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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규 서울변호사회 신임 회장(45·사법연수원 36기·사진)은 “부적절한 처신을 한 고위공직자 출신에 대해 2년 임기 내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법관 검찰총장 등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이 됐다면 변호사는 해도 되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분들이) 사람들에게 잊혀질 만하면 으레 변호사회 문을 두드리는데 변호사업계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분명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입회 및 등록심사 규정’ 6조에 따라 회장은 자격 요건을 구비하지 않거나 기타 사유로 입회에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해서는 입회를 거부할 수 있다. 형사 처벌을 받은 경우 현행 변호사법에 의해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없지만, 형사처벌을 받지 않더라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만으로 변호사 등록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공연음란 행위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나 혼외자 의혹이 불거진 채동욱 전 검찰총장, ‘막말 댓글’ 논란으로 사표를 낸 이영한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은 서울에서 변호사 등록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취임한 하창우 신임 대한변협 회장(61·연수원15기)도 전관예우 타파를 위해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신청안 철회를 권고하고 개업을 제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삶은 매순간 쉽지 않았다. 대학입시는 5번 떨어지고 6번째 친 후기대 시험에서 간신히 붙었고, 사법고시는 11전 12기로 서른넷의 나이에 합격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어 생업 전선에 직접 뛰어들게 됐을 때도 사는 게 녹록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도 법률서적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것인가….’ 인생 최대의 숙제를 풀기 위해 법조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이상 멈출 수 없었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신임 회장(45·사법연수원 36기)을 소개할 때 항상 ‘비주류’ ‘입지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명문대 출신이 넘쳐나는 법조계에서 가천대 출신 첫 법조인인 그의 당선은 화제가 됐다. 다소 ‘남다른’ 이력으로 변호사 업계에 발을 디딘 그가 내세운 공약은 ‘사법시험 존치’였다. “스스로의 힘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사시 제도 덕분이었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기 2년간 1만1600여 명의 서울지역 변호사들을 이끌게 된 김 회장을 설 연휴 직전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법시험을 준비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두 가지였다. 우선은 대학에 입학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는데 마침 내 전공이 법학이었고, 법률가가 되면 일정부분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교에 대한 애교심은 있지만 사실 명문대는 아니잖나. 소개팅을 나가든 어딜 가나 ‘어느 대학 다니세요?’라는 질문을 받게 됐다. 그때 알았다. 사회적으로 썩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사시는 그때 느꼈던 사회적 소외감, 객관적인 스펙을 넘어설 수 있는 매력적인 시험이었다. 제일 어려운 시험에 합격해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고 싶었다.” ―사시 도전이 쉽지 않았을 텐데…. “학교나 주변에서도 상당히 말렸다. 사시 최종 합격은커녕 1차 합격자도 없었으니 당연했다. 그때는 인터넷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수단도 없었다. 신림동 고시촌에 가서 ‘헌법 교과서는 어떤 교수의 책을 봐야 하고…’ 식으로 귀동냥하는 게 전부였다. 공부 요령도 없으니 시행착오만 몇 년을 했다. 학교에서 처음으로 고시 공부를 시작하다 보니 함께 공부할 사람도 없었다. 내가 콜럼버스이긴 한데 이게 미국으로 가는 건지, 남반구로 가는 건지 알 수가 있나. 혼자서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유일한 지원군인 어머니께서 ‘한규, 넌 될 수 있다’고 끊임없이 응원해주셨다. 포기할 순 없었다.” ―합격했을 때 소감은…. “1996년 1차 합격 때는 그저 깜짝 놀랐다. 공부를 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현실로 와 닿지 않았다. 고시촌 식당 서빙 아르바이트, 독서실 총무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갈 때였다. 2004년 최종 합격 발표 때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 나보다 주변에서 더 기뻐했다. 이길여 당시 총장님도 첫 합격자가 배출됐다고 매우 기뻐하셨다. 나는 그때도 안 될 줄 알았다. 발표 당일에도 음식쓰레기 짊어지고 수거하는 차량이 오기를 기다렸다. 발표가 났을 때, 속으로 ‘또 고시 안 해도 되는구나.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생을 마감해도 내가 공부하던 도중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께 드릴 말씀은 있구나 싶었다. 아버지도 합격한 걸 보고 돌아가셨다. 