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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65) 측이 재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엄상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 총리의 변호인은 “2013년 4월 4일 충남 부여군 선거사무소 2층 후보자 사무실에서 상자에 포장된 현금 3000만 원이 담긴 쇼핑백을 받은 사실이 없고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4월 4일에 만난 적은 있다는 것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변호인은 “추후 의견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변호인은 또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경우에 대비해 “검찰 측이 증거목록에 포함시킨 증거들이 과연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증거서류와 수사자료 일체인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 검찰이 향후 증거로 제출할 예정인 것들까지 다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준비기일 외에 추가로 증거를 제출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여자가 사망한 경우 육성을 통해 수사했고 진술보다 가치가 더 높은 물적 증거를 확보했는데, 공소사실 입증에 시간의 경과나 기타 사항으로 인해 참고인의 진술이 흐려질 수 있다”며 신속한 재판 진행을 요구했다. 이 전 총리를 시작으로 23일에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또 다른 피고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첫 준비기일이 열린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7·사진)이 21일 법정에서의 공개 증언을 통해 “(박 대통령의 옛 측근인) 정윤회 씨가 나를 미행했다는 설과 관련해 측근인 전모 씨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나는 원래 정치권력에 관심도 없고 심하게 말하면 냉소적”이라며 정치권력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21일 오전 10시 6분 서울중앙지법 509호 법정.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의 핵심 증인인 박 회장이 법관 출입문을 통해 법정에 들어섰다. 네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하다 구인영장까지 발부된 후에야 이뤄진 증인 출석이었다. 감색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흰색 셔츠 차림의 박 회장은 ‘EG그룹’이 새겨진 서류봉투를 들고 증인석에 앉았다. 앞서 재판부에 “일반인과는 다른 통로로 출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증인지원 절차를 신청한 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10분경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한 시간 정도 증인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열린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3)과 박관천 경정(49·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재판에 출석한 박 회장은 “공직기강비서관실, 혹은 누구라고 특정한 것은 아니고 검찰에 (부탁)할 수는 없는 거니까 청와대와 관련된 사람(정 씨)이 있으니 한 번 확인해보라는 뜻이었다”며 정윤회 씨의 미행설에 대한 확인을 지시한 적이 있음을 시인했다. 박 회장은 “청와대 유출 문건 17개를 본 기억은 거의 나지 않지만 전 씨를 통해 내용 정도만 적힌 A4용지 1, 2장짜리를 본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저를 사칭하는 사람이 꽤 있다. 청와대와 관련된 내용은 없고, 나를 사칭한 사람들에 대해 확인하는 수준이었으며 주로 구두로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그중 ‘정윤회 문건’이 유일하게 기억이 난다며 “내가 정 씨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해 (여기저기서) 준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청와대에 있으면서 문건을 본 적이 있는데 정식 문건이었다면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자신이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부부 관리는 조 비서관이 맡게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대선 캠프에서 박 회장 가족을 담당했던 조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것을 알고 “새로운 사람에게 우리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고 부부를 담당하는 창구를 조 비서관으로 단일화했으면 좋겠다”고 박 대통령에게 부탁했다는 것. 이에 박 대통령이 당시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게 지시해 그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나를 이용해서 뭘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나는 원래 정치권력이나 이런 것에 관심도 없고 심하게 말하면 냉소적인데 (조 전 비서관은) 그걸 잘 알고 있는 분이다”고 말했다. 그 순간 피고인석에 앉은 조 전 비서관은 감정이 격해진 듯 안경을 벗고 물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박 회장은 박 경정이 인사 청탁을 했느냐는 물음에도 “저한테 그런 얘기해도 되지도 않는다는 거 잘 아실 텐데…”라며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이어 “조 비서관 측에서 대통령 친인척은 행동을 조심해야 된다고 일러주면서 집사람(서향희 변호사)도 변호사 일 웬만하면 접었으면 하더라”며 “쉬는 김에, 여담이지만 덕분에 쌍둥이도 낳았다”고 말해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90분간의 심문을 마친 뒤 박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재판 과정, 사건 등에 대해 느낀 점이나 생각을 적었다”며 서류를 재판부에 제출한 뒤 다시 법관 출입문으로 퇴정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한변협이 수감 중인 의뢰인의 잔심부름을 도맡아 처리하는 이른바 ‘집사 변호사’에 대해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4월 7일자 A10면, 5월 19일자 A12면 참고) 대한변협은 법무부로부터 접견권을 악용해 장시간 구치소 수감자들을 접견한 변호사 10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조만간 징계 청구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변호인을 미선임한 다수 또는 특정 수용자를 장기간 접견한 변호사에 대해 ‘변호인 접견권 남용 소지가 있어 4월 해당 변호사 명단을 변협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변협 관계자는 “사탕 육포 등을 수감자들에게 건네는 식으로 교정시설 내 규정을 어기고 수용자들의 편의를 봐 준 변호사들에 대한 진정 사례가 지방변호사회에 접수된 적은 많지만, 잦은 접견과 장시간 접견 등 사유로 변협 차원에서 징계를 검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10명에게 소명을 요청한 변협은 21일 현재 8명에게서 답변을 받은 상태다. 