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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북한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 제의에 대해 “비핵화 의지와 이를 보여주는 실질적 행동을 먼저 보이라”는 대북 통지문을 23일 보냄으로써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 의지와 행동을 보이지 않는 한 남북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이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비핵화 의지와 함께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이 2월에 일방적으로 폐쇄했던 서해 군 통신선을 살려 가며 21일 보내온 인민무력부 명의의 통지문에 대해 이런 내용이 담긴 답신을 23일 오전 서해 군 통신선으로 보냈다. 문 대변인은 “북한의 이런 대화 제의는 진정성이 결여된 위장평화 공세이고, 비핵화 없는 가짜 평화”라며 “북한의 불순한 의도가 명확하게 확인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화를 수용하는 것 자체가 우리와 국제사회의 공조를 약화시켜서 북한의 비핵화만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은 대화를 운운할 때가 아니다”라며 “북한의 대화 제의는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고 남남갈등을 조장하면서 국제적으로는 국제 제재의 균열을 기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0일 동아일보-아사히신문 공동 인터뷰()에서 “남북 군사회담도 비핵화에 대한 얘기 없이는 진정한 평화를 위한 대화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밝혔다. 북한이 파상적 대화 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서 “대화보다 비핵화가 먼저”라며 정부가 대화를 거부한 것은 올해 1월 4차 핵실험 전까지 정부가 보여준 대북 태도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4차 핵실험 전까지는 북한이 대화를 제의할 때마다 정부가 수용했다. 4차 핵실험 전까지 ‘조건 없는 남북 대화’를 요구한 것도 우리 정부였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정부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남북 관계 발전이 근본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대북 정책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완준 zeitung@donga.com·손효주 기자}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국 가운데 하나인 우간다를 방문하기 위해 24일 출국한다. 황 차관은 박 대통령을 현지 수행하면서 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와의 군사 외교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황 차관은 25일 우간다에 도착해 크리스푸스 키용가 국방부 장관 등 현지 정부와 군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우간다의 군사 교류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군 소식통은 “양국 간 국방 분야의 인적 교류와 방산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황 차관은 우간다 당국자들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우간다를 비롯해 에티오피아와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을 국빈 방문하고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우간다는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으로 긴밀한 군사협력을 해왔다. 1980년대 중반 북한의 군사교관들이 우간다에 파견돼 특수부대원들의 훈련을 지원했다. 지난해 4월에는 북한이 우간다의 초급장교대학에 교관을 보내 현지 경찰 400여 명을 훈련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박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을 계기로 북한과 가까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국방 교류 협력 방안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히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던 만큼 이를 접목시키는 다양한 군사 친선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육군에 복무 중인 일가족 3명이 낙하산을 매달고 한날한시에 헬기에서 뛰어내리는 강하훈련을 했다. 일가족이 이 훈련에 동시에 참가한 건 이번에 처음이다. 특전사는 유사시 낙하산을 타고 적진에 침투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강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유해일 준장(53·방위사업청 근무)과 그의 아내 홍영미 중령(52·국방정신전력원), 외아들 유준혁 이병(21·특수전사령부 경비소대)은 23일 경기 광주시 강하훈련장에서 열린 훈련에 함께 참가했다. 이들 가족은 CH-47 헬기를 타고 580m 상공에서 1∼2초 간격을 두고 차례로 뛰어내린 뒤 무사히 착지했다. 훈련 참가는 홍 중령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1987년 육군 여자정훈장교 2기로 입대한 홍 중령은 다음 달 전역을 앞두고 있다. 