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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이 윤장현 전 광주시장(69)에게 6·13지방선거 공천과 관련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검은 10일 윤 전 시장을 공직선거법상 금품수수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 1월 31일까지 권 여사를 사칭한 김모 씨(49·구속)에게 네 차례에 걸쳐 4억5000만 원을 송금했다. 김 씨는 1월 초 윤 전 시장에게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추미애 대표)에게 윤 시장을 신경 쓰라고 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1월 18일에 보낸 메시지에는 윤 전 시장에게 “재임하셔야죠. 어제 이용섭 씨(현 광주시장)에게 시장 출마를 만류했다”고 했다. 1월 말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생일에 뵙고 당신(윤 전 시장)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문자메시지와 김 씨의 진술을 토대로 윤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이 김 씨에게 보낸 답신 메시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답신 내용과 관련 진술이 공직선거법 적용 여부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시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 씨와 선거와 관련해 특별히 주고받은 이야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윤 전 시장은 4월 불출마 선언 이후 “경제적으로 힘들다”며 변제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김 씨에게 보냈다.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동안 두 사람은 12차례 통화를 했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268차례나 주고받았다. 검찰은 또 윤 전 시장이 시중은행 2곳에서 3억5000만 원을 빌릴 때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았는지와 지인에게 빌렸다는 1억 원의 출처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타결 직전에 지역 노동계와 현대자동차의 이견으로 불발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광주시가 성공을 위한 의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회와 광주상공회의소, 광주경영자총협회 등은 10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빛고을체육관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완성차 공장 유치와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어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이용섭 광주시장을 만나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한 시민 염원 서명부를 전달했다. 광주시도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용섭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인 완성차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현대차와의 투자 협상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그동안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투자협상팀을 꾸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역 노동계와 현대차를 20여 차례 만나 견해차를 좁히는 데 안간힘을 썼다. 4일 최종 협약안에 대해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유예 기간을 놓고 지역 노동계와 현대차가 견해차를 보이면서 좌절됐다. 이 시장은 “양측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신뢰가 깨진 것이 원인”이라며 “협상 당사자 간 신뢰 회복과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시장이 투자협상팀의 단장을 맡아 현대차, 노동계, 각계각층의 뜻을 모아 최적의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완성차 공장 신설법인 경쟁력을 갖춰 지속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8일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의 현안사업 추진에 파란불이 켜졌다. 광주는 광주형 일자리사업 추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고, 전남은 무안국제공항 인프라 구축으로 서남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전북은 새만금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내년도 국비 지원 사업비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 2조149억 원보다 1953억 원 늘어난 2조2102억 원으로 확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증액된 국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예산 259억 원이다. 내년 7∼8월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그동안 예산 부족으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예산 증액으로 우려가 해소됐다.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은 광주형 일자리사업 추진을 위한 토대도 마련됐다.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는 빛그린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을 위한 설계비용 10억 원과 광주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 설계용역비 20억 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용섭 시장은 “현안사업 국비 확보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에 사업의 시급함을 알렸고 이에 공감한 정치권에서 예산 증액에 나서줘 사업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남도 내년 국비 예산은 6조8104억 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6조16억 원보다 8088억 원(13.5%)이 늘어났다. 내년 예산에는 광주 송정역과 순천역을 잇는 경전선 전철화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사업 등 숙원 사업이 포함됐다. 경전선 전철화는 지역 균형발전과 동서 교류 활성화를 위해 조속히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는 점이 인정돼 국비 10억 원이 책정됐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은 국비 5억 원이 반영돼 2021년 광주 민간공항과의 통합에 따른 항공수요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무안국제공항에 활주로가 연장되면 보잉747 등 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해져 미주까지 취항할 수 있게 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번에 반영된 사업의 집행 계획을 세워 조기에 사업 성과를 거두도록 하겠다”며 “2020년에는 지역 발전에 파급효과가 큰 신성장산업과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중심으로 국비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내년 예산이 처음으로 7조 원을 넘어 7조328억 원으로 확정됐다. 