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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는 올해 수시 1, 2차 모집에서 모두 1033명을 뽑는다. 입학사정관전형을 새로 만들었고 논술우수자전형은 선발인원을 늘렸다. 1차 모집에서는 △학교생활우수자 전형(170명) △글로벌리더 전형(152명) 등이, 2차 모집에서는 △논술우수자 전형(266명) △교과성적우수자 전형(278명)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14명) 등이 치러진다.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은 교사나 학교장의 추천여부와 관계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1단계에서 학생부만으로 5배수를 가려낸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40%+면접·구술고사 60%로 선발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인 광운참빛인재 전형(52명)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영역 60%+서류 종합평가 40%를 반영해 3배수의 인원을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50%+면접·구술고사 50%를 반영한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입학사정관 전형인 특성화고교졸재직자 전형(72명)은 서류평가 60%+면접·구술고사 40%를 반영한다. 글로벌리더 전형은 2011년 2월 이후 졸업자부터 지원할 수 있다. 1단계에서 학생부 40%+어학성적 60%로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40%+면접·구술고사 성적 60%를 반영한다. 수시 2차 논술우수자 전형에서는 논술 성적을 60% 반영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한다. 수능 4개 영역 중에서 2개 이상이 3등급 이내여야 한다. 교과성적우수자 전형도 30%의 우선선발 인원(4개 영역 중 2개 이상 2등급 이내)과 70%의 일반선발 인원(4개 영역 중 2개 이상 3등급 이내) 모두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수시 1, 2차 접수기간은 9월 4∼9일이다.iphak.kw.ac.kr, 02-940-5640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상명대는 올해 입시에서 총 2850명을 뽑는다. 수시모집 비율은 약 50%다.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인원을 늘리고 대부분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지난해보다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캠퍼스는 수시 1차에서 입학사정관 전형과 일반전형, 수시 2차에서 일반전형을 치른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전공역량우수자 전형 100명, 글로벌리더 전형 100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에서는 논술우수자 전형 200명, 학생부우수자 전형 295명, 태권도특기자 전형 5명, 특수교육대상자 전형 4명을 뽑는다. 입학사정관 전형 모집인원은 지난해 170명에서 200명으로 늘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뽑기에 적합하고 수험생에게도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일반전형은 2013학년도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인문계는 언어와 외국어 가운데 1개 영역이 3등급 이내, 자연계는 수리와 외국어 가운데 1개 영역이 3등급 이내에 들면 된다. 천안캠퍼스에서는 정원 내 일반전형 492명, 특기자·수상경력자전형 101명, 대학독자적기준전형 145명을 선발한다. 간호학과는 유일하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등 4개 영역 중 우수한 3개 영역의 등급 합이 9등급 이내여야 한다. 서울캠퍼스 수시 1차 모집은 9월 3∼11일, 수시 2차 모집은 11월 12∼15일이다. 천안캠퍼스 모집기간은 9월 5∼11일이다. admission.smu.ac.kr, 02-2287-5114(서울캠퍼스), 041-550-5013(천안캠퍼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동덕여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42.7%인 715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최저학력기준을 없앴다. 수시 1차 일반전형(372명)은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 100%로 5배수의 학생을 선발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성적 60%+심층면접 4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심층면접은 △기본소양 △영어 △수학능력 및 사고력 등을 중심으로 치른다. 최저학력기준은 수능 4개 영역 중 2개 이상 3등급 이내이다. 수시 2차 일반전형(112명)은 학생부성적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최저학력기준은 수시 1차 일반전형과 같다. 입학사정관 전형인 동덕창의리더 전형(87명)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 40%+서류평가 60%로 5배수의 학생을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50%+심층면접 50%로 최종 선발한다. 예체능계열은 실기전형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미술 관련 학과(회화과, 디지털공예과, 디자인계열)는 실기 70%+학생부 성적 30%를 반영하고 음악 및 공연예술 관련 학과(피아노과, 성악과, 관현악과, 무용과)는 실기 80%+학생부성적 20%를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디자인계열은 1단계에서 학생부성적 100%로 30배수의 학생을 가려낸 뒤 2단계 전형을 진행한다. 비실기 전형으로 디자인계열 학생을 선발하는 미래창의디자인리더 전형(24명)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 40%+서류평가 60%로 3배수의 학생을 뽑고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20%+심층면접 80%로 1.5배수의 학생을 선발한다. 최종 3단계에서는 2단계 성적 90%+현장방문면접 10%를 반영한다.ipsi.dongduk.ac.kr, 02-940-4047∼4048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가천대는 올해 수시 1차 모집에서 적성고사전형, 어학우수자전형, 입학사정관전형 등을 중심으로 1416명을 뽑는다. 경기 성남의 글로벌캠퍼스 1282명, 인천의 메디컬캠퍼스 134명이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적성고사전형 735명 △어학우수자전형 105명 △입학사정관전형 306명 △실기우수자전형 45명 △연기특기자전형 4명 △농어촌학생전형 78명 △특성화고교 출신자전형 64명 △재외국민전형 79명 등이다. 이 가운데 적성고사를 반영하는 전형은 적성고사전형과 농·어촌학생전형, 특성화고교 출신자전형으로 모두 적성고사 70%+학생부 30%를 반영한다. 적성고사는 수능과 비슷한 유형으로 고교 교과를 반영해 출제한다. 언어능력 25문항, 수리능력 25문항, 외국어능력 10문항 등 총 60문항으로 시험시간은 60분이다. 문항 자체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이 같지만 문항별 배점이 인문계열은 언어 5점, 수리 4점, 외국어 5점이고 자연계열은 수리 5점, 언어 4점, 외국어 5점이다. 어학우수자전형은 지원언어별로 기준 점수 이상의 지원자격이 필요하다. 어학성적으로 5배수를 먼저 뽑고 1단계 성적 70%+면접 3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는 가천프런티어전형과 사회공헌자전형, 교육기회균형전형이 있다. 모두 1단계 서류평가로 4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50%+면접 50%를 반영한다. 실기우수자전형은 태권도학과와 연기예술학과(연기)에 한해서 치른다. 가천대는 수시 1차와 2차를 별도로 접수한다. 수시 2차 모집 원서 접수는 11월 12∼16일이다. admission.gachon.ac.kr, 1577-0067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대입 수시모집의 필수 서류인 자기소개서. 자기를 소개하란 말인데 수험생들에게는 막막하기만 하다. 3일 동안 질문지를 잡고서 고치고 또 고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초등학생인 동생이 써도 이것보다는 잘 쓰겠단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원하는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쓸 만한 정보는 찾기 힘들다. “자신이 직접 작성해야 하고 진솔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라”는 식이다.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자기소개서 대필업체. 거금 35만 원이 필요했지만 미련 없이 자기소개서를 맡겼다. 고3 수험생 A 군의 얘기다. 그는 “대필이 나쁜짓인 줄 안다. 하지만 이공계 지망이라 작문실력이 떨어지는데 대학에서 제공하는 정보마저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대입 수시모집 마감을 앞두고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올해 입시에서 대필 자기소개서를 적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도대체 어떻게 써야 좋은 자기소개서가 되는 걸까. 수험생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그래도 주요 대학 입학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나름대로의 노하우는 있다. 》○ 전공, 항상 전공을 기억하라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된 학업능력, 적성을 개발하기 위해 본인이 참여한 교내활동 중 의미 있는 활동을 5가지 이내로 기술하고,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 구체적으로 기술하세요.’(500자 이내) ‘지원학과에 대한 지원 동기를 설명하고, 입학 후 학업 계획과 향후 진로 계획에 대해 기술하세요.’(500자 이내) 올해 한양대 수시모집의 자기소개서 항목 가운데 몇 가지다. 다른 대학들도 비슷하다. 