르헨티나 대통령 자격으로 이날 미사에 참관했다. 이날 그가 든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손가방의 가격은 무려 2만2000달러(약 2552만 원)에 달해 “부(富)가 인간의 영혼을 가난하게 만든다”는 교황의 설교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하정민기자 dew@donga.com}

    •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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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주간지 “한국 대치동, 학원 들어가기 위한 ‘새끼학원’ 까지 등장”

    사교육 열풍에 신음하고 있는 한국에서 ‘유명 입시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학원’ 즉 새끼 학원까지 등장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9일 보도했다. 한국 사교육의 메카인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학원들은 자체 입학시험을 치른다. 점수가 낮으면 돈을 내도 이 학원에 들어갈 수 없다. 유명 학원의 입학 시험을 도와주는 학원, 이른바 ‘새끼 학원’이 등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새끼 학원의 마땅한 번역어를 찾지 못한 이코노미스트는 ‘sekki hagwon’이란 다소 우스꽝스럽게 들리는 한글 발음을 고스란히 영어로 옮겼다. 새끼 학원에 다닌다는 것은 대치동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 때문에 새끼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이 사실을 숨기고 새끼 학원 또한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명 학원에 진학한 후에도 새끼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여전히 많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유명 학원의 강도 높은 선행학습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버거워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은 일주일에 2번 정도 새끼 학원에 가서 선행학습을 받기 위한 공부를 한다. 아직까지 새끼 학원은 대치동에만 국한된 현상이지만 많은 한국 시민단체들은 새끼학원 유행이 조만간 대치동 밖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14년 한국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은 18조 원(약 150억 달러)로 전체 가계소비의 10%가 넘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집계한 GDP 대비 사교육비 지출 비중에서도 한국은 약 0.8%로 OECD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0.3%), 일본(0.2%) 등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하정민기자 dew@donga.com}

    •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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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유럽 대기업, 로마제국 말기 닮아가”

    미국과 서유럽 대기업이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정점을 찍고 쇠퇴한 로마제국 말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9일 분석했다. 컨설팅회사 매킨지가 세계 42개국에서 연매출 2억 달러(약 2320억 원) 이상인 대기업 3만 개를 분석한 결과 2013년 이들의 세후순이익이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인 7조2000억 달러(약 8352조 원)에 달했다. 1980년의 7.6%에서 2.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순이익의 67%가 서구 대기업으로부터 나왔을 정도로 이들의 비중이 막대했다. 하지만 매킨지는 서구 대기업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7.9%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다국적기업 수가 1990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대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것. 현재 북미 기업의 투하자본순이익률(ROIC) 변동성은 1980년보다 60% 증가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기업들의 추격도 서구 대기업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미 경제 주간지 포천의 500대 기업 순위에서 신흥국 기업의 비중은 1980년 5%에서 현재 26%로 늘었다. 각국 정치 환경이 서구 대기업에 적대적으로 변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각각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 노선은 많이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미 대기업의 조세 회피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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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가리 국경 열어라… 제2의 알란 원하는가”

    “음식도 필요 없다. 국경을 열어라.” “우리가 제2의 알란 쿠르디(지중해 건너다 익사한 세 살짜리 시리아 꼬마)다.” 14일 헝가리가 난민을 막는다며 세르비아와의 국경을 봉쇄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인근의 난민 수천 명이 절망에 빠졌다고 BBC 등이 15일 일제히 보도했다. 헝가리는 이날 주요 난민 유입통로인 남부 뢰스케의 세르비아 국경지대 전 구간(175km)에 4m 높이의 철책을 설치했다. 헝가리 정부는 “14일 하루에만 9380명이 들어왔다. 세르비아가 난민을 통제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며 국경 폐쇄 이유를 밝혔다. 헝가리 경찰은 16일 철책을 넘어 입국한 난민들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헝가리는 동부 루마니아 국경지대에도 철책을 세울 계획이다. 철책 앞에 운집해 있던 난민들은 자선단체로부터 받은 음식과 물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상당수 난민은 국경 개방을 외쳤고 일부는 단식투쟁에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진을 들고 “살려 달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리아 알레포에서 온 사아드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에서 쿠르디 가족과 같은 숙소에 묵었다. 우리는 시리아에서도, 이곳에서도 죽어가고 있다. 우리를 받아주지 않으면 우리가 제2의 알란이 된다”고 호소했다. 17세 아프가니스탄 소년 바시르 군은 “14일 밤이 유달리 추워 견디기 힘들었다. 어린아이들은 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우회로를 택한 일부는 서부 크로아티아 국경지대로 이동하고 있다. 이곳은 1990년대 초 크로아티아 독립전쟁과 발칸반도 분쟁 등으로 5만 개의 지뢰가 매설된 ‘죽음의 땅’이다. 내전 종식 후에도 500명이 지뢰로 숨져 난민들의 희생이 우려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총리는 16일 “크로아티아는 난민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독일로 가는 것도 돕겠다”고 밝혔다. 헝가리를 향한 비난도 빗발쳤다. 유엔난민기구는 “철책은 냉전시대 공산국가에 있던 ‘철의 장막’과 같다”고 비판했고,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도 “추잡하고 가혹하다”고 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21세기 유럽에 철책을 설치하다니 믿기 어렵다. 인간 존엄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메르켈 총리는 15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를 열자”고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EU 내무장관들은 14일에 이어 22일 2차 회동을 갖는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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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총리직 거머쥔 턴불, 재산 1569억원 억만장자

