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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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6-01-10~2026-02-09
문학/출판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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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
인사일반3%
사고3%
  • [오늘의 동아일보]‘정권 對검찰’ 전면전 치닫는 일본 外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사진)가 도쿄지검 특수부와의 결사항전에 나선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에게 “끝까지 싸워 달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오자와의 정치자금을 둘러싼 특수부와의 대립이 정권 차원의 한판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면승부에서 패자는 누구든 회복 불능의 상처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 친노 국민참여당 창당 회오리‘노무현 정신’ 계승을 기치로 내건 국민참여당이 17일 공식 출범했다. 친노(친노무현) 정당의 출범에 민주당은 “야권의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며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한 국민참여당이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 北군부 대남강경책 속셈은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남한에 대한 ‘보복 성전’을 다짐한 데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육해공 합동훈련을 참관했다고 17일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훈련에는 남한의 서울을 겨냥한 ‘장사정포’도 동원됐다. 북한 군부가 대남 공세의 전면에 다시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 ‘맞춤 교육→中企입사’ 수료생들은 지금2008년 초 전문계 고교 3학년생 등 1800여 명이 졸업한 뒤 중소기업에 취직하겠다며 학교에서 ‘산학연계 맞춤형 실무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실제 중소기업에 취업한 교육 수료생 중 100명을 10개월 만에 다시 찾아 “후배에게도 같은 교육을 권하겠냐”고 물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 2000년대 한국문학 되돌아보니…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 종언론’과 함께 어수선한 2000년대를 맞이했던 한국문학. 한국문학 위기설 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비평담론과 문학작품이 창작됐다. 소설에서는 환상과 횡단, 세태소설이 강세를 보였으며 시에서는 미래파 논쟁이 활발했다. 2000년대 한국문학을 되짚어봤다. ■ 1000만 원짜리 건강검진, 비싼 값 할까국내 대형 병원들이 1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건강검진을 내놓고 있다. 보통 건강검진이 30만∼60만 원인 것에 비하면 수십 배에 달한다. 호텔 같은 병실, 최첨단 영상기기는 기본이고 일년 내내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과연 비싼 만큼 효용이 있는 것일까. ■ KT, 조직개편에 숨은 전략지난해 KT는 애플 아이폰을 들여오고 ‘올레(olleh)’라는 파격적인 기업이미지도 선보이며 히트를 쳤다. 하지만 작년 KT는 사실 내부혁신에 더 중점을 뒀다. 대규모 명예퇴직이 대표적인 예다. KT가 올해는 새로운 도약을 꾀하며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했다. 어떤 계획이 담겨 있을까.}

    • 20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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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이 아침, 희망을 입고 절망을 벗다

    ◇ 희망은 깨어 있네/이해인 지음/220쪽·9500원·마음산《 병상일기2아플 땐 아프다고신음도 하고 슬프면 눈물도 많이흘리는 게 좋다고 벗들이 나에게 말해주지만진정 소리 내는 것이 좋은 것인가나는 나의 아픔과 슬픔에게넌지시 물어보았지그들은 내게 딱 부러지게대답은 안 했지만침묵을 좋아하는 눈빛이기에나는 그냥가만히 있기로 했지끝내 참기로 했지》“아침에 잠이 깨어 옷을 입는 것은 희망을 입는 것이고, 살아서 신발을 다시 신는 것은 희망을 신는 것임을 다시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이해인 수녀(사진)의 신작 시집 ‘희망은 깨어 있네’는 희망에 관한 시집이다. 시인은 암투병 생활을 한 지 2년여 만에 병상에서도 틈틈이 집필했던 100편을 모아 시집을 펴냈다. 물 한 모금 마시기 힘들 만큼 고통스러운 항암, 방사선 치료가 30여 차례 이어졌지만 그는 “고통의 학교에서 새롭게 수련을 받은 학생”이라고 자처한다. 육체적 고통, 심리적 동요를 극복하고 세상과 사물, 인간을 좀 더 넓고 여유 있게 대하는 법을 배웠다고. 그래서 시인이 말하는 희망이란 먼 미래에 있지도, 동떨어진 곳에 있지도 않다. 길을 걷고,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도하는 것. 바로 이곳, 현재에 있다. “사람들이 무심코 주고받는/길 위에서의 이야기들/맛있다고 감탄하며/나누어 먹는 음식들/그들에겐 당연한데/나에겐 딴 세상 일 같네//누구누구를 만나고/어디어디를 가고/무엇무엇을 해야지/열심히 계획표를 짜는 모습도/낯설기만 하네…아프고 나서/문득 낯설어진 세상에/새롭게 발을 들여놓고/마음을 넓히는 일이/사랑의 임무임을/다시 배우네”(병상일기3) 시인은 “몸이 아프고 보니 주변의 아픈 사람들에게 더 마음이 쓰인다. 몸이 아프지 않으면 마음이 아프니 세상에 아픈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수필가 장영희 씨, 화가 김점선 씨, 김수환 추기경 등 먼저 떠난 지인들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시편들도 눈에 띈다. “오늘은 나도/이상하게 기운이 없는데/힘내!라고/말해줄래요?/언제 우리/다시 만날 그날까지/그대가 좋아하는/맨드라미꽃 열심히 그리며/기쁘게 지내세요/심심해하지 말고-/“미치겠다!”라고 말해서/나에게 야단맞은 것/늘 재미있어 했지요?/그 나라에서도/고운 말 쓰는 것/절대로 잊지 말고요/알았지요?”(‘김점선에게’) 시집 말미에는 ‘시를 꽃피운 생각들’이란 제목으로 2008년부터 2009년까지의 병상일지가 짤막하게 수록돼 있다. 수술실에서 나와 마취가 깨어날 때 느꼈던 고마움, 포도 한 알, 귤 한 쪽의 단맛을 음미하며 느끼는 즐거움,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평범한 거리풍경, 햇살에서 느끼는 황홀한 생명감 등이 세세히 기록돼 있다. 시인은 이런 성찰과 깨달음 가운데서 희망이 바로 우리 가까이 있다고 노래한다. “나는/늘 작아서/힘이 없는데/믿음이 부족해서/두려운데/그래도 괜찮다고/당신은 내게 말하는군요//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옆에 있는 사람들이/다 희망이라고/내가 다시 말해주는/나의 작은 희망인 당신/고맙습니다//그래서/오늘도/나는 숨을 쉽니다/힘든 일 있어도/노래를 부릅니다/자면서도/깨어 있습니다.”(‘희망은 깨어 있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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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60代 신인작가’가 그린 삶의 아픔들

