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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개 구단 단장(NC 포함)은 이달 초 실행위원회를 열어 내년 경기운영 방식을 확정했다. 월요일 경기 없이 팀당 128경기(총 576경기)를 치르는 안이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월요일에 경기를 하면 경기 수(팀당 136경기, 총 612경기)는 늘지만 특정 팀이 휴일 없이 14연전을 치르는 데다 팀 이동거리도 길어져 비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름도 지나지 않아 입장을 바꿔야 했다. 19일 9개 구단 사장이 모인 임시 이사회에서 10구단 유보와 함께 월요일 경기 및 중립경기 실행을 재검토하라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10구단에 찬성했던 한 구단 사장은 “10구단으로 안 가는 대신 월요일 경기를 해야 한다. 그래야 9구단 체제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9구단 체제에서는 팀당 최대 4일까지 쉬는 문제가 발생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경기를 적게 하면 수익이 줄어든다. 결국 KBO는 보름 전에 버렸던 ‘팀당 136경기 카드’를 다시 주워 와야 했다. KBO는 이 방식을 택할 경우 1군 등록 선수를 늘리거나 연장전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팀당 128경기든 136경기든 둘 다 차악(次惡)일 수밖에 없다. 일단 선수가 피해를 본다. 팀당 128경기를 하면 현행(133경기)보다 경기 수가 줄어 통산 기록 달성에 불리하다. 반면 월요경기를 실시하면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주전 선수는 휴식 없이 2주 내내 출전하는 경우도 생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야구팬들이다. 팀당 128경기를 하면 좋아하는 팀을 볼 기회가 줄어든다. 월요경기를 해서 경기 수가 늘어난다 해도 지방 팬들은 소외당할 가능성이 높다. 월요경기는 각 팀의 이동거리 증가를 막기 위해 중립경기로 치를 계획인데 중립경기는 흥행을 위해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어떤 결정이 나오든 선수와 팬이 피해자가 되는 기형적 구조의 원인은 홀수인 9구단 체제다. 이런 상황을 만든 건 9구단은 허용하고 10구단은 불허한 KBO 이사회다. 자신의 이익만 앞세운 구단들 탓에 정작 프로야구의 근본인 선수와 팬이 멍들고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힘차게 도약해야 할 한국 프로야구가 흔들리고 있다. 프로야구의 미래를 좌우할 제10구단 창단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구본능 총재와 9개 구단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을 당분간 유보하기로 했다. 》 ‘당분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10구단 창단 안이 언제 다시 상정될지는 알 수 없다. 사실상 ‘무기한 표류’인 셈이다. 내년부터 9구단 NC가 1군에 참여하기 때문에 한국 프로야구는 당분간 불안정한 홀수 구단 체제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 표결은 안 했지만 사실상 부결 며칠 전까지만 해도 10구단 창단 승인은 낙관적으로 보였다. 롯데 삼성 한화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야구팬의 여론이나 전체적인 이사회의 흐름은 찬성 쪽이었기 때문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해 표결을 하더라도 승인에 필요한 7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사회 개최 2, 3일 전부터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반대 측 구단들이 찬성 측 구단에 대해 대대적인 설득작업에 나선 것이다. 게다가 찬성 의사를 밝혔던 몇몇 구단도 표결에 거부감을 보였다. 표결을 할 경우 편 가르기로 비칠 수 있고 향후 10구단 창단작업을 진행하는 데도 도움 될 게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다수 이사가 표결에 부담을 느끼면서 KBO는 결국 표결을 강행하지 못했다. 명목상 당분간 유보였지만 실제로는 부결인 셈이다. 이사회는 “아마추어 야구의 전반적인 여건이 성숙된 뒤 10구단을 창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고교 20개팀, 중학교 30개팀 창단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퇴행은 불가피 내년부터 9구단 체제가 되면서 한국 프로야구는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는 “홀수 구단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월요일 경기와 중립지역 경기 편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파행적인 리그 운영은 불가피하다. 5월 실행위원회에서 결정한 내년 시즌 팀당 경기는 128경기다. 올해 133경기에 비해 5경기가 줄어 기록적인 면에서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짝이 맞지 않아 4일을 쉬는 구단도 나온다. 만약 월요일 경기를 편성해 팀당 136경기를 치른다고 해도 문제다. 이 경우 13일을 연속해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 우천 등으로 경기 일정이 밀리면 하루에 2경기(더블헤더)도 해야 한다. 선수들의 부상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홀수 구단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 구단 관계자는 “우리 실정에서 8개 구단이면 충분하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 구단 수의 축소는 곧 리그의 퇴보를 의미한다. “그럴 바엔 9구단은 왜 만들었느냐”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선수협 “올스타전, WBC 보이콧” 제10구단 창단이 불발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10구단 유치 활동을 벌여온 경기 수원시와 전북도는 이사회의 결정에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예고한 바와 같이 올스타전과 내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거부하고 선수노조를 설립해 구단 이기주의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연기한 것은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야구팬이 준 사랑을 특권인 양 생각하며 (구단들이) 프로야구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비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화 선수단은 종종 머리에 변화를 주며 심기일전을 노리곤 했다. 한화 김태균은 2008년 팀이 개막 후 5연패에 빠지자 삭발을 하며 정신을 재무장한 끝에 그해 홈런왕(31개)에 올랐다. 한화 류현진도 연패에 빠질 때마다 염색이나 파마로 마음을 다잡으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19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짙은 갈색으로 염색도 했다. 팀이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변화를 준 것이었다. 머리에 손을 댄 건 한 감독뿐이 아니었다. 주장 한상훈부터 머리를 빡빡 밀었다. 전임 주장이었던 신경현을 비롯해 김태균 최진행이 연이어 삭발을 감행했다. 감독과 선수가 한마음이 된 한화는 4번 타자 김태균과 에이스 류현진 없이도 LG를 3-1로 꺾었다. 