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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내년 말 설치될 ‘현대적 스테인드글라스’ 모형들이 10일부터 사전 전시된다. 19세기 설치된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를 교체해선 안 된다는 문화유산 운동가들의 반발이 거세 진통이 예상된다.프랑스 BFM TV에 따르면 프랑스 화가 클레르 타부레가 작업한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가 10일부터 그랑팔레 미술관에 전시된다. 지난해 프랑스 정부와 파리 교구가 공모한 프로젝트에 선정된 타부레가 ‘부활절 50일 후 성령 강림’에 관한 성경 구절을 표현했다. 이 스테인드글라스 6점은 높이 7m 크기로 내년 말 노트르담 대성당 본당 남측 측면에 설치될 예정이다. 2019년 화재를 겪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해 12월 복구 뒤 재개관했다.노트르담 대성당에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자는 건 로랑 울리히 파리 대주교의 아이디어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우리가 모두 상처로 느낀 화재의 흔적을 복원된 건물에 새기고 싶다”며 현 세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일부 설치하자고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 제안을 받아들여 남측 예배당 7곳 중 6곳에 21세기의 흔적을 남기는 차원에서 기존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식 작품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기존 스테인드글라스는 19세기 대표적인 건축가이자 중세 건축물 복원가인 외젠 비올레르뒤크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2019년 화마에도 버텨냈다. 프랑스 당국은 노후된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들을 추후 세워질 대성당 역사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하지만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 설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 문화유산 보호 운동가들은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청원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30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프랑스 국가 유산·건축위원회도 새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계획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맺었던 태국과 캄보디아가 사흘째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다. 7일부터 재개된 교전으로 양측에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태국과 캄보디아 모두 이번 충돌의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6주 만에 휴전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태국과 캄보디아 분쟁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전쟁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의 전쟁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를 통해 성과를 냈다”고 주장한 다른 국제 분쟁들도 최근 교전이 격화되거나 휴전이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창하게 내세웠던 성과는 허술한 휴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태국 “협상 없어” vs 캄보디아 “반격할 것” 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7일 두 달여 만에 재개된 캄보디아와의 국경지대 군사 충돌로 최소 3명의 군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정부도 민간인 최소 7명이 태국군의 공격으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가 국경 지역에서 먼저 로켓, 박격포, 무인기(드론)를 사용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캄보디아의 선제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F-16 전투기를 동원해 군사 기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우린 휴전 협정을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태국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교전이 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협상은 없다”며 전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하삭 푸앙껫께우 태국 외교장관 역시 알자지라방송에 “캄보디아는 외교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아버지로 국가 최고 실력자로 꼽히는 훈 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는 페이스북을 통해 “평화를 원하지만 영토를 지키기 위해 반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양국은 올 7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 분쟁을 벌여 최소 48명이 숨졌다. 양측의 충돌은 올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하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태국 국경지대에서 지뢰 폭발로 태국 군인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며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휴전하지 않으면 관세를 인상하겠다며 휴전을 이끌어낸 것은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러-우, 가자지구, 민주콩고-르완다 분쟁 해결도 요원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던 다른 분쟁들도 휴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개전 2년 만인 올 10월 1단계 휴전에 일단 합의했다. 하지만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국제안정화군(ISF) 배치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 2단계 주요 이슈들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입장 차가 매우 크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그어진 경계선인 ‘그린라인’보다 가자지구 안쪽으로 수 km 더 들어간 지점에 그어진 ‘옐로라인’을 새로운 국경이라고 주장해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영토 문제에서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 전체를 자국 영토로 합병하겠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현재 전선’을 바탕으로 영토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의 약 88%를 점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둘러싼 입장 차도 크다. 유럽 국가들과 우크라이나는 서방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길 원하지만, 러시아는 반발하고 있다. 30여 년간 이어진 분쟁을 해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과시한 민주콩고와 르완다 사이의 충돌도 재발했다. 양국이 평화협정을 맺은 지 하루 만인 5일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반군들이 민주콩고 정부군을 향해 공격을 가하면서 양측 간의 교전이 발발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격전지이자 군사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가 러시아군에 함락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6일 전했다. 특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처럼 최근 빠른 속도로 진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중재로 종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 도네츠크주) 전체 점령을 목표로 한 러시아가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텔레그래프는 포크로우스크가 아직 러시아군에 완전 점령되진 않았지만 함락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2일 러시아 국방부가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했다고 주장하며 도심 광장에 국기를 게양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우크라이나군은 “시가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 인근 미르노흐라드를 거의 포위했고, 남쪽 자포리자주에서도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 핀란드 블랙버드그룹의 에밀 카스테헬미 군사 분석가는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가 우위를 점한 상황이며, 러시아가 항복을 요구해도 될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전력이 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포크로우스크는 한때 6만 명이 살던 산업도시였지만, 전쟁 후 거의 파괴됐다. 