이쯤이면 인생에서 절반 정도는 성공한 것 아닌가 싶어 마음이 놓였다.” ―‘비주류’여서 좋은 점이 있나. “행동할 때 편하다. 농담으로 내게 전화 걸 사람이 아무도 없다. 법원 검찰 인사나 로스쿨의 부적절한 학사관리를 비판할 때, 대형 로펌의 비리 대응한다고 징계를 내린다 해도 대학 선배, 고향 선배라는 이름으로 압력을 넣을 이가 아무도 없다. 적어도 공명정대하고 소신 있게 할 수 있다는 게 나의 큰 장점이다. 내가 눈치 보는 건 국민밖에 없다. 이런 점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변호사들이 지지해준 것 아닌가 싶다. 사시 존치 주장만으로는 당선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시는 왜 존치돼야 하나. “절대선은 아니지만 사시가 필요한 이유는 하나다. 학벌, 재력, 나이, 성별 등 일체의 고려 없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로스쿨 체제에서 법조인을 꿈꿨다면 비싼 등록금, 보이지 않는 나이 제한에 금방 포기했을 것이다. 땀 흘린 만큼 시험 치를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한다는 점에서 사시는 필요하다.” ―로스쿨 체제를 흔들려 하는 것은 아닌가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 로스쿨 출신과 연수원 출신이 서로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연구하고, 상호 견제를 해야 법조계가 투명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실 로스쿨은 퇴출시키고 그 인원만큼 사시 합격 인원수를 늘리면서 균형을 유지해가면 된다. 2017년 사시 폐지 예정 법안을 막기 위해 올해 안에 정기국회에서 입법 발의할 예정이다.” ―사시 존치 외에 재임하는 동안 꼭 하고자 하는 정책이 있다면…. “부적절한 처신을 보였던 고위공직자 출신에 대해 임기 내내 입회를 막을 예정이다. 직위는 중요하지 않다. 대법관 검찰총장 등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이 됐다면 변호사는 해도 되는 건가. 변호사법은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돼 있다. 부적절한 전관들이 변호사로 입회하는 건 분명히 거부한다는 선례를 남길 것이다. 두 번째로는 변호사법 위반 사범을 정화시킬 것이다. 법조 브로커라고 불리는 이들을 물러나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호사 전문화 교육에 힘쓸 예정이다. 단순 강의를 넘어서 특화된 강사진을 초빙해 조세, 공정거래, 노동, 특허 등 심화 교육의 장을 열 계획이다.”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고 국내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데…. “변호사가 사무실에 앉아 있지 말고 직접 국민을 찾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기업 하청업체를 찾아가서 불공정거래로 인해 피해 입은 것은 없는지 상담한다든지, 각종 사고 사건 현장에 가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공약들은 어떻게 이행해 나갈 계획인가. “공약사항 추진표가 있는데 얼마나 이행됐는지 매일 보고를 받는다. 취임 2주 만에 스무 개 넘는 공약 중 하나를 이행했다. 출산한 여성 변호사들의 월 회비를 1년 동안 면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여성 변호사들이 일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대법원에서 추진하는 상고법원에 대한 견해는…. “조건부 찬성이다. 법관 50명 이상으로 운영되고 외부 인사가 재판부에 참여할 수 있고, 심리불속행 기각 제도가 전면 폐지된다면 대화할 부분이 있다.” ▼김한규 회장은▼-1970년 서울 출생-1988년 서울 상문고 졸업-1994년 가천대 법학과 졸업-2004년 사법시험 46회 합격-2007년 변호사 개업 -2008년 법무법인 현우 구성원 변호사 -2009년 서울 강남구·경기 성남시 정신보건심판위원회 심판위원 -2010년 가천대학교 초빙교수 -2013년 서울지방변호사회 제2부회장 -2014년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 -2015년 1월∼ 제93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보험 가입 후 2년 뒤 자살하는 경우에도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특별 약관을 내걸고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생명보험사에 대해 법원이 “약관대로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이 불거진 뒤 나온 첫 판결로, 판결이 확정되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1단독 박주연 판사는 박모 씨 등 2명이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특약에 따른 재해사망보험금 1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박 씨 등은 2006년 8월 아들의 이름으로 보험을 들면서 재해사망 시 일반보험금 외에 1억 원을 별도로 주는 특약에도 가입했다.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자살할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했으나 단서 조항이 분쟁의 씨앗이 됐다.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나 특약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지난 뒤 자살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박 씨 측은 “2년이 지난 뒤 자살했으므로 보험금 1억 원을 달라”고 주장했고, 삼성생명은 “자살은 원칙적으로 재해보험금 대상이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박 판사는 “2년 경과 자살도 정신질환 자살과 동일하게 재해 범위를 확장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두 가지 자살을 나눠서 달리 해석해야 한다’는 삼성생명의 주장에 대해선 “문언의 구조를 무시하는 무리한 해석이며 일부만을 무효로 돌리는 것은 고객에게 불리한 해석 방법”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4월 말 기준으로 17개 생보사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은 모두 2179억 원이며 재해사망 특약이 들어간 보험계약 건수는 281만7173건이다.