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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로 생긴 이익을 증여행위로 보면서 적용 대상을 2004년 이익분까지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한 회사의 주가 상승분이나 영업이익에 대해 증여세나 법인세를 매기는 방식이다. 이 같은 안이 법제화될 경우 글로비스로 2조 원 이상의 부(富)를 얻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나 SK C&C로 막대한 이익을 본 최태원 SK 회장 등 상당수 대기업 총수나 자녀들이 수천억 원에 이르는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새로 만드는 법을 소급 적용해 세금을 걷는 건 헌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실제 도입을 둘러싸고 진통이 예상된다. 조세연구원은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특수관계 기업 간 물량 몰아주기를 통한 이익에 대한 과세방안’ 공청회에 앞서 4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기획재정부가 3월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공정사회 추진회의에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를 변칙 상속·증여로 보고 세금을 물리겠다고 발표한 뒤 4개월여 검토 끝에 나온 것으로, 사실상 정부 의중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재정부 김형돈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조세연구원 보고서를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과세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지배주주(본인, 배우자, 친척) 지분이 3∼5% 이상인 회사와 그룹 계열사 간 거래비중이 30% 등 일정비율을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를 증여 행위로 보고 과세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는 오너 일가가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수혜기업에 한해 증여세를 매기자고 7월 주장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의 안보다도 더 강력한 기준이다. 이 방안을 발표한 한상국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감 몰아주기라는 증여 행위가 세금 없이 부를 이전하는 편법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다만 대기업 내 정상적인 내부거래를 감안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우에만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가 검토 중인 과세 방식은 △1안 주가상승분, 영업이익에 증여세 부과 △2안 영업이익에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3안 수혜기업에 법인세 추가과세 등 세 가지다. 증여세 과세안은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 매출이 오르면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다. 변칙 상속·증여에 엄격히 세금을 물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안대로라면 현대차 자회사인 글로비스는 대주주인 정의선 부회장 지분이 31.88%이고, 매출액 중 현대차그룹 비중이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과세대상에 해당한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001년 글로비스에 29억9300만 원을 투자해 10년 만인 올해 1조8967억 원의 투자수익(배당금 제외)을 냈다. 조세연구원이 내놓은 증여재산가액 계산 기준을 적용하면 정 부회장은 글로비스에 대해 상장 시점인 2005년 이후로만 따져도 증여세로 5105억 원을 내야 한다. 가장 큰 쟁점은 소급적용. 조세연구원은 세 가지 과세방식 모두 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된 2004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증여로 이익이 생기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게 2004년 법개정 취지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는 소급적용이 아니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견해”라며 “공청회에서 더 많은 의견을 들은 뒤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있어온 사실상의 편법 증여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것은 ‘공정과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재정부의 논리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세금을 피해간 변칙 증여를 엄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소급입법을 금지한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도 있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규정이 2004년에 마련된 만큼 편법적인 부의 상속을 막기 위해서 소급 적용이 반드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2004년 이후분에 대한 소급 적용은 헌법 취지에 어긋나고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고 반대했다. 주가 상승분에 세금을 매기는 게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주가가 올라도 팔지 않는 이상 실제 손에 쥐는 소득은 없는데, 여기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또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은 국제금융 시황, 업황 등 다양한데 ‘일감 몰아주기=주가 상승’이라는 단순화된 공식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한 달을 맞았지만 피부로 효과를 느끼기는 아직 쉽지 않다. 하지만 FTA를 활용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고 있어 짧으면 2∼3개월, 길면 1년 뒤에는 본격적인 FTA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는 예상대로 한-EU FTA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대EU 자동차 수출은 4억51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84% 늘었다. BMW, 벤츠 등 유럽산 자동차의 판매 공세로 수입도 3억4800만 달러로 53% 증가했다. 와인, 돼지고기 등도 FTA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품목이다. 프랑스 와인 노블메도크가 2009년산 기준 6월 1만9900원에서 7월 1만6900원으로 15.1% 값이 내렸고 이탈리아 와인 간치아모스카토는 2만5900원에서 2만2500원으로 13.1% 인하됐다. 