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컴퓨터 놔두고 누가 스마트폰으로 다운(내려받기)을….” 배우 원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마트폰에 영화가 내려받아져 있다. SK텔레콤의 4세대(4G) 통신망 광고의 한 장면이다. 통신환경이 변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마저 스마트폰이 책상 위의 컴퓨터를 능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광고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를 보는 PC업계는 불편하기만 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대변되는 ‘내 손안의 PC’ 시대가 책상 위의 전통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5년 안에 PC는 사라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과 관심에서 멀어진 PC 업체들과 인텔과 같은 중앙처리장치(CPU) 회사들은 살아남기 위한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저물어가는 PC시대, 튀어야 산다 PC 시장은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보다 더 빠르게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2분기(4∼6월)에 PC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2.3% 성장에 그쳤다. 아이패드의 고향 미국에서의 PC 판매량은 아예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보다 5.6% 덜 팔렸다. 가트너의 기타가와 미카코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소매점들이 PC 주문에 신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온통 태블릿PC와 스마트폰에 쏠려 있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PC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체 PC 출하량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노트북은 2008년부터 연평균 20%씩 성장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성능이 다소 떨어져도 가볍고 싸서 잘 팔렸던 넷북은 아이패드와 붙어 완패했지만 노트북 전체로 보면 여전히 데스크톱 PC를 대체할 정도로 수요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이에 삼성전자는 신소재, LG전자는 얇은 테두리(베젤)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며 국내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내 노트북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올 초 항공기 소재로 만든 시리즈9이 상반기 목표치를 뛰어넘자 하반기에 전략 프리미엄 노트북을 새롭게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제품은 독일 최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첫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울트라북, 올인원…틈새전략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며 시장을 지키려 애쓰는 곳도 있다. PC의 CPU를 지배해온 인텔은 최근 ‘차세대 PC’를 ‘창조’할 것임을 강조하며 ‘울트라북’을 소개했다. 인텔의 션 멀로니 수석 부사장은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터박람회 컴퓨텍스에서 “2012년 말에는 소비자 노트북 시장의 40%를 ‘울트라북(Ultrabook)’으로 불리는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가 점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트라북은 2cm 안팎의 두께에 태블릿PC보다 보안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말한다. 가격대는 1000달러 안팎으로 태블릿PC보다 다소 비싼 수준으로 인텔은 아수스와 함께 올해 말경 새로운 울트라북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올인원 PC’도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다. 가격은 데스크톱PC와 비슷하지만 본체가 아예 없다. 본체에 들어 있던 부품이 모두 모니터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HP는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PC 화면에서 스마트폰처럼 손끝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LG디스플레이가 연구원, 엔지니어 등의 전문성과 경험을 살리기 위해 정년이 넘어도 예전과 똑같은 직급과 연봉을 보장하며 일하게 하는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를 도입한다고 3일 밝혔다. 정년퇴직한 인력을 재고용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사규에 정년연장제도를 명시한 기업은 드물다. LG디스플레이의 연구개발(R&D) 인력과 공정 및 장비 엔지니어들은 정년인 만 58세가 되는 시점에 해당 조직 인재개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연장근무제도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렇게 선발된 전문기술 인력은 3년 단위로 재계약한다. 직급, 직책, 호칭, 연봉 등 정년 때의 처우와 혜택이 그대로 유지되고, 정년을 넘어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줄이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와 다르다. 이원장 LG디스플레이 인사기획팀 차장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 기술 회사는 우수한 R&D 인재를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며 “연구원들이 고용불안 없이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고안해냈다”고 말했다. 고용불안 때문에 안정된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민간기업으로 오기를 꺼리는 박사급 인재가 많은데,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년 후 연장근무제를 고안했다는 얘기다. 