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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게임은 끝났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김효주(20·롯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 후 2개 대회를 공동 23위와 공동 7위로 마쳤다. 지난해 국내 필드를 평정하고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까지 우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성에 안 차 보인다. 김효주 역시 “만족스러운 부분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명세에 시달리느라 지난해 말 한 달 가까이 채를 놓은 데다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력을 교정한 걸 감안하면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2주 연속 대회에 출전했다가 9일 귀국한 김효주는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서기 위해 14일 출국한다. 19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파운더스컵을 시작으로 7주 연속 출전한다. 이 기간에는 하와이 대회와 국내 투어 개막전인 롯데마트 대회도 포함돼 있다. 장거리 이동 및 아시아와는 다른 환경에 맞서 진정한 투어 생활에 뛰어드는 셈이다. 김효주는 “짐을 싸야 하는데 티셔츠를 30벌 정도 가져가야 할 것 같다. 새 투어에 뛰어들어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거리는 늘었는데 100m 이내의 쇼트게임을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지만 연초 두 달 넘게 35도까지 치솟는 동남아시아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체력을 끌어올려 자신감은 커졌다. 김효주는 올 시즌 신인왕 레이스에서 자신보다 2경기를 더 뛴 선두 김세영(253점)에게 170점 뒤진 83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11일 머리를 자르며 심기일전을 다짐한 김효주는 “큰 부담은 없다.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오프닝게임은 끝났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김효주(20·롯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 후 2개 대회를 공동 23위와 공동 7위로 마쳤다. 지난해 국내 필드를 평정하고 미국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까지 우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성에 안 차 보인다. 김효주 역시 “만족스러운 부분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명세에 시달리느라 지난 연말 한 달 가까이 채를 놓은 데다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력을 교정한 걸 감안하면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2주 연속 대회에 출전했다 9일 귀국한 김효주는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서기 위해 14일 출국한다.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파운더스컵 출전을 시작으로 7주 연속 출전한다. 이 기간에는 하와이 대회와 국내 투어 개막전인 롯데마트대회도 포함돼 있다. 장거리 이동과 아시아와는 다른 환경과 맞서 진정한 투어 생활에 뛰어드는 셈이다. 김효주는 “짐을 싸야 하는데 티셔츠를 30벌 정도 가져가야 할 것 같다. 새 투어에 뛰어들어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실감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거리는 늘었는데 100m 이내의 쇼트게임을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지만 연초 두 달 넘게 35도까지 치솟는 동남아시아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체력을 끌어올려 자신감은 커졌다. 김효주는 올 시즌 신인왕 레이스에서 자신 보다 2경기를 더 뛴 선두 김세영(253점)에 170점 뒤진 83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11일 머리를 자르며 심기일전을 다짐한 김효주는 “큰 부담은 없다.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마운드에 오를 수만 있다면 지구촌 어디라도 달려간다.’ ‘풍운아’ 최향남(44·사진)이 유럽 오스트리아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최향남은 10일 오스트리아 세미프로야구리그 소속 다이빙 덕스와 입단 계약을 했다. SK 출신의 투수 황건주(26)도 최향남과 함께 진출하게 됐다. 이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둘의 사진을 공개하며 “최향남의 나이를 보고 섣불리 기량을 판단하지 마라. 오스트리아 야구에 많은 선물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스트리아 북동부 비너 노이슈타트를 연고로 한 다이빙 덕스는 세미프로 1부 리그 6개 팀 중 하나다. 리그 수준은 한국 고교야구 정도. 팀당 정규 시즌 20경기를 치르며 상위 두 개 팀은 유럽 챔피언을 가리는 유로파리그에 출전한다. 최향남의 입단에는 고교야구 선수 출신으로 롯데에서 통역을 하다 이 팀의 총감독을 맡고 있는 하승준 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 1990년 해태(현 KIA)에 입단해 LG, 롯데, KIA 등을 거친 최향남은 통산 293경기 54승 70패 24세이브 14홀드에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았던 그는 미국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려고 거듭된 실패 속에서도 수차례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롯데에서 뛰던 2008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통해 101달러의 상징적인 금액을 제시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비록 마이너리그에 머물렀지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인 선수라는 기록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성적은 18승 9패 평균자책점 2.81이다. 