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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80)이 차명주식 공매대금에서 세금을 배분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김 회장이 추징금보다 미납세금에 우선 배분해달라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낸 공매대금배분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김 전 회장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고 4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 6개월과 추징금 17조9000여억 원을 확정 받았지만 추징금은 거의 납부하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옛 대우개발(베스트리드리미티드) 주식 776만여 주를 차명으로 보유한 사실을 파악한 뒤 2008년 주식을 압류해 캠코에 공매를 의뢰했다. 캠코는 2012년 매수자가 나타나며 공매대금 923억 원을 확보해 835억 원을 추징금으로 나머지를 미납 세금 납부금으로 반포세무서 등에 배분했다. 김 전 회장은 공매처분에 따른 양도소득세·증권거래세 등 총 246억 원에 대해 배분액수를 바꿔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민의 요구에 따른 수사, 통치권자 본인과 주변 등 국정 전반을 수사하는 것이어서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칠 12번째 특별검사의 첫마디는 국민이었다. 지난달 30일 임명된 박영수 특검(64·사법연수원 10기)은 모두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는 듯 “국민주권의 명령에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강한 수사 의지를 피력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을 규명할 이번 특검은 ‘살아있는 권력’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측근이나 가족만이 아닌 대통령 본인이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그 무게감은 여느 특검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검의 하이라이트는 피의자 대통령 조사”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도 결국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지는 못했다. 박 특검은 2일 “수사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박 대통령을 반드시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했다. 그는 “기존에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의 본질을 직권남용 등으로 보는 건 구멍이 많다”고 지적하며 이를 깨고 뇌물죄 적용을 적극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대기업들이 거액의 돈을 내게 된 과정이 과연 무엇인지, 거기에 대통령의 역할이 작용한 게 아닌지, 즉 근저에 있는 대통령의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봐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그는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가이드라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께서 거부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제수사 가능성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기소를 전제로 하지 않는 강제수사가 과연 가능한지, 현재 대통령이 피의자 단계인지 참고인 단계인지는 사건을 인계받아 검토한 후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국민은 대통령 조사 문제를 특검이 나서서 해결해 줄 것으로 적극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 요구’를 법과 절차보다 앞세우는 특검 수사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 비자금 사건 특검을 지낸 조준웅 전 인천지검장(76·2기)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든, 스스로 하야하든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뒤에야 수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강제수사, 임의수사 구분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기소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7시간 등 모두 수사” 박 특검의 선전포고 박 특검이 수사 대상으로 삼는 기준은 역시나 ‘국민의 명령’이다. 그는 “세월호 7시간은 국민이 지금 제기하는 가장 큰 의혹 중 하나”라며 강도 높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검찰에서 본격적인 수사가 안 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약물 대리처방 의혹’도 특검이 밝힌 주요 수사 항목이다. 특검법은 14가지 의혹과 함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들에 대해서 수사 범위를 정하고 있다. 그러나 박 특검은 법에 얽매이지 않고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검찰이 매듭짓지 못한 숙제들, 이를테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비리,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쏟아지는 비위 의혹들도 모두 수사 대상으로 올릴 방침이다. 그는 “일반인과 똑같이 소환해서 조사하고 또 다른 증거 자료를 수집해 사실관계를 특정한 다음 범죄가 된다고 판단되면 법대로 하겠다”고 했다. 박 특검은 “유사종교적 문제로 이러한 여러 사건이 파생됐다면 당연히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최 씨 일가의 부정축재나 최 씨 부친인 최태민 씨의 유사종교 이슈로 수사의 외연을 확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슈퍼 특검 인선도 수면으로 부상 최대 105명으로 역대급을 자랑하는 ‘슈퍼 특검’의 인선도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검사 출신인 박충근 변호사(60·17기)와 판사 출신이자 BBK 사건 특검보를 지낸 문강배 변호사(55·16기)가 특검보 후보자 8명에 이름을 올렸다. 현직 대통령 수사가 필요하다 보니 정치성이 문제가 될 수 있고 공소유지에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고사하는 이가 많았다. 특검팀의 수사팀장 제의를 수용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56·23기)는 특검보 후보들과 수사팀 검사 후보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며 박영수 특검팀 참여를 적극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안팎에선 “박 특검이 윤 검사를 기용해 큰 짐을 덜었다”며 두 사람이 수사에서도 찰떡 호흡을 맞출지 기대하고 있다. 2006년 3월 26일 대검 중수부가 일요일 아침에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던 것처럼 성역 없는 동시다발적 수사가 이뤄질지도 관심거리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박영수 특별검사호(號)가 최장 120일간의 대(大)항해를 위한 돛을 올렸다. 박 특검호는 ‘비극’이라는 항구에서 출발했다.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을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항해이겠지만, 끝내는 ‘새 희망’이라는 항구에 닿을 것이란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비선(秘線)의 국정 농단, 정경유착 등 현대사의 어두운 고리를 모두 끊어 달라는 국민적 염원이 박 특검을 향하고 있다. 