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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새 사령탑이 된 박기원 감독(65)이 공개한 목표는 팀 컬러 쇄신이 아닌 분위기 개선이었다. 시즌 때마다 우승후보로 꼽히고도 번번이 우승 트로피를 놓치는 바람에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져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6일 경기를 앞두고 박 감독은 “선수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기면서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목표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달라진 분위기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2, 3세트에서 모두 뒤집기에 성공한 대한항공의 박 감독은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선수들이 점수가 뒤지면 많이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흔들리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앞서갈 때는 무리한 공격으로 상대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2위 우리카드에 3-0(25-20, 25-22, 25-21)으로 승리한 대한항공은 1라운드를 선두(5승 1패)로 마쳤다.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32·19득점)와 김학민(33·17득점)은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GS칼텍스가 인삼공사에 3-2(16-25, 20-25, 25-17, 25-18, 15-12)로 역전승했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염소의 저주가 드디어 깨졌다.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오래 우승을 기다려온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가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컵스는 3일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8-7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907, 1908년 연속 우승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며 ‘염소의 저주’에 시달렸던 컵스는 마침내 염소에게 작별을 고했다. 컵스에 월드시리즈 우승은 끝없는 도전의 무대였다. 1908년 우승 이후 7차례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매번 무릎을 꿇었다. 1945년 이후로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그해 월드시리즈(3승 4패로 패배) 4차전에서 경기장에 염소를 데려왔다 쫓겨난 컵스의 팬 빌리 시아니스가 “다시는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머릿속에 저주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1승 3패에서 연승을 거두며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왔지만 염소의 저주는 이날도 컵스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5회 함께 교체 투입된 투수 존 레스터(32)와 포수 데이비드 로스(39)는 각각 폭투와 악송구를 기록하며 손쉽게 2점을 헌납했다. 월드시리즈 4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던 컵스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차프만(28)은 6-3으로 앞선 8회 2사에 마운드에 올라 동점을 허용했다. 공수에서 맹활약하던 2루수 하비에르 바에스(24)는 9회 1사 3루의 득점 기회에서 스리번트 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2016년의 컵스는 모든 난관을 뚫고 우승을 완성했다. 컵스를 맡은 지 2년 만에 우승을 안긴 조 매던 감독(62)은 경기 뒤 “과거도 존중하지만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다. 과거에 부담을 가졌더라면 오늘 승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경기를 펼친 두 팀 사이에 저주가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며 클리블랜드에도 박수를 보냈다. 10회 2루타로 결승타점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가 된 벤 조브리스트(35)는 지난해 캔자스시티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본 데 이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컵스의 우승에 팬들도 열광했다. 1945년 12세 때 리글리필드의 관중석에서 월드시리즈를 봤던 짐 모위리는 백발노인이 돼 이날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컵스의 우승을 지켜봤다. 시카고도 들썩였다. 리글리필드 주변은 승리의 상징인 ‘W가 새겨진 흰색 깃발’을 흔드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경기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축하를 보내며 선수들의 백악관 초대 의사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컵스의 지역 라이벌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팬이다. 역사에 남을 명승부에 걸맞게 갖가지 진기록도 남았다. 컵스는 이번 우승으로 1승 3패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한 역대 여섯 번째 팀이 됐다. 방문경기로 열린 6, 7차전을 따내며 우승을 차지한 건 역대 일곱 번째다. 1회초 컵스의 덱스터 파울러(30)가 친 선두타자 홈런은 역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다. 컵스의 마이크 몽고메리(27)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기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29)가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의지는 2일 기자단 투표 결과 전체 77표 중 91%인 70표를 얻었다. 올 정규시즌 두산이 시즌 최다승 신기록(93승)을 쓰며 고공 질주할 수 있었던 건 포수 양의지의 숨은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곰 같은 여우’ 양의지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힘입어 일명 ‘판타스틱 4’로 불리는 두산 1∼4선발은 모두 15승 이상의 선발승을 거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WBSC 프리미어12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얻은 자신감도 올 시즌 양의지에게 더해졌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양의지의 힘은 빛났다. 양의지의 리드에 힘입어 두산 마운드는 한국시리즈 팀 최소 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4경기 동안 단 2점만 내준 것. 종전 기록은 2005년 삼성이 두산을 상대로 거둔 4경기 5실점이었다. 정규시즌 홈런 공동 1위(40개)인 외국인 타자 테임즈(30)를 비롯해 NC의 자랑인 막강한 중심 타선은 양의지의 빛나는 리드로 시리즈 내내 침묵했다. 위기 때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투수의 탈삼진을 도우며 상대의 분위기를 잠재웠다. 공격도 빛났다. 