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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최초로 미국 국무장관과 합참의장 등을 지낸 ‘걸프전 영웅’ 콜린 파월 전 장관이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하자 미 전역에서 애도 물결과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각종 유리천장을 깬 그의 성과는 인정하나 2003년 국무장관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WMD)를 거론하며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을 연설한 과오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파월 본인도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내 부음 기사의 첫 문장에는 안보리 연설 내용이 담겨야 한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2005년 ABC방송에는 “그 연설이 영원히 거짓말로 기록될 것임을 안다”고 토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파월은 가장 위대한 미국인 중 한 명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며 “인종장벽을 계속 부수면서 다른 이를 위한 길을 열었다. 그가 내 친구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치하했다. 모든 관공서, 해외 대사관, 군 시설에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 파월을 장관으로 발탁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많은 미국 대통령이 그의 조언과 경험에 의존했다. 대통령들이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누군가 나의 믿음에 의문을 표시했을 때 파월은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움을 줬다”고 가세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미 최초의 비백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미 최초의 흑인 국방장관인 로이드 오스틴 장관도 애도 성명을 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파월이 사망 석 달 전인 올해 7월 12일 42분간 밥 우드워드 WP 부편집장과 가진 마지막 인터뷰를 공개했다. 우드워드는 1989년 파월과 첫 인터뷰를 했고 이후 32년간 약 50차례 만났다. 파월은 당시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음을 전하면서도 “안쓰러워 말라. 나는 병마와의 싸움에서 단 하루도 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는 1962년 결혼한 동갑내기 아내 앨마(84)를 꼽았다. 파월이 코로나19 백신의 2차 접종을 완료했음에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돌파감염’ 사례였다는 점 때문에 백신 효과 및 추가 접종(부스터샷) 효용 논쟁 또한 벌어졌다. 그가 어떤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지, 접종 시기가 언제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존 로버츠 폭스뉴스 앵커는 18일 트위터에 “파월이 코로나19 돌파감염으로 숨졌다는 사실은 백신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로버츠의 동료 터커 칼슨 폭스 앵커 또한 같은 날 방송에서 “미국인은 백신에 대해 속고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리나 웬 조지워싱턴대 공공보건대학원 교수는 “파월의 사례는 고령자와 기저질환 보유자에 대한 백신 접종 및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을 한층 강조해준다”며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은 돌파감염으로 사망하기 쉽다. 다발성골수종을 앓았던 파월은 이에 속한다”고 맞섰다. 로버츠 앵커는 의료 전문가의 반박 트윗이 이어지자 글을 삭제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내가 파월의 비극적 죽음에 대해 쓴 게시물을 ‘백신 접종 반대주의자’로 여기는 것 같아 지운다. 그간 방송 등에서 접종을 독려해 왔다”며 물러섰다. CNN은 우파 언론이 파월의 죽음을 백신 효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 1억8700만 명 가운데 불과 0.004%(7178명)만이 돌파감염으로 숨졌다. 사망자 중 약 6000명은 65세 이상이었다. 또 최근 6개월간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미 13개 주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코로나19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람 중 접종 완료자는 4%에 그쳤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나를 불쌍히 여기지 말라. 나는 병마와의 싸움에서 단 하루도 지지 않았다.” 18일(현지 시간) 별세한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7월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인 밥 우드워드와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석 달 전까지도 그는 담담하게 인터뷰를 하며 꼿꼿한 군인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우드워드 부편집장은 1989년 이후 32년 간 파월 전 장관을 50차례 인터뷰한 언론인이다. 파월 전 장관이 흑인 최초의 합참의장, 흑인 최초 국무장관 등에 임명되며 보이지 않은 ‘인종의 유리천장’을 허물어갈 때마다 인터뷰를 통해 그의 성취와 업적을 보도해왔다. 7월 12일 42분 간 진행한 전화 통화는 그와의 마지막 인터뷰가 됐다. 파월 전 장관은 당시 인터뷰에서 골수종과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병원을 오가는 자신의 일상을 전하며 “안쓰러워하지 말라. 나는 (84세)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했다.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검사를 해주고 있다며 “나는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다. 파월 전 장관은 그런 상황에서도 북한을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밝혔다. 그는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때 다음날 아침 우리가 그들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이를 감행할 방법이 있겠는가”라며 “북한과 이란은 그런 충돌의 결과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콜린 전 장관은 또 “중국이 우리가 북한과 전쟁을 시작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북한을 사랑하고 북한을 원한다”고 했다. “북한은 나를 성가시게 하지 않는다”며 “그 작은 얼간이(김정은)가 열병식을 하도록 놔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살행위가 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우리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고 거듭 확언했다. 그는 이런 자신의 판단이 이란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인구가 1억4500명인 데 비해 미국의 인구는 2배 이상 많은 3억3000만 명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아프간 철군에 대해서는 “종국에는 (미군이) 철군을 했어야 했다”며 “우리는 그들(탈레반)을 이길 수 없고 그렇다면 그렇게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둔 미군의 수를 최대 10만 명에서 몇 백 명으로 줄여놓는 상태로 아프간 상황의 통제와 관리 유지는 어차피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싸우려는 의지가 있는 아프간인들이 있으니 철군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위대한 사람, 당신 인생에서 진실성을 갖고 윤리적인 나침반이 되어준 사람은 누구냐’는 우드워드의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알마 파월”이라고 대답했다. ‘알마 파월’은 그의 부인 이름이다. 