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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의 대남공작기관인 대남연락부는 2005년 12월 6일 지령을 통해 ‘경기동부 이용대(사진)’의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선출을 유독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1개월여 뒤인 2006년 1월 이 씨가 50.87%의 득표율로 당선된 당 정책위의장 선거에서 부정선거로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투표자 수보다 투표용지가 더 많은 투표구가 4곳(경기 용인, 서울 노원 성동 송파)이나 발견된 것이다. 1인 중복 투표 또는 무자격자의 투표가 행해진 의혹이지만 민노당은 당시 “약간의 과표(過票)가 발생했다”고만 밝혔다. 당 중앙선관위는 투표가 끝난 1월 24일을 넘겨 25일 새벽까지 논의한 끝에 “용인 노원 성동 투표구를 유효표로 인정하고 송파는 투표함을 분실해 재선거를 해야 하지만 당규에 따라 전부 무효 결정을 내릴 경우는 아니라고 판단해 재투표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당시 브리핑)고 밝혔다. 초과 투표지가 발견되고 투표함마저 분실됐는데도 선거에 문제가 없었다는 석연찮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이번 비례대표 경선에서도 선거인명부에 등재된 선거인보다 투표용지가 더 많은 투표소가 3곳이나 발견돼 당 중앙선관위가 무효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진당 비당권파는 “그만큼 부정선거의 뿌리가 깊다”고 지적했다. 민노당 시절부터 당내 선거에서 위장 전입, 당비 대납, 유령 당원 등의 선거 부정이 수시로 반복돼 왔다는 것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특히 당의 정책 작성 부문은 우리 기본 과업인 만큼 당직선거를 계기로 당 정책위원회를 완전 장악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정책위원장으로는 경기동부의 이용대를 내세우고 그 밑에 우리의 영향하에 있는 사람들을 박아 넣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북한 노동당의 대남공작기관 대외연락부(2009년 225국으로 개명)가 민주노동당 지도부 선출을 1개월여 앞둔 2005년 12월 6일 민노당 당직자가 포함된 간첩단 ‘일심회’에 보낸 지령문의 일부다. 지령문은 경어체로 돼 있다.지령문의 ‘당’은 민노당이다. 지령엔 민노당이 내세워야 할 당 대표, 사무총장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경기동부연합의 실세로 알려진 이용대 씨의 정책위의장 당선 등 대부분의 지령이 2006년 1월 치러진 당 선거에서 실현됐다. 북한이 경기동부연합을 핵심 당직에 기용하라는 지령을 통해 민노당 당직 선거에 개입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18일 지령 전문을 입수했다.주목되는 건 북한이 지령문에서 당 대표, 사무총장보다 이 씨의 정책위의장(지령엔 정책위원장으로 표현) 당선을 가장 먼저 강조한 점. 특히 ‘경기동부 이용대’라는 표현을 쓰고 이 씨 밑에 북한의 영향력에 있는 사람을 포진시키라는 지령을 내렸다. 북한이 NL계(민족해방계열) 중에서도 경기동부연합에 의한 당 정책 부문 장악을 주요 지령으로 하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씨는 2006년 1월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됐다.▼ 北, 대표-총장 내세울 인물까지 일심회 지령문에 적시 ▼2007년 서울중앙지법 25형사부의 일심회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용대 전 의장은 ‘수령’으로 묘사될 정도로 경기동부연합의 실세로 지목된 인물. NL계 인터넷매체 ‘민중의 소리’의 편집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동부연합 핵심인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몸통’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는 ‘민중의 소리’ 이사를 지냈다. 2005년 5월 ‘민중의 소리’ 창간 5주년 기념식에서 이 전 의장과 이 당선자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전 의장은 2006년 북한 핵실험에 대해 이른바 ‘북핵 자위론’을 주장해 ‘전쟁과 핵을 반대하는 민노당 강령을 위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은 당 대표와 사무총장 선거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이 당직을 겸할 수 없는 민노당의 ‘공직·당직 겸직 금지’ 당규에 따라 구체적 지령들을 내렸다. 이 조항이 폐지될 경우 권영길 전 대표를 당대표로, 김창현 당시 사무총장을 다시 총장으로 선출하라는 것. 겸직 금지 당규가 유지되면 “문성현 (당시)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대표로 하고 김창현을 사무총장으로 밀고 나가도록” 하거나 그것이 어려우면 “문성현을 대표로 내세우고 강병기를 사무총장으로 하는 안을 실현시킬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실제로 겸직 금지 당규가 유지되자 NL계는 대표 후보로 문성현 위원장을 내세웠고 그는 결선투표를 거쳐 2006년 2월 당대표로 선출됐다. 사무총장엔 김선동 현 의원이 선출됐지만 선거 과정에서는 지령대로 NL계가 김창현 당시 사무총장을 재신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지령은 선출직 최고위원들에 대해서도 “범자민통계열과 좌파계열로 적당히 배분하여 꾸리면 될 것”이라고 지시했다. 자주민주통일의 약칭인 자민통은 NL계 중에서도 지하조직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 선거 이후 치러질 예정이었던 서울시당 선거에 대해서도 “이미 계획하고 있는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되겠다”고 독려했다.서울중앙지법의 일심회 판결문에도 일심회 총책이었던 장마이클(장민호)이 2005년 12월 6일의 이 지령을 접수해 일심회 조직원들에게 전했다는 내용과 지령문 일부 내용이 나온다. 장 씨에게서 지령을 전달받은 조직원 손정목 씨가 다른 조직원인 최기영 당시 민노당 사무부총장을 만나 지령을 전했고 최 전 부총장이 “당의 방향대로 대표는 문성현, 정책위원장은 이용대, 사무총장은 강병기를 각각 지지하기로 했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 당내 민족자주계열 전국모임을 소집했다”고 말한 부분까지 명시돼 있다.또 지령문엔 “사업보고를 할 때 언제나 누가 언제 무슨 사업을 어떻게 조직하여 어떤 결과가 이룩되였다(이룩되었다)는 것,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식으로 좀 구체적으로 보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훈계도 잊지 않았다. 일심회가 북한에 상시적으로 보고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모든 문제를 ‘당권파 죽이기 음모’로 몰아가는 통합진보당 당권파 ‘몸통’ 이석기 당선자(사진)의 궤변이 17일 극에 달했다. 이날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등 진보진영 원로들이 “죄송하다”며 국민 앞에 90도로 고개를 숙인 일이 무색할 지경이었다.이날 하루에만 TV와 라디오에 세 번이나 등장한 이 당선자의 궤변은 북한 지령을 받았던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에서 활동한 과거를 부인하고 당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의 책임을 비당권파에 전가하면서 당 내부에서 터져 나온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건을 ‘야권연대를 깨려는 외부의 음모’로 치부하는 데까지 이르렀다.이 당선자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북한과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한 방송에선 “당시 수배 중이라 민혁당에 가담해 활동한 적이 없었다”고도 했다. 민혁당 출신 한 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코웃음을 쳤다. “이 당선자의 민혁당 사건 판결문이 멀쩡히 있는데 그런 거짓말을 하느냐”는 것이었다.서울고법 형사1부는 2003년 이 당선자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판결문에서 “민혁당은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하고 북한의 대남 혁명전략 전술에 따라 사회주의 사회 건설을 목표로 활동하기 위해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구성된 반국가단체”라며 “(민혁당을 만든) 김영환 씨가 북한과 수시로 연락하며 지침을 받고 상황을 보고하는 등 북한과 연계해 왔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에 대해선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으로 종사했다”고 명시했다.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1992년 3월 경기남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하영옥 씨(민혁당 창당 주역)에게 각종 활동 상황을 보고했다. 하 씨는 북한 직파간첩과 직접 접촉했던 인물이다. 이 당선자는 또 민혁당 전신인 반제청년동맹의 중앙위원으로 활동하며 1989년 김일성의 생일을 축하하는 유인물을 대학가에 배포했다. 판결문은 이 당선자가 “1989년 3월 한국외국어대 학생 박모 씨에게 이 단체 가입을 권유한 뒤 김일성 김정일에 대해 묵념하고 북한의 대남혁명 전위대인 한국민족민주전선의 지도를 받는 반제청년동맹의 대단위 사업장 침투 임무를 부여했다”고 밝혔다.“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북한과 아무런 연계가 없다”는 이 당선자의 발언은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225국이 지난해 5월 간첩단 ‘왕재산’에 보낸 지령문과 묘하게 겹친다. 225국은 지령문에서 “종북주의를 성찰하라는 지적을 받으면 ‘종북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라”고 지시했다.