특검 수사를 둘러싼 엄중한 상황은 박 특검도 잘 인식하고 있다. 박 특검은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출연금의 뇌물죄 적용 여부를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부재, 청와대 약물 반입, 고 최태민 씨 의혹 등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는 모든 사안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가운데서도 그는 “‘세월호 7시간과 대통령경호실에 대한 수사를 하겠다”고 2일 법조기자단에 밝혔다. 박 특검은 “주치의의 허가 없이 약물이 (청와대에) 반입된 것이라면 대통령경호실에 반드시 문제를 삼아야 한다”며 “경호실장도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최근 2년간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마취제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를 비롯해 태반주사, 비아그라 등 용도가 석연찮은 약품을 대거 사들였다. 세간에선 ‘대통령의 사라진 세월호 7시간’이 이런 약품들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박 특검은 청와대의 약물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고 보고 실체 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특검은 박 대통령에 대해 서면조사 없이 곧바로 대면조사를 하겠다고 못 박았다. 강제수사는 “논란이 많아 검토 후 결정할 문제”라며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수사는 “당연히 해야 한다”며 집중 수사를 예고했다. 박 특검은 “5공 비리 특별수사부 때 김 전 실장을 모셔 봤는데 그분의 논리가 보통이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이날 검사 출신인 박충근 변호사(60·사법연수원 17기)와 판사 출신인 문강배 변호사(55·16기) 등 8명의 특검보 후보자 명단을 청와대에 제출했다. 8명 전원이 판사 및 검사 출신이다. 박 대통령은 특검보 추천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안에 4명을 특검보로 임명해야 한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대통령이 법을 위반해도 국회가 탄핵소추를 해야 하는 헌법적인 의무는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의결하지 않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여서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한 김모 씨의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9명의 전원 일치 의견으로 지난달 23일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각하는 요건 불충분을 이유로 내용 판단 없이 종결하는 결정이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헌법에서 국민 기본권으로 공무원을 공직에서 배제할 권리를 국민에게 부여했다고 볼 수 없다”며 “헌법은 국회의 탄핵소추권을 의무가 아닌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기밀을 최순실 씨에게 유출했다고 법 위반을 시인했지만 국회가 탄핵소추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2일 헌법소원을 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영수 특검(64·사법연수원 10기)호(號)가 30일 출범하면서 특검보 인사도 관심사다. 박 특검이 8명의 후보를 골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청하면 대통령은 3일 내에 4명을 임명해야 한다. 특검보의 자격은 경력 7년 이상 변호사(판사·검사 출신 포함)이지만 검사장급 예우를 받는 만큼 연수원 22, 23기 이상의 경륜 있는 법조인들이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유력 후보로는 박 특검이 대검찰청 중수부장일 때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 사건 주임검사였던 오광수 변호사(56·18기)와 양재식 변호사(51·21기)가 거론된다.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을 끝으로 지난해 12월 검찰을 떠난 오 변호사는 ‘공무원 퇴직 1년이 지나야 한다’는 특검 자격이 특검보에도 준용되는 것이 변수다. 박 특검과 법무법인 강남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양 변호사는 2013년 2월 박 특검이 이끈 대한변호사협회의 지방자치단체 세금낭비 조사특별위원회에서 조사2팀장을 맡았다. 현직 검사로는 박 특검이 아끼는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56·23기)가 1순위로 꼽힌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던 그는 같은 정권을 또 수사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박 특검이 직접 제안한다면 수용할 수도 있다. 박 특검과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를 했던 구본선 광주지검 차장(48·23기)과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김영종 수원지검 안양지청장(50·23기), 이두봉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52·25기)도 후보군으로 꼽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1'대통령 저승사자'로 돌아온 '대기업 저격수' 박영수 변호사는 누구?- '최순실 특별검사' 박영수 변호사 임명#.2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한헌정사상 초유의 특별검사에박영수 변호사(64·10기)가 임명되었습니다.#.3"특검 수사가 신속 철저하게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박 대통령30일 박 대통령은 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 2명 가운데박영수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는데요.#4박 변호사는 대검 강력과장과 서울지검 강력부장,서울지검 2차장검사 등을 거쳐대검 중앙수사부장을 지냈고,지난 2009년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습니다.#.5서울지검 2차장이던 2003년에는SK 분식회계 사건을 파헤쳐 최태원 회장을 구속했고,중수부장 때는 현대자동차의 10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찾아내정몽구 회장을 구속 기소해 '대기업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죠.#.6박 변호사는 2001년 대통령사정(司正)비서관으로 근무하며김대중 정부와 인연을 맺기도 했습니다.박 변호사가 특검으로 임명되면서 박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사정비서관을 지낸 이영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사정비서관 출신에게 연달아 수사를 받게 됐는데요.#.7박 대통령이 오늘 특검을 임명하면서특검 수사는 20일 동안 수사에 필요한 준비 작업을 한 뒤다음달 중순쯤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8특검 후보 발표 직후박 변호사는 "수사가 정치를 의식하면 안 된다. 수사는 수사고 정치는 정치"라며소신을 밝히기도 했습니다.#.9검찰 내에서 '강력통'으로 불리던 박영수 변호사.대통령 저승사자가 되어서도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해줄지 기대를 해봅니다.원본: 신나리·최정아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김수경 인턴}