올해보다 4643억 원(7.1%)이 늘어난 규모다. 전체 국가예산 증가율 9.7%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국회 심의 단계에서 2000여억 원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전북도 핵심사업인 새만금 개발과 스마트팜 혁신밸리 활성화, 연구개발특구 조성, 국립 지덕권 산림치유원 조성 등이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새만금사업 관련 예산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1조1000여억 원을 확보해 국책사업으로서 위상을 되찾고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새만금 관련 예산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4035억 원), 새만금 남북도로(1517억 원)·동서도로(530억 원), 신항만(450억 원), 산업단지 임대용지 조성(272억 원) 등이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과 신규 사업의 억제 기조 분위기에서 거둔 성과로 볼 수 있다. 농정·관광·미래산업 등 전북도의 3대 핵심시책 성장을 이끌 재원 1조9000여억 원도 확보했다. 그러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상용차산업 미래 생태계 구축, 무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등 전북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사업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새만금 국제공항은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를 전제로 국가균형발전사업에 제출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어 8분 능선을 넘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이형주 peneye09@donga.com·김광오 기자}

광주지검은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주부 사기꾼에게 4억5000만 원을 뜯긴 윤장현 전 광주시장(69)을 공천과 관련해 돈을 제공한 혐의로 불러 조사한다고 9일 밝혔다. 윤 전 시장은 10일 오전 10시에 공직선거법상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직선거법은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금품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6일 네팔로 의료 봉사활동을 갔다가 9일 새벽 귀국했다. 경찰에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적이 있는 그는 귀국 직후 검찰 수사관에게 두 번째로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 검찰은 앞서 7일 사기범 김모 씨(49·여)를 공직선거법상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공직선거법상 금품수수 혐의의 경우 상대방도 처벌하는 규정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이 윤 전 시장을 같은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봤다. 검찰은 윤 전 시장과 김 씨가 한 달 동안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공천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 전 시장이 김 씨에게 보낸 4억5000만 원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당시 송금에 관여한 A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전 시장은 “공천 대가라면 은밀한 거래인데 3억5000만 원을 대출받고 1억 원을 지인에게 빌려 실명으로 송금했겠느냐”라고 해명했다. 또 “소명할 것은 소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절묘한 절충… 공론위 결정 뒤집고 투자개방병원 첫 허가 최악의 상황을 피한 ‘신의 한 수’인가. 원희룡 제주도지사(54)는 ‘뜨거운 감자’였던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을 수용했다. 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발표한 것. 다만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 한정한다는 ‘조건부 개설 허가’였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원 지사는 내국인 진료를 하면 가능한 행정행위를 모두 동원해서 제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원 지사 측에서는 “국내 공공의료체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개설 불허에 따른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 등을 피해 간 절묘한 수”라고 평가한다. 원 지사는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의료민영화 우려에 대해 “국회에서 의료법, 건강보험법, 의료급여법 등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치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녹지국제병원 측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투자를 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영리병원이다. 한국인이 갈 수 없는 병원을 중국인들이 믿겠는가. 병원운영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계에 미칠 영향과 별도로 정치적 후폭풍이 거세다. 5일 기자회견을 하는 원 지사 입에서는 “죄송”, “사과”라는 단어가 나왔다.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개설 불허’ 권고를 뒤집은 부분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개방형 병원 자체를 반대했던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즉시 ‘지사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은 성명에서 ‘민주주의를 거스른 폭거’라는 거친 표현을 쓰면서 ‘최악의 수’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로서는 전임 정부에서 시작된 사안을 ‘설거지’하면서 뭇매를 맞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국무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의결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2015년 12월 중국 뤼디(綠地)그룹이 설립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출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다. 이 회사는 778억 원을 들여 47병상 규모의 병원건물을 짓고, 인력도 고용한 뒤 지난해 8월 병원 개설 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면서 결정이 미뤄진 가운데 6·13지방선거를 앞둔 올 2월 숙의형 공론조사 제안서가 제주도에 제출됐다. 원 지사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공론조사위원회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론조사 결과 병원개설 반대 58.9%, 찬성 38.9%로 나타나 ‘개설 불허’ 권고가 나오자 원 지사의 고심은 깊어졌다. 