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금감원 통보에 보험사들은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가입자들은 공동 소송으로 맞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보험 가입 후 2년 뒤 자살하는 경우에도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특약 약관을 내걸고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생명보험사에 대해 법원이 “약관대로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이 불거진 뒤 나온 첫 판결로, 판결이 확정되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1단독 박주연 판사는 박모 씨 등 2명이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특약에 따른 재해사망보험금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박 씨 등은 2006년 8월 아들의 이름으로 보험을 들면서 재해 사망시 일반 보험금 외에 1억 원을 별도로 주는 특약에도 가입했다.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자살할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했으나 단서 조항이 분쟁의 씨앗이 됐다.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나 특약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지난 뒤 자살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박 씨 측은 “2년이 지난 뒤 자살했으므로 보험금 1억 원을 달라”고 주장했고, 삼성생명은 “자살은 원칙적으로 재해보험금 대상이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박 판사는 “2년 경과 자살도 정신질환 자살과 동일하게 재해 범위를 확장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두 가지 자살을 나눠서 달리 해석해야 한다’는 삼성생명의 주장에 대해선 “문언의 구조를 무시하는 무리한 해석이며 일부만을 무효로 돌리는 것은 고객에게 불리한 해석방법”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8월 ING생명에 대해 종합검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검사 결과, ING생명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자살보험 규정을 일반 사망이 아닌 재해사망 특약(일반사망보험금의 2배 이상)에 넣었다가,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자 표기상 실수라며 재해사망 보험금이 아닌 일반사망 보험금을 지급했다. ING생명이 보험 가입자에 지급하지 않은 보험금은 560억 원에 달했다. 앞서 ING생명 등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약관에 ‘재해사망 특약 가입 후 2년이 지나 자살하면 재해사망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명시해 놓고도 보험금이 절반 이하인 일반사망 보험금을 지급해 왔다. 지난해 4월 말 기준으로 17개 생보사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은 2179억 원이며 재해사망 특약이 들어간 보험계약 건수는 281만7173건이다.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금감원 통보에 보험사들은 소송으로 시비를 가르겠다며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공동 소송으로 맞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청소년 동의 아래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단순히 보관만 했다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최근 대법원은 비슷한 사건에서 유죄를 확정한 바 있는데 두 사건의 유무죄를 가른 건 당사자의 진정한 동의 여부였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A 양(17)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김모 씨(27)의 아청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13세 이상 아동·청소년의 진정한 동의가 있고 △촬영자가 성관계의 당사자이며 △판매, 대여, 배포 등의 목적이 없다면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이라고 판단했다. 김 씨는 2012년 1월 사귀던 A 양과 모텔에서 성관계를 하면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었다. 영상을 본 A 양은 “지워 달라”고 부탁했고, 김 씨는 “네가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 A 양은 바로 삭제 버튼을 눌렀다. 이후 김 씨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2012년 기소됐다. 