한화는 0-0으로 맞선 3회 정범모가 LG 선발 주키치를 상대로 솔로포를 날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5회 2루수 백승룡의 송구 실책으로 LG에 1점을 헌납해 동점이 됐지만 이어진 6회 공격 2사 2, 3루에서 오선진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한화의 위기관리 능력도 빛났다. 선발 유창식이 7회 2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의 위기에 놓였을 때 LG는 1루에 대주자 이대형을 기용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한화의 두 번째 투수 마일영은 LG의 큰 이병규(9번)를 병살타 처리한 뒤 작은 이병규(7번)까지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8회에도 새 외국인 투수 션 헨이 2사 1, 2루의 위기에 몰리자 바뀐 투수 안승민이 LG의 최동수를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 덕분에 6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유창식은 시즌 3승째(2패)를 거뒀다. 주키치는 올 시즌 첫 패(8승)를 당했다. 롯데는 문학에서 선두 SK를 5-1로 이겼다. 롯데 타선은 올 시즌 첫 선발로 나선 SK 신승현을 초반부터 두들겼다. 1회 타자 일순하며 4점을 뽑았다. 공에 입을 갖다대는 버릇 때문에 ‘부정 투구’ 논란에 휩싸였던 롯데 이용훈은 6이닝 동안 1실점하는 호투로 6승째를 거뒀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근대 5종은 펜싱, 수영, 승마, 복합경기(육상+사격) 순으로 경기를 치른다. 올림픽에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직접 시상하는 데다 폐회식 전날 열릴 만큼 위상이 높다. 한국은 역대 올림픽 근대 5종에서 노 메달에 그쳤지만 다음 달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새 희망을 키우고 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삼았다. 2009년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 남녀 개인 및 단체 등 7개 종목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휩쓸었던 기대주 정진화(23), 황우진(22), 양수진(24)이 메달 사냥에 나선다. 올림픽에서는 남녀 개인전만 열린다. 18일 서울 한국체대에서 만난 이들을 통해 근대 5종 대표팀의 꽉 짜인 하루 일과를 재구성했다.○ 수영 대표팀은 오전 5시 40분 숙소인 경기 성남 국군체육부대에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기상 직후 수영장에서 찬물을 헤치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근대 5종에선 200m를 헤엄쳐야 한다. 영법의 제한은 없지만 대부분 체력 부담이 적고 속도가 빠른 자유형을 택한다. 근대 5종 선수 중엔 유독 수영 선수 출신이 많다. 황우진과 양수진도 수영을 배우다 전업했다.○ 승마 수영이 끝나면 아침 식사 후 체육부대 내 경마장으로 향한다. 21일부터는 승마 실력 향상을 위해 일주일에 2번씩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훈련한다. 승마는 말과의 기 싸움이 중요하다. 정진화는 “경기 20분 전에 추첨을 통해 말이 배정되는데 눈빛과 힘으로 처음 보는 말을 제압해야 한다”고 했다. 120cm 높이의 장애물 15개가 놓인 12코스를 지나는데 장애물 2, 3개짜리 코스를 큰 실수 없이 통과하는 게 관건이다.○ 펜싱 점심 식사 후에는 한국체대 근대 5종 펜싱경기장으로 이동해 칼을 휘두른다. 펜싱에선 한 번 찔리면 패배를 뜻한다. 선수들의 눈빛은 날카롭기만 했다. 올림픽에는 남녀 각각 36명이 출전하는데 한 선수가 35명 모두와 1분씩 겨룬다.○ 복합경기(육상+사격) 훈련의 대미는 복합경기로 장식한다. 제한시간 70초 안에 공기권총으로 10m 떨어진 과녁에 5발을 명중시킨 뒤 1km 코스를 달리는 과정을 3차례 반복한다. 뛰다 보면 심박수가 올라가 사격이 힘들어지기에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남경욱 총감독은 “런던의 경기장과 지형이 유사한 올림픽공원 내 몽촌토성에서 육상 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훈련을 마친 대표팀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나만도 힘들 텐데 5개 종목을 모두 잘해야 하니 부담도 5배다. 하지만 이미 각종 대회에서 메달 행진을 이어온 이들은 자신감에 차있다. 정진화와 황우진은 5월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한조를 이뤄 계주경기 금메달을 따냈다. 황우진이 “로마에서 금메달 맛을 보니까 그 맛을 알겠다. 올림픽 메달은 얼마나 더 맛있겠느냐”며 웃었다. 옆에 있던 정진화와 양수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9인조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는 열혈 두산 팬이다. 연예인 가운데 유일하게 두산의 시구와 시타를 모두 경험했다. 2007년 데뷔한 뒤 아무리 바빠도 1년에 한두 번은 잠실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했다. 윤아와 두산은 ‘혈연지간’이기도 하다. 두산 통역 남현 씨는 윤아의 외사촌 오빠이다. 윤아는 15일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린 잠실을 찾아 두산 홈 유니폼과 같은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두산은 윤아의 응원 속에 화끈한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 팀 내 타율 1위인 김현수는 2회 삼성 최형우의 뜬공을 잡다가 이종욱과 부딪쳤지만 끝까지 공을 놓치지 않았다. 비록 김현수는 허벅지와 무릎 통증으로 4회 이성열과 교체됐지만 타선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수빈과 손시헌은 1-0으로 앞선 5회 찬스를 놓치지 않고 1타점씩 추가했다. 윤석민은 3-1로 앞선 8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2루 주자 허경민을 불러들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선발 이용찬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낙차 큰 포크볼(38개)과 커브(13개), 슬라이더(7개) 등 변화구 위주로 삼성 타선을 7이닝 6안타 1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이날 던진 공 112개 중 직구는 54개뿐이었다. 6승(5패)째를 거둔 이용찬은 삼성전에서만 3승을 챙기며 ‘삼성 킬러’로 우뚝 섰다. 특히 삼성 이승엽과는 이날까지 10번 만나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안타 하나 허용하지 않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SK는 문학에서 한화를 4-2로 이기고 올 시즌 한화전 7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처음 3번 타자로 출전한 김강민은 8회 2타점 결승 2루타를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 나이로 39세인 최영필은 8회 구원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2010년 6월 18일 대구 삼성전 이후 728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KIA와 LG는 군산에서 올 시즌 가장 긴 4시간 52분 동안 혈투를 펼쳤지만 연장 12회 끝에 3-3으로 비겼다. 넥센과 롯데도 연장 12회 끝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그는 2006년 SK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불과 5경기밖에 못 뛴 무명이었다. 