이 당선자는 당 중앙위 폭력 사태에 대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 “통합정신이 훼손된 일방적 강행 처리가 폭력을 유발했다”는 주장을 폈다. 당권파 당원들의 고의적 회의 방해와 대표단 집단폭행 얘기는 쏙 뺐다. 당시 당 홈페이지를 통해 폭력사태가 생중계됐고 수많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이었음에도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다.그는 당헌상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와 관련해 “당원들 다수의 의사와 요구로 직접 선출된 게 아니다”라는 주장도 했다. “당원들은 당 의결기구(중앙위)를 존중해야 한다”는 권영길 전 대표 등의 이날 지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이 당선자는 통진당에 쏟아지는 각종 비판에 대해선 “통진당을 둘러싼 색깔공세와 부정의혹엔 야권연대를 파괴하려는 불순한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권파와의 연계 의혹이 제기된 CNP전략그룹에 대해서도 “엄청난 누명이고 모함이다. ‘조중동’ 때문에 피해가 심각하다”며 언론 탓으로 돌렸다. 이는 이번 사태가 당내 문제제기로 처음 불거진 사실을 은폐하고 ‘외부의 적’을 만들어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궤변으로 보인다.이 당선자는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총체적 부정선거’로 규정한 비례대표 경선에 대해 “부정이 70%나 50%는 돼야 총체적 부정과 부실로 표현할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민노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창현 씨조차 4일 전국운영위에서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부정 투표구 몇 개만 발견돼도 전체가 무효이고 그것이 선거법 정신”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이 당선자는 자신과 김재연 당선자에게 제기되는 출당론에 대해 “그렇게 접근하면 극단적 파국으로 치닫는다”며 “국민 여론도 문제의 해결책이 사퇴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 여론은 물론 진보진영 인사들까지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상황을 아예 무시하는 발언이다. 최근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선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76%였다.그는 “내가 실세라면 이렇게 당하고 있겠느냐”는 말도 했다. 지난해 말 통진당 출범 과정에서 국민참여당의 합류를 자신이 제안해 관철시켰다는 스스로의 발언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실세이기 때문에 부정 경선에 대한 책임 추궁이 집중되는 현실을 궤변으로 피해가려는 태도다.한편 의원 등록까지 마친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는 이날 국회사무처 주관으로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 불참했다. 초선 의원들에게 법률 입안과 예·결산 심사 등 의정활동 전반을 안내하는 자리까지 피한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 청소용역업체 주요 간부들이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경기동부연합 출신 인사들의 주요 활동 무대였다. 이들 대부분은 당권파의 숨은 실세로 지목된 이석기 통진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대학 후배다. 이 당선자는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으로 한국외국어대 82학번이다. 지난해 7월 경기도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한 ㈜나눔환경의 대표이사인 한용진 씨(48)는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의 경기동부연합 공동의장을 지냈다. 현재 통진당 당원이며 민혁당 사건에 연루돼 복역했다. 한국외국어대 84학번이다. 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 2008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그는 2010년 6월 당선된 이재명 성남시장 인수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했다. 당시 인수위원장은 민주노동당 성남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한 김미희 현 통진당 국회의원 당선자(경기 성남 중원). 나눔환경은 6개월 뒤인 2010년 12월 설립됐고 한 씨는 지난해 1월 대표이사가 됐다. 나눔환경은 같은 달 성남시가 추진하는 공공고용서비스 분야의 위탁용역 청소업체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인 김미희 당선자는 지난해 7월 이 업체의 ‘나눔봉사단’ 창단식에도 참석했다. 사내이사인 윤용배 씨(46)도 경기동부연합 공동의장 출신이며 한국외국어대 86학번이다. 한 씨와 마찬가지로 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을 지냈고 민주노총 사무처장으로도 있었다. 사단법인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가 3월 홈페이지에 ㈜나눔환경의 이사라고 소개한 정형주 씨는 이 당선자가 이사로 있었던 인터넷매체 ‘민중의 소리’의 전신인 한국민족민주인터넷방송 대표를 지냈다. 한국외국어대 84학번인 정 씨는 경기동부연합 출신의 또 다른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며 민노당의 경기도당 위원장을 지냈다. 나눔환경은 폐기물 수집과 운반·처리, 저수조 및 정화조 청소, 폐자원 수집 및 재활용 판매 등을 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 업체는 예비사회적기업 자격으로 경기도로부터 29명의 근로자 중 4명에 대한 최저임금과 사회보험료의 9%를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업체의 지난해 자본총액은 1억2000만 원. 일각에선 이 업체 주요 간부들이 이 당선자와 관련 있다는 점을 들어 이 당선자가 대표로 있던 CNP전략그룹처럼 통진당 당권파와 연관돼 있을 거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나눔환경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회사 주요 간부들의 대학 선배인 것은 맞지만 제기된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중국에서 북한인권운동을 하다 김영환 씨(49)와 함께 중국 당국에 체포돼 구금된 유재길 씨(44)는 무소속 유성엽 의원(52·전북 정읍)의 친동생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동생이 중국에서 탈북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한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총선 전에 ‘중국에서 검거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생이 3월 30일자로 작성한 자필서에는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접견은 사양한다’고 적혀 있었다”며 “동생의 글씨체가 맞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유 씨는 전북대에서 학생운동을 했으며 2006년 유 의원이 전북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캠프에 참여하기도 했다. 강신삼 씨(42)도 같은 대학 운동권 출신이다. 두 사람과 가까웠던 민주통합당 김윤덕 당선자(46·전북 전주 완산갑)는 “1990년대 말에 전북지역 학생운동권이 방향을 전환하면서 지역 시민운동을 하는 팀과 북한인권운동 등 다른 길을 찾는 팀으로 나뉘었는데 두 사람은 서울로 가 김영환 씨와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상용 씨(32)도 전북 출신으로 알려졌지만 학생운동권과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북단체 관계자는 “이 씨는 중국에 머물면서 탈북자 구출활동을 했고 국내의 일부 북한 전문매체와도 교류를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정보 당국은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출신 인사들이 사실상 조직을 재건해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을 장악한 것으로 보고 민혁당 핵심 간부였던 하영옥 씨(사진)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그의 소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관계자는 11일 “하 씨가 민혁당 재건과 경기동부연합 장악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북한과 연계가 있는지 등 행적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하 씨는 11일자 언론 인터뷰에서 “정보 당국이 내 행방을 찾고 있다는 보도는 말도 안 된다”며 담당 형사가 자신에게 전화한 사실을 밝혔지만 당국이 옛 민혁당 세력의 재건 등에 하 씨가 연관됐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그의 행방을 파악한 것은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하 씨는 주체사상파 출신 인사들이 자신을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인 이석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배후일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애들을 먹여 살리려고 학원 강사를 한 지 8년이 됐다”며 부인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의 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을 둘러싸고 지난 주말 정면충돌했던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5일 만인 10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맞붙었지만 예상만큼 큰 충돌은 없었다.