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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한 청소년을 돕는 활동가로 행세하며 20여 년간 남자 아동과 청소년을 성추행해온 유명 다도(茶道)인이 경찰에 구속됐다.서울지방경찰청은 “다도와 신앙생활로 청소년을 선도하겠다”며 아동 등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상습 성추행한 다도사업가 겸 교회 장로 김모 씨(61)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4년 8월 지인인 송모 씨에게 “방학 중 아들(당시 초등학교 5년)을 내게 보내면 다도 교육도 시키고 해외여행을 통해 견문도 넓혀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의 말을 믿은 송 씨는 나머지 아들 2명도 방학이나 주말마다 김 씨에게 보냈으며 삼형제 모두 김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김 씨는 이런 수법으로 최근까지 남자 아동과 청소년 6명을 강제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김 씨는 불우 청소년을 돕는 다도인으로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하고 책까지 출판해 어느 정도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인물. 또 교회 장로, 지역아동지원단체 서울지부장 등 사회활동을 많이 해 부모들의 의심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씨의 ‘두 얼굴의 행적’은 현재 성인이 된 한 30대 남성이 자신이 중학생이던 시절 김 씨에게 당한 피해를 경찰에 알리는 바람에 적발됐다. 경찰은 “현재 파악된 피해자는 6명이지만 김 씨가 범행을 저지른 기간이 20여 년이나 돼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앞으로 지금보다 더 밑바닥 삶을 살게 되겠죠.”노숙인 이모 씨(51)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이 내민 ‘서울역 야간노숙행위금지조치에 대한 노숙인 인권실태 설문조사’ 종이를 받아 들고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19일 밤 서울역 광장에서 만난 그는 22일 강제퇴거 조치를 앞두고 근심이 가득했다. 그는 “그동안 서울역은 눈과 비를 피하는 ‘생존 공간’이었다”며 “어디까지 밀려날지 두렵다”고 했다.코레일은 22일부터 시민 안전 및 서울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역내 야간 노숙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인권위는 이번 조치가 노숙인 인권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9일부터 3주간 노숙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기자는 11일과 19일 이틀간 조사를 맡은 김선미 성균관대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와 동행해 노숙인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잠 한번 푹 자고 싶은데”상대적으로 재활의지가 강했던 노숙인들도 이번 강제퇴거를 앞두고는 한숨이 늘었다. 그나마 역사 안에서 몇 시간이라도 눈을 붙이면 다음 날 일자리를 구하러 가거나 소일거리라도 할 수 있는 체력이 생기지만 잠을 못 자 피로가 누적된 날은 힘이 나질 않는다. 11일 밤 서울역 앞에서 만난 노숙인 김모 씨(43)는 “낮에 폐지라도 주워야 동전 몇 개라도 벌 수 있는데 이제 그조차 어렵게 됐다”며 “몇 시간이라도 푹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신변 안전도 걱정이다. 한 50대 남성 노숙인은 “서울역 인근의 퇴물 조직폭력배들이 술만 마시면 우리 괴롭히는 재미로 광장에 나온다”며 “노숙인은 맞아도 싸다고 생각하는지 하소연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19일 오후 11시경 덩치 큰 사내 여러 명이 노숙인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광경이 쉽게 눈에 띄었다. 한 여성 노숙인은 설문조사도 거부한 채 종종걸음으로 광장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김 연구원은 “여성 노숙인은 성폭력 위협 때문에 불안과 망상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마음이 불안하니 잠도 못 자고 계속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호 시설 입소 꺼려노숙인이 역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이번 강제 퇴거 조치를 앞두고 역 인근 여관과 여인숙, 고시원 등에 5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응급구호방 10곳을 비롯해 노숙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유카페’를 마련했다. 거리 청소 등의 일자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구속받기 싫어하는 노숙인이 단체 시설에 입소할 의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설문조사에 응한 노숙인 대부분은 ‘대책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거나 알더라도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한 노숙인은 “쉼터 등 보호시설마다 노숙인 통제가 엄격하다”며 “억압되는 단체 생활은 싫다”고 했다. 올해로 32년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정모 씨(63)는 “불쾌감을 주는 것은 알코올의존증이 심한 일부 노숙인뿐”이라며 “노숙인 전체를 내모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연구원은 “서울역 내에 노숙인을 포함해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노숙인에게 필요한 복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인권위는 다음 달 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코레일 등에 대안 마련을 권고할 예정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충우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

