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공간 차지하고… 책상 위 PC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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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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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놔두고 누가 스마트폰으로 다운(내려받기)을….”

배우 원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마트폰에 영화가 내려받아져 있다. SK텔레콤의 4세대(4G) 통신망 광고의 한 장면이다. 통신환경이 변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마저 스마트폰이 책상 위의 컴퓨터를 능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광고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를 보는 PC업계는 불편하기만 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대변되는 ‘내 손안의 PC’ 시대가 책상 위의 전통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5년 안에 PC는 사라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과 관심에서 멀어진 PC 업체들과 인텔과 같은 중앙처리장치(CPU) 회사들은 살아남기 위한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 저물어가는 PC시대, 튀어야 산다

PC 시장은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보다 더 빠르게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2분기(4∼6월)에 PC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2.3% 성장에 그쳤다.

아이패드의 고향 미국에서의 PC 판매량은 아예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보다 5.6% 덜 팔렸다. 가트너의 기타가와 미카코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소매점들이 PC 주문에 신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온통 태블릿PC와 스마트폰에 쏠려 있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PC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체 PC 출하량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노트북은 2008년부터 연평균 20%씩 성장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성능이 다소 떨어져도 가볍고 싸서 잘 팔렸던 넷북은 아이패드와 붙어 완패했지만 노트북 전체로 보면 여전히 데스크톱 PC를 대체할 정도로 수요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이에 삼성전자는 신소재, LG전자는 얇은 테두리(베젤)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며 국내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내 노트북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올 초 항공기 소재로 만든 시리즈9이 상반기 목표치를 뛰어넘자 하반기에 전략 프리미엄 노트북을 새롭게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제품은 독일 최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첫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울트라북, 올인원…틈새전략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며 시장을 지키려 애쓰는 곳도 있다. PC의 CPU를 지배해온 인텔은 최근 ‘차세대 PC’를 ‘창조’할 것임을 강조하며 ‘울트라북’을 소개했다.

인텔의 션 멀로니 수석 부사장은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터박람회 컴퓨텍스에서 “2012년 말에는 소비자 노트북 시장의 40%를 ‘울트라북(Ultrabook)’으로 불리는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가 점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트라북은 2cm 안팎의 두께에 태블릿PC보다 보안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말한다. 가격대는 1000달러 안팎으로 태블릿PC보다 다소 비싼 수준으로 인텔은 아수스와 함께 올해 말경 새로운 울트라북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올인원 PC’도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다. 가격은 데스크톱PC와 비슷하지만 본체가 아예 없다. 본체에 들어 있던 부품이 모두 모니터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HP는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PC 화면에서 스마트폰처럼 손끝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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