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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헬기가 추락한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는 지난해부터 헬기장 조성이 추진됐으나 부지 선정 문제로 진척 없이 표류해 왔다. 가거도 독실산(639m) 정상 부근에는 경찰 레이더기지 앞에 헬기장이 있으나 1년 중 300일 이상 안개가 끼어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전남도는 지난해 2월경 가거도 방파제 안쪽 물양장(物揚場·선박이 짐을 싣고 내리는 시설)에 헬기장 조성을 추진했다고 15일 밝혔다. 물양장에 H자 마크를 그리고 야간 조명장치를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물양장 주변에 테트라포드(방파제에 쓰이는 콘크리트 블록)가 쌓여 있는 데다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어서 헬기장 조성 사업의 진척이 없었다. 전남도가 물양장에 헬기장을 새로 설치하려 한 건 480m 길이의 방파제 중간에 있는 헬기 임시착륙장의 폭(가로)이 12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헬기장은 최소 가로 25m, 세로 25m 넓이로 조성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경이 지난달 말에도 방파제 임시착륙장에 조명시설을 설치할 것을 신안군 등에 제안해 한때 논의가 이뤄졌으나 이마저도 법 규정과 침수 우려 등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전남 목포한국병원에서 반경 100km 이내 섬의 응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는 닥터헬기 운영팀도 지난해 9월경 가거도 헬기장 신설을 위한 실사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방파제 착륙장이 폭이 좁고 강풍의 영향 등을 받을 수 있어 낮에도 이용할 수 없다고 결론 냈다. 당시 운영팀은 물양장 등에 정식 헬기장을 조성해야만 운항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거도는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147km 떨어져 있다. 목포지방해양항만청은 가거도 방파제의 폭을 12m에서 100m로 넓히는 공사를 2020년까지 할 예정이다. 이 방파제 공사가 끝나기 전까지 최소 5년간은 정식 헬기장을 갖추기 어렵다는 얘기다. 신안군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폭이 좁은 가거도를 비롯해 안좌면 자라도, 박지도 등에서도 헬기장 조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신안=이형주 peneye09@donga.com·정승호 기자}

“과거의 인물을 이념의 잣대가 아닌 순수한 인간으로서 삶의 여정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교훈을 찾고 싶었습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광복, 6·25전쟁을 거쳐 1980년대를 살았던 전남 강진 출신 사람들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 출간됐다. 주희춘 강진일보 편집국장(47·사진)이 펴낸 ‘강진인물사1’이다. 385쪽 분량의 이 책에는 모두 여섯 사람의 일평생이 수록됐다. 큰 부자 김충식(1889∼1953), 공산주의자 윤순달(1914∼?), 유신 독재에 항거했던 윤기석 목사(1931∼1997), 가야금 명인 함동정월(咸洞庭月·여·1917∼1994), 지하철공사 사장을 지낸 김재명 장군(1931∼2006),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1947∼2007) 등 6명이다. 모두 격동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 온 인사들이다. 책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내용도 담겨 있다. 조선의 3대 부자였던 김충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강진읍 출신인 그는 1946년 10월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현 세브란스병원)에 당시 시가 1억 원 상당의 땅을 기증했다. 당시 1억 원은 요즘 400억 원에 가까운 돈으로 외국인 기부에 의존하던 세브란스병원이 재정적으로 독립하는 계기가 됐다. 함동정월의 ‘동정월’은 그의 예명이다. 병영면 함씨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열두 살 때 스승인 최옥산을 만나 가야금을 배웠고 198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됐다. “사람의 일생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고 사후 평가도 달라 인물사를 정리하는 게 쉽지 않은 않은 작업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일생의 기록을 근거로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주 국장은 “그동안 역사라는 게 서울 중심이다 보니 지역에서 큰 족적을 남긴 사람들이 큰 빛을 보지 못했다”며 “앞으로 지역의 인물을 제대로 평가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강진인물사2’는 4월 말 출간될 예정이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아시아경기에서 역도 금메달을 딴 황호동(1936∼2010), 탐진강 호안 공사를 마무리한 차종채(1860∼1960), 옹기 배를 타고 제주 부산 울산을 다녔던 김우식(1924∼2010), 국내 최초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아남산업 김향수 회장(1912∼1992), 북한에서 외무상 철도상을 지낸 남일(1913∼1976), 한국불교 정화운동의 선구자 금오선사(1896∼1968) 등이 실린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옴천면장 맥주 따르듯…’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면장이 군청에서 온 손님을 접대하려고 면 소재지의 가게를 모두 뒤졌으나 맥주가 고작 몇 병밖에 없자 일부러 거품을 최대한 많이 내 1병으로 8잔을 만든 일화에서 나온 말. 전남 강진군 옴천면은 그만큼 오지(奧地)의 대명사였다. 게다가 2006년 장흥댐이 들어서면서 전체 면적의 56%인 1654ha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할 땅조차 많지 않다. 면 인구도 2월 말 현재 787명으로 전국 면 가운데 가장 적다. ‘소외의 땅’으로 여겨졌던 옴천면이 ‘기회의 땅’으로 변신하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활용한 ‘힐링교육’으로 전국에서 유학생이 찾아오고 있다. 청정 1급수에서 민물새우를 키우고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해 농가 소득도 늘고 있다.○ ‘힐링 교육’의 메카 2일 옴천초등학교에 중국 하얼빈에서 온 안상우 군(8)이 입학했다. 조선족인 안 군의 아버지는 옴천면에 사는 여동생에게 ‘산촌 유학’으로 유명한 학교 이야기를 듣고 대도시가 아닌 작은 산골 학교에 아들을 보냈다. 옴천초교는 친환경 청정지역이라는 이점을 살린 힐링교육으로 도시에서 온 유학생이 매년 늘고 있다. 현재 재학생 30명 가운데 11명이 전국 각지에서 왔다. 