이마트에서 국산 냉장삼겹살(100g 기준)이 4월 1680원→7월 2280원으로 오르는 사이 벨기에산 냉동삼겹살은 1180원→800원으로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 대EU 7월 수출은 40억8000만 달러, 수입은 41억4000만 달러로 6000만 달러 무역적자를 냈지만 정부나 업계 모두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있었던 대형선박 수출이 없어 수출액이 10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선박을 제외하면 수출실적은 오히려 15% 늘었다”고 말했다. FTA를 활용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국무역협회 종합무역컨설팅지원단에 업체들이 요청한 FTA 컨설팅은 올 1월 69건에서 7월 166건으로 크게 늘었다. 새 수출지역 개척과 관련한 FTA 효과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황문연 무역협정지원단장은 “재고품 소진, 통관절차 소요기간, 수출계약을 감안할 때 당장 수출이 늘어나길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2, 3개월 뒤부터는 가격인하 품목이 확대되고 내년부터는 교역규모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한 건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FTA 수출입 활용률은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FTA가 3.5%, 한-인도 포괄적경제협력협정(CEPA)이 17.7%에 불과하다. 한-EU FTA는 58.6%로 일단 출발이 좋지만 앞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 7년 전 발효된 한-칠레 FTA는 FTA 활용의 모범사례다. FTA 수출입 활용률이 90%에 이르고 대칠레 수출은 2003년 5억1718만 달러에서 2010년 29억4705만 달러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칠레 수입시장에서 한국제품 점유율은 2003년 2.98%에서 지난해 6.41% 수준으로 높아졌다.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 이형일 ◇국토해양부 ▽과장급 △운항정책과장 김재영 △운항안전〃 장만희 △항공관제〃 김상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무국장 문길주 ◇국세청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2과장 박재형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2과 고근수 ◇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장 강길환 △법과대학장 겸 정치전문대학원장 석희태 △관광전문대학원장 나정기 △대체의학대학원장 권윤중 △산학협력단장 겸 연구처장 김응수 △입학처장 김연권 △대외협력처장 신겸수 △교학처장 신정식 △박물관장 박영진 ◇KAIST △교학부총장 이용훈 △연구〃 백경욱 △ICC〃 조동호 △연구처장 홍성철}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7월 한 달간 EU 회원국을 상대로 한 무역수지가 예상외의 적자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EU를 상대로 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1년 전보다 12% 줄어든 40억8300만 달러, 수입은 34% 증가한 41억4100만 달러를 보여 무역수지가 5500만 달러적자였다. FTA 수혜업종으로 꼽힌 자동차, 석유제품의 수출은 예상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8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EU 회원국의 재정위기 확산 우려로 전체 수출금액은 12% 감소했다. 지난해 7월 14억7400만 달러에 이른 선박 수출이 지난달 4억4600만 달러로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오늘 같은 날에는 장관님이 오후 5시에 퇴근해도 될까요, 안 될까요?” 폭우와 산사태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28일 오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몇 시에 퇴근하느냐고 기자가 묻자 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큰 상황에서 장관이 5시에 퇴근한다면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 같아 고민하는 눈치였다. 박 장관은 27일 공공 부문의 ‘8시 출근, 5시 퇴근’ 근무를 강조하면서 솔선수범하겠다며 유연근무를 신청했다. 유연근무를 신청한 첫 장관이 된 것이다. 하지만 박 장관은 오후 6시 넘어 끝난 청와대 회의 때문에 첫날부터 자신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정부 안팎에서는 ‘8-5 근무제’에 대해 “출근만 빨라지게 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박 장관의 ‘쇼맨십’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물론 박 장관이 매일 5시에 퇴근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초과근무를 하는 날이 있더라도 되도록이면 ‘8-5시’에 맞춰 근무하겠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앞서 유연근무제를 도입했지만 다른 기관이나 기업이 동참하지 않고, 저녁 약속이 늦게 잡히는 바람에 흐지부지됐다는 삼성전자 얘기를 듣고 공감했다고 한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등 공공 부문부터 우선적으로 실천해 사회적 확산을 꾀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아직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현재 재정부에서만 100여 명이 유연근무를 신청했지만 예산실 직원 70여 명은 ‘10-7시’로 신청해 박 장관의 8-5 근무제와는 거리가 있다. 인사과 관계자는 “부처 예산심의를 하는 예산실 직원 대부분이 밤 12시 무렵 퇴근한다”며 “새벽 3, 4시까지 일한 직원들이 10시에 출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 등 민간기업도 마찬가지다. 출근시간을 오전 7∼10시로 하고 점심시간을 포함해 9시간 근무하고 있지만 이른 시간에 출근해도 퇴근을 일찍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박 장관이 내수를 활성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유연근무제 정착에 노력하려는 취지에는 공감이 간다. 하지만 본인이 실행에 옮기기 전에 제도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고려했어야 한다. 박 장관의 솔선수범이 섣부른 실험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황형준 경제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정부가 올해 4.5%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내수를 활성화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는 등 목표 달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공공부문의 ‘8시 출근, 5시 퇴근’의 도입을 강조하면서 직접 ‘유연근무제’를 신청했다. 박 장관은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회의가 오전 8시에 시작해 8시까지 출근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오후 5시에 퇴근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뒤 유연근무 신청서를 인사과에 제출해 즉시 실행에 옮겼다. 