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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다 퍼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즉각 삭제하라’는 논평을 내고 강력 항의했다. 일본 외무성은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에 관한 동영상’(사진)이라는 일본어 제목으로 1분 27초짜리 동영상(http://www.youtube.com/watch?v=TXg-NGVKuWI)을 이달 16일 유튜브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분, 다케시마를 아십니까”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동영상은 일본 측에 유리한 문서를 증거처럼 보여주며 일본 영유권을 주장했다. 일본은 “17세기에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확립하고 이를 1905년 각료회의 결정을 통해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1951년 패전국 일본이 전승국 미국과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일본이 포기한 섬에 다케시마가 들어 있지 않았던 점도 부각했다. 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독도 영유권 훼손을 기도하려는 데 대해 일본 정부에 강력히 항의한다. 영상을 즉각 삭제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구라이 다카시(倉井高志)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하고 정부의 유감과 항의를 담은 외교 문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은 23일 한국 정부의 강한 항의에도 인터넷과 동영상을 활용한 독도 영유권 홍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해’로 칭하는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입장을 담은 동영상을 만들어 연말까지 공개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이정은 기자 lovesong@donga.com}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합사(合祀·둘 이상의 혼령을 한곳에 모으는 것)된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의 2심 재판에서도 패소했다. 도쿄(東京)고등법원 재판부는 23일 생존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야스쿠니에 합사된 김희종 씨(88) 등 한국인 9명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장인 사카이 미쓰루(坂井滿) 판사는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 부담으로 한다”고만 밝히고 재판을 끝냈다. 김 씨 등은 2007년 2월 합사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일본 정부가 무기 수출을 못하도록 한 현행 ‘무기수출 3원칙’의 개정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본의 방위력 증강과 동아시아 군비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문기구인 ‘안전보장과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는 21일 국가안전보장전략(NSS) 원칙을 발표하며 무기수출 3원칙의 개정 필요성을 명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NSS 원칙을 정부 초안으로 발표했다. 일본은 1967년 △공산권 △유엔이 금지한 국가 △국제분쟁 당사국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한 무기수출 3원칙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미국에 대한 무기기술 제공(1983년), 예외 적용 대상국 대폭 확대(2011년) 등 무기수출 3원칙의 예외가 꾸준히 만들어졌지만 드러내놓고 3원칙을 개정하지는 않았다. 실질적으로도 무기를 수출한 일도 없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22일 기자들에게 “무기수출 3원칙 개정 방침을 (10개년 방위계획인) 신(新)방위대강에도 제대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냉전 때 공산권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도입한 무기수출 3원칙은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일본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방위산업에 진출할 수 있고 수출 걸림돌도 사라진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기수출 3원칙이 사라지면 일본의 무기 관련 소재, 부품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 길이 열린다”며 “이는 곧 일본과 중국의 방위력 증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NSS에는 적극적 평화주의의 이념 아래 해양 및 우주에 대한 위협,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확산 등이 안보 과제로 명시됐다. 일본이 육해공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에서도 군사력을 개입할 여지를 만든 것이다. 일본이 군사력 강화의 배경으로 내세운 것은 중국과 북한이었다. NSS는 ‘중국 영향력 증대’와 ‘북한 군사력 증강과 도발행위’에 대한 우려를 명시함으로써 각종 군사력 강화를 합리화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NSS에 명시적으로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비롯한 국민적 반발이 높아 이를 의식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NSS의 기본이념인 ‘적극적 평화주의’와 그 기둥 중 하나인 미일동맹 강화 원칙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언제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공론화할 여건을 갖춘 셈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2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권리를 갖는 것과 행사할 수 있는 것, (실제로) 행사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를 담보할 법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의지를 꺾지 않았다. NSS는 10년 이후를 상정한 일본 외교 및 안보전략의 큰 뼈대로 이번에 처음 만들어진다. 