그는 전역을 앞두고 기억에 남는 일을 하고 싶어 일가족 동반 강하를 신청했고, 특전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유 이병도 지난달 특전사에 배치되면서 가족 동반 강하 훈련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강하 훈련을 마친 유 이병은 “부모님과 특전사 생활 첫 강하훈련을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부모님이 군인인 만큼 2배의 군인정신으로 복무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중령은 “가족이 함께 강하훈련을 할 수 있게 군이 허락해 줘 군 생활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2월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일방적으로 단절한 군 통신선까지 재가동하며 남북 군사회담 개최를 연일 압박하는 것은 핵 포기 압박을 피하고 실속을 챙기려는 ‘명분 만들기’라는 숨은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남북 군사회담을 열자며 20일 공개서한을 보낸 데 이어 21일에는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명의의 대남 통지문을 이미 폐쇄했던 군 통신선으로 국방부에 보내는 등 겉으로만 보면 대화 재개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먼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차 핵실험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가 발사 시험 등 고강도 도발 강행에 앞서 국제사회에 보여 주기식 대화 총공세를 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21일 “해외 온 겨레가 남조선 당국이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라고 있는가를 엄격히 지켜볼 것”이라며 추가 도발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21일 오후 5시 40분 통지문을 보내고 이례적으로 2시간 25분 만인 오후 8시 5분 평양방송 등 관영 매체로 공개한 것도 우리 정부가 제의를 거절할 것으로 예측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반응을 기다리는 대신 국제사회에 “대화를 제의했다”는 사실을 선전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군사회담이 열리더라도 대북 확성기 가동 중단, 대북 전단 살포 중지 등 자기들의 실리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원동연 서기국 국장은 22일 담화를 내고 “핵 포기 같은 부당한 전제조건 그만두고 대화에 나오라”고 주장했다. 대화 제의에 비핵화 의사가 포함되지 않았음이 확인된 것이다. 북-미 대화를 위한 ‘길 닦기’ 차원의 접근이라는 분석도 있다. 남북이 막혀 있으면 북한이 미국에 북-미 대화를 직접 제안할 명분이 된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노동당 규약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한 북한의 입장에선 이를 인정받을 공개적인 외교 활동이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회담 제안을 거절할수록 북한으로서는 북-미 회담 제안의 명분이 더 쌓인다고 판단하고 대화 공세에 나섰을 것이라는 얘기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2월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일방적으로 단절한 군 통신선까지 재가동하며 남북 군사회담을 하자고 연일 압박하는 데는 ‘명분 만들기’라는 숨은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남북 군사회담을 열자며 20일 공개서한을 보낸 데 이어 21일에는 국방위원회 명의의 대남 통지문을 군 통신선을 통해 국방부로 보내는 등 겉으로만 보면 대화 재개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먼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을 만드는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차 핵실험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가 비행 시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 시험 발사 등의 고강도 도발을 강행하기에 앞서 국제사회에 보여주기식 대화 총공세를 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남측이 대화를 거부했기에 도발한 것”이라는 핑곗거리를 미리 만들어 둬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막으려는 기만전술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21일 대남 통지문을 보낸 사실을 보도하며 “해외 온 겨레가 남조선 당국이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라고 있는가를 엄격히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대회 제의와 동시에 향후 추가 도발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21일 오후 5시 40분 통지문을 보내고 이례적으로 2시간 25분 만에 평양방송 등 관영매체를 통해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도 애초에 우리 정부가 제의를 거절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응을 기다리는 대신 국제사회에 “대회를 제의했다”는 사실을 선전하며 도발 명분을 쌓는데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대화에 응할 경우에도 북한은 군사회담을 통해 대북 확성기 가동 중단 등의 실리를 챙길 가능성이 큰 만큼 북한으로선 잃을 게 없다”고 했다. 