하창우 변협회장은 조만간 징계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며, 징계 청구가 이뤄지면 추후 변협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수위 등을 정하게 된다. 집사 변호사는 주로 구치소에 수감된 재력가 혹은 유력 정치인들에게 서류를 전달하거나 옥바라지하는 변호사를 일컫는 말로 최근 변호사업계 불황과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국내 변호사 수가 2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일반 수감자들도 집사변호사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변호인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 사례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사법연수원생 불륜사건’의 당사자인 남성이 연수원 파면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고 제기한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판사 지대운)는 21일 전 연수원생 A 씨가 사법연수원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법령에 따라 사법연수원이 행사한 징계권이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상실해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씨는 혼인신고를 한 상태에서 2012년 8월~2013년 4월 다른 동기 연수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이를 알게 된 A 씨의 부인이 자살해 논란이 일자 A 씨와 동기 여성 연수생은 연수원 징계위원회로부터 각각 파면과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A 씨는 간통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같은 달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위헌결정으로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아베노믹스 전략의 핵심… 총리가 직접 관장”▼요코오 히데히로 知財본부 사무국장“지적재산은 한마디로 ‘일본 성장 전략의 열쇠’입니다. ‘아베노믹스’가 추진하는 일본 재흥(再興) 전략의 중심이죠.” 3일 일본 도쿄(東京) 지적재산전략본부(지재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요코오 히데히로(橫尾英博·사진) 지재본부 사무국장은 이같이 말했다. 일본이 2003년 경제성장과 국제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지재본부를 설립한 지 올해로 12년째. 총리가 지재본부의 수장을 직접 맡고 있다. 요코오 사무국장은 “정부 차원에서 지적재산 전략을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사무국에만 전직 각료와 민간 전문가 10명을 포함해 30명 정도가 포진해 있어 입법, 행정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의 성과로 특허 심사 기간 단축, 지적재산고등재판소 설치 등을 꼽았다. 지재본부가 생긴 뒤 2004년 26.2개월이 걸리던 특허 심사기간은 2013년 3월 기준 10.4개월로 줄었다. 각 대학에 지재본부를 설치한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다. 요코오 사무국장은 “지적재산은 한중일 3국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라며 “지적재산을 침해당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세 나라가 서로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애플 특허 판결 통해 ‘글로벌 위상’ 강화▼시타라 류이치 知財고등재판소장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가 전 세계에 존재감을 드러낸 건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 때였다. 재판소는 당시 특허 소송 항소심에서 삼성전자에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둘 다 행복해질 수 있는 판결을 내리기란 어렵습니다.” 이달 초 도쿄(東京)에 있는 재판소에서 만난 시타라 류이치(設樂隆一·사진) 소장은 “둘 다 절반뿐인 승리 아니냐”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시타라 소장은 “당시 우리 판결로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던 양측의 소송들이 취하됐고, 우리의 판결 취지에 따라 판결을 내린 곳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 기업과 단체, 학계로부터 의견을 받은 것도 매우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시타라 소장은 “지적재산은 경제나 사회 기술이 크게 변화하고 진보함에 따라 지금까지 없었던 문제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판단하기 까다로운 분야”라고 말했다. 한국의 특허법원 격인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는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4개 재판부, 총 18명의 판사로 구성돼 있다. 분야별 전담 재판부가 마련돼 있진 않지만 접수 순서에 따라 사건이 배당되며, 연평균 450건 정도 접수되는 항소심 지적재산 사건 가운데 100건 내외를 처리하고 있다. 도쿄=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 요구에 네 차례 불응해 구인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7·사진)이 법정 출석 의사를 밝혔다. 