파월 전 장관은 “우리는 58년 간 부부로 살아왔고 그녀는 나 때문에 많은 것을 참고 살았다”며 “그녀는 언제가 내 곁에 있었고 늘 ‘나쁜 생각은 아니네요’라고 말해줬다. 그녀는 늘 옳았다”고 했다. 파월 전 장관의 별세 소식에 워싱턴 정가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파월 전 장관은 따라갈 자 없는 영예와 존엄을 가진 애국자였다”며 “그는 전사이자 외교관으로서의 가장 높은 이상을 실현했고, 미국의 약속을 현실로 만드는 데 전 생애를 바쳤다”며 그를 기렸다. “그는 인종의 장벽을 계속 깨뜨려 나가면서 다른 이들을 위한 길을 열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내 친구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는 가장 위한 미국인 중 한 명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관공서와 해외 대사관, 군 시설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트위터에 “파월 전 장관은 우리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다”며 “독립적인 사상가이자 장벽을 부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미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파월 전 장관을 국무장관 자리에 발탁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등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애도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번 주말 방한해 한국 측과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1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한미 북핵협상대표 협의를 진행한 데 이어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기에 다시 추가 협의를 갖겠다는 것으로, 최근 이어지는 한미일 정보 및 외교라인 접촉과 맞물려 논의 진전 여부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방미 중인 노규덕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국무부 청사에서 협의를 마친 뒤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번 주 후반 서울에서 이 논의를 지속하고 또 다른 상호 우려들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날 훌륭한 면담을 진행했고, 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달성을 위해 동맹국들, 특히 한국 및 일본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미국의 강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손에 잡히는(tangible) 성과를 내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를 계속 추구할 것이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접촉 시도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조건 없는 대화 재개에 열려 있다는 기존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을 향해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 발신하며 대화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한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인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정책기조)와 일관되게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권 옹호도 지속하고, 납치 문제 해결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와 자리를 함께 한 노 본부장도 “오늘 협의의 상당 부분은 종전선언 관련 심도 있는 협의에 할애가 됐다”며 “우리의 종전선언 구상에 대한 미측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본부장은 한미 양 측이 대북 인도적 협력 사업과 신뢰구축 조치 등에 대해 협의했다고 설명하면서 “대북 대화가 재개됐을 때 북측 관심사를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양국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두 협상대표는 19일에는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일 3자 협의를 이어간다. 3자 협의는 지난달 중순 도쿄에서 열린 뒤 한 달 만에 다시 열리는 것이며, 한미 간 협의도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회동 이후 20일 만이다. 이는 한미 정보수장 간 접촉이 진행되는 시기에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방한 중인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전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오찬 협의를 한 데 이어 19일에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 정보관과 3자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연쇄 회동이 이뤄지면서 조만간 남북, 북-미 대화 재개 돌파구가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 섞인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협의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는 만큼 아직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은 매우 신중하며, 종전선언시 제기될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내부적으로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성 김 대표는 이날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했을 뿐 종전선언에 대한 긍정적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앞서 지난 주 서훈 실장을 만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흑인 최초로 미국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이 18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파월 전 장관의 유족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내고 “파월 전 장관이 오늘 아침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우리는 사랑했던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이며 또한 위대한 미국인이었던 그를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돌파감염으로 합병증 증세를 보여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파월 전 장관은 군과 외교 분야에서 수차례 ‘최초’라는 기록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1937년 뉴욕 할렘가에서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뉴욕시립대 학군단(ROTC) 장교로 임관 후 1963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흑인 최초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최연소 합참의장(당시 52세)에 임명됐다.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 자리에 오르며 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외교수장이 됐다. 