양의지는 2일 4차전에서도 2회 결승 1점 홈런에 이어 6회에도 적시 2루타를 치며 NC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6타수 7안타(1홈런) 타율 0.438, 4타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주전을 맡은 2010년 20홈런을 치며 공격형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양의지는 올 정규시즌에서 22홈런을 치며 개인 최다 홈런 기록도 다시 썼다. 애제자의 MVP 수상을 예상했던 걸까.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경험이 풍부하고 머리 회전이 빠른 게 양의지의 장점이다. 이제 정말 최고의 포수가 된 것 같다”며 그를 높이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의지가 군대에 다녀오자마자 김경문 감독(당시 두산 감독)이 주전으로 키운 이유가 있다”며 전임자인 김경문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옛 스승과 현재 스승 앞에서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양의지는 그렇게 리그 최고의 포수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한편 양의지는 이날 수상으로 1991년 해태 장채근(15타수 7안타 8타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시리즈 포수 MVP가 됐다. 부상으로 K7 자동차를 받는다. 양의지 외에 3루수 허경민(26)이 5표, 1차전 선발 니퍼트(35)가 2표를 각각 획득했다.창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29)가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의지는 2일 기자단 투표 결과 전체 77표 중 91%인 70표를 얻었다. 올 정규시즌 두산이 시즌 최다승 신기록(93승)을 쓰며 고공질주 할 수 있었던 건 포수 양의지의 숨은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곰 같은 여우' 양의지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힘입어 일명 '판타스틱 4'로 불리는 두산 1~4선발은 모두 15승 이상의 선발승을 거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WBSC 프리미어12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얻은 자신감도 올 시즌 양의지에게 더해졌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양의지의 힘은 빛났다. 양의지의 리드에 힘입어 두산 마운드는 한국시리즈 팀 최소 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4경기 동안 단 2점만 내준 것. 종전 기록은 2005년 삼성이 두산을 상대로 거둔 4경기 5실점이었다. 정규시즌 홈런 공동 1위(40개)인 외국인 타자 테임즈(30)를 비롯해 NC의 자랑인 막강한 중심타선은 양의지의 빛나는 리드로 시리즈 내내 침묵했다. 위기 때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투수의 탈삼진을 도우며 상대의 분위기를 잠재웠다. 공격도 빛났다. 양의지는 2일 4차전에서도 2회 결승 1점홈런에 이어, 6회에도 적시 2루타를 치며 NC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6타수 7안타(1홈런) 타율 0.438 4타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주전을 맡은 2010년 20홈런을 치며 공격형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양의지는 올 정규시즌에서 22홈런을 치며 개인 최다 홈런 기록도 다시 썼다. 애제자의 MVP수상을 예상했던 걸까.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경험이 풍부하고 머리 회전이 빠른 게 양의지의 장점이다. 이제 정말 최고의 포수가 된 것 같다"며 그를 높게 치켜세웠다. 김태형 감독은 "의지가 군대에 다녀오자마자 김경문 감독(당시 두산 감독)이 주전으로 키운 이유가 있다"며 전임자인 김경문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옛 스승과 현재 스승 앞에서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양의지는 그렇게 리그 최고의 포수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한편 양의지는 이날 수상으로 1991년 해태 장채근(15타수 7안타 8타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시리즈 포수 MVP가 됐다. 부상으로 자동차 K7을 받는다. 양의지 외에 3루수 허경민(26)이 5표, 1차전 선발 니퍼트(35)가 2표씩을 획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겨울이 아직 오지도 않았지만 야구팬들은 벌써 봄을 기다린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4년 만에 열리기 때문이다. 한·미·일 프로리그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면서 선수 엔트리 구성을 위한 참가국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대회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신 한국은 2006년(3위), 2009년(준우승) 대회 때 팀을 이끈 김인식 감독(69)을 다시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난달 초 50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한 김 감독은 내년 최종 엔트리 확정 때까지 최고의 선수 조합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합류 여부다.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메이저리거는 이대호(34·시애틀), 박병호(30·미네소타), 강정호(29·피츠버그), 추신수(34·텍사스), 김현수(28·볼티모어)다. 이들 중 붙박이 주전을 꿰찬 강정호는 WBC에 대한 강한 출전 의사를 밝혔다. 반면 지난해 1년 계약을 맺어 내년에 뛸 팀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이대호는 "솔직히 힘들다"고 말했다. 팀에서 여전히 주전 경쟁 중인 김현수도 "마음이야 나가고 싶지만 구단과 상의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해외 원정 도박에 따른 징계로 예비 엔트리에서 빠진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34)을 합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오승환은 "KBO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1,2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에서는 투타 겸업으로 잘 알려진 오타니 쇼헤이(22)가 일찌감치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소속팀 니혼햄 파이터스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오타니는 시리즈 뒤 하루만 휴식을 한 뒤 WBC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했다.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도 투수와 타자로 모두 나설 계획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힌 만큼 미국 구단들의 관심도 높다. 3차례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미국은 이번 대회를 설욕의 무대로 삼겠다는 각오다. LA 다저스의 에이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28)를 비롯해 현재 월드시리즈에서 활약 중인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30·시카고 컵스), 코리 클루버(30·클리블랜드)가 모두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25·LA 에인절스)과 브라이스 하퍼(24·워싱턴)는 4월부터 시작되는 정규시즌 준비를 이유로 대표팀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편 류현진의 단짝으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쿠바 출신의 야시엘 푸이그(26·LA 다저스)는 멕시코 대표로 WBC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푸이그는 멕시코 영주권을 갖고 있다. 