박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가 구인 영장을 발부한 지 이틀 만인 16일 재판부에 증인지원절차 신청서를 제출했다. 21일 열리는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3)과 박관천 경정(49·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10차 공판기일에 검찰에 의해 강제구인이 되는 것보다 자진 출석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증인지원절차는 증인이 법원에 들어와 별도의 공간에 있다가 재판 시간에 맞춰 일반인과는 다른 통로로 법정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당초 성범죄 피해자들이 가해자 등과 마주치지 않도록 마련됐지만 최근에는 범죄와 관련된 유명 인사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자신의 법정 출석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009년 7월 결혼했지만 불임 판정을 받은 남편 정모 씨와 홍모 씨(41·여). 아이를 원했던 부부는 2011년 12월 시험관 시술을 통해 첫째 아들을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그 무렵 정 씨의 위암 발병 사실을 알게 된 부부는 둘째를 갖길 간절히 바라며 병원을 찾았다. 시험관 시술을 위해 2012년 12월과 2013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정액을 채취해 냉동했다. 홍 씨는 “젊은 사람을 암 환자로 둔 집은 으레 그렇듯 잘 이겨내리라 믿었다”며 “첫 번째 발병 후 남편이 항암치료도 잘 받고 시골로 내려가 식이요법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2012년 12월 1년 만에 암이 재발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둘째도 낳고 행복하게 잘살자”며 서로를 다독였다. 그러던 정 씨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건 2013년 10월이었다. 정 씨는 투병 끝에 결국 그해 12월 세상을 떠났다. 둘째를 갖기 위해 노력하던 터에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에 당황했지만 홍 씨는 마음을 다잡았다. 홍 씨는 이듬해인 2014년 냉동된 정액을 해동시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임신했고, 올해 1월 둘째 아들 정모 군을 낳았다. 출생 신고 과정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첫째 아들의 어린이집 등록을 위해 가족관계등록부를 떼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둘째 아들 정 군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사망한 남편 정 씨의 이름은 없고 자신의 이름만 올라있었다. “아빠 없는 아이가 어딨냐”며 동사무소에 문의했지만 “구청에서 ‘아버지가 숨진 뒤 가진 아이가 태어나 친자로 등록된 전례가 없다’고 해 그렇게 처리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정법원의 인지 판결을 받아오라”는 구청 측 안내에 홍 씨는 4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태어난 아이가 정 씨의 친생자임을 인정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김수정 판사는 “유전자 검사에서도 정 군과 첫째 아들 사이에 동일한 부계에 의한 혈연관계가 성립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정 군이 정 씨의 친생자임이 인정된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친부 사망 후 인공수정 시술을 통해 자녀를 출산한 경우에도 혈연관계가 입증된다면 친생자 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다. 다만 정 군은 이 판결이 확정돼야 사망한 정 씨와 홍 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방위사업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66)이 수감된 지 4개월 여 만에 건강 상 이유를 들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17일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 측은 검찰 수사를 받기 전부터 앓아왔던 ‘식도이완불능증’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입원치료와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진단서와 검찰 측 의견 등을 검토해 이 회장의 구속집행을 정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3월 말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납품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EWTS 관련 소프트웨어를 몰래 빼내고 국군 기무사령부 소속 군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추가 기소됐고, 14일에는 방송인 클라라(29·본명 이성민)를 협박한 혐의가 추가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금호’ 상표 소유권 등을 둘러싸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형제가 벌인 분쟁에서 법원이 사실상 동생 박찬구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태수)는 1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 3개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이전등록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소송 대상이 된 상표권은 박삼구·찬구 회장 형제의 부친인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호를 딴 ‘금호’ 상표권과 2006년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써온 ‘윙 심벌’ 등에 대한 소유권을 가리킨다. 2007년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하면서 두 회사는 상표권을 공동 등록했고, 양사는 실제 권리를 금호산업이 갖는다며 계약해 금호석화가 상표 사용료를 금호산업에 지급했다. 하지만 2009년 ‘형제의 난’으로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갖고 계열분리를 하면서 상표 사용료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사용료 대신 금호석유화학과 그 계열사들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기업어음(CP) 100억 원 중 58억 원을 상환한 것으로 상계 처리했다. 