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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박관천 경정의 ‘박지만 미행 문건’을 완벽한 ‘소설’로 결론 내렸지만, 정작 당사자인 박지만 EG 회장(56)과 정윤회 씨(59)는 그동안 이 문건을 두고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민감하게 생각했다. 시사저널이 3월 ‘박지만 미행설’을 보도하자 정 씨는 곧바로 박 회장을 찾아가 “나는 박 회장을 미행한 적이 없다. (시사저널 보도에 나오는) 미행자에게 받은 자술서가 있다면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박 회장이 정 씨에게 “며칠 뒤에 보여 주겠다”고 한 뒤 연락을 끊었다고 알려졌지만, 박 회장 측은 18일 “당시 박 회장은 정 씨에게 ‘자술서는 없고 관련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씨가 “그럼 그 보고서를 보여 달라”고 했지만 박 회장은 “사람 실명들까지 다 들어 있어서 보여주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거절했다는 것. 정 씨는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행 보고서’의 존재를 묻자 “그것 때문에 (모든 사건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내가 박 경정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만나려고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경정은 박 회장에게 허위로 작성한 ‘미행 문건’을 건넨 데 이어 6월엔 정 씨를 찾아가 한 달 전 이혼한 정 씨의 전 부인 사생활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16일 오후 11시 40분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H병원에서 체포된 박관천 경정(48·사진)은 체포되기 한 시간 전 채널A와의 통화에서 “비밀을 지키고 있는 데 대한 회의감이 든다”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언젠가 폭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경정은 “내 입은 ‘자꾸(지퍼)’다”라는 표현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그런 민감한 일들을 다 시켰지. 남자가 그거(비밀) 못 지키면 안 되는데 요즘은 점점 이게(비밀을 지키는 일이)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심경의 변화를 보였다. 그는 ‘정윤회 동향’ 문건 작성을 조 전 비서관이 지시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말하지 못한 진실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이렇게 (진실을 함구)하는 게 대통령에 대한 충성일진 모르지만… 10년 20년 후에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박 경정은 ‘정윤회 문건’의 진실과 관련해 “남자가 어떤 일을 끝까지 함구하기로 했으면 지키는 것이 도리”라면서도 “국민들이 진실을 알고 속이 후련해지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내가 말할 날이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번에 나온 (정윤회) 문건의 내용,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 문건 작성 경위 등을 이야기하면 국민들이 놀랄 거다. 내가 시작과 종착이었으니까 민감한 사안을 가슴속에 쥐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정수석실 회유 의혹을 받고 있는 한모 경위(44)에 대해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연락할 수도 있지. 연락 왔다는 것 가지고 저렇게 떠들고 난리면 나 같은 사람은 가슴이 터져 죽었게? 내 가슴, 입 속에 담겨 있는 것이 1억 배가 넘는데…”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경정은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말하지 못한 진실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는 통화 말미에 사건 진행 과정과 관련해 “아직 전반전도 아니다. 오픈 게임이다. 물바가지는 한번 새기가 힘들지 한번 새기 시작하면 그 바가지는 깨진다. 누군가 둑이 뚫렸다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청와대 문건이 대량으로 유출돼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배준우 채널A 기자 jjoonn@donga.com·변종국 기자}
‘정윤회 동향’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박지만 미행’ 문건도 정밀한 사실 확인 과정 없이 청와대 밖에서 작성한 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에게는 내사보고서인 것처럼 속이고 건넨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연초부터 나돌았던 “비선 실세인 정 씨가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박지만 미행설’과 시사저널이 3월 보도한 내용도 결국 박 경정이 ‘진원지’였고, 이것이 대통령의 동생과 정 씨-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을 갈라놓는 주된 원인이 된 것이다. 박 회장은 15일 검찰 조사에서 “정윤회 씨가 나를 미행한다는 얘기는 지인들에게서 들었는데 박 경정의 보고서를 보고 상당히 의심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박 회장에게 이 문건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박 회장은 측근 전모 씨를 통해 박 경정에게서 받은 문건을 제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 경정의 문건에는 “박 회장을 미행한 남성이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다녔다”고 오토바이 이름까지 적시돼 있었고, 여러 사람을 직접 탐문 조사한 것처럼 직간접 인용을 달아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건에 미행설을 전했거나, 탐문에 응한 것으로 나오는 이들은 “미행과 관련한 얘기를 한 적이 없다” “박 경정과 일면식도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청와대로부터 박 경정과 상관인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2)의 문건 출력 리스트를 제출받은 결과 ‘박지만 미행’ 관련 문건이 출력된 흔적은 없었다. 