이번 학기에는 안 군 외에도 경기 안성시에서 3명이 유학을 왔다. 3년 전 폐교 위기에 몰렸던 작은 학교는 학생이 늘면서 올해 6학급으로 증설됐다. 17년 만에 교감이 부임하고 교사 2명이 증원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2013년 임금순 교장(55·여)이 공모제 교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시작된 변화다. 임 교장은 학업 성취 위주의 삭막한 도시 생활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학교생활을 하는 산촌 유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임 교장과 교직원들은 이런 장점을 알리며 타 지역 학생들을 유치하는 데 앞장섰고, 면사무소 직원들은 예산을 확보해 생활 정착비를 지원하며 뒷바라지를 했다. 강진군은 유학 온 학생들의 숙박비와 세탁비 등 체류 비용으로 매달 25만 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임 교장은 “옴천면의 청정 환경과 힐링교육이 입소문 나면서 전국에서 유학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토하 백련 특구로 활기 토하(土蝦)는 1급수에서만 자라는 토종 민물새우다. 홍어와 함께 남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힌다. 옴천의 토하젓은 맛이 고소하고 향이 그윽해서 조선시대 진상품이었다. 흙 내음이 은은한 특유의 향기로 입맛을 돋워 ‘밥도둑’으로도 불린다. 토하는 4∼5월에 암컷 한 마리가 250∼300개의 알을 낳고 이 알에서 부화한 새끼들이 6∼10월 탈피를 거듭하며 성장을 한다. 수온이 떨어지는 11월부터는 먹이활동을 중단한 채 월동을 한다. 강진군은 1991년부터 토하를 지역의 특산품으로 지정하고 유통과 양식을 지원하고 있다. 강진군은 옴천면 전체의 절반 이상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농지 개발이나 재산권 행사가 어렵게 되자 수질을 보호하면서 주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고민 끝에 내놓은 방안이 바로 ‘토하·백련 특구’다. 오염원이 전혀 없는 1급수 지역에 토하 서식지를 조성하고 그 외 지역에는 백련을 심기로 했다. 토하젓은 해마다 옴천면에서 5t 정도 생산돼 6억 원의 소득을 안겨주는 효자 특산품이고 백련은 벼농사의 1.8배에 달하는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대체작목이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진군은 지난해 환경부의 특별지원사업에 토하 서식장 조성사업을 응모해 사업비 1억7000만 원을 확보하고 올해부터 월곡지구에 토하 서식지 10ha를 조성하기로 했다. 강진원 군수는 “옴천면에 맞는 특화전략으로 ‘무공해 농촌’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전국에서 제일가는 힐링교육과 친환경 농업의 산실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널리 알려진 난고 김병연(1807∼1863)이 세 번이나 찾았고, 육당 최남선 선생(1890∼1957)이 조선 10경(景) 중 하나로 꼽았던 ‘화순 적벽(赤壁)’. 지난해 10월 30년 만에 개방돼 전국 탐방명소로 인기를 끌었던 적벽이 21일부터 관람객을 다시 맞는다. 전남 화순군은 적벽을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 만들기 위해 진입도로를 정비하고 포토존을 설치하는 한편 버스투어 탑승 장소도 늘렸다. 천하제일경 적벽 개방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을 겨냥한 유적지 투어도 탄력을 받게 됐다. 화순군은 주자묘(朱子廟), 정율성 유적지 등 중국 관련 문화유산을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천하제일경 화순 적벽 화순 적벽은 이서면 동복댐 상류에서부터 7km 구간에 형성된 절벽 경관이다. 오랜 풍화와 침식으로 옹성산 서쪽 기슭에 만들어진 4개의 절벽, 즉 노루목·보산·창랑·물염적벽을 통칭한다. 창랑·물염적벽은 도로변에 있어 신비감이 덜하지만 노루목적벽은 중국 양쯔(揚子) 강의 적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붉은빛이 살짝 도는 수직 벼랑은 하늘빛 물빛과 어울려 장엄한 자태를 뽐낸다. 원래 적벽의 최대 높이는 110m쯤 됐으나 1984년 동복댐이 축조되면서 적벽 밑 부분 20∼30m가 물에 잠겼다. 당시 15개 마을 587가구가 집을 비웠다. 정든 땅을 울며 떠났던 수몰민들은 노루목적벽과 마주한 자리에 망향정을 세웠다. 1984년 상수도보호구역에 묶여 출입이 금지됐던 화순 적벽은 지난해 10월 개방됐다. 한 달여 동안 15차례 개방했는데 5448명이 다녀갔다. 투어 전회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전국의 명승지로 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화순군은 동절기에 중단됐던 화순 적벽 버스투어를 재개한다. 21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매주 수·토·일요일 오전 9시 30분, 오후 1시, 3시 30분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금호화순리조트, 옛 이서중학교 등 2곳에서 탑승할 수 있다. 하루 관람 인원은 384명. 화순군청 홈페이지 또는 화순 적벽 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받는다. 탐방 예정일 2주일 전 오전 9시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1인당 교통비 5000원을 미리 납부해야 한다.○중국인 관광객 유치 프로젝트 화순군 능주면 천덕리에 있는 주자묘는 조선 성리학의 근간이 되는 주자학의 시조 주희(朱熹)를 모시는 사당이다. 송나라가 원나라에 패망하자 주희의 증손자 주잠(珠潛)이 한림원 7학사를 데리고 자리를 잡은 이후 매년 5월 5일 전국의 신안 주씨들이 모여 주자 대제를 올리고 있다. 2011년 12월 화순군 향토 문화유산 제53호로 지정됐다. 화순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적이 또 있다. 중국에서 활약한 저명한 음악가인 정율성(1914∼1976)의 집터와 그가 다녔던 능주초등학교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6월 톈안먼(天安門) 광장 앞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영접을 받을 때 울려 퍼졌던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이가 정율성이다. 광주에서 태어나 숭일중학교에 다니다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독립운동에 투신한 그는 중국 창건 50돌에 신중국 창건에 기여한 100대 영웅 모범 인물로 뽑혔고 중국 3대 작곡가로도 추앙받고 있다. 화순군은 주자묘, 정율성 관련 유적 등 중국인에게 친숙한 관광자원을 상품화해 화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하니움 적벽실에서 ‘정율성 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 한중 합동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의료관광도 화순군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 국내에선 유일하게 군 단위에 있는 7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인 화순 전남대병원과 협력해 외국인 유치 의료관광 기반을 구축했다. 