당시 상원은 만장일치로 그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1990년대 중반 걸프전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때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미국은 해외 분쟁에 개입을 자제하되 불가피한 경우 압도적인 군사력을 투입해 속전속결로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파월 독트린’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 그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숨겨놓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전쟁을 밀어붙였던 이력 때문에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그와 공화당 네오콘들이 주장했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이라크전 정당화에 앞장섰던 자신의 활동들에 대해 “경력의 오점”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전 장관은 국무장관 시절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고 불렀던 대북 강경파이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도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던 그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정권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침공하는 것은 절대 생존하지 못하는 자살 행위”라고 경고했다. 파월 전 장관은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1973∼1974년에 동두천의 주한 미군부대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2004년 신기남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동두천, 의정부는 집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1995년 펴낸 책에서는 한국에서 복무했던 내용을 회고하며 한국군에 대해 “지칠 줄 모르고 똑똑한 군인들”이라고 칭찬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가 17일(현지 시간)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자체 핵 보유 결정을 이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핵 확산을 막으려면 북한이나 이란 같은 국가들과 테러 단체들의 핵 보유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 기고문에서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사망이 갖는 의미를 분석하며 “그가 사망했다고 해서 핵 확산의 위협이 끝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칸 박사의 핵 개발 활동을 설명한 뒤 “이란과 북한, 리비아는 칸 박사와 관계를 맺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며 “이후 핵무기를 포기한 리비아와 달리 북한과 이란은 핵 프로그램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6번의 핵실험을 했고, 핵무기용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사용 후 연료봉 재처리를 지속하고 있으며 40∼60개의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영변에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인정된다면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핵 억지 약속에도 자체 핵무기 보유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계속 추진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 터키 등도 자체 핵무기 보유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흑인 최초로 미국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이 18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파월 전 장관의 유족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내고 “파월 전 장관이 오늘 아침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우리는 사랑했던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이며 또한 위대한 미국인이었던 그를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돌파감염으로 합병증 증세를 보여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파월 전 장관은 군과 외교 분야에서 수차례 ‘최초’라는 기록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1937년 뉴욕 할렘가에서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뉴욕시립대 학군단(ROTC) 장교로 임관 후 1963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흑인 최초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서 최연소 합참의장(당시 52세)에 임명됐다. 2001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 자리에 오르며 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외교수장이 됐다. 당시 상원은 만장일치로 그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1990년대 중반 걸프전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 때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미국은 해외 분쟁에 개입을 자제하되 불가피한 경우 압도적인 군사력을 투입, 속전속결로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파월 독트린’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 그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숨겨놓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전쟁을 밀어붙였던 이력 때문에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그와 공화당 네오콘들이 주장했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이라크전 정당화에 앞장섰던 자신의 활동들에 대해 “경력의 오점”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정권에서 요직에 올랐지만 이후 민주당 지지로 입장을 선회했다. 2008년 대선에서는 흑인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고, 지난해 대선에서도 조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를 향해 “국가적인 수치이자 국제적인 부랑아”라는 원색적인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특정 당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일할 당의 정책과 후보를 보고 투표하겠다는 게 그의 입장이었다. 