    14일 호주 집권당인 자유당 대표 선거에서 맬컴 턴불 통신장관(61·사진)이 2013년 9월부터 2년간 집권 중이던 토니 애벗 총리를 55 대 44로 누르고 새 호주 총리가 됐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현지 언론은 총리 교체와 관련해 경제 침체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발 경제위기로 원자재를 중국에 수출해 오던 호주 경제는 큰 타격을 입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0.2%에 그쳤고 호주달러 가치는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턴불 총리의 선출은 그가 금융과 법에 능통한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라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 1954년 시드니에서 출생한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편부 가정에서 자랐지만 본인의 힘으로 1억3300만 달러(약 1569억 원)의 재산을 모았다. 시드니대 법학과와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했고 변호사가 되기 전 기자와 투자은행가로도 활동했다. 1986년 차린 법률회사로 큰돈을 벌었고 2004년 정계에 입문해 환경장관, 자유당 대표 등을 지냈다. 그는 취임 일성에서 “경제를 되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턴불 총리는 강경 보수파인 애벗 전 총리와 달리 톡톡 튀는 자유주의자로 유명하다. 가톨릭 신자이지만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호주가 영연방에서 탈퇴해 공화제를 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이용해 젊은이들과의 소통에도 능하다. 기후 변화에 관심이 많은 그는 당적에 관계없이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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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슨부터 오바마까지… 그의 양복을 입었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부터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까지 9명의 미국 대통령 양복을 만든 프랑스 출신 양복 재단사 조르주 드 파리(사진)가 13일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서 별세했다. 향년 81세. 1934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 초 미국인 여자친구와 사랑에 빠져 워싱턴으로 건너왔다. 하지만 도착 직후부터 둘의 사이는 삐걱거렸고 여자친구는 그의 전 재산 4000달러를 들고 사라져버렸다. 아는 사람도 없고 영어도 잘 못했던 드 파리는 9개월간 노숙자 신세로 백악관 근처 공터와 공원에서 잠을 자며 구걸로 생계를 이어갔다. 우연히 언어가 통하는 프랑스 출신 캐나다인을 만나 그의 양복점에서 일하며 드 파리의 인생이 바뀌었다. 드 파리의 양복을 마음에 들어 했던 오토 패스먼 루이지애나 주 하원의원이 그를 린든 존슨 당시 부통령에게 소개한 것. 그는 1963년 11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로 존슨 부통령이 대통령이 된 후부터 미 대통령들의 옷을 전담 제작해 왔다. 9명의 대통령 중 그가 좋아했던 사람은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드 파리는 “두 사람은 친근하고 사교적이었으며 옷감의 질과 장인의 노력을 치하할 줄 알았다”고 평가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해선 “항상 다정했고 늘 미국이 좋으냐고 묻곤 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까다롭고 요구 사항이 많았으며 나의 존재를 무시했다”고 혹평했다. 백악관 인근에 위치한 그의 양복점은 대통령은 물론 상원의원 등 정계 거물과 그 가족이 선호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그는 한 벌에 약 3000달러(약 354만 원)를 받고 옷을 만들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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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양심 걷어찬 헝가리 기자의 발길질