문건이 작성된 시기는 지난해 12월∼올 1월경으로 박 경정이 청와대에 재직 중이었음에도 청와대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따로 문건을 작성해 출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박 경정이 허구의 사실을 내사보고서인 것처럼 작성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청와대 문건을 대량 반출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로 체포된 박 경정에게 추가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 중이던 올해 1월 이른바 ‘정윤회 동향’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48)에 대해 검찰이 이르면 17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 경정이 청와대 근무 시절 작성한 100여 건의 문건을 파견 해제 직전인 올해 2월 모두 출력해 상자 2개에 담아 청와대 밖인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에 옮겨놓은 행위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주부터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사건’의 수사 기록을 확보해 이번 사건에도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 왔다. 대통령기록물의 생산과 등록, 관리 등 법리 검토를 마친 검찰은 유출된 문건의 진위에 관계없이 청와대에서 생성된 자료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라고 결론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박 경정이 ‘정윤회 동향’ 문건뿐 아니라 일반 공직자 감찰 문서 등도 유출했다. 대통령기록물로 정식 등록이 안 된 문건이라고 반출해도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윤회 동향’ 문건에 대해 청와대가 ‘찌라시’라고 규정한 데다 그 내용이 허위로 판명난 상황이어서 법정에서 치열한 유무죄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박 경정에게 무고죄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5월 오모 전 행정관을 통해 청와대에 제출한 ‘문건유출경위서’에 ‘(100여 건의 문건이) 검찰 수사관 등을 통해 유출됐다’는 허위 주장을 담은 데 따른 것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평범한 주부에게 코카인이 든 가방을 운반하도록 해 2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한 한국인 국제마약상이 해외 도피 10년 만에 붙잡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주부와 대학생 등을 동원해 수백억 원대 코카인을 남미에서 유럽으로 밀수출한 혐의(마약류불법거래방지특례법 위반)로 전모 씨(51)를 체포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주 수리남 현지 경찰에 붙잡혀 네덜란드로 이송된 전 씨는 17일 오후 2시 5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된다. 다른 공범 2명은 2005년과 2011년에 각각 검거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전 씨는 2004년 친한 선배의 부인 장미정 씨(44)에게 수리남에서 프랑스까지 원석이 든 가방을 운반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수고비 400만 원을 전달했다. 단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한 장 씨는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가방에는 원석이 아닌 코카인 17kg이 들어 있었다. 한 번에 8만50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다. 그는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으로 입국하다 마약 소지 및 운반 혐의로 체포돼 카리브 해에 있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교도소에서 2006년 11월까지 2년간 옥살이를 한 뒤에야 석방됐다. 장 씨의 기구한 사연은 지난해 영화 ‘집으로 가는 길’로 만들어지기도 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6)이 15일 오후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16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박 회장에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로부터 미행을 당한 적이 있는지,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을 조사했다. 또 정 씨가 청와대 인사에 개입했다는 ‘국정 농단’ 의혹의 근거를 갖고 있는지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은 올 3월 ‘정 씨가 박 회장을 미행했고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조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고, 정 씨는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주변 지인들의 얘기를 듣고 정 씨가 미행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미행한 사람의 자술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5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청와대 밖으로 빠져나간 문건이 세계일보 기자와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거쳐 박 회장에게 넘어간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6월 조 전 비서관이 오모 전 행정관을 통해 청와대에 제출한 문건유출경위서의 ‘검찰 수사관 등을 통해 유출됐다’는 내용이 허위인 것을 확인하고,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을 15일 다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을 대량 복사해 반출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박 경정에 대해 이번 주 중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1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6)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등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나타나자 곳곳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박 회장의 이번 출석은 2002년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12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 회장의 생일이었고, 전날은 결혼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28분 회색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검찰청 앞에 나타났다. 10일 정윤회 씨(59)가 출석했을 당시에 버금가는 1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박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2012년 대선 직전까지 몸담았던 법무법인 새빛의 조용호 대표변호사도 함께 차에서 내렸다. 