북한인권개발법률협회(LANK), 한국대학생포럼, 북한인권학생연대, 세이브엔케이, 바른사회대학생연합,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자유북한청년포럼 등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청년모임’(북청모)은 20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북한인권 청년문화제’를 개최했다. 북청모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에 ‘통영의 딸’ 신숙자 씨(69)와 그의 두 딸 혜원(35), 규원 씨(33)의 송환을 요구하며 정치범수용소 해체, 이산가족 간 서신왕래 허용,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국회에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 북한인권개발법률협회 인지연 회장은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 인권문제를 알리고 싶어 문화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북한 주민에게 편지쓰기 공모전에서 선정된 수상작 낭독과 탈북자 12명의 증언이 담긴 영화 ‘김정일리아’ 상영 및 북한 수용소 음식체험 행사가 열렸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한잔의 추억’ ‘그건 너’ 등의 가수 이장희 씨가 저작권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신상호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 씨는 6월 초 서울서부지검에 낸 고소장에서 “1988년부터 절친한 친구인 신 씨에게 저작권료 관리를 위임했는데 신 씨가 4억8000만 원을 횡령했다”며 “그간 발생한 저작권료를 확인한 결과 내가 지급받은 액수와 차이가 컸다”고 밝혔다. 이 씨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며 신 회장에게 자신의 음악저작권 관리를 위임하고 ‘저작권 관리를 맡긴다’는 위임장을 1988년, 1991년, 지난해까지 세 차례 썼다.}
임신 중인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남편 백모 씨(31)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8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한병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국내 법의학자 소견, 현장 상황, 거짓말 탐지기 결과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아내와 다투다 살해한 것이 명백해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백 씨 변호인은 “마이클 스벤 폴라넨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은 피해자가 타살이 아닌 사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백 씨는 이날 공판에서 검찰의 피고인 신문을 거부했으며 서면으로 최후진술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번 광복절에는 과거 되풀이됐던 한일 사이버대전이 수그러든 모습을 보였다. 15일 오후 3시를 기해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던 국내 누리꾼들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며 공격 작전을 취소한 것. 누리꾼들은 이날 일본에서 한국 비방글이 많이 올라오는 ‘2ch’(www.2ch.net) 사이트에 동시 접속해 새로고침(F5) 키를 연달아 누르거나 자체 제작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게시판을 마비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계획을 주도했던 인터넷카페 넷테러대응연합(회원 1만5000여 명)은 공격 예정 시간 직전 계획을 취소하고 일본 누리꾼이 먼저 공격해올 때만 반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 카페 운영자는 ‘한국이 먼저 공격을 하면 침략을 저지른 일본과 다를 바 없다’며 ‘공격이 국익에 도움도 안 될 뿐만 아니라 국제적 망신을 살 수 있다’는 요지의 공지 글을 올렸고 대다수 누리꾼이 여기에 동의한 것이다. 과거 광복절이면 나타나던 8·15폭주족들도 지난해에 이어 잠잠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4일 밤∼15일 오전 5시 경찰관 1300여 명과 순찰차 등 장비 400여 대를 폭주족 예상 집결지와 이동로 등 139곳에 배치하는 등 특별단속을 벌였다. 입건자는 오토바이 불법개조 5명, 음주운전 2명 등 10명으로 과거 200∼300여 명이 참여했던 대규모 폭주행위에 비하면 사실상 거의 사라진 것이다. 앞서 경찰은 시내 배달업소 3900여 곳에 배달원과 오토바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요청하고 폭주 전력자 287명에게 경고성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폭주족 사전 예방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2008년 서울청에 폭주족 전담팀을 설치한 뒤 2300여 명을 형사 입건하는 등 강력 대응한 결과 광복절 대규모 폭주행위는 대부분 근절됐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좋은 거 없나. 먹었네, 먹었어.” 서울 강남지역의 한 오피스텔. ‘훌라’ 도박판에 낀 자칭 김치공장 사장 한모 씨(48)는 쉴 새 없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또 오른손을 가만히 두지 않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카드 우측 위쪽을 잡았다가 주먹을 쥐고 카드 가까이 내려놓는 등 손 모양과 위치를 쉴 새 없이 바꿨다. 한 씨의 말과 손동작에는 각각 지칭하는 카드가 있었다. ‘좋은 거 없나’는 카드 ‘5’, ‘먹었네, 먹었어’는 카드 ‘9’. 카드 우측 위를 잡으면 카드 ‘J’, 주먹을 쥐고 카드 가까이 내려놓으면 카드 ‘4’였다. 속칭 ‘말캉’과 ‘손캉’ 수법이었다. 한 씨의 실제 직업은 사기도박단에 소속된 ‘선수’. 사기도박단은 직접 판에 끼는 ‘선수’와 선수를 지정하고 돈을 배분하는 ‘설계사’, 피해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꽁지’ 등으로 구성된다. 선수 3명이 서로 패를 알려주며 유리하게 판을 이끌어 가는 사이 자기 카드 읽기에 바쁜 피해자인 유흥업소 여종업원 2명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선수들은 말캉과 손캉을 써도 목표 액수만큼 따지 못하면 형광물질이 묻은 ‘첵카드’를 이용했다. 선수 중 한 명이 “일진이 좋지 않다. 카드를 바꾸자”며 밖으로 나가 특수렌즈를 눈에 착용하고 첵카드를 가져왔다. 