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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주요 간부들을 제거하기 위해 비밀 드론(무인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WP는 “중앙정보국(CIA)과 합동특수전사령부(JSOC)가 함께 비밀 드론으로 시리아 내 IS 고위 간부를 추적하고 제거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고위급만을 대상으로 한 표적 사살 작전”이라고 보도했다. 또 “CIA의 대테러센터(CTC)까지 이번 비밀 계획에 참여해 CIA가 시리아까지 활동을 확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무장 단체의 주요 인물을 제거하는 드론 작전이 파키스탄, 예멘, 소말리아, 북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에서 진행됐었다. 표적 사살 작전은 고위급으로 판단되는 간부들에 대한 신원 확인, 사살 두 개의 작업으로 각각 진행된다. 먼저 CTC가 표적의 신원을 확인하고 위치를 추적하면 이 자료를 받은 JSOC가 비밀 드론으로 사살하는 방식이다. 이번 비밀 작전을 통해 제거한 IS 조직원 중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미 공격을 부추긴 혐의를 받아온 영국인 주나이드 후세인(20)도 포함돼 있다고 WP가 전했다. 후세인은 IS 해커단체 ‘사이버 칼리프국’을 설립했으며 서방의 젊은이들을 IS로 끌어들인 핵심 인물이다. WP는 “이로써 대 테러전에서 무장 드론을 처음 도입한 오바마 정부가 오사마 빈라덴을 수색했던 CTC와 JSOC 2곳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는 기존 재래전 방식이 실패한 데 따른 미국 정부의 실망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WP는 덧붙였다. 하지만 IS는 알카에다와 달리 활동 무대가 넓고 신규 가입자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당시 군 고위직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이 IS의 고위 간부가 된 점도 알카에다와의 차이점이다. 미 정보기관인 CIA가 대 테러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데 대한 지적도 나온다. CIA가 정보 수집, 분석 등 고유의 역할보다는 준군사적인 역할에 치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지적에 지난해 “드론을 통한 표적 제거 작전의 주도권을 CIA에서 국방부로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중국 정부가 3일 전승절 열병식에 참가하는 장병들과 행사 요원들에 대해 8대 조상까지 신원 조사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권 매체 보쉰은 1일 “열병식 때 암살, 정변 기도, 전투기의 톈안먼 고의 충돌 등 사고를 우려해 중국 지도부가 참가자들에 대한 철저한 신원 조사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자는 열병식 핵심 구역에 진입하는 장병, 전투기 200여 대 조종사들의 8대 조상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신원은 두 차례에 걸쳐 조사했는데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교체했다고 한다. 이는 최근 2년간 시진핑 주석이 주도한 반부패 개혁 과정에서 고위 장성 100명 이상이 축출됐고 상당수가 사정 대상이라 군 정변과 암살 기도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열병식 지상 군인들에게는 실탄이 지급되지도 않는다. 한편 이번 열병식 행사 당일 톈안먼 망루에 서는 최고위급 인사에 미 휴스턴대 초전도체 텍사스센터의 폴 추 박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벨상 후보로도 올랐던 중국을 대표하는 과학자로 부친이 제2차 세계대전 때 파일럿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번 행사를 단순히 항일 전쟁을 기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군사뿐 아니라 과학에서도 세계에서 우뚝 서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인터넷 매체 ‘관차저왕(觀察者網)’은 열병식 의장대 군복 제작에 얽힌 뒷이야기를 보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열병식 육해공 의장대의 남녀 군복을 만든 장쑤양광그룹 유한회사는 “6월 7일 군인들의 신체 사이즈를 직접 측정해 군복을 제작했지만 막상 입혀보자 가슴이나 엉덩이 둘레가 상당히 변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는 군인들이 고된 훈련으로 몸무게가 최대 10kg 줄었기 때문이다. 열병식 최초로 등장하는 평균 키 178cm의 여군들이 입는 치마도 화제가 되고 있다. 여군들은 이번에 허리와 엉덩이를 강조하는 부드러운 라인의 짧은 치마를 입는데 키는 모두 비슷하지만 허리 높이가 서로 달라 땅에서부터 치마 길이를 재 밑단을 조정했다는 후문이다. 각자 치마 길이는 다르지만 함께 서면 밑단이 같은 높이로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소아암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초등학생 딸을 둔 직장맘 A 씨(42)는 주말에 딸을 휠체어에 태우고 외출할 때마다 이 세상에 딸과 자신 둘만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모두 바삐 걸음만 재촉할 뿐 도움을 주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13년 동안 캐나다에서 살며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고 있는 B 씨(41)는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나 쇼핑몰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혼자 돌아다니는 장애인을 쉽게 볼 수 있다”며 “한국도 많이 달라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고생 이야기를 들을 때면 눈물이 날 때가 많다”고 한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 없이는 국격을 논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아직 한국은 갈 길이 멀다. 교육부 산하 국립특수교육원의 ‘2014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가 있는 중고교생 보호자 4180명 가운데 22.1%가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 때문에 자녀의 취업이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또 보호자 8400명 중 대다수에 해당하는 89.8%는 “(장애인 자녀가) 방과후에는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 탓에 집 밖으로 나가기를 꺼리는 탓이다. 또 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기관에서 또래 학생으로부터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장애인도 전체의 47.1%에 이르렀다. 선진국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배려를 넘어 어떻게 하면 일반인과 장애인이라는 의식 없이 함께 살 수 있는가에 맞춰져 있다. 자폐증 아들을 키우며 미국 워싱턴 주에서 특수학교 교사로 일하는 정모 씨(47)는 “미국인들은 가게에서 일하는 장애인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일처리가 더뎌도 기다려주는 게 기본”이라며 “장애인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없고 동정하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성기창 한국재활대 교수는 “독일의 경우 1990년대부터 건축물 시설기준을 ‘장애인 전용’에서 ‘장애물이 없는’으로 바꿨다”며 “장애인 배려는 제도나 법 이전에 시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 그들이 어떻게 불편 없이 살도록 해줄 것이냐 하는 생각의 문제”라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2012년 미국 콜로라도 주 영화관에서 영화 ‘배트맨’의 악당 조커를 흉내 내며 총기를 난사한 제임스 홈스(27·사진)가 종신형에 징역 3318년을 추가한 형량을 최종 선고받았다. 