현재는 러시아군의 돈바스 장악과 서쪽으로의 진격을 막는 병참 중심지 기능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올가을 들어 점령 속도를 높이고 있다. 텔레그래프가 7일 전황 추적 사이트 딥스테이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는 올 11월에만 약 518㎢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했다. 이는 10월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배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장 빠른 진격 속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러시아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등을 거론하지 않은 NSS 내용에 대해 “여러모로 우리의 비전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동맹으로 보는 인식을 없애겠다는 NSS 문구에 대해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미국의 NSS를 극찬한 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격전지이자 군사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가 러시아군에게 함락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6일 전했다. 특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처럼 최근 빠른 속도로 진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중재로 종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 도네츠크주) 전체 점령을 목표로 한 러시아가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텔레그래프는 포크로우스크가 아직 러시아군에 완전 점령되진 않았지만 함락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2일 러시아 국방부가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했다고 주장하며 도심 광장에 국기를 게양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우크라이나군은 “시가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 인근 미르노흐라드를 거의 포위했고, 남쪽 자포리자주에서도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핀란드 블랙버드그룹의 에밀 카스테헬미 군사 분석가는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가 우위를 점한 상황이며, 러시아가 항복을 요구해도 될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전력이 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포크로우스크는 한때 6만 명이 살던 산업도시였지만, 전쟁 후 거의 파괴됐다. 현재는 러시아군의 돈바스 장악과 서쪽으로의 진격을 막는 병참 중심지 기능을 하고 있다.러시아는 올 가을 들어 점령 속도를 높이고 있다. 텔레그래프가 7일 전황 추적 사이트 딥스테이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는 올 11월에만 약 518㎢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했다. 이는 10월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배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WS)는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장 빠른 진격 속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특히 최근 러시아는 전차와 보병 부대가 밀어붙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정찰 드론을 보내 취약점을 먼저 파악한 뒤 3~5명의 병사들을 도시 곳곳에 침투시키는 작전을 펴고 있다. 해당 지역이 안개가 낀 날씨가 많아 이 같은 침투 작전이 효과를 보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러시아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등을 거론하지 않은 NSS 내용에 대해 “여러모로 우리의 비전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동맹으로 보는 인식을 없애겠다는 NSS 문구에 대해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미국의 NSS를 극찬한 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 시간) 공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유럽이 문명 소멸(civilizational erasure) 위기”라고 진단해 유럽이 충격에 빠졌다. 유럽 각국에선 ‘대서양 동맹의 파경’ ‘용납할 수 없는 내정 간섭’ 같은 격앙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NSS는 ‘유럽의 위대함 재고’라는 파트에서 유럽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점유율이 25%(1990년)에서 현재 14%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하며 “유럽 대륙이 20년 내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NSS에서 최근 유럽이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는 러시아에 대해선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등을 거론하지 않았고, “러시아와 유럽의 분쟁 위험을 완화하는 데 미국의 외교적 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특히 NSS는 유럽의 개방적 이민정책과 과도한 규제를 거론하며 “유럽 국가들의 국가 정체성이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유럽의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反)이민을 내세운 ‘애국적 유럽 정당’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NSS에는 정당 이름이 적시되지 않았지만 최근 반이민 정책으로 영향력을 키운 영국개혁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등 강경 보수 성향의 유럽 신생 정당을 가리킨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유럽 국가들은 반발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6일 “어떤 국가나 정당의 조언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럽의회 대미관계위원장인 브란도 베니페이 의원은 “NSS가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문구로 가득 차 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을 ‘재산 분할을 앞둔 사실상의 이혼’으로 규정했다. 한편 6일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X에서 EU의 미국 기업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 규제를 비판했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비민주적 권력이 문명적 자살 정책을 추구한다”며 “이 나라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모자를 쓰고 있을 땐 대서양 협력이 공동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말하지만, EU 모자를 쓰고 있을 땐 미국의 이해와 안보에 종종 전적으로 반하는 어젠다를 추구한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 시간) 공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유럽이 문명 소멸(civilizational erasure) 위기”라고 진단해 유럽이 충격에 빠졌다. 유럽 각국에선 ‘대서양 동맹의 파경’ ‘용납할 수 없는 내정 간섭’ 같은 격앙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NSS는 ‘유럽의 위대함 재고’라는 파트에서 유럽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점유율이 25%(1990년)에서 현재 14%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하며 “유럽 대륙이 20년 내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NSS에서 최근 유럽이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는 러시아에 대해선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등을 거론하지 않았고, “러시아와 유럽의 분쟁 위험을 완화하는 데 미국의 외교적 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특히 NSS는 유럽의 개방적 이민정책과 과도한 규제를 거론하며 “유럽 국가들의 국가 정체성이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유럽의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反)이민을 내세운 ‘애국적 유럽 정당’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NSS에는 정당 이름이 적시되지 않았지만 최근 반이민 정책으로 영향력을 키운 영국개혁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등 강경 보수 성향의 유럽 신생 정당을 가리킨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유럽 국가들은 반발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6일 “어떤 국가나 정당의 조언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럽의회 대미관계위원장인 브란도 베니페이 의원은 “NSS가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문구로 가득 차 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을 ‘재산분할을 앞둔 사실상의 이혼’으로 규정했다. 