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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4일 오후 한국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전격 수용함에 따라 남북관계 진전에 파란불이 켜졌다. 북한이 드디어 ‘말이 아닌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수용이 “남북관계 새로운 대화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평화 공세’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하라고 해 온 정부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시기도 “귀측(한국 측)이 편리한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에 일임하겠다는 뜻. 정부 관계자는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 일정 등을 포함해 27일경 북한에 구체적 제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설이 지난 2월에 상봉 행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년사 이후 각종 선전 매체와 국방위원회의 ‘중대 제안’(16일), ‘공개서한’(24일) 등을 통해 화해 제스처를 보여 왔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위장 평화 공세, 선전 공세”라고 비판하고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했다. 북한이 조건 없이 이산가족 상봉을 수용함으로써 일단 정부의 원칙적 대북 대응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대응했다. 24일 오전 북한 국방위원회는 ‘공개서한’에서 김정은 제1비서의 특명임을 내세워 자신들의 ‘중대 제안’(16일)이 위장 평화 공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루 안에 ‘북한의 공개서한→한국의 논평→북한의 새로운 제안’이 이뤄진 셈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반응을 본 뒤 수용 입장을 내놓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 같다. 그동안의 정부 원칙을 보고 이산가족 상봉 수용 방침을 결정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5일 오전 1시(한국 시간) 미국 뉴욕에서 갖는 기자회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은 환영하지만 ‘남북관계에서 짚을 건 짚겠다’는 태도다. 특히 북한이 공개서한에서 “불미스러운 모든 과거를 불문에 부치자”고 주장한 부분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덮어 두고 가려 한다면 국민은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통일부는 거스 히딩크 감독(68)이 북한 방문 계획을 정부에 알려왔다는 동아일보 보도(24일자 A2면)를 공식 확인했다. 히딩크 감독은 히딩크 재단을 통해 한국에 풋살(5인제 미니 실내축구) 구장을 만들어 왔는데 북한에도 이 경기장을 건립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히딩크 감독이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에 이런 구상을 정부에 전달해 왔다”며 “(구장 건립을 위한) 지원 물자를 육로를 통해 북한에 전달하고 싶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 측이 남북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방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히딩크 감독 측에서) 구체적인 (방북) 신청이 들어오면 조치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3월경 방북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이 23일 국내 대북지원 단체들의 모임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신임 회장에 선임됐다. 부회장에는 권근술 어린이어깨동무 이사장이 선출됐다. 북민협은 이날 총회에서 ‘인도적 대북지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68·사진)이 3월경 북한을 방문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23일 “히딩크 감독 측 관계자가 방북과 관련한 문제를 최근 정부에 상의해왔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 측은 그동안 히딩크재단을 통해 한국에 만들어온 ‘드림필드’ 풋살 구장의 북한 내 건립과 풋살 경기 개최 등 스포츠 교류를 위해 방북할 구상이 있음을 한국 정부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풋살은 실내에서 하는 5인제 미니 축구 경기다. 정부 관계자는 “애초 히딩크 감독 측은 2월에 북한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최근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 행보가 국제 여론의 뭇매를 맞자 ‘방북 계획을 연기하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로드먼은 북한에서 김정은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했다가 ‘북한의 선전도구로 이용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인이라서 한국 정부의 방북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민간 스포츠 교류 차원이라면 방북을 막을 이유도 없다고 보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일은 준비해야 온다. 그 준비가 바로 남북한 통합이다. 이를 위한 남북한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전성훈 원장은 21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밝혔다. 다음 달 3일 연구원 산하에 만들어질 남북통합연구센터가 남북한 공동연구의 전진 기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뷰는 서울 강북구 통일연구원에서 진행됐다. 전 원장은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역사적 흐름으로 통일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일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아직 없다는 게 전 원장의 진단이다. 한 국회의원은 그에게 “통일 전후 우리 국민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매뉴얼을 만들어주면 국민에게 설명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통일을 어떻게 ‘대박’으로 만들 것인지를 제시하는 답이 남북한 통합이다.” 전 원장은 남북한 통합은 한마디로 통일이 되면 불거질 남북 주민 간 이질성을 미리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 제도적 통일이 ‘큰 통일’ ‘위로부터의 통일’이라면 통합은 ‘작은 통일’ ‘아래로부터의 통일’”이라며 “통합은 통일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 할 과정이며, 국민 개개인의 실생활과 직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통합 준비의 필요성’과 관련해 독일 전문가에게서 직접 들은 일화를 소개했다. 