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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철수했다! 우리가 이겼다!” “빨리 내란 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나섰다가 실패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두 시위대의 표정은 엇갈렸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대통령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공수처가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이 자리에 뼈를 묻는다. 대통령과 함께한다”고 외쳤다. 반면 대통령 탄핵과 수사를 촉구한 반대편 시위대는 분노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은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한남동이 대한민국의 분열을 상징하는 장소가 돼 버렸다”며 고개를 저었다.● 새벽부터 집결한 尹 지지자들 전날 밤부터 ‘공수처가 3일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3일 이른 새벽부터 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한남동에 집결했다. 오전 7시경엔 ‘부정선거 검증하라’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 등의 피켓을 든 대통령 지지자 600여 명이 모였다. 오전 7시 21분경 공수처 차량이 관저 인근으로 진입하자 지지자들은 인간 바리케이드를 치고 “공수처는 꺼져라” 등 고성을 질렀다. 공수처가 관저에 들어간 뒤부턴 시위대 인원이 시시각각 늘어났다. 오전 9시 기준 1200명, 낮 12시엔 6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윤 대통령 체포를 걱정하던 시위대는 오후 1시 36분경 공수처가 철수한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이들은 “대통령을 핍박하는 세력이야말로 내란 수괴다” “이재명 사형” 등을 외쳤다. 오후 1시 50분경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시위대 측 무대에 올라 “이재명이 자기가 살려고 이런 짓 하는 거야. 이재명 어떻게 해야 해?”라고 말하자 시위대가 “처단” “사형”을 외쳤다. 영장 집행이 중단된 이후에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시위대가 계속 몰려들어 오후 4시에는 약 1만1000명으로 불어났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김승래 씨(69)는 “아침 식사 도중 영장 집행 소식을 듣고 대통령 관저로 달려왔다”며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대통령의 편지를 봤을 땐 눈물이 나왔다”고 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온 송복현 씨(74)는 “대통령이 무너지면 우리나라가 무너진다. 죄 없는 대통령이 끌려가지 않아 너무 다행이다”라며 “대통령이 앞으로 부정선거를 밝혀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 진영은 “윤석열 퇴진” “경호처 비켜라” 행진반면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던 반대 진영은 체포 실패 소식에 격분했다. 오후 3시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한강진역 일대에 속속 몰려들었다. 이들은 ‘내란 공범, 내란 선동범들 싹 쓸어버리자’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오후 3시 45분경부턴 약 3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노조원이 “윤석열을 당장 파면해야 한다” 등을 외치며 관저 근처를 포함해 이 일대 2.5km를 행진했다. 이들이 관저 인근 한남초등학교로 행진했고, 이미 일대에서 집회 중이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주쳤다. 양측은 서로에게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했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모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도 오후 7시 20분 한강진역에서 한남2동 지하차도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경호처는 가족 친구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경호처는 비겨라” 등을 외쳤다. 현장을 지켜본 한남동 주민들은 “나라도, 국민도, 한남동도 분열됐다”며 한숨지었다. 시위대와 경찰 인력 등이 몰리며 새벽부터 주변 통행 차량은 극심한 체증에 시달렸고 주민들은 소음으로 고통받았다. 이태원 주민 최모 씨(52)는 “계엄 이후 집 근처에 시위대, 경찰이 많아 불안하다”며 “그전처럼 마음 편하게 동네를 다니고 싶다”고 했다. 인근 식당 사장인 김모 씨는 “시위대가 담배 꽁초와 쓰레기를 버리고 가거나, 막무가내로 들어와 매장 화장실을 쓰려고 한다”며 “최근엔 손님을 제한하는 문구도 문 앞에 써 붙이고 커튼도 쳤다”고 밝혔다. 한편 주말인 4, 5일에도 한남동 관저 일대 등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열려 50만 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에서 상인과 행인들을 차로 쳐 사망자 1명을 포함해 13명의 사상자를 낸 75세 치매 운전자가 최근 10개월간 치매 치료를 중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치매 증상을 방치한 상태에서 차를 몰고 나와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전문가들은 약 복용을 중단하면 치매 증상 악화가 빨리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지난해 기준 100만 명 이상으로 파악된 가운데 관련 사고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개월간 치매 치료 방치 후 운전 2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가해 운전자 김모 씨는 2023년 11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아 첫 3개월간 약을 복용했다. 그러나 약이 떨어진 지난해 2월부터는 치매 관련 진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진단 이후 약 10개월간 치매를 사실상 방치하다가 지난해 12월 31일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경찰이 의료기록을 확인할 수 없으나 운전자 가족을 통해 이런 내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김 씨는 1종 보통면허를 소지하고 있었는데, 2022년 9월 적성검사 후 갱신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미 김 씨는 2022년 2월 양천구 관내 보건소에서 치매 치료 권고를 받았다. 치매 치료를 권고받은 7개월 뒤 면허가 갱신된 것이다. 75세 이전 운전자의 경우 치매 증상이 있더라도 본인이나 의사의 신고 없이는 당국이 치매 사실을 파악하기 어렵다. 현행법상 면허 갱신을 위해 필요한 치매인지선별검사(CIST)는 75세 이상 운전자부터 3년 단위로 받는다. 당시 2022년 기준 72세였던 김 씨는 검사 대상이 아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 기준 전국 치매 환자 수는 60∼64세가 2만5799명, 65∼69세가 4만5700명, 70∼74세가 8만6119명이다. ● 치매 인구 증가, 면허 주기 등 갱신해야 고령화 탓에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좁히고 치매 검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고령 치매 환자는 최근 10년 새 4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2015년 62만5259명에서 지난해 105만2977명으로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대비 치매 환자 비율(유병률)도 2015년 9.54%에서 지난해 10.52%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라고 무조건 운전면허 소지를 제한할 순 없지만 사고를 막기 위해 관련 검사를 강화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치매가 중증으로 진행되면 운동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반사신경이 느려진다. 브레이크 등 차량 조작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인지 능력이 저하될 경우 집중력과 판단력이 함께 흐려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노란불일 때 계속 진행할지, 멈출지 등을 판단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뒤에서 끼어드는 차량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치매로 인해 성격이 바뀌어 참을성이 저하되거나 충동적으로 바뀌는 경우에는 인지 능력이나 운동 능력이 정상이라도 교통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운전을 그만둬야 된다고 말할 순 없다”며 “주기를 단축해 운전 검사 능력을 자주 확인하고, 운전 능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빠를 가능성이 높은 경우 야간 운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는 방식의 면허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79명이 숨진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둘러싼 음모론과 허위 정보가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일부 유튜버와 누리꾼들은 아무런 근거 없이 “특정 정치 세력의 자작극”, “북한의 대남 공작” 등의 소문을 유포했다. 