특수렌즈로 첵카드를 보면 상대방 패도 읽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은 도박이 끝난 뒤 양로원, 기원에 기증하겠다며 카드를 모조리 수거해 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승률을 조작해 10차례 가운데 두세 차례는 피해자가 돈을 따게 만들어 도박에 대한 미련을 끊지 못하게 했다. 30대 유흥업소 여종업원은 하루에 6000만 원을 잃는 등 2년간 무려 2억 원을 잃고 1억 원의 빚을 지자 결국 지난해 12월 자살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서울 강남의 고급 룸살롱을 지칭하는 속칭 ‘텐프로’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 22명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벌여 100여억 원을 딴 혐의(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 등)로 설계사 이모 씨(57) 등 4명을 구속하고 한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 등은 2006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강남권에서 ‘훌라’ ‘바둑이’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현금이 많고 씀씀이가 큰 여종업원을 범행 대상으로 골랐다”며 “피해자들은 사기도박 수법을 몰라 일당이 같은 은어와 손동작을 몇 년 동안 썼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회원 몰래 업체로부터 광고비를 받는 등 부당 수익을 올려온 일부 파워블로거 및 대표카페 운영자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지난달 세금 포탈 의혹을 받아온 일부 파워블로거 및 대표카페 운영자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하기 위해 NHN 등 포털사에 영리 활동을 해온 파워블로거 및 카페 운영자들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국세청은 운영자 인적사항은 고사하고 기본 명단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 NHN 등 대형 포털들이 운영자들의 개인 정보를 함부로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조사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NHN은 지난달 20일 온라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법무부에 ‘정보통신망법의 개인정보보호 조항과 정부의 과세권 중 무엇이 더 우선시돼야 하는지’와 ‘국세청의 정보 제공 요청에 포털이 응할 의무가 있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괜히 국세청과 NHN 사이에 끼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과세권 중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법무부 소관이 아니라는 것. 법무부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나 기획재정부에 의뢰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NHN이 기초적인 법리 검토도 없이 일단 법무부에 문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이번 논란의 핵심인 개인정보보호 조항과 정부 과세권의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은 배제한 채 ‘국세청 직원은 개인 신상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사법경찰관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만 NHN에 전달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안이 자신들의 판단 범위가 아니므로 더는 추가 답변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세청의 이번 조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NHN 측은 “이미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기 때문에 추가로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문의할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무부 대신 방송통신위원회나 기획재정부에서 유권해석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기다려볼 계획”이라며 “다만 포털 측의 정보 제공 없이는 이번 세무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무려 2000만 명이 가입한 휴대전화용 메신저 ‘카카오톡’이 범죄자 검거에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전 세계 어디서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간에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휴대전화용 서비스. 휴대전화번호로 간단한 인증 절차만 거치면 실시간으로 채팅을 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김모 수사관이 카카오톡을 수사에 이용할 생각을 한 것은 5월 말. 김 수사관은 음주운전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도주한 김모 씨(39)를 반 년째 쫓고 있었지만 행적의 단서조차 찾을 수 없었다. 김 수사관은 입수한 김 씨의 휴대전화번호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을 미모의 20대 여성 사진으로 바꾼 뒤 여성 의류 피팅모델(패션디자이너 또는 의류업자가 실제 사람의 착용감, 외관 등을 점검하기 위해 활용하는 모델)로 가장했다. 서로 모르는 A 씨와 B 씨가 카카오톡 사용자일 경우 A 씨가 B 씨의 전화번호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하면 자동으로 B 씨 카카오톡 ‘친구 추천’ 목록에 A 씨의 프로필이 뜨게 된다. 난데없이 아리따운 여성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저장했다는 사실을 안 김 씨는 혹시 과거에 알던 여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틀 후 김 수사관의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너무 아름다우신데…, 혹시 저랑 아는 사이가 맞으신지요?’이후 김 수사관은 김 씨에게 경기 성남시 남한산성에서 닭백숙을 먹자고 불러내 결국 김 씨를 검거했다. 김 수사관은 “김 씨가 거주지 불명 상태인 데다 병원 진료기록조차 일절 없어 수사가 답보 상태에 놓여있었다”며 “김 씨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카카오톡을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도했는데 도둑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도 카카오톡을 이용해 국내외를 오가며 대마초를 판매한 교포 2세와 유학생들을 대거 검거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대마초를 직접 재배하거나 미국에서 밀반입한 뒤 이를 시중에 유통시켰다. 이들 역시 카카오톡을 사용하다가 덜미를 붙잡혔다.