구충곤 화순군수는 “화순의 풍부한 문화관광 자원에 역사와 예술의 옷을 입혀 산업화하겠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호남고속철도(KTX)가 4월 1일 광주송정역에서 열리는 개통식 다음 날인 2일부터 정식 운행된다. 8일 코레일과 광주시에 따르면 4월 2일 호남선 KTX와 전라선 KTX가 고속철도를 달리게 된다. 2009년 12월 호남고속철도 1단계 사업(충북 오송∼광주송정 간 182.3km) 기공식을 연 지 5년 4개월여 만이다.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1시간 33분이면 갈 수 있다. 현재 호남선을 이용할 때보다 1시간 6분이 줄어든다. 이 구간 요금은 지금보다 8200원이 오른 4만680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광주발 용산행 첫 열차는 오전 5시 30분 출발하고 막차 시간은 오후 10시 53분이다. 용산발 광주행 열차는 오전 5시 20분부터 다니기 시작해 오후 10시 15분에 막차가 출발한다. 운행 편수가 현재 주말 기준 62회에서 68편으로 늘어나면서 배차 간격은 줄어들었다. 코레일은 평균 배차 간격은 30∼40분이지만 이용객이 많은 시간대에는 16∼18분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용산에서 서대전을 거쳐 계룡∼논산∼익산까지 가는 노선 18편을 별도 운행하기로 하면서 이 구간에서 광주를 오가는 승객은 익산역에서 광주송정행 KTX로 갈아타야 한다. 코레일은 이달 13일 오전 7시부터 홈페이지에 열차 운행 시간표를 공개하고 4월 2일 이후 승차표를 판매한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나주시는 그동안 고유 이름 없이 영산강 황포돛배 1호, 2호(사진)로 불린 배에 붙일 새 이름을 공모한다고 5일 밝혔다. 9일부터 31일까지 이름과 선정 이유 등을 적어 e메일(kartin9@korea.kr)이나 팩스(061-339-2811)로 보내면 된다. 나주시는 4월 10일까지 새 이름을 선정하고 우수작에는 천연염색 스카프 등을 전달한다. 영산강 황포돛배는 2008년 5월 첫선을 보인 3.39t 목선으로, 옛 정취를 느끼도록 황포 돛을 달았다. 영산강살리기사업 준공 이후부터는 내륙 항구인 영산포 선착장에서 출발해 회진리까지 왕복 10km를 운항하고 있다. 12명까지 승선할 수 있으며 운항시간은 60분. 061-339-8714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학문에 있어서는 장성만 한 곳이 없다)’의 명성을 보여주는 책이 출간됐다. 장성문인협회가 최근 발간한 ‘장성문학대관’은 전남 장성 출신 문인들의 대표적인 작품과 활동, 문학사적 의미를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704쪽)에는 150여 명의 작가와 500여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평론만 빼고 시 소설 시조 동화 수필 한문학 등이 망라돼 있다. 수록된 문인들의 면모도 다채롭다. 문불여장성의 앞자리에 놓이는 하서 김인후(1510∼1560), 망암 변이중(1546∼1611), 노사 기정진 선생(1798∼1879)을 비롯해 한국 신문학을 연 김우진, 남도문학의 대부 박흡, 북한 최고의 계관시인으로 평가받는 오영재, 한국 수필문학의 태두 이상보, 한문학의 국보적 존재 변시연, 8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다 가신 ‘장성문학의 아버지’ 김병효 선생 등 지역 출신 문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시조문학 조병기, 소설과 수필, 드라마를 넘나들었던 기일혜, 신문소설의 인기작가 전병순 등 많은 문인들의 생애와 작품도 오롯이 담겨 있다. 장성문학대관에는 당대 문학인의 작품 외에도 이들을 배출한 장성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도 기술돼 있다. ‘문불여장성의 학문전통과 인물’(백수인) ‘장성문인들의 문단활동과 지역문학의 발전’(노창수) ‘장성문협의 역사’(이인성) 등 각계의 명망 있는 필진의 글이 수록돼 장성의 문화사적, 인문학적 조망이 가능하다. 책은 북녘 땅에 묻힌 오영재 시인이 장성 출신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내는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장성 출신 문학인들을 찾아내 그들의 문학적 좌표를 설정하고 정리했다. 박형동 장성문인협회장(67)은 “작고하거나 출향한 문인과 그들의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신문광고를 내고 평론가나 문인들을 찾아가 귀동냥을 하기도 했다”며 “전국적으로 특정 지역 문인들의 작품을 소개한 책은 여러 권 있지만 문학 역사와 활동, 문단에 끼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낸 것은 장성문학대관이 처음”이라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 “태풍이 온다고 바람이 불면 파도가 초가집 지붕만치 붑니다. 저짝(저쪽)에서 요짝(이쪽)을 본다면 잔잔하게 보이거든요. 나라도(나로도) 쪽에서 보면 배들이 태풍이 온지도 모르고 통신이 안 되니까 요리 지나가다가 이 앞바다에서 침몰된 배가 한두 척이 아닙니다. 배가 뒤집어지면 사람은 하나씩 비어 버리죠. 저기 비렁이라고 돌만 있는 바닷가가 그곳이에요.”(김영길·72·고흥군 영남면 남열리) #2. “우리 동네는 다 선소(船所)여. 그 강(발포항)이 그 전에는 겁나게 짚었어(깊었어). 나 알기로도 큰 작대기 너닷 발 되는 대막대기를 가지고 쇠스랑을 해서 굴을 건져서 해먹고 그랬어. 부잣집들은 들에서 술을 받아 가지고 여그(여기) 쌓아 놨다가 싣고 그랬는디…. 500석이나 싣는 곱배가 들어와서 싣고 그렸어.”(고광정·91·고흥군 도화면 덕흥마을)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설화(說話)에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주민의 삶과 정서가 오롯이 담겨 있다. 전남 고흥군이 ‘설화의 메카’로 뜨고 있다. 2년여에 걸쳐 16개 읍면의 각종 설화를 발굴해 2만여 쪽의 설화집을 펴내고 한국설화문학관 건립에 나서는 등 기록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설화의 고장’으로 우뚝 고흥군은 지난해 말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역 전체의 각종 ‘설화’를 한데 모은 설화문학 연구조사서 ‘고흥의 미래, 여기에 길이 있다’를 펴냈다. 2만1004쪽 분량의 설화문학집은 고흥군과 전남도립대 조사팀이 고흥군 16개 읍면에 사는 노인 2114명을 인터뷰한 향토사적 보고서다. 설화는 읍면별로 모두 13권의 책에 나눠 수록됐다. 오래전부터 전해져 온 신화와 전설, 민담과 마을 유래 등 구비문학적 내용이 담겨 있다. 일제의 만행과 징용, 제주도4·3사건과 여수·순천 10·19사건, 6·25전쟁과 보도연맹, 긴급조치와 비상계엄령 등 그동안 삶의 역정도 녹아 있다. ‘이 당신’(친한 사람), ‘저 당신’(덜 친하거나 미운 사람) 등 질박하고 다정한 고흥 지방언어가 풍성하다. 당산제 샘굿 당골래 상엿소리 자치기 낫치기 땅따먹기 등 전통 민속놀이와 생로병사, 혼인 등 기억 속에 묻혀 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조사팀을 이끈 최한선 전남도립대 교수(유아교육과)는 “연구조사서는 시나리오 작가와 소설가들이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작품 소재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고흥군은 50부를 발간해 도서관, 대학 등에 배부하고 일부는 2017년 초 개관 예정인 ‘한국설화문학관’에 비치할 예정이다.○ 설화문학 전승 기반 구축 고흥군이 설화문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조선시대 ‘인물 만화경’이라 불리는 설화집 ‘어우야담(於于野譚)’의 작가 유몽인(1559∼1623)과의 인연 때문이다. 