독일은 통일 이후 동서독의 서로 다른 보행신호 체계를 서독식으로 바꿨다. 동서독은 신호등에 그려진 사람 모습까지 달랐는데도 말이다. 서독 신호등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밋밋한 그림이었다. 동독 신호등엔 신사가 등장했다. 통일 이후 매일 보던 신호등마저 없어진 동독 주민들은 심리적 박탈감에 빠졌다. 이런 문제를 파악한 독일은 교통신호 체계 중 일부를 동독식으로 바꿨다. “해답은 바로 그것이다. 통합은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는 데서 이뤄진다. 북한 주민들이 우리보다 통일에 큰 부담과 두려움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남북이 함께 통합을 얘기하면 북한 주민에게 우리 마음을 전할 수 있고, 남한에 흡수 통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남북한 공동 연구는 빠를수록 좋다.” 이를 위한 첫걸음이 남북통합연구센터다. 정치 경제 과학기술 교통 보건의료 사회 법률 교육 역사 심리에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까지 전 분야를 망라한다. 전 원장은 “통일연구원이 ‘남북한 통합 연구’라는 바퀴의 허브가 되고 관련 분야의 국책 및 민간연구기관 37곳이 바퀴살이 돼 협력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당장 국토연구원 보건의료연구원 과학기술연구원과 함께 교통체계 보건의료체계 과학기술체계의 남북한 통합 연구에 들어간다. 그는 “교과서의 경우 북한 주민이 통일한국의 새로운 체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까지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 柳통일 “준비 안된 통일은 재앙”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1일 “준비하지 않는다면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일IT포럼’ 초청 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언급이) 로또식의 대박을 말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일의 경제적 편익에 대한 장밋빛 환상보다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다음 달 말부터 실시되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미국 항공모함이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최근 키리졸브 훈련 기간 중 한반도 인근에 미 해군 항모를 파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주둔 중인 미 7함대 소속 핵추진 항모인 조지워싱턴(9만7000t급)은 이번 훈련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현재로선 조지워싱턴을 대체할 다른 항모를 훈련에 투입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조지워싱턴이 이번 군사연습을 거르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노후화에 따른 정비 문제로 보인다. 취역한 지 20여 년이 지난 조지워싱턴은 지난해 키리졸브 훈련 때도 노후 부속을 교체하느라 참가하지 못했다. 또한 미국 국방예산이 대폭 삭감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전술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고위 소식통은 “최근까지 북한군이 특이한 동향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긴장 고조와 도발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신호’를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핵추진 항모인 조지워싱턴을 빌미로 한국과 미국이 핵전쟁 연습을 벌이고 있다는 트집을 잡힐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 항모는 한미동맹의 핵심 전력으로 해마다 연합훈련의 참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70여 대의 최신예 함재기를 탑재한 핵추진 항모를 포함해 이지스함과 구축함, 핵잠수함 등 10여 척으로 구성된 항모강습단은 웬만한 한 국가의 군사력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1개 항모강습단의 금전적 가치는 한국군의 1년 예산(약 35조 원)과 맞먹을 정도다. 이 때문에 북한의 김정일도 미 항모의 한미 연합훈련 참가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했었다. 한미 군 당국은 상호비방과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등을 담은 16일 북한의 ‘중대제안’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위장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 중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 징후를 보일 경우 F-22와 B-2 스텔스 폭격기 등 첨단자산을 최단 시간에 한반도에 증파하기로 미국 측과 협의를 끝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올해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처음 밝혔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벌어지는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축구경기에 남녀 축구팀이 다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북한이 대회의 다른 종목에도 참가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은 2002년 부산, 2006년 카타르 도하,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해 왔다.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한 평화 및 대화 공세를 되풀이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을 비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1월 18일자)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에 급변사태에 기대를 건 흡수통일의 망상이 딸려 있다”고 비난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인도를 떠나 스위스로 가기 직전 작심한 듯 강경한 대북(對北) 메시지를 던졌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관계 당국자들에게 “북한이 선전 공세를 할 때일수록 더욱 대남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는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한 것. 남북 간 상호 비방과 한미 군사연습 등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지하자는 북한의 이른바 ‘중대제안’에 대해서는 위장평화 공세라고 규정했다. 