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김종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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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스포츠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골프, 농구, 야구, 라켓 종목 등을 체험하며 취재해왔습니다. 사람과 사랑, 땀과 꿈을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kjs0123@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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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세 골프천재’ 리디아 고, 달라진 외모엔 남다른 이유 있다?

    뉴질랜드 교포인 ‘골프 천재’ 리디아 고는 새해 들어 만 18세가 됐다. 뉴질랜드에서 이 나이가 되면 부모 동의 없이 결혼할 수 있고 참정권도 부여받는 등 달라지는 게 많다. 성인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리디아 고도 이제 어른이 됐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3월이면 고려대 신입생이 되는 리디아 고는 우선 외모부터 달라졌다. 모범생 이미지의 큼지막한 뿔테 안경과 작별을 고했다. 그는 지난 연말 국내에 있을 때부터 외부 행사에 콘택트렌즈를 끼고 나타나곤 했다. 최근 공개한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홈페이지 개인 프로필에는 안경 없이 한층 성숙해진 사진을 공개했다. 달라진 외모에 미국의 골프위크, 골프채널 등의 매체들은 “이달 말 리디아 고가 대회에 첫 출전했을 때 그를 못 알아볼지도 모르겠다”고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리디아 고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평소 그는 안경 착용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MG의 관계자는 “필드에서 땀이 나면 안경이 흘러내려 어려움을 겪었다. 따가운 햇볕 때문에 눈에 피로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연습을 하다 안경테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안경을 쓰다 시력교정수술을 받았던 과거 신지애와 달리 리디아 고는 시력 교정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미국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신인상에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현재 미국 플로다주 올랜도에서 세계적인 골프 교습가인 데이비드 리드베터와 새로운 시즌을 대비하고 있는 그는 28일 개막하는 미국LPGA투어 2015년 첫 대회인 코츠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세계 랭킹 2위로 시즌을 출발하는 리디아 고는 “18세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해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올해 부담도 느껴지지만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고 싶다. 늘 일관되고 꾸준한 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겉모습만큼이나 속도 꽉 차 보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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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밟히면서 성장하라” 유재학의 특별한 제자사랑

    프로농구 모비스 유재학 감독(52)은 1989년 말 모교 연세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때 인연을 맺었던 제자들은 어느새 자신과 같은 위치인 프로 감독들이 됐다. 90학번인 SK 문경은 감독(44)과 91학번인 삼성 이상민 감독(43)이 그 둘이다. 유 감독은 농구대잔치 스타인 문, 이 감독에게 각별한 기억도 있다. “문 감독은 처음 봤을 때 슈팅 거리가 엄청 길어 놀랐다. 이 감독은 영리하게 농구를 참 잘했다. 둘 다 한창때 나이여서 가끔 몰래 놀러나갔다 걸려 혼도 참 많이 냈다(웃음).” 문 감독과 이 감독에 서장훈까지 가세한 연세대는 농구대잔치 정상에 서며 성인 무대를 평정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유 감독은 어느덧 감독이 된 제자들과 코트에서 맞붙고 있다. 유 감독은 “선수로 봤던 아이들이 감독이 돼 벤치를 지키고 있어 처음엔 어색했다.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기도 하고. 참 대견스럽다”고 했다. 문, 이 두 감독은 사령탑이 돼서도 ‘만수’로 불리는 유 감독에게 여전히 배울 게 많아 보인다. 문 감독이 이끄는 SK는 2년 전 정규리그에서 우승까지 한 뒤 유 감독이 버티는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 전패로 무너졌다. 지난 시즌에도 SK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비스에 패해 탈락했다. 이 감독의 삼성은 13일 모비스에 75-100으로 완패해 역대 프로농구에서 특정 구단 상대 최다 연패 기록인 18연패에 빠졌다. 대학뿐 아니라 프로에서도 유 감독 밑에서 뛴 적이 있는 문 감독은 “유 감독님은 디테일이 강하고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지략가”라며 “주축 선수에게 무한한 신뢰를 줘서 그 선수가 책임감을 갖고 뛰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연세대에 진학한 이유도 유 감독님 때문이었다. 꾸중도 들어가며 게임 리딩 등에 대해 눈을 뜰 수 있었다. 감독이 된 뒤에도 마찬가지다”라고 고마워했다. 올 시즌 SK는 모비스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삼성은 최하위에 처져 있다. 처지는 달라도 두 제자를 향한 유 감독의 애정에는 차이가 없었다. 그는 “개인적인 인연을 떠나 각자 팀을 맡고 있으니 어떤 평가를 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문 감독은 리더십이나 전술 구사가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다. 이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지만 이런 과정을 헤쳐 나가면 나중에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주위에서도 기다리고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SK, 오리온스 누르고 단독 선두 한편 14일 경기에서 SK는 오리온스를 73-67로 꺾고 모비스를 제치고 단독 선두가 됐다. 전자랜드는 인삼공사를 85-72로 꺾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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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주말골퍼 특징 2년간 낱낱이 분석”