고흥 유씨인 유몽인은 한양에서 태어났으나 1612년 고흥에서 1년 6개월 동안 머물며 ‘감로정’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광해군이 유몽인을 ‘위성공신’에 책봉할 당시 교서(보물 제1304호)는 현재 고흥군 두원면에 사는 후손이 보관하고 있다. 고흥군은 전국 자치단체 설화를 한데 모은 문화콘텐츠를 구축하기 위해 420억 원을 들여 두원면 운대리 분청사기 가마터에 한국설화문학관을 짓고 있다. 군은 차츰 소멸돼 가는 설화문학의 전승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2년 ‘유몽인 설화문학 학술대회’를 열고 2013년에는 지방의 라디오방송을 통해 ‘유몽인 어우야담’ 20부작을 발표했다. 올해는 이를 웹툰으로 제작해 전국에 보급하고 내년에는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어유야담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사업 외에도 임진왜란에 참여한 고흥 출신 의병 군관 승병 등의 인물 재조명 사업, 박찬영 정운회 송석규 등 고흥 출신 대표 문인들의 출판사업도 벌이고 있다. 박병종 고흥군수는 “현재 추진하는 사업을 마무리한 뒤 설화를 통한 산업화의 길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 “지금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죽을힘을 다해 싸운다면 능히 대적할 수 있사옵니다.” 1597년 8월 왜군이 전라도로 밀려들자 선조는 이순신 장군에게 ‘수군을 혁파하고 육군에 합류해 싸우라’는 교지를 내렸다. 하지만 이순신은 이 같은 내용의 비장한 장계를 올리고 전의를 불태웠다. 원균이 이끌던 조선수군이 칠천량 해전에서 전멸하자 삼도수군통제사에 다시 오른 이순신이 전남 보성군 열선루(列仙樓)에 머물 당시의 일이다. 보성군은 ‘난중일기’에 언급된 이순신 장군 행적을 토대로 ‘유적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 조선시대 수군의 진영이었던 목포진은 세종 21년인 1439년 설치됐다. 당시 의정부는 세종에게 “무안현의 목포는 왜적 침입의 요해처(적에게는 해롭고 아군에는 꼭 필요한 지점)이므로 만호를 파견하고 병선을 주둔시켜야 한다”고 건의했다. 1501년 수군진성이 축성됐지만 목포진은 개항 2년 전인 1895년 고종의 칙령에 따라 폐진됐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목포진이 120년 만에 복원됐다. 목포시는 1월 객사와 내삼문 등을 복원하고 주변 골목길에 벽화를 그리는 등 역사교육의 장으로 꾸미기로 했다.○ 시군마다 ‘역사 마케팅’ 후끈 전남 자치단체들이 ‘역사 마케팅’에 한창이다. 사라진 유적은 고증을 거쳐 복원하고 사료적 가치가 큰 문화자산이나 옛 인물을 발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성군은 이순신 장군이 머물렀던 열선루 위치를 보성읍 옛 인사동(현 보성군청 뒤편 안식일교회 주변)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구용역을 맡은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이 기초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곡식창고로 활용됐던 중앙청을 복원하고 조선수군 재건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이용부 보성군수는 “열선루와 무기와 군량을 모은 조양창 등을 복원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관광명소로 가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주시는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나대용 장군(1556∼1612)의 숨결이 깃든 유적지를 적극 알리고 있다. 장군의 생가, 묘소, 거북선을 실험 제작한 방죽골, 장군바위 등이 전남도 문화재 기념물 제26호로 지정돼 있다. 장군의 영정과 위패가 봉안된 소충사에서는 매년 과학의 날(4월 21일)에 추모식이 열린다. 해군은 2000년 건조한 8번째 잠수함을 ‘나대용함’이라 명명하고 해마다 참배하고 있다. 나주시와 나대용장군 기념사업회는 올해 소충사 인근에 과학관을 건립하고 방죽골을 복원해 거북선 모형을 띄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활발한 전적지 복원 영화 ‘명량’에 이어 TV드라마 ‘징비록’이 인기를 모으면서 정유재란 최후의 격전지였던 순천 검단산성과 국내에 있는 왜성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순천왜성이 주목받고 있다. 정유재란 당시 잇단 전투에서 패퇴한 왜군은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에 성을 구축하고 집결해 탈출을 꾀한다. 축조 당시 왜군은 피습을 우려해 검단산성 쪽의 육지부를 파내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마치 해자(垓字) 역할을 하도록 하고 다리를 설치했다. 그래서 이 다리는 ‘왜교(倭橋)’ 또는 ‘예교(曳橋)’로 불린다. 조선과 명나라 연합 육군은 왜성과 2.5km 떨어진 맞은편 해룡면 성산리 검단산성에 주둔하며 대치한다. 이순신 장군과 진린이 이끄는 연합 수군 역시 왜성에서 2km 떨어진 장도(노루섬)에 진을 치고 왜군의 퇴로를 막는다. 그동안 노량해전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1598년 9월부터 2개월간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순천 왜교성 전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순천시는 검단산성과 순천왜성의 원형 복원에 나섰다. 올해 4억8000만 원을 확보하고 복원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2020년까지다. 그동안 순천시는 검단산성과 순천왜성, 이순신 장군을 배향한 충무사 복원을 위한 사료 정비와 토지 매입, 발굴 조사를 벌여왔다. 2013년 정유재란 전적지를 사적으로 등재하기 위한 학술대회를 열고 2014년에는 정유재란과 순천 학술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장흥군은 안양면 기산리에서 장흥통합의학센터(조감도) 건립공사를 3월부터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장흥통합의학센터는 용지 1만8494m², 전체 건축면적 9159m²,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내년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열리는 ‘장흥 국제통합의학박람회’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국비 212억 원 등 300억 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말부터 기반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완공은 내년 6월. 장흥통합의학센터는 국제적 흐름에 맞는 통합의학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진료 교육 연구가 복합된 통합의료 체계를 구축한다. 