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준

허동준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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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허동준입니다.

hungry@donga.com

취재분야

2026-05-18~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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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필 장관 “中은 기회의 땅… 판로 개척 노력”

    22일 열린 ‘2016 K푸드 중국 진출 전략 포럼’에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영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장관은 축사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자 블루오션”이라며 “우리 농식품은 중국인의 입맛을 공략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이 장관은 최근 중국 수출길이 열린 삼계탕과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의 대규모 ‘치맥(치킨과 맥주) 파티’를 언급했다. 이 장관은 “자국의 식품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을 뛰어넘어 국내 농가와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춘 의원은 축사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농가가 많은 걱정을 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나눌 자리를 마련한 동아일보와 채널A에 감사드린다”며 “한국 농식품의 중국 진출과 세계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도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에도 대(對)중국 수출 품목 중 증가율이 두 자릿수인 품목은 식품이 유일하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중국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자”고 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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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류 바람 탄 치맥 열풍처럼… 韓-中 음식공감대 쌓아라”

    《 매년 약 16%씩 성장하는 세계 최대 식품 시장이자 최대 식품 수입국. 중국이 식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그러나 중국의 전체 식품 수입액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2014년 기준)은 0.9%에 그친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중국 시장이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에 동아일보와 채널A,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2016 K푸드 중국 진출 전략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부, 기업, 민간 전문가,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 “식문화는 중국 문화의 핵심” 이날 포럼에는 정룽(鄭龍) 중국 톈룽그룹 회장이 한국 식품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소개하는 해외특강 연사로 나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 회장은 한국에서 약 8년간 주재원 생활을 했으며 현재 중국 내 유통을 총괄하는 중국상업연합회 시장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회장은 “식품을 취급한다는 것은 문화를 다룬다는 것임을 명심하자”며 “중국에서는 식(食)문화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중국의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생수 ‘에비앙’은 ‘건강과 성공을 얻은 이들이 찾는 물’이라는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5성급 호텔 대다수에 비치되는 등 고급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별에서 온 그대’나 ‘태양의 후예’처럼 중국 내 한국 드라마의 인기로 치맥(치킨과 맥주), 홍삼 등 한국 농식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 정 회장은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의 공감대 구축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도 경영과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등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오로지 제품만을 마케팅하기보다는 서비스를 함께 마케팅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PC 中시장 성공적 안착 전략은 SPC는 중국 시장에 안착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으로 꼽힌다. 2003년 상하이법인을 세운 뒤 13년이 지난 현재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등 중국 전역에 15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사로 나선 김진영 SPC그룹 글로벌기획팀장은 중국 진출의 핵심 키워드로 현지화와 고급화, 차별화를 제시했다. 김 팀장은 “중국 영토는 한국의 97배에 이르는 만큼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상하이와 베이징, 동북 3성의 각기 다른 문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상하이는 경제 도시로 서구 문화가 많이 유입돼 있으며 실리를 추구하면서도 트렌드에 민감한 반면 행정 도시인 베이징은 세심하면서도 복잡함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SPC는 중국인들이 한류에 관심이 많은 점을 반영해 YG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아이돌그룹 ‘빅뱅’의 캐릭터를 활용한 매장을 열어 인기를 얻기도 했다. 김 팀장은 “장기적으로 중국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벌인 점도 중국인의 마음을 얻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필형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중국본부장은 “중국은 이제 생산하는 나라에서 소비하는 나라로 바뀌고 있다”며 “바뀌는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한국 식품의 적극적인 이미지 메이킹 △젊은 계층에 집중 홍보 △영유아 식품 시장 진출 등을 제시했다. 특히 도시 편의점이나 중서부 내륙시장 등 아직 개척의 여지가 많은 곳에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인기, 식품 인기로 이어지게” 정부는 K푸드의 성공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홍보와 마케팅 강화를 약속했다. 정책 발표자로 나선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에 정부가 일부 농식품을 간접광고(PPL)로 노출시키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모바일, 홈쇼핑 등의 유통채널에 한국 농식품이 더욱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안전망 강화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비관세 장벽에 대해서는 대중 수출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개별 업체들의 지식재산권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도 더욱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박창규 kyu@donga.com·허동준 기자}

