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 한달]시동 걸린 ‘FTA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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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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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對EU 車수출 작년보다 84% 늘었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한 달을 맞았지만 피부로 효과를 느끼기는 아직 쉽지 않다. 하지만 FTA를 활용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고 있어 짧으면 2∼3개월, 길면 1년 뒤에는 본격적인 FTA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는 예상대로 한-EU FTA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대EU 자동차 수출은 4억51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84% 늘었다. BMW, 벤츠 등 유럽산 자동차의 판매 공세로 수입도 3억4800만 달러로 53% 증가했다.

와인, 돼지고기 등도 FTA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품목이다. 프랑스 와인 노블메도크가 2009년산 기준 6월 1만9900원에서 7월 1만6900원으로 15.1% 값이 내렸고 이탈리아 와인 간치아모스카토는 2만5900원에서 2만2500원으로 13.1% 인하됐다. 이마트에서 국산 냉장삼겹살(100g 기준)이 4월 1680원→7월 2280원으로 오르는 사이 벨기에산 냉동삼겹살은 1180원→800원으로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

대EU 7월 수출은 40억8000만 달러, 수입은 41억4000만 달러로 6000만 달러 무역적자를 냈지만 정부나 업계 모두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있었던 대형선박 수출이 없어 수출액이 10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선박을 제외하면 수출실적은 오히려 15% 늘었다”고 말했다.

FTA를 활용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국무역협회 종합무역컨설팅지원단에 업체들이 요청한 FTA 컨설팅은 올 1월 69건에서 7월 166건으로 크게 늘었다. 새 수출지역 개척과 관련한 FTA 효과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황문연 무역협정지원단장은 “재고품 소진, 통관절차 소요기간, 수출계약을 감안할 때 당장 수출이 늘어나길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2, 3개월 뒤부터는 가격인하 품목이 확대되고 내년부터는 교역규모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한 건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FTA 수출입 활용률은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FTA가 3.5%, 한-인도 포괄적경제협력협정(CEPA)이 17.7%에 불과하다. 한-EU FTA는 58.6%로 일단 출발이 좋지만 앞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

7년 전 발효된 한-칠레 FTA는 FTA 활용의 모범사례다. FTA 수출입 활용률이 90%에 이르고 대칠레 수출은 2003년 5억1718만 달러에서 2010년 29억4705만 달러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칠레 수입시장에서 한국제품 점유율은 2003년 2.98%에서 지난해 6.41%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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