또 “미국이 고립주의 대신 일종의 ‘이념적 합병’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브뤼셀(벨기에 수도로 EU 본부 위치)의 힘을 빼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진단했다.한편 6일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X에서 EU의 미국 기업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 규제를 비판했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비민주적 권력이 문명적 자살 정책을 추구한다”며 “이 나라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모자를 쓰고 있을 땐 대서양 협력이 공동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말하지만, EU 모자를 쓰고 있을 땐 미국의 이해와 안보에 종종 전적으로 반하는 어젠다를 추구한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군이 납치한 우크라이나 청소년 중 최소 2명이 북한에서 강제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미국 상원에서 나왔다. 이들은 북한의 군사 수용 시설에 강제로 보내졌고, 반(反)미국, 반일본 사상 등을 주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역인권센터’ 소속 카테리나 라셰우스카 변호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미성년자의 강제 납치 및 수용 실태를 증언했다. 라셰우스카 변호사는 “확인된 납치 아동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출신의 12세 미샤, 심페로폴 출신의 16세 리자”라며 “각각 고향에서 약 9000km 떨어진 북한의 송도원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청소년이 북한으로부터 “일본 군국주의자를 파괴하라”는 교육을 받았고, 1968년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를 공격해 미군 9명을 사살한 북한군 관계자와도 만났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발발 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최소 1만9546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납치해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 중 최소 2명이 북한으로 강제 이주했다는 증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센터, 폴란드 국가기록원 등에 따르면 북한은 6·25전쟁 직후 최소 수천 명의 전쟁 고아들을 중국, 루마니아, 헝가리 등에 보내 이념 교육을 시켰다.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다수가 러시아 가정에 입양돼 러시아어 교육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전쟁 중 부모가 사망한 우크라이나 고아들은 러시아 내 강제 수용소에 갇혀 각종 군사 교육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셰우스카 씨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갇힌 수용소가 165개에 달하며 북한, 벨라루스 등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최대 30만 명의 아동이 러시아에 납치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 “러시아에 납치된 어린이 중 1859명만 귀환했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3년 3월 아동 강제 납치 등 각종 전쟁 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군이 납치한 우크라이나 청소년 중 최소 2명이 북한에서 강제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미국 상원에서 나왔다. 이들은 북한의 군사 수용 시설에 강제로 보내졌고, 반(反)미국, 반일본 사상 등을 주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3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역인권센터’ 소속 카테리나 라셰프스카 변호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미성년자의 강제 납치 및 수용 실태를 증언했다. 라셰프스카 변호사는 “확인된 납치 아동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출신의 12세 미샤, 심페로폴 출신의 16세 리자”라며 “각각 고향에서 약 9000㎞ 떨어진 북한의 송도원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청소년이 북한으로부터 “일본 군국주의자를 파괴하라”는 교육을 받았고, 1968년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를 공격해 미군 9명을 사살한 북한군 관계자와도 만났다고 했다.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발발 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최소 1만9546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납치해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 중 최소 2명이 북한으로 강제 이주했다는 증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센터, 폴란드 국가기록원 등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 전쟁 직후 최소 수천 명의 전쟁 고아들을 중국, 루마니아, 헝가리 등에 보내 이념 교육을 시켰다.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다수가 러시아 가정에 입양돼 러시아어 교육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전쟁 중 부모가 사망한 우크라이나 고아들은 러시아 내 강제 수용소에 갇혀 각종 군사 교육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셰프스카 씨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갇힌 수용소가 165개에 달하며 북한, 벨라루스 등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최대 30만 명의 아동이 러시아에 납치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 “러시아에 납치된 어린이 중 1859명만 귀환했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3년 3월 아동 강제 납치 등 각종 전쟁 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놓고 약 5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영토 문제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보장 방안 등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번 회동 뒤 “대화는 유용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측 계획의 일부 조항은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관한 논의는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공개했다. 러시아는 러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 지역 전체를 자국 영토로 합병하겠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서유럽 주요국은 ‘현재 전선’을 기본으로 영토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의 약 88%를 점유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푸틴 대통령, 우샤코프 보좌관, 윗코프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RDIR) 대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별도의 투자 포럼에서 서유럽 주요국을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유럽이 전쟁을 원하고 또 시작한다면 우리도 당장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유럽이 평화가 아닌 전쟁의 편에 서 있다며 지지부진한 종전 협상의 책임을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지세 결집을 위한 외교전에 집중했다. 그는 2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을 방문해 캐서린 코널리 아일랜드 대통령,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 등을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느 때보다도 이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서도 “영토, 유럽의 러시아 동결 자산 등 몇 가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도심의 ‘BHV 마레’ 백화점을 방문했다. 같은 달 5일 세계 최초로 중국 저가 패스트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의 상설 오프라인 매장이 입점한 곳이다. ‘중국판 자라’ ‘중국판 H&M’ 등으로 불리는 쉬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디자인 표절, 품질 문제, 노동력 착취 등 다양한 논란을 빚고 있다. 