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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로부터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선정된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 협의회 소속 대학의 총장 등 관계자 350여 명이 29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에서 포럼을 열고 대학평가체계 개선과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의 균형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ACE는 교육부가 2010년부터 학부교육을 잘하는 것으로 선정한 대학들로 현재 25개 대학이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먼저 정부와 각종 기관의 평가가 대학이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도록 돕는 기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평가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궁근 서울과학기술대 총장은 교육과정 자체를 평가하는 방식을 통해 대학이 투입하는 비용이나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남궁 총장은 “취업률이나 진학률 같은 단기성과뿐만 아니라 취업유지율과 기업인식도 같은 중기성과 그리고 대학에 대한 평판과 특성화 프로그램 같은 장기성과까지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신복 가천대 이사장은 대학 유형별 특성화 방안을 제시하며 대학별 역할 분담 방안을 내놓았다. 김 이사장은 “국립대는 기초학문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사립대는 사회의 수요에 맞는 교육에 집중하는 등으로 기능을 분화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대학을 연구중심과 교육중심으로 기능을 분화하는 방법과 전국중심과 지역중심으로 나누는 방안이 제안되기도 했다. 김유성 세명대 총장은 “이미 정부가 대학 평가방식 등을 손질하기로 한 만큼 정부가 오늘 포럼에서 나온 현장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라며 포럼을 마무리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 배운 컴퓨터. 신범순 할머니(70·사진)가 얘기하는 도전정신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가난한 살림에 자녀 4명을 키우며 고달프게 일해 왔지만 세상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힘들게 컴퓨터와 인터넷을 배워 시작한 온라인 장터가 큰 매출을 올려 요즘에는 활짝 웃을 수 있다고 합니다. 풍물장터에서 일궈낸 작은 성공이어서 더 가슴에 와 닿네요.}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 하나를 선택해 올해 처음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전국 32개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거나 낮췄다. 6개 대학은 예체능계열 모집에 A, B형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대학들이 제출한 2014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 변경 신청을 최근 심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32개 대학은 기존에 공표한 전형요소는 바꾸지 않고 최저학력기준만 없애거나 완화했다. 어려운 B형을 선택한 학생들의 등급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개연성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서강대는 경제·경영계열 수시모집 서류전형과 일반전형의 최저학력기준을 국어B, 수학A, 영어B 백분위 기준 합계 ‘288 이상’에서 ‘286 이상’으로 고쳤다. 건국대 경북대 고려대 동국대 성균관대 숭실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 등도 기준을 낮췄다. 경운대와 군산대 서남대 한밭대 대구한의대는 일부 학과에서 기준을 아예 폐지했다. 또 경희대 고려대 한양대 등 6개 대학은 예체능계열에서 당초 A형을 선택한 수험생만 지원을 받으려고 했지만 A, B형 모두 지원을 허용하기로 수정했다. 대교협 측은 “수시모집을 3개월 남짓 앞둔 시점이긴 하지만 선택형 수능이 처음 도입되는 데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변경을 승인했다”며 “올해 대입에서 학과 통폐합 이외의 사유로 인한 입시안 변경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저학력기준 완화와 관련해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은 이번 기준 완화로 올해 수시모집 합격에 수능보다는 학교생활기록부와 논술 등의 중요성이 다소 커졌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신문논술대회 수상자 120명을 29일 발표했다. 대회는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일반인이 신문을 읽으면서 느낀 매력과 활용법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2010년부터 해마다 열린다. 올해는 모두 4572명이 응모했다. 대상은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최규진 씨가 받는다. 수상작은 ‘나와 아버지의 신문’. 소원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신문을 통해 회복했다는 내용이다. 신문과 아버지에 얽힌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문별 금상은 △초등부 서지문 군(서울 월촌초 6년)의 ‘나의 귀국 후 첫 학기 성공전략, 정답은 신문읽기!’ △중등부 신윤진 양(경기 양영중 1년)의 ’종합 영양식, 신문’ △고등부 남채은 양(대구 경명여고 2년)의 ‘신문에게 길을 묻다’ △대학부 김응석 씨(성균관대 경영학부 4년)의 ‘국내 최초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도전’ △일반부 이수정 씨의 ‘뭘 먹여 키를 키우지? 뭘 먹여 꿈을 키우지?’에 돌아갔다. 이들을 포함해 120명이 부문별 금·은·동상과 장려상에 뽑혔다. 시상식은 6월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9월 전국 42개 학교에서 우선 시행된다. 2016년에는 전 중학교로 확대된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시범운영 계획’을 28일 발표했다.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를 선정해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진로 탐색과 동아리 활동 시간 등을 늘리는 제도. 정부는 이런 시간을 최대 주당 13시간까지 늘리기로 했다. 자유학기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정부는 자유학기제를 시범 적용하는 ‘연구학교’를 올해 2학기 42곳 운영하고, 내년 1학기에는 40곳을 추가로 운영하기로 했다. 2015년까지 시범사업을 벌여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한 뒤 2016년 1학기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자유학기제 운영 학교는 교과별로 수업시수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자율권을 가진다. 중학교는 주당 수업시간(33시간) 중 3시간가량인 창의체험 활동을 최대 13시간까지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학교의 ‘자율과정’은 전체 수업시간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게 된다. 오전에는 국어·영어·수학 등 기본 교과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진로 탐색, 동아리, 예체능 활동 등을 하는 방식으로 시간표를 짤 수 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자유학기제는 시험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를 찾기 위한 출발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현장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사들이 정규 교육을 하면서 자유학기제를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일문일답. ―자유학기에는 국·영·수 수업을 안 하나. “기본 교과 수업은 충실하게 진행하지만 기존 강의식·암기식 수업은 탈피한다. 