데뷔 7년차지만 올 시즌 전까지 안타 하나 없었다. 하지만 대주자로서 그의 주루 능력은 남달랐다. 빠른 발로 꾸준히 득점을 쌓았다. 그는 호수비까지 수차례 선보이며 실력을 인정받아 어느새 팀의 주전 좌익수로 자리 잡았다. 그의 이름은 김재현(25)이다. 대주자는 1군에 살아남기 좋은 포지션이다. 작전상 팀에 한두 명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의 눈에 띌 기회를 많이 잡는 편이다. 대주자는 당연히 발이 빨라야 하지만 그만큼 머리 회전도 빨라야 한다. 김재현은 대주자로 뛸 때 타석에 있는 동료가 치기 좋은 공을 유도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그는 “대주자로 나서면 계속 허리를 좌우로 흔들며 도루를 할 듯 말 듯한 인상을 준다. 항상 상대 배터리를 헷갈리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움직임을 본 상대 포수는 도루 견제를 위해 투수에게 타자가 치기 좋은 바깥쪽 공을 요구할 확률이 높아진다. 수비수들 역시 언제 도루할지 몰라 긴장하게 된다. 대주자는 또 타구가 뻗는 순간 뛸지 말지 혹은 어디까지 갈지를 동물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상대 투수가 어느 타이밍에 구속이 느린 변화구를 던질지 예측해야 도루에 성공할 수 있다. LG 대주자 요원 양영동은 “경기 때마다 계속 상대 투수를 보며 퀵 모션 속도나 변화구 타이밍을 머릿속에 새겨 놓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까지 주전과 대주자를 오가며 활약했지만 왼쪽 손목 부상을 당해 잠시 2군으로 내려갔다. 대주자의 최종 목표는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는 주전이다. 그래서 주루뿐 아니라 타격도 꾸준히 연습한다. 대주자는 대부분 마른 체형이지만 힘을 늘리기 위해 체중을 불릴 수는 없다. 대주자로서의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 대주자 요원 강명구는 “대주자에게 도루는 홈런”이라고 했다. 그만큼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는 대주자가 도루를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대주자들은 오늘도 베이스에 서서 ‘홈런 부럽지 않은’ 도루를 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어? 누구지?” LG와 삼성의 시범경기가 열린 3월 18일 잠실구장. 야구 관계자들은 LG 선발투수를 보며 술렁였다. 생소한 이름의 투수가 이승엽 최형우가 버틴 삼성 타선을 4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제압했기 때문이다. 이승우(24) 얘기다. 그는 장충고를 졸업하고 2007년 LG에 2차 3라운드 19순위로 지명됐다. 하지만 그는 2009년 5경기에서 3패에 평균자책 8.31을 기록한 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프로 입단 후 지난해까지 그는 철저히 무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올해 LG 선발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 이승우가 ‘10전 11기’ 만에 꿈을 이뤘다. 13일 잠실 SK전에서 11번째 선발 등판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그는 직구가 최고 시속 139km에 그쳤지만 싱커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5이닝 동안 7안타(1홈런) 4실점한 뒤 8-4로 앞선 6회 마운드에서 내려와 승리 투수 조건을 채웠다. 팀 타선은 1-2로 뒤진 3회에만 무려 6점을 뽑아내며 이승우의 첫 승을 도왔다. LG는 10-6으로 이겨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팀 동료 유원상은 경기 후 첫 승 소감을 밝히는 이승우에게 ‘케이크 세례’를 하며 축하했다. 넥센은 목동에서 박병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KIA에 6-5로 이겼다. 넥센과 KIA는 8회까지 5-5로 맞섰다. 승부는 9회말에 갈렸다. 넥센은 1사 후 이택근이 우중간 2루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고 4번 타자 박병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좌익수 왼쪽으로 깊숙이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넥센은 KIA에 2연승하며 LG와 공동 2위에 올랐다. 두산은 사직에서 롯데를 7-1로 꺾고 4연패를 끊었다. 두산은 0-1로 뒤진 7회 2사 만루에서 대타 이성열이 친 행운의 싹쓸이 안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8회 1사 만루에선 이종욱과 고영민의 적시타, 양의지의 밀어내기 볼넷 등으로 4점을 뽑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니퍼트는 7이닝 4안타 1홈런 1실점으로 호투하며 7승째를 챙겼다. 삼성은 대구에서 한화를 7-1로 이겼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요즘 한국 프로야구가 뜨겁다.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 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크게 늘었다. 6일에는 역대 최소인 190경기 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그라운드 이면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도 뜨겁다. 바로 ‘제10구단 창단’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제9구단 NC가 창단해 내년부터 9개 구단이 1군 리그를 치르게 된 가운데 10구단 창단 여부를 놓고 기존 8개 구단의 견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왔다. 12일 이사회는 표결을 통해 10구단 창단 여부를 공식적으로 결정한다. 당초 반대하던 한 구단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10구단 창단이 급물살을 탈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찬성 측은 물론이고 반대 측의 논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에 10구단은 필수조건일까 아니면 시기상조일까. 》■ SK KIA LG 넥센 “이래서 찬성한다”“10구단 창단을 유예하고 9구단에서 멈추자는 건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하자고, 고지가 저기라고 같이 나왔는데 베이스캠프에서 주저앉은 꼴이다. 위험할 순 있지만 다 같이 목표로 했던 것 아닌가. 그러면 가야 한다.”10구단 창단에 찬성하는 4개 구단 사이에도 적지 않은 이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장석 넥센 사장의 말처럼 지난해 제9구단 NC의 출범은 10구단 창단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 “10구단 출범은 순리다”지난해 NC가 경남 창원을 연고로 창단하려 할 때 반대표를 던진 구단은 부산을 연고지로 한 롯데가 유일했다. 하지만 10구단 얘기가 나오자 각종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구단이 늘었다. “만약 문제를 제기하고 반대를 하려 했다면 9구단 출범 때 했어야 옳았다”는 것이다. 신영철 SK 사장은 “지난해 제9구단 창단을 결정할 때 현재 우리 야구 시장 규모라면 8개 구단으로 족하지 않으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독점해 왔던 한국 프로야구 판에 새로운 자극을 줌으로써 활기를 불어넣어 보자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전체 파이를 키워 10구단까지 가자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고 했다. 