일본의 안보 관련 지침과 이념의 최상위에 있기 때문에 향후 안보정책은 NSS를 기초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NSS 초안을 여당 등과 협의해 12월 각료회의에서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10일 출범한 이 간담회가 4차례 회의 만에 NSS 초안을 확정한 것을 두고 아베 총리의 ‘정책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은 21일 “각종 간담회, 전문가회의 등은 법적 근거가 없고 위원도 총리가 자의적으로 선임하기 때문에 특정 정책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헌법 해석 변경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총리 산하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를 예로 들며 “위원 14명 전원이 강연회나 논문 등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고 보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의 대표적 혐한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이 자신들의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인종이나 성, 종교에 대한 증오 섞인 발언)에 대한 법원의 배상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21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재특회는 19일 오사카(大阪) 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앞서 교토(京都) 지방법원은 7일 ‘학교법인 교토 조선학원’이 재특회가 조선학교 주변에서 길거리 선전을 벌여 수업을 방해하고 민족 교육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1225만 엔(약 1억3475만 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엔화 가치가 1년 만에 25%가량 하락했음에도 일본의 올해 상반기(4∼9월) 무역수지 적자는 반기(半期) 기준 사상 최대인 4조9892억 엔(약 55조66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가동을 멈추면서 화력발전소용 연료 수입액이 늘었고 엔화 약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오른 것이 주요 요인이다. 21일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통계(잠정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은 35조3199억 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8% 늘었다. 수입은 40조3091억 엔으로 13.9% 증가해 큰 폭의 무역수지 적자를 보였다. 엔화 약세로 자동차(14.5%), 유기화합물(45.5%) 등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달러당 78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올해 상반기에는 98엔대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엔화 약세는 수입품 가격을 올리는 효과도 있다. 거기에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서 화력발전 연료인 원유(10.3%), 액화천연가스(LNG·11.6%) 등 수입이 늘어 수입 총액이 가파르게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2조4165억 엔으로 가장 컸다. 미국 애플의 신기종 스마트폰이 출시돼 중국으로부터 통신기기 수입이 전년도 상반기보다 42.5% 늘었다. 의류(21.8%)와 전자부품(96.9%) 수입도 크게 늘었다. 무역수지 적자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2011년 상반기부터 시작돼 반기마다 폭이 커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노기모리 미노루(野木森稔) 애널리스트는 “내년 4월 소비세(부가가치세)가 오르기 전에 물건을 사두자는 심리가 퍼져 국내 수요가 늘고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며 “무역적자가 축소로 돌아서는 것은 국내 수요가 가라앉는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된 9월 무역수지는 9321억 엔 적자로 9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15개월 연속 무역적자로 제2차 석유대란 시절의 14개월(1979년 7월∼1980년 8월)의 연속 적자 기록을 갈아 치웠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의 양심 있는 변호사가 “일본 기업에 대해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을 명령한 한국 법원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가와카미 시로(川上詞朗) 변호사는 14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서울고법(7월 10일)·부산고법(7월 30일) 판결을 생각하는 심포지엄’에서 “국제사법계의 흐름에 비춰 한국 사법부의 판단이 돌출적이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고법과 부산고법은 각각 신일철주금(新日鐵住金·옛 일본제철)과 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대해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언론인인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65) 전 아사히신문 주필이 그의 경험을 담아 책을 펴냈다. ‘신문기자 현대사를 기록하다.’ 4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며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수록했다. 그는 책 서문을 적군파 사건으로 시작한다. 1970년 3월 31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이륙해 후쿠오카로 향하던 일본항공 여객기 요도호가 적군파라는 이름의 일본 과격파 무리에게 탈취돼 평양행을 강요당했다. 일본에서 벌어진 첫 비행기 납치 사건이었다. 다음 날인 4월 1일 저자는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입사식에 참석했다. 그는 “기자로서 출발한 날에 도쿄, 서울, 평양을 잇는 대형 사건이 일어난 것은 나에게 있어 어떤 암시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기자 생활을 하며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1981년 9월부터 1년 동안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어학연수를 했고 1993년 논설위원 시절 한일포럼 창립에 참가했다. 1995년 아사히신문에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제안하는 사설을 썼다. 2005년에는 한국의 독도 영유를 인정하되 섬 이름을 ‘우정의 섬’으로 하자는 몽상(夢想)을 밝힌 칼럼을 쓰기도 했다. 2006년에는 아사히신문사가 발행하는 월간지 ‘론자(論座)’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하기도 했다. 