인근에 전원도시로 조성 중인 ‘로하스타운’과 연계해 의료와 주거가 복합된 치유 중심지로서의 역할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흥군은 센터 인근 산림환경을 활용해 자연 친화형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치유를 주제로 하는 국제관광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성 군수는 “2010년부터 대한민국통합의학박람회를 매년 개최하면서 통합의학에 대한 기술과 역량을 축적했다”며 “편백숲 우드랜드 등 친환경 자원을 활용해 각종 환경성 질환을 치유하고 예방하는 통합의학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롯데백화점 광주점과 롯데장학재단은 24일 백화점 3층 별관 교육장에서 지역 대학생 16명에게 장학금으로 4000만 원을 전달했다. 광주점은 어려운 형편에도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들과 우수 인재들을 선발해 올해 1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줬다. 광주점은 지역 인재 육성 차원에서 2013년부터 매 학기 우수 인재를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109명이 2억4400만 원을 받았다. 유영택 롯데백화점 광주점장은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활동은 기업의 당연한 의무”라며 “앞으로도 지역 내 인재 육성과 교육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나주 목사(牧使)를 지냈던 14대조 할아버지가 저를 이곳으로 이끌어주신 것 같아요. 조상이 맺어준 인연이라 생각하고 지역 상생협력사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32년 전 조상이 목민관으로 부임해 선정을 베풀었던 전남 나주에서 후손이 관아 등 유적지를 가꾸고 보존하는 일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전력공사 김시호 영업본부장(56). 그는 한국전력의 지역 상생협력사업 중 하나인 원도심 역사유적지 배전설비를 땅속에 묻는 지중화 사업의 총괄 책임자다. 김 본부장의 선조는 1583년 8월부터 3년간 전라도 도읍인 나주목을 다스렸던 학봉 김성일 목사(1538∼1593)다. 김 목사는 재임 기간 나주지역 최초의 사액서원인 대곡서원을 금성산 기슭에 세워 김굉필 조광조 이황 등을 제향하고 선비들을 학문에 전념하게 했다. 나주목 관아 정문인 정수루에 백성의 억울함을 듣는 신문고를 설치하는 등 선정을 베풀었으나 나주 사직단(社稷壇) 화재에 책임을 지고 1586년 사직했다. 2년 후 통신부사로 일본에 파견됐다 돌아와 일본이 침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했다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파직되기도 했다. 그는 류성룡 등의 건의로 1592년 경상도초유사로 임명돼 격문을 돌려 의병을 모으고 피폐해진 경상도의 행정을 바로잡는 데 기여했다. 나주시는 목사 시절 그의 선정을 기리기 위해 2008년 목사 관아였던 내아에 김성일의 이름을 붙인 방을 한옥 체험장으로 꾸며 개방하고 있다. 관아 정문에 설치됐던 신문고는 제야 때 북을 치는 ‘정수루 북 두드림 제야행사’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조상의 손때가 묻은 관아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기회가 되면 일일 명예시장도 하고 싶다”며 웃었다. 김 본부장이 벌이는 사업은 총 60억 원을 들여 금성관과 역사유적지가 많은 중앙로 주변에 내년 9월까지 첨단공법으로 3가지 모델의 지중화 특화거리(3.9km)를 조성하는 것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지금껏 나주에 온 적이 없는데 한전이 이전하면서 선조와 연을 잇게 됐다”며 “조상의 얼이 배어 있던 거리를 보존하고 정비하는 사업을 맡아 뿌듯하기도 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 전남 화순군 이서면 달구리 마을 뒷산에는 무등산 계곡의 물줄기를 이용하기 위해 설치한 보(洑) 흔적이 남아 있다. 해발 300∼400m 다랑논에 물을 대기 위해 도랑을 파면서 생긴 이 수로를 주민들은 ‘봇도랑’이라 부른다. 봇도랑과 다랑논은 14세기 진주 강씨와 광산 이씨가 마을에 정착하면서 조성돼 6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봇도랑의 보는 1t 이상 거대한 바위로 만들었다. 봇돌 사이로 물이 흐르게 하고 일정 수위 이상 되면 넘치도록 해 수량을 조절했다. 다랑논은 무등산 중턱 등 고지대 휴경지를 비롯해 산비탈에 아름다운 곡선으로 펼쳐져 있다. #2. ‘녹차 수도’라 불리는 전남 보성에서 차 재배가 시작된 건 통일신라시대부터다. 보성군 득량면 일대에는 수령 1500년이 넘는 차나무가 있을 정도로 보성은 오랫동안 국내를 대표하는 차 생산지였다. 1939년에는 전국 최초로 활성산 자락에 30ha의 대규모 차밭이 만들어졌고 1970년대에는 계단식 차밭 500여 ha가 조성됐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제주도, 경남 하동, 사천 등지와는 다르게 보성은 계단식 녹차밭을 유지하고 있다. 찻잎을 따고 덖는 등 고단한 일을 주민들이 나눠서 하는 자발적 지역공동체는 농업 유산으로 가치가 높다.○ 전통 농어업 자원 발굴 농도(農道) 전남이 역사성과 보전 가치가 높은 농업 자원을 발굴해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사라져 가는 전통 농어업 자원을 보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하기 위해서다. 전남도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15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사업에 보성 계단식 차밭과 화순 봇도랑·다랑논 등 2곳을 신청했다. 현재 전남 2곳과 충남 금산 인삼농업, 전북 김제 지평선 논농업·관개 시스템, 경남 하동 야생 차나무 군락 등 5곳이 신청했다. 농식품부는 현장 조사와 전문가 심의를 거쳐 농업유산을 선정할 예정이다. 10일 현장 조사를 벌인 윤원근 국가중요농업유산 심의위원장은 “달구리 마을 봇도랑과 다랑논은 선조들이 만든 훌륭한 수리 시스템으로서 의미가 크다”며 “묻혀 있는 봇도랑을 앞으로 어떻게 복원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농업유산을 2013년부터 매년 2곳씩 선정하고 있다. 농업유산에 선정되면 보전·관리 사업비로 3년간 15억 원(국비 70%, 지방비 30%)이 지원된다. ○ 농업유산 등재 프로젝트 전남은 현재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4곳 가운데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을 비롯해 구례 산수유 농업과 담양 대나무밭 등이다. 나머지 1곳은 제주 흑룡만리 돌담밭이다. 이 중 청산도 구들장 논과 흑룡만리 돌담밭은 지난해 4월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서 지정하는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도 등재됐다. 농식품부는 2020년까지 국가중요농업유산 25곳을 지정하고 이 중 10곳 이상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전남도는 2013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남도중요농업유산 제도를 만들었다. 오랜 기간 방치됐던 농업유산을 찾아내 보전하고 국가중요농업유산과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을 준비하는 프로젝트다. 전남 22개 시군에 농업유산 담당자가 정해지고 이들이 각 지역에 숨겨져 있는 농업유산을 발굴했다. 바다와 갯벌에서 전해 오던 어업유산도 함께 발굴하면서 지역 농어업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전남도가 지정, 관리하고 있는 농어업유산은 신안 갯벌 염전, 장흥 개매기 어장, 무안 회산 백련지, 영광 염전, 고흥 김 양식장 등이다. 