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민주주의 지킨 희생 잊지 않기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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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6·25 참전기념비… 파병전 훈련받던 곳에 8월 1일 제막
재미동포 김만종씨 모금 주도

다음 달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국립공원에 세워질 6·25전쟁 참전 기념비 조감도.
다음 달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국립공원에 세워질 6·25전쟁 참전 기념비 조감도.
재미교포 김만종 씨는 미국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식당 10여 곳을 운영하며 2004년부터 매년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무료 저녁 식사를 대접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 가슴 아픈 얘기를 들었다. 이 지역 관광 명소인 골든게이트브리지(금문교) 인근 프레시디오 공원에만 6·25전쟁 참전용사 유해 2273구가 묻혀 있는데도 정작 미 서부지역에 6·25전쟁 기념 시설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김 씨는 기념 시설을 설립해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010년 6월 미 한국전쟁기념재단(KWMF)을 만들어 모금 활동에 나섰다. 우선 자신의 돈 11만3000달러(약 1억2000만 원)를 기부했다. 학생 시절 미국에 건너와 식당 종업원으로 시작해 운영하는 식당 수를 하나둘 늘려 가며 번 돈이었다. 이후 현지 한인과 참전용사, 국내 기업, 단체들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다. 재단과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프레시디오 공원 내에 참전 기념비를 설립할 용지를 확보해 2013년 용지 헌정식을 열었다. 이 공원은 1846년부터 148년간 미군 훈련시설이 있었던 장소. 6·25전쟁 당시 미군 장병들이 한반도 파병 전 훈련을 받았던 역사적인 곳이다.

그러나 모금은 쉽지 않았다. 실적이 지지부진해 기념비 건립 비용 삭감 여부를 고민해야 했다. 그러던 중 2014년 5월 국가보훈처가 기념비 설립 사업비 39억 원 중 11억 원을 국고보조금으로 지원하면서 다시 활력을 얻었다. 마침내 재단은 2015년 7월 기념비 착공에 들어갔다.

김 씨의 노력으로 재단 설립 6년, 기념비 착공 13개월 만에 결실을 맺었다. 최근 참전 기념비 건립 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1일 프레시디오 공원에서 보훈처와 KWMF 주관으로 공식 제막식을 열기로 한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6·25전쟁 참전 기념비는 샌프란시스코를 찾는 많은 이에게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일깨울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미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기념비 건립에 정부보다 먼저 나서 준 김 씨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샌프란시스코#6·25 참전기념비#8월 1일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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