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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부터 기업체 모금까지 깊숙이 관여했고, 이후 개입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정황 증거가 11일 법정에서 대거 공개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 등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 씨 등의 혐의를 뒷받침할 관계자들의 진술과 통신 자료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 “재단 설립부터 증거 인멸까지 조직적 개입” 검찰이 이날 공판에서 공개한 안 전 수석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의 지난해 10월 13일 통화 내용에서는 안 전 수석이 최 씨 등과 양 재단의 설립, 운영과 해산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며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날 공개된 통화 내용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정 이사장에게 “양 재단의 효율적 운영과 야당의 문제 제기 때문에 재단을 해산하고 통폐합할 예정이니 협조해 달라. 통합하면 직원들을 고용 승계할 것이고 이런 내용은 대통령에게도 보고하고 진행하고 있다. 대통령도 최 여사(최순실 씨)에게 이미 말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이 미르재단 운영에 개입한 정황도 공개됐다. 검찰이 공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은 “차은택 씨가 지난해 3월 말 전화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 대해 조사를 했다”고 진술했다. 안 전 수석 등이 관계자들의 ‘증거 인멸’을 지휘한 정황도 드러났다. 조서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은 “차은택이 전화를 해서 ‘전경련이 추천했다고 언론에 말해야 한다’고 했다. 안 전 수석 역시 재단 이사진 선임을 내가 했다고 했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전화했다”며 “(안 전 수석 측이) 통화 기록을 조심하라는 말에 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해 휴대전화를 공장 초기화했다”고 진술했다. ○ ‘안종범 업무수첩’ 증거능력 논란 안 전 수석은 이날 공판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17권의 업무수첩 사본을 증거로 채택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은 “업무수첩은 검찰이 안 전 수석 본인이 아니라 김모 보좌관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한 영장으로 압수했기 때문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자필로 기재한 증거도 거부하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가 법정에 제출되는 것을 막고, 그것이 헌법재판소로 가는 것도 막으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그동안 검찰 수사에서 “(업무수첩은) 대통령의 지시를 그대로 받아 적은 것”이라고 진술해 온 안 전 수석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은, 특검이 박 대통령과 최 씨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려는 움직임과 연관돼 있다. 특검이 삼성전자의 최 씨 모녀에 대한 70억 원 지원을 뇌물로 보고 그 과정에 개입한 박 대통령에게도 뇌물 혐의를 적용하면, 안 전 수석은 뇌물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안 전 수석은 뇌물의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따라서 안 전 수석은 형량이 높은 뇌물죄를 피하기 위해 업무수첩 사본의 증거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안 전 수석의 수첩이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탄핵심판에서도 박 대통령의 뇌물 의혹이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이다.권오혁 hyuk@donga.com·김민·김지현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측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 등을 앞세워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강탈을 시도했을 때, 박 대통령이 이 일에 깊숙하게 개입한 사실이 10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에도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게 전화를 걸 정도로 이 문제를 적극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차 전 단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 등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특별 지시사항 관련 이행 상황’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경제수석실 작성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2015년 10월 안 전 수석이 포레카 매각 진행 상황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안 전 수석은 이 문건에 자필로 ‘강하게 압박하고 동시에 광고물량 제한 조치’라고 포레카에 대한 구체적인 압박 방안도 적어 놓았다. 이날 함께 공개된 안 전 수석의 검찰 조서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포레카가) 대기업 계열사로 넘어가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게 연락해 대기업에 다시 매각되는 일이 없도록 살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2015년 9월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국내에 있던 안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번 말했던 포레카 매각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니 권 회장과 연락해 문제 있는 걸 바로잡아 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그는 포레카 매각 협상 중 권 회장과 네 차례 직접 만나고 수차례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차 전 단장이 송 전 원장에게 “좌편향 인사를 색출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검찰이 공개한 송 전 원장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송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진흥원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차 씨가 ‘진흥원 내부에 좌편향 세력이 있을 테니 색출하라’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 등은 최 씨의 지시를 받아 포스코로부터 포레카를 인수한 컴투게더 대표 한모 씨에게 “회사를 넘기지 않으면 세무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협박해 회사 지분을 빼앗으려 한 혐의(강요 미수) 등으로 기소됐다.