칼로스 사모어 주니어 콜로라도 주 법원 판사는 25일 홈스가 12명을 살해한 데 대해 12번의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70명을 다치게 한 데 대해서는 3312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폭발물을 사용한 데 대해 6년을 추가했다. 사모어 주니어 판사는 “피고는 사회에 다시는 발붙일 수 없고 어떤 동정도 받을 자격이 없다. 해당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형량을 내린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홈스를 1급 살인과 살인미수 등 165건의 혐의로 기소하고 사형을 구형했다. 변호인들은 홈스가 정신분열증과 피해망상증을 앓고 있다는 점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으나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CNN은 홈스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지지 않은 것은 배심원단 중 1명이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홈스는 2012년 7월 배트맨 시리즈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상영하던 콜로라도 오로라 시의 한 영화관에 들어가 영화 시작 1분 만에 최루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해 12명을 살해하고 70명을 다치게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2인자이자 군사작전 총책임자인 파딜 아흐마드 알 하얄리가 미군의 드론(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백악관이 21일 발표했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알 하얄리가 18일 이라크 북부 모술 근처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며 “그의 사망으로 IS의 군사작전을 비롯해 재정, 언론, 군수계획 등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알 하얄리는 18일 오전 8시 30분경 IS의 미디어 책임자인 아부 압둘라, 경호원 2명 등과 함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이동하던 중 드론 공습을 받아 숨졌다. 함께 탔던 압둘라도 사망했다. 알 하얄리는 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바로 아래 서열인 핵심 간부다. IS가 점령한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 간 무기, 폭발물, 차량, 병력 등의 수송, 배치를 담당하는 군사작전의 총책임자로 알려졌다. 그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 이라크군 중령 출신으로 미국에 대항하며 전투를 벌이다 2000년대 미군이 운영하는 부카 기지 수용소에 구금되기도 했다. 이후 이라크 내 모든 군사 작전을 책임지는 2인자 자리에 올랐으며 지난해 6월 이라크 모술 함락 작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라크군이 알 바그다디 집을 급습해 주요 문서들을 입수하는 과정에서 2인자인 그의 역할이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라크 국방부는 올해 5월 중학교 물리 교사 출신이자 또 다른 2인자로 알려진 아부 알라 알 아프리가 이라크 북부에서 미군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개시된 미군 주도 연합군의 공습으로 IS 대원 최소 1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섬광과 굉음 직후 누군가 몸을 확 떠미는 듯한 폭발력, 눈을 떠 보니 사지가 없는 사람들….’ 외신 특파원들이 전하는 방콕 폭탄 테러 직후 현장은 아비규환이라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로 참혹했다. 밤사이 대부분의 큰 잔해는 치워졌으나 휴지와 쓰레기들이 뒹굴고 있었고 도로변에는 경찰 순찰차와 버스, 국내외 언론의 취재차량들로 붐볐다. 폭탄이 터진 랏차쁘라송 교차로 주변 대형 백화점, 쇼핑몰 문은 굳게 닫혔고 직원 출입만 허용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많은 인파로 활력이 넘치던 평소와 달리 공포가 흘렀다고 CNN은 전했다. 시간이 갈수록 폭발 현장을 지켜본 목격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폭발의 위력은 예상보다 컸다. 18일 공개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폭발과 함께 생긴 화염이 고가도로 높이까지 치솟는 장면이 담겨 있다. 경찰은 폭발의 여파가 수평으로 반경 100m까지 미쳤다고 밝혔다. 방콕 시내 인터콘티넨털 호텔 구름다리를 건너다가 폭발을 목격한 호주인 리피 포터 씨는 “갑자기 내 몸이 빨려 들어가는 것 같더니 다시 튕겨 나와 바닥으로 넘어졌고 다리 밑을 내려보니 불길과 함께 파편이 허공으로 높이 치솟았다”며 “폭발 지역에서 뛰어나오다 넘어지는 사람, 기어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팔다리가 사라진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에라완 사원 밖에서 동생을 기다리던 중 폭발을 지켜본 인도인 산지브 뱌스 씨는 “갑자기 굉음이 들리면서 누군가 갑자기 나를 확 떠미는 것 같았고, 강한 먼지 바람과 파편들이 날아왔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폭발 현장 근처에 있다가 피신했던 리처드 스리쿠레자 씨는 “항상 사람들이 번잡했던 곳에서 폭탄이 터졌다. 사람들이 사방으로 달아나고 자동차는 모두 경적을 울리는 완전한 혼돈, 지옥이었다”고 말했다. 폭발 현장에는 하얀 천으로 덮인 시체가 곳곳에 있었다. 영국 국영방송 BBC의 제임스 세일스 프로듀서(PD)는 “도로는 화약 냄새로 가득했다. 현장에 가 보니 다친 사람들이 도로에 누워 있고 시체 한 구는 두 동강 나 있었다”고 전했다. 폭발을 지켜본 여행객들은 다른 폭발이나 테러가 이어질까 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폭발 현장 인근 레부아 호텔의 꼭대기 층 바에서 여동생과 굉음을 들은 영국인 타마 존슨 씨는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도로에는 경찰차와 구급차가 가득했다”며 “또 다른 폭발테러가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에 밖에 나갈 생각도 못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18일 현재 부상자들이 몰려든 쭐랄롱꼰 기념 병원과 방콕 경찰 병원에는 혈액이 모자라 급히 헌혈자를 구하고 있다. 또 중국인 환자가 많아 중국어 통역사도 절실한 상황이다. 대학생 벤야빠위 응암따나끼차 씨(19)는 “중국어 통역과 O형 헌혈을 해주기 위해 20km를 달려왔다”고 말했다. 태국 경찰 당국은 테러가 일어난 에라완 사원 주변 반경 200∼300m 지점에 비상경계선을 쳐놓고 폭발물 잔해들을 조사했다. 치안 당국이 “현장 주변에 더이상 폭발물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시민과 관광객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공격의 피해자 가운데 중국인 사상자가 다수 포함되면서 중국 내 일부에서는 중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 보도했다. 이번 테러 사망자 21명 가운데는 중국 본토인 2명과 홍콩 거주자 2명이 포함됐으며 부상자 123명 중에도 20명 이상이 중국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 신랑왕(新浪網·시나닷컴)은 이날 “태국 정부가 최근 위구르인 100여 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것과 관련해 태국 정부의 친(親)중국 행각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보복 행위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공격 장소가 중국인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에라완 사원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런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이번 일은 그렇지 않아도 비틀대던 태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 대국인 태국 여행 산업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태국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18일 세계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태국 밧화 가치는 0.5% 떨어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식 시장도 흔들려 태국 SE지수는 2% 가까이 떨어졌다.허진석 jameshuh@donga.com·전주영 기자}