또 박 대통령은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서 선전 공세만 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라며 “북한이 진정 남북대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행동 등 진정성 있는 태도부터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북한은 “중대제안을 먼저 실행하겠다”는 평화공세와 함께 한국 정부를 비난, 비방해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이중적 선전공세를 본격화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인민과 해외동포들은 제안을 찬양하는데 유독 남조선 당국자들만이 우리의 제안에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전반적인 기류는 북한이 진정성 있는 남북관계 개선 조치는 취하지 않으면서 평화공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며 “느낌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외국 순방 기간이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대남 도발에 대비해 대북 강경 메시지를 발표하도록 직접 지시한 것. 북한이 평화공세를 통해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국제적 우호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에 쐐기를 박기 위해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위스 방문을 앞두고 북한에 강경 메시지를 던진 것도 의미심장하다. 스위스는 1995년부터 서방국가로는 처음으로 스위스개발협력청(SDC)을 통해 대북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DC는 1997년 평양에 사무소를 개설하기도 했다. 지난해 스위스의 대북 지원 규모는 725만 스위스프랑(약 85억 원)에 이른다. 스위스는 올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의장국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북한 지원에 적극적인 스위스에서 북한의 술수를 알리고 진정성 있는 변화를 촉구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여론을 주도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도 대북 강경 메시지에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19일 스위스 방문 이후 첫 일정으로 스위스-한국협회 장자크 요스 회장 등 친한 인사 6명을 접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스위스-한국협회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중립국감독위원회 파견 근무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단체다.베른=이재명 egija@donga.com / 윤완준 기자}

남북한 간 ‘2014년 샅바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북한이 화해 제스처를 보이면 한국은 ‘진정성 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한국이 남북 관계 개선 제의를 하면 북한은 ‘못 믿겠다’며 거부하는 양상이다. 박근혜 정부 2년차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시동 걸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7일 북한의 이른바 ‘중대 제안’을 “사실을 왜곡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어 유감”이라며 거부했다. 북한이 전날 오후 7시 50분경 갑자기 국방위원회 명의로 △30일부터 비방 중상 전면 중지 △한미 군사연습 등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핵 재난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 등을 제안했지만 한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이처럼 싸늘했다. 정부의 반응은 16일 밤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조율됐다. 곧바로 인도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미국 당국은 연합군사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17일 북한의 제안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강경했고 비판의 강도도 셌다. 김 대변인은 “남북 간 비방 중상 중지 합의를 위반하면서 그동안 비방 중상을 계속해 온 것은 북한이다. 남북 간 신뢰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또 “말로만 남북 관계를 개선하자면서 비방 중상을 계속하고, 비방 중상을 하지 말자고 해놓고 자기들이 비방 중상을 하는 것은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중대 제안이라고 해서 놀랐으나 찬찬히 봤더니 도저히 받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정부의 반응은 북한 제안을 ‘거부’했다기보다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 “비방중상 계속해 온 北… 대화의 진정성 찾을 수 없어” ▼“北, 수용할 수 없는 주장 내세우며… 남북관계 경색 책임 떠넘길 의도비핵화-이산상봉 실질행동 취해야” 24일 ‘3通 분과회의’… 北태도 주목백악관 “韓美훈련 계획 변경안해”○ “북한 제안에 대한 거부 아니라 비판” 정부의 이런 태도는 북한의 중대 제안에 진정성이 전혀 없고 위장 대화 공세와 여론전을 통해 남남 갈등을 일으키려는 선전선동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중대 제안에서 한국의 언론 매체까지 단속하려는 걸 보면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체제의 급변사태에 대한 언론의 관측조차도 못하게 만들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북소식통은 “김정은이 이른바 ‘장성택 세력’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북한 내부가 안정될 때까지는 남북 관계 개선 제스처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장 크게 문제 삼은 부분은 북한이 “유독 남조선(한국)의 현 집권자들이 유전으로 체질화된 대결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새해 벽두부터 상서롭지 못하게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한 대목이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이는 박근혜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싸잡아 저급하게 비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운운하면서 ‘핵 무력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고집하고 자신들의 핵 개발을 “민족의 자위적 선택이자 미국의 핵 위협 억제수단”이라고 주장한 점도 어불성설이라고 봤다. 짐짓 대화에 나서는 척하면서 한국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을 제안에 포함시켜 남북 관계 경색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돌리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설명이다. 또 악화된 북-중 관계를 개선하려고 자신들이 남북 관계에 노력하고 있음을 중국에 선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북한이 보여야 할 ‘말 아닌 행동’은 무엇? 