    ◇ 발해풍의 정원/박찬순 지음/383쪽·1만 원·문학과지성사이순의 나이로 등단한 늦깎이 신인의 첫 소설집. 다루는 소재의 범주가 다채롭다. 외화번역가, 중국 서민음식인 양꼬치와 흰집칼새 둥지 요리, 태국 마사지 등 이색적인 소재들도 치밀하게 취재해 가공해낸다. 작품의 시공간 역시 우즈베키스탄에서 체코, 태국까지 폭넓다. 등단작인 ‘가리봉 양꼬치’는 조선족 출신인 가리봉동의 양꼬치 요리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불법체류자인 부모를 찾아 서울에 온 그는 방황 끝에 가리봉동에 정착했다.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만의 비법을 담은 양꼬치 소스 개발에 성공한다. 어려웠던 일들을 회상하며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는 그의 앞에 조직폭력배들이 나타난다. 그는 소스의 비밀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의 칼에 맞고 쓰러진다. 작가는 이처럼 비정한 세계의 일면을 과장이나 꾸밈없이 차분하게 응시한다. ‘지질시대를 헤엄치는 물고기’는 탈북자가 주인공이다. 자유시장정책을 주장하다 숙청당한 아버지를 둔 ‘나’는 중국을 거쳐 간신히 탈북한 뒤 우여곡절 끝에 청계천 광장시장의 지오수족관에 불법 취업한다. 다행히 주인이 ‘나’를 아끼고 보살펴주지만 ‘나’는 그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기 힘들다. ‘잭나이프를 하는 바퀴’는 한때 잘나가는 드라마 PD였으나 강직한 성격 탓에 웨딩 비디오 촬영에서 택배기사로까지 전락한 남자의 이야기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병익 씨는 “신진작가들이 자부하는 신선한 감수성에 더불어 젖어가면서도 자신이 살아온 근대화 시대의 리얼리즘 세대가 지녀온 삶의 의미 추구에의 소망을 여전히 잘 간수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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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운명인 줄 알았던 그 남자의 정체는…

    ◇ 4월의 물고기/권지예 지음/360쪽·1만1000원·자음과모음소설의 첫 장면은 이렇다. 연하의 남성과 계약연애 중인 서인은 영화관 앞에서 남자에게 악담을 퍼부으며 갈라선다. 규정으로 정해진 스킨십 이상을 시도하려는 남자를 거부하자 남자의 태도가 돌변했기 때문이다. 그는 젠틀 했던 모습과 달리 저속한 욕망과 비열한 인성을 드러낸다. 집으로 돌아오며 서인은 생각한다. “아아, 다시는 이런 짓 말자. 외로워, 외로워서 내 발가락을 핥는 한이 있어도”라고. 여기까지만 보면 30대 도시 직업여성의 삶과 자유분방한 연애를 그린 세태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소설이 진행될수록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질주한다. 작가이자 요가강사인 서인은 잡지 인터뷰에 응했다가 사진기자인 선우를 만난다. 두 사람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이끌린다. 정신없이 선우에게 빠져들던 서인은 어느 날 선우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선우는 가족관계나 과거 이야기를 물어도 ‘기억나지 않는다’로 일관하는 데다 때때로 완전히 낯선 사람처럼 돌변한다. 그러던 중 선우를 따라다니던 한 여학생이 실종되고, 선우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인은 선우에게 어두운 과거가 있다는 것과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서인은 운명인 줄 알았던 그 남자를 버릴 수 있을까. 작가는 소설 말미에 전모를 밝힌 뒤 두 사람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그러고 보면 소설의 첫 삽화는 작품 전체의 방향을 암시하는 것 같다. 여성의 성과 사랑을 즐겨 그리는 권지예 작가식 연애소설에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성격이 가미됐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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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의 예술’ 보러 온 관객들 ‘천상의 화음’까지 선물받았네

    현대 팝아트를 개척한 앤디 워홀의 대담하고 도발적인 작품들과 빈 소년합창단의 맑은 화음이 만났다. 14일 오전,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어느 순간 울려 퍼진 청아한 합창에 관객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경기 고양아람누리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신년음악회를 갖기 위해 방한한 스물여섯 명의 빈 소년합창단은 이날 관객들에게 두 곡의 합창을 선사한 뒤 ‘앤디 워홀’의 작품 세계로 들어갔다. 국내에도 팬이 많은 빈 소년합창단은 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소년합창단의 대명사. 하이든 슈베르트 등 클래식의 거장들도 활동했던 소년합창단이다. 이들은 관람 전 20분간 공연을 선보였다. 단원들이 통기타 반주에 맞춰 멘델스존의 ‘눈을 들어 산을 보라’, 페리 분슈의 ‘오늘 천사가 오시네’를 부르는 동안 무대가 마련된 로비에 15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미술관에서 기대 밖의 합창 공연을 감상하게 된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즐거워했다. 딸 남윤정(9) 다현 양(6)과 함께 온 정윤선 씨(35)는 “방학 때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전시회인 것 같아 날씨가 추운데도 오게 됐는데 우연히 합창단의 예쁘고 맑은 목소리까지 듣게 돼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빈 소년합창단원들은 공연을 끝낸 뒤 최빈 큐레이터의 안내로 전시장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노래와 함께 사는 이들이어서인지 마이클 잭슨이나 베토벤의 실크스크린 초상화 앞에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오스트리아의 스와로브스키사 협찬으로 다아이몬드와 크리스털 가루를 뿌린 작품 ‘그림자’, 전시작 중 가장 고가인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초상화(약 350억 원)에도 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큐레이터가 교도소의 사형의자 사진으로 죽음의 메시지를 담아낸 ‘전기의자’에 대해 “이 사형의자가 있었던 뉴욕의 교도소 이름이 ‘싱싱 교도소(sing sing prison)’”라고 설명하자 단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지휘자 플로리안 슈바르츠 씨는 “단원들이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어떤 작품이 사진이고 어떤 작품이 그림인지 등의 궁금증을 토론하며 즐거워했다”며 “개인적으로도 앤디 워홀의 작품들을 무척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훌륭한 전시회를 접해 기뻤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홍혁의 인턴기자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dongA.com에 동영상}