책은 전체 4장으로 돼 있다. △재해 보도 △‘차별’ 문제 △권력의 이면 △분단과 영토, 역사의 구성이다. 재해 보도는 2011년 3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의 이야기다. 이는 일본 언론뿐 아니라 한국 언론에서도 무수히 다뤄졌던 주제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시각으로 동일본 대지진을 재해석했다. 와카미야 전 주필은 ‘대지진 당시 어떻게 선명한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당시 촬영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지금까지 어떤 언론에서도 소개되지 않은 내용이 책에 담겼다. 88년 전인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불타는 도쿄의 사진을 들고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사흘 동안 이동해 세계적 특종을 한 아사히신문 기자의 이야기도 전했다. 이런 사례를 통해 그는 신문의 역할, 기자의 생활을 전하고자 했다. 서문에서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한 데 이어 맺음말도 한국 이야기로 채웠다. ‘서울에서 생각한다’는 소제목 아래 그는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 여성, 혐한 시위를 벌이는 극우단체, 꽉 막힌 한일 외교,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무라야마 담화, 강한 일본을 외치는 아베 신조 총리 등 현재 한일 간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을 나열했다.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악화된 한일관계를 반영하듯 대부분 키워드에 부정적 뉘앙스가 가득하다. 기자를 지망하는 학생, 일본 정치와 사회를 알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 정도 읽어봄 직한 책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중국과 러시아가 2015년에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치르기로 하자 일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차대전 승전을 기념하는 것은 패전국인 일본을 압박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어 종전 70주년인 2015년에 승전 기념행사를 중-러 공동으로 열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도 8일 “중-러가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는 70주년 행사를 열어 역사의 기억을 간직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보조를 맞춰 영토 문제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호소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9일 분석했다. 2차대전 참전국인 러시아는 매년 전승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는 쿠릴 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과 관련해 러시아는 ‘2차대전 승리의 결과 러시아 영토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승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여는 것도 쿠릴 열도 4개 섬에 대한 러시아의 영유권 주장을 과시하는 것이다. 중국도 승전 기념행사를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최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다. 중국은 일본이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일본이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의 결과를 거부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반파시스트 전쟁인 2차대전의 승리를 러시아와 성대히 기념하는 행사를 갖는 것은 센카쿠 열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간접적으로 세계에 알리는 효과도 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긴밀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7일 회담에서 시 주석은 “올해 벌써 5번째 정상회담이다. 중-러는 아시아태평양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공동 이익이 있어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양국은 중대한 국제 문제와 지역 문제에서 효과적으로 협력해 왔고 이후에도 친밀한 교류를 계속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중-러의 밀월 관계를 바라보는 일본의 심정은 착잡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해 12월 총리 취임 후부터 공개적으로 중-일 정상회담을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했다. 센카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중-일 관계가 개선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 대신 아베 총리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다. 7일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40분간 정상회담을 열었다. 최근 6개월 사이에만 4번째다. 이날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에게 아베 총리는 자신의 고향인 야마구치(山口) 현의 전통 술과 술잔을 선물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에 정상 간 신뢰 구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김정일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橫田めぐみ) 씨가 사망했다고 일본 측에 통보한 지 4개월 후 “생존한 경우와 사망한 경우의 득실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산케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요코다 씨가 사망했다는 김 위원장의 당시 발언은 거짓말이 되는 것이다. 신문은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출신 탈북자인 장진성 씨(42)의 말을 인용해 이처럼 보도했다. 