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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산하 기관장을 뽑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감사원이 공식 인정했다. 감사원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7월 공모를 통해 황선준 교육연구정보원장(55)과 송순재 교육연수원장(60)을 뽑으면서 인사규정을 어겼다며 관련 시행규칙을 개정하도록 요구했다고 3일 밝혔다. 황 원장은 스웨덴 국립교육청 과장을 지냈으며, 송 원장은 감리신학교 교수 출신으로 곽 교육감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두 기관장을 공모하는 데 필요한 근거를 만들지 않았다. 감사원은 “시교육청이 공모에 앞서 두 기관장을 장학관, 교육연구관, 3급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임명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어야 했다”고 밝혔다. 또 지방계약직공무원으로 임용한다는 공고와 달리 이들을 국가계약직공무원으로 임용해 인사업무에 혼선을 가져왔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감사원의 통보에 따라 관련 규칙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 원장과 송 원장을 교체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두 사람의 임기는 내년 8월 31일까지. 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사원은 인사 절차상의 문제를 발견해 관련 규정을 고치라고 요구했을 뿐 두 원장을 교체하라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곽 교육감이 현장교육 경험이 필요한 자리에 자기 사람을 앉히기 위해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일본 교리쯔국제교류장학재단(이사장 기쿠가와 나가노리)이 일본에서 공부할 장학생과 일본 체험 수필 콘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한다. 재단은 내년 4월부터 일본의 대학원, 대학, 전문학교에서 2년 이상 공부할 한국 학생 3명을 선발해 매달 10만 엔(약 145만 원)씩 2년간 지원한다. 10일까지 서류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쳐 9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면접을 한다. 결과는 당일 발표한다. 신청서는 홈페이지(www.kyoritsu.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재단은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체험하고 싶은 것’을 주제로 일본어 에세이 콘테스트도 함께 연다. 5명을 뽑아 일본 여행경비 30만 엔씩을 지원한다. 10일까지 A4 용지 2장 분량의 일본어 에세이와 신청서를 보내면 된다. 02-757-2343}

경기 양평군 양평고의 이동일 교사(40·사진)는 희귀병을 앓으며 특수학급 학생을 가르칩니다. 그는 백색증(알비니즘)으로 태어날 때부터 피부가 하얬고 앞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특수돋보기로 공부한 끝에 정규교사로 당당히 교단에 섰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나를 보면서 희망을 가진다고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에게 조용히 박수를 보냅니다.}
내년부터 전국의 학교폭력 가해 중학생은 자신이 피해를 입힌 학생과 같은 일반계 고교에 입학할 수 없게 된다. 정부가 마련한 학교폭력 대책의 하나로 3월 개정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른 조치다. 개정된 시행령은 전학 조치된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에는 각각 다른 학교를 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개정된 시행령을 반영한 ‘2013학년도 고교 신입생 전형요강’을 확정해 1일 발표했다.}

B형 수능은 지금 수능보다 어려워진다, A형과 B형 응시를 놓고 중하위권 수험생은 막판 눈치작전을 벌여야 한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쏟아지는 걱정들이다. 내년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 3개 과목을 수험생이 A형과 B형 중에서 선택하도록 했다. A형은 지금보다 쉽고, B형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어와 수학은 동시에 B형을 선택하지 못한다. 인문계 학생의 수학, 자연계 학생의 국어 공부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문제를 쉽게 내겠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의도다. 하지만 A, B형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수험생의 느끼는 혼란은 커져만 간다. 새로운 방식의 수능을 둘러싼 논란과 궁금증을 교육당국과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풀어본다.○ 상위권이 B형 택하면 등급 하락? 문제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B형을 선택하면 등급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수험생이 A, B형으로 나눠지면 상위권인 현재의 1∼4등급 학생이 대부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B형에서는 1등급을 받던 학생 중 일부가 2등급으로 내려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2등급을 받을 만한 학생 역시 2∼4등급으로 갈라지면서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교육 당국은 등급이 떨어져도 수능은 어차피 상대평가이므로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송선진 교과부 대입제도과장은 “등급은 비율에 따라 정해지므로 수험생이 A, B형으로 나뉘면 각각의 등급을 받는 학생 수는 당연히 줄어든다. 하지만 대학도 등급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을 예상하고 최저학력기준을 더 넓히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대학이 기존의 등급 기준을 변경하지 않으면 등급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수능이 더 어려워진다? 