‘최순실 특검’ 후보가 29일 조승식 변호사(64·사법연수원 9기)와 박영수 변호사(64·10기)로 압축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를 선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특검은 최 씨의 국정 농단뿐 아니라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 사상 첫 피의자로 입건된 박 대통령의 혐의까지 밝혀낼 임무를 띠고 있어 ‘대통령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대검찰청 강력부장과 형사부장(검사장급) 등을 지낸 조 변호사는 ‘주먹 잡는 검사’ ‘조폭(조직폭력배) 수사의 대부’로 통한다. 29년의 검사 생활 중 20년을 폭력배 소탕에 보내 폭력조직원들 사이에서 “광복 이후 최고의 악질 검사”라는 평이 자자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조범석 검사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한 그는 직접 권총을 차고 현장에서 검거한 범서방파 두목 고 김태촌 씨를 비롯해 부산 칠성파 두목 이강환 씨, 호남 주먹의 배후 이육래 씨 등 100여 명을 구속했다. 그가 이육래 씨에게서 받은 100장 분량의 자술서는 ‘깡패 수사의 교과서’로 회자된다.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을 지낸 박 변호사는 대표적인 수사통이다. 서울지검 2차장이던 2003년에는 SK 분식회계 사건을 파헤쳐 최태원 회장을 구속했고, 중수부장 때는 현대자동차의 10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찾아내 정몽구 회장을 구속 기소해 ‘대기업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검찰을 떠난 지난해 6월엔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 씨의 변호를 맡았다가 사건 상대방 측으로부터 흉기 습격을 받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2001년 대통령사정(司正)비서관으로 근무하며 김대중 정부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만약 박 변호사가 특검으로 임명되면 박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사정비서관을 지낸 이영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사정비서관 출신에게 연달아 수사를 받게 된다. 반면 조 변호사는 노태우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때 큰 활약을 했지만 정치권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특검 후보 발표 직후 조 변호사는 “임명되기도 전에 소감을 밝히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박 변호사도 “소감을 얘기하는 건 임명권자에 대한 결례”라면서도 “수사가 정치를 의식하면 안 된다. 수사는 수사고 정치는 정치”라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골프 모임에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의 장모에게 “차은택 씨(47·구속 기소)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차 씨 측의 ‘장외 폭로’로 골프 회동에 이어 실제 청탁이 오간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우 전 수석과 최 씨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차 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28일 “2014년 6월 초 차 씨가 최 씨로부터 ‘기흥컨트리클럽(CC) 여사님’이라며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76)를 소개받아 골프를 친 뒤 대화를 나눴다”며 “최 씨가 김 대표에게 차 씨를 가리켜 ‘문화 쪽 일을 많이 할 사람이니 도와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당연히 도와드려야죠”라며 화답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잘 봐달라’는 말은 인사치레 내지 ‘덕담성 발언’이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세 사람의 대화는 의미심장하다. 그간 우 전 수석 측은 ‘최 씨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등 의혹에 대해 최 씨와의 관계를 부인해 왔지만 차 씨 측 주장대로라면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 씨가 깊은 교분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15일 본보에 골프 회동에 대한 첫 보도가 나간 뒤 김 변호사는 27일 차 씨 기소 직후 “세 사람이 골프 모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세 사람이 이같이 골프를 치고 대화를 나눈 시기는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내정된 2014년 5월 12일로부터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때다. 차 씨가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엔 “우 전 수석을 모른다”고 했지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차 씨가) 우 전 수석의 명함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폭로한 것도 ‘최순실-차은택-우병우’ 삼각 고리를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도 “골프를 친 것 자체가 직접적 범죄 혐의에 연관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사 필요성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며 향후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골프 모임 후 차 씨는 그해 8월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임명된 뒤 정부 관련 문화 사업이나 대기업 광고 수주 등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TF)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전 수석이 2013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약 1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순소득이 6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황제 변호사의 억대 수임료를 밝혀내 즉각 구속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배석준 기자}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와 박근혜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에는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박 대통령의 국정 업무를 지시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전달한 내용이 대통령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것과 같고, 실제로 최 씨 의견대로 진행된 대목이 많고 청와대 부속실이 대통령뿐 아니라 최 씨도 보좌했다고 판단할 만한 지점을 대거 포착했다. 특수본 검사가 최 씨에게 통화녹음을 직접 들려주면 압박을 느낀 최 씨가 혐의를 순순히 시인하는 식으로 수사가 이뤄졌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당초 검찰이 지난달 29일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는 2대였지만 자동통화 녹음 기능을 사용한 복수의 휴대전화 기기도 추가로 확보했다. 정 전 비서관의 녹음 파일에는 또 박 대통령이 일일이 최 씨의 의견을 물어보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통화 녹음한 파일에는 박 대통령이 “최 선생님 의견은 들어 봤나요” “최 선생님께 물어보세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다는 것. 