장 씨는 “김정일이 2003년 초 ‘요코다가 살아 있는 경우와 죽은 경우 손익을 분석해 신속하게 보고하라’고 관련 기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정일의 지시 시점은 2002년 9월 그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를 만나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요코다 씨 등 납북자 8명이 사망했다고 말한 지 4개월이 지난 때다. 산케이신문은 “김 위원장의 지시는 요코다 씨가 생존해 있다는 근거가 될 뿐 아니라 북한이 요코다 씨를 대일 공작에 이용하려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정일이 그 같은 지시를 한 이유에 대해 장 씨는 “당시 일본의 여론이 납치 문제로 들끓었고 일본 정부는 북한을 상대로 8명이 사망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요구를 강하게 했다. 북한이 새로운 대일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장 씨는 자신은 직접 요코다 씨 관련 사안을 다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전선부에서 (요코다 씨 관련 지시가) 화제가 돼 (알아보니) 김정일의 지시라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요코다 씨의 생존 여부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안보대화체가 신설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아세안 10개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을 향해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 관계로 가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아세안 안보대화체 신설 아세안이 개별 국가와 안보 대화체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안보 대화체 신설은 한국과 아세안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 박 대통령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기 위한 ‘우군’ 확보에 유리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아세안과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4강 외교에 치중돼 온 한반도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세안 국가 중에는 북한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공산주의 성격이 강한 국가도 많아 안보와 관련된 관계 개선은 북한에도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이날 박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미얀마는 핵 비확산 정책과 한국의 대북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세안 국가들도 이날 자체 회의를 통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한다”는 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2015년 아세안 공동체 형성을 앞두고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정치·안보적 활로 모색에 고민이 많던 아세안으로서는 한국을 상대적으로 협력이 용이한 파트너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대화체의 첫 회의는 내년에 열리며 외교부 차관보급으로 시작해 국방부 등 다른 안보 부서로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 한-아세안, 2025년 3000억 달러 교역 목표 지난해 우리나라는 아세안과의 교역에서 270억 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흑자 규모 431억 달러의 62.6%를 차지한다. 양측은 2015년까지 관세 인하 및 철폐 품목을 확대하는 쪽으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아세안 국가 대부분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대응하는 차원의 성격도 있다. 우리 정부는 FTA가 업그레이드될 경우 현재 1300억 달러인 양국 교역 규모가 2025년에는 30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의 제안으로 ‘한-아세안 비즈니스 협의회’를 신설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들의 동남아 국가 진출을 돕기 위한 협의체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중국 정상과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포함해 여러 기회를 통해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만찬에서 박 대통령에게 “한국 요리를 자주 먹는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반다르스리브가완=동정민 기자·도쿄=박형준 특파원 ditto@donga.com}
일본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인화성 물질을 들고 무단으로 들어간 혐의로 구속된 한국인 강모 씨(23)에게 방화 예비 혐의가 추가됐다고 교도통신이 9일 보도했다. 강 씨는 지난달 21일 도쿄에서 구입한 시너와 라이터를 들고 야스쿠니신사에 들어갔다가 경비원에게 발각돼 경찰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건조물 침입 혐의로 강 씨를 구속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불태우면 일본 국회의원들이 참배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 씨에게 방화 예비 혐의를 적용해 관련 서류를 검찰에 추가로 송치했다. 건조물 침입은 경범죄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지만 방화 예비 혐의까지 더해지면 일본 법정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 조사단에 한국 전문가도 포함될 것이라고 일본 측이 밝혔다. 다나카 슌이치(田中俊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7일 참의원 경제산업위원회에 출석해 “외무성을 통해 (다른 국가와) 함께 조사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IAEA가 창구가 될 것이며 특히 우려가 큰 한국이나 동남아시아 각국도 가능한 한 참가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4월 후쿠시마 원전에 조사단을 보냈던 IAEA는 10, 11월에도 각각 조사단을 보낼 예정이다. 한국은 오염수 문제를 집중 파악하는 11월 조사단에 원전 전문가를 합류시키는 방안을 일본 측과 논의 중이다.