    •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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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 단군과 을지문덕

    《“시내 숭동례배당에서는 학생대회주최로 ‘인격으로 완전함에는 가정교육에 재(在)하냐? 학교교육에 재하냐?’랴하는 문데로 녈렬한토론회가 잇섰다…중동학교 신혁익군이 공교로히 ‘단군자손이니 배달민족이니 참담한 조선이니’하며 한참 웅변을 펼치다가 마참림석하엿든 일본인에게 중지를 당함이더라” ―동아일보 1920년 5월 31일자》“민족 자주성 찾자”단군 초상화 공모에을지문덕 묘 보수도 일제의 암흑기 속에서 민족의 뿌리와 정통성을 잃지 않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민족학교 설립, 국어 국문학연구뿐 아니라 신채호 정인보 등 학자들의 역사연구도 활발했다. 한민족의 시조인 국조(國祖) 단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에 대해 일제는 감시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았다. 개천절이나 어천절(御天節·단군이 하늘로 올라간 3월 15일)마다 ‘학생들에게 불온한 사상을 주입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조선인 교사들의 소식이 지면에 게재됐다. 동아일보가 창간 열흘 뒤인 1920년 4월 11일에 사고(社告)를 내고 최초의 사업으로 선택한 것은 단군의 초상화 현상공모였다. 1921년 4월 22일의 단군어천기념(檀君御天紀念) 행사 안내기사, 1926년 3월부터 7월까지 이뤄진 육당 최남선의 단군 학술 논문 장기 연재에서도 단군의 유훈과 건국이념을 강조함으로써 민족의 자주성을 강조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단군 유적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탐사와 순례가 이어졌다. “반만년문화의 창조자시오 이천삼백만 조선인의 육과 령의 원천이시며 역대조선민족의 추앙의 대상이신 단군성조의 유적… 아울어 신공성훈을 전조선 동포와 함께… 하옵기위하야 본사 사회부 현진건(玄鎭健)을 특파하기로 하야 금일 태백산, 평양, 강동, 강서, 구월산…등지를 향하야 출발케 합니다.” (1932년 7월 9일 동아일보) 단군과 함께 역사적 복원과 재평가의 대상이 됐던 인물 중 하나가 고구려시대 무신 을지문덕이었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뛰어난 지략과 기개로 외적의 침입에서 나라를 구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을 고무시켰다. 1935년 10월 1일 동아일보는 을지문덕 장군의 묘를 돌아보는 기행문 ‘수군백만을 격퇴한 을지문덕묘를 찾아서’를 상중하 3회에 걸쳐 싣고 그의 포부와 위업을 되짚었다. 조만식 최윤옥 김병연 김성업 등 평양의 지식인들과 유지들은 평남 강서군 저차면 현암산에 있는 을지문덕 묘를 보수하기 위한 모임을 조직했다. 1936년 5월 24일자 동아일보에 ‘우리 을지장군 묘산 보수키로 적신단합’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옛날 조선에 빛나든 우리의 을지문덕 장군의 무훈을 영구히 기념하고 그 유래를 길이 길이 보존하자는 의논이 한번 평양유지 인사들 사이에 근기 시작되어 지난 이십이일 오후 팔시 삼십오분부터 부내섬암리 평양기독청년회관에서 을지문덕묘산수보회 발기회가 열리었다.” 최근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사뿐 아니라 고조선사까지 자국의 역사로 포함시키려 하며 논란을 빚고 있다.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 상고사에 대한 각계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한 때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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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완서부터 편혜영까지… 이 시대의 소설-소설가를 말한다

    기라성 같은 원로작가부터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현재 한국문단의 지형도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법은 없을까. 최근 출간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74·사진)의 신작비평집 ‘우리 시대의 소설가들’은 우리 시대 100명의 소설가에 대한 작품론을 수록했다. 2007∼2009년 발표된 최근작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서 언급되는 작품만 148편이다. 김 교수는 “현장 비평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을 한 번도 멈춰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1965년 등단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는 매달 발표되는 작가들의 신작을 빠짐없이 챙겨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월간 ‘문학사상’에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실었던 월평을 재구성한 것으로, 2005∼2007년 현장비평을 묶어낸 ‘현장에서 읽은 우리 소설’의 후속편이기도 하다. 박완서, 최일남, 김연수, 박민규 등 수록된 작가들의 세대와 문학세계는 각양각색이지만 김 교수의 비평은 시종 쉽고 명쾌하다. 저자는 “드물게 보는 소설적 정석의 글쓰기”(백가흠 ‘그런 근원’), “자전소설, 그 이름에 값하는 가작”(편혜영 ‘20세기 이력서’) 등 각 작가의 작품을 한눈에 조망하면서 간결하고 함축적인 언어로 핵심을 간추린다. “황정은 씨의 ‘오뚝이와 지빠귀’. 서두가 멋집니다. 더 뺄 것도 보탤 것도 없기 때문. 시인이 개발한 진저리나는 수사학에서 저만치 벗어나 있으니까…신진작가 황 씨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묘기.” 각 비평 말미에는 ‘고언 한마디’, ‘비평적 포인트’란 어구가 종종 등장한다. ‘고언 한마디’에선 아쉬운 부분이나 의문이 드는 대목을 간결하게 지적하고 ‘비평적 포인트’에선 탁월한 부분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놓았다. 2008, 2009년 신춘문예 당선 작품들에 대한 비평도 함께 수록됐다. 김 교수는 “지난 2년여 이 나라 작가들의 혼신의 글쓰기가 이런 재구성을 통해 다소나마 그 흐름과 행방을 뚜렷이 할 수 있다면 현장비평의 작은 보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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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무숙문학상 소설가 이현수 씨

    소설가 이현수 씨(51)가 한무숙재단이 주관하는 제15회 한무숙문학상 수상자로 13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소설집 ‘장미나무 식기장’. 시상식은 30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서울’에서 열린다.}

    •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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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여성 주인공인 소설 쓰고 싶다”