현행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원칙이나 유연근무를 소속 행정기관의 장에게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박 장관이 ‘1호 유연근무 장관’이 된 셈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7일 열린 ‘내수활성화를 위한 국정 토론회’에서 제기된 정책 과제 가운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반영하지 않은 66개의 추진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방산물자 공급, 해경함정 수리 등 분야에서 중소기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대학이 중소기업의 수요에 맞는 인력을 육성하는 ‘중소기업 계약학과’를 확대하고 고졸 취업자를 대상으로 전형외로 우선 선발하는 ‘재직자 특별전형제도’의 운영대학을 올해 9개에서 내년 30개로 늘리기로 했다. 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에서 한 달에 2번 시행하고 있는 구내식당 휴무제를 중앙·대전·광주·제주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나들가게’에 취업 취약계층을 고용해 소비자들에게 밀착형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 ‘백화점식 정책’에 그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박 장관이 강조한 공공부문 근로시간 조정에 대해서는 재정부 내에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구내식당 휴무제 등도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영주권자 4만5475명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 등 고급인력은 0.2%(9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영주권자 10명 중 6명은 비정규직이거나 미취업자였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이민 문호를 넓히고 있지만 사회 저층만 양산하는 이민 정책은 유럽식 다문화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기획재정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영주권자는 78개국 출신 4만5475명에 이른다. 영주권 제도가 도입된 2002년 6022명이었던 영주권자는 2009년 2만 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 2배 이상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늘어난 영주권자는 대부분 조선족 등 재외동포와 결혼이민자로 정부가 유치를 공언한 고급인력은 거의 없었다. 작년 말 전체 영주권자 가운데 재외동포는 1만9496명, 결혼이민자와 자녀는 1만2690명, 재한(在韓)화교는 1만1560명으로 이들이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반면 50만 달러 이상 고액투자자, 박사학위 및 자격증 소지자 등 고급인력은 97명으로 전체의 0.2%에 그쳤다. 영주권자 대부분은 비정규직이거나 미취업자로 소득 수준이 한국인 근로자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표본 집단의 월평균 소득도 189만 원으로 한국인 근로자의 평균 월소득(308만 원) 대비 60% 수준이었다. 영주권자 대부분이 낮은 소득과 고용 불안을 겪으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영주권자들을 대상으로 노동시장 접근성, 정치 참여, 차별시정 정책 등을 평가해 산출한 사회통합지수를 유럽 및 북미 국가들과 비교한 결과 한국은 29개국 가운데 21위에 머물렀다. 특히 차별시정 정책 분야에서는 27위로 바닥권이었다. 최근 다문화 갈등으로 테러가 발생한 노르웨이는 전체 사회통합지수에서는 8위, 차별시정 정책 분야에서는 16위로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표본조사를 진행한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다수 외국인 근로자보다 대우가 나은 영주권자들마저 사회·경제적 불만이 높다는 것은 앞으로 다문화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고급인력 유치와 함께 다문화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인 이민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파키스탄 출신의 컴퓨터공학도 라자 씨(25)는 조만간 한국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친척들이 있는 영국으로 대학을 옮길 계획이다. 2년 전 한국에 입국할 때만 해도 박사학위를 마친 뒤 한국에 정착할 생각이었다. 라자 씨가 계획을 바꾼 것은 유학생활 중 겪었던 불쾌한 경험 때문이다. 백인 유학생과 달리 검은 피부의 그에게 한국생활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식당에서 그를 경계하는 종업원들의 시선을 견뎌야 하는 것은 기본. 학교 기숙사를 나와 넓은 집으로 이사하려 했지만 찾아가는 집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받아주지 않았다. 라자 씨는 “연봉도 높고 기회도 많은 영국에서 다시 유학생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엔은 ‘세계인구 전망’에서 2100년 한국의 총인구는 3722만 명으로 현재보다 23%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1.22명) 때문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선진국들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젊은 외국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국가 차원의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뿌리 깊은 차별의식으로 능력 있는 외국인 유학생마저 한국에 등을 돌리면서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만 늘어날 뿐 젊은 고급인력 유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장벽 높은 외국 고급인력 유치 KOTRA는 6월 국내 10여 개 기업 인사담당자들과 미국과 캐나다에서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150명 가운데 40%가량은 현지인이었지만 이들 가운데 채용돼 국내로 들어온 인재는 한 명도 없다. 한국인 직원보다 높은 초봉 7만∼8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모두 고개를 저었다. KOTRA 측은 “외국 우수 인재들은 현지 기업보다 1.5∼2배의 연봉을 높게 주지 않으면 한국에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의 고급인력을 이민자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일하는 전문인력이 늘어야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외국 고급인력 채용은 잠시 한국을 거쳐 가는 임원급에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영주권 대상자를 확대해도 고액투자자나 박사학위 소지자 등 고급인력 가운데 영주권자는 100명도 채 안 된다.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한국의 기업문화가 생소하고 자녀교육 등 거주 여건이 외국보다 떨어지는 점 등이 한국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컨트롤 타워 없는 한국 이민정책 문제는 한국으로의 이민 가능성이 높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아시아계 유학생마저 한국을 등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 전반에 퍼진 이들에 대한 차별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영주권자 9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구직활동을 하며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65.6%, 승진 등 직장생활에서 차별을 겪었다는 응답도 44%에 이른다. 