국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용의자가 증거 인멸을 위해 치밀하게 휴대전화 속 문자메시지까지 모두 삭제했지만 정작 카카오톡은 깜박했는지 계속 사용했다”며 “해외에서도 카카오톡 서비스가 무료이다 보니 용의자들이 해외의 범인과 함께 카카오톡으로 범행 관련 계획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문자메시지는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는 반면에 카카오톡은 사용자가 지우지 않는 이상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시간 순서대로 휴대전화에 남아 있어 경찰 수사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송장(보내는 짐의 내용을 적은 문서)번호를 이용해 국내외 유통경로를 파악했고, 또 카카오톡으로 구매를 원한다고 연락을 해오는 사람들도 현장에서 모두 검거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 들어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해 범인 검거를 시도하고 있으니 도움을 달라는 수사 기관의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며 “카카오톡이 대중화되다 보니 새로운 수사기법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남한 범죄조직에 고용된 북한 컴퓨터 전문가들이 국내 온라인게임을 해킹해 ‘외화벌이’를 해온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북한 해커들이 국내 정부기관과 금융기관을 공격한 적은 있지만 국내 사이트를 해킹해 돈벌이를 한 사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북한이 정책적으로 컴퓨터 영재를 양성해 사이버테러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날 북한 해커들을 고용해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등 국내 유명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수집하는 불법 프로그램인 ‘오토프로그램’을 제작해 배포한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정모 씨(43) 등 5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 등은 2009년 6월부터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과 랴오닝(遼寧) 성에 온라인게임 아이템 작업장을 차려놓고 북한 컴퓨터 전문가 30여 명을 모집해 국내 유명 게임사의 핵심 영업비밀인 패킷 정보를 빼내 오토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일명 ‘게임 자동 사냥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오토프로그램은 자동으로 컴퓨터를 작동시켜 사람이 직접 게임을 하지 않아도 캐릭터의 레벨과 능력치를 올려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게 한다. 북한 해커들은 악성코드를 이용해 암호화된 ‘패킷 정보’를 풀어 아이템이나 캐릭터 레벨과 관련된 정보를 빼냈다. 이들은 프로그램을 중국과 한국의 판매총책, 딜러, 작업장 등에 넘겨 매달 프로그램 이용료를 받았다. 또 직접 운영하는 작업장에서 오토프로그램을 돌려 리니지나 메이플스토리 등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하는 무기를 수집한 뒤 이를 인터넷 중개사이트에서 현금을 받고 팔았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1년 6개월 동안 최소 64억 원을 벌어들였다. 오토프로그램은 1만2000∼1만5000대의 컴퓨터에서 동시에 구동됐다. 경찰은 대포통장 등 13개 계좌를 추적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6억여 원을 환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북한 무역업체와 정식으로 계약하고 북한 해커들을 영입했다. 중국동포 이모 씨 등은 중국 현지에 있는 북한 무역업체 ‘조선능라도무역총회사’ 직원들과 협의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명의로 초청서를 북한에 보내 중국 주재 북한 영사관의 승인을 얻어 북한 해커들을 초청해 왔다. 경찰은 시중에서 판매한 프로그램 이용료의 55%가 북한 해커에게 전달됐고 이 중 상당액이 정기적으로 북한 당국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거래한 조선능라도무역총회사는 북한 노동당의 통치자금을 만들어 관리하는 ‘39호실’의 산하기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감사합니다. 동아일보 기사가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살려줬습니다.”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만난 오길남 박사(69)는 연방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동아일보는 북한 요덕수용소에서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오 박사의 아내 신숙자 씨(69)와 딸 혜원(35) 규원 씨(33)의 구출 서명 운동을 벌이는 경남 통영시민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오 박사는 “20여 년 동안 아내와 딸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모든 길이 막혀 있었다”며 “이번 기사로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면 아내와 딸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인터뷰 도중에는 주변의 격려와 방송국의 섭외 요청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김태훈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기사를 보고 가장 먼저 오 박사에게 연락을 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정권에 의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사연을 알게 됐다”며 “적극적으로 오 박사 가족의 생환을 돕겠다”고 말했다. 인권위의 연락을 받는 순간 오 박사는 만감이 교차했다. 1986년 덴마크에서 탈출한 뒤 오 박사는 북에 남겨진 가족의 구명 운동에 힘을 썼다. 1980년대 말 독일에 머물며 음악가 윤이상 씨에게 가족의 송환을 부탁했지만 돌아온 것은 회유와 질책뿐이었다. 1992년 오 박사가 한국에 온 뒤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 박사가 1993년 ‘김일성 주석, 내 아내와 딸을 돌려주오’라는 책도 썼지만 반향은 없었다.그는 단체명에 ‘인권’이 들어간 정부, 시민, 종교 단체를 모두 찾아갔지만 문전박대당했다. 오 박사는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이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남북 화해 무드 속에 진실을 호소하는 내 목소리가 묻혔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영삼 정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에서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 씨와 아내와 딸을 교환하려는 은밀한 시도가 있었다”며 “하지만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정부 고위직 인사의 방해로 실패했다”고 주장했다.