양측의 대립은 비당권파 운영위원 22명이 공동대표단 총사퇴를 전제로 강기갑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발의한 ‘혁신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의 건’에 대해 당권파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고조됐다. 하지만 양측은 4, 5일의 전국운영위 때와 달리 극한 대립을 피한 채 핵심 쟁점인 비대위 구성을 12일 당 중앙위원회로 미뤘다. 대표 발의자인 윤난실 운영위원은 “중앙위 개최 전에 대표단이 전국운영위를 다시 열어 비대위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해주면 안건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안건이 철회되면서 회의는 오후 11시 15분에 끝났다. 비대위 구성 여부는 중앙위 직전에 열릴 전국운영위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양측이 10일 회의에서 ‘발톱’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은 것은 극한 대립했던 4, 5일의 전국운영위와 ‘본격 전쟁터’로 예상되는 12일의 중앙위 사이에 낀 징검다리 같은 회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위가 열리면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5일 전국운영위가 결정한 ‘경쟁 부문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안’과 당권파의 ‘당원 총투표를 통한 경쟁 부문 비례대표 총사퇴’ 주장을 둘러싸고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수적으로 밀리는 당권파가 물리력으로 중앙위 회의를 방해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심상정 공동대표가 10일 “중앙위원회를 무산시키려 하는 그 모든 시도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한 것은 이 때문이다.이날 전국운영위에서도 감정싸움은 계속됐다. 4일 전국운영위 개막 초기부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정면 부정해 파행을 자초한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도 첫 인사말부터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의 ‘유령 당원’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진상조사보고서가 약간의 부실이 아니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고, 편파적이고 의도적인 보고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해 회의장을 긴장시켰다. 이 대표는 “당이 투명한 정당이 된다고, 인터넷 시스템을 잘 갖춘다고, 실명인증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다고 현대정당, 대중정당으로 진전하지 않는다. 당원들과 대표단 사이에 단단한 신뢰가 있어야 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뚫고 간다는 애정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정선거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화합하자는 주문이었다.이에 유시민 공동대표는 “불신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당의 독립기구가 독립기구답게 행동하지 않은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한 경선관리의 책임을 방기하고 당권파 측 논리에 치우치고, 일부 당직자가 당권파 의견을 적극 대변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심 대표는 “이번 사태는 상식과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이고 그것을 어긴 공당의 책임 문제”라며 “이번 비례대표 경선은 국민의 눈과 상식엔 부정이다. 성찰해야 될 일을 관행으로 합리화하고 책임을 미루는 것이야말로 당원의 자부심을 훼손하고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앙위에서 해결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국민이 우리를 외면하고 정권교체의 걸림돌로 생각할 것”이라며 “껍데기만 남은 당에 기득권, 당권은 아무 소용 없다. 국민을 잃고 일어선 정당이 없다”고 강조했다.이 대표가 5일 열렸던 전국운영위 직후 당 사무부총장을 시켜 운영위원들에게 ‘실제로 전자회의에 참석했느냐’고 일일이 확인하면서 인터넷주소(IP)까지 요구해 모욕감을 느꼈다는 운영위원들의 반발도 터져 나왔다. 이 대표가 당시 전국운영위 의장직을 내놓고 퇴장한 뒤 당권파 당원들이 물리력으로 운영위 재개를 방해하자 그날 밤 운영위원들이 전자회의를 열어 ‘쇄신안’을 통과시킨 것을 문제 삼기 위해 당권파가 조사에 나섰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이날 전국운영위는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운영위원이 아닌 당원들의 참관을 불허했다. 당권파 당원들은 회의장 바깥으로 나가 달라는 당직자들에게 “당원을 무시하느냐”고 소리를 지르며 몸싸움을 벌여 한때 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전국운영위는 외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당내 인사 4명,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되는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특위는 부정 경선의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기구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통합진보당 당권파는 4, 5일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서 ‘국민보다 당원이 중요하고 사람, 동지에 대한 사랑이 시시비비보다 중요하다’는 극단적 온정주의를 드러냈다. 당내에선 과거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같은 지하당 조직이 보여줬던 이념적 폐쇄성과 내부 비판을 허용하지 않았던 독선주의를 당권파가 이번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민혁당은 당헌에 ‘동지를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목숨을 바쳐 조직을 보위한다. 혁명적 의리와 동지애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한다’고 명시했다. 통진당은 9일 ‘정보 당국은 민혁당 조직이 재건된 것으로 보고 민혁당 세력의 핵심인 하영옥 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당내 일각에선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민혁당 재건에 연관됐는지 알 수는 없다”면서도 “북한의 3대 세습에 침묵하고 노골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외면하는 당권파들의 행태를 보면 이들이 과거의 낡은 이념과 단절했는지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당선자는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송두율 선생의 내재적 접근론에 공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3대 세습을 보편적 상식적 관점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논리다. 한편 민혁당 창당의 핵심이었지만 1997년 민혁당을 해체하고 전향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현재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측은 “김 위원이 북한 인권과 민주화 관련 활동을 위해 미국 중국 등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1986년 ‘강철서신’이라는 주체사상 학습서를 펴내 학생운동권을 휩쓸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는 9일 한 방송에서 통진당 부정 경선과 관련해 “(자유당 정권의) 3·15부정선거를 떠올렸다”며 “당시 일부 재판을 제가 맡기도 했는데 투표 방식은 달라졌지만 대리투표라든가 사전투표는 그 당시와 거의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3·15부정선거는 최상 책임자가 결국 사형을 당했다. 