메가스터디가 쉽게 출제된 2012학년도 수능을 비교적 어려웠던 2011학년도 수능과 비교한 결과 만점에서 누적 상위 3%까지(인문계열 기준) 범위 안에 있는 수험생의 표준점수 차가 34점에서 17점으로 줄었다. 34점 사이에 몰린 상위 3%(1만1000명)가 쉬운 수능으로 17점 사이에 몰리면서 동점자도 늘어났다.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 지원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던 이유다. 내년 수능의 B형을 현재 수준으로 출제하면 1∼4등급 상위권 수험생의 평균점수가 더 올라 변별력이 떨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변별력을 확보하려면 B형 수능이 어려워지고 EBS 연계율 역시 조금 낮아질 수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쉬운 A형과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B형을 지금보다 더 어렵게 출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미정 김영일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장도 “B형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고난도 문항을 조금 더 많이 활용해 변별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송 과장은 “내년 11월에 치를 시험의 수준을 지금 정확히 얘기하긴 힘들다”면서도 “A, B형을 분리한 이유는 수능을 쉽게 내기 위해서인데 변별력을 이유로 B형을 특별히 어렵게 출제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어느 유형 선택해야 유리? 수험생의 고민은 결국 둘 중에서 어느 유형을 선택하느냐에 있다. A, B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이라면 A형을 선택하고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유형 선택에 따른 유불리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치렀던 모의 수능(6월) 결과를 보면 영어 A형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의 표준점수가 188점까지 치솟았다. 실력이 낮은 학생이 A형에 많이 응시해 원점수 평균이 32.39점에 그친 결과다. 반면에 영어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이었다. A형과 B형을 모두 반영하려는 대학은 B형을 선택한 수험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유형 간에 표준점수 차가 너무 크면 수험생으로서는 무엇이 유리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송 과장은 “A, B형 교차지원에 따른 가산점 문제를 대학도 고심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A형 몇 점이 B형 몇 점이라고 정확히 계산하기 쉽지 않다”며 유형 선택에 대한 수험생의 혼란을 일부 인정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아저씨가 다가왔어요. 제 머리를 만지작거렸죠. 손등으로 목덜미를 쓰다듬었어요. 소름이 끼쳤죠. 그냥 몸이 떨렸어요. 아저씨가 가고, 전 그냥 서 있었어요. 엄마한텐 얘기를 못했어요. 원래 알던 아저씨였거든요.” 서울 강동구에 사는 이민정 양(가명·초등학교 3년)이 두 달 전에 겪은 일이다. 민정이 사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가해자 10명 가운데 7, 8명은 아는 사람. 경남 통영시 산양초등학교 4학년 한아름 양(10)을 살해한 김점덕(45)도 ‘이웃집 아저씨’였다. 성폭력 예방 교육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동아일보가 서울 강동구와 강남구 초등학생 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성범죄자=낯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무거운 물건을 골목길까지 들어 달라고 하면 절반에 가까운 46.6%가 ‘아는 사람이면 들어 주겠다’고 답했다. 누구든 상관없이 도와주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28.8%나 됐다. 24.7%만이 들어 주지 않겠다고 답했다. 혼자 집에 있을 때 아버지 친구라는 사람이 찾아와 문을 열어 달라고 할 때도 ‘열어주지 않겠다’는 응답은 23.3%에 그쳤다. 심지어 김다래 양(초등학교 5년)은 “무섭게 생기지만 않았다면 열어 주겠다. 시원한 물도 갖다 드릴 것”이라며 웃었다. 선진국에서는 초등학생에게 성교육을 할 때 성폭력 예방에 초점을 맞춘다. 국내 초등학생들도 성폭력 예방교육을 원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남자의 77.1%, 여자의 77.3%가 가장 배우고 싶은 성교육 주제로 ‘성폭력 예방법’을 선택했다. 교육 현장은 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도 부족하고, 대응 매뉴얼도 낡았다. 경기의 B초등학교 교사도 “별도의 매뉴얼이나 자료가 없다. 지난 학기에 8시간 정도 성교육을 했지만 관련 동영상을 틀어주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성폭력 예방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정은 초록우산 서울아카데미 교육사업팀장은 “일단 현재보다 시간과 인력을 3배 이상 투자해야 한다. 사례별로 상황극을 하거나 학생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교육해 피부에 와 닿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김재형 씨(39·사진)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의사로서의 앞길이 기다리고 있었겠지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만화영화를 좋아했기에 고민 끝에 애니메이터가 됐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만화영화 제작사 ‘픽사’에서 일합니다. 그는 “의사는 아픈 사람을, 만화영화는 마음을 치료해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아주대의 대표 입학사정관전형은 아주ACE전형(240명)이다. 기존 전형의 인재상을 하나로 통합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대인관계 역량, 전공적합성, 진로계발 능력 등을 평가한다. 수시 1차에서는 아주ACE전형과 함께 특성화고교졸업자전형(28명)과 특수교육대상자전형(10명)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치러진다. 이들 전형의 1단계 서류평가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만으로 이뤄진다. 교사추천서와 포트폴리오는 내지 않아도 된다. 학생부를 통해 기초학업능력을 확인하고 자기소개서와 대조하면서 서류 충실도를 평가한다. 