사망자 유가족에 대한 모욕성 글까지 올라오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짜 정보들은 국가적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사고 둘러싼 음모론 확산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관련 허위 정보가 퍼지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번 사고는 정치 세력의 자작극’이라며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언론에 인용된 사고 순간 영상을 촬영한 시민에 대해서는 “미리 사고가 날 것을 알고 사전에 섭외했다”는 식의 의혹이 퍼지고 있다. 이 유튜버들은 긴박한 사고 상황에서도 영상이 매우 차분하게 촬영됐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소문을 퍼뜨렸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해당 영상을 촬영한 이근영 씨(48)와의 31일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물었다. 그는 “운영하는 가게가 공항과 활주로 근처라 비행기가 오가는 모습을 매일같이 본다”며 “그날(사고 당일)은 ‘쾅쾅쾅’ 소리가 들려 가게 밖으로 나가봤다”고 말했다. 공항 주변의 다른 목격자들도 사고 직전 상공에서 비행 중이던 비행기에서 쾅쾅 소리가 났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씨는 “비행기가 평소와 반대 방향으로 착륙하길래 이상해서 영상을 찍기 시작했는데 얼마 뒤 사고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씨가 찍은 영상을 언론이 인용 보도한 뒤 그는 “사전에 모의한 것 아니냐”는 등 협박 전화에 시달렸다. 이 씨는 “이런 허위 정보들은 사고 피해 회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당국이 엄중히 대처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사고 원인, 비행기 기종, 당시 기장 등을 둘러싼 허위 정보도 확산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선 “무안공항 직원이 몇 년 전 일부러 둔덕을 단단하게 지었다. 태풍이 올 때마다 둔덕을 다시 지어야 하는 게 싫어서 그랬다가 대형 참사를 일으켰다”는 소문이 돌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문제의 둔덕은 2007년 공항 개항 당시부터 존재했다. 여성에 대한 혐오를 담은 허위 정보도 퍼졌다. 한 커뮤니티에는 ‘사고 여객기의 기장이 여자였다’, ‘여자 기장이 새 떼를 보고 패닉에 빠졌다’, ‘기장이 여자라 랜딩 기어(바퀴) 안 나온 걸 몰랐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졌다. 제주항공은 사고 여객기의 기장, 부기장이 모두 남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족 모욕 글도… 경찰, 수사 착수 현재 무안공항에 머물고 있는 유족들을 모욕하는 글도 여럿 있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유족들이 보상금을 타기 위해 일부러 공항에 진을 치고 있다’, ‘유족들이 항공사를 망하게 하고 있다’ 등의 글이 확산 중이다. 이에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희생자와 유가족을 겨냥한 모욕성 게시글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고 31일 밝혔다. 유족 측 박철 변호사도 이날 “유족 및 피해자에 대한 허위 사실 등은 실시간 모니터링 뒤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재난 상황에서 이러한 악의성 허위 정보, 음모론은 국가적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허위 정보일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목적을 위해 ‘뉴스’라는 형식을 빌려서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확산하는 것이 문제”라며 “악성 허위 정보는 유포가 빨라 피해자 및 유족은 물론이고 대국민적으로 패닉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자극적으로 조작된 정보는 수용자의 뇌리에 깊게 남아 집단적 트라우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음모론 및 허위 정보로 인한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2024년의 마지막 날 전통시장에서 70대 고령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상가와 행인들에게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시민들은 지난해 7월 벌어진 서울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해했다.서울 양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31일 오후 3시 53분경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에서 74세 남성이 몰던 구형 에쿠스 승용차가 골목에 밀집된 가게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 시장상인이 병원 치료 도중 숨졌고 12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다.사고 전 이 차량은 인근 도로에서 버스를 앞질러 가던 중 가속해 시장으로 돌진했다고 한다. 가해 운전자는 경찰에 “앞 차량을 피해 가속하던 중 시장 가판대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알코올이나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송년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왔던 시민들은 날벼락 같은 사고로 공포에 떨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가해 차량은 시장 후문부터 80m가량 질주하며 골목 점포들을 확 쓸어버리듯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시장 골목에는 사과, 야채, 상점에서 쓰던 플라스틱 바구니, 아이스박스 등이 여기저기 뒹굴며 아수라장이 됐다. 곳곳에는 부상자들이 쓰러져 있었다. 축산가게 상인은 “차가 마치 날아오듯 달려와 과일가게와 횟집 등을 치고 나서야 멈췄다”며 “사람이 많은 시간이라 부상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 직원은 “사고 당시 ‘쿵’ 하는 굉음이 들려서 나가 보니 가해 차량이 가게 4, 5곳을 쫙 밀고 멈춘 것 같았다”고 했다. 사고 직후 차에서 내리는 가해 운전자를 목격했다는 상인은 “운전자가 내리더니 ‘나도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다. 비탈길에서 미끄러졌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는 “가해 운전자 본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 채 어안이 벙벙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고 밝혔다.운전자가 70대라는 사실에 고령 운전자 논란도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7월 1일 서울시청역 사거리에서는 69세 남성이 몰던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졌다. 당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액셀(가속페달)을 여러 차례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전국 곳곳에 마련된 무안 제주공항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이틀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족들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참사가 일어난 지 사흘째인 31일 오후 7시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서 분향이 시작되자 100여 명의 유족이 줄지어 섰다. 한 중년 남성은 아들의 위패를 쓰다듬으며 오열했고, 또 다른 유족은 영정사진을 마주하자 주저앉아 울기도 했다. 공항 분향소는 준비가 지연돼 31일 오후에야 문을 열었다. 전남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오전 7시 반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분향소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지만 그 전부터 많은 조문객이 줄을 섰다. 전북 정읍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왔다는 민중원 씨(38)는 “(위패를 보니) 같은 돌림자 쓰는 분들이 있었다”며 “가족끼리 연말이라 해외로 놀러 갔을 텐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목포에서 세 살 딸, 아내와 함께 온 김운영 씨(48)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왔다. 나이가 어린 희생자도 있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사고를 직접 목격했다는 조문객도 있었다.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망운면에 사는 송남수 씨(65)는 “(사고 현장) 기억이 도무지 잊히지 않아 추모하러 왔다”고 했다.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 앞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온 근조 화환들이 줄지어 놓였다.