    ‘구해줘’ ‘사랑하기 때문에’를 쓴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기욤 뮈소 씨(35·사진)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의 작품들은 30여 개국에서 번역됐으며 국내에서도 젊은 독자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표작 ‘구해줘’는 국내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 12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만난 작가는 절친한 친구인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씨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베르베르가 한국을 방문하고 올 때마다 제가 한국에서 인기가 정말 많다고 전해주더군요.(웃음) 2, 3년 전부터 한국 독자들의 e메일이 많아져 실감하고 있습니다. 원래 집필 중인 작품이 있을 때는 해외 방문을 자제하는데 한국은 예외였습니다.” 뮈소 씨의 작품들은 판타지, 스릴러, 러브스토리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이 혼합돼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영상적 이미지를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그는 “어머니가 사서였기 때문에 어릴 때는 플로베르, 도스토옙스키 등 고전을 섭렵했고 나이가 들면서는 드라마 시리즈, 만화, 영화를 비롯해 영상문화를 즐겨 접했다”며 “전통문화와 영상문화를 동시에 수혜한 체험들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영화에서도 작품의 영감을 많이 얻는다. 그는 “M 나이트 샤말란의 ‘식스센스’,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등 죽음이란 심각한 주제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유희적으로 다루는 영화에 관심이 있다”며 “상처, 죽음, 고통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독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나라에서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소설에서 다루는 주제들이 모든 문화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랑, 고통, 연민에 대한 것이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한국의 20대 여학생, 30대 파리지앵, 브라질의 중년 여성 등 국적과 세대가 다른 분들의 공감을 받는 게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신작 ‘당신 없는 나는’에는 오문진이라는 한국 여성이 등장한다. 그는 “물론 한국 독자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음 작품에서도 한국을 언급할까 구상 중이며, 언젠가는 한국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도 쓰고 싶다”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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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짙은 어둠… 이제 바깥이 열리려 한다

    《최승자 시인(57)이 긴 침묵을 깨고 12일 신작 시집을 펴냈다.‘쓸쓸해서 머나먼’(문학과 지성사).1999년 ‘연인들’을 펴낸 후 꼭 11년 만이다.때마침 시인은 올해 등단 30주년을 갓 넘겼다.》“오랫동안 황폐했었던 내 詩밭…이젠 다른 풀밭으로 이사가고 싶다”절망과 고통만 응시하던 시선 접고 홀연히 깨어나듯 변화의 의지 보여첫 시집 ‘이 시대의 사랑’ 이후 ‘즐거운 일기’ ‘기억의 집’ ‘내 무덤, 푸르고’ 등을 펴내며 1980년대 내내 파격적이고 열정적인 시 세계를 선보였던 시인은 1990년대 후반부터 요양이 필요할 만큼 정신이 쇠약해졌다. 2006년 계간 ‘문학동네’ ‘세계의 문학’에 각각 다섯 편의 신작시를 발표했던 것 외에는 10여 년 동안 외부 활동이나 문단 교류도 없었다. 간간이 번역 작업을 한 것이 전부였다. 이를 염두에 둔 듯, 그는 신작 시집 ‘시인의 말’에서 “오랜만에 시집을 펴낸다. 오랫동안 아팠다. 이제 비로소 깨어나는 기분이다”고 짤막한 소회를 밝혔다. 현재 최 시인은 경북 포항시 포항의료원에서 요양 중이다. 2005년경부터 1주일에 두 번씩 그를 만나 외부 소식을 전해 주며 시집 출간을 도와온 외숙부 신갑식 씨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병원에서 꼼꼼히 작품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창작열 덕분인지 증세도 좋아졌고 많이 안정돼 가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어려웠던 시기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 (최 시인이) 창작 활동을 통해 보답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이다/오랫동안 내 詩밭은 황폐했었다/너무 짙은 어둠, 너무 굳어버린 어둠/이젠 좀 느리고 하늘거리는/포오란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그러나 이사 갈 집이/어떤 집일런지는 나도 잘 모른다/너무 시장거리도 아니고/너무 산기슭도 아니었으면 좋겠다//아예는 다른, 다른, 다, 다른/꽃밭이 아닌 어떤 풀밭으로/이사가고 싶다”(‘내 詩는 지금 이사가고 있는 중’) 오랫동안 치유의 시간을 견뎌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이렇듯 새로운 세계를 향한 변화의 의지를 드러낸다. 시어는 한층 간결하고 짧아졌으며 격정, 섬뜩함보단 담담하면서도 상념적인 색채가 짙어졌다. 문학평론가 박혜경 씨는 “분열된 자의식과 극심한 자기 폐쇄적 고통 속에서 내면에 자리 잡은 절망과 죽음의 심연만을 집요하게 응시하던 시인의 시선이 바깥을 향해 힘겹게 열리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했다. 최 시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틈틈이 쓴 원고를 문학과 지성사에 보내온 것은 지난해 8월경이었다. 교정지가 출판사와 병원을 여러 번 오갔고, 외숙부를 통해 의견을 전달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제목부터 표지색까지 시인이 직접 정했다. 그간의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시인의 통찰은 시편 곳곳에서 다양하게 표현된다. “한 세월이 있었다/한 사막이 있었다//그 사막 가운데서 나 혼자였었다/하늘 위로 바람이 불어가고/나는 배고팠고 슬펐다//어디선가 한 강물이 흘러갔고/(그러나 바다는 넘치지 않았고)//어디선가 한 하늘이 흘러갔고/(그러나 시간은 멈추지 않았고)//한 세월이 있었다//한 사막이 있었다”(‘한 세월이 있었다’) 치열했던 한 시절 그의 첫 시집 ‘이 시대의 사랑’(1981년)에서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서른 살은 온다”(‘삼십 세’) “내가 살아 있다는 것/그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일찌기 나는’)라고 노래했던 시인. 그는 마음의 병석을 떨치고 일어나 막 세상을 둘러본 듯 이렇게 썼다. “작년 어느 날/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에서/내 나이가 56세라는 것을 알고/나는 깜짝 놀랐다/나는 아파서/그냥 병(病)과 놀고 있었는데/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보다/그동안 나는 늘 사십대였다//참 우습다/내가 57세라니/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소녀처럼 포르르포르르 할 수 있는데/진짜 할머니 맹키로 흐르르흐르르 해야 한다니”(‘참 우습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최승자 시인은…1952년 충남 연기에서 출생한 뒤 고려대 독문과에서 수학했다. 1979년 계간 ‘문학과 지성’에 ‘이 시대의 사랑’ 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80년대 황지우, 이성복, 김혜순 시인 등 당대 대표 시인들과 함께 활동했으며, 기존 여성시의 전통을 무너뜨리는 전복성, 충격적인 언어 구사 등 독보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폭넓은 관심을 받았다.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첫 시집 ‘이 시대의 사랑’은 현재까지 3만5000부(33쇄)가 판매됐다. 시집으로는 ‘이 시대의 사랑’(1981년) ‘즐거운 일기’(1984년) ‘기억의 집’(1989년) ‘내 무덤, 푸르고’(1993년), ‘연인들’(1999년)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침묵의 세계’ ‘자살의 연구’ 등이 있다.}