새로운 아이디어만큼이나 기술축적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인재를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회사 측은 올해 첫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 선발 대상자는 10명 안팎으로 많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R&D 인력에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 밖에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대학 강의도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안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글로벌 컴퓨터 프로세서 제조업체 AMD는 AMD코리아의 대표로 이 회사 삼성 글로벌전략어카운트팀 권태영 지사장(46·사진)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호주에서 갤럭시탭 10.1 못 판다?’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와 시넷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이같이 보도했다. 애플이 지난달 28일 호주 법원에 삼성전자의 새로운 태블릿PC인 갤럭시탭 10.1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내용이었다. 블룸버그 등은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 소송이 해결될 때까지 갤럭시탭 10.1 판매를 중지하고, 애플이 패소하면 삼성전자가 입은 손실을 보상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은 해외 모바일 커뮤니티 등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완벽한 오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일 “단 한 차례 심리가 열렸을 뿐, 갤럭시탭 10.1을 팔지 말라는 법원의 명령은 없었다”며 “예정대로 이달 중순께 호주시장 맞춤형 갤럭시탭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호주 판사의 권고에 따라 애플은 삼성의 호주 맞춤형 갤럭시탭 10.1을 미리 받아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소송전은 4월 15일 애플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됐다. 삼성이 아이폰의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 등을 베꼈다는 게 애플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도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맞소송으로 대응해 현재까지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20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특허침해소송은 앞으로 ‘판매금지’ 신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의 애플 측 변호사인 스티븐 벌리 씨는 “호주를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도 삼성의 신제품 갤럭시탭이 판매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와 갤럭시탭 10.1 등 신제품을 내기 시작하자 애플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허소송보다 단기간에 삼성 제품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판매금지가처분신청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성장을 견인하며 빠르게 애플을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1일 2분기(4∼6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시장점유율이 48%로 애플의 iOS 19%와 차이를 벌리고 있다고 밝혔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KT&G △마케팅본부 마케팅기획부장 조남웅 △전략기획본부 PMI팀장 이문봉 △〃 사업관리부장 주섭종 △북서울본부 마포지점장 임왕섭 ◇외환은행 △외국고객영업본부장 신현승 △캐나다한국외환은행 법인장 정청원 ◇IBK투자증권 ▽지점장 △일산 송돈규 △타임스퀘어센터 김형도 △압구정 허용견 △반포 이창현 △영업부장 유정섭 ◇LIG손해보험 △대구고객지원센터장 이현주 △강남〃 신용인 △강남GS2지역단장 김동복 △부산GS〃 김장현 △창원〃 조원진 △성남〃 전점식 △대구〃 문종훈 △개인융자팀장 김재현 △마케팅전략〃 이영찬 △장기마케팅〃 성열홍 △GS지원〃 장형 △대구본부지원〃 김지반}

올해 2분기(4∼6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 HTC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고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모토로라, 노키아, 리서치인모션(RIM) 등은 부진한 실적으로 순위가 크게 흔들렸다.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 4조5480억 원, 순이익 640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4%, 103% 늘어난 결과다. 영업이익률은 15.5%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13.7%보다 높았다. HTC는 2분기 동안 스마트폰 1210만 대를 팔아치워 처음으로 분기별 판매량 1000만 대를 넘어섰다. HTC의 실적 발표로 마무리된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성적표’의 가장 큰 특징은 급격한 순위 변동이었다. 2002년부터 1위를 지키던 노키아는 올해 2분기에 3위로 떨어졌고, 애플은 삼성전자에 근소하게 앞서 1위에 올랐다. 1분기까지 4위였던 삼성전자는 단숨에 2위 자리를 차지했다. 5위 HTC는 4위 RIM과의 격차를 100만 대 안팎으로 줄이며 맹추격하고 있다. 하위권에 머물던 LG전자도 선방했다. 