학생의 참여를 강화해 토론을 통해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식의 수업으로 바뀐다. 사회와 과학 등은 실험, 실습,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개편한다. 예컨대 국어 시간에는 교사가 언론진흥재단의 전문 미디어 강사와 함께 신문활용교육(NIE)을 진행할 수 있다.” ―시험이 없어지면 교과 수업에 소홀하지 않겠는가. “교육부는 현재 교과별로 꼭 배워야 할 핵심 성취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학습 효율성이 높아져 교과 수업이 소홀해지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지필 시험은 치르지 않지만 쪽지시험 형태의 ‘형성평가’ 등을 통해 학생의 학습 수준을 점검할 수 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는 어떻게 하나. “등수를 매기는 방식에서 벗어난다. 학생부의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학생의 꿈과 끼와 관련한 활동 내용을 서술식으로 기재한다. 학생부의 ‘진로희망사항’란에는 단순히 직업만 적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직업을 희망하는 이유와 비전 등도 적도록 했다.” ―내신 평가는 어떻게 하나.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자유학기 동안 성취수준 확인 결과는 고교 입시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전면적으로 시행할 때 자유학기의 평가 결과를 고입에 반영할지 여부는 나중에 결정한다.” ―진로 교육은 언제 하나. “중간 기말고사 등 지필고사를 보지 않는다면 7일 정도 여유가 생긴다. 늘어난 창의체험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면 큰 부담 없이 진로 교육을 할 수 있다. 연구학교에 대해서는 수업시수 증감 제도를 활용해 학교가 탄력적으로 수업시수를 조정할 수 있게 허용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예년에 비해 밝았습니다. 힘겹던 지난날이 떠올라 목 놓아 우는 수상자도 없었습니다. 다문화상하면 으레 역경을 이겨낸 이주자들이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올해로 3년째 ‘LG와 함께하는 동아다문화賞’을 시상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과 이주자들의 마음이 모두 밝아지는 것을 차츰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상은 동아일보와 LG가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2010년 처음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다문화가족 세 가족 △다문화공헌 개인 2명 △다문화공헌 단체 세 곳이 선정됐습니다. 청소년 부문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심사는 이복실 여성가족부 차관,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 양민정 한국외국어대 다문화교육원장, 한기흥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이 맡았습니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 》▼ 개인상 소모뚜씨… 이주노동자 차별철폐 인권운동에 온힘 ▼이주민방송 ‘MWTV’ 기자 겸 PD. 미얀마 민주화 운동단체인 ‘버마 국민행동’ 활동가,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 리더, 다문화인권강사…. 소모뚜 씨(38·사진)를 소개하는 수식어들이다. 1995년 한국 땅을 밟은 뒤 18년 동안 살아온 여정이 이 이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변모해 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다. 지금은 예전처럼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다른 민족과 어울려 살아도 어색해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그는 한때 한국 정부로부터 미운 털이 박힌 인물이었다.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등 인권운동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2009년 법무부는 ‘미얀마에서 민주화 활동에 소극적이었고 귀국해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난민신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그는 ‘난민인정 결정 불허결정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해 1심에서 패소했지만 2010년 11월 2심에서 승소했다. 난민으로 인정받은 그는 “나를 싫어하는 한국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낸 사람이다. 한국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인권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만 따로 지원하는 다문화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주민들에게는 다문화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이공원 할인권이 나온다. 하지만 이주민들은 이런 식의 특혜를 불편해한다”며 “이주민들도 한국 사람들과 똑같이 경쟁하고 같은 조건으로 지원해줄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다문화사회”라고 강조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개인상 이사벨씨… 상담사로, 통역사로, 이주여성 ‘큰언니’ ▼“남편한테 매일 맞는다는 여자가 많았어요. 듣고만 있을 수 없었지요.” ‘필리핀댁’ 이사벨 씨(51·사진)가 2000년 남편을 따라 광주에 와서 처음 접한 결혼 이주여성들의 삶은 충격 그 자체였다. 영어학원 강사를 시작한 그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주여성을 돕기 시작했다. 폭력 남편을 피해 도망친 이주여성들에게 월급을 털어가며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원했다. 지금도 그는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다. 하지만 ‘봉사가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또박또박 말했다. “37세 때 결혼을 늦게 한 편이에요. 대부분 젊고 어린 다문화여성들을 보살필 수 있는 ‘큰언니’가 내 역할이에요.” 그는 이주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상담’이라고 했다. 이주여성과 남편의 갈등은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부터 ‘광주여성의전화’에서 가정문제 상담봉사를 시작했다. 가정문제, 약물중독 등으로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이주여성을 위해 통역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활동을 전해들은 인근 주민들의 도움으로 2010년 광주북구청소년수련관에 ‘이주여성사랑방’을 차렸다. 이주여성들 스스로 모이고 도울 수 있는 문화공간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다문화가정 자녀 60여 명을 대상으로 ‘모국어 문화교실’을 열어 어머니 나라의 언어문화 바로알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라는 현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보다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요청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가족상 박지영씨… 장애3급 남편-뇌중풍 시어머니 지극 봉양 ▼한국의 시댁 형편은 베트남 친정보다 나을 게 없었다. 2005년 10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소개받은 지 사흘 만에 결혼한 20년 연상 남편 임원준 씨(52)는 젊은 시절 공사장 추락사고로 여러 차례 뇌수술을 받았지만 왼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신체3급)이었다. 