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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강성모 총장(68·사진)은 “교수 테뉴어(정년보장) 심사를 더욱 강화하고 영어강의도 원칙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이 실패하더라도 만회할 기회를 줘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것을 약속했다. 강 총장은 취임 50일을 맞은 17일 대전 유성구 교내 영빈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테뉴어 심사 강화는 서남표 전 총장의 훌륭한 업적 가운데 하나이고 교내 교수들의 지지도 높다”며 그 기준을 더 높여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임 총장의 영어강의 시행에 대해 적지 않은 교수와 학생들이 반대하지만 자원이 없는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급작스러운 (전면) 시행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총장은 학교가 유능한 학생을 받은 만큼 그 책임은 학교에 있다고 했다. 학생들이 ‘칠전팔기(七顚八起)’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얘기였다. “예컨대 한 학생이 영어실력이 부족하면 집중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 (다른 과목 성적이 미진하더라도) 로봇공학에 재능이 있으면 이 부분을 집중 지원하겠다.” 강 총장은 “학생의 성적이 내려갔더라도 학교가 넓은 마음으로 학업을 장려해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일정 성적이 안 되면 등록금을 내도록 하는 현행 등록금 제도를 바꿀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 총장은 KAIST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활용해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창업특구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현재 창업보육 단계의 기업 가운데 가능성 있는 기업을 중견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 성과와 경영 노하우, 인재를 제공하는 ‘벤처 비즈니스 파크(VDP)’를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대전=지명훈 기자·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mhjee@donga.com}
충남 논산 출신 소설가인 박범신 작가와 함께 논산 땅을 걸으며 문학과 인생을 토론하는 행사가 열린다. 논산문화원은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논산시 동서남북 경계 길을 걷는 행사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5일 동안 하루 15km 정도를 걷는 일정이다. 첫날 코스는 연무 체육공원을 출발해 견훤왕릉을 거쳐 박 작가의 고향마을인 연무읍 봉동리 두화마을까지 이어진다. 두화마을에서 박 작가의 문학과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어 작가가 다닌 강경읍의 황산초등학교까지 강경천과 채운뜰을 따라 걷는다. 29일에는 성동면사무소에서 출발해 석성천을 따라 광석면 오강리의 유서 깊은 노강서원까지, 30일에는 상월면 한천리 KT&G 상상마당(청소년문화예술학교)에서 금강대까지 걷는다. 이날 오후 4시 논산문화예술회관에서 박 작가가 논산에서 집필한 40번째 장편소설인 ‘소금’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5월 1일에는 벌곡면 수락리 대둔산 주차장에서 양촌면 신기2리까지, 마지막 날인 2일에는 논산시가 조성한 ‘솔바람 길’인 연산 돈암서원에서 휴정서원, 탑정호가 있는 가야곡 평매마을에서 조정리 박범신 집필관까지 걷는다. 뒤풀이로 작은 음악회가 준비돼 있다. 참가비는 없고 원하는 날만 걸어도 된다. 참가자에게 스포츠 수건, 물병, 안내 책자 등을 제공한다. 당일 오전 9시 논산공설운동장에 오면 출발지까지 버스로 이동한다. 박 작가는 “단 하루만이라도 어버이 품속 같은 논산 땅을 걷고 나면 단언하건대 삶의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여름의 잔해’로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참가 신청은 논산문화원(041-732-2395)으로 하면 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1974년 12월 광고면이 텅 빈 채 발행된 동아일보를 펼쳐 보이며 설명하던 KBS 대전방송총국 김점석 부장(57·사진)의 목소리는 격앙되기 시작했다. 13일 오후 6시 대전 중구 대전프랑스문화원 분원 2층에서 열린 ‘김점석의 언론자료 소장전’에서다. 그는 ‘백지광고 사태’에 대해 “당시 비판적이던 동아일보에 광고를 주지 말라고 박정희 정권이 기업을 압박해 벌어진 일”이라며 “여기 전시된 동아일보는 당시 직접 구독하다 보관한 소장본이어서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매일 오전 8시 35분 출근길 충청권 시민을 대상으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생생뉴스’를 진행하는 김 부장은 언론 자료 수집 마니아다. 동아방송(채널A 전신) 시험에 합격했지만 신군부 언론통폐합으로 입사가 취소돼 KBS에 입사한 그는 ‘언론이란 무엇인가’를 화두로 삼아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30여 년 동안 전국의 고서점과 고가구상을 샅샅이 뒤져 신문과 방송 자료 1만여 점을 모았다. 