금호P&B화학은 금호산업을 상대로 어음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고, 금호산업도 상표권의 실제 권리가 금호산업에 있고, 상표 사용계약을 맺으면서 상표 지분을 돌려받기로 약정했다며 2013년 9월 소송을 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4·수감 중·사진)이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국정원 직원을 동원한 인터넷 불법 선거운동을 지시했는지를 두고 대법원이 판단을 유보했다. 대법원은 유무죄 판단을 하지는 않았지만, 핵심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원 전 원장에게 다소 유리한 판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6일 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전원 일치로 파기하고 핵심 증거를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원 전 원장의 보석 신청은 기각해 계속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1심 법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유죄를 선고했었다. 대법원은 국정원 직원 김모 씨 e메일 계정의 ‘내게 쓴 메일함’에서 첨부파일 형태로 발견된 텍스트파일 ‘425지논’과 ‘시큐리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425지논 파일에는 정치적 이슈별 논지가 날짜별로 정리돼 있고, 시큐리티 파일은 국정원 직원들 이름으로 추정되는 앞 두 글자와 트위터 계정 269개 등이 적혀 있는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다. 대법원은 ‘두 파일이 업무상 작성해 온 문서라 작성자의 법정 진술 없이 당연히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조동주 djc@donga.com·신나리 기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4·수감 중)의 2012년 대선 개입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유보’였다. 여야 정치권에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일단은 어느 한쪽의 손도 명쾌하게 들어주지 않았다.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 이어 대법원의 재상고심까지 최종 결론이 나려면 내년으로 넘어가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선거법 위반 관련 2개 파일 증거능력 없어” 대법원은 16일 원 전 원장의 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의 유무죄를 아예 판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선거법 위반 유죄 판단의 핵심 증거로 쓰였던 ‘425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아 무죄 취지에 가까운 파기환송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425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은 결정적 증거였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국정원 심리전단 김모 씨의 e메일에 첨부된 두 텍스트 파일이 유죄 증거로 판단되면서 올해 2월 원 전 원장은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다. 425지논 파일은 2012년 4월 25일∼12월 5일 정부 정책 홍보와 야권 주장 반박 등 원 전 원장의 지시사항 요점을 담은 ‘논지’를 앞뒤로 바꿔 이름 붙인 파일이며, ‘시큐리티 파일’은 트위터 계정 269개 및 비밀번호, 활동 내용 등을 담은 ‘ssecurity.txt’ 형태의 파일이다. 2월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는 “(e메일과 파일을) 작성한 기억이 없다”는 김 씨의 법정 진술에도 불구하고 두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는 증거로 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제315조의 2호가 근거가 됐다. e메일 대부분이 평일 업무시간대에 작성됐고,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담겨 있었다는 점 등에 비춰 김 씨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로 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전원합의체는 “425지논 파일은 출처가 불명확한 단편적이고 조악한 형태의 언론 기사 일부분과 트윗글이며, 시큐리티 파일은 기계적으로 반복 작성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파일에 포함된 업무 관련 내용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됐는지 알 수 없고, 다른 심리전단 직원 e메일 계정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점에서 두 파일이 업무상 통상문서가 아님을 보여 준다”고 판단했다. 김 씨의 신변잡기 정보도 포함돼 있다는 점도 업무 목적으로 작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 중 하나였다.○ 파기환송심-재상고심 거쳐 최종 결론 대법원은 항소심의 유죄 판단은 두 파일의 증거능력을 전제로 내린 판결인 만큼 이 파일의 증거능력이 부인된 상황에서 유무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국정원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 가운데 트윗글과 리트윗글을 제외한 2125회의 인터넷 게시글 및 댓글 작성, 1214회에 걸친 찬반클릭 행위는 모두 심리전단 직원들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선 선거법 위반 부분에 일부 유죄 판결이 나올 수도 있고, 전부 무죄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파기환송심 이후엔 다시 대법원의 재상고심을 거쳐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후반기로 접어든 뒤에야 결론이 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 사건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기보다는 최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유무죄 판단 없는 파기환송’이라는 절묘한 선택을 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상고심 선고에 원 전 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고심 변론에 합류해 화제가 됐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선고 직후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처음의 이동명 변호사는 “논리적으로 납득은 되지만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국정원법 