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5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강도 높은 수사와 비유를 동원하며 박 대통령을 적극 변호했다. 박 대통령 측은 ‘장외 여론전’을 염두에 두고 전통적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는 듯, 탄핵 찬성 촛불집회도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 측 “언론 선동에 민주주의 위협받아” 대리인단 측 서석구 변호사는 “촛불집회 주도 세력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이며, 집회에 내란을 선동한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조형물이 등장했다”며 ‘촛불 배후설’을 제기했다. 서 변호사가 “북한 노동신문이 남조선 언론을 정의의 대변자라 칭송하고, 김정은의 명령에 따라 남조선 인민들이 횃불을 들었다고 보도했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자 같은 대리인단 소속 변호사가 나서 서 변호사를 말리기도 했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서 변호사는 “소크라테스도 재판에서 독약을 받고 예수도 십자가를 졌다”며 “‘다수결의 함정’을 선동하는 언론 때문에 민주주의가 대단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 측은 검찰과 특별검사팀 간부들의 전력을 거론하며 수사의 공정성도 문제 삼았다. 서 변호사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노무현 정부 사정비서관 출신”이라며 “특검 수사팀장(윤석열 부장검사)도 노무현 정권 때 특채로 임명된 유일한 검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검사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3년 2월 공식 임관된 것은 맞지만 김대중 정부 후반 심상명 법무장관 특채로 검찰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 지인 회사인 KD코퍼레이션의 현대자동차 납품을 도와줬다는 의혹을 변론할 때는 고 육영수 여사의 일화도 등장했다. 대리인단 측 이중환 변호사는 “박 대통령은 육 여사로부터 ‘대통령에게까지 온 민원은 마지막 부탁이므로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직접 경험했다”며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애로를 들어주려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평소 민원을 들으면 꼭 메모해서 도와주려 했고, 다른 사람에게 지시한 뒤에는 메모를 해두고 결과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 ‘세월호 7시간’ 자료도 제출 안해 ‘지연 전략’ 헌재는 박 대통령 측에 ‘세월호 7시간’ 행적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대리인단은 제출 기한인 이날까지 자료를 내지 않았다. 헌재 이진성 재판관은 지난해 12월 22일 탄핵심판 첫 준비기일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게 “세월호 사건 당일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봤는지 시각별로 밝혀 달라”고 주문했다. 국회 측의 탄핵 사유 중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소명 자료를 요구했던 것. 당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5일까지 소명 자료를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5일 헌재에 출석해 “아직 자료를 준비 중”이라며 자료 제출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 헌재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 측이 ‘세월호 7시간’ 행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과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의 증인 불출석이 ‘탄핵심판 지연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씨(61)의 딸 정유라 씨(21)에 대해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으로부터 긴급 인도 구속 결정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긴급 인도 구속은 도주 우려가 있는 범죄인의 구속을, 범죄인이 머물고 있는 해당 국가에 요청하는 제도다. 정 씨에 대한 긴급 인도 청구서에는 정 씨가 범죄 수익을 은닉한 자금 세탁 혐의와,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제3자 뇌물 혐의, 그리고 이화여대에서 입학과 학사에 특혜를 받은 혐의를 현지법에 따라 강요죄 등으로 재구성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 정유라 압송 방안 3가지 정유라 씨가 언제쯤 한국에 들어올지는, 일단 정 씨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월 말로 1차 수사기한이 끝나는 특검은 정 씨가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원하고 있다. 가장 간단하고 신속한 방안은 정 씨의 자진 귀국. 특검 관계자는 “정 씨가 덴마크 현지에서 어린 아들(2)을 돌볼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자진 귀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검은 물론 독일 현지 검찰이 정 씨 모녀의 범죄 수익 은닉(자금세탁) 혐의 수사를 상당히 진행한 상태라는 점도, 정 씨에게는 귀국 시기를 늦추는 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특검의 판단. 두 번째 방안으로 정 씨가 자진 귀국을 거부할 것에 대비해 특검은 외교부를 통해 정 씨의 여권 무효화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변수가 없다면 정 씨의 여권은 이달 10일 무효화된다. 다만 여권이 무효화돼도 정 씨가 곧바로 덴마크나 유럽을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 씨는 2018년 말까지 유효한 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덴마크 정부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계속 현지에 머물 수 있다. 특검은 덴마크 정부가 여권이 무효화된 정 씨를 추방하길 기대하고 있다. 만약 정 씨의 추방도 성사되지 않는다면 세 번째 방안으로 특검은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한국과 덴마크 양국 정부의 공식 채널과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 씨의 범죄 혐의가 소명되더라도 정 씨의 신병을 실제로 넘겨받을 때까지 최소 4주가량이 걸린다. 정 씨가 범죄인 인도 절차에 불복해 현지 변호인을 선임해 소송을 내면서 정 씨 압송이 장기화되면 특검은 정 씨를 조사하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정 씨 수사는 검찰로 넘어가게 된다. 