유통업계의 최대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맞아 백화점이 북적여야 할 상황이었지만 내외부는 한산했다. 오페라 가르니에, 루브르 박물관, 파리 시청사 등 백화점 인근 관광지의 상점들에 비해서도 오가는 사람이 적었다.》외부 장식도 예년과 달리 차분했다. 매장 개장 당시 쉬인을 상징하는 검은색 대형 깃발과 휘장이 백화점 외벽을 장식했지만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쉬인의 흔적은 백화점 정문에 약 20cm 크기로 적힌 ‘쉬인’ 문구뿐이었다. 쉬인 입점에 따른 프랑스 사회의 논란과 반발을 고려해 적극적인 홍보를 지양하는 듯 보였다.● 명품 브랜드 “쉬인과 동시 입점 못 참아”이날 오후 5시경 해가 지자 백화점 주변은 썰렁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시 당국이 이 백화점의 올해 야외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거리 폐쇄 행사 및 이벤트 등을 불허하면서 백화점 또한 성탄절 장식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라파예트, 프렝탕 등 인근 백화점이 화려한 조명 장식으로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백화점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마르티네 씨는 “이 백화점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시민이 많다”며 “이로 인해 카페, 음식점 등 주변 상권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백화점 내부도 상황은 비슷했다. 6층에 자리 잡은 약 1200㎡(약 360평) 규모의 쉬인 매장에는 손님이 채 30명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패스트패션 매장이 고객으로 북적이는 것과 달랐다. 반면 입구와 출입구에는 각각 보안 요원이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냈다. 쉬인에 반대하는 프랑스 시민단체의 시위에 대비한 조치라고 매장 측은 설명했다.이 백화점에 쉬인 매장이 들어서자 프랑스 패션업계는 ‘프랑스 패션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쉬인의 노동력 착취 논란과 디자인 표절 의혹 등은 유서 깊은 프랑스 패션업계로선 전통과 자존심을 훼손하는 행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쉬인이 1856년 문을 연 169년 전통의 유서 깊은 BHV 마레 백화점에 입점한 것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프랑스 사회에 대한 도발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일부 기업은 이 백화점에 대한 보이콧에 나섰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그룹의 향수 브랜드 ‘디오르’와 ‘겔랑’은 모두 BHV 마레 백화점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의류 그룹 SMCP 또한 ‘산드로’ ‘마쥬’ 등 자사 브랜드 매장 4개를 빼겠다고 통보했다. 파리 디즈니랜드도 이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팝업 스토어를 열 계획을 포기했다. 백화점에서 만난 중국계 프랑스인 데이시 팽 씨는 “명품 브랜드들은 쉬인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 또한 떨어진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U도 전방위 압박프랑스 정부도 쉬인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특히 쉬인이 무기류 등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자 ‘아동 보호’ ‘공공 안전’ 등을 이유로 전방위 규제에 나서고 있다.특히 프랑스 정부는 최근 법원에 쉬인의 자국 내 영업 정지를 요청했다. 프랑스 시장에서 쉬인이 활동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뜻이다. 파리 검찰 또한 쉬인이 마케팅 과정에서 미성년자 성착취 성격의 이미지와 표현을 유포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재무부 등 경제 부처는 쉬인을 통해 발송된 소포를 공항에서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쉬인의 추가 위법 증거를 찾기 위한 조치다. 아멜리 드몽샬랭 공공회계부 장관은 “공항 세관원들을 총동원해 발송된 소포 100%의 적합성, 신고 내용의 진실성, 세관 및 납세 의무 이행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유럽연합(EU)도 쉬인에 대한 압박에 가세했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쉬인이 유럽 전역의 소비자에게 체계적인 위험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 관련 보호 방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유해 불법 상품을 막고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EU 디지털서비스법에 따라 쉬인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검토하고 있다. 조사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연간 전 세계 매출의 6%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값싼 중국산 전자상거래 수입품을 견제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부터 해외발 저가 소포에 대한 관세도 부과할 방침이다. 지난달 13일 EU는 현행 150유로(약 25만 원) 미만의 저가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관세를 매기기로 합의한 바 있다. 소액 소포에 대한 과세는 쉬인에 대한 직접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진단했다. 최근 서유럽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반(反)중국 정서가 쉬인 논란을 계기로 증폭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 전역에서는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중국에 대한 거부감이 사앙하다. 이 외에도 중국이 당국 보조금 등으로 헐값에 생산한 자동차, 철강, 태양광 배터리 등을 계속 덤핑으로 수출하는 것,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중국과 EU의 무역 분쟁도 반중 정서를 키우고 있다. 중국 자본에 인수된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을 둘러싼 중국과 네덜란드의 갈등 또한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佛 젊은층은 가성비 소비 욕구 물론 유럽 전반의 쉬인 때리기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 패션 산업계의 우월 의식과 초저가 중국 브랜드에 대한 무시 및 폄하가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일부 프랑스 젊은층은 ‘쉬인을 구매하는 게 왜 나쁜가’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고물가,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쉬인처럼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 엘레나 씨는 “어차피 유명 명품 브랜드들도 생산은 중국에서 하는 사례가 많다”며 “가격이 싼 상품을 팔면 소비자로선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 역시 젊은 고객 확보 전략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다. 쉬인 사태가 경제 위기에 따른 딜레마에 빠진 프랑스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있다. 최정우 파리 이스막대 교수는 “중국 기업의 노동력 착취에 반대하는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면서도 가성비 상품 또한 포기할 수 없는 일종의 이중성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유근형 파리 특파원 noel@donga.com}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항공기’인 에어버스의 소형 여객기 ‘A320 패밀리(A320)’ 기종에서 결함이 발견돼 주말 사이 전 세계에서 수천 대의 비행기가 일시적으로 발이 묶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정 조건에서 비행 제어 컴퓨터가 오작동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업데이트 등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마쳐 비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진 않았다. 다만 연말 항공편 수요가 늘어나는 와중에 비행기 결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에어버스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전 세계 A320 보유 항공사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며 “항공기가 강한 태양복사선(Solar Radiation)에 노출될 경우 중요한 데이터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당수의 항공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데이터 오류는 이 항공기의 ‘승강타·보조날개 제어 컴퓨터(ELAC·Elevator Aileron Computer)’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의 조작이 직접 기계로 입력되는 보잉 737 기종과 달리 A320은 컴퓨터가 조종사의 조작을 감지해 비행기를 제어한다. 