대만, 네덜란드, 이스라엘과 같은 B조에 편성된 한국은 서울 고척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WBC 본선 첫 출전인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가세해 복병으로 꼽힌다. 한국은 2013년 대회 때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하던 네덜란드에 패하면서 2승(1패)을 따내고도 득실점차에서 밀려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이었고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되는 것”이었다. 막강 선발진을 보유한 두산이 NC를 세 번 내리 꺾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에 1승만을 남겨뒀다.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은 선발 투수 보우덴의 7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호투와 김재환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NC에 6-0으로 승리했다. 올해 6월 30일 NC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했던 보우덴은 이날도 11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투구 수는 136개. 두산은 1차전 니퍼트, 2차전 장원준에 이어 3차전에서 보우덴까지 선발 투수들이 호투하며 한국시리즈에서도 막강한 선발 투수 야구를 뽐냈다. 두산은 2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유희관을 선발 투수로 등판시켜 싹쓸이 우승을 노린다. 이 4명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에서 동반 15승 이상씩을 올려 ‘판타스틱4’로 불린다. 이에 비해 포스트시즌 들어 차갑게 식어버린 NC의 방망이는 이날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이란 애칭을 가진 중심 타선의 부진이 뼈아팠다. 결정적인 장면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공격에서 나왔다. NC는 선두 타자 박민우의 안타와 보우덴의 폭투, 그리고 나성범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절호의 기회에서 선취점을 뽑았다면 그동안 꼬였던 패가 훌훌 풀릴 수도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테임즈가 3루수 뜬공으로 허탈하게 아웃된 데 이어 이호준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석민의 잘 맞은 타구는 투수 보우덴의 글러브에 원 바운드로 빨려 들어가면서 투수 앞 땅볼이 됐다. 기회 뒤엔 위기였다.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NC의 선발 투수 최금강은 5회초 두산의 선두 타자 김재환에게 높은 직구를 던지다 우중월 1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김재환은 한국시리즈 2차전 8회 쐐기 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두산은 2사 후 양의지의 우중간 2루타와 허경민의 좌중간 2루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허경민과 박건우는 9회에도 각각 2타점 적시타를 쳤다. NC 타선은 이날 9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어떻게든 타선이 좀 쳐 줘야 이길 수 있다”며 타자들의 분발을 기대했지만 이날도 NC 타선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NC가 얻은 점수는 단 1점에 불과하다. 또 3경기에서 나온 16개의 안타는 모두 1루타였다. 프로야구가 시작된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7전 4선승제로 치러진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에서 3차전까지를 모두 이긴 경우는 9번 있었는데 3연승을 거둔 팀은 예외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NC는 2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 반부터 열리는 4차전에 선발 투수 스튜어트를 내세워 ‘기적’에 도전한다. 창원=이헌재 uni@donga.com /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회까지만 잘 막는다는 생각으로 해야죠.”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NC의 선발 투수 최금강(27)이 밝힌 각오다. NC의 불펜 투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는 말이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투수 장현식(21)에 이어 2회 등판했다 4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강판된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이기도 했다. 이날 4회까지만 해도 최금강의 말은 지나친 겸손이었다. 최금강은 4회까지 단 한 타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NC의 한국시리즈 첫 승 가능성을 밝게 했다. “초반 대량 실점이 걱정”이라는 말과 다르게 두산의 첫 타자 박건우(26)부터 쉽게 땅볼 처리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4회까지는 두산 선발 투수 보우덴(30)보다 더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그러나 4회를 넘긴 뒤 최금강의 말은 현실이 됐다. 4회까지 상대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던 최금강은 5회 첫 타자 김재환(28)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한 뒤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양의지(29)와 허경민(26)에게 연달아 큼지막한 2루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을 했다. 결국 최금강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최금강이 믿은 불펜진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5회 등판한 원종현(29)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연이어 허용하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마무리 투수 이민호(23)는 9회에만 4실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이었고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되는 것"이었다. 막강 선발진을 보유한 두산이 NC를 세 번 내리 꺾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에 1승만을 남겨뒀다. 1일 경남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은 선발 투수 보우덴의 7과 3분의2이닝 무실점 호투와 김재환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NC에 6-0으로 승리했다. 올해 6월 30일 NC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했던 보우덴은 이날도 11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투구 수는 136개. 두산은 1차전 니퍼트, 2차전 장원준에 이어 3차전에서 보우덴까지 선발 투수들이 호투하며 한국시리즈에서도 막강한 선발 투수 야구를 뽐냈다. 두산은 2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유희관을 선발 투수로 등판시켜 싹쓸이 우승을 노린다. 이들 4명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에서 동반 15승 이상씩을 올려 '판타스틱4'로 불린다. 