때문에 특검은 유관기관을 통해 정 씨가 소송을 낼 뜻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정유라, 자금 세탁 혐의 특검은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사 비리 등의 업무 방해 혐의에 더해 정 씨가 독일에서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정 씨는 덴마크 현지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독일에서 세무사를 쓰면서 세금을 다 냈다”라고 말했다. 정 씨가 자신의 자금세탁 연루 의혹을 벗기 위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검은 또 정 씨에게 공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 위해 법리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2014년 청담고를 다닐 당시 허위로 ‘승마 국가대표 훈련을 받기 위해 학교에 출석할 수 없다’는 내용의 대한승마협회 공문을 학교에 제출해 공결 처리를 받았다. 한편 변호인을 통해 정 씨의 체포 소식을 전해들은 최 씨는 구치소에서 크게 슬퍼하며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검찰 수사 때와 달리 딸을 향한 특검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자주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전해졌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김민 기자}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문화체육관광부 측에 전화로 통보한 정황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특검은 또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국회에 출석해서 “블랙리스트를 모른다”고 부인한 조 장관을 위증 혐의로 고발해 달라고 국회 측에 요청했다. ○ 증거 안 남기려 전화로 지시 문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통령교문수석실은 정부 예산 지원 대상에서 배제해야 할 단체와 인사 명단을 문체부에 수시로 전화로 전달했다. 청와대가 명단을 문서로 만들어 내려보냈다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흔적이 남지 않는 구두 지시를 했다는 이야기다. 문체부는 예산 집행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시를 이행하는 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문서로 리스트를 만들어 보관했는데, 특검이 확보한 ‘블랙리스트’가 바로 이 문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문체부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윤선, 블랙리스트 알았다” 리스트 작성 과정의 전모를 확인한 특검은 당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었던 조 장관이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에 출석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적도,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은 조 장관이 정무수석일 때 수차례에 걸쳐 정무수석실이 예산 지원 배제 대상 명단을 교문수석실을 통해 문체부에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조 장관이 문체부가 작성한 문건 형태의 블랙리스트를 직접 보지는 않았더라도 최소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몰랐다”는 발언은 위증이라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적어도 정무수석실이 작성한 블랙리스트가 교문수석실을 거쳐 문체부에 전달돼 어떤 식으로 활용됐는지 조 장관이 알 수밖에 없었다는 게 특검의 생각이다. 특검의 위증 고발 요청 소식을 전해 들은 조 장관은 1일 문체부 간부에게 “블랙리스트는 모른다. 특검에서 사실관계를 밝혀 줄 것이다”라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조 장관과 함께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해서도 위증 혐의로 고발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특검은 국회 위증이 민의를 대표하는 입법부를 무시한 처사라고 보고 강력하게 수사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 특검, 오늘 송광용 전 교문수석 소환 특검은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정 전 문체부 차관, 김상률 모철민 전 교문수석,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용호성 주영국 한국문화원장,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낙중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 한국문화원장을 차례로 소환 조사했다. 피의자 신분인 김낙중 원장은 블랙리스트 작성 논의가 물밑에서 이뤄질 시기에 정무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특검은 또 문체부 예술정책과에 근무한 A 서기관 등 실무진도 소환해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를 조사했다. A 서기관은 실무 차원에서 리스트를 직접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2일 송광용 전 교문수석을 소환 조사한다. 또 조만간 송수근 신임 문체부 차관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차관은 문체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내며 예산 집행을 담당하면서 블랙리스트 작성에도 개입했을 것이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하지만 송 차관은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송 차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블랙리스트 관련 정보를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특검, ‘최순실 인맥 추적’ 프로그램 활용 특검은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건에서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이 다수 등장하는 점을 감안해 전화 통화 정보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람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트레이서 추적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통화 빈도와 통화 시간의 유사성, 통화 연결 대상 우선순위 등을 분석해 인맥 지도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불거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에서도 활용됐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 다수가 “최 씨를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인물들의 전화 정보를 이 프로그램으로 분석하면 해당 인물과 최 씨의 관계를 드러내는 새로운 정보가 나올 것으로 특검은 기대하고 있다. 