이에 따라 유럽과 북미 국가들과 비교한 국내 영주권자들의 사회통합지수는 노동시장 접근성 분야에서 29개국 중 12위를 기록하고도 차별시정 정책분야에서 최하위권(27위)을 벗어나지 못해 전체 사회통합지수는 21위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뛰어난 능력을 갖춘 고급인력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한국에서 쌓은 경력을 징검다리 삼아 미국 유럽으로 옮겨가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동남아나 인도 파키스탄 출신 유학생들은 능력이 뛰어날수록 한국을 떠나려고 한다”며 “선진국 인재 유치보다 이들을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외국인 인재 유치를 지원하고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변변한 이민법조차 없는 실정이다. 일부 부처에서 이민 정책을 세우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이민청 설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검토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저성장을 막기 위해선 해외 고급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를 세워 장기적인 이민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이용재 휘츠 대표 성규 더피알스마트커뮤니케이션 대표 모친상=25일 충북 괴산장례식장, 발인 27일 오전 8시 반 043-832-4444}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영주권자 4만5475명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 등 고급인력은 0.2%(9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영주권자 10명 중 6명은 비정규직이거나 미취업자였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이민 문호를 넓히고 있지만 사회 저층만 양산하는 이민 정책은 유럽식 다문화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기획재정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영주권자는 78개국 출신 4만5475명으로 조사됐다. 영주권 제도가 도입된 2002년 6022명이었던 영주권자는 2009년 2만 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 한 해 동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늘어난 영주권자 대부분은 조선족 등 재외동포와 결혼이민자로 정부가 유치를 공언한 고급인력은 거의 없었다. 작년 말 전체 영주권자 가운데 재외동포는 1만9496명, 결혼이민자와 자녀는 1만2664명, 재한(在韓)화교는 1만1560명으로 이들이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반면 50만 달러 이상 고액투자자 및 박사학위·자격증 소지자 등 고급인력은 97명으로 전체의 0.2%에 불과했다. 영주권자 대부분은 비정규직이거나 미취업자로 소득 수준이 한국인 근로자에 비해 턱 없이 낮았다. 영주권자 939명의 직업과 소득을 표본 조사한 결과 임시직과 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는 29.5%, 미취업자는 31%로 전체의 60.5%에 달했다. 이어 정규직(24.9%), 자영업자(10.3%) 순이었다. 표본집단의 월 평균 소득도 189만 원으로 한국인 근로자 평균 월 소득인 308만 원의 60% 수준이었다. 이처럼 영주권자 대부분이 낮은 소득과 고용불안을 겪으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영주권자들을 대상으로 노동시장 접근성, 정치참여, 차별시정 정책 등을 평가해 산출한 사회통합지수를 유럽과 북미(北美) 국가들과 비교한 결과 한국은 29개 국가 가운데 21위에 그쳤다. 특히 차별시정 정책 분야에서는 27위로 바닥권이었다. 최근 다문화 갈등으로 테러가 발생한 노르웨이는 전체 사회통합지수에서는 8위, 차별시정 정책 분야에서는 16위로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표본 조사를 진행한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다수 외국인 근로자에 비해 대우가 나은 영주권자들마저 사회·경제적 불만이 높다는 것은 앞으로 다문화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고급인력 유치와 함께 다문화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인 이민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현재 400달러인 해외여행자 면세한도를 정부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정부는 면세한도를 놓고 600∼1000달러 사이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아직 현행대로 유지할지 상향 조정할지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8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르면 9월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면세한도는 1996년부터 16년째 400달러를 유지하면서 현재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국민소득 증가, 물가 상승, 주변국과의 비교를 참고해서 면세한도를 조정할 방침이다. 현재 일본의 면세한도는 2400달러, 대만은 680달러로 한국보다 높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손잡고 첫 ‘거시정책협의회’를 열었다. 각 기관이 담당하는 거시정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부총재는 2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정책협의회를 열고 거시정책의 적시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두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자고 강조했다. 협의회를 열기로 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환경과 경제정책 패러다임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 정책당국 간 상호협력과 정보공유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두 기관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이 정부와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정책협의체를 신설한 점 등도 반영됐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만큼 당분간 두 기관이 힘을 모아 물가 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차관은 “국제유가, 날씨 등 공급 측 요인에 수요 측면의 상승 요인이 가세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수급 안정 대책과 병행해서 구조적, 지속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재정부와 한은은 물가상승 문제에 대한 각국의 대응을 참고해서 우리나라가 활용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주요국의 수입 물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 물가구조 분석 등을 중점 연구과제로 선정해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미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 등 글로벌 경제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이 부총재는 “주요국 사례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와 중앙은행 간 협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매달 정례적으로 협의회를 하게 된 만큼 양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경제 현안에 대한 인식을 같이해 지혜를 모음으로써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말했다. 