이에 비해 포스트시즌 들어 차갑게 식어버린 NC의 방망이는 이날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이란 애칭을 가진 중심 타선의 부진이 뼈아팠다. 결정적인 장면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 말 공격에서 나왔다. NC는 선두 타자 박민우의 안타와 보우덴의 폭투, 그리고 나성범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절호의 기회에서 선취점을 뽑았다면 그 동안 꼬였던 패가 훌훌 풀릴 수도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테임즈가 3루수 뜬공으로 허탈하게 아웃된 데 이어, 이호준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석민의 잘 맞은 타구는 투수 보우덴의 글러브에 원 바운드로 빨려 들어가면서 투수 앞 땅볼이 됐다. 기회 뒤엔 위기였다.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NC의 선발 투수 최금강은 5회초 두산의 선두 타자 김재환에게 높은 직구를 던지다 우중월 1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김재환은 한국시리즈 2차전 8회 쐐기 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두산은 2사 후 양의지의 우중간 2루타와 허경민의 좌중간 2루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허경민과 박건우는 9회에도 각각 2타점 적시타를 쳤다. NC타선은 이날 9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어떻게든 타선이 좀 쳐 줘야 이길 수 있다"며 타자들의 분발을 기대했지만 이날도 NC 타선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NC가 얻은 점수는 단 1점에 불과하다. 또 3경기에서 나온 16개의 안타는 모두 1루타였다. 프로야구가 시작된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7전 4선승제로 치러진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에서 3차전까지를 모두 이긴 경우는 9번 있었는데 3연승을 거둔 팀은 예외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NC는 2일 같은 장소에서 6시 반부터 열리는 4차전에 선발 투수 스튜어트를 내세워 '기적'에 도전한다.창원=이헌재 기자uni@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두산에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는 우승과 같은 의미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에서 1, 2, 3차전을 연거푸 이긴 경우는 7차례로 모두 3연승을 거둔 팀들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했다. 특히 6차례(1987년 해태, 1990년 LG, 1991년 해태, 1994년 LG, 2005년 삼성, 2010년 SK)는 연승 팀이 4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둬 4전 전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1988년 해태만이 4차전에서 패해 6차전에서 우승을 결정지었다. 따라서 1, 2차전을 승리한 두산이 3차전에서도 승리하면 통계상으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통계가 두산에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두산을 긴장시키는 또 다른 통계가 있다. 두산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적이 없다. 오히려 우승을 한 다음 해에는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OB 시절인 프로야구 원년(1982년) 한국시리즈 우승 다음 해에는 전기 6위, 후기 5위로 미끄러졌다. 1995년에도 구단 사상 첫 통합 우승에 성공했지만 다음 해 성적은 8위로 밀려났다. 2001년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지만 다음 해에는 5위로 가을야구에 나서지도 못했다. 두산이 올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하려고 애쓴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통계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이었다. 정규시즌 개막부터 가장 먼저 10승을 달성한 두산은 이후로도 매 10승 단위 승리에 가장 먼저 안착했고, 결국 한 시즌 최다승(93승) 기록을 세우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상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는 3차전에서 두산의 ‘키 플레이어’는 오재일이다. 3차전에서 NC 선발 투수로 나서는 최금강을 상대로 오재일은 올 시즌 4타수 2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또 3차전이 열리는 마산구장에서 올 시즌 31타수 11안타 4홈런(타율 0.355)으로 두산 타자 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 NC에 3차전 승리는 단순한 1승의 의미를 넘어선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내줬지만 NC에 아직 기회는 있다. 지난해까지 33번의 한국시리즈 중에서 1, 2차전에서 패하고도 뒤집기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2차례 있었다. 2007년 SK와 2013년 삼성이다. 확률은 6%에 불과하지만 두 번의 경우에서 희생 제물이 모두 두산이었다는 점에서 NC가 희망을 가질 만하다. 대역전극을 노리는 NC에 필요한 것은 분위기 반전이다. 무엇보다 3차전 선발 투수 최금강(27)의 호투가 절실하다. 팀의 원투펀치(스튜어트, 해커)가 승리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최금강이 승리 투수가 된다면 4차전부터는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최금강의 올 시즌 두산 상대 평균자책점은 9.00으로 높긴 하지만 8월 마지막 맞대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타석에서는 박석민(31)이 두산 3차전 선발 보우덴(30)에게 6타수 2안타 타율 0.333으로 비교적 강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3차전부터 활발한 작전 야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1, 2차전 기회 때마다 NC의 발목을 잡은 건 병살타였다. NC는 특히 2차전에서 1, 6, 7, 8회 네 차례 병살 플레이를 기록하면서 두산(9개)보다 많은 안타(10개)를 치고도 1득점에 묶여 패했다. 잘 맞은 타구도 상대의 수비 시프트에 걸린 만큼 주자를 보다 안전하게 득점권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 대타도 적극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2차전에서 대타로 출전한 모창민(31) 권희동(26)은 연달아 안타를 치면서 NC의 한국시리즈 유일한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NC는 조영훈(34) 등 대타 자원만큼은 적어도 두산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NC로선 안방 마산구장에서 두산에 우승 트로피를 헌납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3차전을 승리해 분위기를 바꿔야만 한다.임보미기자 bom@donga.com·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