김 대변인은 북한이 대화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취해야 할 행동으로 △비방 중상 중단 △과거 도발 행위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 △아무 조건 없는 이산가족 상봉 실현 등을 제시했다. ‘과거 도발 행위’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가리킨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 5도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 중단을 먼저 실천하겠다고 주장한 만큼 서해 연평도 인근 등에서의 삐라(전단) 살포 중단과 북한 방송을 통한 대남 비방의 일시적 중단 등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 리졸브가 시작되기 전 ‘비방 중지→동계훈련의 일시적 중단 및 전방 배치 전투장비의 후방 이동→남북 군사회담 제안’의 3단계 평화 공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산하 3통(통신·통행·통관) 분과위원회 회의가 2개월 만인 24일 열릴 예정이어서 북한의 태도가 주목된다. 북한은 17일 오전 공동위원회를 통해 회의 일정을 제안했고 한국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통일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 회의에서는 공사가 완료된 전자출입체계(RFID) 운영 방안, 인터넷 설치, 통관 검사 간소화 등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의 군사적 관계나 훈련에서 전혀 변경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버리겠다고 약속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4일 벨기에 브뤼셀 방문 중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지금 ‘막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윤완준 zeitung@donga.com·동정민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북한이 16일 대남 협박과 화해 제스처의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잇달아 보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50분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남조선(한국) 당국에 보내는 중대 제안’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우리의 입장”이며 “설날(31일)을 계기로 30일부터 (남북이) 서로 자극하고 비방 중상하는 모든 행위를 중지하자”고 밝혔다. 국방위는 “상대방에 대한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는 실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한다”며 한국군이 다음 달 말 시작하는 한미 연합군사연습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리라고 주장했다. 또 “이 땅에 초래할 핵 재난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도 호상(서로) 취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 제안이 실현되면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하여 북남(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크고 작은 모든 문제들이 다 풀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북한 발표의 초점은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선의보다는 한미 군사연습과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 이른바 ‘존엄 모독’을 중단하라는 주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이 체제 이완과 주민 동요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중전술을 통해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읽힌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서해 5개 섬 등 지상, 해상, 공중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위를 전면 중지하자. 이 제안의 실현을 위해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줄 것”이라고 밝힌 부분은 주목된다. 북한이 서해 전방에서 외견상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말이 아닌, 의미 있는 행동을 보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한미군사연습을 중단하라”는 대남 협박이 담긴 통지문을 한국 정부에 보냈다. 이에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군의 정상적인 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면 군은 가차 없이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16일 ‘남북 접경지역 공동관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북한에 전달했다. 이 결의안은 임진강과 북한강 등 남북 공유하천 관리, 비무장지대(DMZ) 자연환경 보전 등 남북 접경 지역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남북한이 논의할 공동관리위를 구성하자는 내용이다. 북한이 이번 결의안을 수령한 것은 DMZ 문제에 대해 협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국민권익위원회 고충민원특별조사팀 직원들은 16일 하루 종일 다른 공무원들에게서 수십 통의 전화를 받았다. 국무총리실 안전행정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부처도 다양했다. 모든 공무원이 손사래를 친 고질민원, 악성민원을 ‘듣고 또 듣기’, 경청을 통해 풀어낸 그들의 이야기(본보 1월 16일자 A6면)는 그만큼 울림이 컸다. 한 공무원은 특별조사팀 장태동 팀장에게 “민원인들의 말을 5분 동안 듣기도 어렵다. 그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특별조사팀은 악성 민원인의 하소연을 1회 평균 4시간씩, 총 50회나 들어준 적도 있다. 200시간 넘게 듣고 또 들은 셈이다. 장 팀장은 이렇게 답했다. “법 집행 권한을 가졌다고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생각을 강요하면 안 됩니다. 그들의 호소를 ‘말이 안 된다’며 잘라버리면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10분, 20분만이라도 인내심을 갖고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그러면 상대를 이해하게 됩니다.” 장 팀장은 ‘경청이야말로 진정한 대화를 이끌어, 문제 해결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경험칙을 일일이 설명했다. 하지만 그에게 전화를 걸어 한 수 배워야 할 사람들은 정작 따로 있는 것 아닐까. 막말과 욕설로 얼룩진 여의도 정치권 사람들이다. 한 관료의 말이다. “국회 답변 때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 국회와 행정부는 견제와 균형의 관계다. 국회의원들은 장관에게 막말을 쏟아내고선 잠깐의 답변 기회조차 제대로 안 준다. 원하는 답변만 강요할 뿐,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막말은 나와 다른 생각의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마음에서 나온다. ‘오로지 내 주장만 옳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정치집단에서 막말 바이러스는 더 빨리, 더 넓게 퍼져간다. 