아주 굉장히 심각한 위법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경선 행태는 극단적인 진보 좌파들의 도덕적 타락, 위선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고 지적했다. 1994년 “주체사상파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폭로했던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은 라디오에서 “통진당 사태는 주사파와 관련이 있다”며 “케케묵은 선전 선동을 ‘진보’란 용어를 쓰며 국민을 속이려 한다”고 주장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당권파들의 비상식적 버티기로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장기화하면서 12월 대선을 앞둔 진보 진영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총선에서 패배한 만큼 지금이라도 단일대오를 갖춰야 새누리당과 제대로 대결할 수 있는데 오히려 만천하에 치부를 드러내며 적전분열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진보정치세력의 최대 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진보성향 원로그룹인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는 9일 성명을 내고 통진당 사태에 대해 “참담하며 당내 경선 과정의 문제점도 그렇지만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의 폐습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국민들이 하나를 내려놓는 반성을 요구할 때 통진당 스스로 둘, 셋을 내던지는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원탁회의는 “12월 대선에서의 야권연대는 기존 정당뿐 아니라 아직 정당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끌어안는 연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끌어들이지 못하면 대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보진영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백승헌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는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진당 간의 야권연대를 막후 조율하는 등 진보진영의 현실 정치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진보성향 인사들과 누리꾼들도 ‘일부 종북세력이 진보를 망치고 있다’며 통진당 당권파들의 이성 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9일 창비주간논평에서 “통진당, 아니 진보정치 세력 전체가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며 “과거처럼 정치적 탄압을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진당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의 한국외국어대 후배라고 밝힌 추성호 씨는 이날 한 인터넷매체에 기고한 공개편지에서 “간곡한 청으로 다시 한 번 선배님께 말씀드린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물러나라”고 호소했다. 부산에서 지역활동을 한다고 밝힌 ‘geodaran’은 트위터에서 “통진당 당권파 덕분에 대선은 종북 이슈로 가는구나. 진보 다 말아 처드시는구나”라고 비판했다.실제로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 이후 통진당 지지율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11총선에서 10.3%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한 통진당은 경선 부정이 공론화된 지난달 27일 8.1%(이하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기준)를 기록하더니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2일에는 6.6%까지 떨어졌다. 33시간 동안 계속된 4, 5일의 ‘난장판’ 전국운영위원회 이후 실시한 7일 조사에선 5.7%까지 하락했다.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당의 속앓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9일엔 공식 반응을 삼갔지만 내부적으로는 “도대체 언제까지 통진당과 연대를 이어갈 수 있겠는가”라는 회의론이 자주 들린다. 민주당 486 의원들의 심경도 복잡하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우상호 당선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분을 수습하지 못하고 오래 방치하는 건 정치세력으로서 미숙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오영식 당선자는 “야권연대는 지향하는 가치와 원칙에 기초해 추진하는 것인데 (상황이 지금과 같다면) 지속될 수도 있고 어려워질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정보당국은 현재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조직이 재건된 것으로 보고 민혁당 세력의 핵심인 하영옥 씨의 행방을 찾고 있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한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NL계(민족해방계열) 주체사상파 출신 인사들의 증언과 정황을 종합한 결과 1997년 해체된 민혁당 조직이 재건됐으며 그 주도세력이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을 장악했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씨는 주사파의 대부인 김영환 씨와 함께 1992년 지하조직인 민혁당을 만든 장본인이다.그러나 당국은 하 씨를 비롯한 민혁당 관련자들이 민혁당 사건으로 이미 형을 살았기 때문에 조직 재건 자체만으로 사법 처리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하 씨가 재건에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1990년대처럼 북한의 지령을 받는 등 북한과의 연계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 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씨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이나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학원 강사를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하 씨는 자신을 수학강사로 소개한 적이 있었다.당국은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의 이석기 통진당 비례대표 당선자도 민혁당 조직 재건에 가담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그가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몸통 뒤에 또 몸통說… 당권파, 꼬리무는 숨은 실세 의혹 ▼3월 출판된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의 책 ‘진보의 그늘’에는 “하 씨는 민혁당을 주도한 김영환 씨가 1997년 민혁당을 해산하자 이에 반발해 경기남부위원회와 영남위원회 등 당 조직을 관리하며 지하당을 유지하려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한 대표는 1980, 90년대 학생·노동운동을 하다 1990년대 중반에 전향했다.한 대표에 따르면 하 씨는 198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뒤 1989년 ‘반제청년동맹준비위원회’를 결성했으며 1990년 5월 28일 도봉산에서 김영환 씨와 함께 조선노동당 입당식을 치렀다. 당시 하 씨는 “조선노동당에 입당해 매우 영광스럽고 모든 역량을 다해 당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할 것임을 맹세한다”는 결의를 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관악산 2호’로 불렸다. 1998년 12월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침몰한 북한 반잠수정에서 북한의 직파 간첩과 하 씨가 연관된 물증이 나와 민혁당사건의 윤곽이 수사당국에 포착됐다. 하 씨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999년 구속돼 8년형을 선고받았고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민혁당에 정통한 한 인사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 씨가 이 당선자를 비롯한 민혁당 세력의 배후이자 최고 수뇌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 씨가 출소 후에도 전향하지 않았고 이념적 성격이 분명한 지하조직의 생리로 볼 때 아직도 관련 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이 당선자가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면서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온 것도 하 씨와 상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3월 한기홍 대표는 “이석기 후보는 민혁당이 해체된 후에도 하 씨와 함께 조직 재건에 나섰다”며 “당시 이 후보가 민혁당을 이탈한 후배를 만나 재가입을 권유한 얘기도 판결문에 나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당선자는 1999년 민혁당사건 발표 이후 잠적해 3년간 수배생활을 하다 2002년 검거됐으며 5개월 만인 2003년 8월 노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하 씨는 2003년 5월 이 당선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도보순례단에 참여하기도 했다.따라서 하 씨와 이 당선자는 석방 후에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 왔을 것으로 보인다. 민혁당사건 당시 하 씨와 이 당선자, 이의엽 부산지역위원장(현재 통진당 정책위의장) 등 핵심 간부들의 존재만 드러났고 나머지 당 조직원들은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하 씨를 중심으로 이들 조직원이 재건된 민혁당 조직에 다시 합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통진당 일각에선 “당권파의 경기동부연합과 민혁당 출신들이 지하당 시절의 이념적 폐쇄성, 상명하복의 위계질서 같은 구태를 버리지 못한 탓에 ‘국민보다 당원이 우선’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고 절차적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북한에서 직접 지령을 받은 종북(從北) 지하당. 서울대 법대생이던 김영환 씨가 1991년 북한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고 돌아온 후 1992년 위원장을 맡아 창당했다. 