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에서 온 것이었다. 이번 사고 최고령 희생자의 지인이라는 손영배 씨(76)는 화환을 둘러본 뒤 “보기 드물게 착하고 순한 사람이었다. 사고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정문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대기줄에 서서 눈물을 훔치거나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읊조렸다. 조화들 사이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신위’라는 위패가 놓였다. 분향소를 방문한 이모 양(18)은 “대학 입학을 앞뒀다는 희생자 사연을 읽었는데 동갑인 것 같아 마음이 더욱 먹먹했다”고 말했다. 분향소에는 많은 자원봉사자들도 있었다. 무안스포츠파크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는 박창심 씨(67)는 “29일 사고 이후부터 사흘째 봉사 중”이라고 했다. 박 씨는 “(유가족들이) 내 자식, 내 형제 같은 마음에 일을 제쳐 두고 분향소로 왔다. 일주일 내내 이곳에 머물며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시도별 합동분향소는 지난해 12월 30일 전남 무안, 광주, 대전, 세종을 시작으로 이날 부산, 인천, 울산 등 총 17개 시도, 66개 시군구에 마련됐다. 일부는 1월 4일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다.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무안=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24년의 마지막 날 전통시장에서 70대 고령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상가와 행인들에게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시민들은 지난해 7월 벌어진 서울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해했다.서울 양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31일 오후 3시 53분경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에서 74세 남성이 몰던 구형 에쿠스 승용차가 골목에 밀집된 가게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 시장상인이 병원 치료 도중 숨졌고 12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다.사고 전 이 차량은 인근 도로에서 버스를 앞질러 가던 중 가속해 시장으로 돌진했다고 한다. 가해 운전자는 경찰에 “앞 차량을 피해 가속하던 중 시장 가판대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알코올이나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송년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왔던 시민들은 날벼락 같은 사고로 공포에 떨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가해 차량은 시장 후문부터 80m가량 질주하며 골목 점포들을 확 쓸어버리듯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시장 골목에는 사과, 야채, 상점에서 쓰던 플라스틱 바구니, 아이스박스 등이 여기저기 뒹굴며 아수라장이 됐다. 곳곳에는 부상자들이 쓰러져 있었다. 축산가게 상인은 “차가 마치 날아오듯 달려와 과일가게와 횟집 등을 치고 나서야 멈췄다”며 “사람이 많은 시간이라 부상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 직원은 “사고 당시 ‘쿵’ 하는 굉음이 들려서 나가 보니 가해 차량이 가게 4, 5곳을 쫙 밀고 멈춘 것 같았다”고 했다. 사고 직후 차에서 내리는 가해 운전자를 목격했다는 상인은 “운전자가 내리더니 ‘나도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다. 비탈길에서 미끄러졌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는 “가해 운전자 본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 채 어안이 벙벙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고 밝혔다.운전자가 70대라는 사실에 고령 운전자 논란도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7월 1일 서울시청역 사거리에서는 69세 남성이 몰던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졌다. 당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액셀(가속페달)을 여러 차례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전국 곳곳에 마련된 무안 제주공항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이틀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족들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들도 분향소를 찾았다.참사가 일어난 지 사흘째인 31일 오후 7시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서 분향이 시작되자 100여 명의 유족이 줄지어 섰다. 한 중년 남성은 아들의 위패를 쓰다듬으며 오열했고, 또 다른 유족은 영정사진을 마주하자 주저앉아 울기도 했다. 공항 분향소는 준비가 지연돼 31일 오후에야 문을 열었다.전남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오전 7시 반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분향소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지만 그 전부터 많은 조문객이 줄을 섰다. 전북 정읍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왔다는 민중원 씨(38)는 “(위패를 보니) 같은 돌림자 쓰는 분들이 있었다”며 “가족끼리 연말이라 해외로 놀러 갔을 텐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목포에서 세 살 딸, 아내와 함께 온 김운영 씨(48)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왔다. 나이가 어린 희생자도 있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사고를 직접 목격했다는 조문객도 있었다.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망운면에 사는 송남수 씨(65)는 “(사고 현장) 기억이 도무지 잊히지 않아 추모하러 왔다”고 했다.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 앞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온 근조 화환들이 줄지어 놓였다.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에서 온 것이었다. 이번 사고 최고령 희생자의 지인이라는 손영배 씨(76)는 화환을 둘러본 뒤 “보기 드물게 착하고 순한 사람이었다. 사고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며 울먹였다.서울 중구 서울시청 정문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대기줄에 서서 눈물을 훔치거나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읊조렸다. 조화들 사이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신위’라는 위패가 놓였다. 분향소를 방문한 이모 양(18)은 “대학 입학을 앞뒀다는 희생자 사연을 읽었는데 동갑인 것 같아 마음이 더욱 먹먹했다”고 말했다.분향소에는 많은 자원봉사자들도 있었다. 무안스포츠파크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는 박창심 씨(67)는 “29일 사고 이후부터 사흘째 봉사 중”이라고 했다. 박 씨는 “(유가족들이) 내 자식, 내 형제 같은 마음에 일을 제쳐 두고 분향소로 왔다. 일주일 내내 이곳에 머물며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전국 시도별 합동분향소는 지난해 12월 30일 전남 무안, 광주, 대전, 세종을 시작으로 이날 부산, 인천, 울산 등 총 17개 시도, 66개 시군구에 마련됐다. 일부는 1월 4일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다.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태국인 여성 승객 차으 시리톤 씨(22)의 유가족이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다른 희생자인 쫑룩 둥마니 씨(45)의 한국인 남편은 아내의 시신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둥마니 씨의 지인인 김카몬 차녹 씨는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유가족 텐트를 찾아 “어린 자녀 2명이 태국에서 어머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차녹 씨에 따르면, 둥마니 씨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지난달 29일 태국 여행을 함께 갔다가 남편을 먼저 한국에 보내고 혼자 나중에 돌아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차녹 씨는 “10세, 16세 어린 자녀가 아직 태국에 있는데 어머니 소식을 듣고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둥마니 씨 부부는 약 5년 전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은 태국에 있고 부부만 한국에서 생계를 꾸리다가 둥마니 씨가 11월 직장을 그만둔 뒤 모처럼 고향에 다녀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리톤 씨는 방콕대에 재학 중이던 학생으로 졸업을 3개월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시리톤 씨는 한국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태국인 여성 승객 시리톤 샤우 씨(22)의 유가족이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다른 희생자인 종룩 동그마니 씨(45)의 한국인 남편은 아내의 시신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동그마니 씨의 지인인 김카몬 차녹 씨는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유가족 텐트를 찾아 “어린 자녀 2명이 태국에서 어머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차녹 씨에 따르면, 동그마니 씨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지난달 29일 태국 여행을 함께 갔다가 남편을 먼저 한국에 보내고 혼자 나중에 돌아오던 길에 변을 당했다. 