그럴수록 정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이 숨쉴 공간은 점점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야 대표가 각각 신년 기자회견에서 동아일보 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의 취지에 공감하며 ‘막말 추방’을 외쳤다. 그렇다면 ‘경청 리더십’을 먼저 실천해보길 권한다. 귀 기울이다 보면 무엇이 갈등을 만들었는지 깨닫게 되고, 문제를 풀 실마리가 보인다. 고충민원특별조사팀이 정치권에 주는 소중한 교훈이다.윤완준·정치부 zeitung@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광복절 경축사를 낭독하는 동안 일반인 방청석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이 고함을 지르면서 행사장에 잠시 긴장감이 흘렀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서울 마포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P 씨(55)로 확인됐다.” ―동아일보 2011년 8월 16일자 A13면 ‘휴지통’ 코너 기사 》 며칠 뒤 P 씨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주관하는 국민권익위원회 대책회의가 열렸다. 회의 결론은 ‘해결할 묘안이 없다’. P 씨 사건은 권익위 고충민원특별조사팀으로 넘겨졌다. 같은 해 9월 넉넉한 인상의 장태동 조사팀장과 서글서글한 표정의 정덕양 조사관이 P 씨와 마주했다. 비쩍 마른 체구. 158cm의 키. 등산용 모자를 푹 눌러쓴 50대 여인의 얼굴엔 독기가 서려 있었다. 그 독기엔 짤막한 기사로 요약될 수 없는 길고도 깊은 6년의 고통이 서려 있었다. 그는 서울 공덕역 지하철역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했다. 2005년 공항철도 건설 공사가 시작되자 중개업소 앞 차도가 높아져 간판이 보이지 않게 됐다. 영업이 중단됐다. 그해 P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보상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보상 대상으로 보기 어렵지만 영업 피해에 대해 시행사가 지원 대책을 강구하라”고 답했다. 시행사인 D건설은 권익위의 권고를 외면했다. 주변 상인들에게만 합의금 200만∼300만 원을 줬다. “당신이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아? 받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질 거야.” D건설 관계자는 P 씨를 모욕했다. 분노를 참기 힘들었다. D건설, 청와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권익위를 돌며 끊임없이 보상을 요구했다. 2009년 10월 국토부 청사 앞에선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2010년 4월엔 업무방해죄로 구치소에서 17일을 살았다. 정부와 D건설을 향한 적개심이 극에 달했다. 이재오 당시 권익위원장의 집 앞에 텐트를 쳤다. 권익위 앞에서 나체시위를 벌였다. 급기야 이 전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도중 “D건설의 횡포를 시정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그는 미치지 않았다 시위를 시작한 지 6년. P 씨의 삶은 파탄 직전이었다. 중개업소는 문을 닫았다. 서울 한 쪽방촌의 0.5평(1.65m²)짜리 단칸방으로 옮겨야 했다. 키 182cm의 고등학생 아들이 발을 뻗지 못할 공간이었다. 장 팀장이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아들의 몸무게는 40kg 남짓. 뼈만 앙상했다. 장 팀장과 정 조사관은 P 씨의 사연을 무작정 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4시간이 흘러갔다. 열흘 뒤 다시 만났다. 또 묵묵히 들었다.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듣고 또 들었다. 그들의 ‘듣는 정성’에 여인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더니 깊은 울분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정부와 대기업이 거짓과 기만으로 내 일생을 파멸시켰어요. 누구도 내가 왜 이런 고통을 겪는지 들어주지 않았어요. 왜입니까! 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숭례문에 불을 질러 사회적 이목을 끌 겁니다! 대통령과 권익위원장에게 위해를 가할 겁니다!” 장 팀장과 정 조사관은 생각했다. ‘자신에게 생긴 감당 못할 고통의 원인을 대기업과 정부에 돌리고 있다. 자신을 극단으로 내몬 6년을 보상받아야 한다는 집착이 느껴진다. 문제의 원인을 모두 바깥으로만 돌린 그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가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나. 그는 미치지 않았다.’ 장 팀장과 정 조사관이 다음 해인 2012년 3월까지 P 씨를 만난 횟수는 50차례. 만난 시간은 200시간(1회 평균 4시간)이 넘는다. 낮에 만나면 저녁에, 저녁에 만나면 밤이 깊어야 헤어졌다. 전화와 문자로 주고받은 대화는 셀 수도 없다. “팀장님, 조사관님. 제가 진작 만났어야 했어요. 7년간 내 얘기를 이토록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들어준 사람이 없었습니다.” P 씨의 분노가 조금씩 풀려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투쟁’을 끝내겠다는 결심을 하지 못했다. 왜일까. 2012년 5월 어느 날, P 씨 스스로 권익위 사무실을 찾아왔다. “생활이 너무 어렵습니다. 아들도 더는 못 견디겠다고 해요. 우리, 이제 어떡해야 합니까.” 장 팀장은 생각했다. ‘분노가 풀려도 망가진 삶이 돌아오진 않는다. 정상 생활의 회복, 그것이 P 씨를 치유할 유일한 대안이다.’○ 구치소에서 보낸 편지 장 팀장과 정 조사관은 P 씨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도록 도와줬다. 낮은 이자율로 제공되는 임대주택을 구하고, 입주에 필요한 350만 원을 지원받도록 해당 기관들을 뛰어다녔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도움을 받아 공부방을 꾸며줬다. 임대주택으로 이사한 2012년 7월, 두 사람은 누구보다 기뻤다. 마침내 여인은 응어리를 풀었다. 직업을 찾아 아들과 정상적으로 생활할 것이며 앞으로 공공기관에 민원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 이 각서는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앞으로 전달됐다. “주방도 없는 쪽방에서 눈물과 한숨의 세월을 보내며 폐인으로 절망의 삶을 7년이나 살았습니다. 자살을 해보려 했으나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었습니다. 억울하고 힘든 저와 같은 사람을 위해 특별조사팀을 만들어 절망에서 새로운 희망을 주셨습니다. 정말 꿈만 같습니다. 원한을 희망으로 가다듬고 열심히 일해 아이와 다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여인은 자신이 벌였던 과격시위에 대한 죗값을 치르기 위해 구치소에서 1개월을 지내야 했다. 업무방해죄 벌금을 내지 못한 대가였다. 그곳에서도 특별조사팀에 편지를 썼다. “여러분의 진심 어린 사랑과 관심 잊지 않겠습니다. 고이고이 간직하겠습니다.” 퇴학 위기에 몰렸던 P 씨의 아들은 올해 고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P 씨는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폭탄 돌리기와 ‘2 대 8의 법칙’ 고질, 악성. 고충민원특별조사팀이 다루는 민원 앞에 붙는 단어들이다. 