이 가운데 300여 점의 신문 관련 자료를 추려 소장전을 열고 있다. ‘기자, 너 무엇을 남겼나’라는 주제로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한국 현대사를 ‘분단’과 ‘전쟁’, ‘독재’ 등 3가지 범주로 나눠 언론사를 가를 만한 사건과 관련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시간만 나면 고서점 등을 뒤진 결과 그는 1930년 발행된 국내 최초의 언론전문지 ‘鐵筆(철필)’ 창간호를 찾아내기도 했다. 4개 신문사 사회부장을 거친 경력 때문에 ‘영원한 사회부장’이라는 애칭이 붙은 고 오소백 씨의 취재기인 ‘올챙이기자 방랑기’를 비롯한 다양한 희귀 자료를 손에 넣었다. 6·25전쟁 당시 사회상을 그려낸 영남일보 이목우 기자의 ‘시대풍’이라는 책은 ‘희귀본이라 절대 내놓을 수 없다’는 70대 고서점 주인을 5년여간 설득해 얻어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사흘 동안 계속되는 국민참여재판이 대전에서 열린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안병욱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 씨(53)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재판이 사흘간 열리는 것은 검사와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이 16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배심원들은 재판절차가 끝나면 귀가했다가 다음 날 다시 법정에 나와야 한다. 이런 경우 미국 등지에서는 재판기간 내내 배심원들을 호텔 등에 격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는 달리 배심원 평결이 유무죄와 양형에 권고적 효력만 지니는 만큼 출퇴근을 허용한다. 대전지법 관계자는 “다만 배심원들이 귀가 후 재판과 관련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거나 신문 기사를 찾아보는 등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판단을 저해할 행동을 하지 말라는 엄격한 교육은 받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4월 함께 도박을 하던 A 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같은 해 12월 구속 기소됐지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A 씨 외에도 중상을 입은 B 씨를 발견했지만 치료 중 숨져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사고 발생 7개월여 뒤 현장 혈흔 DNA 분석 등을 통해 이 사건 신고자인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체포해 수사해왔다. 이 씨는 “오른손이 사고로 장애를 입어 둔기를 휘두를 수 없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피해자들을 발견했지만 살해하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덕연구단지라는 이름으로 1973년 출범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40주년 기념 슬로건으로 ‘함께 이룬 과학기술, 함께 누릴 미래창조’가 채택됐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대덕특구 40주년 기념 공모전에서 슬로건 최우수상은 이선교 씨(54·경기 용인시)가 출품한 ‘함께 이룬 과학기술, 함께 누릴 미래창조’가 차지했다고 최근 밝혔다. 엠블럼 부문 최우수상은 연구개발특구 이미지를 응용해 하나의 선과 상징적인 별을 조화롭게 표현한 고정곤 씨(33·서울 동작구)의 작품(사진)이 차지했다. 재단 측이 2, 3월 실시한 슬로건과 엠블럼 공모전에는 전국적으로 1151건(슬로건 1086건)이 접수돼 경합을 벌였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삼국시대의 대표적인 역사서 가운데 하나인 ‘삼국유사(三國遺事)’가 처음으로 베트남어로 번역 출간됐다. 고전 번역가인 건양대 김원중 교수(중국언어문화학과)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 외국어대 한국언어문화학과 쩐티빅프엉 교수(사진)가 최근 자신의 번역서인 삼국유사(민음사 판)를 번역 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쩐 교수는 현재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한국어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논문을 쓰고 있다. 쩐 교수는 “한국과 베트남이 한문 문화권에 속했던 나라이고 원나라(몽골)의 침략을 받았던 역사적 유사성이 있다”며 “삼국유사는 편찬 형식과 편찬자 일연의 (주체적인 역사기술) 자세 때문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삼국유사의 열전은 베트남의 건국신화를 담은 ‘영남척괴열전’ 등과 비교할 만한 내용이 많고 그런 비교를 통해 두 나라 문화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쩐 교수는 “삼국유사에 실린 불교 일화와 향가들에도 관심이 많아 꼭 한번 베트남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었다”며 “많은 주석을 통해 궁금증을 가장 잘 풀어주고 있는 김 교수의 번역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쩐 교수가 베트남의 대표적인 역사서인 대월사기전서(大越史記全書)와 비견되는 한국의 역사서를 삼국유사로 보고 번역했다”며 “삼국유사는 승려 일연이 사대주의적 관점에서 누락된 우리의 전통 자료와 문헌을 주체적 입장에서 엮어 우리가 중국 못지않게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민족임을 드러내고자 집필한 책이어서 중국의 침략을 받는 등 역사적인 공통점이 있는 베트남 독자들에게도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바닷가인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마검포길 일대를 하늘에서 내려다본다면 아마도 파란색(바다), 흰색(백사장), 총천연색(꽃 축제장) 등 온갖 색깔로 장관을 이룰 것 같다. 