사소한 것조차 직접 판단하지 못하고 최 씨에게 의견을 구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수준이라는 후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내용을 직접 들어본 수사팀 검사들이 실망과 분노에 감정 조절이 안 될 정도”라며 “10분만 파일을 듣고 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이 정도로 무능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헌정 사상 첫 피의자 대통령을 겨눌 ‘최순실 특별검사법’이 23일 공포를 거쳐 시행된다.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 최장 120일에 걸쳐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 의혹을 파헤칠 ‘슈퍼 특검’답게 현 정부 핵심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내에, 늦어도 다음 달 7일까지 야당 추천 인사 2명 가운데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특검이 임명되는 순간 한 달 남짓 숨 가쁘게 달려온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모든 수사 자료를 특검에 넘기게 된다. 특검 수사는 준비 기간 20일과 본격적인 수사 기간 70일을 합쳐 90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안에 수사를 끝내지 못하면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30일을 연장할 수 있지만 수사 대상인 박 대통령이 기간을 ‘셀프 연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제 검찰에 주어진 시간은 사실상 보름도 채 되지 않는다. 검찰의 남은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박 대통령과 최 씨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정리하고, 나머지 핵심 인물들에 대한 신병 처리와 기소를 마무리하는 한편 이화여대 특혜 의혹과 대리 처방 논란 등 기타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검찰은 특히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밝혀내는 데 이번 수사의 성패와 조직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하는 건 선언적 의미를 넘어섰다. 특검에서 부실 수사 논란이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조사는 특수본이 목숨 걸고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검찰은 23일 청와대에 다시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공소장 내용은 약한 편이다.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녹음파일을 보면 깜짝 놀랄 거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박 대통령이 끝내 조사에 불응하면 검찰이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 수사는 검찰이 사실관계를 밝혀낸 부분을 토대로 의혹선상에 오른 인물들을 불러 수사의 외연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대기업들의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출연 문제를 놓고 대가성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인물들을 불러 조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의 소환이 점쳐진다. 검찰이 아직까지 마땅한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국정 농단 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소환이 유력해 보인다. 대통령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진술은 대통령이 받는 의혹을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20일 “앞으로 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 요청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법조계는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고 하지 않은 점을 보면 박 대통령이 버티기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검 조사까지 불응한다면 박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의 증인으로 채택돼도 불출석하면 그만이다.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지 않는 한 대통령이 스스로 법정에 설 경우의 수는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검 수사는 내년 3월 말∼4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도중에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도 있지만 결정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헌재법의 ‘180일 이내 선고’ 규정에 강제성이 없는 데다 헌재 공개 법정에서 박 대통령이 위헌, 위법 여부를 놓고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 특검법에 따른 대법원 판결은 내년 12월 대선 직전에야 나올 것으로 보여 대선 표심(票心)에 특검 결과가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번 특검법은 1심은 공소 제기일로부터 3개월, 2심과 3심은 전심 선고일로부터 각각 2개월 내로 재판 기간을 명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특검 수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브리핑하고, 대선 이전에 대법원 판결까지 마무리하면 ‘최순실 게이트’ 민심이 대선에도 반영되지 않겠느냐”라며 대선 정국을 염두에 뒀음을 시사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우경임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오전 최 씨 딸 정유라 씨(20)의 입학 및 학사관리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난 이화여대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이화여대 사무실 20여 곳,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 관련자 주거지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18일 이화여대 감사결과를 발표해 정 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고 검찰에 최 씨 모녀와 최 전 총장을 수사의뢰했다. 이화여대는 원서 접수 이후 정 씨가 획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근거로 입학시켰다는 의혹과 정 씨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과제물을 제출하지도 않았으나 학점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삼성의 정 씨 지원 특혜와 관련해 현명관 마사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21일 구속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장시호 씨도 구치소에서 곧바로 다시 불러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검찰이 21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을 구속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면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의 비위 의혹을 밝힐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순실 씨(60)의 비밀 모임으로 소문이 난 ‘팔선녀’ 의혹의 진위를 가리는 계기가 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김 전 차관과 직권남용,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김 전 차관의 부인 A 씨가 최 씨와 상당한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하고 A 씨를 유력한 조사 대상에 올렸다. 