이번 2분기에 모토로라를 200만 대 차로 앞질러 6위를 차지했다. 7위로 내려간 모토로라는 매출은 3조48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지만 2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내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기업 고객 시장을 장악하던 RIM도 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에 시장을 빼앗기며 고전하고 있다. RIM은 최근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전체 임직원의 11%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을 줄이는 인원감축안을 내놓았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체면을 살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TV와 반도체 등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스마트폰을 약 2020만 대 팔며 애플을 턱밑까지 따라갔다. 애플은 같은 기간 2030만 대를 팔았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해외사업장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39조4400억 원, 영업이익은 3조7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2% 줄어든 수치다. 전자업계에서는 2분기에 노키아가 내놓은 스마트폰 ‘왕좌’를 애플과 삼성 중 누가 차지할지에 주목했다. 결국 판매량 차이는 약 10만 대, 시장점유율 차이는 0.1%포인트로 애플이 근소하게 앞서는 ‘박빙’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에서 정확한 스마트폰 판매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선진제품 전시회에 참석해 찍힌 사진의 배경에 삼성의 내부 자료가 노출됐다. 이에 따르면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18.5%, 삼성전자가 18.4%, 3위 노키아가 15.2%였다.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2 등 스마트폰 실적에 힘입어 매출 12조1800억 원, 영업이익 1조67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축제 분위기인 무선사업부와 달리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은 2분기 연속 적자였다. 이미 이달 초 LCD 사업부장인 장원기 사장이 사실상 경질된 바 있다. PC와 TV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LCD 등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은 매출 7조900억 원에 21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평판 TV 완제품도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느려지면서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PC에 들어가는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박카스 광고(사진)를 8월부터 볼 수 없게 됐다. 정부가 약사법 위반을 이유로 ‘광고 문구를 바꿔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기존 박카스 광고가 그대로 지속되면 약사법에 위반되므로 행정처분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기존 광고 문구를 바꿀 생각이 없었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따라 불가피하게 광고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제약은 정부에서 ‘즉시 시행하라’고 요청한 만큼 8월부터 해당 광고를 내보내지 않을 예정이다. 동아제약은 “심의기구에서 광고 수정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방영하기 위해 미리 만들어둔 광고 3편은 전파를 타지 못하게 됐다. 3편에는 광고제작비 약 4억5000만 원이 들어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25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LG전자의 3차원(3D) 스마트폰 ‘옵티머스3D’ 스마트폰을 체험해볼 수 있다. LG전자는 2호선 열차 중 한 량을 ‘옵티머스3D 트레인’으로 만들어 승객들이 3D 촬영과 게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옵티머스3D 20여 대를 전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옵티머스 3D 트레인에는 제품 사진 등이 내외부에 부착돼 있다. 또 옵티머스3D와 시네마 3D 모니터, TV 등을 연결해 3D 게임대회를 진행하며 매일 선착순 50명에게는 3D 이미지를 담은 SD 카드도 준다. ‘옵티머스3D’는 1GHz(기가헤르츠) 듀얼코어 프로세서, 듀얼 메모리, 듀얼 채널 등을 탑재했으며 3D로 촬영, 재생,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대표 기업 노키아가 결국 ‘왕좌’에서 물러났다. 2002년부터 10년간 분기별로 지켜온 스마트폰 1위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노키아는 21일(현지 시간) 2분기(4∼6월) 동안 스마트폰 1670만 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 떨어진 수치다. 반면 2분기 순익이 7조7486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이 2030만 대에 이른다. 노키아는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에도 뒤진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약 1800만 대를 판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상에 있다가 순식간에 3위로 곤두박질치게 됐다. 정보기술(IT)의 큰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노키아의 추락은 여러모로 시사점을 안겨준다. 한 기업의 몰락이 국가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노키아의 매출액이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8.4%에서 23.5%로 줄었다. 국가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한 노키아가 흔들리면서 핀란드 경제 전체까지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1위 자만심이 노키아의 위기 불렀다노키아의 2분기 실적은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145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엘롭 씨를 영입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노키아그룹의 휴대전화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9808억 원이었지만 올해 2분기에는 374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맥없이 추락하는 노키아를 보는 국내 휴대전화 업계는 ‘격세지감’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휴대전화 해외영업 담당자는 “노키아는 한때 신화 그 자체였다”며 “세계 각지에서 좋은 부품을 싸게 사들이는 노키아의 ‘공급망 관리’ 모델은 아무나 따라할 수 없었다. 