이 컴퓨터가 오작동하면 자동차가 급발진하듯 항공기가 조종사 의도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이 결함은 미국 항공사 제트블루의 A320 항공기가 10월 30일 운항 중 급강하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에어버스에 따르면 이 기종은 1988년부터 전 세계에 1만2000대 이상 인도됐고, 약 1만 대가 비행에 투입되고 있다. 이 중 결함 가능성이 있는 기체는 6000대 이상이고 그중 상당수는 실제 부품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결함이 발견되고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 항공안전청(EASA)이 조치되지 않은 항공기의 운항을 전면 금지하면서 이 기종을 다수 운영하는 항공사 승객들은 혼란을 겪었다. 일본 전일본공수(ANA)는 지난달 29일 항공편 95편을 취소해 승객 1만3500명이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호주 저비용 항공사 제트스타는 이번 리콜 사태로 자사 항공기의 3분의 1이 영향을 받았다며 29일 90편의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고, 30일까지 운항 중단이 계속됐다. 에어프랑스-KLM그룹 항공기도 28일 하루에만 35편이 결항됐다. 미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28일 리콜 통보 후 해당 기종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대부분 완료해 결항 피해가 제한적이었지만 아시아와 중남미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총 80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18대), 아시아나항공(24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 에어로케이(9대), 파라타항공(2대) 등 6곳이다.다만 이 중 리콜 대상 여객기 42대는 모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1시간 안에 필요한 조치를 마쳐 결항 등 운항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0일 0시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의 A320 항공기 42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A320 항공기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대부분에 취항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버스의 빠른 리콜 조치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결함이 나온 A320은 약 3년 전에도 특정 조건에서 일부 기종 컴퓨터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다. 한 해외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고도에서 더 강한 태양복사선이 발생하면 비슷한 오류가 재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더 세밀한 정보 공개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천연 잔디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냅니다.” 스웨덴의 첨단 바이오 소재 개발기업 BIQ의 예르케르 푼네마르크 대표가 25일(현지 시간) 예테보리의 한 축구 경기장에 깔린 인조 잔디 충전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인조 잔디 축구 경기장에는 검은색 고무 또는 코르크 알갱이의 충전재가 쓰인다. 하지만 이 경기장은 최근 친환경 소재인 녹색 알갱이를 깔았다. 바로 CJ제일제당의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를 활용해 BIQ가 개발해 특허를 받은 신개념 친환경 충전재다. PHA를 활용한 인조 잔디 충전재는 기존 ‘SBR 고무 칩’ 소재와는 달리 생분해가 가능하다.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기존 고무 충전재는 석유 소재로 만들어져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각종 인프라를 구축할 때 친환경 소재 사용을 통한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유럽권에서 PHA에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PHA 인조 잔디 충전재 시장 주목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자생적으로 세포 안에 만들어지는 고분자 물질이다. 생분해가 된 후 퇴비로도 쓰일 수 있다. 특히 이 경기장에 깔린 충전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생산 중인 비결정형 aPHA(amorphous PHA)가 사용됐다고 CJ제일제당 측이 밝혔다. 실제로 접한 PHA 충전재는 천연 잔디와 비슷한 촉감과 탄성을 갖고 있었다. 이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스웨덴 프로축구 IFK의 로케 그란 코치는 “천연 잔디 경기장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편안하다”며 “4개월 정도 이 경기장에서 훈련했는데 선수들의 무릎, 발목, 엉덩이, 관절 부상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장에서 뛰어 보니 인조 잔디보다 탄성력이 강하다는 게 느껴졌다. 순간 속도를 높일 때 도움이 됐다. 슬라이딩을 할 때도 뻑뻑한 인조 잔디에 비해 자연스럽게 미끄러졌다. 푼네마르크 대표는 “기존 인조 잔디에선 슬라이딩 태클을 하면 피부에 상처를 입기 쉬운데 PHA가 깔린 곳에선 부상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고무 충전재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1년부터 석유 기반 충전재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럽의 크고 작은 5만여 개의 인조 잔디 구장은 기존 고무 충전재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해야 한다.● 땅에 묻으면 스스로 분해 ‘PHA 빨대’ PHA는 현재 빨대, 화장품 용기, 종이 식기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내년 8월 시행되는 EU의 ‘포장 규제(PPWR)’에 따라 유럽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석유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국정과제 ‘순환 경제 생태계 조성’에 따라 올해 안에 ‘탈(脫)플라스틱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PHA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생분해 소재 전문 브랜드 ‘PHACT’를 론칭하면서 다양한 제품에 PHA를 적용해 왔다. 지난해 PHA 비닐 포장재를 개발해 올리브영의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 드림’의 포장에 도입했다. PHA를 활용한 ‘퇴비화 종이 코팅 기술’로 ‘햇반 컵반’ 포장재도 생산했다. 환경 부담을 줄이는 ‘빨아 쓰는 생분해 위생 행주’ ‘생분해성 빨대’ 등도 선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PHA로 만든 빨대 등을 집 앞에 묻으면 그대로 퇴비가 된다고 볼 수 있다”며 “PHA의 적용 범위가 여러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예테보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칼레드 엘레나니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서울 종묘 앞 재개발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엘레나니 유네나니 사무총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허 청장은 “사무총장이 직접 종묘 문제를 거론하며 고층빌딩 건설 계획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며 “그는 세계유산 영향평가가 끝날 때까진 고층 빌딩을 짓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주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를 통해 한국 측에 공식 문서를 보내 건설 계획에 앞서 영향 평가를 반드시 받도록 권고한 바 있다. 허 청장은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들을 유네스코에 설명했고, 엘에나니 사무총장을 이런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이집트 출신인 엘에나니 사무총장은 이집트 관광 및 고대유물부 장관을 역임한 문화유산 전문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천연 잔디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냅니다.”스웨덴의 첨단 바이오 소재 개발기업 BIQ의 예르케르 푼네마르크 대표가 25일(현지 시간) 예테보리의 한 축구 경기장에 깔린 인조 잔디 충전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인조 잔디 축구 경기장에는 검은색 고무 또는 코르크 알갱이의 충전재가 쓰인다. 하지만 이 경기장은 최근 친환경 소재인 녹색 알갱이를 깔았다.바로 CJ제일제당의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를 활용해 BIQ가 개발해 특허를 받은 신개념 친환경 충전재다. PHA를 활용한 인조 잔디 충전재는 기존 ‘SBR 고무 칩’ 소재와는 달리 생분해가 가능하다.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기존 고무 충전재는 석유 소재로 만들어져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각종 인프라를 구축할 때 친환경 소재 사용을 통한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유럽권에서 PHA에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PHA 인조 잔디 충전재 시장 주목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자생적으로 세포 안에 만들어지는 고분자 물질이다. 