공론조사위원회에서는 ‘헬스케어타운을 살리고 손해배상도 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묘수가 없었다. 원 지사는 “개설 불허 결정을 내리고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병원건물을 인수해 비영리 병원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타진했지만 1000억 원을 투자할 곳이 없었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시설점검을 해보니 이미 최고급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피부, 성형, 건강검진에 특화된 시설과 장비, 인력이 갖춰져 있었다. 이것을 인수해서 비영리로 전환할 때 소요되는 비용과 자원이 제주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 지사가 본인의 발언을 뒤집어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 결정을 수용하지 않은 것은 꼬리표처럼 두고두고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가 헤쳐 나가야 할 숙제다. ● 빛바랜 열정… 노조에 발목잡혀 꼬여버린 광주형 일자리‘콜록 콜록.’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40분경.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찾은 이용섭 광주시장(67)은 무거운 표정으로 노조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찾아온 이 시장의 기침 소리마저 무겁게 들렸다.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을 만난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일자리를 빼앗거나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성을 높이는 노사상생, 사회통합형 모델”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노조는 물러서지 않았다. 하 지부장은 “광주 시민의 염원과 바람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아 울산도 경제 파탄의 위기로 치닫고 있어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측은 30분간 팽팽한 대화를 이어갔지만 입장 차만 확인했다. 이 시장은 이어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를 만나 거듭 당부를 하고 ‘현대차 가족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시간가량 머무는 동안 이 시장은 잦은 기침을 했다. 동행한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53)은 “이 시장이 전날 서울에서 광주형 일자리 예산을 챙기고 곧바로 울산을 찾았다.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키려고 강행군을 하다보니 감기를 달고 사는 것 같더라”고 했다. 이 시장이 동분서주하며 챙기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사실 윤장현 전 시장이 2014년 시작했다. 근로자에게 일반 완성차 공장 연봉의 절반 정도를 지급하는 대신 정부와 광주시가 주택과 의료, 교육을 지원해주는 노사상생 모델이다. 정치인이나 자치단체장은 통상 전임자가 추진한 사업은 등한시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 성공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그는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노동계를 9차례나 찾았다. 노동계에서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었음에도 발걸음을 주저하지 않았다.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56)은 “이 시장의 광주형 일자리 성공 열정은 대단하다”고 평했다. 이 시장은 2007년 건설교통부 장관 재임당시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했고, 2008년 국회의원(광주 광산을)에 당선돼 관련 사업을 챙긴 인연이 있다. 이 시장은 시장 당선 전부터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10년 시장에 처음 출마했을 때 쓴 ‘연어가 민물로 돌아온 까닭은’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그는 “질 좋은 일자리는 초일류 광주의 기반”이라고 썼다. “정신적으로 정의롭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광주를 만들겠다”는 당시의 다짐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이 시장의 측근들은 전했다. 한 측근은 “그가 시민들을 위해 광주형 일자리 등 전임 시장들이 정리 못한 사업을 성공시키려 고심하다 몸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타결이 유력시됐던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은 5일 무산됐다. 이 시장은 이날 노동계를 설득하기 위해 또다시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를 찾았다. 이 시장은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민들, 누구보다 청년들이 느꼈을 아쉬움과 허탈함에 잠 못 이룬 밤이었다”고 적었다. 또 “노동계와 현대차를 조정해 해법을 찾는 것이 어렵지만 곡예사의 심정으로 조심조심 가다 보면 협상타결이라는 종착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국민의 염원을 가슴에 담고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다시 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검찰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서 거액을 뜯어낸 사기범을 기소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윤 전 시장과 김 씨가 돈을 주고받으면서 6·13지방선거 공천 문제를 언급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허정)는 7일 권 여사 행세를 하면서 지난해 12월 21일부터 한 달 동안 4차례에 걸쳐 윤 전 시장에게서 4억5000만 원을 송금받은 김모 씨(49·여)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게는 사기 혐의와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정당의 후보자 추천 관련 금품수수 금지) 혐의가 적용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전 시장이 김 씨와 통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광주시장 공천을 거론하며 돈을 송금했다는 의미”라며 “윤 전 시장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권양숙 여사 행세를 하며 윤장현 전 광주시장(69)에게서 4억5000만 원을 뜯어낸 주부 사기꾼이 문재인 대통령까지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주부는 어설픈 말투에 덜미가 잡혔다. 