박균조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도 중요농어업유산을 더욱 늘리고 이를 농가 소득으로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1993년 10월 전남 진도군 의신면 박복단 할머니 집에 뼈와 가죽만 남은 하얀 진돗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박 할머니가 7개월 전 대전의 한 애견가에게 판 5년생 ‘백구’였다. 당시 백구는 대전∼전주∼광주∼해남∼진도대교∼진도까지 3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되돌아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백구는 모 컴퓨터회사의 광고 모델이 되기도 했다. 이때 받은 모델료는 박 할머니 가족의 병원비로 사용돼 또 한 번 감동을 선사했다. 돌아온 백구는 할머니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기력을 회복해 새끼까지 낳았고 2000년 2월 태어난 지 13년 만에 박 할머니 품에 안겨 숨졌다. 마을 주민들은 ‘한번 주인이면 영원한 주인’이라는 백구의 충성심을 기리기 위해 2004년 마을에 높이 2.1m, 폭 1.2m 크기의 ‘돌아온 백구상’을 건립했다. 동상 옆에는 백구가 대전에서 진도까지 되돌아오는 여정 등을 새긴 표지판과 지석묘로 꾸민 백구묘가 있다. 박 할머니는 2010년 9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 백구상이 보이는 마을 앞 야산에 묻혔다. 진도군이 백구마을에 새로운 볼 거리인 ‘백구테마센터’(사진)를 최근 개관했다. 백구테마센터는 1층에 도농 교류실과 북 카페, 2층에 다목적실(체험 민박 4실 포함)을 갖췄다. 도시민을 위한 체험 농장(7287m²)도 마련했다. 진도군은 백구테마센터가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여름 관광지인 금갑해수욕장, 사계절 인기를 끌고 있는 접도 웰빙 등산로를 찾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체험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는 천성이 영민하고 충직하다. 후각과 청각이 발달했고 복종심과 귀소성이 뛰어난 국내 대표 토종견으로, 세계 3대 애견클럽에 등록되는 등 명견으로 우뚝 섰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대학생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 실무가 진행되는지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이선근 씨(25·전남대 지리학과 4학년)는 지난해 6월부터 3개월 동안 롯데백화점 광주점 ‘대학생 마케터’로 참여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마케터는 기업 마케팅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실무에 적용하는 이를 말한다. 이 씨는 “기업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기는 일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줄 몰랐다”면서 “고생한 만큼 보람도 컸다”라며 웃었다. 이 씨와 함께 마케터로 활동했던 국보미 씨(21·여·전남대 자율전공학부 2학년)는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백화점이 개발하고 게임 포인트로 쇼핑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냈다. 국 씨는 “비록 채택은 안 돼 아쉽지만 팀장을 비롯한 백화점 실무자들이 가능성을 검토하고 격려해 줘 뿌듯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마케터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수도권에 비해 취업 환경이 열악한 지방 학생에게 기업 마케팅 실무를 가르쳐 졸업 후 취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들은 1주일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개인과 팀 미션을 수행했다. 백화점 측은 매달 한 차례 발표회를 열고 마케팅 아이디어를 실무에 적용할 기회를 줬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서울 홍익대 앞 명물 ‘클럽파티’를 백화점 매장에 재현해 젊고 생동감 넘치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었던 이벤트는 대학생 마케터의 아이디어였다. 마케터들이 기획하고 꾸민 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백화점 측은 우수 마케팅 사례로 선정하고 아이디어를 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유영택 롯데백화점 광주점장은 “지역 대학생은 취업에 도움 되는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기업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가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지난달 제2기 대학생 마케터를 뽑았다. 6명을 선발하는 데 100여 명이 지원했다. 지역 대학생뿐만 아니라 수도권 학생까지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기로 선발된 김민재 씨(26·조선대 신문방송학과 4년)는 “입사시험에 합격한 것처럼 기쁘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로 마케터의 꿈을 펼쳐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대학생 마케터 외에도 지역 인재 육성과 취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부터 매 학기 우수 인재를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동안 93명이 2억400만 원을 받았다. 2년째 벌이고 있는 ‘취업 멘토링 캠프’도 호응도가 높다. 인사 담당자가 제안하는 ‘성공 취업 비법’, 입사 선배와의 ‘토크 콘서트’, 취업 시 좋은 인상을 주는 ‘이미지 메이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 대학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신입사원을 공채할 때 지역 우수 인재도 일정 부분 채용하고 있다. 해마다 광주 전남지역 대학 출신 신입사원 비율이 늘어 최근 3년간 11명이 채용됐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대는 윤혜숙 전 전남대 간호대학 동창회장(86)이 발전기금 1억 원을 기탁했다고 15일 밝혔다. 윤 전 회장은 1950년 전남대 의과대학 부속 간호학교를 졸업한 이후 평생을 지역사회와 전남대병원 발전에 기여했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전남대 간호대학 동창회장을 지내면서 모교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1998년에는 전남대병원 안과에 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윤 전 회장은 “작은 성의이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도전하는 후학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억대 부농은 부지런하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생산과 가공, 유통 전 분야를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표고버섯 하나로 국내 유통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청림농원 안정균 대표(66)의 확고한 신념이다. 