최홍석(28)에 웃고, 최홍석에 울고…. 시즌 초반 에이스 최홍석의 선전으로 상승세를 타던 우리카드. 하지만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는 그의 부진으로 2-3(15-25, 25-18, 19-25, 25-20, 17-19)으로 패했다. 지난 시즌 전체 36경기에서 7승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그쳤던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깜짝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팀 안팎에서 나온다. 그 중심에는 올 시즌 새로 주장을 맡은 최홍석이 있다. 최홍석은 앞선 3경기에서 공격성공률 62.69%를 기록하며 한때 부문 선두를 달렸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 시즌(43.97%) 10위권에도 오르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올 시즌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시스템 도입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평준화되면서 토종 공격수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이날 최홍석은 공격성공률 37.5%에 그치며 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5세트 16-16 듀스 상황에서 나온 서브 범실이 뼈아팠다. 왼쪽 날개 공격수 최홍석이 막히면서 오른쪽 공격수 파다르(20)의 공격 또한 매끄럽게 풀리지 못했다. 이날 부진으로 최홍석의 공격성공률(56.04%)은 전체 5위로 미끄러졌다. 한편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로 개막 후 4경기 만에 첫 승을 수확했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25)가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 팀에서 가장 많은 46득점을 기록한 타이스는 공격성공률도 71.92%로 빛났다. 앞선 2경기에서 풀세트 끝에 패했던 삼성화재는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어렵사리 첫 승을 신고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잘하면 영웅이 되는 거고, 못하면 그냥 욕먹으면 된다. 큰 경기일수록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가야 된다.” 25일 NC의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를 이끌며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박석민(33)이 한 말이다. 정규시즌 2위 팀 NC는 이날 LG를 꺾고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첫 판에서 탈락했던 NC는 3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을 넘었다. 올해 초 4년간 최대 96억 원을 받고 삼성에서 이적한 박석민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2005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며 우승 반지 5개를 모았다. 그런 풍부한 경험이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박석민은 2차전에서 7회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린 데 이어 4차전에서도 7회 결승 홈런을 때렸다. NC는 실력뿐 아니라 경험도 고려해 박석민에게 통 큰 투자를 했었다. ‘박석민 효과’는 서서히 팀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NC 포수 김태군은 “(박)석민이 형은 포스트시즌에도 정규시즌과 똑같이 준비하더라. 어린 선수들이 석민이형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굉장히 의아해했다. 그리고 금방 석민이 형이 맞는 것이라고 느꼈다. 석민이 형이 우리 팀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3년째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 스스로도 경험의 가치를 몸으로 깨치기 시작했다. 투수 원종현은 “2년 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LG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 가사가 들리더라. ‘아, 이런 게 바로 경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때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한 톱타자 박민우도 “정신적으로는 예전처럼 긴장했는데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야구인들은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큰 경기를 해 본 선수들이 어떻게경기를 이끌어 가야 할지를 안다는 뜻이다. 창단 후 첫 우승에 도전하는 NC와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의 한국시리즈는 29일 시작된다. ▼ ‘KS 데뷔전’ 두산 4번타자 김재환 ▼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의 포수 로베르토 페레스(28)는 26일 자신의 생애 첫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전 페레스가 품었을 막연함과 떨림은 바다 건너 동갑내기 두산 김재환(28)도 마찬가지로 느낄 감정이다.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 또한 29일 한국시리즈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다. 2008년 데뷔한 김재환은 지난해까지 여섯 시즌(상무에서 뛰던 2009, 2010시즌 제외)을 두산에서 뛰었지만 포스트시즌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2년 준플레이오프 때 1타석에 들어서 안타 없이 물러난 게 가을야구 경험의 전부다. 김재환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현수(28·현 볼티모어), 같은 왼손 거포인 오재일(30)에게 밀려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 시즌 역대 최고의 개인 성적을 올렸지만 김재환의 한국시리즈 활약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그러나 페레스의 활약에서 보듯 단기전 승부에서 ‘경험=실력’의 등식이 항상 성립하는 건 아니다.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김재환에게 관중의 응원 열기는 낯설지 않아 부담감이 덜할 수 있다. 김재환도 “아직 경기가 시작되지 않아서인지 긴장은 없다. 팀에 가을야구를 경험한 동료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김재환은 NC를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김재환이 올해 NC와의 13경기에서 기록한 타율(0.347)은 시즌 전체 타율(0.325)을 앞선다. 특히 1차전 선발이 유력한 스튜어트를 상대로는 8타수 4안타(타율 0.500) 홈런 1개로 강했다. 그러나 정작 김재환은 “NC는 마운드가 워낙 좋은 팀이어서 수시로 영상을 챙겨 보고, 타석에 들어섰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막판 떨어졌던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 최근 일본 훈련에서는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랬듯 팽팽한 투수전의 균형을 순식간에 깨뜨리는 건 홈런 한 방이다. 두산 타선에서 홈런을 기대한다면 정규시즌 홈런 3위(37개)인 김재환이 적격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같은 날 새 사령탑을 발표한 프로야구 두 구단의 키워드는 같았다. ‘새로운 시도’다. 프런트 야구를 꿈꾸는 넥센은 운영팀장을 감독으로 선택했다. 가을야구에 실패한 SK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넥센의 장정석 감독(43)은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다. 프로야구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이다. 1996∼2004년 현대, KIA에서 선수로 뛰었던 장 감독은 은퇴 뒤 현대에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넥센이 생긴 뒤에도 줄곧 프런트로 일했다. 