기재한 교내활동의 내용과 지원학과에 대한 관심도 등도 살펴본다. 또 학교생활을 충실히 수행했는지를 통해 성실성, 책임감, 리더십, 공동체 의식 등도 평가한다. 자기소개서는 △문항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잘 보이기 위해 화려한 말들만 남발하지 않았는지 △과정이 아니라 실적과 결과만 나열하지 않았는지 등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자신의 장점과 개성을 부각하되 단점을 극복한 노력도 함께 쓸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 수행한 활동은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제시하고 그 경험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쓰면 좋다. 세 전형 모두 2단계에서는 면접을 치른다. 아주ACE전형과 특성화고교졸업자전형은 발표면접과 개인면접을 함께 치르고 특수교육대상자전형은 개인면접만 본다. 발표면접에서는 지원한 학과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본역량을 갖췄는지를 중심으로 전공적합성을 평가한다. 제시된 자료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논리적 사고력과 전공과 관련해 해석하는 응용력·창의력을 갖췄는지를 본다.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의사전달능력도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자연계열은 수학·물리·화학·생물, 인문계열은 인문학·사회과학의 전공적합성을 평가한다. 아주대 입학처 홈페이지(www.iajou.ac.kr)에서 예시문항을 볼 수 있다. 개인면접에서는 제출한 서류의 진실성을 확인하고 지원자의 인성을 검증한다. 서류를 바탕으로 검증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자세히 묻기 때문에 제출한 서류내용을 숙지해야 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원하는 일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보여줘라.”“폭 넓게 준비하되 자신을 알릴 때는 대학이 원하는 부분에 집중해라.”입학사정관전형으로 올해 성신여대와 한양대에 입학한 두 새내기들의 조언이다. 특별한 것으로 알려진 입학사정관 전형도 자신이 가진 장점들을 잘 보여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두 학생의 설명이다.》○ 전교회장 아니어도 된다 성신여대의 성신리더십우수자 전형으로 경제학과에 합격한 전지예 양(19)은 충남 북일여고를 다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 한영고로 전학했다. 북일여고에서는 토론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한영고에는 토론 동아리가 없었다. 전 양은 직접 토론 동아리를 만들었다. 첫 해에 8명으로 시작한 토론 동아리는 이듬해 30명으로 회원이 불어났다. 회장으로 활동하며 대학교 토론동아리 언니들에게 토론지도를 받았다. 토론을 하면서 관심이 생긴 ‘간접광고’를 주제로 75페이지 분량의 ‘광고전략 변화에 따른 청소년 보고연구서’도 냈다. 전 양은 “입학사정관들은 전학한 후 토론 동아리가 없다고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한 모습을 높게 평가해 줬다”고 말했다. 리더십을 보는 전형이었지만 전 양은 학급 부회장과 동아리 회장 경력이 전부였다. 전 양이 지원한 성신리더십우수자 전형 지원자 중에는 전교 학생회장 출신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들은 작은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전 양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줬다. 전 양의 사례에서 보듯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장점과 경험을 구체적이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학급 부회장과 동아리 회장으로서 활동하며 교지에 실었던 글, 교내의 창의적 체험활동 수기집에 수록된 팀 보고서 등을 책자로 만들어 제출하는 것이 좋다. 리더십활동, 탐구활동, 학습활동, 봉사활동, 독서활동 등은 글과 함께 사진을 첨부하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소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교내 독서감상문 수상 경력도 좋은 자료가 된다. 전 양은 “입학사정관전형은 결코 특별한 스펙만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교내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와 기회가 왔을 때 주저 없이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나는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인가? 미래인재전형으로 한양대 건축공학부에 합격한 김균도 군(19)은 자신의 ‘스펙’을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잘 연결시킨 경우다. 부산동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군은 학생회장과 부산시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김 군은 이런 경력을 내세우지 않았다. 그 대신 고등학교 1학년 때 지역아동센터 6곳과 함께 소외계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멘토링 활동을 자세히 설명했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은 학교 주변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찾아낸 봉사활동이었다. 김 군은 “교육 멘토링 활동이 ‘사랑의 실천’이라는 한양대의 교육목표와 잘 맞았다”며 “특정한 입학사정 전형에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다양한 활동을 학교가 요구하는 내용에 맞춰 정리하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사소한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3번의 입학사정관전형 면접을 하면서 면접관들로부터 ‘반듯하다. 