회색 정장에 검은색 롱 점퍼, 회색 목도리를 착용한 박 회장은 덤덤하게 포토라인에 선 채 “(검찰 조사에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대로 이야기하겠다. 여기서는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짧게 말한 뒤 입을 닫았다. ‘세계일보로부터 청와대 문건을 받았느냐’ ‘아직도 정윤회 씨가 미행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박 회장의 뒤에 서 있던 조 변호사가 “이제 가시죠”라고 말하자 곧바로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박 회장은 1989년부터 2002년까지 마약 투약 혐의로 6차례 적발됐고 이 중 5번 구속됐다. 이번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지만 현직 대통령의 동생이자 국정개입 의혹과 권력암투설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12년 전 출석 때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6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을 나와 자신의 회사인 EG 사무실에 들렀다. 여기에서 조 변호사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진술 내용을 상의한 뒤 검찰로 향했다. 채널A 등 일부 방송사는 이 과정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 회장의 출석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검찰 직원 4명을 박 회장 주변에 배치했다. 취재진에게는 포토라인을 지켜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향하는 박 회장에게 질문을 하려는 기자와 이를 저지하려는 검찰 관계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엘리베이터를 탄 박 회장은 곧바로 문건 유출 수사를 담당하는 특수2부가 위치한 11층 23-2호 검사실로 향했다. 조 변호사는 “(다양한 의혹을) 서면조사로 답해도 됐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검찰 소환에 응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윤회 동향’ 문건 등 청와대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경락 경위(45·사망)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나는 문서를 유출한 적이 없다.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유출한 것 같은데, 나한테 덮어씌우는 것”이라며 박 경정을 문건 유출자로 지목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반면 박 경정은 검찰 조사에서 “내가 정보1분실에 옮겨놓은 상자에서 문건을 꺼내 복사했다는 최 경위가 유출 문제를 알지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상반된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다양한 증거를 들이밀며 자신을 옥죄는 동시에 동료 경찰관과도 서로 범인이라고 맞서면서 심적인 부담이 커지자 최 경위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사건을 언론에선 권력형 비리와 같은 게이트 수사보다 더 큰 이슈로 다루고 있고, 그 주범으로 지목된 상황이 최 경위에게 큰 압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 경위가 남긴 유서 내용에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받은 압박감이 묻어 있다. 그는 “‘BH(청와대)의 국정 농단(정윤회 동향 문건으로 추정)’은 저와 상관없다. 단지 세계일보 A 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박 경정이 정보1분실로 보낸 상자 안의 문건을 꺼내 최 경위와 함께 복사했다고 진술한 한모 경위(44)에게는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면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모종의 회유가 있었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어 “이제 내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라며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고 적었다. 최 경위는 11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대통령민정비서관실 파견 경찰관이 한 경위에게 ‘자백하면 불입건해준다’고 제의했다고 한다”며 ‘청와대 회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작 ‘자백’을 해놓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 경위는 법원에서 “청와대로부터 회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청와대 역시 “수사를 의뢰한 뒤 피의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경위가 이를 유서를 남기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고, 청와대 회유설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미 최 경위가 세계일보 A 기자에게 여러 건의 문건을 넘긴 정황을 파악해 구속영장 청구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 검찰은 4월 ‘비위 청와대 행정관 징계 없는 원대 복귀’라는 기사의 근거가 된 공직기강비서관실 보고서 등 3건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휴대전화 기록을 복원해 물증을 발견했다. 다만 정윤회 동향 문건은 물증은 아니지만 제3자의 진술과 관련된 정황 증거가 여러 개 있어 이 또한 최 경위가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 경위의 자살이라는 돌발 변수에도 검찰 수사는 빠르게 종착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검찰에선 “(문건 작성과 유출 경로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사건 초기 박 경정이 “청와대 밖으로 문건을 빼돌린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검찰은 그동안 휴대전화와 녹취파일 복원, 한 경위의 조사에서 문건 유출 경로를 상당 부분 파악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문건 작성을 지시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친분이 두터운 박지만 EG 회장을 15일 불러 ‘배후 의혹’까지 조사한 뒤 이르면 22일경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해군 구조함 통영함 사업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방위사업청 소속 황모 대령(53)과 최모 중령(47)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14일 구속 수감했다. 지난달 21일 공식 출범한 합수단이 현역 군인을 구속한 것은 처음이다. 