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수 유출 등과 관련해 일본과의 정보 교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전문가를 조사단에 파견하면 오염 실태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병기 주일 한국대사는 일본 8개 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에 대한 한국의 금수조치와 관련해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문제 삼겠다고 하는 등 양국 간 갈등 조짐이 있다며 방사능 오염수 유출 문제를 공동 조사하자고 일본에 제안한 바 있다. 한편 후쿠시마 현은 제1원전에서 20∼30km 떨어진 논에서 최근 수확한 쌀에서 기준치 (kg당 100베크렐)를 넘는 kg당 12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8일 전했다. 이 통신은 기준치를 넘긴 쌀은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부산 사투리를 일본어로 소개한 책이 일본에서 발간됐다. 출판사 HANA는 '말해보자! 부산어'를 7월 12일 발매했다. 책은 다양한 부산 사투리를 한국어 표준말과 일본어로 옮겼다. 예를 들어 '니 내 좋나?(왜 이렇게 성가시게 구니?)', '내 아를 낳아 도(나랑 결혼해 줘)', '지금 까데기 치는 깁니꺼?(지금 작업 거는 거예요?)', '까리한 머시마 하나 엮아 주이소(괜찮은 남자 하나 소개해 주세요)', '니삐 없다(너밖에 없어)' 등 부산에서만 통용되는 말이 이 책에 소개됐다. 사투리 표현 아래에 표준어 문장을, 위에는 일본어 문장을 표기했다. 번역된 일본어는 사투리가 아니라 표준어로 돼 있다. 일본 서적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아마존닷컴에는 '부산 말은 정말 귀엽다. 이런 책이 나와 기쁘다', '한국어 상급 이상에게 추천한다' 등과 같은 댓글이 올라왔다. HANA 측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초판 3000부를 발매했는데 대부분 다 팔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 추가로 2000부를 더 찍을 계획"이라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자 일본 언론은 ‘한중 밀월’이라는 표현을 앞세워 가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한일, 중-일 정상회담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한중의 밀월이 두드러진다”며 “영토와 역사 인식을 둘러싸고 악화되고 있는 대일 관계에서도 (한중이)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를 결정하지 않았다. TPP에 거리를 두고 있는 중국엔 통상 전략 측면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니혼TV도 같은 날 “아베 총리가 APEC에서 한국과 중국의 정상과 회담을 실현시키고자 하지만 아직 계획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한중 정상은 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중 정상회담에는)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7일 ‘박근혜 대통령, (아베) 총리와 만나보면’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 정부와 관계를 단절할 이유를 찾기보다는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문제를 해결할 길을 찾는 것이 현명한 이웃 간 교제법이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또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한국이나 중국이 불신을 느끼고 있고 아베 총리가 유엔총회에서 위안부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분쟁 지역의 여성 보호를 역설한 게 관계 악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태도에도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느낄 수 없다”며 한일 양국 정상에 대해 양비론(兩非論)을 폈다. 반면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같은 날 “박 대통령은 줄곧 일본에 과거를 직시하라고 요구하고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이 역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니시하라 마사시(西原正) 평화안전보장연구소이사장의 기고문을 실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의 국립공문서관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 증거가 담긴 문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군과 관헌(관청)에 의한 위안부 강제 연행의 증거는 없었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를 정부 산하 기관이 공개한 것이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東京)의 국립공문서관은 일본군이 2차 대전 도중 인도네시아 내 포로수용소에서 네덜란드 여성 35명을 강제 연행해 위안부로 삼았음을 보여 주는 공문서를 지난달 하순부터 6일까지 공개했다. 시민단체의 정보 공개 청구에 따른 것이다. 이 신문은 “1993년 위안부 강제 연행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의 기초가 됐다. 자료의 존재와 주요 내용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문서가 직접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공개된 자료는 ‘BC급(네덜란드 재판과 관계됐음을 의미) 바타비아 재판 제106호 사건’이라는 제목이 붙은 530쪽 분량의 문서다. 종전 후 인도네시아 바타비아(자카르타의 당시 명칭)에서 전직 일본군 중장 등 장교 5명과 민간인 4명을 강간죄 등으로 유죄 판결한 재판 기록을 담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은 바보인가, 일본 수산물 금수 조치로 중국의 맹독 식품에 의존’(슈칸분� 10월 3일), ‘한국, 악의적 반일을 멈추지 않는다’(슈칸포스터 9월 30일) 최근 일본 주간지는 과장과 억지 해석을 통해 이 같은 혐한(嫌韓) 보도를 쏟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5일 특집 기사에서 “장기 불황에 따라 일본인들이 자신감을 잃고 사회가 점차 우경화되면서 혐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주간지 기자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친하게 지내자’는 기사보다 ‘반한(反韓)’ 기사가 더 팔린다”며 “이런 보도에 대한 지지가 젊은층에서 고령 세대로 조금씩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쿠조노 히데키(奧원秀樹)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는 “한국과 중국이 급속히 발전하는 동안 일본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정체가 계속되면서 ‘아시아 최고’라는 자신감을 잃었다. 