해변에 인접한 축제장에서 연중 100일 가까이 꽃 축제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28일 찾은 꽃 축제장은 봄철 축제인 ‘튤립축제’를 준비하는 농민들의 손길로 부산했다. ○ 농민이 만들어 내는 ‘연중 꽃동산’ 태안군이 ‘꽃의 고장’으로 부상한 것은 2002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안면도에서 국제 꽃박람회를 개최하면서부터다. 영농조합을 구성한 화훼농민들을 중심으로 태안을 연중 꽃 축제가 열리는 고장으로 만들어 보자는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지난해 봄부터 시작된 ‘태안 꽃 축제’다. 한상률 태안 꽃 축제 추진위원장은 “1차 산업에 머물던 태안의 화훼산업을 꽃을 원료로 하는 각종 가공 산업과 관광 등 2, 3차 산업으로 발전시켜 기름유출 사고로 침체된 태안의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축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봄 축제인 튤립꽃 축제는 내달 25일부터 5월 9일까지, 여름 축제인 백합 꽃 축제와 태안 빛 축제는 각각 6월 22일∼7월 5일, 7월 20일∼8월 18일 열린다. 마무리 축제격인 태안가을꽃축제는 9월 14일∼10월 20일 열린다. 연간 96일 동안 튤립, 백합, 달리아 등 주제 꽃을 바꿔 가면서 수백만 송이의 꽃이 선보인다. 스토리 및 테마와 함께 조경도 달라진다. 추진위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꽃 바다 그리고 이야기’로 정해 총 4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안 기름 유출사고 당시 자원봉사로 희망을 줬던 국민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입장료의 일부는 사회 환원 적립금으로 내고 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으로 9000원(예매와 단체는 1인당 7000원)이다. 041-673-7880○ 바다, 노을, 해산물, 해송, 박물관… 태안에는 아름다운 수목과 바다, 백사장, 노을, 해산물, 해송, 박물관 등 볼거리 먹거리가 즐비하다. 꽃축제장 인근에는 마검포항, 마검포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 몽산포해수욕장, 안면도 쥬라기 박물관, 팜카밀레 허브농원, 천리포수목원 등 가 볼 만한 명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소원면 의항리의 ‘천리포수목원’에 가면 다양한 꽃과 나무를 감상할 수 있다. 미국에서 귀화한 민병갈 씨가 세운 국내 최초의 민간수목원인 이곳에는 세계 각국에서 수집된 목련, 호랑가시나무, 단풍나무, 동백나무, 무궁화 등 1만4370여 종의 꽃과 나무가 있다.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041-672-9982 2011년 개관한 남면 신온리의 ‘안면도 쥬라기 박물관’에는 미국에서 발견된 진품 아파토사우루스 골격, 아르헨티나의 글렌 로커 박사가 세계 최초로 발견한 티라노사우루스의 알, 영국 켄달 마틴 박사가 발견한 진품 스피노사우루스 골격, 광물과 원석 300여 종 등 진귀한 전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야외는 폭포와 한국 자생 소나무, 야생화 등을 심은 자연 생태공원으로 꾸며졌다. 041-674-5660 안면도 전체에는 하늘로 쭉쭉 뻗은 송림(적송)들이 장관이다. 조선시대 궁궐을 짓고 배를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꽃게탕과 매운탕, 황태구이로 손님을 끄는 남면 양잠리 ‘숲속의 하루’(041-674-6259), 간장게장과 우럭젓국으로 잘 알려진 남면 신온리 ‘곰섬나루’(041-675-5527), 각종 싱싱한 활어회를 다양하게 취급하는 안면읍 승언리 ‘꽃지바다횟집’(674-5755)은 꽃축제추진위가 추천하는 맛집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유관순상위원회(위원장 안희정 충남지사)는 28일 오후 2시 유관순 열사 모교인 서울 이화여고 내 유관순기념관에서 제12회 유관순상 시상식을 갖고 수상자인 사단법인 ‘한국 여성의 전화’(대표 정춘숙)에 2000만 원의 상금과 상장, 트로피를 수여했다. 시상식에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권율정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장, 류근창 류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 이현재 전 국무총리, 심대평 전 충남지사, 곽정현 충청향우회중앙회 총재 등과 유 열사 유족 및 여성단체, 이화여고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여성의 전화는 1983년 창립한 이래 30년간 여성 인권보호 및 존엄성 회복에 공헌해 왔다. 유 열사가 이화학당에 다니면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나이의 모범적인 여고 1학년생에게 주는 유관순횃불상은 백운민(강원 민족사관고), 여현정(서울 경기여고), 한영수(충남 북일고), 한유진(경기 청심국제고), 이혜인(충남 공주대사범대부설고), 신혜원(경기 수원외고), 정예진(인천 해송고), 김솔(서울 동일여고), 이은희(서울국제고), 박지현 양(경기 한국외국어대부속용인외고) 등 10명이 수상했다. 유관순상은 충남도와 이화여고, 동아일보가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한 최고의 여성과 단체를 기리기 위해 2001년 7월 공동으로 제정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보령시 성주산을 관통해 국도 36호선과 40호선을 연결하는 성주∼청라 남북관통도로가 착공 5년 만에 개통됐다. 보령시에 따르면 이번에 준공된 남북관통도로는 2008년 3월 착공해 모두 304억 원이 투입됐으며 폭 9m에 터널 641m를 포함해 연장 4.42km다. 