대법원 판례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도 사리 분별력이 없어 진정한 동의로 보기 어려운 청소년을 촬영했거나 진정한 동의가 있어도 배포 목적이 인정되면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충남 보령의 초등학교 교사 정모 씨(33)가 10대 여아들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해 보관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정 씨는 일부 피해자로부터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들이 찍지 말라고 만류했음에도 정 씨가 계속 촬영한 사실도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청소년 동의 아래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단순히 보관만 했다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최근 대법원은 비슷한 사건에서 유죄를 확정한 바 있는데 두 사건의 유무죄를 가른 건 당사자의 진정한 동의 여부였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A 양(17)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김모 씨(27)의 아청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13세 이상 아동·청소년의 진정한 동의가 있고 △촬영자가 성관계의 당사자이며 △판매, 대여, 배포 등의 목적이 없다면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이라고 판단했다. 김 씨는 2012년 1월 사귀던 A 양과 모텔에서 성관계를 하면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었다. 영상을 본 A 양은 “지워 달라”고 부탁했고, 김 씨는 “네가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 A 양은 바로 삭제 버튼을 눌렀다. 이후 김 씨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2012년 기소됐다. 대법원 판례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도 사리 분별력이 없어 진정한 동의로 보기 어려운 청소년을 촬영했거나 진정한 동의가 있어도 배포 목적이 인정되면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충남 보령의 초등학교 교사 정모 씨(33)가 10대 여아들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해 보관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정 씨는 일부 피해자로부터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들이 찍지 말라고 만류했음에도 정 씨가 계속 촬영한 사실도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SK텔레콤이 휴대전화 주소록 관리 기술을 침해했다며 이스라엘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바이버를 상대로 낸 특허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심우용 부장판사)는 23일 SK텔레콤이 바이버를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국내 안드로이드폰에서는 바이버 앱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1심 판결 내용에는 국내에서 바이버 앱이 국내에서 배포, 이용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소송이 제기된 특허 기술은 이미 휴대전화에 저장된 주소록 정보를 불러와 새로 설치된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주소록으로 재편성하는 기술이다. 현재 스마트폰에 설치된 바이버 앱을 실행하면 이용자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했던 연락처 목록이 그대로 앱에 연동돼 저장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6년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SK텔레콤은 바이버가 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2013년 소송을 제기했다. 바이버는 앱 운영이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국내 특허권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주소록 재편성 작업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행위라는 점에 근거해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SK텔레콤의 승소는 바이버 외에도 유사한 주소록 연동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는 다른 메신저 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곽도영기자 now@donga.com}
서울중앙지법은 청소년 피고인에 대한 형사 재판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법원의 심리 절차를 보다 신속하고 충실하게 강화하는 개선안을 23일 발표했다. 개선안은 신속한 심리를 통해 형사 절차를 통해 겪는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등 청소년 피고인을 보호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사건 접수 시 순서에 상관없이 청소년 형사사건은 최우선적으로 공판기일을 지정하도록 하고, 가능한 한 연일 개정을 하거나 집중 심리를 통해 신속하게 재판을 마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원은 또 변론종결일에 바로 선고하는 즉일선고 원칙을 관철하는 한편, 청소년 형사사건에서 청소년 보호사건으로 전환될 경우 서울가정법원과 협조해 처리 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충실한 심리를 위해 청소년의 심신 상태, 가정상황 등을 광범위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의 의견서를 마련하고 부모 등 보호자에게도 공판기일을 알려 진술 기회를 널리 부여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내용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또 청소년 피고인이 형사재판으로 인해 학업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학교 수업 일정을 적극 고려해 방과 후 개정할 계획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부장판사 강태훈)는 ‘칵테일 불 쇼’를 벌이다 손님에게 화상을 입힌 바텐더에게 주점 주인과 연대해 “3억 1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모 씨(31·여)는 2013년 8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A 주점에서 레몬드랍 칵테일을 주문했다. 