    일본 골프용품업체 던롭스포츠의 주력 브랜드인 젝시오는 2010년부터 한국형 모델을 내놓아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출시된 ‘젝시오 FG’와 ‘젝시오 프라임 로열 에디션’은 일본에서 구할 수 없는 한국 전용 클럽이다. 이 두 클럽 라인의 탄생을 주도한 던롭스포츠 오니시 아키오 개발총괄이사(56)는 신제품 론칭 행사가 열린 13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2년 동안 한국 골퍼의 스윙 스타일과 특성을 성별, 연령, 핸디캡 등으로 분석해 샤프트, 헤드 디자인, 컬러 등에서 차별화된 맞춤형 제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일본 출시 모델의 ‘한국형 스펙’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철저하게 한국 골퍼의 입맛에 맞춘 클럽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회사는 매주 1회 한국 지사와의 화상회의를 통해 연구개발(R&D)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며 공을 들였다. 젝시오 FG는 50대 이상을 타깃으로 삼았던 기존 제품과 달리 40대를 겨냥했다. 젝시오 프라임 로열 에디션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둘 다 샤프트 무게를 가볍게 해 헤드 스피드를 높였고, 무게를 재배치해 편하게 멀리 치는 데 최적화됐다. 던롭스포츠는 신제품 볼인 뉴 스릭슨 Z-스타도 출시한다. 오니시 이사는 “박인비 김효주 등 젝시오와 스릭슨의 클럽, 볼을 사용하는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매출 증대로 연결됐다”고 했다. 올해는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 데뷔하는 백규정과 호주 교포 이민지도 스릭슨과 볼과 클럽 계약을 마쳤다. 1982년 던롭스포츠의 모태인 타이어 회사 스미토모고무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오니시 이사는 30년 넘게 개발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입사 후 골프를 시작한 그의 핸디캡은 12에 베스트 스코어는 76타.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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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상문, 현대 토너먼트 6위… 노승열 공동 11위

    배상문(29)이 2015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대회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6위로 마쳤다. 병역 문제로 심적 부담이 컸던 배상문은 13일 미국 하와이 주 카팔루아리조트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상금 21만3000달러(약 2억3000만 원)를 받았다. 노승열(나이키골프)은 5타를 줄여 공동 11위(14언더파 278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우승컵은 연장전에서 이긴 패트릭 리드(21언더파 271타)에게 돌아갔다.}

    •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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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승 채운 페데러 “코너스 1253승 도전”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서 ‘1000승 클럽’에 가입한 로저 페데러(34·스위스). 그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랭킹 2위 페데러는 11일(현지 시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단식 결승에서 세계 8위 밀로시 라오니치(캐나다)에 2-1(6-4, 6-7, 6-4)로 이겼다. 이로써 페데러는 ATP투어 통산 1000승째(227패)를 채우며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ATP투어에서 1000승 고지를 밟은 것은 지미 코너스(1253승)와 이반 렌들(1071승)에 이어 사상 3번째. 통산 83번째 우승을 기록한 페데러는 코너스를 넘어 역대 최다승 달성을 향한 의지를 밝혔다. 메이저 대회 통산 최다 우승 기록(17회) 보유자인 페데러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계속 승리를 향해 달리겠다”고 말했다. 2013년 단 한 번만 우승하며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그는 지난해 5차례 정상에 서며 재기를 알렸다. 지난해 73승(12패)을 기록했던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렌들뿐 아니라 코너스도 결코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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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5년 지붕 없는 육군체육관이 모태

    장충체육관은 1955년 6월 23일 개관한 육군체육관이 모태다. 당시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건설은 1201건설공병단이 맡았으며 총건평 5600평에 수용 능력은 고정석 1만2000석 규모로 두 개의 농구장에 기타 십수 종목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74)은 “장충체육관 자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주둔지였다. 광복 후 농구 선수 출신 서울시 직원의 주도로 농구장 건설이 이뤄졌다”고 했다. 신동파 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71)은 “육군체육관은 지붕이 없어 여름에는 코트 플로어가 엄청 뜨거웠다. 그래서 경기 도중 작전 타임 때 농구화 바닥을 양동이에 담긴 찬물에 적신 뒤 뛰곤 했다”고 회고했다. 육군체육관의 뒤를 이어 1963년 2월 개관한 장충체육관도 농구로 유명했다. 신동파 전 부회장은 “연세대와 일본 릿쿄대와의 친선 경기가 장충체육관 1호 경기였는데 나도 연세대 신입생으로 방열, 하의건, 김영일, 김인건 등과 뛰었다”고 했다. 김영기 한국농구연맹 총재(79)는 “당시 평양에 체육관이 먼저 건립됐는데 그 바람에 청와대 지시로 장충체육관 건축이 앞당겨졌다. 남북 냉전이 조기 완공을 부추겼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장충체육관 개관 다음 날에는 박정희 장군배 쟁탈 동남아시아 여자농구대회가 개막돼 박신자를 앞세운 상업은행이 한국은행, 일본, 대만 팀을 제치고 우승했다. 장충체육관은 농구의 메카로 출발했지만 오랜 세월 종목 구분을 떠나 레슬링, 복싱, 씨름, 배구, 체조, 유도, 탁구, 배드민턴 등 한국 실내 스포츠의 성지로 이름을 떨쳤다. 앞으로의 주도권은 일단 배구가 잡았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가 19일 도로공사와의 경기부터 장충체육관을 안방으로 사용한다. 25일 프로배구 올스타전도 계획돼 있다. 서울시설공단의 관계자는 “고품격 문화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민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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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 스포츠의 성지… 새옷 입고 다시 팬 품으로