김준일 jikim@donga.com·김민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공원이나 길가에 대기시켰다가 차로 픽업해 각종 지시를 내린 정황이 재판에서 드러났다. 최 씨가 직권남용죄의 구성 요건상 ‘민간인’ 신분일 뿐이어서 김 전 차관 등 고위 공직자에 대한 압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변론에 맞서 검찰이 공개한 사실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9일 열린 김 전 차관과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최 씨의 지위를 이해하는 것이 국정 농단 사건을 풀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최 씨는 장 씨가 운전하는 차를 한강 둔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노상으로 몰고 간 뒤 근처에서 미리 대기하던 김 전 차관을 태워 차 안에서 지시했다”며 구체적인 공모 정황을 공개했다. 현직 차관을 길가에 서 있게 할 만큼 최 씨의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것. 이어 외국 대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카드와 함께 선물한 기념품이 최 씨 집에서 발견됐다며 이 물품들을 박 대통령과 최 씨의 밀접한 관계를 입증할 증거로 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의 조카 장 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 원을 후원하도록 삼성을 압박한 배후로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수첩에 2015년 7월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독대한 정황이 기재된 메모를 근거로 들었다. 또 최 씨 회사인 더블루케이가 문체부 산하 카지노업체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요구한 80억 원대 용역계약 역시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국민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 등이 최 씨에 대해 모르쇠 전략으로 나간 것과 달리, 김 전 차관이 최 씨 관련 비위의 증인을 자처함으로써 박 대통령 및 고위 공직자들과 공모 관계를 전면 부인해 온 최 씨의 방어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최 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나온 최 씨의 변호인은 “김 전 차관에게 영재센터 후원 기업을 물색해 달라고 도움을 구한 적은 있지만, 특정 기업이나 금액을 정해 강요한 적은 없다”며 직권남용 공모 사실을 부인했다. 또 김 전 차관이 기업들을 협박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김 전 차관의 ‘과잉 충성’으로 몰았다. 반면 장 씨는 “삼성에 후원금 지원을 요구한 혐의를 인정한다”며 개입을 부인한 최 씨와 엇갈린 진술을 했다. 한편 19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변호인을 새로 선임하고 박 대통령과 공모한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이 비밀누설 증거로 낸 최 씨의 태블릿PC를 적법하게 입수한 것인지 문제 삼았다.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첫 공판은 내년 1월 5일, 김 전 차관과 장 씨의 첫 공판은 같은 달 17일 열릴 예정이다.신동진 shine@donga.com·권오혁·김민 기자}
일본의 유명 고미술상 집에 침입해 감정가 240억 원어치의 조선시대 도자기 등을 훔쳐오도록 사주한 인물이 14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고미술 판매업자 정모 씨(64)를 강도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02년 2월 문화재 절도범인 김모 씨로부터 '요즘 형편이 어려우니 작업할 곳을 알아봐 달라'는 말을 듣고 일본의 유명 고미술상이자 도자기 소장가인 S 씨의 집 주소를 알려주며 강도 범행을 사주한 혐의다. 정 씨는 김 씨에게 "일본 도쿄에 있는 S라는 사람이 값나가는 우리나라 도자기를 여러 점 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재를 찾아와야 되지 않겠느냐. 네가 그것을 빼앗아 오라"며 범행을 부추겼다. 김 씨는 같은 해 5월 도쿄 S 씨 집에 침입해 당시 집에 있던 그의 아내를 폭행하고 과도로 위협해 끈으로 묶은 뒤 지하실에 있던 도자기 18점을 훔쳐왔다. 김 씨가 가져온 도자기는 모두 조선 백자와 고려 청자였다. 이 중에는 왕실에서 사용했던 감정가 150억 원 상당의 '이조염부오조용호(李朝染付五爪龍壺)'도 있었다. 전체 감정가 240억 원으로 추정되는 이 도자기 대부분은 시중에 유통됐고 S 씨가 상당수를 다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행은 2003년 지역 도자기 비엔날레 행사 도록에 수록된 18세기 '백자소문대병' 사진을 우연히 본 S 씨가 경찰에 강도 사건을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에 붙잡힌 김 씨는 2011년 9월 강도상해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여권을 위조해 출입국한 혐의(공문서위조 등)로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정 씨는 절도 혐의의 공범이기도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강도 교사 혐의로만 기소됐다. 이달 초 제보를 하겠다며 검찰에 임의 출석한 정 씨는 수사 결과 혐의가 드러나 처벌을 받게 됐다. 검찰은 훔쳐온 도자기 중 17점을 15억 원에 사들여 시중에 유통하고 그중 한 점을 자신의 집에 숨겨 보관한 고미술 판매업자 김모 씨(60)를 문화재 보호법 위반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대우조선해양의 5조7000억 원대 분식회계(회계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상무이사 엄모 씨 등 회계사 3명과 안진회계법인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및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을 감사하면서 ‘이중장부’나 매출을 부풀리는 등의 행위를 묵인한 혐의다. 또 감사조서에서 문제 될 내용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회계원칙에 반하는 논리를 개발해 제공하는 등 대우조선해양의 회계 사기에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의 파트너 회계사인 엄 씨는 2013년 대우조선해양이 공사 예정 원가를 고의로 축소해 매출을 부풀렸음에도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허위로 기재했다. 검찰은 회계법인의 구성원이 법률 위반 행위를 할 경우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안진회계법인도 기소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금융 당국이 징계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금융감독원은 검찰 수사와 자체 감리 결과를 토대로 최고 등록 취소의 중징계를 내릴 수 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측은 “검찰이 법인을 기소한 건 근거가 없다고 믿는다. 대우조선해양 감사 업무에 있어 어떤 위법 사실도 없었다”고 반발했다.