일본과 멕시코 리그도 노크했던 최향남은 2013년 KIA에서 방출된 뒤 지난해 독립구단 원더스에 입단했지만 팀 해체로 둥지를 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2010년만 해도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 위기를 맞았다. 불황의 여파로 연간 30개가 넘던 대회 수는 24개까지 줄었다. 하지만 올 시즌 LPGA투어는 공식 대회만도 32개를 치르며 반전에 성공했다. 이런 중흥의 중심에는 올해로 부임 5년째를 맞은 존 포다니 부회장(50·사진)이 있었다. 지난주 박인비가 우승한 싱가포르 대회를 마친 뒤 방한한 그는 10일 서울 강남의 LPGA 아시아사무소에서 가진 국내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미국 위주였던 투어의 기반을 해외로 돌려 글로벌화를 추진한 덕분이다. 한국 선수와 기업은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포다니 부회장은 마이크 완 LPGA투어 커미셔너(회장)와는 미국 마이애미대 풋볼팀에서 쿼터백으로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동기. 먼저 투어에 합류한 완 커미셔너의 권유로 한배를 탔다. 15년 동안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투어 활성화를 이끌었던 포다니 부회장은 “선수들이 팬, 스폰서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서로 역할을 바꿔 볼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투어 사무국은 대회마다 선수들에게 ‘파트너 프로파일’을 배포해 대회 배경, 현지 분위기 등의 정보와 행동 요령을 전달하고 있다. 시즌 초반 한국(계) 선수가 5개 대회 우승을 휩쓸면서 흥미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그는 “한국 선수가 아닌 LPGA 선수일 뿐이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스페인,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어 흥미를 높인다. 박인비 최나연 유소연 등은 팬 서비스에도 적극적”이라고 했다. 딸만 셋이라 여성 스포츠에 특히 관심이 많다는 포다니 부회장은 “5세 때 골프를 시작해 베스트 스코어는 72타다. 요즘 필드 나갈 시간이 없어 핸디캡은 9”라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마운드에 오를 수만 있다면 지구촌 어디라도 달려간다.’ ‘풍운아’ 최향남(44)이 유럽 오스트리아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최향남은 10일 오스트리아 세미프로야구리그 소속 다이빙 덕스와 입단 계약을 했다. SK 출신의 투수 황건주(26)도 최향남과 함께 진출하게 됐다. 이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둘의 사진을 공개하며 “최향남의 나이를 보고 섣불리 기량을 판단하지 마라. 오스트리아 야구에 많은 선물을 할 것이다”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스트리아 북동부 비너 노이슈타트를 연고로 한 다이빙 덕스는 세미프로 1부 리그 6개 팀 중 하나다. 리그 수준은 한국 고교 야구 정도. 팀 당 정규시즌 20경기를 치르며 상위 두 개 팀은 유럽 챔피언을 가리는 유로파리그에 출전한다. 최향남의 입단에는 고교야구 선수 출신으로 롯데에서 통역을 하다 이 팀의 총감독을 맡고 있는 하승준 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 1990년 해태(현 KIA)에 입단해 LG, 롯데, KIA 등을 거친 최향남은 통산 293경기 54승 70패 24세이브 14홀드에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았던 그는 미국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려고 거듭된 실패 속에서도 수차례 빅 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롯데에서 뛰던 2008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통해 101달러의 상징적인 금액을 제시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비록 마이너리그에 머물렀지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인 선수라는 기록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성적은 18승 9패 평균자책점 2.81이다. 일본과 멕시코 리그도 노크했던 최향남은 2013년 KIA에서 방출된 뒤 지난해 독립구단 원더스에 입단했지만 팀 해체로 둥지를 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나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 좀처럼 만족할 줄 모르며 칭찬에 인색하던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스스로를 높게 평가했다. 8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한 뒤였다. 단순히 시즌 첫 승을 거둔 기쁨 때문은 아니었다. 4라운드 72홀을 도는 동안 보기 없이 버디만 15개를 한 완벽한 우승이라는 자부심이 컸다. 지난주 태국 대회를 포함하면 92홀 연속 보기가 없다.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날 박인비와 같은 조로 맞붙은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는 “한 샷만 잘못 쳐도 결과가 정반대로 나오는 이 코스에서 노보기 플레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감탄했다. 9일 귀국한 박인비는 “처음으로 나흘 내내 보기가 없었다. 실수를 줄인 걸 보면 기량이 한층 나아진 것이다. 티에서 그린까지 모든 게 업그레이드됐다.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프로 선수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노보기가) 정말 대단하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박인비는 “기록을 쓴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은퇴 후에도 사람들이 내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겠는가. 일단 108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하고 싶다. 보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버디를 노렸을 때 좋은 결과가 있었다. 