    •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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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우리는 왜 공항에 들어서면 설렐까

    ◇공항에서 일주일을, 히드로 다이어리/알랭 드 보통 지음·정영목 옮김/214쪽·1만800원·청미래공항 안에는 모든 것이 있다.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 그들이 시간을 보내는 각종 상점, 수송 대기 중인 물자들, 기내식을 만드는 공장, 격납고, 항공사 사무실과 공항 직원들. 물론 이 모든 곳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제한돼 있다. 그런데 한 작가가 특권을 얻었다. ‘공항 상주작가’라는 독특한 지위로 일주일간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중 하나인 런던 히드로 공항에 머물게 된 것이다. 그 주인공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 작가 알랭 드 보통이다. 그는 공항 소유주로부터 받은 뜻밖의 제안을 숙고 뒤 승낙한다. ‘상업세계와 예술세계는 불행한 동반관계’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작가는 ‘푸드코트를 관리하고 지구 평균 기온을 높이는 데 일조할 소지가 큰 테크놀로지를 운용하며, 불필요한 여행을 하도록 부추기는 데 솜씨를 발휘하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초청을 떨쳐내기 힘들었음을 고백한다. 공항은 작가에게 특별한 공간이었다. 그의 작품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두 주인공이 만난 장소가 공항이었다. 또한 현대의 공항이란 ‘테크놀로지에 대한 우리의 신앙부터 자연 파괴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호 관계성에서부터 여행을 로맨틱하게 대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단 하나의 장소였던 것이다. 작가는 일주일간 공항 경계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고용주와의 계약조건을 준수하며, 양손 가득 선물 가방을 들고 고향을 찾는 사람들, 고급 라운지에 모인 자산가들, 모든 이를 잠재적 테러범으로 간주하는 보안요원들 등 다양한 이들을 만난다. 그러면서 그의 수첩은 “상실, 욕망, 기대의 일화들, 하늘로 날아가는 여행자들의 영혼의 스냅사진들”로 가득 찬다. 무엇보다, 작가는 공항이 사람들에게 설렘을 주는 까닭에 대해 이렇게 통찰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잊는다. 우리가 읽은 책, 일본의 절, 룩소르의 무덤, 비행기를 타려고 섰던 줄,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 등 모두 다. 그래서 우리는 점차 행복을 이곳이 아닌 다른 곳과 동일시하는 일로 돌아간다…우리는 짐을 싸고, 희망을 품고, 비명을 지르고 싶은 욕구를 회복한다. 곧 다시 돌아가 공항의 중요한 교훈들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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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유재용 前소설가협회 이사장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을 지낸 소설가 겸 아동문학가 유재용 씨(사진)가 29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1936년 강원 철원군 김화에서 태어나 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키다리 풍선’이 당선되고, 1968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상지대’가 추천돼 등단했다. ‘손 이야기’ ‘타인의 생애’ ‘두고 온 사람’ ‘관계’ ‘어제 울린 총소리’ ‘한여름밤의 꿈’ 등 진지한 주제 의식을 소설 미학에 충실하게 담아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서울시문화상 문학부문을 받았으며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회장 등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배명자 씨(68)와 딸 정현(35), 아들 국현 씨(34)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옛 강남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31일 오전 10시. 02-3430-0299}

    • 200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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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마시고 小說 노래하는 송년회

    “여러분께 바예호의 시 구절 ‘나는 너무 조금밖에 죽지 못했다’를 인용한 시 ‘밤과 나의 리토르넬로’를 낭독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밤 이 즐겁고 재밌는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 오늘이야말로 ‘조금 죽는 날’인 것 같네요.”(김지녀 시인) 밤거리는 얼어붙은 눈길과 영하로 떨어진 혹한으로 황량했다. 하지만 이곳의 열기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없었다. 28일 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여성노동자회관의 지하 강당은 작은 선물 꾸러미를 든 50여 명의 참석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들은 시인이 낭독하는 시 구절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전남 여수, 대전 등 지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온 이들도 있었다. 사는 곳이나 연령대 모두 제각각인 데다 대부분 초면인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문학과 함께하는 색다른 송년회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인터넷 문학 라디오방송 ‘문장의 소리’ 진행자와 스태프가함께 준비한 이 송년회는 이른바 ‘파티의 소리, 행복한 번개여행’. 진행부터 연출까지 모두 문인들로 구성된 이들이 공개방송이 아닌 연말 송년파티를 기획한 것은 처음이다. 여느 온라인 ‘번개’처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 참석 댓글을 단 독자들을 초대했다. 술과 유흥을 좇는 송년회 대신 문학을 이야기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발상을 실행에 옮겼다. 진행자인 소설가 김중혁 씨, PD인 시인 조연호 씨, ‘만담’ 코너를 진행하는 고정패널 소설가 박상 씨와 소설가 윤이형 조해진 김미월 씨, 시인 김지녀 씨 등 여러 문인들이 참석했다. 대형 문학행사처럼 진행이 매끄럽진 않았으나 초반 어색했던 분위기는 문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사그라졌다. 작가들은 낭독을 하면서 연말을 맞은 느낌이나 새해 계획을 털어놓았다.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책’을 낭독한 소설가 김미월 씨는 “내년 초에 장편소설이 나올 예정”이라며 “그 후엔 뭔가를 쓰는 것보다 스스로를 채워 넣어야 할 단계가 아닐까 싶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가 김중혁 씨는 “선배 같은 의젓한 후배”라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문학을 매개로 한 작가와 독자의 교류뿐 아니라 공연, 선물교환 등으로 이어졌다. 김민영 씨(21·대학생)는 “연말이라 일이 많지만 작가들이 직접 주최하는 송년행사가 있다고 해 궁금해서 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다른 송년파티와 달리 작가, 다른 독자들과 직접 교감하고 문학을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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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강남의 빛을 쫓다 끝모를 어둠 속으로