보통 교내외 활동, 지원동기와 포부, 단체 및 봉사활동 경험, 성장과정 등을 중심으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있다. 얼핏 보면 상당히 다양한 정보를 요구해 막막하다. 하지만 입학관계자들은 “자신의 전공에 집중해 포커스를 맞추면 풀어나가는 길이 보인다”고 조언한다. 오차환 한양대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에는 일반적으로 ‘틀’이 있다. 전공과 관련된 적합성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고 본인이 그 전공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가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동국대 입학관계자는 합격자 자기소개서 가운데 평가가 좋았던 두 가지를 예로 들었다. ‘광고를 하고 싶어 독립영화제와 광고작품전에 도전한 이야기’와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되기 위해 정보기술(IT)과 관련 창업에 도전한 이야기’가 그것. 자신이 활동한 경험을 먼저 제시하고 해당 학과에 대한 관심 때문에 학교생활 틈틈이 관련 활동을 했다는 것을 연결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시작은 작은 에피소드로 “큰 물고기를 잡으려다 보면 대하소설이 된다. 수필 쓰듯 작은 에피소드부터 풀어라.” 서울대 입학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성적이 상위권인 서울대 지원 수험생의 자기소개서조차 ‘대하소설’이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처음에 추상적이고 장황한 얘기부터 전개하다 보니 ‘시작은 창대하고, 결론은 흐지부지’인 경우가 많다는 것.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은 눈에 띄는 자기소개서로 의상학과에 지원한 B 양의 사례를 들었다. B 양의 자기소개서는 이렇게 시작했다. ‘강원도 홍천의 농촌에 사는 나는 옷 입는 데 관심이 많다. 좀 눈에 띄더라도 마음에 드는 옷을 입었다. 시골이다 보니 ‘튀는’ 옷을 입고 나가면 친구들이 뒤에서 수군거렸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그는 ‘옷은 또 다른 자신이고 자아’라는 생각을 분명하게 전했다. 홍천 출신 의상 디자이너의 특강을 들으며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고 꾸준히 습작활동도 해왔다는 얘기도 전했다. 임 사정관은 “자그마한 에피소드지만 왜 의상학과에 지원했는지,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충분히 드러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진정성도 ‘A등급’ 자기소개서를 만드는 데 핵심 요소다. 고려대 입학관계자는 “자기소개서를 수천 개 읽다 보면 첫 번째 줄만 봐도 소설인지 진실인지 티가 난다”고 강조했다. 일단 꾸며낸 티가 많이 나면 대충 훑어만 보기에 평균 이상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 것. 그렇다면 진정성 있는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완성될까. 입학관계자들은 우선 어깨에 힘부터 빼라고 했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일단 자신의 장단점과 특징, 의미 있는 경험 등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정리한 뒤 이를 가감 없이 원고지에 옮기라고 충고했다. 특히 미사여구는 금물이다. 미사여구를 쓰거나 단문이 아닌 복문으로 작성하면 아무래도 겉모습만 화려한 소설이 되기 쉬워서다.○ 늦어도 3학년 1학기엔 준비하자 이 밖에 수험생이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이 더 있다. 일단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중앙대 이찬규 입학처장은 “대부분의 학생이 책이나 TV를 보면서 지금의 꿈을 키워왔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식상하다. 본인의 단점이 드러나더라도 자신의 외모, 성격, 인생사 등이 드러나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구체적으로 하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석록 한국외국어대 책임입학사정관의 조언이다. “의대에 지원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냥 남들을 돕기 위해 의사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이 대학 병원은 화상전문병원으로 화상 치료에 전문성이 있다. 나는 화상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그 일을 계기로 이 대학 의대에 지원하고자 마음먹었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 결국 대단한 활동이나 수상경력이 없어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 입학관계자들은 이를 위해 늦어도 3학년 1학기까지는 자신이 보여줄 이야깃거리를 찾아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제상 경희대 입학처장은 “막연하게 생각만 하다 원서를 쓰려면 가지고 있는 좋은 소재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각 대학의 자기소개서 양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요소’는 비슷하니 틈날 때마다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나열·감정호소는 모두 감점 감점을 피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입학관계자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여기는 기초적인 부분을 놓치는 수험생이 의외로 많다고 지적했다. 가장 흔한 경우는 경력을 나열하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자기소개서다.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적혀 있는 수상실적이나 활동경력을 단순히 늘어놓고 무턱대고 자신이 뛰어나다고 우기는 자기소개서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서강대 이욱연 입학처장은 “모범답안을 찾기보다는 과장하지 않고 진솔하게 쓰되 활동과 수상경력을 단순하게 나열하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글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점만 내세우다가 정작 자기소개서 항목에서 요구하는 내용은 쓰지 않는 ‘사오정 자기소개서’도 문제다. 연세대 박승한 입학처장은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원하는 답을 질문을 통해 정확히 제시하고 있다. 모범답안처럼 만들거나 자신의 얘기를 강조하다 질문에서 원하는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대학 입시 자기소개서 대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중이다.주요 대학들은 자기소개서를 여러 명의 입학사정관이 공동으로 검토하는 식으로 확인할 계획이지만 점점 교묘해지는 대필을 완벽히 막기는 힘들어서 애를 먹고 있다. ○ 대필과의 전쟁…고심하는 대학들서울대는 18일 입학사정관전형의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6600자 분량을 요구하는 데다 질문 내용이 만만치 않아 대필 유혹에 흔들린 학생이 많았을 거라는 후문이다.대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는 2단계로 검증하기로 했다. 입학사정관 25명이 1차로 검토하고, 2차로 서로 바꿔 보기로 했다. 입학사정관들은 과거 대필 사례를 집중적으로 검토하면서 대필을 가려내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중앙대는 면접 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지조사를 하기로 했다. 범죄로 인해 기소된 적 있는지, 대필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식이다. 답변과 다른 내용이 나중에 밝혀지면 합격취소 등의 조치를 위한 증거자료로 활용한다. 이찬규 중앙대 입학처장은 “장기적으론 자기소개서 작성 기준과 대필 방지 대책을 모은 종합 가이드라인을 세울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한양대도 지난주 입시 관련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차환 한양대 입학처장은 “5년 동안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면서 쌓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전에 좋지 않은 사례로 적발된 학교는 더 엄격히 검토해서 대필을 가려낼 방침”이라고 밝혔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자기소개서 대필 의혹이 강한 것으로 드러난 고교와 교사에 대해서는 입시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인력도 부족, 시스템도 부족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교사추천서 대필 의혹을 문제 삼는 데 대해 서울 A대학의 입학사정관은 “교사추천서는 참고용으로만 보니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는 다르다. 딱히 선발 기준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기소개서를 더 비중 있게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자기소개서 대필 방지대책이 효과를 거둘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급증하는 수시 지원자에 비해 입학사정관이 턱없이 적다는 점. 서울의 B대학 관계자는 “많아야 10∼20명인 입학사정관에게 1만 명이 넘는 수험생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보라는 요구 자체가 무리”라고 얘기했다.표절 검색 시스템도 외국과 비교하면 정교하지 못한 편이다. 올 초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경영학 석사 과정의 지원자가 8년 전 온라인 매체에 실렸던 글을 베껴 썼던 사실이 드러나 불합격됐다. 표절을 잡아내는 ‘턴잇인포어드미션’이라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결과다. UCLA는 당시 지원자 870명의 에세이를 검사해 12명의 표절 사실을 밝혀냈다.글쓰기의 윤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지적도 있다. 