    8일 헝가리의 한 젊은 여성 카메라기자가 난민에게 발길질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그와 헝가리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은 8일 헝가리 극우정당 요비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방송사 N1TV의 라슬로 페트러 기자가 세르비아와 인접한 국경지대 뢰스케 난민수용소에서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시리아 난민을 촬영하다 이들을 발로 차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약 20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서 기자는 한 손에 아이를 안고 도망가는 장년 남성의 발을 고의적으로 걸어 넘어뜨리고 다른 아이 두 명에게도 거센 발길질을 했다. 넘어진 남성이 신음하며 항의했지만 기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했다. 이 동영상은 함께 현장에 있던 독일 방송기자 슈테판 리히터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를 공개해 알려졌다. N1TV는 이날 오후 “라슬로를 해고했다”고 밝혔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헝가리 야당은 라슬로를 폭력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5년형을 받는다. 오스트리아 등 7개국과 국경을 접한 내륙 헝가리는 터키와 발칸 반도를 거친 중동 난민들이 독일 등 서유럽으로 넘어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어서 많은 난민이 몰려들고 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온 난민은 14만 명으로 지난해 전체 4만3000명보다 3배 이상으로 많다. 2010년부터 집권해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52)는 유럽연합(EU) 지도자 중 난민 수용에 가장 소극적이다. 그는 최근 세르비아와의 국경선에 높이 4m, 길이 175km의 3중 철조망 장벽을 설치하기 시작했고 경찰 3000명을 국경에 상시 배치했다. “무슬림 난민 때문에 유럽 기독교 전통이 훼손되고 있다” “난민은 위험에 처한 망명자가 아니라 안락한 독일식 삶을 원하는 이민자다” 등 난민 비하 발언도 일삼았다. 외신들은 “오르반은 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라고 비판했다. 헝가리의 이런 태도는 일자리 및 민족 정체성과 많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헝가리에 거주하는 15∼64세 외국인 취업률은 67.9%로 같은 연령대 헝가리인 취업률 58.2%보다 높다. 반면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독일은 외국인 취업률이 독일인 취업률보다 6%포인트 낮은 데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내심 난민 유입이 숙련 근로자 부족난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헝가리가 유럽에서 드물게 인종, 종교적 동질성을 지닌 나라라는 점도 난민 수용을 소극적으로 만든다. 인구 987만 명의 83.7%가 마자르족이며 종교도 개신교(52.9%), 가톨릭(37.1%), 칼뱅교(11.1%)로 절대 다수가 기독교다. 이미 500만∼600만 명의 무슬림 인구가 생활하고 있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과 대조적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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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계, 교황 둘러싸고 ‘보혁 갈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미국 방문(22∼27일)을 앞두고 가톨릭 보수파와 진보파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2013년 3월 취임 후 동성애, 이혼, 무신론, 낙태 등 가톨릭의 여러 금기를 포용할 뜻을 밝힌 교황에 대한 보수파 사제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 교황에게 가장 반기를 든 인물은 미국인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67)이다. 보수적인 미 중북부 위스콘신 주에서 태어난 그는 세인트루이스 대교구장, 교황청 최고법원 대심원장 등을 지낸 교회법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10월 교황이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를 열어 가톨릭이 2000년간 죄악으로 치부해 온 동성애를 받아들일 뜻을 밝히자 거세게 항의하다 교황의 눈 밖에 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 달 뒤 그를 지중해의 외딴섬 몰타에 있는 몰타기사단 사제로 보내버렸다. 이탈리아 볼로냐 교구를 이끄는 카를로 카파라 추기경도 대표적인 교황 반대파이다. 그는 “교황이 이혼하거나 재혼한 사람들에게 가톨릭이 포용해 줄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논란 자체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시카고 교구의 블레이즈 수피치 대주교는 WP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여러 이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의 장을 열어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미 언론들은 2008년 베네딕토 16세 이후 7년 만에 미국 땅을 밟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기 위해 미국 사회가 분주하다고 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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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초 금속활자는 한국의 직지”… 반크 여대생, 세계적 출판사 오류 시정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는 7일 반크 한국문화유산 홍보대사 6기인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2학년 류지은 씨(21·사진)가 세계 최대 교과서 출판사인 돌링 킨더즐리의 