저가 휴대전화를 팔아도 이익을 남기는 엄청난 회사였다”고 말했다. ‘애니콜 신화’를 쓴 삼성전자도 노키아를 넘는 게 한때는 지상 최대의 과제였다. 하지만 IDC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노키아를 밀어내고 휴대전화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노키아의 몰락은 ‘1위의 자만심’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노키아는 1996년에 벌써 e메일을 보낼 수 있는 초기 형태의 스마트폰 ‘커뮤니케이터’를 내놓았고, 1998년에 운영체제(OS) 심비안을 내놓을 만큼 혁신적인 기업이었다. 강점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경영학의 원칙에 충실했다. 하지만 애플이 나왔고, 세상이 변했다. 눈 깜짝할 사이 경영학의 원칙도, 노키아의 성공 법칙도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됐다. 2위 삼성전자는 노키아 방식이 쓸모없어졌음을 빠르게 간파해, 과감히 자체 OS 바다를 버리고 구글과 손잡을 수 있었다. 반면 노키아는 ‘내가 1위인데, 왜 모바일에서 존재감도 없던 구글과 손잡아야 하느냐’며 자체 OS 심비안만 고집했다. 뒤늦게 실수를 깨달았지만 거대한 ‘공룡조직’이 유턴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차별화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윈도폰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키아는 애플이 바꾼 게임의 법칙을 빠르게 따라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 핀란드 정치 경제도 위기 노키아는 세계 경제의 변방이었던 핀란드를 유럽 IT의 허브로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노키아는 이제 핀란드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이것이 핀란드’라는 핀란드 정부의 홍보 사이트에는 “1년 전만 해도 노키아가 핀란드 경제 성장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적어 놓았다.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의 대표작은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인기 게임 ‘앵그리버드’다. 하지만 앵그리버드 같은 게임산업은 부가가치는 높아도 제조업만큼 고용 효과가 높진 않다. 노키아는 벌써 6월 말 약 7000명에 이르는 인원감축안을 내놓았다. 이 중 핀란드에서만 1400개다. 납세액도 줄어들었다. 핀란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7년 13억 유로(약 1조9708억 원)였던 노키아의 납세액이 2009년에는 약 1억 유로(약 1516억 원)로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보도에서 “노키아의 고통이 핀란드의 고통이 됐다”고 보도했다. 노키아와 핀란드의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 상위 1000대 기업의 매출액 1893조 원 가운데 10대 기업의 매출액은 403조 원으로 21.3%를 차지했다. 1위인 삼성전자의 매출액(153조 원)은 국내 GDP(1172조 원)의 약 13%에 이른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디지털 경제에서 스마트 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기업 생태계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만약 삼성과 LG 등이 무너지면 한국은 전체 산업 구조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사진)은 21일 “5년 안에 한국지사가 자체적으로 하는 사업 비중을 배 이상 늘릴 계획”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멘스 하면 독일회사 이미지가 강했지만 한국지멘스는 국내에서 생산과 고용을 확대해 진정한 한국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일 전자전기 회사인 지멘스가 1960년대에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한국인 대표가 선임된 것은 김 회장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향후 국내 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도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헬스케어사업에 뛰어든 데 대해 “삼성전자와 다양한 측면에서 상호보완적 협력을 해 왔다”며 “일정 부분 경쟁이 있어야 시장이 커지고 관련 산업 종사자도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지멘스는 초음파장비 등 헬스케어 제품도 만들고 있다. 지멘스의 계열사인 오스람이 삼성 LG 등과 발광다이오드(LED) 특허 소송을 벌인 데 대해서는 “사업 분야에 따라 국내 업체와 이견이 발생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협력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왜 박카스를 살 수 없죠?”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48개 일반의약품의 슈퍼와 편의점 판매 첫날인 21일. 박카스를 사기 위해 서울 마포구 대흥동 편의점을 찾은 조모 씨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판매대에 박카스는 보이지 않았다. 점원은 “언제부터 팔 수 있을지는 우리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른 슈퍼와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직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했고, 제약사들도 공급량을 늘리지 않고 있기 때문. 그나마 사전에 준비를 한 곳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코사마트 양재점은 ‘의약외품 취급점’이란 안내문을 내걸고 렌즈 세척액 콘돔 등 의약외품을 진열한 기존의 ‘의약외품 케어용품’ 코너에 박카스, 까스명수, 위청수를 추가했다. 그렇지만 제품의 바코드 등록을 하지 않아 소비자가 살 수는 없게 돼 있었다. 