이어 “반대 구단들의 논리도 공감할 부분은 있다. 그러나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앞장서서 프로야구 판을 견인해 갈 필요가 있다. 요즘처럼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을 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장석 사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야구는 활황이다. 9개에서 10개 구단으로 가는 건 순리다. 10개 팀이 되면 단기적으로 경기 수준 등이 떨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경기 수가 늘고 더 많은 선수가 유니폼을 입으면 전체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홀수 구단 체제로 가면 공멸할 수도 있다”홀수 구단 체제인 9구단 체제로 갈 경우 리그 운영이 파행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도 있다. 당장 NC가 1군에 참여하는 내년부터 팀당 경기 수가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든다. 또 최대 4일까지 경기를 치르지 않는 팀도 생긴다. 이삼웅 KIA 사장은 “짝수 구단 체제로 가지 않으면 모처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프로야구가 공멸의 길을 밟을 수도 있다. ‘짝수 구단으로 가야 한다’는 큰 틀에서 10구단 창단에 조건부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장석 사장은 “경기 수의 축소는 리그의 퇴보를 의미한다. 야구는 기록경기인데 경기가 줄면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없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 수를 늘려야 선수들의 체력과 기술, 나아가 국제 경쟁력까지 좋아진다”고 했다. 전진우 LG 사장은 “야구는 이미 스포츠를 넘어 많은 사람이 보고 즐기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10구단 창단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야구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10구단 창단은 야구 판 전체에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 ○ “막무가내식 창단은 지양해야 한다”이 4개 구단은 원론적으로 10구단 창단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무조건 10구단이 생겨야 한다’는 식의 여론몰이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신 사장은 “야구인들 가운데는 ‘10구단 반대론자=야구의 적’이라고 공공연히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야구는 많은 돈이 드는 비즈니스다. 무조건적 희생을 강요하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10구단이 제대로 창단하려면 각 구단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 등 모두 자기가 맡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구체적 대안이나 제도적 뒷받침 없이 입으로만 10구단을 부르짖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삼웅 사장도 “10구단 창단을 현행 프로야구계의 다양한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고교 야구 활성화나 지역 연고제 등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롯데 두산 한화 삼성 “이래서 반대한다”“내가 욕먹는 건 상관없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프로야구가 망가지는 걸 지켜볼 수는 없다.”프로야구 10구단 창단 반대의 중심에 선 장병수 롯데 사장의 주장은 한결같다. 야구팬의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장 사장은 십자가를 짊어진 사람처럼 흔들림이 없다. 그가 독불장군처럼 비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10구단 반대’ 논리를 펴는 이유는 뭘까.○ “중견기업, 프로야구단 운영 감당 못 한다”장 사장의 ‘10구단 시기상조론’은 결국 ‘돈’ 문제다. 중소기업이 오랫동안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가장 팬층이 두껍다는 롯데도 지난해 모기업에서 120억 원을 지원받았다. 매년 250억 원 이상 지원받는 구단도 있다. 지금 같은 구조에서 신생 구단이 꼴찌에서 벗어나려면 5년의 시간과 1000억 원 이상의 돈이 든다. 신생 구단을 맡는 기업은 자금 압박을 이겨내기 힘들 수밖에 없다. 거기에 1군 무대에서 하위권을 전전하다 보면 팬들도 떠난다. 이러다 10구단이 망할 경우 프로야구 전체가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인구 대비 프로야구 구단 수가 많다는 것도 10구단 반대론의 단골 메뉴다. 인구가 약 3억 명인 미국은 프로야구 구단이 30개, 약 1억2000만 명인 일본은 12개다. 인구 1000만 명당 1개 구단꼴이다. 하지만 인구 약 5000만 명의 대한민국은 이미 9개 구단 체제다. 팬 확보가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 “야구 저변 확대부터 준비하라”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들은 “야구 저변을 확대하는 작업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야구의 젖줄인 고교야구의 저변은 나날이 악화되는데 프로야구단 수만 늘리면 수준이 떨어질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정승진 한화 사장은 ‘프로 구단 수가 늘면 중고교 야구팀 수도 늘어난다’는 논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프로야구 구단의 3군을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선수 수급 구조를 가다듬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고교야구 수준은 갈수록 떨어져 프로 구단에서의 재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프로 3군 육성은 그래서 중요하다. 3군이 활성화되면 코치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장 사장은 기존의 8개 구단이 이미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롯데는 2007년 경남 김해에 상동 2군 전용 야구장을 건립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했지만 쓸 만한 선수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70명 정도의 2, 3군 선수를 육성하고 있지만 매년 1군에서 뛸 만한 선수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가 이 정도인데 10구단이 제대로 선수 수급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김승영 사장 역시 지역 연고 부활 등 고교야구를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10구단 창단과 지역 연고 부활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10구단 창단의 전제 조건은 결국 선수 수급이기 때문이다. 현행 전면 드래프트제는 사실상 지역 내 유망주를 방치하게 만든다. 사명감을 갖고 유망주들을 키우기 어렵다. 유망주의 해외 유출도 막을 길이 없다.”