서울 대원외고의 유순종 교감은 “해외 중고교에서는 글을 읽고 요약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써내는 교육이 일반화돼 있다. 우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니 학생들이 대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공직선거법의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사진)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대법원 소부(대법관 4명으로 이뤄진 재판부) 선고는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목요일에 있다. 이달 대법원 소부 선고일은 23일(넷째 주 목요일) 하루 남아 있는데 곽 교육감 사건은 이날 선고가 예정돼 있지 않다. 대법원 관계자는 19일 “대법원 사건은 통상 선고가 이뤄지기 2주쯤 전에 선고 기일을 통지하는데 아직 곽 교육감과 변호인에게 선고 기일을 통지하지 않았다. 급하게 통지하는 경우엔 선고 2, 3일 전에도 선고 기일을 통지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 사건을 맡고 있는 대법원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법이 정한 선고 기한을 이미 넘긴 상태다. 공직선거법 270조 ‘선거범의 재판 기간에 관한 강행 규정’을 보면 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항소심 선고일로부터 3개월 내에 확정 판결을 내려야 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곽 교육감 사건의 대법원 선고 기한은 7월 17일이었다. 물론 기록 검토 필요성 등 타당한 사유가 있다면 선거법 270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는다. 대법원 관계자는 “곽 교육감 사건을 맡고 있는 대법원 2부에서 ‘사건의 쟁점이 많아서 기록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둘째 주 목요일인 9월 13일에 선고가 이뤄질 수 있지만 곽 교육감 사건이 이날 선고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9일 “곽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늦어지면서 서울교육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대법원은 조속히 곽 교육감에 대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 곽 교육감은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인사권 행사와 직제개편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총은 또 “정부와 정치권은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인사권 행사 및 중요 정책 결정을 제한하는 관련 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지지하는 시민 교육단체 모임인 ‘정치검찰규탄·곽노현·서울혁신교육 지키기 범국민공동대책위원회’는 16일 “대법원은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까지 곽 교육감에 대한 판결을 유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곽 교육감 사건은 대법관 임명 논란으로 4명 중 1명이 빠진 대법원 2부에 배정됐다. 판결과 관련한 추측성 보도들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단체는 재판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공대위는 “헌재에서 심리 중인 사안에 대한 판결은 부적절하므로 대법원은 판결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곽 교육감 측은 1심 판결 직후인 1월 27일 공직선거법 232조 1항 2호의 ‘사후매수죄’ 부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저희는 한 달 동안 아이 자기소개서 때문에 가족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조언해주는 식이죠. 아이는 이렇게 노력해서 쓰는데 친구들은 대필 맡기면 된다고 걱정 없답니다. 대필 업체, 정말 압수수색이라도 안 하나요?’ 대입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가 16일 시작되면서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를 읽고 독자가 e메일을 보내 이렇게 하소연했다. ○ 원칙 지키면 이상한 사람? 그는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다. 원칙대로 자기소개서를 쓰면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는 게 요즘 고교 교실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금은 대필 맡기는 학생이 20% 정도이지만, 이런 학생들의 합격률이 높으면 내년에는 50%가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자기소개서와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불안감은 상상 이상이다. 괜히 나만, 또는 우리 아이만 손해 보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실제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구의 A고 학생 60명에게 자기소개서 대필을 맡길 생각이 있는지 물었더니 ‘하지 않겠다’는 대답은 13명(21.7%)에 그쳤다. 자녀가 고교 2학년인 김서연 씨(44)는 “나쁜 짓인 건 안다. 그런데 내 아이의 라이벌이 대필을 맡긴다고 할 때 흔들리지 않을 부모가 있을까”라고 털어놨다. 더 큰 문제는 자기소개서를 스스로 쓰려고 생각하던 수험생과 학부모에게까지 이런 불안감이 퍼지고, 결국 대필자를 구하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점이다. 서울 용산구의 B고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 강남과 양천구 등을 중심으로 만연한 대필이 이제는 지방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일선 고교 교사 사이에서는 자기소개서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정보 부족이 새로운 상술 부추겨 합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대필을 시키는 일부 학생 및 학부모도 문제지만 대학과 교육당국이 제공하는 정보가 부실해 이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명문 A대는 올해 수시모집 일반서류전형, 학교생활우수자전형, 자기추천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받는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작성법은 ‘자주 묻는 질문(FAQ)’을 통해 짤막하게 설명하는 데 그친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이 직접 작성해야 하며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들어 진솔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면 된다”는 식이다. 서울의 B대도 마찬가지. 수시 1차 모집에서는 모두 자기소개서를 받지만 구체적 작성법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이 대학의 온라인 상담 코너를 보면 “본인이 잘 판단해서 쓰면 된다”는 식으로 답변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모범답안이 있는 게 아니라서 지나치게 상세한 설명이나 예시를 공개하도록 대학에 권장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얘기했다. 이런 틈을 상업적으로 노리는 업체들도 있다. 온라인으로 영업하는 A 업체는 △대학별, 전형별, 계열별 합격 선배 1395명이 수시합격을 위해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한다 △국내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선배들의 피와 땀이 섞인 수백 장의 자기소개서를 갖고 있다면서 이용 기간에 따라 돈을 달리 받는다. 지난주 영업을 시작한 B 업체도 마찬가지. 자기소개서 1편을 열람하는 가격은 평균 3000원으로 정했다. 3만9900원의 ‘프리패스권’을 사면 500편 전체를 자유롭게 보게 한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의 김영일 대표는 “정보가 부실하면 불안감이 커지고, 결국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하기 쉽다. 자기소개서 대필은 대학 논문 대필, 입사지원서 대필로 이어져 ‘악마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덕성여대는 올해 여름방학을 잊었다.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대회는 10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이 기간에 서울 도봉구 쌍문동 캠퍼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33개국 학생 1000여 명으로 북적거렸다. 캠퍼스 곳곳에서는 학생들의 경연대회와 명사 특강이 진행됐다. 축제의 도가니였다. ○ 차세대 여성 인재 육성 위한 국제대회 이 대회는 올해 처음 열렸다. 덕성여대와 유엔여성기구(UN Women)가 함께 주최했다. 덕성여대와 유엔여성기구는 2011년 7월 차세대 여성 인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회의 주제는 ‘공감적 나눔: 양성 평등과 여성 임파워먼트를 위한 지속 가능한 글로벌 파트너십’. 덕성여대 학생 500여 명은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여성 관련 리더와 기업인 등 100여 명은 강연자로서 행사에 참가했다. 13일 오후 폐막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하이라이트는 학생들의 경연대회였다. 덕성여대는 △예술과 디자인 △양성평등 증진 방안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한 여성의 역할 △여성을 위한 스마트기기 애플리케이션 등 8가지 주제를 미리 마련했다. 주제별로 지원서를 5월까지 받았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1083명(358팀), 국내에서 312명(104팀)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덕성여대 교수진의 심사를 통해 해외 학생 167명과 국내 학생 67명이 대회 참가 자격을 얻었다. 