    •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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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자 5명에 상습 성추행 혐의 50대 고교 교사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50대 교사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서울 강서구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사 김모 씨(58)가 이 학교에 재학 중인 A 양(18) 등 5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2년여 간 성추행한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A 양 아버지가 김 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 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학교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교사는 2014년 3월부터 방송부 담당교사를 맡으며 매주 수요일 방송부 동아리 활동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학생들은 김 씨가 자신들의 허벅지와 가슴을 만지거나 김 교사의 무릎에 앉힌 뒤 키스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씨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어깨나 무릎 등을 토닥여준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양은 현재 등교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피해 학생들은 학교 양호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김 씨는 1990년부터 이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해 왔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 점잖은 이미지의 김 교사가 성추행을 했다고 하니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20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학교 법인에 김 씨에 대한 직위해제 및 징계를 요구했다. 또 추가 피해학생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친 후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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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사 “재입국 보장” 수백만원 요구

    6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한국에서 10년째 불법 체류 중인 중국동포 장모 씨(34·여)는 가족 생각에 눈물을 훔쳤다. 장 씨는 돈이 필요했다. 중국에 남아 있는 부모님과 아들 뒷바라지는 그의 몫이었다. 여행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직업소개소를 돌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일자리를 구했다. 그가 구할 수 있는 일은 간병인과 파출부 자리뿐이었다. 더 나은 직장을 얻고 싶었지만 불법 체류자 신분이 가로막았다. ‘신분세탁’이 필요했다. 법무부는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자진 출국하는 불법 체류 외국인에게 불법 체류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를 면제해주고 있다.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6년 전 그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겁이 났다. 망설이는 사이 기한은 끝났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불법 체류자 신분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행정사를 찾았다. 상담원은 “잠깐 쉬고 온다고 생각하라”며 재입국을 보장하는 대가로 600만 원을 제시했다. 그는 석 달 치 월급이 넘는 비싼 금액에 다른 행정사를 알아보고 있다. 출입국 절차 업무를 대행하는 행정사들이 때 아닌 ‘불법 체류자 특수’를 누리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일부 행정사는 불법 체류 외국인들을 상대로 수백만 원씩 받아 챙기고 있었다. 13일 행정사 사무소 30여 개가 밀집한 영등포구 대림동에서는 9월까지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들이기 위해 행정사들마다 입간판을 세우거나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었다. 이들은 불법 체류자의 간절함에 편승해 폭리를 취했다. 진술서 대리 작성비만 50만 원이 들었고 중국에서의 비자 발급 절차까지 대행할 경우 평균 200만∼300만 원을 요구했다. A 행정사는 “혼자 출국했다가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며 돈을 더 들여서라도 확실하게 하길 권했다. 100% 한국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보장한다는 ‘바오첸(保簽)’ 서비스는 최소 500만 원 선이었다. 하지만 실제 자진 출국 신고는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 간단한 절차다. 본인이 유효한 여권과 항공권을 준비해 출국하는 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진술서만 작성하면 된다. 관악구에서 행정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한광섭 씨(47)는 “중국 출장비를 고려해도 수백만 원은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중국동포 김용운 씨(57)도 “혼자서도 나갔다 들어온 지인이 많다”며 비싼 비용에 혀를 내둘렀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자진 출국 제도로 출국한 불법 체류 외국인은 1만2000여 명으로 지난해 5300여 명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불법 체류자들이 주로 일했던 공사 현장과 병원 등에서는 갑작스레 빠진 인력 탓에 대체 인력을 구하느라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얌체 행정사들은 이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정사들의 악행을 법적으로 규제하긴 어렵다. 경찰관계자는 “단가가 정해져 있지 않은 서비스 영역이기 때문에 수사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48)는 “비용 청구 자체는 불법으로 보기 어렵지만 ‘재입국을 100% 보장한다’는 것은 민형사상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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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월드컵 이후 우릴 보는 시선 부드러워져”