항상 돌아가거나 피하지 않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노보기 우승은 야구로 치면 노히트 노런에 비견될 만큼 흔치 않은 대기록으로 평가된다. 라운드마다 선수 컨디션뿐 아니라 날씨 같은 외부 환경이 바뀌는 데다 티 박스와 핀 위치도 까다롭게 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노보기 우승은 1974년 리 트레비노가 뉴올리언스 클래식에서 거둔 게 유일한 기록으로 남아 있을 정도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에서도 조철상이 유일하게 1990년 팬텀오픈에서 달성했을 뿐이다. 당시 11언더파 277타로 트로피를 안은 조철상은 “3라운드까지는 의식하지 않았는데 마지막 날 첫 홀부터 보기 위기가 왔다. 홀마다 30야드씩 짧아 어려움을 겪었는데 쇼트 게임과 퍼팅으로 버텼다”고 회상했다. 황성하 현 KPGA 회장은 현역 때인 2001년 한국오픈 때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지만 승운이 없어 5위로 마감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전성기 때인 2000년 110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했다. 50세 이상이 출전하는 미국 챔피언스투어에서는 모리스 허탤스키가 98홀 연속 보기 없는 경기를 했다. 한편 박인비는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2위를 유지하며 1위 리디아 고와의 격차를 0.95점으로 좁혔다. 스코어카드에서 보기가 계속 사라진다면 추월의 순간은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여자 골퍼들이 시즌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개막 후 5개 대회에서 4승을 합작한 성적표만 보면 마치 한국 투어를 보는 듯하다. 지난주 태국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에서 만난 한 미국 골프 잡지의 기자는 “한국 선수가 우승을 못해야 뉴스가 되는 것 아니냐”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리디아 고의 우승을 포함하면 한국(계) 선수의 올 시즌 승률은 100%다. 지난해 박인비가 6월에 우승 물꼬를 튼 뒤 10승을 합작했던 한국 여자골프가 올 시즌에는 뚜껑을 열자마자 전력 질주 양상이다.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기록한 역대 최다승 11승을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이 같은 독주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후배들의 조화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지난해 무관에 그쳤던 최나연, 양희영은 그 어느 때보다 훈련에 매달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박인비 역시 지난해 스테이시 루이스에게 밀려 상금, 올해의 선수 등에서 2위에 머문 뒤 훈련 강도를 높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한 해 30개 안팎까지 대회를 치를 정도로 성장해 화수분처럼 유망주를 배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한국 선수들을 채찍질하고 있다. 올림픽에는 내년 7월 현재 세계 랭킹 15위 이내에 있는 한국 선수 중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선수의 강세는 LPGA투어의 흥행을 저해한다며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영어 테스트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인종차별적인 논의까지 일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2010년 부임한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미국 시장을 벗어나 투어의 글로벌화를 주도하고 있다. 완 커미셔너는 “한국 선수를 포함한 아시아 선수들의 맹활약은 새로운 팬과 파트너를 창출해 투어 활성화에 기여한다. LPGA 세계화를 이끄는 대사들”이라고 반겼다. 한때 성적에만 매달려 주위를 살필 줄 모른다는 비난에 휩싸였던 한국 선수들이 요즘은 자선 활동과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어설프더라도 영어로 인터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 박인비는 우승 후 준비한 메모를 통해 스폰서와 골프장 관계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해 찬사를 받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 해설가로 데뷔한 이종범은 7일 한화와 LG의 시범경기를 중계하다 “살다 살다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표정”이라고 말했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난 한화 김경언의 표정을 설명할 때였다. 김경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투수 소사의 4구째가 바깥쪽 볼이 되자 무심결에 뒷걸음쳐 타석을 벗어났다. 그 순간 이계성 주심은 삼진 아웃을 선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신설한 ‘스피드업’의 규정에 따라 스트라이크 1개를 벌칙으로 받은 것이다. LG 이진영도 4회초 같은 이유로 삼진 아웃됐다. KBO는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올 시즌 5가지 ‘스피드업’ 규정을 마련해 스프링 캠프부터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둬야 하며 위반 시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는 규정이 도마에 올랐다. 이 규정이 위협구, 헛스윙 등 7가지 예외를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도한 제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선수들은 “득점 기회에서는 타석 밖에서 심호흡을 할 수도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야구가 재미없어졌다. 클라이맥스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싶다. 1, 2초를 줄이는 것보다 클리닝타임을 없애면 된다”고 말했다. 김경문 NC 감독 역시 “타석을 벗어나는 순간을 심판이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유사한 규정이 있으나 위반하면 스트라이크 추가가 아니라 벌금을 부과한다.