메이저리그식 프런트 야구를 시도하려는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는 “각 파트의 이해관계를 거부감 없이 가장 슬기롭게 조율할 수 있는 필드매니저가 되기에는 장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도 “현장 야구와 프런트 야구의 구분이 없는 게 현대 야구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SK의 트레이 힐먼 감독(53)은 1990년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2003∼2007년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 감독 때는 일본시리즈 우승, 준우승을 각각 한 차례 경험했다. 2008∼2010년 미국 캔자스시티 감독을 했던 힐먼 감독은 처음으로 한미일 프로 감독을 모두 경험하는 지도자가 됐다. 다양한 리그를 경험한 만큼 구단 마케팅에도 관심이 높다. 계약기간은 힐먼 감독이 2년(계약금 포함 총액 160만 달러), 장 감독이 3년(총액 8억 원)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같은 날 새 사령탑을 발표한 프로야구 두 구단의 키워드는 같았다. '새로운 시도'다. 프런트 야구를 꿈꾸는 넥센은 운영팀장을 감독으로 선택했다. 가을야구에 실패한 SK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넥센의 장정석 감독(43)은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다. 프로야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이다. 1996~2004년 현대, KIA에서 선수로 뛰었던 장 감독은 은퇴 뒤 현대에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넥센이 생긴 뒤에도 줄곧 프런트로 일했다. 메이저리그식 프런트 야구를 시도하려는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는 "각 파트의 이해관계를 거부감 없이 가장 슬기롭게 조율할 수 있는 필드매니저가 되기에는 장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도 "현장 야구와 프런트 야구의 구분이 없는 것이 현대 야구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SK의 트레이 힐만 감독(53)은 1990년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2003~2007년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의 감독 때는 일본시리즈 우승, 준우승을 각각 한차례 경험했다. 2008~2010년 미국 캔자스시티 감독을 했던 힐만 감독은 처음으로 한·미·일 프로감독을 모두 경험하는 지도자가 됐다. 다양한 리그를 경험한 만큼 구단 마케팅에도 관심이 높다. 계약기간은 힐만 감독이 2년(계약금 포함 총액 160만 달러), 장 감독이 3년(총액 8억 원)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 올라가서 질 순 없잖아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 시즌을 마친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기다리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평소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웠던 팀’을 묻는 질문에 “늘 경기가 빡빡하게 돌아갔다”며 NC를 꼽았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에는 실전감각을 얼마나 빨리 찾는지가 관건이다. 두산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 이후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21일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차례차례 상위 팀들을 이기며 분위기를 탔던 지난해와는 정반대다. 두산은 19일 일본 미야자키로 건너가 일본 구단들과 연습경기를 하며 감각을 끌어올리려했지만 라쿠텐, 소프트뱅크 2군과의 경기 후 마지막 요미우리전은 비로 취소됐다. 일본 연습경기에서 니퍼트와 유희관이 보여준 호투는 안심되는 부분이지만 장원준과 보우덴이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것은 아쉽다. 불펜에서도 윤명준 홍상삼 이현승 이용찬만 등판 기회를 얻었다. 두산은 26일 자체 청백전으로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올 시즌 등장한 ‘신데렐라’들이 한국시리즈까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두산의 걱정거리다. 김 감독이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4번 타자로 낙점한 김재환(28)이 이제껏 경험한 가을야구는 2012년 준플레이오프에서의 ‘한 타석’이 전부다.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나와 타율(0.316)과 홈런(27개)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쓴 오재일(30)도 지난해 가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오재일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21타수 1안타에 그쳤다. ▼“토종 투수가 필요해”▼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마냥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 플레이오프 승리로 분위기는 끌어올렸지만 고민이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경문 NC 감독(58)의 가장 큰 고민은 토종 선발이다. 3선발 체제였던 플레이오프와 달리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4선발 체제로 마운드를 꾸리기 위해선 외국인 투수 해커(33)와 스튜어트(30)를 지원해 줄 국내 투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장현식(21)은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1이닝 만에 교체됐고, 마운드를 이어 받은 최금강(27)도 제구력 불안을 노출했다. 승부조작 연루 의혹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재학(26)이 있지만 구단이 논란을 감수하며 이재학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새로운 카드를 찾을 것”이라며 구창모(19)와 배재환(21) 등 젊은 투수의 기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타선에서는 3번 타자 나성범(27)의 타격감 회복이 관건이다. 나성범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점 없이 타율 0.167로 부진했다. 잘 맞은 타구도 상대의 호수비에 막히는 불운까지 겹치고 있다. 외국인 타자 테임즈(30)가 두산을 상대로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테임즈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을 치며 손맛을 보긴 했지만 올 시즌 두산과의 경기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9개 구단 중 두산 상대 타율(0.208)이 가장 낮다. 특히 두산의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설 것이 확실한 니퍼트(35)를 상대로는 6타수 1안타 타율 0.167로 극도로 부진했다. 김경문 감독의 한국시리즈 트라우마도 극복할 과제다. 두산 감독 시절 세 차례(2005, 2007, 2008)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고배를 마신 김 감독이 심리적 압박을 피하기 위해선 1, 2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해야만 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월드시리즈 무대를 처음 밟는 무명 포수에게도, 68년을 기다려온 인디언스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밤이었다. 6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가 시카고 컵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포수 로베르토 페레스(28)의 깜짝 홈런 두 방(4회 1점, 8회 3점)에 힘입어 6-0으로 승리했다. 