    ◇성탄 피크닉/이홍 지음/228쪽·1만 원·민음사크리스마스트리와 화려한 조명, 신나는 캐럴과 멋진 선물…. 하지만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성탄절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대책 없이 들뜬 분위기는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킨다. 어딜 가나 사람이 넘쳐 뜻하지 않은 시비나 싸움, 사건 사고에 휘말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최근 개봉한 영화 ‘걸프렌즈’의 원작자 이홍 씨의 신작소설 ‘성탄 피크닉’은 이런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은영, 은비, 은재 세 남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을, 사상 최악의 크리스마스가 닥쳐왔다. 살인사건에 휘말린 것이다. 강남을 배경으로 우리 사회 상류계층의 욕망, 위선 등을 주로 그려온 이 씨는 이번 소설에서 ‘강남 사회’에 진입한 서민 가족의 삶을 들여다본다. 로또 한 방으로 경기 성남에 살다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로 단번에 입성하게 된 은영이네 가족. 하지만 이들의 행로는 순탄하지 않다. 아빠는 로또 당첨 뒤 당첨금 일부를 챙겨 엄마와 이혼하고 집을 나갔다. 엄마는 살길을 찾기 위해 홍콩의 딤섬스쿨에서 유학 중이다. 어쩔 수 없이 대학 졸업을 앞둔 첫째 은영이 동생들을 돌보며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세 남매의 삶은 제법 처절하다. 은영은 명문대에 재학 중이지만 여전히 과외로 돈을 벌면서 쉽지 않은 취업에 목을 매고 있다. 백수인 은비는 명품가방이나 옷을 사기 위해 돈 많은 유부남을 사귀거나 강남 태생인 친구의 뒤치다꺼리를 해주며 따라다닌다. 고등학생인 막내 은재는 게임 중독인 왕따로, 남편의 폭력에 고통받는 옆집 여자와 불륜을 맺는다. 사는 곳은 강남이지만 여전히 외부인이자 이방인인 그들은 결코 강남의 부르주아 세계로 편입될 수 없어 보인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크리스마스 며칠 전. 돈 많은 강남 아저씨들을 골라 사귀며 돈을 뜯어내는 재미로 살던 은비에게 한 남자가 나타난다. 은비의 협박과 갈취를 견디다 못한 성형외과 의사 최 원장이 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언니와 동생에게 구질구질한 사생활을 들키고 싶지 않던 은비는 실랑이 끝에 청동 말조각상으로 최 원장의 머리를 내리친다. 실신한 최 원장은 목숨은 붙어 있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온 은영과 은재의 숨겨진 욕망이 뒤얽히면서 세 남매는 결국 그를 살해한다. 자신들의 우발적인 살인을 완전범죄로 만들기 위해, 그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각자 커다란 가방과 캐리어에 끔찍한 무엇인가를 담아 집을 나선다. 이 ‘성탄 피크닉’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날까. 책을 덮은 뒤 의문도 남는다. 정말 세 남매는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을까.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후에도 강남으로 상징되는 주류 사회에 진입하고자 하는 욕망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될 수 있을까. 쓰러진 최 원장을 집에 결박해 둔 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이 일을 의논하는 세 남매의 모습은 희극적이면서도 상징적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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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주검 앞에서도 귀천 따지는 세상…

    ◇폭식/김재영 지음/244쪽·1만 원·창비“추도식이 열리는 데마다 찾아가 아무나 부여잡고 울고 또 울었다. 어느 날 어느 거리였던가. 내가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내 주변에는 기세등등한 성조기가 하늘을 뒤덮으며 나부꼈고, 미국 국가가 고막을 찢을 듯이 크게 울러 퍼졌다.”(‘앵초’) 미국에 이민 왔지만 9·11테러로 남편을 잃은 주인공 하윤. 외국인이기 때문에 희생자 추모나 시신 수습조차 여의치 않다. 그는 “죽음마저 국경이 갈리고 이해관계에 따라 귀천이 나뉘는” 이 나라의 현실에 절망한다. 하지만 그보다 당면한 문제는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친분이 있는 미용실에서 청소, 잡무 등을 닥치는 대로 하며 겨우 영주권을 얻어냈지만 남편을 닮은 모습으로 자라있는 아들은 어느새 미국적인 가치에 완전히 길들어 있다. 첫 소설집 ‘코끼리’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을 소설화했던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는 이처럼 미국을 배경으로 이민자와 이방인 소외 문제를 좀 더 확장시켰다. 뉴욕 맨해튼 등의 공간적 배경은 첨단 자본주의의 도시 이면에 서린 불균등과 소외 문제를 뚜렷하게 부각시킨다. 불행한 가족사를 간직한 채 외롭고 고단하게 살아가는 한국 이민자들의 삶을 그려낸 ‘롱아일랜드의 꽃게잡이’, 다국적 건설 기업에서 일하며 승승장구하지만 내면적으로는 가족에게 버림받은 상처와 이국을 전전해야 하는 혼란스러움에 휩싸인 남자를 다룬 표제작 ‘폭식’ 등이 그렇다. ‘꽃가마배’는 다른 작품들처럼 이방인에 대한 타자화, 배제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배경이 한국이다. 한국으로 시집와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된 태국인 계모에 대한 이야기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결혼한 그녀는 아버지가 죽은 뒤 집을 떠났다 화재로 죽고 만다. 그 불행한 죽음에서 가족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고국을 떠나 낯선 땅, 낯선 문화 속에서 이방인으로 살면서 보고 느낀 것들, 어려울 때 만나 정을 주고 아픔을 나눈 한인들의 이야기가 많다”며 “아낌없이 마음을 나누고 기꺼이 자신들 삶의 이력을 들려준 사람들이 새삼 보고 싶다”고 썼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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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폭탄’ 품고 있어야 견디는 세상…