위반에 대해 실체 판단을 안 해줘서 섭섭하다”며 “대법원이 지혜롭게 심판을 피해 간 듯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호인인 설대석 변호사는 “증거 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남은 증거만 가지고 대법원이 판단을 내리기엔 부담을 느꼈을 수 있을 거라 추측한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조동주 기자}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66·수감 중)이 계약 해지를 둘러싸고 분쟁을 벌인 방송인 클라라(본명 이성민·29·여)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가 도리어 자신이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클라라는 소속사 회장을 협박했다는 혐의를 벗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15일 “이 회장이 클라라를 협박한 사실이 발견돼 협박 혐의로 입건한 뒤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클라라와 그의 아버지 이승규 씨(64)에 대해서는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각 ‘죄가 안 됨’ 처분(불기소 처분 중 하나)을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3월 클라라 측의 이 회장에 대한 공동 협박 혐의가 인정된다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 수사를 통해 상황이 반전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22일 서울 성북구의 한 커피숍에서 클라라 부녀를 만나 클라라와 매니저를 해칠 것처럼 위협적인 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클라라에게 매니저와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며 “너한테 무서운 얘기지만 한순간에 목 따서 보내버릴 수 있어. 불구자 만들어버릴 수도 있고 얼마든지 할 수 있어”라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과 클라라의 지위 및 연령 차, 메시지와 발언이 있었던 시점과 장소, 평소 이 회장이 클라라에게 자신의 힘과 위세를 과시하여 왔던 점 등을 고려할 때 클라라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장되거나 악의적인 것이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회장은 클라라 부녀가 지난해 9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근거로 “성적 수치심을 느껴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 계약을 취소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 자신을 협박했다며 두 사람을 고소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7·사진)에 대해 구인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14일 열린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3)과 박관천 경정(49·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9차 공판에서 “박 회장을 구인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 회장이 출석하지 않고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검찰과 변호인 양측 모두 박 회장이 직접 출석해 진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라며 이같이 결정했다. 검찰이 다음 공판기일인 21일 오전 10시까지 박 회장을 강제로 법정에 데려오지 못하면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에게 출석 필요성을 묻고 구인영장을 다시 발부할 수 있다. 재판부가 5월 22일 5차 공판 이후 네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박 회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에는 박 회장에게 과태료 200만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팽목항 주민들도 먹고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전남 진도군 팽목항 주민들이 팽목항 주변에 설치된 세월호 유가족 분향소 등을 철거해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는 탄원서를 진도군과 국민권익위원회에 냈다. 13일 진도군에 따르면 김모 씨(56·자영업) 등 팽목항 주민 34명은 지난달 29일 국민권익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탄원서에서 “팽목항에 설치된 임시건물 형태의 세월호 분향소, 노란 리본, 현수막 등을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주민들은 세월호 분향소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면 임시 건물 형태의 지원 시설 20여 개도 함께 옮겨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팽목항 주변 슈퍼마켓, 음식점, 낚시점 등은 세월호 참사 이후 매출이 급감해 생계가 막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팽목항은 낚시꾼이 많이 몰렸지만 지금은 ‘낚시 금지 구역’이라는 푯말이 설치돼 있다. 이곳은 관광지인 조도, 관매도로 가기 위한 관문 역할을 했지만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지도 오래다. 주민들은 “정부가 어업인만 보상한다고 하고 경제적 타격을 입은 팽목항 상인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하루에 관광버스 20∼30대가 찾았지만 최근에는 고작 1, 2대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팽목항을 찾은 사람들도 주변을 둘러보고 곧바로 빠져나가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팽목항 아이들이 매일 분향소를 보며 자라고 있다”며 “2년째 세월호 참사를 느끼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도군은 주민들이 제출한 탄원서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국무조정실 등에 보냈다. 진도군은 답변이 나오면 가족협의회 측과 논의해 분향소 이전 장소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등 변호사 단체 3곳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세월호 유족들은 광화문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서울시는 정상적으로 법을 집행해 광화문광장의 불법 가설물을 즉시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세월호 유족 측의 요구 조건은 대부분 수용됐다”며 “이제는 문화 공간인 광화문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가 이들의 불법 행위를 묵인하는 것은 공무원의 법령 준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더이상 법치를 훼손해 다수의 선량한 시민에게 피해를 주고 국력을 소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진도=이형주 peneye09@donga.com / 신나리 기자}