    “나는 한국 아줌마예요.” 버지니아 씨(43·여·사진)는 자신을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17년 전 고국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내전을 피해 도망 와 한국에 도착했을 때 20대였다. 청춘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낸 그녀에게 이곳은 고향이고 안식처다. 경기 안산시 다문화강사로 일하는 버지니아 씨는 한국어가 유창하고 성격이 밝아 주민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콩고의 문화를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면 콩고와 한국 모두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17년 동안 한국에서 겪은 경험은 한국의 다문화사회 진입과 혼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화난 표정과 욕설’이 한국의 첫인상이었다. 거리를 나서면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물건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서면 내쫓기기 일쑤였다. 당장 꺼지라며 빗자루로 위협하는 곳도 있었다. 밖을 나갈 수 없었다. 방 안에 틀어박혀 가족을 생각하며 눈물만 흘렸다. 우울증을 극복하고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안산시의 ‘다문화강사’에 지원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첫 강의를 나간 어린이집에서 덩치 큰 흑인 여성을 본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만약 백인이었어도 그랬을까’란 생각이 그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한국인들의 시선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느낀 시점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였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으면서 외국인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이 부드러워진 것을 느꼈다. 지하철을 타도 먼저 “하이”라고 외치는 아이들이 그에겐 너무 반가웠다. 그는 “한국인들은 중간이 없는 것 같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게 분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젠 그도 배척의 대상이 아닌 좋은 이웃이 됐다. 다문화수업에서 가르친 아이들이 자라서도 자신을 기억해줄 때면 가장 행복하다. 콩고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중학생 아들은 피부색만 다를 뿐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다. 그녀는 “아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차별이 대물림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제 버지니아 씨는 한국 귀화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 매력을 느껴 한국 정착을 결심한 외국인들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율리아 씨(27·여)는 “한국 여행을 하면서 한국인들의 친절함에 반해 언젠가는 한국에 들어와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대학에서도 한국어를 전공했다”고 말했다. 귀화한 중국동포 남명자 씨(58·여)는 “한국에서는 점원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인사를 하는데 중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친절함을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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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개국 어울린 원곡초교… “우리반 반장은 흑인친구예요”

    ‘다문화 인구 200만 명’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아이들은 다른 언어를 쓰는 외국인 친구들과 한 반에서 공부하고, 외국어 간판이 한국어로 된 간판보다 더 많이 내걸린 지역도 있다. 중국동포들은 지역의 죽은 상권을 되살렸다. 더럽고, 어렵고, 위험해 한국인이 취업을 꺼리는 업종은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력 없이는 돌아가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 상당수는 사회 내부로 편입되지 못한 채 그들끼리 따로 ‘섬’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다문화 인구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본동,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영등포구 대림2동, 광진구 자양4동을 돌아봤다.○ 바뀌는 초등학교 풍경 “얘가 중국말을 하면 우리는 ‘한국말로 말해줘’ 하면서 같이 놀아요.” 9일 대림2동 대동초교 운동장에서 뛰놀던 3학년 어린이들은 “외국에서 온 친구가 있느냐”고 묻자 중국에서 온 아이를 가리키며 활짝 웃었다. 아이들에게 국적이나 말은 크게 상관없는 듯했다. 경기 안산시는 외국인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전체 79만1524명 중 다문화 인구가 8만3648명에 이른다. 국적까지 다양해 안산 원곡초교에는 18개국 출신 아이들이 다닌다. 이 학교 관계자는 “워낙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섞여 지내다 보니 걱정했던 차별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언어, 다양한 인종을 접하고 자란 덕에 오히려 편견이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이 학교에서는 흑인 어린이가 반장 선거에서 선출된 적도 있다. 중국동포가 밀집해 있는 구로구에는 전교생 중 다문화가정 자녀의 비율이 40%에 이르는 초등학교도 있다. 가리봉2동 영일초교 관계자는 “입학할 땐 동포였지만 귀화해 한국인이 됐거나, 자신이 동포임을 밝히지 않는 ‘숨은 중국동포’까지 합치면 그 비율은 절반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가 되자 학교도 손놓고 있을 수 없게 됐다. 영일초교는 한국어가 서툰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다문화 언어교실’을 열고 있다. 국어, 수학, 사회 등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는 과목들은 다문화가정 아이들만 따로 모아 수업하는 ‘다문화 예비학급’도 마련했다.○ 그들이 없으면 한국사회는 올 스톱 서울지하철 7호선 대림역 9번 출구 뒷골목에는 직업소개소 10여 개가 죽 늘어서 있다. 9일 오전 9시 이곳에서는 중국동포 70여 명이 직업소개판에 붙은 A4용지 크기의 전단지를 꼼꼼히 읽어보고 있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출신 김정복 씨(57)는 “한국인이 꺼리는 업종이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주민들은 죽어가는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중국동포들의 홍대’라 불리는 대림2동은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중국동포들로 한 걸음 떼기도 힘들 정도다. 이곳 음식점 주인 김모 씨는 “이들은 두 명이 와도 요리 4개를 주문하는 등 씀씀이가 다르다”며 혀를 내둘렀다. 과거 중국동포들은 한국에서 돈을 벌어 주로 본국에 송금했다. 그러나 요즘은 국내에 정착해 결혼하고 집도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덕분에 이 지역 부동산 경기도 호황이다. 구로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과거 중국동포들은 전·월세를 구하는 세입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10명 중 3명은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외딴섬’으로 고립되는 외국인 밀집지역 다문화 인구의 급격한 유입과 왕성한 소비 덕에 활력을 되찾은 지역도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이곳에 살던 한국인 대부분은 이들과의 공존을 거부한 채 떠나는 현상도 있다. 외국인 주민들 역시 한국사회에 깊숙이 동화하려는 노력보다 차라리 그들만의 고립된 섬처럼 남아 있는 것을 편하게 여긴다. 대림2동은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지난해 대림2동에서 대림3동으로 이사 간 송모 씨(73·여)는 “밤에도 소리를 질러대는 중국동포들 때문에 제대로 잘 수가 없어 30년 넘게 살아온 대림2동을 떠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민홍 씨(45)는 “학교 앞에서도 남루한 행색으로 아무렇지 않게 담배연기를 내뿜는 중국동포들 사이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중국동포들이 운영하는 가게가 늘면서 머물고 싶어도 밀려나는 한국인도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일대에는 중국어 간판을 내건 중국음식점이 즐비하지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15년 된 족발집이 유일하다. 중국동포 진명옥 씨(56)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입맛에도 맞고 모이기도 좋아 한국인 가게는 외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광석 이주민사회통합지원센터장은 “외국인 밀집지역은 외국인들이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면서 “외국인도 한국의 법과 문화를 존중하고, 반대로 한국인도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안산=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허동준 기자}