    ◇새들이 서 있다/박혜상 지음/306쪽·1만 원·문학과지성사2006년 계간 ‘문학과 사회’로 등단한 소설가 박혜상 씨의 첫 번째 소설집. 계약직 근로자, 수능을 끝낸 여고생, 만년 과장, 고철 도둑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군상의 삶을 독특한 상상력과 무게감, 정제된 언어를 통해 보여준다. 표제작인 ‘새들이 서 있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변용한 작품. 아버지로부터 오랫동안 성추행을 당해온 여고생 딸, 그리고 그로 인해 회복되기 힘든 충격에 휩싸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버지와 딸 간의 도착적인 관계는 사회적 금기를 위태롭게 오가면서 소설적 긴장과 비극을 고조시킨다. 낯설고 불편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울한 상징들과 서사의 밀도는 끝까지 시선을 붙든다. ‘일렬로 행진해’는 지역의 케이블 방송국에서 일하는 계약직 직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주로 자막을 만드는 등의 자질구레한 일을 하고 있는 그는 자체 계약직이 파견직으로 바뀌는 위기에 처했다. 파견직은 회사 조직과 무관한 제삼자다. 이른바 ‘용병시대’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마저 제삼자가 돼 가는지도 모른다. 이런 인생을 견디는 방법은 ‘자기만의 폭탄’을 하나씩 품고 사는 것뿐이다. 주인공이 가진 ‘폭탄’은 벽이나 열차에 몰래 낙서하는 것이다. 이 밖에 한때 기승했던 고철 도둑들의 삶을 다룬 ‘쇠붙이들’, 경제공황 이후 폐허가 된 미래사회의 모습을 사이버 세계와 난민수용소란 대비적 공간을 통해 보여준 ‘토마토 레드’, 어린이대공원에서 벌어졌던 코끼리 탈주 사건을 다룬 ‘코끼리 한 마리는 어디에 있나’ 등이 수록됐다. 문학평론가 이수형 씨는 해설에서 “기성의 가치 체계가 구획해 놓은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력, 좀 더 구체적으로 카니발화의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 우리 사회의 세태를 젊은 감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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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열풍, 왜 문학만 외면하죠?”

    단편집 ‘타잔’ ‘그린핑거’ 등을 낸 소설가 김윤영 씨(38·사진). 그는 최근 발표한 첫 장편소설의 소재로 사뭇 현실적인 주제를 택했다. 부동산 문제가 그것이다. 작가는 ‘내 집 마련의 여왕’(자음과 모음)이란 소설의 제목처럼 한국사회에서 집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천태만상을 녹여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만난 작가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아파트 값, 부동산 문제가 화두인데 유독 문학에서만 잠잠하다”며 “누군가 한 번은 이 문제를 다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 직접 나섰다”고 말했다. 소설은 한 자산가의 부탁으로 형편이 어렵거나 불우한 이들에게 집을 찾아주는 일을 맡은 여성작가 ‘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자수성가한 고아청년, 장애아동, 홀몸노인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김 씨는 “작품에 등장하는 부동산 관련 전문 지식을 익히기 위해 2년여간 취재했다”고 말했다. 법원 경매계의 과장, 구청의 공무원들, 일선 공인중개업소를 찾아다니며 둘러본 집만 200채가 넘는다. 한 의뢰를 마무리하면 다음 의뢰가 생기는 소설의 형식에 대해서는 “미션 해결 형식이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형식을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작품 자체는 쉽고 가볍게 읽힌다. 작가는 “문학을 통해서 우리가 직면한 세태, 풍속을 다루고 싶었다”며 “무거움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금까지의 한국문학은 너무 무겁고 어두웠기 때문에 문단 사람들이나 문창과 학생들 위주로만 소비됐잖아요. 순수문학을 향유하는 고급 독자 외에 일반 대중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변종소설’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변종’들을 선보이기 위해 현재 인터파크에서 범죄 미스터리 소설 ‘아이야, 손을 잡아라’도 연재하고 있다. 그에겐 주식, 땅, 사교육처럼 앞으로도 다뤄 나가고 싶은 소재가 많다고 한다. 그는 “관념적인 소설을 벗어나서 좀 더 현실적인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거나 장르적 문법을 시도하면서 한국 문학의 저변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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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레코드와 대중가요

    《“무엇보다 유행가 가사가 먼저 시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 따라서 부르는 사람 자신이 이 시를 참으로 이해하여 그 말의 억양과 고저, 강약이 분명하게 대중의 귀와 가슴을 울리도록 힘써야 할지니 실로 유행가는 그 우열의 구별이 여기서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동아일보 1934년 4월 2일자》19세기 말 ‘유성기’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음악의 대중화가 촉진되기 시작했다. 유성기 음반인 레코드도 인기를 얻었다. 판소리 단가 잡가 등 국악을 비롯해 트로트 신민요 만요(만담을 소재로 한 노래)를 일컫는 대중가요가 레코드로 제작됐다. 1920년대 중반까지는 레코드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윤심덕의 ‘사의 찬미’, 이애리수가 부른 ‘황성의 적’이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1930년대에 본격적 가요의 시대가 열렸다. 1932년 7월 2일 동아일보에는 ‘조선에 들어오기는 24년 전, 제일 많이 팔린 것은 윤심덕의 사의 찬미’라는 제목으로 축음기 유입과 인기 음반의 판매 현황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다. “조선서 현재 레코드계에서 가장 큰 감안이 되어 있는 것은 ‘신아리랑’ ‘에로를 찾는 무리’와 가튼 류행가로 이름을 날리고 잇는 이애리수, 강석연, 김선초 세 사람의 것입니다. … 조선사람의 것으로 제일 만히 나가본 것이 (윤심덕) 양의 ‘사의 찬미’로 1만 2천여장 이엇답니다. … 조선 외에 만주, 간도, 하와이 가튼 데로도 1년에 오백장씩은 나갑니다.” 이 시기에는 ‘황성(荒城)의 적(跡)’처럼 대중의 심금을 울리는 애조 띤 노래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분위기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익살스러운 만요나 향락적 재즈송도 활황을 구가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유쾌한 시골 영감’(강홍식·1936년) ‘오빠는 풍각쟁이’(박향림·1938년) 등이 이 시기에 처음 발매된 곡들이다. 재즈 공연도 열렸다. 백명곤을 중심으로 홍난파, 박언원 등이 모여 만든 ‘코리안 재즈 밴드’는 1928년 서울, 광주 등지에서 공연하며 호응을 얻었다. 1928년 12월 21일 동아일보에도 ‘코리앤 째스뺀드의 가장음악회’ 공연을 알리는 안내 기사가 실렸다. 대중에게 미치는 유행가의 영향력이 커지자 신문사 등이 유행가 현상공모, 레코드 가수 인기투표, 유행가 비판과 정화운동을 펼쳤다. 동아일보에는 ‘유행가요의 제작문제’ 기사가 3회에 걸쳐 실리거나(1934년 4월 2일) 사설 ‘레코-드와 류행가요 그 정화를 기하자’(1934년 4월 23일) 등 음반회사의 상업성, 유행가의 비속성을 비판하는 기사와 논설이 자주 실렸다. 한국의 대중가요는 1940년대부터 일제의 군국주의 침략에 직간접으로 부응하는 군국가요가 등장하면서 광복 전까지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류 바람을 타고 보아, 동방신기 등이 일본, 중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가 한국 가수의 곡으로는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 100위에 진입하기도 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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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시차의 사회, 혹은 파격의 언어 유희