바텐더가 주문을 받고 불을 사용해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에서 술병에 붙이 붙었고, 불길은 이 씨의 몸으로 옮겨 붙었다. 이 씨는 이 사고로 신체 표면의 40%가 화상을 입는 등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 바텐더는 지난해 4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돼 같은 법원에서 금고 8개월의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고, 이 씨는 화상 손해를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별도로 냈다. 재판부는 “불을 사용한 칵테일을 제조할 때는 손님 안전을 위해 차단막을 두거나 1m이상 거리를 두고 제조했어야 한다”며 “이런 주의의무를 게을리 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바텐더의 손해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주점 주인에게도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가 주점에 없었고 종업원을 적절하게 관리, 감독하거나 안전교육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며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심우용)는 수입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 신차에 납품할 내비게이션 기술을 경쟁업체로부터 빼낸 업체에게 “55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A 사는 2008년 재규어 신차에 장착될 아시아형 내비게이션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그러자 경쟁사인 B사의 당시 대표이사가 A 사의 직원을 포섭한 뒤 기술 개발 관련 자료를 빼냈다. 이를 토대로 자체 개발에 나선 B 사는 중국에서 판매할 재규어 신차의 내비게이션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에 A 사는 “영업 비밀을 침해당했다”며 B 사와 직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 사가 가진 기술정보는 공공연히 알려진 상태가 아닌 영업비밀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며 “B 사의 매출액, B 사의 내비게이션 개발에 A 사 기술이 기여한 정도 등을 고려해 A 사에 5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모 씨(40)는 5년 전 어머니 정모 씨(72)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내와 결혼했다. 아들의 결혼을 용납할 수 없었던 정 씨는 남편과 함께 2년 간 아들 부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정 씨는 아들 내외가 사는 집과 아들의 직장을 수시로 찾아가 소란을 일으켰다. 박 씨를 욕하는 내용의 벽보를 아파트 입구나 엘리베이터에 붙이기도 하고, 박 씨 회사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정 씨의 빗나간 모정은 멈추지 않았다. 박 씨의 직장 상사에겐 박 씨의 징계와 파면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수차례 보내는 한편, 박 씨에겐 비방과 협박, 자살을 권유하는 폭언 등을 담은 전화, 문자, 음성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냈다. 결국 박 씨는 참다못해 2013년 11월 어머니가 자신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법원에 접근금지를 청구했다. 1심은 “평온한 생활을 누릴 권리, 평온한 업무수행을 할 권리에 대한 침해행위를 근거로 접근 금지를 구할 수는 없다”며 박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 민사11부(부장판사 김용대)는 “원고는 사전 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접근금지를 구할 권리가 있다”며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의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원고의 인격권과 사생활 자유, 평온한 주거생활을 보호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라며 “아들의 주거지나 직장을 방문하지도, 전화나 문자 등으로 아들의 평온한 생활과 업무를 방해하지도 말라”고 박 씨의 손을 들어줬다. 또 정 씨에게 “이를 어기고 아들을 괴롭힐 때마다 1회당 50만 원씩 간접 강제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인기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본명 배수지·21)가 ‘수지 모자’라는 이름으로 상품 광고를 한 인터넷 쇼핑몰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이민수 판사는 수지가 “허락 없이 사진과 이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인터넷 쇼핑몰은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한 포털사이트와 ‘수지모자’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자사의 홈페이지 주소가 화면 상단에 뜨도록 키워드검색광고 서비스계약을 맺었다. 2013년에는 쇼핑몰 홈페이지에 ‘매체 인터뷰’ ‘공항 패션’ 등의 글과 함께 수지의 사진 3장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 판사는 “현재 인정되고 있는 성명권, 초상권만으로도 퍼블리시티권이 보호하고자 하는 유명인의 초상 및 성명 권리 보호가 가능해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초상권, 성명권이 침해됐다는 사정만으로 기존에 체결된 계약이 해지됐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며 “쇼핑몰의 배상책임은 없다”고 판결했다. 