두 사람의 영장은 고등군사법원에서 발부됐다. 검찰에 따르면 방위사업청 상륙함사업팀 소속인 황 대령과 최 중령은 2011년 통영함과 소해함에 탑재되는 장비의 납품업체 H사 대표 강모 씨에게서 “(전임자가 계약한) 납품사업이 무리 없이 계속 진행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1000만∼30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윤회 동향’ 문건 내용의 진위와 유출 경로를 수사 중인 검찰은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다량의 청와대 문건을 반출했고, 문건 유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자 자신이 지목되는 것을 피하려고 청와대에 거짓 얘기를 전달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청와대의 특감 자료를 토대로 박 경정과 사건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박 경정이 4, 5월경 문건 유출 문제를 놓고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2)과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 소속이었던 오모 전 행정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을 파악했다. 4월 세계일보에 ‘비리 청와대 행정관 징계 없는 원대 복귀’ 기사가 보도되자 청와대는 문건 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해 감찰에 들어갔다. 유출자로 문건 작성자인 박 경정이 의심받았고 조 전 비서관도 문책성으로 경질됐다. 다급해진 박 경정은 조 전 비서관과 상의했고, 조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에게 “누군가에 의해 문건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제보했다. 오 전 행정관은 가짜 문건 유출의 경로를 담은 보고서와 문건 촬영본 106쪽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보고서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누군가가 문을 따고 공직기강팀 사무실에서 문서를 반출해 복사한 뒤 이를 검찰 수사관에게 넘겼고, 정보 경찰에게 또다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검찰은 이런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며, 박 경정과 조 전 비서관, 오 전 행정관 모두 문건 유출 경로 파악에 혼선을 주려는 의도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형사처벌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박 경정은 검찰에서 “문건이 세계일보로 흘러들어간 것을 알고 A 기자에게 출처를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기자는 최 경위와 만나 ‘최 경위가 A 기자에게 문건을 건넸다’는 취지의 음성을 녹음한 파일을 박 경정에게 전달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정은 이 파일을 자신이 문건 유출과는 무관하다는 증거로 활용하려 했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검찰은 문건 유출 혐의를 받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 경위와 한모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박 경정이 2월 초 청와대에서 경찰로 복귀하기 전에 한꺼번에 출력한 수백 건의 문건을 상자 2개에 나눠 담아 정보1분실로 보내 놓은 것도 최종 확인했다. 특히 박 경정이 ‘정윤회 문건’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이 상자 안에 함께 두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한 경위는 이 상자를 뜯어 1000여 쪽을 꺼내 복사했고, 최 경위는 한 경위에게서 문건 일부를 건네받아 평소 알고 지내던 세계일보 A 기자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경위가 유출한 것으로 검찰이 확인한 문건은 3건이며, ‘정윤회 문건’도 최 경위가 건넸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다음 주에 조 전 비서관과 오 전 행정관을 소환해 문건의 대량 유출 과정, 청와대와 박 회장에게 문건 유출 사실을 알린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청와대로부터 ‘양천(조응천+박관천)모임’ 관련 의혹 등을 담은 특별감찰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11일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윤회 동향’ 문건을 만든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특정 모임을 통해 조직적으로 허위 보고서를 양산해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일부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참모의 특정 사조직이 허위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초유의 사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당사자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는 “이들과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3인방이 과거부터 인사를 둘러싼 격렬한 충돌이 있었다”며 “‘반군(叛軍)’이 될 만한 이유는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파악하고 있는 양천모임의 핵심 고정멤버는 조 전 비서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이 운영하는 EG의 홍보팀장 출신 전모 씨, 검사 출신 최모 변호사, 오모 청와대 행정관 등 4명. 여기에 박 경정과 국가정보원 국장 출신 고모 씨, 언론사 간부 김모 씨, 검찰 수사관 박모 씨도 부정기적으로 접촉을 해 온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박지만 EG 회장의 최측근인 전 씨는 EG에서 10여 년을 일하며 박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캠프의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박 회장 관련 부분을 전담한 조 전 비서관과 박 회장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권 출범 당시 그를 청와대로 데려오려 했지만 3인방 측이 “대통령 동생의 측근을 청와대에 두면 잡음이 생긴다”고 반대해 좌절됐다. 조 전 비서관은 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친인척 사정에 밝은 박 회장 쪽 사람을 채용해 관련 업무를 맡기자고 했더니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이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 후 전 씨는 (조 전 비서관의 전 직장인) 한 로펌의 고문으로 갔다. 박 경정은 지난해 12월 총경 승진 기회가 있었지만 좌절됐고, 2월 원대 복귀당한 뒤 일선 경찰서로 밀려났다.