북한이 북-미 대화를 위한 ‘길 닦기’ 차원에서 거절당할 걸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회담 성사 실패는 곧 북한이 미국에 북-미 대화를 직접 제안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노동당 규약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한 북한 입장에선 이를 인정받을 공개적인 외교 활동이 시급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회담 제안을 거절하는 횟수가 늘수록 북한의 북-미 회담 제안 명분은 더 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이후 외교적으로 더욱 고립된 북한은 몇 남지 않은 ‘우방국 잡기’ 행보에 나선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윈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노동당 대표단이 21일 쿠바를 방문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역시 같은 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0일 열린 적도기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을 공개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백범 김구 선생의 차남이자 공군 사상 최초 출격의 주인공인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예비역 중장)이 19일 0시 22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2년 9월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김 전 총장은 두 돌이 못 돼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할머니와 함께 돌아왔다가 12세 되던 해에 다시 중국으로 탈출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상권은 두 아들에게 편지 형식으로 쓴 것이기도 하다. 김구 선생은 “너희들이 성장하여 아비의 일생 경력을 알 곳이 없기 때문에 이 일지를 쓰는 것”이라며 독립운동가의 힘든 길을 간접적으로 담기도 했다. 김 전 총장은 1937년 일본 공군이 중국 난징을 폭격하는 모습을 목격한 뒤 공군 조종사가 돼 조국 독립에 기여하기로 결심했다. 아버지인 김구 선생(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과 함께 활동하는 임시정부 요인 간 비밀연락 임무 등을 하면서 조종사의 꿈을 키웠다. 1944년 중국 공군군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았고, 1947년 미국 랜돌프 공군비행학교를 수료하며 조종사의 꿈을 이뤘다. 귀국 이후엔 육군항공대에서 활동하며 1949년 공군 창설에 기여했다. 김 전 총장은 6·25전쟁 발발 다음 날인 1950년 6월 26일 고 장성환 전 공군참모총장, 고 이근석 당시 대령 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전투기가 한 대도 없던 우리 공군에 미군이 지원한 F-51 무스탕(머스탱) 전투기를 인수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7월 3일 우리 공군 최초로 출격했다. 전쟁 중 전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9회 출격하며 지리산 공비토벌 항공작전(1951년 10월)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1952년 1월 공군 제10전투비행전대장으로 재임할 당시 평양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을 지휘해 철교를 폭파시키기도 했다. 유엔군이 500회 넘게 출격했지만 실패했던 작전을 직접 성공시킨 것이다. 휴전 이후 공군 행정참모부 부장, 참모차장, 6대 공군참모총장(1960∼1962년)을 역임했다. 1962년 예편한 뒤 주대만 대사, 교통부 장관, 독립기념관 초대 이사장 등을 지내다 1988년 공직에서 물러났다. 2000년부터는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 및 명예회장으로 일했다. 정부는 그에게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진(전 대한주택공사 사장)·양(전 국가보훈처장)·휘(전 에이블리 대표) 미 씨 등 3남 1녀와 사위 김호연 씨(빙그레 회장·전 국회의원)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21일 오전 6시 반,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묘역이다. 02-2227-7550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2023년까지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 등의 대체 복무를 전면 폐지하는 방침에 과학기술계가 크게 반발하자 국방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방부는 18일 “대체 복무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유관 부처와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으로 가던 인력들을 군내에서 활용해 복무와 동시에 전문성도 함양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방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기존의 ‘한국형 탈피오트(Talpiot)’ 제도 확대 방안이다. 탈피오트는 과학기술계 우수 인재를 장교로 선발해 육성하는 이스라엘 군의 프로그램이다. 군 복무에 따른 연구·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고 군 복무 중에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국방부는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과학기술 및 사이버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활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형 탈피오트’ 제도를 처음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군이 운영 중인 탈피오트 제도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 등 과학기술특성화 대학 2학년생을 선발해 졸업한 뒤 ‘과학기술전문사관’으로 임관시켜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근무토록 하는 것이 유일하다. 