전투기 장비대금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예비역 공군 장성과 장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엄상필)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예비역 공군 준장이자 전직 공군방위산업체 블루니어 부회장 천모 씨(67), 블루니어 사업본부장 예비역 공군 대령 천모 씨(59), 예비역 공군 대령 우모 씨(56)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장 큰 쟁점이 됐던 이들을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블루니어가 정비대금을 허위로 청구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것을 넘어 적극 가담했다고 볼 수 있는 일부 정황 증거는 있지만 충분한 객관적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밀한 계획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기 범행에 가담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전직 고위 장성으로 군대 내 인맥을 활용했는지 등과 공범의 성립 요건은 엄격히 구별하는 것이 맞다”며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과 함께 기소된 항공기부품 수입·판매업체 블루니어 대표이사 박모 씨(54)씨에게 징역 6년에 벌금 30억 원을, 회장 추모 씨(52)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15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또 박 대표와 추 회장 등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방위사업청 김모 사무관(63)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에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전투기 고가 부품을 구매하고 교체·정비한 것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꾸며 공군 군수사와 방사청에서 263억 원의 정비대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천 부회장과 박 대표 등 6명을 기소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지난해 잔혹한 살해와 범행 수법으로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에 가담한 여중생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살인 및 사체유기, 폭력행위 등 처벌법 위반(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양모 양(17)에게 징역 장기 9년에 단기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대법원은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 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양형 부당을 주장하는 것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19세 미만의 소년범의 경우 형법상 사형과 무기징역형에 처해야 할 때는 징역 20년을, 유기징역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 그 장기는 15년을, 단기는 7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양 양과 허모 양(16), 정모 양(16)등 3명은 지난해 4월 윤모 양(사건 당시 15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대 중반의 남자 공범들과 함께 윤 양을 SNS로 꾀어내어 가출을 시킨 뒤, 성매매를 시켜 가로 챈 돈으로 생활했다. 이 과정에서 윤 양에게 일주일 가까이 소주를 강제로 먹인 뒤 토해 낸 토사물을 핥게 하고, 뜨거운 물을 붓는 등 괴롭혔다. 결국 지난해 4월 10일 자정쯤 탈수와 쇼크 등으로 윤 양이 숨지자 시신을 훼손한 뒤 산 속에 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 공범들은 1심에서 무기징역과 징역 35년 등을 선고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양 양에 대해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하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비행의 길에 접어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가해자 겸 피해자’”라고 판단하면서도 “나이 어린 중학생들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하다”며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징역 장기 9년에 단기 6년을 선고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013년 11월 말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 맥주회사 클럽 파티 행사장. 제작진용 입장권을 나눠주고 있던 한 여성 안내원에게 백모 씨(56)가 다가갔다. “오늘 여기에 누가 나옵니까?” 테이블을 밀치면서 종이를 안내원의 얼굴에 가져다 댄 백 씨는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했다. 백 씨의 뒤로 김모 할아버지(71)와 또 다른 김모 할아버지(66)까지 가세해 누가 나오냐며 안내원의 혼을 빼던 찰나, 김 할아버지(71)가 그 틈을 타고 티켓부스 테이블에 놓여 있던 750만 원 상당의 입장권 60장을 챙겼다. 이들의 범행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었다. 백 씨는 2002년에도 내장산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매표창구 안에 놓여있던 입장권 300장을 훔쳐 절도죄로 처벌받았고, 2007년에는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탁자 위에 놓여있던 주차권 15장을 집어가 같은 죄로 처벌받았다. 