○ “10구단 하더라도 결국 한두 구단은 망한다”10구단 반대론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기업이어야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건 편향된 시각이다”라거나 “제9구단 NC의 1군 진입을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승인해 놓고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라는 견해가 나온다.그런데도 장 사장의 ‘10구단 필패론(必敗論)’은 굳건하다. “짝수 구단 체제로 가야 하기 때문에 10구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허약한 논리다. 현재 팀 수가 홀수냐 짝수냐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 10구단을 창단한다 해도 (어차피 몇 해 뒤 어떤 구단이 망하면) 8구단 또는 9구단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구단 때문에 프로야구가 다시 퇴보하길 바라는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직장인은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이면 무기력해지는 ‘월요병’을 앓는다. 야구팬도 그렇다. 일주일 중 유일하게 경기가 없어서다. 내년에는 9개 구단으로 늘어나게 돼 월요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게 사실이다.홀수 구단으로 치러지는 내년 시즌은 한 팀이 주말 3연전이나 주중 3연전 때 사흘을 쉬어야 한다. 월요일이 겹치면 최대 4일까지 쉬게 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주말 3연전을 쉰 팀과 주중 3연전에 쉴 팀의 한 경기를 월요일에 하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나왔다. 각 구단의 시각에서도 월요 경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월요 경기가 생겨 팀당 경기 수가 늘면 수익도 늘기 때문이다.월요일 한 경기 제안을 현실화하려면 총 36번의 월요일이 필요하지만 정규시즌이 6개월여를 소화하는 현행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하다. 월요일에 두 경기를 하면 상황에 따라 최대 10연전을 치르는 팀이 나올 수 있어 강행군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된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상정한 ‘각 팀당 월요경기 1회를 포함해 1년에 136경기를 치르는 안’은 채택되지 못했다. 그 대신 9개 구단 단장은 5일 KBO 실행위원회에서 내년 시즌에는 월요 경기 없이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안을 확정했다. 올해까지는 팀마다 팀간 19차전씩 치렀으나 내년에는 각 팀이 2연전 2번과 3연전 4번을 소화하게 돼 팀당 16번씩 맞붙는다. 만약 월요 경기가 잡혔다면 방문 팀은 경기를 치른 뒤 다시 이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말 3연전을 광주에서 치른 롯데가 잠실 월요경기에 나선다면 경기 후 바로 다음 날 경기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구단들이 잦은 이동에 따른 부담을 피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야구팬의 월요병 치유가 쉽지는 않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SK는 선발 투수진이 구멍 난 상태다. 외국인 투수 로페즈는 방출됐고 송은범은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윤희상 등 나머지 선수마저 불안하다. 제 역할을 하는 투수는 마리오뿐이다. 그런 SK가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막강 불펜진 때문이다. 선발이 무너져도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는 게 SK의 야구다. SK의 철벽 불펜은 7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SK 선발 박종훈은 제구력 난조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한 뒤 조기 강판됐다. 이만수 감독이 경기 전 “종훈아, 제발 잘해라”라며 응원했지만 허사였다. 하지만 ‘잇몸’인 불펜진이 투혼을 발휘했다. 박종훈에 이어 등판한 이재영은 4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 나이로 서른아홉 살인 최영필도 1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버텼다. 이어 필승 계투 박희수-정우람이 각각 8회와 9회를 책임지며 2-1 승리를 지켰다. 정우람은 이날 11세이브(1승 2패)째를 기록하며 자신의 최연소 500경기 출장 기록(27세 6일)을 자축했다. 종전 500경기 출장 기록은 두산 이혜천의 27세 1개월 15일. 한화 류현진(사진)은 또다시 3승 사냥에 실패했다. 롯데는 대전에서 한화에 9-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3회까지 0-5로 밀렸다. 하지만 강민호가 4회 상대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날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는 6회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본격적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7회 3점을 추가해 6-7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더니 9회 손아섭의 2타점 역전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한화는 6회부터 류현진에 이어 투수 5명을 총동원했지만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류현진은 4경기째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LG는 목동에서 라이벌 넥센을 4-3으로 꺾었다. 정성훈은 3-3으로 맞선 8회 넥센 오재영을 상대로 결승 솔로포(11호)를 날렸다. 6일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 신고 선수 출신인 이천웅도 4회 프로 첫 홈런인 2점 홈런을 치며 존재감을 알렸다. LG는 넥센과의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넥센에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다. KIA는 광주에서 삼성을 5-4로 이겼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세계 경제의 불안정 속에 엔화와 달러 가치가 연일 오르고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에서만큼은 다르다. 엔화와 달러의 희비가 엇갈린다. 일본에서 돌아온 타자들은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화 김태균(30)과 삼성 이승엽(36), KIA 이범호(31) 등 일본 U턴파는 팀의 중심타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모두 올 시즌 타율이 6일 현재 일본에서 뛰었을 때보다 크게 올랐다. 일본 지바 롯데 시절인 2010∼2011년 타율 0.265였던 김태균은 올해 국내 복귀 후 유일한 4할 타자(0.416)로 뛰고 있다. 일본에서 8년 통산 타율 0.257에 그친 이승엽도 국내에선 타율 4위(0.341)에 올랐다. 2010년 일본에서 2할대 초반(0.226)에 머물렀던 이범호 역시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4할 가까운 타율(0.368)로 메마른 팀 타선의 단비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타자들이 맹활약하는 건 제구력이 정교한 일본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내공을 기른 덕분이다. 