이 제도를 통해 2014년 재학생 20명이 최초로 선발됐고, 2015년부터 매년 25명을 선발하고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과학기술계 인재 활용 방안으로 확정된 건 없지만 군내에 이들의 전문성을 활용할 분야가 많다”며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도 열어 과학기술 인재들의 학업 단절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국방부가 6월 말부터 장병들에게 먹는 금연치료제를 처방하고, 병영 내 금연구역 단속을 강화하는 등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병영 내 금연운동에 동참해 뛰어난 성과를 낸 부대에는 지휘관과 장병들에게 휴가와 표창을 주는 포상제도도 강화한다. 군 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고강도 금연 대책을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금연치료제는 흡연을 통해 체내에 흡수된 니코틴이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닿는 것을 차단해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패치와 껌, 캔디 형태의 금연보조제보다 금연 성공률이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약 30∼40%).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고 하루 1, 2알씩 약 12주간 복용해야 한다. 군 당국은 올해 금연사업 예산(49억 원) 가운데 14억 원을 먹는 금연치료제 처방에 투입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부작용을 고려해 군 병원과 사단 의무대의 의료진이 문진과 상담을 거쳐 희망 장병에게 투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존 흡연자의 금연뿐만 아니라 새 흡연자가 생기는 과정(훈련소에서 자대 배치까지)에 적극 개입해 흡연을 예방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 장병의 높은 흡연율을 고려할 때 이런 수준의 금연 대책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영 내 국방마트(PX)에서 담배를 퇴출시키는 등 더 강력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의 금연 캠페인과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병 흡연율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0대 성인 남성(19∼29세)의 흡연율은 2013년 30%대(37.0%)로 떨어진 뒤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군 장병의 흡연율은 2014년까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2008∼2014년 20대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53.6%에서 34.8%까지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장병 흡연율은 49.7%에서 8.3%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군 당국자는 “2009년부터 면세담배 지급 중단 등 각종 금연 정책을 추진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매년 실시하는 장병 흡연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군 입대 후 흡연량이 늘고, 니코틴 의존도도 높게 나타났다. 이 때문에 PX의 담배 퇴출 등 장병들의 흡연 접근성을 떨어뜨려 금연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군 병원의 PX에서는 2013년부터 건강증진훈령에 따라 담배 판매를 금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 해 PX의 담배 매출액 약 1300억 원(2015년 기준) 가운데 10%(약 130억 원)가 군인복지기금으로 사용된다”며 “장병 건강에 미치는 해악을 고려하면 PX의 담배 판매는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국내 방산업체와 방위 산업 관련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방위사업청과 한국방위산업진흥회를 사칭한 해킹 e메일이 대량으로 발송돼 국군기무사령부가 확인 작업에 나섰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최근 발신자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방산진흥회), 제목은 ‘국내 방산전시회 참가 지원에 대한 설문조사’로 돼 있는 e메일이 방산진흥회 회원사인 방산·무역업체로 발송됐다. 방산진흥회 회원사는 700개가 넘는다. 방산진흥회를 발신자로 표기한 것과 달리 메일 내용은 방사청을 사칭했다. 메일에는 “방사청에서는 방산전시회 참가 업체를 지원하는 제도의 운영 방향을 수립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니 참여해 달라”는 내용과 함께 ‘DAPA.rar’라는 파일을 첨부했다. 첨부파일을 실행하면 PC에 악성코드가 설치돼 각종 자료가 유출된다. 13일까지 e메일을 열어봤다며 기무사에 신고한 업체는 1곳이고 첨부파일까지 실행했다고 신고한 업체는 1곳이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북한 정찰총국 등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킹 코드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무인정찰기를 생산하는 대한항공과 해군 함정을 건조한 한진중공업도 북한 추정 세력에게 해킹 공격을 당해 경찰과 군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7차 노동당 대회 폐막 다음 날인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당 대회 경축행사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해 당의 신진 수뇌부가 총출동해 주석단을 채웠다. 당 대회에서 양복 차림이던 김정은은 이날은 검은색 뿔테 안경에 검은색 인민복을 입었다. 이 역시 할아버지 김일성의 모습을 따라한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에 1시간 20분 동안 생중계했다. 주민 10만 명이 퍼레이드와 카드섹션을 벌였고, 저녁에는 경축 횃불행진 등이 진행됐다.○ 김정은 1인 지배 체제 강화 김정은이 과거 김일성이 가졌던 직책을 본뜬 당 위원장에 오르면서 제1비서 직책은 폐지됐다. 