재정부와 한은은 이날 협의한 내용을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8월경 경제 현안을 주요 안건으로 2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사이버대 학생들이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추진과 관련해 “‘주경야독(晝耕夜讀)’을 하면서 낸 세금으로 고소득층 대학생까지 지원하는 정책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 20개 대학에 25만 명이 재학 중인 사이버대 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문제에 공식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온라인으로 대학교육을 하는 사이버대의 연합조직인 대한민국사이버대학교총학생회연합(한사련)은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추진에 대한 반대 성명을 이번 주에 발표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성명에는 “반값 등록금 정책과 관련해 대학 등록금 인하는 필요하지만 조건 없는 전면시행은 안 되며 현실에 비춰 볼 때 선별지원이 타당하다” “단순히 대학 등록금을 낮춰서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문제는 또 다른 사회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정치인들은 남발성 정치공략은 삼가라” 등의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한사련 의장을 맡고 있는 전 한국사이버대 총학생회장 우성욱 씨(42)는 “반값 등록금 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의 입장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정치인들이 이를 정략적인 목적에 이용하는 게 안타깝다”며 “우리가 주경야독해 내는 세금으로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구분 없이 똑같이 반값 등록금을 적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우 씨는 올해 대학에 들어간 아들의 첫 등록금 600만 원가량을 낸 학부모이기도 하다.2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 분포의 사이버대 학생들은 대부분 고교 졸업 후 가정형편상 학업 시기를 놓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사람들로 ‘주경야독’하는 직장인이 많다. 한국사이버대 최모 씨(33·여)는 소득세, 주민세 등을 내는 10년 차 직장인이다. 최 씨는 “사이버대학생들은 뒤늦게 학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오프라인 대학생보다 더 열정을 갖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 사회적으로 인정도, 정부의 지원도 받지 못한다”며 “내가 낸 세금으로 오프라인 대학생들만 혜택을 본다는 것은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이버대를 다니고 있는 안모 씨(19)는 “대학에 들어가서도 공부를 안 하는 학생이 많다는데, 모든 학생에게 반값 등록금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일률적인 반값 등록금 추진에 속을 끓이는 학생들은 사이버대 학생뿐만이 아니다. 4년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하향 지원한 대학생, 생활비가 더 드는 ‘서울시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지방에 남은 대학생들도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추진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A대학의 한 신설학과에 다니는 김모 씨(20)는 “비싼 대학등록금 때문에 하향 지원해 4년 전액 장학금을 받는 학과를 선택했는데, 세금으로 등록금을 낮춘다면 솔직히 기분이 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이버대생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며 등록금 지원을 학생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화하되 대학 구조조정과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쿠폰 형식으로 등록금을 지원하되 이를 쓸 수 있는 대학을 지정해 자연스럽게 대학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방안 △학교와 정부가 매칭펀드 형식으로 학교별 기금을 조성한 뒤 학생들의 학업성적과 생활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공공기관의 전문계고 출신 채용률 1%’의 슬픈 현실은 취업 현장 실태를 반영하지 못한 어리숙한 행정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 연구모임이 도발적으로 제기한 ‘학력 차별 철폐’ 문제는 순식간에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실제 정책으로 구현됐지만 현실에선 엉뚱한 방향으로 튀면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학력 차별이 제도적으로는 없어졌지만 결과적으로 그나마 있던 소수의 고졸 일자리까지 빼앗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부는 “의도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정책효과가 나타났다”고 해명하지만 정책 실패의 부작용을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평등해질 줄 알았건만…’ 공공기관 채용과 관련해 학력 철폐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12월. 당시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등 여성학, 사회학 전공학자 5명으로 구성된 ‘차별연구회’라는 연구모임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학력 연령 채용기준은 차별행위로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진정서를 냈다. 이 진정서 한 장에 인권위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인권위는 2005년 6월 24개 국가기관과 43개 공기업에 대한 학력, 연령 차별 직권 조사에 나섰다. 인권위는 강도 높은 조사 끝에 학력 제한 철폐를 권고했고, 당시 기획예산처는 2007년 공공기관 인사지침을 ‘채용 과정에서 학력 제한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했다. 