김민 kimmin@donga.com·이건혁 기자}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을 외부에 알려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상욱 씨(53)의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7일 국정원 내부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 씨는 1990년 국정원에 채용돼 2009년 6월 30일 퇴직한 뒤 정계 진출을 위해 2011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하면서 당시 국정원에 재직 중이던 정모 씨(52)와 함께 국정원 심리전단 내 사이버활동 부서의 조직과 편제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김 씨는 이후 국정원 직원을 미행해 문 후보의 낙선을 위한 사이버활동이 이뤄진 현장을 발견하고 민주당과 언론사에 제보했다. 김 씨는 이로 인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검찰은 김 씨가 2012년 12월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국정원 직무 관련 사항을 공표하고 국정원 현직 직원인 것처럼 당직실에 전화해 심리전단 직원들의 주소를 알아낸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추가 기소했다. 1심 판결은 "김 씨가 국정원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누설하고 활동 현황을 공표한 것은 비난받을 여지가 있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사건 당시 퇴직한 상태인 김 씨가 국가안보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가 아닌 사실을 국정원장 허가 없이 공표했다고 해서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김 씨를 돕기 위해 내부정보를 유출한 정 씨에게는 원심과 같이 벌금 100만 원이 확정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용일)는 서울동부지검 소속 마약수사관 이모 씨(51)를 자신이 수사한 마약 전과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04년 5월 의정부지검에서 박모 씨(55)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으로 체포해 조사한 뒤 같은 해 7월 그가 집행유예로 출소하자 먼저 만나자고 제안해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 후 박 씨는 2007년 8월, 2010년 12월 같은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고 이 씨도 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향후 마약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등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2011년 12월부터 박 씨 소유의 골프회원권을 사용해 20여 차례 골프를 쳤다. 이 씨는 이로 인해 1700여만 원의 이득을 봤으며 박 씨로부터 20만 원 상당의 한우갈비세트도 6차례 받았다. 박 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 씨는 무등록대부업체를 운영하는 이모 씨(48)에게 대부자금 총 1억8000여만 원을 2011년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40번에 걸쳐 빌려주고 이자로 8000여만 원을 돌려받은 혐의(대부업법 위반 방조)도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3)에 관한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4개월 만에 해산한다. 윤 고검장은 26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수팀이 수사해오던 각종 사안은 서울중앙지검에서 계속 수사하되 외부에서 파견된 검사는 27일 원소속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8월 23일 김수남 검찰총장 직보 체제로 구성된 특수팀은 우 전 수석의 △넥슨코리아와 강남역 인근 땅 거래 의혹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의혹 △아들의 의경보직 특혜 의혹과 이 전 특감의 감찰 내용 누설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이들에 대한 최종 처분은 우 전 수석에 관한 고발 건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윤 고검장은 밝혔다. 특수팀은 우 전 수석 아들의 의경보직 특혜 의혹, 부동산 거래 의혹 등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의 가족과 이 전 특감의 감찰 내용 누설 의혹에 관련된 언론인들의 소환 조사가 어려워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특감과 우 전 수석 부부는 조사했지만 우 전 수석의 아들은 소환에 응하지 않아 서면 조사로 대신했다. '4개월간의 수사 결과가 초라하다'는 지적에 대해 윤 고검장은 "그런 평가를 받아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고 특검이 출범하는 상황이 돼 부득이하게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지금까지 수사해 온 내용들은 철저히 열심히 했다. 수사 결과가 초라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수팀은 우 전 수석에 관한 수사 기록 일부를 특검에 넘겼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을 묵인·방조한 의혹을 받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을 2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송 전 주필은 배임수재·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주필 사건은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8월 26일, 29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송 전 주필이 2011년 9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구속기소),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58·구속 기소)와 함께 8박 9일간 초호화 유럽출장을 다녀왔다고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들은 전세기와 요트 등을 이용했고 숙박비, 골프비 등을 포함한 관광비용은 2억 원에 이른다. 이들 비용은 대우조선해양 런던 지사의 자금으로 집행됐다. 당시 남 전 사장은 연임을 희망하고 있었다. 송 전 주필은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송 전 주필은 올해 8월 검찰이 박 전 대표의 회사 등을 압수수색할 때 직접 구명에 나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일 박 전 대표의 형사재판에서는 송 전 주필이 오모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68)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말라고 부탁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2009년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노던제스퍼호'와 '노던주빌리호'의 명명식에는 송 전 주필의 배우자가 참석한 사실도 드러나 송 전 주필이 대우조선해양과 오랜 기간 동안 깊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송 전 주필은 8월 29일 사표를 제출했고 이는 하루 만에 수리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최순실 씨(60)와 삼성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64)가 “삼성과 체결한 계약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다 폭로하겠다”며 최 씨를 협박했다는 진술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했다. 