    ◇ 시차의 눈을 달랜다/김경주 지음/144쪽·8000원·민음사◇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김민정 지음/132쪽·7000원·문학과지성사시 동인 ‘불편’에서 함께 활동하는 동갑내기 두 시인이 시집을 나란히 출간했다. ‘불편’은 전통 서정시 편향에 문제의식을 공유한 젊은 시인들이 이른바 ‘불편한 시’를 공유하고, ‘불편한 세상’과 소통을 도모한다는 뜻에서 2002년 결성한 동인이다. 김경주 시인(33)의 ‘시차의 눈을 달랜다’는 그의 세 번째 시집이자 제28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시집. 장르를 혼종하며 언어실험을 극단까지 몰고 갔던 두 번째 시집 ‘기담’보다 좀 더 편안하고 감각적으로 읽히는 시들을 수록했다. 서문에서 시인이 “여기를 ‘시차(時差)의 사회’라고만 부를게”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공간과 시간, 기억의 격차에서 오는 그리움과 불안 애도의 감정들을 멀미, 현기증, 여진 같은 ‘시차’의 개념으로 형상화한다. 곳곳에서 시인의 예민하면서도 감성 넘치는 통찰을 접할 수 있다. 김민정 시인(33)의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는 그의 두 번째 시집이다. 과격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과 비속어를 포함한 거침없는 시어들은 때론 난감하고 때론 불편하게 느껴질 만큼 개성 넘친다. 시인은 외면하고 싶거나 굳이 되새김질하고 싶지 않은 기억과 수치감, 일상의 욕망과 성적 판타지를 언어유희와 농담, 해학을 통해 자유분방하게 펼쳐낸다. 문학평론가 김인환 교수가 ‘해설’에서 지적하듯 그의 시에서는 “복수가 악수가 되고 페니스가 페이스가 되고 남편이 남의 편”이 된다. “파격과 탈격, 파편과 우연”이 가득 찬 시에서 이 시인만의 색다른 사유들을 발견할 수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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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스페인 내전’… ‘그건 사랑이었네’… 놓치면 아쉬울 또 다른 양서들

    ‘올해의 책’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놓치기엔 아쉬운 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선정위원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거나 거론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올해의 책’에 선정되지 못한 책들도 있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열녀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등장하고 내면화됐는지 추적한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열녀의 탄생’(돌베개), 병자호란으로 무너진 자존심과 사회질서의 회복이란 책무를 가졌던 17세기 조선 지식인들을 소개한 ‘17세기 조선 지식인 지도’(푸른 역사) 등이 아쉬운 책으로 거론됐다. ‘스페인 내전’(교양인)은 영국의 전쟁사학자가 20세기 초 모든 이데올로기의 격전장이자 국제적 전쟁이기도 했던 스페인 내전의 복잡다단한 양상을 정리한 책. 김기봉 경기대 교수는 “특히 저자의 역량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일을 해도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을 미국사회의 노동 빈곤층의 삶을 통해 면밀히 살핀 ‘워킹푸어’(후마니타스) 역시 의미 있는 책으로 꼽혔다. ‘궁궐의 눈물, 백년의 침묵’(효형출판)은 건축역사 전문가인 저자들이 경복궁을 비롯해 덕수궁 창덕궁 등의 수난사를 세세히 훑어냈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는 “근대 100년 동안 진행된 조선왕조 궁궐의 치욕스러운 수난사, 궁궐의 위상을 상실한 역사적 과정을 건축과 인문의 시각으로 잘 파헤쳤다”고 말했다. 리처드 도킨스가 쓴 ‘지상 최대의 쇼’(김영사), 뉴욕 저널리스트의 귀농기를 다룬 ‘굿바이, 스바루’(사계절)도 추천을 받았다. 각각 “진화가 ‘사실’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쓴 최초이자 마지막 책”(동덕여대 장대익 교수) “환경문제에 대한 유쾌하고 생생한 해법을 얻을 수 있는 책”(정은숙 마음산책 대표)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학 분야에서 아쉬운 책으로는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푸른숲)가 꼽혔다. 한 씨는 비정부기구(NGO)인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하며 오지에서 체험한 일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등 산문집에 담아내 여러 차례 베스트셀러에 올린 스타 작가. 올 7월 출간 당시 미국 유학, MBC 예능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 출연 등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장을 누빈 활동가로서의 경험보다는 저자 자신의 열정과 꿈, 사랑 등 내면의 솔직담백한 고백에 초점을 맞췄다. 허병두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대표는 “한비야의 글과 말은 이제 젊은층에게 분명한 역할 모델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중장년층 남성 독자까지 폭넓게 확보한 베스트셀러 작가 김훈의 신작소설 ‘공무도하’(문학동네)도 올해 문학출판계의 중요한 수확으로 거론됐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특유의 미학적 단문 대신 건조한 단문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술, 한국의 술 문화’(선)는 200자 원고지 1만여 장 분량에 1200여 점의 그림을 곁들인 책으로 ‘한국 술 문화에 관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만하다. 술의 어원, 술집의 변천, 술과 민속 등 우리 술의 다양한 면모를 살폈다. 정민 한양대 교수는 “놀라운 자료 섭렵과 탐구욕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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