미국 섹시 스타의 상징인 할리우드 여배우 샤론 스톤(57·사진)이 최근 뇌중풍을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연예계에 복귀한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스톤은 15일(현지 시간)에 공개된 월간 여성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 9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내 몸이 뇌출혈을 감당하던 몇 년의 시간 동안 몸 DNA가 모두 바뀐 것 같다”며 “뇌가 원래 있던 자리를 떠나 재배치됐고 체질도 변했다. 음식 알레르기까지도 뇌출혈 이전과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스톤은 2001년 두뇌 안의 동맥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 후 목숨은 건졌지만 뇌가 손상돼 다리를 절고 말을 더듬게 됐다는 것. 시력도 약해져 글을 읽는 것도 불편해졌다. 투병 중이던 2004년 세 번째 남편(언론인 필 브론스타인)과의 결혼이 깨졌고 입양한 아들에 대한 양육권도 잃었다. 영화에 복귀했지만 조연 역할만 하는 등 푸대접을 받았다. 그 와중에도 꾸준히 재활에 힘써온 스톤은 “병 때문에 힘들었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며 “감정적으로 더 똑똑해지고 예전에는 쓰지 않던 내 마음의 다른 부분을 쓰려고 노력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스톤은 여배우로서 젊음을 잃는다는 난제와도 자연스럽게 대면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젠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성이 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스톤은 인터뷰와 함께 누드사진 촬영에도 응했다. 그는 “섹시하다는 것은 가슴을 키우는 게 아니라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을 아끼는 것, 즐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중국 동북부 최대 항구인 톈진(天津) 항에서 12일 오후 11시 30분경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700여 명이 부상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부상자 중 71명은 위독한 상황으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폭발로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톈진 소방무장경찰총대 소속 소방관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관 12명이 사망했고 36명이 실종됐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부상자 중에는 한국인 3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톈진 항 인근 호텔에 투숙했다 폭발로 유리창이 깨지면서 다쳐 다섯 바늘을 꿰맸다. 폭발은 톈진 항의 루이하이(瑞海) 물류회사의 위험물 적재 컨테이너 창고에서 처음 발생해 2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중국지진센터는 “1차 폭발은 티엔티(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 폭약) 3t 규모였으며, 30초 뒤 발생한 2차 폭발은 TNT 21t 규모였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컨테이너 부두의 위험물 창고에서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볼 때 인화성 물질을 보관한 창고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창고에는 탄화칼슘, 칼슘실리콘합금, 시안화나트륨 등 폭발하기 쉽고 독성을 띤 화학물질들이 보관돼 있었다. 폭발 당시 톈진 항에는 거대한 버섯 모양의 화염이 수십 m 치솟아 인공위성으로도 선명하게 촬영될 정도였다. 소방차와 구급차 150여 대와 소방관 1000여 명이 폭발 현장에 즉시 투입됐다. AP통신은 “톈진 항에서 10∼20km 떨어진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연기를 피해 방독면을 쓰고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사고 장소 인근에는 완성차를 보관하는 야적장이 있어 자동차 업체들의 피해가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에 주차됐던 차량 1000여 대가 모두 불에 탔으며 일부 한국기업도 피해를 봤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해외에서 조립해 들여온 완성차를 보관하는 야적장이 있다. 어느 정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추가 폭발을 우려해 현장 접근을 통제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톈진 항의 야적장에는 4000여 대의 차를 보관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외에 폴크스바겐, 르노 등도 피해를 봤다. 또 이번 폭발로 50∼60개의 물류회사가 피해를 봤으며 중국 해관(세관) 본관 건물도 일부 파손돼 톈진 항을 통한 한중 간 물류 운송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1년 전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군의 추모 시위가 총격전으로 번졌다. 흑인 피해자와 백인 경찰 간 갈등이 가라앉기도 전에 상처가 또 생긴 셈이다. CNN에 따르면 9일 퍼거슨 시에서 지난해 숨진 브라운 군의 추모식이 밤늦게까지 이어지다가 오후 11시 15분경 브라운 군이 숨진 도로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총격전이 벌어졌다.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카운티 경찰서장은 10일 새벽 “어젯밤 45초간 40∼50발의 총격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시위 도중 총을 쏜 용의자는 18세의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로, 브라운 군의 친구로 추정된다. 그가 지난해 미주리 주에서 총기를 훔쳐 놓았다가 이번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9일 오후까지만 해도 추모 시위는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오전에는 브라운 군을 추모하기 위해 흑인과 백인,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주부 등 1000여 명이 모였다. 브라운 군이 사망한 시간인 오전 11시 55분이 되자 이들은 4분 30초 동안 묵념을 올렸다. 이들은 ‘손들었으니 쏘지 마’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거나 티셔츠를 입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며 추모 예배가 열린 교회까지 침묵 행진을 했다. 