그동안 국도 36호선을 이용해 성주지역을 찾은 관광객이나 주민은 시내를 우회해 통과하는 불편을 겪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해 10월 말 실시한 동아일보의 대선 심층 인지면접 1차 조사 때 경북 포항시의 황모 씨(46)는 “정치를 잘 아는 후보가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 것”이라며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단일화한 뒤인 지난해 12월 초 3차 조사에서도 황 씨는 “이럴 때일수록 보수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박 후보를 지지했다. 그랬던 황 씨가 이번 4차 조사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치 고수’의 실력을 발휘해 갈등을 노련하게 해결할 거라 기대했는데 정치권조차 설득하지 못하면서 매사 자신의 뜻대로 밀어붙이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국민 모두에게 귀 열어야” 동아일보가 새 정부 출범 한 달을 맞아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 문 전 후보, 안 전 교수를 지지했던 응답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소통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걱정이 가득했다. 1∼3차 조사에서 굳건히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소통의 문제’를 지적했다.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한 박 대통령 지지자는 9명뿐이었다. 특히 지지자들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전 조사 때 “카리스마와 온화함을 갖춘 여성 후보”라는 점을 꼽으며 그를 지지했던 경기 남양주시의 김모 씨(41·여)는 이번 조사에서 “세상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일방적인 자세다. 그런 자세로는 국민통합을 이끌 수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경기 성남시의 유모 씨(47·여)는 “‘내 뜻을 따르라’고만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80%는 소신껏 일하더라도 20%는 주변의 말을 들어야 균형 잡힌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차 조사에서 안 전 교수를 지지했다가 단일화 이후 “야권 후보의 구태 정치에 실망을 느꼈다”며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대구 수성구의 유모 씨(41·여)는 “박 대통령이 최소한 중도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거라 기대했는데 실망했다”며 “일부 측근에게만 열려있는 귀를 국민 모두에게 열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울산 북구의 이모 씨(32)는 “박 대통령이 제1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야권 후보 지지자 100명 중 90명은 대부분 소통 부재를 비판했다.○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는 엇갈려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성향별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 대통령 지지자 대부분(83%)은 “뚝심 있게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천 연수구의 조모 씨(26)는 “박 대통령이 정치인이 아닌 전문가 집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의 박모 씨(61) “여야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밀고 나가는 모습이 다른 대통령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야권 지지자는 다섯 중 네 명꼴로 “여권 내부에서도 잡음이 나올 정도로 국정 운영이 불안하다”고 비판했다. 문 전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경북 울릉군의 박모 씨(41)는 “임원과의 충돌로 기업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으면 결국 최고경영자 책임 아니냐”며 “야당과의 갈등 국면에서 박 대통령이 통 크게 양보해야 5년 임기를 순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6명의 장관급 인사가 도미노로 낙마한 박 대통령 인선에 대한 질책도 따가웠다. 야권 후보 지지자 중에는 “충성심만 고려하다 도덕적 흠결을 간과했다”고 비판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노모 씨(29·여·인천·안철수 지지)는 “수첩에 적어놓은 인재풀에만 의존해 도덕적 기준이 일반인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 지지자 100명 중에서는 32명이 “잘못한 인사”라고 했고 68명이 “잘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경기 용인시 이모 씨(42·여)는 “논공행상보다는 전문성을 살린 인사였다”고 했다. 부산 동래구 신모 씨(64) “외청과 차관급 인사에서는 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를 발탁해 전문성을 살렸다”고 했다.조건희·대전=지명훈·대구=장영훈 기자 becom@donga.com}