생분해가 된 후 퇴비로도 쓰일 수 있다. 특히 이 경기장에 깔린 충전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생산 중인 비결정형 aPHA(amorphous PHA)가 사용됐다고 CJ제일제당 측이 밝혔다.실제로 접한 PHA 충전재는 천연 잔디와 비슷한 촉감과 탄성을 갖고 있었다. 이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스웨덴 프로축구 IFK의 로케 그란 코치는 “천연 잔디 경기장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편안하다”며 “이 경기장에서 훈련하면서 선수들의 무릎 발목 엉덩이 관절 부상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실제로 경기장에서 뛰어보니 인조 잔디보다 탄성력이 강한다는 게 느껴졌다. 순간 속도를 높일 때 도움이 됐다. 슬라이딩을 할 때도 뻑뻑한 인조 잔디에 비해 자연스럽게 미끄러졌다. 푼네마르크 대표는 “기존 인조 잔디에선 슬라이딩 태클을 하면 피부에 상처를 입기 쉬운데 PHA가 깔린 곳에선 부상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유럽연합(EU)은 고무 충전재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1년부터 석유 기반 충전재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5만여 개의 유럽의 크고 작은 인조 잔디 구장들은 기존 고무 충전재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해야 한다.● 땅에 묻으면 스스로 분해 ‘PHA 빨대’PHA는 현재 빨대, 화장품 용기, 종이 식기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특히 내년 8월 시행되는 EU의 ‘포장 규제(PPWR)’에 따라 유럽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석유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한국 정부도 국정과제 ‘순환 경제 생태계 조성’에 따라 올해 안에 ‘탈(脫)플라스틱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PHA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CJ제일제당은 2022년 생분해 소재 전문 브랜드 ‘PHACT’를 론칭하면서 다양한 제품에 PHA를 적용해 왔다. 지난해 PHA 비닐 포장재를 개발해 올리브영의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 드림’의 포장에 도입했다. PHA를 활용한 ‘퇴비화 종이 코팅 기술’로 ‘햇반 컵반’ 포장재도 생산했다. 환경 부담을 줄이는 ‘빨아 쓰는 생분해 위생 행주’ ‘생분해성 빨대’ 등도 선보인다.식품업계 관계자는 “PHA로 만든 빨대 등을 집 앞에 묻으면 그대로 퇴비가 된다고 볼 수 있다”며 “PHA의 적용 범위가 여러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예테보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독일 뮌헨, 이탈리아 밀라노 등 세계 유명 대도시들이 적극 도입 중인 ‘관광세’를 영국 수도 런던 또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과잉 관광객에 따른 각종 사회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의견과 ‘관광업을 위축시켜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2023년 기준 런던을 찾은 관광객은 약 1880만 명이다. 23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각 도시에 관광세를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에서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런던 등 일부 대도시에 관광세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관광세 도입을 강력하게 외친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재무부의 결단을 환영한다”면서 많은 나라의 도시들이 유사한 형태의 세금을 도입하고 있다며 반겼다. 런던 당국은 인기 있는 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관광세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며 관광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세금 부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관광객 1명당 하루 1파운드(약 1900원)의 정액을 부과하는 방식, 이들의 숙박비에 5%의 세금을 매기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하루 1파운드 부과로는 연 9100만 파운드(약 1758억 원), 숙박 세금으로는 연 2억4000만 파운드(4637억 원)의 수입이 예상된다. 다만 숙박업계 이익단체인 ‘영국호스피탤리티’의 케이트 니콜스 회장은 “사실상 관광객에게 런던 방문을 금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런던이 이미 20%의 높은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상황에서 관광세까지 도입되면 일자리, 성장 등에 모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독일 뮌헨, 이탈리아 밀라노 등 세계 유명 대도시들이 적극 도입 중인 ‘관광세’를 영국 수도 런던 또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과잉 관광객에 따른 각종 사회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의견과 ‘관광업을 위축시켜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2023년 기준 런던을 찾은 관광객은 약 1880만 명이다.23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각 도시에 관광세를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에서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런던 등 일부 대도시에 관광세가 도입될 전망이다.그간 관광세 도입을 강력하게 외친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재무부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많은 나라의 도시들이 유사한 형태의 세금을 도입하고 있다고 반겼다. 런던 당국은 인기 있는 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관광세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며 관광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구체적인 세금 부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관광객 1명당 하루 1파운드(약 1900원)의 정액을 부과하는 방식, 이들의 숙박비에 5%의 세금을 매기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하루 1파운드 부과로는 연 9100만 파운드(약 1758억 원), 숙박 세금으로는 연 2억4000만 파운드(4637억 원)의 수입이 예상된다.다만 숙박업계 이익단체인 ‘영국호스피탈리티’의 케이트 니콜스 회장은 “사실상 관광객에게 런던 방문을 금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런던이 이미 20%의 높은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상황에서 관광세까지 도입되면 일자리, 성장 등에 모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28개 평화계획’ 초안을 27일 추수감사절까지 수용하라고 압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미국의 평화계획에는 동부 돈바스 포기, 병력 규모 제한, 러시아 공식언어 인정 등 민감한 조항들이 많아 우크라이나가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FT에 따르면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당장 다음주 추수감사절(11월 27일) 이전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평화협정 초안에 서명하고 12월 초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지난 한 달 동안 평화계획 초안을 마련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측 대표단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 좋은 계획이며, 양측 모두가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이 초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분석했다. 종전 초안엔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 전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종래 고수하던 내용이 반영된 것.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은 돈바스 내 현재의 전선을 기준으로 휴전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군대의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핵심 무기를 포기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미국의 군사 지원을 줄이고, 우크라이나 영토에 외국군의 진입을 금해야 한다는 항목도 담겼다. 전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위해 서방 진영의 연합군을 배치하자는 유럽의 제안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민족 감정을 건드리는 민감한 내용도 들어 있다. 