한 시즌 최다 출전 경기가 70경기에 그치는 백업 멤버였던 페레스는 자신의 첫 월드시리즈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2014년 클리블랜드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페레스는 주전 포수 얀 고메스(29)의 교체 선수였다. 고메스가 7월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를 얻게 된 그는 안정적인 수비로 팀 투수들의 신뢰를 얻었다.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이 그를 포스트시즌 주전 포수로 택한 이유다. 팀의 안방마님이 된 페레스는 자신의 첫 가을야구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타격이 터졌다. 보스턴과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을 치며 깜짝 활약을 예고한 페레스는 이날 경기에서도 홈런 2개를 추가하며 가을야구 9경기에서만 홈런 3개를 쳤다. 올 정규시즌(61경기) 홈런 기록과 같다. 페레스의 이날 한 방은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무안타 기록에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프랑코나 감독의 신뢰가 큰 힘이 됐다.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포수가 홈런 2개로 4타점을 기록한 건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1956년), 조니 벤치(1976년)에 이어 세 번째다. 전설들과 같은 기록을 갖게 된 페레스는 “내 생애 이 같은 밤은 없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승리로 7전 4선승제 승부의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약 63%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염소의 저주(시카고 컵스)가 와후 추장(클리블랜드)보다 더 질긴 걸까. 26일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린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는 시카고 컵스 선수들을 자극하려는 클리블랜드 팬들의 도발이 이어졌다. 한 팬은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컵스를 향해 "108이라는 숫자는 컵스가 이번 시리즈에 내줄 아웃카운트의 개수(경기당 27개)"라며 4차전 만에 클리블랜드가 우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팀의 1차전 선발인 코리 클루버(Kluber)의 이름과 실마리를 뜻하는 단어(Clue)의 발음이 비슷한 점에 착안해 "컵스는 (우승의) 실마리를 갖고 있지 않다(클리블랜드가 우승의 실마리를 갖고 있다는 의미)"고 말하는 팬도 있었다. 팬들의 응원 열기에 힘입어 클리블랜드는 이날 컵스를 6-0으로 꺾고 중요한 1차전 승리를 가져가면서 먼저 우승의 실타래를 풀기 시작했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약 63%다. 이날 경기는 클리블랜드 포수 로베르토 페레즈(28)의 홈런 두 방으로 승부가 갈렸다. 페레즈는 4회 1점 홈런에 이어 8회 3점 홈런을 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2014년 클리블랜드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팀의 백업포수로 주로 뛰었던 페레즈는 주전 포수 얀 고메스(29)가 부상을 당하며 가을야구 출전 기회를 얻었다. 올 정규시즌 전체 홈런이 3개였던 페레즈는 생애 처음 맛보는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홈런 3개를 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선발 코리 클루버(30)도 6이닝 동안 삼진만 9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클루버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0.74로 1선발의 역할을 충실히 이어가고 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마냥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 플레이오프 승리로 분위기는 끌어올렸지만 고민이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경문 NC 감독(58)의 가장 큰 고민은 토종 선발이다. 3선발 체제였던 플레이오프와 달리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4선발 체제로 마운드를 꾸리기 위해선 외국인 투수 해커(33)와 스튜어트(30)를 지원해 줄 국내 투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장현식(21)은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1이닝 만에 교체됐고, 마운으로 이어 받은 최금강(27)도 제구력 불안을 노출했다. 승부조작 연루 의혹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재학(26)있지만 구단이 논란을 감수하며 이재학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새로운 카드를 찾을 것"이라며 구창모(19)와 배재환(21) 등 젊은 투수 기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타선에서는 3번 타자 나성범(27)의 타격감 회복이 관건이다. 나성범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점 없이 타율 0.167로 부진했다. 잘 맞은 타구도 상대의 호수비에 막히는 불운까지 겹치고 있다. 외국인 타자 테임즈(30)가 두산을 상대로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테임즈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을 치며 손맛을 보긴 했지만, 올 시즌 두산과의 경기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9개 구단 중 두산 상대 타율(0.208)이 가장 낮다. 특히 두산의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설 것이 확실한 니퍼트(35)를 상대로는 6타수 1안타 타율 0.167로 극도로 부진했다. 김경문 감독의 한국시리즈 트라우마도 극복 과제다. 두산 감독 시절 세 차례(2005, 2007, 2008)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고배를 마신 김 감독이 심리적 압박을 피하기 위해선 1, 2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해야만 한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월드 C리즈(World C-ries).’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6일 시작되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를 이렇게 예고했다.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가 공교롭게도 연고지의 첫 글자인 ‘C’를 구단 로고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에서 ‘C의 전쟁’이 성사된 건 1919년 신시내티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대결 이후 97년 만이다. 저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오랜 기간 월드시리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양 팀의 각별한 인연도 눈길을 끈다.