시위에 참가한 브라운 군의 아버지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 씨는 “퍼거슨 사태 이후 경찰의 총격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진실은 숨겨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밤이 되자 추모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위대 100여 명은 브라운 군이 사망한 웨스트플로리선트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인도로 퇴거하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측이 도로에서 대치하는 동안 몇몇 시위 참가자는 돌과 물병을 경찰에게 집어던지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 시위대 중 일부는 거리에 있는 가게의 유리벽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훔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혼란이 계속된 가운데 오후 11시 15분경 정체불명의 총성이 들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급히 주차된 차들 뒤로 몸을 숨겼다. 사복을 입은 경찰 4명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용의자를 쫓던 도중 앞 유리창으로 총알이 날아오자 경찰관들은 차에서 내려 도로 위의 용의자를 향해 총을 쐈다. 현장에 있던 AFP 기자는 “시위대의 남성 1명이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고 전했다. 벨마 서장은 “이 남성이 9mm 구경의 반자동 총으로 먼저 총격을 가했다가 경찰들이 쏜 총에 맞아 10일 새벽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밤샘 대치 끝에 경찰은 10일 새벽 연막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하지만 시위대는 10일 ‘시민 불복종의 날’을 내걸고 다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현장에 있던 안토니오 프렌치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기자는 “슬프고 실망스럽다. 추모식 날, 이 도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실망스럽다”고 NYT에 전했다. 퍼거슨 시에 거주하는 토니 라이스 씨는 “이번에도 총을 맞은 흑인 소년이 살아있길 바랄 뿐”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시민 케빈 노먼 씨는 “이 지경까지 온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독일 젊은이들 사이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성에서 따온 ‘메르켈하다(Merkeln)’가 새로운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다. ‘메르켈하다’는 어떤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우유부단하다는 뜻이다. 그리스 사태나 원전 폐기 등 각종 현안에서 메르켈 총리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을 빗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르켈하다’ 동사는 독일의 유명 사전출판사 랑겐샤이트가 매년 주최하는 ‘올해의 청년 신조어’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어는 인기 신조어 상위 30개 후보를 뽑는 온라인 1차 투표에서 34%의 지지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온라인 투표는 10월까지 진행된다. ‘메르켈하다’ 외에도 ‘어스폰(Earthporn·지구포르노로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의미)’, ‘시픈(Shippen·교제 중이라는 의미)’, ‘스몸비(Smombie·스마트폰 좀비로 스마트폰 중독자라는 의미)’가 상위권에 올랐다. 앞서 2010년에도 조심스럽지만 때로는 둔하고 느린 태도를 뜻하는 ‘메르켈스러운(Merkelsch)’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독일 언론들은 메르켈 총리의 이름이 젊은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좋은 징조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7년 선거에서 4선을 내다보는 메르켈 총리의 영향력이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 또한 최근 수백만 명이 시청하는 유튜브의 인기 채널에 출연해 동성결혼, 민족주의 등을 주제로 30분간 인터뷰를 하는 등 젊은층에게 다가가고 있다. 한편 독일 정보기관의 온라인 감시 활동을 폭로한 기자들을 국가반역죄 혐의로 수사해 언론자유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검찰총장이 결국 해임됐다. 4일 독일 언론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하랄트 랑게 검찰총장을 해임했다. BBC는 “독일 사회는 나치 전체주의 시절의 고통스러운 경험 때문에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중국이 최근 단행한 중국군 장성 승진 인사에서 조선족 여장군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4일 반관영통신 중국신원왕(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군부 내 비리 인사를 숙청하며 6일 진행한 승진 인사에서 중국군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사령부 소속 이현옥(李賢玉·50·사진) 대교(대령과 준장 사이 계급)가 소장으로 승진했다. 이 소장은 제2포병 장비연구원 소속의 엔지니어 총책임자로 중국군 여장군 10여 명 중 한 명이 됐다. 그는 헤이룽장(黑龍江) 성 무단장(牡丹江) 시에서 태어난 조선족이다. 1982년 헤이룽장 성 대입시험에서 이과 수석을 했으며 베이징대 무선전자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이 소장은 1990년 졸업 당시, 한국에 거주하던 친척들로부터 해외에서 진로를 찾아보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에 진출해 있던 대학동기들로부터 공동 창업 요청을 받기도 했지만 군 입대를 선택했다. 통신병으로 시작한 그는 ‘여성 미사일 전문가’로 유명해졌다. 1991년에는 중국군의 정보시스템 구축을 이끌었고 당시 재래식 무기 중심이었던 중국군의 정보화시스템을 현대화했다. 1995년에는 미사일 발사훈련장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조선족 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이란 남서부 도시 반다르마샤르의 체감온도는 73.9도까지 치솟았다. 2003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록됐던 81도의 사상 최고 기록에 근접한 것이다. 걸프 만의 바다에 인접한 반다르마샤르는 바닷물 온도가 33∼37도까지 높아지면서 습도가 치솟아 체감온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50도에 이르는 폭염이 며칠간 지속돼 정부에 전기 공급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라크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2일까지 나흘간의 임시 휴무를 선포했다. 