승마 특혜지원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과 최 씨 사이의 거래 배경에 모종의 대가성이 있었다는 취지다. 최 씨의 최측근 인사는 22일 동아일보와 만나 “지난해 8월 26일 삼성전자와 최 씨 소유의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인터내셔널(현 비덱스포츠) 간의 총 257억 원대 계약이 체결된 후 박 전 전무가 최 씨에게 승마선수 훈련 지원 등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바른말을 했다가 그 자리에서 해고됐다”고 말했다. 이후 코어스포츠에서 손을 뗀 박 전 전무는 한국으로 귀국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내 코어스포츠 지분을 돌려주지 않으면 다 불어버리겠다’고 최 씨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도 최 씨 측근은 전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의 승마 훈련 지도를 계기로 최 씨 측근이 된 박 전 전무는 정 씨의 독일 전지훈련 계획을 삼성에 제안한 아이디어 제공자이자 계약 체결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을 조율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가 폭로를 빌미로 최 씨를 압박한 데는 삼성이 지금까지 부인해왔던 자금 지원의 대가성과 거래 전말을 상세히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에서 수사 기록을 넘겨받은 특검은 이런 진술들을 토대로 삼성과 최 씨, 박근혜 대통령 등이 얽힌 제3자 뇌물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과 최 씨의 계약 무렵 불거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 오너 일가에 유리하도록 찬성표를 던진 경위가 연결고리가 될지 의심하고 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 기자}

법무부와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제7회 중학생 생활법 퀴즈대회’에서 서울 잠신중학교 조정인 양이 대상인 법무부 장관상을 받았다. 2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상(대한변호사협회장상)은 전북 전주 호성중 박관준 군, 부산 엄궁중 류지현 군이 차지했다. 단체 부문 최우수상(교육부 장관상)은 충북 음성여중, 우수상(동아일보 사장상)은 대전 도안중이 각각 받았다. 교육부, 법제처, 대한변호사협회, 자녀안심국민재단, ㈜LG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학생과 교사들이 생활에 필요한 법률 지식을 퀴즈로 풀며 준법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267개교 1384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4월 4일부터 5월 6일까지 5개 권역별 지역예선과 8월 11, 12일 본선을 거쳐 개인 20명과 단체 2개 팀이 최종 수상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작품은 자기 새끼 같은 것이다. 자기 새끼를 못 알아보는 어미가 있느냐.” 지난해 작고한 천경자 화백은 1991년 ‘미인도’가 위작(僞作)이라며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나 미인도 진위를 수사해 온 검찰은 작품이 천 화백이 그린 진품이라고 결론 내렸다.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주장한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62) 등은 검찰 수사 결과에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배용원)는 미인도 소장 이력과 전문기관의 과학 감정, 안목 감정 등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는 진품으로 판단된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5명을 무혐의 처분했다. 또 과거 언론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미인도는 진품으로 확정됐다”며 허위사실을 적시한 정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을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13층 소회의실에서는 미인도 원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검찰은 작품을 분석한 각종 시각자료와 슬라이드를 통해 수사 결과를 설명했다. X선, 적외선, 투과광사진 촬영 등을 통한 과학 감정이 주된 근거였다. 미인도는 ‘백반 아교 호분’ 성분으로 바탕칠을 한 3번 접은 화선지에 그려졌다. 최종본을 그리기 전까지 여러 번 덧칠한 흔적이 발견됐다. 또 당시 일본에서만 구할 수 있었던 안료인 ‘석채’가 사용됐다. 천 화백의 다른 작품에서 자주 드러나는 ‘압인선’(날카로운 필기구로 사물의 외곽선을 그린 자국)도 발견됐다. 천 화백의 작품을 다수 다뤘던 동산방화랑에서 표구된 것도 확인됐다. 특히 국가기록원 자료와 참고인 조사를 통해 소장자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라는 세간의 소문도 사실로 확인됐다. 1980년 계엄사령부가 김 전 부장으로부터 헌납받아 재무부, 문화공보부를 거쳐 국립현대미술관에 최종 이관됐다는 것. 1977년 천 화백이 인터뷰를 통해 오모 중정 대구분실장에게 그림 두 점을 판매했다고 밝힌 내용, 오 씨 부인이 김 전 부장 부인에게 그림을 선물했다는 전언, 그리고 김 전 부장의 자녀들이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미인도를 본 적 있다고 진술한 내용이 근거다. 다만 천 화백이 판 그림이 미인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천 화백의 명예나 예술적 성취에 손상이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검찰 발표를 놓고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는 “이제 국립현대미술관이 논란이 된 그림을 더 이상 감추지 말고 떳떳이 대중 앞에 공개해 직접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초청받은 감정단이 위작이라고 확언했지만 한국화 기법을 쓴 천경자 씨 그림에 대해 충분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으리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유족 측은 즉각 반발했다. 차녀 김 씨의 공동변호인단은 “검찰이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프랑스 연구소의 감정 결과를 무시하고 안목 감정단의 뒤에 숨어 사건을 종료하려 한다”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추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미인도 진품’ 판단 근거●소장자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김 전 부장의 증여재산 목록에 ‘천경자 미인도’라고 기재●다른 작품과 동일한 제작 방식=‘두꺼운 덧칠’과 값비싼 ‘석채’ 안료 사용. 