러시아어를 우크라이나의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자국의 영향권에 묶어 두려는 러시아의 오랜 목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에는 유럽의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인접국 폴란드에 배치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또 러시아가 주요 8개국(G8)에 재가입하고, 각종 제재 해제를 통해 전 세계와 다시 경제 교류를 하게 된다. 다만 러시아는 향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동결된 러시아 자산 1000억 달러(약 145조 원)를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입해야 한다.이에 대해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어떤 계획이든 작동하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참여해야 한다. 초안이 모스크바에 너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다만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즉각 반발하며 판을 깨기보다는 미국 측에 역제안을 할 조항들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계획안 초안을 접수했다. 이는 외교적 노력을 재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전쟁을 품위 있게 종결할 수 있도록 계획안의 각 조항을 함께 검토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미국과 평화달성 방안, 대화 형식, 외교적 추진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양측은 전쟁 종식을 위한 계획의 세부 사항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러시아는 강공 의지를 재차 밝히며 미국의 평화계획 초안에 부정적인 기류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군복을 입고 러시아군 서부군의 지휘소 중 한 곳을 직접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 자체의 과제와 목표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무조건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뇌부의 부패 스캔들을 거론하며 “그들은 더는 정치적 지도부가 아니라 러시아와 전쟁을 계속 해야 한다는 핑계로 권력을 찬탈하고 권력을 유지해온 조직화된 범죄 집단”이라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인 돈바스를 모두 내주고 군대를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의 종전안 초안을 미국과 러시아가 마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대폭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의 종전안이다. 우크라이나는 “주권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주요 전략 요충지를 러시아에 빼앗기는 등 전세가 악화하면서, 종전안 내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구도로 짜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어 공식어 지정 등 예민한 내용 포함 FT에 따르면 미-러 실무진 종전 초안엔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 전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종래 고수하던 내용이 반영된 것.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은 돈바스 내 현재의 전선을 기준으로 휴전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우크라이나가 자국 군대의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핵심 무기를 포기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미국의 군사 지원을 줄이고, 우크라 영토에 외국군의 진입을 금해야 한다는 항목도 담겼다. 전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위해 서방 진영의 연합군을 배치하자는 유럽의 제안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같은 내용이라면 종전이 성사돼도 향후 러시아의 추가 침공 시 우크라의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민족 감정을 건드리는 민감한 내용도 들어 있다. 러시아어를 우크라이나의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자국의 영향권에 묶어 두려는 러시아의 오랜 목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종전안 우크라 수용 압박 미국은 러시아와 비공개 협의로 마련한 28개 항목의 종전안을 우크라이나에 보내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윗코프가 이번 주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만나 해당 방안을 전달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윗코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 조건을 수용하기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협상 재개를 위해 군 고위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20일 우크라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종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종전안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윗코프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키릴 드미트리예프와 협의해 마련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안을 승인한 뒤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가자지구 1단계 휴전 합의와 같은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러 항목의 기본계획을 작성한 뒤 당사국들이 이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우크라 “주권 포기하라는 것” 반발 우크라이나는 미-러 종전안 초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해당 종전안이 러시아의 요구를 최대로 반영한 안이며, 대폭 수정 없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크라 당국자는 “이 안을 수용하면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협상 진전을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고 액시오스에 전했다. 러시아는 종전안 초안 논의를 부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에서 제안했다면 양국 간 기존 외교채널을 통해 전달됐을 것인데, 이 정도 수준의 합의안은 받은 바 없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알려드릴 만한 새로운 진전은 없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격전을 이어 가고 있다. 우크라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가 전날 밤부터 우크라 동서부 곳곳에 폭격을 가해 어린이 3명 등 25명이 숨지고 73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받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내 불특정 군사시설을 공격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을 푼 뒤 에이태큼스를 처음 사용한 것이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아이언빔(Iron Beam)’은 현실이다. 공상과학(SF)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스라엘의 최신식 레이저 기반 요격 시스템 ‘아이언빔’을 생산하는 국영 방위산업기업 ‘라파엘’ 관계자는 12일 하이파의 본사를 방문한 한국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날 라파엘은 자체 개발한 첨단무기를 선보이는 쇼케이스룸을 외국 언론 중에는 처음으로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라파엘 관계자는 “아이언빔이 이미 이스라엘군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방공망의 게임체인저로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이언돔보다 비용 면에서 훨씬 효율적아이언빔은 미사일, 무인기(드론), 로켓을 요격하며 이스라엘 방공망의 핵심 전력으로 꼽혀온 ‘아이언돔(Iron Dome)’과 확실한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아이언돔은 미사일로 요격으로 하지만, 아이언빔은 ‘고에너지 레이저(HPL·High Power Laser)’를 쏴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비용 측면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 아이언돔은 1발에 최대 5만 달러(약 73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레이더 전력과 인원 등을 추가하면 실제 비용이 최대 15만 달러(약 2억1900만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아이언빔은 1회 발사에 5달러(약 7300원) 내외의 전기료만 든다. 횟수도 제한이 없어 무제한 연속적으로 발사가 가능하다고 라파엘 측은 설명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사일 및 드론 요격 성공률은 각각 86%, 99.