차녹 씨는 “10살, 16살 어린 자녀가 아직 태국에 있는데 어머니 소식을 듣고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동그마니 씨 부부는 약 5년 전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은 태국에 있고 부부만 한국에서 생계를 꾸리다가 동그마니 씨가 11월 직장을 그만둔 뒤 모처럼 고향에 다녀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샤우 씨는 방콕대학에 재학 중이던 학생으로 졸업을 3개월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태국에서도 소수 민족이라 대학을 간 것만으로도 집안의 자랑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샤우 씨는 한국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비행기에 출발하기 직전 밤 12시 24분경에 ‘공항에서 출발해요’라는 문자를 남겼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상공에 접근한 제주항공 7C2216편의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는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지상에서 당시 순간을 목격한 시민들은 “펑 하는 굉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후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며 활주로로 접근했지만 랜딩기어(바퀴)가 밖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이례적일 정도로 낮게 날며 활주로에 접근한 비행기는 결국 바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로 착륙한 뒤 지면을 수백 m 미끄러진 끝에 활주로 벽에 부딪쳤다. 사고 현장에서 2km 떨어진 마을에 사는 김영준 씨(46)는 “비행기 엔진에서 불빛이 번쩍이더니 연기가 무섭게 피어올랐다”며 “‘쾅’ 하는 굉음 이후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메이데이” 4분 만에 화염 휩싸여이날 오전 1시 반(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우고 이륙한 비행기는 원래 오전 8시 30분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날 오전 8시 57분경 비행기가 접근하자 새 떼를 조심하라며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전달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후 비행기는 관제탑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드 스트라이크(새 떼와의 충돌)’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당시 순간을 지상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비행기 오른쪽 날개에 달린 엔진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왼쪽 날개와 엔진은 멀쩡했다. 공항 인근 주민 유정필 씨(40)는 “밖에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펑’ 하고 큰 소리가 나더니 비행기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 불꽃이 한 번 터졌다”며 “그 뒤에도 ‘펑’ 소리가 몇 번 들렸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이근영 씨는 “멀리서 쾅쾅쾅 소리가 들려서 밖에 나가 보니 하늘에서 비행기가 오고 있는데 평소와 방향도 다르고 고도도 이상하게 낮았다”고 말했다. 관제탑 경고 2분 뒤 기장은 ‘메이데이’(긴급 구조 요청)를 선언했다. 비행기는 1차 착륙 시도에 실패한 뒤 다시 고도를 높여 공항 상공을 한 바퀴 도는 복행(고어라운드·go-around)을 했다. 관제탑은 반대쪽에 있는 19번 활주로에 착륙할 것을 허가했고 기장은 오전 9시경 2차 착륙을 시도했다.하지만 앞바퀴 1개와 뒷바퀴 2개 등 바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동체 밖으로 전개되지 못했다. 비행기는 오전 9시 3분경 동체로 착륙한 끝에 미끄러져 담벼락에 굉음과 함께 충돌했다. 공항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박지수 씨(69)는 “처음에 비행기가 못 앉고 다시 올라갔다가 하늘을 한 바퀴 빙 돌더니 다시 착륙을 했는데 쉬지 않고 쭉 가다가 (어디에) 부딪쳤다”며 “집이 흔들릴 정도로 비행기 기체가 펑펑 터졌다”고 말했다. 충돌 현장을 목격한 홍모 씨(38)는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차올랐다”고 말했다. 비행기 조종석 부분부터 폭발이 시작됐고 기체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기체 주변 여기저기에선 회색 연기가 새어 나왔다. 메이데이 선언 불과 4분 만에 벌어진 참사였다.● 현장 곳곳에 희생자… “의자 400m 날아가”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29초에 “무안공항이다.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119에 첫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3분 동안 119에 “비행기가 추락해 불이 났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다”는 사고 신고가 줄줄이 접수됐다. 사고 이후 현장을 직접 목격한 40대 남성은 “기체 앞부분에 화재가 났고 대부분이 탔다. 희생자들은 곳곳에 튕겨 나가 있다”며 “사고 현장이 너무 참혹해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사고 현장을 본 한 유가족은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 비행기 좌석이 사고 지점에서 400∼500m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가 있더라”고 전했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사고 직전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한 탑승객이 휴대전화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안에 유독 가스가 가득 차 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들은 가족들이 급히 공항으로 달려갔고 도중에 사고 상황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무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지난달 27일 강원 원주시 호저면의 한 도로에서 52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1명이 다쳤다. 당시 원주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이달 2일 경기 안성시 두교교 인근 국도에서 차량 18대가 연쇄 추돌했다. 3.5t 화물차 운전자가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두 사고의 원인으로 블랙아이스를 지목했다. 블랙아이스는 눈 또는 비가 아스팔트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밤새 기온이 내려가 얼어붙으며 생긴다. 블랙아이스 위에서는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아도 멈추지 못하고 연쇄 추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겨울철 대형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3944건이었다. 이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2.41명으로, 도로가 얼지 않았을 때의 치사율(1.41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치사율 높은 블랙아이스, AI로 막는다 4일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중앙재난상황실. 초대형 스크린에 뜬 지도에는 고속도로 구간별로 살얼음 예측 정보가 표시됐다. 이날 전국 도로 상황은 관찰-주의-경계 3단계 중 가장 낮은 ‘관찰’ 단계였다. 만약 경계 단계가 되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염수분사장치를 작동시켜 도로 위 살얼음이 생기지 않도록 방지한다. 이 기술은 블랙아이스 사고를 막기 위해 개발됐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표면이 얇고 투명한 얼음층으로 덮이는 현상이다.