위작과는 확연한 차이●밑그림과 미공개 스케치 유사=미인도 밑그림의 구도 등이 최근 공개된 천경자 화백의 다른 스케치와 비슷함●‘위작’ 주장한 권춘식의 진술 번복=검찰 조사에서 미인도 원본을 본 후 본인이 그린 작품이 아니라고 진술김민 kimmin@donga.com·손택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일반 법률문서에서는 보기 드문 다양한 수사를 동원해 가며 결백을 주장했다. 언뜻 보기에는 황당하기까지 한 박 대통령의 답변서 내용을 놓고 법조계에서는 탄핵청구가 인용돼 형사법정에 서게 될 상황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의 한 당사자로서 답변서에서 법적 책임을 피하는 내용을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사실을 과장 또는 축소하거나 정도가 지나친 주장을 펼쳐 촛불 민심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비공식 자문위원)’” 박 대통령은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와의 관계를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이라고 답변서에서 표현했다. 부엌이라는 뜻의 키친과 내각(內閣)을 의미하는 캐비닛을 합친 말로, 미국에서 대통령이 격의 없이 조언을 듣고 의지하는 비공식 자문위원들을 가리킨다. 박 대통령은 “통상 정치인들은 연설문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너무 딱딱하게 들리는지,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이 있는지에 대해 주변에 자문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최 씨의 의견을 들은 것도 같은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직업 관료나 언론인 기준으로 작성한 문구를 국민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일부 표현에 관해 주변의 의견을 청취한 것에 불과해 공무상 비밀누설이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최 씨의 의견을 듣고 국정에 반영한 것이 헌법상 대의민주주의 원칙 위반이라는 탄핵사유 반박을 위해 ‘백악관 버블(White House Bubble)’이라는 표현도 끌어왔다.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거대한 거품(버블) 속에 갇힌 채 민심과 멀어지는 상황을 일컫는 백악관 버블에 빗대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의견을 반영한 것은 ‘거품 밖 세상’과 소통을 시도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법조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헌법재판소 재판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탄핵을 기각해 달라는 답변서라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과 법률, 상식에서 지나치게 벗어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 “헌법·법률 위반 모두 사실 아냐” 박 대통령은 헌법·법률 위반 사항도 전면 부인했다. 최 씨가 국가 정책이나 고위 공직 인사에 광범위하게 개입했다는 이른바 국정 농단 의혹이 사실이 아니며, 최 씨가 개인적 이익을 추구했더라도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추상적 헌법 규범 위반은 탄핵 이유가 안 된다’는 헌재 실무 논리를 내세워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 의무 등은 탄핵 사유로 부적절하다고도 맞섰다. 차은택 씨(47·구속 기소)가 최 씨를 통해 추천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임명한 데 대해서는 “국회도 청문회를 거쳐 ‘장관 직무를 수행할 기본적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고 반박했다. KT와 포스코 등 사기업 인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도 “전문가를 임원으로 추천한 것을 헌법상 직업의 자유 침해로 보기는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요구하거나 개별 기업에 추가로 돈을 요구한 것은 ‘과거 정부에서도 해온 일’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절차 문제도 거론…형사재판 앞둔 ‘전면 부인’ 전략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자체가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공격했다. 객관적 증거 없이 검찰 공소장과 언론의 의혹 제기만 놓고 판단을 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답변서의 처음부터 끝까지 국회의 탄핵소추 내용을 일점일획도 인정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반박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대통령의 답변서는 헌법 이론상 문제가 있고 법감정과는 동떨어진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헌재에서 파면 결정이 내려져 형사재판에 설 경우에 대비해 ‘전면 부인’ 전략을 세워 이 같은 답변서가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8일 송년 모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본인이 뭐라 하든지 국민이 다 알고 있으니까 국민 뜻을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탄핵 이유도 없고 세월호 참사 책임도 없다니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김민 기자}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의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최 의원의 보좌관 정모 씨에 대해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5일 밝혔다. 정 보좌관은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인 중소기업진흥공단 간부를 만나 "의원님이 연루되면 안 된다"며 "인사담당이 아니라서 채용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하라"며 위증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이 사건과 관련해 박철규 전 이사장과 권태형 전 운영지원실장 등 중소기업진흥공단 인사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하고 최 의원은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박 전 이사장 등은 최 의원 지역사무소 인턴이던 황모 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인성·적성검사 점수를 조작하고 부당하게 채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당시 박 전 이사장은 2013년 8월1일 국회에서 최 의원을 독대한 것은 사실이나 청탁은 받지 않았다고 진술해 최 의원은 무혐의 처분됐다. 