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은 “스피드업 규정에 대해 시범경기가 끝나면 다시 회의를 열 것”이라면서도 “선수가 자주 타석 밖으로 나가는 건 분명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 8일 열린 10경기의 평균 경기 시간은 지난해 3시간 27분보다 39분 단축된 2시간 48분이었다. 일단 스피드업의 효과는 확실해 보인다. 한편 넥센 박병호는 8일 kt와의 안방경기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두 개를 때려 팀의 10-4 완승을 이끌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5시간 가까이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그의 얼굴에 처음으로 변화가 일어났다. 18번홀(파5)에서 가볍게 툭 쳐 넣는 탭인 파로 우승을 확정지었을 때였다. 허공을 향해 오른쪽 주먹을 내지르던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27·KB금융그룹)였다. 세계 랭킹 2위 박인비는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세계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와 맞대결을 펼쳤다. 리디아 고는 3주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루이스는 올 시즌 개막 후 준우승 2회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세계 최강을 다투는 톱3의 우승 경쟁에서 박인비가 웃었다. 8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장 세라퐁코스(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2타 차 1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나흘 연속 1위를 지킨 끝에 우승했다. 이번 대회 72홀 동안 보기는 단 1개도 없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상금은 21만 달러.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박인비의 뚝심 앞에 경쟁자들은 차례로 무너졌다. 번번이 샷이 오른쪽으로 밀린 리디아 고는 2위(13언더파)로 마쳤다. 루이스는 공이 야자수에 올라가고, 연못에 빠지는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3위(11언더파)에 머물렀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계) 선수들은 시즌 개막 후 5연승을 질주했다. 지난해를 포함하면 11월 박인비의 타이완 챔피언십 이후 9연승이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3승째를 거둔 박인비는 “노 보기 플레이는 처음인데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공동 7위로 마감했던 지난주 태국 대회를 포함하면 5라운드 연속이자 92홀 연속 노 보기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이 좋은 신호가 됐다. 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주로 여름 이후 우승을 신고했던 박인비는 슬로 스타터였다. 시즌 초반 우승은 2013년이 유일했는데 그해에 박인비는 메이저 3승을 포함해 시즌 6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응원을 온 할아버지와 부모 등 가족에게도 감사를 표시했다. “아빠랑 내기를 했는데 내가 버디를 할 때마다 500달러를 받고, 보기에는 1000달러를 드리기로 했다. 보너스를 챙기게 됐다. 여동생 앞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라 더 기쁘다.” 박인비는 이번에 버디만 15개를 했다. 나흘 동안 그린 적중률이 91.7%에 이를 정도로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펼친 박인비는 “실수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퍼팅할 때 머리는 그대로 두고 눈동자로 스트로크 경로를 따라가는 방법으로 변화를 줬더니 효과가 있었다. 퍼팅 운만 따랐다면 20언더파 이상도 가능했다”고 했다. 박인비는 리디아 고와 루이스를 동시에 꺾으면서 한발 물러나 있던 ‘골프 여왕’의 자리를 되찾을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결혼 후 제2의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다. 한편 김효주(20·롯데)는 공동 8위(8언더파)에 올라 투어 데뷔 2개 대회 만에 톱10에 진입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5시간 가까이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그의 얼굴에 처음으로 변화가 일어났다. 18번 홀(파5)에서 가볍게 툭 쳐 넣는 탭인 파로 우승을 확정지었을 때였다. 허공을 향해 오른쪽 주먹을 내지르던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27·KB금융그룹)였다. 세계 랭킹 2위 박인비는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세계 1위 리디아 고(18),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맞대결을 펼쳤다. 리디아 고는 3주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루이스는 올 시즌 개막 후 준우승 2회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세계 최강을 다투는 톱3의 우승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박인비였다. 8일 싱가포르의 센토사골프장 세라퐁코스(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2타차 1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나흘 연속 1위 선두를 지킨 끝에 우승했다. 이번 대회 72홀 동안 보기는 단 1개도 없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박인비의 뚝심 앞에 경쟁자들은 차례로 무너졌다. 번번이 샷이 오른쪽으로 밀린 리디아 고는 2위(13언더파)로 마쳤다. 루이스는 공이 야자수에 올라가고, 연못에 빠지는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3위(11언더파)에 머물렀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계) 선수들은 시즌 개막 후 5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13승째를 거둔 박인비는 “노보기 플레이는 기억에 없는데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공동 7위로 마감했던 지난주 혼다 타일랜드 4라운드를 포함하면 5라운드 연속 노보기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이 좋은 신호가 됐다. 