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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유연성이 2014 인천 아시아경기 개막을 30일 앞둔 20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D-30 미디어데이에서 밝힌 자신의 좌우명이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 선수단 18개 종목 선수 20명과 지도자 19명의 마음가짐도 유연성과 다르지 않았다. 비장한 눈빛이 그것을 말해주고도 남았다. 참석자 모두가 각오를 밝힌 가운데 공통적인 키워드는 세월호, 대한민국, 희망으로 요약됐다. 남자 양궁 오진혁은 “우리나라가 안 좋은 일도 겪었으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펜싱 박경두는 “승패도 중요하지만 국민 여러분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희 여자 유도 코치는 “인천 아시아경기는 세월호 참사의 슬픔 속에서 치러질 것 같다.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안방이라” “홈경기이니” 같은 말도 줄을 이었다. 개최국으로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는 해도 국민적인 성원에 더 큰 힘을 얻겠다는 의미였다. 한국은 안방에서 치렀던 1986년 서울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 90개 이상을 따냈다. 지도자들의 재치 있는 입담도 돋보였다. 임영철 여자 핸드볼 감독은 “그동안 우생순(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는 금메달이 없었다. 이번에는 꼭 금메달 있는 우생순 신화를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장영술 양궁 총감독은 “영화 ‘명량’에서 활 쏘는 장면이 많이 나오던데 우리 선수들은 실제 경기에서 멋지게 활 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받고 있는 강호석 스쿼시 코치는 “(수많은 취재진을 보니) 가슴 속에 명량의 회오리가 치는 기분이다. 작은 이슈라도 만들어서 미디어의 관심을 약간이라도 얻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선수단장인 박순호 대한요트협회장 등도 참석했다. 9월 11일 결단식을 갖는 한국 선수단은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90개 이상으로 5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밭이 예상되는 한국의 전략 종목으로 양궁, 펜싱, 볼링, 골프, 사격, 태권도, 정구를 꼽았다.김종석 kjs0123@donga.com·주애진 기자}

칠순이 다 되도록 총각인 박한 대한농구협회 수석부회장(69·사진)은 농구와 결혼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2년 전 박 부회장은 홀로 모시던 어머니가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도 그의 곁에는 친자식보다 살갑고 듬직한 제자들이 있었다. 22년 동안 고려대 농구부 감독으로 몸담았던 박 부회장이 뜻깊은 고희연을 갖는다. 고려대 감독 시절 제자 145명이 십시일반으로 경비를 마련해 23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칠순 잔치를 연다. 제자인 프로농구 LG 김진 감독은 “선생님이 국가적으로 안 좋은 일도 있다며 극구 안 하신다고 하셔서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날 제자들은 박 부회장이 걸어온 길이 담긴 동영상 상영과 함께 선물을 전달하기로 했다. 192cm의 키로 고려대와 산업은행에서 선수로 뛴 박 부회장은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하며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5년 고려대 감독에 부임한 뒤 1997년까지 팀을 이끌며 49연승 신화 등을 엮어냈다. 현재 남녀 프로농구 지도자인 김진, 전창진, 서동철, 정인교, 전희철, 김병철, 신기성 등을 비롯해 이충희, 임정명, 현주엽 등 숱한 스타를 길러냈다. 박 부회장은 두주불사의 음주로도 숱한 뒷얘기를 남겼다. 1980년대 농구부 연례행사인 충남 태안 만리포 하계수련회 때는 혼자 선수 20명과 술 대결을 벌여 모두 녹다운시켰다. 한 제자는 “술을 그렇게 드시고도 다음 날 새벽 훈련 때 정시에 나타나셔서 다들 실망했다. 대학 4년 동안 훈련을 거르거나 늦으시는 걸 못 봤다”고 했다. 19일 남자 농구대표팀 월드컵 출전 결단식이 열린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박 부회장은 “안 하려고 했는데 제자들 성의 때문에…. 그냥 얼굴이나 보려고 한다”며 인터뷰조차 사양했다. 기억에 남는 제자라도 꼽아달라고 했더니 박 부회장은 “다 똑같다”며 웃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을까. 우문현답이었다.진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4 인천 아시아경기는 45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이 모두 출전하는 ‘퍼펙트 대회’로 치러지게 됐다. 인천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 명단 엔트리를 마감한 결과 45개국에서 36개 종목에 걸쳐 9757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최대 규모 참가국은 899명의 중국이며 개최국 한국이 83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717명)과 인도(660명)도 대규모 선수를 파견한다. 반면 브루나이는 11명으로 가장 적은 명단을 제출했으며 펜싱, 가라테, 세팍타크로, 태권도에 나선다. 부탄(16명), 캄보디아(21명), 동티모르(31명)도 미니 선수단 대열에 합류했다. 북한도 14개 종목에 걸쳐 150명(남자 70명, 여자 80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때 출전 선수 규모는 6572명이었다. 2010년 중국 광저우 대회에는 9704명이 출전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배상문(28·캘러웨이·사진)이 극적으로 1000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18일(한국 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CC(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정규시즌 마지막 대회인 윈덤챔피언십 마지막 4라운드. 배상문은 이틀 연속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1언더파 269타를 기록하며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에서 126위에 머물러 상위 125명에게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투명하던 배상문은 120위까지 랭킹을 끌어올리며 포스트시즌에 합류했다. 페덱스컵 랭킹 125위 밖에 있다 이 대회를 통해 플레이오프에 오른 경우는 배상문이 유일하다. 