중동 지역의 기록적 폭염은 ‘히트 돔(heat dome)’이라 불리는 고온의 고기압이 이 지역에 며칠째 자리 잡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일 일본에서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이 40도까지 올라가면서 열사병 환자가 속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페이스북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OS)를 꺾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정보기술(IT) 서비스 자리에 올랐다고 CNN머니가 29일 밝혔다. CNN머니는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은 전 세계 온라인 인구의 절반인 15억 명으로 1년 전보다 13%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페이스북에 매일 들어오는 이용자는 9억68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증가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2분기 매출이 40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늘었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매출의 76%는 모바일 광고로 벌어들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의 모바일 광고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에 대해 “모바일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광고주들이 주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이 현재 글로벌 모바일 광고시장을 장악한 구글의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WSJ는 전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스라엘에 기밀정보를 넘긴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미국 감옥에서 30년째 복역 중인 전 미 해군 정보분석가 조너선 폴러드(61·사진)가 올해 11월 석방된다.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해 미국이 ‘폴러드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수십 년간 이스라엘과 미국이 벌인 외교적 논쟁의 중심에 있는 폴러드가 11월 21일 석방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적의 유대인인 폴러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논란을 일으켜 온 스파이다. 조국을 배신한 간첩이라는 비난과, 죄에 비해 형량이 과도하다는 동정론이 팽팽히 맞서 왔다. 텍사스 주에서 태어난 그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후 해군 정보국 분석가로 활동했다. 중동권 내 미국 스파이 행위와 관련한 방대한 양의 기밀문서를 이스라엘에 넘겨준 혐의로 1985년 11월 21일 체포됐다. 체포 직전 그는 워싱턴의 이스라엘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으나 이스라엘 측은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를 거부했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노스캐롤라이나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해 왔다. 이후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폴러드 석방 로비를 펼쳐 온 이스라엘 정부는 1995년 옥중의 폴러드에게 시민권을 줬고, 정보 습득을 위해 그에게 돈을 지불한 사실도 1998년 인정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석방을 요청할 때마다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등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1998년 폴러드를 석방하려고 하자 조지 테닛 전 CIA 국장이 사퇴하겠다며 반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폴러드 석방이 이란 핵협상 타결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8일 의회 청문회에서 “가석방 조치는 핵협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그가 풀려나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미국 뉴욕매거진이 27일 커버스토리 표지(사진)에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한 35명의 피해 여성 모습을 공개했다. 36번째 의자는 비어 있는데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두려움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의미한다고 뉴욕매거진은 밝혔다. 1980, 90년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코스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40여 명의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후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매거진은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중 35명의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실었다. 인터뷰는 지난 6개월에 걸쳐 각각 따로 진행됐지만 피해자들이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와 이후 느꼈던 모멸감, 후유증 등 거의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고 뉴욕매거진은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5일 “만일 여성이나 남성에게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어떠한 문명국가도 성폭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코스비를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의 탈옥으로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의 탈옥 이후 교도소 독방에서 외부로 연결된 길이 1.5km 땅굴이 발견됐다. 이곳이 탈출로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그의 마약 카르텔이 1990년대 이후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하에 정교한 지하 터널을 뚫어놓고 마약을 밀매한 사실을 떠올리며 적색 경보를 울리고 있다. 구스만은 세계 23개국 이상의 범죄 조직과 내통해 왔다. 각국은 요즘 그가 손을 뻗었던 세계 마약 시장을 특별히 주시하며 악의 고리를 끊겠다는 태세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곳이다. 미군이 군사력을 빼면서 양귀비 거래가 크게 번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의 마약 밀매 조직은 막대한 물량을 갖고 가격까지 조절하고 있어 ‘마약 세계의 OPEC(석유수출국기구)’로 불릴 정도다. 여기에다 동유럽이 마약 유통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고, 인터넷 암시장이 생활공간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국제 마약 시장이 점점 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 마약의 통로였던 중국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 놓은 상태다.마약의 OPEC로 부상한 아프간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지난달 내놓은 ‘2015년 세계마약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지는 2240km²로, 제주도 면적보다 크다. 지난해 아프간의 재배 면적이 크게 확대되는 바람에 세계 양귀비 재배 면적도 1930년대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양귀비는 아편과 헤로인의 원료다. 아편은 양귀비 열매의 유액(乳液)을 말린 것이다. 헤로인은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 비싸게 팔 수 있는 마약이다. 