인근의 코사마트 금성점도 양주를 뒀던 판매대에 부랴부랴 박카스, 위청수, 까스명수, 알프스디-2000액, 마데카솔, 안티푸라민을 올려놓고 팔고 있었다. 점주 이철수 씨(56)는 “거래하던 도매상에 사정해 의약품도매업체로부터 소량을 겨우 공급받았다. 아직 의약품도매업체나 제약사들과 거래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슈퍼마켓은 25일, 편의점은 28일부터 의약외품을 본격적으로 팔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허강원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홍보정책이사는 “슈퍼나 편의점들로부터 공급 계약 문의가 많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유통을 위해서는 제약사의 협조가 필수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슈퍼에서 자사 약품을 팔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박카스를 만드는 동아제약 관계자는 “공장을 새로 짓지 않는 한 슈퍼에서 팔 수 있는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박카스 광고가 틀린 내용이라며 “바꾸지 않으면 규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제약사를 압박해 슈퍼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송지은 인턴기자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4학년}
삼성전자가 20일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고위 임원을 모두 바꿨다. 이달 초 실적 부진으로 장원기 LCD 사업부 사장을 경질한지 20일 만이다. LCD 사업부 제조센터장에는 박동건 부사장, 개발실장에는 이윤태 전무가 임명됐다. 박 부사장은 메모리사업부 제조센터장 출신으로 20년 이상 D램 및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담당해 왔다. 이 전무는 시스템LSI 사업부 개발실장 출신으로, LCD 사업부 선행 개발을 책임지게 됐다. 제조센터장이었던 고영범 부사장은 디바이스솔루션(DS) 총괄 보좌역으로 선임됐고, 이원식 전 개발실장은 안식년을 맞았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일진전기는 20일 이윤영 일진전기 중공업사업본부장과 허정석 일진홀딩스 대표를 각자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부사장 △최고구매담당자(CPO) 김희수 △최고재무책임자(CFO) 신원식 △중공업사업본부장 신영순}

독일 고급 가전업체 밀레는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8%)가 없어졌지만 당장 가격을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일 방한한 마르쿠스 밀레 회장(사진)은 “중장기적으로는 고가(高價) 모델에 대해서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 회장은 이 회사의 공동창업주 카를 밀레의 4대손으로 2005년 한국 법인 설립 때 방한한 뒤 6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밀레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밀레 회장과 함께 자리한 안문규 밀레코리아 사장은 “다른 (명품) 업체들은 가격을 이미 크게 올렸다 생색내기 식 인하를 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4, 5년간 가격을 거의 올리지 않았기에 당분간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활가전을 파는 밀레는 세탁기 값이 평균 300만 원 수준이다. 삼성, LG전자 등과의 경쟁 구도에 대해선 “유럽에서는 오래된 기업이지만 아시아에서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며 “그러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계속 (아시아에서) 안정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만 언급했다. 밀레코리아는 처음으로 밀레 제품의 인터넷 판매를 시작해 다른 법인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밀레 회장은 “이제 인터넷은 꼭 대량생산 제품을 사는 곳이 아니다. 바쁜 현대인들은 사치품도 인터넷으로 사고 있고 유용한 정보를 얻는다”며 “세계 각국의 법인에서도 인터넷 활용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밀레는 최근 독일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알아서 줄여주는 ‘스마트 그리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를 적용한 생활가전 제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9월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에서는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가전을 선보일 예정이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리복은 맨발의 자유로운 느낌을 주는 러닝화 ‘리어플렉스’를 내놓고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 앞에서 론칭 행사를 열었다. 신발 밑창에 76개의 센서가 달려 발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게 리복의 설명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아웃도어 밀레 ‘헤리티지 시리즈’ 출시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옛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헤리티지 시리즈’(사진)를 내놓는다고 19일 밝혔다. 이 시리즈는 프랑스의 유명 산악인인 크리스토프 프로피 씨가 1985년 세계 최초로 알프스 3대 북벽 연속등반에 성공했을 당시 멨던 배낭을 모티브 삼아 제작됐다. 35L와 25L 사이즈의 배낭, 헌팅캡 등 모자 2종, 가볍게 둘러멜 수 있는 힙색으로 구성됐다. ■ 아시아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도서 기증아시아나항공이 서울 구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8개국 도서 1000여 권을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도서 구입비는 아시아나항공이 5월 개최한 바자회 수익금으로 충당했으며 현지에서 직접 구입했다. 