남편은 결혼 직후까지 돼지를 키웠으나 구제역으로 파산한 뒤 생활비를 벌지 못했다. 노환과 뇌중풍을 앓는 시부모 봉양만 해도 허리가 휠 지경이었지만 시아버지가 진 농협 빚은 매달 꼬박꼬박 이자고지서가 날아왔다. 박지영(도티 홍 한·32) 씨는 전북 익산시 왕궁면 온수리로 시집와서도 베트남에서처럼 홀로 온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남편이 장애인인 줄 모르고 결혼했지만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에 온 뒤로 집 근처 병원에서 청소일을 하는 틈틈이 상자를 주워 팔았다. 퇴근 뒤 시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으로 가서 수발을 들었다. 집에 오면 뇌중풍을 앓는 시어머니 안마와 말벗 역할도 빠뜨리지 않았다. 베트남 친정도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 친정 동생들에게 적은 돈이라도 부쳐 주려고 마른 수건을 짜보지만 쉽지 않다. 뇌중풍을 앓는 친정어머니도 한국에서 치료를 받게 하고 싶다. 마을에서나 일터에서나 모두가 ‘복덩이’가 굴러 왔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8년 동안 모신 시아버지가 한 달 전 돌아가시고 시어머니도 시누이집에 가 있어 요즘은 한결 수월한 편이다. 지금은 병원 주방보조로 일해 벌이도 나아졌다. 다행히 초등학교 1학년 딸 선아 양(7)이 똘똘하고 예쁘게 자라 기대가 크다. 앞으로 미용일을 배우는 게 꿈이다. 미용일로 안정적이고 여유 있게 돈을 벌어 남편, 딸과 오순도순 살면서 친정까지 돕는 게 소박한 희망이다.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 가족상 조야쥬디씨… 원어민 강사 활동하며 간호조무사 꿈꿔 ▼“어머니, 학원! 학원 가요.” 쪽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남 통영시 산양읍 척포길의 아담한 농가주택에 사는 조야쥬디 씨(39)는 오전 9시경 시내 간호학원으로 ‘등교’하며 시어머니 유순덕 씨(70)에게 깍듯이 인사한다. 남편 박용이 씨(44)에게도 “몸조심하고 일 잘하세요”라며 약간은 어눌한 우리말로 격려를 보낸다. 남편은 인근 문어양식장에서 일한다. 2005년 주변 사람의 소개로 박 씨와 결혼해 한국생활을 시작한 그는 간호조무사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3월부터 간호학원에 다니고 있다. 자격시험은 내년 3월이다. 하루 5시간씩 주5일 수업을 받는다. 이 학원 강석범 부원장은 “항상 긍정적이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며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어 병원에 취직하면 통역 등에도 장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금요일은 학원이 끝나자마자 통영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달려간다.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 학습으로 영어를 가르친다. 주 4시간 강의를 하고 한 달에 48만 원을 받는다. 결혼 후 몇 년 동안은 수산물 가공공장에서도 일했다. 필리핀의 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는 “남편 수입이 적어 내가 병원에 취직해 돈을 벌어야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부부는 초등학교 2학년인 다빈(8)과 다은 양(5) 등 딸 둘을 두었다. 둘째는 장애가 있어 신체발육이 늦고 의사소통도 어렵다. 미혼인 시동생(34)도 함께 산다. 통영다문화가족지원센터 옥해숙 팀장과 최경희 방문교사는 “쥬디 씨는 주변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착하고 생활력도 남다르다”며 “가족을 돌보면서 학원 다니고 원어민 강사까지 1인 3역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고 전했다.통영=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가족상 조만숙씨… 마을길 포장-쉼터 리모델링 이끈 이장 ▼“제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갔죠. 모르면 수천 번이고 물었어요.” 중국 출신인 조만숙 씨(46)는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 안부를 묻는 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는 ‘맏며느리’라고 불리는 것이 더 좋다. “어르신들이 대견하다고 칭찬할 때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경북 영천시 고경면 석계리 이장이다. 50여 가구, 130여 명의 주민이 산다. 80% 이상이 65세가 넘는 주민들은 사람됨과 성실성을 눈여겨보고는 2010년 8월 이장으로 추대했다. ‘외국 사람, 그것도 여자가 무슨 이장이냐’며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어르신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숙원이었던 마을 농로 포장과 쉼터인 정자 리모델링을 해냈다. 최근에는 경로당에 요가교실도 마련했다. 담당 관청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민원을 건의하고 설득시킨 결실이다. 1995년 중국 선양(瀋陽)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할 때 남편 천봉만 씨(53)를 만나 첫눈에 반해 결혼했다. 화려한 생활을 꿈꿨지만 어려운 가정형편과 문화 차이는 몇 번씩 포기를 생각할 만큼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았다. 건강이 좋지 않은 남편 대신 농사를 도맡아 생계를 꾸렸다. 딸 설빈 양(17)과 아들 성표 군(15)이 좋은 교육을 받도록 식당과 자동차부품공장에서도 일했다. 힘들었지만 자신도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땄다. 이 덕분에 2008년부터는 영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 방문지도사로, 올해 3월에는 경북도 다문화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조 씨는 “힘들 때마다 ‘한국에 살려고 왔다. 꿈을 좇아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렇게 열심히 사니까 주변에서 인정해줬다”고 말했다.영천=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함께하는 사회 만드는… 당신이 희망입니다 ▼단체상 생각나무BB센터… 이중언어 교재 만들어 아이들 학습 도와“한국생활을 하는 이주여성들에게 중요한 건 자신의 힘을 키우고 재능을 발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자녀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거든요.” 이주여성 자조모임인 ‘생각나무BB센터’의 안순화 대표(48·여)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에 문을 연 센터의 온라인 회원은 800여 명, 오프라인 회원은 280명이다. 약 20개국 출신의 이주여성들이 가입해 있다. 센터 이름은 이주민 출신 엄마와 자녀들의 생각이 나무처럼 튼튼하게 자라라는 뜻으로 붙였다. BB는 이중언어(Bilingual), 이중문화(Bicultural)라는 뜻. 회원들은 2011년 ‘우리는 하나’라는 이름의 이중언어 교재를 개발했다. 자녀들은 이 교재를 학교에 갖고 가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자랑하곤 했다. 한때는 한국말이 서툰 엄마를 부끄러워했던 아이들이 모국어에 유창한 엄마를 보며 자부심을 느꼈다. 어려운 이주여성들을 돕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2011년 1월 돈을 모아 생활고를 겪는 이주여성들에게 이불을 선물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라고. “한국에서 생활한 지 8년이 됐는데 처음으로 새 이불을 덮는다”며 감사를 표한 이주여성도 있었다. 회원들은 지난해엔 중국을 방문해 현지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소개했다. 자신들의 제2의 고향인 한국을 자랑스럽게 알리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겠다는 센터 설립 초기의 다짐을 회원들은 잊지 않는다. 국회의원실 비서관, 이중언어 강사, 문화재단 이사 등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회원도 있다. 