검찰은 “김 전 비서실장의 소개로 최 씨를 처음 알게 됐다”는 김 전 차관의 진술이 최 씨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숨기기 위한 것인지도 집중 조사 중이다. A 씨는 최 씨의 사조직으로 알려진 팔선녀의 구성원으로 종종 언급됐지만 김 전 차관은 이를 부인해 왔다. 최 씨가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76)과 2014년 6월 경기 화성시 기흥CC에서 함께 골프를 친 점, 김 회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한 문화재단의 특별회원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점 등을 들어 일각에서는 ‘모종의 모임이 실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이 2014년 현 회장의 측근으로 지목된 ISMG코리아 대표 A씨의 횡령사건을 변론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한 달에 두 번씩 장 씨를 개별적으로 만나 문체부 인사 및 최 씨의 각종 사업을 논의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각종 사업을 논의한 과정과 박태환(27)의 올림픽 출전을 막기 위해 압력을 가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장 씨를 상대로는 최 씨 일가의 숨겨놓은 재산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21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강요 미수)로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60)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수석은 검찰에 “압력 행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터라 조사의 진전에 따라 박 대통령의 새로운 혐의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수사팀은 최 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이 현대자동차에 흡착제를 납품할 수 있도록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에게 직접 지시한 것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충분히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삼성전자가 정유라 씨에게 지원한 35억 원대 특혜성 자금의 대가성 여부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배경에 정부 고위 관계자의 압력이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검찰이 구속 기소한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 등 3명의 사건을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에 배당했다. 법원 관계자는 “원래 형사단독 재판부 관할이지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건의 성격상 합의부가 맡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첫 공판 준비기일은 이르면 이달 안에 열릴 예정이다.조건희 becom@donga.com·신나리 기자}
직권남용 및 강요 등 혐의로 기소돼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신분이 바뀐 최순실 씨(60). 그는 21일 이경재 변호사로부터 공소장에 적시된 자신의 혐의를 전해 듣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검찰이 당신한테 유리하게 해줄 건 아무것도 없으니 형량을 최대치로 생각하라”는 이 변호사의 말에 최 씨는 낙심한 기색이 완연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최 씨 등에 대한 공소장을 꼼꼼히 검토한 뒤 “검찰이 ‘촛불’에 줄을 섰다”고 강경하게 비판했다. “검찰이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 기소)까지 삼각관계를 만들어 범죄를 구성했어요. 확실한 물증 없이 관계자들의 진술만으로 (최 씨를) 도랑에 빠뜨린 겁니다.” 그는 특히 “최 씨가 줄곧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더블루케이는 무관한 회사라고 설명했는데도 검찰은 마치 대통령에게 민원을 넣어 사업 이권을 챙겼다는 식으로 혐의를 구성했다”며 억지 기소라고 비난했다. 최 씨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이 건넨 청와대 문건과 관련해서도 “정 전 비서관이 먼저 가져다준 것을 손봤을 뿐이지 먼저 달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제로 검찰이 보여준 문건은 ‘하남시 체육시설’과 관련된 것 하나밖에 없었다”며 변호사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남시 체육시설은 올해 3월 박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면담한 뒤 K스포츠재단이 롯데에 75억 원을 추가로 요구한 사안으로,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적용이 가장 유력시되는 부분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순실 씨(60·구속 기소)는 외교, 장차관 인선 자료뿐 아니라 각종 국무회의 자료 및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주요 감찰 내용도 받아 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민정수석실 자료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58)과 관련한 보고도 있었다. ‘비선 실세’ 최 씨가 대통령 친인척 정보도 수집한 것이다.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의 휴대전화에 담긴 녹음 파일 및 문자메시지 등을 분석한 자료와 문건이 유출된 시기를 대조한 결과 박 대통령이 최 씨 의견을 ‘컨펌(확인)’해 국정에 상당 부분 반영한 정황을 포착했다. ○ 청와대 민정수석실 자료 들여다본 최순실 청와대가 최 씨에게 넘긴 비밀 문건 47건 가운데 2013년 3월 11일 문건은 조금 특별하다. 최 씨에게 전달된 문건은 ‘모 회장과의 친분 사칭 기업인에게 엄중 경고. 민정수석실 비위 조사 사항’이다. 모 회장은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을 보좌해 온 측근 전모 씨(41)는 지난해 5월 8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3년 4월인가 5월쯤 박관천 전 행정관(51)으로부터 박 회장과의 친분을 사칭한다는 기업인 관련 문건을 받았다. 박 전 행정관이 ‘박 회장의 이름을 팔고 다니는 A 회장이란 사람이 소란을 피운다. 실제로 친분이 있느냐’고 물었다”라고 증언했다. 전 씨는 해당 문건을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도 했다. 최고 권력자인 박 대통령이 동생 박 회장보다 최 씨와 깊이 교류하는 와중에 최 씨가 대통령의 동생인 박 회장 관련 정보를 보고받은 부분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박 회장은 물론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2)과도 절연하다시피 멀리해 왔다. 빈자리는 최 씨가 대신했다. ‘피보다 더 진한 물도 있더라’고 한탄했다는 박 회장의 이야기가 수긍되는 대목이다. 민정수석실에서 받은 자료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3년 3월 13일 최 씨는 ‘경제수석 민정수석 지시 사항’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확보했다. 주가를 조작하는 대기업 오너나 편법 증여, 부당 거래, 탈세, 국가안보, 불법 사금융에 대해 엄단하라는 지시 사항이다. 