파월 전 장관은 국무장관 시절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고 불렀던 대북 강경파이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도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던 그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정권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침공하는 것은 절대 생존하지 못하는 자살행위”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그는 1973~1974년에 동두천의 주한 미군부대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2004년 신기남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동두천, 의정부는 집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1995년 발간한 책에서는 “한국 근무 시 일주일간 밤낮을 바꿔 훈련을 했는데 부대원 700여 명이 한밤중 30㎞ 행군을 끝냈던 순간은 내 평생 가장 소중한 기억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국군에 대해서는 “지칠 줄 모르고 똑똑한 군인들”이라고 칭찬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파월의 죽음에 매우 침통한 마음”이라며 “그는 훌륭한 공직자로 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그의 조언과 경력에 의지했다”고 애도를 표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가 17일(현지 시간)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자체 핵보유 결정을 이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핵 확산을 막으려면 북한과 이란 같은 국가들과 테러 단체들의 핵 보유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 기고문에서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사망이 갖는 의미를 분석하며 “그가 사망했다고 해서 핵 확산의 위협이 끝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칸 박사의 핵 개발 활동을 설명한 뒤 “이란과 북한, 리비아는 칸 박사와 관계를 맺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며 “이후 핵무기를 포기한 리비아와 달리 북한과 이란은 핵 프로그램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6번의 핵실험을 했고, 핵무기용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사용 후 연료봉 재처리를 지속하고 있으며 40~60개의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영변에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북한이 과거 시리아 알 키바르 원자로 건설을 지원했고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가 핵 물질을 북한에서 얻으려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인정된다면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핵 억지 약속에도 자체 핵무기 보유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계속 추진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 터키 등도 자체 핵무기 보유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카리브해의 빈국 아이티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미국인 선교단 16명과 캐나다인 1명이 납치됐다. 17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단체인 CAM(Christian Aid Ministries) 소속의 미국인과 캐나다인이 납치됐다. 이중에는 어린이 5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고아원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납치됐다. 납치될 당시 선교단 중의 한 명이 소셜미디어인 ‘왓츠앱’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면서 상황이 알려졌다. 그는 이 글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 우리는 지금 인질로 잡혀있는데 그들이 우리 운전기사를 납치했다. 그들이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아이티 당국은 국무부와 접촉하며 납치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국무부는 FBI와 함께 상황 파악과 납치된 미국인들의 소재를 알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납치범은 ‘400 마오조’로 불리는 아이티 갱단이라고 WP는 보도했다. ‘400마오조’는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살인과 강간, 납치 등 범죄를 저지르며 지역의 골목상권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갱단이다. 이들은 4월에는 프랑스인 사제 5명과 수녀 2명을 납치한 전력도 있다. 아이티는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정국 혼란이 심화하고 22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대규모 지진까지 발생하면서 치안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아이티의 납치 건은 올해 7월 이후 300%나 늘어났고 1월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납치 건만 628건에 달한다. 몸값으로는 수백 달러에서 100만 달러까지 요구한다. 이렇게 납치 사건이 빈번해지면서 치안 부재를 항의하는 시위까지 벌어졌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한미일 정보기관 수장이 이번 주 초 서울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는 등 한반도 문제를 다루기 위한 관련국들의 물밑 움직임이 다시 시작됐다. 북한이 이달 초 남북 통신선 복원 등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면서 각국의 외교 안보라인도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 한미는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해선 분야 및 범위까지 더욱 구체화한 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선(先) 대북제재 완화’ 요구 등은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관련국들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정보 수장, 주초 회동1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방한한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정보관과 이번 주 초 3각 회동을 갖고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정보 수장의 만남은 5월 일본 도쿄 회동 이후 5개월여 만이다. 특히 다키자와 정보관의 방한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라 기시다 신임 총리의 대북 정책 등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외교가에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방미(12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방한(14∼15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간 워싱턴 협의(16∼19일) 등과 함께 한미일 정보 수장 회동까지 이어지면서 남북,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종전선언을 비롯한 여러 방안에 대해 좀 더 실무적 차원의 본격적인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종전선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인 평화정착으로 들어가는 대화의 입구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15일 브리핑에서 북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 논의를 위한 구체적 제안들을 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 “사실 우리는 북한에 구체적 제안들을 했다”고 한 데 이어 다시 비슷한 말을 꺼낸 것.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북한 문제 관련해)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덧붙였다. 소식통 “美의 ‘구체적’ 제안, ‘제재 완화’는 아냐”다만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에 제안했다는 “구체적 제안”에 ‘선 대북제재 완화’ 카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미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해 일부 ‘소프트’한 제재 완화 카드까지 꺼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다만 미국은 북한이 일단 대화를 재개하면 제재를 북-미 간 논의 대상에 올릴 수는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밝힌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선 최근 다소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외교부, 국정원 등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총출동해 미국 측과 논의를 이어간 결과 조 바이든 행정부도 종전선언의 상징성과 목적을 이해하는 수준까진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것. 