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언빔과 이이언돔은 상호 보완제다. 악천후가 발생하거나 레이저를 쏠 수 없는 지형에선 인공지능(AI) 기반 지휘 통제 시스템의 판단에 따라 아이언빔 대신 아이언돔이 자동 발사된다.기존 레이저빔의 단점도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게 라파엘 측의 주장이다. 장거리 표적을 향해 레이저를 쏘면 대기 중 먼지, 수분에 의해 산란하거나 꺾인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레이저를 하나로 합쳐 강력한 빔을 만드는 기술, 빛을 바늘구멍처럼 작은 목표에 집중시키는 기술 등을 고도화했다.특히 아이언빔의 소형 모델인 ‘모바일’과 ‘라이트’는 보병부대의 트럭, 장갑차 등 이동수단에 설치돼 기동성이 뛰어나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아군, 전략 자산 등을 쉽게 보호할 수 있다.● 트럼프 주도 ‘1단계 휴전’에도 충돌은 이어져이스라엘이 아이언빔 등 현대전 무기를 강화하는 것은 2023년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장기화 여파에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평화구상안’에 따라 양측의 1단계 휴전이 발효됐음에도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실제로 11일 가자지구에서 1.3km 떨어진 이스라엘 남부 스데롯을 찾았을 때는 내내 포격음을 들을 수 있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지금도 하마스의 로켓 등을 이용한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스라엘로서는 첨단 방공망 구축 및 강화에 계속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아이언빔(Iron Beam)이스라엘이 미사일 방공 체계 ‘아이언돔(Iron Dome)’에 이어 선보인 고에너지 레이저 기반의 차세대 방공 시스템이다. 아이언돔은 1회 발사에 약 7000만 원이 소요되는 반면, 아이언빔은 전기료(1회에 약 3∼5달러) 외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아이언빔 라인업①아이언빔: 100kw급 출력, 450mm 대형 렌즈, 사거리 약 10km, 국경 공항 군기지 방어용.②아이언빔 모바일(Mobile): 50kw급 출력, 250mm 렌즈, 트럭 등 전투부대에 장착해 이동 가능.③아이언빔 해상용(Naval): 아이언빔 모바일과 비슷한 사양으로 군함 등 해상에 탑재 가능④아이언빔 라이트(Iron Beam Lite): 10kw급 소형 모델, 지프 등 지상군 차량에 탑재해 아군과 전략자산 보호.하이파·스데롯=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펑, 펑.”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3km 떨어진 이스라엘 남부 스데롯 전망대에 오르자 폭파음이 들렸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만든 지하 터널을 폭파하는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1단계 휴전이 발효됐지만, 가자지구 인근에선 지엽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이 전망대에는 방공 대피소가 없기 때문에 사이렌이 울리면 15초 안에 바닥에 엎드려야 합니다”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접경지대 휴전 후에도 충돌 계속스데롯 전망대에서 보이는 가자지구는 폐허에 가까워 보였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으로 주택과 농경 지역은 2년 동안 파괴됐다. 하마스의 침입을 막는 철책선이 강화됐고, 이스라엘군이 이를 통제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감도 여전했다. 스데롯 거리 곳곳에는 불과 몇십m 간격으로 방공호가 설치돼있었다. 약 10㎡ 크기의 방공호에는 40명 이상의 사람이 대피할 수 있게 설계됐다. 가자지구에서 로켓이 발사되면 약 15초 후 스테롯까지 당도하기에 그 전에 방공호로 대피해야 한다.이스라엘군에 따르면 가자지구 지하에는 거미줄 같은 터널이 건설돼있다. 최근 송환된 이스라엘 인질들도 그 지하 터널에 감금돼왔다. 타임오브이스라엘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하마스는 휴전 발효 이후에도 터널을 통해 이스라엘 지역으로 침입해 이스라엘군인 3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수차례 가자 공습을 감행해 최소 백 명 이상의 가자지구 민간인이 숨지기도 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하마스는 휴전 후에도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을 쏘고 이스라엘 쪽을 침범하며 도발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 위협을 제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날씨처럼 공습경보 실시간 확인하는 이스라엘 주민들실제로 기자가 가자지구 접경 스데롯 지역을 방문한지 이틀 뒤인 13일 인근 지역에 공습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하마스의 공격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사이렌이 울리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아이언돔 요격 미사일 대응 시스템이 가동됐다. 이 같은 상황은 이스라엘군이 운영하는 공습경보 안내 어플리케이션(앱) ‘레드 얼러트(Red alert), 이스라엘군 전용 텔레그램 채팅방 등을 통해 이스라엘 전 지역에 실시간으로 알려졌다. 알람이 울린 후 30분 뒤 이스라엘군이 “잘못 인식된 목표에 요격 시스템이 반응해 경고가 울렸다”고 공지하고서야 하마스의 공격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교민 명형주 씨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날씨 예보나 교통 상황을 체크하듯이 수시로 공습 경보 앱을 확인하고 있다”며 “외신에 보도되지 않은 크고 작은 하마스의 공격과 테러를 일상적으로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스라엘 전역은 마치 거대한 추모공원처럼 보였다. 수도 예루살렘과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를 비롯해 기자가 방문하는 도시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기습 당시 숨진 2000여 명을 기리는 피켓과 깃발, 그리고 추모를 의미하는 노란색 리본이 붙어있었다. ● 전쟁 상흔 그대로 방치 “끝까지 싸울 것”특히 하마스 기습 당시 폐허가 된 마을들은 참혹한 현장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이스라엘 남부 가자 접경 키부츠 마을(집단농장을 함께 경영하는 생활공동체)인 니르 오즈은 주민 400명 중 200여 명이 사망하거나 납치당했다. 불에 탄 집들에는 희생자들의 사연이 담긴 포스터, 플레카드가 걸려있었다. 노란색 바탕의 포스터는 인질 상태, 검은색은 살해당한 사람, 파란색은 귀환한 사람을 각각 의미한다고 이스라엘 측은 설명했다.당시 하마스는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가스관에 불을 붙이며 마을을 파괴했다. 불에 탄 가옥, 침대, 가재도구와 총탄 흔적 등이 곳곳에 그대로 방치됐다. 하마스 기습에 시아버지를 떠나보낸 생존자 리타 리프시츠 씨는 “221채의 가옥 중 6채만 빼고 모두 하마스의 만행을 당했다”며 “이 마을은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을 지지할 정도로 진보적인 마을이었지만 무참하게 학살됐다”고 설명했다.하마스 습격 당시 260여 명이 죽고 500여 명이 실종된 슈퍼노바 페스티벌 현장에는 희생자들의 사연이 담긴 피켓과 추모 사진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불안한 휴전 속에서도 추모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가 됐다. 당시 시신들 사이에서 죽은 척을 하는 등 기지를 발휘해 기적적으로 생존한 마잘 타자 씨는 “하마스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스라엘 사람들을 죽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간절히 평화를 원하지만, 하마스가 남아있는 한 우리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에게 물리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이스라엘 일반 국민들도 전쟁이 끝났다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였다.● 15시간 만 지하주차장이 병원으로 탈바꿈 이스라엘 전역은 언제든지 전시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었다. 특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분쟁 중인 이스라엘 북부 중심도시 하이파의 람밤 종합병원은 15시간 만에 지하주차장을 병상 및 응급실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11일 방문한 람밤병원의 지하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적의 공격에 병원이 타격받을 우려가 높아지면 즉시 1200병상 규모의 지하병원으로 전환된다. 최대 2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특히 응급수술이 가능한 무균 공간이 상시 준비돼있었다. 지하주차장이만 특수 공조 시스템과 에어컨, 화장실, 침상, 샤워시설 등 모든 시설이 구비됐다.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당시 헤즈볼라가 쏜 미사일이 병원 바로 앞 지중해 앞바다에까지 떨어지면서 환자 진료에 차질을 생기자 지하 병동 구축에 나섰다. 지하 병동은 코로나19 사태와 가자전쟁, 올해 6월 이란과의 전쟁 당시 실제 가동되기도 했다. 람밤 병원 관계자는 “언제든 즉시 지하 병동을 가동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스데롯, 니르오즈, 하이파, 텔아비브(이스라엘)=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