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 맨눈으로는 얼음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한국도로공사는 선제적인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기상청과 협업해 ‘도로 살얼음 AI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AI가 전국의 기상관측장비에서 기상 데이터를 전송받아 분석해 1시간 후의 도로 살얼음 발생 위험도를 관찰, 주의, 경계 3단계로 나눠 알려준다. 경계 단계부터는 자동염수분사장치를 30분 간격으로 작동시켜 염화칼슘과 물을 섞은 염수를 분사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내부 시스템에 노면 정보를 입력하고 제설 작업을 지시했다면 이러한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대응 시간도 빨라졌다. 황우주 한국도로공사 재난관리처 방재계획차장은 “24시간 교대근무를 하지만 사람이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새벽 등에는 사고 위험을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AI가 그 빈틈을 메워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곽도로 관리 위해 안전예산 확대해야”살얼음 AI 관리 시스템 구축이 가능했던 것은 인프라를 확충한 덕분이다. 인프라는 고정식 기상관측소와 이동식 기상관측장치로 나뉜다. 고정식 기상관측소는 결빙취약구역 곳곳에 10∼20km 간격으로 설치돼 대기 온도, 노면 온도, 습도, 강수량, 노면 상태, 마찰계수 등 8∼10종의 기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정식 기상관측소를 현재 259개소에서 2026년 469개소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선별로는 올해까지 중부내륙선, 서해안선 등 7개 노선에 설치했고 동해선 등 24개 노선까지 확대해 2026년에는 총 31개 노선에서 운용할 예정이다. 이동식의 경우 안전 순찰차 448대에 노면 온도, 기온, 습도, 기압 등 4가지 요소를 측정하는 장비를 부착해 운행토록 하고 있다. 지사마다 차량 8대가 배치돼 2대씩 24시간 순찰을 하고 있다. 고정식·이동식 기상관측장비에서 수집한 기상정보는 재난상황실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과거 기상청이 제공하는 관측 정보는 도심지 위주다 보니 산지 등 고속도로의 실제 기상 상황과 차이가 컸다. 이 때문에 도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처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산간 도로 곳곳에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 AI 관리 시스템 알고리즘 고도화도 이뤄지고 있다. 2022년 개발된 1차 초기 모델의 경우 학습 데이터가 6만 건에 불과하다 보니 정확도가 약 70%였다. 2023년 개발된 2차 모델은 60만 건의 데이터를 학습시켰고 변수도 기존 9종에서 11종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정확도를 약 95%까지 끌어올렸다. 류승엽 한국도로공사 재난관리처 재난상황팀장은 “향후에는 변수를 추가 발굴하고 딥러닝 기술을 고도화해 알고리즘 정확도를 99%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지방 도로 등에도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국도와 달리 시 외곽 도로는 사고가 잦아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시설 확충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교부금 확대 등을 통해 지방 안전시설 설치 확대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공동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국내외에선 겨울철 ‘블랙아이스’로 인한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얼음 발생하지 않는 아스팔트’ 등 기술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두정산업은 ‘서방형 도로 결빙방지재’를 개발했다. 얼음을 녹일 수 있는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 등을 천연광물질과 소수성 재료로 감싸 캡슐화한 제품이다. 도로를 포장할 때 섞어 사용하면 아스팔트가 지속해서 결빙 방지 성분을 방출해 최대 7년간 도로에 블랙아이스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준다. 염수를 과도하게 사용할 때 생기는 도로 시설물 부식 등의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 이노로드는 탄소 나노튜브를 활용한 차세대 융설포장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면상발열체와 특수 단열층이 결합된 복합시트를 도로 표면 5∼8cm 아래에 시공하는 포장 기술이다. 면상발열체는 탄소 섬유를 압착해 만든 필름 형태의 발열체다. 전기 발열로 눈이나 블랙아이스를 신속히 녹일 수 있다. 기존 열선보다 40% 이상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블랙아이스를 경고해 주는 스마트 가로등을 설치했다.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 가로등이 도로에 블랙아이스가 생기면 조명으로 ‘동결 주의’라는 문자 경고를 노면에 투사하는 식이다. 이 가로등은 겨울철 결빙 사고가 잦은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의 야나지바타 다리 앞에 우선적으로 설치됐다. 폭설이 잦은 홋카이도는 도로 곳곳에 ‘그루빙’ 시공을 적용하고 있다. 그루빙은 도로에 작은 홈을 파는 것으로 차량 진행 방향으로 그루빙을 설치하면 타이어 미끄러짐을 막고 도로 표면의 얼음을 제거할 수 있다. 핀란드는 열 난방 파이프를 주요 도로 밑에 묻는 ‘로드히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미리 열 난방 파이프를 배관해 도로 결빙 문제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기존 대안으로 언급되는 열선은 100m당 수억 원의 설치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며 “경제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한 안전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남태령 대첩에서 승리했다. 국민이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 22일 오후 6시 4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트랙터 여러 대가 연달아 진입하자 주위를 둘러싼 시민들 사이에선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과천대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려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 차벽에 막혀 1박 2일간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나 대치 28시간여 만인 22일 오후 4시 25분경 협의 끝에 경찰이 차벽을 철수하면서 트랙터 10대가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이날 늦은 오후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한 전농 시위대는 “윤석열은 방을 빼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공범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 추산 약 3000명의 시위대가 관저 앞에 몰렸다. 경기 안양에서 왔다는 홍광희 씨(59)는 “21일 오후 2시부터 밤을 새우고 겨우 대통령 관저 앞까지 왔다”며 “나라를 살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위에 참여했고 결국 우리가 승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송혜인 씨(54)는 “경찰이 트랙터를 막은 건 집회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걸 꼭 보고 싶어서 남태령에서부터 여기까지 따라왔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트랙터 30여 대와 화물차 50여 대를 끌고 상경하던 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21일 낮 12시경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에 저지된 이후 하루 넘게 이곳에서 집회를 벌였다. 서울경찰청이 극심한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제한 통고’한 뒤 진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촉구에 찬성하는 시민들도 이곳 집회에 참여하며 주최 측 추산 최소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남태령 고개에 모인 시위대는 “수사 거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윤석열을 몰아내고 국민주권 실현하자” 등의 구호와 함께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을 향해 “차 빼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경찰이 차벽을 세우자 이에 항의하던 시위대와 충돌이 발생해 시위대 2명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첫 주말에는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광화문과 안국역 등에서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엔 군인권센터는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이 체포되지 않을 경우 시민이 영장을 집행한다는 내용의 ‘시민 체포영장 집행’ 퍼포먼스를 펼쳤다. 