이광권 SBS 해설위원은 “이들은 일본에서 포크볼이나 체인지업처럼 유인구에 많이 속았다. 몸쪽에 바짝 붙이는 공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 단련이 되면서 한국에 돌아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프로야구는 5일 현재 평균자책 1점대 이하인 투수가 13명에 이를 만큼 ‘투고타저(投高打低)’ 성향이 강하다. 한국에는 1점대 투수가 한 명도 없다. 반면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들은 고난의 연속이다. 한화 박찬호(39)는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답지 않다. 9경기에 나서 고작 2승(4패)뿐이다. 관중 동원에는 성공했지만 성적으로는 기대에 못 미쳤다. 넥센 김병현(33) 역시 3년의 공백이 커 보인다. 직구는 시속 140km 중반까지 나오지만 변화구 제구가 잘 안돼 국내에선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야구 전문가들은 박찬호와 김병현이 공을 던지는 팔의 위치가 과거에 비해 변했다고 지적했다. 오버핸드스로 투수인 박찬호는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 되면서 팔이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언더핸드스로 투수였던 김병현은 이제 사이드암스로에 가깝다. 투수가 나이가 들거나 힘이 떨어질수록 팔이 점점 중간 위치로 향한다는 얘기다. 노련함과 관록만으로는 세월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승리였다.” 한대화 한화 감독이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6일 롯데와의 대전 홈경기에서 3-2로 신승한 뒤의 일이다. 이날 경기는 한 감독의 생각대로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이날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야 했다. 그런데 막상 선발 마운드에 오른 것은 전날까지 2군에 머물던 송창식이었다. 여기엔 여러 가지 포석이 깔려 있었다. 류현진은 한국 최고의 왼손 투수지만 유독 낮 경기에서는 부진했다. 상대 선발이 롯데 에이스 송승준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한화로선 에이스인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류현진이 패하면 1패 이상의 악영향이 미친다. 이날 송창식의 피칭은 한 감독의 기대 이상이었다. 올해 1군에서 단 1승도 없던 송창식은 막강 롯데 타선을 맞아 5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3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최고 시속 147km의 빠른 공을 주무기로 슬라이더와 커브 등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타선 역시 송승준을 효과적으로 무너뜨렸다. 0-0이던 2회 2사 1, 3루에서 오선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1-1 동점이던 5회에는 강동우의 중전 적시타와 한상훈의 2루타로 승부의 균형을 깼다. 한화는 6회부터 바티스타-정재원-마일영-안승민으로 이어진 불펜을 총동원해 3-2,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깜짝 선발’ 송창식은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8월 21일 잠실 두산전 이후 290일 만의 선발승을 따냈다. 2연승을 거둔 한화는 7일 류현진을 내세워 롯데와의 3연전 싹쓸이에 도전한다. 넥센은 강정호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LG를 5-3으로 꺾었다. 홈런 선두 강정호는 15, 16호 홈런을 연달아 쏘아 올리며 9경기 만에 홈런 갈증을 풀었다. 삼성 이승엽도 KIA와의 경기에서 8회 시즌 12호 2점 홈런을 치며 팀의 12-3 대승에 일조했다. 두산은 연장 10회에 터진 김동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SK를 2-1로 이겼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4개 구장에는 6만4305명의 관중이 찾아 역대 최소인 190경기 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305만7899명)했다. 광주, 목동구장(이상 1만2500명)과 대전구장(1만3558명)은 만원을 기록했다.대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이대호가 퍼시픽리그 5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대호는 5월 한 달간 타율 0.322(87타수 28안타), 8홈런, 19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초반 부진을 떨쳐냈다. 그는 5월 타격 감각이 살아나며 4일 현재 퍼시픽리그 홈런 1위(10개), 타점 4위(32점)다. 한국 선수가 월간 MVP를 수상한 건 2006년 6월 이승엽(삼성·당시 요미우리)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나이스 피차(Pitcher·투수)! 나이스 빠따(Batter·타자)!” 북일고와 장충고의 제66회 황금사자기 결승전이 열린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선 양 팀 선수들 부모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아버지들은 확성기를 들고 꽹과리를 치며 ‘피차’와 ‘빠따’를 연호했다. 어머니들은 정성껏 싸온 음식을 나눠주며 응원을 도왔다. 이들 부모의 헌신엔 자식이 프로에 지명받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올해 황금사자기는 최초로 ‘9구단’ NC의 안방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NC는 창단 첫해인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7명을 뽑았다. 덕분에 고교나 대학을 갓 졸업한 94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 78명보다 20%나 늘었다. NC는 내년에도 14명 이상 신인을 뽑을 예정이다. 만약 10구단까지 창단한다면 2002년 신인 드래프트(104명) 이후 처음으로 100명이 넘는 신인이 프로 무대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 이후 2차 지명 정원은 12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 한 팀의 정원이 65명인데 너무 많은 신인을 받으면 그만큼 기존 선수가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단의 입장도 일리가 있다. 따라서 많은 유망주가 프로 유니폼을 입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새 구단을 창단하는 것이다. 기존 구단이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리그의 질적 저하’다. 수준 미달의 선수를 뽑아 쓰면 프로야구 전체의 질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번 황금사자기 우승팀 북일고의 사례를 보면 이는 섣부른 걱정임을 알 수 있다. 이정훈 감독 부임 전인 2008년까지만 해도 북일고는 최약체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 감독의 피땀 어린 조련으로 올해 고교야구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는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고 했다. 특급대우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맥없이 무너지는 고졸 선수도 적지 않다. 반면 신고 선수로 들어와 팀의 간판이 되기도 한다. ‘야구 몰라요’라는 말처럼 야구 선수의 미래도 알 수 없다. 어린 선수는 기회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이번 황금사자기에 참여한 팀의 학부모들은 9구단의 안방에서 10구단의 희망을 담아 ‘피차’와 ‘빠따’를 외쳤다. 8개 구단은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논의를 유보했다.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외침은 언제쯤 그 응답을 들을 수 있을까.조동주 스포츠레저부 djc@donga.com}