청림농원은 산 깊고 물 맑은 전남 강진군 칠량면 부용산 모재골에 자리하고 있다. 그는 82만5000m² 산자락에서 26년째 유기농산물 인증 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무려 50억 원. 청림농원의 표고버섯은 대규모 생산임에도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여기에 안 대표만의 마케팅이 더해지고 전국적인 대형 유통망까지 확보하면서 소비자들이 붙여준 이름이 바로 ‘명품 버섯’이다.○ 땀과 눈물로 만든 명품 버섯 안 대표는 1989년 버섯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경남 창원에서 직장을 다닐 당시 셋째 동생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74ha의 임야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했다. 동생이 기술과 경험 부족으로 실패하고 많은 빚만 남긴 채 미국으로 떠나자 그가 농장을 떠안았다. 직장 생활을 하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급한 빚부터 갚았다. 버려진 농장에서 표고 재배를 시작했지만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농장이 인적조차 없는 산골에 있어 딸을 창원 처가에 남겨둔 채 어머니와 아내만 데리고 움집 같은 슬레이트 건물에서 숙식하며 버섯을 키웠다. 자연산에 가까운 표고버섯을 생산하기 위해 노지 재배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종균이 활착되지 않아 1년 후에 생산된 표고는 대부분 상품가치가 없었다. 그는 전문서적을 읽고 해외까지 돌아다니며 정보와 자료를 수집한 끝에 노지 재배에 성공했다. 그의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표고버섯은 향이 강하고 맛도 좋아 출하되자마자 최고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청정한 자연 환경 속에 비와 눈, 햇살과 바람을 고스란히 맞고 자란 표고버섯은 하우스 안에서 키운 버섯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품질은 최고였지만 넘어야 할 벽이 또 하나 있었다. 서울 가락동 시장에 제품을 출하했지만 품질에 비해 손에 쥐는 돈은 턱없이 적었다. 자연산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노지 버섯이 중간상인의 유통마진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안 대표는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1.5t 트럭에 아내와 갓 태어난 아들을 태우고 다니며 전국 농산물 판매 행사장과 백화점 전시장을 찾아다녔다. 버섯요리를 개발하고 시식회를 열었더니 대형 유통매장에서 그 진가를 알아보고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버섯을 들고 전국을 누빈 지 5년 만에 대형 매장에 납품하게 됐다. 현재 그는 이마트 매장 120곳과 신세계백화점 이랜드리테일 서원유통 한살림 올가홀푸드 우체국쇼핑 등에 버섯을 납품하고 있다.○ 생산 가공 유통에 눈떠야 진정한 부농 그는 다른 버섯과 차별화하기 위해 뭐든지 한발 앞서 나갔다. 1992년 국내 3000여 버섯농가 가운데 가장 먼저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취득하고 2008년 국제 유기농인증(IFOAM)에 이어 미국 농무부(USDA)의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1991년 국내 처음으로 ‘안정균’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제품 포장지에 넣는 생산자 실명제를 시행했다. 안 대표는 당시 판매되는 버섯포장이 4kg과 2kg짜리여서 가정주부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한두 끼니 먹을 수 있는 100g과 200g 단위로 과감하게 바꿨다. 유통 마진을 아껴 소비자에게 시중가보다 20∼30% 정도 싸게 판매한 것도 매출 신장에 보탬이 됐다. 버섯 품질을 5등급으로 분류하고 다시 크기와 색깔 수확시기에 따라 25종류로 세분화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화려한 ‘홍보’보다 ‘현장 견학’을 주선한 것도 주효했다. 소비자와 바이어를 농장으로 초청해 생산과정을 직접 보여줬다. 농원을 둘러본 바이어들은 반드시 납품 계약을 맺었다. 안 대표는 “같은 상품이라도 마케팅에 따라 1만 원, 100만 원에도 팔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부터 버섯가공식품 생산에 뛰어들었다.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표고버섯과 남해안 청정지역의 다시마 멸치 새우 홍합 함초소금 등을 혼합해 천연 조미료를 개발했다. 표고버섯 특유의 감칠맛을 살려 합성물질이나 화학물질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맛을 내는 조미료를 만들어 보자는 시도였다. 안 대표는 “거대 식품회사가 주도하는 조미료 시장에 도전하는 게 무모하다고들 했지만 품질만 우수하다면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농업인대상(1998년) 신지식농업인(1999년) 산업훈포장(2003년) 수출유망중소기업(2006년) 자랑스러운 전남인상(2008년), 유기가공품 인증(2014년)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안 대표는 “어느 작물을 재배하든지 전문가가 돼야 성공할 수 있다”며 “앞으로 청림농원에 표고시음장, 유기농 버섯학교 등을 개설해 친환경 버섯관광단지로 키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순천시에 이어 나주시가 ‘농업인 월급제’를 시행한다. 농업인 월급제는 벼 재배 농민을 대상으로 수확기 전까지 매달 일정액의 돈을 먼저 지급한 뒤 벼 수매 때 수매자금에서 지급액을 제하는 방식이다. 나주시는 최근 미곡처리장을 운영 중인 남평 마한 동강 다시 등 지역 4개 농협과 농업인 월급제 지원 사업 시행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해당 농협과 벼 수매 약정을 맺은 농가 가운데 대상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농가는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출하 예정 벼의 60% 선에서 수매자금을 월별로 나누어 미리 지급받는다. 수령액은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으로 매월 20일 지급한다. 각 농가는 지급받은 월급의 원금을 가을 수매가 끝난 후 해당 농협과 정산한다. 이자는 나주시가 농가를 대신해 수매가 끝나는 12월에 농협에 보전해 준다. 강인규 나주시장은 “농가 소득이 가을에 집중돼 영농 준비와 생활비가 필요한 시기에는 정작 돈이 부족해 대출을 받아 어렵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농가 부채 원인이 되고 있는 대출금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농업인 월급제를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전남에서 처음으로 2013년 농업인 월급제를 도입했다. 