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은 “박 경정과의 대질조사에서 ‘청와대를 떠나기 전 (경찰 인사와 관련해)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죽이겠다’고 했지 않느냐’고 하자, 박 경정은 ‘그렇게까지 얘기한 적은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관 박 씨에 대해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평이 많아 (청와대로) 데려오려 했지만 박 씨가 ‘승진할 시기를 앞두고 있어 파견을 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박 씨가 ‘나는 박지만 쪽 사람이라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는 소문이 검찰 안팎에서 돌았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의혹 같은)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또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구인지 (검찰 수사에서) 다 밝혀지리라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받아 온 정윤회 씨(59)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국정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 씨는 이날 오전 9시 47분경 이경재 변호사와 함께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검찰청 앞에 나타났다. 아침 일찍부터 현관 앞을 지키고 있던 취재진 150여 명은 일제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진한 회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 검은색 코트 차림을 한 정 씨는 포토라인에서 가볍게 목례한 뒤 사건 당사자로서의 심경과 문건 유출 의혹 등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고소를 했다. 다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을 만나거나 통화를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습니다”라고 말한 뒤 서울중앙지검 안으로 들어갔다. 정 씨 측은 돌발 상황을 우려해 전날 이 변호사를 통해 검찰에 신변보호를 공식 요청했다. 검찰은 범죄피해자보호법에 따라 정 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검찰 관계자 10여 명을 취재진 사이에 배치해 정 씨를 보호했다. 정 씨가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04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가 되면서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난 뒤 10년 만이다.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의혹을 제기해 고소당했을 때 핵심 참고인 신분으로 8월 초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며 비공개로 조사를 받았다. 사건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어떤 조사방식에든 응하겠다고 밝힌 정 씨는 이날 오후 ‘정윤회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과 대질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정 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박 경정이 ‘위에서 지시한 대로 타이핑만 했다’고 하더라”고 언급한 부분의 진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 측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요즘 정 씨를 만나 부탁하려면 7억 원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는 ‘정윤회 동향’ 문건 내용을 근거로 정 씨를 고발한 것과 관련해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이날 ‘정윤회 동향’ 문건의 신빙성 등을 정밀 조사하기 위해 ‘문건 내용 제보자’로 지목된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변종국 bjk@donga.com·조건희 기자}
경기 의왕시 안양판교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연쇄살인범 유영철(44)이 교도관에게 부탁해 반입이 금지된 성인 화보와 소설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적발된 서울구치소 소속 교도관은 재소자들의 물품 구매를 대행해 주는 업체로부터 유영철이 주문한 성인물을 대신 받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유영철이 성인 물품을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나 반입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영철은 2003~2004년 이모씨(72) 등 21명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2005년 사형을 선고받은 뒤 아직까지 집행되지 않은 상태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검찰 수사결과 ‘정윤회 동향’ 문건이 관련자들의 ‘전언’에 상당 부분 의존해 작성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객관적인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된 문건이 상부로 보고되고 언론에까지 유출된 이유가 청와대 내부 인사들의 권력 다툼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언의 전언’ 듣고 보고서 작성 관련자들의 증언과 검찰 수사결과를 종합하면 ‘십상시(十常侍) 회동’을 담은 문건은 이렇게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박관천 경정(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지난해 12월 중순 직속상관이던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으로부터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교체설’의 진위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고 평소 알고 지내던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십상시 회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제보받았다고 한다. 박 전 청장은 국세청 내에서 탈세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세원정보과장을 거친 대표적인 ‘정보통’이다. 박 경정은 이전에도 박 전 청장에게서 정보를 전달받았는데 신뢰할 만한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정윤회 씨 동향 관련 정보도 사실로 믿었다고 진술했다. 