웹사이트(www.dk.com/uk/dkfindout)에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이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라고 돼 있는 것을 보고 출판사에 시정을 요구해 한국의 직지심체요절로 바꿨다고 밝혔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세계 최초 금속활자는 1377년 한국에서 만들어진 직지심체요절’이라고 적혀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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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 아웃사이더 돌풍… 美대선정국 ‘분노의 지배’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와 버니 샌더스(민주당)에 이어 또 다른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후보(공화당·사진)가 미국 대선 정국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 현지 언론은 기성 워싱턴 정치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가 역대 어느 미 대선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분출된 결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앵그리 아메리칸(Angry American)’이 미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는 것.○ 트럼프에 이은 또 다른 아웃사이더 카슨 미 몬머스대가 지난달 27∼30일 아이오와 주의 공화당 성향 유권자 405명을 상대로 실시해 지난달 3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슨은 23%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아이오와 주는 내년 2월 1일 미국에서 대선 주자 선출을 위한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곳이다. 또 다른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칼리 피오리나 전 HP 최고경영자(CEO)도 10%를 얻어 트럼프와 카슨의 뒤를 이었다. 반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5%,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9%를 얻는 등 기성 정치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공화당원들의 불안감 증폭 미 언론은 이 같은 이변이 달라진 정치 지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 아웃사이더들의 약진은 미 유권자 구성이 점점 더 민주당에 유리한 쪽으로 변하는 데 대한 공화당원들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 동·서부 해안 대도시는 민주당, 중남부 소도시는 공화당이 우세였다. 그런데 금융위기 등으로 일자리와 소득이 줄자 대도시에 살던 민주당 지지층이 물가가 싼 공화당 주(州)로 이동하면서 전통적인 레드 스테이트(red state·공화당 지지주)가 줄어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인구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민주당 텃밭인 뉴욕 주에서 태어나 살던 미국인 2000만 명 중 무려 16.7%가 남부로 이동했다. 50년 전만 해도 4%에 불과했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하던 노스캐롤라이나 주만 해도 현재 전체 인구의 41%가 민주당 지지주(blue state)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39%), 유타(34%), 조지아(30%) 등도 마찬가지다. 수도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 주는 원래 보수 성향이 강했지만 워싱턴에 일자리를 보고 몰려든 민주당 성향의 북동부 출신 젊은이들로 인해 민주당 지지 주로 바뀌었다. 블룸버그는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이른바 ‘리포미콘(reformicon)’ 움직임을 주목했다. 리포미콘은 ‘개혁(reform)’과 ‘보수주의(conservatism)’의 합성어로 이민법, 최저임금 인상, 동성결혼, 남부기 퇴출 등 핵심 현안에서 공화당이 진보 색채를 가미하는 현상을 말한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인종주의의 상징인 남부기를 퇴출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공화당 대선주자 중 강경파로 꼽히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이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연설 주제로 삼는 것이 대표적이다.○ 확산되는 기성 정치 혐오 미 대선은 아직 1년이나 남아 있지만 요즘 미국 언론은 “누가 됐든 ‘워싱턴 아웃사이더’가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앞서 언급한 몬머스대 조사에서 ‘워싱턴 밖 인물이 집권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6%로, ‘기성 정치인이 집권해야 한다’(23%)는 응답보다 3배가량 많았다. 아이오와 주도 디모인 시의 현지 매체인 ‘디모인 레지스터’가 블룸버그와 공동으로 실시해 지난달 30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도 공화당 지지자의 91%, 민주당 지지자의 82%가 현 정치권에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의 29%, 민주당 지지자의 22%는 현 정치권에 ‘미치도록 화가 난다(Mad as Hell)’고 답해 여야를 불문하고 미 대중의 정치 혐오가 극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예외가 아니다. 디모인 레지스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아웃사이더 버니 샌더스와의 지지율 격차가 5월 57% 대 16%에서 37% 대 30%로까지 좁혀졌기 때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선거자금 모금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 이마드 주베리(45)가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고도 법무부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최근 포린폴리시 보도로 궁지에 몰렸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하정민 기자}