앞으로 잘 풀릴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주로 여름 이후 우승을 신고했던 박인비는 슬로 스타터였다. 시즌 초반 우승은 2013년이 유일했는데 그 해에 박인비는 메이저 3승을 포함해 개인 최다인 시즌 6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응원을 온 할아버지와 부모님 등 가족에게도 감사를 표시했다. “아빠랑 내기를 했는데 내가 버디를 할 때마다 500달러를 받고, 보기에는 1000달러를 드리기로 했다. 보너스를 챙기게 됐다. 여동생 앞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라 더 기쁘다.” 박인비는 이번에 보기 없이 버디만 15개를 했다. 박인비는 나흘 동안 그린 적중률이 91.7%에 이를 정도로 날카로운 아이언 샷 감각을 유지했다. 퍼트 감각도 살아났다. 박인비는 “퍼팅할 때 머리는 그대로 두고 눈동자로 스트로크 경로를 따라가는 방법으로 변화를 줬더니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삼각구도를 그렸던 리디아 고와 루이스를 동시에 꺾으면서 한발 물러나 있던 ‘골프 여왕’의 자리를 되찾을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결혼 후 제2의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다. 한편 김효주(20·롯데)는 마지막 날 5타를 줄이며 공동 8위(8언더파)에 올라 투어 데뷔 2개 대회 만에 톱10에 진입했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 해설가로 데뷔한 이종범은 7일 한화와 LG의 시범경기를 중계하다 “살다 살다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표정”이라고 말했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난 한화 김경언의 표정을 설명할 때였다. 김경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투수 소사의 4구째가 바깥쪽 볼이 되자 무심결에 뒷걸음쳐 타석을 벗어났다. 그 순간 이계성 주심은 삼진 아웃을 선언했다. KBO가 신설한 ‘스피드업’의 규정에 따라 스트라이크 1개를 벌칙으로 받은 것이다. LG 이진영도 4회 초 같은 이유로 삼진 아웃됐다. KBO는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올 시즌 5가지 ‘스피드업’ 규정을 마련해 스프링 캠프부터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발은 타석 안에 둬야 하며 위반시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는 규정이 도마에 올랐다. 이 규정이 위협구, 헛스윙 등 7가지 예외를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도한 제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선수들은 “득점 기회에서는 타석 밖에서 심호흡을 할 수도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야구가 재미없어졌다. 클라이맥스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싶다. 1,2초를 줄이는 것보다 클리닝타임을 없애면 된다”고 말했다. 김경문 NC 감독 역시 “타석을 벗어나는 순간을 심판이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유사한 규정이 있으나 위반하면 스트라이크 추가가 아니라 벌금을 부과한다.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은 “스피드업 규정에 대해 시범경기가 끝나면 다시 회의를 열 것이다”면서도 “선수가 자주 타석 밖으로 나가는 건 분명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열린 5경기의 평균 경기 시간은 지난해 3시간 27분 보다 39분 단축된 2시간 48분이었다. 일단 스피드업의 효과는 확실해 보인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본격적인 골프 시즌이 열렸다. 겨우내 몸이 근질거렸던 골퍼들의 발걸음이 필드로 향하고 있다. 골프장들도 특색 있는 이벤트로 손님을 맞고 있다. 지난해 동아일보와 부킹 전문 사이트인 XGOLF가 선정한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린 경기 포천시 푸른솔GC는 13일까지 그린피를 최대 50% 할인해 준다. 주중에는 시간대에 따라 그린피와 식사(1회)를 7만 원에 해결할 수 있다. 코스 내 무료 포장마차를 운영해 순대와 막걸리도 무료로 제공한다. 경기 포천시 몽베르CC는 오또 6번 홀과 브렝땅 5번 홀에 마련된 직경 200㎜의 대형 홀컵에 홀인원을 하면 50만 원 상당의 골프웨어를 증정한다. 또 이베르 1번 홀과 에떼 1번 홀에서는 티샷한 볼이 200m 지점의 지정된 구역 안에 들어가면 장갑과 모자 등을 준다. 몽베르CC도 16일부터 31일까지 주중 그린피를 시간대에 따라 8만~12만 원으로 내렸다. 충북 충주시 센테리움CC는 이달 말까지 주중 오전 8시 이후부터 12시 59분 사이에 예약하고 4인이 모두 인터넷 회원 가입을 하면 카트피를 50% 할인해준다. 주중 오전의 굿모닝 패키지(18홀 그린피+카트+조식+커피=9만 9000원) 등도 마련했다. 해당 이벤트 골프장들은 XGOLF 홈페이지(www.xgolf.com)에서 예약할 수 있다. 조성준 XGOLF 대표는 “골프장도 첫 인상이 중요하다. 그래서 골프장도 시즌을 시작하는 3월에 신경을 많이 쓴다. 골퍼들이 조건을 따져 꼼꼼하게 예약한다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5시즌 프로야구가 7일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기지개를 켠다. 28일 페넌트레이스 개막에 앞서 전지훈련의 성과를 확인하고 한 해 판도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관전 포인트를 숫자 ‘5’로 살펴본다. 1982년 출범 후 처음으로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시범경기부터 하루 5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TV나 모바일 기기로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골라 보는 재미가 더 커지게 됐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이번 시즌 사령탑에 오른 한화 김성근, KIA 김기태, 두산 김태형, SK 김용희, 롯데 이종운 감독 등 신임 감독 5명의 지략 대결이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새 감독들이 어떤 야구를 보여줄 것인지 흥미롭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레이스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에게 무게가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55세인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신생 kt가 어떤 돌풍을 일으킬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감독은 기본이 되는 팀 수비 훈련에 중점을 뒀다. 