배상문은 마지막 18번홀(파4·507야드)에서 2.4m 버디 퍼팅을 넣지 못했다면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배상문은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내 머릿속에는 오로지 플레이오프밖에 없었다. 긴장감을 느꼈지만 14개 홀에서 모두 드라이버를 잡으며 (타수를 줄이기 위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 말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 한국 국적 선수로는 배상문, 최경주(SK텔레콤), 노승열(나이키)이 출전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어떤 상황에서도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던 그도 이번만큼은 흥분을 감출 수 없는 듯했다. 늘 잔잔했던 목소리가 소프라노처럼 올라가더니 가볍게 떨리기까지 했다. 남다른 승리의 감격은 컸다. “타이틀 방어는 처음이잖아요. 골프 인생에서 해본 적이 없었기에 새로운 세상에 들어간 것 같아요.” 18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에서 끝난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한 박인비는 다음 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런던으로 이동하던 중 휴대전화를 받았다. 약혼자이자 스윙 코치인 남기협 씨가 운전하는 렌터카에 둘만 타고 있다는 박인비는 “행사가 너무 늦게 끝나 저녁 먹을 시간이 없었다. 한국인 한 분이 주신 김밥을 먹었다”며 웃었다. 우승의 기쁨에 평생의 반려자와 함께하고 있으니 뭔들 맛이 없었을까. 그의 목소리에서 행복이 듬뿍 묻어 나왔다. 10월 13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골프장에서 결혼하는 박인비는 이번 대회 기간 절친한 동료인 쩡야니(대만)와 펑산산(중국) 등에게 청첩장(사진)을 돌렸다. “올 상반기에 못했던 메이저 우승을 하반기에 하고 싶었는데 그 목표를 이뤘어요. 마음의 부담을 덜고 더 기쁘게 결혼 준비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욕심 같아서는 앞으로 1, 2승 더 하고 싶기도 하고요.” 지난해 상반기에만 6승을 거뒀던 박인비는 올 시즌에는 퍼트 감각이 살아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올해에만 퍼터를 네 번 바꿨어요. 최근 쓰기 시작한 일자 퍼터는 원래 예민해서 안 쓰던 모델인데 파격적으로 모험을 한 거예요. 차라리 다소 둔감한 반달형 퍼터보다 (일자 퍼터를 쓰면) 내 실수가 확연히 드러날 수 있어 고치기도 쉽다고 봤죠.” 박인비는 지난달 말 친한 후배인 유소연이 쓰던 일자 퍼터를 시험 사용해본 뒤 퍼터를 교체했다. 그는 지난주 메이어 클래식에서 비록 연장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새 연장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결정적인 퍼팅이 안 들어갔다면 우승의 기회는 없었을 거예요. 장타자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어 퍼팅이 더욱 중요해졌죠.” 올 시즌 LPGA투어 메이저 대회는 코스가 길어지고 페어웨이가 넓어진 데다 러프도 별로 없어 장타자들의 전성시대다. 지난해 박인비가 메이저 3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영향도 있다. 올 들어서는 이날 박인비가 트로피를 들기 전까지 미국 선수들이 메이저 3연승을 기록했다. 그래도 박인비는 의연했다. “미국투어인데 미국 선수 위주인 건 당연한지도 몰라요. 헤쳐 나가야죠. 경험이 쌓이면 단단해집니다.” 이날 긴박한 연장전에서 상대 선수 브리타니 린시컴의 얼굴에서 긴장감을 읽으며 오히려 안정을 찾았다는 박인비. 그는 역시 별명처럼 ‘침묵의 암살자’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땅콩 골퍼’로 유명했던 김미현(37·사진)은 한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함께 뛰기도 했던 후배 박인비의 LPGA 챔피언십 2연패를 지켜보며 남다른 감회에 빠졌다. 이번 대회 TV 해설을 맡았던 김미현은 “날로 길어지는 LPGA투어 대회 코스를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큰일을 해냈다”고 칭찬했다. 155cm의 작은 키로 LPGA투어 통산 8승을 거뒀던 김미현은 단신의 핸디캡 속에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 환경과 맞섰지만 무리한 스윙으로 부상이 잦아지면서 2012년 필드를 떠났다. 과거 6300야드 안팎이던 LPGA투어 골프장은 현재 6700야드 이상으로 길어졌다. 김미현은 “박인비는 미국의 장타자들보다 드라이버가 40야드 가까이 덜 나갔지만 정확도 위주의 코스 공략과 정교한 쇼트게임, 퍼트로 난관을 헤쳐 나갔다. 결정적인 퍼트에서 집중력이 돋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과 유럽 선수들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LPGA투어 측도 흥행을 위해 미국 선수를 위한 맞춤형 코스 세팅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미현은 은퇴 후 인천 남동구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열고 지도자로 변신했다. 김미현은 “아무리 멘털이 강한 선수도 다급해지거나 실수가 나오면 붉으락푸르락하기 마련인데 박인비는 전혀 그런 모습이 없었다. 어린 선수들이 꼭 배워야 할 본보기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서울 상명초등학교 시절 각별한 추억이 있다. 유 감독은 1974년 제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80명 남짓이던 전남 신안의 안좌초등학교 사치분교와 결승에서 맞붙어 우승 주역이 됐다. 사치분교는 1972년 제1회 소년체육대회 준우승으로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날 만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느라 몇 달째 소속팀을 비우고 있다. 유 감독은 요즘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존스컵 국제대회에 김재훈 코치를 중심으로 출전한 모비스를 보면서 초등학교 시절 섬마을 미니 농구부를 떠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 8명의 선수만으로 출전한 모비스는 박구영과 김종근마저 현지에서 번갈아 부상을 입어 7명만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양동근은 대표팀에 차출됐고 함지훈, 이대성, 박종천은 부상으로 국내에 머물고 있다. 로드 벤슨은 개인 사정으로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모비스는 5반칙 퇴장 선수가 쏟아질까 봐 조마조마할 처지지만 예선을 5승 2패로 통과해 4강에 진출했다. 대만 언론은 벤치에 빈자리가 많은 모비스의 선전에 비상한 관심까지 보였다. 선수는 적어도 모비스는 강력한 체력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국가대표급으로 이뤄진 대만, 일본, 요르단 등을 제압했다. 평소 출전 기회가 적었던 송창용과 전준범은 경기당 평균 14점을 넣었다. 