시민 체포영장이라고 프린팅한 현수막엔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직업 대통령 등이 표기됐는데 영장 발부 주체는 대한민국 국민이었다.‘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중심이 된 21일 광화문 동십자각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30만 명(경찰 추산 2만5000명)이 몰렸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아이돌 응원봉과 웹소설 패러디물 등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샤이니 응원봉을 들고 참여한 김명희 씨(41)는 “12월 3일 여의도에 간 시민들한테 마음의 빚이 생겨 참여하게 됐다”며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국역에선 ‘촛불행동’이 120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크리스마스 캐럴 ‘울면 안 돼’를 “석열 한 대(꽝)” 등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주말 새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21일 오후 1시경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수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자유통일당 등이 주최한 탄핵 반대 시위에는 경찰 추산 3만6000명이 모였다.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내리게 된 배경을 이해하게 된다면 절대로 탄핵에 동조할 수 없다”며 “추후 더 많은 인파가 광장을 뒤덮는 시민혁명으로 거대 야당의 독주에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를 들고 모인 시민들은 사회자의 지시에 맞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다”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경기 파주시에서 딸과 함께 왔다는 김기옥 씨(57)는 “탄핵이 가결되었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결국 진실은 승리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 인천에서 온 김선주 씨(50)는 “새벽부터 올라와 집회에 참여하는 어르신들 덕분에 우리나라와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남태령 대첩에서 승리했다. 국민이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22일 오후 6시 4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트랙터 여러 대가 연달아 진입하자 주위를 둘러싼 시민들 사이에선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과천대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려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 차벽에 막혀 1박 2일간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나 대치 28시간여 만인 22일 오후 4시 25분경 협의 끝에 경찰이 차벽을 철수하면서 트랙터 10대가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이날 늦은 오후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한 전농 시위대는 “윤석열은 방을 빼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공범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 추산 약 3000명의 시위대가 관저 앞에 몰렸다. 경기 안양에서 왔다는 홍광희 씨(59)는 “21일 오후 2시부터 밤을 새우고 겨우 대통령 관저 앞까지 왔다”며 “나라를 살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위에 참여했고 결국 우리가 승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송혜인 씨(54)는 “경찰이 트랙터를 막은 건 집회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걸 꼭 보고 싶어서 남태령에서부터 여기까지 따라왔다”고 전했다.앞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트랙터 30여 대와 화물차 50여 대를 끌고 상경하던 전농 전봉준 투쟁단은 21일 낮 12시경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에 저지된 이후 하루 넘게 이곳에서 집회를 벌였다. 서울경찰청이 극심한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제한 통고’한 뒤 진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촉구에 찬성하는 시민들도 이곳 집회에 참여하며 주최 측 추산 최소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남태령 고개에 모인 시위대는 “수사 거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윤석열을 몰아내고 국민주권 실현하자” 등의 구호와 함께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을 향해 “차 빼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경찰이 차벽을 세우자 이에 항의하던 시위대와 충돌이 발생해 시위대 2명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첫 주말에는 대통령 관저와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광화문과 안국역 등에서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엔 군인권센터는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이 체포되지 않을 경우 시민이 영장을 집행한다는 내용의 ‘시민 체포영장 집행’ 퍼포먼스를 펼쳤다. 시민 체포영장이라고 프린팅한 현수막엔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직업 대통령 등이 표기됐는데 영장 발부 주체는 대한민국 국민이었다.‘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중심이 된 21일 광화문 동십자각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30만 명(경찰 추산 2만5000명)이 몰렸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아이돌 응원봉과 웹소설 패러디물 등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샤이니 응원봉을 들고 참여한 김명희 씨(41)는 “12월 3일 여의도에 간 시민들한테 마음의 빚이 생겨 참여하게 됐다”며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국역에선 ‘촛불행동’이 120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크리스마스 캐럴 ‘울면 안 돼’를 “석열 한 대(꽝)” 등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18년 경북 영천시장 선거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가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게 부탁해 공천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전 씨가 윤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워 공천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 씨가 2018년 제7회 전국 지방선거 과정에서 영천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A 씨로부터 1억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전 씨는 경선 과정에서 A 씨에게 윤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를 지역구로 둔 윤 의원은 당시 당의 조직부총장이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윤 의원은 19일 동아일보에 “전 씨와 아는 사이는 맞으나 전 씨가 나 모르게 내 이름을 팔고 다닌 것 같다”며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황당한 일”이라며 “(예비후보 A 씨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 씨가 총감독을 맡았던 2018년 굿판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름표가 달린 연등이 있었다는 의혹이 2022년 정치권에서 불거졌다.