    그곳에 들어서면 꿈은 현실이 됐다. 스타 탄생의 무대였고, 아쉬운 작별의 자리였다. 환희와 탄식의 교차를 지켜보는 팬들도 함께 울고 웃었다. ‘한국 스포츠의 요람’이던 그 장충체육관이 17일 팬들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다. 1963년 2월 1일 국내 최초의 실내 경기장으로 완공된 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기면서 노후돼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간 지 약 2년 7개월 만이다. ○ 꿈이 이뤄지는 공간 약관(20세)이던 경남대 2학년 이만기는 1983년 4월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천하장사 민속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만기 시대를 알렸다. 어느덧 50줄에 접어든 이만기 인제대 교수는 “그 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 장충체육관을 가 본 건 그때가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외 운동인 줄만 알았던 씨름이 실내 스포츠가 된 출발선이 바로 장충체육관이다. 예전 화장실엔 담배 연기가 자욱했는데…. 체육관을 보면 한국 사회의 변화상도 알 수 있다”고 했다.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인 홍수환 한국복싱위원회 회장에게도 장충체육관은 잊을 수 없는 무대다. “1969년 5월 10일 데뷔전과 1980년 12월 19일 염동균과의 은퇴 경기를 치른 장충체육관은 아버지 같은 존재다. 고별 경기는 국내 최초로 컬러TV로 중계됐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장충체육관이 복싱의 중심으로 다시 섰으면 좋겠다.” 2000년 장충체육관에서 ‘박치기 왕’ 김일(2006년 작고)이 직접 후계자로 지목한 프로레슬러 이왕표는 “돌아가신 김일 선생님이 장충에서 박치기로 일본 선수들을 꺾는 장면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왕표는 은사처럼 장충체육관에서 고별 경기를 치르려고 4월 26일 체육관을 빌려 놨다. 프로농구 최고 명장인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상명초등학교 4학년 때 첫 경기를 거기서 했다. 초등학교 시절 연세대와 고려대의 농구 정기전을 보려고 장충체육관 담을 몰래 넘어갔다. 그때 연세대의 푸른빛에 강한 인상을 받아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박신자, 강현숙, 박찬숙 등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들은 차례로 장충체육관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서울시설공단은 17일 장충체육관 재개장식에 스포츠 스타들을 초청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다. 이만기, 홍수환, 이왕표뿐 아니라 신동파(농구), 장윤창, 조혜정, 김화복(이상 배구), 이준희(씨름), 박종팔, 김광선(이상 복싱) 등 왕년의 별들이 총출동한다. 스포츠뿐만이 아니다. 최근 가수 조용필 팬사이트에는 “필님(조용필)이 다시 장충체육관에서 십(十) 자 무대를 만들고 공연해 줬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조용필은 자주 장충체육관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장충체육관은 조용필이나 전영록, 이선희 같은 대스타가 아니면 관중석을 다 채울 수 없는 ‘초대형 공연장’이었다. 정치적 정당성이 떨어지는 군사 독재 정권이 이곳을 취임식 무대로 삼은 것도 우연만은 아니다.○ 탄생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장충체육관은 6·25전쟁 이후에 필리핀이 설계해서 건물을 지었다. (그때) 한국의 일류 건설 회사들이 밑에서 하청을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2011년 11월 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필리핀에서 태어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 역시 같은 취지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 영화 ‘국제시장’이 그리는 것처럼 장충체육관이 문을 열던 1960년대 초반 한국은 가난을 벗어나려 몸부림쳤던 반면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부국이었다. 하지만 한국건축역사학회에 따르면 김정수 연세대 교수가 장충체육관 건축 디자인을 맡았고, 최종완 박사가 구조 설계를 맡았다. 시공은 삼부토건 담당이었다. 당시 돈으로 9200만 원이 들어간 공사비 역시 전액 서울시 예산이었다. 안창모 한국건축역사학회 학술이사(경기대 교수)는 “장충체육관은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우리 기술로 된, 우리 자금이 들어간 건축물”이라며 “일부에서 ‘그래도 시공 과정에서 필리핀 도움을 받은 건 사실 아니냐’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완전히 낭설”이라고 말했다.○ 장충 시대의 부활 1980년대 후반까지도 장충체육관의 위상은 굳건했다. 밤낮으로 열리는 경기로 하루도 쉴 틈이 없었다. 도심에서 가까운 데다 지하철 3호선과 동호대교 개통으로 접근성이 더욱 좋아지면서 스포츠뿐 아니라 공연, 종교 행사 등도 빈번하게 치러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유도와 태권도(시범경기) 경기가 열리며 국제적인 주목도 받았다. 당시 유도 금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용무늬 한복을 입었던 김재엽은 “내 인기가 요즘 박태환보다 더 있었다”고 했다. 스포츠 건설 전문가들은 경기장을 앵커(닻)로 삼아 주변 경기를 살린다는 뜻인 ‘SAD(Sports Anchored Development) 효과’를 강조한다. 장충체육관 재개장을 주변 상권에서도 반기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충체육관 근처에는 유난히 원조 족발집이 많다. 족발은 함경도 음식으로 6·25전쟁 후 실향민들이 영양가가 높다는 이유로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충체육관에서 프로레슬링이나 농구 경기가 열릴 때면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족발이 유명해졌다.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거치면서 족발 골목이 형성됐다.’(중구향토사, 서울중구문화원 발간). 장충체육관은 이번에 다시 문을 열면서 좌석 크기를 한국인의 표준 체형에 맞춰 기존 43cm에서 51cm로 늘렸다. 이 8cm에 스포츠는 물론 50년 근현대사가 녹아 있다고 주장하면 과장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려주고자 새로 단장한 장충체육관이 막을 올릴 채비를 마쳤다.김종석 kjs0123@donga.com·황규인 기자    }

    • 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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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역 논란’ 위기의 배상문, 위축은 없다

    병역 문제로 선수 생활 중단의 기로에 놓였어도 배상문(29)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강한 멘털로 이틀 연속 맹타를 휘두르며 새해 첫 우승의 희망을 키웠다. 11일 미국 하와이 주 카팔루아 리조트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741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2라운드. 전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1타 차 단독 2위로 마친 배상문은 이날은 보기 없이 버디 4개로만 4타를 줄여 중간합계 11언더파 135타를 쳤다. 이로써 배상문은 지난해 우승자 잭 존슨, 지미 워커, 러셀 헨리(이상 미국) 등과 공동 선두가 됐다. 대회 개막 전부터 병역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이며 현지 언론으로부터 쏟아지는 질문을 받았던 배상문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집중력을 보였다. 배상문의 한 측근은 “이번에 잘해야 입대 연기 요청에 대한 명분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틀 동안의 그린 적중률이 91%에 이를 정도로 정확한 아이언샷을 과시했다. 한편 배상문의 절친한 선배인 최경주(45·SK텔레콤·사진)는 배상문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최경주는 10일 서울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젠 뭐라 조언하기에 너무 멀리 가버린 것 같다. 이 지경까지 오기 전에 해결해야 했다. 내 경험을 보면 군대 생활이 골프에도 큰 도움이 됐다. 버릴 수 있는 걸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버티기만 해서 될 일도 아닌 것 같으니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했다. 최경주는 새해를 맞아 자신감도 드러냈다. 세계 랭킹이 117위까지 처진 최경주는 “지난 몇 년간 솔직히 연습이 부족했다. 세 아이의 아빠로서 집안일과 교육 등 챙길 일이 많았다. 나이 탓인지 왼쪽 팔꿈치가 아파 벙커 샷과 칩샷도 흔들렸다”며 “이젠 달라졌다. 골프에만 집중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부터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했다.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한 덕분에 하체가 단단해졌다. 최근 몇 년간 해마다 샷의 비거리가 70cm씩 줄어 힘들었는데 거리 부담도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또 10월 인천 잭니클라우스GC에서 미국팀과 세계팀이 벌이는 프레지던츠컵의 출전 의지를 다시 밝혔다. 세계팀 부단장을 맡고 있는 그는 “(대회 때) 무전기나 들고 다니기는 싫다. 선수로 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올 시즌 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1회 정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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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쟁쟁한 형들 틈에서…‘쩌렁쩌렁’ 김선형