이 둘은 아프간 농가의 가장 큰 수입원이 됐다. 아프간 농지는 올해 봄에도 온통 분홍빛, 붉은 꽃으로 물들었다. 그야말로 양귀비 일색(一色)이었다. 지난해 이곳의 아편 생산량은 6400t. 전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15년 전만 해도 아프간의 생산량은 세계의 70%였다.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의 존 솝코 특별감사관은 “탈레반과 양귀비의 나라인 이곳의 경제는 마약에 중독됐다”고 말했다. ‘죽음의 꽃밭’을 둔 아프간에서 미국은 2001년부터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해왔다. 하나는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을 제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편과의 전쟁이다. 하지만 탈레반도 아편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둘 다 활개를 쳤다. 미국은 지금까지 아프간 아편 생산 퇴치 프로그램에 84억 달러(약 9조1425억 원)를 쏟아부었다. 미국이 유난히 아프간 양귀비의 씨를 말리고자 했던 것은 아편이 탈레반의 주요 자금줄이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이곳의 마약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미국은 아편 퇴치 프로그램을 통해 양귀비를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밀, 과일이나 값비싼 향신료인 사프란을 심으라고 유도했지만 농민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칸다하르의 자리 지역의 농민 압둘 바끼 씨는 AP통신에 “양귀비 재배가 불법인 줄 알지만, 내 자식들에게 공기밖에는 먹일 게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양귀비는 수확 기간이 5개월로 한 해 두 번 수확할 수 있고 다른 작물보다 훨씬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지 농민들은 “올해는 수확 기간이 더 짧고 가뭄에 강한 새로운 양귀비 품종을 심었다”며 수익이 더 늘 것으로 기대했다. 미군 철수는 아편 퇴치 정책에 치명타를 날렸다. 미군이 떠나자 농지 통제권이 점차 탈레반 수중으로 들어간 것. AP통신은 “탈레반과 연계된 마약 거래상들이 가난한 농민들에게 양귀비 씨앗을 나눠 준다. 탈레반은 농민들에게 양귀비를 경작하지 않아도 양귀비를 경작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세금을 무조건 내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 언론은 “테러 단체들이 마약의 공급과 가격을 동시에 통제하는 OPEC와 같은 조직으로 급부상했다”고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요즘에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중앙아시아 언론매체 아시아플러스에 따르면, IS는 아프간의 마약산업 주도권을 놓고 탈레반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오마르 네사르 아프간현대화연구소 국장은 “올해 IS가 아프간 마약 이익의 30∼35%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금력 약화를 걱정하는 탈레반이 IS와 대규모 충돌을 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프간 마약은 파키스탄과 이란, 터키 등을 거쳐 유럽으로 유입된다. 한편 동유럽은 최근 코카인 임시 저장소로 떠올랐다. UNODC 보고서는 “코카인 수요가 유럽과 북미에서 줄어 지난해에는 1980년대 이후 최소 거래량을 기록했다”며 “벨라루스, 몰도바,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코카인 밀수 루트이자 밀수입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멕시코 마약왕 구스만이 다량으로 밀매한 코카인은 종전까지 대서양을 지나 아프리카를 거쳐 서유럽으로 밀수됐다. 그렇지만 최근 동유럽이 수요가 폭발하면서 밀수 루트도 동진(東進)을 한 것이다. 공산당 간부까지 물들어 마약전쟁 선포 아시아도 비상이다. UNODC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압수된 마약 규모는 2008년에서 2013년 사이 4배로 증가했다.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에서 압수된 필로폰 양은 2008년 11t이었지만 2013년에는 42t으로 4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아프간 마약은 중국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아프간 양귀비로 만든 헤로인은 이란-파키스탄-아프간 접경인 ‘황금 초승달 지역’에서 중국을 넘보고 있다. 중국이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한 것을 반기며 두 손을 놓고 있으면 담장이 뚫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금까지 중국은 태국-미얀마-라오스 접경지대인 ‘황금 삼각지’에서 강력한 마약 단속을 벌여 왔지만 헤로인과 필로폰을 근절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도 이 지대와 맞닿아 있는 중국 윈난(雲南) 성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황금 삼각지와 연결된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의 트렁크를 개조하거나 오토바이에 숨겨 마약을 들여오는 밀수꾼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과 인접한 중국 지린(吉林) 성은 요즘 ‘마약 택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린 성 창춘(長春) 시 공안국은 올해 초 택배를 이용한 마약 밀매 첩보를 입수하고 시내 10여 개 택배회사 사무실을 수색했다. 그 결과 헤로인 200g과 필로폰 30g, 흥분제 180정이 들어 있는 소포를 압수했다. 지린 성 공안청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지린 성에서 적발된 1kg 이하 마약사건의 절반 이상이 택배를 마약 운반 및 판매 수단으로 이용했다. 택배는 단속이 어렵고 적발돼도 검거 확률이 낮아 마약 밀매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국경을 틀어막아도 마약을 근절하기 어렵다. 필로폰과 같은 합성 마약이 자국 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둥 성 루펑(陸풍) 시의 한 공장에서는 합성 마약 2.9t이 적발됐다. 이 지역에서는 올해 1월에도 2.4t의 마약이 압수됐다. UNDOC는 “중국이 주요 합성 마약품의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난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달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또 마약상황보고서도 처음으로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마약 퇴치는 국가 안보와 민족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며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병사를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마약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마약 사범은 1400만 명에 이른다. 인구 100명당 1명꼴이다. 과거 마약 복용자는 주로 실업자, 자영업자, 농민이었던 반면 지금은 대기업 직원, 연예인, 공무원들이다. 중국에서는 50g 이상의 마약을 사거나 팔면 사형에 처해지지만 마약 사범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공산당 고위 간부까지 마약에 취해 적발되기도 한다. 올 4월 후난(湖南) 성 린샹(臨湘) 시의 궁웨이궈(공衛國) 시장은 마약에 취해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누군가가 나를 해치려 한다”고 신고했다가 구속됐다. 