박 경정은 제보자인 박 전 청장이 전해준 정보의 출처가 김춘식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이라고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청장이 자신의 대학(동국대) 후배인 김 행정관으로부터 “정 씨가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의 친분을 이어오고 있으며 김 행정관 본인은 모임에서 총무 역할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에게 알려줬다는 주장이다. 조 전 비서관은 이를 구두로 보고받고 박 경정에게 ‘문건으로 작성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박 경정은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 A 씨에게 해당 내용을 알려준 뒤 ‘나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는 답변을 듣는 정도의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문건을 작성해 조 전 비서관에게 보고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 경정이) ‘당시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으로부터 (문건 내용을) 들었다’고 보고했다”며 “문건의 신빙성이 6할(60%) 이상”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보의 출처는 회동의 참석자가 아니라 ‘전언의 전언’이었던 셈이다. ○ ‘3인방’ 견제하려 보고서 작성 지시? 이처럼 ‘전언’ 수준의 정보를 문건으로 작성하도록 박 경정에게 지시하고 김 비서실장에게 보고한 조 전 비서관의 행동에는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시중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정기관이 진상 파악에 나설 때에는 주변 인물을 인터뷰하고 탐문을 거쳐 해당 보고서에 상세한 내용을 담는다. 특히 동향 보고서에는 대상 인물의 동선과 만난 사람의 신원 등이 객관적 근거와 육하원칙에 따라 기재된다. 필요한 경우 ‘조치 건의사항’도 포함된다. 그러나 ‘정윤회 동향’ 문건은 통상의 동향 보고서와 비교할 때 내용의 충실도 측면 등에서 많이 다르다는 게 사정기관 관계자들의 평가다. 조 전 비서관이 이처럼 폭발성이 강한 내용의 문건을 정밀한 검증 없이 보고한 배경에는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문건에는 김 실장과 3인방뿐 아니라 조 전 비서관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청와대 행정관 B 씨 등이 거론된다. 이 때문에 ‘십상시 회동’과 관련된 정보의 신빙성이 정보의 취합 선택 과정에서 작성-보고 라인의 의도에 따라 재해석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전 청장이 ‘십상시’ 멤버로 지목된 안봉근 비서관과 동향(경북 경산) 출신으로 친분을 이어왔다는 점 때문에 조 전 비서관이 박 경정 보고의 신빙성을 ‘확대 해석’했을 수 있다. 정 씨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사 다툼에 조 전 비서관이) 나를 옭아 넣으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검찰은 10일 정 씨를 소환 조사한 뒤 이번 주에 문건 진위 수사의 결과를 우선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외압’ 연루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라 ‘십상시’ 회동의 진위와는 상관없이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조건희 becom@donga.com·변종국 기자}
‘정윤회 동향’ 문건의 진위와 유출경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문건 내용을 제보한 인물인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61)을 8일 소환해 박 경정과 대질 조사를 했다. 검찰은 또 박 전 청장에게 이른바 ‘십상시(十常侍) 회동’ 내용을 귀띔해준 인물로 박 경정이 지목한 김춘식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실 행정관도 이날 불러 박 전 청장과 대질 조사하는 등 ‘박 경정-박 전 청장-김 행정관’ 간에 유례없는 삼각 대질 조사를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박 경정에게서 “평소 정보의 정확도가 높은 사람으로부터 정윤회 씨 관련 얘기를 들었지만 그게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 그 사람이 회동 참석자인 김 행정관에게서 전해 들었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와 통화기록 분석 등을 통해 박 경정에게 제보한 인물이 박 전 청장임을 찾아냈다. 문건에 ‘회동 연락책’으로 등장해 4일 참고인 및 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했던 김 행정관은 8일 정보 유출의 ‘진원지’로 지목돼 다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대학(동국대) 선배인 박 전 청장을 가끔 만나긴 하지만 ‘정윤회 문건’의 내용을 내가 말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박 전 청장은 “문건 내용을 김 행정관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전해 듣고 박 경정에게 알려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 작성을 지시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박 경정 모두 “회동 참석자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라고 했지만, 원천 정보를 줬다는 인물들은 모두 회동의 참석자가 아니며 분명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했다고 밝힌 셈이다. 검찰은 회동에 참석했다고 지목된 사람들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추적과 회동 장소로 지목된 서울 강남의 J중식당 관계자의 진술 등 객관적 증거들을 분석한 결과 문건에 나오는 정 씨와 십상시 간의 회동은 실체가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만약 김 행정관이 문건 내용의 일부라도 정보 제공자 역할을 한 게 드러난다면 ‘국정 개입 의혹’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정 씨와 청와대 3인방 등의 회동은 없었다”고 결론을 내리더라도 김 행정관의 행적을 근거로 ‘J중식당에서의 회동이 아니라도 또 다른 형태의 국정 개입은 얼마든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검찰은 10일 정 씨를 소환 조사한 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문건 내용의 진위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정윤회 씨가 현 정부의 비선 실세라는 의혹은 이제 검찰 수사로 진위가 가려지게 됐다. 