    •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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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마음의 상처, 밴드로 감싸줄게”

    어디에도 내 편은 없다고 느껴졌다. 서울 관악구의 A중학교 3학년 장우람(가명·15) 군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이른바 ‘노는 친구’들로부터 악몽 같은 괴롭힘에 시달렸다. 폭력배 같은 학교 선배와 같은 학년 친구들의 “네 아빠 차 키 가져와”란 지시에 아버지 차 키를 몰래 갖다 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올 3월엔 도저히 견디기 힘든 일이 발생했다. 평소 장 군을 괴롭히던 친구들이 휴대전화를 빼앗아 음란 사진과 동영상을 같은 반 학생들이 가입돼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것이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의 장 군은 친구들의 음흉한 눈초리에 당황스러웠다. 너무나 실망스러워 해서는 안 될 상상까지 했다. 그때 장 군의 눈에 관악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이 나눠준 일회용 반창고(밴드)가 보였다. 학교전담경찰관의 얼굴 사진과 휴대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밴드였다. 장 군은 곧바로 연락을 했고 출동한 경찰과 상담했다. 경찰은 학교폭력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장 군을 괴롭히던 학생들은 결국 경찰 조사를 받았고 장 군은 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관악경찰서는 3월부터 관내 57개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밴드와 꿈(Dream)의 합성어인 ‘밴드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밴드 앞면에는 경찰관 사진과 전화번호가, 뒷면에는 ‘너의 상처를 치유해줄게’ 같은 응원 메시지가 있다. 실제로 다칠 일이 많은 10대 학생들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등을 통해 입은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해 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밴드림 아이디어를 낸 라기인 관악서 학교전담경찰관은 “경찰 명함 대신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밴드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동안 관악서에서는 학용품과 비타민, 물티슈 나눠주기 등 학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했지만 밴드만큼 반응이 좋은 적이 없었다.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제작한 2만여 개의 밴드가 모두 동이 났다. 길보미 양(12·서울 당곡초)은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언제든지 경찰 아저씨한테 연락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10대 학생들이 경찰에 요청하는 상담전화가 밴드를 나눠주기 전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 관악서는 관할 구역인 신림동 등지가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이기 때문에 밴드림 사업 외에도 다양한 청소년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관악구청, 청소년지원센터 등과 함께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인 ‘런닝폴’을 운영하며 학교 밖 비행 청소년을 위한 검정고시 준비와 취업 알선 등을 해오고 있다. 구은영 관악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신고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친근하게 학생들에게 다가가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해주는 방법을 생각하다 이 같은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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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를 품어준 한국에 봉사로 보답”