이런 이주여성들이 좀더 많아지는 게 이들의 꿈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단체상 KAIST… 융합인재과정 운영해 맞춤형 과학 교육 ▼“원래 과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뚜렷한 목표는 없었는데 다문화학교를 다니며 로봇 분야에서 소질을 찾을 수 있었어요.” 올해 서울 로봇고에 입학한 홍예브게니 군(15)의 말이다. 그는 어머니가 러시아인이어서 KAIST가 운영하는 ‘LG 사랑의다문화학교’에 다닐 기회를 얻었다. 이곳에서 자신의 흥미를 찾아내 국내에서 유일한 로봇·기계제어 분야 마이스터고로 진학했다. 앞으로 모바일 로보틱스 분야를 공부하겠다는 계획도 벌써 정했다. 그를 도운 KAIST 자연과학연구소 산하의 융합교육연구센터는 2010년부터 LG와 함께 사랑의 다문화학교 융합인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67명의 초중고교생이 참여했다. 30명은 매달 한 번씩 KAIST를 직접 찾아와 수업을 듣는다. 초중고교 수준을 나눠 실험수업을 한다. 화산폭발 실험을 직접 꾸며보거나 사막의 오아시스, 물로켓, 유전자 칩 등을 만들어보는 체험형 수업을 11명의 KAIST 멘토들이 옆에서 도와줬다. KAIST까지 직접 오기 힘든 30명의 초등학생들은 온라인 교육을 받았다. 모두에게 태블릿 PC를 지급하고 실험을 위한 재료는 ‘과학상자’에 담아 보내줬다. 센터는 2010년부터 꾸준히 과학 엑스포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체험형 교육이라 흥미도 높다. 지난해 2기 학생의 출석률은 오프라인이 94%, 온라인이 89%에 이르렀다. 융합인재과정은 학생들을 단순히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공학 분야의 소질을 맞춤형으로 키워준다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을 거쳐 고교에 진학한 학생 18명 중 9명이 창원 과학고를 비롯한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 등에 진학하는 성과를 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단체상 전라남도… 인터넷 요금 지원-한국요리 온라인 강좌 ▼지난해 12월 현재 전남지역 결혼이주여성은 9768명, 자녀는 1만여 명이다. 국제결혼이 크게 늘면서 전남도는 지난해 6월 여성가족과에 다문화정책계를 신설했다. 20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의 ‘정보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55억 원을 들여 한국어교육, 가족통합교육, 취업연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다문화가정의 통신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인터넷요금 지원사업은 반응이 좋아 매년 4억5000여만 원의 예산을 6년째 배정하고 있다. 입국한 지 7년 이내 가정을 대상으로 인터넷 사용 요금의 70%를 지원한다. 다문화가정의 갈등 요인 중 하나인 음식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온라인 강좌(jn.damunwha.com)는 테마별 한국요리 레시피를 6개 국어로 소개하고 있다. 시군에 배치된 언어지도사 23명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언어를 평가해 수준에 맞는 언어교육을 하고 언어영재교실도 운영한다. 또 어린이집 이용안내, 육아기술 등의 정보를 담은 부모교육 자료집 1000부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만들어 배포했다. 2011년부터 시작한 ‘엄마(아빠) 나라 말 경연대회’는 다문화가정의 가족애를 더욱 두텁게 하는 촉매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전담요원으로 일하는 이주여성 양성도 주력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에는 통·번역 역량강화 교육을 받은 이주여성 16명이 한국어능력시험(3급·4급)에 합격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다문화가정은 이미 우리 농촌의 보편적인 가족 형태 중 하나가 됐다”며 “우리 지역 다문화가족이 꿈과 희망을 키워가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의 문제 유출자를 학원가에서 퇴출시키는 고강도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지역 학원가에서의 문제 유출 때문에 국내 시험이 취소되는 국제적 망신이 이어지는 데 따른 조치다. 시교육청은 SAT 문제 유출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새로운 SAT 교습과정 운영학원의 등록을 제한하고 문제를 일으킨 학원이 설립자 명의나 위치만 바꿔서 재등록하는 행위를 불허하는 ‘SAT 교습학원 정상화 대책’을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문제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학원 12곳을 27일부터 31일까지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또 여름방학을 맞아 유학생들이 잠시 귀국해 학원 교습에 집중적으로 나서는 6∼8월에는 서울지역 전체 학원을 상대로 특별점검을 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에서 등록된 SAT 학원은 63곳으로 모두 강남지역에 있다. 특히 SAT 문제가 유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관련자를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교습비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 학원은 세무조사를 의뢰하는 등 관련 기관과의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문을 SAT 학원이 밀집한 강남교육지원청에 보내고 다른 교육지원청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28일 오전에는 시교육청으로 SAT 학원장들을 불러 각서를 받기로 했다. 문제 유출에 개입하거나 불법으로 유출된 문제를 수강생들에게 가르치는 등의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형사처벌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시교육청이 이처럼 SAT 학원에 대해 강력한 처방에 나선 것은 일부 학원이 시험문제 유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도 버젓이 고액의 수강료를 받으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문제 유출 의혹으로 국내의 SAT가 취소되자 감사단을 꾸려 8∼10일 1차 특별점검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학원 2곳을 교습 중지하고 6곳에는 과태료 1200만 원을, 22곳에는 벌점을 부과했다.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는 시험문제 유출 정황이 포착되면서 국내의 5월 시험과 6월 생물시험을 취소한 바 있다. 이어 25일에는 일부 응시생의 6월 시험자격 자체를 박탈했다. SAT를 출제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은 “다른 나라에서도 과거에 스터디그룹 등에서의 SAT (유출) 문제로 일부 응시생의 시험을 취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아침마다 스마트폰을 걷자니 번거로울뿐더러 분실할까봐 걱정됩니다. 그렇다고 놓아두자니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것을 막는 것이 큰일이라 고민입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중학교 교장이 털어놓은 말이다. 많은 학교가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이런 걱정을 품고 있다. 공주교대와 국내 중소기업인 넷큐브테크놀러지가 공동 개발한 ‘아이스마트키퍼’가 이런 걱정을 어느 정도 덜어줄지 기대된다. 이 애플리케이션(앱)은 학교가 홈페이지(www.iSmartKeeper.com)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학생들이 앱을 설치하면 쓸 수 있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에 적용되지만 앞으로 아이폰도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와 교사는 이 앱을 통해 △모두 잠금 △비상전화만 허용 △특정 앱만 허용 △전화만 허용 △전화·문자 허용 △모두 허용 중 하나를 골라 학생들의 스마트폰 이용을 제어할 수 있다.