한전원자력연료㈜가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회사 터에 원자력발전소 연료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려다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 부닥쳤다. 회사는 생산공장에서 발생하는 방사선량이 인체에 전혀 피해가 없을 정도의 미량이고 생산시설의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과 환경단체는 생산시설이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변에 있어 언제라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 뒤통수 맞았다며 반발 한전원자력연료는 1982년 설립된 한전의 자회사로 국내 23기의 원전 가동을 위한 연료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 현재 원전 연료 생산을 위한 제1, 2공장을 대전 유성구 덕진동 회사 터에 두고 있는데 정부의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제3공장(경수로 원전연료 성형가공시설)이 필요해졌다. 2017년 이후 국내 원전에서 소요될 연료 전량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원전의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2016년 말까지 기존 공장 주변에 연건축면적 4만1000m²(약 1만2000평) 규모로 제3공장을 세워 연간 경수로연료 집합체 250t가량(기존 경수로 원료 생산량의 50%)을 생산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초 터 매입을 끝내고 착공해야 하지만 주민과 환경단체가 반발하자 대전시와 유성구가 주민 동의를 받으라며 인허가를 미뤄 건설이 늦어지고 있다. 착공이 계속 지연될 경우 연료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3공장 건설 계획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2010년부터 언론에 알려졌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구즉동과 신성동, 관평동 등 주변 주민설명회를 올해 1월에야 가졌다. 회사 측은 “환경영향평가를 받으면서 공람과 주민동의를 구하는 일반적인 절차를 따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증설 계획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필요한 무해 시설’ vs ‘주거지역에 핵 시설 넘쳐’ 김명진 구즉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한전원자력연료가 대규모 아파트 주변에 위험시설의 증설계획을 모두 세워놓고 나중에야 알렸다”며 “증설계획을 백지화하고 기존 공장도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이상민 국회의원(유성구)은 “주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이 최우선 가치인 만큼 밀어붙이기식 추진은 안 된다”며 “조만간 한전원자력연료를 방문해 주민 불안감을 해소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도 “한전원자력연료와 인근 원자력연구원 터에는 대부분 중저준위이기는 하지만 양적으로는 국내 제2의 방사성폐기물 중간 저장소라고 불릴 만큼 많은 방사성폐기물이 저장돼 있다”며 “이 지역에서 핵 관련 시설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전원자력연료 김기학 사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연료는 2∼5%의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선량은 자연방사선량 이하 수준으로 낮아 인체에 피해가 없다”며 “한전원자력연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 안전성이 입증된 시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안정성에 대해 검증을 받겠지만 주민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먼저다. 충분한 설명을 통해 원전 연료 공장 증설의 안전성을 인정받도록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고 주민들의 회사 견학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원자력연구원과 한전원자력연료 주변에 방사성폐기물 저장량이 늘고 있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아무 지원책이 없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는 2014년도 입학전형에서 총 정원 850명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 우수자전형으로 30명을 모집한다고 26일 밝혔다. 수능 성적(표준점수)만 100% 반영해 선발하는 방식은 1971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그동안은 수능 성적에 내신과 우수성 입증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지원자는 수능 국어A, 수학B, 영어B와 과학탐구Ⅱ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과학탐구Ⅰ 과목을 선택하면 표준점수의 90%만 반영된다. KAIST는 또 일반고와 특성화고, 자율고 학생들의 지원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학교장 추천전형의 학교당 추천인원을 현재 1명에서 2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학교장 추천전형으로 합격한 131명 가운데 처음으로 KAIST에 합격생을 배출한 학교는 10.6%(14개)였다. 학교장 추천전형 및 일반전형에서 서류평가 우수자는 별도의 면접 없이 선발하는 전형 간소화 방안도 내놨다. KAIST의 새로운 입학전형 방안은 과학고 등 영재고 출신들의 KAIST 지원율이 서울대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4일 오전 충남 천안시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납치범과 경찰의 ‘도심 총격전’은 갱스터 영화를 방불케 했다. 인구 밀집지역에서 10분간 대치하면서 범인이 엽총 3발, 경찰이 권총 9발을 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건이었다. 