이달 초에는 광둥 성의 한 노래방에서 지방 관리 등 남녀 9명이 함께 마약을 투여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노래방으로 위장한 이 마약 복용 장소의 운영자는 지방의 고위 간부였다. 홍콩 배우 청룽(成龍)의 아들은 마약 혐의로 6개월 동안 수감됐다가 올 2월 석방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마약류 사범 16만 명을 구속하고 69t의 마약류를 압수했다.새로운 복병, 인터넷 암시장 인터넷 암시장은 새로운 복병이다. 암시장 사이트 중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개인 간 폐쇄형 P2P 네트워크인 ‘다크넷’이다. 이곳은 인터넷주소(IP주소)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아 마약류뿐만 아니라 위조지폐, 위조서류, 총기, 탄약, 폭발물, 인체 장기 거래, 살인 청부 등 온갖 불법의 온상이 됐다. 글로벌 보안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가 2년 동안 다크넷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거래된 물품은 대마초로 3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신경안정제, 엑스터시, LSD 등 환각제가 뒤를 이었다. 다크넷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언어는 영어와 러시아어였다. 다크넷에 대해 UNDOC는 “기술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접근성도 놀라울 정도로 높아져 마약 거래의 요새가 점점 이곳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안부는 올해 4월부터 인터넷을 통한 마약 거래를 집중 단속해 832개 사이트에서 마약 밀매자 3만2871명을 체포하고 마약 3.3t을 압수했다. 한국 당국도 올해 상반기에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 599명을 붙잡았다. 지난해보다 165% 증가한 규모다. 송병일 경찰청 형사과장은 “기존의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익명으로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마약류 사범이 인터넷으로 몰려든다”며 “이 때문에 마약 단속에 적발되는 회사원과 학생의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항구나 공항에서 적발되는 마약도 크게 늘었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3666kg(시가 256억 원 상당)으로 2001년 개항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마약을 땅콩버터에 섞거나 치약으로 위장하는 등 밀수 수법도 다양해졌다. 올해 한국에서 적발된 마약 중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된 식물성 마약인 ‘카트’가 3.6t으로 가장 많다.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진 한국을 경유지로 정하고 미국으로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것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영국의 노환성 실명 환자가 인공망막을 이식받아 시력을 회복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2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연금생활자 레이 플린 씨(80)는 8년 동안 시야 가운데가 흐릿하게 보이는 노인성 황반변성을 앓아 왔지만 인공망막 삽입 수술로 중심 시력을 되찾았다. 불치병으로 알려진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인공망막 삽입 수술은 시세포가 유전자 변이로 죽어가는 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를 대상으로 일부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지난달 맨체스터대의 파울로 스탕가 교수는 미국의 세컨드 사이트 메디컬 프로덕츠사가 개발한 인공망막 ‘아르구스2’를 플린 씨에게 이식했다. 4시간이 걸린 수술이었다. 아르구스2는 환자의 안구 뒷면에 이식한 인공망막과 환자의 안경에 장착된 소형 카메라가 시각 정보를 주고받으며 부분적으로 시력 회복을 도와주는 기법이다. 우선 소형 카메라가 영상 이미지를 확보해 전기신호로 바꾼 뒤 인공망막에 무선으로 전송한다. 이후 인공망막에 부착된 전극이 망막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뇌에서 빛의 패턴을 인식하는 구조다. 인공망막 삽입 수술 2주 후 시험을 해본 결과 플린 씨는 사람의 윤곽과 사물의 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가디언은 “아르구스2로 환자가 세부 시력까지 회복하지는 못하지만 생물과 사물의 패턴과 형태를 구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르구스2 이식 수술에는 15만 파운드(약 2억7000만 원)의 비용이 들지만 아직 임상시험 단계여서 무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일본 기업 중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징용을 당했던 미군 포로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19일 기무라 히카루(木村光)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무를 비롯한 회사 대표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사이먼 비젠탈 센터에서 미국인 강제 징용 피해자와 가족들을 초대한 특별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기무라 상무는 피해자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한 제임스 머피 씨(94)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고개를 숙였다. 기무라 상무는 “머피 씨를 비롯한 미국 전쟁포로들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미국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느끼고 앞으로 이 같은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과 2010년 일본 정부가 미군 포로 강제노역에 대해 사과를 한 바 있지만 이들을 광산이나 공장에서 노예처럼 부렸던 일본 기업이 사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리핀에서 일본군에게 붙잡혀 1944년부터 1년 동안 일본의 구리 광산에서 강제 노역을 한 머피 씨는 포로 생활에 대해 “음식, 약, 옷, 위생을 전혀 제공받지 못한 노예의 삶 그 자체였다”고 떠올렸다. 그는 “지난 70년 동안 오늘을 기다렸다. 미쓰비시의 사과에는 금전적인 보상은 없지만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본다. 내가 미쓰비시의 사과를 받아들인 것이 오랜 시대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정리해 줄 수 있길 바란다”며 기무라 상무와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당시 미쓰비시에서 징용을 당한 미국인은 현재 2명이 생존해 있다. 이날 행사에는 머피 씨만 참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차 대전 중 미군 포로 1만2000여 명이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 정부나 기업이 소유한 50여 곳의 노역장에서 강제노동을 했고 이 중 1100명 이상이 현지에서 숨졌다. 