북한 현실에 회의를 품은 김 씨는 1997년 민혁당을 해체했지만 하영옥 씨 등은 반발해 민혁당 재건에 나섰다. 1998년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침몰한 북한 반잠수정에서 민혁당 관련 문건들이 발견돼 이듬해 김 씨 등 수뇌부가 체포됐다. 2000년 대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결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7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의혹에 대해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원 대표로 제가 나서겠다. 진상조사위원들이 저의 제안에 성실히 답해줄 것”이라며 시간(8일 오후 2시)과 장소(국회 의원회관 대강당)까지 제시했다. 이 대표의 제안은 한마디로 진상조사위를 못 믿겠으니 진상조사위의 활동 전반에 대해 조사해 보자는 것으로, 자신이 직접 구성하고 활동을 승인한 진상조사위의 활동 이전 시점으로 시계를 되돌리겠다는 얘기다. 당권파가 비상식적인 행태로 수세에 몰리자 오히려 보고서의 내용을 트집 잡아 진상조사위를 상처내고 그 결과물인 보고서를 무효로 돌리는 게 최선의 방어책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 조사위를 겨냥해 “현장투표소의 80∼90%가 부정이 있었다는 선정적인 언론의 헤드카피로 나타났다. 이 모두가 진상조사위가 만들어 낸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5분 정도의 발언 중에 ‘고통’이라는 단어를 8번이나 사용하고 눈물까지 흘리는 등 감정 호소에 주력했다. 그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많은 의혹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저는 그 어떤 여론의 공세도 사실로 확인되기 전에는 사실이라고 믿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도 거론했다. 한편 인터넷언론 ‘참세상’은 7일 “이 대표가 D법무법인 변호사로 있던 2007년 7월경 노조를 탄압하는 사측의 변론을 맡았던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대표는 이 소송 6, 7개월 뒤에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의원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당시 이 대표는 제주도에 있는 P사업장에서 일어난 노사분쟁에서 회사 쪽 소송대리인을 맡아 노조 측의 패배를 이끌어 냈으며 이후 이 노조는 와해의 길을 걸었다”고 전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통합진보당 당권파 ‘몸통’인 이석기 비례대표 2번 당선자가 7일 사퇴를 거부하며 내세운 논리는 ‘당원들이 나를 뽑아줬으니 사퇴 여부도 당원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자신이 내세운 당심(黨心)인 통진당의 총선 비례대표 경선이 부정선거로 드러나 선거 자체의 정당성이 무너진 사실은 외면했다. ‘당원들이 뽑아준 행위’ 자체가 원천무효로 드러난 마당에 이를 정당성의 근거로 고집하는 논리적 모순에 빠진 셈이다.역설적이게도 이 당선자의 당선이 원천무효가 될 만큼 온라인투표에 문제가 있었다고 자인한 사람은 그를 지키기 위해 애쓴 이정희 공동대표다. 이 대표는 4, 5일 열린 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진상조사단이 온라인투표에서) 1위를 한 후보가 얻은 득표수 중 동일한 인터넷주소(IP)에서 투표한 비율이 60%, 즉 6000표라고 대표단 회의에서 보고했고 그걸 내가 적어 놨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온라인투표에서 1만183표로 1위를 했다. 당시 이 대표는 진상조사단이 이 당선자를 겨냥해 편파 조사를 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대표단의 비공개 회의록까지 공개한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당선자에게 부정투표가 집중된 정황을 고백한 셈이다. 득표 중 무려 60%가 동일 IP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면 조직적 대리투표가 벌어졌을 확률이 매우 높다.이 대표 측은 7일엔 아예 보도자료를 내 이 당선자의 동일 IP 득표비율이 정확히 61.5%라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동일 IP 득표비율이 이 당선자보다 높은 후보(65.3%)가 있다고 밝혔다. 동일 IP 득표비율 순위 3위(59.9%), 4위(57.8%), 5위(57.5%)를 공개하고 평균적인 동일 IP 득표비율이 52.1%라는 것까지 밝혔다. 이 대표 측은 이 당선자만 득표수 중 동일 IP 비율이 높은 게 아니라는 걸 주장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온라인투표에서 동일 IP의 비정상적 집단 투표가 광범하게 이뤄졌음을 자인하고 말았다. 비슷한 일은 전국운영위에서도 일어났다. 당권파인 우위영 대변인은 비례대표 경선으로 9번을 배정받은 국민참여당 출신의 오옥만 제주도당 공동위원장을 겨냥해 “제보에 따르면 100∼200개의 같은 IP에서 투표가 집단적으로 이뤄졌는데 왜 그건 밝히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비당권파를 공격하려다 부정선거가 공공연하게 자행됐음을 인정한 셈이다.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어떤 IP에선 3월 14일 오전 9시 28분에서 3월 15일 오후 4시 33분 사이 짧게는 수초, 길게는 수십 분 간격으로 47차례에 걸쳐 투표가 이뤄졌다. 다른 IP에선 3월 14일 오전 6시 48분에서 3월 17일 오후 9시 24분까지 수초∼수십 분 간격으로 39차례에 걸쳐 투표가 이뤄졌는데 이상하게도 투표자의 주소지는 서울 경기 인천 대구 대전 전북까지 다양했다. 대리투표로 의심되는 정황이다.조사위는 실제 대리투표 증거도 확보했다. 대리투표로 의심되는 IP에서 투표한 당원을 확인한 결과 응답자 65명 중 7명은 당원이 아니었고 12명은 아예 투표를 하지 않았다. 통진당 비례대표 경선에는 당원만 투표할 수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는 4일 오후 2시부터 5일 오후 11시 40분까지 마라톤 회의를 열었다. 이 33시간 40분은 진보의 가면 뒤에 숨었던 통진당 당권파의 비민주적, 비상식적인 민낯을 들여다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운영위는 결국 온라인 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관계있는 1∼3번 당선자를 포함해 비례대표 후보 14명의 총사퇴 권고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참여당(친노무현 그룹)과 진보신당 탈당파(PD·민중민주계열)가 주축인 비당권파가 기습 발의한 ‘비례대표 선거 진상조사위원회 결과 보고에 대한 후속조치의 건’은 △12일 중앙위원회 보고 후 공동대표단 사퇴 △경선을 통해 순번을 받은 비례대표 후보 14명 사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쇄신책을 담고 있다. 통진당은 이 권고안을 5일 밤 전국운영위 전자회의에서 재적 50명 중 참석자 28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그러나 민주노동당(NL·민족해방계열) 출신 당권파가 “권고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해 계파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표결 지연시킨 당권파 이정희권고안이 통과되기까지 당 홈페이지에 생중계된 회의 영상을 통해 당권파의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권파 ‘얼굴’ 이정희 공동대표는 회의를 주재하는 의장이었음에도 자파를 일방적으로 대변하며, 의장직을 내놓은 5일 오전 6시 50분까지 약 17시간 동안 표결을 지연시켰다. 노골적으로 안건 표결을 막으며 동문서답식 회의 진행을 하던 이 대표에게 위원들이 공정한 진행을 요구하자 “표결로 갔을 때 당이 어려워질 것 같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표결하면 질 것 같으니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는 당권파 운영위원이 쇄신책 안건을 반려하자고 하자 재빨리 표결에 부쳤지만, 비당권파 위원이 쇄신책 통과를 위한 표결을 제기하면 다른 질의를 받는 등 딴소리를 했다. 5일 0시 50분경 이뤄진 ‘쇄신안 반려’ 표결은 운영위원 46명 중 8명만 찬성해 부결됐다.유시민 공동대표가 “이런 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면 당이 깊은 수렁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심상정 공동대표도 “대표단이 당원과 국민 앞에 부끄러운 모습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비례대표 1번 당선자 직을 사퇴한 윤금순 운영위원은 이 대표를 겨냥해 “사욕이 들어가 있다”고 비판했다.회의 내내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당권파의 폐쇄주의, 부정선거의 진상을 밝히기보다 ‘우리 편’을 감싸겠다는 극단적 온정주의도 드러났다. 공동대변인인 우위영 위원은 “(권고안) 표결은 초헌법적인 쿠데타”라며 “진상조사보고서는 천안함 보고서처럼 누더기가 됐다. 진상조작보고서”라고 비당권파와 진상조사위원회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비당권파인 조승수 위원은 “도대체 얼마나 더 우리 밑바닥을 보여야 하나”라고 탄식했다.○ 당권파의 방해로 온라인 회의당 청년위원회 소속 대학생들과 30∼50대가 주를 이룬 당권파 참관인들은 이 대표와 우 위원의 말엔 무조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 대표가 “진상조사위가 보고서를 잘못 써서 언론에 그렇게 난 것이라고 정정보도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한 당직자는 “기가 막힌다. 세뇌당한 듯하다”고 말했다.당권파의 비상식적 행태에 민노당 대표를 지낸 강기갑 의원은 이 대표에게 “정치지사 새옹지마다. 야욕과 집착 끊고 버려야 할 땐 정말 버려야 한다. 그것이 진보당의 새로운 싹을 틔울 결단”이라며 호소하기도 했다. 유시민 대표는 “통합 전 느꼈던 막연한 두려움의 실체가 나를 힘들게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5일 오전 6시 50분경 속개된 회의에서 이 대표는 끝내 안건 표결을 거부한 채 전국운영위 의장직을 사퇴하고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의장직은 유 대표가 대행했다. 당권파들의 방해로 회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유 대표가 회의장을 옮기려 하자, 당권파 참관인들은 “문을 막아!”