    해가 저물기 시작한 25일 오후 7시경 서울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인근 주택가. 피부색이 다른 6명의 외국인이 야광조끼 차림에 경광등을 들고 동네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고국의 박해를 피해 에티오피아와 중국, 예멘, 우간다, 이집트 등지에서 한국으로 온 난민들이다. 국내 최초로 난민들이 서울 동작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오색공감 치안봉사대’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치안봉사대원 대부분은 난민 지원 비정부기구(NGO) ‘피난처’가 위치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고 있다. 짧게는 2개월 길게는 8년간 한국에 거주한 난민들이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배려에 보답하고자 치안 활동에 나선 것이다. 한 달에 2회씩 경찰과 함께 지역 순찰을 계속해서 돌 예정이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온 수나 씨(38)는 “한국 시민들이 따뜻하게 대해줬는데 말도 잘 통하지 않아 보답할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며 “우간다에서 경찰은 약자를 괴롭히는 존재로 여겨져 난민들이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었다. 치안 봉사 활동을 통해 경찰과 친해질 수 있고 경찰과 함께 시민들을 도우면서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승배기역 인근은 술집이 많아 야간에 취객들의 폭행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또 근처에 재건축 현장이 있어 범죄 가능성도 높다. 이날 치안봉사대는 야간 청소년 귀갓길 도우미와 범죄 예방 신고 캠페인 활동을 펼쳤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좋았다. 주변 상인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가게에서 나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난민들이 “범죄 예방을 위해 순찰을 한다”는 서툰 한국어로 설명하자 주민들은 좋은 일 한다며 손을 맞잡고 흔들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최한슬 양(18)은 “학교를 마치고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지날 때면 무서워서 빨리 걷기만 할 때가 많았다”며 “난민들과 경찰이 조끼를 입고 순찰을 해서 귀갓길이 무섭지 않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난민들은 한국 사회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아쉬움도 전했다. 정치적 박해를 피해 8년 전 에티오피아를 떠나 한국에 온 요나스 씨(41)는 “한국 사람들은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들을 대할 때는 태도가 달라져 서운한 감정이 들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허동준 기자}

    •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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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정 없던 나흘 연휴” 환영… “열흘 앞두고 일정 엉켜” 혼란

    “임시 공휴일은 왜 항상 닥쳐서야 검토하고 결정하는 건가요? 딱 열흘 남았잖아요.” 공기업에 다니는 손모 씨(28·여)는 정부가 대한상공회의소의 건의를 받아들여 5월 6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불만을 터뜨렸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예기치 않았던 휴일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손 씨는 짜증이 앞선다고 했다. 그는 “거래처와 미팅 일정을 조정하고 어린이집이 문을 여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한 달 전에만 결정됐더라도 이런 번거로움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대한상의, 16만 회원사에 동참 독려 26일 직장인들의 얘깃거리는 단연 임시 공휴일이었다. 이날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도 ‘임시 공휴일’ 차지였다. 정부가 임시 공휴일 지정을 검토하는 데에는 지난해 경험이 한몫했다. 광복 70주년 기념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던 지난해 8월 14일 전후로 유통업체와 여행지 매출이 크게 증가했던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당시 임시 공휴일의 경제효과가 1조3100억 원에 이른다는 추정치도 내놨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는 “어린이날(5월 5일)부터 일요일인 8일까지 나흘간 연휴가 생기면 소비 촉진과 내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25일 정부에 임시 공휴일 지정을 건의했다. 내수 활성화가 간절한 정부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임시 공휴일 지정 안건을 결정한다. 5월 6일이 임시 공휴일로 결정되면 우선 관공서, 공공기관이 문을 닫는다. 법정 휴일은 아니라서 일반 기업이 반드시 쉬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상의는 회원사 16만 곳에 공문을 보내 동참을 독려할 예정이다.○ 기대와 아쉬움 교차 예정에 없던 휴일을 눈앞에 둔 직장인들은 기대감에 들뜬 상태다. 대기업에 다니는 권모 씨(30)는 “동남아로 여행을 다녀오려고 이미 5월 6일 연차를 낼 생각이었는데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작 정하지, 왜 이제야…”라는 회사원들의 반응도 만만치 않다. 민간기업이 정부 조직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도 않을뿐더러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열흘 앞둔 시점에서 논의를 시작하면 불확실성이 크다는 얘기다. 직장인 박모 씨(33)는 “내수 활성화를 기대한다면 국민들이 여유 있게 여행 계획을 세울 시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중소기업도 이렇게 급박하게 휴무 일정을 잡진 않는데 정부 차원의 논의치고는 너무 즉흥적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특히 중소기업은 사용자나 직원들이나 불편하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전자기기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최모 씨(43)는 “모처럼 일감을 받아 공장을 풀가동하는데 하루 쉬면 납기(納期)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반대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정아름 씨(27·여)는 “동료들과 ‘다른 사람들 쉬는 덕에 그날은 지하철이 텅텅 비어 전세 내는 기분이겠네’라며 자조 섞인 농담을 나눴다. 작년 8월 14일과 올해 국회의원 선거일도 정상 출근할 정도니 임시 공휴일은 우리에게 ‘희망고문’일 뿐”이라며 씁쓸해했다. 택배기사 장모 씨(29)도 “대형업체는 쉬어도 우리 같은 영세업체는 정상 근무한다. 택배는 대개 금요일에 배달이 몰리는데 그날은 더 바쁠 듯해 벌써부터 우울하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항공편은 이미 매진 관공서와 공공기관, 은행 등의 휴무가 예정돼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임시 공휴일에는 동사무소나 구청, 법원 등이 모두 문을 닫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5월 6일이 부동산 잔금 치르는 날인데 은행과 등기소가 모두 쉬면 어쩌란 말이냐. 왜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게 만드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다음 달 5일부터 8일까지 국내 곳곳은 임시 공휴일의 혜택을 보게 된 여행객으로 붐빌 것으로 보인다. 나흘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은 임시 공휴일 지정이 논의되기 전부터 ‘징검다리 연휴’를 즐기려는 이들로 대부분의 여행상품이 마감된 데다 항공편 역시 거의 매진됐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다음 달 초 해외여행 예약은 대부분 꽉 찬 상황”이라며 “그 대신 여행 계획이 없던 사람들이 국내 여행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박창규 kyu@donga.com·허동준·박재명 기자}