오 박사는 서울대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였다. 독일에서 민주화 운동을 할 정도로 정의감에 넘친 그였지만 북한은 그를 대남공작원으로 유인해 납치했다. “아내와 딸이 짐승처럼이라도 살아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구출 서명 운동에 동참하려면 다음 카페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cafe.daum.net/daughteroftongyeong)에서 서명용지를 내려받으면 된다. 문의는 통영현대교회 방수열 담임목사 010-6299-9331, soosin153@hanmail.net.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지난달 말 중부지방에 내린 아열대 폭우 피해 복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1일 수도권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이 비는 1일 오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이미 큰 피해를 본 지역에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인천에는 31일 하루에만 15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과 인천, 경기 파주시 등 5곳에 호우경보를 내리고 경기 동두천 광명 과천시, 충남 서산시 등지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날 오후 9시 10분 현재 강수량은 인천 공촌동 163mm, 인천 146.5mm, 김포공항 128mm, 서울 72mm 등이다. 밤부터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호우경보는 모두 해제됐다. 1일에도 중부지방에 시간당 5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은 “중국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비가 1일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 비도 대기 불안정에 따른 집중호우여서 지역별로 큰비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중부지방에는 2일과 3일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중부지방에 또다시 큰비가 내리자 복구 작업을 하던 서울과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3일까지 비가 계속된다는 소식에 복구 자체를 중단한 현장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후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하자 서울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 상황실에는 “빨리 복구인력과 장비를 보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아직 치우지 못한 산사태 토사 위에 또 토사가 흘러내리는 현장도 있었다. 경기 북부지역에도 비로 복구 작업이 중단됐다. 오후 4시 반경 호우주의보가 내린 파주시 적성면에서는 복구 작업 중이던 주민과 군 장병들이 안전 문제로 현장에서 철수했다. 3일 동안 675mm의 집중호우가 내려 피해가 집중된 동두천도 이날 비가 내리면서 복구가 중단돼 차량 통행이 어려워졌고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허모 씨(55)는 “차라리 비가 더 내려 폐기물이 싹 쓸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종 집배원 한강서 시신 발견 한편 폭우 속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다 경기 용인시 포곡읍 배수로에 빠져 실종된 용인우체국 소속 집배원 차선우 씨(29)가 지난달 30일 오후 사고지점에서 60km 떨어진 한강 잠실대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례는 우체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동두천=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기습폭우가 3일째 이어진 경기북부 지역은 최대 690mm가 넘는 폭우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기 연천군 일대 경원선 철길은 폭우로 유실돼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산사태로 경기 남양주시 전도치터널이 통제되는 등 12개 도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토사에 떠밀린 시내버스가 논바닥에 빠졌고 동두천시 2000여 가구에는 물이 차거나 산에서 내려온 흙과 나뭇가지가 방안까지 들어찼다. 이 과정에서 10여 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수마(水魔)가 휩쓴 이 지역을 완전히 복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오전 10시경에는 동두천시 상봉암동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암자인 도솔암이 토사에 매몰됐다. 이 사고로 암자에 살던 스님 박모 씨(60·여)와 남편 문모 씨(67), 박 씨의 딸 김모 양(11), 박 씨의 여동생(57)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문 씨의 둘째딸은 “어젯밤까지 아버지와 연락이 됐는데 이날 오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아 암자로 찾아왔다”며 “이런 참변을 당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스님인 박 씨가 입양해 키운 김 양도 이 사고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포천시에서는 27일 3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모두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흙과 나무가 인근 주택 빌라를 덮쳐 1층에 살던 위모 씨(26·여)와 위 씨의 큰아들(4), 3개월 된 둘째아들이 숨졌다. 함께 있던 남편 정모 씨(27)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다쳐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이다. 포천시 신북면 일대 펜션에도 27일 산사태가 발생해 금동리에서 문모 씨(68·여) 등 3명이 숨지고 안모 씨(71·여) 등 7명은 구조돼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심곡리의 한 펜션도 매몰돼 심모 씨(42·여)가 크게 다치고 심 씨의 딸 최모 양(16)이 숨졌다. 불어난 물에 휩쓸린 실종자도 속출했다. 파주시 적성면에서는 최모 씨(67·여)와 김모 씨(42) 모자가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등 연천군 전곡읍, 포천시 신북면 갈월리 등에서 모두 4명이 실종됐다. 