2013년에는 경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입장권 100장을 훔치려다 발각돼 절도미수죄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70대 김 할아버지도 2012년 백상예술제 시상식에서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초대권 12장을 슬쩍해 절도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국립공원, 축구장, 맥주 클럽 파티 행사장 등 장소를 불문하고 입장권을 훔치던 3인조 ‘노인 도둑들’은 얼마 못 가 덜미가 잡혔고 특수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강성훈 판사는 “피해금액이 적지 않고 역할을 조직적으로 분담해서 한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으며,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기보다는 변명에 급급하다”며 백 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다만, 고령인 김 할아버지(71)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또 다른 김모 할아버지(66)는 가담정도가 가볍다고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세월호 참사 직후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웹사이트에 사고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려 사자명예훼손 및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21)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4월 18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이 숨지기 전 성행위를 했을 것”이라는 내용의 허위글과 “세월호 에어포켓에 여고생과 단둘이 있고 싶다”는 식의 글을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1심은 김 씨에게 적용된 사자명예훼손과 음란물 유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가 올린 글이 저속하거나 문란한 느낌을 줄 수는 있어도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으로는 보기 부족한 만큼 음란물 유포로는 볼 수 없다”며 음란물 유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벌금 400만원으로 감형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지난해 1월 지적장애인 박모 씨(63)와 오모 씨(33) 모녀의 한정후견인으로 선정된 이모 씨(46·여)는 2년 전만 해도 두 모녀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가정방문 기도로 이들을 처음 만난 뒤 집 안에 잔뜩 쌓인 지로용지들을 처리해 준 게 인연이 됐다. 박 씨 가족의 세금 납부, 은행 일 등을 도와주던 그는 오 씨가 명의를 도용당해 통신비가 쌓여있고 소액대출 사기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법원의 후견인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씨는 박 씨 가족의 수입에서 후견보수가 나간다는 사실에 무보수로 후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판단 능력이 불완전한 장애인과 노인 등을 위해 재산 관리, 사회복지의 수혜, 기타 사회생활에 필요한 사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성년 후견제도가 1일 시행 두 돌을 맞았다. 2013년 7월 1일 시행 후 올해 5월 말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성년후견 신청은 모두 4717건.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시행 초기 20∼30건에 그쳤지만 최근 월평균 60여 건에 이를 정도로 신청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민법 개정으로 기존의 금치산, 한정치산 제도가 폐지된 뒤 시행된 성년후견은 외출을 돕거나 치료 여부를 묻고, 타인과의 연락이나 면담 등을 돌봐주는 ‘신상’ 보호 차원으로 확대됐다. 기존의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신청자들은 2018년 6월 30일까지 성년후견제도로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친족뿐 아니라 전문가와 시민, 법인 등으로 후견인의 범위를 넓힌 것도 주요 특징 중 하나다. 5월 말 현재 법정후견인으로 지정된 사람은 2400명이다. 이 중 친족이 2046명으로 전체의 85%를 차지하며 전문가와 기타(시민) 후견인이 나머지 15%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년후견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업무처리 지침이 충실히 마련돼 있지 않고, 관리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 조사관은 160명이었고, 이 중 전문조사관은 92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 관계자는 “후견 사건 감독 인력 부족으로 피후견인의 신상 보호 상태와 재산의 흐름들을 확인할 때 유선 감독에 그쳐 행정사무 능력이 떨어지는 친족 후견인에게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충분히 주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공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7)이 증인 출석을 거부하다 과태료 200만 원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30일 열린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3)과 박관천 경정(49·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8차 공판에서 “증인 출석을 위해 박 회장에게 과태료 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5월 22일 5차 공판부터 이날까지 사건의 핵심 증인인 박 회장을 세 차례 소환했으나 박 회장은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첫 번째 출석 요구 때는 불출석 사유서조차 제출하지 않았고, 두 번째에는 EG그룹 계열사인 EG테크와의 노사 갈등 때문에 출석이 어렵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세 번째 소환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재판부는 “박 회장이 제시한 내용이 정당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4일 오후 재판에 박 회장을 다시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계속 출석에 불응하면 법원은 다시 과태료를 물리거나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