스마일맨’이라는 얘기를 들은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면접관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시험장에서 예의바르고 밝은 모습으로 ‘인성’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정은 한양대 입학사정관은 “대부분의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기초적인 수학 능력과 전공에 대한 꾸준한 관심, 건학 이념에 맞는 학생인지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전형 과정에서는 적극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등을 작성할 때는 기본적인 어법 등을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제43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서 한국 대표단이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고 24일 밝혔다. 81개국에서 378명의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은 김수신(경기과학고 3) 이원석(서울과학고 3) 임재모 군(서울과학고 2)이 금메달을, 권우진(서울과학고 3) 최수연 군(서울과학고 3)이 은메달을 땄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황현숙 교사(40)는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현상과 증거를 써보라고 얘기했다. 1학년 2반 학생들은 자신의 스마트 패드에 내용을 적었다. 잠시 뒤 황 교사가 전자칠판을 두드리자 학생 21명의 답이 전자칠판에 나타났다. 별의 일주운동, 백야 현상, 전향력…. 대부분 정답이었다. ‘조석 간만의 차이’와 ‘밤낮의 길이가 바뀐다’는 오답도 있었다. 황 교사는 예전에 배운 내용을 학생들이 대체로 잘 기억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전자칠판에 별의 일주운동을 보여주는 그림을 띄웠다. 그는 “보통 수업에서는 잘하는 아이들 몇 명만 눈에 띄기 쉬운데 전자칠판과 패드를 쓰면 각자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세종시 한솔동 한솔고 과학실의 모습이다.○ 피카소 동영상 보여주니 이해도↑ 한솔고는 올 3월 인근 참샘유치원, 참샘초등학교, 한솔중학교와 함께 개교했다. 이 학교들은 모두 전면적인 ‘스마트 교육’을 도입했다. 핵심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전자칠판과 학생 모두에게 나눠준 스마트 패드. 교사는 전자칠판에 그림과 동영상을 띄워 수업하고 학생들은 스마트 패드로 영어 단어를 검색하고 백과사전을 뒤적인다. 모두 초고속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수업의 장점을 3가지로 꼽는다. 학생과 소통하는 수업이 가능하다, 다양한 첨단자료를 마음껏 교실로 불러올 수 있다, 협력학습에 도움이 된다. 한솔고 김희순 교사(49)는 미술 수업에서 동영상 자료를 자주 쓴다. 미술사를 공부할 때는 피카소의 그림 ‘우는 여자’를 해설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준다. 김 교사는 “5분 정도의 동영상에 아이들이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입체파 같은 딱딱한 용어로 설명할 때보다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쉽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참샘초 조찬우 교사(40)가 지도하는 학생 6명은 지난달 온난화와 대기오염을 공부하고 스마트 패드를 이용해 영상물을 만들었다. 지구 온난화로 파괴되는 북극을 다룬 ‘북극곰의 진실’이었다. 조 교사는 “스마트 기기를 쓰면서 협력 수업과 모둠별 수업이 한결 쉬워졌다”고 말했다. ○ 아직은 제한적 활용 스마트 수업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이날 오전 10시 참샘초 4, 5학년 교실에서는 스마트 패드를 쓰는 수업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5학년 여울반의 사회 수업 시간에는 전자칠판이 아닌 화이트보드에 ‘후삼국 통일’ ‘고려의 발전’ 같은 주제를 적어놓고 모둠별로 수업을 진행했다. 책상에는 여느 학교에서처럼 교과서와 공책이 놓여 있었다. 한솔중과 한솔고도 마찬가지였다. 한솔중에서는 8개 학급 중 2개 학급만 스마트 패드를 쓰고 있었다. 한솔고에서도 과학실에서만 스마트 패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조 교사는 “스마트 기기를 많이 쓰는 편인데도 지난 학기 스마트 수업은 60% 정도였다”며 “국어 과학 사회과목 등 자발적인 탐구와 조사활동이 필요한 영역에 스마트 수업이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다른 교사들은 지난 학기 30% 이하를 스마트 수업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솔중 박지현 스마트교육부장은 “스마트 교육은 콘텐츠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프로젝트 수업 형태로 진행해야 해 개별 교사에게는 가혹한 수업 방식”이라고 말했다. 1시간의 수업을 위해 많게는 5∼6시간을 준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말이다. 빡빡한 진도를 따라가야 하는 중고교에서는 학습량 확보도 큰 걸림돌이다. 한솔고 황 교사는 “스마트 수업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아이들이 먼저 한계를 느끼더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3월 말 빅뱅이론에 대한 수업 시간에 쿼크 입자의 종류를 패드로 찾아보자고 했지만 학생들이 망설였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황 교사는 자신이 준비한 자료들을 전자칠판에서 보여줬다. 그는 “공개 수업을 살펴보고 ‘모든 수업에서 스마트 패드를 쓰느냐’는 걱정 섞인 질문을 하는 학부모도 있다”며 “스마트 수업은 참여율과 이해도가 높지만 수업 속도는 상당히 느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교육의 장점은 살리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철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스마트 교육은 학습 동기 유발과 수준별 수업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지만 모든 수업에 적용하긴 힘들다”며 “스마트 교실 하나를 구축하는 데 억 단위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스마트 교육의 구현 방향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고 콘텐츠 마련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진 인턴기자 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한국외국어대는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의 모집규모를 키웠다. 21세기인재 전형을 HUFS글로벌인재 전형으로 바꾸면서 480명의 모집인원을 500명으로 늘린 것이다. “자주적 탐구인, 국제적 한국인, 독창적 전문인”이라는 교육 목표에 맞는 인재를 맞춤형으로 뽑기 위해 더 많은 학생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겠다는 의지다. 