다행히 범인은 검거했고 누구도 다치지는 않았다. 서북경찰서와 동남경찰서의 순찰차가 거의 동시에 달려와 양팔 붙들 듯 범인의 도주 차량을 꼼짝 못하게 막아서는 장면은 공조작전의 백미였다. 그러나 이는 결과가 그렇다는 말이다. 범인 검거 과정을 살펴보면 경찰은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범인이 윈도틴팅(선팅)이 된 차량 안에서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차량 유리를 부수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경찰은 범인이 엽총을 발사하는 상황에서 범인 차량 지붕 위에 올라가 발을 구르거나 벽돌 등으로 앞뒤 유리창을 깨려 했다. 범인은 160여 발의 탄알을 더 갖고 있었다. 한 형사는 차량의 문을 열고 테이저건(전기총)을 쏘려다 범인이 몸을 돌려 엽총으로 응사해 총에 맞을 뻔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조준 사격을 했다면 여러 명이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관들은 방탄복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출동했다. 경찰 방탄복은 장비창고에 쌓여 있다. 전쟁 때나 입도록 되어 있다. 그 대신 방검복(防劍服·칼 등에 뚫리지 않도록 제조된 옷)이 지급돼 있지만 이 역시 불편하다는 이유로 잘 입지 않는다. 이번 사건을 두고 형사들은 “(인명사고가 없었던 것은) 천운(天運)”이라고 입을 모았다. 총잡이를 육탄으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부상하지 않은 게 기적적인 일이라는 얘기였다. 이런 위험한 상황은 2012년 2월 15일의 충남 서산 엽총난사 사건에서도 빚어졌다. 범인이 전 직장 직원들에게 엽총 50여 발을 쏴 3명의 사상자를 낸 뒤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자 경찰은 추격에 나섰다. 그때도 경찰 선발대는 테이저건만 소지했다. 절차에 따라 총기를 지급받으려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범인 차량에 접근하다 엽총 세례를 받았다. 한 형사는 총알이 머리 주변을 스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흉기를 든 범인과 대치하는 경찰이 무너지면 그 자체로도 불행이지만 시민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일선 경관의 용기는 높이 평가하지만 그들을 대책 없이 위험천만한 상황에 내모는 현 시스템은 무모하기 이를 데 없는 후진적 경찰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천안에서지명훈 사회부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는 생활형편이 어려운 청각장애 아동에게 인공달팽이관 수술비와 재활치료비를 지원한다고 25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최저생계비 300% 이하인 가구의 만 10세 미만 청각장애아동이다. 수술 전 검사를 통해 수술할 수 있다는 의료기관의 소견이 있으면 15세 미만의 청각장애아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금은 1인당 최대 650만 원까지다. 도는 수술 다음 해부터 2년간 연 400만 원 한도 내에서 재활치료비도 지원한다. 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수술로 치료할 수 있음을 확인받은 뒤 주소지 관할 읍면동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 서구 도안동 목원대 캠퍼스의 신학대 주변에 ‘신학관’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신학관은 이 대학의 옛 목동캠퍼스 시절의 신학대 건물. 기독교 대학인 목원대의 상징물이자 근대건축학상 중요한 건축물이다. 하지만 신학관의 복원이 학교 이전을 위한 신학관 철거 공사 때 현장을 찾아 벽돌을 하나 둘 주워 보관해 온 한 건축학 교수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 신학관 철거 현장을 지킨 노(老) 교수 1999년 4월 대전 중구 목동 목원대 옛 캠퍼스. 캠퍼스 이전 작업으로 아무도 목동캠퍼스에 눈을 돌리지 않던 당시 근대건축사의 대가인 이 대학 건축학부 김정동 교수(65)는 신학관 철거 현장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다. 작업복 차림으로 현장을 찾은 그는 넝마주이처럼 신학관을 이루고 있던 벽돌을 하나 둘 주워 자신의 차량에 실은 뒤 도안동 새 캠퍼스로 날랐다. 이렇게 모은 벽돌은 무려 4만 장에 이른다. 그는 벽돌이 눈비를 맞아 상할 것을 우려해 땅을 파고 묻어 놓았다. 철거 회사는 김 교수가 찾아오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 건물을 불도저로 빨리 밀어 버려야 할 텐데 자꾸만 건축 재료가 훼손되지 않도록 잘 분해해 달라고 부탁해 오기 때문이었다. 김 교수는 이렇게 해체한 창틀과 문짝, 물받이, 현판 등을 수거해 자신의 연구실에 차곡차곡 쌓아 보관했다. 그의 연구실은 책을 찾기도 어려울 만큼 창고로 변해 갔다. 귀중한 근대건축물을 그대로 버려서는 안 될 뿐 아니라 언젠가는 신학관을 복원할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신학관은 1956년에 세워졌는데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웠던 1950년대에는 전국적으로 이렇다 할 건축물이 거의 지어지지 않아 근대건축사의 명맥을 잇고 있어요. 수많은 신학자를 배출한 기독교 학원인 목원대의 정체성을 보여 주기도 하지요.” 그는 신학관의 중요성과 복원의 필요성을 담은 ‘목원대 목동캠퍼스 신학관 복원 설계 보고서’를 2000년 2월 학교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2010년에야 빛을 보게 됐다.○ 10년 만에 빛 본 신학관 복원 보고서 도안동 캠퍼스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건물들도 들어찼고 나무도 울창해져 안정감을 찾아 갔다. 