비가 계속되자 파주시는 27일 오후 7시경 8개 마을 주민 1300여 명을 인근 학교, 교회 등으로 대피시켰으나 갈곡천 등 인근 하천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28일 오전 모두 귀가시켰다. 경기북부지역에는 29일 오전까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주민들은 인근 하천에 나와 수위를 점검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외로운 눈물이 흘러내릴 때, 잊지 말아요, 우리가 네 곁에 있다는 걸. 이렇게 모두 모여 노래하며 힘이 돼줄게.’ 27일 서울 지역에 시간당 최고 110.5mm의 폭우가 내린 가운데 서울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는 메이크어위시 합창단의 아름다운 화음이 울렸다. 난치병 어린이들로 구성된 메이크어위시 합창단은 음악을 통해 자신들은 물론이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3월 창립됐다. 이들은 4개월의 연습을 거쳐 이날 첫 공연을 가졌다. 이날 공연에서 아이들은 자작곡 ‘메이크 어 위시(Make a Wish)’와 우리 귀에 익숙한 ‘넌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해주세요’,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등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시작 직전까지 성사가 불투명했다. 심한 폭우로 서울 시내 교통이 마비돼 도착하지 못한 단원이 절반을 넘었기 때문. 하지만 예정된 단원 25명 중 폭우를 뚫고 도착한 단원이 절반가량 돼 공연을 치를 수 있었다. 선천성 재생불량성빈혈을 앓는 박윤서 양(8)은 경기 양주에서 출발해 병원까지 오는 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박 양은 도로가 물에 잠겼다는 소식에 지하철을 탔지만 지하철마저 잦은 신호대기로 늦어져 공연 직전에야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다. 골형성부전증을 앓는 윤한별 양(9)은 아버지 차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을 출발했지만 강변북로 한가운데서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빠졌다. 윤 양은 어머니와 함께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인근 지하철역까지 걸어가 지하철을 이용해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합창단원 진연호 군(10)은 공연 직전까지 친구들이 한 명이라도 더 오길 바라며 마음 졸였다. 진 군은 “25명 단원 모두 모여야 완벽한 공연을 할 수 있는데 아쉽다”며 “오지 못한 친구 몫까지 다른 아픈 친구들을 위해 노래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메이크어위시 후원회장인 배우 강석우 씨와 홍보대사 배우 이민정 씨가 찾아와 합창단 아이들을 격려하고 병원 소아암 환자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기도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숭실대는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수시와 정시를 모두 포함해 인문계열 230명, 자연계열 215명 등 모두 445명을 선발한다. 다양한 지원자에게 최대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장애인 및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 소외 계층 출신 지원자를 위한 전형의 비중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렸다.○ 솔선수범하는 경험을 높게 평가 모집분야는 대학 발전을 이끌 재능 우수자를 발굴하는 ‘재능형’ 전형, 다양한 교육환경 및 소외계층 지원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기회형’ 전형으로 나뉜다. 재능형 전형으로 94명, 기회형으로 351명을 뽑는다. 기회형 전형은 지난해 전체 66%이던 비중을 올해 78%까지 늘렸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취지다. 전형 대상은 사회기여자 및 배려대상자(모집인원 11명) 장애인 등 특수교육 대상자(27명)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출신(80명) 농어촌 지역 출신(107명) 전문계고 출신(53명) 대안학교 출신(20명)이다. 김정헌 입학처장은 “장애나 가난 등 불리한 환경을 의지로 극복해 낸 자주 독립형 인재를 비롯해 전문계 고교나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자기주도적으로 노력해 온 인재에게도 대학 공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재능형 전형에는 SSU리더십 전형을 새로 만들었다. 고교 생활을 하면서 섬김과 소통의 리더십을 실천한 경험이 있는 학생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작은 동아리나 모임이라도 리더십을 펼친 경험이 있는 학생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모집 인원은 32명이다. ‘SSU자기추천 전형’에서는 47명을 뽑는다. 모집단위 전공 분야에 적합한 자질을 가진 학생이 대상이다. 또 1897년 평양에서 시작한 학교 역사를 반영해 통일 이후 대한민국을 이끌 인재를 뽑기 위해 ‘이북5도민 전형’으로 15명을 선발한다. ○ 내면의 잠재력까지 꿰뚫어본다 숭실대는 잠재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2009년부터 학교 자체 평가모델인 ‘숭실 인재 잠재력 모델’을 개발해 전형 평가에 반영한다. 교과와 비교과 영역, 지원자의 표면적 성과 및 내면적 잠재력을 모두 종합해 평가한다. 특히 학교생활에 얼마나 충실하게 참여했는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공교육 정상화라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를 살리려고 한다. 재능형 전형은 해당 교과 분야에서 보인 성과와 활발하고 주도적인 성향 등 표면적 요인과 더불어 대학입학 후 금방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는 준비성과 집중력 등 내면적 요인을 동시에 평가한다. 기회형의 경우 해당 교과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지원자가 보여준 자기 주도적인 모습과 역경이 실제 닥쳤을 때 극복해내는 능력을 우선시한다. 지원자를 다각도로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전형요소도 도입했다. 서류종합평가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에세이 등 서류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자기소개서는 지원 전형 및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중심으로 하되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했던 활동을 적는 게 좋다. 