    •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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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까지 탔던 ‘소개팅 대박男’의 몰락

    조모 씨(28)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시절인 2011년 소개팅 주선 사이트 ‘미지의 소개팅(미소팅)’을 개설해 대박을 냈다. 우연히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여학생의 ‘외로워 죽겠다’는 글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연애하고 싶은 청춘들을 위해 간단한 조건만 입력하면 소개팅을 주선해줬다. 사진을 올릴 필요도 없었다. 자신의 신체조건, 이상형, 매력 포인트 등이면 충분했다. 반응도 좋았다. 처음 진행한 단체 소개팅에서 10여 명을 주선해줬다. 소속 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시작했지만 대한민국 청춘남녀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도록 확장했다. 소개팅 주선을 받은 인원만 1만 명이 넘는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그의 사업을 조명하기도 했다. 참가한다고 해놓고 나오지 않는 이가 많아지자 2012년 12월부터 보증금 1만 원을 참가 조건으로 내세웠다. 욕심이 컸던 것일까. 씀씀이가 커지면서 생활비가 부족했다. 한두 번 보증금을 받고도 소개팅을 주선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그 횟수가 급격히 늘었다. 2014년 6월부터 768명의 청춘들이 조 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는 애인이 생기기만 바라던 애꿎은 청춘들에게 튀었다. 박모 씨(26)는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하지 못한 이른바 ‘모태솔로’였다. 대학 재학 시절 숱하게 이성 친구를 소개해 달라 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이었다. 박 씨가 지난해 6월 미소팅을 발견한 후 이상형인 ‘귀엽고 깜찍한 여성’을 희망 이성으로 적어 올리고 자기소개에는 ‘키는 작지만 단단한 스타일’이라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보증금 1만 원을 넣고 원하던 이성을 만나기만 기다렸다. 약속된 시간이 지나도, 해가 바뀌어도 조 씨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후 몇 차례 더 보증금을 넣어 봤지만 모두 소용없는 짓이었다. 박 씨처럼 여러 번 보증금을 낸 경우도 있어 피해자들의 총피해액은 980만 원에 이르렀다. 조 씨는 이들의 신고로 경기 과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조 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미소팅처럼 최근 들어 간단한 자기소개만으로 소개팅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블라인드 소개팅 사이트’가 증가하고 있다. 주선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다음 만남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취향이 반영된 새로운 풍속인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만남 주선 업체라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청춘들의 낭만적인 만남을 악용한 신종 범죄인 셈”이라며 “신종 소개팅 사이트가 증가하고 기업화될 경우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유원모 onemore@donga.com·허동준 기자}

    •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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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도 손못대는 상복 장송곡 시위