하지만 오랜 역사(1954년 대전신학교로 출발)에도 불구하고 신설 학교 같은 분위기는 여전했다. 전통과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건축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캠퍼스의 문제점을 읽어 낸 김원배 총장이 2010년 10월 “신학관 복원이 학교의 정통성 회복에 필요하다”며 복원추진위를 발족했다. 그해부터 대학 구성원과 동문 기업인 및 동문 목회자, 지역민들이 신학관 복원 모금 운동에 동참해 최근까지 18억2000여만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 기금으로 연면적 1581m²(약 470평), 지상 2층, 지하 2층의 신학관이 올해 8월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김 교수가 보관해 온 벽돌 등 건축 재료가 복원에 고스란히 쓰이고 있다. 정년을 앞둔 김 교수는 19일 그동안 자신이 열정을 쏟아 온 ‘신학관’ 복원에 써 달라며 1000만 원을 학교에 냈다. 지난해 11월 학술 및 연구 공로로 ‘대한민국 문화유산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금이다. 소회를 물으려 하자 김 교수는 “나의 공로를 다룰 기사라면 인터뷰 안 하겠다”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 하지만 신학관 복원의 의미를 묻자 말을 이었다. “대학은 현대적 건물과 고전적 건물이 혼재돼 있어야 전통과 정체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학관 복원은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바라던 일이죠. 재정적으로 어렵더라도 학교에서 좀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캠퍼스의 명물로 만들기 바랍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국립대전현충원(원장 민병원)이 23일 오전 대전 유성구 현충원 내에서 개최한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 걷기대회에 임재엽 중사와 민평기 상사 유가족을 비롯해 보훈단체와 학생, 시민 등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2000여 명이 더 찾았다. 천안함 용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걷기대회 참가자들은 현충광장을 출발해 한얼지, 보훈산책로, 장군 제2묘역 열사길, 천안함 46용사묘역을 거쳐 다시 현충광장까지 4.7km를 돌았다. 천안함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를 포함한 47인을 상징해 4.7km를 정했다. 해군 의장대 시범과 군악대 공연, 천안함 용사 추모 사진전, 추모 메시지 적기 행사가 열렸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그해 가을의 대정전으로 전력난을 겪은 일본에서 자발적인 절전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국민은 전등을 하나 둘 줄이고 콘센트에서 전원을 빼 놓는 등 작은 절전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이 같은 절전 실천이 국내에도 상륙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 마을 절전소 네트워크’를 최근 창립했다고 24일 밝혔다. ‘절전소(節電所)’는 전기를 절약(절전)하는 것이 곧 전기를 생산(발전)하는 것과 같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네트워크에는 서구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 중구 중촌마을어린이도서관짜장, 유성구 모퉁이어린이도서관, iCOOP한밭생협, iCOOP대전생협 등이 참여하고 있다. 창립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 집은 녹색발전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절전소 운동을 시작했다. 한밭생협 회원 주부들은 매일 사용하는 전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 전기가 무엇을 원료로 어떻게 생산되는지, 국내의 에너지 수급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각 가정에서 어떻게 절전을 실천해야 하는지 등이다. 네트워크는 앞으로 절전소 운동에 참여하는 가정의 전년 대비 월별 절전량(발전량)을 체크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우수 절전 가정에는 시상도 할 계획이다. 절전소 운동을 먼저 시작한 서울 성북구에서는 81가구가 6개월 동안 전년 대비 약 1441kWh(5.7%)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4인 가구가 5개월간 사용하는 평균 전력에 해당한다. 대전에서는 현재 108개 가정이 절전소 운동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트워크는 또 절전 가정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에코아일랜드인 경남 통영시의 연대도 캠프에 보낼 예정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녹색사회국 고지현 팀장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대란에 대처하기 위한 절전소 운동에 좀 더 많은 시민이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042-253-3241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탕, 탕, 탕.’ 24일 오전 10시경 충남 천안시 신부동 하나아파트 인근 새마을금고 삼거리. 난데없는 총성이 휴일 도심을 순식간에 전쟁터로 만들었다. 순찰차 등 경찰 차량 6대가 흰색 렉스턴 차량을 에워쌌다. 