    SK 김선형(26·사진)은 11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앞두고 늦잠을 잤다. 당초 그는 체육관을 가기 전인 오전 9시 미용실에 가기로 예약했는데 포기했다. 경기 전 그는 “팬들에게 멋진 외모를 보여 드리려 했는데 어제도 올스타전 이벤트 경기가 있어서 너무 피곤했다”며 아쉬워했다. 비록 헤어스타일은 뜻한 대로 만들지 못했어도 김선형은 이날 코트에서 화려한 개인기를 마음껏 펼치며 9328명의 관중을 열광시켰다. 마치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 있는 듯 절묘한 노룩 패스와 볼을 등 뒤로 감아 돌리는 비하인드 백 패스 등이 나올 때마다 팬들은 “김선형”을 연호했다. 19분 동안 짧고 굵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16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선형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기자단 투표에서 63표 중 39표를 얻었다. 이로써 그는 19회째를 맞은 올스타전에서 국내 선수로는 사상 첫 2년 연속 MVP의 영광을 안으며 3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외국인 선수로는 워렌 로즈그린이 1999년과 2000년 올스타전 MVP를 휩쓴 적이 있다. 김선형은 “평소와 달리 앨리웁이나 더블클러치 같은 고난도 공중 동작을 많이 하려고 했다. 솔직히 MVP는 욕심이 났었다”며 기뻐했다. 김선형을 앞세운 주니어 드림팀은 리카르도 라틀리프(모비스)의 골밑 장악까지 가세하면서 시니어 매직팀을 105-101로 눌렀다. 이번 올스타전은 처음으로 1987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출생일을 따져 주니어와 시니어로 나눠 겨뤘다. 라틀리프는 29득점에 역대 올스타전 최다인 23리바운드를 낚았다. 김선형은 “(MVP를 놓친) 라틀리프에게 미안하다. 상금으로 고기라도 한턱 세게 쏘겠다”고 했다. 시니어 팀에서는 국내에서 처음 같은 팀으로 뛴 문태종(17득점), 문태영(20득점) 형제와 조성민(17득점)이 돋보였다. 한편 이충희 전 동부감독은 문경은 SK 감독을 꺾고 ‘전설의 슛도사’가 됐다. 골밑슛, 양쪽 45도 미들슛, 자유투, 3점슛을 먼저 성공하는 선수가 이기는 대결에서 이 전 감독은 25.04초를 기록해 문 감독(27.94초)을 앞섰다. 5개 구역에서 25개를 던져 많이 넣는 방식으로 치러진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LG 문태종이 KT 전태풍을 22-19로 꺾었다. 만 39세 1개월 10일인 문태종은 최고령 올스타전 출전 기록도 세웠다. 동부 앤서니 리처드슨은 2년 연속 외국인 선수 부문 덩크왕에 올랐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전자랜드의 신인 정효근이 ‘덩크왕’이 됐다.김종석 kjs0123@donga.com·주애진 기자}

    • 20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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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설의 슈터’ 신동파 “선수땐 ‘100연속 성공’ 목표로 슛 연습”

    1969년 12월 1일자 동아일보 1면에는 이례적으로 농구 선수 사진이 실렸다. 당시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아시아선수권(ABC) 결승에서 필리핀을 맞아 50점을 퍼부으며 한국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끈 신동파였다. 그로부터 45년도 넘게 흐른 8일 서울 송파구의 자택에서 만난 신동파 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71)에게 슈팅 자세를 한번 취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백발이 성성해진 그는 어느새 세월을 뛰어넘어 예전 사진 속 그 인물로 돌아가 있었다. 날렵한 눈매는 여전했고, 정교한 원 핸드 점프슛이 바로 나올 것 같았다. 1970년대 초까지 아시아 최고의 득점 기계로 이름을 날렸던 신 전 부회장은 10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올스타전 특별 이벤트에 나선다. 1997년 프로 출범 후 그는 다양한 행사에 자주 초청받았지만 매번 고사했다. 올스타전에 등장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충희, 문경은과 슈팅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또 그는 박수교 박인규 이충희 임정명 김승현 등 역대 아시아경기 농구 금메달리스트로 구성된 올스타팀 감독을 맡아 연예인팀과 이색 경기도 치른다. 그는 “후배들이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남녀 농구 동반 금메달을 딴 것을 축하해 주고 싶었다. 김영기 한국농구연맹 총재와 각별한 인연도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주역인데 그때 대표팀 감독이 김 총재였다. 신 전 부회장은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는 여자 대표팀 코치로 금메달을 이끌었다. 한국 농구의 전설로 불린 비결을 물었더니 땀 말고는 없다고 했다. “내가 선수 때 훈련을 하면 자유투와 점프슛을 100개 던져 모두 넣으려고 집중했다. 점프슛을 87개 연속 성공시킨 적도 있다. 요즘은 어깨가 좋지 않아 팔도 잘 못 든다. 의사가 선수 때 너무 많이 써서 그렇다고 하더라.” 그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태극마크의 소중함과 자부심을 깊이 간직하면 좋겠다. 요즘 농구를 보면 60점대 득점이 나오거나 오픈 찬스에서도 넣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 프로답게 보이려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팬들도 몰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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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조직위 “최 지사 남북 분산 개최 검토 발언 부적절”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곽영진 기획행정 부위원장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남북 분산 개최 검토 발언에 대한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곽 부위원장은 “최 지사의 발언은 올림픽 준비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강원도민뿐만 아니라 국민을 실망시키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16일 강릉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프로젝트 리뷰에서 썰매 종목 등의 분산 개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남북 단일팀 구성 논의도 체육계, 정부 등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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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 큰게 죄인가요