당 비서국이 폐지되는 대신 김정은의 장악력이 강화된 당 정무국이 신설됐다. 김정은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추대됐고, 군 최고사령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군 원수,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으로 모두 9개의 감투를 썼다. 정무국 직제는 김정은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하려는 당 대회 개최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 결과에 따르면 정무국에선 과거 비서국의 비서 역할을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9명이 담당한다. 김정은은 당 위원장 자격으로 정무국 수장에 포함됐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다른 중앙위 부위원장들과 급 자체가 달라 넘볼 수 없는 지위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 주목되는 박봉주와 최룡해의 역할 당 권력 엘리트 교체 폭은 크지 않았고 대거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3대 세습 체제에서 대규모 권력 개편은 체제 정당성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최고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은 당정군 및 김정은이 강조한 인민·군대·청년 중시 기조의 삼두마차인 황병서(군) 박봉주(정·인민) 최룡해(당·청년)로 구성됐다. 최룡해는 정무국 직제 중 서열 1위로, 김정은에 이어 당내 2인자로 부상했다. 군인이 아닌 박봉주가 당 중앙군사위원에 임명된 건 극히 이례적이다. 대북 소식통은 “대북 제재로 군에 필요한 석유 식용유 등 물자 공급이 어려워지자 ‘내각이 책임져라’며 박봉주에게 전담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후견인이던 이수용은 당 정치국 위원과 중앙위 부위원장(정무국)으로 급부상했다. 핵·미사일 담당인 이만건 군수공업부장은 당 중앙군사위원이 됐다. 김정은의 총애를 받던 김낙겸 전략군사령관(대장)이 당 중앙군사위원에서 낙마한 것은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잇단 발사 실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월 초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이영길 전 북한군 총참모장은 한 계급 강등됐을 뿐 정치국 후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 직책을 유지했다. 정보 소식통은 “첩보 수준의 처형설이 성급하게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효주 기자}
북한군 서열 3위까지 올랐다가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영길 전 북한군 총참모장(61·한국의 합참의장 격)이 한 계급 강등됐을 뿐이며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폐막된 제7차 당대회 소식을 담은 10일 보도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에 관한 공보’를 통해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군사위 위원 등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영길은 정치국 후보위원과 중앙군사위 위원 명단에 각각 9번째, 10번째로 이름이 올라있다. 다만 신문에 게재된 사진에서 이영길은 별 세 개인 상장(우리의 중장급) 계급장을 달고 있어 대장에서 한 계급 강등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참모장을 지낸 이영길이 현재 무슨 직책을 맡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영길이 중앙군사위 위원 명단에 10번째로 이름이 오른 만큼 서열이 뚝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처형이 아니라 수용소에 다녀오는 등 일시적으로 숙청됐었을 다가 복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2월 초 당시 총참모장이던 이영길이 처형됐다는 소식이 복수의 정부 대북 소식통을 통해 전해졌다. 정통 야전군 출신인 이영길이 노동당과 혁명에 반대하는 이른바 ‘종파분자’ 및 세도(권력을 막 휘두르는 일)·비리 혐의 등으로 처형됐다는 것. 이영길이 1월 1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이름을 올린 것을 끝으로 북한 언론에 거론되지 않으면서 처형설에 힘이 실렸다. 북한 당국이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 발사(2월 7일)를 축하하기 위해 2월 8일 개최한 ‘평양시 군민경축대회’ 참석 주요 인사 명단에서 누락되고, 총참모장 후임으로 이명수 전 인민보안부장(81·인민군 대장)이 임명된 사실이 2월 21일자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공식 확인되자 처형설은 사실로 확인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당시에도 일각에선 처형이 아니라 해임이라는 주장이 나왔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013년 8월 이명수를 총참모장에 직접 발탁했고, 2014년에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근거리에 두고 신임하던 인물인 만큼 처형까지 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었다. 