초상권은 누구나 자신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을 다른 사람에 의해 함부로 촬영, 묘사, 공표되거나 상업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권리이며, 퍼블리시티권은 영화배우, 탤런트, 운동선수 등 유명인사가 자신의 이름이나 초상을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권리를 말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아이들에게 밥과 반찬을 억지로 먹게 하고 동료 교사들과도 자주 다툰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해고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A씨가 “해고 절차가 적법하다는 재심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는 2012년 2월부터 2년 간 서울 강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2살 아이들을 담당하는 보육교사로 근무했다. 어린이집 아이들의 점심시간은 오후 1시까지였고 그 이후는 낮잠 시간이었다. A 씨는 종종 일정한 양의 식사를 마치지 못한 아이들을 남겨 낮잠 시간까지 억지로 목표한 양을 먹을 때까지 잠을 재우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동료 교사들이 아이에게 “먹다가 남겨도 돼”라고 말했지만 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다 먹겠다고 이야기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간식 시간에도 다른 아이들이 놀이 활동을 하는 동안 간식을 다 먹지 못한 아이는 교실에 남아서 다 먹어야 했다. ‘중압감을 주거나 다 먹도록 하는 등의 지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기재한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식생활 지도 유의 사항에도 어긋나는 일이었다. A 씨의 이 같은 행동은 계속됐다. 지난해 1월 A씨는 인근 지역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음에도 담임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 소방대피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실외활동을 금지하면서 예정돼있던 훈련은 어린이집 현관까지만 하도록 지시했지만, A 씨는 “학부모들에게 이미 공지된 사항”이라며 강행했다.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서 동료 교사들과의 다툼도 잦아지자 원장이 주의를 줬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원장은 지난해 2월 A 씨에게 해고 통보를 했고, A 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다가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동료 교사들과 비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실외 활동이나 식사지도 등에서 보건복지부 지침 등에 위반되는 방법으로 원아들을 관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해고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모 씨(60)에게는 지적장애 1급인 딸(15)이 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딸은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일쑤였다. 이 씨는 수시로 “귀신 같은 것,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는데 죽지도 않아”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퍼부었다. 급기야 2011년 10월 마음대로 돌아다닌다는 이유로 딸 허리에 끈을 묶었다. 심지어 그 끈을 자신의 몸에 묶어 끌고 다니기까지 했다. 딸이 집 밖에 나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고 외출하기도 했다. 이 씨는 딸이 학교에 가지 않거나 집을 나가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함께 외출했다가 40여 차례나 딸을 잃어버렸지만 형식적인 신고만 했을 뿐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2주 동안 같은 옷을 입혀 학교에 등교시키기도 했다. 아버지의 방치 속에 방황하던 딸은 지난해 3월 서울 원효대교 부근의 한 공원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위광하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위 판사는 “이 씨는 만성적인 음주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딸의 가출을 방임해 성폭력 등의 위험에 노출시켰다”며 “편의를 위해 딸을 끈으로 묶고 다니는 등 아버지로서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를 저질러 딸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막대한 해를 끼쳤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49)의 출국정지 기간 연장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는 13일 가토 전 지국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출국정지 기간 연장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가토 전 지국장의 일본행은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 재판부는 “가토 전 지국장이 한국에 입국해 4년 넘게 생활하는 등 일정한 연고가 있다고 여겨진다”며 “체류 기간이 다소 늘어난다고 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손해가 막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심문에서 가토 전 지국장은 “국제적 관심사가 된 이 사건에서 도망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와 산케이신문사는 계속 재판에 출석할 것을 