평가에서는 비교과 영역과 면접의 비중을 늘렸다. 학생의 잠재력을 살피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본래 취지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HUFS글로벌인재 전형에서는 다수·다단계 평가를 통해 스펙이 뛰어난 학생보다 학교 교육과정을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한 학생을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적용하지 않는다. 1단계 평가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영역을 30%만 반영하고 70%는 서류를 통해 점수를 매긴다. 충실하게 고교 교육과정에 참여했는지와 그 과정에서 꿈과 미래를 찾아나가는 활동을 했는지를 본다. 서류평가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사범대학 지원자만 해당)를 활용해 인성 및 가치관, 자기주도성, 전공적합성, 학업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3명의 입학사정관이 지원자 한 명을 평가한다. 평가 점수 차가 클 경우 제3의 평가자를 통해 다시 평가한다. 지원자의 제출서류 작성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는 받지 않는다. 2단계 전형은 면접이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는 1단계 성적을 반영한다. 지난해의 면접 반영 비율 30%에 비하면 면접의 중요성이 두 배 이상 커졌다. 면접 평가에서는 학생이 지원한 학과의 전공 교수와 입학사정관이 서류로 쓴 내용을 확인하고 전공적합성, 논리적 사고력,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등을 평가한다. 유기환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는 지원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충분히 드러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며 “면접에서는 서류에 쓴 내용을 꼭 숙지하고 면접관의 질문 요지를 제대로 이해한 후에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는 서울, 특히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서 많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당국이 처음으로 영역별 만점자 1%를 목표로 문제를 쉽게 내 지역 간, 학교 간 격차는 조금 줄었지만 상위권에서는 교육특구의 강세가 계속됐다는 뜻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 가운데 1개 과목이라도 만점을 받은 수험생(졸업생 포함)은 2만1009명. 전년도 4222명보다 5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2개 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2573명, 3개 과목 모두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171명. 동아일보가 입시정보기관인 ㈜하늘교육과 함께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1개 과목 이상에서 만점을 받은 응시자는 6723명이었다. 서울 응시생 16만5016명의 4.1%로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다음은 대전(3.5%) 대구(3.4%) 광주(3.4%)였다. 최하위권은 인천(1.6%) 울산(1.8%) 경남(1.9%)이었다. 응시생 대비 만점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20개 학교 중 16곳은 특목고였다. 유형별로는 외국어고 13곳, 국제고 2곳, 영재학교 1곳. 나머지 4곳 가운데 3곳은 자립형사립고가 자리했다. 학교별로는 1위가 대원외고(70.5%)였고 용인외고(63.2%) 민족사관고(54.3%) 한영외고(51.7%)가 뒤를 이었다. 일반고로는 추첨이 아니라 전국 단위로 선발하는 공주 한일고(50.6%)가 20위 안에 유일하게 들어갔다. 추첨으로 학생을 뽑는 일반고를 보면 서울에 만점자가 집중됐다. 상위 20개 학교 중에서 서울이 14곳(강남구 10곳, 서초구 3곳, 광진구 1곳)이나 됐다. 특히 강남구(9.2%) 서초구(7%) 송파구(3.8%)의 만점자 비율은 나머지 22개 구 평균(2%)보다 훨씬 높다. 이들 3구의 만점자는 2315명(예술계고 3명, 전문계고 1명 포함)으로 서울 일반고의 48.2%나 된다. 일반고 중에서 만점자가 많은 학교는 대구 경신고와 서울 휘문고로 모두 12.8%였다. 이어 중대부고(12.4%) 단대부고(12%) 중산고(11.6%)였다. 또 성별로 비교한 결과 남고는 16만7108명 가운데 3.5%(5888명), 여고는 14만5583명 가운데 2.2%(3312명)로 나타났다. 중상위권에서는 여학생의 실력이 좋지만 최상위권에서는 남학생이 강세임을 보여준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수능이 쉬웠음에도 특목고와 교육특구의 강세는 꺾이지 않았다”며 “사고력을 요구했던 이전 시험에 비해 문제를 쉽게 내다보니 사교육을 통해 문제 풀이 능력을 집중적으로 기른 학생들에게 오히려 유리해졌다”고 덧붙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일본 교리쯔국제교류장학재단(이사장 기쿠가와 나가노리)이 일본에서 공부할 장학생과 일본 체험 수필 콘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한다. 재단은 내년 4월부터 일본의 대학원, 대학, 전문학교에서 2년 이상 공부할 한국 학생 3명에게 매달 10만 엔(약 145만 원)씩 2년간 지원한다. 다음 달 10일까지 서류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쳐 9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면접을 한다. 결과는 당일 발표한다. 신청서는 홈페이지(www.kyoritsu.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또 재단은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체험하고 싶은 것’을 주제로 일본어 에세이 콘테스트를 연다. 5명을 골라 일본 여행경비 30만 엔씩을 지원한다. 다음 달 10일까지 A4용지 2장 분량의 일본어 에세이와 신청서를 보내면 된다. 02-757-2343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대구 수성구의 능인고는 대구경북 지역의 명문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능인고의 재학생과 졸업생 738명 중 15.9%(117명)가 언어 외국어 수리영역 평균 1, 2등급을 받았다.