사립학교 관계자 A 씨는 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권 여사를 사칭한) 사기꾼 김모 씨(49·여)가 9월경 권 여사와 권 여사 비서, 문재인 대통령을 사칭한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A 씨는 “전화 통화 도중 말투가 이상해 의심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이틀 전 치과 치료를 받아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핑계를 댔다”며 “봉하마을에 인연이 있는 지인에게 권 여사가 최근 치과 치료를 받은 것이 맞느냐고 확인해 김 씨의 거짓말을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전남지방경찰청은 김 씨의 두 자녀가 채용되도록 도운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윤 전 시장과 A 씨 등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윤 전 시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혼외자에 대한 거짓말을 듣고 인간 노무현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정유재란 당시 왜군을 대파해 풍전등화에 놓인 나라를 구한 명량대첩을 이끈 조선수군의 흔적들이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명량대첩로 해역 13만7000m² 중 2만3390m²를 5차례 수중 발굴해 각종 유물 980여 점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이들 유물 가운데 명량대첩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쟁유물은 총 12점이다. 명량대첩은 정유재란(1597∼1598년)의 승패를 가른 해전이다. 명량대첩은 1597년 9월 16일 전남 진도와 해남 사이 울돌목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판옥선 12척으로 왜군 선박 133척을 격파한 전투다. 당시 조선수군은 현자총통과 각종 화전을 쏘며 왜군을 맹렬하게 공격했다.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조선수군의 혼이 살아나고 있다. 2012년 발굴된 소소승자총통 3점은 명량해전 당시 조선수군이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길이 58cm, 두께 1.4cm인 소소승자총통은 1588년 전라좌수영에 소속된 장인 윤덕영이 제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소소승자총통은 조선수군이 근접거리에 있는 왜군을 제압하던 해전무기다. 노경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문헌에도 없던 소소승자총통의 실체를 처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과 2016년 발굴된 직경 8∼9cm 크기 돌 포탄 6점은 조선수군이 대포인 현자, 지자총통 훈련용으로 쓰거나 철포탄을 소진했을 때 대체 사용했다. 또 2013년과 2016년 발굴된 노기 2점은 서양식 석궁과 비슷한 무기였던 쇠뇌의 방아쇠 부분이다. 쇠뇌는 시위를 걸고 방아쇠를 당겨 화살을 쏘는 무기다. 수중발굴조사가 이뤄지는 명량대첩로 해역은 조류가 빠르게 흘러 선박이 운항하기 힘든 곳이다.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4km 떨어져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1년 이곳의 유물을 불법 매매하려던 도굴범을 검거하면서 수중발굴조사를 시작했다. 명량대첩로 해역은 여러 시대의 유물이 흩어져 있다. 발굴된 유물의 80%는 고려청자다. 고려청자 대부분은 12∼13세기 강진이나 해남 등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상형청자나 청자잔과 같은 수준 높은 청자들은 강진 관요에서 제작된 것이다. 발굴된 청자를 실은 배는 강진에서 출항해 고려 시대 해양운송로를 따라 개경으로 향하던 중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침몰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해역에서는 나무로 만든 닻을 물속에 가라앉히기 위해 매다는 닻돌이 많이 발견됐다. 명량대첩로 해역에는 닻돌 50여 점이 가로 200m, 세로 200m 해역에 있었다. 이는 옛날 배들이 쉬어가는 정박지나 피항지 역할을 했다는 증거다. 일부는 중국식 닻돌로 확인돼 명량대첩로 해역이 국제교류를 위한 해상통로였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발굴조사로 인양한 유물 980여 점을 소개하는 보고서 1, 2권을 발간했다. 이귀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2019년부터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6차 수중발굴조사가 진행된다”며 “추가조사를 통해 판옥선 등 당시 전선(戰船)의 실체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 타결이 5일 무산됐다. 전날 노동계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던 광주시는 이날 다시 현대자동차에 수정안을 건넸고, 현대차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광주시의 입장 번복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7시 입장문을 내고 “광주시가 노사민정 협의회를 거쳐 제안한 내용은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며 광주시의 수정안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어 “광주시가 현대차에 약속한 안을 노사민정 협의회를 통해 변경시키는 등 혼선을 초래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6일로 예정됐던 투자협약 조인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 ‘반값 연봉’ 유효기간이 쟁점 현대차가 거부 의사를 밝힌 광주시의 수정안은 현대차-광주시 잠정합의 1조 2항이다. 당초 1조 2항은 ‘누적 생산 대수 35만 대 달성까지 노사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을 지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법정 주기대로 진행하더라도 애초에 합의한 주 44시간 초임 평균 연봉 3500만 원 등의 근로조건은 누적 생산 대수 35만 대 달성이라는 유효기간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광주시는 현대차와 잠정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날 노사민정 협의회가 공동 결의하면 6일 협약 조인식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등 노동계가 이 조건의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노사민정 협의회 불참을 선언하자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광주시와 노사민정 협의회는 1조 2항에서 유효기간 기준을 사실상 정하지 않는 수정안 3개를 현대차에 제시했다. 1안은 유효기간 조건 삭제, 2안은 경영이 안정될 때까지가 유효기간, 3안은 특별한 사안이 없으면 애초 합의를 지킨다는 내용이다. 현대차는 내부 검토에서 1∼3안 모두 명확한 기준이 없어 언제든지 근로조건이 변할 수 있다고 봤다. ‘반값 연봉’이 급격히 오르면 투자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광주시 완성차 공장에 위탁 생산하려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마진이 낮아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광주시 수없이 입장 번복” 현대차는 완성차 공장의 운영 주체가 될 광주시가 향후 신설 법인 노조에 휘둘릴 수 있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여 협상 과정에서 노동계가 불참, 참여 선언을 번복할 때마다 광주시의 제안이 달라지는 등 사실상 노동계에 휘둘려 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날 이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대차는 입장문에서 “6월 투자 검토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광주시가 스스로 제기한 노사민정 대타협 공동 결의의 주요 내용들이 수정돼 왔다. 