이에 대해 한 정보 소식통은 “당시 이영길이 처형됐다는 첩보가 잇달아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나중에 다시 처형된 게 아니라는 첩보도 있었던 만큼 처형설을 성급하게 밝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처형설이 돌았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도 지난해 10월 11개월 만에 복귀했고지난해 10월 이후 행방이 묘연해 숙청설이 돌았던 최룡해 노동당 비서도 1월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기동헬기인 ‘수리온’ 시제기(비행·지상 시험용 헬기) 및 양산기 총 7대에서 균열이 생기는 등의 결함이 발견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생산한 뒤 KAI가 보유 중인 수리온 시제기 2대와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등에 납품된 양산기 2대의 기체 프레임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또 다른 시제기와 양산기에서는 조종석 앞 유리인 ‘윈드 실드(wind shield)’에 금이 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방위사업청 조사 결과 윈드 실드는 외부 물체에 의한 충격이 반복되면서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기체 프레임 균열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비행 안전에 큰 영향을 줄 만한 결함은 아니라고 판단해 비행 중단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며 “결함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수리온 설계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향후 양산할 헬기에 대한 설계를 보강할 예정이다. 수리온은 2013년부터 실전 배치가 시작된 첫 국산 기동헬기로 시제기 6대가 생산됐고 양산기 40여 대가 군에 납품돼 운용되고 있다. 군 당국은 육군이 운용하는 UH-1H, 500MD 등 노후 헬기를 교체하기 위해 2005년 12월부터 수리온 개발에 착수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노부부를 “엄마, 아버지”라고 부르며 20년 넘게 아들 역할을 해 온 특전사 부대원이 있다. 주인공은 육군3공수특전여단 표대천 원사(53). 표 원사가 모시는 분들은 경기 하남시 남한산성 일대에 사는 정완구(74) 박복희 씨(71·여) 부부. 이 부부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지만 표 원사를 “아비야”라고 부른다. 영락없는 부모 자식 관계로 보인다. 이들의 인연은 1996년 시작됐다. 특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대대에서 근무하던 표 원사(당시 상사)는 지인 소개로 부대 인근에서 남의 밭을 빌려 농사를 짓던 부부를 알게 됐다. 부부는 관절염,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매일 밭일을 하고 농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표 원사는 매일 새벽 부부 집에 들러 밭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부부를 병원에 모시고 가고, 모종을 심고 수확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표 원사의 자녀들까지 명절이나 부부의 생일마다 찾아가 인사를 드린다. 표 원사는 “처음엔 어려운 분들을 돕겠다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친부모나 다름없다”며 “1997년 어머니에 이어 지난해 아버지를 여읜 내게 이분들이 베풀어준 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엔 난방비를, 김장철엔 김장비용 등 수시로 10만∼40만 원의 ‘용돈’까지 드리는 아들이 됐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아버지, 어머니 빈자리가 크지만 저는 여기서 꿋꿋이 이겨내고 있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육군 39사단 조병진 일병(24)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낸 영상 편지의 일부 내용이다. 이 영상은 어버이날인 8일 육군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조 일병은 3세 때 어머니를 잃었다. 그의 어머니는 임신중독증으로 7개월 만에 조 일병을 낳은 뒤 건강이 악화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조 일병은 영상에서 “군대에 와 보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응을 잘 못하는 저에게 전우들이 많은 도움을 줘 웃음을 잃지 않고 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아버지를 안심시켰다. 아버지는 “아들아, 엄마 영정을 비행기로 들고 올 때 아무것도 모르는 너를 보며 눈앞이 캄캄했는데 잘 커줘서 고맙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 장병들이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에게 보낸 ‘SNS 영상 편지’가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은 장병들의 감사 인사 영상을 찍어 어버이날 부모가 볼 수 있도록 네이버 밴드와 페이스북 등에 게재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는 김창순 씨(53·여)는 25사단 천둥부대 밴드에 올라온 영상을 보다 아들을 발견하곤 눈물을 흘렸다. 학창 시절 고교를 자퇴하고 가출을 하며 속을 썩였던 아들 최재은 일병(22)은 영상 속에서 늠름한 모습으로 “제가 힘들고 외로울 때 가로등처럼 불빛이 돼주는 부모님이 계셔서 건강하게 군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육군은 앞으로도 어버이날 부모님이 아들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영상 편지 게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은 편지보다 영상에 친숙한 세대인 만큼 영상으로 부모와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의 제7차 당 대회 사흘째인 8일 오후 조선중앙TV와 라디오 매체 조선중앙방송 등은 일제히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3시 반·이하 평양 시간)부터 특별중대방송이 있겠다”고 대대적으로 예고했다. 예고 보도가 4차례나 반복되자 “북한이 김정은의 새로운 호칭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북한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최고 수위’의 직위를 부여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다. 