    “아이고∼ 아이고.” 지난달 22일 오전 8시경 등교를 위해 서울 동작구청 앞 건널목에 서 있던 서울 노량진초등학교 학생들의 귓가엔 곡소리와 장송곡이 울려 퍼졌다. 지난해 8월부터 사당1구역 재건축 비대위가 진행 중인 ‘이주 대책 마련’ 집회 현장에서 흘러나온 노래였다. 이들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복을 입고 나와 장송곡을 틀고 이주 대책을 마련하라고 구청을 향해 외치고 있다. 비대위 측은 “죽어도 구청 앞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매일 상복을 입고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8개월간 집회가 이어지면서 엉뚱하게 구청 맞은편에 있는 노량진초교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요즘 학생들의 최고 유행어가 “아이고”가 됐다. 특히 집회 현장에서 하루 종일 스피커를 켜고 외치고 있어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도 “이주 보상을 마련하라”는 구호를 들으며 공부한다. 학교 관계자는 “문구가 선정적이고 학생들이 노래와 춤을 따라 춰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작구 측은 비대위의 요구가 터무니없고 주민들 피해만 키워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동작구 관계자는 “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조합과의 중재 역할 등이 전부인데 비대위에서 보상비를 높여 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매일 아침 장송곡을 들으면서 출근하고 일하는 내내 곡소리를 들어야 하는 구청 직원 모두가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구청 주변의 초등학교와 노량진 고시학원, 상인들로부터 집회 소음으로 인해 접수된 민원만 100여 건에 달한다. 동작구는 4일 서울중앙지법에 이들의 집회를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집회가 이젠 흔한 풍경이 됐다.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서여의도영업부 앞에서는 지난달 7일부터 전국공무원노조의 ‘성과급제 폐지 농성’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역시 KB와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국회와 가깝다는 이유로 집회 장소가 됐다. KB국민은행 측은 “집 앞에서 시위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좋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관할 경찰서에 미리 신고를 하는 등 시위의 요건을 갖춘 집회는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의 판례에서도 집회 해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나와 있지 않다. 경찰도 규제할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 입장이다. 2014년 강화된 집시법 시행령으로 주거지와 학교 주변일 경우 낮에는 65dB(데시벨), 야간에는 60dB이 넘는 소음을 발생시키면 처벌 대상이 된다. 광장과 상가에서는 주간 75dB, 야간 65dB이 기준이다. 서울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소음 기준에 조금 못 미칠 정도로 집회를 이어가는 등의 교묘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집회를 강제 해산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집시법에 집회 수단이나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시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유원모 onemore@donga.com·허동준 기자}

    • 201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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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수협중앙회 갈등 심화…칼부림 난동까지

    노량진 수산시장의 현대화를 둘러싸고 갈등 중인 상인과 수협중앙회 사이의 다툼으로 인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칼부림 난동이 발생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4일 오후 1시 30분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노래방과 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 경영본부장 최모 씨(59)등 수협 직원 3명을 칼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비상대책총연합회 부위원장 김모 씨(50)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최 씨와 수협중앙회 김모 팀장(52)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노래방에서 점식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약속 장소로 간 김 씨는 미리 준비해 둔 회칼을 꺼내 최 씨의 허벅지를 찌르고 김 씨의 어깨 역시 칼로 찔렀다. 이후 택시를 타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으로 도주한 김 씨는 수협 측에서 고용한 경비업체 직원 나모 씨(34)의 허벅지를 2차례 찔렀다. 검거 당시 김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칼로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등 피해자 3명은 여의도 성모병원 등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피의자 김 씨가 범행 당시 술 냄새가 많이 났다고 전했다. 진모 씨(37)는 “김 씨는 평소에도 용역 직원을 죽이겠다는 소리를 자주했다”며 “수산시장에 오자마자 칼을 꺼내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45년 된 서울의 대표 수산시장 노량진수산시장은 최근 현대화시장 이주 문제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는 2012년부터 5200억 원을 들여 지난해 말 현대화시장을 완공했지만 기존 시장 상인들이 이전을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현대화시장 설계가 잘못됐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수협 측은 “옛 시장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했던 이들의 반발일 뿐이다. 상인들의 40%는 이미 이전했거나 이전을 준비 중”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한편 1일 오전에는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35명이 수협 측 용역직원들이 탄 버스를 막고 농성을 벌인 혐의(일반교통방해 및 업무방해)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수협과 상인들간 갈등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유원모 기자onemore@donga.com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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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포세대? 나의 한 표는 포기못해!