폭언 협박은 기본이고 나체시위, 자살 위협, 공무원 폭행까지 치닫는다. 100건 이상의 민원을 수년간 집요하게 제기하곤 한다. 공무원들은 너나없이 손사래를 치며 외면하려 한다. 2011년 당시 이연흥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이런 민원들을 처리하지 않고 ‘폭탄 돌리기’를 하는 비정상적 관행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그해 7월 특별조사팀이 신설됐다. 어떤 문제든 혼신의 힘을 다하는 ‘악바리’ 장 팀장, 상대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한 정 조사관 등으로 팀을 꾸렸다. 차분하게 상대를 감동시키는 송익범 조사관이 올해 새로 합류했다. 출범 2년 6개월. 악성, 고질이라며 조사팀에 넘겨진 민원 69건 중 60건을 해결했다. “귀 기울여 듣는 것만으로 문제의 60%는 해결됩니다.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의 비율을 2 대 8, 3 대 7로 해 정성을 다해 들어보세요. 그냥 듣는 게 아니라 공감의 추임새를 넣어주면서요.” 장 팀장의 신념이다. “사람의 DNA가 다르듯 민원인의 요구도 다 달라요. 경청하지 않으면 A를 요구하는 사람에게 B로 대응하는 잘못을 범하죠.” 정 조사관이 말했다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분노가 마음의 병이 돼 민원에 몰두하다 보면 삶이 극빈해집니다. 민원을 들어주지 못해도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것이 근원적인 치유책이에요. 경청은 휴머니즘입니다.” 장 팀장이 이어 말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 산골마을 6남매의 넷째로 태어난 장 팀장의 집은 가난했다. 학교에 도시락을 싸간 적이 거의 없었다. 정 조사관은 30대 초반 직장을 그만둔 뒤 공무원이 될 때까지 5년 실직의 고통을 경험했다. “사람들이 악성, 고질 민원인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호소할 데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 편에 설 수밖에 없어요. 우리의 사명입니다.” 두 사람이 입을 모아 말했다.○ 에필로그 지난해. 고충민원특별조사팀은 지금껏 해왔던 똑같은 방식으로 어떤 ‘큰 일’에 뛰어들었다. 고통과 호소를 귀 기울여 들었고 그들의 신뢰를 얻었다. 5년간 꼬여 있던 문제가 3개월 만에 풀렸다. 동아일보(2013년 12월 13일자 A1면) 등에 대서특필됐다. ‘밀양과 다른 군산…권익위 중재로 새만금 송전탑 5년 갈등 해결’이란 굵은 제목으로. 밀양 송전탑을 둘러싼 정부와 주민의 극한 갈등을 보며 조사팀은 다시 고민한다. “한계 상황에 다다른 개인에게 귀 기울이듯 한다면 어떤 사회갈등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5일 한미 군 당국의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합군사연습 계획에 대해 “핵 전면 대결전의 선전포고”라며 전면 중지를 요구했다. 조평통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 당국에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와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며 파멸을 초래할 위험천만한 군사연습을 중지할 것을 엄숙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침 핵전쟁 연습을 강행하면서 끝끝내 군사적 도발을 해오는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참화와 재난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평통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설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고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계기와 대화의 틀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남조선 집권자가 한 말이 가짜이며 속으로는 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한편 통일부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15일 민간단체 3곳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승인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남북 비무장지대(DMZ)를 가로지르는 세계평화공원을 전 세계 국민에게 개방한다. 남북이 분단돼 휴전선으로 막혀 있지만 평화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은 공원 안에서 남북한을 오갈 수 있다. 평화공원 안에서나마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분단 현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외국인 방문객들도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통일의 지지자가 된다.’ 정부가 구상하는 DMZ 평화공원이 현실화될 경우 상상할 수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DMZ 평화공원의 범위를 남측 DMZ뿐 아니라 남북 DMZ 모두를 포함해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남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확산시키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다.○ 큰 통일 위한 ‘작은 통일 공원’ 정부 구상대로라면 평화공원은 ‘하나의 통일 공간’이 될 수 있다. ‘작은 통일’을 ‘큰 통일’을 준비하는 기반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중국을 방문해 칭화(淸華)대 연설에서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새로운 한반도’의 비전을 언급한 바 있다. 정부 구상대로면 DMZ 평화공원은 박 대통령이 말한 ‘남북한 자유 왕래를 준비하는 축소판’이 될 수 있다. 공원 내부에 건축물과 조형물을 짓기보다 가능한 한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하는 생태공원으로 추진되는 점도 주목된다. 공원에 시설물을 많이 유치해 지을 경우 생태가 잘 보존된 DMZ 내의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이 DMZ 평화공원 조성에 합의하면 유엔이 공원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유엔 기구 건물이 공원에 들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정부가 남북 DMZ를 가로지르는 생태공원으로 평화공원을 구상하고 있는 데는 현실적인 안보 문제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DMZ 평화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지뢰 제거가 필수적이다. 남측 DMZ에만 공원을 조성하면 한국만 군사적 공백이 생긴다. 남북이 안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와 유라시아 연결되는 통로 박 대통령은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DMZ 공원 조성과 유라시아 철도 구상을 함께 꺼냈다. 