특히 4개의 광산을 운영하던 미쓰비시에서는 미군 876명을 강제 노역에 동원했으며, 이 중 27%가 사망했다고 19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쓰비시의 사과는 다음 달 발표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를 앞두고 미국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AP통신은 “국민과 야당의 반대에도 집단자위권 법안을 강행 처리한 아베 총리가 전후 약해진 군사력을 회복하기 위해 전쟁의 악행을 정리하고 감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미 일본대사관 측은 “이번 사과는 미쓰비시의 독립적인 결단이며 일본 정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쓰비시는 한국과 중국의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는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무라 상무는 “다른 나라 징용자들에 대해서도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으며, 한국인 강제 징용 피해자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가 끝나고 기무라 상무는 ‘한국과 중국에 사과할 계획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2차 대전 당시 강제 징용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의견을 밝히지 않겠다”며 종전의 태도를 되풀이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란이 이겼다!” “잘 가, 팔라펠(중동 전통 빵). 어서 와, 맥도널드!” 14일 오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전국에 생중계된 TV 연설로 서방과의 핵협상 타결 소식을 알리자 이란 국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오랜 경제제재로 피폐해진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이 시민들의 마음을 지배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TV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에는 이란의 주적 격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긴급 성명을 발표하는 장면이 이란 국영TV를 통해 여과 없이 생중계됐다. 이란 TV에 오바마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등장한 것은 이란 핵개발 중단과 대(對)이란 제재 해제 잠정합의안이 발표된 올해 4월을 포함해 이번이 두 번째다. 두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던 전자제품 상점 주인 알리 호세이니 씨는 “전쟁이 아닌 대화로 풀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날이 저물자 수도 테헤란 거리에는 수천 명이 몰려 나와 한바탕 축제를 벌였다. 바나크 광장 등에 모인 사람들은 이란 국기와 함께 이번 협상에서 이란 측 대표로 나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의 사진을 손에 들고 흔들었다. 얼굴에 이란을 상징하는 흰색, 붉은색, 녹색을 칠한 채 “이란”을 반복적으로 외치는 모습은 마치 이란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자 경찰들이 제지에 나섰다. 국민들이 지나치게 좋아하는 모습이 외부로 공개되면 이란의 국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란 국민들이 이처럼 환호하는 이유는 협상안 타결로 수십 년의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국내에 돈이 유입되고 경제가 살아나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 이란은 지난해 유가 급락 이후 40%에 이르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10%가 넘는 실업률을 겪고 있다. 이미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의 3중 제재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온 상황이다. 이런 까닭에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정치권보다 국민들이 더 컸다. 외국 기업들도 제재 해제 이후 본격화될 이란 시장의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이란 국민들은 서방 브랜드에 대해 친밀감을 갖고 있다”며 “특히 미국 브랜드인 코카콜라와 GM 쉐보레를 좋아한다”고 전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번 협상으로 당장 미국과 이란이 친구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나라가 적이 아니란 것만으로도 세계는 더 안전해질 것이다.”(미국 CNN) “닉슨 시절 미중 데탕트에 견줄 만한 외교적 성과다.”(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전 세계 주요 언론은 이란 핵협상 타결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이번 협상이 ‘역사적 돌파구(historical breakthrough)’를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란 핵무장을 막는 최선의 방법을 도출해 냈다고 환호하는 분위기다. 당사국인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구체적 합의 내용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타결은 상호 존중이 승리한 결과다. 좋은 시작이다”라는 자축 메시지를 올렸다. 핵협상에서 이란에 가장 강경했던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교장관도 “(이란 핵무기 보유를 막는 조치로) 최소 10년간은 협상안이 충분히 견고하다”며 “다만 이란이 제재 해제로 번 돈을 어디에 쓰는지 잘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세계는 오늘 큰 안도의 숨을 쉬게 됐다”며 “러시아도 이번 합의가 충분히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까지 이란과의 핵협상을 담당했던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특보는 “이번 합의안은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것이라고 본다”며 “최소 10∼15년 동안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중동 질서에 대한 변화도 예고됐다. CNN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외교적 핵심 과제가 마침내 결실을 거뒀다”면서 “과거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의존해 온 미국의 중동 정책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이란 또한 서방 제재의 고삐에서 풀려나게 됐다는 기대감과 함께 자축 분위기가 역력하다. 골람호세인 카르바스치 전 테헤란 시장은 “이번 협상은 이란과 세계에 새로운 기회이다. 특히 제재 조치에 발목이 잡혔던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하미드레자 잘라에이푸르 테헤란대 사회학과 교수는 “복잡한 과정을 딛고 협상을 이뤄냈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협상단, 야권, 이란 국민 등 다양한 정치세력이 지난 10년간 이룬 최대 정치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신중론도 있었다. FT는 “이번 타결안이 종파 분쟁과 같은 뿌리 깊은 중동의 악령을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 이란의 종파적 갈등이 오히려 양국의 중동 내 패권 경쟁과 함께 더욱 첨예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서방의 악의 축(이란)에 대한 역사적 항복”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로 가는 길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이란은 또 수천억 달러의 현금을 얻을 수 있는 잭팟을 터뜨렸다. 이란은 중동과 세계를 향해 침략과 테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김정안 jkim@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