맹세한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49)의 출국정지기간 연장 조치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는 13일 가토 전 지국장이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출국정지기간 연장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신청인의 신청을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가토 전 지국장의 일본행은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 재판부는 “가토 전 지국장이 한국에 입국해 4년 넘게 생활하는 등 일정한 연고가 있다고 여겨진다”며 “체류기간이 다소 늘어난다고 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손해가 막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청인의 가족들이 입국금지를 당하지 않는 이상 한국을 방문해 만날 수 있으므로 출국정지 연장 처분으로 인해 가족들과 만남이 원천봉쇄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0월 인사발령으로 인해 새로 부여 받은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가토 전 지국장의 주장에 대해 “인사발령을 유예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인사발령과 같은 사정만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심문기일에서 가토 전 지국장은 “국제적 관심사가 된 이 사건에서 도망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의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동안 검찰 조사와 법정 재판에 열심히 출석해 온 것은 대한민국 법과 집행기관의 권위 등을 존중하고 협력해야겠다는 강한 의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나와 산케이신문사는 계속 재판에 출석할 것을 맹세한다”며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여달라고 강조했다. 또 인사발령과 관련해 “일본 국내의 사회에 대하여 보도할 임무가 주어진 것”이라며 “특히 일본 국내에서 온타케 화산 분화, IS 일본인 인질 살해 영상 공개 등 중요한 사건들이 많이 벌어졌으나 출국정지로 인해 기자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 높이기도 했다. “84세 노모 생신에도 가족과 떨어져 있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온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6일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출국정지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 가토 전 지국장 측은 “검찰 수사 상 필요한 증거가 확보됐고, 형사재판도 진행 중인 마당에 증거를 없앨 우려도 없다”며 “공익적 이유를 감안하더라도 외국인의 출입국 자유에 대한 행정당국의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신청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현직 부장판사가 수년 간 신분을 감추고 인터넷 기사에 부적절한 댓글 수천 개를 달아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A 부장판사(45)는 포털사이트에서 아이디 3개를 사용해 각종 기사에 야권을 비난하고 여권을 옹호하는 악성 댓글을 상습적으로 단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댓글만 2000여 개로 실제 올린 댓글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A 부장판사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촛불 폭동’으로 표현하고, 항소심 판결에서 법정 구속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도 “종북세력을 수사하느라 고생했는데 인정받지 못해 안타깝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해 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비선 실세’ 의혹을 받은 정윤회 씨(60)와 관련해서도 “비선 실세 의혹은 허위 날조”라고 주장했다.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 검찰은 범죄를 수사하는 곳이지 여론의 궁금증을 푸는 곳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A 부장판사는 댓글을 단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A 부장판사가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이어서 판사로서의 지위보다 개인적인 생각들을 표현했다고 말했다”며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진 댓글 행위가 알려지게 된 경위가 의문이지만 법관의 품위를 손상시킨 데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현직 부장판사가 수년 간 신분을 감추고 인터넷 기사에 부적절한 댓글 수천 개를 달아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A 부장판사(45)는 포털사이트에서 아이디 3개를 사용해 각종 기사에 야권을 비난하고 여권을 옹호하는 악성 댓글을 상습적으로 단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댓글만 2000여 개로 실제 올린 댓글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A 부장판사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미국산쇠고기 수입 반대시위를 ‘촛불 폭동’으로 표현하고, 항소심 판결에서 법정구속 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도 “종북세력을 수사하느라 고생했는데 인정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남겼다. 