여기에 보수적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등장하면서 혐한 보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극우 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은 5일 도쿄(東京) 번화가인 아키하바라(秋葉原) 공원 부근에서 시위를 또 벌였다. 재특회는 주로 한인 타운인 신오쿠보(新大久保)를 시위 장소로 잡았지만 이번에는 이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옮겨 반한 감정의 확산을 시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후쿠시마(福島) 등 8개 현의 수산물에 대해 한국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NHK와 교도통신 등이 5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16,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산하 식품·동식물 위생검역(SPS)위원회에서 “한국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계획이다. WTO 문제 제기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수입 금지 철회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으로 보인다. 지난달 일본 수산청 당국자가 한국을 방문해 수입금지 철회를 요구했지만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자 이 같은 조치에 나섰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방위성은 육상 해상 항공 자위대를 통합 운영할 상설 ‘통합사령부’ 신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와사키 시게루(巖崎茂) 통합막료장(합참의장)은 전날 도쿄(東京)에서 가진 강연에서 “상설 통합사령부를 어떻게 할지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통합사령부를) 만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리, 방위상, 통합막료장, 각 자위대로 이어지는 현재의 복잡한 라인 대신 통합막료장 아래 통합사령부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자위대는 대형 재해 등 특정 사안을 담당하는 ‘통합임무부대’를 설치해 사령부 역할을 맡기고 있다. 하지만 평소 육해공 자위대를 일원화해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조선 시대 고종이 소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투구와 갑옷이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일본 도쿄(東京)국립박물관은 1일 ‘조선시대의 미술’이라는 기획전시에서 갑옷과 투구를 선보였다. 박물관 측은 왕실 유물이라는 사실을 명기하지 않은 채 19세기 조선 물품이며 ‘오구라(小倉) 컬렉션(일제강점기 상인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한국 문화재를 약탈해 만든 컬렉션)’에서 기증받았다는 안내문을 달아 공개했다. 오구라가 사망한 후 그의 아들이 문화재 1040점을 1982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 스님은 “투구의 이마 부분이 백옥으로 돼 있고 발톱이 5개 달린 용이 새겨진 점으로 볼 때 왕이 사용하던 것이 확실하다”며 “낡은 정도를 보면 고종이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관복(官服·고유 명칭 ‘동달이’), 익선관(翼善冠·임금이 정무를 볼 때 쓰던 관) 등 왕실 복장과 ‘풍혈반(風穴盤)’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반(小盤)도 전시됐다. 혜문 스님은 “동달이와 익선관 모두 고종이 사용하던 것이라고 오구라가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 고려박물관의 이소령 이사는 “풍혈반은 명성황후를 시해한 자객이 당시 방에서 들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교과서 채택 문제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에 시정요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요구는 지자체에 대한 가장 강력한 행정명령으로 교육 분야에서는 처음 시행된다.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교과서를 선택했다고 국가가 법적 조치를 가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키나와(沖繩) 현 다케토미(竹富) 섬은 내년도 중학교 사회 교과서로 도쿄(東京)서적 책을 사용하기로 했다. 도쿄서적은 리버럴한 성향의 교과서다. 그러자 문무과학성은 “다케토미 섬이 속한 지역이 채택해야 할 교과서는 따로 있다”며 10월 초 오키나와 현 교육위원회가 다케토미 섬에 시정요구를 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문제의 발단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키나와 현 내 이시가키(石垣) 섬, 요나구니(與那國) 섬, 다케토미 섬은 같은 교과서를 채택해야 하는 지구로 묶여 있다. 2011년 8월 교육위원 8명이 무기명 투표로 극우 성향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계열의 이쿠호샤(育鵬社) 교과서를 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다케토미 섬 교육위원회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자체적으로 도쿄서적 책을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민주당 정권은 “절차를 어기고 독자적으로 행동할 경우 교과서 구입 시 정부 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다케토미 섬 교육위원회는 기부금을 모아 도쿄서적 교과서를 구매했다. 그러자 자민당 정권은 시정요구라는 강력 대응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일본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기초 지자체인 시정촌(市町村)이 위법행위나 부적절한 사무처리를 했을 경우 상급의 광역 지자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 등이 시정요구를 하도록 국가가 지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주민들의 기본대장을 네트워크화하는 작업에 참가하지 않은 도쿄 도 구니타치(國立) 시와 후쿠시마(福島) 현 야마쓰리(矢祭) 정 등 2곳에 대해 시정요구가 내려졌다. 이 경우 지자체에 개선 조치를 명령할 수는 있지만 처벌할 수는 없다. 산케이신문은 다케토미 섬이 시정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30일 보도했다. 그 경우 문부성은 소송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