이성준 주임사정관은 “대회 수상 경력을 늘어놓기 보다는 실패한 경험일지라도 진솔한 자기 고백을 적는 것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먼 장래의 계획보다는 대학 입학 후 바로 실현할 수 있는 활동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면접 유형도 다양하다. 개별인터뷰와 발표 면접, 토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자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면접에는 학과 교수 2명과 입학사정관 1명이 들어간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너무 피우고 싶어서….’서울 유명 사립대에 다니는 서모 씨(23)와 장모 씨(29)는 외국에서 피우던 대마초를 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마초를 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 그렇다고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몰래 외국에서 대마초를 갖고 오자니 발각될 위험이 너무 컸다.결국 서 씨 등은 대마초를 피우기 위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을 벌였다. 자취방에서 직접 대마를 재배하기로 한 것. 지난해 7월 인터넷 주문으로 미국에서 대마 씨앗을 배달받은 이들은 서울 중랑구의 장 씨 자취방에서 직접 대마를 키우기 시작했다.커다란 화분에 대마 씨를 심고, 태양을 대신하기 위해 400W 전구를 천장에 설치했다. 대마 특유의 역겨운 냄새가 집 안에 배는 것을 막기 위해 방에는 환풍기까지 설치했다. 자취방이 작은 ‘대마농장’이 된 셈이다. 재배법은 모두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배웠다.서 씨 등은 이렇게 1년여 동안 재배해 수확한 대마 300g을 직접 피우거나 1g당 15만 원을 받고 같은 대학 교포, 외국인 유학생 등에게 팔았다. 수익금 4000여만 원은 모두 유흥비로 탕진했다. 경찰은 서 씨 등 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에게서 대마를 구입한 오모 씨 등 20여 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목 부위의 까진 상처, 목 내부 출혈 등을 볼 때 타인에 의한 목눌림에 의해 사망한 것이 분명합니다.”(검찰 측 박재홍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 “직접 실험을 해보니 이상자세로 인한 죽음도 비슷한 출혈 형태가 나타납니다. 타살로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변호인 측 마이클 스벤 폴라넨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 만삭 의사부인 사망의 원인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은 물론이고 국내 법의학자들과 해외 유명 법의학자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한병의 부장판사) 심리로 만삭의 부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백모 씨(31)의 세 번째 공판에서 양측은 1월 사망한 박모 씨(29)의 사망 원인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남편 백 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검찰 측은 서중석 법의학부장, 박 씨를 직접 부검한 국과수 박재홍 법의관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이에 맞서 변호인 측은 폴라넨 박사를 동원했다. 쟁점은 부인 박 씨의 사망 원인. 검찰과 국과수는 ‘(남편 백 씨가) 목을 조른 질식사’를, 변호인 측은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타살로 보지만 변호인은 사고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박 씨가 욕실에서 쓰러진 이유에 대해 변호인 측은 “숨진 박 씨가 과거 유산한 경험이 있고 철분 수치가 낮아 빈혈 증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과수 측은 “부검 결과 (욕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질 만큼 작용을 할) 알코올, 약물 등이 검출되지 않았고 장기에도 이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박 씨 몸에서 발견된 멍자국에 대해 국과수는 “박 씨의 얼굴, 가슴, 팔, 다리 등의 멍자국을 볼 때 분명 싸움이 있었다”며 “사망한 뒤에는 멍자국이 생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시반(屍斑)과 외부 충격으로 생긴 혈흔을 구분하기 어렵고 시반도 몸의 여러 부위에 생길 수 있다”고 맞섰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신경전도 치열했다. 한 법의학자는 “폴라넨 박사는 법의학 지식 없이 배심원의 심리를 자극해 무죄를 이끌어내는 ‘쇼’로 유명하다”라며 “배심원제가 아니라 다행이다”라고 비꼬았다. 변호인 측도 폴라넨 박사와 국내 법의학자의 논문 편수를 비교하며 국내 법의학자들에게 “해외에 발표한 논문이 몇 편이나 되느냐”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8월 11일에 열린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52)가 부인과 두 딸이 학교 문제로 위장전입을 한 사실을 시인하고 병역면제를 받은 경위도 청와대와 여권이 사전에 밝힌 내용과 다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 후보자의 도덕성에 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운동 중 부상’ vs ‘고시 공부 중 악화’ 청와대는 한 후보자의 병역 면제 과정에 대해 15일 내정 사실을 발표한 직후 “허리 디스크 수술로 인해 1982년 면제 결정을 받았다. 사법시험에 합격했던 당시로서는 (면제가 아니었다면) 군 법무관으로 갈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비교적 근무 여건이 좋은 군 법무관 복무가 확실시된 만큼 무리해가며 면제를 받기 위한 허리 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설명이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미식축구를 하다 생긴 부상이 허리 디스크의 원인이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대학 시절 미식축구를 하다 허리를 다쳤고, 이를 안고 살다가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1981년에)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사실 확인을 위해 당시 의사까지 만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집도의는 현재 80대 고령으로 은퇴했고, 보조 의사가 현재 대형 병원(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고 있다”며 “당시 진료카드를 보여주고 본인이 서명한 자료가 맞는지를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후보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에게 “(청와대 쪽에) 미식축구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 수술한 적이 있다고 해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미식축구를 했다는 사실과 허리 수술을 받은 사실을 연결해 한 후보자로부터 상세한 해명을 듣지 않고 주변 인물들에 대한 탐문조사도 없이 미식축구를 하다 허리를 다친 것으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한나라당 고위 인사는 청와대 발표에 앞서 한나라당 의원과 기자들에게 한 후보자의 허리 상황을 일부 과장해 설명했다. 