현 정부 들어서는 국무총리실이 지난해 7월 공공기관의 학력 차별 완화를 위한 학력 규제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전수조사 결과 아직 학력 제한을 두는 기관이 있어서 안을 내놨다”고 했지만 변변한 학력 차별 완화책을 못 찾다 보니 전 정부 정책에 숟가락을 얹은 셈이다. 현실에서는 학력 차별이 더욱 심해졌다. 채용공고에는 ‘학력을 묻지 않는다’고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전문계고 출신과 석·박사 출신이 함께 경쟁하는 구조가 됐다. 학력 제한 철폐 이후 대졸 공채는 물론이고 고졸 공채 자리도 대졸 출신들이 차지했다. 과잉 학력으로 고졸 출신이 설 자리가 없어진 셈이다. 인권위 김은미 차별조사과장은 “애초 취지와 다르게 제도가 운영된 건 인정한다. 개선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2003년 당시 진정서 제출을 주도했던 ‘차별연구회’ 멤버인 조순경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실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학력 제한 철폐 때문에 역차별이 생겼다는 것은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공공기관 채용공고를 보면 개선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추가 인터뷰 요청에 조 교수는 “차별연구회는 개별 멤버가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 누리꾼들은 ‘부글부글’ 공공기관 고졸 채용률이 1%에 불과하다는 본보 보도에 이날 누리꾼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댓글로 대거 공감을 표시했다. 누리꾼들은 “정부가 하는 짓은 겉치레일 뿐이다. 채용한다고 해도 모두 계약직이니 속지 말자” “이러니까 대학 진학률이 80%가 넘는다” “대통령은 사기업만 보채지 말고 공공기관부터 바꿔라”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누리꾼 ID ‘qvkim’은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나온 사람만 골라 쓴 삼성에도 스티브 잡스 같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는 한 명도 없다”며 “지금처럼 사람을 껍데기와 간판만으로 판단해서 인재를 쓴다면 우리에게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는 절대 안 나온다”고 밝혔다. 공공기관도 기업인데 고학력자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누리꾼 오모 씨는 “솔직히 뽑는 사람 입장에서는 뽑을 사람이 넘쳐나는데,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고학력자를 원한다”고 했다. ID ‘kyeong6651’은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후 공기업에 입사해서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친구를 봤다”며 “누구나 다 대학을 간다는 것보다는 각자의 소질을 살려 역량을 키워 갈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공공기관의 전문계고 출신 채용률 1%'의 슬픈 현실은 취업 현장 실태를 반영하지 못한 어리숙한 행정의 대표적인 정책실패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 연구모임이 도발적으로 제기한 '학력철폐' 문제는 순식간에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실제 정책으로 구현됐지만, 현실에선 엉뚱한 방향으로 튀면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잉태했다. 학력 차별이 제도적으로는 없어졌지만 결과적으로 그나마 있던 소수의 고졸 일자리까지 빼앗는 사태를 초래했다. 정부는 "의도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됐다"고 해명하지만, 정책 실패의 부작용을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평등해질 줄 알았건만…' 어긋난 현실 공공기관 채용과 관련해 학력철폐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12월. 당시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등 여성학·사회학 전공학자 5명으로 구성된 '차별연구회'라는 연구모임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학력 연령 채용기준은 차별행위로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진정서를 냈다. 이 진정서 한 장에 국가인권위원회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인권위는 2005년 6월 24개 공공기관과 43개 공기업에 대한 학력, 연령 차별 직권 조사에 나섰다. 인권위는 강도 높은 조사 끝에 학력제한 철폐를 권고했고, 당시 기획예산처는 2007년 공공기관 인사지침을 '채용 과정에서 학력제한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했다. 현 정부 들어서는 국무총리실이 지난해 7월 공공기관의 학력차별 완화를 위한 학력규제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전수조사 결과 아직 학력제한을 두는 기관이 있어서 안을 내놨다"고 했지만 변변한 학력차별 완화책을 못 찾다 보니 전 정부정책에 숟가락을 얹은 셈이다. 현실에서는 학력 차별이 더욱 심해졌다. 채용공고 상에는 '학력을 묻지 않는다'고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전문계고 출신과 석·박사 출신이 함께 경쟁하는 구조가 됐다. 학력 철폐 이후 대졸 공채는 물론 고졸 공채자리도 대출 출신들이 차지했다. 과잉 학력으로 고졸출신이 설 자리가 없어진 셈이다. 인권위 김은미 차별조사과장은 "애초 취지와 다르게 제도가 운영된 건 인정한다. 개선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2003년 당시 진정서 제출을 주도했던 '차별연구회' 멤버인 조순경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실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학력제한 철폐 때문에 역차별이 생겼다는 것은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공공기관 채용공고를 보면 개선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추가 인터뷰 요청에 조 교수는 "차별연구회는 개별 멤버가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 누리꾼들은 '부글부글' 공공기관 고졸 채용률이 1%에 불과하다는 본보 보도에 이날 누리꾼들은 인터넷 포털 등에 댓글로 대거 공감을 표시했다. 누리꾼들은 "정부가 하는 짓은 겉치레 일뿐이다. 채용한다고 해도 모두 계약직이니 속지말자", "이러니까 대학 진학률이 80%가 넘는다", "대통령은 사기업만 보채지 말고 공공기관부터 바꿔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누리꾼 아이디 'qvkim'는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나온 사람만 골라 쓴 삼성에도 스티브 잡스 같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는 한 명도 없다"며 "지금처럼 사람을 껍데기와 간판만으로 판단해서 인재를 쓴다면 우리에게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는 절대 안나온다"고 밝혔다. 공공기관도 기업인데 고학력자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누리꾼 오 모 씨는 "솔직히 뽑는 사람 입장에서는 뽑을 사람이 넘쳐나는데,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고학력자를 원한다"고 했다. 