특별중대방송의 실상은 김정은이 7일 육성으로 진행한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를 녹화 방송한 게 전부였다. 양복에 넥타이 차림의 김정은은 주석단에 꼿꼿이 선 채 7만2000여 자에 이르는 사업총화 보고를 3시간에 걸쳐 낭독했다. 대회장에 있던 노동당원 3667명은 3시간 내내 우렁차게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정은의 보고가 끝나자 당원 모두가 기립해 ‘만세’를 10여 차례 외쳤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24개 면에 걸쳐 발행하며 당 대회 선전전을 본격화하는 분위기였다. 평상시 노동신문은 6개 면만 발행된다. 앞서 7일에는 8개 면을 발행했다. 이날은 1면부터 9면까지 김정은이 낭독한 사업총화 보고 내용이 토씨 하나 빼지 않은 전문으로 실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네덜란드 참전 용사가 별세한 지 1년여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영면한다. 국가보훈처는 니콜라스 프란스 베설스 씨(사진) 유해가 네덜란드 참전 용사들과 함께 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네덜란드 참전 용사들은 11일 이들이 참여했던 횡성전투(1951년 2월 4∼12일) 65주년 기념식과 12일 베설스 씨 안장식에 참석한다. 보훈처에 따르면 베설스 씨는 네덜란드 판회츠 부대 일병으로 1953년 1∼11월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이후 네덜란드에 머물며 “내 마음속에 항상 한국이 있다”고 말했고 보훈처의 참전 용사 재방한 사업을 통해 2001년 6월 방한했다. 당시 그는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땅이 50년 만에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을 보니 감동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베설스 씨는 지난해 4월 7일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그는 방한 이후 줄곧 한국 유엔기념공원(부산 남구)에 묻힌 네덜란드군 전우들과 한국을 그리워했다. 현재 유엔기념공원에는 네덜란드 참전 용사 묘 117기 등 유엔군 참전 용사 묘 2300여 기가 있다. 그는 숨을 거두기 직전 아들에게 “한국에 있는 전우들 곁에 잠들게 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베설스 씨 아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회로 연락했고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 국가보훈처를 거쳐 유엔기념공원 안장 대상으로 결정됐다. 보훈처는 베설스 씨 아들 부부와 네덜란드 참전 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유엔기념공원에서 베설스 씨 유해 안장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유엔군 참전 용사의 유엔기념공원 사후 안장이 허가됐고, 베설스 씨가 안장되면 4번째 사후 안장이 된다. 보훈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엔군 참전 용사가 안장을 희망할 경우 정부 차원의 의전과 예우를 약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아버지, 어머니 빈자리가 크지만 저는 여기서 꿋꿋이 이겨내고 있습니다. 보고 싶습니다.”육군 39사단 조병진 일병(24)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낸 영상 편지의 일부 내용이다. 이 영상은 어버이날인 8일 육군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조 일병은 3세 때 어머니를 잃었다. 그의 어머니는 임신중독증으로 7개월 만에 조 일병을 낳은 뒤 건강이 악화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조 일병은 영상에서 “군대에 와 보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응을 잘 못하는 저에게 전우들이 많은 도움을 줘 웃음을 잃지 않고 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아버지를 안심시켰다. 아버지는 “아들아, 엄마 영정을 비행기로 들고 올 때 아무것도 모르는 너를 보며 눈앞이 캄캄했는데 잘 커줘서 고맙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 장병들이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에게 보낸 ‘SNS 영상 편지’가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은 장병들의 감사 인사 영상을 찍어 어버이날 부모가 볼 수 있도록 네이버 밴드와 페이스북 등에 게재했다.회사 구내 식당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는 김창순 씨(53·여)는 25사단 천둥부대 밴드에 올라온 영상을 보다 아들을 발견하곤 눈물을 흘렸다. 학창 시절 고교를 자퇴하고 가출을 하며 속을 썩였던 아들 최재은 일병(22)은 영상 속에서 늠름한 모습으로 “제가 힘들고 외로울 때 가로등처럼 불빛이 돼주는 부모님이 계셔서 건강하게 군 복무를 하고 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육군은 앞으로도 어버이날 부모님이 아들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영상 편지 게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은 편지보다 영상에 친숙한 세대인 만큼 영상으로 부모와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6일 7차 북한 노동당 대회는 오전 9시(한국 시간 오전 9시 반)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선중앙TV는 오후 10시(한국 시간 오후 10시 반)에야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사전 녹화된 당 대회 방송을 시작했다. 짙은 감색 줄무늬 정장 차림에 은색 넥타이를 맨 김정은 제1비서는 원고를 들고 20여 분에 걸쳐 개회사를 읽어 내려갔다. 