조원용 아시아나항공 홍보담당 상무는 “소설과 일반도서, 아동도서, 각국 언어로 된 한국 관련 서적 등을 전달했다”며 “다문화가족들이 한국 사회에 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GM, 2012년형 쉐보레 크루즈 판매한국GM은 2012년형 쉐보레 크루즈를 20일부터 판매한다고 19일 밝혔다. 2012년형 쉐보레 크루즈는 최첨단 전자식 주행안전 제어장치를 모든 트림에 기본품목으로 장착했다. 시원한 느낌이 강조된 ‘미네랄 오일 블루’ 외장 컬러가 새롭게 적용됐다. 판매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6 가솔린 모델은 1636만∼1902만 원, 1.8 가솔린 모델은 1679∼1945만 원, 2.0 디젤 모델은 2035만∼2233만 원이다.■ 아디다스, 카2 캐릭터 신발 등 내놔아디다스가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카2’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용 의류, 액세서리, 신발 등의 신규 라인을 선보인다. ‘카2’ 라인 제품은 전국 아디다스 직영매장과 아디다스 키즈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가격대는 유아용 상하의 세트 5만∼6만 원대, 신발은 5만∼7만 원대 등. 21일부터 키즈 컬렉션을 판매하는 전국 40개 매장에서 1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카2’ 예매권을 선착순 증정하는 이벤트도 실시한다. ■ 현대하이스코, 올해 임금 4.2% 인상 합의현대하이스코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현대하이스코 노동조합은 임금을 지난해보다 4.2%(8만9000원) 올리는 인상안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노사는 19일 충남 당진공장에서 ‘2011 노사 한마음 선언식’을 가졌다. 현대하이스코는 “임금을 둘러싼 소모적 분쟁을 지양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내부 역량을 집중하자는 노사 양측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9월부터 시작되는 제2냉연공장 건설 등 미래지향적 투자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수옥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실장(49·전무·사진)은 올해 초부터 해외 법인들이 각자 알아서 해왔던 사회공헌활동을 일일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발레단 지원에서 지역 학교 짓기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모두 합치면 140개가 넘었다. 하지만 일관된 메시지는 없었다. 삼성전자의 사업과도 관련이 없어 보였다. 심 실장과 마케팅실 직원들은 머리를 맞댔고, 사회공헌활동도 하나의 ‘브랜드’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게 ‘어린이에게 희망을(Hope For Children)’ 캠페인. 삼성전자는 19일 이 캠페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마케팅실에서 왜 갑자기 사회공헌활동에 눈을 돌린 걸까.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 본관에서 만난 심 실장은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의 저서 ‘마케팅 3.0’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요즘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며 “기업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지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만 27년 했는데, 최근 2년 동안의 변화가 그전 25년 동안의 변화를 뛰어넘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기업의 활동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에서는 기업의 ‘더 나은 세상 만들기’ 활동과 소비자들의 참여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심 실장은 이 같은 새로운 비전을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으로 IBM을 꼽았다. IBM은 ‘더 나은 지구(smarter planet)’ 캠페인으로 영업도 하고 사회공헌활동도 한다는 것. IBM은 자사의 ‘주차 정보솔루션’이 수많은 자동차들이 빈자리를 찾아 주차장을 헤매는 데 쓰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이게 지구를 위한 것이라고 소비자에게 알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린이에게 희망을’ 캠페인은 삼성전자의 사업과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심 실장은 “삼성의 본업은 기술로 삶을 윤택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멀리 10년 이상 갈 사회공헌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 실장은 P&G 등에서 마케팅만 27년 해온 전문가. 삼성전자의 ‘첫 여성 전무’라는 타이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여성으로서 부각되는 것은 꺼려했다. 신입사원 공채 중 여성 비율이 38%에 달하는 삼성전자 여성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남녀 후배 가리지 않는다. 모든 회사 후배들에게 성공의 법칙은 단 두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10년 3월. 심란한 하루가 이어졌다. 언론에서는 온통 애플의 아이폰 얘기였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바다’를 만들고 아이폰에 맞설 비장의 무기 ‘갤럭시S’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LG전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전략적 판단 착오로 일반 휴대전화에만 올인했기 때문이다. 그해 2월에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도 못했다. 보여줄 게 없었기 때문이다. 참담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뚝 떨어졌다. 휴대전화 사업의 1분기(1∼3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7%, 영업이익은 88.9% 줄었다. 경영진의 능력까지 의심받기 시작했다. 》LG전자 휴대전화(MC)사업부 직원들은 갑자기 변한 세상에 적응이 안됐다. ‘프라다폰’, ‘초콜릿폰’으로 신화를 창조했던 사업부 아니었던가. 하지만 2009년 11월 아이폰3GS가 상륙한 뒤 세상이 달라졌다. 이들은 갑자기 그룹의 ‘천덕꾸러기’가 됐다. 급하게 스마트폰 프로젝트들이 생겨났다. 