선발된 해외 학생들은 항공료를 지원받고 덕성여대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대회에 참가했다. 학생들은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경연대회를 벌이고 순위도 가렸다.○ 패션쇼로 진행된 경연대회 후끈 13일 오전 11시 덕성여대 대강의동 103호. 8가지 주제 가운데 마지막 주제인 ‘예술과 디자인: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놓고 경연대회가 열렸다. 말레이시아 국립 말레야대에서 온 ‘트라모’팀 학생 3명이 4번째로 경연에 나섰다. 팀장인 간비링 씨(23)가 경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세계 곳곳에 아직 남아 있는 전통적인 지식과 경험들은 여전히 값진 가르침을 준다. 이런 자산을 지금의 상황에 맞춰 새롭게 해석해내고 재창조해내는 노력이 중요하다.” 공연이 시작됐다. 그들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즉석 패션쇼였다.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만들어 온 옷을 입은 학생 모델이 무대에 섰다. 강의실을 메운 학생 50여 명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파란색 드레스와 말레이시아 전통의상인 ‘크바야’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아름다움. 크바야를 새롭게 해석해 드레스 위에 겹쳐입도록 한 ‘레이어드 패션’이다. 간비링 씨는 “원래 불투명하게 만드는 크바야를 속이 비치는 소재로 새롭게 제작해 드레스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했다. 드레스에는 천으로 된 중국식 단추를 활용해 포인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큰 호응을 얻었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란 막연한 주제를 직접 옷을 만들어 형상화하는 데 성공한 트라모팀은 5개 팀 중에서 2등을 차지했다. ○ 멘토와 멘티가 함께 어울린 문화행사 경연대회 못지않게 이번 대회에서 중요한 것이 해외 학생들과 국내 학생들의 교류였다. 덕성여대는 해외 학생과 국내 학생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멘토-멘티’ 관계로 묶어 함께 생활하도록 했다. 유아교육과 1학년 고수정 씨(26)는 파키스탄에서 온 ‘퓨처 디벨로퍼’팀의 멘토 역할을 했다. 대회 기간 내내 3명과 함께 지냈다. 고 씨는 “문화체험까지 함께하면서 잘 모르던 파키스탄에 대해 알게 됐다”며 “이렇게 큰 행사를 함께 치르고 외국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외국 학생 역시 국내 학생과 생활하며 한국을 알게 됐다. 12일 오후에는 한국 문화 체험행사가 열렸다. 활쏘기와 윷놀이, 팽이치기 등 한국 전통놀이와 탈 만들기, 한복 입기, 막걸리와 떡 시식 등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퓨처 디벨로퍼’팀의 재납 리아컷 씨(20)는 “친절한 한국 학생들과 함께 부대끼고 문화체험까지 하면서 잘 몰랐던 한국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자원봉사자로 대회에 참가한 정치외교학과 2학년 최문정 씨(20)는 “학교가 외국 학생들로 북적거리고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지면서 외국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몸으로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 “평화와 인권이라는 유엔 가치 실천해야” 김숙 주유엔대표부 대사 겸 유엔여성기구 집행위원장은 11일 특강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반세기 만에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은 경제발전의 비밀을 여타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콩고 학생이 질문했다. “천연자원은 많은데 경제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는 콩고의 경제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까.” 김 대사는 “한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가 구체적인 경제발전 전략을 먼저 수립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해답을 내놓았다. 첫날 기조연설에 나선 한비야 씨의 강연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파키스탄에서 온 히나 칸 키아니 씨(20)는 “굉장한 영감을 불어넣는 강연이었다. 사람을 위해 일한다는 얘기가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폐막식 연설을 통해 반 사무총장은 “덕성여대와 유엔여성기구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차세대 파트너십 프로그램에 서로 힘을 모으기로 결정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뜻깊은 이 자리를 통해 평화와 인권이라는 유엔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대회 일정은 13일 끝났지만 해외에서 온 학생들 가운데 150여 명은 학교를 벗어나 한국을 체험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18일까지 비무장지대(DMZ), 국회, 기업, 비정부단체(NGO) 등을 견학하고 제빵 등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 미래에는 화합형 인재 중요… 리더십보다 파트너십 강조 ▼■ 덕성여대 지은희 총장‘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가 끝난 13일, 덕성여대 지은희 총장(사진)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왔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와 함께 여는 세계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지 총장은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33개국 1000여 명의 대학생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내외 인사가 참여했다”며 “한국 학생들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키우면서 국가의 위상까지 높일 좋은 기회였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2003년부터 2005년 초까지 여성부 장관을 지냈다. 2006년 총장으로 부임해 7년째 덕성여대를 이끄는 중이다. 학내 분규를 원만하게 정리하고 덕성여대를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는 대학이 주최한 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안방에서 해외 학생들과 소통하며 파트너십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덕성여대는 그동안 리더십이 아니라 파트너십을 강조했습니다. 앞에서 이끄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이웃과 함께하는 화합형 인재가 앞으로는 더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 학생을 포함해 33개국에서 10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그들과 대화하다 보면 이해의 폭이 크게 넓어집니다. 학생 수십 명을 해외에 내보내는 일과는 차원이 다른 효과입니다.” ―제3세계의 학생들을 많이 참가시킨 점이 눈에 띕니다. “그동안 몰랐던 지역을 알아가자는 뜻입니다. 학생들은 교환학생을 신청하면서 선진국만 가려고 합니다. 저부터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히 알지 않습니까. 쉽게 접하기 힘든 지역과 나라에 대한 지식을 쌓는 일이 훨씬 의미가 큽니다. 이제는 우리가 가진 지혜를 그들에게 나눠줘야 할 때라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첫 대회인데 앞으로도 계속 개최할 계획인지요. “물론입니다. 5년 안으로 해외에서만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로 키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포럼이 끝나고 4, 5일간 교육과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짧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내년엔 한 달 정도로 늘리고 싶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장학금과 인턴 기회를 줘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게 하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레지덴셜 칼리지를 추구하는 이유는…. “학부생 수가 6000명으로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학부중심 교육, 학과별 책임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올해는 54개나 되는 지표를 충족해 국내 여자대학 중 유일하게 교육과학기술부 대학기관평가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첫해에 말입니다. 심사위원들은 온돌식 기숙사와 수면실 같은 시설을 보면서 학교가 학생들을 섬세하게 관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교내에 기숙사를 새로 짓고 있습니다. 2013년 2월 완공되면 기숙사 수용률이 30% 선까지 올라갑니다. 학생이 교수와 함께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공부는 물론이고 문화 예술 체육 봉사 등 전인교육을 하려고 합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12일 충남 태안이 300mm 이상의 강수량을 보이는 등 남부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렸다. 비는 13일까지 이어져 서울 경기 등지에는 최고 100mm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이번 주 2, 3차례 비가 내리면서 낮 기온이 30도 이하에 머무는 곳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한 달 가까이 계속된 폭염은 사실상 끝났지만 여름 더위는 다음 달까지 이어지겠다. 