여기에 미국은 최근 우리 정부에 “‘전략적 인내’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아니다”라는 입장도 거듭 전달했다고 한다. 또 인도적 분야의 대북 지원과 관련해선 한미가 식량, 식수 등 위생 관련 물품 등을 포함해 항목과 분야를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본부장도 인도적 분야의 대북 지원과 관련해 “한미가 공동으로 하는 것으로 거의 준비가 마무리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4, 15일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번스 국장은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고 밝힌 가운데 번스 국장이 방한한 배경이 주목된다. 최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17일에는 17개 미국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어서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번스 국장은 한미 정보협력 강화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CIA 국장이 한국을 공식 방문한 건 2017년 4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장 이후 처음이다. 폼페이오 당시 국장은 방한을 전후한 4, 5월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고 이는 그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이날 접견에선 문 대통령이 9월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종전 선언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이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참석해 번스 국장과 장시간 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접견에서 “한미 동맹은 우리 안보의 근간”이라며 “향후 긴밀한 정보 협력을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제범죄, 테러, 반확산, 사이버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정보 협력이 더욱 심화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에 번스 국장은 “문 대통령이 보여준 한반도 평화 정착 의지와 노력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한미 동맹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미국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14일(현지 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대화 모색 상황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고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며 “북한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 접촉을 포함한 외교가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를 이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북한과 조건 없이 북-미 직접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대북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는 한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왕성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 측의 ‘구체적인 제안’에 대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렛대로 삼아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적 지원에는 식량 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식수 등 위생 관련 지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거론됐던 코로나19 백신은 보관과 배포 관련 기술적 문제 등으로 현재는 지원 품목의 우선순위에는 올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종전 선언을 제안한 이후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4일)을 시작으로 북핵 관련 한미 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서훈 실장 방미(12일), 번스 국장 방한(14∼15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간 워싱턴 협의(16∼19일), 헤인스 DNI 국장 방한(17일) 등 한미 간 고위급 접촉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 조만간 남북,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북한과 마주 앉기까지는 많은 단계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북한에선 별다른 응답이 없다”고 말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주한 미국대사와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69·사진)이 주세르비아 대사에 지명됐다. 백악관은 14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힐 전 대사를 세르비아 주재 대사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힐 전 대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마케도니아, 폴란드, 이라크 대사까지 지낸 직업 외교관으로 최종 임명 시 대사직만 이번이 5번째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주한미국대사와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69·사진)이 세르비아 대사에 지명됐다. 백악관은 14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힐 전 대사를 세르비아 대사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힐 전 대사는 한국은 물론 마케도니아, 폴란드, 이라크 대사까지 지낸 직업 외교관으로 최종 임명시 대사직만 이번이 5번째다. 2005~2009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직하며 협상을 이끌었다. 2005년 9월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의 포기,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 에너지 제공 등 내용을 담은 9·19 공동성명을 도출하는 데 앞장섰다. 힐 전 대사는 2010년 은퇴 이후 2017년까지 콜로라도주 덴버대학교의 조지프 코벨 국제관계대학원 학장을 지냈고, 최근에는 콜롬비아대에서 강의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 시간) 북미 협상 재개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며 북한의 호응을 재차 촉구했다. 