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전 의원은 당시 “굿판에서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의 이름이 적힌 등이 발견됐다”며 “윤 후보 이름이 적힌 등 옆에는 ‘윤핵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윤 의원의 이름도 등장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익명을 요청한 A 씨의 지인은 이날 동아일보에 “A 씨가 공천을 못 받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한 지인으로부터 ‘서울에 건진법사라는 사람이 있는데 공천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회의원과 친하다’는 정보를 받고 건진법사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서울남부지법(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전 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전 씨가 2018년 금원을 받은 날짜, 금액, 방법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검찰이 의심하는 대로 피의자가 정치권에 해당 금원을 그대로 전달했다면 피의자의 죄질을 달리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날 검은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낀 채 출석한 전 씨는 “정치자금 왜 받았냐”, “윤 대통령 부부와 어떤 사이냐”, “전현직 국회의원들과도 교류가 있냐”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영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에게 돈을 건넨 정치인이 검찰에 공천을 받을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전 씨에게 돈은 건넨 정치인 A 씨로부터 ‘공천을 목적으로 돈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전 씨가 2018년 제7회 전국 지방선거 과정에서 경북 영천시장 당내 경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A 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 씨는 경선 승리를 위한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으며, A 씨가 낙선한 이후 돈을 일부 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동아일보에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장 당선에만 목적이 있었지 그 과정이 바르지 못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에서 예전 기억을 되살려 진솔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경선 낙선 후 2년 여 동안 선거 낙선 트라우마에 갇혀 대인 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4년 전부터 시골농부가 되어 살아오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번 일로 정신이 다시 혼란스럽다”며 “죄가 있다면 감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A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씨를 수사 중인 검찰은 17일 전 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과 강남구 법당을 압수수색하며 전 씨의 휴대전화 3대와 서류묶음 형식의 장부, 태블릿PC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사진)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의 장부와 컴퓨터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2022년 국민의힘 대선 캠프 등에서도 활동했기 때문에 장부와 컴퓨터에 불법 정치자금 내용뿐 아니라 ‘대통령 부부 비선’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검찰은 18일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전날(17일) 검찰은 전 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과 강남구 법당을 압수수색하면서 전 씨의 컴퓨터와 장부, 휴대전화 3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에게 돈을 건넨 정치인은 공천을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기도비’ 명목이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檢, ‘건진법사’ 장부-휴대폰 3대 분석… 인사청탁 등 수사 번질수도[‘건진법사’ 의혹 수사] 건진법사 구속영장檢, 2018년 지방선거 우선 수사압수물 내용 따라 파장 커질 가능성… 명태균은 휴대전화서 ‘尹통화’ 발견건진 주변 “정치인 등 온다는 말 들어… 한번에 1000만∼2000만원 얘기도”정치권과 법조계는 검찰이 확보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64)의 장부와 컴퓨터, 휴대전화 3대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이 무엇일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공천에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의 경우 휴대전화에서 대통령과의 통화 녹음 파일, 김건희 여사와의 텔레그램 메시지 등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 씨의 경우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장부와 컴퓨터까지 검찰이 확보한 만큼 정치권과 관련된 내용이 있을 경우 파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확보 장부, 컴퓨터, 휴대전화 내용물에 이목 전 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전 씨가 경북 영천 지역 정치인들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사실이 포착되며 본격화됐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17일 전 씨의 컴퓨터와 장부, 휴대전화 3대를 압수수색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2018년 지방선거에 한정돼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내용들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진행된 검찰의 휴대전화 및 컴퓨터 포렌식 과정에서 인사 청탁이나 세무조사 무마 등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경우 이권 개입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이고 아직 정계에 입문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지역 정치인들이 왜 국민의힘 공천과 관련해 전 씨에게 돈을 건넸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 씨가 2018년 당시에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러한 점 등이 2022년 대선 캠프 활동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취재팀이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전 씨의 법당을 찾아갔을 때 주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겉으로는 일반 단독주택으로 보이는 곳에 법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취재진이 인터폰을 누르자 안에서 중년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이미 체포됐는데 왜 그러냐”며 인터폰을 끊었다. 인근 주민은 “저 집엔 건진의 장모와 아내가 살고 있다고 들었다”며 “평소 정치 관련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 씨에게는 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민 중 딸을 봤다는 이는 없었다.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기업 회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종종 온다. 몇 달 전인데 ‘이 동네에 용한 무당이 있어 정치나 뭐 이런 사람들 봐준다. 한 번 가면 1000만∼2000만 원이고, 만남을 예약하려면 1∼2년 걸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건진법사 ‘받은 돈은 기도비’ 진술 전 씨는 영천시장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받은 1억 원의 정치자금은 ‘경선 승리를 위한 기도비’이고 이후 돈을 일부 되돌려줬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씨의 자금 수수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 씨에게 돈을 건넨 지역 정치인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정치인은 취재팀에 “(선거) 과정이 바르지 못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검찰에 진솔하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2021년 상장 폐지된 가상화폐 ‘퀸비코인’ 자금 흐름을 수사하던 검찰이 전 씨와 관련된 자금 정황을 포착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퀸비코인은 사업 목적 없이 투자를 받는 ‘스캠(사기) 코인’으로 검찰은 올 7월 피해자 1만3000명으로부터 300억 원을 편취한 퀸비코인 발행업자 등 6명을 사기죄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비닐하우스 10개 중 9개가 무너져서 생계가 끊길 위기입니다.” 1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부추 농가 비닐하우스. 지난달 쏟아진 50cm가량의 폭설로 하우스는 힘없이 무너져 있었다. 부추 농사를 짓는 박기현 씨(45)는 아직 다 자라지도 못했는데 한파에 얼어 비틀어진 부추를 넋놓고 바라봤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 사이 당시 폭설로 전국에서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농가 피해가 발생했지만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23일이 지난 이달 18일에야 이뤄졌다. 