당분간 흐리고 비 오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하천의 녹조 현상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사량이 줄고 수온이 내려가면 조류가 증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11일 한강 팔당호 지오스민 농도는 239ppt(1ppt는 1조 분의 1 농도)로 분석됐다. 이달 6일 1912ppt, 10일 968ppt에서 크게 낮아졌다. 지오스민은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에서 나오는 물질로 흙냄새 등 악취를 유발한다. 지오스민 농도는 날씨뿐 아니라 10일부터 충주댐과 이포보 등에서 비상 방류를 시작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남조류 감소 효과는 분석 중이다. 북한강이나 낙동강의 경우 남조류 개체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한편 서울지역의 중고교 대부분이 이번 주 개학하는 가운데 일부 학교는 최근 폭염의 여파로 개학을 미뤘다. 동대문구 휘경여중과 휘경여고는 당초 13일로 예정됐던 개학일을 16일로 늦췄다. 서울지역 대부분의 중고교는 16일, 초등학교는 20∼23일 개학한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합당한 임금 인상이냐,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냐.’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교재에 연결해 출제한 이후 EBS가 전 직원의 임금을 평균 1000만 원 정도 인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성호 의원실(새누리당)이 E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EBS 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와 수당은 2009년 6320만 원에서 2010년 7125만 원으로 크게 올랐다. 2011년에는 다시 7386만 원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에 1인당 평균 16.8%의 임금이 오른 것. 2010년 한 해만 놓고 보면 인상률은 12.7%에 이른다. 임금 인상 시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10년 1월, 안병만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EBS 수능 강의와 수능시험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계율은 70% 이상으로 하겠다는 후속대책도 발표됐다. 이 정책은 2011, 2012학년도 수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수능 연계 때문에 2010년부터 EBS 교재는 수험생 필독서가 됐다. 경기 의정부고 3학년 김모 군(18)의 경우 올해 EBS 교재를 21권 샀다. 14만∼15만 원이 들었다. 김 군은 “EBS 교재 없이 공부하는 게 어렵다. 친구들도 다들 EBS 교재가 필수라고 말한다”고 했다. EBS 수능 교재는 불티나게 팔렸다. 매출은 2009년 515억 원에서 2010년 751억 원, 2011년 808억 원으로 늘어났다. 순익도 2009년 181억 원에서 2010년 250억 원, 2011년 265억 원으로 늘었다. 박 의원은 “수능 연계 정책으로 EBS가 ‘대박’을 터뜨렸다. 문제는, 그 이익금을 직원들이 고스란히 나눠 가졌다는 데 있다. 공기업의 전형적인 모럴해저드다”라고 비판했다. EBS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EBS 관계자는 “수능 연계 정책으로 2010년부터 교재 판매 수익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임금 인상은 수능 교재 판매 수익과는 무관하다. 판매 수익은 초·중학생용 교육프로그램 제작 등에 주로 재투입됐다”고 반박했다. 2010년 큰 폭의 임금 인상에는 금융위기와 방송광고시장 침체 때문에 3년간(2007∼2009년) 임금을 동결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광고료와 수신료 등 정당한 영업활동으로 얻은 수익금을 활용해 3년 동안 묶여 있었던 임금을 회복시켰다는 주장이다. 이 해명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해이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 가능성을 의식했는지 EBS는 “앞으로 교재 가격을 더 낮추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논란과 관련해 오성삼 건국대 교수(교육공학과)는 “EBS 스스로의 노력이 아니라 정부 정책 때문에 늘어난 수익이 있다면 마땅히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야 한다. 수능교재 판매 수익을 직원의 임금으로 썼는지를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서라도 교육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정수장학회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법인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9일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보수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정확한 규정이 없어 법을 어긴 것은 아니었다. 올해 초 법인 임원이 받는 급여가 연 8000만 원을 넘을 수 없도록 관련 시행령이 개정됐고 정수장학회 역시 이 규정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유기홍 의원실(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은 지난해 1억7000여만 원의 보수를 받았지만 올해 상반기 보수는 4500여만 원으로 줄었다.}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사진)가 40일간의 미국 대륙 횡단을 마치고 5일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는 2006년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돼 전동 휠체어를 탑니다. 지난해 1월엔 호흡 곤란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횡단을 말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한다”고 대답했답니다. 미루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 앞에선 장애는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방학이지만 주말까지 상담이 밀려 있죠. 하루에 상담하는 학생이 15명도 넘어요. 쉴 시간이 없지만 기분은 좋네요.”(김성길 인천 연수고 진로진학상담교사) “지난해에는 상담 신청하고 펑크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다 와요. 밤에도 전화가 와서 번호는 알려주지 못할 정도죠.”(송선용 인천 광성고 진로상담부장) 16일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를 앞두고 일선 고교 진학 담당 교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해부터 수시 지원 횟수가 1인당 6회로 제한돼 상담 교사를 찾는 학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묻지 마 지원’에서 벗어나 ‘전략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느껴 교사를 찾아 상담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전략적 지원 필요, 상담 쇄도 올해 수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시 지원 횟수 제한이다. ‘6회 제한’이지만 실제로 원서를 넣을 수 있는 대학은 6곳보다 더 적을 수 있다.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단위나 전형이 다르면 다른 곳에 지원한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서를 낸 대학이 다음 달 초 발표되는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되면 지원을 취소하고 다른 대학에 원서를 낼 수 있다. 김종우 서울 성수고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지난해까지는 무제한으로 원서를 쓰다 보니 학생들이 알아서 판단했다. 하지만 올해는 1, 2차에 각각 몇 개를 쓸지 고민한다. 방학이지만 하루에 평균 10명 정도의 학생과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영준 서울 보성고 진학부장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상담을 하지 않고 원서를 넣었다. 우리 학교에도 20개 넘는 대학에 지원한 학생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학생들이 신중해졌다”고 전했다. 송 부장은 “지난해까지는 학생들이 ‘떨어지면 말고’라는 식으로 지원하다 보니 교사들도 ‘알아서 지원서를 쓰라’고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교사들이 학교생활기록부, 모의고사 성적 등을 다 따져 여섯 번을 정확히 설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바뀐 제도로 교사 역량과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진학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지난해 학생 100명 이상 고교(2165곳)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처음 배치한 진로진학상담교사 가운데는 입시 경험이 부족한 교사가 적지 않다. 서울 A고의 한 교사는 “대학마다 전형이 워낙 복잡해서 컴퓨터나 가정 등을 가르치다 처음 진로교사가 된 교사들은 어려워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서울 B고의 한 교사도 “교육특구나 사립학교는 진학 관련 경험과 정보를 많이 축적하고 있다. 