수사 대상자들이 모두 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인 데다 검찰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검찰 수사가 정국을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의 정 씨 동향 보고서를 근거로 정 씨의 국정 개입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세계일보 경영진과 기자 등을 청와대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이르면 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에 배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검사협회(IAP) 총회 참석차 출국했던 김진태 검찰총장은 지난달 29일 귀국 직후 자택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1부는 주말에도 출근해 고소장 내용과 과거 수사기록, 적용 법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형사1부는 서울중앙지검 내 주요 명예훼손 사건 전담 부서다.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의혹을 보도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명예훼손 사건,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제기한 ‘만만회’(이재만 박지만 정윤회 모임) 의혹, 정윤회 씨가 자신이 박 대통령의 남동생 지만 씨를 미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 등을 맡았다. 형사1부는 8월 초 정 씨를 한 차례 불러 조사했고,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서면과 전화로 조사한 바 있다. 겉으로는 과거의 수사 이력을 강조하지만 처음부터 비선 라인의 국정 농단 의혹 전체를 수사 대상으로 하기보다 문건 유출 경로나 진위부터 파악하겠다는 검찰 지휘부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라는 시각이 많다. 검찰 수사는 우선 문서의 유출 경로, 내용의 진위를 가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문서의 작성, 보고 및 수정 과정을 역추적한 뒤 유출된 문서와 대조해 작성자와 유출자를 압축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서의 유출 경로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4월 청와대는 비위 행정관이 처벌을 받지 않고 원대 복귀한 것과 관련한 공직기강비서관실 보고서가 언론에 유출돼 자체 감찰을 했지만 유출 경로 추적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이번에 추가로 유출된 문서도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된 것이어서 유출 경로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월 청와대에서 문서를 작성했고, 7개월 전에 청와대에서 이미 한 차례 자체 점검한 상황이라 결정적인 증거를 검찰이 뒤늦게 확보하기가 까다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서두르지 않고, 원칙대로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미 “근거 없는 풍문을 모은 찌라시”라고 선을 그은 유출된 문서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당사자의 청와대 출입기록이나 통화기록, 위치추적 등을 총동원해도 관련자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문서가 작성되기 직전인 올해 1월까지 사건 관련자의 동선을 100% 복원하기가 쉽지 않다. 서로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검찰로서는 애매한 결론을 내면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더구나 “수사 과정에서 권력 투쟁의 민낯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검찰의 의도와는 별개로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정 씨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한 이유나 내부 알력 등이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 당초 문건 유출 수사로 출발했다가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거친 뒤에야 마무리된 김대중 정부 시절의 ‘옷 로비 사건’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곤혹스러운 사건”이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할 당시 문제의 ‘정윤회 동향 보고서’ 작성자로 지목된 서울의 한 경찰서 정보과장 A 경정(48)은 28일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채 외부와의 연락을 피했다. A 경정은 27, 28일 이틀간 휴가원을 24일 냈으며, 휴가 전에 직원들에게 “정보과 직원들은 자기 할 일에만 충실하면 된다”며 묘한 뉘앙스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정은 문건을 공개한 언론보도가 나온 뒤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며 대신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 국가공무원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만 보내 왔다. A 경정은 월요일인 다음 달 1일에는 출근하겠다는 뜻을 직원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 경정은 17일 본보 기자를 만났을 때는 보고서의 존재를 부인했다. 그는 ‘정윤회 씨를 내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 전부 처음 듣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감찰 보고서의 존재와 작성 여부에 대해서도 “난 정말 모른다. (문건 작성자에) 내 이름이 왜 들어가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 씨 감찰로 인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은 게 아니냐’라고 하자 “몰라. 나는 한 달만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라며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나는 현재도, 청와대에 있을 때도 국가와 대통령이 어떻게 하면 잘되는가 그 가치에 맞게 일해 왔다. 진실은 감춰질 수가 없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A 경정은 대구 출신으로 2011년 경찰청에서 지능범죄수사대를 창설했을 때 첫 수사대장으로 임명돼 대테러장비 납품비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 처리했다.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해 1월 경찰로 복귀했다.박성진 psjin@donga.com·변종국 기자}