정부 일각에선 DMZ 평화공원이 박근혜 정부가 표방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과 아시아를 통합하기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인 유라시아 철도 연결을 위해 철로는 반드시 어느 곳이든 DMZ를 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DMZ 평화공원을 유라시아 철도 구상과 직접 연결시킬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다만 DMZ 전체를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연결되는 통로로 구상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을 한국과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커다란 그림에서 구상하고 있는 만큼 DMZ 평화공원을 DMZ 평화벨트로 확대시키면 유라시아 철도 구상과 얼마든지 맞닿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북한 전문가는 “남북한 철도를 통해 DMZ 평화공원에 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북한의 협력 이끌어낼 수 있을까 정부 관계자는 “남북이 DMZ 평화공원 조성에 합의만 한다면 공원 조성을 위한 DMZ 내 지뢰 제거는 3개월 정도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만 된다면 공원 조성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카드인 DMZ 평화공원 조성에 북한이 얼마나 협력해 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 안에선 “지금처럼 북한이 남북대화와 협력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은 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는 북한에 DMZ 공원을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하기가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부 내에서는 ‘DMZ 평화공원 문제만 따로 떼어 회담을 제의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북한의 태도를 보면서 남북 협력의 여건이 마련됐다고 판단했을 때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남북 전체 현안과 함께 DMZ 평화공원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은 가능한 한 자연상태 그대로 보존하는 생태공원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남북한의 DMZ를 가로지르는 공원으로 만들어 전 세계 방문객들이 공원 안에서 남북한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구상은 박 대통령이 통일기반 구축의 핵심으로 제시한 DMZ 평화공원 구상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정부는 DMZ 평화공원을 ‘남북 교류협력의 허리’이자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작은 통일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14일 “DMZ 평화공원은 남북한의 DMZ를 가로지르게 될 것”이라며 “남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 국민에게 DMZ 평화공원을 개방해 공원 안에서 남북한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하자는 기본 방향이 최근 정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DMZ 평화공원 구상을 처음 밝힌 이후 정부는 평화공원의 범위를 △남측 DMZ로만 할지 △남북 DMZ 모두로 할지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듭해 왔다. 한 관계자는 “공원이 현실화되면 공원 방문객들이 공원 안에서나마 남북한을 오가며 한반도 분단의 아픔과 평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통로가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DMZ 평화공원 내에 건축물과 조형물 설립을 최소화해 가능한 한 자연상태 그대로 보존하는 생태공원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검토 과정에서 유엔기구 유치 등의 제안도 나왔으나 공원의 의미를 관광이나 개발에 둬선 안 된다는 방향으로 결론 내렸다. 다른 관계자는 “남측 DMZ에만 공원을 조성하면 유엔기구 등 시설물의 유치와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지만, 남북이 합의해 함께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는 평화공원을 만드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올해 평화공원 조성에 302억 원의 예산을 받은 통일부는 이런 구상을 바탕으로 공원 설립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정부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남북 간 합의라는 어려운 산을 넘어야 한다. 정부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받아들여 남북대화 여건이 조성되면 DMZ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남북 당국 간 협의를 북한에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9월 추석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DMZ 평화공원 관련 협의를 북한과 진행하려 했다. 박 대통령은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시대를 열기 위해 DMZ 세계평화공원을 건설해 불신과 대결의 장벽을 허물고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해 한반도를 신뢰와 평화의 통로로 만들면 통일은 그만큼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5·16군사정변에 참여한 강상욱 전 국회의원(사진)이 12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육사 9기로 국가재건최고회의 최고위원과 6, 9대 공화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세영 씨, 아들 종승(개인사업) 종헌 씨(씨엘엠엔에스 대표이사), 딸 명순 종희 혜순 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발인은 16일. 031-787-1503}
지난해 국방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각종 의혹으로 낙마한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10일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에 취임했다. 김 이사장은 8일 연구소 이사회를 통해 선출돼 10일 취임식을 했다. 육군사관학교 28기로 임관한 육군 대장 출신 김 이사장은 남재준 국정원장(육사 25기)의 육사 3기 후배다. 연구소 이사장직은 지난해 3월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이 사퇴한 뒤 공석이었다. 