이는 최 씨가 각종 기업 이권에 개입할 토대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의지를 미리 알고 기업에 간섭했다면 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것이다. ○ 정부의 첫 공식 일정은 최순실 손으로 최 씨가 받아 본 국무회의 및 정부 정책 추진 자료의 백미(白眉)는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고한 정부 주요 경제 정책 현안 관련 대통령 지시 사항이다. 이 자료는 2013년 4월 24일에 최 씨에게 넘어갔다. 박 대통령은 초기 내각 인선에 실패하며 취임(2013년 2월 25일)한 뒤 10일 만인 같은 해 3월 6일 비상 국정 운영 체제에 들어갔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표류가 장기화하면 북한의 위협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비상 국정 운영 체계 가동 방안은 같은 날 최 씨에게 건너갔다. 공인된 ‘비상시국’에도 청와대는 자료 유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현 정부의 의미 있는 ‘첫’ 공식 일정들은 최 씨의 손을 대부분 거쳤다. 최 씨는 2013년 3월 6일 ‘금주 및 다음 주 VIP(대통령) 일정 계획, 국정기획수석실에서 보고한 대통령 상세 일정안’ 문건을 받았다. 이 기간 청와대가 수행한 일정은 3월 10일 첫 국무회의 개최, 11일 대통령비서관 40명 인선안 발표, 3월 12일 방미 일정 계획 발표였다. 이 중 대통령비서진과 관련해 최 씨는 같은 해 8월 4일에도 교체 내용을 입수했다. 대통령비서진에 최 씨 측근이 다수 포진해 있던 사실과 무관치 않은 정황이다. 최 씨는 3월 11일에는 박 대통령의 상장회사 방문 일정을 확인했다. 대통령의 특정 상장회사 방문은 이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회사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최 씨가 마음만 먹으면 청와대 자료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 이 정보를 지인들에게 넘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김민 기자}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는 기업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는 20일 기소된 최순실 씨(60)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 등의 공소장에 적시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뇌물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수뢰 혐의를 가장 집중적으로 수사해 온 부분은 롯데그룹의 추가 출연 지점이다. 롯데는 박 대통령이 총수를 독대한 기업 중 출연을 지시하고 진행 상황까지 챙겼다는 범죄 사실이 공소장에 유일하게 적시된 곳이다. 박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 씨 측이 사정 수사가 유력시되던 롯데에 여러 달에 걸쳐 자금을 요구했던 정황 등을 살펴 최 씨와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공모 관계가 성립된다는 시각이 수사팀 내부에 유력한 상황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제3자 뇌물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라”는 취지로 특수본에 강도 높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 관계자도 20일 “현재 공소 사실에는 없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앞으로 더 수사할 것”이라며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열어 뒀다. 뇌물죄의 성립 요건인 ‘대가성’, 즉 70억 원을 내는 대가로 롯데 측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검찰의 과제다. 뇌물죄가 적용되면 법정형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형으로 무겁게 처벌된다. SK와 부영 등 추가로 재원 출연을 요구받은 다른 기업들도 박 대통령의 제3자 수뢰죄 적용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이다.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의 특별사면, 강도 높은 세무조사 무마 등 각 기업이 처한 현안이자 해결하고 싶은 약점이 추가 출연의 동기가 됐는지, 대통령의 권한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검찰이 규명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3개 대기업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774억 원도 뇌물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로선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의 피해자로 분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기존 입장을 뒤엎고 대가성 있는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진술을 번복하면 삼성은 ‘대통령 강요에 의해 240억 원을 뜯긴 피해자’에서 ‘240억 원의 뇌물을 바친 피의자(뇌물공여 혐의)’가 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순실 씨(60·구속)가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고 K스포츠재단을 통해 롯데그룹으로부터 추가로 70억 원을 받아낸 데 대해 검찰이 최 씨에게 제3자 뇌물수수 등 수뢰 혐의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기소하는 최 씨의 공소장에 최 씨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공모(共謀) 혐의를 기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뢰 혐의를 받는 현직 대통령이 된다. 특수본은 최 씨가 롯데, SK, 부영 등에 추가 재원 출연을 압박한 것은 53개 대기업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774억 원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롯데 70억 원’과 관련해 최 씨 측이 수개월에 걸쳐 자금을 요구한 사실과 당시 롯데가 처한 사정을 감안하면 최 씨와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수수나 포괄적 뇌물죄 등 수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으로부터 “K스포츠재단이 70억 원을 받아낸 사실을 박 대통령이 알고 있었고, (내가) 여러 번 반대하자 대통령이 ‘돈을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최 씨가 청와대나 고위층 인사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거액을 수수한 정황을 잡고 알선수재 혐의를 추가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씨의 공소장에는 직권남용, 사기미수, 제3자 뇌물수수, 알선수재 등 여러 죄명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사건의 피고발인임을 내세우면서 “중요한 참고인이자 범죄 혐의가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을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검찰은 또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조카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37) 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장 씨는 횡령 등 혐의로 이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친척집 주변에서 체포됐다.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허동준 기자}