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합격자는 25명으로 능인고 수험생의 3.4%였다.서울 강남구의 진선여고는 지난해 졸업생을 포함해 668명이 수능을 치렀다. 언어 외국어 수리영역 평균에서 1, 2등급을 받은 학생은 17.7%(118명)였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합격자는 64명으로 진선여고 응시생의 9.6%였다.진선여고는 수능 3개 영역 평균에서 2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은 학생 수가 능인고와 비슷했지만 명문대 진학률은 3배 가까이로 높았다. 서울과 지방 고교의 이런 격차는 동아일보와 입시정보기관인 ㈜하늘교육이 서울과 6개 광역시의 일반계 고교(특목고 제외)를 대상으로 2012학년도 수능 성적과 주요 대학 진학률을 비교한 결과로 확인됐다.○ 성적이 같아도 결과는 크게 달라수능 3개 영역 평균에서 같은 2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더라도 서울 고교생의 SKY 진학률은 지방 고교생의 2배에 가까웠다.예를 들어 대구 경신고는 수능 응시생의 27.0%(264명)가 3개 영역 평균에서 1, 2등급이었다. SKY에 진학한 학생은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2명이었다.이에 비해 서울 강남구의 휘문고는 3개 영역 평균 2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은 학생이 25.1%(267명)로 경신고와 비슷했다. SKY에 진학한 학생은 128명이었다. 2등급 이상인 학생 절반 가까이가 명문대에 합격했다는 말이다.이런 현상은 SKY 진학률이 높은 서울과 지방의 고교를 20개씩 골라 비교한 자료에서도 마찬가지였다.서울 지역의 SKY 진학률 상위 20개 고교에서 3개 영역 평균 1, 2등급을 받은 학생은 2971명이었다. SKY 합격자는 1560명으로 수능 2등급 이상 학생 수의 절반을 넘었다. 반면 부산 등 6개 광역시의 주요 20개 고교에서는 1617명이 3개 영역 평균에서 2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았다. SKY 진학에 성공한 학생은 30.0%(486명)에 그쳤다.○ 비결은 맞춤형 수시 준비 수능 성적이 비슷해도 SKY 진학률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수시모집의 결과가 달라서다.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정시모집과 달리 수시모집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논술 면접 적성검사 등의 다양한 전형요소가 당락을 좌우한다.서울의 고교가 지방에 비해 더 정확하고 많은 입시정보를 활용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하면서 좋은 성과를 낸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김윤수 부산·언양종로학원 평가실장은 “지방의 고교들은 입시정보가 부족한 데다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준비할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서울에 있는 고교는 △모의재판 △프로젝트 수업 △팀별 수행평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학생부에 넣을 만한 내용을 충실하게 준비시킨다. 서울 양천구 한가람고는 수시모집에 대비해 방과후학교에서 논술과 면접, 자기소개서 작성을 가르친다.전문가들은 수시모집의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서울과 지방의 대학 진학률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2010학년도 59.0%, 2011학년도 61.6%, 2012학년도 62.1%에 이어 올해는 64.4%로 확대된다.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학생 개개인의 특징과 장점을 살려 맞춤형으로 입시를 준비시키는 고교가 새로운 명문고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 이름 이지훈. 존 Z 리 판사(44)가 최근 미국의 종신 연방판사에 취임했습니다. 그는 독일로 건너간 광원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다섯 살에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이민자 처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야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실천했습니다. 그러니 연방판사가 될 수 있었겠죠. 명 판결을 기대합니다.}

“일부 학생이 선행학습을 하면 다른 학생도 어쩔 수 없이 따라 하게 되는 점이 문제다. 학원 입장에서 선행학습을 시킬 경우 상급 학년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면 된다. 선행학습이 저비용 고수익 상품이란 얘기다. 선행학습은 교육의 효과를 바로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는 ‘씁쓸한’ 장점도 있다.” 박경미 홍익대 교수(수학교육과)는 선행학습 문제를 ‘일어서서 영화보기’에 비유했다. 극장의 맨 앞줄 관객이 일어서서 영화를 보면 모든 관객이 차례차례 일어서서 영화를 봐야 하듯이 선행학습도 같은 방식으로 퍼져 나간다는 말이다. 박 교수는 선행학습의 장점이 일정 부분 있다고 인정했다. 시험이 문제를 해결하는 싸움터라고 가정할 경우 해당 학년의 수학적 지식만 이용하면 칼만 들고 싸우는 셈이다. 반면 선행학습으로 익힌 상급 학년의 지식을 동원하면 총까지 가진 셈이니 당장의 싸움에서는 총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 자연스러운 학습 속도를 따라가도 나중에는 총을 쓸 수 있으니, 기본적인 무기로 버티면서 다양한 노하우를 쌓은 학생이 결국엔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자신의 연령에 맞는 내용을 제 학년에 학습하는 적기교육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교과서에 학년별로 제시된 내용은 평균적인 인지 발달 과정을 고려해 선정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학생에겐 자신의 연령에 부합하는 내용을 제 학년에 배우거나, 다음 학기 내용 정도를 미리 배우는 것이 좋다. 선행학습은 상급 학년 내용을 익히고, 이를 즐길 수 있는 최상위권 학생에게 적절하다.” 선행학습 논란과 관련해 박 교수는 선행학습을 한 학생의 경우 다른 학생보다 우월하다는 의식에 젖는 것을 경계했다. 그럴 경우 깊이 있게 이해하기보다는 피상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기 쉽다는 것. 이 과정에서 부모 역시 괜한 공명심에 젖어 자식의 ‘진도 인플레이션’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후보 매수 사건에 대해 대법원의 조속한 확정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는 곽 교육감에게 유죄를 인정한 항소심 선고(4월 17일)가 나온 뒤, 대법원이 3개월 이내로 예정했던 기간을 넘기면서 확정판결이 늦어지는 데 대한 대응이다. 