즉 “미식축구를 하다가 허리가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고 한 것. 허리에 중한 사고를 입었고, 수술을 받은 시점을 사고 직후로 해석하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한편 당시 군 면제와 관련한 국방부령인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따르면 ‘수핵탈출증 수술을 한 자는 완전 척추궁절제술, 편측 척추궁절제술 등 수술 형태와 무관하게 모두 평가기준 3급(군 면제)을 부여한다’고 규정돼 있어 디스크 수술만 있으면 병역 면제 판정을 받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위장전입’ 의혹은 시인 한 후보자는 또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딸이 친한 친구와 함께 같은 이웃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아내가 주소를 이전했다”고 시인했지만 본보 취재 결과 희망하는 학교에 배정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내 “1998년과 2002년 큰딸과 작은 딸의 중학교 진학 문제로 배우자와 딸이 주소를 이전해 놓았던 사실이 있다. 결과적으로 위장전입한 것이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큰딸, 작은딸이 중학교 진학을 앞둔 1998년 5월∼1999년 7월과 2002년 9∼11월에 각각 중학교에 진학하는 딸과 함께 딸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던 강사의 집(같은 아파트 다른 동)으로 위장전입을 했다. 한 후보자의 집이 있는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은 H중학교에 배정될 확률이 높은데 강사의 집은 이촌동에 있어 Y중학교로 배정받을 확률이 높았다는 것. 결국 큰딸은 Y중학교로 배정됐고 작은딸은 음악을 전공하고 싶다는 뜻을 살려 또 다른 Y중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원 편법 졸업 의혹은 사실 무근” 한 후보자는 1981년 고려대 법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해 1986년 졸업했다. 그런데 1981년엔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다녔고 1983년부터는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로 일을 해 사법연수생과 검사 신분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당시에는 야간수업도 많았고 리포트로 출석을 대체하는 수업도 많았다. 모두 정상적으로 이수하고 학위를 받았다”며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와 대학원 동기인 한 변호사는 “당시 대학원 수업이 토요일과 저녁에 많이 개설돼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업무가 과중한 부서에서 근무해온 검사가 대학원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조현오 경찰청장이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은 검찰이, 일반 범죄는 경찰이 맡는 방식의 수사권 조정 방안을 제안했다. 조 청장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대강당에서 전국 지방청·경찰서 수사·형사과장 등 경찰 580여 명과 시민단체, 일반시민 등 패널 11명이 참석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조 청장은 “고도의 법률적인 지식이 필요하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등은 검찰이 맡고 나머지 일반적인 범죄는 경찰에게 맡기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며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개시·진행)권을 갖게 된 지금 검경 간 관계가 재정립된다면 이런 방향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또 “대통령령 제정 등의 과정에서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검찰과 싸워 쟁취한다기보다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국민에게 인정을 받고 그만큼 수사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왜 신기(神氣)가 사라졌냐니까….’무속인 이모 씨(53·여)는 이달 초 점을 보러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유명한 점집을 찾았다. 자신이 운영하는 점집에 손님이 주는 등 일이 풀리지 않자 점을 잘 본다고 소문난 또 다른 무속인 김모 씨(49)를 찾은 것. 하지만 김 씨는 점을 본 뒤 이 씨에게 “신이 허공에 떠버려 (당신의) 신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 씨의 말 때문에 부정(不淨) 탈 것을 우려한 이 씨가 “뱉은 말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 씨는 이 씨의 부탁을 거절했다.김 씨 때문에 자신의 신기가 사라졌다고 믿은 이 씨는 이후 매일같이 김 씨를 찾아가 “왜 신이 떠났는지 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 씨는 요지부동이었다.참다못한 이 씨는 며칠 후 김 씨의 점집을 찾아가 TV를 보고 있던 김 씨의 머리를 가지고 간 망치로 10여 차례나 내려쳤다. 간신히 도망친 김 씨는 목숨은 건졌지만 현재 병원에서 두개골 접합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경찰은 “이 씨가 신기도 찾아주지 않고 이유도 설명하지 않는 김 씨에게 화가 나 일을 저지른 것 같다”며 “김 씨가 입원 중이라 신기가 사라진 이유를 왜 설명해주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 무속인은 “무속인끼리도 일이 안 풀리면 서로 점을 봐주고 위로해주는데 김 씨가 이런 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대문경찰서는 11일 이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