그런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아닌 학생 간에는 지원 전략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교육업체들은 지난달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일대일 컨설팅과 합격전략 설명회를 개최하며 수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설명회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상담 신청이 들어왔다. 6회 제한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략적인 수시 1, 2차 지원 배분 전문가들은 수시 지원 횟수를 제한해도 경쟁률은 그리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6번까지 지원할 계획이 없던 수험생도 모두 원서를 넣고,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를 포기했던 학생도 일부 대학 지원율이 낮아질 거라는 기대감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부, 모의고사 성적, 대학별 고사 경쟁력을 분석해 지원 횟수를 수능 전후로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시에서 꼭 합격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수시 1차에 4, 5회, 2차에 1, 2회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시 경쟁력이 강하다면 그 반대다. 1차에 원서를 접수하는 서울 소재 대학의 학생부 중심 전형은 경쟁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논술이나 면접 변수가 없어 학생부가 좋은 학생만 지원하는 데다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대는 지원율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보다 학생부가 좋은 학생들은 지방의 여러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지원율이 하락할 것 같다. 지방대 지원자는 내신 성적이 지난해 합격자보다 조금 낮아도 과감하게 지원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가장 많은 학생이 지원하는 논술 중심 전형은 9월 모의평가 성적에 따라 대학별 경쟁률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되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상위권 대학에 지원자가 몰릴 것이다. 반면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버거운 수험생은 섣불리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지 못할 것이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논술 중심 전형은 워낙 결시생이 많았기 때문에 실질 경쟁률은 비슷할 것 같다”며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부 대학이나 학과에 적극 지원해보는 것도 한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적성고사 중심 전형은 선호도가 높은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경쟁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 대학에 중복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내신과 수능 성적이 모두 좋지 못하다면 눈높이를 낮춰 지원하는 게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낮고 내신 영향력이 크지 않은 대학의 지원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입학사정관전형은 대개 비교과영역과 서류로 내신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원한다. 하지만 내신 반영비율이 높고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는 상위권 대학은 반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지원 횟수를 갉아먹을 도전을 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무경 인턴기자 고려대 철학과 4학년}

《 지난달 한국교육개발원과 대한교육법학회는 9월 학기제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9∼10월에 학년도를 시작하는 9월 학기제는 미국 유럽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3월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대학은 물론이고 초중등 단계에서도 해외 교류가 활발해지는 점을 감안해 한국도 선진국에 맞춰 학기제를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9월 학기제에 대한 논의는 2006년에도 진행됐었다. 당시 교육혁신위원회는 국제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이르면 2011년에 9월 학기제를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시기 상조론에 밀려 무산됐다. 그러나 일본 도쿄대가 학기 시작을 4월에서 9월로 바꾸겠다고 하는 등 여건이 달라지면서 도입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9월 학기제 도입을 둘러싼 의견을 들어봤다. 》 ■ 이래서 찬성한다9월 학기제 도입을 촉구하는 쪽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국제 표준)’를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글로벌 경쟁 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국내의 3월 학기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애당초 3월 학기제를 채택하는 데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는 것도 9월 학기제 도입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학기제를 바꾸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혼란은 있겠지만 이를 잘 극복하면 한국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 국제적 호환성 높여야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학기제는 국제 표준과 맞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학년도 시작이 다르다 보니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에 불리하고, 교원 교류도 어렵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한국 학교로 돌아오는 초중고교생들은 한 학기가 맞지 않아 불편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연구실 실장인 황준성 박사도 “여러 국적의 외국인이 국내로 유입되고, 외국으로 진출하는 한국인이 늘어남에 따라 서로 다른 문화와의 교류 능력을 높이는 학제가 필요하게 됐다”며 “학력과 자격의 국제 호환성을 높이려면 학제 간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2006년에 9월 학기제가 논의됐을 때보다 지금은 국제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9월 학기제를 실제로 적용하려면 준비 기간도 필요하므로 이제는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범부처 차원에서 9월 학기제 도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 교수는 “정치, 경제, 고용구조, 가족생활, 문화풍토 등 전면에 걸쳐 가을학기제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 3월 학기제, 정책적 근거 없어 9월 학기제 찬성론자들은 국내의 사회적, 환경적 여건을 감안하면 굳이 3월 학기제를 고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가 3월 학기제를 도입할 당시 교육적인 원리를 고려했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단지 당시 사회경제 여건상 난방비를 충당할 교육 재정이 부족했고, 일본이 봄 학기제를 운영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후를 따져 봐도 가을학기제가 학생들의 신체활동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날씨가 추워서 야외 활동이 힘든 겨울에는 방학을 2∼3주 정도로 짧게 해서 교실에서 공부하는 기간을 늘리고, 여름에는 3개월 정도의 긴 방학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배우게 하자는 논리다. 박 교수는 “우리보다 겨울이 춥고 긴 미국 중북부나 캐나다, 북유럽 국가들이 가을학기제를 운영하는 이유도 자연친화적 교육을 위한 것”이라며 “호주나 중남미의 일부 국가가 3월 학기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국가들은 남반구라서 실질적으로는 가을학기제와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 근대교육 제도가 처음 도입될 때는 가을학기제에 가까웠던 역사도 있다. 갑오개혁기의 대표적 교육법령으로 1985년 발표된 ‘한성사범학교규칙’은 학년도의 시작을 7월로 정했다. ○ 일시적인 혼란은 극복 가능 9월 학기제 도입에 따른 혼란은 준비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찬성론자들은 주장한다. 이미 과거에 학기제를 바꿔본 경험도 있다. 1949년 교육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가을학기제를 4월 학기제로 전면 수정했었다. 9월 학기제 찬성론자들은 현재의 걸림돌을 고민하지 말고 미래의 대책을 논의할 때라고 지적한다. 황 실장은 “학기제를 바꾸려면 입학 자원의 변화, 교원 및 교육시설 수요의 급변 등이 불가피하고 전환기에 있는 학생들은 입시 및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이제는 정책 결정권자의 선택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이를 도울 합리적인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이익이나 법적 분쟁을 예상하고, 이를 미리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박 교수는 “어느 한 시점에서 전면적으로 9월 학기제를 시작하기보다는 관련 법령을 미리 정비하고 단위 학교에 자율성을 주는 등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이래서 반대한다9월 학기제 도입 반대론자들은 학기제 개편에 따른 실익보다 시스템을 바꾸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확한 비용을 추산하지 않은 채 막연히 선진국과 맞춰보자는 논의는 너무 위험하고 안일하다는 것이다. 9월 학기제가 적용돼 여름방학이 길어지면 가뜩이나 기승을 부리는 방학 중 사교육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지적한다. ○ 이익보다 큰 비용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정책자문관인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학기제를 바꾸자는 주장은 경제적으로도 정확한 비용 계산이 선행돼야 한다. 