한국교총은 이날 오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조속 판결 건의서’를 전달했다. 또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강창희 국회의장을 찾아가 대법관을 빨리 인준해 주도록 건의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대법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청문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지난해 8월 곽 교육감의 후보 매수 혐의가 알려진 후 1년 가까이 서울교육은 극심한 혼란의 연속이었다. 교육현장이 더이상 표류하지 않도록 곽 교육감에 대한 판결이 조속히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곽 교육감이 실형을 선고받고도 최근 임기 후반기 정책을 발표하는 등 서울 교육정책의 방향을 좌우하고 있어 교육현장이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담았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9월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0만 원을,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교육감직을 잃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시민단체인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선행학습 규제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시안을 최근 공개했다. 사교육 기관은 초중학교 수학 사회 과학과목을 학교 진도보다 1개월 이상 앞서 교육할 수 없고, 초등학생 이하에게 토익 토플 텝스 등 공인외국어시험 대비 프로그램을 가르칠 수 없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음 달까지 최종안을 만든 뒤 정기국회 기간에 국민 서명을 통해 법안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대선 주자도 ‘사교육과의 전쟁’을 교육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대입 전형을 단순화하고, 학교 공부만으로 대학 진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은 초중고교 학생의 지나친 선행학습을 규제하는 제도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대입에서 논술고사를 폐지하고,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세균 민주당 의원은 “헌법을 개정해서라도 반드시 사교육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사교육 문제가 교육계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논쟁의 대상으로 부각된 셈이다. 당사자인 고3 수험생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진 두 명의 공부법을 들여다봤다. 》▼ “진도 겉핥기 아닌 개념 선행학습은 큰 도움 됐죠” ▼■ 필요한 만큼 학원 다닌 대원외고 권영호 군서울 대원외고 3학년 권영호 군(사진). 성적이 전교 15등 정도다. 중학교 시절에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달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에서는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모두 만점을 받았다. 권 군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의 선행학습이 공부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무턱대고 진도만 나가지 않고 스스로 내용을 되새기는 방식의 선행학습이 어려운 개념을 확실하게 익히는 데 도움을 줬다고 얘기한다. 고등학교에서 다른 과목을 공부할 여유시간이 생긴 점도 선행학습의 장점이라고 본다. 학원을 다닌 기간은 길지 않았다. 수학학원은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때만 다녔다. 영어학원은 6개월 이상 다닌 적이 없다. 두세 달씩 다니다 그만두고 다시 다니길 반복했다. 왜일까? 급하게 진도만 나가는 선행학습의 문제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권 군은 “선행학습을 하면서 진도를 앞서 나가고 문제를 많이 푸니까 잘 모르면서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영어의 경우 학원을 다니면서 배운 내용을 방학 동안 스스로 공부했다. 말 그대로 선행학습이라서 급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권 군은 생각한다. 그럼에도 권 군은 수능 외국어 영역 문제를 풀 수 있는 문법과 독해 실력을 중학생 때 쌓았다. 수학도 마찬가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매일 수학 학습지를 풀며 스스로 공부한 권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년 동안 학원에서 고등학교 부분을 공부했다. 이후에는 혼자 공부했다. 권 군은 “이왕에 선행학습을 하려면 한 과목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아주 깊이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념을 확실히 파악해야 공부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통해 자기 걸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 공부와의 조화도 중요하다고 권 군은 설명한다. 선행학습도 넓게 보면 학교 공부를 위해서이고, 내신점수가 중요하니까 학교 공부를 중심에 두고 선행학습은 남는 시간에 했다. 실제로 외고 입시가 끝난 중학교 3학년 말에 문제집을 활용해 고교 수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권 군은 자신의 필요에 따른 알찬 선행학습이라면 거부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미리 해둔 공부의 장점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수학에서는 수열, 급수, 극한 등의 개념을 배울 때 이런 점을 느꼈다. 수열에서 시작해 급수, 극한으로 이어지는 개념은 고교 수학에서 가장 어려운 미분이나 적분까지 이어진다. 이런 개념 중 하나라도 놓치면 수학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권 군은 “극한 등을 배울 시기는 다른 과목에서도 공부할 내용이 많은 시기다. 