최순실 씨(60·구속)의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몸통으로 판단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탄핵 문제가 정국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정치 세력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탄핵에 대한 여야의 속내가 복잡하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진영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야당도 역풍 등을 우려해 탄핵을 섣불리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하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300명)의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야당 성향 무소속 의원을 합치면 171명이다.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고 해도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최소 29명이 찬성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야당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에서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7일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에서 최소한 40석 정도가 넘어와야 하는데 그쪽에 접촉을 해봐도 자신을 못 한다”고 경계했다. 탄핵은 본회의에서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6개월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12월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박 대통령이 탄핵이 될 수도 있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헌재법은 심판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내에 선고하도록 규정하지만 강제 조항이 아닌 데다 사안의 중대성과 복잡함에 따라 심리가 길어질 수 있다.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심판은 심리부터 선고까지 총 1년 2개월이 걸렸다. 탄핵 논의 자체가 야당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탄핵을 추진하려면 최장 120일 동안 활동할 수 있는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를 우선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박 대통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막상 탄핵 절차에 들어가도 탄핵심판을 이끌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다른 재판관의 임기 만료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소장은 내년 1월 말 임기가 끝나고, 이정미 재판관도 3월 중순이면 재판관 임기가 끝난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해서 헌재에 탄핵심판이 청구돼도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과 6명 이상의 찬성’이라는 탄핵 정족수를 채우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재판관 9명 중 2명이 공석이 되면 7명이 심판을 진행할 순 있지만, 단 2명만 반대해도 탄핵심판 청구는 기각된다. 탄핵 사건이 접수되면 2013년 출범한 5기 재판부는 정당해산·권한쟁의·위헌법률·헌법소원 등 헌재가 내릴 수 있는 모든 심판 결정을 내리는 헌재 사상 유일한 재판부가 된다. 하지만 헌재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 임기 내에 탄핵 결정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송찬욱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16일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조사 시기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전날 자신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밝힌 “검찰이 모든 의혹을 수사한 뒤 조사받겠다”는 요청을 거부하고 “금요일(18일)까지 가능하다”고 공개 압박했다. 검찰은 대통령 조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박 대통령이 개입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든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특수본 관계자는 16일 “그야말로 마지노선을 넘었다. 금요일까지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박 대통령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면조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대면조사 원칙을 고수했다. 대검찰청 고위 관계자도 이날 “헌법상 대통령은 형사소추를 할 수 없어 조사도 못 한다던 검찰의 당초 입장이 ‘대면조사 불가피’로 바뀌지 않았느냐”며 “지금은 헌법 교과서를 새로 쓴다 생각하고 수사에 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별검사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대통령을 반드시 조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특검법이 통과되면 사실상 이달 말까지 모든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청와대의 ‘시간 끌기’ 전략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탄핵 절차로 이어지든 하야 요구가 거세지든 구애받지 말고 대통령의 헌법, 법률 위반 사실이 있다면 최순실 씨와 핵심 피의자들의 공소장에 명백히 이를 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검찰은 최순실 씨(60)의 구속 만기일인 20일 전까지 박 대통령이 조사를 받지 않는다고 해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결론을 낼 방침이다. 대통령이 참고인 신분인 점은 변함이 없지만 수사 중에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대통령이 최 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있고 온갖 비난과 지탄을 한 몸에 받는 입장이란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무리 욕을 먹더라도 대통령은 국민이 선거로 뽑은 헌법상 기관이고,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미우나 고우나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말을 아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변호인이 15일 말한 데 대해 내가 추가로 답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만 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17일 오후쯤 정리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장택동 기자}