    올해 열아홉 살인 1997년생의 일기장에는 다사다난(多事多難)한 국가적 사건이 기록돼 있다. 1997년 세상에 태어났더니 외환위기가 터졌다. 부모님이 금 모으기 운동에 돌반지를 기증한 탓에 돌반지 없는 97년생이 흔하다. 2009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신종인플루엔자A(H1N1)가 유행해 수학여행이 대거 취소됐다. 2014년 4월엔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동갑내기 단원고 학생 250명의 안타까운 죽음과 실종을 목격했다. 지난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악조건 속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4·13총선에서 1997년생(1월 1일∼4월 14일 출생)이 생애 첫 투표를 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25일부터 30일까지 4·13총선을 주제로 첫 투표권 행사를 앞둔 1997년생 100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걱정하고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인간을 이긴 알파고를 보면서 남은 일자리마저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럼에도 투표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며 불운과 고난을 이겨낸 ‘극복 세대’로 불러 달라고 했다. 약 20만 명으로 추정되는 1997년생 첫 투표자들을 다 대변할 순 없지만 그 세대가 이번 선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가늠할 수 있었다. 97년생은 존재감을 투표로 알리겠다는 각오가 강했다. 응답자 100명 중 87명이 투표 의사를 밝혔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19세 유권자 중 47.2%가 투표에 참여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서울대 임모 씨는 “우리 또래는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행동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청년 투표율이 높지 않으면 정당은 계속 우리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강창현 씨는 “대학생을 위한 공약을 찾을 수 없어 무효표를 던지러 투표장에 가겠다”며 “투표율을 높여야 우리를 의식하고 나은 정치를 할 것 같다”고 했다. 97년생은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컸다.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건강한 시민의식과 벼랑 끝에 놓였다는 절박함이 공존했다. 서강대 최순호 씨는 “다 포기하는 ‘N포세대’(수학에서 부정수를 뜻하는 ‘n’에서 따와 결혼 취업 등 여러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뜻함)로 불리는 우리지만 선거마저 포기할 수 없다”며 “생애 첫 투표, 첫 시작을 잘하면 세상을 바꾸는 ‘극복 세대’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정치학회장인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997년생은 외환위기와 세월호 침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와 정치를 고민하게 됐다”며 “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 투표에도 많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후보자 선택 기준은 능력보다 청렴을 택했다. 투표 선택 기준은 청렴한 후보(36명)가 가장 많고 능력 있는 후보(30명), 후보자의 정당(12명) 등의 순이었다. 청렴한 후보를 택한 데는 권력층의 비리와 ‘금수저 세습’을 향한 분노가 크게 작용했다. 인하대 박진성 씨는 “후보자의 공약과 스펙이 훌륭해도 당선되고 나면 제대로 일하지 않았다”며 “자기 욕심 없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깨끗한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면 후보자의 흠결을 눈감아 줄 수 있다는 답도 많았다. 여기에 청렴성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라는 냉소도 녹아 있다. 중앙대 박웅빈 씨는 “이젠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9대 국회는 각종 민생법안 처리를 외면하고 정쟁에만 몰두한 역대 가장 무능한 국회로 불린다. 97년생의 국회를 향한 분노도 상당했다. 서울대 김민준 씨는 “정당 당론은 정해져 있고 각 정당의 힘 있는 사람들의 주장이 그 정당의 당론이 되는 것 같다”며 “무조건 상대 정당에서 나온 의견은 반대하고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20대 국회를 향한 당부와 부탁도 많았다. 청춘을 위한 정책 고민 없이 청춘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는 정당에 대해선 따끔하게 비판했다. 성균관대 설모 씨는 “어린 나이를 무기로 앞세운 청년 정치인을 보고 싶지 않다”며 “젊다면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해야지 이미지에만 호소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의 ‘노오력(노력)’ 부족 탓으로 돌리는 기성 정당도 비판했다. 고려대 이해랑 씨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무책임한 말만 하지 말아 달라”며 “행복한 청춘 만들기는 국가의 일이니 청년 개인의 노력 문제로 치부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허동준·노지원 기자}

    •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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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불법도박 모집’ 이승훈 前 뉴라이트청년연합 공동대표 붙잡혀

    불법 도박사이트의 모집책으로 활동하며 수천 만 원을 받아 챙긴 이승훈 전 뉴라이트청년연합 공동대표(49)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해 11월부터 2주간 인터넷 홍보를 통해 수십 명의 고객을 불법 모집하고 소개비 명목으로 2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관광진흥법 위반)로 이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불법 ‘바카라’ 도박을 할 수 있는 A 사이트의 모집책으로 활동하며 인터넷 홍보를 통해 도박에 참가할 고객 수십 명을 모집했다. 한 사람을 모집할 때마다 가입비로 100만~200만 원씩 받아 이 중 50만 원씩 소개비 명목으로 총 20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서울 관악구의 한 PC방에서 이 씨의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바카라 화면을 본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생활이 어려워 생계유지를 위해 범행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국제대 체육경호계열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나 당시 동료 교수들을 형사 처분 받게 하려는 목적으로 허위로 고소장을 작성한 혐의(무고)로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1년 국제대에서 파면됐다. 2007년 시간강사이던 김모 씨(62)에게 300만 원을 받고 겸임교수 추천서를 써준 혐의(배임수재)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사이트의 총책 및 공범에 대해 계속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05년 출범한 뉴라이트청년연합의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보수 성향의 정치활동을 해왔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예비후보(마포을)로 등록했으나 당시 강용석 전 의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허동준 hungry@donga.com·유원모 기자}

    • 201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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