한미일 북핵협상대표는 다음주 초 워싱턴에서 3자 협의를 갖고 북한 문제를 논의한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대화 모색 상황을 묻는 질문에 “직접 접촉을 포함한 외교가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를 이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북한과 조건없이 만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고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며 “북한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겠다”는 기존 답변도 반복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대북 협상의) ‘답보 상태(at a standstill)’에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는 한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왕성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이는 우리가 세계의 파트너, 동맹들과 논의하는 집단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우리는 이것(북한의 위협에 대한 동맹들과의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측은 북한에 전달한 ‘구체적인 제안’이 무엇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한미 양국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온 만큼 이와 관련된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적 지원에는 식량 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식수 등 위생 관련 지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거론됐던 코로나19 백신은 보관과 배포 관련 기술적 문제 등으로 현재는 지원 품목의 우선순위에는 올라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다음주 초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 한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다. 한미 협의는 18일, 한일·한미일 협의는 19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한미일 3국의 북핵협상대표 회동은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여만에 다신 열리는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제안한 종전선언도 의제에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는 특히 종전선언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미국, 일본의 협조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앞서 12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구상을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종전선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은 확인했다. 대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만 했다. 미국의 동의와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시사하는 발언이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해 17개 미국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사진)이 17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방한한 뒤 5개월 만이다. 미국과 북한이 대화 재개 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방한하는 것이라 행보가 주목된다. 14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헤인스 국장은 17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방문한 뒤 오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헤인스 국장은 5월 한미 정상회담 직전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둘러봤다. 정보기관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주요 동선을 숨기지 않고 군, 정보당국 인사들과 폭넓게 만났다. 공개 행보 자체가 중국과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헤인스 국장의 이번 방한은 최근 북한이 대화 재개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건 시점에 성사됐다. 북한은 4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미국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헤인스 국장은 과거 CIA 부국장 시절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해 북측과 직접 소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방한 기간 동안 청와대나 판문점 방문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인스 국장은 북핵 문제 외에도 북한의 사이버 위협,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국정원과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위협적으로 성장했다고 판단하고 전담 모니터링 요원을 충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헤인스 국장은 13일(현지 시간) 미국변호사협회(ABA)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북한과 대량살상무기는 우리가 오랫동안 직면했고 여전히 상대하고 있는 전통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헤인스 국장은 중국에 대해서는 “모두가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고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위협’, ‘추격하는(pacing) 위협’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역내 공격성과 사이버 역량, 경제적 힘을 거론하며 중국의 위협은 ‘비할 데 없는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수혁 주미대사가 미국은 대중국 견제 목적으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를 당분간 확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이 중국을 의식해 쿼드 가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온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쿼드 회원국들도 한국 등 주변국에 선뜻 문을 열어줄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 대사는 13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쿼드 참여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가입 문제는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쿼드(회원국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9월 쿼드 정상회의 후 미국 측이 쿼드 회원국을 확대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또 “회원국을 4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쿼드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사는 특히 “쿼드는 좀 더 공고화한 뒤 외연 확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한국 참여를 논하는 것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논)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쿼드,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개국 안보협의체), 파이브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5개국 정보동맹체) 같은 협의체들이 본격 가동되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그런데도 한국은 동북아라는 지정학적 틀 속에 갇혀 아무 데도 속해 있지 않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사는 “미국은 한국의 복잡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오히려 한국이 미국이 하자는 대로 다 할 경우 미중 