유재학 감독은 몸은 팀을 떠나 있어도 대표팀과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모비스 훈련을 원격 지시하고 있다. 유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대표팀 수준의 강력한 전술 연마를 집중적으로 주문하다 보니 모비스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이 없어도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모비스는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3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는 한편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14일 KN-09 신형 방사포 5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9시 55분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신형 방사포 3발을 발사했다. 중국 영공을 거쳐 서해 쪽으로 들어온 교황의 전세기 항로와는 달랐지만 착륙 30분∼1시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동형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방사포탄은 약 220km를 비행한 뒤 바다에 떨어졌다. 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신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210km였다. 북한이 이날 낮 12시 56분과 오후 1시 5분 같은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추가 발사한 신형 방사포 2발도 200여 km를 날아간 뒤 떨어졌다. ▼北 “인천 亞경기 14개 종목 352명 참가”▼군 관계자는 “북한이 사거리 연장 등 성능 개량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 군사연습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또 이날 인천 아시아경기 출전을 위한 참가 신청서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제출했다. 인천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는 14일 “북한이 엔트리 마감 이틀 전인 13일 OCA를 통해 강세가 예상되는 14개 종목 선수 150명(남자 70명, 여자 80명)을 포함해 352명의 참가 신청서를 냈다”고 발표했다. 종목별 선수 수는 축구가 남녀 38명으로 최다이며 수영 16명, 양궁 8명, 육상 4명, 복싱 7명, 카누 2명, 체조 12명, 유도 10명, 공수도 5명, 조정 8명, 사격 9명, 탁구 10명, 역도 12명, 레슬링 9명이다. 북한 체조의 간판 이세광이 한국 양학선과 맞붙게 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김종석 기자}

송골매(세이커스)를 팀명으로 삼은 프로농구 LG가 새로운 둥지를 마련한다. LG 농구단은 1997년 창단 때 제일은행으로부터 인수해 17년째 사용하던 서울 송파구 체육관과 숙소를 떠나 22일 준공식을 갖는 경기 이천시 챔피언스파크(사진)로 옮긴다. 지난해 3월 건설에 들어간 챔피언스 파크는 영동고속도로 이천 나들목에서 2km 거리여서 장거리 이동이 많은 선수단에 편리한 입지 조건이다. 연면적 3만2480m² 규모로 농구단 체육관과 미래관으로 명명된 숙소, 다목적 운동장을 비롯해 프로야구 LG가 쓰게 될 야구장 2개, 실내외 야구연습장 등으로 이뤄졌다. 농구단 전용 체육관(사진)은 실제 규격의 코트 2개면에 관중석까지 갖추고 있어 훈련 효과 극대화와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해졌다. 최첨단 헬스클럽과 치료실 등 선수 컨디션 유지를 위한 시설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 정규리그에서 팀 창단 후 첫 1위를 차지했던 LG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패하는 아쉬움을 남겼기에 이번 시즌 새 집에서 정상을 꿈꾸게 됐다. 김진 LG 감독은 “구단의 높은 관심 속에 좋은 환경에서 시즌에 대비하게 됐다. 숙소가 쾌적해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며 반겼다. LG는 외국인선수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메시, 문태종과 모두 재계약했고, 신인 김종규도 대표팀에서 실력을 키우고 있어 전술 완성도를 일찌감치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남 사천에서 실시한 여름철 훈련에서 체력과 지구력 보강 위주였던 예전과 달리 빠른 공수 전환을 위한 스피드와 파워를 올리는 데 주력했다. 김진 감독은 “새 숙소에는 필리핀 전지훈련이 끝나는 다음 달 입주한다. 패기와 자신감으로 맞서던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쌓고 있어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제일기획이 삼성 계열의 남녀 프로농구단을 모두 인수해 통합 운영한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소속이던 남자프로농구 삼성과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4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을 인수한 바 있다. 제일기획은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국내 스포츠 사업에서도 선진국처럼 점차 전문적 팬 관리와 마케팅 능력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축구단을 인수한 뒤 약 5개월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농구단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의 한 방식으로 인식됐던 스포츠 구단 운영을 새로운 수익 사업의 한 영역으로 발전시켜 보자는 삼성그룹 측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기획은 다음 달 1일까지 인수 비용 협상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혜림 제일기획 홍보팀장에 따르면 농구단의 팀명인 썬더스(남자)와 블루밍스(여자)는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더이상 운영 주체가 아니어서 남녀 팀이 모두 삼성으로 일원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의 연이은 스포츠 구단 인수는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노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에서 스포츠 마케팅 기업의 강점을 보인 제일기획이 살림을 맡게 되면 새로운 수익 구조 창출, 관중 동원, 이벤트 등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불황과 실적 악화 속에서 자사의 비즈니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글로벌 이미지와도 동떨어진 제조업체나 금융업체의 스포츠 구단 운영이 기업 홍보에 더이상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제일주의와 부합하는 프로야구 삼성과 프로배구 삼성화재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삼성 계열 스포츠 구단들은 최근 성적에 대한 압박과 예산 축소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는 “제일기획이 인수하더라도 구단 운영비 중 상당 부분은 삼성 계열사로부터 광고홍보비 명목으로 의존해야 한다. 자생력을 키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결국 구단 운영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김종석 kjs0123@donga.com·박창규 기자}