지난해 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비서 실세’ 의혹을 받은 정윤회 씨(60)와 관련해서도 “비선실세 의혹은 허위날조”라고 주장했다. 이재만 대통령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 검찰은 범죄를 수사를 하는 곳이지 여론의 궁금증을 푸는 곳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A 부장판사는 댓글을 단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A 부장판사가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이어서 판사로서의 지위보다 개인적인 생각들을 표현했다고 말했다”며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진 댓글 행위가 알려지게 된 경위가 의문이지만 법관의 품위를 손상시킨 데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49)의 출국정지연장 처분의 효력 여부가 이르면 13일 가려지게 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는 가토 전 지국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출국정지기간 연장처분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을 13일 오전 10시30분에 연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6일 가토 전 지국장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출국정지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 가토 전 지국장 측은 “검찰 수사 상 필요한 증거가 확보됐고, 형사재판도 진행 중인 마당에 증거를 없앨 우려도 없다”며 “공익적 이유를 감안하더라도 외국인의 출입국 자유에 대한 행정당국의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심문기일이 오전에 열리면 당일에 집행정지 신청 인용여부가 결정된다. 신청이 인용되면 가토 전 지국장은 일본으로 출국할 수 있게 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에서 진행 중인 형사재판 기일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출석해야 한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해 8월 3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옛 측근인 정윤회 씨(60)와 함께 있었고, 이들이 긴밀한 관계인 것처럼 표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출국정지를 내려 8차례 연장해왔으며, 가토 전 지국장은 4월까지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1심에서 무죄가 났던 선거법 위반 혐의가 9일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히면서 법정 구속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4). 그의 운명을 가른 건 국정원 심리전단 김모 씨의 e메일 첨부파일이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이 파일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 “국정원 심리전단의 선거개입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당초 검찰 수사 과정에서 수사팀과 지휘부 간 충돌이 벌어진 것도 이 e메일 작성자인 김 씨의 체포 여부에 대한 견해차 때문이었다. 당시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김 씨의 체포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 단계에서도 이미 김 씨의 e메일 첨부파일을 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유지를 위한 결정적인 증거로 판단했다는 얘기가 된다. 김 씨의 e메일에서 나온 텍스트 파일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정부 정책 홍보와 야권 주장반박 내용 등을 담은 ‘425지논’ 파일과 트위터 계정 및 비밀번호, 활동내용 등을 담은 ‘ssecurity.txt’ 형태의 시큐리티 파일이다. 김 씨는 법정에서 “(e메일과 파일을) 작성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문서의 경우 그 자체로는 증거 능력이 없고, 작성자의 법정 진술만 인정하는 형사소송법상 ‘전문(傳聞) 증거 배척 법칙’에 따라 이 파일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항소심 재판부도 처음엔 이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법 315조에서 묘수를 찾아냈다. ‘상업 장부, 항해일지,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는 증거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이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진술을 통한 것이 아니더라도 문서 작성 경위나 내용의 업무 관련성과 신빙성을 고려하여 문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할 길을 열어놓았다”고 판시했다. 그리고 e메일 대부분이 평일 업무시간대에 작성됐고,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들이 기재돼 있었다는 점 등에 비춰 김 씨가 작성한 파일들을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로 봤다. 이에 따라 유죄 인정 범위는 1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트위터 계정 수는 175개(1심)에서 716개로, 정치 관여 트윗글은 11만3000여 건에서 27만4800여 건으로 늘었다. 입증이 부족해 1심에선 무죄로 판단했던 선거 개입 트윗글도 13만6000여 건이나 새로 증거로 인정됐다. e메일 첨부 문서의 증거능력 인정을 놓고 1, 2심 재판부가 엇갈린 판단을 내린 만큼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이 부분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