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등 시간대별로 허용 범위를 바꿀 수 있고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패드까지 통제할 수 있다.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한 한규정 공주교대 교수(컴퓨터교육과)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80%를 넘긴 가운데 도난과 분실 우려 없이 학생들의 사용을 통제하기 위해 개발했다”라며 “학교에서 교육용 앱만 따로 사용하도록 허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 앱은 학부모들도 이용할 수 있다. 학부모용 앱을 설치하면 방과 후에도 마찬가지로 자녀들의 스마트폰을 관리할 수 있다. 앱은 또 학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패턴을 분석해 △매우 건강 △건강 △보통 △사용 절제 필요 △사용 절제 매우 필요와 같은 척도로 알려주기도 한다. 이 앱은 현재 서울 유석초와 충남 공주교대부설초, 대전 기성초, 인천 송해초에서 시범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송해초 박기운 교사는 “학생들이 허용할 때만 스마트폰을 쓰는 습관이 들어 학습과 생활지도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남다르다. 그리고 미래지향적이다. 하드웨어와 결과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과정을 평가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와 채널A 딜로이트컨설팅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청년드림 대학평가’ 결과를 본 대학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대학평가 결과는 동아일보와 채널A가 상세하게 보도했고 23일에는 홈페이지(www.yd-donga.com)도 개설했다. ○결과보다 과정에 무게 대부분의 대학은 청년드림 대학평가가 기존의 대학평가와는 차별화된다는 점을 먼저 언급했다. 기존 평가에서는 순위가 높게 나와도 정작 학생들은 그 이유를 체감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청년드림 대학평가는 학생들의 희망을 반영해 결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김학만 우송대 기획처장은 “논문 편수나 시설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학생의 취업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한 소프트웨어를 상세히 평가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대학이 ‘무엇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노력하는지’를 따졌기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광근 순천향대 기획팀장도 “평가가 취업지원에 집중돼 학교가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했음을 느꼈다”고 진단했다. 취업률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살펴봤기에 동아대(부산) 전남대 조선대(이상 광주) 영남대(경북 경산) 같은 ‘히든 챔피언’이 발굴됐다. 그동안 눈에 띄지 않았을 뿐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었다는 점을 제대로 평가받은 셈이다. 이인용 동아대 취업지원실 팀장은 좋은 성적표를 받았으니 얘기할 수 있다며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동아대의 취업 프로그램이 우수하다는 사실은 대학가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하지만 얘기를 할 수가 없었다. 지난해 취업률 순위가 198개 대학 중 179위였기 때문이다. 학교의 노력을 평가받았다는 점이 큰 격려이고 자극이다.” 이 때문에 이번 평가는 대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잡아야 하는 필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교육학과)는 “결과를 보면서 대학이 취업 관련 서비스를 더 전문화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취업 역량을 키우려는 자세를 가지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세부 정보 문의 봇물 대학의 실무자들은 청년드림 최우수대학과 우수대학, 후보대학으로 선정된 50대 대학 각각의 구체적인 점수와 다른 대학 간의 비교 결과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4년제 대학 198곳 중에서 선정된 50개 대학이 최우수와 우수, 후보로 나뉜 요인을 알고 싶다는 얘기다. 평가 결과가 나온 마당에 냉정하게 각 대학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고 싶다는 열망이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최우수와 우수대학 25곳의 상세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본평가 대상에 들지 못한 대학들은 예비평가 지표에 관심을 보이며 내년을 기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내년부터 본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물어왔다. 대구가톨릭대 한국기술교육대 등 10여 개 대학이다. 또 인천 재능대와 울산과학대 등의 전문대는 전문대를 대상으로 한 평가를 시작할 계획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평가의 틀을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박진배 고려대 경력개발센터 부장은 “취업 지원역량 평가에 금융혜택을 포함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 평가체계를 정교하게 업그레이드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은 “기존 대학평가는 매년 순위가 거의 정해져 있다고 봐도 된다”며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평가라는 점, 그동안 소외됐던 지방대에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총평했다.김도형·김희균·신진우 기자 dodo@donga.com}

학교가 예전 같지 않다지만 존경할 만한 선생님은 아직 많습니다. 강원 춘천시의 명진학교에 1992년 부임한 김은정 교사(사진). 20년 넘는 세월 동안 시각장애학생을 보살폈습니다. 옆에서 책을 읽어주며 꿈을 잃지 말라고 격려했습니다. 최근엔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죠. 의사 표현도 하기 힘든 아이들을 어머니처럼 돌본 마음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전북의 자동화 설비 제작업체인 ‘원광이엔텍’은 전북대 학생을 인턴사원으로 받는다. 5년 전부터 방학 때마다. 처음엔 실습을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공부만 하는 대학생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다. 학생들은 달랐다. 적극적이었다. 특히 이론 강의 대신 현장 실습을 원했다. 교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학인데도 수시로 회사를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 물었다. 실습을 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 달간의 인턴 과정이 끝나자 일부 학생은 더 하고 싶어 했다. 원광이엔텍 이동근 대표이사(50)는 “직원 못지않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뚜렷한 목표를 가진 학생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전북대가 청년드림 대학의 우수그룹에 들어간 비결을 보여준다. 취업 지원역량의 경력개발계획 항목은 전국 1등. 이처럼 학생이 좋은 직장을 찾도록 부지런히 움직이는 대학은 기업체가 먼저 알아준다. 경북의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화신’의 강성만 인사부장(48)은 대구 경북 지역의 대학과 접촉하면서 학교 관계자들의 정성에 깜짝 놀랐다. 예를 들어 지난해 화신이 회사 내에서 취업설명회를 열자 계명대 총장이 직접 찾았다. 영남대는 모의면접에 도움을 달라고 강 부장에게 자주 요청했다. 두 대학은 지난주 열린 취업설명회에 학생이 참여하면 수업 출석으로 인정했다.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설명회는 예정된 시간을 1시간이나 넘겼다. 계명대와 영남대는 취업 지원역량 종합평가에서 상위 20개 대학에 포함됐다. 이런 대학의 졸업생은 취업한 후에 남다른 역량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의 선박용 페인트 전문업체인 ‘조광요턴’은 동아대와 동서대 졸업생을 많이 뽑는다. 이 회사 직원 360여 명 가운데 40명 이상이 두 대학을 나왔다. 취업 지원역량 종합평가에서 동아대는 상위 10개 대학에, 동서대는 상위 20개 대학에 뽑혔다. 조광요턴 이봉희 상무(48)는 “취업을 위해 부지런히 뛰는 대학의 졸업생은 업무적응 기간이 다른 대학 출신보다 절반 이상이나 짧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