이사장은 상근직으로 임기는 3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일부가 10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받아들이고 금강산 관광 회담과 관련한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의하면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협의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밝혔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 협의는 지난해 예정이 돼 있다가 연기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거부한 북한의 통지문(9일)에도 그런 내용이 일부 있었지만 남북 간에 금강산 관광 회담 일정이 협의되고 북한이 구체적으로 제의하면 관광 재개 문제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우리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그 ‘우리의 제안’을 금강산 관광 재개로 판단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금강산 관광은 이산가족 상봉과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에 분리해 추진한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보장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금강산 관광 남북 회담을 열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통일부의 태도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북한이 수용하면 북한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회담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다소 변화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비친다.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찾으려는 의지도 읽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정부는 9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제안을 거부하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직접 제안한 설맞이 이산가족 상봉을 걷어찬 모양새여서 더더욱 그렇다. 정부는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여부를 ‘남북관계 개선의 풍향계’로 여겼다. 정부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한 만큼 이산가족 실무접촉 제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일단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9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나와야 정부가 구상하는 남북 민간교류와 인도적 지원 확대 등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진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에서 “새해 벽두부터 언론들과 전문가들, 당국자들까지 나서서 무엄한 언동을 보였을 뿐 아니라 총포탄을 쏘아대며 전쟁연습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최근 ‘백두혈통’인 김정일의 동생 김경희 사망설이 거론됐고 한미가 북한 급변사태를 논한 데 대한 비난으로 들린다.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장성택 처형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내부문제로 왈가왈부했다”고 비난했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엄동설한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 여유가 없다는 내부사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한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기싸움’의 성격도 있다. 다만 북한은 “우리의 제안도 다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봄(4, 5월)에 자신들의 주요 관심사인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과 함께 논의한다면 대화에 응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풀이된다. 완전 거부라기보다는 조건부 거부에 가깝다. 하지만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 관광과 연계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주장한 ‘좋은 계절’이 오더라도 이산가족 상봉이 실제 성사될 때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8일 김정은이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농구경기를 관람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1월 8일이 김정은의 생일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미국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로드먼을 가리켜 “백치”라며 “야만적이고 무모한 애송이(김정은)의 선전도구가 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지능이 낮은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이 9일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을 하자’는 한국 정부의 제의를 거부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 제의 자체는 “좋은 일”이라고 하면서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 놨다. ‘좋은 계절’은 4, 5월경으로 보인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명의로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통지문을 보내 ‘남측이 대결적 자세에 변화가 없다. 인도주의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장애물이 제거되고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를 걸고 들고 우리 내부 문제까지 왈가왈부했는가 하면 우리가 제기한 원칙적 문제(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핵문제로 동문서답했다”고 비난했다. 다만 박 대통령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북한은 “남측에서 전쟁 연습이 계속되고 곧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없으며 상봉을 위해서는 북측이 제기했던 문제들도 같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북측이 제기한 문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별개의 문제이며 연계시킬 수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북측이 연례적 군사훈련을 인도적 사안과 연계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측은 말로만 남북관계 개선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왼쪽)가 북한군이 새로 만든 수산물냉동시설을 시찰하면서 북한의 일반 수산사업소가 북한군의 수산사업소보다 어업 실적이 크게 낮다고 질타했다고 노동신문이 7일 보도했다. 특히 김정은은 “경제 부문 일꾼들이 조건타발(투덜거림)을 앞세우면서, 인민군대처럼 당의 사상관철전, 당정책옹위전을 힘 있게 벌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런 질타 내용을 그대로 공개한 배경과 이유가 주목된다. 노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