    •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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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콕테러 용의자 체포… 위조 터키 여권 소지

    이달 17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방콕 폭탄테러범은 국내 반정부 세력이 아닌 위구르계 중국인인 것이 유력해졌다. 태국 경찰은 29일 방콕 테러의 유력 용의자로 터키인이나 위구르계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아뎀 카라다그 씨(28·사진)를 체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카라다그 씨는 17일 방콕의 유명 관광지 에라완 사원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20명을 숨지게 하고 130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태국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30분경 방콕 동부 농촉 지구에 있는 아파트를 급습해 그를 붙잡았다. 그의 방에서는 폭탄을 제조하는 재료와 기구가 다량 발견됐다. 특히 에라완 사원 폭발에 쓰인 지름 0.5mm짜리 볼베어링(마찰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기계 부품)도 있었다. 농촉 지구는 이슬람계 태국인의 집단 거주지이다. 체포 당시 그는 위조된 터키 여권을 갖고 있었다. 카라다그 씨의 정확한 국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지난달 태국 정부가 태국에 밀입국했던 중국 신장 지역 출신 위구르족 109명을 중국에 강제 송환한 점, 위조 여권을 소지했다는 점에서 터키인 혹은 위구르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그가 터키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회색 늑대들’ 소속이라는 관측도 제기했다. 솜욧 뿜빤무앙 태국 경찰청장은 “용의자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전문 테러리스트는 아니다”라며 “자신의 동료를 위한 개인적 복수심에 불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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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고령화 때문에… 늘어나는 유령 주택

    일본의 급속한 고령화로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주택(ghost home)’이 800만 채에 달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유령 주택 주인들은 대부분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집을 물려받아 살다가 늙어버린 노인들이다. 거주하지 않으려면 집을 팔아야 하는데 집들이 워낙 낡은 데다 일본 사회 자체가 신규 주택 매입 수요가 줄어 그냥 방치해둔 집들이다. 철거를 하고 싶어도 소득이 없다 보니 우리 돈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철거비를 마련하지 못해 헐지도 못한다. 실제 유령 주택의 절반인 400만 채가 매매와 거주가 불가능한 폐가라고 NYT는 전했다. NYT는 과거 빈집 문제가 시골과 지방 소도시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도쿄 인근 요코스카(橫須賀) 시처럼 대도시 옆 위성도시에서조차 두드러지고 있다며 요코스카를 일본판 ‘디트로이트’에 빗댔다. 1950년대 미국 4대 도시였던 디트로이트는 자동차산업의 몰락과 함께 세수가 급감해 2013년 미 지자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부채 180억 달러)을 맞았다. 한때 180만 명이던 인구는 68만 명으로 줄어 2014년 기준 디트로이트 도심 건물의 30%에 달하는 7만8500채가 폐허가 됐거나 폐허 일보 직전이다. 요코스카 같은 일본의 외곽도시 공동화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본 인구 1억2700만 명의 25%가 65세 이상 고령자이며 향후 50년간 인구가 지금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도 매년 80만 채의 주택이 새로 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네야마 히데타카 후지쓰연구소 연구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20년 후 일본 전체 주택의 25%가 빈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오니시 다카시 일본학술회의 의장도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겹치면 빈집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도, 도로, 전기 등 모든 사회기반시설이 유지가 안 된다”며 도시 전체가 유령 도시로 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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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 타깃된 유럽열차… ‘담장없는 국경’ 도마에