모처럼 국내 무대에 오른 신지애(26)는 무척 바빴다. 그만큼 의욕이 넘쳐 보였다. 10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메이지컵에서 우승한 그는 11일 귀국한 뒤 여독이 풀리지 않았음에도 연습장을 찾았다. 기자를 만난 12일에는 강원 홍천 힐드로사이CC에서 오전 7시부터 연습라운드에 들어갔다. 인터뷰를 마치고서는 2시간 정도 퍼팅 연습을 했다. 14일 이곳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에 초청받은 신지애는 “팬들 앞에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일본에서 2주 동안 대회도 건너뛰며 이 대회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2011년 9월 한화금융클래식 이후 3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신지애는 올 시즌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포기하고 JLPGA투어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나는 노력파다. 미국에서 나를 만들 시간이 없었다. 대회에 끌려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연습과 관련한 일화를 털어놓았다. “프로 초창기 때 오전 9시에 연습을 시작해 당시 여고생이던 동생(후일 서울대 입학)의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오후 11시에 운동을 마치고 데리러 가는 게 일과였다.” 신지애는 ‘연습은 근육에 지능을 만든다’는 골프 명언을 좋아한다고 했다. 반복 훈련을 하면 어떤 긴장된 순간에도 몸이 기억하게 된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올 시즌 초반 낯선 일본 잔디에 애를 먹었다는 그는 시즌 2승으로 상금 5위에 올랐다. 그의 목표는 한국, 미국에 이어 일본 투어에서도 상금왕에 올라 세계 3대 투어를 휩쓰는 일이다. “조급하지는 않다. 요즘은 골프가 다시 내 안으로 들어왔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는 김효주가 신지애가 갖고 있던 단일 시즌 상금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대회에서도 신지애와 김효주의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지애는 “요즘 좋은 후배가 참 많다. 효주도 그중 하나다. 누구와의 경쟁보다는 늘 그렇듯 나와 싸울 뿐”이라고 말했다. KLPGA투어에서 시즌 최다인 9승을 거뒀던 신지애는 통산 20승으로 지난해 작고한 구옥희 전 KLPGA 회장과 최다승 타이를 이루고 있다. 이번 트로피를 안으면 새 이정표도 세운다. 이날 사인과 사진촬영 요청이 쏟아진 신지애를 향해 한 KLPGA 관계자는 “너무 예뻐졌다”며 반겼다. 신지애는 “5년 동안 식이요법 등으로 체질을 개선한 노력이 효과를 본 것 같다. 6kg 정도 빠졌다. 그래도 근육량은 늘었다”며 웃었다. 외모지상주의 논란에 대해선 그는 “나도 성형을 했다. 예쁘고 어린 선수를 선호하는 분위기를 뭐라고 할 수 없다. 선수가 판단할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올해 초 미래에셋과 결별한 후 메인 스폰서가 없는 신지애의 모자는 어떤 회사의 로고도 없는 백지 상태다. 특유의 성실성에 여유까지 되찾은 그의 모습을 보니 필드의 인생을 새롭게 그려가고 있는 것 같았다.홍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차 연장전이 열린 17번홀(파4)은 269야드로 짧게 세팅돼 있었다.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은 드라이버를 빼들었다. 원온을 노린 과감한 선택이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이미림은 262.88야드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로 이 부문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8위에 올랐다. 호쾌한 티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다. 반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47.5야드(91위)였던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아이언 티샷을 해 페어웨이를 지켰다. 출발부터 대조적이었던 이들의 대결에서 최후의 승자는 관록의 박인비가 아니라 공격적인 신예 이미림이었다. 이미림은 벙커 샷을 홀 1.5m 지점에 세운 뒤 버디를 낚았다. 박인비는 115야드를 남기고 한 어프로치 샷을 핀 4.5m 지점에 올린 뒤 버디를 노렸지만 공은 홀을 스쳐 지나갔다. 11일 미국 미시간 주 벨몬트의 블라이더필드골프장(파71)에서 끝난 LPGA투어 메이어 클래식. 1타 차 2위로 출발한 이미림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쳐 이날 1타를 줄인 박인비와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타수가 같아진 뒤 2차 연장에서 이겼다. 이로써 이미림은 올 시즌 LPGA투어 데뷔 후 14개 대회 만에 첫 트로피를 안으며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3000만 원)를 받았다. 세계 랭킹은 71위에서 29위로 점프했다. 이미림은 “LPGA투어에서 연장전은 처음이라 100% 긴장했지만 즐거웠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이 커질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전날까지 3월 파운더스컵에서 거둔 공동 2위가 최고 성적이던 172cm 이미림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280야드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앞세워 스코어를 줄여 나갔다. 2008년 국가대표를 지낸 이미림은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뛰어들어 통산 3승을 거뒀다. 안주보다는 더 큰 무대를 향해 눈을 돌린 그는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해 2위로 합격증을 받았다. 