17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특별검사법안이 시행 전부터 일부 대목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특별검사의 자격이 종전보다 제한적이란 점이 우선 문제로 꼽힌다. 이번 특검 법안은 “15년 이상 판사 또는 검사의 직에 있었던 변호사”로 후보군을 한정했다. 여기에 ‘임명일 전 1년 이내에 국가공무원이었던 자’는 결격 사유로 두고 있어 사실상 퇴직 후 1년이 지난 전관 출신 변호사만이 가능하게 됐다. “10년 이상 법원조직법 제42조 1항 1호(판사, 검사, 변호사)의 직에 있던 변호사”로 규정한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특검법’ 등 과거 특검법과 비교해 봐도 유독 이번 특검의 자격 범위가 좁혀졌다. 야당이 9일 합의한 법안 초안도 특검 자격은 종전처럼 10년 이상의 판사 검사 변호사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주장으로 자격 조건이 15년 이상의 전관 변호사로 상향되면서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재풀이 줄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대상자인 대통령이 수사 기간을 30일 더 연장하는 것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논란거리다. 종전 특검법들도 동일 규정이 있지만 대통령이 수사 대상자는 아니었다. 이번 특검은 대통령이 사실상 피의자 신분인 만큼 신중히 고려됐어야 할 부분이다. 제한된 수사 검사(파견 검사 20명) 인력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15일 성명을 통해 “검찰 특별수사본부(31명)보다 적은 인원으로 특검을 한다면 진실 규명을 외면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꼬집었다. 특검법 합의에 따라 특검 후보로 거론되는 법조계 인사 하마평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임수빈 변호사(55·사법연수원 19기)와 내곡동 사저 특검이었던 법관 출신 이광범 변호사(57·13기)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임 변호사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구속)이 선임한 김종민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 동인 소속이라는 점에서 특검 수사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변호사는 특검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하나 친형이 대법관(이상훈 대법관)이라는 점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선 채동욱 전 검찰총장(57·14기)도 거론되지만 검찰 총수를 지낸 인물이 특검 수사를 지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야당에선 법리에 밝은 판사 출신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후보로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상준 변호사(55·15기)가 거론된다. 반면 검찰 주변에선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명동성 변호사(63·연수원 10기),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을 지낸 박영수 변호사(64·10기), 법무연수원장(고검장급)을 지낸 소병철 변호사(58·15기) 등이 후보로 꼽히고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르재단의 대기업 모금에 검찰 수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간접정범(間接正犯)’ 법리를 적용하는 것 아니냐.” 최순실 씨(60·구속)의 국정 농단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 주변에서는 낯선 법률용어인 ‘간접정범’이라는 단어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간접정범은 의사가 아무것도 모르는 간호사를 시켜 환자에게 독약을 주사하도록 한 경우 자신이 한 일이 범죄인 줄 몰랐다는 간호사를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다. 박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해 불법적인 재단 모금을 지시했다는 증거를 검찰이 확보하지 못할 때는 재단 모금과 관련해서만큼은 ‘최 씨가 박 대통령을 속였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4갈래다. △미르·K스포츠재단 774억 원 강제 모금에 개입했는지 △최 씨에게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유출했는지 △KT 임원 선임에 개입했는지 △최 씨가 청와대에 무단출입하도록 방조했는지 등이다. 의혹 가운데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을 제외한 나머지 의혹은 ‘최 씨→박 대통령→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 참모진’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안 전 수석을 비롯해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쪽은 “대통령의 핵심 정책 사항을 적극적으로 이행했고 재단 모금을 강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 씨도 “내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문화정책을 짜고 연설문을 수정하겠느냐. 태블릿PC도 내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했는지는 확인했지만 최 씨로부터 어떤 부탁을 받았는지는 전혀 확인을 하지 못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 씨가 자백하지 않은 내용, 즉 본인의 혐의를 박 대통령이 검찰에서 인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검찰 조사에서 “문화융성을 위한 목적으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검찰에 주어진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박 대통령을 최 씨와 적극적 공모 관계였다고 판단하거나 조사된 내용을 그대로 공개하되 박 대통령은 여러 정황에 비춰 볼 때 범행에 가담할 뜻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다. 검찰이 두 번째 선택지를 정답으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간접정범 법리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박 대통령이 롯데그룹에서 70억 원을 추가로 출연받은 부분과 삼성전자의 정유라 씨(20)에 대한 35억 원대 특혜성 자금의 대가성을 규명할 때는 박 대통령에게는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하지만 검찰은 대기업 총수들로부터 자금의 대가성을 규명할 진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해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독대에 대해 “박 대통령이 ‘문화융성’에 협력해 달라는 원론적 얘기가 오갔을 뿐 재원 모금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또 “삼성이 지원한 구체적 액수는 알지 못했고 이를 사후에 보고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삼성전자의 정 씨 특혜 지원 의혹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수본이 어떤 결론을 내든 논란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단 모금에 대해 최 씨와 안 전 수석을 직권남용 공동정범으로 구속하면서 박 대통령만 간접정범 논리로 빼낼 경우 ‘대통령 구하기’라는 오해를 사기 십상이다. 또 적극적 공모 관계를 인정할 진술과 증거가 없이 검찰이 “최 씨와 박 대통령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발표하는 것은 더 어렵다. 이는 박 대통령의 탄핵이나 하야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검찰이 마련해주는 셈이 되는 만큼 자칫 법정에서 무죄가 선고될 경우 ‘현직 대통령’을 기소한 검찰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특검에 한 번만 출석해 조사받는 게 낫기 때문에 검찰의 조사 요청에 순순히 응할지도 미지수다. 특수본은 포스코 전무 J 씨 인사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미르·K스포츠재단과 비선 실세에 대한 검토 의견’ 등 재단 설립에 대한 법률적 검토 내용 등이 담긴 문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배석준 eulius@donga.com·신나리·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