    21일 프랑스와 벨기에가 공동 운영하는 탈리스 고속열차에서 테러 시도가 있은 후 유럽 테러 대응 공조체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 보도했다. 특히 엄격한 보안심사가 이뤄지는 공항과 달리 감시가 느슨한 철도 체계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주로 사용하고 보안이 취약한 철도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대표적인 ‘소프트 타깃(쉬운 공격 목표)’으로 꼽힌다. 이번 테러를 시도한 모로코인 아유브 엘 카자니(26)도 프랑스와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잠재적 위험인물로 지목받아 왔다. 하지만 유력 테러 용의자인 그가 커터 칼, 소총, 권총, 탄창 9개 등 무려 200명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지닌 채 아무런 제재 없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프랑스 파리행 고속철에 탑승했다는 점이 충격을 안겼다. 현재 유럽에서 제대로 된 이용자 및 수하물 검사 체계를 갖춘 철도는 스페인의 일부 고속철과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유로스타뿐이다. 나머지는 감시 카메라, 사복 경찰, 폭탄 탐지견 등 최소안의 보안 체계도 갖추지 못했다. 유럽 각국이 특히 불안에 떠는 이유는 이번 테러를 포함해 21세기 유럽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가 모두 철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각각 200명과 57명의 사망자를 낸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테러, 2005년 영국 런던 테러 모두 도심 한복판의 지하철역에서 발생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매일 4000만 명의 승객이 10만 대의 각종 기차를 탄다. 3000개의 기차역을 보유한 프랑스에서만 매일 각각 300만 명과 100만 명이 교외철도와 고속철을 이용한다. 장샤를 브리자르 프랑스 테러분석센터장은 “카자니가 기차를 선택한 이유도 보안이 허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안보 전문가 베르트랑 모네 씨도 “매일 수백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유럽 철도 체계는 사실상 테러에 무방비 상태”라며 “모든 사람이 ‘나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은 유럽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하는 국경자유통과협정(솅겐 조약)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1995년 발효된 솅겐 조약에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다수,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총 26개국이 가입해 있다. 조약 가입국 국민은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가입국을 오갈 수 있으며 여권 없이 자국 신분증만으로도 항공기 등에 탑승할 수 있다. 솅겐 조약 수정 요구도 커지고 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테러 직후 “유럽이 국제열차 내 검문검색 및 수하물 검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4일 크리스티안 위건드 EU 집행위 대변인은 “조약을 변경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탈리스 고속열차 테러범을 제압한 3명의 미국인 스펜서 스톤(23), 앨릭스 스칼라토스(22), 앤서니 새들러 씨(23)와 영국인 크리스 노먼 씨(62)에게 최고 권위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파리=전승훈 특파원}

    •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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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크빛 性혁명 시작?… 의학계서는 효과 논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일 사상 최초로 ‘여성 성욕저하 장애 치료제’를 간판으로 내건 ‘애디(Addyi)’의 판매를 승인했다. 1998년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출시된 후 17년 만에 여성 전용 성기능 개선제가 등장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 제약회사 스프라우트가 내놓은 애디는 충동자극 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는 대신에 성욕을 감퇴시키는 세로토닌 분비를 줄이는 제품이다. 분홍색 알약이어서 ‘핑크색 비아그라’로도 불리며 원래는 플리반세린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다. 10월 17일부터 시판된다. 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된 애디는 혈관 확장을 자극하는 비아그라와 달리 뇌에 작용한다. 회사 측은 감정조절 및 상황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지만 복용 후 발기처럼 눈에 띄는 신체적 변화가 없기 때문에 반대론자들은 의학적 효과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요 타깃은 젊은 여성보다 성욕이 급속히 감퇴하는 폐경 전 여성이다. 성욕 감퇴를 느끼는 여성이 알약 1개를 최소 2개월 이상 1일 1회 복용해야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한 달 치 가격은 비아그라와 비슷한 350∼400달러(약 41만3000∼47만2000원) 선이다. 비아그라는 성관계 직전에 먹으면 되지만 애디는 몇 달간 매일 복용해야 하고, 약을 먹는 동안 음주나 항진균제 및 피임제 복용도 금지된다. 까다로운 조건이 많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을지는 미지수이다. FDA는 기절, 저혈압, 오심, 피로, 불면증 등 부작용 우려 때문에 두 차례 애디의 승인을 거절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6월 FDA 자문위원회가 “위험성보다 유익성이 더 크다”고 긍정적 의견을 내놓은 후 상황이 급변했다. 여성단체들이 “비아그라가 개발 2년 만인 1998년 단번에 FDA 승인을 받은 반면에 애디가 계속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은 여성의 성욕에는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성차별적 발상”이라고 주장하며 여론몰이를 한 것도 주효했다. 전문가들은 애디 같은 여성용 성기능 촉진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성욕 저하로 고민하는 여성이 200만 명이 넘는다. 이를 위한 각종 치료제 시장 규모도 연간 20억 달러(약 2조36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비아그라 판매액이 16억9000만 달러(약 1조9942억 원)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용 시장 규모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제약회사 팔라틴은 플리반세린처럼 장기 복용이 아니라 비아그라처럼 필요할 때마다 복용하는 브레멜라노티드를 2018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애디를 개발한 스프라우트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비아그라를 개발한 초대형 제약회사 화이자가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이 회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에 있으며 직원 31명이 일하는 초소형 비상장 회사다. 독일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2010년 FDA 승인에 실패해 사업을 접자 개발 권리를 인수한 후 4년 만에 FDA 승인을 얻는 대박을 쳤다. 스프라우트 최고경영자(CEO)인 신디 화이트헤드(사진)는 뛰어난 미모에 분홍색 옷과 장신구를 항상 착용하고 다녀 ‘걸어 다니는 애디 광고판’으로 불린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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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용 비아그라’ 플리반세린, 이번 주 美 FDA 승인 받을 것”