최근 한국 여자 프로골프 선수들은 KLPGA투어 규모가 커지면서 고생스럽고 경비가 많이 들어가는 해외 진출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보다는 훨씬 수월한 일본 투어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미림의 우승은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림은 “아버지는 한국에서 더 뛰라고 하셨지만 더 큰 세상에서 뛰고 싶었다”고 했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한국 국적 선수의 우승은 박인비에 이어 이미림이 두 번째였다. 코리아 군단의 우승이 적은 데 대해 박인비는 “누군가 새롭게 물꼬를 튼다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림이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이미림은 “한국에서는 내가 나이든 축이지만 여기서는 어린 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뛰고 싶었다. 나도 우상인 인비 언니처럼 되고 싶고 따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인비는 “미림이는 아직 어리지만 꾸준하고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루키 시즌에 우승한 것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이날 퍼팅 수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많은 31개까지 치솟으며 우승 기회를 날린 박인비는 올 시즌 10번째 톱10에 진입한 데 만족해야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차 연장전이 열린 17번 홀(파4)은 269야드로 짧게 세팅돼 있었다.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은 드라이버를 빼들었다. 원온을 노린 과감한 선택이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이미림은 262.88야드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로 이 부문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8위에 올랐다. 호쾌한 티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다. 반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47.5야드(91위)였던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아이언 티샷을 해 페어웨이를 지켰다. 출발부터 대조적이었던 이들의 대결에서 최후의 승자는 관록의 박인비가 아니라 공격적인 신예 이미림이었다. 이미림은 벙커 샷을 컵 1.5m 지점에 세운 뒤 버디를 낚았다. 박인비는 115야드를 남기고 한 어프로치 샷을 핀 4.5m 지점에 올린 뒤 버디를 노렸지만 공은 컵을 스쳐 지나갔다. 11일 미국 미시간 주 벨몬트의 블라이더필드골프장(파71)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메이어 클래식. 1타차 2위로 출발한 이미림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쳐 이날 1타를 줄인 박인비와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타수가 같아진 뒤 2차 연장에서 이겼다. 이로써 이미림은 올 시즌 LPGA투어 데뷔 후 14개 대회 만에 첫 트로피를 안으며 우승 상금 22만5000 달러(약 2억3000만 원)를 받았다. 세계 랭킹은 71위에서 29위로 점프했다. 이미림은 "LPGA투어에서 연장전은 처음이라 100% 긴장했지만 즐거웠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이 커질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전날까지 3월 파운더스컵에서 거둔 공동 2위가 최고 성적이던 이미림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280야드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앞세워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2008년 국가대표를 지낸 이미림은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어들어 통산 3승을 거뒀다. 안주 보다는 더 큰 무대를 향해 눈을 돌린 그는 지난해 미국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해 2위로 합격증을 받았다. 최근 한국 여자 프로골프 선수들은 KLPGA투어 규모가 커지면서 고생스럽고 경비가 많이 들어가는 해외 진출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 보다는 훨씬 수월한 일본 투어가 선호되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미림의 우승은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림은 "아버지는 한국에서 더 뛰라고 하셨지만 더 큰 세상에서 뛰고 싶었다"고 했다. 올 시즌 미국 LPGA투어에서 한국 국적 선수의 우승은 박인비에 이어 이미림이 두 번째였다. 코리아 군단의 우승이 적은 데 대해 박인비는 "누군가 새롭게 물꼬를 튼다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림이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이미림은 "한국에서는 내가 나이든 축이지만 여기서는 어린 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뛰고 싶었다. 나도 인비 언니처럼 되고 싶고 따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인비는 "미림이는 아직 어리지만 꾸준하고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루키 시즌에 우승한 것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이날 퍼팅수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많은 31개까지 치솟으며 우승 기회를 날린 박인비는 올 시즌 10번째 톱10에 진입한 데 만족해야 했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알베르 카뮈는 축구 선수 출신이다. 17세 때 결핵으로 운동을 관두기 전까지 골키퍼로 활약했던 그는 “공은 내가 원하는 대로 오지 않았다”는 명언을 남겼다. 한국 축구에서 최고 수문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운재(41). 그에게도 공은 늘 원하는 대로 오지 않았나 보다. 최근 경기 용인시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삶은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공과 같다. 최선을 희망하면서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2012년 은퇴한 이운재는 다음 달 개막하는 인천 아시아경기 한국 축구대표팀(23세 이하)의 골키퍼 코치를 맡고 있다. 그가 한국 축구 인기가 정점을 찍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이라는 사실은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킥을 막아낸 뒤 승리를 확신한 듯 두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딘 그 앞에 놓인 현실은 180도 다르다. 