    국내 프로농구 최장신(221cm) 선수인 KCC 하승진(30)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농구에 굶주렸고 배고팠다. 그래서 이번 시즌 농구를 맛있게 먹어보겠다”고 말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하는 동안 20kg 가까이 살을 빼면서 의욕을 보였던 그였다. 하지만 하승진은 복귀 무대였던 이번 시즌 수난의 연속이다. 부상에 허덕이다 새해 첫날 경기 중 상대 선수가 휘두른 팔꿈치에 얻어맞아 코뼈까지 부러졌다. 게다가 이날 자신을 조롱하는 발언을 한 관중에게 달려들려 해 물의를 빚었다. 2일 코뼈를 바로잡는 시술을 받은 하승진은 링거 신세를 지다 5일 처음 식사를 했다. KCC 최형길 단장은 “코에 고정용 심을 박았는데 통증이 심하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 2주 이상 쉬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하승진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데는 평소 자신을 향한 일부 극성스러운 팬들의 지나친 비난에 대한 피해의식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승진의 한 측근은 “아버지와 누나가 모두 200cm가 넘어 거인 가족으로 불린 승진이는 어려서부터 주위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했다. 일부 팬들이 잦은 부상에 대해 식물인간, 꾀병 등으로 비아냥거린 데 대한 상처도 심했다”고 전했다. 하승진과 같은 장신 선수들은 비슷한 애환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급 센터’였던 서장훈(207cm)도 평소 “별종처럼 안 봤으면 좋겠다. 육상 선수도 아닌데 늘 비교 대상이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었다. 장신 센터였던 한기범(207cm)도 키를 잴 때 작게 나오게 하려고 애썼다고 털어놓기도 했다.KBL, 하승진에게 견책 징계 한편 한국농구연맹(KBL)은 6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팬과 실랑이를 벌인 하승진에 대해 견책 조치를 내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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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단주 관심에 ‘기가 팍팍’ KT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은 6일 오전 낯선 휴대전화 번호가 찍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승률 50% 달성을 축하합니다’로 시작되는 문자는 구단주인 황창규 KT 회장(사진)이 보낸 것이었다. 황 회장은 또 부상 중인 선수들의 몸 관리와 계속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 감독은 “보통 팀이 잘나가고 좋을 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나아갈 길이 안 보이던 힘든 상황에서도 격려해 주신 덕분에 큰 힘을 얻고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고마워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KT가 8연패의 깊은 부진에 빠졌을 때 수원에 있는 농구단 숙소를 방문해 선수들과 어울려 자유투를 쏘는가 하면 식사 자리에서도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격의 없는 대화로 사기를 끌어올렸다. 시즌 초반 3승 9패로 바닥을 헤매던 KT는 황 회장 방문 이후 14승 8패를 기록했다. 5일에는 맞대결 전적에서 12연패 중이던 선두 모비스를 꺾으며 17승 17패로 공동 5위까지 올라섰다. 이 경기를 끝으로 KT는 1주일 동안 경기가 없는 달콤한 올스타전 휴식기에 들어갔다. ‘겨울 방학’을 마친 뒤 부상 중인 전태풍이 복귀할 예정이고,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송영진도 시즌 막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의 기가 살아나고 있다. 정규리그 후반부 자신감이 더욱 커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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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인 주희정의 소원, 트리플더블 10개 채우기

    프로농구 SK 주희정(37)은 5일 현재 정규리그 통산 최다인 906경기에 출전했다. 코트에 나설 때마다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그는 18시즌 동안 숱한 기록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특별히 애착이 가는 게 있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가로채기, 블록슛 가운데 3가지 부문에서 한 경기 두 자릿수 기록을 하는 트리플더블이다. 주희정은 정규리그 통산 8개의 트리플더블로 국내 선수 1위이자 전체로는 앨버트 화이트(10개)에 이어 공동 2위다. 농구 선수로는 그리 크지 않은 181cm의 키에 주로 외곽을 책임지는 포인트 가드인 주희정이 2m가 넘는 장신 숲을 헤치고 한 경기 리바운드를 10개 이상 잡을 수 있었던 건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주희정은 “단신의 약점을 극복하려고 하체 근력 강화 훈련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말했다. 넓은 시야로 빠르게 볼 낙하지점을 선점했던 것도 주효했다. 주희정은 “1000경기 출전과 함께 트리플더블 10개를 꼭 채우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장수하고 있는 주희정이 트리플더블을 추가한다면 문태종(LG)이 갖고 있는 최고령 기록(35세 56일)을 깨뜨리게 된다. 최연소 트리플더블 기록은 연세대 은희석 감독이 SBS 시절 달성한 22세 306일. KT 찰스 로드는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버저비터급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다. 그는 경기 종료 31초 전 삼성 이시준의 레이업슛을 막아 내며 10번째 블록슛을 기록해 생애 첫 트리플더블을 올린 뒤 환호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으로 기록한 트리플더블은 로드가 4번째다. 로드의 트리플더블로 분위기가 살아난 KT는 5일 부산 안방경기에서도 로드가 13득점, 10어시스트에 9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급 맹활약한 데 힘입어 상대 전적에서 12연패 중이던 모비스를 76-62로 완파했다. 조성민(29득점)이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을 퍼부은 KT가 모비스를 꺾은 것은 2012년 12월 22일 이후 744일 만이다. KT는 17승 17패로 단독 5위가 됐다. 2연패에 빠진 모비스는 25승 8패를 기록해 65일간 지키던 선두 자리를 SK(26승 8패)에 내주고 2위로 밀렸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현역 시절 정규리그(3회)뿐 아니라 국내외 선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진기록 보유자다. ‘코트의 마법사’로 유명했던 강동희는 기아 시절인 1997년 24득점, 13어시스트, 11가로채기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가로채기가 포함된 트리플더블은 그 후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전무했던 트리플더블은 올 시즌 2개가 나왔다.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과 분업 농구 경향이 강해지면서 코트의 팔방미인이 줄어들었다. 국내 선수로는 오세근(인삼공사)이 2012년 3월 기록한 이후 배출되지 않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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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김종석]‘평창올림픽 분산개최’ 崔지사의 가벼운 입