    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는 성기능 개선제 플리반세린(flibanserin)이 이번 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보도했다. 남성용 성기능 촉진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각각 1998년과 2003년에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여성용 성기능 개선제가 승인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제약회사 스프라우트가 2010년 개발한 플리반세린은 충동 자극 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분비를 늘려 여성의 성적 욕구를 높여주는 약품이다. 1일 1회 복용해야 하며 분홍색 알약이라는 독특한 외형 때문에 ‘핑크색 비아그라’로도 불린다. 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된 플리반세린은 혈관 확장을 자극해 생식기에 직접 작용하는 비아그라와 달리 뇌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플리반세린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비아그라 때보다 훨씬 높았다. FDA가 과거 두 차례 플리반세린의 승인을 거절한 것도 기절, 저혈압, 오심, 피로, 불면증 등 각종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6월 FDA 자문위원회에서 참석자 24명의 75%에 달하는 18명이 “플리반세린의 위험성보다 유익성이 더 크다”며 긍정적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번에는 FDA의 승인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FDA가 연거푸 플리반세린의 승인을 거부한 후 미 여성단체들이 “FDA의 결정이 여성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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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침략전쟁 진정으로 사죄해야”… 美는 “환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미국은 ‘과거사 반성 표현’을 환영하는 논평을 낸 반면 중국은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평했다. 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그 속내를 파악하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았다. 미국 정부는 이날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베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끼친 고통에 대해 깊은 반성을 표현한 것과 과거 정부의 담화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국제 평화와 번영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도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에 대해서 아베 자신의 새로운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아사히신문도 “아베 총리의 생각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본보에 보내온 e메일 논평을 통해 “역사를 회피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 담화는 본제를 벗어나 지엽으로 흘렀다”고 비판했다. 데니스 헬핀 존스홉킨스대 방문교수는 “‘전후 세대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은 역사에 대한 이해 부족 탓”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영문판은 “아베의 물타기 사과(watered-down apology)는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시도하면서 ‘언어적 트릭’으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는 이날 아베 담화에 대해 “무엇을 사과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무엇을 대상으로 무엇 때문에 (사과를) 하는 것인지가 불명확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하정민 기자}

    • 201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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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위안화 사상 최대폭 기습 평가절하… 금융시장 출렁

    중국이 11일 위안화 가치를 기습적으로 대폭 절하했다. 자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위안화 가치의 인하는 당장 국내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키우면서 향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위안화 가치 사상 최대 폭 전격 인하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1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일보다 1.86% 높은(위안화 가치 하락)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일일 기준 사상 최대 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다. 런민은행은 이날 성명서에서 “중국의 계속된 무역흑자로 위안화 가치가 실제보다 다소 높아졌다”며 “이는 시장의 기대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은 매일 기준 환율을 고시한다. 전문가들은 수출 급감과 경기 둔화를 우려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 들어 잇달아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결국 환율에 손을 댔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 줄며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민은행의 파격적인 행보는 수출을 떠받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앞으로도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 경제에는 득실 엇갈려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기본적으로 중국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국 기업 간 기술력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기 때문에 중국 기업의 수출채산성 개선은 거꾸로 국내 기업의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예전에는 중국이 수출이 잘되면 우리가 수혜를 보는 구도였지만 이젠 양국 간에 경쟁 상품이 많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한국 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환율 카드’까지 꺼냈다는 것은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한국 경제에 큰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다만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 경제가 회복할 수 있다면 한국 경제에 결국 득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중국 경제가 다시 호전될 수 있다면 한국에도 전반적으로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위안화 가치 하락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리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동반 급락할 수 있어 외환시장 불안을 더욱 키울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jarrett@donga.com·하정민 기자}

    • 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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