이번에도 전권을 위임받은 광주시와의 협의 내용이 또다시 수정·후퇴했다”며 “수없이 입장을 번복한 절차상의 과정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광주시가 수정안 3안을 ‘현대차 당초 제안’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사실 왜곡”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차의 비판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협상 기간 동안 노동계에 휘둘린 광주시가 계속 입장을 번복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의 꺼진 불씨를 되살리기는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현대차는 “광주시가 향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 문제로 타결이 무산된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라며 “오늘 협상 타결은 무산됐지만 다시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발표해 여지를 남겼다.김현수 kimhs@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윤장현 전 광주시장(69)에게서 돈을 송금받고 자녀 채용 청탁까지 한 김모 씨(49·여)는 권 여사 및 권 여사의 지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것으로 4일 밝혀졌다. 김 씨는 ‘1인 2역’을 소화하며 광주시장실까지 직접 찾아가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권 여사를 사칭해 윤 전 시장에게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들이 있는데 경제적으로 어렵다. 5억 원을 빌려 달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윤 전 시장이 확인 전화를 걸자 권 여사 행사를 하면서 “지인을 보낼 테니 만나보라”고 했다. ‘권 여사 목소리가 맞다’고 생각한 윤 전 시장은 김 씨를 권 여사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이틀 뒤 권 여사의 지인 역할을 하며 시장실을 찾아가 당시 현직이었던 윤 전 시장을 만난 사람도 김 씨였다. 윤 전 시장은 네 차례에 걸쳐 실명으로 4억5000만 원을 보냈고, 김 씨는 어머니 명의 통장으로 돈을 받았다. 사기범들은 보통 검경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쓴다. 하지만 김 씨는 권 여사를 사칭할 때는 본인 명의 휴대전화로, 권 여사 지인으로 행세할 때는 어머니 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올 1, 2월 윤 전 시장에게 ‘노 전 대통령 혼외자들의 취업을 부탁한다’며 실제로는 본인 자녀 두 명의 채용을 청탁할 때도 자녀들의 실명을 알려줬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을 사칭하면 누구도 검경에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씨가 범행을 시도한 5명 가운데 본인이 직접 검경에 신고한 사람은 없었다. 김 씨의 전화를 받은 한 인사가 주변에 ‘진짜 권 여사가 맞냐’고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서면서 김 씨의 사기 행각은 마침표를 찍었다고 한다. 광주지검은 김 씨를 상대로 범행 수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 전 시장이 6·13지방선거에서 공천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와 대구시가 우수 창업기업 등을 돕는 ‘달빛펀드’를 운영한다. 광주시와 대구시, 광주은행, 대구은행, KDB산업은행은 3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달빛혁신산업성장지원펀드’(달빛펀드) 조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2013년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를 뜻하는 ‘달빛동맹’을 맺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달빛펀드는 광주와 대구에 있는 우수 창업기업, 중소벤처기업, 중견기업 등에 300억 원 규모를 투자한다. 달빛펀드 전체 조성 금액의 60% 이상은 지역 기업에 의무 투자하게 된다. 펀드 운영 기간은 8년이고 최대 투자 기간은 4년이다. 달빛펀드는 초기 창업기업에 소규모 자금을 지원해 자생력을 높이고 성장 단계에 진입한 창업기업까지 지원해 기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그동안 광주와 대구는 달빛동맹을 통해 경제,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했다”며 “달빛펀드도 지역 사업과 기술 교류를 활성화하고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가 좌초되는 듯했던 ‘광주형 일자리’의 불씨를 일단 살렸다. 노동계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요구대로 당초 6월 합의 초안으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다만 노동계의 최종 동의 여부가 확실치 않아 투자협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투자협약 후에도 현대차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4일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현대차 투자유치 최종안을 정리했다. 광주 노사민정협의회 공동 결의를 받아 현대차와 최종 투자협상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라며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6일 광주시청에서 조인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잠정 합의한 최종안에는 초안에 있던 ‘주 44시간 근로, 초임 3500만 원, 경제성장률에 준한 임금 상승’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는 “광주형 일자리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여기까지 왔다. 이 정도면 거의 (합의가) 끝난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 최종 합의는 아니다. 현대차는 노사민정협의회 공동 결의를 (투자의) 필수조건으로 보고 있다. 지역 노동계 등이 최종적으로 찬성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 일단 불씨 살린 광주형 일자리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자가 일반 완성차 업체 연봉의 약 절반을 받지만 정부와 광주시가 주택과 의료, 교육을 지원해 실질소득을 높이는 ‘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 2014년 윤장현 전 시장이 공약으로 제시한 뒤 현대차가 2대 주주로 참여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2년까지 빛그린산단 부지 62만8000m²에 연간 10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세우는 구체적인 계획으로 발전했다. 올해 6월 초만 해도 현대차가 광주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며 광주형 일자리에 속도가 붙는 듯했다. 현대차는 마진이 낮아 생산비용 최소화가 중요한 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반값 연봉’을 제시한 광주시 공장에 위탁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9월 지역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광주시-현대차 협상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노동계를 다시 협상장으로 끌어내면서 광주시는 투자 제안 내용을 바꿨다. 지난달 14일 나온 광주시-노동계 합의문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원·하청 관계 개선, 노사 책임경영 등이 포함됐다. 