    “남북 분산 개최는 이미 시기가 늦었다.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2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신년 기자회견 및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틀 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노보드 한두 종목을 상징적으로 북한 지역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변석개(朝變夕改)가 따로 없다. 더욱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준비하는 도지사로서는 부적절한 처신이기까지 하다는 지적이다. 조직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개인 자격으로 언급할 내용이 아니다. 경솔해 보인다. 정부와 조직위의 협의를 거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결정해야 하는 사안인데 어떤 사전 논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강원도는 5일 ‘남북 평화 등의 상징성을 고려한 아이디어 차원의 언급’이었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지난해 말 IOC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해 일본 등과의 분산 개최를 제안해 논란을 일으켰다. IOC가 아직 제안을 철회하지 않은 가운데 최 지사의 남북 분산 개최론까지 불거지면서 강원도뿐 아니라 국내 여론은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는 이미 개폐회식 장소와 종목별 개최 장소 결정 과정에서 심각한 도내 갈등을 겪었다. 최 지사의 이번 발언으로 춘천과 원주 등에서 지역 내 경기장 재조정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도내 교통정리도 제대로 못한 최 지사가 남북 개최를 거론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최 지사가 남북 분산 개최 종목으로 거론한 스노보드는 평창의 휘닉스파크 스키장의 기존 시설을 205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치를 예정이다. 6개 신설 경기장 건설 비용이 6694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적은 액수다. 따라서 남북 분산 개최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도 미미하다는 게 조직위의 분석이다. 그동안 강원도와 정부, 조직위는 올림픽 준비를 둘러싼 불협화음으로 대내외적인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최 지사의 남북 분산 개최 발언은 새로운 혼선과 분열에 불을 댕길 수 있다. 통일은 중요한 국가 대업이다. 하지만 IOC는 스포츠와 정치의 연계를 철저히 경계하고 있다. 그렇기에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마련하려면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최 지사의 가벼운 입은 통일에도,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김종석·스포츠부 kjs0123@donga.com}

    • 201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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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진 감독 “스타의식 버린지 오래… 난 이제 겨우 30점짜리 감독”