1980년대 주사파의 대부이자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 씨(51)가 1999년 적발된 지하정당 민혁당 사건으로 구속돼 당시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북한 공작금의 유입경로와 용처를 소상하게 진술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한 당시 검찰 조서에 따르면 김 씨는 “1989년 남파간첩 윤택림(가명 김철수)에게서 900만 원을 받았다. 나와 밀입북을 했던 조모 씨가 1993∼1995년경 중국 북경, 러시아 모스크바, 싱가포르에서 윤택림을 만나 총 7000달러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공작금은 조 씨가 관리했는데 드보크(dvoke·간첩 장비 비밀 매설지)에 숨겼다가 김 씨가 요청하면 조 씨가 암달러상에게서 환전한 뒤 가져왔다고 했다. 또 북한 공작금 1억5000만 원 가운데 6000만 원을 1995년 지방선거 때 김미희 이상규 후보(현 통합진보당 의원)와 1996년 국회의원 선거 후보 S 씨(노무현 정부 당시 고위인사) 등 최소 7명의 선거자금으로 지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 김 씨는 민혁당 2대 총책인 하영옥 씨에게 3000만 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원을 선거자금으로 지원했으며, 이 중 4500만 원은 지원 대상도 밝혔다. 그는 “하 씨가 이 돈으로 1995년 지방선거에서 이상규 등 민혁당 조직원 후보 3명에게 각각 500만 원씩 지원했다. 민혁당이 아닌 김미희 등 2명의 선거를 돕던 조직원에게도 각각 500만 원씩 지원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이어 “하 씨는 1996년 1월 국회의원 선거 김모 후보(조직원)와 S 씨(비조직원)의 선거를 돕던 민혁당 조직원에게 각각 1000만 원씩 지원했다”면서 “다만, 각 지역위원회 위원장 및 그 하부조직을 통해 순차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북한 공작금인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미희 이상규 의원이 김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과거 민혁당 사건기록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김 씨와 하 씨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인인 김미희 이상규 의원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12월에는 검찰 출석이 어렵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장관석 jks@donga.com·변종국 기자}
검찰이 판매 가격을 부풀려 가짜 운송장을 만드는 방법으로 1조 원대 매출액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가전업체 모뉴엘 박모 대표(52)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출입은행장 비서실장 등 2명을 체포했다. 검찰의 금품 로비 수사선상에 오른 금융 관계자들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져 본격적인 금융권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모뉴엘에 대출지급보증을 해주는 과정에서 대출 편의를 봐주고 뒷돈을 받은 혐의(뇌물)로 서모 현 수출입은행장 비서실장(54)과 허모 전 무역보험공사 부장(52)을 체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지급보증 편의나 대출한도 증액 등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4일 구속 기소된 박 대표 등 관계자들을 조사해 모뉴엘 측이 서 실장 등 금융권 관계자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체포한 두 명 외에 이모 전 무역보험공사 무역진흥본부장 등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모뉴엘의 사기 대출 의혹 배경엔 금융권과의 유착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뉴엘이 수출 명세서와 신용장을 금융기관에 제출하면 금융기관은 이를 근거로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데 금융권 대출담당자들과 공모하면 허위로 작성된 서류로도 얼마든지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모뉴엘은 금융권에서 6700여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상태다.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잔액은 3100억여 원에 이르고 기업은행 1500억 원, 산업은행 1165억 원, 외환은행 1100억 원, 국민은행 700억 원, 농협 700억 원 등의 대출 잔액이 있다. 수출입은행도 신용대출로 1135억 원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59)의 비리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고려신용정보 윤의국 회장(65)이 검찰에서 “임 전 회장에게 납품 관련 부탁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김후곤)는 윤 회장으로부터 “KB의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 참여한 소프트웨어 업체 L사가 고려신용정보가 투자한 회사이니, 사업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임 전 회장에게 ‘L사를 선정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임 전 회장에게 금품로비를 했다는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 회장이 임 전 회장에게 1억 원을 건넨 것으로 안다’는 제3자 진술과 관련해 첩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윤 회장이 4대 주주인 L사가 올해 초 KB 통신인프라고도화(IPT) 사업의 하나인 인터넷 전자등기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금품로비가 있었다는 첩보들과 윤 회장이 임 전 회장에게 청탁을 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실제 금품이 건네졌는지 집중 추적하고 있다. 윤 회장은 고려신용정보가 압수수색을 당하고 수사 대상에 오르자 2일 한강에 투신했다가 구조돼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검찰은 윤 회장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한 점 등을 감안해 조사를 미루다가 회삿돈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5일 윤 회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윤 회장이 임 전 회장과는 사무관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며 10여 년 전부터 여러 명의 재정경제관료(모피아)들과 친분을 쌓아온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윤 회장은 N 의원, B 의원 등에게 한 해 최고 한도액인 500만 원까지 ‘회사원’ 명의 등으로 후원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KB 관련 검찰 수사가 모피아 수사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최우열 dnsp@donga.com·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