개발 시간을 생각하면 아이폰4 이후를 대비해야 했다. 2010년 장사는 이미 망했다고 봐야 했다(실제로 LG전자 휴대전화 사업부는 당시 2분기(4∼6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연속 적자다). 결국 남용 부회장이 물러나고 그해 10월 오너 최고경영자(CEO) 구본준 부회장이 ‘독한 LG’를 외치며 구원투수로 나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게 정말 되겠어?” 다시 2010년 3월. 노현우 기술전략팀 선임연구원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올해는 그렇다 쳐도 새해에는 존재감을 드러낼 뭔가가 필요했다. 기술전략팀과 상품기획팀은 연일 회의였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3차원(3D)이 뜨긴 뜰까요? TV사업부는 온통 3D 얘기던데….” “아, 맞다. 3D! 왜 아직 휴대전화에서는 3D 생각을 아무도 안 했지? 뜰 때까지 언제 기다려요? 우리가 먼저 합시다.” 이때부터 안경 없이 입체화면을 보는 3D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450일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프로젝트팀을 만들려면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지 검증해야 한다. 두세 달이면 끝날 일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내부의 회의적인 시각과도 싸워야 했다. ‘3D로 볼 만한 콘텐츠가 있을까? 너무 빠른 것 아닌가’라는 온갖 걱정이 쏟아졌던 것이다. 사업이 잘되고 있을 때야 ‘이런 말쯤’ 하고 넘기겠지만 회사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비판적인 시각은 팀원들의 마음도 흔들어댔다. 그때마다 고참 개발자들이 나섰다. 휴대전화의 멀티미디어를 연구해 온 이남수 수석연구원은 “3D 스마트폰이야말로 멀티미디어와 궁합이 잘 맞는 특별한 모델이 될 거란 감이 온다”며 “우리가 일반 휴대전화에서도 카메라가 강했는데 3D 카메라로 또 한 번 나서 보자”고 나섰다. ○ ‘노가다’가 노하우가 되다 2010년 8월 말, 서울 금천구 가산동 LG전자 연구개발(R&D) 센터 사무실. ‘코스모폴리탄 프로젝트’ 팻말이 걸렸다. 661m²(약 200평) 규모의 방에 170여 명이 한데 모였다. 드디어 3D 스마트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꾸려진 것이다. 이름이 왜 ‘코스모폴리탄’일까? “원래 프로젝트명은 의미 없이 붙여요. 코스모폴리탄이 뉴욕과 주요 도시에서 팔리는 여성잡지 이름인데, 우리도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폰을 만들자는 얘기죠.” 이 수석연구원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름만 멋졌지 하는 일은 ‘노가다(막일)’였다. 우선 가장 역량을 쏟았던 3D 카메라. 사람이 사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왼쪽과 오른쪽 눈이 서로 다른 영상을 포착하기 때문이다. 노 선임연구원은 우리 눈처럼 카메라 렌즈 두 개의 거리를 띄우기로 했다. 의학 논문부터 뒤졌다. “사람의 양쪽 눈 사이 거리가 6.5cm라고? 오케이.” 카메라 렌즈 두 개 사이를 6.5cm로 띄어놓고 3D 영상을 찍어봤다. 엉망이었다. 사람의 눈동자는 고정돼 있지 않으니 최적의 거리는 다를 수밖에 없다. 밤잠을 설치다 기구(소재 및 재료)를 담당하는 강재혁 책임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레일 하나 만들어줘요.” 강 책임연구원이 정성껏 만들어 준 레일 위에서 실험을 시작했다. 원점에 카메라를 두고 사진을 찍고, 원점에서 5cm 떨어진 지점으로 이동시켜 또 한 장 찍고. mm 단위로 거리를 바꿔가며 사진 두 장을 합성해 봤다. 그렇게 해서 찾은 수치가 2.4cm다. 시중에 나온 3D 카메라를 모조리 해부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안경 없이 보는 3D 화면은 LG디스플레이와 같이 조율했다. 액정표시장치(LCD)에 얇은 판막이를 붙여 화면의 점(픽셀)에 미세한 경계선을 나눴다. 이 나눠진 점이 양쪽 눈에 각각 들어오도록 했다. 정동수 수석연구원은 “프로젝트 팀원 전부가 실험도구를 직접 만들어가며 ‘노가다’를 했다”며 “놀라운 것은 ‘노가다’를 하다 보니 결국 우리의 노하우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스페인의 반전 드라마 주말도 없이 이어지는 야근으로 지친 사람도 늘어갔다. 그러자 리더인 이현준 상무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개발전선에 뛰어들었다. 개발팀은 절박했다. 스마트폰 때문에 회사 전체가 적자로 돌아섰고, CEO와 휴대전화 사업부 본부장도 바뀐 상황에서 반드시 성공을 이끌어내야 했다. 1차 소비자인 통신사들의 반응은 신통찮았다. 12월, 한국시장을 총괄하는 김영희 책임연구원이 통신사들과 처음 만난 자리. 그들이 대뜸 한 첫 질문은 이랬다. “이런 거 왜 만드세요?” 힘이 쫙 빠졌다. 김 책임연구원은 할 말을 잃었다. 마음이 무거웠다. 게다가 2011년 2월 14일에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까지 3D 기능을 제대로 완성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잠이 오질 않았다. 이번이 세계에 대놓고 ‘나 죽지 않았다’고 외칠 기회인데, 놓칠 수 없었다. 팀원들이 힘들어하는 걸 지켜보던 정 수석연구원의 마음도 무거웠다. 우리는 한 배라고, 이를 악물어보자고 토닥거리는 수밖에 없었다. 출국을 하루 앞둔 2월 11일 밤, 거짓말 같은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170명 전원이 일제히 환호했다. 드디어 손떨림 방지나 고화질(HD) 재현 등 제대로 된 3D 카메라 기능이 완성된 것이다. 스페인으로 날아갈 용사들은 가산동 R&D센터에서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노 선임연구원은 10시간 동안 전시장에 서 있었다. 눈앞의 광경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갔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몰려드는 관람객들에게 제품 설명만 했는데, 전혀 피곤하질 않았다. 그동안의 고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쳤다. “진짜 ‘뽕’ 맞은 것 같더라고요. 힘이 넘쳐서….” 한국시장 담당 김 책임연구원은 통신사의 말 한마디에 전율을 느꼈다. “정말 재미있네요.” 각국 통신사들의 질문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멀티미디어 담당 이 수석연구원도 신이 났다. 삼성전자나 소니 같은 다른 회사 TV와 호환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부장급인데도 거리로 나섰다. 모든 TV가 다 모여 있는 하이마트에서 ‘친절한 직원’을 찾아 사정을 설명했다. 