일부 유학생의 국제 교류를 원활하게 하는 데서 얻는 이득보다 1000만 명에 달하는 전체 학생의 학기를 바꾸는 데 따른 부수비용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선진국과 학기가 다르다고 해서 교류를 못한다는 의견도 따져봐야 한다. 학제가 다르다고 해서 연구나 국제협력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교환학생 몇 명을 늘리기 위해 1000만 명의 학제 근간을 다 바꿔야 하느냐의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대학의 경우에는 학제를 맞추는 것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오성삼 건국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요즘 대학은 군대, 어학연수, 인턴제, 졸업유예 등으로 졸업 시기 자체가 유동적이다. 학생들의 학기를 일일이 다 맞추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외국도 국가별로 한두 달씩 편차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9월 학기제로 바꾼다고 해서 다른 나라들과 학제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학기를 바꾸는 것이 간단한 문제도 아니다. 예산 체제와 회기를 바꿔야 하고, 교원 인사와 졸업생의 취업 등 관련 시스템을 모두 바꿔야 한다. 2006년 9월 학기제를 논의했을 당시에도 이런 문제가 걸림돌이 됐었다. ○ 사교육과 경제성도 문제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초중고교에서는 사교육과 학교 운영비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이 엇비슷하다. 겨울방학 기간이 여름방학보다 약간 더 긴 수준이다. 만약 국내에 9월 학기제가 도입돼 미국 등 다른 나라와 학기 운용이 비슷해지면 여름방학은 3개월 정도로 늘어나고, 겨울방학은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가뜩이나 기승을 부리는 여름방학 사교육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어학연수나 해외캠프 같은 고액 사교육 시장이 집중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배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은 곳에서는 3개월짜리 방학은 곧 3개월짜리 사교육 코스로 이어질 것이다. ‘이 기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면 경쟁자를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식의 사교육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이 긴 우리나라의 특성상 겨울방학이 짧아지면 난방비가 늘어난다는 점도 단위 학교 차원에서는 큰 부담이다. 오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겨울방학이 길었던 이유 중 하나는 교실 난방에 쓰는 연료를 줄이기 위한 것도 있었다”며 “가뜩이나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데 겨울방학이 짧아지면 학교마다 난방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불안감과 혼란 최소화해야 국내 교육 현실에서는 무엇보다도 불안감이나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학기제를 바꾸려면 자연히 입시까지 건드려야 하는데, 이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우리 교육정책은 새로운 걸 도입할 때 자신 있게 좋은 점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논리로 주장하는 것이 문제”라며 “교육은 부작용이 없는 한 지속적인 일관성이 중요하다. 바꾸지 않으면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현재 별 문제가 없는데도 제도를 바꿀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배 교수 역시 “학기제를 바꾸면 초중고교부터 대학과 취업에 이르기까지 현장에 정착되는데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여기에 드는 사회적 비용과 혼란이 막대하다”며 “외국과의 학기제 격차는 현재 시스템에 유연성과 탄력성을 주면 해결되므로 시스템 자체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7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하나고. 방학이지만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태국 스위스 싱가포르 학생 300여 명이 머리를 맞대고 앉았다. ‘하나 청소년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가한 학생들이다. 3회째인 올해 심포지엄에서는 ‘녹색성장:경제와 환경의 조화’라는 주제를 놓고 열띤 영어 토론이 벌어졌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학생 9명으로 이뤄진 팀에 포함돼 ‘기후변화’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인 일본 가이요고 3학년 우메하라 신고 군(18)은 “기후변화 때문에 쌀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실내농업을 상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의 하라 코페 군(14)은 직접 제작한 ‘소변 자동차’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소변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로 달리는 자동차를 방안으로 제시해 학생들로부터 탄성을 받았다. 하나고 1학년 신지수 양(16)은 “일본 학생들은 ‘기후변화’란 큰 그림에서 ‘쌀 생산’이라는 구체적인 주제를 뽑아낸 것이 인상적이었고 싱가포르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우리로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기발했다”며 “다른 나라 학생들이 색다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며 서로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진성 하나고 교장은 “주어진 주제를 깊이 있게 토론함으로써 국적과 무관하게 학생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행사”라며 “더 많은 나라의 학생들이 참석하는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무경 인턴기자 고려대 철학과 4학년}
올해 서울에서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크게 늘어 내년도 서울 지역 초중등교사 임용 정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명예퇴직하는 서울지역 교원은 2월 462명, 8월 761명 등 모두 1223명이다. 지난해 853명보다 43.3% 증가한 수치다. 2009년 649명, 2010년 795명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이처럼 명예퇴직자가 급증한 것은 하반기에 명예퇴직수당 예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로 명예퇴직을 희망한 교사들의 신청이 대부분 받아들여졌다. 2월 말의 경우 서울지역에서 919명의 교사가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462명만 명예퇴직할 수 있었다. 시교육청은 명예퇴직 증가로 줄어드는 교원 수만큼 내년도 신규 채용을 늘려 채울 방침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2020년에 취업률 80%, 전임교원 확보율 85%, 외국인 전임 교수 100명, 외국인 학생 비율 20%, 학생 만족도 85%, 등록금 의존율 65% 등을 달성해 국내 10대 사학에 진입한다.’ 숭실대가 지난해 8월 선포한 ‘2020 대학발전계획’의 내용이다. 시기별 목표도 분명하다. 올해까지 ‘학생이 만족하는 강한 대학’이라는 목표 아래 기초를 다지고 2015년까지는 창의적 인성교육이 강한 대학으로 거듭난다. 마지막 시기인 2016∼2020년에는 ‘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이라는 목표를 완성해 ‘진리와 봉사’라는 건학이념을 실천하는 명문대학으로서의 지위를 굳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대학들 사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숭실대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숭실대의 강점인 특성화 교육과 국제화에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세계 최고의 교육 환경을 갖추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 파격적인 장학혜택 특성화 교육은 숭실대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다른 학교가 흉내 낼 수 없는 ‘전문가 양성 교육’으로 ‘대한민국 상위 1%’의 최우수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것이 숭실대의 구상이다. 2010년 금융학부, 2011년 회계학과와 국제법무학과를 만든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금융학부 학생들은 1∼2학년 때 금융학의 기초인 경제학 회계학 경영학을 배우고 3학년 때부터는 금융 특화수업을 받는다. 학부수업만으로도 국제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도록 공인재무분석(CFA) 국제재무설계사(CFP) 재무위험관리사(FRM) 등의 트랙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회계학과도 회계사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트랙과 세무·회계공무원반인 공무원 트랙, 회계전문가 트랙으로 나눴다. 금융학부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확실한 목표를 바탕으로 꼭 필요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제법무학과는 미국변호사 자격을 따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학석사(LL.M) 과정 진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들 학부·학과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장학금 지원도 파격적이다. 