“아직도 제 공이 마음에 안 들어요.” 제66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북일고 투수 윤형배는 우승한 뒤에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난 아직 고교생일 뿐이다. 류현진(한화)이나 윤석민(KIA) 선배 정도는 돼야 잘 던졌다고 할 수 있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대회의 나는 윤형배답지 않았다. 제구가 안 됐다”고 자책하기까지 했다. 윤형배는 북일고의 에이스다. 그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22와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1자책)의 위력투를 선보이며 3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은 0.41에 불과하다. 2일 덕수고와의 4강전에서 공 147개를 던지며 9이닝 2실점(1자책) 완투한 뒤 다음 날 열린 장충고와의 결승전에 구원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팀 우승을 책임졌다. 그는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 수많은 사람이 떠올랐다. 같이 뛴 동료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형배는 국내 스카우트들로부터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시속 153km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다. 경기 운영 능력까지 탁월하다. 이 때문에 대회 기간 내내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마산구장을 직접 찾아 그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그동안 국내 잔류에 무게를 뒀던 윤형배는 이날 우승 직후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지난해보다 올해 투구가 더 나아진 것 같다”며 빅리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신인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는 제9구단 NC 역시 그의 입단을 절실히 바라고 있어 윤형배를 놓고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창원=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지난달 28일 열린 북일고와 신일고의 황금사자기 8강전. 북일고는 이날 9-0으로 7회 콜드 게임 승을 거뒀지만 이정훈 북일고 감독(사진)은 경기 후 선수에게 호통을 쳤다. 선수들이 경기 초반 크게 앞선 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야구는 멘털(정신력) 스포츠다. 특히 고교야구는 이기든 지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기본이다. 기량은 그 다음”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2일 덕수고와의 4강전에서 9이닝 2실점(1자책)으로 완투승한 윤형배에게도 경기가 끝난 뒤 쓴소리를 했다. 이날 공을 147개나 던졌다는 게 이유였다. 이 감독은 “야구는 오늘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지금 몸을 잘 만들어야 대학이나 프로에서도 좋은 선수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감독의 질타에는 선수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애정이 녹아 있다. 현역 시절 ‘악바리’로 불렸던 이 감독은 ‘지옥 훈련’으로도 유명하다. 선수들과 똑같이 일찍 일어나 늦게까지 훈련한다. 그는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선수들의 인생이 걸렸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부터 다잡는다. 감독이 열심히 하니 선수들도 잘 따라 온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북일고 선수들이 보여준 조직력은 이 같은 지옥 훈련의 결과물이었다. 야수들의 매끄러운 수비와 상대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가 그랬다. 이 감독은 3일 장충고를 꺾고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칭찬만 하진 않았다. “투수 윤형배가 힘든 와중에 잘 던졌고 포수 신승원이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북일고 야구’를 보여준 건 아니다. 천안으로 돌아가면 우승의 기쁨은 잊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것이다.” 그런 그를 ‘고교야구의 김성근 감독’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창원=조동주 기자 djc@donga.com}

1977년 창단한 북일고는 지난해까지 전국 대회 우승만 23번 차지한 야구 명문이다. 김태균(한화)과 고원준(롯데), 유원상(LG)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하지만 유독 황금사자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1990년대까지는 결승전 무대도 밟지 못했다. 2002년 창단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를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그 후 3차례(2003, 2007, 2009년)나 준우승에 그쳤다. 2009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정훈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내 손으로 꼭 다시 한 번 황금사자를 품고 싶다. 준비도 충분히 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 감독은 지난해까지 3년간 전국대회에서 10번 결승전에 진출해 5번 우승했다. 하지만 단일 언론사 주최 고교 야구 대회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황금사자기를 차지하지 못한 게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다. 이 감독은 부임 첫해 이 대회 결승에서 충암고에 0-3으로 완패한 아픈 기억도 있다. 황금사자에 목말랐던 북일고가 10년 만에 금빛 황금사자의 주인이 됐다. 북일고는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장충고를 4-2로 꺾고 대회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상대 장충고는 2007년 이 대회 결승에서 북일고에 0-3 완패를 안긴 팀. 북일고는 5년 만에 열린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이날 양 팀 모두 에이스를 선발로 내세우지 못했다. 북일고 에이스 윤형배는 전날 덕수고와의 경기에서 9이닝을 완투하며 무려 147개의 공을 뿌렸다. 장충고 에이스 조지훈 역시 충암고와의 준결승에서 138개의 공을 던졌다. 이들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양 팀 제2선발 중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다. 