현대차 측은 난색을 표했다. 연봉 조건부터 협력업체 처우 개선까지 초안 내용에서 180도 달라져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양측은 1차 협상 데드라인이던 지난달 15일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다른 지역 일자리로 바꾸면 된다는 등의 언급이 나오자 광주시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꿨다. 지역 노동계로부터 포괄적 협상 전권을 위임받고 3, 4일 현대차와의 막판 협상에서 현대차에 제시했던 초안을 대폭 반영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 노동계 동의, 노조 파업 등 관건 최종 투자협약까지 남은 것은 노동계의 동의다. 앞서 현대차와 광주시는 6월 19일 투자협약 조인식을 하려고 했지만 임금협상 5년 유예 등의 조항에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5일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이용섭 광주시장 주재로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최상준 광주경영자총협회장, 백석 광주경실련 대표 등 노사민정협의회 위원이 참석한다. 한노총 윤 의장은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종안이 적정 임금과 적정 근로시간, 원·하청 관계 개선, 노사 책임경영이라는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의 합의 정신을 크게 훼손하지 않아야 찬성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 노조의 반발도 변수다. 현대차 노조는 4일 ‘광주형 일자리 협약 체결 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르면 6일 파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kimhs@donga.com / 광주=이형주 / 박성진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으로 처음 만난 여성을 살해한 뒤 청테이프로 얼굴을 감아서 덮은 2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4일 오전 9시 경 광주 북구의 한 모텔에서 A 씨를(57·여)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살인 등)로 정모 씨(26)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이 모텔 화장실에서 A 씨 시신을 발견할 당시 A 씨의 얼굴은 청테이프로 덮여있었고 양손도 묶인 상태였다. 모텔 출입문과 화장실 문틀, 창문도 청테이프로 밀봉돼 있었다. 시신은 이불에 둘둘 말려있었다. 경찰은 시신이 부패하는 냄새가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정 씨가 청테이프 밀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씨는 범행 이후 5㎞ 떨어진 다른 모텔로 달아나 은신했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추적, 검거했다. 정 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20일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연고가 없는 광주에 왔다. 청테이프 등은 극단적 선택에 쓰려고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A 씨가 ‘더럽게 산다’고 말해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5일 A 씨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지방경찰청은 윤장현 전 광주시장(69)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 김모 씨(49·여·구속)의 두 자녀가 채용될 수 있도록 청탁한 혐의를 포착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김 씨의 자녀가 채용된 광주시 산하기관과 사립학교를 압수수색했다. 윤 전 시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됐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과 1월 “지인의 자녀인데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윤 전 시장에게 여러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윤 전 시장은 광주시 산하기관과 한 사립학교에 채용을 부탁하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산하기관에 계약직으로 취업했던 김 씨의 아들은 7개월가량 일하다 최근 그만뒀고, 기간제 교사로 채용된 딸은 계속 재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광주지검은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윤 전 시장이 시장 공천을 염두에 두고 김 씨에게 돈을 송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직선거법상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요청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권 여사를 사칭해 윤 전 시장에게 4억5000만 원을 송금받은 뒤 모두 탕진했다. 안과의사인 윤 전 시장은 의료봉사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네팔로 출국한 이후 귀국하지 않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세계를 향한 아시아문화의 창’ 역할을 표방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3주년이 지나면서 운영 효과를 지역사회에 전파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협력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터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15년 11월 25일 정식 개관했다. 문화전당은 건물면적 16만 m²로 국내 최대 규모 문화시설이다. 문화전당은 예술극장,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어린이문화원을 운영 중이며 민주평화교류원은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전당은 3년여 동안 아시아 문화허브가 되기 위해 총 635종의 문화콘텐츠 및 행사를 개최했고, 2015년 88만 명이던 관람객 수가 2016년 208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181만 명이 관람했고 올 9월까지 176만 명이 문화전당을 찾았다. 문화의 향기를 퍼뜨리며 인근 광주 구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문화전당이 지하에 있어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건물 구조가 복잡하고 전시·공연 작품들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문화전당을 더 자주, 즐겁게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포럼과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최하고 아시아문화원이 주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3주년 시민토론회가 지난달 30일 문화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지원 광주문화재단 문화사업실장은 ‘문화전당과 지역협력사업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아일랜드 더블린, 스페인 마드리드 같은 세계적인 문화도시는 시민이 함께 즐기고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를 토대로 발전, 성장하고 있다”며 “문화도시의 의미가 관광과 