숙명여대가 2015년에 공과대학을 새로 만들고 2016년에는 기숙형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시대 변화를 반영해 학제를 개편하고 인성교육에도 힘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숙명여대는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로 본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전 선포식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이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성적을 조작해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고 지원자 인적사항을 드러낸 채 심사하는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3월 8일부터 한 달가량 두 학교와 학교법인을 종합 감사해 이러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영훈국제중의 학교 운영 전반에서도 문제점을 적발해 법인 이사장의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성적 조작해 합격, 불합격 좌우 영훈국제중은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교감과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 등이 주도해 특정 학생을 합격시키거나 불합격시키기 위해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일반전형 1차 시험인 ‘객관적 채점영역’에서 525∼620위인 6명에게 2차 시험인 ‘주관적 채점영역’(담임추천서, 자기개발계획서)에서 만점을 줘 합격권인 384위 안으로 올려놓았다. 이 중 3명은 추첨을 통해 최종 합격했다. 비경제적 사회적배려대상자(사배자) 가운데 3명은 주관적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런데도 합격권인 16위 안에 들지 못하자 영훈국제중은 다른 지원자의 점수를 깎아 이들을 합격시켰다. 또 영훈국제중은 매년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여름 영어캠프와 사배자 사전 학부모 면담에서 ‘입학 부적격자’로 분류된 학생이 객관적 채점영역에서 합격권에 있었는데도 주관적 채점영역에서 최하점을 줘 탈락시켰다. 조승현 시교육청 감사관은 “학교 측이 입학 부적격자를 떨어뜨리려고 성적을 조작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미리 합격자를 내정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감사 결과 의심을 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대원국제중은 특별전형에 지원하면 일반전형을 볼 수 없는 규정을 위반했다. 차세대 리더 전형 탈락자 20명 전원을 일반전형에 응시하도록 해 1차에서 15명을 합격시켰다. 이 중 5명이 추첨을 통해 최종 합격했다.○ 지원자 신원 알고 심사…원자료 폐기까지 두 학교는 주관적 채점영역에서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드러내 놓고 심사하는가 하면 입시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3년간 보관해야 하는 원자료를 무단 폐기한 사실도 적발됐다. 두 학교는 2011∼2013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에서 각 심사자가 채점한 학생 개인별 채점표를 버리고 채점점수를 합산한 심사점수 일람표만 보관했다. 원자료가 없으면 심사자들이 처음에 준 점수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조 감사관은 “학교 측은 심사가 끝난 자료라 아무 생각 없이 버렸다고 해명했지만 성적조작 사실을 숨기려고 원자료를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두 학교는 설립 때 약속한 저소득층 지원을 외면하고 전반적인 운영에서 부정을 저지른 점도 밝혀졌다. 특성화중 신청 당시 외국어에 재능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배자의 학비를 장학금으로 지원하기로 했지만 두 학교 모두 지키지 않았다. 영훈국제중은 1차 연도에 1억6300만 원, 2차 연도부터는 그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2009년 1억1000만 원, 2011년 3300만 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대원국제중도 2011년 지원액이 애초 약속한 4억7500만 원의 10% 수준인 4900만 원에 불과했다. 특히 영훈국제중은 학교법인 이사장이 학교 재정을 마음대로 집행하거나 특정 업체와 공사 수의계약을 맺은 것도 적발됐다. 또 영훈국제중은 일부 학생을 강제로 전학 보내는 등 징계권을 남용하거나 이사장이 학교회계 집행을 부당하게 관여하고 통제하는 행정상의 부당 행위를 저질렀다. 서울시교육청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영훈학원 이사장에게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처분을 내리고 비위 관련자 11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또 각 학교법인에 영훈국제중 10명, 대원국제중 3명 등 13명을 파면 등 중징계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그동안 국제중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을 끝까지 파헤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진보 교육시민단체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영훈국제중은 입학 및 편입학을 대가로 2000만 원, 대원국제중은 5000만 원을 챙긴다는 제보가 있는데도 교육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감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교육부는 20년 동안 시각장애 학생들을 보살펴 온 강원 명진학교 김은정 교사(사진)를 비롯한 10명을 ‘대한민국 스승상’ 수상자로 선정해 20일 발표했다. 이 상은 한국 교육 발전에 헌신해 온 진정한 교육자를 찾아 참스승의 모습을 정립하고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확산하기 위해 교육부의 ‘으뜸교사상’과 교직원공제회의 ‘한국교육대상’을 통합해 지난해 제정한 최고 권위의 교육상이다. 대상을 받는 김은정 교사는 1992년부터 명진학교에서 장애 정도가 심하고 여러 장애가 겹친 시각장애 학생들을 성심껏 지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아 부문에서는 배미양 충남 성남초 병설유치원 교사, 초등 부문에서는 한상준 인천 연평초 교사, 이선녀 강원 반곡초 교사, 이완국 제주 애월초 더럭분교 교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중등 부문에서는 김효상 부산 대광발명과학고 교사, 김상기 전북 삼례공고 교사, 이한복 충남 당진중 대호지분교 교감, 이영욱 경남 웅상고 교사가, 대학 부문에서는 이성범 서울 가톨릭대 교수가 수상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유엔평화대학(유피스) 아태센터 학생들이 제기한 A 교수의 성희롱 및 성추행 의혹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15일 열린 소위원회에서 이같이 논의한 뒤 학생과 아태센터에 다음 주 중으로 권고결정문을 보내기로 했다. 