김 비서 왼쪽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오른쪽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자리했다. 개회사가 끝나자 텅 비어있던 이들 뒤의 단상 좌석은 주석단으로 채워졌다. 조선중앙TV는 이후엔 아나운서가 편집된 대회 상황을 설명하는 식의 보도를 했다. 총 방송 시간은 40분에 그쳤다. 구체적인 대회 소식은 노동신문을 통해 보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1980년 6차 당 대회 때는 개막식 다음 날 평소 6개 면을 발행하던 노동신문을 22개 면까지 발행해 소식을 전했다. 앞서 조선중앙TV는 이날 평소보다 7시간이나 이른 오전 8시부터 ‘특별 방송’ 형식으로 방송을 시작했지만 당 대회 진행과는 관련이 없는 분위기 띄우기용 특집물이 소개됐다. 특집물 내용은 김정은 일가에 대한 우상화에 집중됐다. 조선중앙TV는 “영원한 김일성, 김정일 동지의 당, 김정은 동지의 당이여”라는 문구가 포함된 조선작가동맹 시문학분과위원회의 서사시 ‘위대한 승리의 봄이여!’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대북 소식통의 말을 빌려 북한이 7차 당 대회 기념으로 참가자들에게 42인치 평면TV를 선물로 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최근 중국에서 전자제품 부속을 대거 수입한 것으로 볼 때 이를 조립해 TV를 만든 뒤 공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6차 당 대회 당시에는 일본산 컬러TV를 가져온 뒤 ‘진달래’라는 이름을 붙여 참가자들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1.24명에 그친 ‘초저출산 시대’지만 ‘다둥이 아빠’인 육군 상사는 자녀 7명을 기르며 육아 전쟁을 치르고 있다. 육군은 가정의 달을 맞아 육군기계화학교 온은신 상사(44)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온 상사와 아내 김민정 씨(37)는 첫째인 아들(16)부터 3월에 태어난 막내아들까지 5남 2녀를 키우고 있다. 야전부대에서 근무할 때는 20평대 군인 아파트에서 아홉 식구가 생활해야 해 불편함이 많았다. 그러나 육군기계화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이후부터는 상황이 나아졌다. 군에서 다자녀 가족을 위해 마련한 125.6m²(약 38평) 아파트에서 살게 된 것. 군은 62.8m²(약 19평)짜리 아파트 두 채의 벽을 터서 다자녀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줬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생인 첫째와 갓난아기를 제외한 자녀 5명을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느라 매일 아침 북새통이지만 부부는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온 상사는 “처음엔 ‘세 명만 낳자’는 생각이었는데 아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더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어우러져 노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온 상사 부부는 이번 어린이날엔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갈 예정이다. 넓은 장소에서 아이들을 다 챙기기 어려워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일이다. 온 상사는 “이번엔 큰맘 먹고 아이들을 놀이공원에 데려가 고마운 마음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은 우리 군과 달리 공격 무기 중심으로 전력을 증강하고 있고, 무기 등 전력 증강 여건도 우리 군보다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4일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K-디펜스(Defense) 포럼’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K-디펜스 포럼은 한국 방위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30여 개 방위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 장관에 따르면 북한은 핵, 미사일, 장사정포, 잠수함 등 공격 무기 위주로 전력을 늘리고 있어 전력 증강 비용이 적게 든다. 반면 우리 군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L-SAM 개발을 포함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 등 첨단 방어무기 증강 비중이 높아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북핵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북한보다 훨씬 많은 국방비를 투자하고 있다’는 국민 인식도 굳어진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북한의 군사비 투입이 알려진 것보다는 더 많다는 점을 설명했다. 북한의 2013년 기준 실질 군사비는 100억 달러로 2014년 기준 남한 국방비 325억 달러의 30%에 육박한다는 것. 이는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20∼30%로 남한 국방비가 GDP 대비 2.38%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출발점이 다른 것도 이런 비대칭을 낳은 요인 중 하나다. 북한은 1962년 ‘4대 군사노선’을 채택해 전력 증강을 본격 추진한 반면 우리 군은 1974년에야 남북 간 전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전력 증강 사업인 율곡계획을 추진했다. 한 장관은 “우리 군의 누적 전력 증강 투자비는 2000년대 중반에야 북한을 추월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핵·미사일 등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력 증강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며 “전면전 대비 전력을 점진적으로 보강하겠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