이들 학과에 입학한 수능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4년 장학금을 줄 뿐만 아니라 기숙사를 제공하고 생활비도 준다. 해외 유학과 교수로 채용될 기회도 준다. 숭실대 관계자는 “최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숭실대의 방침이다”고 말했다. 특성화는 숭실대가 자랑하는 강점이다. 1960년대에 컴퓨터를 도입하고 최초의 컴퓨터 교육을 시작했던 숭실대는 1970년 국내 최초 전자계산학과 개설, 1987년 정보과학대학원을 설립 등으로 국내 정보통신(IT) 교육을 이끌어 왔다.○ 체험하는 국제화 교육 모든 대학들이 국제화와 글로벌을 외치고 있지만 숭실대의 국제화는 다른 대학들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준다. 직접 체험하고 찾아가서 실천하는 것이다. 재학생들에게는 외국에서의 체험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글로벌 역량을 기르게 하고,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는 IT센터 설립 등을 통해 ‘교육 한류’를 실천한다. 학부교육의 국제화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7+1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여덟 학기 중 일곱 학기는 교내 수업을 통해 지식을 익히고 한 학기는 국내외 인턴, 국내외 봉사, 해외연수 등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숭실대 학생들은 해외연수와 기업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휴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흥미에 따라 국내는 물론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기업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유엔 산하기구, 국제 비정부기구(NGO), 사회복지 기관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12∼18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숭실대에 등록한 후에 해외 대학에서 한 학기 과정을 이수할 수도 있다. 이인성 숭실대 대외협력처장은 “인턴뿐만 아니라 봉사와 해외연수까지 포함하는 점에서 다른 대학과 차별화 된다”고 설명했다. 숭실대는 해외로 직접 나가는 교육 국제화에도 한 발 앞서 있다. 숭실대는 2007년 베트남에서 SKT와 함께 IT전문가를 기르는 교육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2010년 4월에는 ‘베트남 숭실 IT센터’를 열었다. 앞으로 △국제 공인자격증 중심 교육 △국내외 기업과 연계한 취업중심 실무교육 △창업과 보육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인력 양성을 목표로 숭실대 해외 교육의 중심이 될 곳이다. 숭실대 교수들이 직접 베트남으로 건너 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지난해 이곳에서 숭실대는 50개 한국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 지원을 돕고 베트남 대학생 2500명의 실무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내용은 IT를 기반으로 경영, 디자인 등을 융합한 ‘IT 서비스 분야’다. 한국 ‘교육 한류’의 선두주자로 평가 받고 있는 숭실대는 지난해 7월 필리핀에 ‘숭실교육 선교센터’를 열고 현지의 가난한 초중고교생들에게 ‘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명품 캠퍼스’ 숭실대는 대학 발전의 기초는 캠퍼스 환경과 교육 시설에 있다는 판단 아래 2005년부터 서울 동작구의 캠퍼스를 ‘명품 캠퍼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2005년 형남공학관, 2007년 조만식기념관과 웨스트민스터홀, 2010년 최첨단 기숙사인 ‘레지던스홀’이 완공됐다. 새로운 학생회관과 전산센터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지하 1층, 지상 15층의 형남공학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공학관’으로 위용을 자랑한다. 조만식기념관과 웨스트민스터홀은 국토해양부의 ‘2008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725실을 갖춘 초현대식 기숙사 레지던스홀이 2010년 3월 문을 열면서 숭실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12%까지 올라갔다. 이런 가운데 2014년 ‘교육문화복지센터’까지 완공되면 캠퍼스는 물론 주변 지역사회의 환경과 문화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캠퍼스 내 문화관과 경상관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11층 규모로 지어지는 복지센터에는 강의실과 연구실, 평생교육원, 세미나실, 대공연장의 교육시설이 갖춰진다. 또 대형서점, 피트니스센터, 의료시설, 식당가, 상가와 함께 광장도 조성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공유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최장호 숭실대 교육문화복지센터장은 “꾸준한 캠퍼스 환경 개선을 통해 수험생에게는 매력적인 대학, 재학생에게는 만족하는 대학, 동문들에게는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으로 거듭 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숭실대의 변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학생이 만족하는 대학 만들어… ‘10대 사학’ 목표 향해 첫발 ▼ ■ 숭실대 김대근 총장 “학생이 학교에 만족해야 학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숭실대 김대근 총장(사진)은 취임 이후 3년 6개월 동안 학생이 만족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전과 달리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그만큼 학교가 학생들을 만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숭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대학원장, 대외부총장 등을 거친 김 총장은 숭실대가 맞서야 할 도전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꿰뚫고 있다. 김 총장이 2009년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학교 개혁을 위해 팔을 걷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통찰력 때문이었다. 김 총장의 첫 번째 목표는 ‘학생이 만족하는 강한 대학’이었고 4년도 안 돼 성과를 거뒀다. ‘2020년까지 국내 10대 명문 사학 진입’이라는 더 큰 꿈을 향해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한 김 총장을 만났다. ―총장 취임 직후 ‘숭실 2020’이라는 대학발전계획을 세웠는데 잘 추진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학교 로고와 학교 이름이 써진 옷을 자랑스럽게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 첫 번째 단계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봅니다. 학교발전계획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 만큼 이제는 2015년까지 창의적 인성교육이 강한 대학을 만드는 2차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1단계 목표를 이루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1단계 목표 달성을 위해 ‘5대 학부 교육 선진화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교수업적평가를 강화했습니다. 행정부서의 팀제 전환을 포함해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개선했습니다. 또 재정확충을 위해서 힘을 쏟았습니다. 나부터 매년 3000만 원씩의 장학금을 냈고, 600억 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확충했습니다.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많이 노력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으로 대학 구성원 간 신뢰를 형성하며 극복해 나갔습니다.” ―숭실대가 한국사이버대를 인수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앞으로 10년, 20년 후의 교육환경은 지금까지의 교육환경과는 크게 다를 것입니다. 정보기술(IT)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며 국가 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교육환경도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대학의 경쟁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숭실대가 한국사이버대를 인수한 것은 이러한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입니다.” ―해외 진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 명문대학과 같은 방법, 같은 전략으로는 그들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교육도 시장이라고 볼 때 제3의 시장을 개발해야 합니다. 지난해 베트남과 필리핀에 교육센터를 개관한 이유입니다.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문을 연 ‘베트남 숭실 IT 센터’에서는 올해 96명의 지한파 우수 인력을 배출했습니다. 2013년에는 230명, 2014년에는 300명을 졸업시킬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숭실대 교수들이 직접 베트남으로 건너 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장을 찾아가는 교육을 하고 있는 거죠. 숭실대는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의 성장 모델을 배우고 싶어 하는 동남아와 아프리카 국가들로 계속 뻗어나갈 계획입니다.”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