이 남자는 20대 여성을 납치해 경찰의 수배를 받아온 조모 씨(47·무직)였다. 순찰차에 갇힌 조 씨가 먼저 운전석 창문을 약간 내린 뒤 소지하고 있던 엽총 1발을 발사했다. 진한 윈도틴팅(선팅) 때문에 차량 속 범인이 잘 보이지 않자 경관 1명이 몰래 다가가 벽돌과 몽둥이 등으로 조 씨 차량의 앞쪽 뒤쪽 창문을 깨뜨렸다. 경관은 이어 차 지붕 위로 올라가 발을 굴렀다. 그러자 조 씨는 차 지붕을 향해 1발을 쏘고 다시 운전석 창문으로 경찰을 향해 3발 안팎을 발사했다. 조 씨가 쏜 총탄은 순찰차에 박혔다. 경찰은 권총 실탄 9발과 공포탄 3발로 응사했다. 이어 조 씨가 운전석 뒷자리로 옮겨 왼쪽 창문 쪽으로 경찰의 동태를 살피는 사이 천안서북경찰서 양모 형사가 조수석 뒷문을 열고 테이저건(전기총)을 두 차례 발사했다. 순간 조 씨가 뒤돌아서면서 엽총을 쏘는 바람에 양 형사가 하마터면 총상을 당할 뻔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가 테이저건에 맞아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제대로 조준하지 못했고 양 형사도 재빨리 차량 밑으로 몸을 피해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전기총을 맞은 조 씨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형사들이 차량을 덮쳐 조 씨를 제압한 뒤 수갑을 채웠다. 총격전이 벌어진 지 10분 만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18일 0시 26분경 천안시 성정동에서 만난 여성 최모 씨(23)를 “회 먹으러 태안에 놀러가자”고 유인해 납치한 뒤 자신의 차에 태우고 다니면서 성폭행을 일삼았다. 조 씨는 납치 과정에서 최 씨 가족의 신상과 주소를 파악한 뒤 최 씨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최 씨 가족은 최 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아 실종신고를 한 상태였다. 최 씨는 21일 오후 10시 50분경 충남 아산시 가덕펌프장 부근에서 조 씨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했다. 경찰은 최 씨의 신고를 받고 조 씨 추적에 나섰다. 조 씨는 도망간 최 씨를 찾기 위해 최 씨 부모가 시내에서 운영하는 A 분식집에 24일 오전 9시 50분경 렉스턴 차량을 타고 나타났다. 잠복 중이던 경찰이 이 차량이 수배 차량인 것을 확인하고 제지하려고 하자 조 씨가 달아나기 시작했다. 경찰이 순찰차로 렉스턴 차량의 옆구리를 들이받았으나 조 씨의 도주는 계속됐다. 경찰은 조 씨를 10km가량 추적했고 권총으로 타이어를 쏴 도주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어 대치 상황에서 총격전이 벌어진 것이다.조 씨는 지난해 수렵허가 지역이었던 충남 홍성에서 엽사 차량에 있던 엽총을 훔쳐 탄알을 장전한 채로 가지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엽총은 분실신고 된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의 차량에서 160발가량의 엽총 탄알이 추가로 발견됐다”며 “다른 범행을 저질렀거나 계획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성폭행 전과자다.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캄보디아 출신의 결혼이주 여성 붓스레이 스로스 씨(29)는 요즘 대전 중구 은행동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관장 김봉구)에서 캄보디아어로 동화를 읽어 녹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성인이 될 때까지 해온 익숙한 언어지만 자신이 낭독한 내용이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오디오북 제작 아이디어는 복지관이 냈다. 한국과 각국의 동화를 이주 여성들의 모국어 오디오북으로 만들어 같은 나라 출신 이주 여성 자녀들에게 무료로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주 여성들은 자녀에게 자신들의 언어를 가르치면서 향수를 달래고 자녀들은 최소한 한국어와 함께 2개 언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복지관은 11월까지 한국어와 각국 동화 18∼20개의 음성파일을 만든 뒤 이를 오디오북으로 만들어 대전은 물론이고 전국의 이주 여성들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한국어 동화는 ‘강아지 똥’과 ‘심심해서 그랬어’ 등을 녹음할 계획이다. 대전 계룡문고 이동선 대표와 현민원 이사가 동화책 선정과 책 읽어 주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 복지관이 오디오북 제작에 자원봉사할 인력을 찾자 캄보디아 태국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의 이주 여성이 선뜻 동참했다. 스로스 씨는 “우리는 한국으로 출가한 뒤 항상 혜택을 받는 대상으로만 여겨졌다”며 “자원봉사로 이주 여성의 자녀교육을 돕고 모국어를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준구 사무국장은 “오디오북이 다문화 자녀의 성장을 돕는 좋은 선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바이오 건강기능식품 및 휴보(HUBO) 로봇 관련 벤처기업인 ㈜엠피위즈가 KAIST에 1억5000만 원의 발전기금을 내기로 했다. 이 회사는 20일 오전 대전 유성구 KAIST 본원 영빈관에서 학교 측과 발전기금 약정식을 맺었다. 엠피위즈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KAIST에 매년 1500만 원씩, 모두 1억5000만 원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게 된다. 2007년 설립된 엠피위즈는 ‘KAIST 선정 제1호 연구소 기업’이자 ‘대덕특구 제7호 연구소 기업’으로 지식경제부 승인을 받은 바이오 건강기능식품 관련 벤처기업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