문화재 볼거리 중심에서 주거와 여가, 거리문화 등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광주가 문화를 창조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전당과 광주시, 광주문화재단, 지역단체가 더 다양한 협력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곤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개관 3년을 맞은 문화전당이 운영 효과를 지역에 전파하고 광주를 문화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해야 할 때”라며 “문화전당과 광주시 고위 관계자가 정기적으로 협력방안을 만들고 지역 예술단체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문화기획자와 대학생들은 “문화전당의 배타적이고 권위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이제 개관 3년 차로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이니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야 한다” 등의 목소리를 냈다. 토론회를 진행한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역사회의 문화전당에 대한 큰 관심을 확인한 자리가 됐다”며 “문화전당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각자 영역, 활동을 발전에너지로 삼으려는 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8월 31일 오후 6시경 전남 담양의 한 시골마을. A 씨(76)가 개밥을 주고 귀가하던 주민 B 씨(83·여)를 보고 “너 죽어볼래”라며 수차례 뺨을 때렸다. 이후 B 씨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려 했지만 실패했다. A 씨는 집에서 흉기를 챙겨 B 씨의 집으로 가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A 씨는 마을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다. 각종 범죄로 오랫동안 복역한 것으로 알려진 A 씨의 행패에 겁을 먹은 주민들은 A 씨를 피해 다녔다. 그는 2013년 주민들과 다툼을 하던 중 체포돼 벌금 700만 원을 내게 됐다. 그는 B 씨가 신고해 벌금을 물게 됐다고 생각해 집요하게 보복폭행을 가했다. A 씨는 2013년 10월과 2015년 12월경 B 씨를 마구 때려 각각 전치 7주와 8주의 상처를 입혔다. 이 때문에 그는 징역 1년 4개월과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 받아 복역했다. 그런데도 교도소 출소 두 달 만에 B 씨에게 세 번째 보복폭행을 저지른 것. 그는 재판에서 “B 씨가 치매에 걸려 제대로 기억을 못하고 있다”며 생떼를 썼다. 광주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송각엽)는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가 반성하지 않은 채 B 씨가 치매에 걸렸다고 인격모독을 했다”며 “B 씨가 신속히 도망가지 않았다면 생명에 큰 위협이 될 범행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A 씨가 과거 두 차례 살인범죄 전력을 포함해 다수 폭력전과가 있는데 B 씨에게 세 차례 보복폭행을 가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어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광주=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택배노동조합 소속 기사들의 파업으로 배송이 지연되면서 29일에도 광주와 울산 등 일부 지역의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낮 12시경 광주 남구 송하동 CJ대한통운 남광주물류센터에는 택배 물품을 직접 찾으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시간 동안 약 20명이 택배를 찾으러 왔지만 물건을 찾아간 사람은 서너 명에 불과했다. 대학생 김모 씨(23)는 “여자친구에게 선물할 향수가 8일째 배달되지 않아 힘들게 물류센터를 찾아왔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너무 짜증이 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주부 장모 씨(55)는 “날씨가 추워져 주문한 강아지 옷이 배달되지 않아 급한 마음에 왔다가 못 찾고 돌아간다”고 했다. 택배 물품을 찾은 시민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주부 김모 씨(43)는 주문한 화장품 4상자를 찾아 500m 정도를 힘들게 들고 갔다. 그러자 CJ대한통운 직원이 함께 물건을 들어 주기도 했다. CJ대한통운 측에 노조 설립 인정과 교섭 참여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던 택배노조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 반 남광주물류센터 내 주차장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29일 CJ대한통운 측이 파업 지역의 택배 접수 거부를 풀지 않았다. 또 노조원 40여 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만큼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측은 “노조가 집회를 마치고 차량 진입 제지를 풀어 30일부터는 택배 배송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2일까지 그동안 배송하지 못한 택배 물품을 모두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택배기사들이 다시 배송 거부에 나서면 언제든 물류 차질이 재연될 수 있는 유동적인 상황이다.광주=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갑자기 ‘부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해 완성차 공장 1차 협력사들로부터 150여억 원을 받아 챙긴 2차 협력사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최수환)는 1차 협력사 두 곳을 위협해 153억 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기소된 A사 대표 최모 씨(52)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 씨가 업계 구조적 문제로 경영난에 시달렸고 B, C사가 거래를 끝내려하자 비정상적 방법으로 손해를 회복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최 씨가 생산라인을 중단하면 B, C사가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을 이용해 거액을 챙겼다”고 밝혔다. 2016년 11월경 B, C사가 A사와의 거래 종료를 검토하자 최 씨는 B, C사에 “5~7일 뒤 거래를 끝내겠다. 손실비용을 주지 않으면 자동차 부품생산과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해 각 110억 원과 43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완성차 공장은 부품을 1개라도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생산라인이 멈추게 된다. 때문에 자동차 부품업계는 통상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3개월 전에 부품생산과 공급 중단을 통보한다’는 계약을 맺는다. 최 씨는 재판에서 “B, C사와 협의를 거쳐 거래종료와 부품 생산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에 대한 손실비용을 받은 것”이라며 “실제 부품 생산을 중단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광산구 월곡동 하남주공1단지 아파트. 이곳에 살고 있는 1700가구 중 홀로 사는 40∼64세 중년 가구는 30%로 추정된다.