교육부는 인가를 받지 않고 교육기관처럼 운영한 아태센터에 다음 달 초 폐쇄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아태센터 학생들은 A 교수가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며 지난달 2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인권위는 성폭력과 관련된 사안 중에서 차별 행위에 해당하는 ‘성희롱’ 여부에 대해서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성추행 또는 성폭행은 검찰이나 경찰 같은 수사기관이 밝힐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성희롱 가해자와 피해 학생들을 아태센터에서 분리하라는 내용을 결정문에 담을 계획이다. 또 성희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아태센터에 권고할 예정이다. 아태센터는 지금까지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지 않았다. 피해 학생들은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인권위 관계자는 “성희롱의 경우 보통 피해자에게 1인당 100만∼300만 원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가해자에게 권고했다”며 “이런 사례에 준해서 권고가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권위가 10시간가량 조사하는 과정에서 A 교수는 가해 사실을 끝까지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진정이 제기된 지 한 달 반 만에 마무리됐다. 인권위가 지난해 발간한 ‘성희롱 진정 사건 백서’에 따르면 성희롱 사건에 대해 권고조치를 내리는 데 평균 160.7일이 걸렸다. 다른 사건에 비해 훨씬 빨리 마무리된 셈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학생들이 겪는 2차 피해가 너무 심각해서 조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번 결정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16일 배포할 방침이었다. 보통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는 보도자료를 내지 않지만 본보의 잇따른 보도로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졌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 논의를 거듭한 끝에 보도자료를 만들지 않았다. 인권위 관계자는 “피진정인(가해자)이 권고결정문을 받아보기 전에 보도자료가 나가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본보는 A 교수의 성희롱 의혹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아태센터가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운영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14일 아태센터를 현장조사한 뒤 폐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이샘물·김도형 기자 evey@donga.com}

명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석사 과정까지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서울에서 수제 초콜릿 공방을 운영합니다. 윤형원 씨(31·사진) 얘기입니다. 향과 맛이 다양한 초콜릿을 개성 있게 만들어 보고 싶었답니다. 생활이 쉽진 않지만 오늘보다 더 나은 초콜릿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어 좋다고 말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얼마나 즐겁게 일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네요.}

한 시간에 4000원도 받기 힘든 마트 아르바이트. 오전 4시 반에 일어나야 갈 수 있는 막노동.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함께 해내기엔 벅찬 일들이다. 하지만 1년이면 1000만 원에 육박하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었다. 올해 대학 4학년인 서지혜 씨(22·여)와 김진웅 씨(26). 두 사람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이런 일들을 하며 공부하고 있다. 간혹 노력해도 넘기 힘든 벽들도 만났다. 하지만 주변에서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 그리고 올해 무사히 학교를 졸업한다. 이들은 형편이 어려워 공부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올해 한국장학재단이 개최한 정부학자금지원 수기공모전에서 서 씨는 최우수상을, 김 씨는 장려상을 받았다.○ 노력만 하면 등록금은 ‘0원’ 서 씨는 경희대 생체의공학과 4학년이다. 대학 캠퍼스에서 맞이하는 네 번째 봄. 서 씨는 가끔 신기하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경기 부천에 사는 서 씨 집의 가훈은 평범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잘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가훈대로 사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아버지가 다섯 명의 가족을 건사하기는 쉽지 않았다. 삼남매의 맏이. 빨리 공부를 마치고 돈을 벌어야 하는데…. 서 씨는 누군가가 꿈을 물으면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과외를 하거나 학원에 가지 않고도 서 씨는 대학에 합격했다. 원하는 생명공학 분야의 전공이었다. 부모님도 합격증을 보며 기뻐했다. 하지만 등록금과 입학금을 더하니 처음에 내야 하는 돈만 600만 원에 가까웠다. 가족이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입학은 할 수 있었지만 서 씨에게는 새로운 고난이 시작됐다. 책값 밥값 학생회비 기숙사비…. 써야 할 돈은 왜 그리 많은지. 서 씨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기 중에는 동네 빵집에서, 방학 때는 마트에서 하루에 10시간 넘게 일했다. 시급은 40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원하던 학과에 입학했는데도 마음껏 공부할 수 없는 현실이 서글펐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서 씨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 근로장학생 모집공고를 찾아내 지원했다. 1학년 2학기 때는 학교 안에서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었다. 시급이 6000원으로 오르고 일하는 환경도 훨씬 좋아졌다. 바쁘지 않은 시간에는 공부도 할 수 있었다. 2학기 때는 학과 수석을 차지했다. 서 씨는 이런 경험을 계기로 혼자 벌어도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대학에서 뽑는 해외전공연수에 합격해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2011년에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는 오히려 쉽게 해결책을 찾았다. 저소득층을 위해 규모가 커진 국가장학금을 신청하면서 지난해부터 학비를 안 내고 있다. 성적우수장학금과 국가장학금이 더해지자 실제로 납부해야 할 등록금이 ‘0원’이 됐다. 지난해 영상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한 여동생도 국가장학금 덕택에 학비 걱정을 덜었다. 서 씨는 “세상은 길을 찾으려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을 다니는 것조차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스로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으로 한 학기도 쉬지 않고 대학을 다녔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면 대학원에 진학해 뇌공학을 더 공부할 계획이다.○ “저녁 사먹기도 힘들지만 내일은 다를 것”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인 김 씨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했다. 인천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다 1999년부터는 아동양육시설에서 자랐다. 스스로도 삶에서 가장 아픈 때라고 얘기하는 시기다. 2006년에는 경북의 2년제 대학에 진학하면서 아동양육시설에서 나왔다. 