한국 축구가 올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그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축구대표팀은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의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운재는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하나가 돼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다른 선수의 몫까지 뛴다는 헌신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다. 뛰어난 조연이 많아야 강한 팀이 된다. 팀이 빛나야 선수도 빛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경기에서 30년 가까이 무관에 그친 데는 ‘금메달=병역 면제’라는 사실이 선수들로 하여금 부담감에 시달리게 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이운재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당시 한국은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영표의 실축으로도 유명한 경기였다. “난 군대에서 축구했던 게 큰 전환점이 됐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군체육부대에서 26개월 동안 현역으로 복무하면서 내 모든 걸 축구에만 쏟아 부을 수 있었다. 후배들도 꼭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져야 마음껏 뛸 수 있다. 물론 아시아경기 목표는 금메달이다.” 이운재가 처음부터 골키퍼는 아니었다. 청주 청남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부원을 모집한다고 해서 부모님 몰래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등본까지 끊어 가입한 뒤 중학교 때까지는 공격수나 수비수 같은 필드 플레이어였다. 골키퍼 변신은 청주상고 입학 후였다. “지구력이 너무 약했다. 운동장 10바퀴를 돌면 다른 선수들보다 2바퀴 가까이 처졌다. 공부와 담쌓고 운동만 했는데 만약 포기한다면 모든 걸 잃을 수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183cm에 뚱뚱한 체형은 골키퍼로 그리 좋은 신체조건은 아니었지만 남다른 순발력과 예측력으로 극복했다. 요즘도 그는 빠르게 지나가는 차량 번호판이나 시내버스 노선, 순간적으로 간판에 적힌 전화번호를 읽는 버릇이 있다. 고교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골키퍼는 상황 판단을 빨리 해야 한다.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간파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1994년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에 데뷔한 이운재는 200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기간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표팀 1년 자격 정지를 받았다. 하루아침에 국민 영웅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참담함을 느꼈던 그는 2008년 K리그에서 골키퍼로는 사상 첫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실망시킨 팬들에게 다시 보여드릴 수 있는 건 그라운드에서 축구밖에 없다고 봤다. 명예회복은 그 다음이었다. 겨울 훈련 2∼3개월 동안 땀 많이 흘렸다. 체중이 7∼8kg 확 줄더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37세의 나이로 백의종군해 비록 출전 기회는 없었어도 후배들을 이끌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경기를 뛰든 안 뛰든 태극마크를 달고 있으면 해야 할 일이 있다. 고참이라면 설령 주전이 아니더라도 후배들에게 부담감을 주거나 창피한 짓을 해선 안 된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135경기)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많은 A매치 132경기에 출전해 114실점을 한 이운재. ‘거미손’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0-5 같은 참패를 경험한 적도 있다. “대량 실점이 수비 실수였다고 동료 탓 하는 건 비겁한 변명이다. 결국 모든 책임은 골키퍼가 져야 한다. 자괴감보다는 내 문제와 잘못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이운재는 학창 시절 독학으로 골키퍼의 역할을 익혀야 했다. 세월이 흘렀어도 체계적인 골키퍼 수업은 여전히 찾기 힘든 게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이운재는 직접 팔을 걷어붙인 듯했다. 유니폼을 벗은 뒤 대한축구협회의 골키퍼 관련 코치 자격증을 모두 딴 데 이어 필드 코치 과정까지 차례로 밟고 있다. 일일레슨 같은 재능기부를 통해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열심이다. “골키퍼는 어려서부터 기본 기술을 몸에 익혀야 한다. 그래야 응용 동작도 잘할 수 있다. 볼도 제대로 못 잡는데 무슨 다른 기술을 할 수 있겠는가. 해외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골키퍼를 볼 수 있는 날을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무렵 이운재는 “내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늘 노력했다. 나를 못 이기는데 누구를 이기겠는가”라고 했다. 이주향 수원대 교수는 본보에 실린 칼럼에서 ‘문이 닫혀 아예 세상 밖으로 쫓겨났다고 느꼈을 때 카뮈가 한 일은 닫힌 문에 미련을 두지 않고 오히려 안에서 문을 꼭 닫아거는 것’이라고 썼다. 25년 가까이 푸른 잔디 위에서 골문을 걸어 잠그는 데 몰두했던 이운재. 이젠 새로운 세상의 문을 힘차게 두드리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대회 이름처럼 달콤한 우승은 쉽게 오지 않았다. 경기 막판 연이은 실수에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던 이정민(22·비씨카드)은 3차 연장에서 승리한 뒤에야 비로소 미소를 머금었다. 10일 경북 인터불고 경산CC(파73)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1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마지막 라운드 4번홀(파4)에서 샷 이글까지 하면서 단독 선두를 내달린 이정민은 2타 차 선두였던 17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한 뒤 18번홀(파5)에서 50cm가량의 파 퍼트를 남겨뒀다. 2위 김보경(28·요진건설)과 1타 차였기에 우승이 품 안에 들어온 줄 알았지만 홀을 맞은 공은 오른쪽으로 90도 꺾여 튀어 나왔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09타로 김보경과 타수가 같아진 이정민은 18번홀에서 반복된 연장전에서 패색이 짙었다. 1차 연장에서 김보경이 1.2m 버디 기회를 잡았던 것. 