관계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이냐고 묻는 인사도 있다”고 반박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이 대사는 “한일 관계가 어려운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보는 인식은 단언컨대 지금은 없다”며 “미국은 한일 관계 개선 문제에서 일본이 너무 강경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미국도 현재 상황과 한국의 입장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일본은 미국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수혁 주미대사가 미국은 대중국 견제 목적으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를 당분간 확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이 중국을 의식해 쿼드 가입에 소극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쿼드 회원국들도 한국 등 주변국에 선뜻 문을 열어줄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 대사는 13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쿼드 참여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가입 문제는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쿼드(회원국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9월 쿼드 정상회의 후 미국 측이 쿼드 회원국을 확대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또 “회원국을 4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쿼드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사는 특히 “쿼드는 좀 더 공고화한 뒤 외연 확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한국 참여를 논하는 것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논)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쿼드,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개국 안보 협의체), 파이브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5개국 정보동맹체) 같은 협의체들이 본격 가동되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그런데도 한국은 동북아라는 지정학적 틀 속에 갇혀 아무데도 속해있지 않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사는 “미국은 한국의 복잡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오히려 한국이 미국이 하자는 대로 다 할 경우 미중 관계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이냐고 묻는 인사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과거같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복잡한 게임 속에서 한국을 보고 있다”며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국이 미묘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이 대사는 “한일 관계가 어려운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보는 인식은 단언컨대 지금은 없다”며 “미국은 한일관계 개선 문제에서 일본이 너무 강경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미국도 현재 상황과 한국의 입장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일본은 미국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과 대북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적 질의도 나왔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워싱턴에서 진행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협의 내용을 두고 “백악관 보도자료엔 종전선언 언급이 없었다. 한미 간 시각차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진 의원도 “미국은 이 문제에 회의적이고 신중한데 우리가 제대로 된 판단 없이 조급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으로 가는 입구라고 정부는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것 자체가 목표인 듯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3일(현지 시간) “북한과 대량살상무기는 우리가 오랫동안 직면했고 여전히 상대하고 있는 전통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미국변호사협회(ABA)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미국이 직면한 위협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북한을 언급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헤인스 국장은 중국에 대해서는 “모두가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고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위협’, ‘추격하는(pacing) 위협’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역내 공격성과 사이버 역량, 경제적 힘을 거론하며, 중국의 위협은 ‘비할 데 없는 정보당국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4월 상원 정보위원회 ‘전 세계 위협 평가’ 청문회에서도 미국에 대한 주요 위협국으로 중국과 북한을 러시아, 이란과 함께 지목했다. 헤인스 국장은 다만 미국이 직면한 ‘위협 환경’이 변하고 있다며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의 경계가 허물어졌다”고 분석했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이동이 빨라지면서 전 세계 어느 곳에서 일어난 위협도 신속하게 미국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팬데믹이나 테러 활동을 예로 들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수혁 주미대사가 13일(현지 시간) 미국은 대중국 견제 목적으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를 당분간 확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이 중국을 의식해 쿼드 가입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온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쿼드 회원국들도 한국 등 주변국들에 선뜻 문을 열어줄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것.