미리 틀을 잡아두니 공부가 한결 쉬웠고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단계 더 어려운 내용을 공부하면서 오히려 흥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수학이 쉬워서 큰 재미를 못 느끼다가 학원에서 어려운 내용을 공부하면서 흥미를 느끼게 됐다. 권 군의 어머니 장미혜 씨(48)는 “선행학습이 학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면 학원에 끌려다니면서 ‘수박 겉핥기’식 공부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들이 학원을 다니면서 너무 어렵거나 힘들다고 얘기하면 잘 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행학습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학원을 쉬게 하고 학습 상황을 점검하라는 뜻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학교 야자때 선생님 괴롭혀가며 바로바로 해결” ▼■ ‘나홀로 공부’에 익숙한 안동 풍산고 강다정 양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문화 모두 만점. 경북 안동 풍산고 3학년인 강다정 양(사진)의 지난달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성적이다.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모의고사를 10차례 치렀는데 언수외 모두 1등급을 놓치지 않았다. 강 양은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풍산고는 기숙형 자율학교. 모든 공부는 학교수업(오후 6시까지)과 야간자율학습(오후 7시∼11시 반)에 의존한다. 강 양은 “중1 때 한 달 동안 학원에 다녔는데, 자잘한 걸 외우게 하고 문제만 계속 풀게 했다. 나 혼자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강 양의 부모도 “공부는 네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하면 된다”며 동의했다. 혼자 공부하는 데 익숙했지만 고등학생이 되니 수학은 막막했다. 전국에서 상위 4% 이내에 드는 학생들이 모인 만큼 고교 교육과정을 미리 배우고 입학한 친구들이 적지 않았다. 강 양은 수학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쏟기로 했다. 정규 수업과 야간 보충수업에서는 이론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학생마다 문제 할당량을 주고 앞에 나와 설명토록 하는 방식이 도움이 됐다. 친구들 앞에 서니까 더 열심히 풀고 질문하기도 편했다. 야간자율학습 때는 EBS 수능완성과 수능특강, 고난도 문제에 한두 시간을 썼다. 문제를 풀다 막막한 개념이 나오면 교과서를 펴고 복습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선생님을 괴롭히다시피 계속 질문해서 바로바로 해결했다. 많은 학생이 언어의 문학작품 정리를 학원에 의존한다. 강 양은 철저히 학교 수업에서 해결했다. EBS 문제집을 풀다가 모르는 작품이 나오면 그때그때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비문학은 매일 2지문씩 보면서 글의 구조를 살피는 데 중점을 뒀다. 강 양은 “학원에서 배우는 단순한 문제풀이 기술로는 어려운 과학·기술 지문이 나왔을 때 막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어영역의 문법은 수업시간에 마무리하려고 했다. 대신 자습 때 독해지문을 풀면서 모르는 문법이 나오면 문법책으로 돌아가 다시 정리했다. 취약한 듣기 문제는 매일 들었다. 역사를 좋아해서 사회탐구 선택과목으로 국사와 한국근현대사를 택했다. 학원 강의 없이 역사의 흐름을 정리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교과서에는 생략된 내용이 많았다. 선생님에게 교사용 지도서를 빌려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유용하게 쓴 방법은 가상 드라마 만들기.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이 사건을 겪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대사로 만들어 역할놀이를 하면 굳이 외우지 않아도 이해가 됐다. 혼자 공부하는 만큼 강 양은 자투리 시간을 알뜰하게 쓰려 했다. 10분간의 쉬는 시간에는 수학문제 2, 3개를 풀거나 영어단어를 외웠다. 단어의 뜻만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통째로 이해하려 했다. 강 양은 밤을 새워 공부하지 않는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바로 기숙사에 돌아와 씻고 밤 12시에서 오전 1시 사이에는 잠을 청했다. 무리하면 다음 날 공부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대한 생각은 확고하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도움 받으면 된다, 하지만 학원 때문에 혼자 공부할 시간을 뺏기면 안 된다, 학원에서 배운 건 강사의 공부에 지나지 않는다…. 강 양은 학부모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사교육에 대한 맹신을 조금만 놓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자녀가 혼자 할 수 있다고 하면 믿고 맡겨 주세요.”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제12회 전국한문실력경시대회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경영관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대한민국한자교육연구회와 성균관이 공동 주최했고,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지난해 8월부터 4차례에 걸쳐 치러진 예선 대회에는 학생과 일반인 2만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달 24일 본선 대회의 성적우수자 172명을 포함해 194명이 상을 받았다. 부문별 장원의 영예는 △고등부 최예지 양(광주 대광여고 1년) △중등부 나세희 양(광주 금구중 3년) △초등부 천지창 군(광주 수완초 5년)에게 돌아갔다. 우수지도교사상은 이연재(대광여고), 태영호(금구중), 김세연(수완초), 오종식 교사(반석뜰어린이집)가 받았다. 한선희 전주기전대 교수 등 12명에게는 한문교육우수지도자상이 돌아갔다. 또 대광여고, 금구중, 수완초, 반석뜰어린이집, 원광대 학군단, 육군12사단 정비대대 등 6곳은 한문교육우수기관상을 수상했다. 이권재 공동대회장(대한민국한자교육연구회 이사장)은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서는 한자와 한문 교육이 필수적이다. 수상자들이 전통문화 창달에 크게 공헌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