하지만 이 퍼팅이 홀을 맞고 나오면서 가슴을 쓸어내린 이정민은 3차 연장전에서 2.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김보경의 거센 추격을 따돌렸다. 이정민은 “긴장하다 보니 눈앞에서 퍼팅 라인이 사라졌다. 진다는 생각은 없었다. 오랜만에 우승의 문을 열었으니 계속 잘하고 싶다”고 기뻐했다. 주니어 시절 유망주로 꼽힌 이정민은 2012년 11월 서울경제오픈 이후 21개월 만에 KLPGA투어 통산 3승째를 거두며 상금 1억 원을 받았다. 올 들어 3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었던 이정민은 연예인 성유리의 남자친구로 화제를 뿌린 안성현 코치에게서 스윙 교정을 받은 뒤 최근 3개 대회 연속 톱 10에 드는 상승세 끝에 우승 갈증을 풀었다. 이정민은 “드라이버에서 확실한 페이드 구질을 만들려고 자연스러운 몸통 회전을 반복 연습했고 아이언은 공이 많이 튀는 걸 막으려고 임팩트 때 힘을 빼는 데 신경 썼다”고 했다. 상금 선두 김효주는 공동 18위(1언더파 218타). 신인왕을 다투는 고진영 김민선 백규정은 나란히 공동 8위(4언더파 215타)로 마쳤다. 한편 이날 유성CC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제1회 매일유업오픈에서는 일본에서 뛰고 있는 황중곤(22)이 13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일본투어에서 2승을 거둔 황중곤은 KGT 첫 우승과 함께 상금 6000만 원을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할 때 퍼팅 그린에서 웨지를 쓸 수 있을까. 언뜻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8일 경북 인터불고경산CC(파73)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1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1라운드. 시즌 3승으로 상금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김효주(19·롯데·사진)는 10번홀(파4) 그린에서 퍼터가 아닌 웨지를 잡았다. 자신의 퍼팅 라인 중간에 프린지가 볼록하게 들어와 있어 공을 굴릴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듯 정창기 경기위원장에게 웨지 사용과 공을 집어 올려 마크를 해도 되는지 물어보고 허락을 받은 김효주는 핀을 뽑은 뒤 어프로치샷을 하듯 살짝 디벗을 내며 공을 띄워 컵 1.5m 거리에 세웠다. 하지만 파 퍼트를 놓쳤다. 골프 룰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클럽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린에서 드라이버를 잡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린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는 웨지 사용을 달갑게 여길 골프장은 없어 보인다. 마치 당구장에 가면 ‘300 이하 마세(찍어 치기) 금지’라는 문구가 있는 것처럼. 그린에서 웨지를 쓸 만큼 원하는 대로 샷을 구사할 수 없었던 김효주는 버디 1개에 보기 3개, 2오버파 75타로 공동 60위에 머물렀다. 연이은 대회 출전과 쏟아지는 행사 등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어프로치와 퍼팅이 흔들린 탓이다. 김효주가 올 들어 첫 라운드에 오버파를 친 것은 처음. 전인지(하이트)는 4언더파 69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신인 김민선은 15번홀(파3·155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해 5000만 원 상당의 기아자동차 K9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민선은 홀인원 이후 보기, 더블보기를 기록해 이븐파 73타(공동 26위)로 첫 라운드를 끝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하반기에 접어든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는 김우현(23·바이네르)이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우승을 못한 그가 올 시즌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힘입어 다승과 대상 포인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매일유업오픈이 개막한 7일 대전 유성CC에서 만난 김우현은 “사인 요청이 많아졌다. 가방, 휴대전화에도 해달라는 분들이 있어 신기했다. 아주머니들이 잘 알아본다”며 웃었다. 주니어 시절 유망주로 주목받다 프로에서는 첫 승 신고가 더뎌 속이 탈 만했지만 오히려 느긋했다고 한다. “우승 강박증은 없었다. 해마다 좋아지고 있었다. 뭔가에 얽매이면 일을 그르치는 것 아닌가. 물 흐르듯 때를 기다렸다.” 2011년 KGT 상금 74위로 출발한 그는 2012년 56위에 이어 2013년 44위로 마쳤다. “매년 내 앞에 있는 15명만 제치려고 했다. 올해는 30위 안에 드는 게 목표였다.” 그가 밝힌 상승세의 원동력은 향상된 쇼트게임. “그린을 놓쳐도 파를 잡는 확률이 높아졌다. 어프로치와 퍼팅이 잘돼 보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김우현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네 살 때 골프를 시작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회에 출전했다. 그의 부친은 중졸 학력으로 연매출 500억 원 가까이 올리는 구두 제조업체 안토니 바이네르를 이끌고 있는 김원길 대표(53)다. 김우현은 “아버지가 때론 혹독하게 운동을 시키셨지만 늘 뭔가를 향한 열정과 목표 의식을 강조하신 게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김우현의 메인 스폰서는 바로 아버지 회사다. 아버지와 정식 계약서도 썼다. 우승하면 상금의 30%를 보너스로 받는 식이다. 김우현은 “내 성적에 따라 아버지 회사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말을 들었다. 성적이 좋은 날에는 아버지가 결재도 잘 해준다고 하더라”고 했다. 구력 25년에 베스트 스코어가 69타인 김우현의 아버지는 21일부터 강원 고성 파인리즈골프장에서 KGT 바이네르오픈(총상금 5억 원)을 신설해 개최한다. 김우현은 “연초에 아버지가 골프 발전을 위해 대회를 해볼까 하시기에 내가 우승이라도 하면 하시라고 했다. 특별한 대회인 만큼 예선 탈락하지 않고 최대한 상금을 많이 받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7일 선두 장준형에게 6타 뒤진 공동 46위(1오버파 71타)로 마친 김우현은 “골프의 재미는 원하는 데로 공이 갈 때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달라졌다. 안 맞을 때도 재밌다. 뜻대로만 안 되는 게 골프의 매력 아닌가”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를 잃지 않은 그는 직업인 골프를 제대로 즐기고 있었다.