현대를 끝으로 야구와 작별했던 수원구장은 최첨단 IT 기술이 집약된 kt의 안방으로 탈바꿈해 첫 선을 보인다. 한화는 지난 2년 동안 5명의 거물 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고도 바닥을 헤맸다. 2014년 정근우, 이용규에 이어 이번에 권혁, 배영수, 송은범이 가세한 한화가 김성근 감독 특유의 지옥훈련 효과로 날아오를지는 한화 팬만의 관심사를 뛰어넘고 있다. 정근우는 “한화 선수들이 많이 강해졌다.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4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를 향한 시동을 건다. 괌과 일본 오키나와 훈련을 마치고 4일 귀국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예년보다 비가 오지 않아 성과가 좋았다. 선수들이 빨리 몸을 만들어 페이스가 빠르다. 시범경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통합 5연패의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한 해에 시범 경기 1위와 한국시리즈 정상을 석권한 팀은 5개였다.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 시즌 종료 후 개인 타이틀을 안은 경우도 많다. 시범경기가 시범이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22일까지 계속되는 시범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1시다. 팬 저변 확대와 대구구장 펜스교체 작업 등으로 프로야구 연고지가 아닌 울산, 포항에서도 열린다. 입장은 주중 무료다. 주말엔 할인된 요금을 받는 구단도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첫 단추를 잘 끼운 느낌이다.”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처음 시범경기에 나선 강정호(28)의 표정은 밝았다. 강정호는 4일 미국 플로리다 주 더니든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방문 시범경기에서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0으로 앞선 3회초 2사 후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30m짜리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해 밀워키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던 상대 투수 마르코 에스트라다는 강정호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실투를 놓치지 않는 걸 보니 대단하다. 그 선수가 메이저리그 첫해라는 게 사실이냐”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강정호는 홈런을 친 뒤 두 엄지손가락을 위 아래로 연결해 알파벳 ‘Z’자 모양을 만드는 ‘졸탄(Zoltan·영화 캐릭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2012년 피츠버그 선수들이 단체로 관람한 영화를 통해 결속력을 다질 의도로 시작된 이 세리머니는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친 선수들이 ‘Z’ 사인을 보내는 것으로 ‘해적선’의 전통이 됐다. “동료 그레고리 폴랑코에게 배웠다”고 설명한 강정호는 어느새 생존의 중요한 열쇠인 팀 분위기에 녹아드는 법을 터득한 듯 보였다. 8-4로 앞선 6회말 수비 때 교체된 강정호는 이날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의 성적을 남겼다. 피츠버그가 8-7로 이겼다. 수비에서도 강정호는 2회 매끈하게 아웃카운트 3개를 혼자 처리했다. 특히 유격수가 2루 뒤쪽으로 이동하는 수비 시프트를 통해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이곳에서도 똑같은 타자가 되기를 원한다. 유격수로서도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중계를 맡은 MLB 네트워크의 캐스터와 해설자는 “파워배팅을 지켜보는 것은 아주 재밌다. 웰컴 투 빅리그”라고 전했다. MLB.com은 “강정호가 힘을 보여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보도했다. 강정호는 홈런 공을 기념으로 받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연습경기이니만큼 시즌에 들어가서 치면 받겠다”며 웃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로 들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첫 단추를 잘 끼운 느낌이다.”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처음 시범경기에 나선 강정호(28)의 표정은 밝았다. 강정호는 4일 미국 플로리다 주 더네딘의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방문 시범경기에서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0으로 앞선 3회 2사 후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30m짜리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해 밀워키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던 상대 투수 마르코 에스트라다는 강정호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실투를 놓치지 않는 걸 보니 대단하다. 그 선수가 메이저리그 첫 해라는 게 사실이냐”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강정호는 홈런을 친 뒤 벤치로 들어오면서 두 엄지손가락을 위 아래로 연결해 ‘Z’ 자 모양을 만드는 ‘졸탄(Zoltan·영화 캐릭터)’ 세리머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2012년 피츠버그 선수들이 방문경기를 갔다 단체로 관람한 영화를 통해 결속력을 다질 의도로 시작된 이 세리머니는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친 선수들이 덕아웃을 향해 ‘Z’ 사인을 보내는 것으로 ‘해적선’의 전통이 됐다. “동료 그레고리 폴랑코에게 배웠다”고 설명한 강정호는 어느새 생존의 중요한 열쇠인 팀 분위기에 녹아드는 법을 터득한 듯 보였다. 8-4로 앞선 6회말 수비 때 교체된 강정호는 이날 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피츠버그가 8-7로 이겼다. 