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보스턴 우승반지와의 인연이다. 2004년 보스턴이 일명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때 단장이었던 테오 엡스타인(43)은 현재 컵스의 사장으로, 테리 프랭코나 감독(57)은 현재 클리블랜드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스턴의 2007,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도 양 팀에 포진해 있다. 두 차례 모두 우승반지를 낀 컵스의 투수 존 레스터(32)와 2013년 우승 멤버인 컵스의 포수 데이비드 로스(39), 클리블랜드의 1루수 마이크 내폴리(35) 등이다. 2013년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때 보스턴의 선발 투수였던 레스터와 4번 타자였던 내폴리는 이제 서로를 상대하게 됐다. 양 팀 불펜의 핵심 자원인 컵스의 아롤디스 차프만(28)과 클리블랜드의 앤드루 밀러(31)도 한솥밥을 먹다 갈라섰다. 올 시즌 개막 때만 하더라도 뉴욕 양키스에서 함께 뛰었던 차프만과 밀러는 양키스가 우승에서 멀어지면서 각각 트레이드로 소속팀을 옮겼다. 차프만과 밀러가 있었을 때만 해도 양키스의 불펜은 메이저리그 최강으로 분류됐다. 월드시리즈에서 두 선수의 활약에 팀의 운명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월드시리즈에 오기까지 공수 모두에서 큰 활약을 펼친 클리블랜드의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르(23)와 컵스의 2루수 하비에르 바에스(24)의 인연도 각별하다. 같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둘은 어릴 적 플로리다 지역에서 함께 야구를 한 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앞뒤로 지명을 받았다. 린도르가 1라운드 8순위, 바에스가 1라운드 9순위로 뽑혔다. 26일 클리블랜드의 안방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리는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코리 클루버(30)를, 컵스는 존 레스터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올 시즌 클루버는 18승 9패 평균자책점 3.14, 레스터는 19승 5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다. ESPN이 전문가 32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26 대 6으로 컵스의 우세가 점쳐졌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월드 C리즈(World C-ries).'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6일 시작되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를 이렇게 예고했다.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가 공교롭게도 연고지의 첫 글자인 'C'를 구단 로고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에서 'C의 전쟁'이 성사된 건 1919년 신시내티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대결 이후 97년 만이다. 저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오랜 기간 월드시리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양 팀의 각별한 인연도 눈길을 끈다.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보스턴 우승반지와의 인연이다. 2004년 보스턴이 일명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때 단장이었던 테오 엡스타인(43)은 현재 컵스의 사장으로, 테리 프랑코나 감독(57)은 현재 클리블랜드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스턴의 2007년,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도 양 팀에 포진해 있다. 두 차례 모두 우승반지를 낀 컵스의 투수 존 레스터(32)와 2013년 우승 멤버인 컵스의 포수 데이빗 로스(39), 클리블랜드의 1루수 마이크 나폴리(35) 등이다. 2013년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때 보스턴의 선발 투수였던 레스터와 4번 타자였던 나폴리는 이제 서로를 상대하게 됐다. 양 팀 불펜의 핵심자원인 아롤디스 채프먼(28)과 앤드류 밀러(31)도 한 솥밥을 먹다 갈라섰다. 올 시즌 개막 때만 하더라도 뉴욕 양키스에서 함께 뛰었던 채프먼과 밀러는 양키스가 우승에서 멀어지면서 각각 트레이드로 소속팀을 옮겼다. 채프먼과 밀러가 있었을 때만해도 양키스의 불펜은 메이저리그 최강으로 분류됐다. 월드시리즈에서 두 선수의 활약에 팀의 운명도 갈릴 전망이다. 월드시리즈에 오기까지 공수 모두에서 큰 활약을 펼친 클리블랜드의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23)와 컵스의 2루수 하비에르 바에즈(24)의 인연도 각별하다. 같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둘은 어릴 적 플로리다 지역에서 함께 야구를 한 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앞뒤로 지명을 받았다. 린도어가 1라운드 8순위, 바에즈가 1라운드 9순위로 뽑혔다. 26일 클리블랜드의 안방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리는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코리 클루버(30)를, 컵스는 존 레스터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올 시즌 클루버는 18승 9패 평균자책점 3.14, 레스터는 19승 5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다. ESPN이 전문가 32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26대 6으로 컵스의 우세가 점쳐졌다. 양 팀은 올 시즌 인터리그 경기에서 맞붙지 않았다. 양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것도 처음이다. 백지 위에서 시작될 올 시즌 마지막 시리즈가 막을 올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65)은 경기 전 올 시즌 V리그의 화두로 부상한 포지션 변경에 대해 “한국 배구의 얇은 선수층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층이 두꺼운 대한항공에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인 듯하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31)와 날개 공격수 김학민(33)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가스파리니(32)가 합류한 대한항공은 두꺼운 선수층을 무기로 올 시즌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힌다. 반면 OK저축은행 등은 올 시즌 얇은 선수층 탓에 포지션 변경을 실험 중이다. 23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도 양 팀의 다른 처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시즌 전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OK저축은행은 왼쪽에서 주로 뛰던 송희채를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투입했다. 포지션 변화가 없는 대한항공은 주전 왼쪽 날개 공격수 김학민 자리에 정지석을 적절히 교체 투입해 가며 숨을 골랐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1, 2세트를 따낸 뒤 3, 4세트를 내주며 역전패 위기에 몰리고도 막판 김학민과 가스파리니의 공격이 되살아나며 3-2(25-16, 25-21, 21-25, 21-25, 15-11)로 승리했다. 개막 후 3연승으로 남자부 선두에 올랐다. 이날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에 3-0(25-18, 25-19, 25-21)으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연고지(인천)가 같은 대한항공과 함께 3연승을 달리며 여자부 선두에 섰다. 안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