하지만 박 전 이사장이 9월 21일 열린 공판에서 "최 의원과 독대했을 때 인턴 황 씨가 2차까지 올라왔는데 외부위원이 강하게 반발해 불합격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지만 최 의원이 '내가 결혼도 시킨 아이인데 그냥 해(합격시켜)'라고 말했다"고 진술을 번복해 검찰이 재수사에 나섰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만수 전 KDB산업은행장(71·구속 기소)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2012년 11월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54)으로부터 "플랜트 설비업체 W사에 대한 대출을 승인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해당 업체에 490억 원대 부당 대출을 지시한 혐의다. 당시 W사는 담보로 제공할 자산이 없고 신용등급도 낮았다. 하지만 강 전 행장의 지시를 받은 산업은행 실무자들은 W사의 신용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해 대출을 내줬다. W사가 2015년 3월 부도가 나고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산업은행의 대출금은 회수 불가능하게 됐다. 강 전 행장은 2012년 3월 고재호 당시 대우조선해양 사장(61·구속 기소)과 임기영 당시 대우증권 사장(63)에게 통해 국회의원 7명의 이름을 알려주고 의원 한 명 당 200~300만 원씩 후원금을 기부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 전 사장은 '의원 측에는 내가 기부한다고 알려주라'고 지시하면서 고 사장은 1740만 원을, 임 사장은 2100만 원을 직원 명의로 기부하도록 만들었다. 강 전 행장은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에 오른 뒤인 2008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고교동창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68)으로부터 현금 등 1억4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드러났다. 강 전 행장은 한성기업 관계사 명의의 골프장 회원권을 받아 사용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투자자문사에 출자금 10억원을 투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성기업의 청탁을 받고 산업은행과 자회사에서 3억8500만원 상당의 명절용 선물세트를 구입해주기도 했다. 이밖에 강 전 행장은 남상태(66·구속 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경영비리 의혹을 묵인하는 대가로 종친 강모 씨가 운영하는 중소건설사 W사에 24억원 상당의 일감을 주도록 대우조선해양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2일 강 전 행장을 정부와 대우조선해양이 지인의 바이오에탄올 업체에 110억여 원을 투자하도록 종용한 혐의 등으로 1차 기소한 바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사탕수수밭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김모 씨(34)를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김 씨가 범행에 뛰어들게 된 것은 필리핀에서 카지노를 운영 중이던 지인 박모 씨(38)의 권유 때문이었다. 박 씨는 올 10월 초 "내가 지금 사람 하나를 처리하려고 하는데, 처리하고 나면 1억 원 정도가 생기니 그 대가로 이를 네게 주겠다. 아무도 몰래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필리핀으로 갔다. 박 씨는 피해자인 박모 씨(48), 맹모 씨(49·여), 심모 씨(52)로부터 8월 3000만 페소(한화 약 7억2000만 원)를 투자받아 필리핀의 한 카지노 정킷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피해자 맹모 씨 등 세 사람은 한국에서 유사수신행위를 하다 경찰 수사를 피해 도피한 상태였다. 박 씨는 한 달가량 세 사람과 사업을 같이하다 간섭이 심해지자 이들이 경찰에 쫓기는 신분이고 필리핀에 아무런 연고도 없어 이들을 죽이고 돈을 가로채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박 씨는 지인 김 씨를 필리핀으로 불러 피해자들과 함께 생활하게 하면서 1주일간 범행을 계획했다. D데이로 정한 10월 11일 오전 3시 경. 김 씨와 박 씨는 피해자 세 사람이 잠든 사이 포장용 테이프로 이들을 결박하고 미리 보아둔 사탕수수밭으로 이동했다. 박 씨는 피해자을 향해 "내가 너 때문에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데"라고 말하며 권총을 쏘아 세 사람을 살해했다. 범행 후 박 씨는 카지노에서 피해자들의 투자금 7억2000만 원을 인출해 챙겼다. 김 씨는 피해자들의 시신이 살해 당일 발견되자 같은 달 13일 귀국했다가 6일 만인 19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김 씨를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하고 그의 옷에서 나온 화약 잔류 반응도 확보해 한 달 만인 11월 18일 자백을 받아냈다. 김 씨가 밀양강에 버린 휴대전화도 수중탐사팀을 동원해 찾아 증거로 확보했다. 김 씨는 범행이 성공하면 박 씨로부터 받기로 한 1억 원을 못 받았다. 과거 그에게 투자했던 5000만 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11월 17일 현지에서 한국·필리핀 합동수사팀에 붙잡혔다. 검찰은 외교부를 통해 박 씨의 여권을 말소하고 이르면 내년 1월 필리핀으로부터 신병을 인도받을 방침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군 공항 시설 공사 등의 일감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고 수천만 원의 뒷돈을 받은 예비역 육군 소장 김모 씨(63)를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국방시설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10년 A사로부터 대구 군 공항 시설 공사(일명 'K2 사업')에 하도급 업체로 선정되도록 도와주면 대가를 주겠다는 청탁을 받았다. 이에 김 씨는 시공업체 임원에게 A사에 일감을 주라고 부탁했고 같은 해 4월 이 업체는 57억 원 가량의 방탄문 공사 업체로 선정됐다. 김 씨는 또 A사로부터 합동참모본부 시설 공사(일명 '201 사업') 일감을 따내달라는 청탁도 받았다. 이 때 A사 관계자는 K2 사업 청탁에 대한 대가와 합해 총 1억 원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8월 A사는 35억 원 가량의 EMP 방호시설 하도급 공사를 수주했다. 결국 2010년 11월 퇴직한 김 씨는 청탁 대가로 두 차례에 걸쳐 8000만 원을 받았다. 국방시설본부는 군 시설공사와 부대 이전 사업의 집행을 총괄하는 국방부 직할 부대다. 김 씨는 국방시설본부장으로 일하며 군의 각종 시설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합동참모본부 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던 2011년 8월에는 행정담당관이 운영비를 횡령한 혐의로 체포되자 다음날 총괄 장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2014년 8월에는 사업단장이 군 검찰에서 입찰 방해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이제는 해당 사업의 총 책임자였던 김 씨마저 뒷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