북일고에서는 이 역할을 선발 투수 정혁진이 해냈다. 왼손 투수인 정혁진은 7명의 왼손 타자가 포진한 장충고 타선을 맞아 5와 3분의 2이닝을 3안타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3-1로 앞선 6회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윤형배는 수비 실책으로 1실점(비자책)을 내줬을 뿐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나 볼넷을 1개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지켰다. 북일고 타선은 1회부터 3회까지 매회 1점씩 뽑아내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번 타자 신승원은 3-2로 앞선 9회초 1사 1, 3루에서 귀중한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포수 신승원은 수훈상과 타격상(0.533), 최다타점상(10개)을 휩쓸었다. 4경기에 등판해 3승에 평균자책 0.41을 기록한 윤형배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화 류현진(사진)은 외롭다. 등판하기만 하면 팀 타선이 침묵한다. 뒤를 지켜줘야 할 수비도 불안하다. 그런데도 주변에선 그에게 기대를 건다. 결국 믿을 건 자신밖에 없다. 투수 홀로 아웃을 잡을 수 있는 건 삼진뿐이다. 류현진이 삼진에 집착하는 듯이 보이는 이유다. 류현진은 1일 현재 70이닝을 던져 삼진 93개를 기록 중이다. 이 부문 압도적 1위다. 2위 롯데 유먼(49개)과는 무려 44개 차다. 투수가 삼진을 잡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이닝당 1.3개의 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의 삼진 비결은 바로 ‘초구 스트라이크’다. 그는 5월 31일 삼성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아냈다. 이날 상대한 29명의 타자 중 17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그중 12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 스트라이크의 비결은 다양한 구종이다. 직구와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4개를 섞어 던진다. 삼성전에선 1회 첫 타자 배영섭에겐 2연속 시속 140km대 강속구를 던져 플라이아웃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인 박한이에겐 110km대 커브를 연이어 꽂더니 체인지업-직구-슬라이더로 첫 삼진을 잡았다. 박한이에게 공 5개를 던지면서 이 4구종을 모두 사용했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수 싸움이 필요 없을 만큼 구종 4개를 완벽하게 익힌 유일한 투수”라고 했다. 류현진의 4구종 중 으뜸은 단연 직구다. 150km가 넘는 강한 공이 원하는 곳에 척척 꽂힌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직구를 보면 굳이 변화구를 안 던져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야구이론도 다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은 공 100개를 넘게 던진 경기 후반에도 150km대 공을 뿌릴 만큼 지구력도 강하다. 투구 폼도 타자를 속이는 데 한몫한다.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를 보면 구종에 상관없이 직구 때와 비슷한 팔 동작이 나온다. 당연히 타자가 구질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 2.57로 잘 던지면서도 2승 3패에 그치고 있다. ‘삼진왕’이란 타이틀은 그런 류현진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거리가 아닐까.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이번 주말 가려진다. 2일 열리는 덕수고-북일고, 장충고-충암고 4강전의 승자가 3일 대망의 결승에서 맞붙는다. 북일고는 에이스 윤형배를 내세워 2002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윤형배는 최고 시속 153km의 직구와 날카로운 커브, 슬라이더를 던지는 초고교급 투수다. 미국 프로야구 스카우트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맞서는 덕수고는 대전고와의 8강전에서 탈삼진 14개를 곁들이며 완봉승을 거둔 한주성을 내세워 맞불작전을 벌인다. 지난해 우승팀 충암고는 이번 대회 3연속 완투승을 거둔 에이스 왼손투수 이충호를 내세워 서울 라이벌 장충고와 한판 승부를 치른다. 장충고는 앞선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6.75득점한 폭발적인 타선으로 2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린다. 대회 주관 방송사인 채널A는 2일 낮 12시 덕수고와 북일고의 4강전을, 3일 오후 2시 결승전을 생중계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만루홈런 생각하고 쳐라.” LG 김기태 감독은 31일 롯데와의 방문경기 1-1로 맞선 9회 2사 만루에서 대타로 윤요섭을 기용하며 부담감을 ‘팍팍’ 줬다. 올 시즌 대타로 나와 전날까지 4타수 3안타를 쳐냈던 윤요섭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날 패하면 팀이 마지노선으로 삼은 5할 승률이 무너지기에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웠다. 윤요섭은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만루홈런만큼이나 영양가 만점이었다. 롯데 김성배로부터 좌익수 왼쪽을 뚫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올 시즌 첫 타점이었다. LG는 윤요섭의 결승타에 힘입어 롯데를 3-1로 꺾고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질 뻔한 위기를 넘겼다. 윤요섭은 ‘귀신 잡는 해병대’ 출신이다. 야구를 하고 싶어 선택한 해병이었다. 윤요섭은 단국대 4학년 때인 2005년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루라도 빨리 병역 의무를 해결하고 다시 프로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서 입대를 서둘렀다. 당시 가장 빨리 입대할 수 있었던 건 해병대였다. 그는 전방인 강화도에서 복무하며 강한 근성을 길렀다. 2008년 전역 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2010년 LG로 트레이드됐다. 윤요섭은 26세란 늦은 나이에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팀이 필요할 때마다 한 방을 터뜨려 왔다. 올 시즌 전엔 야구를 잘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이름을 ‘윤상균’에서 ‘윤요섭’으로 개명하며 각오를 다졌다. 윤요섭은 “감독님이 만루홈런 말씀을 하셔서 비슷한 거라도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팀에 할 수 있는 건 대타 한 방인데 역할을 해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대전에선 삼성이 한화를 3-2로 힘겹게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이날 1군 복귀전을 치른 지난해 홈런왕 삼성 최형우는 한화 에이스 류현진으로부터 시즌 첫 솔로홈런을 뽑는 등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한화 류현진은 삼성 이승엽에게 삼진 2개를 뽑아낸 것을 포함해 7이닝 동안 무려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무기력한 팀 타선 탓에 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