라고 소리치며 대표단과 위원들을 감금하려 하기도 했다.통진당은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회의를 속개하려고 했지만 당권파 측 70여 명이 국회 의원회관 출입구를 봉쇄해 무산됐다. 회의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유 대표는 5일 오후 9시 반 인터넷에 비공개 카페를 개설한 뒤 온라인 표결로 안건을 전격 통과시켰다.○ 비례 3번 김재연 “사퇴 불가”6일 당권파는 반격에 나섰다. 청년비례대표 온라인 경선 1위로 비례대표 3번을 받은 김재연 당선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비례 사퇴를 권고한 전국운영위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며 ‘사퇴 불가’를 선언했다. 그는 “합법적으로 4만8386명의 선거인을 모집해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당선자는 이 대표를 잇는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의 차세대 ‘얼굴’로 꼽힌다.김 당선자는 사퇴 거부를 “혼자 결정했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사실상 당권파 ‘몸통’인 비례 2번 이석기 당선자의 결정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당선자가 김 당선자를 내세워 여론의 동향을 살펴보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민주노동당 출신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진보를 위해 이석기, 김재연은 반드시 낙마시켜야 한다”고 글을 남겼다. 그러나 전국운영위가 의결한 권고안은 법적 효력이 없어 본인이 물러나지 않으면 당선자 신분을 박탈할 방법이 없다.통진당은 12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구성 등의 수습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를 앞두고 이번 주 또 열리는 운영위에서 양측은 다시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은 4일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을 둘러싸고 창당 5개월 만에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분당(分黨)을 각오한 사생결단식 권력투쟁에 들어갔다. 당권파는 핵심인 이석기 비례대표 2번 당선자를 지키기 위한 전면 투쟁에 들어갔고, 비당권파는 윤금순 비례대표 1번 당선자의 전격사퇴 카드로 당권파를 압박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전 비례대표 당선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하며 당권파를 몰아붙였다. 19대 국회 당선자 300명 중 첫 사퇴다. 그는 “선거를 같이 치렀으면 책임도 같이 져야 한다”며 비례대표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의 총사퇴를 압박했다. 5일 새벽까지 이틀째 이어진 전국운영위에선 비당권파인 이영희(8번) 나순자(11번) 윤난실(13번) 비례대표 후보가 잇따라 사퇴 의사를 밝히며 당권파인 이석기(2번) 김재연(3번) 당선자의 사퇴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이, 김 당선자는 끝내 거취를 밝히지 않았다. 비당권파는 △대표단 총사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경선으로 순위가 결정된 비례대표 후보(14명) 총사퇴를 운영위 안건으로 기습 발의한 후 5일 새벽까지 표결을 위해 밀어붙였으나 당권파는 끝까지 저항했다. 당권파 이정희 공동대표는 당 진상조사위 결과를 “불신에 기초한 의혹만 내세울 뿐”이라고 비난했다. 공동대표단 총사퇴 요구도 거부했다. 우위영 당 대변인은 비당권파의 표결 요구를 “초헌법적 쿠데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당권파는 오히려 ‘3개 안건 폐기안’을 표결에 부치는 역공에 나섰으나 부결되자 정회를 거듭하며 회의를 지연시키기도 했다. 비당권파인 유시민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경선이 민주주의 일반 원칙과 상식에 어긋났다”며 “이런 선거를 본 적이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 당을 고쳐 쓸 건지, 폐기할 건지 고뇌하고 있다”며 당권파에 대한 절망감을 드러냈다. 비당권파는 당권파가 끝내 사퇴를 거부하면 비례대표 4∼6번 당선자 중 비당권파인 박원석 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6번)의 ‘조건부 사퇴’ 카드로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으로 비례 순번을 받았지만 모든 당선자가 공동 책임을 지자는 명분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당권파가 영입했지만 계파색이 엷은 4, 5번 당선자도 ‘당권파 비판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와 비당권파인 심상정, 유시민 공동대표가 부정선거로 드러난 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 4일 정면충돌했다.이 대표는 이날 당 전국운영위원회 개막 초부터 “진상조사단 보고는 불신에 기초한 의혹만 내세울 뿐 합리적 추론이나 사실관계 조사가 없어 수용할 수 없다”며 공동대표단이 구성했던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스스로 부정했다.유, 심 대표는 분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력 반발했다. 부정선거 사태가 불거진 이후 대표단 갈등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발언을 자제했던 두 대표는 이날만큼은 이 대표와 당권파에 대해 작심한 듯 날을 세웠다. 비당권파는 대표단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경선으로 순위가 결정된 비례대표 후보 전원(14명) 사퇴를 전국운영위 의결 안건으로 기습 발의했다.전국운영위는 당권파 소속으로 보이는 50여 명이 참관인 자격으로 회의장 뒤에 빼곡히 선 채 진상조사위원에게 욕설과 고성을 퍼부으며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은 이 대표 발언엔 “대표님 힘내세요”라며 환호를 보내고 박수를 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이 대표는 “당원들은 소명 기회도 받지 못한 채 부정선거 당사자로 내몰렸다”며 “누가 진보정치에 십수 년 몸바쳐 온 귀한 당원들을 부정행위자로 내모는가. 진상조사단은 당원을 모함하고 모욕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상조사위 활동 기간은) 내가 다른 공동대표에게 당무를 부탁하고 (휴가를 냈던) 2주간”이었다며 진상조사단 구성의 책임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도 보였다.이 대표는 “오늘(4일)까지 (대표단과) 협력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럴 때마다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중요하지 않고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한 때라는 말을 들었다. 당권파와 함께 철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비당권파의 대표단 즉각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 요구를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일축하며, 12일 중앙위원회 이후 사퇴할 의사를 밝혔다.유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원래 인사말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해야겠다”며 마이크를 잡고 “부정이냐 부실이냐를 떠나 민주주의 일반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당이 쇄신하고 국민의 눈높이로 대화할 기초를 만들지 못하면 당의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질 것”이라며 “우리가 바르게 행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흔들린 것이야말로 당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심 대표는 “오늘 아침 만난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은 이 당을 고쳐 쓸 건지, 폐기할 건지 고뇌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었던 것이냐’라는 절규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통진당은 자유로운 결사체이지만 헌법으로 뒷받침되는 공당이다.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조직의 폐쇄적 논리로 치부를 가리는 낡은 관성과 유산을 과감하게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는 “(조사 결과를) 두 번, 세 번 충분히 검토했다”며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였음을 강조했다. 당권파인 이 대표가 ‘의혹만 내세우는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공격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민주노총 출신의 한 운영위원은 “진보는 도덕성으로 살아야 한다. 만약 새누리당이 이런 일을 저질렀으면 우리가 어떻게 했겠나”라며 뼈저린 자성을 촉구했다.참관인 50여 명은 진상조사위가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는 내내 “가능성 있는 의혹을 제기하라” “장난하냐, 우리가 호구로 보이냐”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고성과 야유를 보냈다. 이들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19대 국회의원 13명’을 배출한 공당의 공식 회의라기엔 민망할 정도였다. 