수비에서도 강정호는 2회 아웃카운트 3개를 혼자 잡아내며 빼어난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유격수가 2루 뒤쪽으로 이동하는 수비 시프트를 통해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기도 했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에게 무척 좋은 날이다. 유격수로서 꾸준하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MLB.com은 “강정호가 힘을 보여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보도했다. 강정호는 홈런 공을 기념으로 받았냐는 질문에 “아니다. 연습경기이니 만큼 시즌 들어가서 치면 받겠다”며 웃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로 들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사상 첫 10개 구단 체제에 들어가는 2015 프로야구가 타이어뱅크를 새로운 파트너로 영입했다. KBO는 3일 타이어뱅크와 타이틀스폰서 조인식을 가졌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후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3년과 2014년 타이틀스폰서였던 한국야쿠르트와 비슷한 수준인 68억 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처음 도입된 KBO 타이틀스폰서는 그동안 삼성, 롯데, CJ 등 대기업이 주로 맡았다. 2012년 라면 업체인 팔도와 손을 잡은 뒤 이번에는 연 매출액 3000억 원 규모인 타이어뱅크의 후원을 받게 됐다. ‘신발보다 싼 타이어’라는 광고로 유명한 타이어뱅크는 1991년 대전에서 설립된 뒤 3월 현재 전국 360여 개 매장과 1500여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국내 최대의 타이어 유통 기업이다. KBO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견실한 중소기업과 프로야구가 동반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타이어뱅크 창업주인 김정규 회장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프로야구를 후원하게 돼 무한한 영광이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 회장은 26세 때 회사를 설립한 뒤 유통 혁신을 통해 타이어 가격을 대폭 낮췄다. 구본능 KBO 총재는 “4년 연속 6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에 올해는 kt가 참여한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 타이어뱅크와 함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경제 전문가들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내년 9월부터 본격 시행되면 단기적으로 내수 경기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고가(高價)의 접대나 선물 수수가 갈수록 음성화되면서 지하경제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 법이 큰 부작용 없이 제대로 정착된다면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의 투명성을 높여 경제 전반에 순기능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연구원은 “어떻게 법이 집행되느냐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이라며 “만약 법 시행 이후 내부고발이나 투서가 잇달아 공직사회가 잔뜩 얼어붙게 되면 단기적인 충격을 넘어 내수 경기에 지속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음식점, 호텔, 백화점, 택배, 레저산업 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고 서울 광화문 등 관가(官街) 주변의 지역 경제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음식점에서 카드 결제가 줄고, 밥값이나 골프 그린피를 내주는 대신 아예 현금을 건네는 불법 접대가 횡행할 것”이라며 “결국 지하경제가 커지면서 경제 전반의 비효율성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접대비 실명제(기업이 50만 원 이상의 접대비를 지출할 때 접대 목적과 상대의 이름 등을 기록한 증빙을 의무화한 제도)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2004년에도 숙박업 등 서비스업 매출과 신용카드 사용이 줄어드는 일이 발생했다. 유통업계는 명절 선물세트나 고액 상품권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명절 선물세트의 30∼40%는 법인이 구입한다. 외식업계나 위스키업계도 마찬가지다. 가격대가 높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 식당, 고깃집 등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삼겹살을 먹는다고 해도 1인당 3만 원 넘는 경우가 있는데 갈빗집 같은 곳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접대 수요가 집중된 회원제 골프장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법의 영향으로 회원권 가격이 20∼30%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유재동 jarrett@donga.com·김현수·김종석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최고 흥행카드로 주목받는 두 명의 스타가 올 시즌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와 지난해 한국 필드를 평정한 김효주(20·롯데)는 5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 세라퐁 코스(파72)에서 개막해 나흘 동안 열리는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동반 출전한다. 