    밤마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그는 자리에 앉아 밤(栗)라테를 주문했다. 강추위가 몰아친 2일 경기 용인시 대웅제약 연수원 카페에서 만난 프로배구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41)이었다. OK저축은행은 이곳을 훈련장과 숙소로 쓰고 있다. “커피를 못 마신다”고 말하는 김 감독 목소리는 잔뜩 쉬어 쇳소리가 났다. 시즌이 한창이라 스트레스가 말 못할 정도로 심해 보였다. 전술 구상과 복기를 하다 보면 2, 3시간밖에 못 잔다고 했다. 현역 시절 ‘월드 스타’라는 별명과 함께 당대 최고의 라이트로 이름을 날렸던 김 감독은 2013년 5월 러시앤캐시(현 OK저축은행)의 창단 감독을 맡아 두 시즌째 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7개 구단 중 6위였던 그의 팀은 이번 시즌 2위를 달리며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새해 소망을 묻자 그는 “성적보다도 우리 아이들이 안 다치기를 바란다”고 했다.가장 큰 무기는 소통 김 감독은 OK저축은행 초대 사령탑에 오르기 전까지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의 발탁은 도박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김 감독도 “제의를 받고는 얼굴마담이 필요하다면 나는 아니라고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확답을 하지 못하던 그를 움직인 건 최윤 구단주였다. 김 감독은 “구단주께서 창단 팀에 적임자라며 인사권을 비롯해 모든 권한을 전폭적으로 주셨다. 내가 생각하는 그림이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어 1주일 만에 OK했다”고 설명했다. 부임 초기 연패에 허덕이며 시행착오를 겪던 그는 선수들과의 벽을 허물면서 팀도 자리를 잡아갔다고 했다. “틈만 나면 대화를 했다.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다 같이 술잔도 기울였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30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낙심한 선수들을 데리고 송년 소주 파티를 했다. 그는 모임이 끝난 뒤 레프트 송명근을 끌어안고 잤다. 스킨십을 높이려는 의도였다. 격의 없는 감독의 모습에 20대 초반이 대부분인 선수들은 주눅 들었던 마음을 열고 감독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선배는 물론이고 후배들에게도 수시로 배구와 관련된 걸 묻는다. 감독이 이런 것도 모르냐고 할까 창피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뭔가를 배우는 데 자존심은 필요 없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의 가슴에 스타의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선수들에게 ‘그것밖에 못하느냐’ 식의 말이나 누구와 비교는 하지 않는다. 잘못을 지적하려면 직설적으로 눈물이 쏙 나게 한다.” 감독 앞에서만 잘 보이려 한다거나 수동적으로 움직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에 가세한 쿠바 출신 시몬은 특급 외국인 선수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선발 배경을 묻자 그는 “인성이 좋아 뽑았다. 어떤 선수인지 살피려고 와인을 마시며 면접을 했는데 직접 물도 가져오고 스스로 호텔 체크인도 하더라. 주위를 배려할 줄 알았다. 배구 좀 한다고 독선적이면 다른 선수와 조화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코트 밖 넓은 세상을 통해 배웠다 충북 옥천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김 감독은 197cm의 큰 키를 앞세운,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지만 한때 키가 작아 운동을 관둘 뻔했다는 남모를 사연을 털어놓았다. “고교 때까지 키가 170cm밖에 안 됐다. 반에서 (키가) 중간 이하였다.” 단신의 핸디캡 탓에 그는 세터로 7년을 뛰었다. 왼손잡이인 줄만 알았던 김 감독은 원래 양손잡이였다고 한다. 세터로 남보다 잘하려고 왼손을 연마했던 그는 고교 2학년 때 키가 갑자기 크면서 공격수가 됐다. 세터 출신이라 넓은 시야에 이단 토스와 수비에도 재주를 지닌 전천후 선수로 거듭났다. 선수 은퇴 뒤 김 감독은 배구와 무관한 외도를 했다. “따뜻한 실내 코트를 떠나 비바람 참 많이 맞았다. 건설회사에서 2년 동안 영업을 했다. 정보기술(IT)업체에서 사업본부장으로 집적회로(IC)카드 비즈니스도 했다. 그러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7년 반 동안 배구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가 겪은 산전수전은 소중한 자산이 됐다. “스포츠나 사업이나 결국 사람이더라. 올바른 대인관계와 팀워크가 없으면 어떤 결실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앞만 보고 바르게 갈 뿐” 김 감독은 1995년 삼성화재 창단 멤버로 입단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는 오랜 인연이 있다. 김 감독은 “신 감독님과는 내가 처음 국가대표에 뽑힌 1992년부터 15년 가까이 사제관계였다”고 했다. 올해로 20년째 삼성화재를 지키며 우승 제조기로 명성을 날린 신 감독은 관리 배구의 대명사로 불린다. 심야에 선수 휴대전화 수거나 야식 금지 등 간섭이 심해 ‘유치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에서는 밤에 선수들의 차량 바퀴 위에 돌멩이를 몰래 올려놓은 적도 있다. 외출했는지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명색이 프로인데 불만이 나올 수 있지만 성적이 워낙 좋으니까 전부 믿고 따른 것이다. 나만큼 신 감독님 속을 썩인 제자도 없지만 나만큼 믿고 따른 제자도 없었다”며 웃었다. 일탈의 추억을 통해 김 감독은 선수 심리를 잘 꿰뚫게 됐다. 강한 훈련과 기본기를 강조하는 김 감독은 매일 오전 7시 선수들의 체중을 재게 하고 있다. 식사든 훈련이든 지각하는 선수는 단단히 혼날 각오를 해야 한다. “과체중은 부상 위험을 높인다. 단체 생활에서 시간 준수는 철칙이다.” 어느덧 우승 후보가 됐다는 기자의 새해 덕담에 김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아직 멀었다. 선수들이 밝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달라졌기에 30점짜리 감독은 된 것 같다. 우승은 희생과 양보, 절제에 의한 독한 마음에서 나온다. 매일 살얼음을 걷는 것 같지만 급하다고 뛰면 물에 빠진다. 앞을 보고 바르게 갈 뿐이다.” 과욕과 성급만 앞세우다 상처 받고 낭패를 보는 게 어디 배구코트뿐이랴. 훈련 시간이 다가와 선수들이 기다린다며 자리를 떠난 김세진 감독이 던진 한마디가 기자의 귓전을 때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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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중 막말에 ‘욱’… 하승진 징계 위기

    한국농구연맹(KBL)이 관중과 실랑이를 벌인 KCC 하승진(30·사진)의 징계 수위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하승진은 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 도중 리오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맞아 코뼈가 부러져 라커룸으로 퇴장하려고 했다. 이때 자신을 비하한 관중에게 격분한 나머지 달려들려고 했지만 구단 관계자와 안전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KCC 관계자에 따르면 하승진은 이 관중으로부터 “난 또 발목 부러진 줄 알았네. 엄살 피우지 말고 제대로 뛰기나 하라”는 내용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KBL 관계자는 2일 “물리적인 접촉이 일어난 것은 아니어서 당장 재정위원회를 소집하지는 않았다”며 “진상 조사를 하고 다른 종목과 해외 사례도 수집하겠다. 중징계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고 조치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관중석과 코트가 가까운) 농구장의 특성상 각 구단에 안전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하승진은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코뼈를 맞추는 시술을 했으며 2∼3주 동안 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포츠 현장에서 자제력을 잃은 선수뿐 아니라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일부 관중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한편 2일 울산 경기에서 5위 전자랜드는 선두 모비스의 6연승을 저지하며 72-68로 이겼다. 8위 LG는 4위 오리온스를 93-84로 꺾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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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세 양띠 김주성, 변함없는 ‘동부의 기둥’…올해 목표는?

    양띠인 프로농구 동부 김주성(36)은 양의 해에 얽힌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프로 신인이던 2003년 계미년(癸未年)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와 신인상을 휩쓸면서 소속팀 TG삼보(현 동부)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로부터 12년이 흘렀지만 김주성은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가 부담이 될 만하지만 묵묵히 코트를 지키며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주성은 다시 양의 해를 맞아 을미년(乙未年) 첫 경기였던 1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는 14득점, 12리바운드, 9도움을 기록해 트리플 더블에 도움 1개가 부족했다. 최근 8경기 연속 10점 이상을 넣고 있는 김주성을 앞세운 동부는 3위 자리를 유지하며 모비스, SK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김주성은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동료, 숙소, 체육관은 다 바뀌었지만 코트에 나설 때 뛰는 가슴은 똑같다”고 말했다. 13시즌 연속 평균 10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김주성은 이번 시즌 32경기를 모두 출전하고 있다. 김주성은 “다치지 않고 모든 경기에 나서고 싶다. 팀을 비우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2일 현재 정규리그 통산 8900점을 기록하고 있어 9000점 돌파는 시간문제이며 963개를 기록하고 있는 블록슛도 1000개를 바라보고 있다. 처음 농구를 시작한 고교 시절 불우한 환경에 배불리 먹은 적이 없었다는 김주성은 “체중 부담이 적어 오래도록 뛸 수 있는 것 같다. 요즘은 힘이 달려 단백질 보충을 위한 영양제를 먹고 있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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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리 → 박인비 이어… 美그린 ‘제3의 태극 물결’