아이디 'kyeong6651'는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후 공기업에 입사해서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친구를 봤다"며 "누구나 다 대학을 간다는 것 보다는 각자의 소질을 살려 역량을 키워 갈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두부 1모가 1500원인데 누가 카드로 결제하겠습니까.” 서울 양천구 목3동 시장의 한 두부가게 주인은 먼지 덮인 신용카드 단말기를 가리키며 쓴웃음을 지었다. 취재기자가 “정부가 전통시장에서 쓴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해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율을 높여준다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보인 반응이었다. 대형마트와 달리 전통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가게마다 일일이 물건값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매번 카드를 내고 소액 결제를 요구하기가 성가시다는 설명이다. 시장을 둘러보니 카드 결제를 요구하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일부 상인들은 “정 돕겠다면 카드 수수료율부터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력이 낮고 결제 규모가 작은 전통시장 수수료율은 가게에 따라 1.6∼3% 안팎으로 1.5∼1.7% 수준인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높다. 60대 구멍가게 주인은 “담배 한 갑 팔면 마진이 50원인데 카드수수료 2%에 부가가치세 10%를 떼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손을 내저었다. 한 상인은 “전통시장에서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하면 카드회사 배만 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20%보다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8월 세법개정안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정책 수혜자인 상인들의 반응은 이처럼 시큰둥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전통시장 방문 유인이 약하다. 현재 연봉 4000만 원인 직장인이 2000만 원을 신용카드로 쓴다면 연봉의 25%를 넘는 금액인 1000만 원의 20%, 즉 200만 원이 소득공제된다. 만약 25%로 소득공제율이 상향 조정되면 50만 원이 추가 공제돼 겨우 8만2500원을 더 돌려받을 뿐이다. 이마저도 전통시장에서만 신용카드를 쓸 경우에 한해서다. 정부가 추진하는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확대도 전통시장을 살리는 데는 역부족이다. 2009년 하반기부터 유통되는 온누리상품권은 6월 현재 1400억 원 규모로 1500여 개 전체 전통시장의 지난해 매출액 24조 원에 비하면 0.7% 수준에 불과하다. 상인들 역시 환전하기 번거롭다는 점에서 상품권 결제를 꺼리고 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정부의 노력 자체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다만 정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는 정책들을 현장에서 점검해 보면 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들어나 보고 정책을 만들었는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서민들은 공무원의 책상이 아니라 발과 가슴에서 나오는 정책을 원하고 있다.황형준 경제부 기자 constant25@donga.com}

강원 원주시 인근에서 축산업을 하고 있는 원모(54) 씨는 요즘 가계부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한 달 생활비가 불과 6개월 사이에 50만∼60만 원 오른 300만 원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항목은 기름값이다. 등유값이 치솟으면서 겨울에는 한 달에 난방비로만 70만 원이 들어가 지난해보다 10만 원 이상 늘었다. 식료품값 역시 20만 원 가까이 증가했다. 사료값이 최근 몇 년 사이 2배가량 치솟으면서 우사(牛舍)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생활경제 고통지수 강원-경북-전남 순 물가 급등으로 체감경기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강원지역이 올 들어 ‘생활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과 전남은 올 1분기만 놓고 보면 생활경제고통지수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보다도 높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구직난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고물가 현상이 겹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이 외환위기 못지않은 수준으로 악화된 것이다. 동아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올 상반기 ‘생활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강원이 14.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북(14.01), 전남(13.94), 전북(13.34)이 뒤를 이었다. 생활경제고통지수는 152개 생활필수품으로 측정하는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와 체감실업률(주당 17시간 이하를 일하는 사람은 실업자로 간주)을 더해 산출한 것으로,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경제적인 고통을 수치로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상반기 생활물가상승률이 4.5%, 체감실업률이 8%면 생활경제고통지수는 12.5가 된다. 이 지수는 고령자와 농림어업 종사자가 많아 실업률이 낮은 도 지역이 광역시보다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1∼4위를 차지한 강원과 경북, 전남, 전북은 물가가 오르기 전인 2009년까지는 모두 10위 권 밖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생활경제고통지수는 광역시보다 도 지역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고유가 충격, 도 지역에 집중 이처럼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이 많은 도 지역의 고통지수가 치솟은 것은 올해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상승의 충격이 광역시보다 도 지역에서 훨씬 컸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많은 광역시에 비해 지역난방이 발달하지 않은 도 지역은 가계지출에서 석유류에 대한 지출 비중이 크다. 실제로 강원은 석유류 지출비중이 6.9%로 서울(3.9%)보다 훨씬 높다. 고통지수가 높은 경북(7.2%)과 전북(6.3%), 전남(5.9%)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1위에 오른 강원은 기름값은 물론이고 식품과 개인서비스 요금 대부분이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강원 원주시 인근에서 축산업을 하고 있는 원모(54) 씨는 요즘 가계부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한달 생활비가 불과 6개월 사이에 50~60만 원가량 오른 300만 원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항목은 역시 기름 값. 