대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농구를 좋아했던 일곱 살 소녀는 어느 날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내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뛸 수 있을까?” 어린 딸의 꿈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는 “운동 열심히 하면 대학에서 선수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열심히 땀을 흘린 꼬마는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선수가 아닌 코치로 NBA 코트를 밟게 됐다. 6일 NBA 샌안토니오 코치로 선임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신 스타 베키 해먼(37·사진)이다. NBA 사상 여성 풀타임 유급 코치는 해먼이 처음이다. 2001∼2002시즌 리사 보이어가 NBA 여성 코치 1호로 클리블랜드에 몸담은 적이 있지만 급여가 없는 파트타이머였다. 실질적인 NBA 여성 코치 1호로 평가받는 해먼은 “엄청난 도전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여성이 무척 많았으며 나는 그저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뿐”이라고 말했다. 해먼은 콜로라도주립대 시절 맹활약하며 그가 달았던 등번호 25번이 영구 결번됐다. 1999년 WNBA 데뷔 후 뉴욕과 샌안토니오에서 16시즌을 뛰며 통산 1905득점(7위), 1687어시스트(4위)를 기록하고 6차례 올스타에 뽑힌 그는 최근 은퇴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배드민턴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여자 단식은 취약했다. 1994년 방수현이 히로시마 대회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뒤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9월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20년 만의 여자 단식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이스 성지현(23·MG새마을금고·사진)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코리아리그가 열리고 있는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만난 성지현은 “홈 팬의 응원을 받으면 더 힘이 난다. 좋은 성적을 내도록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세계 랭킹 5위인 성지현은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지난달 대만오픈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7일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대표팀 합숙 훈련에 참가한 뒤 이달 말 덴마크 세계 개인선수권에서 마지막 실전 테스트를 치른다. 성지현은 “공격 파워와 체력을 보강할 생각이다. 중국 선수들의 빠른 플레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수비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면서 훈련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성지현은 매일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과거 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장단점을 분석하는 일도 빼먹지 않고 있다. “경기가 안 풀리면 급해지는 경향이 많다. 어떤 상황에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셔틀콕 2세로 유명한 성지현은 부모님이 모두 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 출신. 아버지 성한국 MG새마을금고 감독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 단식 동메달을 땄으며, 어머니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는 같은 대회에서 복식 은메달, 단식과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부녀(모녀) 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를 노리는 성지현은 “엄마 아빠만큼은 해야 할 텐데”라면서 “후회하지 않도록 최대한 실력을 발휘하겠다”며 웃었다. 성지현이 이끈 MG새마을금고는 이날 끝난 코리아리그 예선 여자부를 2위(10승 1패)로 마쳐 12월 파이널 대회 4강에 직행했다. 삼성전기는 남녀부에서 모두 11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구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실내에서 벗어나 탁 트인 세상 밖으로 나오니 속이 후련했습니다. 제 소개부터 해야겠네요. 토털골프문화기업 골프존의 신개념 골프연습 전용 시뮬레이터 ‘GDR(Golfzon Driving Range)’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 동안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에 다녀왔습니다. 출전 선수들이 틈나는 대로 몸을 풀고 샷을 점검하는 연습장 12타석에 제가 설치된 겁니다. GDR는 골프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체계적인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시뮬레이터입니다. 클럽별 거리와 궤도, 구질을 분석한 뒤 이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전달해 골프 연습의 효과를 높이고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총상금 12억 원에 우승상금 3억 원인 이 대회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에서 뛰는 최고의 선수들을 만나게 돼 가슴이 뛰더군요. 저 GDR가 실내 공간을 벗어난 건 처음이었습니다. 골프 스타들은 실제와 동일한 코스가 탑재된 GDR를 통해 경기 전 미리 실전을 경험해 보고 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실수가 나왔던 코스를 분석하고 보완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단일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세운 김효주는 “GDR라는 시스템을 처음 경험했는데 경기에 앞서 거리 점검을 할 수 있고 스윙 동영상을 찍어 반복해서 볼 수 있었다. 잘못된 스윙을 바로잡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하더군요. 지난해 상금왕 장하나도 “아마추어 골퍼들도 코스에 대한 감정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계”라고 칭찬했습니다. 저 GDR는 10월 코오롱 한국오픈을 비롯한 주요 대회를 찾을 계획입니다. 앞으로 자주 뵙겠네요.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