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미국의 쿼드 참여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가입 문제를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쿼드(회원국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9월 쿼드 정상회담 후 미국 측이 쿼드에서 회원국을 확대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회원국을 4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쿼드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이 대사는 특히 “쿼드는 좀 더 공고화한 뒤 외연 확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한국 참여를 논하는 것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에 쿼드,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3자 안보 협의체), ‘파이브아이즈(서구 5개 국가들의 정보동맹)’ 같은 안보 협의체들이 본격 가동되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그런데도 한국은 동북아라는 지정학적 틀 속에 갇혀서 한국이 아무데도 속해있지 않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사는 “미국은 한국이 갖고 있는 복잡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오히려 한국이 거꾸로 미국이 하자는 대로 다 할 경우 과연 미중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이냐고 묻는 인사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과거같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고 복잡한 게임 속에서 한국을 보고 있다”며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국이 미묘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 이 대사는 “한일 관계가 어려운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보는 인식은 단언컨대 지금은 없다”며 “미국은 한일관계 개선 문제에서 일본이 너무 강경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5월 한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미 측 고위인사와 15차례 대사관저 대면 협의를 했는데 이중 7, 8차례는 한미일 관계 강화를 위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미국도 현재 상황과 한국의 입장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일본은 미국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과 대북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적 질의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전날 워싱턴에서 진행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협의 내용을 두고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종전선언 언급이 없었다”며 “한미 간 시각차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진 의원도 “미국은 이 문제에 회의적이고 신중한데 우리가 제대로 된 판단 없이 무리하고 조급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이는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이어서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고 한 사실을 거론하며 “국가안보를 담보로 외교적 도박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종전선언은 수단이고 과정”이라며 “지금 북쪽이나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나가지 못하면서 평행선만 달리고 있어 우리가 중재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윤건영 의원은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으로 가는 입구라고 정부는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것 자체가 목표인 듯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영호 의원은 야당의 일부 대선주자가 내놓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미국 정책에 무지한 것이 놀랍다”며 표를 의식한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대사는 “지금 미국은 전술핵 배치를 고려한 적이 없고 고려 의향도 없고,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사진)의 다음 주 콜롬비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미국대사관 직원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뇌 손상을 입는 이른바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바나 증후군이란 미국의 해외 대사관 직원들이 현기증과 메스꺼움, 편두통, 기억력 감퇴를 호소하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보고타에 있는 주콜롬비아 미국대사관에서 최근 2∼5명이 아바나 증후군 증세를 호소하면서 대사관 측이 조사에 나섰다.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미국대사는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객관적이고도 민감하게 이번 사건을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 수도인 아바나의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처음 이 증상을 겪은 뒤 붙은 이름이다. 이후 중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이런 증세를 경험한 미국 정부 직원은 200명에 달한다. 8월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현지 미국대사관 직원들이 아바나 증후군을 겪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6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주도로 정보기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아바나 증후군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서 발생한 의문의 질환이 미국 외교관을 겨냥한 의도적인 극초단파 공격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에서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했다. 당시 쿠바 혹은 러시아 정부가 이 공격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러시아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다음 주 콜롬비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뇌 손상을 입는 이른바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바나 증후군이란 미국의 해외 대사관 직원들이 현기증과 메스꺼움, 편두통, 기억력 감퇴를 호소하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보고타에 있는 주콜롬비아 미국대사관에서 최근 2~5명이 아바나 증후군 증세를 호소하면서 대사관 측이 조사에 나섰다. 이 증상을 겪은 직원 중 한 명은 치료를 위해 콜롬비아에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미국대사는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객관적이고도 민감하게 이번 사건을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 수도인 아바나의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처음 이 증상을 겪은 뒤 붙은 이름이다. 이후 중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이런 증세를 경험한 미국 정부 직원은 200명에 달한다. 8월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현지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아바나 증후군을 겪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도 지난달 인도 방문 때 증세를 보고하고 치료를 받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6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주도로 정보기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아바나 증후군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서 발생한 의문의 질환이 미국 외교관을 겨냥한 의도적인 극초단파 공격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에서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했다. 당시 쿠바 혹은 러시아 정부가 이 공격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러시아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