    골프 강국 코리아의 거센 바람이 몰아칠 필드에도 새해가 밝았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는 그 어느 때보다 실력파 한국인 선수들이 대거 가세해 승전보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여자 프로골프는 1990년대 후반 박세리(36·하나금융그룹)를 필두로 김미현 박지은 한희원 장정 등 1세대 스타들이 차례로 미국 무대를 개척해 나갔다. 그 뒤를 이어 1988년에 태어나 박세리의 영향으로 골프에 매달린 ‘세리 키즈’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00년대 후반 각광받기 시작한 박인비(KB금융그룹), 최나연(SK텔레콤), 신지애, 김인경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간판으로 성장한 스무 살 동갑내기 김효주(롯데)와 백규정(CJ오쇼핑)을 비롯해 장타자 장하나(비씨카드), 김세영(미래에셋), 박주영(호반건설) 등이 미국에서 ‘제3의 태극 물결’을 일으킬 태세를 갖췄다. KLPGA투어 출신 선수 5명이 동시에 LPGA투어에 풀시드를 갖고 진출하는 건 역대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 LPGA투어에서 한국인 선수가 합작한 10승을 뛰어넘는 성과가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조 세대와 ‘세리 키즈’에 이은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3세대 주자인 ‘리틀 세리 키즈’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준비된 슈퍼 새내기 김효주는 지난해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백전노장 캐리 웹(호주)을 꺾고 우승해 ‘빅 리그’ 직행 티켓을 따냈다. 지난 시즌 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둔 김효주는 역대 최고인 상금 12억 원을 돌파하며 대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김효주와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백규정은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는 이달 초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뒤 2월 말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른다. 백규정은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해 현지 적응에 나서다 시즌 첫 대회로 26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개막하는 코츠챔피언십부터 출전한다. 장하나와 김세영은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LPGA투어 진출의 꿈을 이뤘다. KLPGA투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장타력을 지닌 이 둘은 “미국 코스가 평탄하고 OB가 없어 편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언니 박희영과 함께 뛰게 된 박주영은 자매 투어 프로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맏언니 박세리는 후배들을 향해 “부상 방지와 지속적인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그래야 장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루키들이 기댈 든든한 언덕이 된다. ○ 그랜드슬램을 향해 골프 꿈나무의 롤모델이 된 박세리와 박인비는 공통된 목표가 있다. 4대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완성이다. 박세리는 ANA 인스피레이션(지난해까지 나비스코챔피언십) 또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박인비는 브리티시여자오픈 또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면 대업을 마무리한다. 이를 위해 박세리는 지난해 말 “2년 뒤인 2016년 말 은퇴하겠다”고 배수의 진까지 쳤다. 지난해 결혼과 세계 랭킹 1위 복귀 등 코스 안팎에서 관심을 받은 박인비는 지난해 말 몰디브로 뒤늦게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남편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와 미국 라스베이거스 집에서 담금질에 들어갔다. 지난해 상금 2위, 올해의 선수 2위로 마친 박인비는 “아쉬움이 남아야 더 올라서게 된다”고 했다. 퍼트 난조로 애를 먹었던 그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가 열렸던 집 근처 코스의 빠른 그린에서 퍼팅과 쇼트 게임을 집중적으로 연마하면서 호주 출신의 전담 트레이너를 불러 근력 강화에 치중하고 있다.○ 우리도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두꺼운 선수층은 한국 여자골프의 장점이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그 허리에 해당하는 최나연, 유소연, 허미정, 이미림, 최운정 등은 언제든지 트로피를 들어올릴 강자들이다. 지난 2년간 상위권에 머물면서도 무관에 그쳤던 최나연은 “우승이 정말 하고 싶다. 쟁쟁한 실력을 갖춘 후배들이 많이 오는데 그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상금 5위였던 유소연은 꾸준한 페이스를 앞세워 메이저 우승을 향해 눈높이를 높였다. 코리아 군단의 대항마로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펑산산(중국) 등이 꼽힌다. 해외 교포 선수들의 강세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 지난해 US여자오픈 챔피언 미셸 위(26), 퀄리파잉스쿨을 공동 수석으로 통과한 호주 교포 신예 이민지(19) 등은 눈여겨볼 재목들이다.김종석 kjs0123@donga.com·황규인 기자   }

    • 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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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효주 LPGA 데뷔 무대는 태국

    김효주(19·롯데·사진)가 201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공식 데뷔전으로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출전한다. 내년 2월 26일부터 나흘간 태국 촌부리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전년도 LPGA투어 상금 랭킹 상위 선수에게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올해 비회원이었던 김효주는 출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회 주최 측에서 이미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할 정도로 실력을 갖춘 김효주를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김효주는 내년 1월 초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뒤 두 달 가까이 시즌을 준비하다 출전하게 됐다. 지난주 시력교정을 위한 라섹 수술을 받은 뒤 외부 활동을 피하고 있는 김효주로서는 컨디션을 끌어올릴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됐다. 김효주는 태국에서 자신의 롤 모델인 신지애와 같은 숙소와 골프장을 쓸 계획이어서 훈련 성과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효주의 스승인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은 “(김효주가) 연말을 맞아 한 달 이상 정상적인 운동을 못했다. 우선 체력 강화와 쇼트게임 위주로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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