세계 여자 골프의 차세대 에이스를 다투는 이 둘은 앞서 치른 4개 대회에서 스케줄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22일 LPGA투어 호주여자오픈과 1일 끝난 유럽투어 뉴질랜드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했다. 특히 뉴질랜드오픈 2라운드에서는 61타를 몰아치기도 했다. 지난주 LPGA투어 데뷔 무대였던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23위에 머물렀던 김효주는 이 대회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어도 첫날 이븐파에 이어 나머지 2∼4라운드에서 모두 언더파 스코어를 적는 저력을 보였다. 혼다 타일랜드에서 만났던 김효주는 리디아 고가 안경을 벗고 쌍꺼풀 수술을 한 데 대해 “리디아는 예뻐지고 나서 공도 잘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김효주와 리디아 고는 최근 외모에도 부쩍 신경 쓰고 있다. 김효주 소속사인 지애드는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YG의 자회사인 YG플러스에 인수됐다. 한류스타를 키워온 노하우가 김효주에게도 적용될 기반이 마련됐다. 고려대 체육교육과 2학년이 된 김효주는 리디아 고가 이번에 같은 학교 심리학과에 입학하면서 동문 선후배가 됐다.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하며 시즌 초반이긴 해도 상금과 올해의 선수상 등에서 선두에 나선 양희영도 상승세를 몰아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리디아 고를 포함해 시즌 4개 대회에서 승률 100%를 기록 중인 한국(계) 선수들이 5연속 우승 행진을 할지도 흥미롭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사상 첫 10개 구단 체제에 들어가는 2015 프로야구가 타이어뱅크를 새로운 파트너로 영입했다. KBO는 3일 타이어뱅크와 타이틀스폰서 조인식을 가졌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후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3년과 2014년 타이틀스폰서였던 한국야쿠르트와 비슷한 수준인 68억 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처음 도입된 KBO 타이틀스폰서는 그동안 삼성, 롯데, CJ 등 대기업이 주로 맡았다. 2012년 라면 업체인 팔도와 손을 잡은 뒤 이번에는 매출액 3000억 원 규모인 타이어뱅크의 후원을 받게 됐다. ‘신발보다 싼 타이어’라는 광고로 유명한 타이어뱅크는 1991년 대전에서 설립된 뒤 3월 현재 전국 360여 개의 매장과 1500여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국내 최대의 타이어 유통 기업이다. KBO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견실한 중소기업과 프로야구가 동반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타이어뱅크 창업주인 김정규 회장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프로야구 후원을 하게 돼 무한한 영광이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 회장은 26세 때 회사를 설립한 뒤 유통 혁신을 통해 타이어 가격을 대폭 낮췄다. 구본능 KBO 총재는 “4년 연속 6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가 올해는 kt가 참여한다. 역사적인 한 해를 맞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타이어뱅크와 함께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사진 좀 찍으시자”고 했더니 손사래부터 쳤다. “우린 뭐 한 일 없다. 다 희영이가 잘한 거다.” 1일 태국 촌부리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양희영(26)이 우승한 직후 만난 그의 아버지 양준모 씨(51)와 어머니 장선희 씨(51)였다. 양희영에게는 국가대표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게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아버지는 카누를 했고, 창던지기 대표였던 어머니는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땄다. “부모님에게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하자 장 씨는 오히려 “운동한 부모 욕심에 딸을 너무 밀어붙여 힘들 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이 지난해 시즌 막판 3개 대회를 연속 불참하며 방황했던 얘기를 꺼냈다. 장 씨는 “희영이가 골프를 하는 동안 늘 앞만 보고 달려왔다. 대학도 포기하고 운동에만 매달렸는데 부질없다고 여기더라. 밤 12시까지 펑펑 울기도 했다. 그래서 원 없이 쉬면서 하고 싶은 거 해보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양희영은 “채를 놓아 보니 골프에 대한 절실함이 더 커지더라.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즐겨보라는 엄마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뛰고 싶어도 못 뛰게 될 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했다. 지난해 말 23위였던 그의 세계 랭킹은 2일 발표에서 10위로 13계단 뛰어올랐다. 아버지 양 씨는 체육교사로 충남 서산 서령고 카누부를 전국 최강으로 이끌다 딸의 호주 유학을 위해 퇴직한 뒤 뒷바라지를 해왔다. 어머니 장 씨도 체육교사로 18년간 근무했다. 양 씨는 “희영이가 어려서부터 잘한 건 노력과 승부 근성을 강조한 부모의 영향이 물론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한계를 느꼈다. 스스로 운동을 즐기게 하는 게 더 중요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장 씨는 “요즘 희영이가 대회 때 친한 친구도 부르고 하면서 골프에 더 몰입하는 것 같다”고 했다. 양희영은 “아버지 퇴직금을 갖고 골프 유학을 시작했다. 고생하며 키워주신 부모님 실망시켜 드려선 안 된다. 메인 스폰서가 없어도 대회에 자주 나가 상금 많이 벌면 되지 않냐”며 웃었다. 1985년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양희영의 부모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대표로 선발되지 못했다. 양희영은 “부모님이 못 이룬 올림픽 출전의 꿈을 내가 대신 이뤄드리고 싶다. 내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때 태극마크를 달겠다”고 다짐했다.촌부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