매장에 앉아 일일이 TV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영상과 게임이 돌아가는지 확인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종일 게임만 해서 게임의 달인이 됐다. 격려의 3종 세트도 날아왔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예고 없이 보내는 ‘CEO 피자’.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의 ‘힘내 치킨’, 정옥현 MC연구소장의 ‘응원의 도넛’까지…. 세 개의 격려 선물을 받은 팀은 회사 내에서도 드물었다. ○ “여보야가 내가 만든 폰 중에 제일 낫대” 코스모폴리탄 프로젝트 팀이 만든 스마트폰은 ‘옵티머스 3D’라는 이름을 달고 6월 말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일부 지역과 7월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 말부터는 미국에도 들어가 모두 60여 개국, 100여 개 사업자에게 팔기로 했다. 18일 현재까지 약 20만 대를 팔았다. 하지만 대만 스마트폰업체 HTC도 3D 스마트폰을 북미 시장에 내놓았다. 찍고 보고 유튜브, TV 등과 공유하는 3D 스마트폰은 LG전자가 세계 최초지만 벌써 이 시장의 경쟁도 시작됐다. 그래도 개발자들은 자신 있다는 반응이다. 세계 최초의 3D 스마트폰을 만들었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국내에서 정식으로 팔리기 시작한 날인 15일, 인터뷰를 위해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 10명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일부는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누군가가 김현중 수석연구원에게 “그동안 야근 많이 했는데, 가족들은 이제 괜찮아?”라고 묻자 그는 “우리 ‘여보야’가 내가 그동안 만든 폰 중에서 제일 낫다는데?”라며 웃었다.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숱한 밤을 지새운 강 책임연구원은 “이번에야말로 우리 자존심을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삼성SDI는 기존의 전지 사업과 삼성전자로부터 새로 넘겨받은 태양전지 사업을 양 날개 삼아 친환경 에너지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 1일 열린 중장기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소·중·대형 전지 사업인 스마트 에너지 사업과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 그린 디바이스 사업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새롭게 탄생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특히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태양전지이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태양전지 사업을 삼성SDI가 인수하면서 SDI가 삼성그룹의 에너지 관련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기존의 2차 전지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태양전지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발전시간의 불규칙성과 전압의 불균등성을 극복해 전력을 잘 저장하고 안정화시키는 기술이 필수다. 삼성SDI는 이를 위한 대용량 전력 저장장치를 만들고 있어서 향후 태양전지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삼성SDI는 전기자동차용 전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9년 6월 세계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와 합작해 ‘SB리모티브’를 세웠다. 본격적인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 전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를 제패한 TV 브라운관을 생산했던 삼성SDI의 울산사업장에서 SB리모티브 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새로 준공된 전기차용 전지 전용 생산라인은 3만4000m² 규모. SB리모티브는 준공과 동시에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본격적인 대량 양산체제에 들어가 2015년까지 연간 전기차 18만 대분의 전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실제로 SB리모티브가 생산하는 전기자동차용 전지는 BMW와 크라이슬러 등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BMW는 자사의 첫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메가시티’에 SB리모티브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전량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라이슬러의 전기자동차 모델인 ‘피아트 500EV’에도 SB리모티브의 리튬이온 배터리 팩이 들어간다. 이 자동차는 크라이슬러를 통해 2012년부터 미국시장에 판매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SB리모티브를 통해 향후 친환경 자동차의 대세가 될 전기자동차의 차세대 전지 개발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SB리모티브는 최근 미국전기자동차개발컨소시엄(USABC)과 공동으로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전지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USABC는 미국 에너지국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3사가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탑재할 고성능 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삼성SDI는 앞으로 전기자동차용 전지를 대량으로 생산해 비용을 절감하고 보쉬와의 협력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 전략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I는 “태양전지, 전기자동차 전지 등과 더불어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2015년 매출 13조 원, 2020년 매출 35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