김 씨도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 경제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었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숙박업소에서 청소일을 하는 어머니. 어느 쪽에도 손을 벌리고 싶지는 않았다. 학기 중에는 그 역시 학교 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수업이 끝나면 다른 학생들이 떠난 빈자리를 쓸고 닦았다. 생각해보면 좋은 아르바이트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열심히 살아온 흔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첫 방학에는 새벽 용역시장을 찾았다. 오전 4시 30분에 일어나 첫차를 타고 가면 남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일당 6만 원. 첫 방학에 김 씨는 120만 원 정도를 모았다. 두 번째 방학 때는 휴대전화 조립공장에서 일해 비슷한 규모의 돈을 모았다. 김 씨는 이렇게 공부하면서도 4년제 대학에 편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회복지학으로 대학원 공부까지 하고 싶어서였다. 2012년 김 씨는 서울신학대 편입에 성공했다. 역시 학비 걱정이 컸지만 이번에는 국가장학금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해 김 씨는 저소득층을 위한 국가장학금을 받았고 학교에서는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았다. 역시 등록금은 거의 내지 않았다. 요즘도 김 씨는 저녁 사먹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밤에 집으로 돌아오면 라면을 끓여 먹는다. 하지만 노력만 한다면 자신의 10년 뒤는 지금과 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도 일과 공부를 함께 하느라 5, 6시간밖에 못 잔다면서도 그는 밝게 말했다. “어제도 라면, 오늘도 라면이지만 내일은 라면이 아니겠죠?”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요즘 들어 오히려 더 힘이 나네요. 학생들이 주변의 기업체에 취업해서 평생 일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돕고 떠나고 싶습니다.” 정년을 2년 앞둔 오종진 충북공고 교장(60·사진)의 말이다. 오 교장은 1976년 3월 교사직에 발을 들였다. 38년 동안 교단에 서면서 6개월을 빼고는 특성화고에서만 교편을 잡았다. 옥천실업고 청주기계공고 부강공고 충북공고에서는 평교사로 일했다. 1970, 80년대에는 자신이 길러낸 제자들이 국가경제를 일으킨다는 자부심이 컸다. 특성화고들이 한동안 침체의 길을 걸어오면서 힘이 빠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특성화고와 고졸 취업에 관심이 쏠리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충북공고는 지난해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한화 등 대기업과 신도리코 대원정밀 미래나노텍 등 중소기업에 238명을 취업시켰다. 60.1%의 취업률이다. 올해도 오 교장은 인근의 기업 30여 곳과 협약을 맺고 맞춤형 교육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학교 인근의 청주 오창 진천 등에 우수한 기업체가 많기 때문에 학교가 열심히 노력하면 학생들을 좋은 직장에 취업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직장에서 일하는 학생이 많은 특성화고의 특성 때문에 인성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학교에 예절실을 갖추고 전통예절과 다례를 가르친다. 방과 후에는 외부강사를 초빙해 교육도 한다. 오 교장은 지난해 충북공고로 부임하기 전에는 충북도교육청 산업정보평생과장으로 일했다. 30여 년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특성화고 취업지원센터를 열어 특성화고와 지역의 우수 기업이 연계해 채용박람회를 열고 취업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충북지역의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0학년도 28.0%에서 2011학년도 41.6%로 크게 높아졌다.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특성화고에서 일하며 직업교육에 헌신한 오 교장은 15일 제32회 스승의 날에 옥조근정훈장을 받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교육부는 15일 제32회 스승의 날을 맞아 모범교원 6798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한다고 13일 밝혔다. 포상 대상은 △근정훈장 12명 △근정포장 12명 △대통령표창 95명 △국무총리표창 107명 △교육부장관표창 6572명이다. 이번 포상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생활과 인성 지도에 힘쓰고 수업을 개선하려고 노력한 교원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홍조근정훈장을 받는 신용 대전 대덕구 이문고 교장(57)이 대표적이다. 신 교장은 2009년 교장으로 부임해 교사들과 함께 △학력신장팀 △인성교육팀 △기획팀 등을 구성했다.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학교의 시스템으로 학력을 높이고 인성교육을 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학력신장팀이 자발적으로 만든 교육연구회는 이문고가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학력 향상도가 높은 20대 우수 학교에 뽑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다양한 예술 동아리와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면서 인성 교육에 힘쓴 경북 김천시의 최창현 개령중 교사(51) 등 4명은 녹조근정훈장을 받는다. 정부 포상 수여식은 각 시도에서 진행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공립대 교수를 대상으로 하는 성과급 연봉제가 확대되면서 집단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국교련)는 “성과급 연봉제는 ‘상호약탈’ 연봉제다. 교수에게 단기성과를 강요하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교수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자료제출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특별위원회를 통해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대학별로 이달 말까지 내야 하는 교수 성과 보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20일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국·공립대 교수 성과급 연봉제는 2011년 시행됐다. 교수의 연구·교육·봉사 업적을 매년 평가해 연간 보수 총액을 결정한다. 성과에 대한 보상 중 일부를 연봉에 반영한다. 따라서 실적에 따라 교수의 임금 격차가 커진다. 교육부는 올해 들어 이 제도의 적용 대상을 새로 채용하는 교수에서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교수(비정년 트랙)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성과급 연봉제의 대상이 지난해 460명에서 올해 5000여 명으로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교련은 “이 제도의 목적이 자발적인 동기 유발과 발전적인 경쟁 풍토 조성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많다”고 비판한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다 보니 중장기 연구가 소홀해진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부는 개선점을 찾기 위해 문제점을 파악하겠지만 제도 시행에는 변화가 없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제도의 장점과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전국 국공립대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2015년 전면 시행 전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연구를 진행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