회의장에 온 대학생들에게 “너희들 끝날 때까지 어디 가지 마”라며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당권파인 김승교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 개별적 부실과 부정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 조사했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펼쳤다. 그는 “온라인투표 시스템이 문제 있다면 이 시스템으로 경선을 치러 후보가 된 총선 지역구 당선자들도 안전하겠나”라고도 했다.조사 결과의 신빙성을 문제 삼는 일부 운영위원의 문제 제기 수준은 코미디에 가까웠다. 한 운영위원은 조사단이 대리투표로 의심되는 인터넷주소(IP)를 통해 투표한 선거인단을 전화로 조사해 일부에게서 ‘투표 자격이 있는 당원이 아님에도 투표했다’는 답을 받았다고 공개한 데 대해 “내가 아는 한 당원은 피곤한 상태에서 전화를 받아 짜증나 당원이 아니라고 답했다”고 강변했다. “당원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국민 눈높이를 먼저 맞추려고 하면 진보정당 못한다”(안동섭 운영위원)는 말까지 나왔다.정회 시간에 유 대표가 “회의가 진행이 안 된다. 참관인을 내보내야 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당을 걱정하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유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다 당원이고 걱정한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라며 언성을 높여 험악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 전국운영위원회 ::통합진보당 당헌에 따라 △당규의 제정과 개정 △주요 정책 및 당 방침 수립 △공직선거 후보 인준 △공동대표단에서 제출한 안건 처리 등을 담당하는 당의 대의기관으로,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 다음의 권한을 갖는다. 운영위원은 모두 50명. 민주노동당 출신이 55%, 국민참여당 출신이 30%, 진보신당 탈당파 출신이 15%를 차지한다.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가 전국운영위 의장을,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가 부의장을 맡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통합진보당의 총선 비례대표 후보 경선이 부정으로 드러나 당선자뿐만 아니라 경선으로 순위가 결정된 후보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친노무현 그룹인 국민참여당 출신의 천호선 공동대변인은 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비례대표 순위투표 자체의 정당성과 신뢰성이 무너졌다”며 후보자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PD계(민중민주계열)인 진보신당 탈당파도 같은 견해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진당은 3월 비례대표 경선으로 후보 20명의 순번을 확정했고 총선 결과 6명이 당선됐다. 경선은 외부영입을 통해 전략공천된 후보들의 경우 지도부가 순위를 확정한 뒤 찬반 여부만 묻고, 다른 후보들은 현장투표와 온라인투표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명이 나섰던 장애인 후보는 전체 순위와 관계없이 그들 중 1, 2위를 7번과 17번에 배치했다. 비주류 측은 당선자 중 경선으로 순위가 결정된 NL계(민족해방계열)의 윤금순(1번), 이석기 후보(2번)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재연 당선자는 별도의 온라인투표를 통해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뒤 3번을 배정받아 찬반 투표만 거쳤지만 청년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정이 드러나 사퇴 대상에 포함된다. 정진후 전 전국교직원노조 위원장 등 4∼6번 외부영입 당선자는 경선으로 순위가 결정된 경우가 아니라 사퇴 목소리가 많지는 않다. 일반적이라면 비례대표 1∼3번이 사퇴한 자리를 7∼9번 후보가 승계하면 된다. 그러나 투표로 순위가 결정된 후보는 선거 자체가 효력이 없으므로 모두 승계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많다. 이렇게 되면 12번인 유시민 공동대표와 ‘가카의 빗역’ 표현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해 논란이 됐다가 10년에 걸친 근무평가에서 하위 2%에 들어 판사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서기호 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14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18번)만 남는다. 그러나 유 공동대표는 지도부 책임론에 몰려 있어 정치적으로 ‘승계 불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경우 승계자가 두 명밖에 안 된다. 당내에서 조윤숙 장애인푸른아우성 대표(7번)를 소수자 배려 차원에서 승계 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비례대표 명부에 있는 후보 중 일부가 사퇴하거나 당이 후보를 제명하면 순위를 건너뛰어 승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후보자 전원(20명)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는 한때 비례대표 명부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명을 새로운 사람으로 채운 뒤 1∼6번을 국회에 입성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상 이미 제출된 후보 외에 다른 사람은 비례대표 명부에 추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윤금순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는 3일까지 아무런 의사를 밝히지 않아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부정선거 책임론을 둘러싸고 3일 당내 계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부정선거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당권파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이번 사태를 ‘관행’으로 치부하며 ‘당권 거래’까지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비례대표 2번인 이석기 당선자(사진)는 부정선거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사흘 전인 4월 29일 유시민 공동대표를 만나 “당대표를 맡아 달라. 그 대신 (당권파의) 당 지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3일 밝혔다. 당권파가 표면적으론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되 실질적인 당권은 놓지 않으려는 것이다. 당권파가 위기에 처하자 ‘얼굴’인 이정희 공동대표 대신 ‘몸통’인 이 당선자가 직접 나섰다는 점이 주목된다.이 당선자는 ‘경기동부연합’으로 불리는 옛 민주노동당 출신 당권파의 핵심 실세로 통한다. 대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결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의 경기남부위원장을 지냈다. 민혁당은 NL계 주체사상파의 대부로 알려진 김영환 씨가 1992년 북한을 추종해 만든 지하조직이다. 사퇴 대상으로 압박받는 당권파 ‘몸통’이 직접 지분 거래에 나선 셈이다. 유 대표는 이 당선자의 거래를 거절했다고 한다.○ 당권파의 ‘이석기 구하기’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갈등하는 핵심 쟁점은 부정선거 관련 의혹을 받는 비례대표 당선자 1∼3번의 사퇴 여부다. 당권파는 자파 소속 이정희 대표를 사퇴시키는 대신 1∼3번 당선자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다. 반면 국민참여당(친노무현 그룹)과 진보신당 탈당파(PD계·민중민주계열)가 주축인 비주류는 정당성을 상실한 경선을 통해 순번을 받은 1∼3번 당선자를 모두 사퇴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전날 당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공격했던 당권파 이의엽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존의 잘못된 관행, 미비한 제도, 통합 이전에 가지고 있던 서로 다른 조직문화 등의 차이 때문에 (이번 파문이) 생겨난 것”이라며 부정선거를 ‘관행’으로 돌렸다. 이 대표는 3일 대표단 회의에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진상조사 보고서를 받아보지 못한 상태”라며 “어떤 경선 후보자에게 어떤 부정이 담긴 표가 주어졌는지 백지상태다. 전혀 알지 못한다”고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이를 두고 “당권파가 이석기 당선자를 살리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부정선거를 처음 공론화한 이청호 부산 금정위원장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당권파의 행태는 여론은 물론이고 일반 당원들의 뜻과도 어긋나는 것이다. 7년 전 북한에서 아이를 낳아 ‘종북 원정 출산’ 논란을 빚었던 비례대표 15번 황선 씨가 2일 밤 당 홈페이지에 ‘진상 결과 발표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글을 올리자 당원들의 비판 댓글이 쇄도했다. 황 씨 역시 당권파로 분류된다.○ 공동대표단 “검찰수사 즉각 중단해야”이날 대표단 회의에서도 계파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유시민 대표와 PD계 심상정 대표는 수습 방안을 놓고 이 대표와 시각차를 드러냈다. 당권파 이정희 대표는 “행위 정도에 따라 관련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책임 주체를 ‘관련자’로 한정한 것이다. 반면 PD계 심 대표는 “필요하다면 비대위 구성을 포함해 재창당의 각오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사실상 대표단의 총사퇴를 주장했다. 