등유 값이 치솟으면서 겨울에는 한 달에 난방비로만 70만 원이 들어가 지난해보다 10만 원 이상 늘었다. 식료품 값 역시 20만 원 가까이 증가했다. 사료 값이 최근 몇 년 사이 2배가량 치솟으면서 우사(牛舍)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올랐다. 원 씨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처럼 영화보고, 옷이나 신발을 사는 것도 아닌데 살기가 너무 힘들어졌다"며 "물가 오르는 속도는 서울보다 지방이 더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급등으로 체감경기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강원지역이 올 들어 생활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과 전남은 올 1분기만 놓고 보면 생활경제고통지수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보다도 높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구직난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이 외환위기 못지않은 수준으로 악화된 것이다. 동아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올 상반기 '생활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강원이 14.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북(14.01), 전남(13.94), 전북(13.34)이 뒤를 이었다. 생활경제고통지수는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와 체감실업률(근무시간 17시간 이하를 실업자로 간주)을 더해 산출한 것으로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경제적인 고통을 수치로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상반기 생활물가상승률이 4.5%, 체감실업률이 8%면 생활경제고통지수는 12.5가 된다. 생활경제고통지수는 고령자와 농림어업 종사자가 많아 실업률이 낮은 도 지역이 광역시보다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1~4위를 차지한 강원과 경북, 전남, 전북은 물가가 오르기 전인 2009년까지는 모두 생활경제고통지수가 10위 권 밖이었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생활경제고통지수는 광역시보다 도 지역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상반기 중 물가충격이 가장 컸던 올 1분기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1분기 전남의 생활경제고통지수는 17.5, 경북은 16.8로 역대 최고치였던 1998년(전남 16.8, 경북 16.0)보다 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광역시는 광주는 12.54로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고 1, 2위권을 유지했던 서울은 12위, 부산은 10위로 대부분의 도 지역보다 생활고통지수가 낮아졌다. 이처럼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이 많은 도 지역의 생활경제고통지수가 치솟은 것은 올해 물가상승을 이끌었던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상승의 충격이 광역시보다 도 지역에서 훨씬 컸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많은 광역시에 비해 지역난방이 발달하지 않은 도 지역은 가계지출에서 석유류에 대한 지출 비중이 크다. 실제로 강원은 석유류 지출비중이 6.9%로 서울(3.9%)보다 훨씬 높다. 생활경제고통지수가 높았던 경북(7.2%)과 전북(6.3%), 전남(5.9%)도 마찬가지다. 또 대형마트가 밀집된 대도시에 비해 유통체계가 낙후된 도 지역은 농산물가격 상승도 빠르고 이는 농산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외식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생활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았던 강원은 기름 값은 물론 식품과 개인서비스 요금 대부분이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원도의 보일러용 등유 가격은 6월 평균 L당 1360원으로 6개월간 20%이상 올라 서울의 2배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강원 지역의 대표 수산물인 오징어는 물론 삼겹살, 김밥, 비빕밥 등 대부분의 외식비 역시 서울보다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광역시의 생활물가상승률이 대부분 4%안팎을 유지한데 비해 대부분의 도 지역은 5%안팎으로 더 높았다"며 "물가상승률이 높다보니 체감하는 고통지수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경기 분당신도시의 한 초등학교에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워킹맘’ 이모 씨(56)는 세 식구 중 유일한 직장인이다. 남편은 일찍 세상을 뜨고 슬하에 대학을 졸업한 20대 후반의 아들, 딸이 있지만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자녀가 취업을 하면 직장을 그만둘 생각이지만 그때가 언제일지 알 수가 없다. 이 씨의 가정처럼 미취업 상태인 20대가 늘고, 부양과 교육비 조달을 위해 50대 여성의 취업이 늘어나면서 50대 여성 고용률이 20대의 고용률을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청년 취업이 늦어진 데다가 청년 실업이 늘어나면서 어머니가 일하는 비율이 20대 자녀들을 앞서게 된 것이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0대 여성의 고용률은 59.3%로 20대 남성(58.5%)보다 높았다. 50대 여성 10명 중 6명이 일자리를 가졌다는 얘기로, 이 같은 역전현상은 해당 통계를 집계한 1980년 이래 처음이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수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50대 여성의 고용률은 2000년 53.9% 이후 2006년까지 52.9∼55.2%에 머물다가 2007년 56.0%, 2008년 57.5%로 상승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56.8%로 잠시 떨어졌지만 지난해 58.3%, 올 2분기 59.3%로 상승추세가 이어졌다. 반면 1980년 80.4%에 달하던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1990년 75.4%, 2000년 66.3%, 2005년 59.0% 등으로 떨어져 올 2분기에는 58.5%까지 낮아졌다.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1980년 44.3%에 불과했지만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맞벌이부부가 늘면서 2000년 54.9%, 2005년 60.4%까지 올라간 뒤 다시 낮아지는 추세로 올 2분기는 59.2%를 나타냈다. 이처럼 취업에 실패한 20대 청년들이 늘어나는 반면 50대 여성들은 자녀 교육비나 노후자금 부담 때문에 계속 일을 하거나, 자식 대신 취업전선에 나서는 일이 많아졌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대신 40, 50대 여성들이 많이 갈 수 있는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