시는 2만 m²(약 6600평) 이상의 벼를 재배하고 농협 수매 출하를 약정한 농가가 월급제를 신청하면 담당 공무원과 농협 그리고 농업단체 등 8명으로 구성된 협의회에서 신용도, 친환경 인증, 전업농, 여성 농업인, 중학생 이상 부양 여부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시행 첫해인 2013년과 지난해 각각 29농가, 33농가가 선정됐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비싼 단독주택은 동구 운림동에 있는 주택으로 5억2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최저가는 북구 신안동 소재 주택으로 729만 원이었다. 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4년도 표준단독주택 가격공시’에 따르면 광주시의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 최저로 나타났다. 전남도 역시 광주전남혁신도시 개발 효과에도 불구하고 상승률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공시가격이 가장 비싼 단독주택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주택으로 공시가격은 64억4000만 원이었다. 가장 싼 집은 전남 영광군 낙월면 송이리 주택으로 82만6000원으로 평가됐다. 광주의 단독주택은 3944가구로 가장 높은 가격대는 5억 원 초과∼6억 원 이하로 1가구였다. 2억5000만 원 초과 5억 원 이하는 164가구, 1억 원 초과∼2억5000만 원 이하는 565가구, 5000만 원 초과∼1억 원 이하는 1956가구, 5000만 원 이하는 1258가구였다. 전남은 5000만 원 이하가 1만8402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5000만 원 초과∼1억 원 이하 1804가구, 1억 원 초과∼2억5000만 원 이하 328가구, 2억5000만 원 초과∼5억 원 이하 41가구, 5억 원 초과∼6억 원 이하 1가구 순이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4월에 개통할 예정인 고속철도(KTX) 호남선의 서대전역 경유를 놓고 호남과 대전광역자치단체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대전시가 ‘운행 횟수 50% 서대전역 경유’를 주장하자 호남권 지방의회 의원 200여 명이 서대전역 경유 방안을 담은 코레일의 운행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2일 상경 시위를 벌였다. 급기야 권선택 대전시장이 광역단체장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나섰지만 호남권 시도지사들이 거부하면서 정부의 최종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과 호남권 대립 격화 서대전역 경유를 둘러싼 논란은 KTX 호남선 개통을 앞두고 코레일의 운행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코레일은 호남선과 전라선의 KTX 운행 횟수를 주말 기준으로 하루 62편에서 82편으로 늘리되 이 중 18편(22%)은 서대전역을 경유하도록 하는 운행 계획 초안을 마련해 지난달 중순 지자체 의견 수렴에 나섰다. 코레일 측은 기존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여행객 점유율 30%를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이 계획을 접한 호남권 지자체들은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호남선 KTX 건설 계획의 취지(출발점과 종착점의 최단거리 운행)가 무색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대전시도 대전시민들의 탑승 수요 증가를 예상해 오히려 경유 횟수를 50%까지 늘려야 한다며 코레일의 계획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권 시장은 1일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경유 문제는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양보와 타협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광주시 전남도 전북도 등 호남권 3개 시도지사에게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 송하진 전북지사는 “시도지사가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며 거절했다. 이 지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전시장과의 연석회의는 (안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며 “국토부 장관과 3일 만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남권 광역·기초의원 200여 명은 2일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KTX 서대전역 경유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는 기존 오송역(충북 청원)의 위축을 우려해 호남권을 지지하는 형국이다. 백제역(공주) 위축이 불가피한 충남도는 논산시와 계룡시를 의식해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다.○ ‘건설 취지 살려야’ vs ‘승객 수요 감안해야’ 호남권 지자체들은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기존 선로 이용으로 인해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45분이 더 소요돼 고속철로서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요금도 고속선(신설노선)은 km당 163.31원, 일반선(기존노선)은 103.66원으로 기존 노선이 저렴하지만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거리가 32km 늘어나 사실상 요금 인하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대전시는 서대전역 경유 여부와 운행 횟수는 승객 수요를 감안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시장은 서대전역 50% 경유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지난해 당선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서대전역의 이용자가 전체의 30%로 용산역 다음으로 많고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신설 노선 개통으로 늘어나는 운행 횟수를 감안하면 최소한 50%는 서대전역을 경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측은 “서대전역 경유가 정치 문제로 비화돼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수요와 공공성을 감안할 때 승객이 있으면 정차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X 경부선을 봐도 신경주를 경유하는 신설 노선이 섰지만 동대구 구포 부산을 연결하는 구노선은 여전히 운행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호남지역 자치단체들은 “서대전역 경유 시 경유시간은 45분 늘어나는 반면 요금 차이는 거의 없어 대전권을 제외하고는 이용자가 급감할 것”이라고 반박했다.대전=지명훈 mhjee@donga.com / 광주=정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