대통령 재가가 필요한 사안인데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을 지나면서 논의가 지연된 탓이다. 최근 곳곳에서 정부 정책이 중단되거나 미뤄지는 등 비슷한 사례가 더해지면서 현 국정이 ‘레임덕’이 아닌 ‘데드덕(dead duck·죽은 오리)’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설에 부추밭 쑥대밭” 재난지역 선포 늦어져부추 하우스가 쑥대밭이 된 박 씨는 “면사무소와 보험사에 피해를 신고했지만 언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부추는 최소 6개월은 키워야 수확이 가능한데 당장 내년 상반기(1∼6월) 생계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팀이 찾은 다른 엽채소 농가 역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청상추들이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농부 박영근 씨(46)는 “정부 지원이 없으니 혼자서 망가진 비닐하우스를 조금씩 철거하고 있다”며 “언제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폭설로 경기 일대 농가가 총 3919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행정안전부는 폭설 3주가량 뒤인 18일에야 전국 7개 시군 및 4개 읍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지난달 폭설, 강풍, 풍랑 피해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의 피해를 입은 곳들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수도권 매립지 마련도 멈출 위기에 처했다. 앞서 인천시는 서울시, 경기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더 이상 못 받겠다며 반발했고, 윤 대통령은 새로운 쓰레기 매립지 마련을 공약했었다. 올해 6월 매립지 선정이 불발돼 내년 초 재논의 예정이었는데 대통령 탄핵, 환경부 장관의 사의로 잠정 중단됐다. 17일 인천 서구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여전히 수도권 쓰레기를 받고 있었다. 인근 주민 가모 씨(77)는 “먼지 때문에 주민들이 잔병치레가 잦고 밖에 빨래를 널면 새까매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유보통합도 좌초 위기… “대승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도 좌초 위기에 놓였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 환경 및 인프라 차이, 학부모들의 육아 부담 경감을 위해 추진된 유보통합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민생 정책으로 꼽힌다. 역대 정부에서 교사들의 반발 등으로 번번히 무산됐다가 현 정부에서 9분 능선을 넘은 터였다. 원래 이달 중 통합 방안이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계엄 및 탄핵 사태로 내년 초로 미뤄진 상황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국회에서 유보통합 3법이 개정돼야 사업 추진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탄핵 이후 현재 여야가 극심히 대립 중인 국회에서 법 개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이익과 복리에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이나 사업이라면 정치적 사변과는 무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집행하기로 결정했던 정책들은 당연히 집행되어야 한다”며 “특히 사회 보장과 관련해 예산이 확보된 건 탄핵 정국과 무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은 어떻게 해서든 정치인들 간의 균형을 통해 집행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탄핵 국면이니 여야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시간차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그간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여야를 압박했지만, 이제 공이 헌법재판소(종로구 북촌로)로 넘어가자 무대를 광화문으로 옮겼다. 앞서 광화문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어온 보수 진영과의 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경찰도 바짝 긴장하며 경계 강화에 나섰다. ● 광화문서 ‘탄핵 반대’ 집회 열려이날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3시간가량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 겸 예배가 열려 주최 측 추산 1만 명(경찰 추산 5000명)이 참여했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에게 잘못이 없다”, “결국 탄핵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전 목사는 “대통령직이 취소된 게 아니라 헌법재판소로 넘어갔을 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윤 대통령을 모시고 반드시 자유 통일을 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박인선 씨(63)는 “대통령 3개월 동안 쉬라고 탄핵한 것”이라며 “분명히 돌아오니까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집회 참석자들도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선민희 씨(39)는 “국회에서 가결이 안 됐으면 (야당이) 계속 가결 시도를 했을 테니 차라리 통과된 게 다행”이라며 “헌재에서 기각 결정이 나서 깔끔하게 정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직 공무원인 이모 씨(57)는 “나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탄핵 집회에 나갔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대부분 무죄였지 않나.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엔 같은 장소에서 ‘탄핵 촉구’ 집회같은 날 오후 3시부터는 광화문 일대에서 주최 측 추산 약 3만 명(경찰 추산 3000명)이 모여 윤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헌재가 신속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손에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헌재는 즉각 파면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도 들었다. 주최 측이 설치한 대형 스크린에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순간의 영상이 재생됐다. 연단의 사회자가 “탄핵 가결을 완수해 냈다. 이겼다”라고 외치자, 시위 참여자들은 일제히 팻말과 응원봉을 머리 위로 들고 흔들며 환호했다. 부산에서 온 윤모 씨(69)는 “나라에 큰 혼란이 올 뻔했는데 탄핵안이 가결돼 다행”이라며 “국민이 계속해서 뭉쳐서 목소리를 높여야 헌재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인 씨(27)는 “시위에 매일매일 참여해 빠른 파면 결정을 촉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헌재도 빨리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충돌 가능성에 경찰 긴장… 尹 응원 화환에 화재도 한 장소에서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가 열리며 집회 참여자들이 충돌할 우려가 커지자 경찰과 서울시는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서울시, 경찰, 소방 등은 14일 국회 앞 집회 현장 등에 총 1031명을 투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광화문에서 열릴 집회에도 계속 대비하고 있다”며 “14일 집회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집회 참여자 간의 충돌이나 부상 등의 사건이 한 건도 없었지만, 앞으로 분위기가 격화되면 불상사가 생길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에 따르면 16일에도 광화문 일대에서 탄핵 찬성 및 반대 집회가 각각 예고됐다. 진보 성향의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은 16일부터 매일 광화문 촛불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시민 약 200만 명(경찰 추산 20만 명)이 모였던 국회 앞에는 지방에서 ‘상경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호텔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면서 15일 귀가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에서 온 뒤 국회 근처 호텔에서 묵었던 김회덕 씨(71)는 “탄핵안 가결 당시 딸과 포옹하고 주변인과 하이파이브 하며 기쁨을 표했다”며 “시민들이 가결을 이끌어낸 만큼 헌재 판결까지 국민이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1시 33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대통령실 인근에 세워진 윤 대통령 응원 화환들에는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환 약 10개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며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