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영구임대아파트의 특성상 1인 중년 가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혼자 사는 중년층은 병을 앓거나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가족이나 사회와 단절돼 쓸쓸히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 홀몸 중년 남성은 식사를 제때 챙기지 못하는 등 건강관리에 소홀할 수 있고 고독사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복지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는 홀몸 중년 남성을 돕기 위해 자치단체와 사회복지단체가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남종합사회복지관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식사 때 하남주공1단지 아파트에 사는 홀몸 중년 남성을 위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1년 전 문을 연 식당 명칭은 ‘한솥밥 카페’. 이곳에서는 매일 50여 명이 끼니당 1500원을 내고 저녁식사를 해결한다. 박종민 하남종합사회복지관장(50)은 “끼니를 거르는 분들이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건강을 챙기고 서로 간에 정도 쌓고 있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하남시영2단지 1400가구 중 홀몸 중년 가구는 30% 정도 된다. 송광종합사회복지관도 이 아파트단지 홀몸 중년 남성을 위한 식당 ‘도란도란 마을밥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50여 명이 끼니당 1500원을 내고 저녁식사를 한다. 광주 광산구는 홀몸 중년 남성의 식사 외에 건강을 챙기는 사업을 하고 있다. 연말까지 영구임대아파트 2곳에 거주하는 455명을 대상으로 생명존중지킴이 사업을 펼친다. 질병 치료를 돕고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사례관리사 4명이 홀몸 중년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다. 이들은 집에만 있는 중년 남성이 지역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은 “생명존중지킴이 사업은 알코올 의존증 등을 앓고 있는 주민이 평범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동구는 지난해 10월부터 홀몸 중년 남성 200여 명에게 반찬을 지원하고 있다. 주민자원봉사단 100여 명이 이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김치 등 반찬을 가져다준다. 이 사업은 홀몸 중년 남성의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4060희망프로젝트’의 하나다. 동구는 사랑의 반찬 지원사업 외에 홀몸 중년 남성들이 원예치료사와 함께 식물을 키우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동구 지산1동 주민센터는 6월부터 이달까지 ‘21세기 독립군 양성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매달 홀몸 중년 남성을 위한 살림살이 강의와 인문학 강좌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명칭은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나를 지키고 스스로 해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방소형 지산1동 맞춤형복지계장(51)은 “프로젝트가 홀몸 중년 남성에게 자립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동북아 석유화학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기업들의 화학제품 원료 공급 통로인 낙포부두가 노후화돼 새로운 항만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여수상공회의소와 전남도, 여수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수산단 석유화학 기업들이 광양항 여천지역 부두 20곳을 통해 처리한 물량은 1억4455만 t이다. 이들 부두 20곳 중 4곳은 암모니아, 황산, 가성소다를 비롯해 에탄올, 메탄올 등 화학제품 원료를 전용 처리하는 화학공업제품 부두다. 광양항 여천지역 부두가 2016년에 처리한 화학제품 원료는 694만 t이다. 부두별로는 낙포부두 288만 t, 중흥부두 139만 t, 석유화학부두 74만 t, 사포부두 51만 t을 처리했다. 이처럼 낙포부두는 여천지역 전체 화학제품 원료의 42%를 공급하는 통로다. 길이 1050m 낙포부두는 배 5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다. 낙포부두의 5선석은 1979년 완공됐다. 각종 화학제품 원료를 배에서 탱크로 옮길 수 있는 89개의 파이프라인이 설치돼 있다. 낙포부두는 여수탱크터미널을 통해 33개 업체에 화학제품 원료를 공급하지만 시설이 노후화돼 바닥 콘크리트가 부서지고 철근이 부식됐다. 이로 인해 2014년 안정성 검사에서 D등급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낙포부두가 언제든지 E등급으로 낮춰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E등급을 받으면 낙포부두가 폐쇄돼 기업들은 화학원료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2015년 낙포부두를 새로 짓는 리뉴얼 사업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예비 타당성 조사를 벌였지만 4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낙포부두 리뉴얼 사업이 시급하지만 1606억 원의 예산이 소요돼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도 “낙포부두 리뉴얼 사업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어 예비 타당성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낙포부두가 폐쇄되면 다른 부두를 사용하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이런 주장에 대해 “거의 매일 정체 현상을 빚는 광양항 여천지역 부두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수산단(5123만 m²)에는 기업 283곳에서 2만여 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액은 80조 원, 수출은 327만 달러에 이르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다. 지역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산단은 부두시설이 부족해 해마다 체선율이 올라가면서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낙포, 중흥, 사포, 석유화학부두 4곳은 체선율이 18∼38%에 달한다. 이는 선박 100척 중 18∼38척이 접안을 위해 12시간 이상 해상에 대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여수산단이 천혜의 항만조건과 석유화학시설 집적화로 동북아 석유화학허브로 도약하고 있지만 낙포부두가 폐쇄되면 화학원료 공급 차질뿐 아니라 석유화학허브 기능 약화와 고용 감소, 공장 운영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낙포부두를 통해 원료를 공급받는 남해화학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비료의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낙포부두가 폐쇄될 경우 연간 추가 비용이 400억 원 이상 발생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정병식 여수상의 조사진흥본부장은 “석유화학산업 특성상 낙포부두가 폐쇄되면 화학제품 원료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것”이라며 “새 낙포부두 건설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