참여당 출신 유 대표는 “국민 앞에 분명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검찰은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라이트코리아의 고발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통진당 공동대표단은 이에 맞서 ‘공동대표단 입장’ 성명을 내고 “검찰은 수사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현장투표소 61곳에서 대리투표 의혹이날 공개된 당 진상조사보고서에 드러난 부정선거 실태는 공당의 행태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온라인 투표의 경우 특정 인터넷주소(IP)에서 대리투표가 자행됐음이 확인됐다. 조사단이 대리투표로 의심되는 IP에서 투표한 당원 90명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응답자 65명 중 12명은 아예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명백한 대리투표 증거다. 7명은 당원이 아니었다. 비례대표 경선엔 당원만 참여할 수 있다. 투표했다는 53명 중에서도 ‘투표 방식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이 7명이었고 ‘가족이 해줬다’는 사람도 2명 있었다.218개 현장 투표소 중 61곳에서 투표 관리자의 서명을 모방하거나 명부 조작이 의심돼 대리투표 및 대리서명 의혹이 제기됐다. 582명은 선거 규정을 위반했음에도 유효표로 처리됐다.NL계 당권파는 과거에도 줄곧 당내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제야 드러난 것은 조직문화가 다른 새로운 세력이 합류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옛 운동권 방식을 고수해온 민노당은 ‘조직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폐쇄적 구조여서 내부 고발자가 나오기 힘든 반면에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참여당은 구성원의 활발한 의견 개진이 조직 문화의 근간을 이룬다는 것. 부정선거를 처음 고발한 이청호 위원장도 참여당 출신이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을 “총체적 부정·부실 선거”로 규정한 조준호 당 진상조사위원장은 올 2월 뒤늦게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통진당은 NL계(민족해방계열)의 민주노동당 출신 이정희, PD계(민중민주계열)의 진보신당 탈당파 출신 심상정, 친노(친노무현)그룹인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등 ‘3인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했다가 노동자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겠다며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조 공동대표를 추가 선임했다. 조 위원장은 1일 밤 공동대표단 회의에서 “조사 결과는 대표단 합의로 발표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을 뿌리치고 “내가 전권을 위임받았으니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며 발표를 강행했다고 한다. 그는 2일 대표단 보고에 앞서 기자회견을 강행하는 소신을 보였다. 민노당에서 당대회 의장을 지낸 이력 등을 두고 그가 NL계 비주류인 울산연합 출신이라는 말도 있지만, 특정 계파색이 엷다는 평가도 있다. 울산연합은 경기동부연합처럼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NL계)의 지역 지부였고 경기동부연합과 긴장관계에 있었다. 조 위원장의 ‘소신 발표’에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가 반발한 것을 NL계 내부의 기싸움으로 보기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달 18일과 이달 1일 당 홈페이지에 비례대표 경선 부정을 잇달아 공개해 ‘내부 양심 고발자’가 된 이청호 부산 금정위원장(42)은 국민참여당 출신이다.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숨진 후 참여당에 입당해 2010년 금정구의원에 당선됐다. 비례대표 경선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순위가 밀려난 후보는 대부분 참여당 출신이다. 온라인투표에서 여성 부문 1위였지만 현장투표에서 윤금순 후보(1번)에게 밀려 9번으로 내려앉은 오옥만 후보가 대표적 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합진보당의 총선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선거 의혹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비례대표 1∼3번 당선자는 모두 통진당의 당권을 장악한 민족해방(NL)계열 소속이다. 비례대표 1번인 윤금순 전 전국여성농민총연합회장은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민노당은 지난해 12월 통진당이 출범할 때 합류했던 진보 성향의 주요 3세력 가운데 가장 큰 덩치다. 1984년 충북 충주에서 농민운동을 시작했으며 계파로는 인천연합과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연합은 2001년 민노당에 합류하면서 당의 주류로 등장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NL계)의 지역 지부다. 통진당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도 전국연합의 지역 지부로 출발했다. 윤 전 회장은 비례대표 온라인 경선에서 여성 부문 2위였으나 현장투표 합산 결과 1위가 됐다. 비례대표 2번인 이석기 사회동향연구소 대표는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의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이다. 법원은 민혁당을 ‘김일성주의를 지도이념으로 하는 반국가단체’로 규정했다. 2003년 석방된 이후 인터넷매체 ‘민중의 소리’ 이사를 지냈다. 국민참여당 출신 이청호 부산 금정위원장은 이석기 당선자가 남성 부문 1위를 한 것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전산투표 관리업체가 세 번이나 (투표 내용을 알 수 있는) 소스코드를 열어봤다”며 온라인투표의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비례대표 3번인 김재연 전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은 청년비례대표 몫이다. 민노당 부대변인,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집행위원장을 지냈고 경기동부연합의 지원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청년비례대표 온라인투표에서도 소스코드 변경 의혹이 제기됐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사진) 측은 30일 불거진 문 고문의 대선 불출마설(說)에 대해 “소설”이라고 일축했다.한 주간지는 이날 ‘문 고문의 친인척을 만난 지인’의 말을 인용해 “문 고문이 가족들과 대선 출마 논의를 했으며 불출마로 입장이 기울어졌다”고 보도했다. 문 고문 측 관계자는 “웃음이 나올 정도의 근거 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정치권에선 그가 대선에 출마할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본다. 대부분의 대선주자들과 달리 문 고문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스타일이 아니란 것이다. 문 고문은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나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정권교체를 위해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담합과 거짓말 논란으로 얼룩진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구상’에 합의하는 과정에 문 고문이 관여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당내 비판에 직면한 점이 문 고문의 고민을 더욱 깊게 했다는 관측도 있다.4·11총선 과정에서 문 고문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것도 부담이다. 선거 기간에 당의 수도권 지원유세 요청을 문 고문이 외면한 데 대한 비판도 많다. 당 관계자는 “지나친 겸양지덕으로 대선후보로서의 능력이나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하지만 문 고문이 이미 민주당의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의 명실상부한 구심점이라는 점에서 불출마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그의 담백한 성정으로 볼 때 ‘이-박 연대’ 논란에서 자신의 행위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것에 혐오를 느꼈을 수 있다”면서도 “지지 세력에게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툭툭 손 털듯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이날 문 고문의 대선 불출마설이 퍼지자 주식시장에선 관련 테마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들생명과학은 215원(11.38%) 급락한 1675원에, 우리들제약은 160원(7.08%) 하락한 2100원에 장을 마쳤다. 두 회사는 최대주주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으며 문 고문과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바른손과 유성티엔에스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바른손은 12.10%, 유성티엔에스는 7.33% 떨어졌다. 반면에 ‘문재인 대체재’로 거론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관련한 테마주들은 아즈텍WB와 한라IMS가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급등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